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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용하
    202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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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 마른 농심 목 타는 일상

    22~23일 남부 비… 더위 주춤 전국에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주에도 대부분 지역에 비 소식 없이 고온현상이 예상돼 꼼꼼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 지난 16일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내려진 폭염특보가 18일까지 해제되지 않고 있다.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될 때 폭염주의보를 발령하고, 35도 이상이 되면 폭염특보를 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최고기온은 합천 36.5도, 밀양·의성·상주 36.1도, 장수 32.8도로 각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후 6월 기온으로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이번 폭염이 지역에 따라 주 중반까지 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내륙지역은 당분간 낮 기온이 33도 안팎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폭염특보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으니 날씨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19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2도, 대구는 35도, 광주 34도, 대전 33도, 전주 31도로 예상된다. 그 밖의 지역은 28~30도 정도를 보일 전망이다. 이런 추세는 목요일인 22일까지 계속돼 서울·대전은 33도까지 치솟다가 주 후반부터 더위가 다소 주춤해진다. 22일 오후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23일 부산, 광주, 제주 등 남부에는 비 소식이 있지만 강수량은 평년(3∼19㎜)보다 적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서풍의 영향을 받으면서 따뜻한 바람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날씨가 맑아서 일사 영향이 크다”며 건강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햇볕이 강한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바깥활동은 하지 않는 게 좋다. 부득이 외출해야 한다면 물을 자주 마셔야 일사병을 예방할 수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주말도 ‘한여름’… 서울 올 첫 폭염주의보

    이번 주말은 미세먼지 없이 깨끗하고 맑겠지만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17일은 동해상에 자리잡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겠으며 이런 날씨가 일요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16일 예보했다. 17일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전주·광주 33도, 서울·춘천·대전·대구 32도, 강릉 27도, 제주 26도 등 전국이 22~33도의 분포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16일에는 서울과 경기 동부, 충북 및 전남북 일부 지역과 경남 하동, 세종시 등 25개 시·군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특히 서울은 올여름 첫 폭염주의보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중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남서풍에 의해 따뜻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안팎으로 오르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13세 생일 맞은 아들, 엄마의 특별선물 화제

    13세 생일 맞은 아들, 엄마의 특별선물 화제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고민을 지혜롭게 해결한 엄마가 있다. 영국 미러는 15일(현지시간) 어른의 길에 들어선 아들에게 현명한 생일선물을 한 엄마의 사연을 소개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 출신의 제피 말리는 항상 자신의 어린 아들을 ‘젠틀맨’으로 키우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사춘기를 맞은 아들과의 굳건한 신뢰 관계 구축도 중요했다. 마침 장남 제임스가 13살이 되면서 엄마는 아들에게 한 가지만은 꼭 가르쳐야 겠다고 결심했다. 바로 여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 엄마는 아들의 열 세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비상 상자’ 하나를 건넸다. 비상 상자 안에는 물휴지, 세면 도구와 면도 제품, 로션, 선물용 카드와 콘돔 등이 들어있었다. 생일 선물이 꽤 즐거우면서도 교육적일 거라고 생각한 엄마는 “아들이 앞으로 무엇이든 편견없이 내게 다가와 고민을 털어놓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면서 “10대인 아들과 대화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부모가 되어야 할 때도, 친구가 될 필요도 있다”고 선물을 준 의도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모든 아이들에게 교육해야 한다. 운좋게도 나는 아들 제임스와 놀라운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 일찍부터 아들에게 주요 신체부분의 정확한 이름을 가르쳤고, 남성으로서 어떤 여성이든 존경해야한다는 점, 성관계에 있어서의 존중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또한 제피는 자신과 같은 부모들을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아들에게 선물한 생일 키트 사진을 공개했다. 그녀는 “제임스가 언제든 면도용 제품이나 콘돔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않는다. 다만 그것들이 언젠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음을 안다”는 글도 함께 올렸다. 제피가 게재한 글은 다른 엄마들로부터 긍정적인 메시지를 이끌어냈고, 수천 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대부분이 자신의 자녀들에게 비슷한 선물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들이 단지 13살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일부 사람들에게 제피는 “13살 소년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읽었다. 너무 어린나이라 묵과할 수 없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인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관계를 맺을 때 무엇이 수반되는지, 임신과 성병 같은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상황들을 알려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엄마의 바람처럼 비상 상자를 받은 제임스는 부끄러워하기보다 무척 만족했고, 엄마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이를 재밌어했다. 사진=미러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문어 빨판처럼 ‘착’ 잘 붙는 패치 소재

    성균관대 화학공학 및 고분자공학부 방창현, 방석호 교수 공동연구팀이 문어 빨판의 독특한 돌기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흉내내 물기가 많은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고점착 패치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에 실렸다. 최근 홍합 단백질이나 게코도마뱀의 발바닥, 엉겅퀴 씨앗같이 자연계에 존재하는 화학적, 물리적 현상을 흉내낸 생체모방 기술 연구가 활발하다. 이런 기존 생체모방 점착 소재들은 습한 환경이거나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접착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접착됐던 부분에 자국을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문어 빨판 내부에 있는 미세한 돌기가 바위에 붙었을 때 빨판 내부와 외부의 압력차를 다르게 만들어 흡인력을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가로세로 각각 3㎝ 크기의 고점착 패치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고점착 패치의 경우 물방울이 맺힌 유리와 물속에 있는 유리, 실리콘 오일 속 유리, 굴곡진 피부 등 다양한 표면에서 1만회 이상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해도 처음의 접착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표면에 오염물도 남기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방창현 교수는 “이번 기술은 청정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공정은 물론 의료용 패치, 신체 장기 조직 봉합 및 치료용 패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우리만의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브런치] 우리만의 4차 산업혁명을 말할 때

