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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화상

    [Weekly Health Issue] 화상

    화상은 몸과 마음에 치명적인 상흔을 남긴다. 생명에 대한 위험도도 심각하다. 그러나 의외로 화상에 대한 인식은 후진적이다. 화상을 단순히 불에 데는 정도로 알거나, “설마 내게 그런 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펴보면 주변에 화상을 부를 요인은 얼마든지 있다. 불은 물론이고 끓는 물, 전기, 인화성 물질, 화공약품 등 갖가지 화상 요인들이 널려 있다. 화상을 남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화상에 대해 한림대의료원 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장 전욱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화상을 정의해 달라. 화상은 열에너지에 의해 피부세포가 손상을 입는 현상을 말한다. 섭씨 40∼44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조직 속의 단백질에 초기 변성이 생기며, 보통 섭씨 45도 정도에서 1시간 정도 노출되면 세포는 죽고 만다. ●화상의 유형은 어떻게 구분하며, 각 유형의 특성은 무엇인가. 가장 흔한 화상이 뜨거운 물에 데는 열탕화상이다. 섭씨 60도의 물에 3초 정도 피부가 노출되면 깊은 진피화상 또는 피부 전층화상을 입는다. 화염화상도 발생 빈도가 높다. 이 유형은 불에 신체가 직접 닿아 생기기 때문에 화상이 깊으며, 폐쇄된 공간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흡입화상 여부를 고려해야 하는 유형이기도 하다. 또 자연상태의 가스나 프로판, 가솔린 등 인화성 액체들이 폭발하면서 생기는 섬광화상은 주로 안면부나 머리 등 노출 부위에 심한 화상을 부른다. 접촉화상은 금속 등 뜨거운 매개물질에 의한 화상이다. 이 유형은 매개체의 온도가 높은 데다 열이 계속 신체 부위로 전달될 수 있어 화상이 깊은 것이 특징이며, 따라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딱지(가피)절제와 식피술을 시행해야 한다. 전기화상은 근육 등 심부조직을 심하게 괴사시켜 대사성 산증에 빠질 위험이 크고, 혈중 마이오글로빈 수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므로 초기, 즉 3∼5일 이내에 괴사조직을 절제해야 한다. 화학물질에 의한 화상의 경우 일반적으로 알칼리에 의한 화상이 산 화상보다 심하다. ●화상의 중증도는 어떻게 구분하며, 각 단계별 특성은 무엇인가. 화상은 심각한 정도에 따라 1∼4도로 구분한다. 1도 화상은 표피에 국한된 화상을 일컬으며 대부분 1주일 안에 재상피화가 일어난다. 햇볕에 노출돼 생기는 화상처럼 피부 색깔이 빨갛게 변한 상태로, 대부분 큰 물집은 생기지 않는다. 이에 비해 표피와 진피 일부가 화상을 입은 상태면 2도로 분류한다. 이 중 표재성 2도 화상은 유두진피 정도까지 손상을 입은 상태를, 심재성 2도 화상은 망상진피 부근까지 손상을 입은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나아가 표피와 진피층이 전부 손상을 입으면 3도 화상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진피 밑의 피하지방층이 화상을 입은 경우도 포함한다. 이 경우 피부가 가죽 가방을 만지는 느낌이 들지만 정작 환자는 통증도, 촉각도 못 느낀다. 가장 심각한 화상은 4도 화상이다. 근막 밑의 근육까지 손상을 입는 경우로, 주로 전기화상이나 심한 화염화상·접촉화상에서 발생할 수 있다. 4도 화상으로 근육이 손상될 경우 혈중 마이오글로빈으로 신장 기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는 위험한 단계다. ●화상의 발생 추이와 경향은 어떤가. 집이나 건물의 실내에서 열기구 등을 이용해 난방을 하던 시절에는 사용상의 부주의로 인해 겨울철에 화재나 화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겨울철보다 여름철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화상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화상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상황을 살펴 가벼운 화상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지체없이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정답이다. 특히 화상의 범위가 넓다면 더욱 그렇다. 간혹 열기를 식힌다며 몸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도 있는데, 자칫 저체온증이 와 오히려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화상 범위가 작아도 물집이 생길 정도라면 병원을 찾는 게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길이다. ●화상 치료 과정을 중증도별로 상세히 설명해 달라. 1도 화상은 소염진통제 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2도 화상은 간단한 드레싱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드레싱은 건조 드레싱보다 습윤 드레싱이 효과적이다. 단, 심재성 2도 화상이라면 식피술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3도 화상으로 판정되면 조기에 가피절제 및 식피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화상 부위가 크지 않다면 국소 마취로도 가능하다. 이 경우 동통이나 발적 등 감염 우려 때문에 적극적으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한다. 상처에 감염이 일어나면 식피술의 생착률도 크게 떨어지고, 당연히 사망률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3도 화상 부위는 되도록 초기에, 또 감염 전에 절제해 세균 번식을 차단해야 한다. 이 경우 동종 피부이식을 통해 수술 부위의 감염을 예방해주고 육아조직이 잘 자랄 수 있게 할 수 있다. 이식된 동종피부는 약 3주 전후로 타락되는데, 이후 자가피부이식을 시행하게 된다. ●화상 후유증 유형을 들고,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설명해 달라. 화상은 위험도가 높고 화상 부위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쉬우므로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 및 재료의 발전으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치료가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고, 성과도 크다. 화상이 외형적인 후유증만 남기는 것은 아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증후군 같은 마음의 상처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런 점을 감안해 따로 정신과적 보조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치료 후 재활은 어떻게 이뤄지나. 화상 수술 후 보통 6개월까지는 흉과 착색이 남지만 12∼24개월이 지나면 상처가 많이 안정된다. 최근에는 수술 등 치료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재활 및 레이저치료, 피부 재활치료 등을 시행하는 추세다. 또 반흔을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 옷이나 실리콘시트를 사용하기도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직장여성 전략적 사고 컨설팅

