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유용하
    2025-08-26
    검색기록 지우기
  • 강국진
    2025-08-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40
  •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종교, 신앙인만 갖기엔 너무 귀중해”

    누군가 말했다. 종교를 가지려면 교회나 절보다 성당을 가는 것이 싸게 먹히니 가톨릭을 고르라고. 알랭 드 보통(42)의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청미래 펴냄)는 이처럼 냉소적인 무신론자에게 종교의 미덕을 넌지시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는 연애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비롯해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여행의 기술’ ‘공항에서 일주일을’ 등 10권의 책을 쓴 전문 저술가다. 연애 소설 ‘왜 나는’은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보통의 책으로 판매 부수가 35만부를 넘었다. 보통의 문장이 20개국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사랑받는 것은 현대적 일상에서 새로운 가치를 탐구하기 때문이다. ‘무신론자’도 마찬가지다. 보통은 유대인 출신이지만 그의 집안에서 종교는 ‘우스꽝스러운 조롱의 대상’이었다. “종교는 어린애나 지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믿는 것으로 알았어요. 지성인이라면 과학을 신봉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번 책에서는 이슬람, 기독교, 유대교를 주로 다뤘는데, 유대교에 대해서는 집에서 전혀 배우지 못했어요. 기독교는 유대교의 적이다 보니 비밀스럽게 매료되었습니다.” 영어권보다 5개월 앞서 세계 최초로 출간된 ‘무신론자’의 홍보를 위해 처음 한국을 찾은 보통은 “영어권 출판사보다 한국의 편집인이 먼저 런던으로 날아와 연락했다.”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무신론자인 그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런던에 살고 있다. ‘무신론자’는 말랑한 연애 소설이 아니다 보니 쉽게 읽히지 않는다. 독자의 이해를 위해 곳곳에 사진과 도판을 실었다. 현대 사회 소외의 원인을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한 종교적 믿음의 개인화로 말미암은 공동체 정신의 훼손’에서 찾는 보통은 지금까지 생의 대부분을 책을 쓰는 데 바쳤다. 하지만 점점 책 바깥의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스쿨 오브 라이프’와 ‘리빙 아키텍처’란 두 개의 단체를 운영 중이다. 말 그대로 인생의 학교인 ‘스쿨 오브 라이프’는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 사랑, 죽음, 돈, 종교 등에 대해 서로 이야기한다. 강사가 있고 강의, 세미나 등이 주로 이뤄지는데 벌써 다녀간 한국 독자들도 있단다. ‘리빙 아키텍처’는 세계 유명 건축가에게 부탁해 영국에 아름답고 우아하며 편안한 건축물을 짓는 단체다. 하룻밤 20파운드(약 3만 6000원)에 세계적인 건축가가 디자인한 현대적인 건축물에서 주말을 보내자는 생각에서 만들어진 이 단체는 벌써 5개의 건물을 지었다. ‘행복의 건축’이란 책을 쓰기도 한 보통은 “건축가가 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이 고백은 ‘무신론자’에 나오는 ‘아가페 식당’에서 서로에게 던지기로 유도되는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다. 현대적 커뮤니티 센터로 보통이 가정한 ‘아가페 식당’에서는 ‘오만’의 표현인 “무슨 일을 하십니까?” “아이들은 어느 학교에 다닙니까?”란 질문 대신 “후회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로 서로에게 다가서라고 권유한다. 그는 종교의 이론적 결과뿐 아니라 실제적 결과에 관심을 둔 사람이 자신이 처음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존 종교의 부족함 때문에 ‘보편 종교에 관한 요약 설명’ 등을 쓰고 새로운 종교를 만든 오귀스트 콩트(1798~1857)의 예를 든다. 보통은 훨씬 현대화된 콩트라 할 만하다. 콩트처럼 사제 10만명 양성 등의 과격한 주장은 하지 않는다. 다만 “종교는 매우 유용하고, 효과적이고, 지적이기 때문에 신앙인들만의 전유물로 남겨 두기에는 너무 귀중한 것”이라고 나직이 말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빚더미 전북개발公 성과급 잔치

    빚더미 전북개발公 성과급 잔치

    전북개발공사가 거액의 빚더미에 앉은 채 매년 성과급 잔치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전북도에 따르면 전북개발공사 부채는 2007년 1322억원, 2010년 3429억원, 올해는 3612억원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부채 규모가 4471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부채비율도 올해 308%에서 내년에는 335%로 치솟게 된다. 부채비율이 300%를 넘는 지방공기업은 전국적으로 6개에 지나지 않는다. 부채가 증가하면서 이자 부담도 크게 늘었다. 2007년 13억원에 그쳤던 이자는 2010년 165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도 180억원을 부담해야 하고 내년에는 194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당기 순이익이 발생했다고 하지만 개발공사가 부담하는 이자보다 적다. 당기순이익은 2008년 7억원, 2009년 14억원, 2010년 101억원 등 3년간 132억원이었다. 그러나 전북개발공사는 매년 성과급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장 539만원, 직원 51명에게는 2억 75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임직원 평균 급여도 4173만원으로 서울메트로나 부산개발공사보다는 적지만 인접 지역인 충남·전남 개발공사보다 많다. 전북개발공사의 부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전북혁신도시 건설과 용지보상비 조달을 위해 2646억원의 공사채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전주 평화지구, 익산 송학·배산지구 등 3개 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면서 국민주택기금 706억원을 차입한 것도 요인이다. 이에 대해 유용하 전북개발공사 사장은 “전북개발공사의 부채는 악성 채무가 아니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차입한 선순환 부채”라면서 “최근 6년간 총 1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고 혁신도시 원리금 상환 재원 3106억원을 확보해 차입금 600억원을 조기상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성과급도 최근 3년간 경영평가에서 ‘보통’ 등급을 받은 뒤 행정안전부 지침에 의거해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기부도 ‘부창부수(夫唱婦隨)’

    기부도 ‘부창부수(夫唱婦隨)’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지 두 번째는 쉽습니다. 기부도 그렇고요.” 김병호(70) 서전농원 대표가 200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거액을 기부한 데 이어 아내 김삼열(61)씨도 19일 카이스트 서울캠퍼스에서 서남표 총장을 만나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김 대표가 당시 기부한 부동산은 300억원 상당으로 부부의 기부금 규모를 합하면 카이스트 거액 기부자 가족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다. ●“기부도 시작이 어렵지 두번짼 쉬워” 부인 김씨는 “남편의 기부로 지난 5월 카이스트에 ‘김병호·김삼열 IT융합센터’가 착공되는 것을 보고 나라 발전을 위해 정말 큰일을 했구나 하고 생각했다.”면서 “원래는 내년 12월 IT융합센터가 완공되는 날 추가 기부 의사를 밝힐 생각이었는데 카이스트가 한시라도 빨리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이번에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기부한 부동산은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땅 2300여㎡로 별장을 지으려 했던 곳이다. 김씨는 “아들 부부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별장을 짓는 것보다 국가와 과학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고 여러 사람과 나누는 기쁨이 훨씬 가치 있을 것 같아 기부를 결심했다.”면서 “남편도 내 뜻에 기꺼이 동조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돈 버는 건 기술이지만 쓰는 건 예술” 남편 김 대표는 2009년 당시 경기 용인에 있는 논밭을 카이스트에 기부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 총장은 “이번 기부는 점차 퍼지고 있는 ‘기부 바이러스’ 확산에 새 장을 열 것이다. 귀하게 쓰겠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씨줄날줄] 맥주 한 잔/이도운 논설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 미군 최고 무공훈장을 받게 된 다코타 마이어 예비역 병장과 와이셔츠 차림으로 백악관 집무실 밖 테라스에서 맥주 한 잔씩을 앞에 놓고 마주한 사진이 전세계로 타전됐다.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오바마 대통령의 소탈함과 소통 능력, 마이어 병장의 애국심, 미 해병대의 용맹함, 미국식 민주주의의 우월함 같은 메시지들이 담겨 지구촌 가족들에게 전파됐을 것으로 백악관 홍보 담당자들은 기대할 것이다. 관심이 가는 것은 두 사람 간의 대화 내용. 마이어 병장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홀로 적진을 뚫고 동료 해병대원들과 민간인들을 구출해 훈장을 받았기 때문에 전쟁에 대한 얘기가 우선적으로 나왔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어 병장은 “나는 참전을 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총사령관이므로 둘 다 전쟁을 안다고 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러나 마이어 병장은 두 사람 간의 대화가 과거(전장)보다는 미래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스물 세 살인 마이어 병장은 “당신이 만약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무엇을 하겠느냐.”고 물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두를 것 없다. 먼저 공부를 해라. 나도 서른 살이 되기 전까지는 인생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현재 고향 켄터키에서 해병대 예비군으로 복무 중인 마이어 병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조언에 따라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과 예비역 군인의 입장을 떠나 인생의 선배와 후배로서 나눈 대화가 가슴에 와 닿는다. 두 사람 앞에 놓인 맥주잔은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500㏄ 생맥주 잔보다 작은 300㏄ 정도 돼 보이는 잔이었다. 만일 두 사람 앞에 위스키나 와인 잔이 놓였다면 어땠을까. 아마 맥주 잔보다는 진지하고 소탈한 대화의 느낌이 덜하지 않았을까. 위스키가 몸을 덥히는 데, 와인이 분위기를 잡는 데 유용하다면, 맥주는 대화의 액세서리로 적당한 술이다. 오바마와 마이어가 맥주 대화를 나누던 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각국의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을 발표했다. 1인당 독주(毒酒) 섭취량 1위 국가는 한국이었다. 맥주보다는 소주나 위스키 혹은 폭탄주를 좋아하고, 세상에서 가장 마시기 어려운 술이 ‘딱 한 잔’이라는 말을 하는 한국인들이기 때문에 놀랄 일도 아니다. 이런 한국형 음주 문화 속에서는 오바마와 마이어가 나눴던 맥주 한 잔의 대화가 쉽게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맥주 한 잔의 사진이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 가운데 하나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쪽빛 데칼코마니 융프라우를 걷다

