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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셋째까지 회사가 책임진다는데…안 낳을 이유 있나요”

    [커버스토리] “셋째까지 회사가 책임진다는데…안 낳을 이유 있나요”

    3년 전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은 책 ‘프랑스 아이처럼’의 저자 패멀라 드러커맨은 프랑스 엄마를 이렇게 묘사했다. “아이가 행복하기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저 여자로서 행복한 모습이다. ‘엄마’이기를 거부하고 ‘여성’으로서만 부각되기를 원하는 게 아니라, 엄마와 여성의 역할이 잘 융합돼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출신인 드러커맨은 미국 엄마를 향해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엄마는 불행한 아이를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한국 엄마는 미국 엄마와 프랑스 엄마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단언컨대 프랑스 엄마와는 거리가 멀다. 우리 사회 현실이 그렇다. 자녀 한 명까지는 어떻게 견뎌 봐도 둘을 낳는 순간 ‘직장맘’으로서의 삶 자체가 애달프다. 그런데 자녀 셋을 낳고도 멀쩡히(?)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도 장거리 비행이 많아 며칠씩 집을 비워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 이들은 자녀 셋을 키우며 일을 한다. 여성친화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들 얘기다. 이 회사 승무원들 사이에서 자녀 한 명은 명함도 못 내민다. 적어도 둘째를 낳고 복직해야 ‘워킹맘’ 세계에 합류할 수 있다. 자녀 둘을 낳은 승무원 수만 518명(13%)이다. 세 자녀를 둔 승무원도 18명(5%)이나 된다. 프랑스 아이는 엄마가 아닌 온 나라가 함께 키운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육아와 비행을 함께 할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을 듣기 위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세 자녀를 둔 ‘슈퍼맘’ 승무원 5명(이영진 사무장, 김소라·박성미·권진영·최송아 부사무장)을 만났다. 이들의 솔직담백한 ‘수다’를 대담 형식으로 풀어 본다. →자녀 셋을 낳고 회사로 돌아올 때 망설임은 없었나. -권진영(이하 권) 아이 셋을 낳고 6년을 쉬다가 지난달 복직했다. 100% 복직이 가능하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돌아왔다. -김소라(이하 김) 복직할 때 자신감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회사에 돌아와 보니 ‘애국자’ 대접을 해 주더라. “나라를 위해 좋은 일 했다”고 독려해 줘서 걱정을 덜었다. -이영진(이하 이) 셋째를 낳고 지난해 10월 복직했다. 20년 비행하면서 단 한 번도 그만두겠다고 생각한 적 없다. 복직 후 교육을 받고 있는데 회장님(박삼구 회장)이 잠깐 나와 보라고 하더니 안아 주시더라. 진짜 고생 많았다고. 앞으로도 엄마로서 더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셨다. -최송아(이하 최) 회장님이 자녀 세 명까지는 “내가 책임지겠다”고 단언했다. 사장님도 아니고 회장님이 말씀하셨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나. →그래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을 텐데. -이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가 아플 때 옆에 같이 있어 주질 못하니. 하지만 이것 말고는 큰 어려움은 없었다. 회사를 그만둔 뒤 평범한 주부가 된 내 모습을 받아들이기도 어려웠고. -최 그만두고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 회사에서 “힘들면 그만둬라”가 아니라 “이 순간만 넘기자”고 했다. 지금 그만두면 후회한다고. 조금만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가족 같은 분위기라 가능했던 것 같다. -권 선배가 한번은 “힘든 게 10이라면 얻을 수 있는 건 100”이라고 말했다. 일하면서 좋은 점도 많기 때문에 참고 견딜 수 있었다. -김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고 믿는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아이들과 매일 집에 함께 있으면서 느낀 것은 옆에 같이 있어 준다고 100% 좋은 엄마가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었다. 절대적인 시간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얼마만큼 사랑을 주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복직하고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마음이 더 커졌다. →장거리 비행을 나가면 아이는 누가 돌보나. -최 24시간 상주하는 아주머니가 계신다. 중간에 잠깐 헤어지기도 했지만 벌써 10년째 같은 ‘이모님’이 아이들을 봐 주신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계셔서 그런지 아이들에게는 ‘엄마’ 같은 존재다. -김 셋째 낳고 아이 돌봐 주실 분을 찾을 때 어려움이 많았다. 다들 애가 셋이라고 하니 거절하더라. 그때 처음으로 사직 생각을 했다. 다행히 예전에 돌봐 주시던 분이 오신다고 해서 위기를 넘겼다. -박성미(이하 박) 진짜 이모가 돌봐 준다. 아직 결혼을 안 한 여동생이 “조카들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해서 도움을 받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 교사 경력도 있어 우리 집 최고 ‘실세’로 통한다(웃음). -권 남편이 해외에 파견 나가 있어 친정 부모님이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셨다. 비행 일정상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막내 아이는 부모님이 데리고 주무신다. →휴직 제도가 궁금하다. -이 임신 사실을 아는 순간부터 휴직이 가능하다. 출산 전이라도 비행을 하면 몸에 안 좋을 수 있어 회사에서 산전휴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산전휴가부터 육아휴직 기간까지 최장 2년을 쉴 수 있는데, 모두 쓰지 않고 중간에 복직한 뒤 남은 기간을 쪼개서 사용한다. 이를테면 아이가 유치원에 가면 적응 기간이 필요한데 이때 유용하게 쓴다.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자녀에게만 쓸 수 있어 학부모가 되면 상황이 다를 텐데. -이 쌍둥이가 초등학교에 갈 때 셋째가 태어났다. 그래서 1년 동안 학부모 생활을 맘껏 해봤는데 직장맘이 전혀 소외감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아이들이 혹시 소외될까 봐 다른 엄마들에게 ‘우리 아이 좀 끼워 달라’ ‘무슨 일 있으면 연락 달라’고 하는데 아이들은 생각보다 씩씩하다. 엄마가 너무 잘해 주려고 하면 아이들에게 오히려 안 좋을 수 있다. -박 같이 있어 줄 시간이 많지 않아 미안한 마음이 크긴 하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이들이 엄마가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는 모습을 자랑스러워한다는 점이다. 학교에 가서도 친구들한테 “우리 엄마는 승무원이야”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고 하더라. →승무원으로서 장점은. -권 고된 비행을 마친 뒤 쉴 수 있는 날이 한 달에 열흘은 된다. 새벽에 귀국하거나 밤늦게 비행이 있을 때도 남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결혼 전에는, 아이를 갖기 전에는 몰랐던 소중한 시간이다. -박 외국에 나가면 자유시간을 가진다. 쉬기도 하고 운동을 하기도 하고. 혼자만의 시간이 큰 힘이 된다. -김 일부러 휴가 내지 않고도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장점이다. 계속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남편의 역할은. -이 셋째를 낳기로 결심한 것도 남편의 외조 때문에 가능했다. 요리도 나보다 잘하고, 주말에 비행 나가면 혼자서 셋을 돌본다. 남편이 “나를 인터뷰해야 되는 게 아니냐”고 농담할 정도다. -박 남편과 약속을 했다. 주말 중 하루는 온전히 남편이 아이들을 돌보고, 대신 남은 하루는 운동을 하든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최 무엇보다 내 일에 대한 남편의 이해가 중요하다. 와이프가 승무원 생활 하는 것을 좋아하면 마음에서 우러나와 육아에도 적극 동참하지 않을까. →세 자녀 어머니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외모다. -박 자녀가 한 명이면 열 시간을 움직여야 한다고 했을 때 셋이면 그 이상 시간이 들어간다. 집에서 편히 쉴 시간이 없다. 계속 집안일을 하다 보니 살이 안 찌는 것 같다. -김 주전부리를 일절 안 한다. 과자도 안 먹고 야식도 끊었다. -최 회사에 복직할 때 뚱뚱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후배들이 얼마나 많은데. 유니폼이 안 맞는 것도 스트레스가 되고. 복직 3개월 전부터는 식이조절을 한다. 단, 보약은 안 먹는다. (이구동성으로) 살찔까 봐.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北과학자들 “백두산에 화산 폭발 원인 마그마 존재”

    7명 제1저자… 美학자 등과 공동연구 북한 과학자 7명이 처음으로 서양 과학자와 함께 백두산 지하에 마그마를 품고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북한과 영국 런던대, 미국 지질조사국, 중국 환경교육미디어프로젝트 연구소 국제공동연구진은 2013년 8월부터 1년간 백두산 인근에서 탐지된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과거 화산 폭발의 원인이 됐던 마그마가 천지 아래쪽에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내고 자연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 15일자에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 참여한 11명의 과학자 중 7명은 북한 국가지진국과 평양국제새기술경제정보센터 소속이라 눈길을 끈다. 리경송, 고철남, 김혁, 윤용군, 박길종, 리종송, 류금란 박사 등 북한 과학자들은 논문 제1저자로 참여했다. 북한이 서양 과학자와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서방 과학저널에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백두산 천지를 기준으로 북한 쪽 영토에 6기의 광대역 정밀지진계를 설치해 지진파를 포착, 지각의 두께와 지질구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백두산 천지 바로 아래 5~10㎞ 깊이에 부분 용융 암석, 즉 마그마가 있으며 매우 복잡한 지질구조를 갖고 있음을 확인했다. 백두산은 946년에 한 차례 대규모 폭발이 있었던 이후 지금까지 폭발이 일어나지 않는 휴화산 상태다. 그렇지만 2002~2005년 백두산 인근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해 화산 폭발의 징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국내 지질학계는 이번 논문의 내용만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을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이번 논문은 중국 학자들의 기존 연구를 재확인하는 정도지만 상당히 수준이 높은 편이고 북한의 지질구조와 북한 학자들이 국제학계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주말 봄비 최고 100㎜

