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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 백수오 파문’ 건강기능식품 불신에 불 붙였다

    ‘가짜 백수오 파문’ 건강기능식품 불신에 불 붙였다

    경기 평택에 사는 주부 김모(49)씨는 3년 전부터 얼굴이 갑자기 달아오르고 잠을 설치는 등 이상 증세를 겪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두통이 잦아지는 등 증세는 갈수록 심해졌다. 갱년기 증상이었다. 그러다 올 1월 텔레비전(TV) 홈쇼핑 전용 채널에서 백수오 제품 광고를 봤다. 비슷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귀가 솔깃해진 김씨는 곧바로 홈쇼핑 회사에 연락해 제품을 주문했다. 효과는 있었다. 김씨는 27일 “실제 제품에 효능이 있는 건지, 아니면 위약(僞藥) 효과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갱년기 증상이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가짜 백수오’ 논란에 이어 시중 백수오 제품 중 단 5%만 진짜 백수오를 사용했다는 정부 발표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김씨가 구입한 상품은 자율회수 조치 대상이었다. 김씨는 “아니, 가짜 백수오 제품을 왜 유명 중견배우까지 출연시켜 가며 진짜라고 속여 파는 거죠?”라고 분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6일 백수오를 사용한 40개 건강기능식품·일반식품 등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밝히자 소비자 불안이 한층 커지고 있다. 자신이 이용한 제품이 가짜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가 하면, 진짜 백수오 상품을 이용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다른 건강기능식품도 먹지 않겠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프리랜서 연출가 김모(38·여)씨는 지난해 12월 지방에 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척추를 다쳐 병원 신세를 졌다. 7주가 지나 입원 생활에 답답함을 느꼈던 김씨는 지난 2월 퇴원했다. 하지만 그 후로도 기력을 회복하지 못해 면역력에 좋다는 백수오를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 얼굴에 뾰루지가 났다. 그러던 중 지난달 한국소비자원이 김씨가 산 제품을 만든 회사를 상대로 가짜 백수오를 제조했다며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씨는 “특히 여성한테 좋다고 해서 써보고 괜찮으면 어머니한테도 선물을 드리려고 했다”며 “이제 어머니한테도 건강기능식품 복용을 함부로 못 권하겠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들어온 이엽우피소 일부가 백수오로 둔갑된 채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2008년 농촌진흥청이 지적했다는 사실을 꼽는다. 또 대한한의사협회가 2013년 가짜 백수오 제품을 조사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는데도 식약처가 실제 성분 검사가 아닌 서류 조사만 실시해 피해를 키웠다고 강조했다.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독성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확인돼야 식품 원료에서 제외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택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제2의 백수오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충북농업기술원 연구사는 “성실하게 백수오를 재배해 온 농민들만 피해를 입었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탈북녀 마약·성매매 덫 놓은 탈북자

    생활고에 시달리는 탈북 여성들에게 마약을 투약한 뒤 성매매를 알선한 탈북자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6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및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마약 공급책 김모(56)씨 등 5명을 구속했다. 또 성매매에 나선 탈북 여성 4명과 이들을 김씨에게 소개한 탈북자 A(30)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1월 강남구 논현동의 한 원룸에서 탈북 여성 3명을 마약에 취하게 한 뒤 남성 3명과 성관계를 맺게 하는 등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서울, 춘천, 밀양, 포항 등지에서 마약중독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했다. 이 중에는 강남권 부유층도 다수 섞여 있었다. A씨는 성매수 남성으로부터 1인당 50만~100만원을 받았고, 탈북 여성에게 15만~50만원을 수당으로 지급했다. 김씨 등은 교도소에서 알게 된 탈북자 A씨에게 필로폰을 공급할 탈북 여성을 소개하라고 요구했으며, 지난해 출소한 A씨는 탈북자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20·30대 탈북 여성들을 설득했다. 탈북 여성들은 정부에서 정착금 1900만원을 받았지만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탈북 과정에 개입했던 브로커에게 모두 뺏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달아난 공범 3명을 쫓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영화배우 고수, 억대 광고료 ‘횡령’ 혐의로 모델 에이전시 고소

