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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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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이 묘약?

    최근 사회적, 경제적 환경 때문에 결혼을 거부하는 ‘비혼족’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 중년 이후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이탈리아·캐나다·영국 공동연구팀과 영국·미국·호주·사우디아라비아 공동연구팀이 각각 기혼자들의 심혈관질환 사망 확률이 낮다는 내용의 논문을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하트’ 최신호(18일자)에 발표했다. 심혈관질환 발병 원인의 80%는 나이, 성별, 흡연 여부, 당뇨 등 대사질환 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미 밝혀져 많은 연구자들은 나머지 20%의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왔다. 연구팀은 1963~2015년 관련 연구논문 225건을 메타분석하는 한편 유럽, 스칸디나비아 지역, 북미,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42~77세 성인 남녀 200만명의 건강기록과 문진 결과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은 42%,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은 16%, 뇌졸중 발병률은 5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혼한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심장병 발병률이 35%가량 높아지고 심혈관 질환 이외에 다른 질병 발병률도 1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랑이 묘약?

    사랑이 묘약?

    최근 사회적, 경제적 환경 때문에 결혼을 거부하는 ‘비혼족’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 중년 이후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이탈리아·캐나다·영국 공동연구팀과 영국·미국·호주·사우디아라비아 공동연구팀이 각각 기혼자들의 심혈관질환 사망 확률이 낮다는 내용의 논문을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BMJ 하트’ 최신호(18일자)에 발표했다. 심혈관질환 발병 원인의 80%는 나이, 성별, 흡연 여부, 당뇨 등 대사질환 여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미 밝혀져 많은 연구자들은 나머지 20%의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왔다. 연구팀은 1963~2015년 관련 연구논문 225건을 메타분석하는 한편 유럽, 스칸디나비아 지역, 북미,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42~77세 성인 남녀 200만명의 건강기록과 문진 결과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은 42%,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은 16%, 뇌졸중 발병률은 5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혼한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심장병 발병률이 35%가량 높아지고 심혈관 질환 이외에 다른 질병 발병률도 16%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혼자가 비혼자나 혼자 사는 사람보다 건강한 것으로 분석되기는 했지만 이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곽천싱 영국 킬대 보건대 심장학 교수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비혼자들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혼자들의 발병률이 낮은 것은 건강문제에 대한 조기 대응, 재정적 안정성, 정서적 안정 등의 요인 때문이 아닌가라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쥬라기 월드 공룡들은 혀를 날름거려서는 안된다

    쥬라기 월드 공룡들은 혀를 날름거려서는 안된다

    육식 공룡, 도마뱀보다 악어에 더 가까웠다는 연구 결과 나와영화 ‘쥬라기 월드’에 등장하는 육식공룡들이 거대한 도마뱀처럼 혀를 날름거리며 인간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의미의 ‘사우루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공룡들이 실제로 도마뱀처럼 혀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을까. 고생물학자들이 공룡과 현대 악어, 새들의 뼈를 비교한 결과 수많은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공룡들이 혀를 날름거리거나 바깥으로 노출시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중국 국립과학원 고(古)척추동물 및 고인류 연구소,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지질과학학과 공동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뼈와 악어, 새, 도마뱀의 뼈를 비교 분석한 결과 공룡들은 도마뱀보다는 악어처럼 혀를 내밀지 못하는 구강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0일자(현지시간)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티-렉스를 비롯한 육식공룡과 익룡의 턱뼈와 악어, 호주에서만 사는 거대 조류인 에뮤 등 현생 파충류와 조류 15종의 뼈를 비교했다. 특히 연구팀은 목과 혀를 지탱하는 혀 아래쪽의 설골(舌骨)에 주목했다. 그 결과 대부분 공룡들의 설골은 혀를 자유자재로 날름거릴 수 있는 도마뱀보다는 혀가 입의 바닥에 거의 붙어 바깥으로 빼지 못하는 악어나 새들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공룡들의 혀는 생각과 달리 짧아 움직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강구조 때문에 거대한 공룡들이 내는 소리는 악어나 타조가 내는 소리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줄리아 클라크 오스틴대 교수는 “혀의 위치나 구강구조는 멸종된 동물들의 생활양식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한다”며 “손을 사용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 혀는 먹이를 먹는 형태나 생활습관을 변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결혼이 심장병, 뇌졸중 막아준다