    이번 주말에는 전국에 강한 바람과 함께 봄비치고는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구름이 많다가 16일 오전에 제주도와 전라남북도 해안에서 비가 시작돼 늦은 오후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주말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50~100㎜, 전라남도와 경상남도 지역은 30~80㎜, 그 밖의 지역은 20~60㎜로 봄비치고는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주 산간과 남해안,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는 시간당 20㎜의 강한 비가 올 수 있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북쪽의 찬 공기가 유입되는 17일 새벽부터 아침 사이에는 중부지방에도 강풍과 함께 시간당 10㎜ 내외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비는 일요일인 17일 오전까지 내리고 점차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 동안은 비가 오면서 전국적으로 낮 기온이 평년보다 조금 낮겠지만 월요일부터는 서울의 경우 낮 기온이 20도 안팎의 분포로 포근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주말에 내리는 비는 일요일 오후에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돌풍과 함께 천둥, 번개가 치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반년 넘게 고통 주는 만성통증… 신경 시냅스 회로 엉키며 발생”

    “반년 넘게 고통 주는 만성통증… 신경 시냅스 회로 엉키며 발생”

    신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음에도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다. 특히 급성이 아닌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통증은 불면증, 식욕 저하 등 일상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심할 경우 자살을 시도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난치성 질환이다. 경희대 한의대 김선광 교수, 서울대 의대 김상정 교수, 일본 국립생리학연구소 나베쿠라 준이치 교수, 야마나시대 고이즈미 슈이치 교수 등 국제공동연구진은 ‘만성통증’이라 불리는 신경병증성 통증이 신경의 시냅스 회로가 엉키면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진은 뇌세포와 시냅스를 고해상도로 정밀하게 촬영할 수 있는 ‘생체 내 다광자 이미징’ 기술로 말초신경을 손상시킨 생쥐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시냅스 회로 변화가 만성통증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대뇌 신경계를 유지시켜 주는 별 모양의 아교세포에서 ‘트롬보스폰딘-1’이라는 물질을 분비해 신경시냅스 회로를 다시 만드는 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겨 비정상적인 시냅스 회로가 형성되면서 살짝만 닿아도 엄청난 고통을 느끼는 만성통증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김선광 교수는 14일 “이번 연구 결과는 ‘생체 내 다광자 이미징’이라는 새로운 기술로 뇌의 변화를 직접 관찰해 만성통증의 원인을 밝혀낸 것”이라며 “만성통증의 진단과 예방, 치료 기술 개발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비만 정복 첫발… 유발 효소 찾았다

    체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비만은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등 각종 대사질환의 원인이다. 최근 비만 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는 비만치료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성균관대 약대 한정환 교수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벨비티지 바이오메디컬 연구소(IDIBELL) 조지 토머스 박사 공동연구팀은 인체 내 신호전달물질로 알려진 ‘S6K1’이라는 물질이 단백질 합성과정에서 지방세포 수를 늘려 비만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포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셀’ 14일자에 발표했다. 살이 찌는 것은 지방세포의 숫자가 늘어나는 ‘과다 형성’이나 지방세포에 지방이 쌓이면서 크기가 커지는 ‘세포비대’ 때문이다. 특히 지방세포 수가 늘어나 생기는 과다 형성은 소아비만의 원인으로 꼽힌다. 소아비만은 어른이 돼서도 없어지지 않아 언제든 다시 쉽게 살이 찔 수 있는 체질로 만든다. 이번 연구는 지방세포 분화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밝혀내 소아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만성대사 질환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지방조직 줄기세포가 지방세포로 분화하는 과정에서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물질인 S6K1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S6K1은 세포핵 안에서 지방세포 분화를 억제하는 윈트(Wnt)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켜 지방세포 숫자가 늘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비만인 사람의 지방조직뿐 아니라 고지방식으로 비만을 유도한 실험용 쥐의 지방조직에서도 S6K1이 활성화돼 있는 것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그동안 S6K1은 세포핵 바깥쪽 부분인 세포질에서 단백질 합성을 조절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는데 이번 연구로 세포핵 내부에서 유전자 발현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한 교수는 “부작용 없이 비만을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해상 기름유출 걱정 없는 ‘그래핀 스펀지’

    [달콤한 사이언스] 해상 기름유출 걱정 없는 ‘그래핀 스펀지’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2007년 12월 대형 유조선과 예인선이 충돌해 약 8만 배럴(1만 2547㎘)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는 초기 방제작업 실패로 인근 양식장의 어패류가 폐사하는 등 심각한 해양 생태계 파괴로 이어졌고 국내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로 기록됐다. 당시 천문학적인 규모의 흡착 방제포 등이 투입됐지만, 사고 후 한 달 동안 수거된 기름은 유출량의 3분의1인 4175㎘에 불과했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김용협 교수와 인하대 기계공학과 강태준 교수 공동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해 해상 오염에서 기름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고성능 방제장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탄소 원자 1개 두께의 얇은 탄소막인 그래핀을 이용해 기름만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통과시키는 구조체를 만들었다. 이 구조체는 한 시간 동안 1㎡당 2만ℓ의 기름을 회수할 수 있다. 회수된 기름은 바닷물과 섞이지 않은 99.9%의 순도로 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원유뿐 아니라 디젤이나 휘발유 같이 정제된 기름이나 벤젠, 헥산 같은 유기용매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장치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해 기름과 닿는 즉시 흡수하기 때문에 파도가 높게 치거나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방제작업에 영향을 받지 않고 회수된 기름도 별도의 공정 없이 곧바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돌연변이 유전자 있어도 건강한 이유

    죽거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는데도 일부 사람들은 병에 안 걸리고 건강하게 살아간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실험 결과 1000명 중 26명 정도가 여기에 해당했다. 미국 뉴욕 아이칸의대,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세이지 바이오네트워크, 스웨덴 스카네대학병원, 캐나다 온타리오 암연구소, 중국 베이징유전체연구소 공동연구진은 유럽과 북미, 중국에 사는 58만 9306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심각한 유전병을 유발할 수 있는 돌연변이 유전체를 갖고 있음에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 1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 대상자들로부터 874개의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이들 유전자가 어린 시절에 나타날 수 있는 600가지 유전병이나 희귀질환의 원인이라는 것도 찾아냈다. 조사대상의 2.6%인 1만 5597명은 163가지 유전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를 하나 이상 갖고 있었다. 그중 13명은 치명적인 질병 유전자를 8개나 갖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보통 사람과 같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1~2개의 돌연변이 유전자만 갖고 있어도 폐와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낭성섬유증이나 중추신경계를 파괴하는 테이삭스병 같은 유전질환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유전자 주변에 보호 유전자가 있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아 주거나 여러 개의 유전자가 동시에 변하면서 상쇄효과로 유전병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질환을 막아 주는 구체적인 ‘보호인자’를 찾기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아이칸의대 에릭 슈타트 교수는 “여러 곳에 분산돼 있는 유전자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함으로써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음에도 건강하게 사는 특별한 사례를 찾았다”며 “돌연변이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 보호 유전자를 찾는다면 난치병으로 알려진 심각한 소아 유전병도 치료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센서의 감각 로봇의 손길…데이터 농업 풍년이 왔네

