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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년내 ‘새 폰’ 바꾸는 한국…노인은 31.7%만 스마트폰

    비고령층(65세 미만)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고령층(65세 이상)의 약 3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 ‘스마트화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는 양상이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2016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의 스마트폰 보유 비율은 31.7%, 비고령층은 93.9%였다. 스마트패드 보유 비율은 고령층과 비고령층이 각각 0.2%, 4.6%였고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각각 0.2%, 2.2%여서 양측의 격차는 더욱 컸다. 고령층과 비고령층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률은 17.3% 대 68.3%였고 모바일게임은 9.6% 대 52.4%, 인터넷쇼핑은 6.4% 대 60.9%, 인터넷뱅킹은 7.1% 대 61.0% 등이었다. 그나마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 메신저 사용 비율은 61.4% 대 94.6%로 격차가 적은 편이었다. 인터넷 이용률(1개월 이내에 1회 이상 사용)은 88.3%로 2011년(78.0%)보다 10.3% 포인트 늘었다.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률도 2011년 13.4%(74만 2000명)에서 2016년 38.4%(263만 6000명)로 증가했다. 기기별로 볼 때 스마트폰 보유율은 88.5%로 역대 최고치였다. 스마트폰 기기의 교체 주기는 평균 2년 7개월이었다. ‘인터넷뱅킹 이용자’(만 12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 중 최근 1년간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경우) 비율은 2015년보다 5.0% 포인트 늘어난 57.5%였다. 반면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PC 보유율(75.3%)은 2001년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이번 조사는 10월 중순까지 3개월간 2만 5000가구(6만 1238명)를 방문해 면접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여심 저격 남성로퍼·적중률 84% 학습앱… 그 뒤엔 빅데이터

    여심 저격 남성로퍼·적중률 84% 학습앱… 그 뒤엔 빅데이터

    빅데이터가 어느덧 기업 경영에 없어선 안 될 무기가 됐다. 하지만 많은 중소기업에 빅데이터는 여전히 ‘언감생심’이다. 자금, 기술, 인력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 보니 도입에 선뜻 용기를 내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펴낸 ‘2016년 정보화 통계집’에 따르면 381만여개 사업체 가운데 빅데이터 이용률은 0.8%로 1%가 채 되지 않았다. 종사자 규모가 작을수록 빅데이터 이용률도 떨어졌다. 종사자 수 50명 이상 사업체의 빅데이터 이용률은 6.5%인 반면, 50명 미만 사업체의 빅데이터 기술과 서비스 이용률은 0.7%로 조사됐다.●정부, 2015년부터 빅데이터 활용 지원 그럼에도 빅데이터를 통해 상당한 결실을 거두는 중소기업들이 최근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저변이 확대되고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각종 솔루션들이 등장하는 가운데 정부도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마중물을 쏟아붓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2015년부터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허청은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177억원을 투자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지식재산전략원 역시 300만건에 이르는 세계 특허 빅데이터를 분석해 중소기업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뷰티앱 언니의 파우치 운영 ‘라이클’ 일반인의 화장품 사용 후기와 뷰티 팁 등을 제공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언니의 파우치’는 150만명의 이용자가 내려받았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언니의 파우치를 운영하는 벤처기업 라이클은 원래 방문자 트래픽 기반의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절실해졌다. 자사 브랜드(PB)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라이클은 언니의 파우치 방문객들이 축적해 놓은 빅데이터를 신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화장품 체험기와 고객들의 연령, 피부 유형, 피부 고민, 구매 정보 등에 대한 데이터들이었다. 라이클은 자사 뷰티앱을 사용하는 주 고객층을 20대 중후반으로 추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 결과는 달랐다. 전체 사용자의 51%가 10대 후반~20대 초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용자가 언급한 내용을 봤더니 틴트와 립스틱 등 입술과 연관된 제품들이 다른 제품에 비해 관심이 높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언니의 파우치는 입술 제품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이용자들에게 입술 각질이 부각되는 것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다는 점을 도출했다. ‘10대 후반~20대 초반’, ‘입술’, ‘입술 각질’이라는 키워드를 찾아낸 언니의 파우치는 이를 실제 제품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지난해 11월 립스크럽 제품인 ‘부비부비립’을 출시했다. 이황신 라이클 이사는 “그동안 감(感)으로 의사결정을 할 때와 달리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사업 추진에 좀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성 수제구두 전문업체 ‘칼렌시스’ 칼렌시스는 지난해 초 설립된 남성 수제구두 업체다.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뜻하는 ‘그루밍족’을 타깃으로 홍보하고 있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칼렌시스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찾기 힘들어 빅데이터의 도움을 받았다. 칼렌시스는 뉴스, 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블로그, 온라인 카페 등에 나온 글을 통해 소비자들의 의견을 분석했다. 칼렌시스는 남성 수제구두가 분석 대상인 만큼 당연히 남성과 연관된 키워드들이 많이 도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의외로 ‘예쁘다’, ‘신랑’, ‘남편’, ‘남자친구’ 등 여성들이 사용하는 표현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배우자나 남자친구를 위해 선물로 남성 수제구두를 구매하는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칼렌시스는 여성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성들이 예쁘다고 느끼는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시사점도 얻었다. 칼렌시스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기 있는 구두의 유형을 분석했다. 10명 중 4명(39%)이 여밈 장치 없이 탈착이 쉽고 굽이 낮은 ‘로퍼’를 선호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칼렌시스는 발 빠르게 로퍼 제품 강화에 들어갔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칼렌시스의 매출액은 전월 대비 48%까지 치솟았다. ●공무원시험 영단어앱 ‘맨투맨학원’ 맨투맨학원은 2012년 고등학생 학습 학원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대형 학원이 시장을 장악하면서 소형 학원인 맨투맨학원은 새로운 시장인 공무원 수험생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경쟁률이 87.6대1에 이를 정도로 응시생이 많고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뒤늦게 시장에 들어간 만큼 맨투맨학원은 차별화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빅데이터 카드를 꺼내 들었다. 먼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무원시험’과 함께 언급된 연관어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영어의 언급량이 다른 과목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에 맨투맨학원은 빅데이터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공무원 영어시험 기출문제를 분석해 데이터에 기반을 둔 학습 콘텐츠를 제작했다. 시험 적중률을 높이는 영어단어장을 만들기 위해 두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첫 번째로 특정 사전에 있는 22만 225개의 영어 글에서 언급된 5억 3000만개의 단어를 뽑아 사용 횟수를 파악했다. 두 번째로 기존 공무원시험 기출 단어를 분석해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렇게 상위 5000개 단어를 뽑아 만든 영어단어장은 2015년 9급 공무원 국가직 영어시험에서 84%의 높은 단어 적중률을 보였다. 맨투맨학원은 영단어 학습 앱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기존에는 상담을 진행한 학생 가운데 50% 정도가 학원에 등록했지만, 지금은 상담 등록률이 74%로 늘었다. 이재형 미래부 융합신사업과장은 “빅데이터를 단순하게 한번 사용해 봤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빅데이터 활용 효과를 체감한 기업들이 스스로 투자하고, 이들의 성공 사례를 보고 다른 기업들도 뒤따르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된다면 빅데이터 시장이 커지고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경제 블로그] 대선에 후임 인선 난항, 4월 방통위 휴업할 판