    얼마전까지 우리가 스위스를 돌아보는 방법은 주로 ‘관광’이었습니다. 기차나 곤돌라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는 것’ 위주였습니다. 최근 걷기 열풍이 불면서는 스위스의 진면목을 걸어서 살피려는 움직임도 부쩍 늘었습니다. 그 중심에 스위스의 아이콘, 융프라우가 있었지요. 거대한 자연과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이제 여기에 치즈와 초콜릿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탭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스위스 사람들의 삶과 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여정입니다. 바로 그렇게 삶과 풍경이 어우러질 때라야 비로소 온전히 스위스를 돌아본 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절반보다 작은 스위스 안에 조성된 하이킹 패스(path)가 6만㎞를 넘는다. 지구를 한 바퀴(약 4만 120㎞) 반쯤 돌 수 있는 거리다. 트레일은 2만개 정도 된다. 우리의 둘레길 같은 하이킹 코스들이 거미줄처럼 나라 전체를 촘촘하게 감싸고 있는 셈이다. # ‘유럽의 지붕’ 열차만 타지 말고 걸어보면… 스위스 하이킹의 핵심으로 꼽히는 융프라우 일대에도 76개의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있다. 저마다의 취향과 산행 능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대부분 인터라켄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인터라켄은 ‘두 개의 호수 사이의 마을’이란 뜻으로, 융프라우의 배후지 역할을 한다. 기차는 인터라켄 오스트역을 출발해 라우터브룬넨(796m)과 클라이네 샤이데크(2061m) 등을 경유해 융프라우요흐(3454m)까지 오른다. 시간은 2시간 30분가량 소요된다. 평탄하게 이어지던 철길은 라우터브룬넨부터 궤도 사이에 톱니바퀴가 놓이기 시작한다. 기차를 타고 험준한 산을 오르는 동안 차창은 풍경화가 된다. 슈타우바흐 폭포 등 풍경의 보고들이 벽화처럼 내걸리는데, 입이 쩍 벌어질 지경이다. 오를 땐 기차 오른쪽, 내려올 땐 왼쪽에 앉는 게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클라이네 샤이데크에선 저 유명한 융프라우 산악열차로 갈아탄다. 내년이면 설립 100주년이 되는 유서 깊은 철길이다. 산악열차에 오르면 ‘처녀’란 뜻의 융프라우(4158m)와 수많은 산악인들의 목숨을 앗아간 아이거 북벽(3970m), 묀휘(4107m) 등 알프스의 고봉들이 어깨를 맛댄 풍경과 마주한다. 산악열차는 약 2㎞는 초원지대, 7㎞ 남짓한 거리는 아이거와 묀휘의 암벽을 뚫은 터널을 지난다. 소요시간이 50분에 달할 만큼 천천히 오른다. 고산병 증세를 일으킬 수 있는 고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터널 구간 중 아이거반트(2865m)와 아이스메어(3160m) 등 두 곳에서 각각 5분씩 정차한다. 아이거 암벽 속에서 알프스 전경을 내려다보는 맛이 각별하다. 종착역은 융프라우요흐다. ‘요흐’는 우리의 ‘재’와 비슷한 뜻으로, 융프라우와 묀휘 두 산자락이 내려와 만난 자리를 뜻한다. 역 밖의 플라토 전망대나 빙하지대로 이어지는 뒷문이 전망 포인트. 역 위쪽의 스핑크스 전망대도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유럽의 지붕’ 융프라우와 22㎞를 뻗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알레치 빙하가 눈앞에 펼쳐진다. 고산증으로 인한 어지럼증도 이때만큼은 싹 가신다. 융프라우 하이킹은 산악열차나 곤돌라 등으로 고산 지역에 오른 뒤 되짚어 내려가는 형태가 많다. 그 가운데 한국인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코스는 ‘아이거 융프라우 워크’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 아이거 글래쳐(2320m)에 내려서 클라이네 샤이데크까지 걷는다. 융프라우와 아이거, 묀휘 등의 거봉들을 줄곧 등에 지고 내려온다. 앞쪽으로는 알프스의 산자락들이 마루름을 좁히며 다가선다. 스위스 목동들이 만들었을 것 같은 지그재그 코스는 하이킹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쉽다. 1시간 남짓 걸린다. # 그뤼에르 치즈… 스위스 삶의 정수 스위스를 대표하는 식품은 치즈와 초콜릿이다. 그 둘의 명산지가 프리부르 지역이다. 스위스 연방을 이루는 26개 주(칸톤) 가운데 한 곳이다. 치즈와 초콜릿 생산 농가는 프리부르 지역 가운데서도 특히 그뤼에르 주변에 몰려 있다. ‘치즈 데어리 패스’(Cheese Dairy Path) 등 전통 치즈와 초콜릿을 맛볼 수 있는 하이킹 코스도 그뤼에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인터라켄에서 그뤼에르까지는 ‘골든패스 파노라믹’ 등 기차를 바꿔 타며 이동한다. 스위스는 하이킹 패스 못지않게 철도 시스템도 그물망이다. 46개 철도회사가 총연장 5102㎞의 철로를 통해 스위스 구석구석을 연결한다. 관광객들이 어렵지 않게 4000m 가까운 산을 오르고, 꼭꼭 숨겨진 풍경들과 만날 수 있는 이유다. 1876년 첫 운행을 시작한 ‘골든패스 파노라믹’은 전원마을 츠바이짐멘에서 그뤼에르를 지나 레만호(湖)를 품은 몽트뢰까지 이어져 있다. 스위스 특유의 전원풍경을 차창에 달고 가는 노선으로, 스위스 기차여행의 정수로 꼽힐 만큼 줄곧 빼어난 풍경과 동행한다. 인터라켄이 독일어권 지역이라면 프리부르는 프랑스어권 지역이다. 특히 그뤼에르는 지역적으로 프랑스와 가깝다. 문화 또한 프랑스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당연히 고마움의 뜻을 전할 때 독일어 ‘당케 쉔’보다 프랑스어 ‘메르시 보쿠’가 더 잘 어울린다. 국내 한 포털 사이트는 그뤼에르에 대해 ‘거의 1000년 전부터 만들어온 경질 치즈’라고 적고 있다. 지명이 그 지역의 음식을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변한 것이다. 치즈 데어리 패스는 그뤼에르를 출발해 해발 1100m의 몰레종 마을까지 다녀온다. 그뤼에르에서 몰레종 마을까지는 5.7㎞, 왕복 4시간쯤 걸린다. 여기는 그러니까, 예쁜 수직 세상쯤 되겠다. 잣나무와 낙엽송 등이 하늘을 찌를 듯 쭉쭉 뻗어 있다. 그 아래는 들꽃 세상이다. 노란 민들레와 꽃반지 만들던 토끼풀 등 익숙한 녀석들은 물론, 어린아이 손톱보다 작은 들꽃들이 지천이다. 산길에서는 너나 없이 친구가 된다. 꼬장꼬장한 빨강 머리 독일 할머니도, 배불뚝이 스페인 아저씨도 수줍고 정감 있는 눈인사를 건넨다. # 해발 수천m에서 듣는 워낭소리 40분 남짓 산길을 오르면 워낭소리가 들리고 얼룩무늬 젖소들이 눈에 띈다. 스위스에선 이처럼 해발 수천m 고지대에서 소를 방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저지대 농가들이 싱싱한 풀을 찾아 고원의 초원지대로 올려 보낸 소들이다. 소떼는 봄에 올라와 가을이면 내려간다. 이들이 이동하는 것을 ‘포야’라고 부른다. 가을에 소떼가 내려올 때면 마을마다 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그뤼에르의 중심지인 불에선 만국기를 걸듯 워낭으로 마을 하늘을 장식해 뒀다. 여간 이채롭지 않은 풍경이다. 몰레종 마을까지 가는 산길은 전형적인 스위스 시골 풍경을 담고 있다. 우리와 닮은 듯, 또 다른 풍경에 넋이 쏙 빠진다. 산길 중간의 ‘몽제롱’은 치즈에 식빵을 적셔 먹는 퐁듀로 유명한 집이다. 퐁듀 한 그릇에 17~19스위스프랑(약 2만 1000~2만 3000원)을 받는다. 몰레종 마을에서도 전통 수제 치즈 제작과정을 살펴보거나 다양한 치즈를 맛볼 수 있다. 초콜릿과 함께하는 길은 ‘치즈&초콜릿 트레일’로 불린다. 그뤼에르에서 버스로 10분 정도 떨어진 샤르메가 출발지. 초콜릿 박물관이 있는 브로크(Broc)까지 약 11㎞를 걷는다. 넉넉한 몽살뱅호(湖)와 고전 전쟁영화에서 봤음직한 수력발전소,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야운바흐 협곡을 따라 걷는다. 글 사진 인터라켄·그뤼에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전기는 220V를 쓴다. 우리와 다른 형태의 콘센트(3점식)를 쓰는 곳이 많다. @산악지대가 많으므로 보온성이 좋은 가벼운 옷과 등산화, 선글라스, 선블록 등을 준비해야 한다. @스위스 패스가 무척 유용하다. 기차는 물론 버스, 유람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산악철도나 케이블카는 할인혜택을 받는다. 스위스 관광청(www.myswitzerland.co.kr) 참조. @스마트폰 소지자는 스위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갈 것. 현지에서 여행서적 몫을 톡톡히 한다. @인터라켄 시내는 자전거로 돌아보기 딱 좋다. 인터라켄 서역(west), 호텔 등에서 대여해 준다. 1~2시간에 14스위스프랑(CHF). 1CHF(이하 프랑)는 약 1230원. @음료수 등 잡화를 살 때 ‘COOP’ 매장을 이용하면 싸다. @융프라우요흐에서 컵라면을 맛볼 수 있다. 7.5프랑. @브로크의 카예 네슬레 초콜릿 공장 입장료는 10프랑이다. 초콜릿 생산 공정 등을 들여다보고, 다양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비교적 싼 초콜릿 매장도 마련돼 있다. @그뤼에르 고성(古城)은 스위스 국민들이 두 번째로 자주 찾는 고성이다.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다.
  • ‘아이패드가 기다린 앱’ 파오인, 앱스토어 1위 고수

