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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족친화 기업 특집] CJ그룹, 출산 후 만 1년동안 출퇴근 자유롭게

    [가족친화 기업 특집] CJ그룹, 출산 후 만 1년동안 출퇴근 자유롭게

    CJ그룹은 임직원들이 일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CJ는 직장 내 보육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CJ 직장 어린이집인 ‘CJ키즈빌’은 서울 중구 쌍림동 CJ제일제당센터와 마포구 상암동 CJ E&M센터 인근 두 곳에 마련돼 있다. 식품산업을 선도해 온 기업답게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더불어 여성 직원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 등 생애주기별 프로그램도 지원하고 있다. 임신 초기부터 출산 이후 만 1년까지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모성보호 플렉서블 타임’(Flexible Time) 제도가 있다. 또 난임 부부를 위해 시술 비용을 지원해 주고 유산 시 휴가를 보장해 주는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CJ그룹은 임직원들이 가정생활과 일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앞서 2012년에는 ‘금연·절주·운동·겸허·품격·글로벌·트렌드·문화생활·리프레시’ 등 모두 9개 항목으로 구성된 ‘문화기업 CJ人 Lifestyle’(시제이인 라이프스타일) 제도를 발표했다.
  • [독박(讀博) 육아일기] (10) 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10) 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피곤에 찌든 얼굴, 앞머리가 숭숭 빠져 휑한 이마,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헝클어진 머리. 목이 다 늘어난 면티셔츠와 무릎이 툭 튀어나온 파자마. 쳐진 가슴과 뱃살, 그 밖의 곳곳에 삐져나온 살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지금도 낯설다. 애초에 외모에 별 자신감이 없었지만 그래도 아가씨 땐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육아가 경험해 보지 않고는 상상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라는 걸 내 얼굴과 몸도 말해주는 듯 하다. 한숨을 쉬고 다시 거울을 본다. 초라한 몰골이지만 왠지 좋아보일 때가 있어 흠칫 놀란다. 육아는 정말 힘들다. 가끔씩 어디론가 혼자 숨어버리고만 싶었다. 그럴 거면 왜 애를 낳아서 키우느냐고? 나를 움직이는 힘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짜증과 우울, 부담감, 두려움, 불안, 피로 등 온갖 감정에 시달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을 금방 추스르게 되는 ‘무언가’가 있다. 비록 내 몸은 1년 만에 폭삭 망가져 버렸지만, 아이를 키우는 지금이 내 인생 통틀어 가장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라고 믿게 된다. 바로 아이가 나에게 주는 선물들 덕분이다. ●아기와 만난 순간, 사랑에 빠졌다 사랑에 빠져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할 지라도 행복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게 된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진다. 또 사랑에 빠진 사람의 얼굴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아기가 찾아오면서부터 나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사랑에 푹 빠져버렸다. 출산한 지 닷새쯤 됐을 때 처음 알게 됐다. 물론 아기를 뱃 속에 품고 있을 때에도 꿀렁꿀렁 움직이는 느낌에 엄청난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것과는 조금 달랐다. 조리원 식사 시간에 흑미밥이 나왔다. 쌀밥 사이사이 까만 쌀이 박혀 있었는데 가운데에 있던 쌀알 두 개와 눈이 마주쳤다. 방금 전까지 안고 있었던 내 아기의 까만 눈동자 같았다. 권정생 선생의 동화 ‘강아지 똥’처럼 눈만 새까만 아기 얼굴 같았다. 밥그릇을 한참 동안 빤히 들여다 봤다. 내가 엄마가 됐음을, 아기를 사랑하게 됐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직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신생아의 얼굴은 나를 초조하게 했다. 나를 언제 바라봐 줄까, 내가 엄마인 걸 알고는 있을까, 내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을까, 나를 사랑하게 될까. 사춘기 시절 짝사랑은 비교도 안 되게 조급했다. 육아 카페에 ‘신생아 눈맞춤’을 수없이 검색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려고 살이 갈라지고 피가 나는 고통을 참았다. ‘악’ 소리가 났지만 젖을 물고서 나를 바라보는 아기의 눈동자에 아픔이 사라져 버렸다. 오물오물하는 입을 보며 ‘내 새끼’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입에 붙었다. 왜 남에게 욕을 할 때 ‘새끼’라는 단어를 쓰게 됐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유식을 처음 먹이던 날, 고작 쌀을 갈아 물에 끓여주는 미음이었지만 그토록 땀을 흘리며 간절한 마음으로 요리를 한 적은 없었다. 첫 숟가락을 입에 넣어줄 때, 그 어떤 시험을 치를 때보다 긴장됐다. 내가 지은 밥을 먹으려고 새끼새처럼 입을 벌리는 모습을 보면 내 모든 걸 다 내어주고 싶도록 예쁘다. 단지 밥 한 숟가락인데 나의 전부를 받아주는 듯한 뿌듯함마저 든다. 아기가 웃기 시작하면서부터 구애는 더 활발해졌다. 어떻게 하면 한 번이라도 더 웃을까, 간지럽혀도 보고 노래하고 춤도 춰보고, 수시로 장난감도 쥐어줬다. 주말 나들이로 공원에 갔을 때 매점에서 바람개비가 달린 풍선을 샀다. 초등학생 때 소풍에 가서도 “쓸 데 없다”며 밥주걱 같은 기념품 하나 사지 않았던 나다. 바람개비 한번 보여주려고 4000원짜리 작은 풍선을 사서 아기에게 가는 길이 연인에게 이벤트를 해주러 가는 것 마냥 설렜다. 엄마들이 요괴워치나 터닝메카드 등 품절된 장난감을 구하기 위해 전국을 수소문하는 장면이 더 이상 극성스러워 보이지가 않는다. 내 아기가 더즐거워 한다면 뽀로로 장난감을 종류별로 사다 놓고 싶은 욕심이다. 아기가 처음 뒤집고, 기고 서고 걷는, 모든 발달과정에서 주는 신비로움은 인간이란 존재 자체를 경이롭게 보도록 만들었다. 누가 보여준 것도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어쩜 시기에 맞춰 정확히 움직이는지. 대학 시절 책으로 배웠던 인간의 발달과정, 아기의 행동 특성들이 정확히 재현되고 있어 놀랍다. 모든 아이들이 사랑스러워 보이고 소중하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우리를 키워낸 엄마들 모두가 존경스럽기만 하다. 요즘은 아기가 말을 하기 시작해 진짜 연애를 하는 기분이다. “엄마” “아빠”를 불러주고 “사랑해”라는 말에 목을 꽉 잡고 있는 힘껏 끌어안아준다. 검지 손가락으로 자기 볼을 꾸욱 누르며 “이쁜 짓”을 하기도 하고 “빠~” 소리를 내며 뽀뽀도 해준다.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감격스럽다. 아기가 조금만 천천히 자라주면 좋겠다. 이 행복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말이다. ●”아기 웃음, 엄마에게는 ‘자연 마약’과 같아” 가끔은 ‘조울증에 걸린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행복함을 주체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도대체 극도로 힘들다고 느끼면서 나는 왜 행복한 것인가 궁금했다. 다행히(?) 엄마(주 양육자)와 아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행복감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베일러 의과대학 인간 신경영상 연구실은 지난 2008년 자신이 낳은 아기가 웃는 모습을 본 여성에게서 뇌의 도파민계 보상중추가 자극되는 현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생후 5~10개월 된 첫 아기를 가진 여성 28명에게 아기의 웃는 얼굴 사진을 보여주고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로 뇌를 관찰한 결과, 쾌락과 행복에 관련된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도파민과 연관이 있는 부위가 활성화됐다고 한다. 주로 마약 중독 관련 실험에서 활성화되는 부위들이란다. 그러나 ‘내 아기’가 아닌 다른 아기의 웃는 얼굴 사진은 그 보다 반응하는 정도가 적었다는 결과다. 비슷한 맥락으로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루시 브라운 교수 연구팀은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을 보여주는 방식의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강렬하고 정열적인 사랑은 마약을 복용했을 때와 동일한 뇌 영역에서 반응이 일어난다”고 밝혀낸 바 있다. 아이의 웃음을 ‘마약’이라는 단어와 빗대려니 적절하진 않아 보이지만 그만큼 엄마에게 깊은 행복과 큰 기쁨을 주는 건 분명한 것 같다. 정신과 전문의로 ‘엄마만 느끼는 육아감정’의 저자인 정우열 원장은 “아이와의 친밀감과 유대감으로 인해 엄마도 유아기적 의존 욕구가 충족되면서 서로 더 끈끈해지고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기가 온전히 엄마에게만 의지하는 것과 동시에 엄마도 아기에게 의지를 하며 서로의 의존 욕구를 충족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 아기를 통해 엄마의 인정욕구가 채워지는 측면도 있다고 한다. 엄마들이 아이의 웃음을 통해 얻는 행복함이 에너지를 유발하게 되고 계속해서 그것을 갈망하는 일종의 ‘중독’ 효과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그렇게 잠을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으면서도 요즘 신생아를 보면 왜 그렇게 예쁜지. 우울해서 견딜 수 없다고 난리를 치던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육아는 정말 행복한 경험이야”라고 말하고 있는 나다. 출산을 할 때 몸이 두 동강 나는 듯한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아기가 태어나는 그 순간 고통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걸까. 이래서 엄마들이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둘째, 셋째를 계속 낳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사랑에 취해 사는 시간들이 조금 더 오래도록 지속되기만을 바란다. 또 한 편으로는, 이기적이고 철 없던 내가 아이를 키우며 한 단계씩 성숙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가끔 친구들에게 농담을 섞어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고 싶거나 인내심을 기르고 싶다면, 한 마디로 ‘도(道)’를 닦고 싶으면 아이를 낳아라”고 말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거의 득도(得道)의 경지에 오르겠다는 생각이다. 우울함에 빠졌을 때 하루종일 앉아 지난 날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심지어 “몇 년 전 그 사람에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왜 그렇게 바보 같은 행동을 해서 오해를 샀을까” 하는 생각이 마구 떠올랐다.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린시절 어떤 일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아이를 통해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정우열 원장은 이를 두고 “육아는 육아 당사자의 인격을 성장시키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아이를 낳아보면 어른이 된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라고 실감했다. 엄마라는 존재 하나만 믿고 이 세상에 태어난 어린 생명을 먹이고 재우고 살지우는 일을 하다보니 진짜 책임감이 뭔지 알기 시작했다. 남들에게 뒤쳐질까봐 전전긍긍하며, 아홉을 가졌어도 부족한 하나를 아쉬워하며 열등감에 찌들었던 나였다. 그런데 엄마가 되고 나니 여유가 생겼다. 예쁜 아기가 있으니 웬만해선 남 부러울 게 없었다.(친정엄마가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 말고는 딱히 부러울 일이 없었다.) 아기가 잠든 사이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됐다. 아기띠에 안겨서 내 가슴팍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잠든 아기의 따뜻한 체온에 ‘눈물나게 행복함’을 느낀다. 화려하게 남들에게 돋보이며 사는 게 행복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가족들과 웃고 있는 순간이 진짜 행복이라는 걸 생각하게 됐다. ●진짜 육아는 아이가 나를 키우는 것 일에도 더 활력을 느낀다. 나의 욕심 만을 일해서 일하던 때와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내 아이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러려면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 한다. 무엇보다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이 돼야겠다 다짐한다. 용기도 얻었다.직업이 기자면서도 소심하고 쭈뼛거리던 성격이어서 취재할 때 어려움도 있었다. 지금은 아이 얼굴을 생각하니 어떤 어려운 일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를 지키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다. 괜히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커지는 게 아니었다. 그동안 육아에 대한 어려움만 토로했더니 “그럴 거면 애를 왜 낳았냐”거나 “그렇게 힘들다면 절대로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등의 극단적인 반응도 있어 충격을 받았다. 여기에 대해 단호하게 반박을 할 겸, 그리고 되도록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경험을 해보는 게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나의 감정, 내가 아기에게 받은 선물들을 적어봤다. 살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사랑해보는 경험, 또 누군가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만 의지하며 사랑해 주는 시기가 또 있을까 싶다. 아이의 손을 잡고 다니는 시간도 겨우 10년 안팎에 그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나는 가장 빛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여겨진다. 무척이나 고되지만,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큰 행복감을 느낄 기회는 흔치 않을 것 같다. 비록 머리털은 빠지고 뱃살은 쳐져버렸지만, 아이는 나를 더욱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동시에 아이도 나를 키우고 있다. 스스로가 한층 풍요로워짐을 매일 느낀다. 그리고 이 감정을, 이 경험을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거창하게 국가를 위해서라거나 경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무작정 아이를 낳아야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귀한 경험을 할 기회를 가져보는 측면에서 출산과 육아를 권장하고 싶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행복한 감정을 갖고 서로를 대한다면, 길에서 부딪히는 사람들이 각자 머릿 속에 아이 얼굴을 떠올리며 기쁨을 느끼고 있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될까 상상해 본다. 그런데 내가 느꼈던 사랑의 감정, 성장하는 기회들이 단순히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부모라고 해서 생기는 건 아니라고 한다. 주 양육자이거나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하거나 돈독한 애착 관계를 형성했을 때 비로소 이 ‘사랑의 묘약’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 남편도 아직은 이 맛을 제대로 모르는 듯 하다.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사회가 돼야 나만큼의 행복을 느낄 것 같다. ‘진짜 육아’에 취해 보는 경험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사회, 아이의 행복 말고는 다른 것을 더 고민할 필요가 없는 사회를 간절히 꿈꿔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 [가족친화 기업 특집] KT, 13세 미만 자녀 있으면 ‘스마트 근무’