    혁명의 시대다. 영국 역사가 에릭 홉스봄이 말했던 18~19세기 프랑스 대혁명과 산업혁명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요즘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혁명’의 성찬이 과하다. 박근혜 정부 말부터 유행한 ‘제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 분야의 모든 화두를 집어삼키고 있다. 혁명은 말 그대로 ‘이름을 바꾸고’, 그동안 사회와 문화를 이끌어 왔던 ‘특성들을 갈아치우는’ 과정이다. 과학혁명이 그랬다. 16세기 코페르니쿠스에서 17세기 뉴턴에 이르기까지 그리스 시대의 과학적 방법론을 뒤집고 근대 과학의 방법을 확립했다. 산업혁명 역시 18세기 중엽 증기기관의 발명과 함께 진행되면서 가내수공업 수준의 산업사회를 대량생산 공장형 산업사회로 바꾸는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과학혁명으로 인해 서양 과학계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자연을 이해하고 이용하기 시작했고 산업혁명을 통해 영국은 엄청난 산업적 팽창을 이루며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이 이전과는 확 달라지게 됐다. 그렇다면 요즘 이야기하는 4차 산업혁명을 과연 ‘혁명’(革命)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실 4차 산업혁명의 원류는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이다. 독일은 여전히 제조업 분야 경쟁력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경쟁이 심화돼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생산 시스템의 최적화로 제조업 경쟁력을 유지하겠다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다. 영국이나 미국 등 그 밖의 국가들도 나름의 사회적 배경과 철학을 갖고 이야기되고 있다. 모든 텍스트에는 반드시 그 텍스트가 쓰인 문화적, 역사적 콘텍스트(배경)가 포함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네들에게는 분명 혁명이다. 그렇지만 외국 전문가들까지도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은 지나치게 쓰이고 있다”고 지적할 정도로 문화적, 사회적, 역사적 배경이 다른 나라에서 나온 개념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고민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산업이 4차 산업혁명의 전부인 양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물론 전문가들까지도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 정립 없이 막연하게 일자리 창출과 국내 과학기술 수준을 높여 줄 것이라는 기대감만 보이고 있다.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말들을 듣다 보면 멀리서 보기에는 푸짐하게 차린 것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형형색색 솜사탕만 올라가 있어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많이 먹으면 배 속에 가스만 차 더부룩하게 만드는 식탁처럼 느껴진다. 무슨 마법의 주문도 아니고, ‘4차 산업혁명’만 되뇐다고 저절로 일자리와 미래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혁명과 혁신은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정명(正名)에서 시작된다. 지금까지 역사를 보더라도 새로운 개념을 포착해 정명하는 나라는 선진국이 됐고, 이름을 만들지 못하고 선진국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나라는 후진국으로 남았다. 우리만의 4차 산업‘혁명’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개념 재정립과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서둘러 정해야 한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타인 마음 읽어주는 ‘공감의 유전자’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타인 마음 읽어주는 ‘공감의 유전자’

    ‘히어로즈’라는 미국 TV시리즈(미드)를 기억하시나요. 2006년 미국 NBC에서 제작해 시즌5까지 나왔는데, 국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전 세계에서 자신이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능력 때문에 삶이 바뀌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속도감 있게 풀어낸 SF 작품입니다.초능력자들이 나오는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정의가 사라진 사회와 그런 현실에서 길을 잃은 평범한 개인들이 초현실적 상황에서 탈출구를 찾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만약 내일 아침 갑자기 초능력을 갖게 된다면 어떤 능력이 좋을까요. 예전 외국의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와 비슷한 설문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결과를 보니 많은 사람들은 강한 힘보다, 날아다니는 능력보다 남의 생각을 읽는 독심술을 원했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의도와 생각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엄청난 힘과 능력이 생기면 지구를 구하러 다녀야 하기 때문에 피곤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독심술을 절실히 원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아이들의 기분을 읽을 수 있다면 훨씬 육아가 편해지지 않을까요. 그런데 최근 한 다국적 연구진이 미국계 바이오기업인 23앤미(23andme)와 손을 잡고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읽는 데 도움을 주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자폐증 연구센터와 프랑스 파리7대학 인간유전 및 인지기능연구소, 파스퇴르연구소가 주도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건강의학’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20년 전 케임브리지대 인지과학 연구팀은 타인의 눈을 보고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를 맞히는 ‘시각 측정’이라는 심리측정법을 개발했습니다. 이 방법으로 실험한 결과 우리 중 일부는 독심술 능력이 무척 발달해 있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점수가 높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연구팀은 바이오기업 23앤미의 전 세계 고객들 중 8만 9000명을 대상으로 시각 측정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검사에서도 여성의 평균 점수는 남성보다 훨씬 높았으며 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의 점수는 평균 이하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유전자로 분석하면 이런 독심술 능력은 3번 염색체와 깊은 연관이 있으며 특히 ‘LRRN1’ 유전자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유전자 편집을 통해 타인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개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연구자들은 독심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도 뛰어나다고 밝혔습니다. 독심술은 눈을 통해 타인의 마음과 생각을 읽어 내게 유리하게 이용하려는 능력만이 아닙니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그 감정에 공명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렇게 공감하는 겁니다. 현대사회에서 개인의 생존에 매달리다 보면 타인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한국사회는 유독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습니다. 해외에서 내놓은 독심술 연구에서, 건강한 사회를 위해 타인의 아픔과 즐거움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감능력에 주목해 봅니다. edmondy@seoul.co.kr
  • 문 닫는 고리 1호기… 숙제는 폐연료봉 처리