    결혼이 심장병, 뇌졸중 막아준다

    최근 사회적, 경제적 환경 때문에 결혼을 거부하는 ‘비혼족’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결혼을 한 사람들보다 중년 이후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률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왔다.이탈리아, 캐나다, 영국 공동연구팀과 영국, 미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공동연구팀이 각각 결혼한 사람들이 각종 심혈관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낮다는 내용의 논문을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의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BMJ 하트’ 최신호(18일자)에 발표했다. 심혈관 질환 발병원인의 80%는 나이, 성별, 흡연여부, 당뇨 등 대사질환 여부 등이다. 많은 연구자들은 심혈관질환 발병을 좌우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머지 20%의 요인이 무엇인지를 찾아왔다. 이에 연구팀은 1963년부터 2015년까지 나온 관련 연구논문 225건을 메타분석하는 한편 유럽, 스칸디나비아 지역, 북미,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42~77세 성인남녀 200만명의 건강기록과 문진결과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혼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결혼한 사람들에 비해 심혈관 질환 발병률은 42%,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은 16%, 뇌졸중 발병률은 5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혼한 경우 남녀 구분 없이 심장병 발병률이 35% 가량 높아지고 심혈관 질환 이외에 다른 질병 발병률도 16%이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혼자가 비혼자나 혼자 사는 사람보다 건강한 것으로 분석되기는 했지만 이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곽천싱 영국 킬대 보건대 심장학 교수는 “이번 연구에 따르면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비혼자들보다 심혈관 질환 발병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혼자들의 발병률이 낮은 것은 건강문제에 대한 조기 대응, 재정적 안정성, 정서적 안정 등의 요인 때문이 아닌가라고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혀를 날름거리며 위협하는 ‘쥬라기 월드’ 속 공룡들은 거짓?!

    혀를 날름거리며 위협하는 ‘쥬라기 월드’ 속 공룡들은 거짓?!

    영화 ‘쥬라기 월드’에 등장하는 육식공룡들은 거대한 도마뱀처럼 혀를 낼름거리며 인간들을 위협하는 장면이 등장한다.‘거대한 도마뱀’이라는 의미의 ‘사우루스’라는 이름이 붙여진 공룡들이 실제로 도마뱀처럼 혀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었을까. 고생물학자들이 공룡과 현대 악어와 새들의 뼈를 비교한 결과 수많은 SF영화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혀를 낼름거리거나 바깥으로 노출시키지 못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국립과학원 고(古)척추동물 및 고인류 연구소, 미국 텍사스 오스틴대 지질과학학과 공동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뼈와 악어, 새, 도마뱀의 뼈를 비교분석한 결과 공룡들은 도마뱀보다는 악어처럼 혀를 내밀지 못하는 구강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0일자(현지시간)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를 비롯한 육식공룡과 익룡의 턱뼈와 악어, 호주에서만 사는 거대 조류인 에뮤 등 현생 파충류와 조류 15종의 뼈를 비교했다. 특히 연구팀은 목과 혀를 지탱하는 혀 아래쪽의 설골(舌骨)에 주목했다.그 결과 대부분 공룡들의 설골은 혀를 자유자재로 낼름거릴 수 있는 도마뱀보다는 혀가 입의 바닥에 거의 붙어 바깥으로 빼지 못하는 악어나 새들과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공룡들의 혀는 생각과 달리 짧아 움직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강구조 때문에 거대한 공룡들이 내는 소리는 악어나 타조가 내는 소리와 비슷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줄리아 클라크 텍사스 오스틴대 교수는 “혀의 위치나 구강구조는 멸종된 동물들의 생활양식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고생물학을 연구할 때 혀의 위치와 구강구조에 대해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손을 사용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 혀는 먹이를 먹는 형태나 생활습관을 변하게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엘리베이터 벽에 패턴 그려넣으니 휴대전화 안 끊기네

    엘리베이터 벽에 패턴 그려넣으니 휴대전화 안 끊기네

    휴대전화를 하다가 엘리베이터를 타야 되는 순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내려서 다시 전화할께”라며 통화를 중단한다. 엘리베이터를 둘러싸고 있는 금속이 통신전파를 차단하기 때문에 중계기가 달려 있지 않는 이상 통화 품질 저하가 되면서 끊기는 경우가 많다.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엘리베이터 안에 중계기를 다는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 벽에 특정 패턴을 새겨넣으면 통화가 끊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팀은 금속에 전파를 통과시키는 전자기 유도 투과의 새로운 형태로 평면에 무늬를 새겨 넣는 것만으로도 통신전파 차단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스’ 최신호에 실렸다. 전자기 유도 투과는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에 빛을 포함한 전자파를 쏘거나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쳐 통과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 파장에만 물질을 투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처럼 금속으로 둘러쌓인 공간에 전파를 투과시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는 극저온 환경이나 빛의 세기를 강하게 만드는 고강도 광학 펌프 같은 정교한 장치가 필요해 활용도가 떨어졌다.연구팀은 직사각형 속 사인곡선이 반복되는 무늬를 새기면 특정 주파수의 전파가 금속을 통과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무늬의 크기나 배치를 바꾸면 통과되는 전파의 주파수 범위도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사인 곡선 모양의 무늬를 이용해 전자기 유도 투과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직사각형 속에 사인곡선 무늬를 만들어 놓으면 짧은 시간동안 전파가 무늬에 잡혀 있는데 이 때 에너지가 모이면서 금속 사이를 통과하게된다는 설명이다. 변영재 교수는 “평면에 새긴 무늬로 전파를 투과시킬 수 있는 투명망토 같은 메타물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며 “사인곡선 무늬 형태와 크기에 따른 정확한 주파수 범위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텔스 잠수함 만들고 층간소음까지 잡는 기술 나왔다