    센서의 감각 로봇의 손길…데이터 농업 풍년이 왔네

    작물 자동 분석해 온실 환경 정밀 조절 생산성 향상… 기후 대응 종자 개발도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깨는 곡우(穀雨)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24절기 중 청명과 한식, 곡우가 끼어 있는 4월은 1년 농사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특히 ‘곡식을 깨우는 비’라는 뜻의 곡우는 매년 4월 20일쯤으로 농가는 이때를 전후해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한다. 조선시대 농업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인간이 살아가는 최고의 근본이라고 여겨져 왔다. 그렇지만 1960~7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되고 전체 국가경제에 농업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면서 사양산업으로 외면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6.5세로 국제 기준인 65세를 넘는 고령자가 전체 농가의 39%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이 “국내 농업 종사자 숫자의 감소와 고령화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는 추세인 만큼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선진국에서는 농업을 통해 환경보존과 자연생태계 유지, 자연경관 유지, 홍수조절 및 수자원 보존 등의 가능성을 보고 정보통신, 생명과학, 나노기술 등 첨단 과학기술을 농업에 접목시켜 부가가치와 농촌생활의 편의성을 높이는 ‘스마트 농업’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다. 스마트팜은 농부가 현장에 가지 않고 영농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생육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파종에서 수확까지 자동으로 조절해 균질한 품질의 농산물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스마트팜 기술은 정밀제어가 가능한 유리온실이나 식물농장 같은 시설농업 분야에 우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될 성싶은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말처럼 작물의 어린 잎부터 생육상태를 관찰해 다 자랐을 때 생산성이나 수확량을 예측함으로써 우량품종 선발이나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눈을 대신해 식물의 크기와 색, 형태를 감지하는 이미지 기반기술, 코와 미각을 대신해 작물의 향과 성분을 탐지하는 센서기반 모니터링 기술, 비파괴 성분 분석 기술, 노동력 절감을 위한 로봇자동화 기술, 생육데이터를 분석하고 유용한 농업정보로 변환시켜 주는 데이터 모델링 기술 등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 네덜란드 등 농업 선진국들은 스마트 농업 이전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농업기술로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농작물 생장에 대한 각종 데이터를 현장에서 농민이 직접 분석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농업 생산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현장에서 획득한 데이터는 급격히 변하고 있는 기후에 대응할 수 있는 종자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세계 농산물 수출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네덜란드는 유리 온실형 스마트팜을 개발해 식물 생육과 생리특성 분석 플랫폼, 적정 영상 분석기술 등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생산기술을 유리온실 설비에 적용해 생산 및 품질관리, 출하, 수출까지 농업 전과정에 과학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온실 관리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꼽히는 네덜란드 프리바는 최적의 생산성과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작물의 재배환경 변화에 따른 미세한 생육 특성변화 정보를 바탕으로 온실 환경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농업 선진국들의 움직임과 비교해 국내에서 스마트팜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를 중심으로 농업현장에서 얻어지는 작물과 생육환경 데이터 등을 활용해 농업 생산성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데이터 기반 농업 시스템’ 구축 연구 정도다. KIST 관계자는 “현재 세계 스마트팜 기술과 산업은 과학기술을 농업 유통과 서비스 단계까지 접목시킨 ‘스마트팜 3.0’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온실개폐, 관수자동화, 농약살포 원격자동제어 등 생산 단계의 하드웨어 부분에 치중한 ‘스마트팜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스마트팜 기술은 농업시설, ICT, 생명공학(BT) 등 다양한 분야가 융합연구될 때만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스페이스X, 로켓 회수 성공… 우주여행 출발은 ‘주워먹기’

    [사이언스 톡톡] 스페이스X, 로켓 회수 성공… 우주여행 출발은 ‘주워먹기’

    美 우주왕복선, 재사용 기술 기반 닦아 ‘바다 위 고철’ 재활용 땐 수백억원 절감안녕, 난 미국의 우주비행사 로버트 크리픈일세. 올해 79세가 됐지. 친구들은 날 ‘밥’이라고 부른다네. 벌써 35년 전이군. 1981년 4월 12일은 내게 정말 대단한 날이었지.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첫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를 타고 하늘로 오른 그 순간은 아직도 내 머릿속에 선명하다네. 난 조종사였고, 선장은 달 탐사를 다녀왔던 베테랑 우주인 존 W 영(86)이었지. 컬럼비아호는 지구를 36바퀴를 돌면서 시스템 점검 등 여러 가지를 실험한 뒤 54시간 20분의 비행을 마치고 4월 15일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미사일 발사장에 무사히 착륙했지. 어떤 프로젝트든 첫 번째는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네. 그래서 난 안전하게 착륙해 땅에 발을 내디디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지. 1983년 6월 18일에는 우주왕복선 2호기인 챌린저호의 기장으로 두 번째 비행을 지휘하면서 캐나다와 인도네시아의 통신위성을 정지궤도에 투입하기도 했어. 그 이후로 1984년 챌린저호의 4번째 비행과 6번째 비행을 지휘하는 등 네 번이나 우주왕복선을 타 23일 13시간 46초라는 비행시간을 기록하기도 했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는 소련에 앞서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아폴로 프로그램’이 끝난 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내놓은 야심 찬 프로젝트였지. 당시 NASA는 유인 화성 탐사와 우주정거장, 우주정거장에 인력과 물자를 나를 수 있는 우주 수송시스템을 생각했는데 최종 승인받은 것은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뿐이었다네.처음 우주왕복선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는 완전한 재사용을 목표로 했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기체가 무거워져 제작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어. 그래서 결국 왕복선에 고정돼 재사용이 가능한 고체연료 부스터 2개, 메인 엔진에 액체 연료를 공급하는 1회용 연료탱크 1개를 장착하는 부분적인 재사용 방식으로 타협을 보게 됐지. 1986년 1월 28일 25번째 임무에 나선 챌린저호가 이륙 73초 만에 폭발해 승무원 7명이 전원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우주왕복선은 우주선 재사용 기술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네. 며칠 전에 전기차 제조회사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5차례 도전 끝에 로켓 1단 부분을 바다 위 무인선에서 온전히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네. 스페이스X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세운 ‘블루 오리진’이 로켓 회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지. 현재 우주로켓들은 대부분 일회용이지. 위성이나 우주선을 궤도에 올려놓은 뒤에는 바다나 땅에 떨어져 고철 신세를 면할 수가 없지. 어느 분야든 민간업체의 가장 큰 관심사는 비용을 줄이고 이윤을 높이는 것 아니겠나. 로켓을 회수해 재활용하면 로켓을 한 번 발사하는 데 드는 6000만 달러(약 692억원)를 수백만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주여행 비용도 확 줄지 않겠어. 어쨌든 우주왕복선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주개발에서 성공의 여신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자에게 최후의 미소를 짓는 법이라네. 한국도 2020년 달 탐사를 목표로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에 목매지 않고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한국도 분명히 우주개발 역사의 한 장을 쓸 수 있을 걸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황사·미세먼지 ‘따로 예보’… 분통 터지는 오보

    황사·미세먼지 ‘따로 예보’… 분통 터지는 오보

    예보 의존하는 시민들만 피해 “하나의 오염원 예보 일원화를” 직장인 유호진(43)씨는 지난 주말 경기 광주에 1박 2일 가족 나들이를 갔다가 부인과 6살 아이까지 모두 목이 따끔거리고 밭은기침이 나는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 토요일인 지난 9일과 일요일인 10일은 미세먼지의 공습으로 전국이 먼지에 뒤덮였던 때다. 유씨는 “목이 칼칼하고 코가 매캐할 정도였지만 곧 맑아질 것이라는 환경 당국의 예보만 믿고 마스크를 준비하지 않고 나갔다가 온 가족이 목앓이를 하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씨처럼 주말 나들이를 나갔다 봉변을 당한 시민들은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의 예보가 정확하지 않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기상 당국의 오보로 인한 시민의 피해는 미세먼지와 황사 예보로 이원화돼 있는 지금의 시스템에서는 언제든지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고 기상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중국과 몽골 등 지역에서 자연 발생적으로 오는 황사는 기상청,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 매연 등 오염물질인 미세먼지는 국립환경과학원이 예보하고 있다. 둘 다 환경부 산하기관이다. 환경부는 2014년 1월 고농도 미세먼지가 국내에 유입되자 그동안 두 기관이 나눠 발표하던 예보문을 기상청에서 통합 발표하기로 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책 발표 뒤 2년이 지난 지금 두 기관 간 협업은 기상청 본청 내에 대기질통합예보실을 설치한 것뿐 실질적인 통합 효과 없이 황사와 미세먼지 예보는 여전히 따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축적해 왔던 기술력과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기 영역 지키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상청은 매일 오전·오후 한 차례씩 예보관과 연구관 20여명이 모이는 예보브리핑 시간을 갖는다. 이때 황사나 미세먼지 등에 대해서도 논의를 한다. 그러나 브리핑에 참석하는 미세먼지 관련 전문가는 통합예보실에 파견 나와 있는 환경과학원 소속 연구관 2명에 불과하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시시각각 변하는 대기 상황과 발원지 기상 상태에 따라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는 만큼 분석과 예보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기상청에서 황사 연구와 예보를 전담하는 인력은 국립기상과학원 환경기상연구과 17명, 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관련 예보팀 인력은 12명에 불과해 발 빠른 예보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자체적으로 미세먼지나 황사특보를 발령하고 있지만 환경과학원이나 기상청에서 관련 데이터를 받아 그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두 기관에서 오락가락 오보를 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서울시의 경우 2015년 이전까지는 미세먼지(PM10)에 한해 자체적으로 정한 5단계 예보등급에 따라 특보를 발령했으나 2015년부터는 국가 기준에 맞춰 미세먼지 경보나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서강대 이덕환(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는 11일 “봄철 가뭄이 심한 중국 내륙지역에서 발생하는 황사나 미세먼지는 한반도 대기가 정체된 상태에서는 바람의 방향만 바뀌면 언제든지 우리나라로 밀려들어와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황사와 미세먼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하나의 대기오염원으로 보고 예보 일원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세계문화유산 위를 달린다

