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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부족 현상, 안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물 부족 현상, 안개로 해결할 수 있다고? [사이언스 브런치]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때문에 영향을 받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수자원이다. 2050년이 되면 전 세계 약 10억 명이 심각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물 절약과 함께 가용할 수 있는 담수 자원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칠레 마요르대, 산티아고 교황 가톨릭대,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공동 연구팀은 안개 속 수분을 모아 저장하는 ‘안개 수확’(fog harvesting) 기술이 물 부족에 시달리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23일 밝혀 눈길을 끈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환경과학’ (Frontiers in Environmental Science) 2월 20일 자에 실렸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은 1년 중 300일 이상이 맑은 날이 지속돼 천체 관측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맑은 날이 긴 만큼 연간 강수량이 1㎜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곳이기도 하다. 이 지역은 1만 7000년~1만 년 전에 채워진 지하 암반층을 주요 수원으로 삼고 있다. 연구팀은 안개 속 수분을 모아 저장하는 ‘안개 수확’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알토 오스피시오라는 도시에서 1년 동안 현장 연구를 실시했다. 이 지역에는 약 1만 명의 주민 중 1.6%만이 상수도망에 연결돼 있고, 나머지 주민들은 트럭을 통해 물을 배급 받는 형태다. 연구팀은 ‘안개 수집기’라는 장치로 안개 속 수분을 포집했다. 안개 수집기는 두 개의 기둥 사이에 매달린 그물망으로 이뤄져 있다. 그물망은 안개 속 수분을 포집하기 위한 차단막 역할을 하며, 그물망에 잡힌 물방울은 물 저장 탱크로 이어지는 배수구로 떨어지는 형태다. 물 수집을 위해 별도의 외부 에너지가 필요 없는 수동 시스템이다.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1㎡ 당 0.2~5ℓ의 안개수를 채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많이 수집될 경우는 1㎡당 하루 최대 10ℓ가 수집되기도 했다. 연구팀의 계산에 따르면 1만 7000㎡의 그물망은 도시 빈민가의 주간 물 수요인 30만ℓ를 충족시킬 수 있다. 또 안개수를 수경 재배와 같은 무토양 농업에 사용하면 한 달에 15~20㎏의 녹색 잎채소를 수확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안개수 수확을 위해서는 안개 밀도, 적당한 바람 패턴, 고지대 등의 요건이 필요하며, 계절마다 안개의 밀도나 횟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변동성도 고려해 안개수 저장 방법도 추가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연구팀은 안개가 물 부족에 시달리는 고지대 건조지역에서 보완적 물 공급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를 이끈 버지니아 카터 칠레 마요르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개가 기후 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을 보완할 수 있는 도시물 공급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안개 수확은 물 부족에 대한 광범위한 도시물관리 전략의 일부로 채택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우울증 치료제가 패혈증에도 특효약이라고?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증 치료제가 패혈증에도 특효약이라고? [달콤한 사이언스]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비아그라는 사실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임상시험 중 협심증 치료보다는 발기부전 치료에 더 효과가 있는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약물 개발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다. 탈모방지, 발모 촉진제로 유명한 미녹시딜은 애초 고혈압치료제로 개발돼 사용됐고, 금연 치료제로 쓰이는 부프로피온은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암 치료제로 많이 쓰이던 인터페론은 관절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관절염 치료제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소크 생명과학 연구소 분자·시스템 생리학 연구실, 분자·세포생물학 연구실, 면역생물학·미생물 병리학 연구센터, 하워드 휴스 의학연구소,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UCSD) 생명과학부, 생체공학과, 시애틀 워싱턴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플루옥세틴으로 알려진 프로작 같은 항우울제가 심각한 감염과 생명을 위협하는 패혈증을 치료·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 2월 14일 자에 실렸다. 인체의 면역 체계는 외부에서 병원균이 침투할 경우 인체를 보호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지만, 때로는 과잉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패혈증은 이처럼 면역 체계의 오작동으로 체내 염증 반응이 통제 불능 상태에 되면서 조직과 장기가 손상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는 이런 증상은 중증 코로나19 감염의 특징이기도 하다. 염증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것도 치료법의 하나지만, 문제는 면역 반응을 억제할 경우 초기 감염과 추가 감염에 취약해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면역 반응의 강도와 지속 시간을 사전에 조절해 신체 손상을 예방하거나, 감염 자체를 차단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플루옥세틴을 미리 복용시키고, 다른 집단은 그대로 놔둔 다음 박테리아에 감염시켰다. 연구팀은 감염 8시간이 지난 다음 박테리아 수를 측정한 결과, 플루옥세틴 처리한 생쥐에게서는 박테리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플루옥세틴이 박테리아 번식을 제한할 수 있는 항균 특성을 가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두 집단에서 다양한 염증 분자 수치도 측정했는데, 플루옥세틴 처리된 생쥐에게서 항염증 성분인 IL-10이 더 많이 발견됐다. IL-10은 패혈증으로 인한 고중성지방혈증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우울증 치료제 성분이 신체 면역 체계가 감염에 과잉 반응해 다발성 장기 부전이나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패혈증을 막아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를 이끈 자넬 아이레스 소크 생명과학 연구소 교수는 “감염 치료에서 최선의 전략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죽이는 동시에 조직과 장기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기존의 치료제는 병원균 죽이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우울증 치료제 성분인 플루옥세틴이 병원균을 차단하고 조직과 장기까지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 결과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머리 나쁜 물고기? 어류도 사람 구분해 인식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머리 나쁜 물고기? 어류도 사람 구분해 인식한다 [달콤한 사이언스]