    [가족친화 기업 특집] KT, 13세 미만 자녀 있으면 ‘스마트 근무’

    KT는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가족친화기업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우선 육아휴직을 2년으로 확대 적용하고, 다자녀 출산축하금 차등 지급, 산전·후 휴가 90일 중 70일 유급 적용, 배우자 출산휴가 및 불임휴직 제도 도입 등 출산장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전국 8곳에서 직장 보육시설을 운영 중이다. 사옥 내 수유실을 설치하는 것은 물론 사원 자녀를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도 무료로 제공한다. 여직원들이 좀 더 편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스마트 패밀리’라는 육아휴직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만 13세 미만 자녀가 있는 임직원에게 원격근무를 월 8회 이상 또는 선택근무시간 월 10일 이상을 허용하는 제도다. 장기근속자에게 자기계발 및 재충전 기회를 제공하는 리프레시 휴직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선발 규모는 전사 350명 수준이다. 10년 근속자는 6개월, 20년 근속자는 1년을 선택해 휴직할 수 있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선택근무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낳기만 하라며 다 키워준다며 …엄마는 속았다

    [女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낳기만 하라며 다 키워준다며 …엄마는 속았다

    정부는 국가의 보육 책임을 강조한다. 나라가 아이들을 키울 테니 엄마들은 맘 편히 아이를 낳고 일을 하라고 한다. 그런데 현실은 좌불안석과 속터짐의 연속이다. 당장 보육 예산을 놓고서도 정부는 뒷짐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엄마의 눈높이’에서 보육에 접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절대적이다. 【국가가 생각하는 어린이집】 ① 오후 7시30분까지 운영 ② 자정까지 연장·휴일 보육 가능 ③ 아이돌봄 서비스까지… 워킹맘 불편 없어 “아이 기르는 비용을 국가에서 적극 지원하겠다. 0~5세 보육은 국가가 책임지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TV 토론에서 밝힌 내용이다. 여성의 일자리 참여를 늘리려면 육아 부담을 해결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대통령 공약에 맞춰 외형적으로 보육 지원을 확대해 왔다. 2013년 3월 만 3~4세 누리과정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휴일과 야간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시간연장 보육’과 시간제 근로자나 재택 근무자들이 필요한 때 단시간에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제 보육’도 실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도 만 12세 이하 자녀를 위한 ‘아이돌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관은 24일 “기본적으로 오후 7시 30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고 자정까지 시간연장 보육도 받을 수 있다”면서 “워킹맘들이 일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말과 정책이 실천된다면 ‘보육 선진국’인 북유럽 국가가 부럽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인프라 부족으로 겉돌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집은 4만 3742곳으로 전년(4만 3770곳)보다 되레 줄었다. 이 가운데 국공립 어린이집은 2489곳(5.7%)에 불과하다. 국공립 어린이집의 평균 대기 시간만 10개월 정도다. 매월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시간제의 경우 1116가구, 종일제는 552가구가 기다리고 있다. 시간제 보육과 시간연장 보육도 취지는 좋지만 이를 적용하는 어린이집이 적어 거리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많다. 해결책은 보육교사를 늘리는 것이지만 예산 부족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보육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교사 수가 전국에 500명도 안 된다. 시·도교육청에 보육료 예산을 떠넘기려는 것은 정부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정부는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해 시·도교육청이 보육료 예산을 의무 지출하도록 족쇄를 채울 계획이다. 한 육아 사이트에서는 “보육 정책이 왜 늘 제자리인가 했더니 30~40대 여성투표율이 가장 낮기 때문”이라면서 “일과 육아에 바쁜 건 알지만 우리 자신과 아이들을 위해 투표하자”고 촉구했다. 【엄마가 생각하는 어린이집】 ① 국공립 대기 200명 넘고 ② 민간은 오후 4시면 마쳐 ③ 월 90만원 오후 베이비시터… 전쟁터 따로 없어 육아휴직을 끝내고 회사에 복귀한 ‘워킹맘’ 이모(35)씨는 한숨만 나온다. 이씨는 육아 도움을 부탁할 곳도 없다. 친정은 미국이고 시댁은 지방이다. 남편은 사업한다고 평일에 술 약속이 많다. 육아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정부가 ‘아이를 키워 주겠다’고 하는데 실제 겪어 보니 답이 없다. “어머니, 잘 아시죠. 오후 4시까지 아이를 데리러 와야 하는 거. 정부가 하는 얘기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나 통하는 거예요.” 법적으로는 오후 7시 30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지만 민간 어린이집에서 만난 선생님은 다들 이렇게 말했다.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다. 보육교사들도 아이를 돌려보낸 뒤 밀려 있는 교육부 평가와 서류 작업 등을 끝내야 오후 7시 30분쯤 퇴근할 수 있다. 이씨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우 임신 6개월 때 ‘태명’으로 이미 등록했지만 대기 순번이 200번을 넘어갔다고 말했다. 시간연장 보육도 고민했지만 해결책이 안 됐다. 연장 보육을 해 주는 어린이집이 집 근처에 없어 오가는 데 드는 시간이 만만찮아서다. 이씨는 결국 오후 4~8시까지 아이를 맡아 줄 베이비시터를 구했다. 월 90만원이다. 친정엄마가 아이를 키워 주는 워킹맘 강모(38)씨는 육아 부담으로 친정엄마가 너무 힘들어해 낮에는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다. “그까짓 양육수당(10만~20만원) 안 받고 어린이집에 보내야 (내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친정엄마의 말이 가슴을 후벼 팠기 때문이다. 강씨는 “우리나라 보육 시스템은 ‘친정(시댁) 찬스’가 없고 경제적 여유도 없다면 결국 엄마가 일을 그만두고 보육 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에 거주하는 최모(32)씨는 전업맘을 비하하는 듯한 정부의 태도에 속상하다. 마치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노는 ‘잉여 인력’ 취급을 하는 것 같아서다. 최씨는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지만 동시에 전쟁 같기도 하다”면서 “잠깐의 여유라도 있어야 아이를 돌보고 나를 챙길 수 있는데 (정부는) 그것을 모르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제경숙 경남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보육 현실을 감안해 잘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 하는데 정부가 구색 갖추고 생색만 내려고 하니 보육교사와 엄마가 모두 불만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업맘은 애 맡기지 마라?… 정부, 저소득·워킹맘 선별 보육 검토 정부가 저소득층과 워킹맘을 위한 ‘선별적 보육’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4일 “전업주부가 0~2세 아동을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면서 “어떤 방안이 최선인지 다각도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인 엄마와 전업주부를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라 보육 수요를 합리적으로 재조정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부족한 예산과 보육 인프라 현실을 감안할 때 ‘같은 혜택’이라도 저소득층과 워킹맘에게 우선권과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상당수 민간 어린이집에서는 워킹맘과 전업맘 자녀의 차별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안양시의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김모(29)씨는 “정부가 어린이집 보육료 전액을 지원하다 보니 아무래도 어린이집 이용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워킹맘 자녀보다 전업맘 자녀를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다만 정부는 전업주부의 반발을 우려해 당장 결론을 내리지는 않겠다는 태도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전업주부 자녀의 보육 수요를 조절하는 쪽으로 정책이 가는 것이 맞지만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연초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양육 수당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수요를 줄이겠다고 했다가 전업주부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양육수당 인상을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으며, 보조교사는 3만명, 대체교사는 3000명가량 더 늘려 보육 현장의 인력난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어디까지 왔나] (하)전문가가 본 개선 과제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어디까지 왔나] (하)전문가가 본 개선 과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으로도 확산되면서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간선택제 일자리=저임금 파트타임’으로 인식되는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시간선택제 일자리 심포지엄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비롯해 향후 개선 과제가 논의됐다. ●“인력운용시스템 개편 서둘러야”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부의 지원도 빠르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시간선택제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예측하고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적합 직무 발굴과 인력운용시스템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KDI 조사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조사 대상 업체의 81.5%였지만, ‘활용한 적이 있거나 현재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12.2%에 불과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55.6%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활용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적합 직무 부족’, ‘인력 운영의 어려움’, ‘업무 연속성의 단절’ 등을 꼽았다. 기업 입장에서 시간선택제는 여전히 생소하고 도입하기 까다로운 근로 형태인 셈이다.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산업 현장에서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인식을 씻어 내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용부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참여한 전체 인원 가운데 76.9%는 여성으로, 이들의 시간당 임금은 9402원(2014년 기준)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시간당 임금인 1만 1463원(2014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일반 국민들과 구직자들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저임금 파트타임으로 여기고 있다. 2011년 5월 시간선택제를 도입한 미즈메디병원의 이재욱 인사과장은 “허드렛일을 하는 자리, 저임금 아르바이트라는 선입견을 극복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며 “막상 시행해 보니 선입견을 깰 수 있었고, 이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꼭 전일제 근로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며 “시간선택제 도입 우수 사례를 널리 알리면서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고용 트렌드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시간선택제를 비정규직에서 탈피시키는 동시에 기존 일자리를 나누는 게 아니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간기업서 자발적 도입하게 정책 설계를” 정부 지원이 없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자생적인 정착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가 모든 일자리에 대해 시간선택제를 강요하기보다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정부 지원이 없는 사업장의 경우 1년 이상 고용을 유지한 비율이 38.1%로 전체 노동자의 1년 이상 고용유지율(42.1%)에 비해 낮다. 반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는 사업장은 1년 이상 고용유지율이 60.8%로 나타났다. 이재흥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시간선택제를 통해 일과 삶을 균형 있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정책 과제와 제안을 적극 반영해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 어디까지 왔나] (중) 직장맘·기업 만족도 쑥쑥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 어디까지 왔나] (중) 직장맘·기업 만족도 쑥쑥