    ‘아이패드가 기다린 앱’ 파오인, 앱스토어 1위 고수

    국내 최대의 신문·잡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파오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출시 1주일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차트 1위를 차지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파오인은 일 1만 건에 달하는 내려받기(다운로드)가 이뤄지고 있어 신문·잡지의 디지털화된 콘텐츠가 아이패드 사용자들에게 크게 사랑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와 편리한 장치(디바이스)가 결합하면 사용자들이 기존 오프라인에서 활용하던 콘텐츠가 디지털 디바이스 환경에서도 충분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파오인은 일간지, 경제지, 스포츠지, 전문지, 지방지 등 주요 신문 50여 종과 시사·경제, 여성·패션, 스포츠, 자동차 등 100여 종의 잡지를 구독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다매체 제공 아이패드용 앱이다. 파오인이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크게 2가지 정도로 요약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국내 최대 다매체를 서비스하고 있다는 점. 기존 아이패드 사용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신문·잡지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매체별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제 파오인 하나로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어 그러한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다양한 콘텐츠들이 모여 서로에게 시너지를 주고 있다는 점에서 각 매체 별로 단독으로 추진하던 뉴디바이스 사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사용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신문·잡지를 구독하기 위한 편리한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 기존 앱과는 달리 지면을 다운로드 받으면서도 바로 신문과 잡지를 볼 수 있는 실시간 스트리밍 기법이 적용돼 있어 사용자 대기 시간이 없고 신문과 잡지를 보는 뷰어의 경우 지면의 느낌을 살려 사용자에게 친숙한 UI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 번 본 신문과 잡지는 보관함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지 않은 상태나 비행 상태(에어플레인 모드)에서도 다시 볼 수 있어 장시간 비행이나 여행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파오인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고 있는 사용자들의 반응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대화명 ‘신문맨’을 사용하는 한 사용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앱이 나왔다. 150종 이상 신문, 잡지가 서비스되다니… 이제 신문, 잡지를 무겁게 들고 다닐 일 없고 아이패드가 정말 쓸모있는 기계가 됐다.”고 밝히고 있다. 파오인 개발사인 비플라이소프트(대표 임경환)는 “단순히 다운로드 숫자에 만족하지 않고 매체와 협력해 뉴디바이스 환경에서 새로운 유료화 모델을 정착시켜 미디어 산업계와 윈윈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파오인은 현재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에서 이용 가능하며 애플의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마켓에서 파오인 또는 Paoin으로 검색 후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출처: 비플라이소프트(www.paoin.com) ※본 콘텐츠는 기업 제공 자료로 서울신문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 “냉전시대의 북한 알아야 제대로 된 대북정책 가능”

    “냉전시대의 북한 알아야 제대로 된 대북정책 가능”

    “냉전시대의 북한사를 이해해야 현재의 대북정책도 옳게 세울 수 있습니다.”  러시아가 1963년 남한과의 수교 가능성을 논의했던 정황히 담긴 외교문건을 발굴한 제임스 퍼슨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원은 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사 연구는 죽은 역사 연구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다음은 퍼슨 연구원과의 일문일답. ‘북한 기밀문서 발굴·연구사업’(NKIDP)은 어떻게 시작됐나.  -우리 연구소는 20년 전부터 ‘냉전 국제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러시아와 체코, 폴란드, 동독, 루마니아 등 옛 공산권 국가의 문서보관소의 외교 문건들을 통해 냉전 시대에 대해 ‘반대편’으로부터 배우자는 취지다. 특히, 북한과 소련 등의 관계를 연구하면 북한의 내·외무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한국의 경남대와 함께 북한의 외교관계, 경제 발전, 핵프로그램의 기원 등에 대한 광범위한 문건을 수집 중이다. NKIDP 연구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나.  -북한과 소련 등의 관계 연구를 통해 북한의 냉전사를 알아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연구를 통해 당시 북한 정책을 이해하고 현재의 대북정책을 제대로 세울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예컨대 김일성 북한 주석은 에리히 호네커 전 동독 공산당 서기장과의 대화에서 “중국이 북한의 국내 문제에 자꾸 간섭하고 끼어들어 걱정된다.”고 솔직히 표현한 적이 있다. 이 정보는 현재 정책을 세울 때 매우 유용하다. 미국 정계 등의 많은 전문가가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더해가고 있으니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야한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북한은 중국이 이미 이같은 시도를 한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문건이 수집됐나.  -가장 최근에 집계했을 때 6만 페이지 분량을 가지고 있었다. 시기적으로 1945년부터 1993년까지의 문건이 수집 대상이다. 그러나 (영어로) 번역을 끝낸 것은 2~3%에 불과하다. 연구에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연구 비용 문제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많은 1990년대 초부터 많은 지원을 해줘 관련 연구 기반이 조성됐으나 해석해야할 문서가 워낙 많다. 그동안 NKIDP 사업을 통해 밝혀진 대표적 역사적 사실은.  -매우 많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72년 10월 유신체제로 넘어가기 전 미국에 앞서 박성철 북한 제2부수상에게 이 계획을 알렸던 사실을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박성철은 1972년 5월 서울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비공식 면담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기억과 성찰/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억과 성찰/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우리는 먼저 ‘이름’을 교환한다. 명함을 이용하거나, 말로 하거나 교환의 형식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이름이라는 분류방식을 통해 상대를 ‘구성’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이름은 ‘견출지’이고 이제부터(관계가 지속된다면) 그 이름 아래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축적되면서 기억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내가 만난 상대는, 이름으로 분류된 ‘폴더’ 안의 기억들로 ‘구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나 역시 그에게는 동일한 방법으로 기억될 것이다(이러한 과정은 새로운 사물과 접촉하게 되거나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기억의 정리과정에 ‘선택’과 ‘배제’의 논리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선택’과 ‘배제’는 기억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감각되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으므로) 다른 한편으로 기억을 ‘주관화’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발생시킨다. 주관화 과정에서는 기억을 왜곡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그것은 개인이건 집단이건 간에 불편한 기억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리하려는 본능적 성향과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편견’과 ‘견해의 대립’은 기억을 선택하고 배제하는 방식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기억은 당연히 ‘망각’과 ‘무시’의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기억은 ‘선택’과 ‘배제’, ‘망각’과 ‘무시’의 과정을 거쳐 일종의 ‘가상 세계’(집단적이거나 개인적이거나)를 만들어 내기가 쉽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상상 속의 귀신을 그리고 있으면서 살아 있는 개를 그리고 있다고 주장하기 쉽다는 말이다. 밖에서 볼 때 분명히 내가, 우리가 귀신을 그리고 있음이 관찰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기억화의 과정이 조작될 수 있고, 임의로 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런 기억에 의존하는 우리의 의견은 항상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개인이나 집단의 욕망 때문에 기억의 한계를 거의 성찰하지 못한다. 특히 집단화된 기억은 ‘신성한 교육’을 통하여 그것이 참인지 아닌지에 대한 질문 없이 거의 절대적 권력을 가진 하나의 도그마로 작동되며, 집단 기억의 밖에 있는 모두를 ‘타자화’(적대시)하기 쉽다. 그래서 자신의 기억에 대한 ‘성찰’은, 이 모든 문제를 넘어서 ‘화해와 공존을 위한 소통’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할 미덕이 된다. 동아시아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사분쟁은 그런 점에서, 자기 성찰 없는 ‘기억정치’의 소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권력을 가진 자들은 교육기구의 독점을 통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집단 기억의 중심인 역사기억을 조작함으로써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한다. 중국은 1당 독재체제에 대한 정치적 도전을 ‘애국주의’라는 정서를 매개로 억압하기 위해서, 대형 국가프로젝트를 통해 고대사의 상한을 끝없이 끌어올렸고, 얼마 전까지 거의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던 고구려사까지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은 자신이 ‘전범국가’라는 성찰 없이 ‘침략과 폭력의 현대사’를 재구성하여 자국사를 미화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가해자’로서의 일본은 사라지고 ‘피해자’로서의 일본이 부활한다. 북한은? 기억조작을 통해 ‘김씨 왕조’ 건설에 몰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성찰 없는 기억정치의 가장 가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한국의 제1공화국과 관련된 논의가 제헌헌법정신 등 국민적 총의에 의해 선택되었던 국민적 합의에 대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축출한 지도자 한 사람에 대한 논의로 집중되는 것을 보면 매우 걱정스럽다. 오늘의 리비아를 보면서 카다피를 영웅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확실히 기억은 조작되기 쉽고, 대부분의 기억은 ‘자기 중심성’을 회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소통을 위한 성찰’이 필요하다. 진리라고 믿는 자신의 기억에 대한 성찰 없이 ‘다른 기억의 체계’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화해와 공존을 위한 미래를 논의할 수 있을까.
  • 운동 후 갈증 느낄 때, 물 대신 ‘이것’ 마셔라