    [단독]영화배우 고수, 억대 광고료 ‘횡령’ 혐의로 모델 에이전시 고소

     영화배우 고수(37)가 억대의 광고료를 받지 못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고씨는 모델 에이전시인 S사가 광고료 1억 7000만원을 횡령했다며 지난해 7월 고소장을 제출했으며 경찰은 최근 에이전시 측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고씨는 2012년 8월 K사의 인쇄물·라디오 광고에 6개월간 출연하기로 계약했다. 당시 고씨와 K사 측은 모델료 1억 7000만원을 S사를 통해 전달받기로 합의했다.  고수는 2012년 8월과 11월 2차례에 걸쳐 K사 인쇄물 광고를 촬영했지만 S사로부터 모델료를 받지 못했다며 광고 촬영을 거부했다.  고씨는 S사를 고소하기 전 광고주인 K사와도 소송을 벌였지만 1심에서 패소하면서 모델료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위약금으로 배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K사는 고씨가 광고를 촬영한 7일 후 S사 계좌로 모델료를 입금했으나, 에이전시 측이 모델료를 고씨 측에 전달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부인증 받았다던 사행성 게임 업체 알고보니 136억 사기극

    박모(67)씨는 지난해 11월 게임 개발업체인 D사의 투자 설명회에 참석했다. D사 측은 자사가 개발한 ‘알송달송 도리짓고’라는 게임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인증을 받았다며 박씨에게 투자를 권유했다. 박씨는 매월 배당금을 준다는 유혹에 자녀들 명의로 1000만원을 투자했지만 뒤늦게 사기라는 것을 알게 됐다. D사에 투자한 피해자는 7300여명으로, 총 피해 금액이 136억 8400만원에 달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D사 대표이사 김모(55)씨 등 3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회사 직원 등 17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을 돌며 게임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사행성이 포함된 게임’으로 분류된 것을 마치 정부가 인증한 게임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게임 내용에 사행 행위가 포함돼 사행성 마크를 붙여 분류한 것일 뿐 사행성 게임 자체가 불법”이라며 “D사가 허위 광고로 사업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관련 처벌 규정이 없어 등급 보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만취 승객만 골라 “현금만”… 카드로 1억 빼낸 택시기사

    서울 서초경찰서는 만취한 승객의 신용카드로 1억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한 택시기사 A(54)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술에 취한 승객에게 신용카드 단말기 고장 등을 핑계 대고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수법을 즐겨 썼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승객에게 대신 돈을 뽑아 준다며 비밀번호를 확보했다. 승객이 깊은 잠에 빠진 경우 지갑과 스마트폰 등을 빼내 의자 밑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어 승객을 한적한 곳에 내리게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손님의 명품시계를 벗겨 전당포에 헐값에 팔기도 했다. 경찰은 실제 피해 금액은 이보다 클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쓰러진 동료들 참혹”… 전날 밤 최씨 유서 작성 목격도

    1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내곡동 52사단 예비군 훈련장 사격장. 가해자 최모(23)씨가 총기 난사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1사로(射路) 주변과 총상을 입은 예비군들이 몰려 있던 2∼5사로 주변에는 혈흔과 함께 주인 잃은 전투모와 전투화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엎드려쏴’ 자세로 사격할 때는 통상 바닥에 매트를 깔지만, 1∼5사로 대부분은 혈흔을 가리기 위해 군용 비옷으로 덮여 있었고, 군데군데 흰색 분필로 타원 표시가 돼 있었다. 군 관계자는 “혈흔이 있었던 자리”라고 설명했다. 육군은 이날 오후 500여명의 예비군을 퇴소시켰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2박 3일 훈련을 끝낸 예비군들 표정에는 피로가 역력했다. 일부는 여전히 놀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한 상태였다. 총기 난사 당시 13사로에서 있었다는 박모(27)씨는 “당시 2사로의 부사수가 최씨 범행을 최초로 목격했다고 들었다. 최씨의 K2 총구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고 무서워서 뛰어내려 갔다고 들었다”며 “나는 귀마개를 한 채 엎드려 있던 상태여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 ‘사격중지’를 연달아 외치는 소리를 듣고 뒤늦게 언덕 아래로 뛰어 내려갔다”고 말했다. 최씨의 바로 앞 조에서 사격을 했다는 이모(25)씨는 사격 전 최씨와 나눈 대화를 기억했다. 이씨는 “(최씨가) 혼잣말을 유독 많이 했고 조용한 편이었지만, 본인이 1사로에 서야 한다고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최씨가 유서를 쓰는 모습을 목격한 예비군도 있었다. 정모(26)씨는 “사건 전날 오후 9시 점호가 끝나고 누가 계단에 걸터 앉아서 뭘 쓰고 있길래 ‘뭐 쓰느냐’고 물었더니 최씨가 ‘편지 쓴다’고 대답했다”고 털어놓았다. 육군은 총기 난사 당시 사로에 있던 예비군 등 40여명을 상대로 심리상담 등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진료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격 차례를 기다리다가 참상을 목격한 예비군 등 당시 사격장에 있었던 나머지 160여명에 대해서는 퇴소 직전 트라우마와 관련된 교육을 1시간가량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당시 몸이 좋지 않아 사격 훈련에서 배제된 채 앰뷸런스에 타고 있던 박모(25)씨는 당시 상황을 “끔찍했다”고 표현했다. 박씨는 총기 난사 직후 바닥에 2명이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과 얼굴 전체에 피범벅이 돼 앰뷸런스에 타는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했다. 박씨는 “퇴소 직전 트라우마 교육을 했고 군에서 (총격 사고가 벌어진 것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모두 형식에 불과했다”면서 “아직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어렵고, 사망자 중에 친구 동생이 있다는 소식을 들어 더 참담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예비군훈련장 총기난사] 20개 사로 고작 병사 6명이 통제… 돌발 상황에 속수무책