    흔히 머리가 나쁘거나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을 두고 ‘까마귀 고기를 먹었느냐’거나 새나 물고기 대가리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새나 물고기는 머리가 나쁠까. 많은 연구에 따르면 새들은 머리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렇다면 물고기는? 물고기도 시각 신호를 통해 사람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지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 행동 진화 연구그룹, 프랑스 클레르몽페랑 사회·인지 심리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야생의 물고기들은 외부 시각 신호를 바탕으로 물체,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생물학 회보’(Biology Letters) 2월 18일 자에 실렸다. 물고기가 사람을 인식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물론 야생 물고기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거의 없었다. 실험실에서 컴퓨터로 생성된 사람 얼굴 이미지를 식별하는 연구가 있었지만, 결과가 일관성이 없었다. 연구팀은 지중해의 한 연구 기지에서 물고기들이 연구자들을 따라다니면서 실험용 보상으로 제공된 먹이를 훔쳐 가는 문제에 시달렸다. 특히 야생 물고기들은 먹이를 운반하는 특정 잠수부를 알아보고 다른 다이버들은 무시하고 해당 다이버만 따라다니는 모습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었다. 연구팀은 지중해 한 곳을 정해 수중 8m 아래에서 실험했다. 연구팀은 우선 물고기가 개별 다이버를 따라다니는 법을 배울 수 있는지 측정했다. 물고기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이버는 빨간색 조끼를 입고 50m를 왕복하며 물고기에게 먹이를 줬다.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빨간색 조끼를 벗고 일반 잠수 장비를 착용하고 먹이를 숨긴 채 50m를 따라온 물고기들에게만 먹이를 줬다. 12일 동안 실험을 반복한 결과 약 20마리의 물고기가 다이버를 인식하고 따르는 것이 관찰됐다. 이후 연구팀은 기존 다이버와 비슷한 체격과 외모를 가진 다른 잠수부를 투입해 반복 실험을 했다. 대신 두 번째 다이버는 먹이를 주지 않았다. 12일이 지난 뒤 두 다이버를 동시에 투입해 50m 이상을 수영해 이동한 다음 먹이를 주도록 했다. 그 결과, 물고기들은 체형이 비슷하더라도 먹이를 줬던 다이버를 따라가는 것이 관찰됐다. 똑같은 잠수복과 지느러미를 착용하고 실험을 반복했을 때, 물고기는 두 사람을 구별하지 못한 것이 확인됐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 사람을 구분하는 것도 관찰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물고기도 시각 인지 능력이 있기 때문에 잠수복의 색깔이나 머리카락, 손가락 등 사람의 미묘한 특징에 주의를 기울여 구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의 알렉스 조단 박사는 “물고기도 복잡한 세계를 탐색하고 매 순간 수많은 다른 종과 상호작용하는 만큼 시각적 신호로 사람을 인식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며 “인간과 진화의 나무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뿐이며, 그동안 물고기들의 능력을 과소평가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 탄산음료 매일 마시면 심각한 질병에... [사이언스 브런치]

    탄산음료 매일 마시면 심각한 질병에... [사이언스 브런치]

    식사 때마다 습관적으로 탄산음료를 마시는 이들이 있다. 탄산음료에는 건강에 좋지 않은 설탕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야기 때문에 다이어트 음료를 선택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탄산음료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등 설탕이 들어가는 제품들에 인공 감미료가 포함돼 무설탕 제품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설탕을 대체하는 이런 인공 감미료가 혈관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중국 심혈관 리모델링·기능 연구소, 스촨대 부속 서중국병원, 원저우 의대 제5 부속병원, 칭다오대 부속 중앙병원, 웨이팡 인민병원, 푸단대 의대 안과 연구소, 마카오 과학기술대, 산둥대 의대 응급·집중 치료 의학 연구소,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미생물과, 미국 하버드의대, 브리검여성병원 공동 연구팀은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이 인슐린 수치를 증가시켜 죽상 동맥 경화를 일으켜 시간에 지남에 따라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고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메타볼리즘’ 2월 17일 자에 실렸다. 설탕 대체 물질이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이와 관련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생쥐에게 매일 아스파탐이 0.15% 포함된 음식을 12주 동안 먹였다. 이는 사람이 매일 다이어트 탄산음료 3캔을 마시는 것과 같은 양이다. 12주가 지난 뒤 관찰한 결과, 인공 감미료를 먹지 않은 생쥐에 비해 아스파탐을 먹인 생쥐는 동맥에 더 크고 더 많은 지방 찌꺼기가 생기고, 염증 수치는 더 높게 나왔다. 연구팀은 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아스파탐이 체내에 들어간 뒤 인슐린 수치가 급상승하는 것을 발견했다. 입, 장, 기타 조직에 인슐린 방출에 유도하는 단맛 감지 수용체가 있는데, 설탕보다 200배 더 단 아스파탐은 수용체를 속여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하게 하는 것이 확인됐다. 인슐린 수치 상승이 쥐의 동맥에서 지방 찌꺼기가 쌓이도록 하는 원인은 CX3CL1이라는 면역 신호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 물질은 혈관 내벽 표면에 붙어, 면역세포를 가둬 혈관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아스파탐을 먹인 생쥐의 면역 세포에서 CX3CL1 수용체를 제거하자 해로운 지방 찌꺼기가 쌓이지 않는 것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이하이 차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교수(혈관 생물학)는 “혈관 염증이 뇌졸중, 관절염, 당뇨병에 관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CX3CL1은 심혈관 질환을 넘어 만성 질환의 잠재적 표적이 될 수 있다”라며 “인공 감미료는 거의 모든 종류의 식품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한강의 빈자리는 내 것”…베스트셀러 1위 위한 책들의 ‘춘추전국’

    “한강의 빈자리는 내 것”…베스트셀러 1위 위한 책들의 ‘춘추전국’

    지난해 10월 초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 동양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14주 동안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난주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오랫동안 장기 집권했던 1위 자리를 내놓은 뒤 새로운 왕관을 쓰기 위해 책들의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놓고 책들의 춘추전국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5년 2월 3주 베스트셀러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1위에 올랐던 ‘STOP THE STEAL’은 이번 주는 6위로 다섯 계단이나 밀렸다. 대신 유명 역사 강사이자 역사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황현필이 쓴 ‘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가 출간과 동시에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구매 비중을 살펴보면 40대 남성 독자의 구매가 34.3%로 가장 높게 나왔고, 50대 독자가 그 뒤를 이어 40~50대가 주요 독자층으로 분석됐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왕좌를 내줬지만, 여전히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의 추천으로 인기몰이했던 ‘초역 부처의 말’도 종합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채식주의자’와 ‘급류’까지 종합 상위권은 지난주 순위와 변동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종합 10위 내에 소설이 5종이 차지해 문학 인기는 꺾이지 않고 있다. ‘텍스트 힙’ 붐과 함께 직접 손으로 쓰면서 책을 읽는 필사에 관한 관심도 책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더 나은 어휘를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이 4계단 상승한 종합 18위에 올랐으며,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도 어휘력 향상과 글쓰기를 겸하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헌법 필사’, ‘아이에게 들려주는 부모의 예쁜 말 필사 노트’처럼 문학 이외에 정치사회, 가정생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사 관련 도서가 출간되고 있어 한동안 필사 열풍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건설 드론·스마트 충전·주차 솔루션까지… ‘미래 신기술’ 한곳에