    100만부가 넘게 팔린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공감했던 많은 독자들이 아쉬워했던 부분은 30대, 특히 여성 독자를 위한 조언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멘토가 간절한 서른에게’(김해련 지음, 초록나무 펴냄)는 김 교수가 “사표를 내고 훌쩍 떠나고 싶은 이들, 삶의 변화가 간절한 이들에게 훌륭한 터닝 포인트가 되리라고 믿는다.”며 추천하는 책이다. 저자 김해련씨는 인터넷 쇼핑몰 ‘패션플러스’, 캐주얼 브랜드 ‘스파이시칼라’ 등을 이끄는 패션업체 대표다. 22년간 사회생활을 한 그는 같이 일하는 300여명의 직원 가운데 누군가가 사표를 쓴다고 하면 불벼락을 치면서 언니처럼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로 유명하다. 책에는 20대에 눈을 반짝이며 입사했던 여성들이 30대, 40대가 되면서 하나둘씩 일을 포기하는 것을 지켜보며 때로 격려하고 때로 아픔을 나누었던 저자의 솔직한 심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여성 직장인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육아다. 임신 7개월의 여직원이 “사장님은 여유가 있으시지만, 제가 이모님(육아 및 가사도우미)에게 아이를 맡기고 일하려면 제 월급을 몽땅 이모님께 드려야 할 거예요.”라고 김 대표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저자는 “육아를 맡긴 시간 동안 쌓일 당신의 경력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육아비용과 맞바꿀 수 없을 만큼 지금 당신의 일은 그저 그런 일인가요?”라고 다시 질문을 던진다. 대리, 과장, 팀장으로 승진하는 30대 여성 직장인들은 육아뿐 아니라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치열한 경쟁구도, 외모 지상주의, 상사의 완벽주의 등 명쾌한 답이 없는 복잡다단한 문제에 부딪히면 ‘사표’란 극약 처방을 내린다. 저자는 “힘든 고비를 잘 견뎌내면 ‘건강한 자아’가 만들어진다.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며 먼저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관찰하라고 조언한다. 두루뭉술한 조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메일 왕따’에 시달리는 직원에게는 업무 전달 메일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등 좀 더 부드럽게 작성하라고 충고하고, 중간관리자에게는 진심이 담긴 소통, 구체적인 지적, 공정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문화마당] 여자란 무엇인가/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여자란 무엇인가/신동호 시인

    작은 소동이 있었다. 지난 추석 때였다. 아버지의 차례는 엉망이 되었고 가족 간의 갈등도 도드라졌다. 나는 그냥 여자들의 갱년기 증상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갈등으로부터 도망쳤지만 결국 내 안에 내재된 가부장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재작년에 아내는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그리움에 몸서리치는 일이 잦았으나 그럭저럭 잘 견뎌내는 것으로 보였다. 아내는 아이들과 직장이라는 일상의 분주함을 손에 놓을 처지도 못 되었고 본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성격이라 내면의 변화를 잘 읽어내지 못했다. 나는 바쁘다는 핑계로 장인어른의 기일도 잘 챙기지 못했다. 그게 미안하기도 했고 좀 애매한 연휴 일정을 생각해서 추석 앞에 장인의 성묘를 먼저 하게 되었다. 단순한 생각이었는데 문제가 커졌다. 사이 좋던 시누이와 올케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시작은 “왜 아버지 산소부터 가지 않니?”라는 것이었다. 아내도 지지 않았다. “그게 뭐 잘못됐나요?” 사실 누님이 화가 난 건 그 때문이 아니었다. 누님도 시댁에 가야 되는 처지라 자칫 하루 이틀 어머니가 혼자 계시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 탓이었다. 나는 “그것도 이해 못하냐?”고 어머니와 누님을 싸잡아 몰아붙였다. 갈등만 더 키워버렸다. 급기야 어머니는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고 선언하셨고, 아내는 중간에 집으로 가버렸다. 나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아들의 일이라면 대개 긍정해 주셨던 어머니나 자기 가족보다 동생집의 대소사를 먼저 챙겨준 누님의 태도에도 당황했지만 그보다 더 놀란 건 아내의 변화였다. “나, 이젠 참고 살지 않을래!”라니. 처음엔 왜 이러냐고 윽박질러 보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한층 강해진 저항이었다. 나는 여기서 도망쳤다. 그저 화만 내면서, 그들이 갱년기 우울증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말이다. 나의 반성은 여기서 비롯되었다. 고백하자면, 나는 여자들을 교묘하게 학대하며 살아왔다. 안 해봐서 못한다고 집안일은 뒷전이었다. 밖에서 큰일이라도 하는 모양으로 그럴싸한 폼을 잡고 가정 일을 등한시했다. 머릿속 가득히 빨래, 요리, 청소 등은 하찮은 일이라 개념지어 버렸다. 역사를 망쳐 갔던 거대한 서사만 손에 잡고 있어서 역사를 보듬었던 여자들의 서사를 보지 못했다. 아내의 일이 내 일보다 더 훌륭할 수 없고, 어머니의 가치관이 내 알량한 철학보다 더 옳을 수 없다는 이 오만을 어쩔까. 그걸 눈치챈 여자들에게 의학적 진단을 내리면서 나를 정당화하는 건 정말 심각한 가부장적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장인 산소에 성묘를 먼저 가자고 제안한 나의 내면엔 이 가부장을 감추고 싶은 비열함이 있었을지 모른다. 이것이 소동을 야기했다. 본질은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것에 있었다. 내가 여자를 남자의 하위개념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반드시 공동으로 나눠야 할 일들, 가령 육아나 가사·세금 납부 같은 일들을 일방적으로 여자들에게 떠넘겨 버린 건 아닌지, 분단 극복이나 개혁을 운운하면서 또 다른 억압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딸에겐 너그러우면서 아내에겐 윽박지르지 않았는지까지. 흔히 하는 말로, 평소에 잘했다면 생겨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나누고 인정하고 반성했다면 말이다. 우리 국가권력의 가부장도 그렇다. 무엇인가 베풀어 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때마다 부패의 치부를 드러냈다. 소설 ‘도가니’가 과도한 표현으로 국민감정을 격앙시켰다고? 한나라당 인권위의 이런 발언이야말로 정신병 치료가 필요하다. 국민 모두가 히스테리에 빠져 있다고 하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정당화할 판이다. 그들에게 국민은 하위개념일 뿐이다. 도올 선생의 명저 ‘여자란 무엇인가’에서 제목을 빌려 왔다. 선생은, 동등한 관계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맨(Man)의 저급하고 비본질적인 위치에 놓인 우먼(Woman)을 규정한 서구적 개념을 비판했다. 두 개념의 교합체로 이해되고 있는 우리의 인(人)을 다시 생각해 본다.
  • 박정자 영등포구의회 의장 “우수학교 육성 등 뒤처진 교육 강화”