    해외여행 |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세계문화유산 위를 달린다

    기차를 타면 스위스가 보인다 스위스의 기차는 취리히 같은 대도시부터 해발 3,000m가 넘는 알프스 산속 마을까지 구석구석 달린다.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기차가 운행된 것은 1847년. 무려 150년이 넘었다. 스위스의 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정확하며 자연친화적인 기차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Info Switzerland Airline |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취리히까지 화·목·토요일 주 3회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약 12시간. KLM네덜란드항공을 타고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취리히로 들어갈 경우, 약 14~17시간 걸린다. Time | 우리나라보다 8시간 느리다. Money | 스위스프랑CHF을 쓴다. 2016년 1월 기준, CHF1은 약 1,188원. Pass | 스위스트래블패스 스위스 여행에는 스위스트래블패스가 편리하다. 기차뿐만 아니라 버스와 유람선 등 대부분의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 480여 개의 박물관도 이 패스만 있으면 무료다. 3, 4, 8, 15일 패스가 있으며 레일유럽www.raileurope.co.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App | 스위스 국철 앱인 ‘SBB mobile’이 유용하다. 이것만 있으면 스위스 어디를 가도 두렵지 않다. 열차시간표 검색은 물론이고 열차와 버스, 도보로 가는 길까지 알려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보통은 언어가 한 나라를 이어 주는 역할을 한다지만, 네 가지 언어가 공용어인 스위스는 다르다. 스위스를 여행하다 보면, 독일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아어가 함께 쓰인 표지판을 쉽게 만나게 된다. 스위스에는 이 세 가지 언어에 로망슈어까지 네 가지의 공용어가 있기 때문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스위스 사람끼리 의사소통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대신 스위스를 하나로 연결하고 묶어 주는 것은 기차다. 스위스의 기차는 수도 없이 많은 터널을 지나고 깊은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경사가 급한 곳은 달팽이처럼 돌아가고, 톱니바퀴처럼 생긴 산악열차를 이용하기도 한다. 스위스의 동서간 거리는 346km, 남북간 거리는 220km. 이에 비해 스위스 철도망은 5,232km로 스위스 전체를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다. 기차는 스위스 사람들을 하나로 이어 주는 언어이자, 세계인과 연결해 주는 인터넷이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매력 넘치는 알프스의 곳곳을 파노라마로 보여 주는 코스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타 보고 싶은 열차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문화유산 위를 달린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Bernina Express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철도 구간을 달리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스위스 여행자들이 꼭 한 번 타 보고 싶어하는 인기 열차다.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쿠어에서 이탈리아 티라노Tirano까지 약 145km를 4시간 5분에 걸쳐 달리는 구간으로 이 안에 빙하지대와 야자수가 무성한 숲까지 다 들어 있다. 가장 낮은 곳과 높은 곳의 고도차가 1,824m. 열차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자연의 변화를 엿볼 수 있다. 기차 내부는 마치 프리미엄 영화관 같다. 미리 예약한 31번 좌석의 테이블 위에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소개 팸플릿이 얌전히 놓여 있다. 한 쪽에는 샬레 인테리어 스타일, 스위스 기차 등에 관한 책이 비치된 앙증맞은 도서관도 마련되어 있다. 버킷리스트에 올려놓았던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타기’를 빨간 줄로 그으며, 쿠어Chur에서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에 올랐다. 알프스의 풍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객실 유리창이 시원하게 트여 있었다. 55개 터널과 196개의 다리를 지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철도는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달리는 구간 중 투지스에서 티라노까지 122.3km에 달하는 곳으로, 이 사이에는 55개의 터널과 196개의 다리가 있다.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유는 철도가 이곳의 자연환경이나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어 멋진 경관을 만들어냈기 때문. 이 루트는 스위스 알프스 쪽에 속하는 알불라 라인과 이탈리아에 가까운 베르니나 라인으로 나뉜다. 알불라 라인은 산악철도 역사에 있어 클래식한 기술을 이용해 만든 철도인 데 비해, 베르니나 라인은 혁신적인 기술을 사용해 철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철도다. 각 라인의 하이라이트는 계곡에 우뚝 서 있는 란트바써 비아둑트Landwasser viaduct와 부메랑처럼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있는 브루지오Brusio 루프교. 설경을 따라 30분 정도 달리니, 세계문화유산 구간인 알불라 라인이 시작되는 투지스역에 도착했다. 투지스역을 지나자 하얀 계곡에 걸쳐 있는 솔리스 비아둑트가 나타났다. 수라바역을 지나며 정신을 바짝 차렸다. 란트바써 비아둑트가 등장할 차례이기 때문. 란트바써 비아둑트는 무려 65m 위에 세워진 구름다리다. 바닥이 보이지 않는 다리의 웅장함에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길이 136m에 5개의 아치와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돌을 이용해 웅장하고도 고풍스럽다. 열차가 거대한 돌로 된 수직 벽으로 들어갈 때는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존스박사가 된 것 같은 아찔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멋진 산양 문장을 앞에 단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맑은 호숫가 물고기가 유영하듯 알불라 계곡을 달려, 엥가딘 계곡으로 진입했다. 기차를 타고 있는 것인지 영화를 보고 있는 것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황홀한 풍광이 이어졌다. 호주에서 온 한 가족은 “이것이 진짜 겨울이지. 이제야 크리스마스를 제대로 맞는 것 같다”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탈리아풍 아담한 중세마을, 포스키아보 베르니나 익스프레스는 겨울 휴양지인 생모리츠와 폰트레지나를 지나, 이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해발 2,253m 오스피치오 베르니나 고개를 넘었다. 톱니바퀴 철로도 아니고 일반 철로로 한라산보다 높은 곳까지 기차가 오르다니.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놀랍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베르니나 고개를 넘으니, 베르니나 특급의 절경 중 하나로 꼽히는 알프그륌Alp Grum 해발 2,091m역이 나타났다. 팔뤼 빙하와 호수, 푸슬라브 계곡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볼 수 있는 곳이라지만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눈 때문에 상상 속에 남겨 둬야 했다. 아쉬움에 알프그륌역에 내려 역사로 들어갔다. 아름답고 따뜻한 역사에서 마시는 화이트 와인 한 잔. 이보다 더 향기로울 수 없었다. 알프그륌에서부터 열차는 산 아래 이탈리아로 향했다. 경사가 급해 협곡을 따라 천천히 내려갔다. 오른쪽에는 동화마을이 펼쳐져 있었다. 눈이 쌓인 포근한 마을과 산허리를 둘러싼 하얀 구름이 어우러져 겨울의 알프스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절경을 만들어냈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에서 내리니 중세의 모습을 품고 있는 포스키아보Poschiavo다. 작은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것도 열차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보너스. 역에 들어서자마자 반갑게 ‘차오’ 하며 인사하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포스키아보는 스위스지만 이탈리아 문화가 짙게 배어 있는 곳. 마을은 자그마했지만 바닥에 깔린 자갈은 이 마을이 과거에 얼마나 중요한 곳이었는지를 말해 줬다. 가톨릭 교회의 로마네스크 탑과 개신교의 바로크 탑, 시청사 중세 탑 등 세 개의 탑이 우뚝 솟아 마을의 중심을 지키고 있었다. 세련되고 정교한 건축물들을 따라 좁은 골목골목 마을 곳곳을 돌아다녔다. 얼마쯤 어슬렁거렸을까. 어느새 마을의 끝에 닿았다. 산 위에서 쏟아지던 눈은 비가 되어 내리고 있었다. ‘플라워’라는 발랄한 이름을 가진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베르니나 익스프레스의 하루를 돌아봤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시의 제목처럼, 열차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베르니나 익스프레스가 그리워졌다. 쿠어로 돌아가는 길에는 눈을 더 크게 뜨고 즐기리라 마음먹고 카페 문을 나섰다. 베르니나 익스프레스 | 스위스트래블패스로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단, 겨울철에는 예약 필수. 예약비는 CHF10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irter 채지형 취재협조 스위스관광청 www.myswitzerland.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달콤한 사이언스] 아이들 밖에서 뛰어놀면 근시 위험 낮아져

    최근 대한안과학회는 1980년대에는 초등학생 근시 발병률이 23%였는데 2000년대에 들어 46%로 2배가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근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 곳을 자주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호주 퀸즐랜드공과대(QUT) 검안 및 시각학과 스콧 리드 교수팀은 하루에 1~2시간씩 야외활동을 하면서 햇빛을 쬐는 것이 근시를 예방하고 근시가 더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연구결과를 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안과학 및 시각학 연구’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브리즈번 인근에 사는 10~15세 어린이 102명에게 빛을 감지할 수 있는 광센서가 달린 손목시계를 착용시키고 18개월 동안 햇빛 노출시간과 시력, 안구의 성장 관계를 측정했다. 또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철과 여름철의 안구성장 속도를 비교하는 연구도 함께했다. 그 결과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아이들이 1~2시간 충분히 햇빛을 쬔 아이들보다 안구성장 속도가 빨라 근시가 더 많이 발생하고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보다 해가 짧은 겨울에 안구가 빨리 자란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실외활동이 줄어 햇빛을 쬐지 못할수록 안구가 비정상적인 타원 형태로 성장해 근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세계로 눈돌린 2551억… 신흥·선진국 섞어 투자해야