    건설 드론·스마트 충전·주차 솔루션까지… ‘미래 신기술’ 한곳에

    건축 자재·설비·스마트홈 등 집결 호반그룹, 홍보 부스 40여개 지원 중기 구매 상담 프로그램도 호평 김대헌 사장 “신규 투자 이어지길”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신문 상생협력 건설 엑스포’ 현장. 영하 7도의 추위에도 전시장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혁신 기술과 트렌드를 보고자 아침부터 찾아온 관람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박람회 전문 기업 ‘메쎄이상’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22일까지 국내 최대 건설·건축·인테리어 전문 전시회인 ‘2025 코리아빌드위크’와 함께 진행된다. 건축자재 설비, 스마트홈, 스마트건설 기술뿐 아니라 상생 협력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날 하루만 1만 5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으며 사전 등록 인원은 10만명에 이른다. 입구에 들어서자 드론 데이터 영상 분석 기업인 ‘메이사’ 부스가 눈에 띄었다. 이 기업은 위성과 드론 영상을 활용해 건설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단면도를 비교하거나 토공량(토공에서 다루는 흙의 양)을 산출할 수 있다. 이종민 메이사 영업파트장은 “금요일에 드론으로 건설 현장을 촬영하고 이 자료를 월요일 회의 때 들고 들어와서 주의할 점을 전달할 수 있다”며 “건설 현장 업무를 계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 서비스 기업 ‘클린일렉스’는 스마트 제어·화재 예방형 충전기 등을 선보였다. 이 충전기는 충전량을 80~95%로 제한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이효영 클린일렉스 대표이사가 “중국 등에서 다양한 전기차가 들어오지만, 배터리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 아파트 관리 입장에선 이 제품이 유용하다”고 설명하자 관람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율주행차 솔루션 및 스마트시티 주차 솔루션을 개발하는 전문 기업 ‘베스텔라랩’은 위치추적시스템(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주차장에서도 차량과 보행자에게 정확한 경로를 안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하 공간에서 개인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비어 있는 최적의 주차면까지 안내해 주는 기능을 갖췄다고 베스텔라랩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후원사인 호반그룹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23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건설, 스마트홈, 건설자재와 설비 등의 홍보 부스 40여개를 지원했다. 호반그룹은 중소기업 구매상담회 프로그램을 운영해 구매 창출로 이어질 기회도 제공한다. 현장에서 만난 주차장 통신장비 업체 ‘티미’의 박종식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를 홍보할 수 있고 협업할 기회도 있어 매우 유익한 자리”라고 했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과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가 참관해 자리를 빛냈다. 김 총괄사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이 미흡한 지역이 있어 건설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이번 행사가 건설 산업 선진화에 기여하고 많은 신규 투자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악한 전쟁 뒤엔 더 사악한 인간의 권력

    악한 전쟁 뒤엔 더 사악한 인간의 권력

    중국 춘추시대 말 ‘군신’(軍神)이라고 불렸던 손자는 “전쟁은 개인을 넘어 국가의 모든 것을 파멸할 수 있는 중대사이므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 승리의 한 축이었던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은 “전쟁이란 모든 악 중에서 가장 큰 악이며 인간 갈등의 가장 끔찍한 형태”라고 말했다. 정치가나 군사 전략가들도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최대한 피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든 것을 탐구하고 고민하는 철학자들은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스위스 바젤대 철학과 군나르 힌드리히스 교수는 이 책에서 세계사, 법, 권력, 해방, 자기보존, 영웅, 제도, 불안, 종교라는 전쟁의 9가지 근본 요소를 설명하고, 마지막에는 ‘군사주의’를 주제로 전쟁과 관련된 인식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꼼꼼히 설명해 준다. 저자는 전쟁이 나쁜 것이라는 점을 ‘추상적’으로 인식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추상적 부정은 부정의 대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상적 부정은 무지하고, 순진하고, 자의적인 것으로 폄하되고 훼손되기 십상이다. 그러다가 전쟁을 찬성하는 쪽과 맞서게 되면 결국 힘이 센 쪽(거의 전쟁 찬성론자)이 이기게 된다는 설명이다. 힌드리히스 교수는 전쟁에 대해 논의할 때는 규범에 근거한 막연한 부정이 아닌 사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한 철학적 부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야 힘세고 목소리 큰 쪽이 아니라 사태를 정확히 파악한 쪽이 이기게 된다는 것이다. “전쟁이 악한 짓을 꾸민다고 해서 전쟁 안에 악함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 악한 이유는 권력 자체가 악하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지난해 12월 3일 밤, 온 국민과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반헌법적 비상계엄 사태의 주범들이 떠오른다. 국민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들 권력 유지에 눈이 멀어 비상계엄을 전후해 북한과 국지전까지 벌이려 했다는 소식은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아무리 정치인이 철학도 없고, 영혼도 없는 인간들이라지만 그야말로 철학의 빈곤을 넘어 철학의 부재가 아닌가 싶다.
  • 물리학은 ‘몬결갈’, 만유인력은 ‘다있글힘’으로 불렀다면?

    물리학은 ‘몬결갈’, 만유인력은 ‘다있글힘’으로 불렀다면?

    유인원이 인간을 몰아내고 지구를 지배하는 내용의 SF 영화 ‘혹성탈출’은 1968년부터 1973년까지 5편으로 제작돼 인기를 끌었다. 2011년 리메이크돼 지난해까지 4편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득 궁금한 점 하나. 바로 ‘혹성’이란 단어다. 분명 영어로 ‘planet’인데 왜 행성이 아니라 혹성일까. 사실 1960~1970년대에 나온 잡지나 소설 속에서는 혹성이라는 단어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지만 일본식 한자, 일제 잔재라고 해서 퇴출당하고 이제는 행성만 쓰이고 있다. 이 책은 이처럼 서양에서 만들어진 각종 학문 용어, 특히 과학기술 용어들이 19세기 동양으로 유입되면서 어떻게 번역돼 사용되고 있는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과학기술사를 전공한 김성근 전남대 교수는 과학, 자연, 철학, 주관·객관, 물리학, 기술, 과학기술, 화학, 진화 등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과학 어휘 17개를 골라 그 기원을 찾아 나선다. 김 교수는 과학 어휘에 주목한 이유가 “과학이라는 어휘와 개념은 진통 속에 들어선 근대적 사유 체계의 산물”이며 “근대를 온전하게 이해하려면 언어의 역사를 파헤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과학 용어 상당수는 19세기 일본이 메이지 시대에 서양 학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조어들이다. 그래서 한때 일제 잔재를 없애자며 순우리말로 바꾸려는 시도가 일찍부터 있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1930년대 언어학자 이만규와 김두봉의 노력이 대표적이다. 그들이 물리학을 ‘몬결갈’, 역학을 ‘힘갈’, 만유인력을 ‘다있글힘’ 등으로 바꾸자고 했으나 이미 일본식 조어들이 식민 조선에 정착해 유통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는 대목에서는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도 여러 번 언급된 19세기 일본 계몽사상가 니시 아마네의 ‘백학연환’(인사이클로피디아의 일본식 번역어)을 바탕으로 쓴 야마모토 다카미쓰의 ‘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2023)와 비교해 읽어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건설 드론·스마트 충전· 주차 솔루션까지…‘미래 신기술’ 한곳에