    박정자 영등포구의회 의장 “우수학교 육성 등 뒤처진 교육 강화”

    “주민 중심의 의회상을 정립하겠습니다.” 영등포구의회 박정자 의장은 1일 “집행부와 의회는 주어진 역할은 다르지만 구민의 행복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알찬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서로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여성 구의원으로 아동, 육아, 교육, 여성 정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1990년부터 주변 초등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안전 봉사를 시작해 20년 넘도록 꾸준히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 의장은 “임기동안 구민의 생활과 직결된 복지, 교육, 환경 분야 등에 초점을 두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뒤처진 교육 경쟁력 강화에 구의회가 앞장서겠다.”며 “우수학교와 학생 육성, 장학금 확대를 통해 교육 으뜸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껏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의회도 집행부와 논의해 학교 주변 폐쇄회로(CC)TV 설치 확대, 어린이 안전존 증설, 학교지킴이 사업과 경비실 확충 등으로 어린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구에 여성전용 공간이 없다는 점을 안타까워하며 여성문화회관을 건립해 여성들의 취미생활과 교육, 취업, 육아정보 공유 등 여성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수준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여성의 육아부담을 덜어줘야 궁극적으로 여성의 활발한 사회참여와 출산율을 제고할 수 있다.”고 끝을 맺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협동조합도 세제·재정지원

    이르면 내년부터 자활공동체나 공동육아조합 등의 협동조합도 사회적기업처럼 세제와 재정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협동조합에 법인격을 부여하는 ‘협동조합기본법’의 국회 통과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가 사회적기업 사례를 바탕으로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키로 했기 때문이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청와대와 재정부 등 관련 부처들이 회의체를 구성해 협동조합 제도 운영 방안을 논의 중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툭하면 ‘잔소리 메모’ 법원 “남편과 이혼해라”

    툭하면 ‘잔소리 메모’ 법원 “남편과 이혼해라”

    전업주부인 아내에게 수시로 메모를 남겨 잔소리를 하고, 문자메시지로 살림살이를 지적한 남편의 행동은 이혼 사유가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남편이 음식, 청소, 빨래 등 살림살이 전반에 걸쳐 일일이 참견하자 참다못한 아내가 7년 만에 이혼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법원의 판단이었다. 1999년 결혼한 김모(46)씨와 박모(37·여)씨 부부는 신혼 때부터 방을 따로 썼다. 각종 시험을 준비하던 김씨가 2003년부터 과외 강사로 활동하면서 밤늦게 귀가해 새벽에 잠드는 생활이 반복됐다. 김씨는 새벽 늦게 잠자리에 들기 전 아내에게 ‘잔소리용’ 메모를 남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주름을 한 줄로 다려줄 것.” “네가 알아서 청소, 이불 털면 쓰지 않음.” “갑갑함, 제대로 똑부러지게 했으면.” “옷 있는 데 먼지 많음.” 등 살림살이에 대한 잔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음식 타박도 심했다. “김치 쉬겠다. 오전에 뭐한 건가.” “게탕 끓여놓고 갈 것.” “부추 약하게 양념.” “다음부터는 음식 빨갛게 하지 말고 하얗게 할 것.” “밥에 현미, 보리쌀 좀 더 넣을 것.” “나물·버섯 시들기 전에 요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간섭하지 않는 것이 없었다. “쓸데없이 말하는 것보다 쓰는 것이 나음.”이라는 메모를 남기는 등 실제로 부부 사이에 대화는 많지 않았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간섭도 적지 않았다. “바지, 세탁기 돌리지 말 것. 얼룩 먼지 많음. 쪽팔리게.” 등 가사와 육아에 대한 사항을 일일이 지시했고, 아내 박씨가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심하게 질타했다. 생활비에 대해서도 간섭했다. 모든 생활비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지불하라고 지시하고, 구입 내역이 남편 김씨의 휴대전화로 바로 전송되도록 했다. 신용카드 영수증에는 ▲잘 샀음 ▲할인받아 살 것 등의 평가를 기재해서 되돌려줬다. 신용카드 내역서에 5만 1502원이 나온 날에는 “줄일 것. 얼마나 번다고 나보다 더 나오나.”라고 적기도 했다. 반면 자신의 수입·저축·지출 내역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박씨는 자신이 식모나 노예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견디다 못 해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 박종택)는 아내 김씨가 남편 박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아내에게 위자료 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수시로 메모와 문자메시지로 지적을 해 아내를 늘 불안과 긴장 속에서 살게 했다.”면서 이혼의 책임이 남편에게 있다고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생활밀착형 이슈에 엄마·아빠가… 3세대 시민운동

