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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바우돌리노

    움베르토 에코의 네 번째 장편 소설 ‘바우돌리노‘가 한국 외국어대 이태리어과 강사 이현경씨의 번역으로 출간됐다.열린책들刊. 출간 즉시 전유럽 베스트셀러 1위로 떠오른 이 작품은 십자군 원정과 콘스탄티노플 함락 등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한 주인공 바우돌리노의 모험이 실제 역사적 사실,판타지요소들과 함께 어우러져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독자들에게 주인공의 모험담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 창작인지 헷갈리게 하면서 계속 책장을 넘기게 하는솜씨를 부린다.이해를 돕기 위해 원저에 없는 각주를 100여개 달았고 유럽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소설과 관계된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정리,부록으로첨부했다. 1932년 이탈리아 알레산드리아에서 태어난 에코는 현대의 가장 저명한 기호학자인 동시에 뛰어난 철학자,역사학자,미학자로 평가받고 있다.세계적 베스트셀러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로 국내에 잘 알려져 있다.상,하 각권 9500원. 유상덕기자
  • 장편소설 ‘우연’ 펴낸 김인숙 “”제 소설 소재는 나의 삶이에요””

    “제 소설의 소재는 대개 나의 삶이에요.” 최근 장편 소설 ‘우연’(문이당)을 펴낸 김인숙(39)의말이다.일견 소설적 상상력(力)을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듯한 이런 말은 소설가로서의 능력을 자신하지 못하면 할 수 없는 말이다.그런데 신작 ‘우연’과 관련시키면 이 말은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소설의 여주인공 기연(29)은 백화점 여직원으로 대학 시절부터 사랑했던 남자,하루종일 기다렸지만 오지 않았던남자에 대한 상처를 안은 채 결혼한 뒤 스물여섯 살에 이혼녀가 된 여자이다.그녀는 건축 설계사인 남자 주인공 승인(34)을 만나 술을 마신 뒤 승인이 이끄는 대로 모텔로가 섹스를 한다.첫 만남부터 섹스를 갖고 관계를 지속하지만 서로가 간섭을 하거나 구속하려 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소설 주인공과 소설가의 친연 관계를 묻는 통속적인 질문에 “물론 실제의 나하곤 상관없는 소설적 상황일뿐이에요.”라고 작가는 말한다.그러면서 ‘소설가의 삶이 소설의소재’라는 말의 비유적 성격을 강조한다. “이번 소설에는 심리적 묘사가 많지요.상황이나 풍경에대한 묘사는 거의 없어요.” 그는 대학 1학년 때에 신춘문예에 단편 ‘상실의 계절’이 당선돼 화려하게 등단했다.지난 95년에는 한국일보문학상,2000년에는 현대문학상을 받는 등 문단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꾸준히 하며 작가 생활 20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글 재주가 눈에 띄었다.학교나 외부 단체에서 주최하는 백일장에 나가면 꼭 상을 받았다.“저는신문사가 주최하는 신춘문예의 의미를 늘 참가하던 백일장처럼 생각했어요.거기서 당선되면 상장과 상금을 받는 것이지 작가로 인정받아 문단에 정식 등단한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알지 못했어요.” “이번 소설에는 자신만의 내밀한 상처를 지니고 사는 주인공 승인과 기연을 통해 사랑이 어떻게 상대의 심지에 뿌리를 내릴 수 있고 또 사랑을 통해 그 상처를 어떻게 치료할 수 있는지 그려냈어요.” 그는 이번 장편을 쓰는 데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뼈대인스토리를 풍성하게 하고 인생이나 사회에 의미있는 글을쓰려고 애를 먹어 진이 빠졌단다.“장편은 시장성을 별로 고려하지 않는 단편과 달리 독자를 의식하고 쓰는 글이에요.그러나 그렇게 독자를 염두에두고 쓰는 글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 독자에게서 멀어지기도 하더라구요.그래서 혼신을 다해 썼다는 말 밖에 할 게없어요.” 80년대에는 최초로 학생운동을 정면으로 다뤄 화제를 일으킨 ‘79∼80 겨울에서 봄 사이’,민중의 애환을 담은 ‘함께 걷는 길’ 등 민중적 세계관으로 인간을 탐색했고 90년대 이후에는 ‘칼날과 사랑’‘유리 구두’‘꽃의 기억’ 등 여성적 정체성에 바탕을 둔 글을 쓰고 있다. 크게 호평 받는 음악가나 화가,문학인을 살펴보면 자기만의 독톡한 컬러가 있다.이번 소설은 ‘아! 글이 참 특이하네.”하는 말이 나올 만큼 색깔이 있다.그만큼 ‘자기 세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서였을까. 유상덕기자 youni@
  • 책/ 테이레시아스의 역사

