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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든 정의 TECH+] 바닷물로 작동하는 배터리

    [고든 정의 TECH+] 바닷물로 작동하는 배터리

    제목만 보면 이상하게 생각될 수 있지만, 사실 바닷물에는 여러 가지 이온이 녹아 있으므로 바닷물을 채우고 전극을 넣으면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배터리가 이전부터 개발됐지만, 대개 수명 짧고 출력이 약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국가에서 그 가능성을 엿보고 있습니다. 미 해군의 무인 잠수정(underwater vehicles,UUVs)은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배터리 수명은 짧고 작전 중에는 충전할 수 없어 바닷물 속에서 장시간 작전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닷물 배터리, 혹은 해수 전지는 리튬 이온 배터리처럼 폭발이나 화재의 위험성이 없으면서 작동 시간이 매우 길어 수중 드론에 적합합니다. 이를 수중 드론이나 무인 센서 등에 활용하면 상당한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를 이용한 수중 드론을 개발하는 일은 복잡한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바닷물을 교체하는 형태의 배터리는 독성 물질을 만드는 화학 반응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동시에 낮은 출력과 짧은 수명 등 극복해야 할 단점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술적 돌파구가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 MIT의 연구자들이 설립한 오픈 워터 파워(Open Water Power)는 실제로 수중 드론에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과 성능을 지닌 바닷물 배터리를 공개했습니다. (사진) 이들이 개발한 배터리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된 양극과 니켈 합금 소재의 음극을 지니고 있으며 음극에서는 수소와 수산화이온, 양극에서 산화알루미늄과 전자를 내놓는 반응을 일으킵니다. 계속해서 바닷물을 교체해주면 알루미늄 합금 전극이 산화되면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따라서 수명이 정해져 있는 일회용 해수 전지이지만, 같은 무게의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10배의 에너지를 내놓으면서 환경에 안전하기 때문에 이런 특수 목적으로는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하면 현재 100해리 (185km) 정도 항속 거리를 지닌 수중 드론의 항속 거리가 1000해리 (1852km)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실제 상용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른 기업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닷물 배터리의 응용범위는 드론 이외에도 많습니다. 미 해군은 수중 센서용 배터리로 유용할 것으로 보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외에도 항공기 및 선박용 블랙박스의 전원으로 활용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에 노출되면 상당히 오랜 시간 계속해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매우 오랜 시간 신호를 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수 전지의 상용화를 위해서 연구하는 것은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UNIST와 협력 기관에서도 해수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위에 설명한 해수 전지와 다른 방법을 이용한 2차 전지로 거의 공짜나 다를 바 없는 바닷물을 원료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성과가 기대됩니다. 우리나라는 리튬 같은 자원은 없지만, 바닷물은 풍부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닷물을 이용한 배터리는 언뜻 듣기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어쩌면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숨어있을지도 모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세월호 선조위 본격 가동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최장 10개월 일정으로 공식적인 조사활동에 들어갔다. 세월호 조타 과실 여부와 급선회 배경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세월호 선조위는 7일 서울 중구 저동에서 ‘7차 전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조사 개시일을 의결했다. 의결한 이날부터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이 강제 종료된 지 10개월 만에 다시 조사가 시작된 것이다. ‘세월호 선조위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위원회는 조사 개시일부터 6개월 동안 활동할 수 있다. 1회에 한해 4개월 연장이 가능해 길게는 10개월 동안 조사를 벌일 수 있다. 본격적인 조사 활동은 이미 채용을 끝낸 별정직 공무원 33명에게 오는 10일 임명장을 주면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조타기와 조타 과실 여부 ▲급선회 항적과 횡경사 ▲세월호 복원성 3개 부분에 대한 조사안건도 결정했다. 선체처리 용역계획안 등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권영빈 1소위원장은 “세월호가 인양됐기 때문에 재판에서 제기된 급선회와 관련한 여러 기계적 고장 가능성에 대해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문제제기를 넘어 직접 이상 및 과실 여부를 조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조사 범위를 넓게 잡아 구체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자면서 암기되겠네 수면중 뇌파 조절로 기억력 두 배 향상

    지난해 기준 한국 학생들의 1일 학습시간은 8시간 55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부하고 기억해야 할 것들은 점점 늘어나 ‘자는 동안에도 공부한 것들을 기억할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많다. 실제로 뇌파를 조절해 자는 동안에 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연구단 신희섭 단장팀은 수면 중 나오는 뇌파를 조절해 기억력을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뇌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뉴런’ 7일자에 발표했다. 수면 중에 나타나는 3가지 종류의 뇌파를 동시에 발생시키면 학습된 내용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을 포함한 동물은 잠자는 동안 수면방추파라는 뇌파가 발생한다. 숙면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수면방추파는 학습 기억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뇌피질의 서파와 해마에서 발생하는 SWR파도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3가지 뇌파가 상호작용할 경우 기억을 오래가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착안했다. 일단 생쥐의 두개골을 열어 뇌에 광케이블을 꽂은 뒤 빛으로 특정 뇌파가 발생하도록 수술했다. 연구팀은 30초간 특정 소리를 들려주다가 마지막 2초 동안 강한 전기충격을 가함으로써 공포기억을 심었다. 그다음 생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잠을 자는 동안 한 그룹은 3가지 뇌파가 생기도록 유도하고 다른 그룹은 수면방추파만 유도하고 나머지는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3가지 뇌파가 동시에 유도한 그룹의 생쥐들은 다른 생쥐들에 비해 공포기억이 오래가는 것이 확인됐다. 또 광케이블을 이용해 뇌신경세포의 활성도를 낮추면 공포기억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신 단장은 “이번 연구는 장기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여러 종류의 뇌파 간 상호작용을 구체적으로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크다”며 “모자나 헤어밴드 형태로 뇌파를 조정할 수 있다면 생쥐들처럼 뇌에 칩을 심지 않고도 학습기억을 오래가도록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우주 기술 기반 예비 창업자 지원… 스타 창업커뮤니티 3기 발족식