    #근로복지공단 제2콜센터의 김연미(31·여)씨는 하루 4시간 30분만 근무한다. 상담업무를 맡고 있는 김씨는 이전 직장에서 출산 이후 1년 3개월 동안 육아휴직을 쓴 뒤 복직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하루 종일 일하다 보니 ‘아이에게도 자신에게도 못할 일’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결국 회사를 그만둔 김씨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다가 우연히 시간선택제 일자리 공고를 발견했다. 김씨는 “전일제 근무보다는 적지만 안정적인 급여를 받고 오전 근무 이후 퇴근해 아이를 돌볼 수 있어서 삶의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김씨는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시간선택제로 일할 생각이다. ●CJ 채용 경단녀 49.6%가 시간선택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20~60대까지 누구나 활용 가능한 근무 형태이지만 주로 20~30대 직장맘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출산 이후 아이 양육과 일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956만 1000명 가운데 경력단절 여성은 197만 7000명에 이른다. 기혼여성 5명 가운데 1명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두는 셈이다. 지난 3월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20대 64.1%에서 30대에는 58.5%로 줄어든다. 이러한 ‘M자형’ 고용구조(출산·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아지는 구조)는 능력 있는 여성이 사회로 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 준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CJ가 채용한 경력단절여성 중에서 시간선택제 근무를 선택한 비율은 49.6%에 달했다. 이 밖에도 20대는 학업, 40~50대는 보육 및 자기계발, 50대 이상은 퇴직 준비와 건강 등을 이유로 시간선택제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에어코리아 근로자 이직률 0.9%P↓ 일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업도 시간선택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10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도입 기업 가운데 75.0%가 ‘인력난 해소, 생산성 향상, 근로자 만족도 제고 등의 효과를 거뒀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항공여객 운수사업을 하고 있는 ㈜에어코리아는 시간선택제 도입 전인 2011년 95시간에 달했던 평균 연장근로시간이 제도 도입 이후인 2014년에는 45시간으로 줄었다. 이직률도 2011년 3.2%에서 2014년 2.3%로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는 시간선택제 도입 이후 경쟁회사 대비 생산성이 18% 가까이 상승했다. 고용노동부는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5 시간선택제 일자리 심포지엄’을 열어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결혼정보회사 듀오, 부부의 날 기념 ‘제 4회 부부사랑 명예의 전당’

    결혼정보회사 듀오, 부부의 날 기념 ‘제 4회 부부사랑 명예의 전당’

    국내 1위 결혼정보업체 듀오(대표 박수경, www.duo.co.kr)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 본사에서 ‘둘(2)이 하나(1)된다’는 의미의 ‘부부의 날’을 기념해 ‘제 4회 부부사랑 명예의 전당’을 개최했다. 부부사랑 명예의 전당 행사는 행복한 다둥이 가족을 주제로 결혼친화문화를 확산하는 결혼장려 캠페인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듀오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사연을 응모 받아 저출산 시대에 남다른 가족애를 실천하고 있는 다둥이 가족을 대한민국 대표 모범가족으로 선정했다. 이에 올해의 대한민국 최고 가족상은 좌충우돌 오남매, 웃음꽃 네자매, 악동 삼형제의 사연을 보낸 3쌍의 부부에게 돌아갔다. 박수경 대표는 듀오 임직원의 축하 속에 12명의 자녀와 함께 참석한 세가족에게 상패와 가족사랑 지원금 100만원을 각각 수여했다. 시상식 직후 가족간 섬김과 헌신을 다짐하는 가족 사랑 세족식이 거행됐다. 총 18명의 부부와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서로의 발을 정성스럽게 닦아 주며 가족의 진정한 화합과 사랑을 되새기는 시간을 함께했다. 특별 제작된 대형 케이크 앞에서 12명의 자녀와 함께 참석한 부부 6명의 기념 사진을 끝으로 이날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대표 모범가족으로 선정된 네자매의 부모 이상민(38), 최양미(36)씨는 서울 방화동의 개인 베이커리에서 건강한 빵을 만들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착한 부부다. 이들 부부는 지역 보육원과 복지관에 정기적으로 빵을 기부하고 있다. 부부 공동 육아에도 솔선수범해 다둥이 가정의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자칭 다둥이 홍보대사 오남매의 부모 최창식(41), 서진희(39)씨는 자녀가 많으면 많을수록 행복이 더하기가 된다는 부부다. 결혼 8년만에 다섯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있다. 그 가장 큰 힘은 직장 다니는 며느리를 응원해주며 다섯 아이를 계속 돌봐주신 시어머니 덕분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로 시어머니와 여행 계획을 잡고 있다. 늦깎이 대학원생 남편과 슈퍼 워킹맘 부부 홍성완(39), 김지선(35)씨는 삼형제의 부모다. 결혼에 대한 회의가 들 때 운명처럼 인연을 만나 가정을 꾸려 아들 셋을 낳았다. 홍성완 씨는 “오랜만에 만져보는 아내의 발이 많이 거칠어 진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주말마다 자녀들과 서로의 발을 씻겨주며 대화할 수 있는 가족 스킨십 시간을 만들어야겠다”고 말했다. 듀오 박수경 대표는 “부부가 사랑의 결실로 만들어가는 가족은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안식처이자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라며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세대가 생겨나는 힘든 시대 속에서도 가족 중심의 행복과 사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명감을 갖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주목! 이 상품]

    [주목! 이 상품]