    [경제 블로그] 대선에 후임 인선 난항, 4월 방통위 휴업할 판

    전체회의 주2회로 늘려 속도전 유임 조항 법개정 등 논의 시급방송통신위원회가 통상 주 1회이던 상임위원 전체회의를 이번 주에 2회 열기로 하는 등 ‘속도전’에 나섰습니다.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등 이번 주에 의결해야 할 안건이 10건이 넘습니다. 방통위가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전체 방통위원 5명 중 3명(김재홍 부위원장, 이기주 상임위원, 김석진 상임위원)의 임기가 이달 26일에 만료되고, 최성준 방통위원장도 4월 7일 임기를 마치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는 법에 따라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5명 중 3명 이상이 참석하는 전체회의를 통해 의사 결정을 해야 합니다. 오는 5월 9일 대선이 확정된 가운데 3~4월 임기 종료 방통위원 4명의 후임 인선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자칫 ‘식물 방통위’가 우려되는 이유입니다. 김석진 상임위원의 경우 이달 2일 연임안 자체는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대통령 임명 절차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방통위원을 지명하는 것에 대한 정치권의 반발이 큽니다. 지난 17일 국민의당은 “황 권한대행은 대행의 방통위원 임명 움직임은 차기 정부에 대한 인사권 알박기 시도”라고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황 권한대행의 후임 방통위원 인선 움직임에 대한 반대가 강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후속 인사가 선임되지 않을 경우 유임 조항을 신설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선 국면에 접어든 현재 상황에서 제대로 논의될 분위기가 아닙니다. 오는 5월 지상파 방송사의 초고화질(UHD) 방송 본방송 시작, 오는 9월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종료 등 방통위가 처리하거나 대책을 마련해야 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방통위는 국내 방송 및 통신시장의 질서를 규율하고, 건전한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기관입니다. 따라서 갑작스런 대통령 파면과 대선 정국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은 피해야 합니다. 방통위가 정치 일정에 흔들리지 않고 독립적인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경제 알지 못해도 쉬워요] 금리는 왜 0.25%P씩 움직일까… 그린스펀에게 물어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보통 0.25% 포인트씩 조정합니다.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두 8차례에 걸쳐 0.25% 포인트씩 인하했습니다. 그렇다고 ‘금리를 꼭 0.25% 포인트씩 조정하라’는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왜 0.25% 포인트일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0.25% 포인트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숫자’라고 판단해서 그렇습니다. 1990년대 초반 세계 각국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추진했습니다. 가장 먼저 보여 준 나라가 미국이었는데요. 당시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금리 조정은 ‘베이비 스텝’(0.25% 포인트)을 밟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베이비 스텝이란 금리 조정을 어린아이 보폭처럼 작게 움직여야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금리가 한 번에 너무 큰 폭으로 오르면 시장에 충격이 크고, 너무 작게 오르면 효과가 나지 않겠지요.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0.25% 포인트씩 움직이는 게 괜찮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도 미국을 따라 베이비 스텝을 밟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부 0.25% 포인트를 고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금리 체제에 접어든 나라들은 더이상 베이비 스텝을 따르기 어렵습니다. 0.25% 포인트씩 금리를 움직였다가는 경제에 가해지는 충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 기준금리가 2.50%일 때, 0.25% 포인트 조정은 10분의1을 움직이는 거지만 기준금리가 0.50%일 때는 절반이어서 이를 어린아이 보폭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014년 9월 기준금리를 0.10% 포인트 내렸고, 지난해 3월에는 0.05% 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스웨덴과 일본 중앙은행도 0.25% 포인트보다 작은 보폭으로 금리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낮췄습니다. 예부터 숫자 9를 좋아하는 중국은 0.27%, 0.54% 포인트 등 한때 9의 배수를 활용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은도 2009년 1월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내린 적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조정 폭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낮아져서 그렇습니다. 이에 대해 한은은 “필요한 경우 기준금리 조정 폭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경제 블로그] 가계대출 통계 오류 낸 한은…직원 무더기 문책, 최선입니까

    [경제 블로그] 가계대출 통계 오류 낸 한은…직원 무더기 문책, 최선입니까

    지난 9일 오후 한국은행 기자실이 갑자기 어수선해졌습니다. 같은 날 오전에 발표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오류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미 인터넷에는 ‘저축은행 가계대출 역대 최대 증가’, ‘풍선 효과 여파’라는 제목으로 보도가 나간 상황이었습니다.한은의 정정 내용은 이랬습니다. 올해 1월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9775억원 늘었다고 발표했는데, 실제 증가액은 5083억원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이 4692억원이나 뻥튀기가 된 것입니다. 한은 측은 “저축은행중앙회가 그동안 가계대출에 포함하지 않았던 ‘영리 목적의 가계대출’을 갑자기 올해부터 포함시켰다”면서 “원래 기준으로 통계를 낸다면 1월 중 실제 증가액은 5083억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은이 통계를 발표하기에 앞서 저축은행중앙회나 금융감독원과 적극적으로 소통을 했다면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수 있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내부 구성원 중 누구든 갑작스러운 가계대출 증가에 의문을 제기했다면 충분히 문제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한은은 14일 오류를 낸 담당자들에 대해 무더기로 문책성 인사를 했습니다. 한은은 “통계 작성 과정에서 담당자가 사실을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채 적절한 조치나 설명 없이 통계를 공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통계를 점검하는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했습니다. 관련자 징계로 사태가 봉합되는 모습이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소통을 꺼리는 한은 조직에 대한 문제 의식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는 23일 ‘금융안정상황점검회의’ 직후 열리는 기자간담회를 누가 주재하느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서 그렇습니다. 최근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시작됐고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금융시장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나서느냐, 아니면 담당 부총재보가 발표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에 주는 신뢰감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왜 한은의 소통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는지 이번 통계 오류 사태를 계기로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黃대행, 거취 명확히 하고 내각 틀어쥐어야” “봉사의무 일깨우고 공무원 자주성 지켜줘야”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공무원들이 잘해야 한다.’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 한마디에 집약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직사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멍석’을 깔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따라붙었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14일 “이번 헌법재판소의 판결 요지가 자신의 법적인 의무를 충실히 하라는 것인데, 선거철마다 고위 공무원들이 줄을 대는 모습은 헌재 판결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나서서 공무원의 중립성을 확보하고 차기 정권으로 정부 업무를 인계할 수 있도록 하는 범정부 차원의 정책 운영 및 관리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선 출마설이 계속되고 있는 황 권한대행의 명확한 거취 표명을 통해 공직기강의 영(令)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황 권한대행이 거취를 명확히 밝히고 내각을 틀어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부원장은 “5년에 한 번씩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일부 공무원들이 정치적으로 피해를 봐왔던 사실을 공직사회가 잘 알고 있는데, 이런 불안감을 떨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일부 공무원이 정도에서 벗어난 행태를 보인 것과 관련해 “헌법체계에서 지켜져야 할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 의무를 공무원들에게 일깨우고, 그들의 자주성을 지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속의 흔들림이나 주위의 풍랑을 의식해 자신을 외부와 연결하면 안 된다”면서 “중간 선거로 인해 예산, 편성, 집행 등이 모두 복잡해진 상태인데 담담하게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 부처들을 떠들썩하게 하는 조직 개편과 관련해 경제 부처 장관 출신의 대학교수는 “여기저기 정당에서 정책 자문을 구해 오지만 정부 조직 개편은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어 당장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며 “대선이 끝나고 안정화가 된 뒤 새로운 정책 방향과 맞게 갈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무원들은 개인 거취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흔들림 없이 열심히 일하면 된다”고 말했다. 인수위가 없는 상황에서 공무원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재차 언급됐다. 서 부원장은 “전체 정부 정책을 파악하고 연속적으로 다음 정부로 연결하는 게 중요한 만큼 현직 공무원들은 정책을 담당하면서 동시에 인수위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전 행정자치부 차관은 “대선이 끝나고도 최소 2개월 이상 청문회 등 절차상 문제로 조직이나 내각 교체가 바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이 틈에 장차관 등 고위직들이 이른바 ‘자기 사람’을 승진시키는 등 문제가 발생하곤 하는데 어느 때보다 애국심과 소명의식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고위 공무원들이 중심을 잡고 자기 역할을 양심적으로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금 공직사회가 할 일은 4년간 해 온 일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다음 정권에 넘길 과제와 재검토할 과제 등을 점검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수위 역할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치 토론회 등을 열어 대선 후보 캠프와 정부 부처 간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정부 조직개편 ‘괴담’… “준비 기간 짧아 대수술 힘들 것”