    대부분의 아이들이 운동을 한 뒤 갈증을 느낄 때 물을 찾지만, 이때 물 보다 우유를 마시는 것이 갈증해소에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팀은 8~10세 아동을 대상으로 같은 공간 안에서 운동하게 한 뒤 스포츠 음료수, 물, 우유 등을 마시게 했다. 이후 아이들의 몸 속 수분함량 등을 체크한 결과 우유가 수분을 보충하고 갈증을 빨리 해소하는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유에 든 질 좋은 단백질과 칼슘, 탄수화물 그리고 전해액이 갈증해소에 도움을 주며, 특히 우유가 땀으로 빠져나간 나트륨을 대체하면서 몸이 수분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티먼스 박사는 “아이들이 심한 운동을 한 뒤 갈증을 느낄 때 제때 수분을 보충해 주지 않으면 심장박동수가 심하게 증가하면서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유는 땀으로 빠져나간 영양분을 빠르게 대체해 갈증을 해소하는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대 랑곤 메디컬센터(NYU Langone Medical Center)의 스포츠학 전문가인 데니스 카르돈도 “우유가 갈증을 해소하는데 매우 좋은 식품이지만, 이 같은 작용에 대해 저평가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외언론들은 이 연구가 캐나다 낙농협회의 요청과 기금으로 이뤄졌다면서, 더욱 정확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비즈인포, 中企 고충 해결사로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맞품형 포털사이트인 비즈인포(bizinfo.go.kr)가 중소기업의 ‘고충 해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비즈인포는 2009년 3월 중소기업정책 정보 제공 및 경영애로 상담 지원을 위해 정부부처와 지자체, 유관기관 등의 각종 지원사업과 경영정보 등을 모아 개설했다. 현재 388개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관련 정책이 망라돼 있고 올해 제공된 정보가 7000여건에 달한다. 비즈인포의 실효성이 알려지면서 8월 현재 접속건수가 772만여건을 넘기는 등 방문객이 급증하고 있다. 2009년 255만여건이던 접속건수가 지난해 303만여건으로 증가하더니 올 들어 7월 현재 200만건을 넘어섰다. 융자·수출 등 정책 및 지원기관, 수요자(지역·자격증 등) 등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고 전문가에게 듣는 5분 강의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비즈니스지원단’을 통해 다양한 경영애로에 대한 상담 서비스도 가능하고 기업은행의 ‘잡월드’와 연계해 채용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에서 IT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K 대표는 비즈인포를 직접 경험한 뒤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 어려움이 심각했는데 해법을 찾지 못하다 비즈인포에서 회사에 맞는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융자를 통해 R&D를 완료, 내년부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1천도 고온 견디는 초대용량 ‘슈퍼맨 메모리’ 나온다

    1천도 고온 견디는 초대용량 ‘슈퍼맨 메모리’ 나온다

    영화 ‘슈퍼맨’ 시리즈를 보면 주인공의 비밀 요새에는 무수히 많은 크리스털(수정)이 나온다. 특히 이 같은 크리스털은 단지 이세계를 암시하기 위한 용도가 아닌 특수한 저장장치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최근 영화 속 크리스털 소재와 유사한 유리 결정을 사용해 고성능의 저장창치를 개발했다고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보도했다. 사우샘프턴대학 광전자공학 연구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새롭게 개발된 ‘메모리 크리스털’은 기존의 하드 드라이브나 디스크 같은 저장장치보다 훨씬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으며 과열이나 손상을 덜 입을 수 있다. 특히 지금까지 개발된 이 메모리 크리스털은 휴대전화의 화면 면적만한 크기에 50GB의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 현존하는 가장 큰 저장매체인 블루레이보다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으며, 섭씨 1000도에 가까운 고온에서도 저장된 데이터의 손상을 입지 않는다. 메모리 크리스털은 순도 높은 실리카 유리 결정에 입체공간의 단위인 ‘복셀’ 별로 사용자가 광학 디코더를 사용해 원하는 데이터를 쓰고 지울 수 있다. 선임 연구원 마티나스 버레스나는 “메모리 크리스털은 커다란 아카이브(보존 기록)를 가진 조직에서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현재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수명을 가진 하드 드라이브 메모리에 5~10년마다 자신의 아카이브를 백업해야 한다.”면서 “정보를 보존하길 원하는 박물관이나 엄청난 문서를 가진 국립문서 보관소와 같은 장소에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메모리 크리스털을 상용화하기 위해 리투아니아의 한 회사와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데일리메일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비만 측정·비만도 구분법

    비만을 측정하거나 비만도를 구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체지방을 측정해 비만도를 평가하거나 신체 규격이나 체중을 이용한 신체계측법, 체지방량을 직접 측정하는 기계계측법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일반적으로 적용하는 체질량지수(BMI)측정법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근거로 삼는다. 예컨대 키 160㎝, 체중 55㎏인 여성의 BMI는 21.48이 된다. 아시아인의 경우 BMI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2.9는 정상, 23 이상이면 과체중, 25∼30은 1단계 비만, 30∼35는 2단계 비만, 35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구분한다. 또 다른 신체계측법은 허리 둘레에 따른 분류법이다. 이는 내장지방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 선 자세에서 늑골 가장 낮은 곳과 골반 가장 높은 곳의 중간 부위를 측정하는데, 아시아인의 경우 남성은 90㎝(36인치) 이상, 여성은 85㎝(33인치)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체지방을 직접 측정하는 기계계측법은 흔히 ‘인바디’라는 체성분 분석기를 이용하며, 오차를 줄이기 위해 운동 전, 공복이나 식후 2시간 후에 측정하는데 체지방량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다. 특히 근육량이 적어 BMI가 정상 혹은 위험체중 범위에 해당하는 저근육형 비만 진단에 유용하다. 정상 체지방률은 남성 10∼20%, 여성 18∼28%다. 마른 비만도 있다. 체중 등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비만이 아니지만, 체성분 구성상 근육보다 체지방이 많으면 마른 비만(근육감소형 비만)으로 본다. 통상 BMI는 정상이나, 체지방률 25% 이상(여성은 30%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조민영 원장은 “마른 비만은 피하지방이 아닌 내장지방이 쌓인 경우여서 일반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면서 “특히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은 내장 사이에 지방이 낀 것으로, 표피는 두껍지 않은데 배가 튀어나온 경우는 내장지방형 복부비만, 체중이 정상이고 손에 잡히는 지방이 많지 않은데도 복부가 유난히 볼록하다면 마른 비만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자치구 연예인 홍보대사 모시기 ‘진땀’

    자치구 연예인 홍보대사 모시기 ‘진땀’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된 용산구 이태원은 외국인들이 찾던 대표 관광지였으나, 2000년대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다 최근 반전이 일어났다. 상인들의 노력에 맞물려 그룹 UV가 부른 노래 ‘이태원 프리덤’이 몰고 온 홍보 효과 덕분이었다. 이에 용산구는 발빠르게 지난 5월 UV를 용산구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2일 자치구 등에 따르면 민선 5기 출범 이후 현재 20명에 가까운 연예인들이 구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구 자체 이미지 제고나 구에서 추진 중인 특정 구정을 널리 알리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대다수가 일회성에 머무르고 위촉 자체에 급급한 경우가 많아 심도 깊은 선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구 관계자들은 연예인 홍보대사는 위촉이 어려워 말 그대로 ‘모셔오기’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부처 홍보는 연예인들 입장에서도 홍보효과가 크고 신뢰성·공공성 이미지까지 더할 수 있어 구미가 당기는 자리이지만, 구 홍보대사는 일단 작은 규모 탓에 자신들에게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홍보대사는 공히 금전적 보상이 없는 명예직이라 바쁜 스케줄까지 미뤄가며 맡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구는 홍보대사 모시기에 진땀을 뺀다. 그나마 대부분 ‘연줄’을 통해서다. 가장 자주 쓰는 방법은 ‘지연’, 즉 관할 내 거주 연예인을 위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 동장들이 관할 내 연예인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구가 취합한 뒤 접촉하는 식이다. 서초구 명예홍보대사로 위촉됐던 최수종·하희라 부부, 용산구 아이낳기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엄앵란 등이 그런 예다. 군대 인맥도 유용하다. 서대문구는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구 문화체육과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했던 인연을 연결시켰다. 송파구도 구 공익요원으로 복무 중인 탤런트 고주원에게 일자리 홍보대사 자리를 맡겼다. 그 외에도 송파구 리브컴어워즈 홍보대사인 가수 은지원, 구로구 홍보대사 개그맨 정찬우처럼 구 고위직과의 혈연 관계, 개인적 친분 등이 중요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처럼 어렵게 위촉한 홍보대사지만 효과는 미미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대부분 활동이 일회성에 그치고 특정 행사의 구색 맞추기용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책의 성격과 연예인 이미지를 잘 맞춰야 둘 사이의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용산구는 UV 활동으로 인한 이태원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주말이면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다시 젊은 층이 붐빈다.”며 “노래의 인기와 맞물려 상권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에 따르면 이태원의 최근 하루 유동인구는 4000여명으로 1990년대 5000여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홍보의 연속성과 함께 연예인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한 구 관계자는 “홍보대사를 위촉해 놓고도 연예인 스케줄 때문에 후속 행사를 벌이기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구로구는 지난달 정찬우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 아예 계약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 유명무실한 홍보대사로 무한정 있느니 적어도 그 기간만큼만은 열심히 해 달라는 의미다. 구로구 관계자는 “강제성 있는 계약은 아니지만 기간을 정하는 게 서로 편하다고 생각했다.”며 “계약 기간 동안엔 가을 축제 등 각종 지역 행사에서 구민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5억+488억+28억=안상수 前시장 혈세 ‘펑펑’