    롯데 ‘행복카드’ 임신에서 육아까지 혜택 롯데카드가 임신부터 육아까지 모든 혜택을 담은 ‘롯데 국민행복카드’를 내놓았다. 기존의 ‘아이행복카드’ ‘고운맘카드’ ‘맘편한카드’를 하나로 통합한 ‘올인원 카드’다. 임신·출산·육아 관련 업종에서 쓰면 할인이 된다. 예컨대 이 카드로 어린이집 보육료나 유치원 학비를 결제하면 본인부담금의 10%가 할인된다. 학원, 학습지, 유원지, 놀이시설에서도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병원, 약국, 산후조리원에서는 결제금액의 5%를 깎아준다. 롯데마트(몰), 롯데홈쇼핑(아이몰)을 포함해 G마켓, 인터파크 등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때도 5% 할인이 적용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BC카드 ‘아이행복카드’로 공공사업 확대 BC카드가 ‘아이행복카드’를 앞세워 공공사업 확대에 나선다. 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공공사업팀을 신설한 BC카드는 공공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포화 상태의 카드 업계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으로 공공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퍼플 오션’(레드 오션과 블루 오션 사이의 틈새시장) 공략 작전이다. BC아이행복카드는 아이 한 명만 있어도 롯데마트 다둥이 클럽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롯데멤버스 적립뿐 아니라 그린카드 혜택(에코머니 포인트 적립, 전국 지자체 문화·관광 시설 무료 입장)도 주어진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9)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독박(讀博) 육아일기](9)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회사의 많은 워킹맘 선배들은 도대체 어떻게 10년, 20년 일을 해내고 있는 걸까. 무한한 존경심이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워킹맘을 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애초에 슈퍼맘이 되겠다는 욕심은 부리지도 않았지만, 요즘 나는 일도 육아도, 집안일도, 어느 것 하나 잘하는 게 없는 것 같다. 남들은 다 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회사로 돌아온 지 70여일. 매일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걸까. 하루 24시간이 이렇게 짧은 시간이었나, 싶을 만큼 여유가 없다. 오전 8시 집에서 나와 9시부터 오후 7시 넘어까지 회사에서 일을 한다. 일찍 집에 돌아오면 저녁 8시 반. 아기를 봐 주시는 베이비시터 이모님에게 아이에게 있었던 일을 전해 듣고 옷을 갈아입고 9시부터 저녁 준비에 들어간다. 남편이 보통 집에 9시 반쯤 오기 때문에 같이 저녁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금세 밤 10시를 넘긴다. 워낙 늦게 자는 아기였지만 복직 이후로 시간이 더 늦어졌다. 씻기고 같이 책 좀 읽다가 재우면 12시가 넘는다. 아기를 눕히고 거실에 나오며 바라보는 집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제 겨우 70여 일…바닥이 드러났다 약 11주 동안 열여덟 번의 야근을 했다. 현재 있는 부서에서는 야근을 재택근무로 하게 돼 있어 복직을 하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날은 집에 6시에 와서 자정까지 일해야 한다. 그런데 집에서 야근을 하는 시간이 제일 고달프다. ‘나만 회사에 남아 야근을 한다고 할까’ 욱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컴퓨터만 붙잡고 있는 엄마가 못마땅한 아이는 심하게 보채고 안아 달라고 졸랐고, 기분이 좋아지면 식탁 위로 올라와 컴퓨터를 깔고 앉으며 마우스를 만지는 놀이에 빠지기도 했다. 도저히 일을 할 수가 없다. 아이를 어르고 달래다가 울리기도 했다가 점점 ‘뽀로로’의 힘을 빌리는 시간이 늘어간다. 요즘에는 아기띠에 안고 억지로 잠을 재우고 안은 채로 일을 한다.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여섯 번 갔다. 세 번은 토요일 아침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서였고 나머지 세 번은 평일 퇴근 직후였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의 감기 증상을 빨리 낫게 하기 위해서였다. 1년 동안 휴가일수는 정해져 있고, 앞으로 어린이집의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그리고 아이가 심하게 아플 경우 등 휴가를 써야 하는 일이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다. 가능하면 아껴둬야 한다. 툭하면 아이 핑계를 대고 휴가를 쓴다는 뒷말을 최대한 적게 듣고 싶은 욕심도 있다. 맞벌이 아이라 콧물이 줄줄 흐르는 데에도 어린이집에 보냈다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식의 눈초리도 피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하루종일 남의 손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아기가 아프지 않았으면 한다. 그래서 한밤 중에 병원에 데려갔다. 동네에 자정까지 문을 여는 병원과 약국이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면서도 다음 날 아침 어린이집 가방에 약을 챙겨서 보내는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불편하다. 다섯 번의 일요일 근무를 했다. 격주로 주말 근무를 해야 해서 출근하는 일요일은 남편이 오롯이 육아를 전담한다. 2주의 하루꼴인데 그 때마다 1시간 안팎의 ‘시댁 찬스’를 쓰는 남편이 무척 부럽다. 남편 역시 주말에 근무를 해야 한다. 겹치지 않도록 조정해서 남편은 토요일에 회사를 나간다. 세 가족이 오롯이 주말 이틀을 보낸 적은 몇 번 되지 않는다. 온종일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좋지만 사실 주말이 더 바쁘다. 주말에도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는 아이와 아침부터 놀아주고 밀린 집안일을 하고, 오후 한 시간 동안 놀이수업에 참여했다가 끝나면 나들이를 간다. 봄 햇볕을 쪼이며 꽃구경을 하고 뛰어놀 수 있도록 매주 새로운 공원을 찾아 다니고 있다. 저녁이 되면 외식을 하고 일주일치 장을 봐 들어간다. 그 때부터 남은 집안일이 또 있고, 아이가 며칠 동안 먹을 반찬과 국을 만들어야 한다. 항상 비슷한 메뉴만 만들어 먹이는 부족한 엄마라는 자책이 짓누른다. 일요 근무가 있는 한 주는 토요일에 웬만한 걸 다 해결해 놔야 하니 시간이 더 짧다. 두 달 남짓의 워킹맘 생활을 겪으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이가 웃는 모습을 볼 때, 아이와 함께 놀아줄 때다. 그나마 좀 쉬운 것은 회사에서 일을 하는 것이고 가장 힘들고 하기 싫은 것은 바로 집안일이다. 원래도 꼼꼼한 성격도 아니고 집안일에 소질이 있지도 않긴 했다. 잘하려는 욕심은 아예 없다. 기본만 하려고 하는데도 왜 이렇게 버거운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이미 너무 늦은 시간이라 청소기를 돌릴 수도 세탁기를 쓸 수도 없다. 그러나 민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아기의 발바닥이 시커멓게 변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밤 11시에 청소기를 돌렸다. 다음 날 입을 속옷까지 똑 떨어졌을 때 밤 10시에 세탁기를 돌리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아끼던 아기 옷 하나를 버렸다. 해외에 사는 친정엄마가 사서 보내준 것이다. 젖은 수건들 속에 잘못 겹쳐져 있다가 그만 옷에 곰팡이가 피었다. 난생 처음 보는 옷에 핀 곰팡이가 나의 살림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아 한심했다. 신혼 때에는 요리도 곧잘 했지만 아기가 생긴 뒤부터 매 끼니를 챙겨 먹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 그나마 복직한 뒤로 점심식사는 회사에서 해결을 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복직한 날에는 기념으로 근사하게 저녁상을 차렸다. 그러나 하루 만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체력이 바닥났다. 이모님과 교대하기 위해 서둘러 퇴근을 하다 보니 장을 볼 시간은 아예 없다. 이모님이 빨리 오라고 닦달을 하는 것도 아니고 조금 늦어도 흔쾌히 양해를 해주시는 좋은 분인데도 이상하게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어갈 여유조차 없다. 회사에서 지하철역까지 종종 걸음으로 가고, 계단을 뛰어 내려가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퇴근길이 아침보다 더 조급하다. ●가장 쉬운 것은 회사 일, 가장 힘든 것은 집안일 복직 다음날부터 일주일 동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짜장면, 피자, 치킨, 찜닭에 떡볶이까지. 온갖 종류로 시켜먹다 보니 배는 채웠는데 몸이 퉁퉁 붓는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부터는 반찬을 배달시키기 시작했다. 냉장고에 가득 채워진 반찬을 보며 든든함을 느꼈지만, 그걸 꺼낼 때마다 남편에게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게 된다. 괜한 부담감 때문에 저녁 9시 반, 10시에 밥도 못 먹고 퇴근하는 남편에게 저녁 좀 먹고 오라고 바가지를 긁기도 했다. 혼자서는 김치 한 접시로도 밥을 뚝딱 해결하면 그만이지만, 남편의 저녁식사는 아무리 불량주부라 해도 신경이 쓰인다. 친정엄마 옆에 살면서 반찬을 얻어다 먹는 친구가 제일 부럽다. 내 입맛에 딱 맞는 엄마가 해주는 밥, 그걸 먹으면 나도 더 힘내서 버틸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남편이 가부장적이어서 집안일을 아예 안 한다거나 반찬 투정을 하는 것도 전혀 아니다. 자상한 성격에 육아와 집안일을 성심성의껏, 최대한 나눠서 하려고 한다. 문제는 아침 6시에 집에서 나간 뒤 칼퇴근을 해야 겨우 저녁 9시에 집에 돌아온다는 것. 자는 시간 빼고 집에 있는 시간이 3~4시간에 불과하다. 가끔 ‘하숙생’이라 불러준다. 우리집 ‘하숙생’은 청소기 돌리기와 쓰레기 버리기, 분리수거를 전담해서 하고 나머지 집안일을 돕는다. 꼼꼼해서 나보다 더 집안일을 잘 하지만 나는 항상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된다. “다른 것 다 안 해도 되니 청소만 제때 해 달라”고 수없이 당부했지만, 주말마다 “미안한데 청소기 좀 돌려줄래요?”라고 말해야 움직인다. 남편이 알아서 집안 정리를 싹 해줘도 내 입에서는 꼭 “미안하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통계청의 사회조사 가운데 맞벌이 여성의 가사분담 실태 조사 결과, 부부가 공평하게 가사 분담을 한다는 응답은 19.3%에 그쳤다. 절반 이상(52.9%)이 부인이 주로 하고 남편이 도와주고 있다고 답했다. 맞벌이이면서 가사까지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경우도 25.7%나 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서는 영아기(0~2세) 자녀를 둔 취업여성의 평일 평균 육아시간이 4.2시간으로 조사됐다. 남편은 1.8시간이었다. 나도 하루를 ‘풀타임’으로 일하고 돌아오지만 가사노동·육아 시간의 양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아예 집에 머무는 시간부터 다르다. 남편의 왕복 4시간 되는 출퇴근 시간은 나에게도 고역이다. 다음에는 회사에서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가기로 했다. 집값, 생활비를 생각하면 일을 그만둘 엄두는 감히 낼 수가 없다. 누구는 일하면서 대학원도 다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운동을 하고 외모를 가꾸는 등 자기 관리도 철저히 하고, 취미생활이나 문화생활을 즐기며 산다. 그런데 나는 어느 하나 똑부러지게 잘하는 것이 없이, 아둥바둥 사는데도 늘 시간이 빠듯하다. 나의 문화생활이라고는 밤 10시부터 한 시간 동안 드라마를 보는 게 전부다. 영화관에 간 것은 지난 2013년 6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본 것이 마지막이었다. 2주 전 주말 남편과 TV로 ‘국제시장’을 본 것이 올해 첫 영화였다. 지난해 초 ‘겨울왕국’을 집에서 본 뒤로 1년 만의 영화이기도 했다. 회사에서 하루종일 앉아서 일을 하고 운동할 시간은 아예 없으니 몸무게가 5kg이 늘었다. 임신 중에 쪘던 20kg이 휴직 기간 1년 동안 다 빠졌는데, 한 달 만에 5kg이 불다니. 그만큼 육아가 힘들었다는 방증일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매일 출퇴근길에 사람이 북적이는 지하철 안에 서서 외국어 학습지를 푼다. 하루 중 내 머리에 뭔가를 채워넣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돌아서면 금방 잊어버리고 마는 게 문제이지만. 기저귀나 유아용품을 급히 사야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장을 봐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오롯이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사실 얼마 안 된다. 당장은 아무런 욕심 없이, 그저 아이가 아프지 않고 좋은 사람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밝게 자라주고 있는 것에만 감사하려고는 한다. 내가 일을 하는 것이 나중에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는 것이 유일한 희망사항이다. 그래도 자꾸 위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몸은 너무 고되고 기껏 번 돈은 절반 가량을 이모님에게 보내야 한다. 회사에서도 지금은 ‘애 키우는 여사원’으로밖에는 딱히 존재감이 없다. 동기나 후배들이 ‘잘 나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복잡하다. 집은 늘 엉망이고, 쉬지 않고 계속 일을 하지만 제대로 티가 나는 건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 남편과 아이에게는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잘 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무엇보다도 지난 1년 동안 내가 아이의 모든 ‘처음’을 함께 했는데, 그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가장 아쉽다. 지난달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아이가 이모님과 처음 놀이터에 가서 놀았다. 이모님이 시소에 탄 아이 사진을 보내주었는데 울컥했다. 그날 밤 깜깜하고 텅 빈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고 나가 같이 그네를 탔다. 요즘 들어 말문이 트이려고 온갖 예쁜 짓을 하는 아이다. 과연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가, 아이 얼굴이 끊임없이 고민을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유리천장 지수’가 OECD 국가들 가운데 무려 꼴찌라고 한다. ‘대다수의 워킹맘들이 이런 삶을 살고 있겠지.’ 육아카페에 올라오는 직장맘들의 애환을 보며 조금이나마 위안을 갖고 공감을 하며 지낸다. ‘그래,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겨 매일 시댁에 가 눈칫밥을 먹어야 하는 것보단 낫지. 집안일에는 손도 안 대고 매일 늦게까지 회식을 하는 남편들보단 낫지.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이모님께 적응을 못해 힘들어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스스로 위로를 해본다. 아기가 아직 어린 지금이 그나마 가장 편안하고 안정된 시간이라는 것도 안다. 유치원, 초등학교, 그리고 이후까지. 고비마다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기를. 오늘도 문 앞에서 따라가겠다고 신발을 신으려는 아이를 뒤로하며 의지를 다졌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 2살 유아 참극 부른 발달장애인… 누가 책임지나