    이 시대에 역사가는 무엇인가. 서울대 서양사학과 주경철 교수가 역사가의 책무를 되새겨 보며 쓴 경쾌한 필치의 역사에세이 ‘테이레시아스의역사’(산처럼)가 나왔다. 테이레시아스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남자로도 살아보고,여자로도 살아본 트렌스젠더(성전환자)였던테이레시아스는 제우스와 헤라의 ‘고래싸움’에 눈이 멀게 되는 불운을 맞는다.이를 안쓰럽게 여긴 제우스는 그에게 예언의 능력을 주었다.저자는 남자와 여자,신과 인간,혹은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 등 양쪽 세계를 넘나들며 우리 삶을 해석해 주는 지혜의 존재,테이레시아스의 세계가 곧 역사가의 책무가 아니냐며 역사와 사회 속에 숨어 있는 진실 들추기에 나선다. ‘제1부 역사의 발언’에서는 강대국 중심의 역사에서 벗어나 작고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개성을 꽃피우며 살아가고 있는 나라들에 주목해 네덜란드의 역사적 일화들을 소개한다.이어 일본역사교과서 문제,양심적 병역거부 문제 등아직도 현재진행형인 현안들을 역사 속 사건과 연결해 보이며 지혜와 통찰을 끌어내기 시작한다.한국인들이 사족을 못쓰는 베스트셀러 ‘로마인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황당한 역사서술과 그 뒤에 숨은 제국주의적 망상의문제점을 파헤치는 부분에선 “아차” 싶은 독자가 적지않을 것이다. ‘제2부 문학속의 역사’에서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단테의 ‘신곡’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등 문학에서 나타난 역사를 살펴본다.1만2000원. 유상덕기자 youni@
  • 5월1일 ‘아동문학의 날’ 제정

    한국문인협회 아동문학분과회(회장 박종현)는 1일 서울동숭동 흥사단 강당에서 ‘아동문학의 날' 제정 선포식을가졌다.이날 선포식에서 한국아동문학회,한국아동문학인협회,한국아동문학연구회,한국아동문예작가회 등은 선언문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어린이들의 맑고순결한 영혼과 정서를 건강하게 가꾸고 지켜야 하며,이를위해서는 아동문학을 늘 가까이하고 널리 읽혀야 한다”며“ ‘가정의 달' 첫날인 5월1일을 ‘아동문학의 날'로 삼는다”고 밝혔다. 유상덕기자 yuni@
  • [심층분석 노무현] (3)이념성향 해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선후보는 당내 경선을 치르면서 라이벌인 이인제(李仁濟) 후보로부터 과격발언에 대한 집중포화를 당했다. 이 후보는 지난 88년 국회 속기록을 비롯해 각종 언론 보도와 기록을 샅샅이 뒤져 노 후보가 “노동자 세상 만들자.”“정당하지 않은 법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등 문제의발언을 들춰내 노 후보를 몰아세웠다. 실제로 노 후보는 집권당의 대선후보가 아닌,지난 80년대와 90년대 ‘운동권 정치인’ 시절에는 듣기에 따라 정제되지않은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89년 5공 청문회에서는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에게 의원 명패를 집어던질 정도로 제도권 정치인으로서는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던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노 후보는 “현장의 논리라는 게 있다.상황에 따라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을 하게 마련이다.”“상징적인정치연설을 한 것”이라며 당시의 암울했던 정치의 현실을들며 이해를 구했다.이런 불안정하고 튀는 노 후보의 행동은 한나라당에 공격 호재로 제공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3월31일 노후보의 ‘말바꾸기 사례’를재벌·사회변혁·준법·노동자·언론탄압·정계개편 등으로나눠 거센 공세를 가하며 대선을 앞두고 ‘오픈 게임’을 치렀다.1일에는 노 후보가 전날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민주 연합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자 노 후보의 YS 비난 발언록을 공개하며 흠집내기에 열을올렸다. 실제로 노 후보는 지난 90년 YS와 결별한 뒤로 “김영삼은부산시민의 자존심을 팔았다.정계은퇴하고 용서를 빌어라.”“김영삼 정권은 정치를 음주운전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노 후보는 이날 “제가 YS를 많이 비난했지만,그때대로 비난의 이유가 있었다.”면서 “부부나 형제간에도곧 갈라설 듯 비난하다가도 화합해서 살듯이 당내에서도 비난할 것은 비난하면서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해명했다.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노 후보의 지난과격발언에 대해 “80년대는 군사독재 아래서 기본권마저 보장되지 않던 때”라면서며 과거의 ‘투사 노무현’ 이미지를 지워줄 것을 주문했다.