    5억+488억+28억=안상수 前시장 혈세 ‘펑펑’

    “시장님은 ‘현금 박치기’로 공금 유용하고, 교육기관 공무원들은 세입 조치할 돈으로 해외여행 가고….”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모럴 해저드로 인한 재정 악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28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비서관 A씨와 함께 업무추진비 5억 2000여만원을 골프 접대비 등에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감사원의 ‘지자체 국제행사 유치·예산집행실태 감사’ 결과 안 전 시장은 재임 중 A씨에게 “업무추진비에서 현금을 마련하라.”고 수차례 지시했고, A씨는 재단법인 ‘인천세계축전’과 인천시의 업무추진비에서 현금을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재단법인에 “시장이 사용할 현금을 마련하고 예산집행 품의는 인천세계도시축전과 관련해 집행한 것으로 알아서 처리하라.”고 요구해 7300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았다. 시의 예산집행 내역서에는 2008년 1월~2010년 4월 사이 직원 396명에게 50만~3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한 것으로 꾸며 4억 4900여만원을 현금화했다. 안 전 시장은 이 집행 내역서가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결재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A씨는 이렇게 만들어진 현금을 자신의 계좌에 보관, 관리하면서 안 전 시장이 요구할 때마다 현금으로 전달하거나 자신이 임의로 썼다. 규정상 업무추진비의 현금 지출은 격려금 등 불가피한 경우로 제한되고 이때에도 영수증, 집행내역서 같은 증빙서류를 첨부해야 하지만 안 전 시장과 A씨는 이런 절차를 모두 무시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그동안 논란이 된 인천시의 송도국제도시 내 부도호텔 매입과 관련, 관련자 2명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 인천시는 2008년 11월 안 전 시장의 지시에 따라 ‘2009 인천세계도시축전’에 대비, 행사 전에 준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한 호텔을 488억원에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부도 위기 상황에 있던 관련 업체를 손해 없이 회생시켜 주는 특혜를 제공했고, 결과적으로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지난해 10월 현재 이자비용만 28억원을 부담하게 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인천개발공사의 재무제표상 총부채 규모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4조 7589억원에 이른다. 법인카드 사용으로 받은 포인트와 마일리지, 적립금 등을 사적으로 사용한 교육기관 직원들도 대거 적발됐다. 규정상 법인카드 사용으로 생긴 인센티브는 현금으로 전환해 세입 조치해야 한다. 하지만 경남교육청 지방교육행정주사 B씨는 금고은행에서 여행경비 200만원을 받아 5일 동안 홍콩 여행을 다녀오고, 이를 출장 처리했다. 경북대 5·6급 직원 4명은 카드사와 은행에서 350만원씩 받아 연가로 처리하고 8일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2008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시교육청과 서울대 등 27개 교육기관 소속 직원 122명이 법인카드 인센티브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기고] 신문산업의 위기와 기회/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기고] 신문산업의 위기와 기회/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

    신문의 위기에 대한 언급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신문도 인정하듯이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근대적인 생산구조와 유통방식으로 인한 급격한 독자 감소에 있다. 신문기사에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매력을 느끼는 못하는 독자는 미디어 생태계를 요동치게 하는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신문의 미래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더 나아가 신문의 종말이 곧 올 것이라는 신문산업 전반에 걸쳐 공유되는 위기의식을 낳았다. 그런데 뉴스 생산, 유통, 이용의 현실은 신문산업이 생존을 걱정할 만큼 과연 위기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에서 뉴스는 여전히 가장 매력적인 콘텐츠다. 뉴스를 보기 위해 의식적으로 미디어나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다른 콘텐츠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뉴스를 보게 된다. PC,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TV(IPTV), 디지털TV(DTV), 스마트폰, 태블릿PC, 심지어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통해서도 뉴스를 볼 수 있다. 인터넷신문이 크게 늘어났고, 포털의 콘텐츠 중 트래픽이 가장 많은 것이 뉴스다.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이 나타남에 따라 뉴스의 편재성(遍在性)이 극대화된 것이다. 신문사와 일부 전문가가 신문산업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지만, 뉴스시장은 확대되고 있으며 저널리즘 행위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의 뉴스 이용자가 신문산업의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신문사와 일부 전문가가 주장하고 있는 신문산업의 위기는 신문산업 전체의 위기라기보다는 신문이라는 매체, 정확히는 종이에 인쇄된 신문에 한정된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신문기사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로서 꾸준하게 외연을 확장해 나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콘텐츠다. 또한 일부이긴 하지만 디지털 환경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신문도 존재한다. 이와 같은 현실은 종이신문의 위기를 바로 신문산업 전체의 위기로 단정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새로운 미디어와 플랫폼의 등장과 융합에도 신문산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신문기사의 뉴스 가치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환경에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생산주체와 유통경로가 다양해져 질적으로 천차만별인 뉴스가 폭발적으로 생산되고 유통되며 축척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는 질 높은 뉴스를 보고자 하는 이용자의 욕구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뉴스는 궁극적으로 신뢰성, 공정성, 정확성, 객관성 등 뉴스가치가 확보된 것이어야 한다. 다른 뉴스매체와 비교하여 뉴스 생산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저널리스트가 더 많이 존재하고, 뉴스가 유통되기까지 다단계 검증 과정을 가지고 있는 신문사가 생산한 뉴스는 이러한 뉴스가치를 확보하는 데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환경에서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뉴스가 바로 신문이 생산한 것이라는 점은 이러한 전망을 방증한다. 신문산업이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면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저널리스트를 뛰어넘는 전문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반인이 디지털 환경에서는 무수히 많다. 이러한 수준 높은 뉴스 이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저널리스트는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상호작용이 가능한 디지털 기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활용한 뉴스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뉴스의 발신력을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당 신문사의 충성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뉴스를 통한 여론의 향배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 변해버린 뉴스, 신문, 저널리스트, 이용자 등의 개념과 범위에 대한 신문사 구성원의 이해와 적용이 필요하다.
  • TREKKING-바람과 숲 그리고 길, 부산 금정산성길·대관령 바우길