    2살 유아 참극 부른 발달장애인… 누가 책임지나

    #1. 이 새벽에 분통하고 억울해서 잠이 안 온다. 발달장애인 사촌을 둬 평소 장애인에 대해 편견 없이 살아왔지만 이제 내 아이는 내가 지켜야겠다. (리쏠·sora****) #2. 활동보조인이 가장 큰 책임자 아닙니까. 활동보조인은 장애인을 1대1로 돌봐야 하는데 가해자 활동보조인은 당시 2명을 동시에 돌봤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복지관, 활동보조인, 활동보조인을 관리한 교회, 부산 사하구청의 합작품입니다. (strawberry·ssul****) 지난해 12월 3일 오후 4시 6분 부산의 M사회복지관 3층 복도. 정상윤(2)군의 어머니는 두 아들을 데리고 복지관을 찾았다. 정군의 형(5)은 2년째 이 복지관에서 미술, 인지 치료수업을 받아 왔다. 이날 복지관에서 활동보조인 없이 혼자 있던 A(18·발달장애1급)군은 낯익은 정군의 손을 잡고 3층 복도 끝에 위치한 옥외 비상계단 출입문 쪽으로 향했다. 이를 본 정군의 어머니는 곧바로 뒤따라가 A군을 붙잡고 “(위험하니) 그렇게 하지 말라”고 실랑이를 벌였다. 하지만 키 180㎝, 무게 100㎏의 거구인 A군을 힘으로 제압할 수는 없었다. 3층 옥외 비상계단 난간에 다다른 A군은 양손으로 정군을 들어 올린 뒤 9.2m 아래 바닥으로 던졌다. 이날 오후 9시 22분쯤 정군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법원은 지난 18일 A군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심신 상실 상태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군에 대한 치료감호와 전자발찌 부착명령 청구도 기각했다. 관련 법에 따른 판결이지만 상윤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아무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기막힌 현실이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방침이다. 판결이 나온 다음날인 19일 정군의 어머니가 네이버 블로그 ‘상윤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에 올린 사건 정황 등 사연이 각종 온라인 포털사이트를 통해 퍼져 나갔다. 올 1월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란에 발의된 ‘발달장애인에게 살해된 2살 상윤이 이야기를 아십니까’ 청원에는 1만 9000여명이 서명한 상태다. 출산, 육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왜 치료감호까지 기각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mong*****)는 등의 글이 빗발쳤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한 어머니는 “우리 애도 중증 발달장애를 앓고 있지만 무죄판결은 저조차도 용납하기 어렵다”면서 “A군을 돌봐야 할 의무가 있는 부모나 활동보조인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일이 발달장애인 전체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연구실장은 “피해 어머니의 슬픔에 통감하지만 이 사건의 발단에는 복잡한 사회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다”며 “조만간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변호사는 “발달장애인이라도 무조건 면책되는 것은 문제라고 보지만, 이번 일로 ‘장애인들을 가둬야 한다’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이 나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실한 활동보조인제도가 사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건 당시 A군의 활동보조인은 옆에 없었다. 유동철 동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금의 체계에서 활동보조인들은 발달장애를 이해할 만큼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시·군·구 지정으로 활동보조인을 파견하는 기관에서는 역할 수행이 제대로 되는지 상시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증 발달장애의 특성을 이해했다면 절대 혼자 방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도 발달장애인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현 활동보조인제도를 허점을 꼬집었다. 그는 “이 제도를 이용하는 장애 유형의 45%가 발달장애인으로 가장 많지만, 정작 활동보조인들에게 발달장애의 특성에 대한 교육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내 발달장애인은 2013년 기준 19만 6999명으로 대부분 소아 시기에 진단을 받지만, 치료기관이 부족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성인이 되고 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 어디까지 왔나] (상)경단녀 능력 발휘 기회 확대

    [시간선택제 일자리 2년 어디까지 왔나] (상)경단녀 능력 발휘 기회 확대

    2013년 도입된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고용보험 등 4대보험 혜택을 받으면서도, 온종일 일하는 전일제 근로를 하지 않고 4~6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짧은 근무시간 덕분에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은퇴한 고령자들이 다시 사회로 나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활용 사례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경력이 단절된 전업주부 등이 전문적인 능력을 살릴 수 있도록 돕는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주 15~30시간 일하는 노동자를 최저임금의 120~130% 이상 지급하며 채용하는 사업주에게 매달 80만원 한도에서 임금의 50%를 지원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 대상 인원은 기존 인원을 포함해 2013년 5738명에서 올해 4월 기준으로 6970명으로 증가했다. 참여한 기업도 2013년에는 328개에 불과했지만 올해 2328개로 늘어났다. 지원 금액도 올해 1분기에만 76억 3000만원에 달했다. 최근에는 단계적으로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는 삼성전자와 근무시간을 없애고 책임 근무제를 시행하는 네이버 등 민간기업에서 유연근무제가 정착하면서 시간선택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19일 “시간선택제 시행으로 제도권 밖에 머물러 있던 노동자를 안정적으로 제도권 내로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의 전일제 노동자가 시간선택제로 전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으로 26개 기업이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47명이 시간선택제로 바꿔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육아·보육(26명)을 이유로 시간선택제 근무를 희망했다. 이 밖에 학업(5명), 건강(3명), 퇴직 준비(3명), 가족 간병(1명) 등의 사유도 있었다. 이처럼 시간선택제 일자리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고용부가 진행하고 있는 채용박람회에서도 구직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박람회에는 7000여명이 참가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부산·경남권에 있는 기업 등 60여개가 참여한 박람회에서는 806명이 시간선택제 일자리 면접을 봤으며, 당일 44명이 채용됐다. 박람회장에는 30~40대 여성이 대부분이었고, 60대 이상의 구직자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날 박람회를 찾은 이민희(37·여)씨는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 일자리인데도 짧은 시간 일할 수 있다 보니 또래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경력 단절 여성인 이씨는 첫째 아이 출산 이후에는 다시 복직해 회사를 다녔지만 둘째 아이를 출산하면서 일을 그만뒀다. 이씨는 “아이들이 어린이집과 학교에 가는 오전에만 일할 수 있다고 해 (일할 만한) 자리가 있는지 알아보러 나왔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박람회장에서 고령자 취업지원 상담을 받은 김경복(61)씨는 “하루 10시간 일하는 경비직을 하다 몸이 좋지 않아 그만뒀다”며 “짧은 시간이라도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박람회를 찾게됐다”고 말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구직자뿐 아니라 특정 시간에 인력이 필요한 업체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박람회에 참여한 부산 온종합병원은 2013년부터 시간선택제를 도입해 현재 15명이 시간선택제로 근무하고 있다. 강성구 총무기획팀장은 “특정 시간에 환자가 붐비는 병원 특성상 짧은 시간 일하는 인력이 필요하다”며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수시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부산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임신은 생산성 하락이다, 눈칫밥이다… D의 공포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임신은 생산성 하락이다, 눈칫밥이다… D의 공포