    세계로 눈돌린 2551억… 신흥·선진국 섞어 투자해야

    출시 한 달을 맞은 비과세 해외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9년 전처럼 해외펀드 붐이 일어날 조짐은 안 보이지만 비과세 혜택을 누리는 동시에 자산 배분 전략으로도 유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다만 300개가 넘는 펀드 중 무엇을 고르느냐에 따라 비과세 혜택 대신 원금손실을 볼 수도, 반대로 기대 이상의 투자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 투자자의 선택이 중요하다. 비과세 해외펀드 출시 후 자금이 많이 몰린 펀드와 일정 기간 동안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들을 모아봤다. 지난 2월 29일 비과세 적용 대상으로 출시된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에는 5주간 6만 6660개 계좌에 모두 2551억여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가입일로부터 최장 10년간 전용계좌 내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하는 매매·평가차익과 그로 인한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해외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상품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712개의 해외주식형 펀드 중 절반에 가까운 310개가 비과세 대상으로 전환됐거나 신규 출시돼 선택폭은 넓다. 출시일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가장 많이 판매된 펀드는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385억원)이었다. 이 상품은 해외주식 가운데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는 선진국의 고배당 주식에 주로 투자해 시장 상황에 영향을 덜 받는 펀드로 분류된다. 다만 배당수익은 비과세 혜택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다음으로는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169억원), ‘이스트스프링차이나드래곤A’(151억원), ‘KB차이나H주식인덱스’(127억원) 순서로 많은 자금을 모았다. 판매 상위 10개 펀드 중 절반(중국 4개, 베트남 1개)이 모두 신흥국 투자 펀드였다. 이 중 신규 출시를 제외한 3개 펀드 모두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자금이 몰린 것은 아니었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성격의 펀드들이 눈에 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블랙록월드골드’는 연초 이후 38.50%의 수익률을 올려 이 기간 최고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어 ‘IBK골드마이닝’(33.59%),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20.20%), ‘도이치브러시아’(19.69%) 순이었다. 몇 년간 꾸준히 하락하던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반등하며 원자재에 투자한 펀드의 단기 성과가 두드러졌다.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브라질 증시도 같은 이유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기간을 3년으로 늘려 보면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50% 가까이까지 손실을 입고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3년 동안의 장기전에서는 ‘한화중국본토’ 펀드가 71.16%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한화차이나레전드A주’(58.53%)와 ‘알파에셋투모로우에너지’(57.59%)가 뒤를 이었다. 이 펀드들은 반대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좋지 못했다. 이처럼 같은 펀드라도 투자시점과 가입기간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일 수 있다. 따라서 펀드 하나에 ‘올인’하기보다는 지역·섹터별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7년 해외펀드 투자가 중국 등 신흥국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이듬해 금융위기 때 큰 손실이 나는 등 부작용이 컸다”며 “신흥국과 선진국을 섞어 분산투자로 위험을 줄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투자자의 자산을 좀 더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자국투자 쏠림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강화된 측면이 있다”며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비과세 해외펀드는 자산증식 용도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햇빛 오~래 쬐면 비타민D 안 생겨요

    ‘비타민D’는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필수 영양소다. 적절한 혈중 농도는 성인 기준 ㎖당 30ng(나노그램)이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남성은 86%, 여성은 93%가 비타민D 결핍이다.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햇빛 노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타민D는 다른 영양소들과 달리 음식 섭취로는 얻기가 쉽지 않다. 햇빛을 받으면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합성되기 때문에 비타민D 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맑은 날 햇빛을 쬐는 것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페르르남부코 연방대학 의대 내분비학과 후란시스코 반데이라 교수팀은 햇빛을 지나치게 오래 쬘 경우 체내 비타민D 수치가 적정치 이하로 떨어져 오히려 결핍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지난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미국 내분비학회(ENDO) 2016’ 행사에서 발표됐다. 설립 100주년을 맞는 ENDO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의학분야 학술단체 중 하나다. 연구진은 브라질 헤시페에 거주하는 13~82세 남녀 986명을 대상으로 일일 햇빛 노출 시간과 체내 비타민D 수치를 조사했다. 헤시페는 적도 바로 아래에 위치한 곳으로 거의 1년 내내 맑은 날이 지속된다. 조사 대상자들의 하루 햇빛 노출시간은 전체 평균의 2~3배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혈중 비타민D 농도 평균은 기준치 이하인 26.06ng/㎖이었다. 특히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혈중 농도가 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데이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로 피부의 비타민D 합성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적절한 선탠은 건강한 구릿빛 피부를 만들어 주고, 비타민D 합성에도 도움을 주지만 지나치면 피부암 발생 가능성을 높일 뿐 아니라 비타민 합성을 오히려 저하시키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해외여행 | 핀란드-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 레비Levi