    TREKKING-바람과 숲 그리고 길, 부산 금정산성길·대관령 바우길

    길을 걷는 일은 백지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펜 하나 수첩 하나를 봇짐 지듯 메고 나서서 나무 한 그루 돌 하나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받아 적기만 하며 되었기 때문이다. 부산 금정산성길 풍경에 취해 걸었네 푹 패인 산정(해발 45m)에 마을이 둥지를 틀었다. 부산 금정산에 위치한 산성마을은 죽전竹田, 중리中里, 공해의 3개 자연부락이 모인 곳이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누룩을 빚고 염소를 치며 살았다. 능선을 따라 산성이 세워지고(1706년), 허물어지고(일제시대), 다시 세워졌던(70년대 이후 복원) 300년 세월 동안 그 풍경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 예전에 병사들이 지켰던 그 성벽을 이제 등산객들이 돌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18km로 복원된 금정산성(사적 215호)은 부산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산행코스가 됐다. 코스는 선택하기 나름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 남북에서 시작해도 되고, 산성버스를 타고 동문에서 올라가도 된다. 최고봉인 고당봉(801.5m)까지 올라가지 못하겠으면 북문을 통과해 범어사 길로 내려오면 된다. 쾌적한 한나절 산행코스다. 동·서·남·북의 성문을 기점으로 성곽을 도는 사람들은 ‘만리장성이 부럽지 않다!’고 말한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능선을 따라 실뱀처럼 휘어진 성벽이 몸통을 흔들고 서 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8,2km2)의 산성이다. 기슭을 훑고 올라온 바람에 휘청거리다 겨우 중심을 잡고 나니 저 앞에 원효봉(687m), 의상봉이 부주의함을 꾸짖는다. 한걸음 물러서서 부산 동래구의 단단한 도시 풍경을 내려다본다. 저기서 여기만큼, 잠시라도 벗어났다는 해방감에 사람들은 산을 찾는 것이 아닐까. 나비바위와 부채바위에 매달린 클라이머들의 행렬처럼 시간이 느려졌으면 좋겠다. 어떤 루트를 선택하든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그 유명한 산성막걸리다. 기자의 경우는 막걸리를 이유로 산행을 결정했을 정도다. 박정희 대통령이 특히 편애하여 대한민국 민속주 1호로 지정했다는 산성막걸리는 막걸리 애호가 사이에서 전설의 막걸리다. 일본식 누룩인 ‘입국粒麴이 아닌, 발로 꾹꾹 디뎌 만든 전통 누룩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누룩은 별다른 생계 수단이 없었던 산성마을의 삶을 유지시켜 준 생명끈이기도 했다. 누룩과 멥쌀, 물만을 사용해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어내는 산성막걸리는 새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과연 일품이었다. 막걸리와 함께 먹는 파전이나 도토리묵이야 기본이고 산성마을에서 꼭 먹어 봐야 하는 요리는 ‘염소불고기’라고 했다. 생소한데다가 값도 만만치 않았지만 산성마을에 있는 거의 모든 식당의 메뉴가 입을 모아 염소불고기를 외치고 있었다. 쇠고기와 양고기 사이, 어디쯤 되는 쫄깃한 불고기를 안주 삼으니 막걸리 한 통은 줄줄 새는 듯 사라졌다. 그날, 금정산성길을 걸으며 마치 하늘을 걷는 듯한 기분이었던 것이 술에 취한 것인지, 풍경에 취한 것인지, 아직도 헛갈린다. 1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 대한민국 토속주 1호 금정산성막걸리 2 전국의 염소 가격을 좌우한다는 산성마을의 염소 불고기 3 오르막 능선 길에 오르면 마치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이다 4 금정산성의 동문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 clip 부산 금정산성길 부산시 금정구 금성동 소재. 주요명소로 신라 고찰인 국청사와 정수암, 미륵사 등이 있고 이 밖에도 고당봉을 중심으로 금샘, 장군봉과 상계봉, 원효봉, 의상봉, 마애여래입상, 은동굴, 병풍암, 부채부위 등의 명소가 있다. http://sanseong.invil.org 추천코스 동문까지 버스가 다니기 때문에 동문→3망루→4망루→의상봉(무명암)→원효봉→북문→범어사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반대로 범어사로 올라가 능선을 타고 계속 걷다가 동문을 지나 케이블카(왕복 6,000원)로 하산하는 방법도 많이 선택한다. 찾아가기 부산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하차. 3번 출구로 나와서 203번 산성버스 탑승(배차 간격 20분). 산행시에는 ‘동문’이나 ‘북문’에서 하차. 식사를 위해서는 ‘중리’나 ‘죽전마을(종점)’에서 하차. 유용한 정보 산성 보호를 위해 성벽 위에는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바람막이를 준비하면 유용하다. 성벽의 남사면에는 아랫마을로 내려오는 샛길이 여럿 있지만 인적이 드물고 길이 험한 편이므로 초행길에는 선택하지 않는 편이 낫다. 추천 먹거리 30년 전통의 염소불고기를 파는 곳이 무려 120여 개나 된다. 염소는 산악지형에 잘 적응하는 동물로,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방목해 키운 염소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맛의 비밀이라고 한다. 불고기는 1인분에 3만원. 흑염소탕과 전골로도 판매한다. 강릉 바우길 비단 흙길 따라 두둥실 자고 나면 새로운 길이 생긴다고 할 정도로, 걷기가 대세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길의 패자부활전’, ‘산의 패자부활전’이라고 했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산과 길들이 새로운 명찰을 찾아 달고 있기 때문이다. 바우길도 그런 곳이다. 바우는 ‘바위’를 뜻하는 강원도 사투리다. 강원도 사람들을 부르는 말인 ‘감자바우’에서 익숙하게 들었던 그 단어다. 그렇다고 길이 모두 바위투성이라고 오해할 필요는 없다. 길의 70%가 금강소나무가 드리우는 시원한 그늘 속을 통과할 정도로 쾌적하고 아름다운 길의 연속이다 . 대관령 옛길(바우길 2구간, 16km)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비단 위를 걷는 듯, 길이 폭신해서 피곤한 줄을 모를 정도였다. 솔솔 피어나는 촉촉한 흙냄새, 솔향을 품은 바람, 그리고 깨끗한 물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을 갖춘 길이다. 대관령 옛길은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걸은 길이다. ‘관동별곡’을 쓴 송강 정철도 이 길을 넘었고, 김홍도가 길의 중턱에서 대관령 그림을 그렸다. 이런 옛 사람들의 흔적이야 이야기로만 전해지지만 아직 살아있는 역사도 있다. 예를 들어 2구간 초입에 자리한 국사성황당은 천년의 축제라고 불리는 강릉 단오제가 시작되는 곳이다. 단오의 주인인 국사성황신이 타로 내려온 나무, 즉 신목神木이 행차하던 길이 바로 대관령 옛길이었다. 그리고 조선시대까지는 서울과 영동을 잇는 유일한 고갯길이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들을 몰라도 ‘잘생긴 길’은 그 자체로 매력을 발산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참나무 숲은 통과하고 나면 14만 주의 금강 소나무가 등장한다. 옛주막터 아래에는 식당이 하나 있는데, 평상에 앉아 먹는 산채 비빔밥 맛이 또 기막히다. 강원도 바우길은 지역의 뜻있는 사람들이 ‘탐사대’를 조직하고 수년간 헤매 다닌 결과물이다. 어명을 받은 소나무길(3구간, 11.6km), 헌화로 산책길(9구간, 12.8km) 등 설화와 전설이 얽힌 길도 있고, 굴산사 가는 길(6구간, 19km), 주문진 가는 길(12구간, 12km) 등 오래된 여정을 복원한 것도 있다. 오래된 것들에 어찌 흥미로운 이야기가 없을까. 바우길 탐사단장이자 이사장은 맡고 있는 소설가 이순원씨가 홈페이지에 풀어낸 각 코스에 대한 설명은 ‘읽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1 바우길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주말이 되면 가족단위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 바우길은 흙길, 마을길, 계곡 길, 숲 길의 릴레이다 3 오래된 나무들의 숨결은 더 깊고 상쾌하다 4 평범한 가정집 대문에 내걸린 메뉴판 5 대관령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T clip 강원도 대관령 바우길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150km 이상을 잇는 13개의 구간뿐 아니라 대관령 바우길(총 3구간), 울트라 바우길(3박4일 동안 72km을 걷는 코스)까지 있어서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바우길 사이트에서 상세한 지도와 화장실과 식수 위치까지 알려주는 문서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www.baugil.org 추천코스 2구간 대관령 옛길(16km, 소요시간 5~6시간), 대관령하행휴게소→풍해조림지→국사성황당→반정→옛길주막→어흘리→보광리유스호스텔 찾아가기 서울(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횡계에서 하차한 후 2구간 출발점인 대관령휴게소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으므로 택시를 타면 된다. 횡계 개인택시 033-335-6263, 335-5960, 택시요금 약 7,000~8,000원 유용한 정보 (사)바우길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바우길 게스트하우스에서 묵으면 실전 정보는 물론 같은 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1박에 2만5,000원(저녁, 아침식사 2끼 포함) 주소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403번지 문의 033-645-0990 강릉지역 콜택시 번호도 하나쯤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강릉콜 080-080-1177 백두대간 바우길! 제2회 머렐로드 트레킹 바우길 걷기는 아웃도어 브랜드 머렐merrell에서 개최하고 있는 ‘머렐로드 트레킹’의 두 번째 행사였다. 동행한 머렐의 김태원 대표이사는 “힘들고 어려운 전문산행이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줄 아는 보통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성능과 디자인이 우수한 트레킹화로 유명한 머렐은 미국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한국 시장에서는 아웃도어 의류를 처음으로 론칭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는 DMZ에서 행사를 진행한 바 있으며 5월28일 진행된 바우길 걷기 행사에는 100여 명이 참석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www.merrellkorea.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옴부즈맨 칼럼] 서울신문 뉴미디어 차별화를/강청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년

    [옴부즈맨 칼럼] 서울신문 뉴미디어 차별화를/강청완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4년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간다. 검지로 쓱쓱 넘기지만 침은 안 발라도 된다. 줄였다가 늘였다가, 맘에 드는 기사는 이메일로 보낸다. 공짜라서 더 좋다. 뉴미디어 시대, 스마트폰, 태블릿PC로 보는 신문 이야기다. 국외에 체류 중이라 주로 인터넷이나 태블릿 PC로 신문을 구독하는 편이다. 태블릿 PC는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이 주는 불편함을 얼마든지 상쇄시킨다. 물론 항상 편리한 것만은 아니다. 이른바 ‘뉴미디어’로 서울신문을 읽으며 느낀 감상을 적어보고자 한다. 서울신문의 스마트폰용 앱은 상당히 훌륭한 편이다. 앞다투어 쏟아지는 국내 언론사 앱 중에서도 훌륭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이는 사실 비단 서울신문만의 강점은 아니다. 편집이나 내용보다는 기술의 문제이고 다른 국내 언론사들도 많이 채용하고 있는 방식이다.인터넷이나 태블릿PC로 서울신문을 읽다 보면 있을 건 다 있음에도 무언가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장 큰 아쉬움 하나는 서울신문만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다투어 뉴미디어 시장에 진출하고 공을 들이는 타 언론사들과 비교해볼 때 ‘일단 하고 본다.’라는 느낌도 든다. 인터넷상의 올리기도, PDF 서비스도 이뤄지고 있지만 그에 대한 지속적인 서비스가 아쉽다. 우선 인터넷 기사의 잦은 오타는 좋은 기사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흠결이 된다. 기획물은 시리즈 제목이 일치하지 않아 검색되지 않는 때도 있다. 조사가 빠지거나 철자가 다른 경우다. 사소한 문제지만 인터넷을 통해 신문을 읽는 독자 수가 상당함을 고려할 때 큰 ‘옥에 티’가 아닐 수 없다. 인터넷 매체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하는 것도 하나의 아쉬움이다. 이미 지난 옴부즈맨 칼럼(2011년 2월 2일 자 ‘고품격의 풍부한 온라인뉴스 보고 싶다’- 임종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에서 지적되었지만, 기사 간 혹은 용어에 대한 하이퍼링크 기능은 거의 활용되고 있지 않고 단순히 지면의 기사가 올려져 있는 수준이다. 국외 언론사는 인터넷 기사의 연동 기능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El pais)의 인터넷사이트에선 하이퍼링크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활용된다. 예를 들면 어디에서 무슨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면, 그 사건이 발생한 지역의 지도를 구글 맵과 연동해 보여주는 식이다. 기사 간 하이퍼링크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굳이 국외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국내 한 언론사가 자사 홈페이지에서 자체적으로 백과사전 기능을 추가해 용어나 인물 하이퍼링크를 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조적인 모습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트위터로 언론사 대표 계정을 팔로잉하면 주요기사들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트위터로도 신문을 많이 읽는다. 제목과 함께 주요기사들이 트위트되는데, 서울신문의 그것은 아직 기사제목과 링크만 달랑 내보내는 전광판 수준이다. 트위터의 강점인 상호 소통과 친근함은 찾아보기 어렵다. 역시 국내 모 신문사가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짤막하게 기사 내용을 언급하며 트위트하는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반면 페이스북에서 가독성 높은 기획 시리즈를 하나의 페이지로 연재하는 것은 유용하고 참신한 시도다. ‘내 정치를 말한다’와 같은 코너가 타임라인에 자동으로 올라와 읽기 좋고 편리하다. 이러한 주제별 뉴스 패키징은 차별화를 통한 국외 언론의 인터넷뉴스 유료화 정책이기도 하다. 서울신문만의 경쟁력 있는 코너가 많은데, 이처럼 제공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찾게 될 것이다. 종이신문의 구독률이 점점 줄어든다고 해서 그것이 꼭 신문 구독률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신문에 대한 접근성은 예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세심한 고민과 배려로 뉴미디어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기성신문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유료 독자와의 차별성도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이미 많은 국외언론들이 앞서 그 길을 가고 있다.
  • 기록으로 본 인구정책 변천사