    스텔스 잠수함 만들고 층간소음까지 잡는 기술 나왔다

    조용한 바다 밑을 항해하는 잠수함. 아무리 조용하게 움직이더라도 바닷 속 물체 탐지나 움직임을 찾아내는 장치인 ‘소나’의 감시망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국내 연구진이 물 속에서 음파에 탐지되지 않는 일종의 투명 망토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안전측정센터 최원재 박사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왕세명 교수 공동연구팀은 수중에서 음파를 반사시키지 않고 그대로 투과시켜 마치 물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 ‘제로’(0) 굴절률의 메타물질을 만들어 수중실험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신호에 실렸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투명망토는 대표적인 메타물질 응용기술로 빛의 굴절을 제어해 그대로 투과시켜 마치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빛 뿐만 아니라 음파의 굴절률을 제로로 만든다면 레이저나 빛을 이용하지 못해 음파로 탐지하는 수중에서 투명망토처럼 스텔스 효과를 볼 수 있다. 과학계는 지금까지 수중 스텔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수중 음파 굴절률 제로 물질에 대해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으로만 수행해왔다. 수중 스텔스가 실제로 가능하려면 수중에 있는 물질이 물보다 음파 전달 속도가 느려야 굴절률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발상 전환을 통해 물보다 전달 속도가 세 배 이상 빠른 구리를 규칙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음파의 속도를 느리게 만들어 굴절률을 제로로 만든 것이다. 이번에 개발한 음파 메타물질은 수중 스텔스가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음파의 방향도 원하는대로 제어할 수 있다. 최원재 표준연구원 박사는 “잠수함 표면을 이번에 개발한 메타물질로 설계한다면 음파탐지시스템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스텔스 잠수함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군사 분야 뿐만 아니라 음향분야에 적용해 최적의 이상적 음원을 설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기계, 건축분야에서 진동 소음제어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제로 굴절률 메타물질을 이용해 진동이나 소음을 원하는 방향으로 우회시키거나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층간소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폐 치료’ 공로 이호영 교수

    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폐 치료’ 공로 이호영 교수

    로레알코리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7회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에 이호영(56) 서울대 약대 교수가 선정됐다.19일 서울대 엔지니어하우스에서 상을 수상한 이 교수는 지난 20년간 폐암 진행 과정과 악성화 메커니즘을 밝히고 항암제 내성 기전을 규명해 폐암의 예방과 치료 방안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으며 폐기종 같은 폐질환 발병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신개념 치료제 후보 물질 발굴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한편 성장 잠재력이 우수한 신진 여성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펠로십 부문에서는 이유리(44) 기초과학연구원(IBS) 식물노화수명연구단 연구위원, 이경아(34)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연구조교수, 신미경(30) 카이스트 화학과 연구조교수가 선정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수·헬·리·베… 주기율표, 새 식구 들어오기 힘드네