    [시민단체 정치속으로] 생활밀착형 이슈에 엄마·아빠가… 3세대 시민운동

    1990년대 참여연대, 환경연합, 경실련 등 이른바 ‘시민단체 빅3’는 준정당적인 성격이 짙었다. 공명선거, 소액주주운동, 환경 파괴 등 모든 사안에 대해 관여했다. 때문에 대형 시민단체들에 대해 ‘시민운동 백화점’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의 참여도 떨어졌다. 또 참여연대와 경실련, 환경연합 등 수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단체들은 커다란 이슈에 조직적으로 대응했다. 그만큼 힘이 컸다. 그러나 회원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고민을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3세대 시민운동’이다. ‘3세대 시민운동’은 먹거리, 환경, 사교육 등 실제 시민들의 삶과 깊은 연관 관계를 맺은 사안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때문에 개별 단체의 회원 수도 적고 상근하는 활동가도 대형 시민단체에 비해 적다. 대신 회원 모두가 단체의 일을 나눠서 한다. 과거 모든 사안에 대해서 나서던 대형 시민단체들은 ‘나노화’된 시민단체들을 연결하는 커다란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성북·강북구 일대의 사교육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이 모여 만든 ‘즐거운 교육상상’ 회원은 고작 142명이다. 학부모 강좌를 열어 교육에 대한 고민과 실천 방법을 나누고 지역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지역도서관 활성화 운동을 펴고 있다. 상근자라고는 집행위원장 1명이다.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 엄마들의 모임인 ‘수수팥떡 아이사랑 모임’에서 현재 회비를 내는 정회원은 700여명이다. 하지만 상근자 수는 대표를 포함해 4명이다. 이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시민운동정보센터가 분석한 2003개 시민단체 중 100명 미만의 단체는 237곳(11.9%), 100명 이상 1000명 미만의 단체는 1043곳으로 전체의 52%를 차지했다. 회원이 1만명 이상인 단체는 전체의 10.5%에 불과했다. 상근자도 마찬가지다. 상근자 숫자가 파악되는 1056개 시민단체 중 상근자가 5명 미만인 곳은 949개로 89.8%에 달했다. 상근자가 50명이 넘는 대형 단체는 불과 2곳에 불과했다. ‘3세대 시민운동’은 생활 밀착형임과 동시에 사회적 이슈가 나오면 대형 시민단체들과 연대하고 있다. ‘수수팥떡’과 ‘즐거운 교육상상’도 마찬가지다. 육아와 사교육이라는 개별적 고민을 사회문제와 연결시켜 활동한다. ‘즐거운 교육상상’은 28일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구청이 진행하는 ‘자기주도 학습캠프’가 사교육업체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수수팥떡’도 광우병 논란 등 여성·육아 문제와 결부된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뜻 맞는 회원들끼리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수수팥떡’의 대표 최민희씨는 “거대담론만으로 시민들에게 오히려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닌지 늘 고민했다.”면서 “큰아이가 아토피 질환을 앓은 것을 계기로 엄마들이 걱정 없이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생활밀착형 운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민운동은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하고 있지만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 상근자들의 근무여건이다. 한 시민단체의 사무국장은 시민운동을 시작한 지 14년째지만 한달에 월급은 135만원이다. 보통 9시 30분에 출근해 저녁 8~9시까지 일한다. 공식적으로는 주 5일이지만 토요일에 행사가 많아 주말이라고 쉬지는 못한다. 그는 “사명감이 없다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동현·신진호·김소라기자 moses@seoul.co.kr
  • 육아휴직자 건보료 10% 추가 경감

    올 12월부터 육아휴직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10% 줄어든다. 보건복지부는 육아휴직자의 건보료 경감률을 현재의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보험료 경감 고시개정안을 다음 달 7일까지 행정 예고한다고 2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월 보수로 163만원을 받는 육아휴직자의 경우 지금까지는 본인 부담 보험료 4만 5960원의 절반인 2만 2980원을 냈지만 12월부터는 보험료가 10%(4596원) 더 줄어든다. 건보료의 절반인 4만 5960원을 부담하는 회사도 똑같이 보험료가 10% 줄어든다. 이번 경감 조치는 정부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후속대책의 하나로, 육아휴직자 본인과 해당 기업의 부담을 낮춰 육아 휴직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됐다. 복지부는 한 해 5만 4000명의 육아휴직자가 이 대책의 혜택을 보게 되고, 이로 인해 줄어드는 보험료는 연간 49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건보료 경감 혜택은 기업이 관할 건보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된다. 12월 이전에 육아휴직에 들어가 건보료 경감 혜택을 받는 가입자는 추가 신고 없이도 12월분 보험료부터 경감된다. 자세한 사항은 복지부 홈페이지(www.mw.go.kr) 법령자료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민단체 현실정치 시험대에 서다

    시민단체 현실정치 시험대에 서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보는 파격적이다. 이틀째 지하철로 출근했다.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업무보고를 받았다. 시민운동 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박 시장은 더 이상 시민운동 대표가 아니다. 박 시장의 행정 및 갈등조정 능력은 시민단체의 이름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넓게 말해 시민운동이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시민운동은 사회 발전에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면서 진화도 거듭하고 있다. 1980년대 형식적 민주주의가 갖춰지기 이전 민주화 운동을 위해 조직된 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진 시민단체가 ‘1세대 시민운동’이라면, 19 90년대 들어 참여연대·경실련·환경연합 등 준정당적인 성격을 가진 대규모 시민단체를 ‘2세대 시민운동 ’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운동은 정치적 성향을 띠면서도 서민들의 삶 영역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시민운동의 중심은 과거 수천, 수만명의 회원을 거느린 대형 시민단체가 아닌 지역과 생활, 취미 등 다양해진 관심사를 좇는 소규모 단체·모임으로 바뀌고 있다. 이른바 ‘3세대 시민운동’이다. 3세대 시민운동은 1·2세대 시민운동에 대한 비판을 자양분으로 성장했다. 지역밀착형이다. 1997년 3900여개던 시민단체는 2009년 2만 5886개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1000명 미만의 시민단체다. 시민운동정보센터가 분석한 2003개의 시민단체 가운데 회원 1000명 미만인 곳은 1280개로 전체의 63.9%를 차지했다. 과거 수천, 수만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단체와 달리 작고 회원 간의 관계가 긴밀하다. 지향하는 목표도 과거 민주화, 경제, 대기업의 비리 등에서 육아, 교육, 동물·환경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됐다.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현재 시민운동의 중심은 지역과 생활을 기반으로 한 작은 시민단체에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실 정치에 둔감하지도 않다. 오히려 작고 단단해진 만큼 시민들의 사회 전반에 대한 의식을 높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0·26’ 재·보선에서도 3세대 시민운동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하승수 소장은 “정당 정치에 신경 쓰지 않는 시민들도 생활·지역에 기반을 둔 시민단체에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작은 시민단체들은 지역에 기반을 둬 생활 밀착형이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활동을 하기 때문에 회원 간의 응집력이 높다.”면서 “선거에서도 서로 의사소통을 많이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박 시장에게 삶과 맞닿은 시정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행정력이 시민단체의 평가와 맞물려 있는 탓에 더 철저하게 감시와 견제에 나서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선거 졌지만 밑질 것 없다