    문 닫는 고리 1호기… 숙제는 폐연료봉 처리

    닷새 뒤인 19일 0시가 되면 국내 첫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원전) 고리 1호기가 40년 동안의 가동을 마치고 영구 정지된다. 고리 1호기는 1978년 4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07년 6월 수명이 만료됐으나 정부의 재가동 결정으로 10년간 더 가동됐다. 그러나 ‘사고 전문 원전’이라는 오명을 얻었고, 영구정지는 예상된 수순이었다.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에 따라 폐로(廢爐) 해체 기술과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기술 확보 같은 풀어야 할 숙제는 더 많아졌다. 특히 원전 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막대한 양의 방사성 폐기물들과 사용후핵연료 처리는 심각한 문제다. 원전 해체기술은 원자로를 포함한 원전 시설과 장비, 건물을 철거해 원전이 지어지기 이전 상태로 부지를 되돌리는 것이다.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은 공장부지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12년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민단체와 과학계에서는 고리 1호기가 세워지기 이전 수준으로 토양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계에선 그럴 경우 2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원전 해체와 관련한 핵심기술은 38가지 정도로 꼽힌다. 이 가운데 한국은 27개만 확보한 상태다. 방사능 오염지역에 로봇을 투입해 시설물을 원격으로 절단하는 기술 같은 11개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원전 해체 과정에서는 폐연료봉처럼 방사능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과 원전을 구성한 금속, 콘크리트, 작업자가 사용한 작업복과 장갑 등 고준위 폐기물보다 약한 방사능을 가진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나온다. 원전 전체 방사능 중 95% 이상이 폐연료봉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들은 원전 냉각 수조에서 열을 식힌 뒤 원전 내 별도 저장시설에서 보관하고 있다. 그렇지만 각 원전 사이트의 저장시설도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이들을 따로 보관할 수 있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이 필요하다. 현재 경주에 있는 방폐장은 중저준위 폐기물만 처리하고 있다. 핀란드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모범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핀란드는 1983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계획을 세우고 20년간 지질조사와 의견 수렴을 거친 뒤 발트해 올킬루오토섬에 영구처리 시설 ‘온칼로’를 짓기 시작했다. 지하 455m에 만들어지는 온칼로는 2023년부터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받아들인다. 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들은 10만년 동안 묻힌다. 국내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2028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부지를 선정하고, 실증연구를 거쳐 2053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꼽히는 방폐장에 대한 지역의 반발로 인해 부지 선정은 물론 선정 이후 과정도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고준위 방폐장 건설 프로젝트와 함께 폐연료봉의 효과적 처리를 위한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이다.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은 폐연료봉에서 사용 가능한 부분을 추출해 다시 원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재활용할 경우 방사능은 1000분의1, 부피는 20분의1로 줄어들게 된다. 미국과 원자력협정에 따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가 전면 금지돼 있었지만 2015년 한·미 공동으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없는 건식방법 연구는 가능하다고 협정이 바뀌면서 연구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탈핵단체 등은 건식 파이로프로세싱 과정에서 고독성 기체가 방출될 가능성이 큰 데다 고속원자로를 건설해야 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베이징대 자전거로 시작된 中공유경제… 562조원 삼키다