    수·헬·리·베… 주기율표, 새 식구 들어오기 힘드네

    자연계 98종·합성된 20종 원소 성질에 따라 표로 배열“수(소), 헬(륨), 리(튬), 베(릴륨), 붕(소), 탄(소), 질(소), 산(소), 플(루오르), 네(온), 나(트륨), 마(그네슘), 알(루미늄), 규(소), 인, 황, 염(소)….” 중·고등학교에서 화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거쳐 가야 할 관문이 바로 ‘원소 주기율표’이다. 주기율표는 원소들을 원자번호 순서대로 배치하되 반복되는 화학적 성질에 따라 배열한 것이다. 물질의 성질을 나타내는 기본 물질인 원소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98가지와 인공적으로 합성된 20가지를 합쳐 118종이 알려져 있다.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1834~1907)가 1869년 당시 알려진 30여개의 원소들을 이용해 주기율표를 만들었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 이전에도 원소들을 성질에 따라 분류하려는 시도들은 많았지만 멘델레예프는 원소들의 원자량을 원소 성질에 따라 수정하는 과정을 거쳐 주기율표를 만들었다. 특히 그는 주기율표의 빈 공간으로 남아 있던 당시 미발견 원소들의 원자량과 성질을 예측했다. 학생들에게 화학을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게 만들어버린 주기율표는 화학을 예측 가능한 학문체계로 자리잡게 만든 공을 세웠다. 수학, 물리학, 생물학 등 다른 분야보다 늦게 출발한 화학이지만 20세기 들어서 현대 물리학의 양자론이 결합되면서 양자화학이 만들어지고 여러 새로운 합성법이 개발되면서 눈에 띄게 발전하게 된 것도 주기율표 덕분이다. 유엔은 멘델레예프가 주기율표를 발표한 지 150년 되는 것을 기념해 내년을 ‘국제 주기율표의 해’로 선정하기도 했다. 2015년 12월에는 미국, 러시아, 일본 연구진이 각각 113번 니호늄(Nh), 115번 모스코븀(Mc), 117번 테네신(Ts), 118번 오가네손(Og)을 새로 발견했다. 그런데 이듬해 5월 이들 원소의 이름을 주기율표에 공식적으로 올리기 위해 모인 심포지엄에서 벌어진 물리학자들과 화학자들 간 설전을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가 최신호(6월 13일자)에서 공개했다. 새로운 원소 발견에 대한 검증과 이름을 짓는 작업은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IUPAC)과 국제순수·응용물리학연합(IUPAP)이 공동구성한 ‘합동실무위원회’(JWP)에서 이뤄진다. 1999년 이전까지만 해도 새로운 원소 발견과 관련된 작업은 화학자들이 중심이 된 IUPAC에서 주로 이뤄졌다. IUPAP는 물리교육과 관련한 작업들을 주로 했지만 최근 가속기를 이용한 물리학자들의 원소 발견이 잦아지면서 원소 작명과 검증 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들 두 단체가 함께하는 JWP 위원장은 화학자인 반면 위원들은 대부분 물리학자였기 때문에 새 원소 결정 과정에서 갈등은 내재돼 있었다고 네이처는 전했다. 최근 발견된 4개의 원소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핵물리학자들은 115번 모스코븀과 117번 테네신에 대한 검증이 좀더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원소 발견을 확정 짓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핵화학자인 JWP 위원장은 멘델레예프가 만든 주기율표의 마지막 줄인 7주기를 채우게 됐다는 점 때문에 원소 발견을 공식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원소 발견은 승인받게 됐지만 앞으로 주기율표의 8번째 줄(8주기)에 채워질 원소들에 대해서는 IUPAC와 IUPAP가 각각 과학적 검증을 한 뒤 그 결과를 놓고 통과 여부를 결정하기로 규정을 바꾸게 됐다. 새로운 원소를 발견하더라도 검증 과정이 더 까다로워지고 승인 기간이 길어지게 된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주기율표가 나온 초창기에는 화학자들이 발견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에는 물질을 구성하는 근본원리와 힘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물리학자들이 인공원소 발견을 이끌어 나가는 형국”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뒤늦게 원소 발견 인증 작업에 뛰어든 물리학자들과 기존에 원소 명명 주도권을 갖고 있는 화학자 간에 다소 갈등 양상을 빚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주기율표는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알려주는 ‘보물지도’인데 사람들이 만들어 낸 원자번호 100번대가 넘어가는 인공원소들은 자연상에 존재하는 시간이 매우 짧아 활용 가치가 낮기 때문에 화학자들은 별반 관심이 없다”면서도 “물리학자들에 따르면 최소한 원자번호 160번 원소까지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장담하고 있어 화학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적당한 음주 건강 도움”… 업계 돈 받고 연구한 거였어?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적당한 음주 건강 도움”… 업계 돈 받고 연구한 거였어?

    “적당한 음주가 노년기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매일 맥주나 와인을 한두 잔 마시는 사람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조기 사망할 확률이 낮다”, “남성은 와인 2잔, 여성은 와인 1잔씩 마시는 것이 기대수명을 10년 이상 늘릴 수 있다.” 이런 제목의 연구성과들을 한 번쯤은 접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유명 대학 연구진들이 권위 있는 학술지에 발표한 것들이다 보니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도 ‘그렇다면 나도 한 잔씩 해 볼까’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습니다. 술을 권하는 듯한 이런 연구들은 외국에서도 발표 때마다 논란이 돼 왔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알코올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한 임상 시험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NIH 자문위원회가 NIH 내에서 수행되는 연구와 정책들에 대한 정밀 감사를 실시한 결과 ‘적당한 알코올과 심혈관 건강’에 관련된 임상 연구들이 연방정책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자문위원회는 프랜시스 콜린스 NIH 원장에게 ‘관련 임상 시험의 전면 중단’을 권고했고 콜린스 원장은 즉시 받아들인 것입니다. 자문위원회에 따르면 NIH 산하 국립알코올중독및남용연구소(NIAAA)의 핵심 행정가들이 주류업체들에 연구비를 요청하고 1억 달러(약 1104억 9000만원) 가까운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이롭다는 방향으로 결과가 나오도록 할 것’이라는 주류업계의 요구사항을 수용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연구를 위해 외부 단체에 기증이나 기금 등을 요청할 수 없다’는 NIH 규정을 어긴 명백한 연방정책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연방정책 위반뿐만 아니라 연구자로서 연구윤리를 저버린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알코올 섭취와 건강에 관련한 임상 시험을 이끈 미국 하버드대 의대 케네스 무카말 교수는 연구비를 받기 위해 2014년 8월과 12월 주류업계와 임상 시험 등 실험 설계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조니워커, J&B, 기네스 맥주 등을 생산하는 디아지오, 버드와이저, 코로나, 호가든 등 맥주를 생산하는 앤하이저 부시 인베브 등의 업체와 미국증류주협회 등 주류협회들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 전후에도 NIAAA 행정가들과 임상 시험을 실시하는 연구자들, 주류업계 대표들 간 빈번한 이메일 교환이 있었다고 합니다. 자문위원회는 감사 보고서를 통해 “대중의 건강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연구 결과로 직접적 이익을 얻게 될 주류업계 대표들과 접촉해 실험에 대해 이야기했다는 것은 임상 시험에서 얻은 과학적 지식의 타당성과 신뢰성에 치명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연구자들은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지만 과학계에서도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합니다. 대중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연구에 기업이 끼어들 경우, 결과에 대한 논란을 피할 수 없고 나머지 선의의 연구 결과들에 대한 신뢰도 하락도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지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주목한 점은 자문위원회 의견을 그대로, 그리고 즉각적으로 수용한 NIH의 결정이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만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는 염한웅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와의 대화가 떠올랐습니다. 한국 정부 부처들은 대통령이 의장이면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과기자문회의 정책 권고나 결정에 대해서도 “알았다, 참고하겠다” 정도로 답하고 묵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묵살하는 대범함(?)은 연구개발(R&D)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어 무지한 장관 탓일까요, R&D에 대한 철학이 전무한 과학기술 관료들의 문제일까요. edmondy@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카이스트, AI 윤리 국제 세미나 카이스트(총장 신성철)가 ‘인공지능 길들이기: 공학, 윤리, 정책’이란 제목으로 인공지능(AI)의 윤리적 활용을 주제로 한 국제 세미나를 2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연다. 이번 세미나는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AI 기술을 책임 있게 개발해 윤리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공학적, 정책적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세미나에는 올 초 카이스트의 국방연구를 문제 삼아 전 세계 관련학자들의 카이스트와 공동연구 보이콧을 주도한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도 참석해 ‘자율적 살상무기: 인공지능 연구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안스가 쿠너 영국 노팅엄대 교수, 에마 아리사 일본 도쿄대 교수, 카이스트 이수영 교수도 주제발표자로 나선다. ●동물의 육감 메커니즘 규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김규형 교수팀이 동물의 여섯 번째 감각으로 불리는 ‘자기수용감각’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실렸다. 신체의 위치, 방향, 움직임을 감지하고 제어하는 자기수용감각에 이상이 생길 경우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보행 이상을 비롯한 각종 행동장애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소뇌가 아닌 ‘TRO1’과 ‘TRP2’라는 유전자가 자기수용감각을 통제해 동물의 행동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자기수용감각 이상으로 인한 보행장애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면역시스템 활성화시켜 암세포 제거한다