    명백히 아름다운 북위 67.8레비Levi 북부 핀란드, 이 혹한의 땅에 발을 디딘 가장 큰 목적은 오로라를 보는 것이었다. 핀란드 레비에서 보낸 나흘의 이야기는 밤과 낮으로 나뉜다. 겨울의 북극에서는 어둠의 기세가 등등하다. 낮은 맥을 못 춘다. 정오가 돼서야 동이 트고, 점심 식사 후 두 시간 가량 소요되는 일정 하나를 마치면 다시 어둠의 세계다. 밤은 온전히 오로라를 기다리는 시간으로 점철됐다. 지루하지 않았냐고? 전혀! 이곳에서 겪은 모든 일들에는 ‘난생처음’이라는 수식이 붙었기에 하나같이 소중했다. ●조용하고 아담한 스키 마을 레비Levi “어서 와, 이런 추위는 처음이지?” 감각을 자극하는 주변의 모든 환경이 말을 거는 것 같다. 도착한 날의 기온은 영하 31도. 예보에 따르면 기온은 점점 더 내려갈 예정이다. 상상 이상의 추위, 경험한 적 없는 냉기다. 이 정도의 날씨라면 추위, 냉기보다 더 가혹하고 거친 단어가 필요하다. 들숨에 들어오는 공기는 뾰족하게 날을 세워 폐부를 찔렀고 내뱉은 날숨은 공중으로 흩어지기 전 해마의 형태로 잠시 얼어붙는 듯했다. 내복, 바지, 스웨터, 양말 등 모두 두 겹씩 입었다. 몸 구석구석에 핫팩을 붙이고 옷 입는 시간만 대략 20분이 걸렸다. 장갑, 목도리, 모자까지 쓰고 나면 북극의 패션 테러리스트가 됐다.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감각은 둔해졌지만 그만큼 마음은 든든했다. 문제는 이렇게 대비해도 춥다는 것. 입김은 콧수염이나 눈썹에 붙어 고드름이 됐고, 안경도 얼어붙어 앞을 보기 힘들 정도였다. 발에 붙여둔 핫팩은 땅에서 올라오는 냉기를 이기지 못했고 외부 공기와 접촉한 핫팩은 얼고 부풀어 올라 아이스팩과 형태와 기능이 동일해졌다. 맨손으로 차 트렁크, 문고리 혹은 삼각대의 다리 부분을 잡으면 순간접착제를 바른 듯 살이 달라붙었다. 접촉한 것들과 분리되기 위해서는 살점이 뜯기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카메라도 걱정거리. 혹한에 배터리 방전 속도가 LTE급으로 빨라졌고, 입김이 닿은 카메라 뒤판은 얼음 알갱이로 뒤덮였다. 셔터가 올라갔다 얼어붙어 내려가지 않는 횟수도 빈번해졌다. 일행 중 한 사람의 셔터 릴리스 선은 꽁꽁 언 채로 두 동강이 났다. 전선이 냉각된 후 끊어지는 추위, 곁에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과장된 엄살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꼭 다시 가고 싶다. 지금부터의 이야기가 진짜다. 헬싱키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두 시간을 날아 레비 인근의 키틸래 공항Kittila Airport에 도착했다. 키틸래 공항에서 북쪽으로 230여 킬로미터 떨어진 이발로 공항Ivalo Airport을 경유했으니, 헬싱키에서 직항으로 왔다면 약 한 시간 거리다. 공항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레비는 핀란드 최고의 스키리조트 마을로 명성이 자자하다. 멀지 않은 과거에는 젊은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고 노인만 100명 남짓 남았던 시골 마을이었지만, 1964년 첫 번째 스키 슬로프를 개장한 이후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이후 면세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관광산업이 활성화됐고 현재, 전체 인구 약 5,000명 중 2,500여 명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한 해 40만명의 여행자들을 맞는 관광지로 성장했다. 겨울에는 스키를 비롯해 허스키 썰매, 순록 썰매, 스노모빌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여름에는 트레킹, 하이킹, 백야 골프 등을 즐길 수 있다. 핀란드 최대의 스키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3개의 슬로프를 운영하고 있다. 리조트 전체 규모에 비해 레비 시내는 소박한 편이다. 레스토랑, 기념품 숍 등 필요한 것들이 적재적소에 정량으로 있어 과잉과 소모가 없는 편안한 느낌이다. 겨울 평균 기온은 영하 20도지만 우리가 머문 기간은 이상 기후로 훨씬 더 추웠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갑고 고요한 밤의 이야기 꿈엔들 잊힐리야 오로라Aurora 태양이 발산하는 플라스마 중 극소량이 지구의 보호막을 뚫는다. 그리고는 지구 자기장의 영향으로 극지방으로 끌려들어와 대기권의 가장 바깥쪽 열권에서 방전되며 빛을 발하는 현상, 오로라다. 북극에서 발생한 오로라의 이름은 오로라 보리앨리스Aurora borealis 혹은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 우리말로는 북극광, 그리고 이곳 핀란드에서는 여우불이라는 뜻의 레번툴레Revontulet다. 나에게 오로라는 평생을 꿈꿔 온 소망의 이름이다. 여기까지 왔지만 본다는 확신은 없었고 기대만 가득했다. 운이 따라야 볼 수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오로라를 예보하고 시간대별로 지수를 표기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내가 어쩔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포기하고 싶지도 않았다. 가이드는 날씨가 너무 추우면 오히려 보기 어렵다고 말했고, 오로라 지수를 너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별이 수천개는 보이는 밤하늘이라야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행운을 빌어 주었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명제를 마음에 품었다. 해보는 데까지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다. 도착 이틀째부터 영하 40도의 혹한에서 서너 시간씩 사흘을 버텼다. 일명 ‘뻗치기’를 감행했다. #first night 첫날밤, 가이드가 알려준 숲으로 향했다. 숙소인 레비 툰투리 호텔Spa Hotel Levi Tunturi에서 도보로 10분 거리, 작은 호수를 둘러싼 겨울 숲, 그 건너편에는 아담한 평원도 있었다. 가이드는 이곳이 인공광이 거의 없어 인근에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곳이라고 했다. 출발 전부터 꼼꼼하게 장비를 챙겼고, 어둠 속에서 촬영 방법을 연습했다. 준비한 것을 차근차근 재현할 차례였으나 혹한에 몸과 마음은 따로 놀았다. 장갑 속에 감춰둔 둔한 손의 감각으로는 어둠 속에서 초점을 맞추는 것부터 노출을 조절하는 일까지 뭐 하나 쉬운 게 없었다. 허둥거리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나타나기만 하면 된다. 한 시간쯤 지나자 하늘빛이 미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단 셔터를 눌렀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사진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는 말을 들은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명민한 카메라는 하늘에서 색색의 빛줄기 수십 개가 쏟아져 내리는 순간을 잡아냈다. 오로라처럼 움직이진 않았지만 빛줄기는 계속 색을 바꾸고 있었다. 오로라인가 아닌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있는 동행인은 명백한 오로라라고 했다. 촬영은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이것이 오로라만큼 드문, 상층의 구름에서 떨어진 공기 중의 얼음 알갱이들이 달빛 혹은 주변의 인공광을 반사하며 일어나는 빛기둥light pole 현상이라는 사실은 서울에 와서야 알게 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econd night 전날 촬영한 빛기둥을 오로라라고 믿었기에 둘째 날엔 더 대담해질 수 있었다.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인다는 숲을 버리고 조금 더 드라마틱한 장소를 찾아 도착한 곳은 레비 툰투리Levi Tunturi다. 산이라고 하기엔 낮고 동산이라 부르기엔 높은 해발 531m, 우리말로 ‘재’라고 표현하면 알맞은 이곳을 레비 사람들은 ‘레비 펠Levi Fell’이라고 부른다. 해질녘의 레비 펠은 겨울 왕국의 모습 그대로다. 핀란드 최고의 캐릭터인 무민을 쏙 빼닮은 스노 몬스터Snow Monster 수천 개가 핑크빛으로 물든 풍경은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무민 마을에 잔치라도 벌어진 듯한 동화 같은 풍경은 어둠이 짙어질수록 엄숙하고 장엄한 정취를 덧입었다. 우주 깊은 곳에 떠다니는 외계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착각이 일 정도였다. 이곳에 오로라가 나타난다면 지상 최고의 오로라 사진을 얻을 수 있겠다며 기대했지만 하늘이 흐렸고, 날이 습했고, 재 마루에 멈춰 선 구름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철수했다. #third night 마지막 밤까지 오로라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조바심이 요동쳤다. 마음을 가다듬고 저녁 식사 자리로 향했다. 처음으로 해외에서 생일을 맞은 저녁상에는 초를 밝힌 작은 컵케이크와 서울에서 준비한 3분 미역국이 맑게 빛나고 있었다. 소박하지만 감동적인 생일상에 마음이 울컥해졌다. 오로라를 보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며 초를 불었다. 십분쯤 지났을까. 이미 퇴근한 가이드가 되돌아와 말했다. “지금 밖에 오로라가 있어. 앞으로 몇 시간 동안 볼 수 있을 거야.” 이런 걸 ‘기적’이라고 말하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늘을 보며 달려가다 뒷걸음치기를 반복했다. 오로라를 보는 순간, 인생 최고의 생일선물을 받았다는 감동에 가슴이 벅찼다. 수직으로 서서히 솟구쳐 창공으로 올라간 초록빛은 일렁이고 움직이고 너울너울 넘실대며 제 길을 갔다. 빛기둥을 보았던 숲으로 향했다. 멀리서 시작된 올챙이 형상의 초록빛은 별이 총총히 빛나는 검은 하늘을 가르고 번져 나가며 춤을 췄다. 설산을 넘는 북극의 요술 여우의 꼬리가 산꼭대기를 스칠 때 일어나는 스파크라는 핀란드 신화도, 어린 영가들이 춤을 출 때 일어나는 불빛이라는 그린란드의 신화도, 죽은 영혼들이 해골로 축구시합을 벌이는 광경이라는 이누이트족의 신화도, 모두 오롯이 믿어질 만큼 경이롭고 신비로웠다. 영하 40도의 혹한에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는 땅 위의 사람들을 제대로 홀렸다. 확신했다. 언젠가 인생이 끝날 때 스쳐갈 나의 주마등에, 이 순간 눈앞에 펼쳐진 오로라의 춤이 선명히 새겨질 게다. ●청명하고 귀한 낮의 이야기 진짜 행운이함께 했나 봐! 네 시간, 하루 중 푸른 하늘과 흰 설원을 볼 수 있는 시간이다. 짧은 만큼 값지고 소중하니, 가능한 짜릿하게 즐겨야 한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first day 첫날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레비에서 차를 타고 북쪽으로 140km 떨어진 헤타Hetta로 향했다. 아침이지만 어두운 사위를 가르기 위해 상향등을 켜고 달려야 했다.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상향등이 눈을 비추면 별처럼 빛났다. 풍경은 화면 가득 노이즈가 반짝이는 오래된 필름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다행히 길이 미끄럽진 않았다. 녹아서 질퍽이는 습설이 아닌 건설인 까닭이다. 운전자와 겨울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축복의 눈이다. 일명 파우더 스노,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포근하게 느껴질 질감이다. 가이드는 이동하는 동안 헤타에 대해 설명했다. 스칸디나비아 북쪽, 핀란드 북쪽, 러시아 콜라반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목민족인 사미족의 사미랜드, 헤타는 그곳으로 가는 관문이라 했다. 이 지역에 사는 주민의 20퍼센트는 사미인, 그중 8퍼센트가 사라져 가는 사미어를 쓰며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헤타 펠 라플란드 방문자 센터Hetta Fell Lapland Visitor Center에서 사미 문화와 전통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헤타에 온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바로 순록 농장 방문. 우리에게 루돌프로 더 잘 알려진, 아름다운 뿔을 가진 순록을 만난다는 기대로 마음이 들떴다. 농장을 방문하는 것이니 무리 지어 움직이는 순록들을 만날 거라 기대했지만, 추운 겨울 동안은 대부분 주인이 만들어 둔 우리 안에서 지낸다고 한다. 아쉬움은 순록 썰매를 타는 것으로 달랬다. 운동장 한 바퀴 거리를 돌아보는 짧은 여정이었지만, 하얀 설원 위를 네 마리의 순록이 끄는 네 개의 썰매가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고개를 돌려 돌아보면, 뒤 썰매를 끄는 순록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다. 힘이 넘치게 좋은데다 마음도 급해 앞 썰매를 제치고 싶다는 듯 씩씩거리며 콧김을 내뿜었다. 맑은 눈망울, 둔탁한 턱의 모양새는 소를 닮았다. 사미족에게 순록은 우리네 옛 시절의 소와 같은 의미다. 함께 살고 함께 일하다가 그 끝엔 고기, 가죽, 뿔까지 모든 것을 내주는 존재. 반려이자 삶의 밑천이다. #second day 노래가 절로 나왔다. 흰 눈 사이로 스노모빌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일정 중 가장 신나는 경험을 꼽으라면, 단연 스노모빌 타고 달린 순간이라 답하겠다. 눈 덮인 구릉을 오르락내리락, 아름다운 숲길 사이를 쌩쌩, 드넓은 설원을 최고 시속 90km로 시원하게 달리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삼십분을 줄기차게 달리다가 코스 중간에 있는 150년 된 전통 가옥에서 몸을 녹이고 되돌아오는 여정이다. 준비할 것은 운전면허증과 방한대책. 한국 운전면허증, 국제운전면허증 모두 제출 가능하다. 면허증을 제출하고 사인을 하고 나면 우주복 스타일의 두꺼운 방한복을 나눠준다. 거기에 투박한 방한 부츠를 신고, 복면과 헬멧을 차례로 쓰고 스노모빌 작동법을 간단히 익히면 준비완료. 가이드가 선두에 서고 차례로 질주를 시작한다. 추위는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의 양에 정확히 비례했다. 바로 앞 스노모빌이 날려 보내는 눈가루는 헬멧에 붙은 바람막이 아크릴에 켜켜이 쌓여 시야를 가렸고, 얼굴을 싸맨 검은 복면은 본래의 색을 감추고 흰빛으로 반짝였다. 길을 잘못 들어 돌아 나오던 중 작은 전복사고가 있었다. 유턴하다 스노모빌과 함께 넘어졌는데, 다행히 폭신한 눈밭 위여서 다치진 않았다. 추위와 작은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즐겁게만 기억되는 이유는 설원에서 마주한 일출 때문이다. 지평선에 걸린 동그란 해가 오메가를 만들었고, 하늘과 눈밭은 파스텔톤의 붉은빛으로 곱게 물들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핑크빛이 모여 스스로를 뽐내는 듯한 풍경은 더없이 우아했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선명한 일출을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다는 가이드의 말에 위안을 얻었다. 어쩌면 이번 여행, 진짜 행운이 함께했는지도 모르겠다. #third day 3일 내내 허스키 썰매 타기 체험을 무척 기대했었다. 허스키는 달리기를 사랑하는 견종이다. 허스키 썰매에 올라 만끽하는 속도감, 스릴보다 본능에 충실하게 사는 허스키들은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지가 더 궁금했다. 설원을 누비는 허스키 사진을 볼 때마다, 내 집 전기장판 위에서 본능을 거세당한 채 살아가는 나의 허스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쉽게도 허스키를 타고 달리는 2km의 여정은 취소됐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다. 허스키 사파리는 11월부터 4월까지 운영하지만, 영하 35도 이하로 기온이 내려가면 운영하지 않는단다. 사람도 허스키도 빠른 속도로 달리기에 부담스러운 온도다. 농장 인근의 핀란드 말들과 허스키들을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대신했다. 탈것에 기대지 않고 온전히 스스로의 힘으로 설원을 누빌 차례다. 스노슈잉은 넓은 타원형에 그물을 덧댄 스노슈(설피)를 신고 눈밭을 걷는 트레킹 프로그램이다. 넓은 면적으로 체중이 분산돼 눈 속으로 빠지지 않기 때문에 20cm 깊이의 설원도 걸을 만하다. 추운 날씨였지만, 그간 움츠러든 몸을 움직여 피를 돌게 한다는 차원에서 해봄직하다. 걷다 보면 상쾌한 기분마저 든다. 일상으로 돌아온 후, 언뜻언뜻 생각나는 사소한 풍경들이 있다. 순록의 착한 눈매, 추위를 피해 들어선 핀란드 전통 가옥에서 마신 커피의 온기, 장작 타는 냄새. 문득 생각나는 사람들도 있다. 허스키 농장에서 노견 클로디를 바라보던 주인의 애정과 감사가 가득한 눈빛, 일부러 찾아와 오로라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한 가이드의 잔잔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투. 모두, 불현듯 떠오르는 조각난 추억이지만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되어 같은 지점으로 향한다. 그 끝엔 평온이 있다. 혹한의 공기를 더없이 따뜻하게 데우는 평온을 찾아 꼭 다시 가리라. 그땐, 너와 함께.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el info Finland Levi AIRLINE핀에어는 인천-헬싱키 구간을 주 7회(매일) 운항한다. 헬싱키까지 비행시간은 약 10시간. 레비로 가려면 헬싱키-키틸래 구간을 이용해야 한다. 핀에어를 이용할 때 기대되는 것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헬싱키 반타 공항의 편안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터미널이 같은 층에 있어 동선이 짧고 환승 절차가 효율적인 데다, 공항 곳곳에 탐나는 핀란드 디자인 제품과 캐릭터를 판매하는 숍, 아늑한 분위기의 레스토랑과 카페가 자리한 것도 큰 장점이다. 지루할 틈이 없는 공항이다. 2014년 새롭게 문을 연 핀에어 프리미엄 라운지는 6개의 독립된 샤워실, 핀란드식 사우나까지 갖추고 있어 장시간 비행에 지친 승객에게 온전한 휴식을 제공한다. 프리미엄 라운지는 핀에어 플러스 플래티넘Finair Plus Platinum, 골드 회원 및 원월드Oneworld 에메랄드, 사파이어 카드 소시자에 한해 이용이 가능하다. www.finnair.com Hotel 스파 호텔 레비 툰투리Spa Hotel Levi Tunturi레비 지역에 최초로 생긴 호텔이다. 1981년, 마당이 있는 11개의 라플란드 스타일의 통나무집으로 영업을 시작한 호텔은 5년 전 3층 규모의 건물을 증축해 성업 중이다. 패밀리, 스탠더드 트윈, 슈퍼리어 트윈,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 총 다섯 개의 룸 타입이 있으며 주니어 스위트, 스위트룸을 예약할 경우 방 안에서 핀란드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에서 운영하는 스파는 핀란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17개의 실내 및 실외 풀이 있고, 9개의 사우나 시설을 완비했다. www.hotellilevitunturi.fi activity스노슈잉 en.lapinluontoelamys.kotisivukone.com허스키사파리 www.polarlightstours.fi스노모빌을 비롯해 레비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은 www.levi.fi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staurant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Arctic Restaurant Snow Dome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많은 여행자라면, 호텔 레비 파노라마에서 운영하는 아틱 레스토랑 스노 돔으로 가볼 것을 권한다. 식기와 음식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올겨울 문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아티초크 수프와 순록 찜 요리가 맛있다. 애피타이저와 메인 요리는 스노돔 안에서,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디저트는 따뜻한 호텔 내 식당으로 이동해 먹는다. www.golevi.fi/en/snowdome Tip오로라 촬영 팁 어두운 곳에서 초점을 맞출 땐 랜턴이 있으면 유용하다. 오로라만 촬영할 경우 초점거리를 무한대로 두면 되지만, 앞부분에 나무나 집이 있는 경우는 초점을 앞에 맞춰야 한다. 암흑 속에서 초점 맞추는 일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랜턴을 챙겨 가자. 발밑에 폭신한 눈밭이 있다면 트라이포드는 최대한 땅에 닿도록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촬영하는 동안 서서히 눈을 파고 들어가 완전히 흔들린 사진을 찍게 된다. 셔터 릴리스보다는 무선 동조기를 챙겨가는 게 편하다. 앞서 언급했듯, 전선이 끊어질 정도의 혹한을 견뎌야 한다. 오로라는 한번 생겨나면 두 시간 가량 지속된다. 적정 노출에 한해 다양한 셔터스피드로 촬영해 볼 것. 다른 느낌의 오로라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핀에어 www.finnair.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사이언스 톡톡] 식목일의 과학