    우주 기술 기반 예비 창업자 지원… 스타 창업커뮤니티 3기 발족식

    미래창조과학부는 우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예비 창업자와 기업의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스타 창업커뮤니티’ 3기 발족식을 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소기업DMC타워에서 열었다. 스타 창업커뮤니티는 사업화 유망 과제별로 전문가를 붙여 아이디어 구체화, 특허전략, 비즈니스 모델 개발, 자금 유치 등을 지원하게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오늘의 눈]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비과학적 시선/유용하 경제정책부 기자

    [오늘의 눈]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비과학적 시선/유용하 경제정책부 기자

    “청문회 답변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난 4일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이공계 대학교수의 말이다. 유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가장 많이 준비했던 부분은 통신비 절감 대책이었다. 위장전입과 농지법 위반, 자녀의 특혜채용 같은 개인적 의혹에 대해서도 리허설까지 하는 등 철저한 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과학 신봉자인 차원용씨와 책을 쓴 것을 두고 유 후보자도 창조과학을 믿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지만 부차적인 문제로 취급됐었다. 창조과학은 창조론에 대한 일반인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성경에 나오는 신에 의한 우주 창조 같은 것들이 실제로 과학적 근거를 갖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사이비 과학의 일종이다. 그러나 정작 청문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이 부분이었다. 유 후보자는 “창조과학은 비과학, 반과학적이라고 생각하며 관련 모임에 참석하거나 가입한 적이 없다”며 논란의 불씨를 끄려 했다. 그렇지만 물리학자 출신인 오세정 의원이 던진 “그럼 진화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대답을 하지 않는 게 좋겠다”며 답변을 회피해 논란을 키웠다. 한 이공계 대학교수는 “현대 과학의 상당 부분이 진화론에 근거해 연구되고 있으며 과학 이론으로 자리잡았음에도 ‘진화론이 논란의 대상이며 종교계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것은 전형적인 창조과학자의 모습”이라며 “과학기술 분야를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자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미래부는 2013년 출범 직전 ‘창조과학’이 부처 이름에 들어가 있어 특정 종교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을 받았다. 출범 후에는 미래부 내 대변인을 포함한 실국장들이 소속된 ‘기독교 선교회’의 공격적 선교활동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와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를 거치며 과학계는 교육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 밀려 소외됐다는 생각을 해 왔다. 실제 정책 순위에서 밀려났던 것도 사실이다. 유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가 통과돼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국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과학계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다. 본인이 자초한 일이다. edmondy@seoul.co.kr
  • 인공위성·내과 시술 속 ‘종이접기 과학’