    기업과 여직원에게 임신·출산은 의미가 다르다. 기업은 ‘노동력 상실과 생산성 하락’이 먼저 떠오른다. 여직원은 ‘축복과 눈치 사이’에서 줄을 탄다. 온 나라가 출산을 권장하지만 직장 여성이 임신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는 과정에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한다. 여성 직원의 임신이 부담스런 기업, 이런 사내 분위기가 불편한 여직원, 이를 넘어서기 위해 ‘임신 직원 대하기 지침서’를 만들어 전 직원을 교육하는 외국계 기업도 있다. ■기업이 여직원의 임신을 말합니다 “여직원이 애 낳고 키운 뒤 직장에 돌아와 보면 후배가 상사가 돼 있습니다. 호봉도 처집니다. 회사 입장에서도 (휴직 여직원을 대신해) 다른 동료들이 일을 떠맡으니 생산성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새로 뽑자니 비용이 들어 손해보는 장사입니다.” 국내 대기업 임원이 털어놓은 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임신한 근로자에 대한 야간·휴일 근로 등 시간 외 근로가 금지돼 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서장이 ‘날아갈’ 수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장 성과를 내야 하는 부서장은 마음대로 일을 시킬 수 없는 여직원을 ‘부상병’으로 취급하기 일쑤다. 한 대기업 부장은 “인원을 충원하면 육아휴직 등으로 자리를 비운 여직원이 복귀하기 힘들기 때문에 계약직을 뽑는 것도 무리”라고 털어놨다. 이런 상태로 출산휴가 3개월에 육아휴직 1년까지 총 15개월을 빈자리로 두면 부서나 조직 입장에서 인력 운용이 쉽지 않다. 그나마 은행권은 ‘출산 문화’가 나은 편이다. 육아휴직이 보편화돼 있어 은행들이 상시적으로 휴직 인력을 예상하고 이를 반영해 인력을 운용한다. 하지만 인력이 적은 중소업체는 그럴 여유가 없다. 직원 20여명의 의료기기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한두 사람이 몇 달 이상 빠져나가면 ‘장사 접으란’ 얘기나 마찬가지”라며 “냉정하게 들리겠지만 출산 여직원은 복직해도 (실력이) 예전만 못한 경우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집안일과 육아를 신경 써야 하니 상대적으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탓에 직장을 떠나는 여성이 계속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말 기준 15~54세 기혼 여성 956만 1000명 중 20.7%인 197만 7000명이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다. 기혼 여성 5명 중 1명꼴이다. 2013년과 비교하면 기혼 여성(971만 3000명)은 15만 2000명 줄었지만 경단녀는 오히려 2만 2000명 늘었다. 여성의 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도 경단녀 실태를 여실히 보여 준다. 올 3월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5~19세 8.8%에서 20대 64.1%로 껑충 뛰었다가 임신과 출산 시기인 30대에 58.5%로 줄어든다. 이후 40대에 66.5%로 올랐다가 60세 이상에서 28.9%로 다시 뚝 떨어진다. 이른바 ‘M자형’ 곡선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회사 다니는 여직원이 임신을 말합니다 경력 13년차 베테랑 홍보 담당자는 요즘 육아휴직 때문에 고민이다. 휴직 4개월 때 직장 상사가 집으로 찾아와 거절하기 힘든 부탁을 해서다. 상사는 “사람이 없어 업무가 힘든데 충원도 안 되니 두 달만 빨리 복귀하라”고 부탁했다. 그는 “회사를 그만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경기도의 한 제조업 회사에서 회계 업무를 맡았던 여직원은 임신 사실을 알렸다가 날벼락을 맞았다. 축하 인사 대신 “회사를 계속 다닐 거면 관리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책을 받은 것이다. 임신 중인 것을 알면서도 업무를 몰아줘 퇴근은 오후 6시에서 자연스레 8시 반이 됐다. 한 달 뒤엔 한마디 말도 없이 “대타 구해 놨다”며 사직을 강권했다. 회사 대표는 선심 쓰듯 “한 달치 월급을 해고 예고 수당으로 줄 테니 나가 달라”고 했다. 퇴직금도 차일피일 미뤄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지만 같이 일했던 상사는 감독관 면담 뒤 “어떤 애가 나올지 뻔하다”며 폭언을 퍼붓고 사라졌다. 재취업에 성공한 경단녀의 삶도 만만찮다. 한 대기업 경단녀 지원 프로그램으로 재취업,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여직원 역시 퇴사를 고심 중이다. 그는 “3개월가량 멘토를 붙여 주지만 복귀 여성들에 대한 배려는커녕 ‘방해만 되지 말라’는 분위기가 팽배하고 업무 교육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없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예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해 직급은 낮고, 월급은 적다. 다들 ‘나이 많은 아줌마 후배’를 꺼려 기존 조직원과의 융화도 쉽지 않다. 이 회사의 1기 경단녀 30명 가운데 6명이 2년 만에 스스로 그만뒀다. “아무리 여성 상위, 알파걸 시대라고 하지만 아이가 생긴 순간부터 사회도, 직장도 마이너스 점수를 줍니다.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적극 도와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것을 ‘엄마 직원’이 알아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엄마’로도, ‘직원’으로도 제대로 인정을 못 받네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임신 직원 대하기’ 매뉴얼 만든 골드만삭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리스크(위험)를 어루만진다’는 평가를 받는 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에서 여성의 임신과 출산, 육아는 ‘위대한 유산’이라는 매뉴얼로 다뤄진다. 우리 사회를 이어 나갈 새로운 세대의 탄생을 소중히 하자는 의미다. 60개국, 직원 3만여명이 모인 만큼 다양성을 존중하기 위해 사례 연구도 한다. 전성민 골드만삭스 한국지점 상무는 17일 “직원들을 일방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교도,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다양한 직원들이 ‘엄마 직원’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좋을지 같이 생각해 보고 해마다 논의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우선 여직원이 상사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면 축하 인사를 건네되, 육아휴가 등 앞으로의 계획은 언급하지 않도록 교육한다. 다른 의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곧바로 인사 담당자와 임신 직원의 멘토에게 알려 업무 강도를 조정한다. 인사부와 해당 여직원이 출산 예정일에 맞춰 근무시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출산휴가를 언제 얼마나 갈 것인지 등을 협의해 정한다. 통상 출산휴가는 4개월, 육아휴직은 1년 정도 간다. 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경단녀)이 제대로 업무를 파악할 수 있는 복귀 프로그램이 정례화된 지도 오래다. 보육 과정도 직간접적으로 지원한다. 직원들이 자리마다 몇 분간 시간을 정해 놓고 이동하면서 가능한 한 많은 다른 부서 동료들을 만나 각자의 자녀나 개인정보 등을 터놓는 ‘스피드 데이팅’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여직원들은 학원 정보, 교육 요령, 살림 비법 등 각자의 노하우를 교환한다. 전 상무는 “전문성이 있는 여성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봤을 때 회사에 큰 이득”이라며 “엄마, 기혼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시각이 꼭 필요하고 그런 의견이 더해져야 고객을 위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경단녀’(출산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를 다시 채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 경단녀가 생기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뉴스테이 공급 본격화… 수도권 연내 4곳 착공