    [사이언스 톡톡] 식목일의 과학

    안녕? 내 이름은 ‘피누스 덴시플로라’, 흔히들 소나무라고 부르지. 반가워. 다들 알다시피 난 겨울에도 푸른 빛을 유지하는 상록수야. 다 자라면 키 20~35m, 지름 1.8m 정도의 아름드리나무가 되지. 내가 사는 곳은 한국과 일본, 중국 북동부, 러시아 우수리강 일대야. 햇빛만 들면 어디서든 잘 자라 한국을 대표하는 나무가 됐지. 실제로 우리나라 산림의 43% 가까이를 나와 잣나무 같은 침엽수들이 차지하고 있어.●10년간 우리나라 소나무숲 10%↓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소나무 숲이 10% 가까이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을 거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소나무 재선충병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기승을 부리는 탓이야. 사라지는 만큼 많이 심어주면 될 텐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 내일은 우리 잔칫날인 ‘식목일’이야. 하지만 2005년부터 공휴일에서 빠지면서 나무 심기가 많이 줄어든 것 같아 안타까워. ●성종의 선농단농사가 식물일 기원 식목일은 1343년 조선 성종이 세자와 문무백관들을 데리고 동대문 밖 선농단에서 직접 밭을 일구기 시작한 것과 1910년 순종이 ‘친경제’(親耕祭)를 열어 손수 나무를 심었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래. 24절기 중 다섯 번째이자 ‘날이 풀리고 화창해지기 시작한다’는 청명·한식과 식목일이 겹치는 이유는 이때가 나무 심기 적합한 날씨였기 때문이라는군. ●온난화 탓 ‘적정 식목일 3월 17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 기온이 6.5도일 때가 나무 심기에 가장 적당하대. 미 군정청이 식목일을 공휴일로 정한 1946년만 해도 서울, 강릉, 광주, 대구, 부산, 제주 등 6개 도시의 식목일 평균 기온이 10도 이하로 나무 심기에 적당했지만 1970년대 말부터는 식목일 평균기온이 10도를 웃돌기 시작했다는 민간기상업체의 조사 결과를 얼마 전에 봤어. 서울의 경우 일평균기온이 나무 심기에 적절한 6.5도가 되는 때는 식목일보다 20일 가까이 이른 3월 17일쯤이래. 식목일을 앞당겨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도 하지? 지구 온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녹지공간 확보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잖아. 관련해서 최근 재미있는 연구 결과를 하나 봤어. 영국 지속가능성 산림학·기후변화 연구센터의 키에런 도익 박사팀이 임학 분야 국제학술지 ‘도시임학 및 원예학’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이었는데, 도심의 자투리땅을 이용해 나무를 심거나 식물을 키우면 열섬현상은 물론 공기오염까지 줄일 수 있대. ●대형녹지보다 다수의 중소형 녹지 사실 그동안 런던 중심부에 있는 하이드파크(142만㎡) 같은 대규모 녹지가 도시 열섬현상을 줄이고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지만 0.2㏊(2000㎡)~12.1㏊(12만 1000㎡) 수준의 소형 또는 중형녹지의 효과에 대한 분석은 이번이 처음이라더군. 녹지공간이 넓은 것도 좋지만 도심 곳곳에 중소형 녹지가 많은 것이 대형 녹지공간이 덜렁 하나 있는 것보다 훨씬 낫대. 한국의 경우 본격적으로 산림이나 녹지를 가꾸고 보호한 것은 불과 30~40년밖에 안 되잖아. 푸른 산들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북유럽 같은 임업선진국에 비하면 산림이 빈약한 것은 사실이잖아. 예전 식목일 때처럼 멀리까지 나가서 나무를 심는 것보다는 살고 있는 곳 근처나 집 안에서 작은 나무를 키워 녹지를 만들어 보는 건 어때?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비 찍는 순간… 인공위성 4개가 움직인다