    [‘시민 박원순’ 택했다] 나경원, 선거 졌지만 밑질 것 없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얼굴·48) 한나라당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밑질 게 없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선거전 초반에는 악재의 연속이었다. 오세훈 전 시장의 사퇴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원죄 의식’을 갖고 출발한 데다, ‘정권 심판론’에 나 후보 대변인의 ‘음주 방송’ 파문 등이 잇따르면서 필패론이 고개를 들었다.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나 후보는 TV토론 등에서 보여준 인물 경쟁력을 바탕으로 역전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안철수라는 바람과 범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구도 싸움에 밀리고 말았다. 그럼에도 나 후보의 높은 대중적 인기는 재확인됐다. 앞으로도 중요한 ‘정치 밑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가 힘을 합쳐 지원했던 만큼 풍부한 인적 자산을 마련한 것이다. 이를 통해 차차기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콘텐츠가 부족하다.”, “인기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떨쳐내는 것이 나 후보에게 주어진 숙제다. 나 후보는 자서전에서 자신의 인생을 “졸음이 오는 잔잔한 영화”에 빗댔다. 대신 “영화를 찍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세상을 향한 ‘과시의 날갯짓’ 뒤에 쉴 새 없는 ‘백조의 발길질’을 했다는 것이다. 나 후보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로 꼽힌다. 유약해 보이는 이유는 눈물 탓이다. 지난 7·4 전당대회 당시 눈물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정치적 고비에서 훌륭한 무기로 썼다. 그러나 임신 상태에서 사법연수원을 다녔고, 힘들게 얻은 딸이 장애(다운증후군)를 딛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원조 슈퍼맘’ 역할도 했다. 18대 총선 당시 서울 강남권 대신 중구에서 출마하는 승부수를 던지는 등 결단력도 갖췄다. 올 들어 당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으로 ‘상향식 공천 개혁’을 주도하는 등 추진력도 인정받는다. 나 후보는 10년을 주기로 변신을 거듭해 왔다. 1982년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으며, 10년 뒤인 1992년에는 3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시쳇말로 ‘엄친딸’이자 ‘공신’(공부의 신)이었다. 또다시 10년 후인 2002년 9월에는 법복을 벗고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여성특보로 정치권에 발을 내디뎠다. 급기야 정치 입문 10년 만에 당내 유일한 서울시장 카드로 떠오른 ‘모범 정치인’이 됐다. 나 후보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탄탄대로를 달리느냐 가시밭길로 접어드냐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안면도관광지 친환경 개발로 수정

    국제 수준의 해양관광지 건설을 목표로 추진 중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관광지 개발계획이 ‘6성급’ 최고급 호텔과 일본풍의 ‘해수온천장’ 등의 친환경 고급 휴양지 조성으로 수정된다. 이전에는 골프장, 수상스포츠 중심의 ‘유럽 지중해식’ 개발계획이었다. 충남도는 26일 안면도관광지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인터퍼시픽컨소시엄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안면도관광지 개발 종합계획’을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2013년 착공해 2020년 완공할 계획이다. 숙박·문화시설을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으로 꾸미는 도시계획운동인 ‘뉴 어바니즘’(New Urbanism)이 핵심 콘셉트. 미국 뉴욕 ‘햄턴’과 플로리다 ‘시사이드와 윈저’, 이집트 ‘엘구나’처럼 환경적이면서 고급스러운 휴양지 조성이 목표다. 최고급 호텔과 해수온천장을 건설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터퍼시픽컨소시엄 관계자는 “관광의 흐름이 인위적으로 대규모 시설을 지어 놓고 놀고 즐기는 쪽에서 한적한 휴양지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건강을 챙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안면도관광지 개발 콘셉트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인터퍼시픽 측은 또 병원과 승마·수영·영어 등을 가르치는 교육아카데미, 미술관, 승마장, 기업연수마을, 테마파크 등 기존 국내 휴양지와 차별화된 시설도 조성한다. 보행자가 중심이 되는 보행로와 공원, 목장 등 전원풍의 소도시도 이곳에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가족 단위로 찾아 쉴 수 있도록 가족호텔, 콘도미니엄, 오토캠핑장을 만들고 해양수족관 등 볼거리도 들어선다. 친환경 휴양지답게 생태꽃테마파크, 염전에코테마파크 등이 조성된다. 건물도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저층 단독형에 건폐율이 10%로 제한된다. 모래가 바다쪽으로 밀려나는 바람에 백사장과 해변 생태가 망가진 꽃지해수욕장의 옹벽 등 인공구조물을 철거해 원래 자연환경으로 되돌리고, 이른바 ‘안면송’으로 유명한 소나무숲과 구릉을 최대한 살리는 것도 이 수정 개발계획의 핵심이다.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고, 기존 계획에 있던 골프장과 노인휴양시설 등 일부는 그대로 추진된다. 인터퍼시픽은 조만간 안면도에서 이같은 개발계획에 대해 주민설명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10월까지 마스터플랜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이번 수정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박원규 동작구의장 “일자리 창출하고 주거환경 개선할 것”

    박원규 동작구의장 “일자리 창출하고 주거환경 개선할 것”

    “숨어서 묵묵히 향기를 풍기는 들꽃 같은 사람이 많아지면 세상도 그만큼 향기로워집니다.” 박원규 서울 동작구의회 의장은 자신의 의정철학을 25일 이같이 밝혔다. 박 의장은 정파를 달리하는 구의원들과의 신뢰와 화합을 통해 주민 중심의 지역 생활정치 추구를 의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구의회는 민주당 8명, 한나라당 8명으로 구성되어 있어 박 의장으로서는 적잖은 고충을 겪는다. 그러나 그는 “큰 상처를 입은 조개가 더욱 크고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내듯 구민의 행복과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에서 다소의 입장차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를 조율하고 때론 스스로 양보해 궁극적으로 구민을 위한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소임을 다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지난 1년간의 의정 활동에 대해 “전문성을 갖춘 초선 의원과 경륜을 갖춘 중진 의원들이 조화를 이룬 한 해였다.”고 자평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신뢰·화합·소통의 지역 생활정치를 구현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웃을 수 있는 육아공간 확보, 노인들을 위한 쾌적한 공간 조성 및 일자리 창출,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던 재건축·재개발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거환경 개선 등 구민들이 생활 속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의회를 이끌겠다는 것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알짜 육아정보의 갈증 풀어드립니다

    알짜 육아정보의 갈증 풀어드립니다

    케이블채널 자체 제작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흔한 형식이 육아 정보 프로그램이다. 관건은 육아 정보의 홍수 속에 알짜배기 소식을 누가 더 빨리,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모아질 터. ‘어린이 전문 채널’ 재능TV가 ‘슈퍼맘’ 최은경(38)을 내세운 ‘e-키즈 매거진: 맘(Mom)대로 키워라’를 21일 첫 방송한다. 유치원 혹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 엄마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오전 9시에 방송된다. 하동근 재능TV 사장은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국내 최초의 트렌드 육아프로그램이란 의미가 있다. 재능교육에서 발간하고 있는 월간지 ‘Mom대로 키워라’와 연동된 콘텐츠로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은 결혼 13년차 주부이자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은경이 맡았다. 최은경은 “초딩 엄마들은 늘 육아 정보에 목말라 있다. ‘그 집은 어디(유치원) 보내?’란 질문을 입에 달고 사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편안하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교육만큼 트렌드가 휙휙 바뀌는 분야도 드물다. 교육은 물론 먹을거리와 패션까지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세 딸의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규훈 PD는 “육아 정보의 무한홍수 시대에 좋은 정보의 취사선택에 대한 부모들의 니즈(욕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프로그램은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지닌 유치원들을 찾아가는 ‘명품유치원 탐방기’와 엄마들의 교육법을 소개하는 ‘에듀케이션’, 유해음식 분별법과 비만, 아토피 등 각종 질병 예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헬스 앤드 푸드’, 여행과 체험활동 문화정보를 제공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구성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있는 집 아이들을 위한 모든 것