    [예비군훈련장 총기난사] 20개 사로 고작 병사 6명이 통제… 돌발 상황에 속수무책

    13일 오전 10시 44분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의 25m 거리 사격장. 2박 3일 일정의 동원예비군 훈련 이틀째인 이날 최모(23)씨는 다른 예비군 1명과 2인 1조로 첫 번째 사로(射路)에 들어섰다. 부사수 역할을 하는 다른 예비군으로부터 10발이 들어 있는 탄창을 건네받은 최씨는 이를 K2 소총에 끼워 넣었다. 사격 개시 구호가 떨어지자 최씨는 ‘엎드려쏴’ 자세로 표적을 향해 1발을 쐈다. 아비규환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다. 갑자기 몸을 일으키더니 뒤편에서 부사수 역할을 하던 예비군을 쏘고 자신의 오른편 사로에서 사격을 하던 예비군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사격장은 순식간에 비명과 선혈로 가득 찼고, 사격장을 감독하던 현역 장교와 통제병들이 말릴 틈도 없이 최씨는 9번째 총탄을 이마에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육군은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의 총기 난사 사건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육군은 현장 감식과 함께 당시 사격장에서 훈련을 주관한 장교 3명과 현역병 6명을 조사했지만 가해자인 최씨의 자살로 진상을 규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사격장과 300m 정도 떨어진 서초·강남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았다는 이모(25·대학생)씨는 “사격장에서는 여러 명이 한꺼번에 총을 쏘기 때문에 소리가 ‘따다다다다다다’ 나는 게 보통인데, 이때는 한 차례 이런 소리가 나고 잠시 뒤 단발로 ‘땅, 땅, 땅, 땅’ 하는 소리가 4~5차례쯤 들렸다. 그 후로는 총소리가 더 들리지 않고 조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급차가 오는 것을 보고 사고가 났다는 걸 직감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훈련장에서 나온 예비군 김모(28)씨도 “점심을 먹기 전 강당에 모여 있는데 교관이 와서 ‘옆 부대에서 동원훈련을 받다가 사고가 난 것이니 너무 동요하지 말라’고 예비군들을 안심시켰다”며 “그러나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분위기가 어수선해졌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괜찮으냐’는 안부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가해자인 최씨는 현역 복무 시절 B급 관심병사로 분류돼 부대를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관계자는 “최씨가 부대 적응을 못 해서 동료가 ‘밀착 관리’를 한 것으로 안다”며 “당시 동료와 간부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정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의 병적에는 우울증 치료 기록이 남아있는 등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심병사 출신 예비역에 대해 사격 훈련을 하면서도 아무런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국방부와 군 당국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한 대목이다. 최씨에게 총격을 받은 박모(24)씨는 삼성의료원으로 이송되던 중 심폐소생술(CPR)을 받았지만 끝내 사망했다. 심정지 상태로 삼성의료원에 도착한 뒤 두 차례에 걸친 수술을 받은 윤모(24)씨는 이날 밤 끝내 숨졌다. 왼쪽 턱 밑에 총상을 입은 황모(22)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좌측 견갑골(어깨뼈) 부위에 총을 맞은 안모(25)씨는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총기 난사 뉴스를 보고 부대로 찾아온 부모들은 아들의 안부를 파악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김혜선(50·여)씨는 “훈련장에서 사고가 났다고 해서 가족 모두 직장을 조퇴하고 왔다”며 “아들 전화는 여전히 꺼져 있고 낮 12시쯤 다른 사람 번호로 아들이 괜찮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지만 걱정돼 달려왔다”고 말했다. 김기언(50)씨도 “오후 3시 40분쯤 아들에게 무사하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얼굴을 보기 전에는 마음을 놓을 수 없다”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예비군 총기 난사 계획적이었다