    기재·교육·미래부 등 조마조마 “인수위 없어 조율 못해 더 불안” 5월 초로 예정된 ‘장미 대선’에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지자 관가가 조직 개편 ‘괴담’에 떨고 있다. 일손을 놓은 채 대선 주자들의 내각 새판 짜기에 촉각을 세우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차기 정부는 정부 조직안을 손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국정 운영을 맡기 때문에 내각의 재편은 아직은 먼 일이다. 반복되는 조직 개편의 비효율성을 지적하는 여론이 있어 대선 후보들조차 조심스러운 입장인 것도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조직 개편의 칼자루가 관료사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시급한 과제도 아닌 만큼 공무원들이 소모적인 논쟁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무의미한 조직 개편 논의가 자칫 정책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국회가 여소야대 상황이었던 노태우, 노무현 정부는 출범 당시 아예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지 않기도 했다. 이번에도 누가 당선되든 여소야대이기 때문에 정쟁을 불러올 게 뻔한 정부 조직 개편을 시도조차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개편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획재정부는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부처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경제정책과 예산·재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최근 들어 반대 여론이 거세다. 기재부의 한 국장은 “부처 칸막이가 생기면 경제정책, 국제금융, 예산 등 다양한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갖춘 고급 경제관료가 나오기 힘들고 정책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폐지론’이 거론되는 부처 가운데 하나다. 대선 주자를 비롯해 일부에서는 국가정책을 만들고 결정하는 국가교육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초·중등 교육은 전국 시·도교육청에, 대학 교육은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교육부의 한 과장은 “교육부가 담당하는 일이 매우 방대해 몇 달 만에 해체하기가 쉽지 않다”며 “일본도 교육정책이 바뀌지만 문부과학성이 없어진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의 한 고위 간부는 “차기 정부에서 조직 개편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외청들의 불안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 유력 후보 진영 쪽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의 국장급 공무원은 14일 “대선 주자들이 하나같이 정부조직 개편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뒤숭숭한 분위기”라며 “조직 개편 얘기가 나오면 적어도 6개월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수위가 있으면 정책 조율을 할 텐데 차기 정부에서는 그마저도 없어 더욱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대선 주자들은 정부 부처에 불안감을 줄 것을 우려해 명시적인 ‘조직 개편안’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정책 구상과 정당 소속 연구원 보고서 등에 비춰 볼 때 일부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미래부를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과기부로 개편한다는 구상을 내놨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역시 미래부 조직 개편을 고민하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다. 이수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여러 가지 조직 개편설이 떠돌고 있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국회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다”면서 “조직을 흔드는 소문에서 관료 스스로 초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앞으로 두달…공직자에 달렸다

    ① ‘줄대기’ 말라 ② 조직개편 논쟁 말라 ③ 사실상 인수위 역할 하라 대통령 파면으로 사상 초유의 행정수반 부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돌아가고 있지만, 황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등 오롯이 국정 운영에 집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도 입법 활동을 중단한 채 전면적인 대선 체제에 돌입해 있다. 입법·사법·행정의 국가 삼권(三權) 가운데 행정부와 입법부가 한쪽은 컨트롤타워를 상실하고 한쪽은 고유 기능이 정지돼 있는 것이다. 당장 안으로는 대통령 파면 이후 극단적 양상으로 치닫는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고 밖으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금리 인상 등에 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혼란 속에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제 살길 찾기에만 몰두하는 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많은 전문가는 “앞으로 2개월 동안 정부 관료 등 공직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제, 안보 등 국가적 주요 과제를 포함한 국정 운영의 성패가 갈릴 것”이라는 현실적 당위론을 한목소리로 내고 있다. 서울신문이 14일 정치, 행정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대선 캠프 등에 줄대기 하지 마라’, ‘소모적 정부 조직 개편 논쟁 그만하라’, ‘차기 정부 인수위원회의 소임을 스스로 부여하라’ 등 3가지가 현재 가장 필요한 공직자의 자세로 제시됐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선을 앞두고 어김없이 고개를 드는 줄대기야말로 공직자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지연, 학연, 근무 경험 등을 바탕으로 연줄을 잡으려는 일부 관료의 시도가 그동안 국정 파행의 주요 원인이 됐던 탓이다. 또 “쪼개야 한다”, “합쳐야 한다” 등 다음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이야기로 허송세월을 해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조직 중심적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면 오히려 새 정부가 마땅히 펼쳐 가야 할 개혁을 막아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 각 부처가 책임감을 갖고 차기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역할을 스스로 떠안아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음 정부는 조기 대선으로 인수위를 거치지 않고 출범하는만큼 대통령이 누구든 간에 야 5당 체제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인사청문회 등으로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입장에서는 조직이 와해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이 손에 안 잡히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면서 “황 권한대행이나 정치권의 결의를 통해 과거 인수위가 했던 역할을 지금의 행정부에 제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은퇴 후 개도국서 더 뜨겁게 일했죠”

    “은퇴 후 개도국서 더 뜨겁게 일했죠”