    건설 드론·스마트 충전· 주차 솔루션까지…‘미래 신기술’ 한곳에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서울신문 상생협력 건설 엑스포’ 현장. 영하 7도의 추위에도 전시장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들의 혁신 기술과 트렌드를 보고자 아침부터 찾은 관람객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서울신문사가 주최하고 박람회 전문 기업 ‘메쎄이상’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회는 22일까지 국내 최대 건설·건축·인테리어 전문 전시회인 ‘2025 코리아빌드위크’와 함께 진행된다. 건축자재 설비, 스마트홈, 스마트건설 기술뿐 아니라 상생협력의 가치를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날 하루만 1만 5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사전 등록 인원은 10만명에 이른다. 입구에 들어서자 드론 데이터 영상 분석 기업인 ‘메이사’ 부스가 눈에 띄었다. 이 기업은 위성과 드론 영상을 활용해 건설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단면도를 비교하거나, 토공량(토공에서 다루는 흙의 양)을 산출할 수 있다. 이종민 메이사 영업파트장은 “금요일에 드론으로 건설 현장을 촬영하고 이 자료를 월요일 회의 때 들고 들어와서 주의할 점을 전달할 수 있다”며 “건설 현장 업무를 계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 서비스 기업 ‘클린일렉스’는 스마트 제어·화재 예방형 충전기 등을 선보였다. 이 충전기는 충전량을 80~95%로 제한하도록 설정할 수 있어,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이효영 클린일렉스 대표이사가 “중국 등에서 다양한 전기차가 들어오지만, 배터리의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 아파트 관리 입장에선 이 제품이 유용하다”고 설명하자 관람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자율주행차 솔루션 및 스마트시티 주차 솔루션을 개발하는 전문기업 ‘베스텔라랩’은 GPS 신호가 닿지 않는 실내 주차장에서도 차량과 보행자에게 정확한 경로를 안내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하 공간에서 개인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비어 있는 최적의 주차면까지 안내해주는 기능을 갖췄다고 베스텔라랩 관계자는 설명했다. 특히 후원사인 호반그룹은 이번 전시에 참여한 23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스마트건설, 스마트홈, 건설 자재와 설비 등의 홍보 부스 40여개를 지원했다. 호반그룹은 중소기업 구매상담회 프로그램도 운영해 구매 창출로 이어질 기회도 제공한다. 현장에서 만난 주차장 통신장비 업체 ‘티미’의 박종식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를 홍보할 수 있고 협업할 기회도 있어 매우 유익한 자리”라고 했다. 김대헌 호반그룹 기획총괄사장과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 조원표 메쎄이상 대표가 참관해 자리를 빛냈다. 김 총괄사장은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이 미흡한 지역이 있어 건설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면서 “이번 행사가 건설 산업 선진화에 기여하고 많은 신규 투자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청력 떨어졌나, 잘 안 들리네…“혹시 자면서 ‘드르렁 컥’ 하시나요?”

    청력 떨어졌나, 잘 안 들리네…“혹시 자면서 ‘드르렁 컥’ 하시나요?”

    남편이 코를 골며 자다가 ‘컥’ 하고 숨을 멈추면, 아내는 혹시 남편이 죽은 건 아닌가 하고 놀라서 깬다. 눈 뜬 자세 그대로 남편 쪽을 바라보던 아내는 툭 한 번 건들자 ‘휴’ 하고 숨을 쉬는 남편을 보고는 다시 잠을 청한다. ‘수면무호흡증’ 남편을 둔 아내의 일상이다. 자다가 10초 이상 호흡이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은 단순 코골이와는 다르지만, 수면무호흡증 환자 대부분이 심한 코골이를 동반하고 코골이 환자 상당수가 수면무호흡증과 관련이 있다. 금실 좋기로 유명한 가수 김윤아도 남편인 방송인 출신 치과의사 김형규의 코골이 동반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각방 생활 중이다. 김윤아는 과거 한 방송에서 “남편이 코를 골다 말고 숨을 안 쉬더라. 흔들면 그제야 숨을 쉬었다”는 사연을 전한 바 있다. 이렇게 ‘잉꼬부부’의 밤을 갈라놓는 수면무호흡증은 숙면을 방해해 만성피로와 두통,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한다. 고혈압,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등 여러 심각한 합병증은 물론 인지장애, 우울증, 치매 등 정신적 질환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수면무호흡증이 청력 손실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저산소증으로 청력 신경세포 손상 위험 커져”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전미 교수 연구팀은 2014∼2023년 수면무호흡증 환자 90명과 정상 대조군의 청력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 최신호에 게재했다. 연구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모든 주파수 대역에서 청력이 나빴으며, 특히 2㎑(킬로헤르츠) 이상의 고주파 영역에서 청력 손실이 두드러졌다.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에서도 무호흡 지속 시간이 긴 그룹에서 청력 손실이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이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것은 저산소증과 산화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혈중 산소 수치가 감소하는 저산소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귀로 가는 미세혈관에 혈류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청각 기능을 위해서는 원활한 산소 공급이 필수인데, 산소 부족이 지속되면 청각 세포와 청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커진다. 또 반복적인 저산소증과 산소 재공급 과정에서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증가해 신경 기능이 저하할 수 있으며, 심한 코골이로 인한 소음 역시 청각 손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5명 중 1명 수면무호흡증...숨 쉬는 길 좁아져 발생체중 감량 또는 양압기 도움…해부학적 기형은 수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환자 83만 5223명 중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5명 중 1명꼴인 15만 380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서양인보다 골격 구조가 작은 동양인은 정상 체중이어도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다. 아래턱이 작거나 비대칭이고, 턱이 후퇴한 구조인 경우에도 구강 및 구인두 공간이 좁아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다. 해부학적 차원 외에는 비만이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살이 찌면 비강에서 인후두로 이어지는 상기도 주변 근육 사이에 지방이 쌓이면서 숨 쉬는 길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체중이 10% 증가하면 수면무호흡증 발생 위험은 6배나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의 질을 확인하고 싶다면 수면 중 맥박수나 산소포화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자는 방법이 있다. 100% 정확하진 않지만,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는 데 유용하다. 또 거울로 입속을 들여다봤을 때 혀가 목젖과 숨길을 막고 있다면, 혀가 두꺼워져 수면 중 상기도를 막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하려면 수면다원검사로 무호흡-저호흡지수(AHI)를 측정하면 된다. 이 검사는 수면 중 무호흡과 저호흡이 시간당 몇 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기도에 인위적으로 일정한 공기압력을 가해 호흡 상태를 정상으로 돌리는 양압기 적용이 있다. 양압기 사용이 어려운 환자는 구강 내 장치를 통해 아래턱이나 혀를 앞으로 당겨 상기도의 막힘을 완화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코의 해부학적 기형에 따른 수면무호흡증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 ‘돌직구’ 발언보다 풍자가 더 위험한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돌직구’ 발언보다 풍자가 더 위험한 이유…[달콤한 사이언스]