    뉴스테이 공급 본격화… 수도권 연내 4곳 착공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이 본격화됐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중구 신당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인천 남구 도화동,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등에 민간 제안 리츠 형태의 뉴스테이 5529가구를 올해 착공한다고 13일 밝혔다. 지역별 공급 가구는 ▲신당동 729가구 ▲대림동 293가구 ▲도화동 2107가구 ▲권선동 2400가구이며 임대 기간은 8~10년이다. 사업비는 1조 824억원에 이른다. 2년 뒤 입주하며 임대료는 연 5%로 제한된다. 이번 뉴스테이 사업은 민간이 구상하고 국민주택기금에 공동투자를 제안해 추진된 첫 사례다. 임대료는 현재 주변 시세 수준으로 책정됐다. 도화동 뉴스테이는 84㎡ 아파트가 보증금 6500만원에 월임대료 55만원이다. 대림동 뉴스테이의 35㎡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100만원, 권선동 뉴스테이 85㎡는 보증금 6000만원에 월세 80만원, 신당동 뉴스테이는 25㎡ 주택이 보증금 1000만원, 월임대료 65만원으로 결정됐다. 일반 임대 아파트와 달리 도심에 들어서는 대림동·신당동 사업은 조식 제공, 보육, 공동 사무실 제공 서비스 등이 제공된다. 넓은 택지를 확보한 도화동·권선동 사업은 3~4인 가구를 대상으로 상품이 구성됐다. 국토부는 뉴스테이가 활성화되면 리츠·자산관리회사 등 부동산 금융산업과 건설업의 발전은 물론 세탁, 청소, 육아, 카셰어링 등 연관 산업도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정 주택정책관은 “도화·권선동 뉴스테이는 새 아파트인 점 등을 고려하면 임대료가 시세의 90∼95%로 싼 편”이라며 “도심의 신당·대림동 뉴스테이는 월세가 100만원이 넘기도 하지만 보증금이 적어 ‘월세시대’에 맞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공공임대주택 12만 가구를 준공하고, 별도로 공공임대 리츠를 통해 1만 7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 (8) 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독박(讀博) 육아일기] (8) 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독박 육아’라는 말은 친정이나 시댁 등 보조 양육자가 없이 대부분의 시간을 엄마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은어로, 육아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 썼다’는 뜻이지요. 아무런 도움 없이 나홀로 육아를 하다 보니 세상 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초보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더 넓게 읽게 됐다는 뜻에서 ‘독박(讀博) 육아’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몰라주는 육아맘들의 세계를 저의 경험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허백윤 기자는 2008년 8월 서울신문사에 입사해 2009년 2월부터 정치부 국회 출입기자로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취재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온라인뉴스부에서 일하던 중 2013년 12월부터 출산휴가·육아휴직으로 15개월을 보내고 3월 11일 복귀했습니다.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출산의 고통 뒤에 모유수유와의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이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힘들다고 안 할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고 등 떠밀리다시피 할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적어도 뭘 알고, 마음의 준비라도 했다면 한결 가볍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많았다. 그런 의미에서,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눈물을 흘렸을 ‘모유’ 이야기를 조금 민망하지만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해보고 싶다. 13개월을 꽉 채워 먹였으니 나의 지난 1년간 육아의 팔할은 단연 모유수유였다. 주변에 완모(완전 모유수유·아기에게 모유만 먹이는 것)를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나 역시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느새 머릿 속에는 모유를 반드시 먹여야 한다는 강박이 자리잡았던 것 같다. 모유수유가 아니면 마치 실패를 하는 것 같은 시선들을 일찌감치 느꼈다. 모유를 먹이지 않으면 모성이 부족한 것처럼 여겨지는 듯 했다. 출산 시 수유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반사적으로 “모유수유”를 외쳤다. 아기를 낳자마자 나에게 주어진 첫번째 임무는 초유를 먹이는 것이었고, 두번째도 세번째도. 아기를 키우는 내내 가장 중요한 임무도 젖을 충분히 먹이는 것이었다. 모유수유가 좋다는 것, 중요하다는 것, 그래서 반드시 해야한다는 것은 익히 들었다. 엄마라면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 포유류의 당연한 임무라고도 생각했다. 영양학적으로도 가장 완전한 식품이라는 모유를 꼭 먹이고 싶었다. 그런데 알고 있는 정보는 딱 거기까지였다. 모유수유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성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직접 부딪히기 전까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엄마들의 절반 만이 임신 중에 모유수유 교육 경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 조사’에 따르면 엄마들의 절반(50.1%) 만이 임신 중에 모유수유 교육을 경험했다. 모유수유 교육을 받은 곳은 병의원이 가장 많았고 그 외에는 보건소, 분유회사, 문화센터, 민간단체 등에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누구나 당연히 해야할 것처럼 여겨지면서 제대로 알려주는 곳은 찾기 어려웠다. 엄마들의 78.8%는 출산 뒤에 모유수유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출산하자마자 아기 얼굴을 무작정 가슴에 파묻고, 몇시간 뒤 인형을 안고 자세를 잡아본 것만으로 모유수유는 시작됐다. 임신해서도 일을 하느라 산모교실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터라 더욱 무지했다. 출산과 동시에 초유가 나오는 줄 알았다. 그것도 콸콸. 또 아기는 본능적으로 젖을 찾아 물고, 잘 빨고, 알아서 배를 채우는 줄 알았다. 슬프게도 그건 엄청난 착각들이었다. 어설프게 다른 엄마들을 따라 폼을 잡았지만, 초유가 나올 리도 없었고 아기는 젖을 빨기는 커녕 입도 제대로 못 댔다. 발만 동동 굴렀다. 간호사가 아직은 연습을 하는 단계라고 이야기 해주었지만 조바심이 났다.  사흘 뒤 산후조리원에 도착하자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됐다. 짐을 풀자마자부터 나를 반기는 조리원 선생님들이 모두 내 가슴을 한번씩 만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아가씨 소리를 들으며 도도하게 굴었던 서른 살 여성의 가슴이, 아무나 만져보는 것이 되었다. 내가 무슨 일을 했고 어떤 사람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저 “젖이 잘 나오는 산모냐, 아니냐”로 평가됐다. 며칠이 지나서야 서서히 모유가 돌기 시작했다. 아기는 여전히 빠는 힘을 내지 못했다. 가슴에 돌덩이가 굳는 느낌이 들면서 괴로워졌다. 유축기를 처음 사용했던 순간이 생생하다. 조리원 가운을 젖히고 웬 깔대기를 내 가슴에 대던 장면. 여성으로서의 자존감이라곤 모두 땅바닥에 내려놓는 의식 같았다. 아기를 먹이는, 너무나 숭고한 일이라 미안한 말이지만, 그 때의 솔직한 심정은 그냥 딱 젖소가 된 것 같았다. 가슴이 딱딱해지면서 아픔이 뒤따랐다. 커다란 양배추 잎을 떼어 양쪽 가슴에 붙이고 누웠을 때에는 원시인이 된 느낌이었다. 이 때 처음으로 ‘아, 내가 엄마가 됐구나’를 제대로 실감한 것 같다. 조리원에 함께 있었던 엄마들 사이에서 단연 ‘1등’은 모유 양이 많은 사람이었다. 나는 한참을 짜서 50~60ml의 눈금을 맞췄는데, 150ml의 젖병 한 병을 거뜬히 채운 엄마를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하루 삼시 세끼에 간식 두 번을 열심히 챙겨먹고 끼니마다 두유를 쪽쪽 마시고, 가슴마사지를 하면서 나도 실력이 늘었다. 100ml를 채웠을 때 어깨가 으쓱했다. 매일 1~2시간 간격으로 아기를 만나 젖을 물려보고, 한참 씨름했다. 아기를 돌려보내면 유축을 했다. 과연 산후조리는 언제 할 수 있는 것인가, 두 시간만 잠을 푹 자고 싶다는 바람이 간절했다. 며칠 밤을 꼬박 세우다 겨우 한 마디 용기내서 했다. “보충해 주세요” 죄책감, 미안함, 자괴감, 그러면서도 의외의 해방감까지. 만감이 교차했다. 2주 뒤 집으로 돌아오자 조리원에서 거의 한번도 직수를 하지 못했던 아기가 갑자기 젖을 잘 물기 시작했다. 너무 고마운 일이었지만 조리원에서처럼 밥을 해주는 이도, 마사지를 해주는 이도 없이 혼자 온종일 사투를 벌이니 정말 버거웠다. 거의 30분~1시간 단위로 젖을 물렸다. 양이 부족한가, 나한테 무슨 문제가 있나, 내가 먹는 밥이 부실해서 아기에게 영향을 주나. 별별 생각이 스쳤다. 육아 카페에서 ‘돼지 족(足)’이 좋다는 말을 주워 듣고 난생 처음 인터넷을 통해 ‘돼지족즙’을 몇 박스 사서 냉장고에 고이 쟁여두고 마셨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남편이 사다주는 족발을 우걱우걱 먹었다. “아빠에게도 모유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기 엄마들과 실없는 농담을 했지만, 정말 그런다면 나 혼자 이렇게 힘들지 않을 텐데. 유치하지만 왠지 야속함까지 들 정도로 힘이 들었다. 실전에 부딪히니 더 막막했다. 신생아를 혼자 데리고 모유수유 클리닉이나 보건소 같은 곳에 갈 수 없었다. 육아 관련 카페에 질문을 올리면 어느 정도 답이 되는 것 같아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었다. 모유수유에 잘 적응했다고 생각한 100일쯤 가장 큰 고비가 찾아왔다. 아기가 점점 힘이 생기고 너무 수시로 모유를 찾다 보니 극심한 통증이 몰려왔다. 모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에게는 유두균열, 유선염 등이 자주 발생한다. 병원에 가지 못해 정확한 진단은 모르지만 나는 유두균열인 것 같았다. 옷깃만 스쳐도 칼에 베이는 듯한 아픔이 있었는데, 아기가 배고파 울고 젖을 물려고 입을 벌리는 것이 무서웠다. 출산시 진통보다 몇 배는 더 고통스러웠다. 친정 엄마를 비롯한 육아 선배들은 “굳은 살이 배겨야 성공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끔찍했다. 온 몸에 힘을 주고 악을 질러가며 아기를 먹여야 했다. 아기를 키우는 일과와 외출 계획 등이 모두 모유수유의 영향을 받았다. 아기가 실컷 먹고 잠이 들어야 나도 잘 수 있었다. 외출 장소는 무조건 수유실이 갖춰진 곳. 아기가 5개월 때 친정이 있는 미국에 함께 갔는데 우리나라의 백화점과 마트들의 수유시설에 새삼 고마움을 느꼈다. 서울에서는 지하철을 타고 있다가도 수유실이 있는 역을 찾아 내려서 급히 먹일 수 있지만, 거기선 상상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어딘가 외출을 하면 차에서 내리기 직전까지 수유를 했고,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애를 먹었다. 레스토랑 제일 구석 자리에 앉아 몰래 젖을 먹이기까지 했다. 개인적인 경험을 장황하게 늘어 놓았지만, 이것은 나만의 일이 아니다. 모유수유를 시도해 본 모든 엄마가 모유가 도는 통증에 아파하고, 수유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 눈물을 훔쳤을 것이다.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잠도 못자고 먹는 것도 마음대로 먹지 못하며 많은 것을 참아낸다. 그나마 육아휴직 기간이 주어져 편하게 수유를 했지, 회사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유축을 하는 직장맘들도 많다. 그러다 정해놓은 기간에 맞춰 그만 먹이겠다고 결심하기도 하고 또는 눈물을 머금고 수유를 포기하기도 한다. 모유수유를 얼마나, 어떻게 했든지 간에 그 자체가 모성애를 측정하는 도구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모유수유가 마땅히 해야할 일인 건 맞지만, 이토록 어려움이 많으니 무작정 강요만 한다거나 또는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아달라고도 당부하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엄마라면 당연히 젖을 먹여야 하고 완모에 성공해야 엄마로서도 성공하는 것 같은, 모유수유의 결과가 육아 1년의 성적표로 매겨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버텼는지도 모른다. ●모유수유 비율 생후 5~6개월 30%대로 줄어 보건사회연구원의 2012년 조사 결과 모유수유 비율은 아기 생후 1~2개월에 가장 높은 56.7%였다가 3~4개월 미만 50.0%, 5~6개월에는 32.3%로 낮아졌다. 모유를 전혀 먹이지 않은 이유 51.0%가 모유량 부족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엄마의 취업(16.3%), 유두 및 유방 통증(10.2%), 아기가 모유를 싫어하거나 젖을 빨지 않아서(8.2%) 등의 이유가 있었다. 자의로 처음부터 모유를 아예 먹이지 않는 엄마는 드물다. 설사 그렇다 한다해도 그걸 나쁘다고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을까. 육아 관련 카페에도 하루에 모유수유 관련 글이 수십개씩 올라온다. 모유수유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엄마들 사이에선 이른바 ‘젖 타령’이라고 부른다. “젖이 잘 나오느냐, 왜 젖이 안 나오는 거냐”는 물음부터 시부모님 앞에서 젖을 먹여보라는 등에 시달려야 한다. 사소한 일일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기 엄마들에겐 전부와 다름 없다. 분유를 먹이는 엄마들에게는 “애가 모유를 안 먹어서 아프다”고 툭 던지는 말이 두고두고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 모유를 먹이는 엄마들에게 “모유가 부실한가보다”라거나 “참젖이 아니라 물젖을 먹이고 있다”는 등의 말은 근거도 없이 무거운 죄책감만 안겨준다. 모유가 엄마와 아기의 완벽한 연결고리가 되어 주긴 하지만, 각각의 상황에 대한 고려도 없이 무조건적인 강요는 ‘완모맘’에게도 상당히 불편했다. 정부나 관련 단체에서도 단순히 모유수유를 꼭 해야한다고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를 더 자세히 알려주고, 어떤 어려움이 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으라고 알려주어야 한다. 사설 모유수유 클리닉에서 한 번에 8만원씩, 총 40만원을 내고 가슴 마사지를 받고 젖을 떼면서 절실히 느꼈다. 수유실 하나 더 늘리는 정책도 좋지만 좀 더 실질적으로 모유수유를 알리고, 지원할 방안들은 없는 걸까 하는 걸 말이다. 또 한편으로는 모유수유를 조롱하거나 가볍게 여기는 눈초리들을 참을 수가 없었다. 유축기를 사용하면서 스스로를 젖소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 아기가 다니는 병원의 수유실 입구에 버젓이 젖소 그림이 그려진 것을 보고 상당히 불쾌했다. (심지어 젖소의 귀여운 얼굴도 없이 몸뚱이와 젖만 그려져 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 초보 엄마들에게 가장 중요한 임무이지만, 그렇다고 우리를 그저 ‘젖 주는 기계’ 정도로 취급하는 것은 화가 났다. 여러 차례 벽을 거치다 보니 나중에는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때가 가장 행복한 때가 왔다. 엄마인 나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안정감이 밀려왔다. 그래서 주변의 임산부 친구들에게 모유수유를 권장하고는 있다. 아기가 젖을 먹으며 한쪽 눈으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기도 하고 웃어주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나를 만지며 장난치는 모습은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엄마에게만 의지하며 자라고 있는 아기에게 부족하지만 내 모든 것을 주는 느낌이 들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내가 느꼈던 모유수유의 기쁨을 더 많은 엄마들이 느꼈으면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자기 자식 먹이는 일이라지만 엄마들 혼자서만 이 모든 걸 떠안으라는 것은 좀 너무한 것 같다. 엄마와 아기가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도움과 배려는 넘치면 넘칠 수록 좋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 [영화 多樂房] ‘위아영’ 매너리즘에 빠진 뉴욕의 40대 부부