    내비 찍는 순간… 인공위성 4개가 움직인다

    북한이 지난달 31일부터 연일 개성과 해주, 연안, 평강, 금강산 등 5곳에서 위성항법시스템(GPS) 전파교란 공격을 해오면서 민간 부문의 피해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우리 생활에서 쓰이는 다양한 전자기기들에 GPS 활용 기술이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내비게이션’으로 불리는 차량항법시스템이다. 단순한 경로 안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혼잡한 교통상황에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가장 빠르고 신속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항법시스템은 해양이나 항공 분야에도 많이 쓰이고 있다. GPS는 범죄가 발생했을 때 현장과 가장 가까운 112 순찰차량에 출동 명령을 내리거나 119 구조전화 발신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신속한 구조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측지·측량 분야에서 GPS는 구조물 간 거리, 경사도 등을 ㎜ 단위로 측정할 수 있게 해 정밀 지도 제작이나 대형 토목공사를 할 때 도움을 준다. 철새들의 이동 상황, 돌고래의 위치 파악 등 자연생태 조사나 농업, 산림관리 등에서까지 활용되고 있다. GPS가 나오기 전까지 인간은 ‘천문항법’, ‘관성항법’, ‘전파항법’을 이용해 자기 위치를 파악했다. 천문항법은 태양, 달, 북극성, 남십자성 등 천체를 이용해 관측값과 관측시간을 계산표와 비교해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활용할 수 없다. 관성항법은 가속계, 자이로스코프 등을 이용해 이동 방향과 속도를 측정한 뒤 출발 위치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를 추측해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다만 오차가 계속 누적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전파항법은 위치를 알고 있는 지점에서 전송되는 전파를 이용해 위치를 계산하는 방법이지만, 사용 전파에 따라 정밀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단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어디에 있든 위성으로 위치, 속도, 시간을 파악할 수 있는 GPS 기술은 미국 국방부가 미사일 정밀 타격을 목적으로 1973년부터 군사용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1978년 첫 GPS 위성인 ‘블록Ⅰ’이 발사된 이후 군사용으로만 쓰이다가 민간에 공개된 것은 1983년부터다. 민간에 공개된 당시에는 군사용 서비스와 차별하기 위해 민간이 활용하는 GPS 정보에는 고의적 오차잡음(SA)이 담겨 있었다. 이 때문에 민간에 완전한 GPS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한 2000년 이전까지 군사용 GPS의 오차는 5~15m인 반면 민간이 쓰는 GPS의 오차는 100m에 달했다. GPS는 크게 ▲우주 ▲관제 ▲사용자의 3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우주 부분은 30개의 GPS 위성으로 구성돼 있다. 24개의 주 위성과 6개의 예비 위성이 역할을 담당한다. 약 2만㎞ 상공의 중고도에 배치된 주 위성은 지구 주변을 55도 각도로 나눈 6개 궤도에 4개씩 배치돼 있으며 각 위성에는 3만 6000년에 1초 정도의 오차만 허용할 정도로 정밀한 4개의 원자시계가 탑재돼 있다. 관제 부분은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팰콘 공군기지 내에 있는 주 관제소와 세계 각지에 분포돼 있는 5개의 기지국, 3개의 지상관제국으로 구성돼 있다. 주 관제소는 위성의 궤도 수정, 예비 위성의 작동결정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나머지 기지국과 관제소는 GPS 위성 신호 점검과 궤도추적, 전파 지연으로 인한 오차 보정 역할을 한다. GPS는 위치가 알려진 위성들을 기준점으로 삼아 수신기를 갖고 있는 사람의 위치를 파악하는 ‘후방교회법’(resection method)이라는 측량법을 활용한다. 후방교회법은 지도에서 자기 위치를 모를 때 이용하는 방법으로, 두 개 또는 세 개 정도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자기 위치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GPS는 4개의 위성에서 나오는 전파를 분석해 현재 위치를 알아낸다. 우선 3개의 GPS 위성이 보내는 전파에 담긴 시간 정보와 수신기에서 받은 시간을 비교해 그 차이에 따른 빛의 이동거리를 계산함으로써 현재의 위치와 거리를 3차원으로 표시하게 된다. 네 번째 위성은 수신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간오차를 보정하는 역할을 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게 된다. GPS 신호교란은 GPS와 비슷한 대역의 전파를 GPS 수신영역에 발사해 의도적으로 시간오차를 유발시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덕지덕지’ 선블록 아이 낳기 막아요

    ‘덕지덕지’ 선블록 아이 낳기 막아요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한 ‘선크림’, ‘선블록’ 등 자외선 차단제가 생식세포의 활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펜하겐대 의대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과대학 닐스 스탁케백 교수팀은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 중 일부가 피부 속으로 흡수돼 인체 생식세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되는 ‘미국 내분비학회(ENDO) 2016’ 행사에서 발표됐다. 내분비학은 호르몬과 그 기능을 연구하는 생리학 분야로, 올해로 설립 100주년이 된 ENDO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의학 분야 학술단체 중 하나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37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정자와 난자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정자와 난자를 착상 때와 비슷한 환경에 놓아둔 뒤 수정 과정을 관찰하는 실험도 함께 했다. ●“정자 활동 위축… 난자와의 수정 방해” 그 결과 37개 자외선 차단제 중 17개가 남성의 정자세포와 여성의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된 ‘4MBC’, ‘3BC’, ‘BP3’, ‘OD-PABA’, ‘HMS’ 등 화학물질이 생식세포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물질들은 정자세포의 칼슘(Ca) 회로를 차단함으로써 활동성을 약화시켜 난자와의 수정을 어렵게 만든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탁케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늘고 있는 원인 불명의 불임 현상에 대한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생산하는 업체는 물론 품질규제 기관에서도 앞으로는 자외선 차단 성능뿐만 아니라 출산에 미치는 영향까지 광범위하게 살펴보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덕지덕지 선크림 원인 불명 불임 유발”

    “덕지덕지 선크림 원인 불명 불임 유발”

    “출산 영향까지 광범위하게 살펴봐야”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한 ‘선크림’, ‘선블록’ 등 자외선 차단제가 생식세포의 활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코펜하겐대 의대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덴마크 코펜하겐대 의과대학 닐스 스탁케백 교수팀은 자외선 차단제의 성분 중 일부가 피부 속으로 흡수돼 인체 생식세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3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1~4일 미국 보스턴에서 진행되는 ‘미국 내분비학회(ENDO) 2016’ 행사에서 발표됐다. 내분비학은 호르몬과 그 기능을 연구하는 생리학 분야로, 올해로 설립 100주년이 된 ENDO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의학 분야 학술단체 중 하나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37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정자와 난자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정자와 난자를 착상 때와 비슷한 환경에 놓아둔 뒤 수정 과정을 관찰하는 실험도 함께 했다. ●“정자 활동 위축… 난자와의 수정 방해” 그 결과 37개 자외선 차단제 중 17개가 남성의 정자세포와 여성의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에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외선 차단제에 포함된 ‘4MBC’, ‘3BC’, ‘BP3’, ‘OD-PABA’, ‘HMS’ 등 화학물질이 생식세포에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물질들은 정자세포의 칼슘(Ca) 회로를 차단함으로써 활동성을 약화시켜 난자와의 수정을 어렵게 만든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탁케백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늘고 있는 원인 불명의 불임 현상에 대한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다”며 “자외선 차단제를 생산하는 업체는 물론 품질규제 기관에서도 앞으로는 자외선 차단 성능뿐만 아니라 출산에 미치는 영향까지 광범위하게 살펴보길 제안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알츠하이머는 면역계의 오작동 때문”

    노령자들이 무서워하는 질병 중 하나가 치매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는 전체 치매 원인의 50%를 차지하는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이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뇌에 축적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실제로는 ‘면역계의 오작동’이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 베스 스티븐스 교수와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 스탠리 정신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면역세포의 과잉 반응에 따른 신경세포의 급격한 감소가 알츠하이머 치매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는 보스턴아동병원 소속 한국인 연구자 홍소연 박사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 물질이 많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99% 이상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알츠하이머 치매의 실제 원인이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이 아닌 다른 것일 수 있다는 점에 연구의 초점을 맞췄다. 연구진은 새로운 신경세포(시냅스)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망가진 신경세포를 제거하는 ‘C1q 단백질’과 뇌에 쌓인 노폐물을 먹어 치우는 ‘미세아교세포’가 치매 초기에 갑자기 늘어난다는 사실을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두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정상적인 신경세포까지 제거해 치매 증상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스티븐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인지능력 쇠퇴의 주요 원인이 기억에 관여하는 시냅스의 상실이라는 것을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알츠하이머 치매의 초기 단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의학계의 오랜 궁금증을 풀어 주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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