    면역시스템 활성화시켜 암세포 제거한다

    기존 화학항암제는 치료 과정에서 탈모나 구토 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함이 커 최근 의학계에서는 인체 면역체계를 이용한 항암 면역치료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그렇지만 현재 항암 면역치료의 효과는 30% 수준에 불과하고 치료비용도 고가여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크다. 국내 연구진이 염증세포 제거 효과가 탁월한 면역세포를 강화시켜 암을 치료하는 차세대 항암면역치료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인산 박사, 동국대 의대 생화학교실 박승윤 교수 공동연구팀은 병원체나 암세포를 인지하는 인체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의 기능을 증폭시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인식해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실렸다.연구팀은 세포 모양 변화와 이동, 증식에 관여해 암전이를 촉진하는 효소 ‘ROCK’ 신호를 억제하는 물질을 주입하면 병원균이나 병든 세포를 잡아먹는 대식세포와 수지상세포의 기능이 증폭돼 암세포 탐식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연구팀은 기존 쓰이던 항암제 ‘독소루비신’과 이번 ROCK억제제를 함께 사용하면 암세포를 제거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대장암, 흑색종, 유방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이 방법으로 치료를 시도한 결과 암세포를 90% 정도 제거되고 면역력이 지속돼 암 전이도 막아준다는 것을 관찰했다. 김인산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인체 면역세포의 기능을 극대화시켜 암을 치료하게 하는 ‘내재성 항암 백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며 “기존 화학항암치료나 면역치료와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암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전자 스위치 ‘ON’ 딸이 아들로?

    유전자 스위치 ‘ON’ 딸이 아들로?