    “은퇴 후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았는데, 낯선 파라과이에서 제2의 출근을 하면서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죠.”서울중앙우체국장 출신인 김영식(왼쪽·67)씨는 은퇴 후 할 일을 찾다가 2013년 남미 파라과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월드프렌즈 자문관’ 자격으로였다. 이곳에서 3년간 활동하며 그는 인생의 새로운 활력을 되찾았다. 월드프렌즈 자문관은 정부의 파견 해외봉사단 통합브랜드인 ‘월드프렌즈 코리아’의 하나로 국내 퇴직 전문인력을 활용해 정보통신·에너지자원·산업기술 등 분야별 발전 비결을 개발도상국에 알리는 사업이다. NIPA가 최근 월드프렌즈 자문단의 새로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자문관으로 활동했던 은퇴자들은 “자문관 활동으로 두 번째 인생을 찾았다”며 새로운 도전을 추천했다. 그가 있었던 3년 동안 현지에선 많은 변화가 있었다. “제가 주도해서 파라과이 우정국 전산화 중장기 계획을 만들었지요. 은행, 통신 회사, 우정국을 연동해 거주자 주소를 새로 바꾼 것도 저의 작품이었어요.” 44년 동안 무역 관련 업무를 했던 김달호(가운데·70)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코스타리카로 파견됐다. 과거 삼성물산에서 일한 경험과 창업했던 경험을 활용해 코스타리카 정부에서 창업자와 중소기업을 돕는 일을 했다.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코스타리카의 한 발효커피 회사를 위해 수출 관련 서류 작성부터 거래 조건 협상 등에 도움을 줬습니다. 저의 정성이 통했는지 그 회사가 미국의 한 식품업체로부터 100만 달러 상당의 주문을 따냈어요. 우리 모두 얼싸안고 펄쩍펄쩍 뛰며 좋아했지요. 그 회사 사람들이 저를 은인으로 생각하더군요.” 그는 “현업을 떠났을 뿐이지 아직 은퇴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 않다”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지금보다 더 뜨겁게 살고 싶은 사람들이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태(오른쪽·60)씨도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정부 컨설팅을 담당했다. 대우그룹에서 23년간 일한 경험과 퇴직 후 전자정부컨설턴트 교육을 받은 경험을 활용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젊고 유능한 사람이 많다 보니 직장에서 자리잡고 있기 힘든 상황이었고 제2의 직업을 찾다가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됐지요.” NIPA는 다음달 3일까지 올해 7~8월 라오스, 베트남,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등 20개국에 파견될 자문관을 모집한다. 50세 이상 퇴직자 중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사람만 지원 가능하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한국 가계빚 증가 속도 세계 3위… 1년 새 4.6%P 올라

    우리나라의 전체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의 비중이 세계 주요국들 가운데 세 번째로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6%로, 1년 전(87.0%)에 비해 4.6% 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자료를 집계하는 세계 43개국 중 노르웨이(7.3% 포인트), 중국(5.0% 포인트)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것이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자체는 43개국 중 8위였다. 이는 미국(79.4%)이나 유로존(58.7%), 일본(62.2%)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런 속도의 증가세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가계부채 규모가 GDP를 넘어서게 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지난해 3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조 3420억 달러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추정한 한국의 지난해 명목 GDP 1조 4044억 달러와 624억 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주요국 중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로 128.2%다. 이어 호주(123.1%), 덴마크(120.7%), 네덜란드(111%), 노르웨이(101.1%), 캐나다(100.6%), 뉴질랜드(94.4%) 순이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3·10 탄핵 이후] 새정부 출범까지 정책 공백 최소화…G2 대응 ‘통상 컨트롤타워’ 있어야

    [3·10 탄핵 이후] 새정부 출범까지 정책 공백 최소화…G2 대응 ‘통상 컨트롤타워’ 있어야

    경제 전문가들은 탄핵 인용으로 큰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정치권과 정부가 경각에 달린 경제를 살리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두 달 후 새 정부가 들어설 때까지 정책 공백을 최소화하고,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과의 통상 갈등을 해결할 전담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근심으로 떠오른 소비 부진과 관련해서는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내수 진작책을 제대로 쓴다면 올해 3%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소비 회복·내수 진작땐 3%대 성장 가능 전문가들은 대선 정국 진입과 정권 공백의 지속이 더 큰 위기를 부르지 않도록 현 정부 관료들이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제 부처는 기존에 진행 중인 경제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집행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한국 경제의 주변 여건이 급변하고 있어 경제 컨트롤타워를 중심으로 국내외 리스크가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소비심리 안정시키고 규제 철폐를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대선 과정에서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일시적으로 소비와 투자심리가 위축돼 내수가 침체될 수 있지만 선거 이후에는 정치권과 정부가 내수 살리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어 경기 활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원장은 “투자 및 소비심리를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라면서 “정부가 기업의 경제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규제를 최대한 풀어 주고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배준호 한신대 글로벌비즈니스학부 교수는 “소비는 적어도 지난해와 재작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 “지난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둔화했던 소비가 살아나고 정부의 내수 진작책이 제대로 먹히면 올해 3%대 경제 성장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주 실장은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마찰이 가시화하면서 한국 수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면서 “이에 대비하려면 외교, 교역, 투자, 산업 등 연관 분야를 총망라하는 통상 전문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의 실기를 반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 정국에서 드러난 정부와 기업이 유착한 부패 문제가 제일 먼저 청산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기업의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불공정 등이 정리돼 공정한 시장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첫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공정성만 가지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수 없는 만큼 소득불평등 완화, 고용 증진, 사회보장제도 구축 등 경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선진 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어제의 분열 끝내고… 대한민국 내일에 에너지 모으자