    ‘풍자’는 부정적 상황을 말할 때 직접적으로 표출하지 않고 유머를 곁들여 돌려 말하는 것이다. 사회나 개인에 대한 비판적 내용이 있지만, 모욕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는 보거나 듣는 이를 웃음 짓게 만드는 유머가 포함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소셜미디어(SNS) 소통이 활발한 요즘은 풍자가 직접적 비판보다 평판에 더 치명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산타클라라대,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팀은 유튜브 동영상, 밈, SNS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는 풍자가 넘쳐나는데, 직접적 비판보다 사람들 평판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다고 20일 밝혔다. 풍자가 무해해 보이지만 사람을 비인간화하고, 웃음으로 무마하고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직설적인 ‘돌직구’ 비판보다 더 해롭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실험 심리학 저널’ 2월 10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1311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유명 운동선수, 음악가, 기업인, TV 출연자를 풍자하거나 비판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시청하도록 했다. 풍자적인 영상이나 직접 비판하는 영상을 본 실험 참가자 모두 대상에 대해 똑같이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지만, 풍자적 영상을 본 사람들이 대상에 대해 더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 연예인의 사고와 소송에 관한 밈을 사용해 373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유사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99명의 남녀에게 다른 팀에서 여러 차례 해고된 축구 감독 모리뉴의 사진, 풍자 밈, 비평 밈을 보여준 뒤 이미지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풍자 밈이나 비평 밈을 본 사람들은 단순히 사진을 본 사람보다 더 비판적인 입장이었지만, 특히 풍자 밈을 본 사람들은 모리뉴에 대해 가장 부정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머, 웃음을 이용한 비판도 긍정적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풍자나 비판의 대상에 대해 긍정적 상호작용을 상상하는 것을 통해 인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구를 이끈 후리아 자자이에리 산타클라라대 교수는 “풍자는 유머러스하고 장난기 가득한 것으로만 생각하지만, 사람을 비인간화하고 웃음으로 축소해버리기 때문에 타인이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든다”라며 “누군가가 풍자의 대상이 됐을 때, 그 사람에 대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는 점이 포함돼 있다는 부분과 함께 비인간화 가정을 하고 있는지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훈민정음 연구 선구자’ 강신항 명예교수 별세

    ‘훈민정음 연구 선구자’ 강신항 명예교수 별세

    훈민정음 연구의 선구자로 위당 정인보(1893~1950) 선생의 셋째 사위인 강신항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지난 18일 오전 4시 30분 별세했다. 95세. 1930년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를 1회로 졸업한 뒤 서울대 국문학과를 나왔다. 정인보 선생의 셋째 딸 정양완 여사와 같은 과 동기로 만나 결혼했다. 정인보 선생은 ‘삼일절 노래’를 작사한 국어학자로 1950년 납북됐다. 덕성여대를 거쳐 1964~1995년 성균관대 국문과에서 강의했으며, 국어학회장과 성균관대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세종문화상, 동숭학술상, 용재학술상, 대한민국 학술원상(2008)을 받았다. 1957~1967년 10년에 걸쳐 조선 후기 실학자 신경준(1712~1781)의 ‘훈민정음운해’를 번역하고, 1987년 대표 저서 ‘훈민정음 연구’를 저술했다. 훈민정음 연구의 선구자였지만 한글 전용보다는 국한문 혼용을 주장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발인은 21일. (02)2258-5979.
  • ‘노가다’ 같은 발굴 현장, 역사의 조각들 찾기

    ‘노가다’ 같은 발굴 현장, 역사의 조각들 찾기

    액션 어드벤처 영화의 고전이라 할 ‘인디아나 존스’가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은 대단하다. 고고학 또는 고고학자라고 하면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고, 발굴이라고 하면 성궤나 성배 같은 전설 속 물건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을 떠올리기 십상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실제 고고학자의 작업 현장이나 문화재 발굴 현장을 보면 속된 말로 ‘노가다’(막일)와 다름없다. 생생한 발굴 현장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시 읽게 해 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책과 함께)는 수십 년간 발굴 현장을 누벼 온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 교수가 선사시대부터, 삼한, 삼국시대를 거쳐 신라의 통일 이후까지 교과서를 바꿀 정도로 획기적인 발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면 우리가 몰랐던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실상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한다. 발굴의 결과로 드러난 역사적 증거들은 한국사의 사라진 고리를 알려 주는가 하면, 기록과 충돌을 일으켜 혼란을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삼국유사’에 실려 널리 알려진 신라 선화공주와 훗날 백제 무왕이 되는 서동의 설화가 대표적이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서 발견된 사리봉영기에 백제 무왕의 왕비로 ‘사택적덕의 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화공주가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는 주장부터 무왕의 여러 왕비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화공주의 흔적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은 편린적 성격을 가진다”며 “그렇지만 꾸준한 발굴과 연구로 우리 선사와 고대사의 모습은 더욱 완전해지고 선명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발굴과 발견’(눌와)은 문화유산과 현대미술 관련 현장을 종횡무진으로 누빈 문화전문 기자가 한국 역사와 문화사에 큰 획을 그은 유물과 유적을 소개한다. 이 교수의 ‘발굴 이야기’가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발견에 중심을 둔다. 발굴 당시 현장 관계자의 증언, 최근 연구와 조사, 유물을 둘러싼 사실과 논쟁, 당대 미술품으로서 아름다움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 등 발굴·발견의 최전선으로 이끌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경주 ‘쪽샘 44호분’은 1500년 전 신라 공주의 무덤이란 잠정 분석만으로도 화제가 됐었는데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된 말다래, 바둑돌로 추정되는 200여개의 돌 등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되면서 신라 지배층이 바둑을 즐겼다는 역사적 기록을 확인하고, 여성들도 바둑을 즐겼음을 새로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식이다. 책의 저자들은 “발굴은 우리 역사에서 빠진 연결고리를 찾는 중요한 일이지만 언론에서는 단신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학창 시절 지겹게 외우기만 했던 문화재들도 발굴 과정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물을 때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
  • 이 드넓은 우주… 우린 혼자가 아니야