    베이징대 자전거로 시작된 中공유경제… 562조원 삼키다

    요즘 중국 베이징 거리는 형형색색의 ‘공유자전거’로 뒤덮여 있다. 공짜 또는 1위안(약 166원)으로 아무 자전거나 탈 수 있다. 목적지에 도착해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지런히 세워 놓기만 하면 된다. 인민의 공동 소유를 꿈꿨던 마오쩌둥의 ‘공산경제’가 21세기 ‘공유경제’로 다시 태어나는 듯한 착각마저 든다. 기자는 지난 2년 반 동안 베이징대 캠퍼스에서 시작된 중국식 공유경제가 어떻게 발전하는지를 가까이서 지켜봤다. 다음은 공유경제 혁명 관찰기다.2015년 가을 우연히 베이징대를 찾았다. 몇 달 전 들렀을 때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캠퍼스 곳곳에 널브러져 있던 자전거들이 노란색 유니폼을 말끔하게 입고 있었다. 자전거마다 자전거를 탄 사람을 형상화한 ‘오포’(ofo)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학생들에게 물으니 한 벤처 동아리가 버려진 자전거를 모아 공유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했다. 자전거마다 부여된 고유 번호를 휴대전화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하면 자물쇠 비밀번호가 전송돼 마음대로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지각 걱정을 하지 않아 좋고 무엇보다 캠퍼스가 깨끗해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해 겨울 수소문 끝에 벤처 동아리 책임자들의 이메일을 알아냈다. 지금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직접 찾아올 정도로 유명해진 장스딩, 다이웨이, 슈에딩이란 청년들이었다. 2014년 4월 자전거 여행업을 시작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한 이들은 2015년 5월에 오포를 창립했다고 했다. 한번 만나자고 요청했으나, “외국에 있어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학연수를 갔거니 생각했다. 뒤에 안 일이지만, 이들은 펀딩을 받기 위해 해외 로드쇼를 하고 있었다. 2015년 12월 마침내 500만 달러(약 56억원)의 실탄을 마련한 뒤 이듬해부터 중국 전역의 대학에 공유자전거를 보급했다. 과거 인연을 내세워 6개월째 인터뷰 요청을 하고 있으나, 이미 글로벌 최고경영자가 된 이들은 외국언론사 담당 홍보 책임자를 통해 “다음에 보자”는 답변만 하고 있다. 2016년 초엔 상하이에서 주황색 자전거 ‘모바이크’가 출현했다. 오포보다 진화된 자전거였다.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과 QR 코드가 내장돼 있어 이용자들은 휴대전화 앱을 작동시켜 가까운 자전거를 찾을 수 있고 자전거에 표시된 QR 코드를 스캔하면 잠금이 풀리는 방식이었다. 오포와 모바이크의 양보 없는 경쟁인 ‘청황즈정’(橙黃之爭·주황과 노랑의 싸움)은 수많은 후발 주자를 탄생시켰다. 지금 중국에는 30여개의 공유자전거 업체가 있다. 5월 말 기준으로 1100만대가 거리에 깔렸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400만대였다. 이용자 수는 작년 말 2800만명에서 올해에는 2억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공유자전거는 수많은 공유 상품 및 서비스를 파생했다. 최근 선전에는 우산 2만개가 한꺼번에 거리에 뿌려졌다. ‘E엄브렐러’라는 스타트업이 배포한 이른바 ‘공유우산’이었다. 우산에 새겨진 QR 코드를 휴대전화 전용 앱으로 스캔하면 잠금이 풀리는 이 우산의 사용료는 30분에 5마오(약 83원)이다. 쓰고 난 뒤에는 어디에 놔둬도 상관없다. 선전처럼 강수량이 많은 중국 남부에는 요즘 도시별로 수천, 수만 개씩 공유우산이 깔리고 있다. 대도시 곳곳 농구장에는 지난 3월부터 자판기처럼 생긴 농구공 전용 키오스크(무인 단말기)가 등장했다. 공이 든 칸마다 표시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스캔하면 문이 열린다. 농구공의 사용료는 시간당 1위안. 도시 쇼핑몰에는 휴대전화용 공유배터리, 대학가에는 공유세탁기, 건설업계에서는 공유레미콘까지 등장했다. 바링허우(1980년대 출생)와 지우링허우(1990년대 출생)인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공유경제는 이미 일상이 됐다. 제일재경일보는 최근 상하이의 31세 여성 직장인 장밍바오의 하루 일과를 소개했다. 출퇴근 때 지하철역까지는 공유자전거를 이용한다. 점심시간에는 동료들과 메이퇀(음식배달앱)에서 각자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공동 배달을 시켜 해결한다. 퇴근할 때는 데이터 공유 앱으로 집에 설치된 공유기의 와이파이를 연결해 남는 인터넷을 유료로 판매한다. 약속 장소에 일찍 도착했을 때면 공중전화 부스처럼 생긴 공유 KTV(노래방)에 들어가 노래를 부르며 시간을 보낸다. 지난해 중국 공유경제 거래 규모는 2015년의 2배인 5000억 달러(약 562조원)였다. 올해는 그보다 40% 증가한 7050억 달러로 예상된다. 2020년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0%를 공유경제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공유경제 붐을 촉발한 것은 넘치는 돈이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계가 유치한 투자금은 총 310억 달러(약 35조원)다. 그중 대부분이 공유경제로 빨려 들어갔다. 오포와 모바이크가 2년 만에 투자받은 돈만 130억 위안(약 2조 1000억원)이다. 거대한 인구, 소유보다 임대를 선호하는 신세대 소비자 군단, 거래 규모가 미국의 50배에 이를 만큼 보편화된 모바일 결제 시스템(핀테크)도 공유경제를 이끄는 힘이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혁신’을 모방하던 중국이 공유자전거 모델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오포와 모바이크는 싱가포르,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스페인, 필리핀 등 세계 30여개국에 진출했다. 공유경제의 그림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유자전거만 하더라도 불법 주차, 파손 및 도난, 교통법규 위반, 보증금 사기, 정보유출, 도로 정체 유발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도시의 ‘흉물’이라는 악평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공유경제가 이미 거품이라고 지적한다. 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요금이 거의 공짜나 다름없다. 반면 시설 투자는 계속해야 한다. 공유 농구공 전용 판매대만 해도 대당 수천 위안이 든다. 도난·훼손·방치에 따른 비용도 엄청나다. 투자금이 금방 동날 수밖에 없다. 업체들로서는 사용자들의 보증금이 최후 보루다. 1인당 100위안 안팎이지만 모이면 목돈이다. 이 돈으로 자본 투자 등을 하면서 버티는 셈인데,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로이터통신은 “2010~12년 중국에서 소셜커머스 붐을 일으켰던 그루폰이 출혈 경쟁 끝에 10억 달러 손실을 남긴 채 망했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개인 정보와 동선, 모바일 결제 이력이 고스란히 유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짝퉁 공유’라는 근본적인 비판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유경제의 전리품은 오로지 막대한 자본을 보유한 벤처캐피털로 귀속될 뿐이며, 공유기업들은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판매하는 데만 혈안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공유경제를 억제하기보다는 건전한 발전을 유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공유자전거의 경우 사용자 실명제 도입, 사용자를 위한 상해보험 도입, 12세 미만 이용 금지, 지정 공간을 벗어나 주차하면 열쇠가 잠기지 않는 전자울타리 설치, 고객의 보증금을 유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증금 전용계좌 의무화 등 지자체별로 묘수 찾기가 한창이다. 인민일보는 “공유경제는 아래에서 시작돼 위로 향하는 ‘스마트 혁명’”이라면서 “약간의 부작용을 핑계로 공유경제 자체를 말살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약물실험, 쥐 대신 벌레로

    국내 연구진이 실험용 생쥐 대신 1㎜ 크기 벌레로 약물의 독성을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천연물연구소 시스템천연물연구센터 강경수 박사팀이 1㎜ 크기의 투명한 벌레인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항암제 독성을 평가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 ‘환경독성학’ 6월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연구팀은 900여개 체세포와 300여개 신경세포, 약 2만개 유전자로 구성된 꼬마선충에 주목했다. 인간 유전자와 40% 정도가 일치돼 세포 사멸이나 노화 같은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인간과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꼬마선충에게 항암제 후보물질을 투여한 뒤 크기 변화, 알 개수, 부화 속도, 생식세포 형태 관찰로도 약물의 독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공시 정보] 시험 2주 전엔 실전처럼… 절대 ‘오픈북’ 하지 마라