    인공위성·내과 시술 속 ‘종이접기 과학’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 덕분에 1990년대 초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종이접기’가 다시 유행하기도 했다.종이접기는 4~6세 아이들의 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주고 집중력과 인내심은 물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에서 종이접기를 놀이와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종이접기의 역사는 종이의 역사만큼 길다. 일종의 기하학적 패턴을 만드는 종이접기는 상당한 수학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기초과학자들은 물론 공학자들의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1893년 인도의 수학자 순드라 라오는 ‘종이접기의 기하학 연습’이라는 책에서 종이를 접어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기하학적 구조물의 사례들을 제시했다. 또 1936년 이탈리아 수학자 마르가리타 벨로치는 종이접기를 이용해 3차 방정식의 해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기도 했다. 종이접기가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전승된 것은 일본이며, 이를 체계화한 인물은 아키라 요시자와(1911~2005)다. 종이접기의 공식 명칭이자 국제 표준이 일본어인 ‘오리가미’(折り紙)인 이유다. 종이접기를 수학의 한 갈래로 만든 것은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랑과 전산수학자 에릭 드메인이다. 평면의 종이를 접어서 3차원의 입체 모양을 만들어 내는 종이접기는 복잡한 수학 방정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에릭 드메인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 및 인공지능(AI) 연구소 교수와 다치 도모히로 일본 도쿄대 일반시스템학부 교수가 주도한 공동 연구팀은 최소한의 접힘을 이용해 복잡한 3차원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종이접기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복잡한 모양을 만들려면 종이 일부를 잘라 내거나 다른 종이를 붙여야 했는데 이들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종이를 자르거나 다른 종이를 이용하지 않아도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7일까지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수학 및 컴퓨터 알고리즘 분야 국제학술대회인 ‘계산 기하학 학회’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종이접기 패턴을 만들어 내는 소프트웨어인 ‘오리가미저’의 새로운 버전도 공개할 예정이다. 종이접기 알고리즘이 응용되는 과학기술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처음 응용된 종이접기 알고리즘은 ‘강체접기’다. 경첩으로 연결돼 접힌 금속판을 특별한 부가장치 없이 단순히 양 끝을 당겨 주면 펴지는 방식으로, 인공위성에 설치되는 태양전지판을 효율적으로 접었다 펼치는 데 활용되는 원리다. 로켓에 실리는 태양전지판은 차지하는 공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접힌 상태가 된다. 이어 우주 공간에서 태양전지판을 펼치기 위해 전지 셀의 이음새마다 모터를 설치한다면 무게가 많이 나가는 것은 물론 고장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런데 강체접기 원리를 이용하면 지름 28m의 태양전지판을 2m 정도 크기로 접은 뒤 우주에서 기계적 힘을 가해 손쉽게 펼칠 수 있다. 동맥경화나 고지혈증 등으로 혈관이 좁아진 경우 이를 넓혀 주기 위한 스텐트 시술에도 종이접기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가느다란 바늘처럼 생긴 스텐트는 혈관에 들어간 뒤 3배 크기의 원통으로 펼쳐져 혈관을 확장시켜는 역할을 한다. 또 짧은 시간에 꼬임 없이 골고루 펼쳐져야 하는 자동차의 에어백 장비에도 종이접기 과학이 숨겨져 있다. 평면 위에 찍힌 여러 개의 점을 하나씩 다각형 안에 효율적으로 넣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나 곡선 종이접기, 젖은 종이접기 같은 알고리즘들은 공공기관의 관할구역 효율적 분할, 단백질 구조 분석, 로봇의 움직임, GPS의 최단 경로 찾기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스마트폰 보며 걷는 당신 남들이 보면 우스꽝스럽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스마트폰 보며 걷는 당신 남들이 보면 우스꽝스럽죠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올해 말 전 세계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이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43.8%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 1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4명은 스마트폰을 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영유아나 극빈곤층을 제외하면 사실상 성인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미국서 관련 사고로 年2000명 사망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부작용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마트폰 중독 현상 때문에 길을 걷거나 심지어 운전을 하면서도 문자를 보내거나 동영상을 보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연간 1500~2000명 정도가 스마트폰 사용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거리를 걸을 경우 사용자 본인은 타인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걷는 것처럼 느끼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신중한 걸음걸이는 1997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인 잭 니컬슨을 상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블록의 선을 밟지 않으려는 강박증 때문에 걷는 모습이 매우 이상하게 보입니다. ●英연구진 “장애물 탓에 걸음걸이 변화”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스포츠과학부와 에섹스대 생명과학부 공동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이 사람들의 걷는 방식을 바꾼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플로스 원’ 6월 3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이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 대상자 21명을 선정한 뒤 머리에 안구추적기와 동작센서를 장착해 5.6m의 거리를 걷게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와 각종 장애물이 설치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각각 걸음걸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걷는 속도가 2배 이상 느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걷는 속도는 3배가량 느려진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장애물의 위치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딪치지 않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영화의 주인공처럼 걷는 모습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워진다는 것입니다. ●스마트폰 사용땐 걷는 속도 2배 느려져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주변을 살피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마트폰 사용자의 시선에는 장애물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신경이 집중되기 때문에 주변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맹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힐끔힐끔 주변을 살핀다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부딪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것입니다. 걷거나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거리에서는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있습니다.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것처럼 사람들이 많은 거리에서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시킨 채 걷다 보면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것은 물론 자전거나 오토바이와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공중도덕 차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리를 걸을 때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스마트폰 쓰면서 걸으면 뒤태가 우스꽝스럽게 변한다?

    스마트폰 쓰면서 걸으면 뒤태가 우스꽝스럽게 변한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올해 말 전 세계 인구 대비 스마트폰 보급률이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43.8%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 1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4명은 스마트폰을 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영유아나 극빈곤층을 제외하면 사실상 성인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부작용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스마트폰 중독 현상 때문에 길을 걷거나 심지어 운전을 하면서도 문자를 보내거나 동영상을 보다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실제 미국에서는 연간 1500~2000명 정도가 스마트폰 사용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사고로 다치거나 사망한다고 합니다.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거리를 걸을 경우 사용자 본인은 타인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걷는 것처럼 느끼지만 정작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신중한 걸음걸이는 1997년 로맨틱 코미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인 잭 니컬슨을 상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블록의 선을 밟지 않으려는 강박증 때문에 걷는 모습이 매우 이상하게 보입니다.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스포츠과학부와 에섹스대 생명과학부 공동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이 사람들의 걷는 방식을 바꾼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플로스 원’ 6월 30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사용이 사람의 행동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 대상자 21명을 선정한 뒤 머리에 안구추적기와 동작센서를 장착해 5.6m의 거리를 걷게 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와 각종 장애물이 설치된 상태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 각각 걸음걸이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관찰한 것입니다. 그 결과 같은 거리를 걷더라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걷는 속도가 2배 이상 느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또 장애물이 있는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걷는 속도는 3배가량 느려진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정확한 장애물의 위치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딪치지 않기 위해 움직이기 때문에 영화의 주인공처럼 걷는 모습이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우스꽝스러워진다는 것입니다.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주변을 살피는 것처럼 보이지만 스마트폰 사용자의 시선에는 장애물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거기에 신경이 집중되기 때문에 주변 사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맹점‘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통화를 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힐끔힐끔 주변을 살핀다고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부딪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었을 것입니다. 걷거나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사고 위험이 증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거리에서는 지켜야 할 공중도덕이 있습니다.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것처럼 사람들이 많은 거리에서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에 눈을 고정시킨 채 걷다 보면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것은 물론 자전거나 오토바이와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공중도덕 차원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거리를 걸을 때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edmondy@seoul.co.kr
  • “과학·他 학문 융합이 4차 산업혁명 토대”