    이 드넓은 우주… 우린 혼자가 아니야

    생물학·행성 진화에 의해 실존 가능인류가 유일한 지적 존재 아닐 수도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학자 토머스 칼라일(1795~1881)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슬픈 광경이다. 저곳에도 누군가 살고 있다면 얼마나 많은 비극과 어리석음이 있을 것인가. 저곳들에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면 이 얼마나 심각한 공간 낭비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코스모스’의 저자인 미국 천문학자 칼 세이건도 “이 드넓은 우주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엄청난 공간 낭비”라는 말을 남겼다. 과연 우리 인류와 같은 지적 생명체가 광대한 우주 속에 존재하는 것이 가능할까 하는 문제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거리다. 독일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 지구·환경과학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외계 지성 연구센터, 외계·거주 가능 세계 연구센터, 지구과학과, 우주생물학 연구센터, 로체스터대 물리·천문학과 공동 연구팀은 인간과 지구 밖 유사 생명체는 생물학적 진화와 행성 진화의 결과라고 19일 밝혔다. 이 때문에 인간이 전체 우주에 유일한 지적 존재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2월 14일 자에 실렸다. 1983년 이론 물리학자 브랜던 카터가 처음 주장한 ‘인류 원리’는 인간이라는 지적 생명체의 존재가 어떤 물리계의 특성을 설명한다는 내용이다. 카터는 태양의 나이는 50억년, 지구의 나이는 45억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출현하는 것은 수십억 년이 걸리며, 이 과정에는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어려운 단계’(hard steps)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생명의 탄생, 복잡한 세포의 발달, 고등 지능을 가진 존재의 등장을 위해서는 희귀한 진화적 사건이 일어나야 하는데, 우주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간 같은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예측 모델이다. 그러나 천체 물리학자와 우주 생물학자로 구성된 이번 연구팀은 카터가 말한 것처럼 인간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주요 단계들이 필연적으로 한 번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다른 경우에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지구가 처음에는 많은 형태의 생명체가 살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이를 허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서 주요 진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동물들이 살아가려면 대기 중에 일정 수준의 산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광합성 미생물과 박테리아를 통한 지구 대기의 산소화는 자연스러운 진화 단계였으며, 이는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고 진화할 기회의 창을 열었다는 것이다. 또 지금까지 진핵세포의 발생과 진화는 단 한 번만 일어났다고 알려졌는데, 연구팀은 과거에 비슷한 사례가 있어 독립적으로 진화했지만 화석 기록에 남지 않았거나 환경이나 다른 요인으로 인해 살아남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화는 일련의 불가능한 사건이 아니라 행성의 조건이 허용하는 대로 전개되는 예측 가능한 과정이다. 이번에 제시한 모델은 지구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에도 적용돼 인간과 유사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 준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매칼리디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우주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복잡한 생명체의 진화가 운이라기보다는 생명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지구에 존재하는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는 인류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진화의 결과일 뿐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어젯밤 꿈 생생히 기억난다면 뒤척이며 얕은 잠 잤다는 신호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어젯밤 꿈 생생히 기억난다면 뒤척이며 얕은 잠 잤다는 신호 [유용하 과학전문기자의 사이언스 톡]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모든 정신활동은 인간의 의식이 조종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지만 정신분석학을 창시한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이라는 정신활동을 무의식으로 설명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심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꿈은 잠잘 때 경험하는 일련의 영상, 소리, 생각, 감정 등의 느낌으로 정의합니다. 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종종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것들이며, 꿈꾸는 사람이 제어하기도 어렵습니다.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어떤 사람은 꿈을 생생하게 떠올리며 정확히 묘사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꿈을 꾼 것은 알지만 내용이나 세부 사항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IMT 루카 고등과학연구원, 카메리노대 공동 연구팀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꿈을 기억하는 능력인 ‘꿈 회상’은 개인의 특성과 수면 패턴에 좌우된다고 19일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심리학’ 2월 18일 자에 실렸습니다. 연구팀은 18~70세 남녀 200명을 대상으로 15일 동안 수면 상태와 인지 능력을 측정했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잠에서 깨어난 직후 꿈의 내용을 상세하게 기록할 수 있는 음성 녹음기가 제공됐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은 꿈을 꾸었는지, 꿈을 꾸었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지, 기억난다면 어떤 내용인지 상세히 녹음해야 했습니다. 또 수면 시간, 수면 효율, 수면 장애를 감지하는 손목시계 형태의 수면 모니터링 기기 액티그래프를 보름 동안 착용해야 했습니다. 이와 함께 실험을 시작하는 날과 마지막 날에 불안 수준, 꿈에 관한 관심도, 집중력, 기억력, 선택적 주의력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심리 검사와 설문조사도 실시했습니다. 연구 결과 꿈에 대한 인상과 기억을 갖고 아침에 깰 확률을 말하는 ‘꿈 회상’은 개인마다 편차가 컸으며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꿈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하고, 고민이 많은 사람이 꿈을 정확히 기억할 가능성이 컸습니다. 깊이 잠들지 못하고 옅은 수면 시간이 길수록 꿈에 대한 기억을 갖고 아침에 깨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 젊을수록 꿈을 기억하는 비율이 높았고 나이가 많을수록 세부 사항은 기억하지 못하고 꿈을 꾼 듯한 느낌인 백일몽을 자주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다른 계절보다 겨울에 꿈 회상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환경적 또는 일주기적 요인도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를 이끈 줄리오 베르나르디 IMT 교수(신경과학)는 “이번 연구는 꿈에 대한 메커니즘의 이해를 높일 뿐만 아니라 꿈을 통해 정신 건강의 변화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노원구 “행사 물품 공유해 환경 지키고 비용도 아껴요”

    노원구 “행사 물품 공유해 환경 지키고 비용도 아껴요”

    서울 노원구가 노원어르신행복주식회사를 중심으로 다회용기 및 행사용품 대여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노원구 관계자는 “환경 보호와 자원 절약을 실천하는 한편, 구민들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공유문화의 확산을 통한 공유가치의 실현을 촉진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구에서 주관하는 각종 회의와 행사뿐 아니라 기업행사, 공공기관의 세미나 및 회의, 개인 모임 등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전망”이라고 했다. 주요 대여 물품은 캐노피 텐트, 등받이 의자, 테이블 등 야외에서 꼭 필요하지만 자주 쓸 일이 적은 행사용품과 접시, 컵, 숟가락, 포크 등 다회용 식기다. 다회용 식기의 경우, 대여와 수거, 세척까지 일괄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는 환경 보호에 대한 독려만으로는 참여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서비스 품질 향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위생에 민감한 다회용 식기의 경우 세척 설비를 통해 1종 주방세제를 이용한 세척과 초음파 세척 등 6단계의 세척 과정이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노원수제맥주축제, 차없는거리 행사 등 구의 주요 행사 추진 과정에서 환경 보호를 고민하며 도입하기 시작했다”며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구민들의 만족도도 높아 대여 서비스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했다. 비용은 대여 종류와 규모 등에 따라 협의에 의해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노원어르신행복주식회사로 전화해 문의하면 된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다회용품이 일상화되는 지역 문화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구 차원에서 솔선수범하겠다”라고 말했다.
  • 고고학·발굴이라면 ‘인디애나 존스’만 떠올리는 당신에게…