     케이블채널 자체 제작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흔한 형식이 육아 정보 프로그램이다. 관건은 육아 정보의 홍수 속에 알짜배기 소식을 누가 더 빨리, 정확하게 전달하느냐에 모아질 터.  ‘어린이 전문 채널’ 재능TV가 ‘슈퍼맘’ 최은경(38)을 내세운 ‘e-키즈 매거진: 맘(Mom)대로 키워라’를 21일 첫 방송한다. 유치원 혹은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 엄마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다. 매주 금요일 오전 9시에 방송된다.  하동근 재능TV 사장은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국내 최초의 트렌드 육아프로그램이란 의미가 있다. 재능교육에서 발간하고 있는 월간지 ‘Mom대로 키워라’와 연동된 콘텐츠로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은 결혼 13년차 주부이자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최은경이 맡았다. 최은경은 “초딩 엄마들은 늘 육아 정보에 목말라 있다. ‘그 집은 어디(유치원) 보내?’란 질문을 입에 달고 사는데 앞으로는 집에서 편안하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 교육만큼 트렌드가 휙휙 바뀌는 분야도 드물다. 교육은 물론 먹을거리와 패션까지 포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는 프로그램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세 딸의 아버지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규훈 PD는 “육아 정보의 무한홍수 시대에 좋은 정보의 취사선택에 대한 부모들의 니즈(욕구)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고 프로그램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최은경을 진행자로 낙점한 것에 대해서는 “여덟 살 아이를 둔 엄마라는 점에 가장 먼저 주목했다. 대한민국 대표 아줌마 아니겠나.”라며 웃었다.  프로그램은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지닌 유치원들을 찾아가는 ‘명품유치원 탐방기’와 엄마들의 교육법을 소개하는 ‘에듀케이션’, 유해음식 분별법과 비만, 아토피 등 각종 질병 예방법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헬스 앤드 푸드’, 여행과 체험활동 문화정보를 제공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구성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단신]  디즈니채널 사상 최고 시청률을 올린 영화 ‘하이스쿨 뮤지컬’이 디즈니채널에서 21일 오후 8시(22일 오후 3시 재방송)에 방영된다. 고교 농구부 주장 트로이와 과학 천재 가브리엘라는 송년 파티에서 우연히 무대에 올라 듀엣으로 노래를 부른다. 자신도 모르던 음악적 재능을 깨닫고, 둘은 아쉬움을 남긴 채 헤어진다. 1주일 뒤 트로이가 다니는 학교로 전학을 온 가브리엘라가 함께 교내 뮤지컬 오디션을 보면서 학교는 소동에 휩싸인다.  
  • 치솟는 육아 물가 커지는 엄마 한숨

    치솟는 육아 물가 커지는 엄마 한숨

    “기저귀값하고 분유값만 잡는다고 육아물가가 해결되는 건 아니죠.”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에 사는 이모(31)씨는 아기를 낳고 나서 통장에 마이너스만 늘어난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이씨는 “아이들 예방접종비와 보육비 등이 많이 올라 생활이 상당히 쪼들리는 형편”이라며 “내년 1월까지 낸 육아휴직을 다 쓰지 않고 조만간 직장에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아기를 친정에 맡길 작정이다. 물가 급등으로 아기 엄마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정책으로 기저귀와 분유값 등은 올초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다른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하루 8시간에 4만 5000원 정도이던 베이비시터 비용은 최근 5만 5000원으로 올랐다. 지난해 2만 5000원이던 A사의 젖병도 20%가량 인상됐다. 경기 광명에 사는 유모(33)씨는 “아이에게 좋은 것을 해주고 싶다는 욕심을 부리다 보면 적자 가계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수입품의 경우 환율 탓인지 인상폭이 훨씬 크다. 예방접종 비용도 만만찮다. 법정 접종 외에 추가접종을 2개월, 4개월, 6개월에 세 가지를 맞히는데 한 번에 40만원 정도가 든다. 두 자녀를 둔 주부 강모(32)씨는 “첫째 아이를 맞혔을 때는 100만원 정도 들었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맞히는 데는 130만~140만원이 들 것 같다.”면서 “병원에서 백신이 새로 나와서 가격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하는데 뭐가 달라진 것인지는 정말 모르겠다.”고 흥분했다. 서울의 한 소아과 의사는 “비슷비슷한 백신인 것은 맞다.”면서 “그러나 약 자체가 달라진 것이라서 약값이 올랐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백신이 다르다고 하지만 결국 접종비용 부담은 커진 것이다. 유아들의 학원비도 눈에 띄게 뛰었다. 유아 신체발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교육업체의 한 학기(12주, 주1회) 수업료는 33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가 인상된 값이다.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둘째 아이는 첫째 아이 키울 때보다 돈이 20% 이상 드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눈에 보이는 분유값 잡기뿐만 아니라 보육, 교육, 의료 등에서도 복지를 확대해 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강호동, 두문불출한채 육아에만 전념 중”

    “강호동, 두문불출한채 육아에만 전념 중”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했던 강호동이 칩거하며 육아에만 전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의 지인은 최근 “강호동은 서울 압구정동의 자택에서 아들과 놀며 거의 집안에만 있다. 아직까진 외출하기 어려워 한다.”고 밝혔다.  강호동의 아버지는 추석 이후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탈세) 때문에 강호동이 추석에도 집(마산)에 내려오지 못했다. 허전함이 컸다.”고 밝힌 바 있다.  네티즌들은 “죽을 죄를 진 사람도 아닌데 죄인마냥 저래서야 되겠나.” “기운 넘치는 강호동인데 내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자숙하는 건 좋은데 칩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용기내세요, 휴식 취한다고 생각하시고” 등의 응원도 보냈다.  한편 강호동이 진행하던 SBS ‘강심장’은 이승기가 단독 진행했고, SBS ‘스타킹’도 붐과 이특이 맡았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강호동이 빠지고 나머지 5인 체제로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국 엄마들, 자율성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 배워야”