    예비군 총기 난사 계획적이었다

    군 복무 시절 ‘관심병사’였던 20대가 13일 예비군 훈련을 받다가 다른 예비군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해자 본인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가해 예비군의 주머니에서 “다 죽여 버리고 자살하고 싶다…먼저 가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되면서 계획적인 범행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10시 44분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사격 훈련을 받던 최모(23)씨가 K2 소총을 다른 예비군들에게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씨는 사격 개시 구호와 함께 표적을 향해 1발을 쏜 뒤 부사수 역할을 하던 예비군과 옆 사로(射路)에서 사격하던 3명에게 7발을 쏘고 나서 마지막으로 자기 이마에 총을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른쪽 머리 뒤쪽에 총상을 입은 박모(24)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윤모(24)씨도 목과 폐 등에 관통상을 입어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이날 밤 사망했다. 황모(22), 안모(25)씨는 총상 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육군 관계자는 “맨 왼쪽 1사로에 있던 최씨가 부사수로부터 10발이 든 탄창을 받아 끼운 뒤 표적에 1발을 쏘고, 뒤에 있던 부사수와 2, 3, 5사로에 있던 예비군들을 향해 지향 사격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나중에 수거한 탄창에는 1발만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최씨는 경기 연천 육군 5사단에서 군 복무를 한 뒤 2013년 10월 전역했다. 육군에 따르면 최씨는 ‘중점관리’ 대상인 B급 관심병사로 소속 부대를 여러 차례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병력과 함께 인터넷 중독 증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바지 주머니에서 발견된 2쪽 분량의 유서에는 “다 죽여 버리고 나도 죽어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박증으로 돼 간다…(군복무 시절) GOP(최전방 일반전초 근무) 때 다 죽여 버릴 만큼 죽이고 자살할걸, 기회를 놓친 게 너무 후회된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군 당국은 최씨와 함께 근무했던 부대 간부 등을 상대로 과거 이력을 되짚어 보는 한편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최씨의 시신은 부검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서울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졌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객돈 돌려 막다가… 6억 빚진 자산설계사

    이모(41·여)씨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화려한 인생을 살았다. A자산관리회사의 ‘스타 자산설계사’로 높은 수익률을 올린 데다 빼어난 미모에 재치 있는 언변까지 갖춰 강남치과의사협회 등 각종 협회와 부자들의 ‘자산관리 세미나’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잘 나갔던 건 아니다. 고교를 졸업한 뒤 작은 보험회사의 사무직으로 들어가 업계 생리를 익혔다. ‘고졸’로는 전망이 없다고 판단, 주경야독으로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이후 국내 손해보험업계 최상위 업체에 사무직으로 입사했고 얼마 후 현장 영업직으로 전환됐다. 이씨는 이른바 ‘미아(迷兒) 고객’(보험 가입을 도왔던 설계사가 퇴직한 고객)들을 집중 공략, 자신의 고객으로 끌어오면서 탁월한 실적을 냈다. 2007년 만들어진 신생 자산관리회사 A사는 파격적인 대우로 그를 스카우트했다. 여기에서도 이씨의 실적은 떨어질 줄 몰랐다. 한꺼번에 수백명을 보험에 가입시키는 등 능력을 발휘하며 매월 2000만~3000만원의 급여를 받았다. 3년 연속 최고 실적을 낸 영업사원에게 주어지는 ‘톱클래스’ 칭호도 획득했다. 하지만, 이것은 ‘모래로 쌓은 성’이었다. 2006년부터 빚을 내 실적을 부풀린 무리수의 결과였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고객 자산관리 과정에서 손실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에 실적을 유지하려고 개인대출을 받고, 부모가 노후용으로 모아 놓은 돈까지 수억원을 끌어와야 했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고객이 맡긴 돈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다. 김모(84·여)씨를 “일시급 형태로 목돈을 맡기면 주식과 연계된 보험상품을 설계, 고수익을 보장하겠다”고 꾀어 3억 4800만원을 받아 5000만원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다른 고객 계좌에 입금하며 돌려막기를 했다. 결국 5억~6억원에 이르는 빚을 견디지 못한 이씨는 2010년 5월 가족과 인연을 끊은 채 잠적했다.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해 전국을 떠돌며 숨어 지내던 이씨는 지난달 30일 경남 창원에서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5년간 생계를 위해 호프집 아르바이트 같은 일을 전전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2일 이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일본 과거사 반성’ 지키기 나선 日시민단체