    유전자 스위치를 끄고 켜는 것만으로 ‘원더우먼’이 태어난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처럼 여자들만 사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까.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애버딘대 의과학연구소,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 산부인과,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몽펠리에대 인간유전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암컷을 수컷으로 바꾸는 DNA 스위치를 발견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5일자에 발표했다. 모든 인간 배아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여성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런데 유전자 초기 단계에 특이 변화가 발생하면서 남성의 성을 갖게 된다. 연구팀은 생쥐 배아 실험 결과 Y염색체에 있는 ‘SRY’라는 유전자가 배아 발생 초기 단계에서 변화를 일으켜 수컷의 특징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SRY 유전자에 ‘Sox9’ 유전자 스위치를 켜면 배아가 수컷으로 발달하게 된다고 밝혔다. 로빈 러벌배지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생식샘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게 도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병 원인을 규명하는 데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스로 위험·상황 판단 인간형 로봇 눈 나오나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에서 압승을 거둬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가 이번에는 스스로 학습해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시각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를 포함한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이 2차원 사진으로 기계학습을 거친 뒤 물체가 다른 각도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를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인식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5일자에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과 격돌한 ‘알파고 리’ 이후 ‘알파고 마스터’를 거쳐 지난해 10월 바둑 AI 최종 진화형인 ‘알파고 제로’를 공개했다. 또 지난달 초에는 인간 뇌에서 공간을 인식하는 격자세포를 흉내 낸 ‘내비게이션 AI’를 개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공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알파고나 내비게이션 AI처럼 기계학습을 통해 공간인식 시각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GQN’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공지능에 2차원 평면으로 찍힌 도형 사진을 여러 장 보여 주면서 AI 스스로 학습하도록 했다. GQN은 카메라나 외부 기기를 통해 입력된 장면들을 합성해 새로운 각도의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계학습으로 스스로 다른 각도의 영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알리 에슬라미 딥마인드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시각 AI는 물리적으로 구현해 낼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영상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증강현실(AR·VR) 기술을 더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또 인간형 로봇의 눈, 스스로 위험과 상황을 판단하는 산업용 로봇팔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스스로 위험·상황 판단 인간형 로봇 눈 나오나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국에서 압승을 거둬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가 이번에는 스스로 학습해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시각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를 포함한 구글 딥마인드 연구진이 2차원 사진으로 기계학습을 거친 뒤 물체가 다른 각도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를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는 공간인식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15일자에 발표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과 격돌한 ‘알파고 리’ 이후 ‘알파고 마스터’를 거쳐 지난해 10월 바둑 AI 최종 진화형인 ‘알파고 제로’를 공개했다. 또 지난달 초에는 인간 뇌에서 공간을 인식하는 격자세포를 흉내 낸 ‘내비게이션 AI’를 개발해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공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알파고나 내비게이션 AI처럼 기계학습을 통해 공간인식 시각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연구팀은 ‘GQN’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공지능에 2차원 평면으로 찍힌 도형 사진을 여러 장 보여 주면서 AI 스스로 학습하도록 했다. GQN은 카메라나 외부 기기를 통해 입력된 장면들을 합성해 새로운 각도의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기계학습으로 스스로 다른 각도의 영상을 예측하는 것이다. 알리 에슬라미 딥마인드 연구원은 “이번에 개발한 시각 AI는 물리적으로 구현해 낼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영상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상·증강현실(AR·VR) 기술을 더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또 인간형 로봇의 눈, 스스로 위험과 상황을 판단하는 산업용 로봇팔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기초과학자의 지적 “현재 과기정통부 R&D 철학 전혀 없다“

    기초과학자의 지적 “현재 과기정통부 R&D 철학 전혀 없다“

    “과학기술 주무부처가 연구개발(R&D)에 대한 철학이 없다. R&D 정책을 그저 다른 정책에 활용하기 위한 (아무 때나 빼먹을 수 있는)도시락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14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과학기자들과 만난 염한웅(포스텍 물리학과 교수)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잠시 고민하는 듯하다가 말을 꺼냈다. “연구개발 주무부처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나 관성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염 부의장은 “현재 과학기술 주무부처의 이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과학기술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R&D에 철학이 없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바”라고 입을 뗐다. 그는 “R&D는 오롯이 R&D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예산을 사용해야 하는데 다른 정책에 활용하기 위한 도시락 반찬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싶다”라며 “일자리 정책을 하는데 R&D 예산 일부를 떼어쓰고, 중소기업 지원정책하는데 떼어쓰고 하는 식이다보니 R&D 예산 씀씀이가 누더기가 된다. 관료들이 R&D 본질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염 부의장은 “예를 들어 환경부 R&D 예산은 미세먼지 해법이나 수질 변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자세히 뜯어보면 환경산업 지원이나 환경기업 ○○개 육성을 목표로 내세운다”라며 “과기부라고 다를 것 없다. 정부부처들이 R&D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염 부의장은 “전혀 다른 성격의 분야를 붙여놓다보니까 R&D 정책 방향성을 못 잡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고 그저 고민하는 척만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라고도 말했다. 그는 “자문회의는 말 그대로 ‘자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부처에서 그냥 ‘알았다, 참고하겠다’하고 액션이 없더라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고 토로했다. 염 부의장은 최근 각 분야에서 이야기되는 ‘융합’에 대해서도 “융합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저 물리적으로 섞어만 놓는다고 해서 융합이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 염 부의장은 국가R&D 예산의 절반 가까이 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할 재정립을 포함한 R&D 혁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29일 통합 자문회의 첫 전원회의 안건도 ‘국가 R&D 혁신방안’으로 여기에 포함된 5대 아젠다 중 출연연 혁신방안이 포함돼 있다. 염 부의장은 “이번에 발표되는 혁신방안이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있다”며 “1960~1970년대 만들어진 출연연들이 오래 지속해 왔던 관성이 있기 때문에 단번에 뭘 바꾼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도 말했다. 염 부의장은 “정부출연연들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히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출연연은 기초연구와 공공성이 강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민간에서 해야할 것들까지 맡기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이날 과기부는 미취업 이공계 인력을 대상으로 출연연에서 직무훈련을 실시하고 수료 후에는 출연연과 연관된 패밀리기업 등에 취업까지 지원하는 ‘4차 인재양성과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출연연의 R&R(역할과 책임)을 확장해 ‘인재양성’을 맡기겠고 산업계와 간극을 좁히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자문회의에서 생각하는 출연연 R&R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기존 국가과학기술 자문 기능과 국가과학기술심의회가 갖고 있던 R&D 예산분배와 정책심의 기능을 흡수해 지난 4월 과학기술정책 최상위 자문·심의기구로 새로 출범했다. 자문회의는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고 부의장 1인, 정부부처 간사위원 1인을 포함해 정부와 민간위원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거울 속에 신이 있다