    어제의 분열 끝내고… 대한민국 내일에 에너지 모으자

    대통령이 파면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상황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앞날에 대해 각계 원로,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탄핵을 둘러싼 갈등 국면을 정리하고, 안보와 외교, 경제 등 나라 안팎의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는 데 국가적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4·19혁명·6월 항쟁보다 의미 원로와 전문가들은 우선 헌법재판소가 이날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 민심이 맞서는 등 갈등과 분열, 대립 양상이 드러났지만 혼란 속에서 새로운 발전을 이뤄내는 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 혼란으로 보일지라도 크게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국민의 저력이 확인된 사건,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준 결과”라면서 “탄핵을 통해 우리 위상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염무웅 문학평론가도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은 시민들이 평화적인 혁명으로 이뤄낸 결과로 4·19혁명, 6월 항쟁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민주주의를 위협받고 유럽도 극우파가 득세하는 가운데, 이번에 우리가 보여준 국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 의식은 전 세계가 경탄하고 배우려 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단순히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1조를 바탕으로 내려진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면서 “분열된 국민들의 화합 역시 빈부격차와 종교, 이데올로기를 넘어 헌법정신을 중심으로 해 나가야 하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깨끗이 승복하고 포용하자 정치권, 시민사회 모두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서로를 포용해야 한다는 제언도 쏟아졌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일단 결정된 사안에 대해서는 무조건 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서로 쪼개져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다가도 결정이 나면 거기에 승복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상식 아니겠나. 이번 결정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다른 나라에서는 역사에 한 번 경험할까 말까 한 탄핵이라는 정치적 이슈가 10년 동안 두 번이나 반복됐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 낸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의 반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도 이번 탄핵을 통해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합리적 사고라는 교훈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보수, 진보 논쟁은 소모적이고 아무런 실체가 없다. 진짜 보수, 진보라면 결과에 승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원로, 전문가들은 대통령 파면은 출발일 뿐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고전학자인 장희창 동의대 교수는 “국민의 힘으로 절대 권력자를 끌어내린 이 경험을 우리가 또 한 발자국 진보하는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와 공화를 이상으로 한 국가의 완성이 필요하다. 당장의 갈등은 있겠지만 반목과 분열이 우리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제부터는 적폐를 청산하고 대선을 잘 관리해 새로운 권력을 준비하는 일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양사학자 주경철 서울대 교수도 “단기적으로 갈등이 커지겠지만 예상됐던 판이고, 안정을 희구하며 그 방향으로 대한민국이 나아갈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요한 건 이번에 나온 촛불과 태극기 현상을 차분하게 되짚어 보고, 우리 내면에 도사린 위험 요소들을 성찰해야 한다”면서 “누가 차후에 권력을 잡을지에 시선을 집중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화·정신적 요소들, 성숙되지 못하고 쌓인 적폐들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남훈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탄핵은 시작일 뿐”이라면서 “박근혜 정부에서 무너진 부분을 수습하고 국민들이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와 외교, 교육 등 전반적인 체계가 붕괴함은 물론 국론도 분열했다”면서 “차기 정부에서는 증세를 회피하지 말고 복지를 늘려 다수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지영 영화감독도 “촛불혁명은 이제 시작”이라며 “대한민국에 무엇이 문제였나에 천착해서 그것을 캐내고 하나하나 극복해 나가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 대책 세우는 게 급선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등 각종 현안 등을 해결하고, 합리적인 정치 개혁을 이루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대내적으로는 민생대책을 세우는 일이 제일 시급하고 중요하다”면서 “국내 혼란, 정치적 행사로 인해 민생이 외면되고 방치되고 있는데 서민가계의 생계위기에 대한 대응이 우선 급하다. 실업문제, 기본생활 보장 문제가 우선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총재는 “북한 미사일 발사, 사드 배치 계기로 한반도가 미·중 양 대국의 군사적 대결장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사드는 대중 외교적 절차, 국내 여론수렴 과정을 생략한 채 배치된 만큼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서 한·중 관계 악화를 조속히 치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국익을 위해 빨리 국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부회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고, 사드 배치를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등 외교·안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많다”면서 “탄핵을 둘러싼 갈등 국면을 빨리 정리하고 국익을 위해 국민들이 뜻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직접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보호무역주의 등에 직접 대응을 했는데 우리는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단합된 모습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국익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이제는 통합으로 가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누가 대통령이 돼도 경제가 금방 나아지기는 어렵다. 정치권도 정부를 열심히 도와줘야 한다. 당장 급한 일들에 집중해야 한다. 중국과 사드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데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정해서 외교부와 경제팀이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음 정부에서 가장 급하게 다뤄야 할 문제가 가계부채다.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중요하다. 이번을 계기로 정치가 기업을 옥죄고,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적폐가 사라져야 한다. 정치와 경제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엄청난 변화의 시대… 지혜 모아야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은 이제 엄청난 변화의 시대에 돌입했다”면서 “헌재 결정까지 보여준 국민의 저력을 일자리 부족, 성장률 저하 등 국내 경제 문제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 기후 변화 등 전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를 동시에 풀어내는 데 쏟아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대통령 탄핵이 주는 또 다른 시사점은 정책의 일방적인 통행이 앞으로 어려워졌다는 것”이라며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책,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등을 푸는 데 있어 국민들과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선 국면에 들어간 만큼 국가의 리더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그러한 변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들이 (그 비전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성대 교수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소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으나 한국을 둘러싼 대외적 변수는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정치권은 광장에서 울려 퍼진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의 요구를 엄중한 심정으로 받들어야 한다. 누가 새 대통령이 되든 단번에 국민의 요구를 충족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관된 개혁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도 믿고 따를 것이다. 합리적인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이필상 전 고려대 총장은 “대통령 파면에 대한 찬반이 격화돼 정치·사회적 혼란이 빚어지면 경제가 큰 충격을 받게 된다. 현재 우리 경제는 사면초가의 상태다. 정부가 중심을 잡고 안보는 물론 경제를 제대로 지키려는 강력한 소신을 보이고 국민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경제 포퓰리즘 공약이 나올 수 있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한계기업 구조조정, 과도한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가 암에 걸렸는데 정치 포퓰리즘이 있으면 암 수술을 할 수가 없다. 국민도 정치 실상을 제대로 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 강력한 경제 외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다음 지도부는 사회 통합과 함께 개헌, 선거법 개정 등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 대선 주자들은 공약의 하나로 임기 내 추진할 개헌의 윤곽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유력한 정치집단들이 서로 권력을 나눠 가져온 폐습을 철폐해야 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남북 평화를 증진시킬 방법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사유하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사드 배치 착수 이후] 中 해커그룹 무차별 공격… 한국 사이트 30여곳 마비

    [사드 배치 착수 이후] 中 해커그룹 무차별 공격… 한국 사이트 30여곳 마비

    평창올림픽 자원봉사 포털 등 공공기관·민간 안 가리고 해킹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차원의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수십 개의 국내 인터넷 사이트가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이트 중에는 정부기관을 뜻하는 ‘go.kr’을 주소로 쓰는 곳들도 있어 앞으로 주요 기관 홈페이지 등에 대한 공격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8일 정부와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중국 해커들은 지난달 말부터 공공기관, 민간 기업 등 국내 인터넷 사이트들에 대해 전방위적인 공격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중국발 해킹 피해 사이트는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 포털, 경북 경산시 종합자원봉사센터, 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2017 무주 WTF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 교육·화장품 관련 기업 등 30여개에 이른다. 공격하는 방식은 크게 홈페이지 시작 화면을 조작하는 ‘디페이스’(Deface)와 과도한 접속을 일으켜 서버를 마비시키는 ‘디도스’(DDos) 공격 등 두 가지다. 김경곤 고려대 정보보호융합학과 교수는 “해킹은 드러나지 않게 은밀히 정보를 빼내는 것이 일반적인데, 디페이스나 디도스 공격은 상대방에게 협박을 하거나 공포감을 주기 위해 주로 쓰는 공격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디페이스 공격을 당했다. 중국어나 영어로 사드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는 내용과 롯데그룹 또는 한국 등을 향한 욕설을 남겼다. 한 피해 사이트에는 ‘정치적인 것을 얻으면서 상업적 이익까지 얻으려 하느냐’, ‘두 가지를 모두 얻을 순 없다. 롯데가 이런 간단한 것도 모른다면 중국 국민들이 답을 주겠다’는 메시지가 남겨졌다. 보안당국은 최소 6~7개 중국 해커 그룹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판다정보국’(PIB), ‘1937cN’과 같은 단일 해커 집단부터 ‘77169’, ‘중국 독수리 연합’과 같은 대규모 해커 커뮤니티 그룹이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일 중국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는 중국 해커들이 연합해 “다 같이 한국 사이트를 공격하자”고 부추기는 내용의 영상이 돌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이버 보안 담당 공공기관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관제 인력을 대폭 늘리고,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KISA는 신고가 들어왔거나 피해가 확인된 사이트에 대해 즉각 대응 조치를 취하고, 후속 피해를 막는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KISA 관계자는 “과거 미군이 해외 중국대사관을 오폭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2000년대 초반 중국 해커들이 공동으로 미국 주요 정부 사이트들을 공격하는 사이버 전쟁을 벌인 바 있는데, 우리나라도 비슷한 일을 겪게 될 수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단독] 제각각 흩어져 있던 ICT 통계 미래부·통계청 협의체로 관리