    ‘일본 과거사 반성’ 지키기 나선 日시민단체

    철거 위기에 놓인 조선인 강제 징용 희생자 추도비를 지키기 위해 일본 시민단체와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12일 민단 등에 따르면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 ‘군마의 숲’에는 2004년 세워진 조선인 강제 징용 희생자 추도비가 있다. 추도비 앞면에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쓰여 있고 뒷면에는 ‘강제 징용 등으로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를 반성하며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한글과 일본어로 기록돼 있다. 군마현은 지난해 추도비 갱신 불허 판정을 내렸다. 보수우익단체에서 “비문이 반일 내용을 담고 있고, 추도집회에서 정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추도비 철거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맞서 의식 있는 군마현의 일본인들을 중심으로 ‘조선인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이 결성됐고, 민단 군마본부도 힘을 보탰다. 추도비 모임 측은 “군마현이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이라며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지난해 11월 마에바시 지방법원에 냈다. 지난달 18일에는 조선인 강제 징용 희생자 추모집회가 열렸고 시민 180여명이 제단에 헌화하기도 했다. 이노우에 데루오 추도비 모임 공동대표는 “2차대전 말기에 조선에서 100만여명이 강제 징용(징병)돼 다수 희생자가 나왔지만 정부는 지금까지도 피해 배상은 물론이고 정확한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일본이 주변국에 끼친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을 통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추도비를 지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시작된 서명운동에는 일본 시민뿐만 아니라 민단과 재일동포도 적극 나서 지금까지 4만명이 동참했다. 모임 측은 서명록을 첨부해 6월 군마현의회에 추도비 설치 기간 갱신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선용 민단 군마본부 단장은 “피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한 계속 사과를 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며 “우경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지만 양식 있는 지식인과 시민들은 잘못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 위안부 증언 처음 접한 일본 대학생 “배운 적 없는 진실… 숨도 못 쉴 충격”

    [단독] 위안부 증언 처음 접한 일본 대학생 “배운 적 없는 진실… 숨도 못 쉴 충격”

    “과거 우리나라 군인들이 저질렀던 끔찍한 일을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게 직접 듣게 됐어요. 학교 역사시간에 한번도 접한 적이 없는 충격적인 얘기였죠. 온몸이 떨리면서 숨이 탁 막히더군요.”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이틀 전인 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강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별다른 사죄 없이 ‘인신매매 희생자’ 등으로 표현한 터라 이날 분위기는 전보다도 한층 격앙돼 있었다. 수백명의 시민들과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비를 맞으며 일본 정부를 성토하는 분노의 현장에 일본인 사토 유코(23·여)도 있었다. 10일 그를 만났다. 일본 도쿄외국어대 일본학과에서 자국 역사를 공부하던 사토는 지난해 9월 숙명여대 일본학과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사토를 낯선 한국땅으로 이끈 것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의 강연이었다. “지난해 6월 이용수 할머니가 우리 학교에서 16세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대만 공군부대에 끌려가고 고문까지 당했던 끔찍한 경험을 들려주셨습니다. 할머니의 강연이 끝나고 한국인 유학생들은 펑펑 울며 할머니를 안아 드렸는데, 나를 포함한 일본인 학생들은 충격에 휩싸여 움직일 수조차 없었어요.” 사토는 그날부터 위안부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은폐하려 했다는 증거가 담긴 서적과 문건, 자료를 두루 찾아냈다. 그럴수록 일본인이 바라보는 과거사와 한국인의 인식 사이에는 메우기 어려운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본인들은 군 위안부 문제는 ‘이미 지난 일’, ‘입 밖으로 꺼내길 꺼리는 말’, ‘좌파 성향의 사람들이나 하는 말’쯤으로 여깁니다. 도쿄 시내 대형서점에는 극우단체에서 펴낸 혐한(嫌韓)서적들이 수두룩하고 그 책에는 ‘위안부 문제는 거짓말’이라든지 ‘지나치게 한국인의 말을 믿지 말라’고 써 있지요. 문제는 상당수 일본인이 그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겁니다.” 한국에 온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토는 역사·사회 문제를 토론하는 학내 평화 캠프에 참석하고 수요집회에도 틈날 때마다 참석하고 있다. 그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많은 분들이 정의의 목소리를 내는데도 대사관 문은 굳게 닫혀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사과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야 하는 겁니다. 역사를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덮기 급급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거죠. 아베 총리의 지난번 미국 의회 연설과 하버드대 강연을 보면 과거에 대한 얘기는 없고 미래만 잔뜩 언급했는데 진정한 사죄가 있은 다음에야 비로소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사토는 대학원에서 두 나라의 근현대사를 좀더 파고든 뒤 역사학자나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는 “두 나라 청년들이 과거사 문제에 대해 허물없이 논의하고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갈등의 골을 좁힐 수 있도록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보상 받으려 꾀병” “101세 노인, 좀비” 네팔 참사에 도 넘은 악플