    거울 속에 신이 있다

    뇌 과학자들이 ‘신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거울을 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놔 주목받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대 심리학 및 신경과학과 연구팀은 종교인들이 ‘신의 모습’을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집단의 사람들과 비슷한 얼굴을 가진 것으로 생각한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1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역별, 인종별 안배를 통해 511명의 건강한 성인 남녀 기독교인을 실험 대상자로 선정했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선정된 600장의 얼굴 사진 중에 2장씩을 보여 주면서 신의 얼굴에 가깝게 생각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르게 했다. 또 ‘신의 외모는 어떻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뒤 앞서 고른 사진과 응답을 섞어 컴퓨터 몽타주를 작성했다. 그 결과 자신이 속한 인종, 정치적 성향에 따라 신의 외모를 다르게 생각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보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신이 남성적이고 인상이 강하며 백인이라고 생각한 반면 진보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은 여성적 면모가 드러나는 얼굴에 어두운 색 피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상상했다. 흑인들은 백인들에 비해 신이 좀더 나이가 많고 매력적인 미소를 가진 흑인이라고 상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슈아 콘래드 잭슨 연구원은 “사람들은 자신들의 믿음과 특성을 다른 사람에게 투영시킨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25%의 힘

    선거 때가 되면 “내가 투표한다고 해서 뭐가 바뀌겠어”라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지만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적극 나서야 사회나 조직을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커뮤니케이션대와 공과대, 영국 런던대 수학과 공동연구진이 사회나 조직의 25%가 생각을 바꾸면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게 된다고 13일 밝혔다. 조직의 25%가 이른바 ‘티핑 포인트’(임계점)라는 설명이다. 티핑 포인트는 균형을 이루고 있던 것이 깨지고 급속한 변화가 시작되는 순간을 말한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린 이번 연구는 그동안 사회학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집단 변화에 필요한 임계질량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는 이론적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사회 변화에 대한 임계치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들은 관찰에만 근거했기 때문에 임계치가 10~40%로 추정되는 등 정확도가 떨어졌다. 균형 안정성 이론에서는 집단의 절반이 넘는 51%가 변해야 변화가 시작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정확한 조직 변화의 임계점을 측정하기 위해 지난 50년간 사회 변화 동력과 관련된 연구 논문들을 메타분석하는 동시에 집단 실험을 실시했다. 우선 다양한 목적을 가진 20~30명 규모의 사회집단 10개를 선정한 뒤 기존 운용규약을 바꾸면 재정적 지원을 해 주기로 하고 변화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운용 규약을 바꿔 조직을 변화시키려는 사람이 집단의 25% 미만일 때는 변화에 실패하는 상황이 관찰됐다. 그렇지만 변화에 찬성하는 사람이 25%를 넘어설 경우 변화에 동조하는 사람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연구팀은 한 사람이라도 부족해 25%라는 임계점을 넘지 못할 경우는 변화의 동력이 되지 못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피, 언제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수학 알고리즘이 정답 알려준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커피, 언제 얼마나 마시면 좋을까…수학 알고리즘이 정답 알려준다

    커피 마시는 양 65% 줄이고도 각성 효과·집중력은 64% 향상“검은 액체가 위 속으로 떨어지면 모든 것이 술렁거리기 시작한다. 생각은 전장의 기병대처럼 빠르게 움직이고 기억은 기습하듯 살아난다. 극 중 인물들이 즉시 떠오르고 원고지는 순식간에 잉크로 덮인다.” ‘고리오 영감’, ‘골짜기의 백합’ 등의 작품으로 프랑스 사실주의를 이끈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1799~1850)의 커피 예찬입니다.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발자크를 뛰어넘습니다. 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한국인이 마신 커피는 265억잔,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512잔(하루 평균 1.4잔)에 달한다고 합니다. 세계 최대 커피 소비국이라는 이름이 허언이 아님을 보여 주는 통계입니다. 커피가 전 세계인의 기호식품이 되다 보니 과학자들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을 것입니다. 하루 2~3잔의 커피가 항산화 기능을 해 노화를 막아 주고 항암효과는 물론 당뇨나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는 것도 그런 과학자들의 관심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졸음을 쫓아 주는 ‘각성 효과’ 때문일 것입니다. 커피 속 카페인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졸음을 막아 주며 정신을 맑게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발자크를 비롯해 18~19세기 많은 예술가들이 커피 애호가가 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은 흡수한 뒤 1시간 이내에 효과가 나타나고 3~4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지만 카페인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게 되면 다른 약물처럼 내성이 생기고 제대로 된 각성 효과를 볼 수 없게 됩니다. 때론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카페인을 적게 섭취하고도 최대의 각성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미국 육군 원격의료 및 고등기술연구센터 국방생명공학부, 월터 리드 육군연구소 행동생물학부 공동연구팀이 카페인을 언제, 얼마나 섭취해야 내성을 걱정하지 않고 최대의 각성 효과를 낼 수 있는지를 결정해 주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지난 2~6일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미국수면학회 연례콘퍼런스에서 발표해 주목받았습니다. 수면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슬립 리서치’ 최신호에도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수학의 ‘최적화 이론’을 활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모바일 컴퓨팅 플랫폼에 적합한 ‘카페인 섭취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카페인 섭취가 심리적, 육체적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해 커피 섭취 시간과 적정량을 결정해 주는 것입니다.연구팀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군인들을 대상으로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에 따라 카페인을 섭취하도록 한 뒤 간단한 행동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이전보다 커피를 마시는 양은 65%까지 줄이고도 각성 효과와 집중력이 평소보다 64% 정도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과 적정량은 수면시간과 체중, 생활패턴 등에 따라 달라진다고 합니다. 바로 위에 있는 수식이 미 육군에서 만든 ‘커피 섭취 최적화 수식’입니다. 수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짬을 내 한 번 계산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알고리즘을 일반인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현재는 미군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웹사이트(https://2b-alert-web.bhsai.org/2b-alert-web/login.xhtml)와 모바일 앱(2B-Alert Personalized Alertness and Cognitive Performance)이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인들이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번 연구는 군대 내에서 수면 부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커피의 각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수행된 것입니다. 실제로 군인들이 정신적 예민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7~8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하지만 전체 미군 중 40% 정도는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고 합니다. 단순한 커피 연구라고만 생각했다가 군인들의 전투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수행된 것이라고 생각하니 할리우드 액션 영화나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상한 군(軍) 실험들이 연상돼 좀 섬뜩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edmondy@seoul.co.kr
  • 美뉴욕, 英런던 집값 비싼 이유 알고보니...