    [공시 정보] 시험 2주 전엔 실전처럼… 절대 ‘오픈북’ 하지 마라

    338명을 선발하는 국가직 5급 공채 2차 필기시험이 오는 27일부터 진행된다. 올 2월 치러진 1차 공직적격성평가(PSAT) 합격자는 1만 1628명이다. 서울신문은 다가오는 필기시험을 치를 수험생을 위해 올 1월 행정자치부에 수습으로 임용된 박주언(31) 사무관에게 2차 시험 마무리 전략과 3차 면접시험 대비법을 들어봤다. “시험 2주 전엔 실전처럼 시간을 재며 답안 작성을 하는데, 팁이 있다면 절대 오픈북을 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답안을 채우면 당장 기분은 좋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무엇에 약한지 파악하지 못하면 실제 시험에서 그 약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2015년 5급 공채 일반행정 직렬로 지원해 35.8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 문턱을 넘은 박주언 사무관은 1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이맘때쯤엔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실전처럼 시험을 치러보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의 취약점을 간파할 수 있다는 것이 박 사무관의 조언이다. 그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시간을 재면서 기출 시험문제 답안을 써봤다”며 “시험 당일과 비슷한 수준의 긴장감을 경험해 봐야 글씨가 엉망이라든지, 목차를 잡는 데 시간을 지나치게 쏟았다든지 등의 부족한 점을 알고 고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뉴스·신문에 나온 현안, 답안에 녹이는 습관을 서울대에서 법학을 전공하며 사법시험에도 도전한 경험이 있는 박 사무관은 “사시는 하루 2과목을 보는 데다 공부량이 워낙 많아 체력 소모가 심하지만, 5급 공채 시험은 하루에 1과목씩 5일 동안 치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험 전날 공부했던 내용을 정리하는 데 수월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물론 과목별 한 권씩 내용 정리를 해놓는 것을 전제로 한 얘기”라며 “시험 전날까지 반드시 봐야 할 만큼 중요하거나 특별히 자신이 취약한 내용은 중요한 순서대로 표시해 놓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행정법과 행정학은 박 사무관이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그는 “식사를 할 때 TV뉴스나 신문을 보면서 접한 사안이 행정학의 어떤 개념과 맞닿아있는지 떠올리고 답안을 쓸 때 사례로 녹여야겠다는 생각을 습관적으로 했던 게 비결”이라며 “정치학도 마찬가지로 현안을 꼼꼼히 봐두면 답안에 사례로 쓸 수 있어 유용하다”고 덧붙였다.박 사무관은 특히 선택과목으로 정책학을 택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는 “정책학, 행정학, 정치학 3과목은 사실 다 연결이 돼 있기 때문에 함께 공부하면 좋다”며 “정책학에서 나오는 개념이 정치학 시험에 나온 적이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경제학은 “문제를 많이 풀었던 것이 주효했다”며 “기본적인 그래프와 수식은 답안을 쓸 때도 눈에 잘 띄는 만큼 마지막까지 정확하게 암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박 사무관은 또 답안 작성 관련 팁으로 “정치학, 행정학, 행정법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관련된 적절한 개념 등 키워드를 답안에 명시해 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며 “반대로 잘못된 개념을 빌리면 그만큼 점수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위험도 따른다”고 덧붙였다. # 면접 때 정책학 역할 커… 일관된 답변 중요 박 사무관이 3차 면접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데는 2차 시험을 위해 공부했던 정책학의 역할이 컸다. 박 사무관은 “면접 때 주어지는 5~6개의 각종 통계·신문·토론 자료를 읽고 현안에 대해 한 장짜리 종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정책학을 공부한 덕분에 짧은 시간 안에 자료에 제시된 내용을 이론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답안에는 목차를 비롯해 추진 배경, 현황, 문제점, 대안, 향후 조치 등의 내용이 들어간다. 면접에서는 딜레마를 담고 있거나 함정이 있는 질문이 단골로 등장한다. 박 사무관은 “답변 내용이 일관되지 않으면 안 되므로 자신의 가치관을 충분히 탐색한 후 시험을 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사무관은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을 향해 “합격 뒤 부처를 지원할 때에는 부처의 위상이나 근무지보다는 자신의 적성, 관심 분야, 소신 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퍼블릭IN 블로그] 살아남은 기쁨도 잠시… 시어머니 둘 모시게 된 미래부 科技분야