    지난달 25일 네팔을 강타한 대지진의 사망자가 최대 1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일부 네티즌의 도를 넘은 악성 게시글과 댓글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5일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에서는 네팔 지진 관련 기사에서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댓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31일 엄마를 잃고 병원에 입원한 7세 여자아이가 애처롭게 울고 있는 사진에는 ‘생계유지하려면 화류계로 들어가겠네’(ID ymj9****), ‘그게 인생이다 어린 것아’(ID hell****), ‘별로 아파 보이지 않는데 꾀병 부리는 거 아닌가 보상받으려고’(ID coco****) 등 반(反)인륜적인 댓글이 달렸다. ‘일간베스트’ 게시판에서는 지진 8일 만에 기적처럼 살아 돌아온 101세 노인을 ‘좀비’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얼마나 더 살려고 그러느냐’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shell****’라는 아이디를 쓰는 사람이 ‘네팔 지진은 자연현상이 아닌 하나님이 주관하신 일’, ‘이교도의 끝은 결국 하나님의 진노의 잔을 맛보는 결말로 마무리를 짓게 된다’고 썼다가 쏟아지는 비난에 계정을 폐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게시판에는 지난 3일 ‘네팔이 위기에 처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성금을 모아 네팔 사람들에게 전달하겠다는 글이 농협 계좌번호와 함께 올라왔지만, 해당 계좌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부 네티즌이 감정적이고 무절제한 용어를 쏟아 내고 있어 우려된다”며 “최소한의 세계시민 의식과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나 듀폰 팀장인데”… 수천만원 뜯어 알고 보니 미국 살던 40대 무직 남성

    세계적인 화학회사 직원을 사칭해 여성들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낸 40대 남성이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5일 이모(42·무직)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2013년 9월 스마트폰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알게 된 김모(29·여)씨에게 자신을 미국 조지아공대 졸업생이며 글로벌 화학회사 듀폰코리아의 영업팀장이라고 속였다. 이씨는 “접대비가 필요하다”며 김씨에게 280여만원을 받아 챙긴 뒤 잠적했다. 지난해 11월에도 김모(36·여)씨에게 같은 방법으로 접근해 “신용카드를 잃어버렸다”며 카드를 빌려 1000만원가량을 긁었다. 이씨는 맞선을 빌미로 만난 김씨의 친구 박모(36·여)씨에게도 1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중학교 때 미국에 이민을 가서 대학을 중퇴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특별한 직업이 없었다”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미국 사정에도 밝아 피해 여성들을 쉽게 속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우산 끝에… 불경 안에… 지하철 몰카의 진화