    美뉴욕, 英런던 집값 비싼 이유 알고보니...

    세계적 도시경제학자 에드워드 글레이저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자 가장 친환경적인 장소”라고 주장했다.그런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은 위기를 맞고 있는 듯하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지난달 발표한 ‘2018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사람들은 점점 도시로 몰려들게 될 것이고 이 때문에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 발전을 비롯한 각종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DESA에 따르면 2050년쯤이 되면 지구촌 도시인구 비율은 현재 55%에서 68%로 증가한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7명이 도시에 살게 된다는 것이다. 2030년이 되면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가 현재 31곳에서 43곳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보고서는 “도시화의 가속화로 많은 국가들이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과제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건축학자와 도시계획가들은 여러 대안을 내놓고 있다. 다만 경전철시스템, 컨벤션센터, 주택 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을 통해 성공적인 신도시를 건설하고 쇠락한 도시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많은 정치가나 관료들의 주장은 잘못됐다는 게 대다수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글레이저 교수 등은 “휘황찬란한 건물은 도시의 미관을 멋있어 보이게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도시의 성공을 이끌고 도시의 여러 가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이번 6·13지방선거를 보면 많은 후보자들이 여전히 재건축, 재개발에 대한 장밋빛 공약을 내놓고 있고, 유권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찾고, 도시민들에게 삶의 만족감을 주는 도시의 요건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런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도시계획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나섰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컴퓨터공학부와 노키아 벨 연구소 영국분원 연구자들이 위키피디아와 세계 최대 온라인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 2007~2014년에 올라온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사진 약 150만장을 추적해 도시의 문화 자본과 경제 자본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피직스’ 최신호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가 주장한 ‘문화 자본’의 개념이 실재하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르디외의 ‘문화 자본’은 비슷한 문화적 가치를 누리는 사람들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면서 사회를 확대시키고 공동체의 부를 가져온다는 개념이다. 연구팀은 위키피디아를 통해 도시의 문화 자본을 광고 및 마케팅, 건축 및 공예, 디자인, 예술, IT 소프트웨어, 출판, 박물관 및 미술관, 음악 등 25개 분야로 나누고 또 675개 세부 분야로 구분했다. 그다음 촬영장소와 시간을 표시하는 GPS 태그가 붙은 150만장의 사진을 세부 분야에 따라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분류된 사진들을 런던 33개 자치구와 뉴욕 71개 지역의 도시 개발 상태, 소득 수준, 주택가격 분포 등 경제·지리 정보 지도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거나 문화적 가치가 있는 곳을 방문했을 때 찍은 것들이라는 점에 착안해 문화 자본을 측정하는 데 활용한 것이다. 그 결과 다른 자치구들보다 집값이 비싸고 소득 수준이 높은 런던의 켄싱턴, 첼시, 웨스트민스터, 런던중심구와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 미드타운, 브루클린하이츠 등은 문화 자본의 수준도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루카 아이엘로 노키아 벨 연구소 박사는 “현재 세계적으로 알려진 도시들을 보면 문화가 경제에 종속돼 있는 것이 아닌 문화 자본이 경제를 이끌고 나가는 형태”라며 “이번 연구는 그 같은 통설을 확인해 준 것으로 실제로 여러 경제적, 지리적 요인들이 주택 가격과 경제적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만 문화적 요소가 가장 설득력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도 최근 발간한 ‘어디서 살 것인가’라는 책을 통해 “현대인의 소통 단절 현상을 치유하고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도시 안에서 얼굴을 맞대고 우연히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며 문화적 요소를 강조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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