    “과학·他 학문 융합이 4차 산업혁명 토대”

    이, ‘시스템 대사공학’ 창시자 황, DB 검색 등 정보기술 기여“4차 산업혁명은 어느 한 정부의 모토나 비전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해서 무조건 융합만 얘기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올해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자연과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이상엽(왼쪽·53) 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특훈교수는 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4차 산업혁명은 디지털·물리·생물 분야가 결합돼 새로운 산업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과학기술은 디지털·물리·생물이 융합되는 경계면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평소 관심 있는 분야를 연구하면서 짬짬이 인문학이나 다른 분야 연구자들과 소통하며 공동 연구를 함으로써 융합연구의 성과를 만드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토대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미생물을 활용해 휘발유나 바이오 부탄올, 숙신산 같은 유용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시스템 대사공학’을 창시해 기초과학·공학기술·대량생산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국내 생명공학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게 됐다. 이 교수와 함께 공학 분야 수상자로 선정된 황규영(오른쪽·66) 카이스트 전산학부 특훈교수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최고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교수는 정보검색 기능을 데이터베이스 엔진 깊숙이 내장하는 ‘데이터베이스-정보검색의 밀결합’ 기술을 개발하는 등 정보기술의 학문적, 기술적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황 교수는 1990년대 말 ‘오디세우스’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네이버 검색엔진에 장착함으로써 ‘1초 내 검색’이라는 기술 혁신을 이루기도 했다. 최고과학기술인상은 2003년에 만들어져 올해까지 38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국내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인상이다. 수상자들은 오는 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17년 대한민국 과학기술 연차대회’ 개회식에서 각각 대통령 상장과 상금 3억원을 받게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대표적인 진보성향 언론학자… 공영방송 개혁 앞장설 듯

    교수 재직 중 언론개혁 앞장…방송위 이끌었던 방송 전문가 현 정부에서 공언한 ‘방송 개혁’의 사령탑으로 지명된 이효성(66)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오랫동안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언론학자로 활동해 왔다. 학자로서, 기자로서,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 현장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이 때문에 취임 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 ‘종편 특혜 환수’ 등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BC, KBS, YTN 등 공정방송을 놓고 노사 간 갈등이 심했던 방송사들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대 신문대학원 신문학과를 졸업한 후 MBC와 경향신문, 한국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미국 유학을 거쳐 대학에서 교편을 잡았다. 서울대와 서강대 등 강사를 거쳐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에서 20여년간 교수로 재직했다. 한국방송학회와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방송을 중심으로 한 언론 분야의 이론을 쌓아 왔다. 교수로 재직하는 중에도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 및 정책실장 등을 맡으며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는 방통위의 전신이자 민간 합의제 기구였던 방송위원회 2기 부위원장을 지내 실무 행정 경험도 있다. 그는 특히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강도 높은 문제 제기를 해 왔다. 종편 추진 과정에서 “콘텐츠를 발전시키려는 차원이 아니라 대기업과 신문사에 방송사를 허가해 주려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북 익산 ▲서울대 지질학과-미국 노스웨스턴대 언론학 박사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장 ▲한국방송학회 회장 ▲방송개혁위원회 실행위원 ▲방송위원회 부위원장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관가 “사전 논의 없어” 술렁… 충청권은 환영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3일 정부부처의 세종시 조기 이전을 담은 ‘지방분권 로드맵’을 밝히면서 관련 부처가 술렁이고 있다. “올 것이 왔다”는 수긍론과 함께 “사전 논의 없는 깜짝 결정”이라는 반발론도 고개를 들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대선 전까지만 해도 대수술을 우려했지만 지난달 기존 조직을 확대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이 발표되면서 안도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같은 맥락에서 세종시 이전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세종시 이전 대상에 미래부가 포함되자 소속 공무원들은 혼란에 빠졌다. 부부 공무원이어서 배우자가 이미 세종시에 있는 경우는 찬성인 반면, 미혼 공무원이나 연고지가 수도권인 기혼 공무원들은 반대한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이전하면 자녀의 전학 문제와 집 구입 문제 등으로 일대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찮다. 미래부 소속 서기관은 “세종에는 새 부처가 입주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민간 건물에 입주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는데 무리해서 이전을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세종을 비롯한 충남권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방자치를 지원하는 행자부가 세종시로 내려오면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행정수도’ 건설이 무르익는 것으로 지방자치 발전에도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석하 행정수도완성세종시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도 “이런 추세라면 국회 분원과 청와대 제2집무실을 설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민 반대만 없다면 헌법에 행정수도를 명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세종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서울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박정희 기념우표’ 전면 재검토

    오는 9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우표를 발행하려던 계획이 전면 재검토된다. 30일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오는 12일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어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을 재심의하는 회의를 연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우표 발행 결정에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강행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여론 악화로 우정사업본부장이 우표발행심의위에 ‘재심의해야 한다’는 자문안건을 올렸다. 이에 심의위는 전날 임시회의를 소집해 총 14명의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1명, 반대 1명, 기권 2명 등으로 우표 발행 재심의 회의를 열기로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4월 구미시가 우표 제작을 요청했으며, 한 달 뒤인 같은 해 5월 우표발행심의위에서 발행을 결정했다. 이어 우정본부는 우표 디자인 도안을 확정하고 9월부터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단체 등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있기 때문에 기념우표 소재로 적당치 않다고 주장하며 발행에 반대해 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울금’은 왜 자연이 내린 선물인가