    미래창조과학부와 통계청이 정보통신기술(ICT) 통계를 전문화하기 위해 협의체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협의체가 구성되면 그동안 흩어져 있던 ICT 국가 승인 통계가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미래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ICT 관련 국가 승인 통계 4종의 작성 기관이 미래부로 이관됐다. ▲ICT 실태조사 ▲ICT 주요품목 동향조사 ▲ICT 기업 경기조사 ▲ICT 인력 동향 실태조사 등으로 지난 1월까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맡았다. 두 기관의 협의체 구성은 ICT 통계 조사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전까지는 모두 25종인 ICT 통계를 14개 기관에서 나눠 담당했다. 통계가 흩어져 있다 보니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ICT 통계 중 일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CED)와 같은 국제기구에 통계 규격을 맞춰 제출해야 한다. 협의체에서 ICT 통계 모집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분류 체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미래부 혼자 통계를 관리하다 보면 다른 기관 통계와 유사한 내용이나 중복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만큼 통계청이 그 부분을 도울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신용카드로도 본인 인증된다

    스마트폰에서 물건을 사거나 회원 가입 등을 할 때 앞으로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게 된다. 지금처럼 휴대전화 문자, 공인인증서, 아이핀 등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달 중 신용카드 본인 인증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규 주민등록번호 대체 수단’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사용 방식으로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 사용 등이 논의되고 있다. NFC는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갖다 대는 것만으로 본인 여부가 확인된다. 단말기가 인식한 카드 정보를 신용카드 회사에 저장된 주민등록번호 등 고객 정보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앱을 통한 인증의 경우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의 전용 앱에 등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 본인 인증은 편리성 때문에 새 인증 수단으로 주목받았지만 그동안 금융위원회와 방통위의 엇갈린 유권해석으로 서비스 도입이 미뤄졌다. 금융위는 이 기술을 금융권에서 본인 인증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반면 방통위는 인터넷 포털 등에서 이를 본인 인증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관련 기술 업체인 한국NFC가 국무조정실에 민원을 제기하고 규제 간소화 조정안을 받아 내면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해수부 장관 “세월호 이르면 새달 첫 인양 시도”

    세월호 첫 인양 시도가 이르면 다음달 초 시작될 전망이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3주기 이전에 한 차례 소조기가 있는데, 이때 첫 인양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달 말까지 준비 작업을 완료해 세월호 인양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와 인양 업체는 현재 세월호 선체를 들어 올리는 데 쓰이는 리프팅빔에 인양용 와이어 66개를 매는 작업을 끝낸 상태다. 인양을 위한 재킹바지선 2척이 이번 주중 도착할 예정이며, 바지선 1척당 33개씩 와이어를 연결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세월호 선체를 끌어올리면 전남 목포신항에 이를 거치하고, 합동수습본부도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도 팽목항에 있던 미수습자 가족 지원 시설도 목포신항으로 이전한다. 한편 정치적 이유 등으로 세월호 인양을 지연한다는 의혹에 대해서 김 장관은 “외부 변수의 영향이나 정치적 고려는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인양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LTE시대 못 따라잡는 ‘정보화 통계’

    국내 정보화 실태를 보여 주기 위해 정부가 해마다 펴내는 공식 통계자료가 조사 시점과 공표 시점 간의 지나친 격차로 시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다른 어떤 산업 부문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통계가 당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예산 낭비의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지난 2일 ‘2016년 정보화 통계집’을 일반에 공표했다. 이 통계집에는 2015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국내 산업 및 기관 등의 정보화 관련 통계가 수록돼 있다. 컴퓨터 및 인터넷 이용 현황 등 정보화 기반에 관한 내용부터 사업체의 전자 상거래 이용 행태, 전자정부 서비스, 공공데이터 활용 등 정보화 도입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주목받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기술에 대한 통계도 포함돼 있다. NIA는 3억 500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통계 실무 작업을 수행할 업체를 지난해 6월 선정했다. 그러나 조사 시점이 공표 시점과 차이가 많이 나서 현실을 제대로 보여 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테면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 1월 온라인에서 거래된 총액은 6조 192억원으로, 2년 전인 2015년 1월의 4조 3124억원의 1.4배에 이를 만큼 ICT 분야는 그 변화 속도가 빠르다. 미래부 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맞추기 위해 조사 시점을 조정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공표 시점은 계속 늦어지고 있다. 특히 해마다 12월에 하던 공표가 지난해에는 1월에 이뤄졌고, 올해에는 더욱 지연돼 3월에야 가능했다. NIA 관계자는 “매년 8월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표본을 설계하고 조사항목에 대한 유관기관 등의 검토 과정을 거치는데, 이 작업이 늦어지다 보니 전체적으로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특히 여름휴가 기간에는 설문 대상인 사업체들의 응답률이 떨어져 조사에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최종후 고려대 경제통계학부 교수는 “통계는 작성하는 것 자체에 목표가 있는 게 아니며 항상 이용자를 염두에 두고 시의성 있게 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시의성이 떨어지다 보니 실제 현상과 통계 간 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대상 기간이 전년도인 통계는 해를 넘기면 2년의 시차가 생기기 때문에 12월을 넘기지 않고 발표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국제기준 요구에 맞추느라 시의성이 떨어진다면, 통계 개선을 통해 모든 내용을 한꺼번에 발표할 것이 아니라 시의성이 급한 통계를 먼저 발표하고 다른 통계를 뒤늦게 발표하는 등 융통성 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지방 출장 3급 이하는 1박 5만원…해외 출장 3급 이상만 ‘비즈니스’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지방 출장 3급 이하는 1박 5만원…해외 출장 3급 이상만 ‘비즈니스’