    고고학·발굴이라면 ‘인디애나 존스’만 떠올리는 당신에게…

    액션 어드벤처 영화의 고전이라 할 ‘인디애나 존스’가 사람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 고고학 또는 고고학자라고 하면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고, 발굴이라고 하면 성궤나 성배 같은 전설 속 물건을 찾으러 떠나는 모험을 떠올리기 십상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실제 고고학자의 작업 현장이나 문화재 발굴 현장을 보면 속된 말로 ‘노가다’(막일)와 다름없다. 발굴이란 작은 조각을 통해 역사라는 세계의 모자이크를 채워나가는 작업이다. 생생한 발굴 현장 이야기를 통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다시 읽게 해주는 책들이 잇따라 출간돼 독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팔수록 더 깊어지는 발굴 이야기’(책과 함께)는 수십 년간 발굴 현장을 누벼온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 교수가 선사시대부터, 삼한, 삼국시대를 거쳐 신라의 통일 이후까지 교과서를 바꿀 정도로 획기적인 발굴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발굴과 얽힌 사연뿐만 아니라 그 역사적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어 읽는 재미도 더한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을 발굴하면 우리가 몰랐던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만, 실상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며 “어떤 유물 유적이 발굴될지 알 수 없을뿐더러,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을지도 예측할 수 없고, 우리가 찾던 답을 그대로 알려주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발굴의 결과로 드러난 역사적 증거들은 한국사의 사라진 고리를 알려주는가 하면, 기록과 충돌을 일으켜 혼란을 주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실려 널리 알려진 신라 선화공주와 훗날 백제 무왕이 되는 서동의 설화가 대표적이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 발견된 사리봉영기에 백제 무왕의 왕비로 ‘사택적덕의 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화공주가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는 주장부터 무왕의 여러 왕비 중 한 명이었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선화공주의 흔적에 대한 결정적 단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유물과 유적은 그 자체로 완전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은, 편린적 성격을 가진다”며 “그렇지만 꾸준한 발굴과 연구로 우리 선사와 고대사의 모습은 더욱 완전해지고 선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발굴과 발견’(눌와)은 문화유산과 현대미술 관련 현장을 종횡무진 누빈 문화전문 기자가 한국 역사와 문화사에 큰 획을 그은 유물과 유적을 소개한다. 이 교수의 ‘발굴 이야기’가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은 발견에 중심을 둔다. 발굴 당시 현장 관계자의 증언, 최근 연구와 조사, 유물을 둘러싼 사실과 논쟁, 당대 미술품으로서 아름다움과 현대적 활용 가능성 등 발굴·발견의 최전선으로 이끌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경주 ‘쪽샘 44호분’은 1500년 전 신라 공주의 무덤이란 잠정 분석만으로도 화제가 됐었는데, 비단벌레 날개로 장식된 말다래, 바둑돌로 추정되는 200여 개의 돌 등 다양한 부장품이 출토되면서 신라 지배층이 바둑을 즐겼다는 역사적 기록을 확인하고, 여성들도 바둑을 즐겼음을 새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는 식이다. 책의 저자들은 “발굴은 우리 역사에서 빠진 연결고리를 찾는 중요한 일이지만, 언론에서는 단신으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학창 시절 지겹게 외우기만 했던 문화재들도 발굴 과정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물을 때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선 후기 한중일 지식의 생산·축적 도구는 사신들의 기행문이었다

    조선 후기 한중일 지식의 생산·축적 도구는 사신들의 기행문이었다

    조선시대 한중일 관계사를 연구하기 위한 제1차 사료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통신사 일행의 ‘사행록’이다. 사행록은 중국이나 일본을 방문한 조선 통신사들이 쓴 일종의 기행문학이다. 조선 500년 동안 쌓인 수많은 사행록엔 동아시아의 역동적 모습과 찬란한 문화 교류 현장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에 당대 식자들은 물론 현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관심을 끈다. 그런데 정훈식 울산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사행록을 정보와 지식이 생산되고 축적되는 도구로 바라봤다. 학술서 ‘17~19세기 사행록의 지식 생산과 사상 전환’(산지니)은 조선 후기 사신들의 중국, 일본 방문을 기록한 사행록에서 지식이 생산되고 유통되는 경로를 꼼꼼히 살핀다. 두 차례 왜란과 사대의 대상이었던 명 왕조 붕괴, 두 차례의 호란을 겪은 17~19세기 조선은 외국과의 접촉이 사행을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됐을 정도로 폐쇄적이었다. 사행록에는 유교 문헌에서 확인할 수 없는 정보와 지식을 정리하고 축적해 새롭게 만든 지식이 담겼다. 조선 후기 대표적 실학자인 담헌 홍대용이 1765~1766년 베이징을 다녀와 쓴 ‘을병연행록’은 상쾌하다, 하릴없다, 통분하다, 부끄럽다 등 감정 표출이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정도로 다른 사행록들보다 풍부하다. 특히 부끄럽다는 표현이 많이 등장한다. 담헌이 마주쳐야 했던 부끄러움의 진원지는 다름 아닌 오랑캐라고 멸시하던 청나라의 번화함과 그에 맞춰 작동하는 예라는 시스템, 이에 대비되는 조선의 낙후한 실상, 간사함, 편협함에 있었다. 정 교수는 “담헌은 연행을 통해 조선이 얼마나 초라하고 보잘것없는지 그리고 중국을 무시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를 깨달았다”며 “조선의 진정한 부끄러움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북학이 출발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실 왕명을 수행하고 외교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공무 여행이었던 연행은 규율에 따라 수행됐기에 여행 중 생기는 갖가지 감정을 직접적으로 자유롭게 발산할 여지는 많지 않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연행록은 건조한 문장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도 ‘을병연행록’이나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에는 감각과 감정이 많이 드러나 있는데 이것은 조선 후기 지식 형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조선 후기 사상 전환의 바탕이 됐다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오래된 문헌인 사행록을 읽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당시 예물을 주고받은 ‘예물수증’ 과정의 갈등, 독도와 대마도 영토 분쟁 등 동아시아의 역사적 관계와 문화 교류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교훈을 얻는 것처럼 사행록을 통해 현대 외교적 소통 방식과 문화적 다양성을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CES 2025]<3> 자율주행 기능의 확장 [노승완의 공간짓기]