    ‘울금’은 왜 자연이 내린 선물인가

    ‘자연이 내린 천혜의 선물’이라 불리는 ‘울금’이 각종 매체를 통해 다양한 효능이 소개되면서 성인병 예방과 건강식으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열대아시아가 그 원산지로 알려진 울금은 생강과의 초본식물로 생강과 비슷하게 생긴 뿌리를 약용 또는 식용·염료·화장품 등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에게 유용하게 이용돼왔다.울금은 변비·치질 개선, 위장병 개선, 당뇨·혈압 개선, 피부질환 개선, 숙취 해소, 노화 방지 등 효능이 많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어 뇌경색·동맥경화 등이 우려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특히 울금은 독성이 거의 없어 체질과 관계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먹어도 탈이 없는 안전한 식품이다. 전북 임실군 관촌면에 자리 잡은 임실참울금 진성농장은 울금을 직접 생산·판매하는 업체로 저렴한 가격과 효능을 체험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업체 대표 이준기(60) 씨는 오랜 도회지 생활 속에 건강이 안 좋아져 힘들어하던 중 지인의 소개로 울금을 체험한 후 건강을 회복해 2010년부터 귀농을 시작하며 울금을 직접 재배하고 가공제품(울금환, 울금가루, 울금진액, 울금비누 등)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의 조선 시대 옛 기록을 보면 울금은 전라도 여러 고을에서 생산된 토산품이었으며 그중에서도 전주부 임실현에서 생산되는 울금이 가장 좋았다는 기록이 있다”며 “임실 지역은 깨끗한 물, 맑은 공기, 비옥한 토지, 풍부한 일조량 등 울금 및 약초 재배에 가장 적합한 기후조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실참울금은 울금 재배 시 농약, 제초제, 화학비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울금 법제처리과정을 통해 울금의 독성을 제거하고 순수 발효 퇴비만을 사용해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말했다. (063)643-5700.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국내 연구진, 말린 귤껍질로 항암치료 보조제 개발

    국내 연구진이 말린 귤껍질 추출물로 항암치료 보조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연구팀은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 귤껍질인 ‘진피’를 이용해 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근육 소실과 체중 감소를 완화하는 항암치료 보조제를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진피는 한의학에서 비장과 위장 등 소화기를 보강하는 데 쓰이며 항염증, 항산화, 항비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췌장암이나 위암, 식도암 같은 소화기계 암 환자의 80% 이상이 식욕 감퇴, 체중 감소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특히 체중 감소가 원인이 돼 사망하는 경우도 20%에 이른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암 세포를 주입해 대장암을 유발한 뒤 체중 감소, 식욕 감퇴 등의 증상을 유도했다. 이어 진피 추출물을 매일 1회씩 17일간 투여한 결과 암이 발생하지 않은 생쥐 체중의 90% 수준까지 회복된 것이 확인됐다. 또 혈액 속에 나타나는 염증 물질과 근육분해 효소가 절반 이상 감소했다. 마진열 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진피 추출물은 암으로 인한 근육 소실을 억제하고 체중을 유지하는 효능을 확인함으로써 암환자의 체력 저하를 막고 항암제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항암보조제로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내년 R&D 예산 14조 5900억 투자…AI 등 첨단기술·일자리 창출에 집중

    내년 R&D 예산 14조 5900억 투자…AI 등 첨단기술·일자리 창출에 집중

    4차산업혁명 영역 25.6% 증액…R&D 총예산은 1.3% 증가 그쳐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자율주행기술 같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기술 분야와 과학기술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집중된다. 정부는 2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16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를 열어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2018년도 정부 R&D 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연구자가 연구주제 결정 분야 15% 늘려 정부는 AI와 자율주행기술,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투자 영역을 ▲기초과학 ▲핵심기술 ▲기반기술 ▲융합기술 ▲법·제도 등 5개 영역으로 분류하고 올해 1조 2122억원보다 25.6% 늘어난 1조 523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기존 사업별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연관되는 기술과 산업, 제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구성해 통합 지원하는 ‘패키지 지원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자율주행차, 정밀의료, 미세먼지 등 3개 분야에 시범적용한 뒤 적용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R&D에도 9320억원이 배정됐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인력 양성, 기술 창업, 사업화 지원에 투자되는 것으로 올해 7774억원보다 19.9% 증가한 것이다. 기초연구와 연구기반 조성을 위해 연구자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하는 ‘보텀업 방식’의 예산 투자도 올해 1조 5000억원에서 내년 1조 8000억원으로 15.6% 증가한다. ●전략영역 재원 불필요한 지출 줄여 마련 다만 내년도 정부의 R&D 총예산은 14조 5920억원으로 올해 14조 4076억원보다 1.3%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4차 산업혁명 같은 전략 영역에 투자할 추가 재원은 기존 사업의 불필요한 지출을 조정해 마련했다. 홍남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은 “단기 성과에 치중한 기존 R&D 정책을 넘어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초연구 확대, 신산업 육성, 복지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확정된 내년도 R&D 예산 배분·조정안은 정부 예산안에 포함돼 오는 9월 2일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산 아래 금빛 세상, 하늘 품은 너른 쉼터