    중앙부처 50대 공무원 A씨는 친구들로부터 ‘부럽다’와 ‘힘들겠다’는 이야기를 동시에 듣는다. 대학생과 고등학생 자녀를 둔 그는 ‘명퇴’(명예퇴직)를 당한 친구들로부터는 “60세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게 복 받은 거다. 연금이 있어 든든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A씨는 사무관 시절에 아이들을 데리고 2년간 국외 연수를 다녀온 것을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회사로부터 대학 학자금을 지원받는 친구들을 보면 부럽기만 하다. A씨는 “공무원연금공단에서 무이자로 학자금을 대출받았지만 퇴직과 동시에 갚아야 할 빚”이라면서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법인카드를 마음대로 쓰고 교육비와 체력단련비를 지원받는 것도 부럽지만 가장 부러울 때는 대학 학자금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라고 말했다.공무원 10명 중 6명은 민간기업과 비교해 공무원 후생복지제도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명 중 5명 이상은 보수가 민간기업보다 낮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5일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8~10월 공무원 2070명(국가공무원 1430명, 지방공무원 730명)을 대상으로 한 ‘공직생활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9%가 공무원 후생복지제도가 민간기업과 비교할 때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답했다. 29.2%는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11.8%만이 만족스럽다는 응답을 했다.#“선택형 복지 실제 필요한 항목” 31% ‘선택형 복지제도 혜택이 실제 필요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30.8%가 ‘그렇다’, 49.5%가 ‘보통’, 19.7%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연차 휴가에 대해 공무원들의 31.8%만이 자유롭게 연차를 사용할 수 있다고 답했고, 39.8%는 보통, 28.5%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우 적절한 교육훈련(능력발전) 기회를 받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가 33.1%로 ‘그렇다’ 27.8%보다 높았다.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개발을 꾸준히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32.4%, ‘그렇지 않다’가 22.9%였다. 공무원은 공무원인재개발법에 따라 직급별로 교육을 받게 돼 있다. 직급별 교육은 7·9급 신규자 기본교육, 신임관리자과정(5급), 5급 승진자과정, 과장후보자과정(4급), 신임과장과정 및 고공단후보자과정(과장급), 국정과제세미나(국장급) 등이 있으며, 국내외 위탁교육이 있다. 1~2년간 해외 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어 인기가 있는 국외장기훈련은 지난해 321명이 선발됐다.#월급과 복리후생 때문에 공무원 떠나 공무원들이 공직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임금이다. 내가 받는 보수가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민간기업 직원과 비교할 때 적정한 수준이냐는 질문에는 54.4%가 그렇지 않다는 부정적 응답이 많았다. 공무원 임금은 민간(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중견기업의 사무관리직 보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공무원 보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공무원 보수 민간임금 접근율은 지난해 83.4%다. 지난해 공무원들의 평균 연봉은 5892만원이다. 이는 성과연봉, 성과상여금, 상여금, 직무성과급, 시간외 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연가보상비 등을 모두 합한 액수다. 평균 재직기간이 15.7년, 평균 자녀 수가 2명인 만큼 외벌이 공무원의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 2만 7340달러(약 316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 중앙부처 공무원 B씨는 대기업 과장으로 이직하면서 연봉이 4200만원에서 바로 7500만원으로 뛰었다. 지금은 1억원을 훌쩍 넘는다. 매달 나눠주던 티 안 나는 공무원 성과급 대신 실적을 낸 데 따른 화끈한 인센티브도 쏟아졌다. 아프면 회사에서 연간 10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해주고, 대학생까지 자녀 학자금을 보전해줬다. 회사 소속 콘도와 호텔 무료 숙박권도 나왔다. 그는 “다만 적자생존 시대에 오직 한 사람(기업 회장)을 위해 사는 삶은 공무원 때보다 만족도가 떨어지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경제부처 공무원 출신 대기업 임원 C씨는 2012년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대기업으로 옮겼다.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현재 4대 그룹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20여년의 시간을 공직에 몸담다가 과장을 달기 직전 공무원 옷을 벗어던진 그는 아직 공무원이라면 과장급 연봉 8000만~9000만원을 받겠지만 지금은 두 배인 1억 7000만~1억 8000만원을 받는다. 그는 “급여 차이도 크지만 복리후생이 공무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좋은 편”이라며 “체력단련비 300만원, 연간 교육비 500만원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쓸 수 있고 한도 1000만원의 법인카드도 필요에 따라 예산을 정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 #“대학 등록금 무이자 혜택 그나마 위안” 그러나 대학생 자녀를 둔 공무원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학자금이다. 고등학교 자녀까지는 학자금을 주지만 대학생부터는 공무원연금공단에 대출을 받아야 한다.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공무원들에게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데 지난해 15만 9616명이 5050억원을 대출받았다. 4년제 이상 대학은 졸업 후 2년 거치 4년 원금 균분 상환이다. #공무원 셋째 육아휴직 경력으로 인정 공무원 복지제도 가운데 육아휴직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에 속했다. 공무원 38.2%가 육아휴직제도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반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응답은 16.2%, 보통이라는 응답은 45.6%를 차지했다. 공무원들은 3년간 육아 휴직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셋째 자녀에 대해서만 육아휴직기간 모두를 경력으로 인정하고 첫째, 둘째 자녀를 위한 육아휴직은 최초 1년만 경력으로 인정했다. 올해부터는 둘째 자녀 양육을 위한 육아휴직기간도 전체를 경력으로 인정된다. 최근 2년째 육아휴직 중인 서울 한 자치구의 30대 여성 공무원 D씨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육아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보았는데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은 은 육아휴직제도가 비교적 잘돼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둘째도 전체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만큼 둘째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은 매년 복리 후생비 예산 범위 내에서 건강관리, 자기계발, 여가활동 등에 쓸 수 잇는 복지포인트(맞춤형 복지)을 지급받는다. 국가공무원의 경우 근무연수와 부양가족 수에 따라 평균 60만원가량의 복지포인트를 받는다. 공무원 출장 여비도 대기업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공무원들의 여비 규정에 따르면 국내 출장의 경우 3급 이하(과장급)는 1박당 서울 7만원, 광역시 6만원, 그외 지역은 5만원 이내에서 써야 한다. 여기에 일비 2만원, 식비 2만원이 별도로 지급된다. 국외 출장의 경우 장관급 이상은 1등석, 차관~국장급(3급 이상) 비즈니스석, 과장급(4급) 이하는 일반석을 이용하도록 돼 있다. 숙박비의 경우 4~5급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81~176달러, 6급 이하는 77~155달러가 지급된다. #“공무원 복지가 행정 서비스의 질과 연결” 한국행정연구원 조일형 박사는 “최근 공직사회에 가정친화적 근무제도, 스마트워크 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노력이 나타나고 있지만 공무원 이직 의향 동기를 보면 보수 및 보상, 후생복지 등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공무원의 삶의 질은 행정서비스의 품질과 연관되는 만큼 공무원의 건강 및 복지, 그리고 역량개발, 일·가정 양립 정책 및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비난과 선망 사이…넌, 어디쯤 서 있니