    [CES 2025]<3> 자율주행 기능의 확장 [노승완의 공간짓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 박람회(CES)는 주제를 ‘확장’으로 잡아도 될 정도로 모든 영역의 벽을 허물고 기술이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3~5회에서는 수많은 기술 가운데 건설 관련 스마트 기술에 초점을 맞춰 들여다보고자 한다. 모빌리티, 커뮤니티 시설과 건축물, 인테리어로 큰 틀을 나누고 각 카테고리에 맞는 기술들을 추렸다. 2021년 기준 미국에 거주하는 1억 2900만 가구 중 8200만 가구가 단독주택에 산다. 마당을 손보거나 새로 설치하는 집도 매년 70만~100만 채 정도다.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는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1만 6000개 가까이 있다. 단독주택이든, 드넓은 잔디를 보유한 골프장이든 잔디 관리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특히 골프장, 리조트 등은 잔디 관리를 위해 효율적인 장비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수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드넓은 잔디도 자율주행 로봇으로자율주행 기능을 활용해 이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장비가 CES에 등장했다. 이번 CES에는 다양한 실내외 로봇청소기가 나왔는데, 이중 야외에서 쓸만한 잔디관리 로봇 야보(Yarbo)가 눈에 띈다. 야보는 코어 부분과 헤드 부분이 결합된 제품으로, 코어 로봇에 잔디깎기와 블로우, 제설 등 여러 모듈을 교체하고 결합해 쓴다. 잔디를 깎거나 바닥에 쌓여있는 낙엽을 불어내는 등 자율주행하며 넓은 면적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잔디 높이를 설정할 수 있어 골프코스 등에서 유용하다. 장애물, 사람, 애완동물 회피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배터리 부족 시 무선 충전장치로 알아서 이동한다. 3시간 충전 시 약 4시간 운용이 가능하다. 건축물 골조공사에 유용한 요철 발생 로봇어쩌면 CES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술들을 보기를 원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기술, 다시 말하면 수익성보다는 필요를 먼저 떠올릴 기술 말이다.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 이후 다음 층 콘크리트를 부을 때 구조체가 잘 붙도록 부착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코닛 러너(Conit Runner)는 부착력을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 표면에 요철을 만들어주는 로봇이다. 포스코이앤씨와 아이티원이 공동개발한 제품이며 대형 구조체 콘크리트 타설 시 요철을 자율주행으로 만들어 이어치기 구간의 결합력을 향상하고 이음철근 개수를 절감할 수 있다. 이동형 도킹 스테이션으로 로봇의 최적 상태 유지베이리스(beyless)는 회사 로고만으로 한국기업이라는 생각을 미처 못 했다. 부스를 둘러보다가 미니버스 내부에서 익숙한 우체국 택배 상자를 보고 관계자에게 물어 한국기업이라는 걸 알게 됐다. 이 미니버스는 모바일 드론 도킹 스테이션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드론과 로봇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최적의 유지보수를 제공한다. 드론의 자동 이착륙, 충전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실시간으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 자율배송 로봇을 탑재해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 최근 건설 현장에선 드론으로 공정 현황을 촬영하거나 현장 모습을 찍어 도면과 중첩해 검토하는 방식으로 시공 정확도를 높이는 노력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향후 건설 현장에 이런 도킹 스테이션이 있다면 소량의 건설자재를 시공 지점에 정확히 배송하거나 드론의 스테이션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거대하지만 정밀한 자율주행 트랙터세계적인 농기계 회사 존디어(John Deere)가 개발한 자율주행 트랙터 ‘9RX 830’은 생각보다 훨씬 거대했다. 거의 집채만 한 크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형 장비인데 이 트랙터가 자율주행을 해서 파종과 농약살포, 수확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니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트랙터에는 16개 카메라가 부착돼 밭을 360도로 둘러볼 수 있고 AI가 나무와 주변 장애물을 구별하여 지정된 영역을 밭갈이할 수 있다. 농기계를 건설장비와 비교하기에 무리는 있지만 이런 기술을 활용하면 도로공사 등에 쓰이는 대형 장비에도 충분히 자율주행 기능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모빌리티 기술은 자동차를 넘어 각 분야의 장비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머지않아 자율주행 건설기계가 실제 현장에 적용될 날을 고대해 본다.
  • 야식 즐기는 청소년, 알고 보니 ‘이것’ 고장 났다 [사이언스 브런치]

    야식 즐기는 청소년, 알고 보니 ‘이것’ 고장 났다 [사이언스 브런치]

    비만 청소년은 건강한 체중의 또래보다 야식을 더 많이 먹고, 이런 식습관은 생체 시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리검여성병원, 매사추세츠 종합 병원, 브라운대 의대 공동 연구팀은 식습관이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취약 연령대인 청소년의 일주기 리듬, 체중, 식습관 사이에 뚜렷한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PNAS’ 2월 18일 자에 실렸다. 2030년까지 미국인 절반 가까이가 당뇨와 암을 비롯한 만성 질환 원인이 되는 비만을 앓을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전 연구에서는 수면, 식사 패턴, 체중 증가 사이의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생체 시계라고 하는 일주기 시스템이 식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일주기 시스템은 거의 모든 장기, 조직, 세포에 존재하는 수조 개의 시계로 구성돼 있으며, 낮과 밤 주기에 따라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일주기 시스템의 영향은 유전적, 행동적, 환경적 요인의 조합으로 사람마다 다르다. 연구팀은 12~18세 남녀 청소년 51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이들은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24명은 정상, 13명은 과체중, 14명은 비만 그룹으로 나눴다. 참가자들은 28시간 수면-각성 주기를 7번 반복하며, 수면 중에는 완전히 어둡게 하고, 깨어있을 때도 조명을 어둡게 했으며, 24시간에 따라 움직이는 일주기 리듬에 대한 외부 영향을 통제하기 위해 시계와 햇빛 등을 완벽히 차단했다. 또 참가자들은 모두 연구 기간 같은 공간에 머물게 했다. 또 실험 참가 청소년들은 깨어 있을 때는 표준화된 메뉴로 정해진 시간에 하루 6번 언제든지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원하는 때와 횟수를 정할 수 있었고, 원하는 만큼 음식을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시간에는 공예, 화면 조명을 어둡게 한 상태에서 영화 감상, 게임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청소년 참가자들이 섭취한 음식과 칼로리, 식사 횟수와 시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낮과 밤의 일주기 시스템 변화가 모든 참가자의 음식 섭취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조건을 보정하더라도 세 그룹 모두 아침 시간에 식사량이 가장 적었고, 늦은 오후와 이른 저녁에 음식 섭취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 청소년은 건강한 체중을 가진 또래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더 늦은 시간에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 그룹 간, 집단 내 총수면 시간에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늦은 시간에 음식을 섭취하는 청소년들이 비만, 과체중이 되기 쉽다. 연구팀은 일주기적 음식 섭취량 조절이 체중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체중 변화가 일주기적 음식 섭취량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지, 두 가지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지는 추가 연구로 밝혀낼 예정이다. 연구를 이끈 프랭크 A.J.L. 쉬어 하버드대 의대 교수(수면 의학)는 “이번 연구는 음식 섭취가 인체 내부 생체 시계에 의해 조절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해 냈다”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건강 개선을 위한 식이 요법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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