    기록으로 본 인구정책 변천사

    #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1960년대 산아제한 표어) # “가가호호 아이둘셋, 하하호호 희망 한국”(2010년 출산장려 포스터)국가기록원은 유엔이 지정한 세계인구의 날(7월 11일)을 기념해 13일부터 인구정책에 관한 주요 기록물을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을 통해 공개한다. 인구정책 기록콘텐츠는 국가기록물을 지식자원화하고 국민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1940년대부터 현재까지 인구정책의 변화를 주요 기록물을 통해 보여준다. 이 콘텐츠는 시기별 인구정책, 주요 이슈 만나기, 인구변화 펴보기 등으로 구성됐다. 시대별 기록물에 따르면 1945년 해방 당시 한반도의 인구는 약 2500만명이었으며, 고출산·고사망의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구현상을 보였다. 1950년에서 55년까지 연 1% 수준이었던 인구증가율은 한국전쟁 이후 결혼 및 출산의 영향을 받아 1955~60년 연 3%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당시 출산정책 표어는 “3남 2녀로 5명은 낳아야죠”였다. 하지만 이때까지는 가족계획사업이 국가 시책으로 다뤄지지는 않았다. 가족계획사업이 공식적으로 거론된 시기는 1959년으로, 당시 보건사회부는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인구증가 억제를 국가시책으로 건의했지만 당장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높은 출산율이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산아제한 정책이 추진됐다. 이에 따라 출산정책 표어도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로 바뀌었다. 산아제한 표어로 잘 알려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1970년대 표어다. 이후 1980년대 들어서는 50년대 중·후반 출생자가 자녀를 출산하면서 제2차 베이비붐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당시 정부는 “여보! 우리도 하나만 낳읍시다”, “하나로 만족합니다. 우리는 외동딸” 등의 표어와 함께 대대적인 출산억제 캠페인까지 벌였다. 1990년대는 남아선호사상에 따른 성비 불균형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선생님! 착한 일하면 여자 짝꿍 시켜주나요”와 같은 표어도 등장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저출산 문제에 따라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와 같은 출산장려 표어가 주를 이뤘다. 이경옥 국가기록원장은 “이 콘텐츠가 저출산·고령화 사회 문제와 관련해 정책개발과 교육현장, 학술연구 등 다방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오래 살려면 소금 대신 이것으로 간 맞춰라”

    “오래 살려면 소금 대신 이것으로 간 맞춰라”

    고혈압과 뇌졸중 및 조기 사망 등을 피하려면 소금 대신 해조류에서 추출한 가루로 맛을 내야 한다는 과학적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의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11일 쉐필드 할램 대학교 등의 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인용, “(미역, 다시마 등을 포함한) 해조류는 음식에 강한 맛을 보태지만, 매해 수천명을 조기 사망에 이르게 하는 주범인 소금 함량이 적다.”면서 해조류 추출 분말을 소금의 대체재로 삼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동아시아인들이 상용하고 있는 해조류에는 활성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식용할 경우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해 비만을 줄이는데도 유용하다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또 해조류 추출 가루를 조미에 사용하면 육류 가공식품 속의 식중독 세균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가공식품에 쓰이는 소금은 소듐(나트륨) 함량이 40%에 이르는데 비해 해조류 추출 가루는 3.5%에 불과해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저염식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영국의 5대 슈퍼마켓 중 두 군데서 연구진의 안정성 확인과 맛 검사를 마친 뒤 소금 대신 해조류로 맛을 낸 빵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슈퍼마켓 내 소시지와 치즈는 물론 외식 부분에도 이런 방식을 확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데일리 메일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HO&WHAT] 인류 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 승자는?

    [WHO&WHAT] 인류 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 승자는?