    지난 5일 정부조직개편 방안이 발표되면서 설왕설래하던 미래창조과학부의 변화 방향도 공개됐다. 속을 들여다본 이들의 의견은 갈린다.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라는 목표를 보면 과학기술계는 일단 환영하지만, 관가에서는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를 조심스럽게 내고 있다. # 과기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에 일단 환영 개편 방안을 보면 창조경제 관련 조직은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로 이관하고, 1차관이 맡았던 과학기술 분야와 2차관 아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그대로 유지한다. 여기에 이명박 정부 당시 폐지됐던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가 부활해 차관만 3명이 있는 부처가 됐다. 사실 대선 레이스가 시작될 때만 해도 미래부는 어떤 형태로든 쪼개질 것이 확실했던 부처 중 하나였다. 개편 결과 현재 ‘1장관-2차관-3실-1조정관-1본부장(1급)-5국’ 시스템에서 ‘1장관-2차관-1본부장(차관급)-3실-7국’ 체제로 도리어 커졌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연구개발(R&D) 투자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과학기술 융·복합 조정 능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이에 반색하는 과학기술계와 다르게 관가에서는 무턱대고 반길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다. # 과기혁신본부 부활로 차관 2명 모실 상황 ICT를 담당하는 2차관의 1실 3국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과학기술을 담당하는 1차관 산하에는 기획조정실과 연구개발정책실, 미래인재정책국만 남았다. 창조경제조정관·창조경제기획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넘어가고 과학기술전략본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로 승격됐다. 결국 과학기술 분야에선 차관을 2명 모시는 상황으로, 연구 현장에서는 시어머니만 한 명 더 생긴 셈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과학기술 쪽 차관 자리가 하나 더 생겼다고는 하지만 혁신본부의 역할이 R&D 사업예산 심의, 조정과 성과평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관료가 아닌 외부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다. 혁신본부장은 장관들만 참석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R&D 관련 부처들과 협조를 구해야 하는 한편 기획재정부와 R&D 예산 조정 및 조율을 해야 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때문에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이해보다는 예산과 정책조율 능력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 참여정부처럼… 혁신본부장 기재부 출신 유력 참여정부 당시 혁신본부장을 맡았던 이들도 모두 기획재정부 출신이었다. 초대 혁신본부장은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출신인 고(故) 임상규 농림부 장관이었고, 2대 혁신본부장도 기재부 공공관리단장과 국무조정실 정책차장을 지낸 박종구 현 초당대 총장이었다. 과기부 출신 A서기관은 “혁신본부는 아무래도 예산과 성과평가를 주요 업무로 하는 조직이라 참여정부 때도 그랬지만 기재부와 함께 일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정통 과학기술 관료보다 기재부 출신이 올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미래부에서도 과학기술을 담당한 1차관은 이미 기재부 출신이 두 번이나 왔기 때문에 혁신본부장 자리에 기재부 출신이 온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가짜술 판독 ‘인공 혀’ 나온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유기화학연구소, 고등재료연구센터, 네덜란드 그로닝겐대 고분자화학 및 생명공학부 공동연구진이 위스키 1~2방울만으로도 수분 내에 진품 여부를 구별할 수 있는 ‘인공 혀’를 개발하고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켐’ 9일자에 발표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중국 출신 연구자들이 연구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우리가 양주라고 부르는 위스키는 맥아를 주원료로 해 발효와 증류 과정을 거쳐 만드는 술이다. 증류와 발효 과정에 따라 맛과 냄새는 달라지지만 화학 성분은 비슷해 정밀한 화학분석법으로도 진품 여부를 구분해 내기가 쉽지 않다. 이번 기술은 화학물질의 정전기적 상호작용 원리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에 쓰였던 적외선(IR)이나 자외선분광법(UVS)보다 훨씬 간편하고 빠르게 진품 여부를 판별해 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10㏄ 소변만으로도 전립선암 신속 진단

    전립선암은 남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암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암의 조기 발견이 어렵고, 기존 검사법도 정확하지 않아 암으로 발전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전립선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와 의사가 직장에 손가락을 넣어 촉진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생체재료연구단과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미국존스홉킨스대 공동연구팀은 소량의 소변만으로도 전립선암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전립선암에만 존재하는 융합 유전자 ‘TMPRSS2-ERG’에 주목했다. 이 융합 유전자는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유전자의 길이와 특성이 변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팀은 길이가 서로 다른 바코드DNA를 자성입자와 금나노입자에 결합시킨 진단키트를 만들었다. 바코드DNA는 상품정보를 저장한 바코드처럼 특정 유전자의 길이에 따라 유전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합성 DNA다. 연구팀은 50㎚(나노미터) 크기의 금나노입자 하나에 1000개 이상의 바코드DNA를 결합시켜 극미량의 암 유전자도 효과적으로 검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진단키트로 전립선암의 발병 여부와 진행 상황까지 확인 가능하다. 이관희 KIST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10㏄ 정도의 소변만으로도 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암 검사에 대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기술은 다른 질병의 특이 유전자를 진단하는 데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틀간 13.7㎜ 찔끔 비… 다시 초여름

    이틀간 13.7㎜ 찔끔 비… 다시 초여름

    6~7일 이틀 동안 전국에 내린 비가 가뭄을 해소하기엔 크게 모자랐던 것으로 파악됐다.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이틀간 제주를 제외한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7㎜에 불과했다. 지역별 강수량은 서울 27㎜, 대전 14.4㎜, 완도 64.4㎜, 보성 46.5㎜, 광주 6㎜, 제주 서귀포 146.5㎜ 등으로 기록됐다. 8일부터는 남해상의 고기압 영향으로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는 가운데 낮 기온도 평년 수준보다 약간 높은 초여름 날씨를 보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토요일인 10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경기와 강원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예보됐지만 부슬부슬 내리는 정도로 양이 아주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부지방은 다음주까지도 비 소식 없이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아침 최저기온은 12~18도, 낮 최고기온은 24~29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지역별 낮 최고기온은 강릉·대구 29도, 광주 28도, 서울·대전 27도, 부산 26도, 제주 24도 등이다. 금요일인 9일에는 전국이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며 중북부 지방과 충청 북부, 경북 북부 지방의 경우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5㎜ 안팎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9일 낮 최고기온은 전날보다 더 올라 대구 31도, 포항 30도, 광주 29도, 서울 27도 등 전국적으로 24~31도 분포를 보일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한편 8일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는 중국발 대기오염물질이 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되면서 수도권과 충청도 지역은 ‘나쁨’ 단계를 보이고 그 밖의 지방은 ‘보통’ 단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입으면 자세 교정 ‘스마트웨어’ 개발