    “한국 엄마들, 자율성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 배워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선도적인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과거의 아시아식 방식으로는 안 된다.” 13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에 특별 연사로 나선 에이미 추아 미 예일대 법대 교수는 “이제 한국 엄마들은 서양식 교육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반항하는 둘째 딸 보며 교육법 바꿔” 중국계 2세인 추아 교수는 베스트셀러 ‘제국의 미래’를 통해 이름을 날린 국제관계학자이자 미래학자다. 올 초 자신의 육아경험을 바탕으로 ‘엄격’한 아시아식 교육법과 ‘자율적’인 서구식 교육법을 비교한 ‘호랑이 엄마(타이거 맘)의 군가’를 출간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추아 교수는 “타이거맘은 결코 아시아식 교육법이 서구에 비해 우월하다는 주장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두 딸을 키우면서 아시아식 교육법의 장단점을 알아가게 되는 내 경험에 대한 에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큰딸 소피아는 모든 것을 내가 시키는대로 해 좋은 대학에 들어갔지만, 둘째 딸 룰루는 어려서부터 강압적인 교육에 대해 끊임없이 반항했다.”면서 “결국 2년 전 난 딸이 나를 미워한다는 것을 깨닫고, 딸을 잃지 않기 위해 내 교육법을 바꿔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둘째 딸이) 하기 싫어하는 바이올린 대신 원하는 테니스를 하도록 했고,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거나 놀러가는 것도 허용했더니 관계가 나아지더라.”면서 “이는 같은 교육법이 모든 사람에게 균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닫게 했다.”고 덧붙였다. 추아 교수는 자신의 교육법이 한국 엄마들의 표본이 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국 엄마들은 이미 충분히 엄격한 교육을 하고 있는 만큼 창의성이나 자율성, 선택권을 강조하는 서구식 교육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나를 찾아온 한국 제자들 상당수는 디자이너, 화가, 예술가를 하고 싶었는데 부모들이 법대에 보냈다며 답답함을 호소하곤 했다.”면서 “이런 일 때문에 부모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창의성·행복을 중요시해야” 특히 그는 자녀들의 ‘창의성’과 ‘행복’을 중요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 학생들은 머리는 좋지만 스스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줄 모른다.”는 그는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질 수 있는 가정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을 위해서 모든 걸 희생하는 부모에게 아이들은 행복해지는 법을 결코 배울 수 없다.”고 조언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씨줄날줄] 출산 가산점제/구본영 논설위원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어버이날 자주 듣는 ‘어머니 마음’의 첫 소절이다. 남성인 필자로선 체감은 할 수 없지만, 여성들이 겪는 출산의 고통을 감지하게 한다. 그러나 아이를 낳는 산고는 남성들의 상상 이상인 것 같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제왕절개 분만이 성행하고 있음이 이를 말한다. 제왕절개술(Cesarean section)의 어원은 로마의 지배자 카이사르(Cesar)가 어머니의 배를 갈라 꺼내진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동양에서 제왕절개(帝王切開)로 번역되는 것도 카이사르라는 이름이 제왕이란 보통명사와 혼용된 탓이다. 이는 확인이 어려운 가설이지만, 당초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위험할 때 행해졌던 제왕절개가 점차 출산의 고통을 줄이는 방편으로 활용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자연분만 때의 고통이 오죽했으면 칼로 배와 자궁을 가르는 방식을 택하게 됐을까 싶다. 18세기 경제학자 맬서스는 산술급수적 식량 증산에 비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인류가 큰 재앙을 맞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그의 예언은 적어도 중진국 이상의 나라에서는 빗나갔다. 인구과잉이 아니라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란 점에서다. 우리나라에서도 ‘딸·아들 구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던 산아제한 구호가 전설인 양 기억 속에 아련하다. 물론 이러한 출산 기피 풍조가 단지 육체적 고통을 회피하려는 심리 때문만은 아닐 게다. 그보다는 육아나 자녀 교육 등에 들어갈 엄청난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출산을 꺼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울시장 보선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그제 ‘출산 가산점제’란 이색 공약을 내걸었다. “군 복무 가산점을 도입하는 대신 여성들에게도 출산 가산점을 줘야 한다.”는 요지였다.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취업 시험이나 직장 생활에서 받는 불이익을 보전해 주자는 발상이다. 그 취지는 이해되지만, 실제 정책으로 집행하려면 걸림돌도 적지 않을지 모르겠다. 군 가산점제도 형평성 논란으로 위헌 시비까지 낳았던 전례가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살을 저미는 듯한 산고와 기나긴 육아의 고통을 겪는 여성들이 어디 서울에만 있겠는가. 보선이 아니라 총선이나 대선에서 전 국민의 판단을 구해야 할 사안일 것이다. 하지만 조생종 공약이라 하더라도 당장 공론화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인구 노령화와 저출산 현상이 겹치면서 빚어질 가공할 사태를 상상해 보라. 저출산으로 인한 성장 잠재력의 지속적 약화는 우리 공동체 붕괴의 전주곡이나 다름 없을 것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복지천국’ 스웨덴식 보편적 복지국가 핵심은