    [공무원들의 사회적 위상 어제와 오늘] 비난과 선망 사이…넌, 어디쯤 서 있니

    “‘철밥통’ 공무원들만 편하게 사는 나라다.” “국민들이 공무원들보다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초 퍼블릭IN 첫 호에 실린 대한민국 공무월 리포트 ‘연봉 5892만원 42세 7급…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기사에는 수천 개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댓글에는 계속되는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팍팍한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일부 댓글에는 “업무에 비해 월급이 과도하다”거나 “민원창구의 불친절이 여전하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시된 9급 공무원 시험에 23만명이 몰리는 등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돈 없고 백 없는 ‘흙수저’들이 오로지 실력만으로 도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다리’가 공무원시험이기 때문이다. 비난과 선망 사이에 선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주소를 짚어 봤다.# 말로만 ‘공복’ 공무원 “뻔뻔한” 그렇지만 “필요하다” 서울신문이 사회관계망 분석 도구인 소셜메트릭스 인사이트를 통해 최근 1개월간(2월 2일~3월 2일) ‘공무원’이 언급된 인터넷 게시물 10만 8080건을 분석한 결과 가장 관심이 높은 단어 1, 2위가 ‘시험’, ‘공무원시험’이었다. 최근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 취업준비생의 3분의1인 23만명이 몰리는 등 연초부터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시험 일정이 발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시험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3위는 국민, 4위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이름이 언급됐고, 5위는 대통령이 차지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경우 복지공무원, 소방관, 경찰, 교사 증원 등을 포함해 공공부문에서 81만개의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는 구상을 발표해 이례적으로 높은 순위에 올랐다. 6위는 경찰, 7위는 사회, 8위는 복지, 9위는 대한민국, 10위는 채용 등이 차지했다. 긍정·부정 연관어의 경우 부정적인 연관어로 ‘가난하다’(1위), ‘뻔뻔한’(4위), ‘지나치다’(6위), ‘불법’(8위), ‘범죄’(10위)가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필요하다’(5위), ‘안전’(9위) 등 긍정적인 연관어도 비교적 높았다. ‘가난하다’는 단어가 이례적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공무원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지칭한 것이기도 하지만 공무원들이 가난한 국민들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도 풀이된다. 자영업자 김모(49)씨는 “공무원들이 말로는 ‘공복’이라고 하지만 최순실 국정 농단에 휘둘린 공무원들을 보면서 큰 실망을 했다. 공무원들이 정권보다는 어려운 서민들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는 “5년 전에 명퇴(명예퇴직)를 하고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너무 힘들다”면서 “대학 다니는 아들에게도 실력만 된다면 대기업보다는 안정적인 공무원시험을 보라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이모(27)씨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쟁률이 높기는 하지만 소위 ‘스펙’을 갖춰야 입사가 가능한 기업들과 달리 실력만 있으면 합격할 수 있고, 승진도 사기업에 비해 공정한 편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말했다.# “결혼시장에서 공무원 신분 수직 상승” ‘국민의 정부’를 거치며 공무원의 상징처럼 따라붙던 ‘박봉’이란 말이 사라졌다. 부부가 공무원이면 중소기업 사장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특히 100세까지 사는 시대에 국가가 보장하는 공무원연금은 때론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공무원이 민간과 비교되는 분야도 연령별로 차이가 있었다. 20대는 공무원의 정시 퇴근과 비교적 자유로운 연차 사용 등 라이프스타일을, 30대는 보장된 육아휴직을, 50대는 연금을 부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결혼 상대자로도 공무원은 1순위로 꼽히는데 부모 가운데 공무원이 있으면 0순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최근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은 결혼시장 직업등급표는 공무원도 급수에 따라 세세하게 등급을 나누었다. 5급 공채 재경직 합격자는 A플러스 바로 아래인 A등급으로 삼성전자 직원보다도 저만치 위다. C등급인 7급 지방직도 결혼시장에서는 대기업 직원보다 한 단계 높은 대우를 받는다. 50대 중앙 부처 공무원은 “과거 선을 볼 때 공무원은 전문직 종사자와 금융업 종사자, 대기업 사원에 이어 한참 아래 취급을 받았다”면서 “지금은 공무원의 신분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경제가 어렵다 보니 그나마 정년이 보장되고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관 출신은 “1990년대 중반에 선을 보러 다니던 고시 동기에 따르면 특급은 부모가 국회의원, 중앙 부처 장관급, 4성 장군, 10대 기업 사장단, 주요 대학 총장 정도의 사회적 지위가 있어야 하고, 행시 합격자도 그렇게 높지 않았다”며 “왜 외무고시 출신은 없느냐고 중매쟁이에게 따졌더니 행시 옆에 괄호 쳐 놓고 ‘원하면 구해 줌’이라고 적혀 있었다더라”고 말했다. 해외 근무가 많은 외시 출신과 결혼하면 배우자가 고생한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에게는 알게 모르게 여러 특혜가 따른다. 자동차를 살 때는 10만원 할인도 받고, 신용대출 금리는 5급 사무관이 2.71%로 낮은 편이다. 매달 또박또박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예측 가능성과 안전성이 보장되는 소득은 실제보다 1.3배의 체감 가치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청탁금지법에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접대받는 특권층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공직을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10년 전 재정경제부 등에서 일하다 대학교수로 이직한 A씨는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된 듯한 기분이 들어 공직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 부처 공무원으로 산다는 건 자기 시간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과 같다”며 “청와대, 국회에서 계속 부르는 통에 바쁘게 움직이는 거 같지만 쓸모없는 회의와 같은 생산성 없는 일에 치여 실속 있게 내 시간을 못 썼고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경제 부처 국장직을 그만둔 B씨는 “조직에서 마련해 준 공공기관이나 유관 협회 쪽으로 가면 공무원 때보다 더 눈치를 보고 ‘을’로 지낼 수밖에 없다”면서 “보수는 아무래도 공무원 때보다 더 많이 받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세종 부처 과장 직급을 박차고 나온 C씨는 “청탁금지법으로 많이 희석됐지만 그래도 각종 접대와 ‘갑’으로서의 사회생활은 공무원이 누릴 수 있는 최대 특권”이라며 “민간인이 되고 나선 페이스북에 맘껏 ‘좋아요’를 클릭하고 정치적 의견에 대해서도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고 말했다. 7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비고시 공무원 출신 대기업 임원 D씨는 능력을 발휘하고 인정받고 싶어 공직을 떠났다. 그는 “기업은 실적이 없으면 대리도 잘리지만 공무원은 법적으로 주어진 일만 하다 보니 ‘왜 이걸 내게 시키지’, ‘조금만 일하면 안 될까’라고 생각한다”면서 “주어진 ‘페이퍼 워크‘(보고서 만들기)만 하다 보니 똑똑했던 친구들이 창의력이 말살되고 책임감이 없어지는 것을 지켜봤다”고 비판했다. 굴지의 대기업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E씨는 경력을 인정받아 계약직 사무관으로 들어왔지만 5년 만에 이직을 결심했다. E씨는 “전문성을 발휘하려고 경력직으로 들어왔지만 아랫사람 부리듯 일을 시키고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업무는 한정돼 있었으며 승진을 포함해 유리벽이 너무 많아 투명인간처럼 생활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2년마다 계약을 갱신해 최장 5년 뒤에는 다시 공모로 직을 뽑는 상황이라 언젠가는 나갈 거라는 배타적 분위기와 압박이 많았다”고 전했다. 경제 부처 국장 출신인 F씨는 “‘관피아 퇴치’로 공무원의 퇴직 이후 재취업에 규제가 심해졌고, 공기업이건 민간기업이건 자리가 없다”며 “예전에는 공무원 보수가 박해도 나중에 퇴직하면 한꺼번에 보상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여유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그런 기대를 안 한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해외여행 늘더니… 서비스수지 적자 최대

    해외여행 늘더니… 서비스수지 적자 최대

    사드 여파 中 관광객 쪼그라든 탓도… 경상수지는 59개월 연속 흑자 기록 해외 여행 증가와 해운업 부진, 지식재산권 적자 등으로 지난 1월 서비스수지 적자액이 33억 6000만 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상품과 서비스수지를 포함한 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2억 8000만 달러로 59개월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 갔다.한국은행은 이런 내용의 ‘1월 국제수지’(잠정)를 3일 발표했다. 1월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33억 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18억 4000만 달러) 대비 82.6% 증가했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는 12억 2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월(8억 9000만 달러)보다 37.1% 늘었다. 한은 측은 “겨울 방학과 설 연휴가 겹치면서 해외 여행객이 늘어난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월 출국자 수는 234만 304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9% 증가했다. 이는 1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1월 중국인 입국자는 56만 524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에 그쳤다. 1년 전 증가율(32.4%)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이다. 운송수지도 한진해운 파산에 따른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5억 7000만 달러 규모의 적자를 냈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적자도 5억 1000만 달러에 달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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