    입으면 자세 교정 ‘스마트웨어’ 개발

    클럽으로 공을 쳐서 홀에 넣는 스포츠인 골프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다. 제대로 된 자세는 보기에도 좋지만 공을 원하는 곳에 정확히 보낼 수 있는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골프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나 오래된 사람 모두 어려워하는 골프 스윙자세를 쉽게 교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카이스트, 상명대, 조선대, 한국섬유소재연구원, 한국자카드섬유연구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비에네스소프트 공동연구진은 사람의 움직임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어 실시간으로 학습하며 잘못된 자세를 고칠 수 있는 스마트웨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기술은 골프나 야구같이 자세가 중요한 스포츠 학습은 물론 척추교정 등 재활치료에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기술은 우선 정확한 움직임을 3차원(3D) 분석해 DB에 저장한 뒤 사용자가 17개 센서와 10개의 구동장치가 부착된 스마트웨어를 입고 동작을 취하면 DB와 비교 분석해 관절 각도나 3D 위치 좌표를 정교하게 알려줘 자세를 교정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골프나 야구를 배울 때 본인의 스윙을 교사의 것과 실시간 비교할 수도 있고 DB에 저장된 유명 선수의 자세와 비교해 영상으로 볼 수 있다. 팔꿈치 각도나 머리 위치 등이 잘못되거나 틀린 동작을 하면 ‘드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을 보내 해당 부분의 학습에 집중할 수 있다. 또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의 동작이나 특정 자세가 어려울 경우 관련된 신체 부위에 센서 장치를 설치해 집중적인 강화 훈련을 받을 수도 있다. 이 시스템은 센서와 구동장치가 달린 상의와 탈부착이 가능한 밴드형태로 된 하의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현재 척추질환 예방용 슈트와 골프 모션 학습용 슈트, 대화형 실시간 골프 학습용 콘텐츠를 제작한 상태로, 내년 말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성원 ETRI 지능형반도체연구본부장은 “이번 기술은 원격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전에 사는 코치가 인터넷으로 서울에 있는 제자의 모습을 보고 자세 교정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섬유과학과 정보기술(IT) 융합으로 개발한 이번 스마트웨어 기술은 교육은 물론 의료복지, 레포츠 등 동작의 교정과 학습이 필요한 모든 응용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나도 몰랐던 ‘물맛’ 혀와 뇌는 알고 있다

    나도 몰랐던 ‘물맛’ 혀와 뇌는 알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해지면서 요즘은 수돗물도 함부로 마시지 않는 분위기이지만 예전에는 동네마다 있는 약수터에서 맑고 시원한 지하수를 맘껏 마셨다. 약수를 받기 위해 물통을 길게 줄세워 놓는 풍경도 익숙했다. 무더운 여름 등산을 하다가 산 중턱에서 만나는 약수터에서 시원하게 물 한 바가지를 들이켜면 절로 “카~! 물맛 참 좋다”는 감탄이 터져나온다.‘물맛’이라는 것이 있을까. 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이 궁금증을 가졌던 부분이기도 하다. 수천 년 동안 자연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물은 무미(無味)하다고 주장해 왔다. 기원전 330년경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도 “천연 상태의 물은 그 자체로 무미(tasteless)하며 물맛은 우리가 맛을 느낄 수 있는 기본 조건이자 미각의 기준점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많은 과학자들이 물맛을 두고 논쟁을 벌여 왔지만 우리 혀에는 물맛을 감지하는 세포가 없기 때문에 물맛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생물학 및 생명공학부와 독일 뒤스부르크 에센대 의대 공동연구진이 포유류의 혀에도 물맛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TRCs)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곤충과 양서류가 물을 감지하는 신경세포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포유류도 비슷한 세포를 갖고 있다는 증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유류 특히 사람의 혀는 최대 200가지의 복합적인 맛을 구별할 수 있지만 순수하게 혀가 인식하는 맛은 짠맛, 신맛, 단맛, 쓴맛, 감칠맛이라고 불리는 우마미(umami) 등 5가지로 알려져 있다. 글루탐산의 맛을 표현하는 감칠맛이 기본 맛에 포함된 것도 2000년에 들어서였다. 매운맛이나 떫은맛은 촉감이나 통감이 섞인 미각이기 때문에 혀가 순수하게 느끼는 맛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런데 혀가 순수하게 느끼는 여섯 번째 맛으로 ‘물맛’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연구팀은 생쥐를 이용해 물을 감지하는 미각수용체를 찾는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변형을 통해 기본 5가지 맛을 느끼는 미각수용체를 차례로 제거하면서 생쥐가 물을 마실 때 특정 뇌 부위와 혀 세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물을 마셨을 때 신맛을 감지하는 감각수용체가 격렬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신맛 TRCs가 제거된 생쥐는 물과 투명하고 무미한 실리콘 오일을 구별하지 못하고 마시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물맛을 느끼는 TRCs가 신맛을 느끼는 부분과 상당 부분 겹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험을 주도한 오카 유키 칼텍 교수는 “물이 혀에 묻어 있는 침을 씻어내는 순간 미각수용체가 반응하는 것으로 봐서는 물이 맛을 느끼는 혀의 감각세포인 미뢰의 pH(산도)를 변화시킴으로써 물맛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맛이 어떻다고 표현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쥐의 뇌간 영역에서 물에만 반응하는 뉴런을 발견한 파트리시아 디 로렌조 뉴욕주립대 행동신경과학 교수는 “기본적인 맛은 5가지밖에 없다는 지배적 견해에 대한 명쾌한 반론이 제기된 만큼 맛의 정의를 내리는 작업이 다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유류의 혀에서 물맛을 느끼게 하는 ‘아쿠아포린’이라는 단백질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듀크대 시드니 사이먼 교수도 “물은 인체의 75%, 지표면의 75% 이상을 이루고 있을 정도로 흔한 물질인데 인간이 물맛을 느끼도록 진화되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물맛이 여섯 번째 맛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물맛이 기본 맛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과학자들은 “물에서 무슨 맛이 느껴진다는 것은 다른 것을 먼저 맛본 뒤에 경험하는 사후효과(after-effect)일 뿐이지 고유의 맛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신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면 단맛이 느껴지고 짠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면 쓴맛이 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비판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참을성 없는 아들, 원인은 남성호르몬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참을성 없는 아들, 원인은 남성호르몬