    “당신이 상상하는 최고의 행운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면 상당수가 ‘로또 당첨’을 얘기할 것이다. 1등 대박을 꿈꾸며 그렸던 수많은 ‘불가능’이 실제 눈앞에서 현실화하는 것. 그걸 보는 기분은 정말이지 어떤 것일까. 여기 로또보다 더 기막힌 행운의 주인공들이 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불운이 겹치는 ‘머피의 법칙’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경험한 우연과 행운은 ‘돈’뿐 아니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명예’까지 함께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역사는 이들을 행운아로 기록하지 않는다. 인류 역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가’ 또는 ‘과학자’, ‘고고학자’로만 기억할 뿐이다. 이번 주 서울신문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행운아를 뽑는 오디션을 개최했다. 심사위원은 샐리 앨브라이트가 맡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에게는 유리한 일만 생긴다고 자신하는 그녀,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주인공(멕 라이언 분)이자 ‘샐리의 법칙’을 탄생시킨 룰세터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들은 자기들이 경험한,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 믿기 힘들었던 행운에 대해 털어놓기 시작했다. ‘세렌디피티’(우연한 행운)의 대명사가 된 그들의 얘기와 ‘아메리칸 아이돌’의 사이먼 코엘이나 ‘위대한 탄생’의 방시혁에 버금가는 샐리의 독설이 이어졌다. 샐리 : 무려 22년 만에(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1989년에 개봉), 그것도 이렇게 화려한 무대에 심사위원으로 초대돼 정말 영광입니다. 도대체 어떤 행운을 경험한 분들이 등장하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데요, 첫번째 참가자 모시겠습니다.  (객석의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 샐리 : 으악! 할아버지. 이렇게 발가벗고 나오시면 어떡해요. 아르키메데스 : 허허. 설정이 좀 과했나. 나름대로 그 시절 분위기를 살려본 건데…. 난 인류 최초의 스트리킹 기록 보유자. 아니 물리학자이자 수학자이자 화학자이자… 뭐 암튼 과학자이자 철학가인 아르키메데스라고 하네만. ‘유레카’(Eureka)라는 신조어도 내가 만들었는데. 샐리 : 아. 역사책인지 과학책인지 들은 것 같긴 하네요. 근데 설마 스트리킹이 할아버지의 행운은 아니겠죠? 아르키메데스 : 뭐, 다들 아는 얘기라고 생각해서 스트리킹을 콘셉트로 잡아봤는데 아가씨 좀 무식한 거 아닌가. 실망인걸. 입 아픈 얘기를 또 하자면, 난 기원전 3세기 시라큐스의 목욕탕에서 인류사를 바꿀 발견을 했지. 친구이자 친척인 히에로 왕이 순금 왕관을 만들도록 세공사한테 시켰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딴 걸 섞었을 것 같았단 말이지. 그래서 나한테 그걸 조사해 달라고 하는데, 무게가 같으니까 알아낼 방법이 없었거든. 나라고 별 수 있나. 머리만 싸매고 있다가 목욕탕에 갔는데, 욕조에 몸을 담그는 만큼 물이 넘치는 걸 발견했지. 그 순간 난 벌거벗은 채로 미친 듯이 집으로 뛰어가면서 ‘유레카’를 외쳤지. 어라. 그게 무슨 발견인지 이해를 못하는 것 같은데. 금, 은, 동은 밀도가 다 다르잖아? 그럼 같은 무게가 됐을 경우에 부피가 달라지거든. 결국 금에 다른 걸 섞으면 무게가 같아도 넘치는 물의 부피는 달라지지. 이게 바로 ‘아르키메데스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위대한 인류의 성과야. 샐리 : 아. 말씀하시는 동안 뒷조사를 좀 했는데요. 이 오디션의 가장 큰 평가요소가 ‘행운’과 ‘우연’인 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할아버지는 모래 위에 기하학 문제를 풀다가 로마 병사가 그걸 밟았다고 화내다가 세상을 뜨셨다면서요? 죄송하지만, ‘가장 어이없는 죽음’ 오디션에 나가시면 더 좋은 성적을 받을 것 같네요. 다음 참가자 나오세요. 단체 참가자군요. 양취위안 : 저희는 중국 시안(西安)에서 온 농부들입니다. 이름은 양씨인데, 별로 중요한 건 아니고. 음…. 샐리 : 오디션 무대가 낯설다는 건 이해합니다. 그래도 뒷 참가자들을 위해서 좀 더 간략하고, 빠르게 설명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양취위안 : 예. 1974년의 일인데요, 우리는 시안의 리산(驪山)에서 우물을 파고 있었습니다. 아주 가뭄이 심한 해였거든요. 알다시피 농사꾼이 제일 무서운 게 가뭄이잖아요. 그래서 수도 베이징(北京)에서 관리까지 와서 우리더러 우물을 파라고 막노동을 시키고 있었어요. 밑으로 4m쯤까지 바닥을 팠는데 갑자기 흙으로 만든 사람이 나오더라고요. 솔직히 벌 받을까봐 무서워서 도망치려고 했는데, 감독관이 계속 파라 그래서 파다보니 사람이 자꾸 나오고 길도 나오고 그랬죠. 샐리 : 그게 뭐였죠? 양취위안 : 그게 진시황제의 병마용이었어요. 한 2000년쯤 됐다고 하대요. 아직도 다 못 팠어요. 어림짐작으로 넓이가 55㎢쯤 된다더라고요. 샐리 : (짝짝짝) 참 대단한 발견들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돈은 좀 버셨나요? 양취위안 : 아뇨. 우리나라가 공산주의 국가이다보니 별다른 보상은 받지 못했어요. 다시 농부로 돌아갔죠. 다만 시안이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후손들이 지금은 덕을 좀 보고 있어요. 샐리 : 아, 안타깝습니다. 돈과 명예를 얻고 끝이 좋아야한다는 오디션의 취지에는 적합하지 않네요. 그리고 사실 고고학적인 발견에서 ‘농부’나 ‘우물파기’는 너무 식상한 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도 농부가 우물을 파다가 나왔고, 성경해석의 열쇠였던 ‘사해(死海)문서’도 양치기 소년들이 동굴찾기를 하다 발견했거든요. 조심해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다음 참가자는… 커플, 아니 파트너시군요. 아르노 펜지어스 : 안녕하세요. 전 아르노 펜지어스이고 이 친구는 로버트 윌슨입니다. 저희는 과학자이긴 한데, 사실 하는 일은 거의 안테나 개발자에 가까웠죠. 통신위성을 쏘고 나면 거기에서 나오는 전파를 잡는 전파 안테나를 만들었거든요. 1964년에 미국 뉴저지의 벨연구소에 있을 때 자꾸 잡음이 잡히더라구요. 그래서 안테나 위에 비둘기도 쫓아내고, 새똥도 치우고 별짓을 다했는데도 해결이 안 됐어요. 둘이서 계속 머리를 맞댄 끝에 그게 뭔지 알아냈습니다. 샐리 : 뭐였는데요? 펜지어스 : 그게 바로 150억년 전에 우주대폭발 ‘빅뱅’의 흔적인 우주배경복사였습니다. 안테나를 고치다가 우주 탄생의 증거를 찾은 거죠. 그 덕에 노벨상도 받았습니다. 한마디로 인생이 활짝 핀 거죠. 그 일이 없었으면 아직까지 어느 동네에서 안테나나 만들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샐리 : 흥미롭긴 한데, 개념이 너무 어려워서 솔직히 마음에 와 닿지는 않네요. 거기다 빅뱅은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잖아요. 오늘 참가자 중 유일하게 두 분만 생존해 계신 분들이니, 다음 기회에 다시 오시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분 나오세요. 알프레드 노벨 : 난 앞에 나온 친구들이 받은 그 상을 만든 사람이오. 그 상 받는 게 평생의 소원인 사람들이 전 세계에 몇 억명은 될 걸. 샐리 : 아. 폭탄 제조의 1인자시군요. 근데 ‘우연’이나 ‘행운’과 어떤 관계가. 노벨 : 먼저 1800년대 중반에 제일 많이 연구됐던 폭탄이 니트로글리세린이었다는 사실부터 말해야겠군. 근데 이게 너무 불안정해서 활용이 쉽지 않았지. 맨날 터지고 사고 나고. 한번은 내 공장이 폭발하면서 동생도 죽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도 돌아가셨어. 그래서 난 결심했지. 원활한 철도공사를 위해 더 안전하고 강력한 폭탄을 만들겠다고. 그러던 중에 실험실에서 유리조각에 손가락을 베였고, 당시 치료약으로 쓰이던 콜로디온을 발랐어. 근데 그 끈적끈적한 콜로디온을 활용하면 폭약 제조가 좀 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퍼뜩 들더라고. 그 결과 ‘폭발성 젤라틴’을 만들어냈지. 또 니트로글리세린 용기가 부식돼 새어나와 흙에 스며든 것을 보고는 다이너마이트를 만들었지. 샐리 : 둘 다 우연이자 행운이다, 이 얘기이신 것 같은데요. 살아계실 땐 항상 발명품들이 ‘우연’이라는 것을 부인하셨죠? 오디션 욕심은 알겠지만, 좀 모순이네요. 노벨상을 만들어서 인류 발전에 이바지하신 점은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평생 고독하게 사셨고 수학자를 싫어해서 노벨상에 수학을 빼셨다는 얘기도 있던데. 노벨 : (묵묵부답) 샐리 : 암튼 만나봬서 영광이었습니다. 다음 분 나오시죠. 찰스 굿이어 : 전 미국의 발명가이자 사업가인 굿이어입니다. 저 때만 해도 고무는 계륵이었어요. 매력적인 재료이기는 한데 모양 변형이 쉽지 않았고 온도가 높아지면 굳어버리거나 부서져 버렸죠. 전 평생 이 일에 매달리면서 여러가지 물질을 섞어봤어요. 그러다가. 샐리 : 잠깐만요, 굿이어씨. 혹시 어디에 실수로 뭘 떨어뜨렸는데 그게 고무를 유용하게 만들어줬다. 뭐 그런 류의 얘기는 아니겠죠? 그러면 좀 전에 노벨씨 얘기와 너무 비슷해서 실망할 것 같은데요. 굿이어 : 그… 그게, 실은 유황을 실수로 고무랑 섞었는데, 녹지 않는 성질을 발견해서. 샐리 : 아. 됐습니다. 별로 창의적인 얘기는 아니군요.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들어가는 굿이어 뒤에 대고) 근데 방금 그 굿이어씨 이름이 ‘굿이어 타이어’의 굿이어랑 같은 건가요? 흠~ 자 그럼 마지막 참가자 나오세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왜 내가 여기 나왔는지 잘 모르겠데. 난 평생 철저한 철학 속에서 살아왔다고 자부하는데, 이런 내가 우연을 논하는 자리에 서다니 영문을 알 수 없군. 샐리 : 아. 특별초대 손님 괴테님이시군요. 물론 파우스트 같은 문학적 성과나 철학적 성과를 우연이나 행운으로 폄훼하려는 의도는 아닙니다. 저희가 오늘 모신 것은 비교해부학의 선구자로서인데요. 괴테 : 아. 그거? 그렇지, 거기엔 좀 우연이 있지. 난 포유류와 사람이 같은 계보라는 증거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과학자이기도 했거든. 당시 학자들은 포유류 위턱의 앞부분에 있는 ‘간악골’이 사람에겐 없다는 이유로 포유류와 사람이 다르다고 주장했어. 그런데 내가 베니스의 한 공동묘지에서 태아의 유골을 보고, 사람의 간악골은 자라면서 점차 유착이 돼서 사라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지. 뭐 내가 직접 해부를 하지 않고도 찾아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인류에겐 큰 축복이자 행운이지. 샐리 : 잠깐만요. 그 공동묘지에서 간악골을 찾아낸 게 사실은 괴테 당신이 아니라 하인이고, 당신은 그 공을 빼았았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전후 사정을 설명하기가 애매하니까, ‘우연’으로 포장한 거 아닌가요? 괴테 : 아니 아니, 그럴 리가 있나. 다 나를 음해하는 주변 사람들과 말 옮기기 좋아하는 후세인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난 불쾌해서 더 이상 이 자리에 못 있겠구만. 들어가겠네. 샐리 : 자~ 그럼 오늘 오디션을 정리하도록 하죠. 시대와 분야에 상관없이 내로라하는 사람들을 한 자리에 모아봤지만, 그 누구도 온전한 ‘행운’과 ‘우연’만으로 역사를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닫게 됐네요. 특히 많은 사람들이 우연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실제로는 그들의 노력에 의한 필연적 산물이라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우승자는 없다고 해야겠죠?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우연과 행운의 과학적 발견 이야기(로이스톤 로버츠·안병태/도서出판국제) 역사를 다시 쓴 10가지 발견(패트릭 헌트·김형근/오늘의책) 우연한 발견을 위대한 발명으로(최달수/김영사) 우연의 법칙(슈테판 클라인·유영미/웅진지식하우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들(헬레인 베커·하정임/다른) 세계사를 뒤흔든 16가지 발견(구드룬 슈리·김미선/다산초당)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WHO&WHAT] 소설 속 영국인 주인공 폴 웨스트 “파리서 1년 살아보니” [WHO&WHAT] 인류 첫 셀레브러티 ‘클레오파트라’… 베일 속의 그녀의 얘기 들어보니 [WHO&WHAT] 유전학의 창시자 수도사 멘델의 고백… “저, 유전학의 아버지 아니에요”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