    복지정책의 쟁점은 수혜자가 아니라 부담자다. 결혼, 출산, 육아, 교육, 실업 등 삶에서 누구나 부딪히게 될 위험에 국가적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자는 데 뭐라 할 사람은 없다. 해서 반대론자들은 늘 부담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한다. 복지논쟁이 불붙으면서 이 부분도 비교적 상세히 거론되기 시작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최근 내놓은 ‘역동적 복지국가의 길’(도서출판 밈 펴냄)에서 주목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이 복지국가를 좌파적 이념이 아니라 새로운 자본주의로 본다는 점이다. 좌파가 아니라는 점은 보편적 복지가 결국 자본가들에게도 이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결혼, 육아, 실업 등에 대한 노동자들의 부담이 적어야 임금인상 압박이 줄고, 구조조정이 용이해진다. 역사적으로도 복지국가론은 우파보다 좌파들의 공격 대상이었다. 무크지 창간 형식이다. 2, 3, 4권을 내면서 지속적으로 ‘계몽’하겠다는 의미다. 또 한 가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라는 단체 자체가 야권과 깊은 연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민주당이 내건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다는 점이다. 정치인에게 증세 주장이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다. 그래서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들의 목표는 정치권 비판 그 자체라기보다, 증세 주장의 토양을 마련해주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13편의 논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글은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의 글 ‘복지국가의 조세재정-역사에서 배운다’이다. 국민대 교수를 지낸 정 위원은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교수와 함께 베스트셀러 ‘쾌도난마 한국경제’를 쓰기도 했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라고 하면 흔히 부유세를 떠올린다. 고소득층에게 고도의 누진적 과세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정 위원은 한국적 상황에서 참고할 점은 있으나, 문제가 있는 방식이라고 본다. ‘복지의 전범’으로 꼽히는 스웨덴 사례를 예로 든다. 1930년대 사민당 집권기에 가장 먼저 추진된 정책 가운데 하나가 법인세 인하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권의 법인세 인하를 비판하는 사람들로서는 다소 뜻밖이다. 아울러 재분배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부가가치세율이 한국은 10%, 스웨덴은 25%다. 그런데 스웨덴은 복지천국이다. 정 위원이 보기에 부유층에게 고액의 소득세를 매기는 행태는 정치적 불안정의 결과다. 실제 미국과 영국은 1929년 대공황 이후 개인소득세 최고세율을 80~90%대까지 높였다. 가장 손쉬운 방법이 부자를 쥐어짜는 것이어서다. 대공황과 세계대전 와중이라 반대할 명분도 없다. 반면, 스웨덴은 최고세율이 47%를 넘지 않았다. 그럼에도 미국·영국의 조세 수입 가운데 소득세와 법인세 비중은 40%에 그친 반면, 스웨덴은 1940년대부터 50%를 넘어섰다. 정 위원이 분석해 보니 미국, 영국은 급하게 세율을 올리는 데 따른 정치적 저항을 무마하기 위해 각종 공제제도와 감면제도를 마련했다. 명목상 최고세율은 치솟는데 조세 수입은 크게 늘지 않은 이유다. 반면 스웨덴은 세율을 높이지 않되 예외가 되는 구멍을 막았다. 예나 지금이나 인구의 대다수는 고소득층이 아니라 중·저소득층이다. 조금 적더라도 더 넓게 걷다 보니 더 많은 조세가 가능했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등장한 고도의 누진적 과세는 정치적 변동에 따라 언제든 급격히 사라진다. 최고세율을 79%에서 33%로 대폭 깎아내린 미국 레이건 정권이 대표적 예다. 정 위원은 이런 비교작업을 통해 복지국가는 재분배에 역진적이라는 소비세 비중이 오히려 높고, 복지에 후진적인 나라들은 개인소득세와 법인세에 크게 의존한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보편적 복지란 부자가 가진 것을 뺏어와 나눠 갖는 개념이 아니라, 낸 것을 다시 되돌려받는 개념이라고 말한다. 물론 소득에 따라 부담하는 세금의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는 좀 더 부드러워야 하고, 대신 감면·공제제도는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은 “이렇게 해야 왜 내가 낸 돈으로 남들이 이득을 보느냐는 정치적 불만을 제압할 수 있고, 이는 복지정책 자체의 제도적 안정성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보편적 복지를 위해서는 보편적 증세가, 다시 말해 “돈 많은 너희들이 세금 다 내라.”가 아니라 “돈 없는 나도 버는 만큼 세금을 내겠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직사회 저출산 해법 간담회… 조직문화 개선 의견 봇물

    군생활한 지 10년이 훨씬 넘은 영관급 여성 장교가 갑자기 눈물을 터트렸다. 초등학생인 아이 걱정에 잠시 계급장도 잊었다. 10일 오전 10시,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공직 내 저출산 대비 간담회’에서다. 아들이 때때로 충동적이고 산만한 행동을 하는 게 평소 가정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자신의 무심함 때문인 것처럼 느껴졌다.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출산휴가. 하지만 이런 ‘호사로움’은, 휴가도 반납하고 일하는 동료들 앞에서, 또 맡은 보직 차이에 따라 진급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언급하기조차 어렵다. “보이지 않는 인사상 불이익이 없어져야,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어요.” 이날 간담회 참석 공무원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에는 군인·소방관·경찰관을 포함해 현재 자녀를 키우는 19명의 남녀 공무원들이 참석, 육아휴직·출산휴가 제도 등 공직사회 저출산 관련 제도에 관한 의견을 제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미혼 공무원의 비율은 2003년 16%에서 2008년 19%로 늘어났고, 기혼 공무원 가운데 자녀가 한 명뿐인 공무원도 2003년 18.3%에서 2008년 19.6%로 1.3% 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자녀가 세 명 이상인 공무원 비율은 2003년 16.3%에서 2008년 14%로 2.3% 포인트 줄었다. 3명의 자녀를 둔 강명희(43·여·식품의약품안전청) 보건연구관은 이날 “단순히 인센티브를 주는 것에서 나아가 조직문화가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를 써도 아무런 불이익이 없다고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이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자녀를 한 명 둔 차은진(31·여·중앙소방학교) 소방교도 “첫째를 갖고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승진 때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보고, 둘째 갖기를 아예 포기하는 예도 많다.”면서 “기관 평가 등에서 육아휴직 실시 여부를 평가에 반영해야 공직에서의 유아휴직에 대한 인식이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들도 육아를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인정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13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쓴 경험이 있는 강준(35·보건복지부) 사무관은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 ‘여성친화’에서 ‘가족친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사무관은 “근무편의 제공 등 여성에 대한 배려를 육아를 맡은 남성 공무원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명의 자녀를 둬 전체 공무원 가운데 가장 많은 자녀를 부양 중인 것으로 조사된 윤선억(54·서울 강서구청) 주무관은 다자녀 공무원을 어렵게 하는 학자금 대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학자금 대출이 퇴직금의 50% 이상이 되면 연대보증인을 세워야 하는 현행 제도는 다자녀 가정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 명의 자녀가 모두 미취학 아동인 노지연(34·여·서울 성동경찰서) 경장은 “권역별로 어린이집 등을 확충해 보육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하급기관 공무원들도 마음 놓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김동극 행안부 인사정책관은 “간담회 의견을 적극 정책에 반영하고 보다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인사모니터링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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