    산 아래 금빛 세상, 하늘 품은 너른 쉼터

    미국 최고의 전쟁 드라마로 꼽히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2001)의 마지막 회 첫 장면. 이지 중대를 이끌었던 윈터스 소령이 아침 햇살을 받으며 호수 속으로 몸을 던진다. 재잘대는 새소리, 잔잔한 물결 등은 이제 전쟁의 피비린내를 씻을 차례라는 암시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마지막 10회를 대하는 시청자들은 모처럼 마음 푹 놓고, 더이상의 전투는 없는 평화로운 상황을 즐길 수 있었다. 윈터스 소령이 땀과 피로 범벅이 된 몸을 씻은 곳, 그리고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평온을 안겨줬던 호수가 바로 첼 호수다.첼호(Zell a see)가 속한 곳은 첼암제(Zell am see) 시다. 이름을 풀자면 ‘호수(see) 아래(혹은 옆, am) 첼 마을(zell)’이란 뜻이다. 잘츠부르크 외곽의 유명한 휴양 관광도시로, 이웃한 카프룬과 함께 ‘첼암제 카프룬’이란 이름으로 곧잘 불린다. 잘츠부르크에선 100㎞ 남짓 떨어져 있다. 주민 수는 첼암제의 9000여명과 카프룬의 3000여명을 합쳐 1만 2000명 남짓. 한데 현지 관광국 직원인 크리스티안은 “1년 숙박일 수가 두 도시를 합쳐 무려 260만박에 이른다”고 했다. 첼암제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사람 가운데 태반이 관광객이란 뜻이다.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최근에야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첼암제의 핵심 볼거리는 역시 도시 이름이 비롯된 첼호다. 둘레가 11㎞가 조금 넘는 호수다. 해발 고도는 757m. 사람이 가장 쾌적한 느낌을 갖는다는 700m 언저리에 있다. 우리의 강원 평창과 비슷한 높이다. 좀 더 알기 쉽게 표현하자면 평창 같은 고원의 산간마을에 깃든 너른 호수 정도 되겠다. 물도 맑아 주민들이 그냥 마실 정도라고 한다. 글쎄, 물이 맑은 건 분명해 보이지만 실제 마시는 이는 찾을 수 없었다. 그만큼 맑고 깨끗하다는 뜻이라고 보면 틀림없겠다. 첼호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마지막 장면 촬영 장소다. 놀라운 건 이처럼 우리에게도 알려진 이야기들을 정작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사실 잘츠부르크 사람들조차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 장소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이란 사실을 잘 모른다. 이는 영화의 내용 가운데 일부가 자신들을 다소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일 수도 있다. 사연이야 어쨌든, 웅장한 산자락들이 서정적인 호수를 품고 있는 곳이 당신의 로망과도 같은 여행지라면 첼암제는 당신의 선택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오를 만한 곳이지 싶다.호수는 역시 새벽이 정답이다. 인적 드문 호숫가를 따라 산책에 나서는 맛이 각별하다. 알프스의 설산을 휘돌아온 바람이 청량하다. 수면은 유리처럼 맑고 잔잔하다. 해가 떠오르면 공기가 순식간에 더워진다. 뜨거운 공기는 분란을 일으키고 유리 같던 호수에도 파문이 인다. 아침의 호수는 온전히 주민들과 만나는 시간이다. 작은 낚싯배에 오르는 할아버지, 부지런하면서도 완고한 느낌의 출근길 가장의 표정이 정겹다. 다소 시니컬한 청년과 뻣뻣한 표정의 아주머니도 만난다. 이들의 언어는 이해하지 못해도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어렵지 않게 건넨다. 평온한 호수가 만드는 변화다. 호수를 즐기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50분가량 장판 같은 수면을 헤치며 호수 이곳저곳을 기웃댈 수 있다. 호수 곳곳에 공공 수영장도 조성돼 있다. 호수 주변에선 분수쇼 등의 공연 프로그램이 여름 시즌 내내 펼쳐진다. 첼암제 전경은 슈미텐산에서 감상하면 된다. 산 정상까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갈 수 있다. 곤돌라는 저 유명한 자동차 업체 포르쉐에서 디자인했다. 첼암제는 포르쉐 가문이 시작돼 대를 이어 살고 있는 곳이다. 시내 안쪽에 이들의 이름을 딴 작은 박물관도 조성돼 있다.산정에 오르면 ‘시시 채플’이 이방인을 맞는다.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여성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시시 황후가 방문했다는 작은 교회다. 시시 황후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실상의 마지막 황제였던 프란츠 요제프의 아내다. 이들의 드라마틱한 사랑과 결혼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시시 황후가 돌아본 유럽의 도시들은 대부분 관광 명소가 됐는데, 슈미텐의 ‘시시 채플’도 그중 하나다. 슈미텐산은 고도 2000m 정도의 ‘비교적 낮은’ 봉우리다. 한데 주변은 알프스의 고산준봉들이 둘러치고 있다. 낮은 산에서 마루금을 좁힌 알프스의 산군들을 보는 맛이 아주 각별하다. 알파인 로즈 등 고산지대의 야생화와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린아이 새끼손톱보다 작은 꽃잎 몇 장 내건 꽃들이 대부분이다. 첼암제 시내는 작다. 고풍스러운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들이 어우러졌다. 그 가운데 성 히폴리트 교회가 볼만하다. 조성 시기가 1000년을 헤아린다는 교회다. 육중한 문 때문에 거리감도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아무 제약 없이 교회 안을 둘러볼 수 있다. 글 사진 첼암제(오스트리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잘츠부르크까지 직항편은 없다. 터키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을 경유해 잘츠부르크까지 간다. 이스탄불은 유럽의 허브를 자처하는 공항이다. 터키항공이 이를 활용한 스톱 오버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환승시간을 활용해 이스탄불의 주요 관광지를 돌아본다.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관광용 증기기관차가 첼암제에서 크리믈 폭포까지 하루 1회 왕복 운행한다. 승용차로 30분 거리지만 관광열차로는 세 시간 가까이 소요된다. 첼암제 출발은 오전 9시 20분, 크리믈 폭포 도착은 낮 12시 16분이다. 돌아오는 차편은 크리믈 폭포에서 오후 2시 40분에 출발한다. →첼암제 주변에 60유로(2인)의 아파트형 숙소부터 5성급 호텔까지 다양한 숙박 시설이 몰려 있다. →첼암제 카프룬 카드(서머 카드)는 상당히 유용하다. 각종 곤돌라와 첼호 유람선 등 첼암제와 카프룬에 속한 온갖 관광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머 카드 회원 호텔에 투숙하면 종업원들이 서머 카드를 나눠준다. →그로스글로크너산 등 고산지대는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긴소매 옷을 준비해 가는 게 좋다. →호흐알펜슈트라세는 눈 외에 폭우 등의 악천후에도 통제되는 경우가 있다.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게 좋다.
  • 펄펄 끓는 지구 온도, 항공료도 올린다