    아이들을 키워 봤거나 키우는 부모들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아들 키우기가 딸 키우기보다 훨씬 어렵다’는 겁니다. 사춘기를 겪기 전 아이들을 보면 여자아이의 행동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남자아이는 그야말로 예측불가입니다. 사람 많은 장소에서 갑자기 부모 손을 뿌리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남자아이 때문에 진땀 빼는 사람들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농도 높을수록 즉각보상 원해 흔히 여성이 남성보다 감성적으로 즉흥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리성보다 순간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독단적이며 타인과 협력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ZRT임상연구소, 캐나다 웨스턴대 공동연구진이 지난달 행동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심리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나온 겁니다.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은 20대 초반까지 서서히 증가해 20대 초·중반에 최고치를 찍고 조금씩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대 청소년기에는 테스토스테론이 인지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발달 연구소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공동연구팀은 10~14세 남자아이들 72명을 대상으로 체내 테스토스테론 농도와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정신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정신신경 내분비학’ 최신호에 발표한 이 논문을 보면 실험에 참가한 청소년 75% 이상이 즉각적인 보상을 원했으며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높을수록 즉각적이고 충동적 선택을 하는 경향이 컸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청소년들의 테스토스테론 농도를 측정한 뒤 ‘보상’과 관련된 80개 문항이 담긴 충동성 시험을 했습니다. 두 가지 결정 중 하나를 선택하면 일정 금액을 보상받는데, 기다림이 필요한 결정을 할 때 받는 보상이 즉각 결정에 따르는 보상보다 크다고 설정했습니다. 시험 결과 청소년 4명 중 3명이 즉각 결정을 했고 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할수록 충동 선택을 했습니다. 이런 참을성 없이 불합리한 선택을 한 것은 테스토스테론이 보상을 담당하는 뇌의 ‘선조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기존 연구들에서는 청소년의 충동성과 즉흥성을 설명할 때 뇌의 성장 측면만 봤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호르몬의 영향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단기보상심리 이용한 교육 필요” 이런 연구 결과를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일부 극성 학부모들입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를 ‘아이를 차분하게 만들어 공부 잘하게 해 주는 약’으로 생각하고 처방받으려 정신과를 찾기도 하는 그들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고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하면 충동성이 낮아져 ‘똑똑한 선택’을 하지 않을까라는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코리나 라우베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도 그런 걱정을 했던 걸까요. 그는 “충동성이란 단어가 좋지 않은 의미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청소년의 충동성은 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건강한 발달의 한 부분”이라면서 “10대들을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해 주는 긍정적 면이 있다”고 합니다. 청소년들의 긍정적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서는 장기적 보상보다는 단기적 보상심리를 자극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게 그가 강조하는 점입니다. edmondy@seoul.co.kr
  • 반가운 단비… 가뭄 해갈엔 역부족

    반가운 단비… 가뭄 해갈엔 역부족

    가뭄으로 메마른 전국을 적시는 단비가 6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해 7일 오전까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7일 서해상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6일 시작된 비가 오전까지 이어지다가 오후 들어 대부분 그칠 것”이라고 6일 예보했다.7일 오후까지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10~40㎜, 경기 북부와 남해안 지역은 10~30㎜, 그 밖의 전국은 5~20㎜가 될 전망이다. 제주 산간과 남해안 일부 지역은 120㎜ 이상 많은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 누적강수량은 166.6㎜로, 평년(318.4㎜)의 53%에 불과하다. 이번 주 토요일 오후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예보된 상태지만 가뭄이 오랫동안 지속돼 완전히 해갈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3개월(6~8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6월과 7월 강수량은 평년(각각 115.9㎜, 292.2㎜)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완전한 해갈은 강수량이 평년 수준(244.6㎜)을 회복하는 8월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150㎜가 넘는 비가 더 내려야 한다”며 “중기 예보에 따르면 이달 예상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해갈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7일 아침 최저기온은 15~20도, 낮 최고기온은 19~28도가 되겠다. 기상청은 “당분간 아침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고 낮기온은 평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7일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농도는 비로 인한 청정효과 때문에 전국이 ‘보통’이나 ‘좋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뇌 속 ‘얼굴세포’ 덕분에 군중 속 가족 알아본다

    수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도 가족이나 친구들의 얼굴은 금세 알아볼 수 있다. 아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파악하는 것은 뇌 속에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지만 뇌과학자들에게 이 과정은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생물·생명공학과 연구진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뇌 속 ‘얼굴세포’(face cell)들이 얼굴의 개별적 특징을 우선 파악한 뒤 종합적으로 얼굴을 인식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1일자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생물학계에서는 개별 신경세포들이 얼굴의 특징을 잡아내 인식한다는 가설과 뇌 신경세포들이 종합적으로 작동해 얼굴을 알아낸다는 두 가지 상반된 주장이 있었다. 연구팀은 뇌 전극을 삽입한 히말라야 원숭이 두 마리에게 2000명의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 얼굴 사진을 보여 줬다. 각각의 사진을 볼 때 원숭이 뇌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도 촬영했다. 그 결과 원숭이들은 얼굴을 인식할 때 205개의 뉴런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특히 이 뉴런들은 눈과 눈 사이의 거리 등 얼굴을 50개 특징으로 나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숭이들은 이렇게 각각의 특징을 파악한 다음 개별 정보를 종합함으로써 비슷하게 생긴 사람의 얼굴이라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도리스 차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면인식 장애를 겪는 사람을 치료하거나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 범죄자를 선택적으로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녹조 걱정 없는 수돗물

    6월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기상청이 전망하면서 녹조 관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녹조로부터 안전한 식수 공급시스템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자원순환연구단 이상협, 홍석원 박사팀은 녹조로 오염된 식수원에서 원인 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수돗물 생산 정수공정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水)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 최신호에 발표됐다.녹조는 강이나 호수에 조류가 과도하게 번식해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특히 남조류가 과도하게 번식해 발생한 녹조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신경독소물질이 나와 인체에 해를 미친다. 연구팀은 현재 정수처리 공정에 사용하는 염소와 오존 대신 과망간산염을 활용한 새로운 정수처리 기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대구 강정고령보 인근 정수장에 하루 100t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정수시설을 만들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실험했다.그 결과 기존 방식으로 물 처리를 했을 때보다 마이크로시스틴을 50배 이상 빨리 처리하고 소독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100% 막는 것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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