    우산 끝에… 불경 안에… 지하철 몰카의 진화

    4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지하철 2, 4호선 사당역. ‘샌드위치 휴일’임에도 지하철은 쉴 새 없이 인파를 뱉고 삼켰다. 승강장에 길게 늘어선 줄을 두 사내가 매서운 눈빛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 소속 이선복(36) 경사와 최혁(33) 경사다. 둘은 눈빛과 손짓만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이 경사가 슬쩍 오른쪽 손등으로 한쪽을 가리키자 최 경사도 그곳을 응시했다. 15m가량 떨어진 곳에 유독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40대 남성이 있었다. 두 사람은 섣불리 다가서지 않고 관찰만 했다. 말끔한 양복 차림의 이 남성은 두어 차례나 대상을 바꿔 가며 짧은 치마를 입은 20대 여성 뒤에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행동(?)은 하지 않고 눈치를 살피던 사내는 잠시 뒤 경찰관의 시선 밖으로 사라졌다. “보통 성추행범들은 마음에 드는 대상을 물색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둥 뒤에 숨어 유난히 두리번거리는 사람이나 전동차가 왔는데도 타지 않는 사람, 먼 거리에 있는 여성의 뒤를 갑자기 따라붙는 사람 등을 우선적으로 주시합니다.”(이 경사) 앞서 지난 1일 오후에는 이 경사와 최 경사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20대 남성이 실제 행동으로 옮기다가 검거됐다. 휴일인 이날 오후 2시쯤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는 한 걸음 떼기조차 어려운 상황이었다. 출구를 주시하던 최 경사는 잠시 후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리던 남성에게 접근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지하철 계단을 앞서가던 외국인 여성의 치마 속을 찍은 동영상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이 남성은 동종 전과가 없었으며 인근 대학에 다니는 평범한 남학생이었다. “호기심에 저지른 행동”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최 경사는 “공중밀집장소의 추행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카메라 촬영은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며 “벌금형 이상은 신상정보까지 공개될 정도로 처벌이 엄격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때이른 무더위에 여성들의 옷차림이 얇아지면서 지하철 성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지하철 성범죄자 949명 중 570명(60.1%)이 4~7월에 덜미를 잡혔다. 2012년 397명(51.5%), 2013년 526명(55.3%) 등 4~7월에 유독 많은 성범죄자들이 지하철수사대에 검거됐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도촬’은 점점 대담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월 국철 1호선 수원역에서는 성폭력 집행유예 기간에 있는 버스기사가 불교 경전인 ‘지장경’의 속을 파내 휴대전화를 숨긴 채 20대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 경기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덜미를 잡혔다. 이 밖에 촬영을 할 때 소리가 나지 않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고 운동화나 볼펜, 심지어 우산 끝에 카메라를 설치해 ‘몰카’를 찍은 경우도 있다고 지하철경찰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 경사는 “비밀 폴더를 만들어 놓고 ‘도촬’ 영상을 저장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신체 접촉이 느껴지면 불쾌함을 표시하고 계단을 오르거나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주변을 살피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글 사진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논문 2편 표절’ 중징계 건의된 보광스님 동국대 총장에 선임… 징계위 회부 연기

    ‘논문 2편 표절’ 중징계 건의된 보광스님 동국대 총장에 선임… 징계위 회부 연기

    동국대 총장에 한태식(65·보광스님) 불교대학 교수가 선임됐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한 교수를 제18대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4년이다. 한 신임 총장은 동국대 정각원장, 대외협력처장, 불교대학장 등을 지냈다. 그러나 동국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한 총장의 논문 2편이 표절인 것으로 올해 초 결론을 내리고 이사회에 중징계를 건의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번 총장 선임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일 전망이다. 이날 안건으로는 한 교수에 대한 총장 선임 안건과 징계위원회 회부 안건이 나란히 올라왔지만, 이사회는 총장 선임 안건만 처리하고 징계위원회 회부 안건은 차기 회의로 넘겼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전순옥 의원 기소의견 檢송치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을 기소 의견으로 29일 검찰에 송치했다. 전 의원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을 한전KDN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개정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2012년 12월과 2013년 8월 두 차례에 걸쳐 1816만원의 후원금을 이 업체로부터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아베, 말장난 그만하라”… 韓·美서 규탄 물결

    “아베, 말장난 그만하라”… 韓·美서 규탄 물결

    29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을 앞두고 국내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 워싱턴DC의 의사당 앞에서는 한국·중국계는 물론 미국 시민단체들까지 모여 아베 총리의 그릇된 역사관을 성토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의 만행을 미화하는 아베를 의회에 세워 연설하게 한 것은 세계인을 배신하는 처사”라며 “일본 정부와 아베 총리는 전후 70년이 지났음에도 반성과 사죄 없이 제1급 전범자를 추앙하고 전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빗줄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속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176차 수요집회에서도 아베 총리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길원옥 할머니와 시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회를 열고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식민 지배와 일본군 성노예 등 전쟁범죄 책임을 공식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워싱턴한인연합회, 버지니아한인회 등 한인단체는 물론 미국 반전단체인 ‘앤서 콜리션’의 브라이언 베커 대표,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스탄 차이 부회장 등도 미 의사당 앞에 모여 아베 총리를 비난했다. 이들은 ‘아베는 말장난을 중단하고 사과하라’, ‘위안부 피해자에게 정의를’, ‘과거를 부정하면 잘못된 역사는 되풀이된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나왔다. 특히 이 할머니는 “아베는 계속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간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내가 바로 15살 때 일본의 대만 가미카제 부대로 끌려간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런데도 계속 거짓말을 하면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시위 직후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함께 아베 총리가 연설하는 의사당에 입장했다. 집회에 참석한 단체들과 국제사면위원회(AI) 워싱턴지부 등은 워싱턴포스트에 ‘미국과 일본 국민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전면 광고를 통해 아베 총리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이날 뉴욕타임스에 ‘진주만 공격’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하고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사죄 및 보상 약속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폐기된 수표 가로채 롤렉스 시계 사고… 다이아 사고…