노 후보는 지금까지 종종 거친 발언으로 정치적 고비를 맞았지만,그때마다 정면 돌파,정서적 호소,특유의 논리개발 등 다양한 대응으로 위기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특히 일부 언론의 집중 포화에도 굴하지 않고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설파해 오히려 30∼4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 지지층을 이끌어내는 등 ‘노무현식 뚝심’을 발휘,여당 대선후보를 쟁취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종락기자 jrlee@ ■장인의 좌익활동 기록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당내 경선과정에서상대 후보측으로부터 장인의 좌익 전력 의혹과 관련해 많은 공격을 받았다. 노 후보는 이에 “선거를 여섯번이나 치르는 동안 야당으로서 보안사,안기부의 검증을 받았고,사병으로 입대해 최전방에서 근무했다.”며 “장인의 전력에 대한 연좌제로 아내와헤어지라는 얘기인가.”라고 감성적인 접근방식으로 반격했다. 지난 73년 대검찰청 공안부가 발행한 ‘좌익사건실록’에 따르면 노 후보의 장인 권씨는 ‘경남 창원군 진전면 치안대활동사건’에 다른 67명과 함께연루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당시 28세였던 권씨는 67명 가운데 8번째 피의자로 기록돼 있다. 권씨는 조사,석방,수감,가석방,재수감 등으로 이어오다 복역중 71년 생을 마감했다. 실록에 따르면 권씨는 49년 6월 남로당에 가입하고 50년 8월 진전면 치안대를 조직했으며,‘노동당 창원군당 부위원장,반동분자 조사위원회 부위원장,반동분자 조사위원회 위원’ 등을 지낸 것으로 돼 있다. 또 50년 9월10일 이들과 공모,불법 체포·감금·조사한 반동분자 김옥갑 외 수명에 대해 A급,B급,C급 등으로 구분, 학살음모 계획을 감행했다는 등의 기록이 포함돼 있다.권씨는 53년 다른 피의자 20명과 함께 ‘비상사태하의 범죄처벌에 관한 특별조치령’과 국가보안법 위반 및 살인죄,살인 예비죄 등으로 부산지방검찰청 마산지청에 기소됐으나 구형량은 자료 유실 등의 이유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 마을 주민 가운데 한 인사는 “인민군대가 창원을 점령하고 이어 경찰·공무원 등 20여명을 학살했다.권씨는 맹인인데다 공무원을 그만둬 화를 당하지 않았다.다만인민군대가 이른바 ‘반동분자’를 색출한다고 난리를 칠 때 누가 경찰이고,누가 공무원이었다는 것을 알려줘 화를 면했다.맹인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김문 김상연기자 km@ ■언론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일부 유력언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91년부터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당시 초선의원으로 통합민주당의 대변인이었던 노 후보에 대해 한 유력신문사의 주간지가 ‘노무현 의원이 상당한 재산가’라는 식의 기사를 게재하자,“허위사실이다.”며 거대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 주위에서 “정치인이 언론과 싸워 좋을 게 없다.”며 만류했지만,그는 ‘전의(戰意)’를 꺾지 않았고 결국 재판에서승소한다.이때부터 이 신문사와 노 후보의 관계는 불편해졌고,지난해 정부의 언론사 세무조사를 계기로 더욱 심화된다. 노 후보는 지난해 6월 언노련초청 강연에서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주의 자유가 아니라기자의자유”라고 밝혔다.또 “그 자유도 취재·보도에 한정지어진 것이지 탈세의 자유나 그 밖의 어떤 초법적 자유가 아닌 만큼,기자는 사주의 특권을 비호하는 하수인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한국언론은 냉전적·국수주의적 시각을 가진 1∼2개 매체가 압도적 독점을 바탕으로 역사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기자는 사주의 횡포로부터 독립되고 인사·편집권 독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MBC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언론은 국가의 공공적 재산인 만큼 소유지분을 제한하는 제도개혁이 있어햐 한다.”고 소유형태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노 후보가 지난해 8월 한 술자리에서 ‘D일보 국유화’ 발언을 했다는 보도로 시작된 유력 신문들의 공격을 무난히 버텨낸 것은 인터넷의 급속한 상장과 보급에 힘입은 바 크다. 