    펄펄 끓는 지구 온도, 항공료도 올린다

    7월이 되면 한국은 장마와 함께 여름휴가가 시작된다. 최근에는 휴가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해외로 떠나는데 이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운송수단은 다름 아닌 비행기다. 지구온난화로 평균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앞으로 비행기는 밤에만 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지난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에서는 이상고온으로 인해 4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이 무더기로 취소됐다. 이날 피닉스의 기온은 섭씨 47.8도에 달했다. 항공기의 비행 능력에는 공항의 크기와 위치, 항공기의 운송 가능 중량, 기온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주는데 그중 온도의 영향이 가장 크다. 주간 최고기온이 47~48도에 이를 경우 350회 이상의 항공편 운항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으며 오후 6시 이후에나 비행기의 이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영국 리딩대 기상학과 폴 윌리엄스 교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난기류 발생 횟수가 증가하면서 운행 과정 중 날씨를 예측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이런 기상 변화는 비행기를 이용한 여행자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항공 운송비 증가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기상 분야 국제학술지 ‘대기과학 연구’ 최신호에 실렸다. 장거리 비행기 운항에 관여하는 것은 중위도 지방의 대류권 상부나 성층권인 고도 9~13㎞에서 강하게 부는 바람인 제트기류다. 빠를 때는 풍속이 초속 100m 가까이 되기도 한다. 제트기류를 타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운항할 때는 비행 속도가 빨라지지만 제트기류를 안고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동할 때는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된다. 이 제트기류는 비행시간뿐만 아니라 승객들의 탑승감에도 영향을 미친다. 비행기를 탈 때 만나기도 하는 난기류(터뷸런스)는 날씨가 나쁠 때 주로 생기는 현상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맑은 날씨에도 나타나는 ‘청정 난류’가 증가하고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여러모로 비행기가 날고 있을 때 하늘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윌리엄스 교수는 “최근 들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여름 직전인 5월부터 이런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1980년대 이후 난기류에 의한 항공기 탑승객의 부상자 수가 늘어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미래에는 장거리 비행에 있어서 목적지까지 논스톱 비행을 하기보다는 한두 군데 중간 기착지를 만들어 운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환경과학과 연구진도 2015년 국제학술지 ‘날씨, 기후와 사회’에 발표한 논문 ‘기후변화와 극단적 온도가 항공운항에 미치는 영향’에서 활주로 길이가 짧은 공항들은 여름철 무더운 오후에는 항공기 출발을 제한해야 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국제공항, 피닉스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 덴버 국제공항은 다른 국제공항들에 비해 활주로 길이가 짧은 편이어서 지구온난화가 심해질 경우 비행기가 뜨는 양력을 얻기 위해서는 활주로를 늘리거나 온도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띄워야 한다는 것이다. 컬럼비아대 래들리 호튼 교수는 “여름철 기온이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미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며 “지구의 기온이 계속 올라가면 비행시간이 긴 비행기의 경우 공기가 차가워지고 이륙하기 충분한 밀도가 될 때까지 출발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낮 시간 항공기 운항 편수가 줄어들면 항공사 경영상 부담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승객이나 수화물의 비용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법안 통과 예측하는 인공지능 개발 소식… 의원님, 긴장하세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법안 통과 예측하는 인공지능 개발 소식… 의원님, 긴장하세요