    금융기관에서 폐기 의뢰된 수표를 새 수표처럼 재활용한 뒤 1억 4000만원어치의 금품을 사들인 60대들이 덜미를 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새마을금고에서 파쇄업체에 폐기 의뢰한 자기앞수표 7000장을 가로채 유통시킨 조모(62·보석중개상)·정모(64·보석감정사)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조씨 등은 2012년 1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 있는 한 새마을금고에서 폐기를 목적으로 파쇄업체에 넘긴 수표 70만장 중 라면박스 3개 분량의 폐수표 약 7000장을 빼돌렸다. 조씨 등은 이를 이용해 서울 종로의 귀금속 상가에서 9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원석과 1500만원짜리 롤렉스 시계 3개를 구입하는 등 모두 1억 4000여만원의 폐기수표를 진짜 수표인 것처럼 지불했다. 경찰은 “금융기관에서 수표를 폐기할 때에는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수표 앞면에 붉은 횡선(橫線)을 긋거나 도장을 찍은 뒤 반드시 구멍을 뚫어야 하지만 해당 새마을금고는 천공 작업은 하지 않고 붉은 선만 그어 폐기업체에 넘겼다”고 밝혔다. 조씨 등은 휘발성 화학약품을 사용해 폐수표에 그어진 횡선을 지운 것으로 드러났다. 수표를 발행한 새마을금고 측은 “폐기 표시된 수표를 문서 파쇄업체에 넘겼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기업체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지만 “아무런 문제없이 처리했다”는 진술만 들었다. 조씨 일당은 경찰에서 “중국 동포 여성으로부터 받은 것”이라며 폐수표 입수 경위에 대해 진술을 거부했다. 경찰은 조씨 등에게서 1000만원권 3장, 100만원권 25장, 10만원권 101장 등 수표와 다이아몬드를 압수했다. 경찰은 조씨 등이 폐수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공범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자세한 유통 경로와 나머지 수표의 행방을 쫓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어느 언론사 회장의 음란함

    수도권의 한 언론사 회장이 손녀뻘인 여비서에게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경기지방경찰청 성폭력수사대에 따르면 수도권의 한 언론사 회장실에서 비서로 근무하는 A(26)씨는 B(72) 회장이 자신을 회사 내 밀폐된 공간으로 불러 수차례 유사 성행위를 강요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 20일 B 회장과의 합의서를 제출하며 고소를 취하했지만, 경찰은 이와 상관없이 B 회장의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성폭력 범죄는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아 피해자의 고소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진술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 22일 B 회장을 불러 1차 조사를 마쳤다”며 “합의서를 제출했다는 것 자체가 혐의를 인정한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언론사 관계자는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것도 없고 내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랑으로 밝힌 장애인 체육

    사랑으로 밝힌 장애인 체육

    국가대표 시각장애인 스키 선수들의 눈이 되길 자처한 5명의 학생들이 있다. 삼육대 생활체육학과 김정석(25), 김재현(20), 노승구(20), 박현수(20), 이창수(19)씨가 주인공이다. 삼육대는 22일 대한장애인스키협회와 업무 협약을 맺고 국가대표 시각장애인 스키 가이드단을 창단했다. 시각장애인 스키선수들은 각종 대회에서 ‘가이드 러너’(동반 활강을 하는 비장애인 안내자)와 한 팀이 돼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슬로프를 활강한다. 하지만 국내 장애인 스키의 현실은 열악하다. 시각장애인 스키 선수가 10명 내외인 데다 전문적인 가이드 러너를 찾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러시아 소치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부문에서 4위를 한 국가대표 양재림(26·여) 선수는 가이드러너를 구하지 못해 코치가 역할을 대신하기도 했다. 창단 아이디어는 가이드단 코치를 맡게 된 김형관(33)씨의 머리에서 나왔다. 김 코치는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모교 후배들에게 가이드단 구성을 제안했다. 김 코치는 “경기 중 가이드와 선수 간 간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벌어지면 실격 처리가 될 정도로 서로의 호흡이 중요한데 지금까지 국내에는 제대로 된 가이드단이 없어서 체계적 훈련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삼육대 가이드단은 오는 6월 오스트리아 등으로 시각장애인 스키 선수들과 함께 전지훈련을 떠날 계획이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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