주동황 광운대 교수는 “조·중·동이 사상검증이나 색깔론 등으로 노 후보에게 상처를 입히려 했지만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들의 목소리가 커져 이들 메이저 신문의 목소리를 상쇄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특히 네티즌 인구가 엄청나게늘어나 미디어 환경이 과거와 달리 신문·방송 위주가 아니라 인터넷이 가세하는 3자 구도로 정립돼 가는 것이 큰 몫을 했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는 그러나 “무엇보다 노무현이라는 후보가 국민이바라는 정치권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들이 조·중·동의 공격을 버텨낸 주요 요인이었고 개인적으로 신중하면서 위험한 부분을 잘 피해나간 것도 한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유상덕 김상연기자 youni@ ■의원들이 본 노무현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이념에 대한 정치권의 시각은 의원들의 노선차이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정치권의 이념적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방증으로 이해됐다. 같은 부산출신으로 과거 통일민주당에 함께 몸담았던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의원은 “당시에도 좌충우돌하는 싸움꾼이었다.”면서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급진주의자”라고평했다. 기자출신으로 40대 초반인 자민련 정진석(鄭鎭碩)의원은“의사 표시방식이 인기영합주의적이고 충동적이며 좌파적성향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 그의 경제 운용기조나 기업·복지·노동·사회정책 등이 검증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일단 “‘급진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데까지는 동의하면서도 “큰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기자출신의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급진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서구적 개념으로는 전형적인 진보·개혁적인 정책과 이념”이라고 설명했다.신기남(辛基南) 의원은 “진보적이지만 극좌와는 다르며 중도좌파적인 우리 당의 정강에도 부합한다.”면서 “특히 분배의 정의를 통한 사회안정을 이룩,성장을 지속시킨다는 복지정책이 마음에 든다.”고했다. 박종우(朴宗雨) 의원은 “거칠게 보이는 것은 표현상의 문제이며 맥을 잇는 정의를 살펴봐야 한다.”면서 “예전의 기준으로라면 극좌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요즘의 의미로보면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미국에대한 발언 등을볼 때 기본적으로 할 얘기는 하고 있다.”면서 “그간 편중됐던 인식을 바로잡는 행동”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지운 홍원상기자 jj@
  • 월드컵 D-30/ 마스코트삼총사 우주선 하강 ‘팡파르’

    ■전야제행사 어떻게 D-1,5월 30일.월드컵에 대한 기다림이 드디어 마지막 밤을 맞게 되는 개막 전날,세계는 기다림의 끝과 꿈같은 현실의 시작을 거창하게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특히 개막축하 전일행사 중 밤에 열리는 전야제는 오색 꿈의 영롱함 속에 열린다.서울월드컵축구경기장 앞 평화의 공원에서펼쳐질 전야제의 대략적인 시나리오를 사전에 감상해본다. 2002 월드컵 전야제는 국민의 성원이 담긴 메시지가 갑자기 거대한 불기둥으로 바뀌면서 시작된다. 때맞춰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인 204개국으로부터 축구공들이 날아 들어와 본 무대 중앙에 응집,하나의 축구공으로 모인다.이어 이번 월드컵의 마스코트인 아토,케즈,니크 3총사가 비행선을 타고 우주로부터 내려온다.‘새 생명의 환희’를 주제로 한 첫째마당에서 ‘비상’(飛上) 부분이 막을 올리는 것이다. 이들은 하늘 높은 곳에 있는 아트모존(Atmozone)에서 살면서 아트모볼(Atmoball)이라는 자기들만의 축구경기를 즐기며 어떻게 최고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배우고 토론한다. 어느날 아토는 아버지로부터 지상으로 내려가 2002년 FIFA월드컵 축구대회의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라는 중대한임무를 맡는다.그래서 아토는 몇몇 수제자들만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간다.발탁되지 못한 케즈와 니크는 둘이 몰래아트모존을 빠져나와 아토의 뒤를 따라가 온갖 사건과 모험을 겪는다. 이어 ‘기원무’에서는 무용수들이 태평성대를 바라는 춤을 춘다.곧바로 무용수와 무고(舞鼓) 연주자 200여명이 등장,영원히 잠들지 않으면서 삼라만상을 일깨우는 대형 목어(木魚)를 두드린다.관객석 좌우 소나무 숲에는 32대의중형 목어와 무고가 나타나면서 주무대의 연주와 함께 어울리고 무대 전면부에 빨강,파랑,노랑,검정,하양 등 오방색을 단 축구공이 하늘을 날면서 새 생명의 탄생을 예고한다. 둘째 마당은 클래식 콘서트,월드컵 스타와의 만남,팝 콘서트 3부로 나뉘어 진행된다.