    “정치인 중 못된 90% 때문에 좋은 정치인 10%가 손해를 본다.”(헨리 키신저) “어느 나라 정치인이나 다 똑같다. 그들은 강도 없는데 다리를 놔 주겠다고 약속한다.”(니키타 흐루쇼프)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우리 일상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정치인들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을 입에 달고 다니지만 국민을 무시하기 일쑤고 카메라 앞에서 삿대질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막말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정치 관련 뉴스를 보다 분통을 터트리거나 한숨을 내쉬다가 외면하곤 합니다. 인공지능(AI)이 나오면 가장 먼저 대체해야 할 직업이 ‘정치인’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습니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22일자를 보니 어쩌면 정말 AI가 정치인 역할을 대리하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회에 상정된 수많은 법안 중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을 예측하는 인공지능이 개발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미국, 발의 법안 중 年 4%만 법제화 미국에서는 법안을 만들려면 가장 먼저 상원의원들의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수천 건의 법안 가운데 의원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면 법안 심의위원회에 올라가지도 못한 채 그저 서류더미 안에서 잠들 수밖에 없습니다. 심의가 이뤄졌다고 하더라도 의원 모두가 참여하는 표결에서 3분의2 이상의 득표를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당사자들 간의 이해관계, 정부와 정당의 입장 차 등 다양한 변수가 개입됩니다. 그래서 연간 의원들이 발의하는 법안 중 4% 정도만 실제 법제화된다고 합니다. 미국 내슈빌에 있는 인공지능 기업 ‘스코푸스 랩’의 공동창업자이자 밴더빌트대 공대 존 나이 교수는 의회 각 상임위원회에 올라간 법안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법안 법제화 여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AI, 법안 의미·이해당사자 등 학습 나이 박사팀은 입법 공공정보 공유사이트(GovTrack)에서 상원 103차 회기(1993~1995년)부터 113차 회기(2013~2015년)까지 입법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연구팀은 108차 회기의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 103~107차 회기에 발의된 법안의 단어와 문장 간 연결, 의미상 변화, 발의에 참여한 의원 숫자, 법안과 관련된 이해당사자 등을 AI 머신러닝 시스템에 입력해 학습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학습된 AI를 이용해 발의된 법안의 내용만으로 108차 회기에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법안을 예측한 뒤 실제 통과된 법안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인공지능의 예측 성공 확률은 매우 높았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통과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법안들에 대해서도 AI는 65~66% 정도의 통과 가능성을 예측했고 실제로 통과된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플로스 원’ 최신호에 발표됐습니다. ●당파성도 고려… 66% 예측 성공 연구팀은 “실제로 법안 통과 과정은 당파성과 숨은 의도 등 복잡한 과정에 따라 움직이는 듯 보였다. 법안의 언어분석만으로도 법안 통과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는 데 우리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과 같은 AI 기술의 발전이 계속된다면 실제로 정치인을 대체해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키는 일까지도 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쯤이면 정치인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까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고요.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들과 동급이 되지 않으려면 정치인들이 더 분발해야 할 겁니다. edmondy@seoul.co.kr
  • 이진규 미래부 1차관, 기술고시 출신 관료… 과학·ICT 두루 경험

    이진규 미래부 1차관, 기술고시 출신 관료… 과학·ICT 두루 경험

    이진규(54)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은 기술고시 출신의 전문 관료다. 미래부의 두 축인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두루 경험해 신설 예정인 과학기술혁신본부와 함께 과학기술을 총괄하는 미래부 제1차관의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바이오 미래전략, 기후변화 대응기술 확보 로드맵 같은 미래성장동력 분야의 중장기 연구개발 전략 수립을 주도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창의인재정책관 시절에는 교육기부, 과학중점학교 정책을 안착시켰다. 최근에는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을 맡아 국가 연구개발(R&D) 정책을 총괄했다. 이 차관은 공직에 입문하기 전 현대모비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력도 갖고 있다. 길지는 않지만 이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항상 ‘정책을 세울 때는 멀리, 크게 보자’는 신념을 갖고 있다. 입이 무겁고 진중한 성격에 자신과 다른 의견도 경청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 후배들의 신망이 높다. ▲부산 ▲서울대 조선해양학과 ▲기술고시 26회 ▲과학기술부 우주개발정책과 과장 ▲교육과학기술부 창의인재정책관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인재관 ▲미래부 인터넷정책관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日, F35 전투기에 ‘지상공격 미사일’ 검토

    전수방어 벗어나 공격력 보유 ‘평화헌법’ 내용 전면 배치 의미 일본 정부가 올해 말부터 항공자위대에 배치하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적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공대지(空對地)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6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2018년 예산에 관련 비용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치가 결정되면 자위대의 첫 공대지미사일 도입이 이뤄진다. 이는 지금까지의 전수방어에서 벗어나 공격 능력을 지닌다는 의미를 갖는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는 교전권을 포기한 현행 일본의 ‘평화헌법 내용’에 배치된다. 일본 정부는 외딴섬에 적이 침투하는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의 분쟁지역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기습 공격 가능성 견제 및 북한의 군사시설을 타격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사거리 300㎞ 수준으로, 노르웨이가 개발 중인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해상의 함선을 공격하는 공대함(空對艦) 능력과 함께 항공자위대가 보유하지 않은 공대지 능력도 갖고 있다. 항공자위대는 F4 전투기의 후속으로 적의 레이더에서 탐지가 힘들게 고도의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를 연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연말 아오모리현 미사와기지부터 순차적으로 42기를 배치한다. 일본 정부는 육상자위대에 신형 수송기 오스프레를 도입하고 해병대 기능을 가진 수륙기동단을 창설하는 등 외딴섬 방어 강화 계획을 하고 있다. 여기에 JSM까지 도입하면 외국함이 외딴섬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거점이 되는 섬의 탈환 작전에도 유용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중국·북한의 무력 위협을 구실로, 자위대를 전쟁과 공격이 가능한 군대로 변신시키고 있다는 지적과 무관하지 않다. 아베 신조 정권은 여당 자민당의 제언을 바탕으로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추진해 왔다. 자민당은 최근 차기중기방위력정비계획(2019~2023년)에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검토 개시를 촉구하는 중간보고를 발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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