    [영화 多樂房] ‘위아영’ 매너리즘에 빠진 뉴욕의 40대 부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40대 부부 조쉬와 코넬리아는 그런대로 자신들의 삶에 만족하며 살고 있지만 왠지 허전하고 무료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아이가 없는 이 부부는 출산 및 육아에 관한 친구들의 일상적 대화에도 끼지 못해 서서히 고립돼 간다.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하던 이들에게 어느 날, 제이미와 다비 커플이 선물처럼 찾아온다. 이 상큼 발랄한 20대 부부의 자유로운 생활과 열린 사고방식은 조쉬 부부에게 큰 도전과 자극을 주고, 조쉬 부부는 이들이 소개하는 삶에 조금씩 빠져든다. ‘프란시스 하’(2014)에서 싱글 뉴요커의 고단한 삶을 흑백 화면 속에 담백하게 그려냈던 노아 바움백 감독은 차기작으로 매너리즘에 빠진 뉴욕 부부의 이야기를 선택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제이미 부부에게 끌리는 이유가 단순히 젊음이 갖고 있는 원초적 에너지 때문이 아니라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그들의 행복에만 집중하며 살아가는 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쉬 부부보다 더 단순하고 아날로그적인 것을 추구하는 제이미와 다비의 생활 방식은 분명 매력적인 데가 있다. 여기까지 이 영화는 세대를 뛰어넘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궁극의 인생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존심이 강하고 고집스러웠던 조쉬는 제이미를 통해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하는데, 우스꽝스럽게만 보였던 심리치료 의식 이후 조쉬가 속에 있는 것들을-말 그대로-‘토해내는’ 장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영화는 중반 이후 경로를 선회한다. 숨겨져 있던 제이미의 실체가 드러나자 조쉬는 예전으로 돌아가 자아의 견고한 틀 안에서 그를 맹렬히 비난한다. 제이미에 대한 실망, 속았다는 자괴감, 자기 방어적 본능이 망라된 조쉬의 반응은 꽤 격렬하다. 여기서 전면에 부각되는 새로운 주제는 다소 당황스럽기도 한데, 이들의 갈등을 야기시킨 다큐멘터리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그것이다. 조쉬와 제이미는 다큐멘터리에 허용되는 ‘연출의 범위’ 및 ‘진실과 거짓’에 관해 열띤 공방을 벌인 후 제3자를 통해 누가 옳은지 판정받기를 원한다. 다큐멘터리의 역사를 관통해 온 고전적 질문을 등장시킨 것은 이것을 제이미라는 인물에 대한 가치 평가, 나아가 우리 인생의 양면성과 연결해 보고자 하는 의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즉, 감독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 맥락에서 볼 때 영화의 여러 요소들이 차지게 뭉쳐지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을 사로잡는 바움백 감독의 캐릭터와 대사는 놓쳐서는 안 될 즐거움이다. 인간의 어두운 면을 직설화법으로 찔러대는데도 웃게 되는 것을 보면 그는 역시 우디 앨런을 닮아 있는 것일까. 그 웃음 가운데 사람과 인생과 현상의 이면을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장난감, 사지 말고 빌리세요

    장난감, 사지 말고 빌리세요

    양천구 신정동에 사는 주부 노모(34)씨는 마트에 갈 때마다 다섯 살 아들과 전쟁을 치른다. 아들이 새로 나온 만화 캐릭터 장난감을 보면 사달라고 떼를 쓰며 그 자리에 바로 주저앉아서다. 혼도 내보고 달래도 봤지만 아들의 고집은 보통이 아니다. 노씨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사주고도 싶지만 유행이 금방 지나가고 또 오래 가지고 놀지도 않아 고민”이라면서 “중고 장난감을 사다가 쓰고 다시 팔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양천구가 이런 엄마들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13일 신정1동 주민센터 4층에 ‘희망 장난감 도서관’를 개관한다고 12일 밝혔다. 희망 장난감 도서관은 장난감 대여는 물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는 엄마들을 위한 양육지원 공간이 부족하다는 고민을 해오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신세계이마트와 3자 협력을 통해 기존 탁구장을 리모델링해 172㎡ 규모의 장난감도서관과 소독실, 수유실 등을 갖췄다. 희망 장난감 도서관은 서울에 거주하는 5세 이하 영·유아 자녀를 두고 있거나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가정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장난감 대여는 평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놀이체험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다. 모험터는 회당 2시간씩 하루에 3회 운영하고 정원은 30명이다. 구 관계자는 “이용을 위해선 양천구 육아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회원 가입해야 한다”면서 “연회비는 1만원이고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계층, 세 자녀 이상 가정은 무료다”고 설명했다. 김수영 구청장은 “이번에 개관한 장난감 도서관은 민관이 협력해 만들어 낸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도 신월동 지역에 추가 신설해 더 많은 주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급증하는 여름 기저귀 발진과 땀띠...아이 성장, 두뇌 발달 악영향 미칠 수 있어

    급증하는 여름 기저귀 발진과 땀띠...아이 성장, 두뇌 발달 악영향 미칠 수 있어

    낮 기온이 25~30도를 넘나드는 때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며, 육아맘 A씨는 아기 피부관련 정보를 검색하는 횟수가 늘었다. 요즘 같은 무더운 날씨에는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아기들의 땀띠와 기저귀 발진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염증성 질환은 아이가 아파하는 것은 물론, 아이의 성장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조금만 아기 피부가 붉게 변해도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고운 우리아이의 피부를 괴롭히는 단골 피부 질환 기저귀 발진과 땀띠는 왜 생기는지, 관리와 치료법은 무엇인지 부천 서울어린이병원 최용재 원장과 함께 살펴보자. -땀띠? 기저귀 발진? 어떻게 구분하면 될까? 땀띠는 땀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해서 생기는 물집이나 발진을 말하고, 기저귀 발진은 기저귀를 차고 있는 부위의 지저분하고 습한 환경으로 인해 생기는 피부질환이다. 원인이 다르지만, 땀띠와 기저귀 발진은 둘 다 초기 피부가 붉어지고 물집이 잡히기 때문에, 이 둘을 구분하기 어려워하는 엄마들이 많다. 땀띠와 발진은 보통 증상이 발생하는 부위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쉽다. 땀띠는 목 주위, 팔다리, 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분과 땀이 많은 이마나 코에 깨알 같은 돌기가 생기고, 기저귀 발진은 기저귀가 닿는 엉덩이, 항문, 성기주변, 아랫배 쪽에 생긴다. -땀띠와 기저귀 발진,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땀띠와 기저귀 발진 예방하려면 피부자극을 줄이고, 피부가 습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아기들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떨어져 땀을 많이 흘리는데다, 피부가 연약해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위가 시작되면 엄마들이 아이피부관리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우선 아이 피부와 건강을 위해서는 실내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선풍기보다는 에어컨을 사용해, 25도의 실내온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아이 피부에 직접 닿는 옷은 피부자극이 적으면서도 땀을 잘 흡수하고 배출해주는 순면소재를 선택해야 하며,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긴 팔 윗도리와 긴 바지를 선택한다. 또한 아이들이 항상 차고 있는 기저귀 선택에도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기저귀 발진은 가려움과 통증을 동반해 아이가 잠을 못 자거나 식욕까지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저귀 발진을 예방하려면 아이 엉덩이를 보송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기저귀를 잘 갈아주고, 흡수력 좋은 기저귀를 사용하는 것이 필수다. 특히 기저귀 발진은 아이의 숙면을 방해해 아이 성장과 두뇌 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방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발진 걱정 줄여주는 기저귀 선택법은? 여름 피부트러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께가 얇아 통기성 뛰어나고 동시에 흡수력이 좋은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아기 엉덩이를 축축한 상태로 두면 피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에 여름용 기저귀로 팸퍼스 베이비드라이를 눈여겨볼만 하다. 얇은 기저귀로 유명한 팸퍼스 베이비드라이는 최대 12시간 흡수력과 3중 흡수층으로 최대 12시간동안 아이 피부가 축축하지 않도록 유지하는 흡수력까지 갖춰 땀띠와 기저귀 발진 걱정 없이 아기 피부를 보송보송하게 지켜준다. 또한 새로운 디자인의 엠보싱 흡수패드가 흡수된 용변을 꽉 잡아줘 용변의 효소작용으로 인한 피부 자극과 발진걱정을 줄였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방법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방법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방법은?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에 네티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부모가 육아휴직을 순차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최초 1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상한 100만 원→150만 원)로 상향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체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3월 말 현재 5095명으로 전년 동기(4166명) 대비 22.3%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 휴직자는 197명으로 전년(133명)에 비해 48.1% 급증했다. 사회적 인식변화 등으로 인해 육아 휴직을 신청한 남성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서울 시내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남성도 2014년 1분기 3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늘었다.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333.3% 증가한 수치다. 서울청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작년 10월부터 ‘아빠의 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女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가 산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0년까지 한국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가 10% 포인트가량으로 줄어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9% 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여성의 일자리 참여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3%로 남성(74.0%)보다 22.7% 포인트나 낮다. # 통계청이 내놓은 ‘2014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미취학(만 6세 미만) 자녀가 있는 여성 10명 중 7명(72.8%)은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 ‘육아 부담’을 꼽았다. 미취학 자녀가 없는 여성도 육아 부담(51.0%)을 가장 많이 들었다. ●경제활동 10%P 증가 땐 1인 GDP 0.9%P↑ 10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첫 ‘여초(女超) 시대’가 열린다. 여성인구가 2531만명으로 남성인구(2530만명)를 추월한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 3695만명(총인구의 73.0%)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2060년에는 총인구의 절반 밑(49.7%)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통계청의 전망이다. 이는 성장률 하락으로 직결된다. OECD는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 1%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경고한다. 여성 인력 활용이 국가적 과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실은 ‘위기의식’이 별로 없다. 육아·가사 부담은 여전히 여성에게 집중된다.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는 2459명에 불과하다. 20대까지만 해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남성보다 높다. 지난해 여성이 63.8%, 남성이 62.4%다. 하지만 출산과 육아 부담을 떠안는 30대부터는 남성(93.7%)이 여성(58.4%)을 압도한다. ●“출산과 복지비용을 미래투자로 인식해야” 통계청장을 지낸 이인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와 기업, 사회가 여성 보는 눈을 바꾸지 않으면 국가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다”며 “부부 육아 휴직제 등 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애도 안 보고 집안일도 안 하는 한국 남자와 그런 분위기를 용인하는 한국 사회가 문제”라면서 “출산과 보육을 ‘복지 비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미래 투자’로 보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대박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대박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육아휴직시 급여 100%” 대박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아빠의 달 인센티브에 네티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아빠의 달 인센티브란 부모가 육아휴직을 순차 사용하면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최초 1개월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상한 100만 원→150만 원)로 상향 지급하는 제도다.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전체 육아휴직 신청자 수는 3월 말 현재 5095명으로 전년 동기(4166명) 대비 22.3% 증가했다. 이 중 남성 육아 휴직자는 197명으로 전년(133명)에 비해 48.1% 급증했다. 사회적 인식변화 등으로 인해 육아 휴직을 신청한 남성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1분기 서울 시내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한 남성은 전년 대비 약 50% 증가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한 남성도 2014년 1분기 3명에서 올해는 13명으로 늘었다. 절대적인 수는 적지만 333.3% 증가한 수치다. 서울청 관계자는 “남성의 육아휴직 증가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로 아빠의 육아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면서 “작년 10월부터 ‘아빠의 달’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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