‘우정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클래식 콘서트는 서울시향 오케스트라단원 80명이 탄 무대가 앞으로 나오면서 조수미,최현수 등 한국성악가와 산토시 미츠쿠시,아케미 사카모도 등 일본 성악가들이 합동으로 공연한다.먼저 ‘아리랑 판타지’로 시작해 한국 가곡,일본 가곡을 거쳐 ‘그리운 금강산’으로 끝을 맺는다. 월드컵 스타와의 만남에서는 펠레 등 월드컵 스타와 유니세프 청소년 250명이 등장해 청사초롱을 든 유명 국내 연예인 10여명과 함께 월드컵 개최 축하 인사를 한다.뒤이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독일의 귄터 그라스가 나와 시를낭독한다.‘감동의 노래’라는 제목이 붙은 팝 콘서트에서는 한국의 조용필을 선두로 세계 유명 가수들이 등장해 공연한다.브라운 아이즈와 박정현도 출연하고 일본의 남성듀엣 케미스트리,여고생 가수 스웰로,우루과이의 나탈리아 오레이로,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스마엘로,중국의 쑹조잉도 참가할 예정이다. 전야제의 전체 주제인 ‘어깨동무’를 제목으로 한 셋째마당에서는 대금주자들이 무대에서 그네를 타고 우리의 악기인 대금을 연주하고 무대에서는 우리의 소리인 창(唱)이시작된다. 이어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전통 복식 및 현대복식패션쇼가 열린다.현대 복식 패션 모델 70명이 분단의 벽 앞에 오면 거대한 장벽은 열리고 1002명의 응원 합창단,1000명의 응원단,그리고 그 가운데로 가수 조용필이 다시 등장해 기대감과 설레임을 반영하는 자작 신곡 ‘꿈의아리랑’을 같이 부른다. 합창이 끝나면 주 경기장 앞 부분에서 풍선들이 솟아 오르며 사방으로 꽃가루와 리본이 날리는 가운데 힘찬 응원이 시작되고 월드컵 경기장 주변 상공에 화려한 불꽃 쇼가펼쳐지면서 2시간 동안의 전야제 행사는 대미를 장식한다. 유상덕기자 youni@ ■개막문화행사 총연출 손진책씨 D데이인 5월31일,월드컵 개막이 선포된 10분 뒤인 오후 7시40분부터 개막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월드컵 개막 문화행사요?지금 구체적으로 알려주면 개막하는 날 재미가 반감될 거예요.” 2002 FIFA월드컵 개막식 문화행사 총연출을 맡은 손진책(55·극단 미추 대표)씨는 이번 월드컵 대회가 아시아에서처음 열리는 만큼 ‘동쪽으로부터…’(From the East)라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여태까지주로 유럽이나 남미에서 대회가 치러졌습니다.”라며 “한·일 공동 개최인 만큼 동양의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달하려고 프로그램을 짰습니다.”고 덧붙였다. “월드컵 개막행사는 올림픽 개막행사와 개념이 다릅니다.올림픽에서는 문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보통 2시간 안팎행사를 진행하지만 월드컵에서는 개막 경기의 흥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역할이어서 행사시간이 짧습니다.” 5월31일,개막식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는30분짜리다.손씨는 행사시간이 얼마 안돼 프로그램을 마치 CF처럼 밀도있게 압축,관객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만들었단다.올림픽 문화행사 2시간짜리보다 훨씬 더어려운 것 같다는 고충도 토로했다.행사는 서로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상생(相生)과 평화의 기원에 촛점을 맞췄다.각국 사람들이 말이 안 통하고 생각이 다르지만 축구가 세계 각국인들을 묶어주는 대화 수단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세계 선두 그룹을 달리고 있는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과 전통예술의 결합을 통해 의사가 소통되고 그 덕분에 세계인이 어울리고 상대방의 사고를 나누어 갖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이번 문화행사를 통해 국가전략산업인 IT산업이 자연스레 전세계에 알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행사에서는 국제이동통신인 IMT2000 기술과 인간이 결합된미래의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아하! 앞으로 인간의 생활이 저렇게 변하는구나.’하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그가 문화행사 총연출에 선정된 것은 지난해 7월.곧바로자료를 모으면서 프로그램을 짜기 시작했다.최고의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욕심에 연출팀 회의를 수없이 열어 올초까지 버전을 10여차례 업그레이드해 프로그램을 완성했다.행사에 동원되는 인원은 1000명.월드컵 경기장의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규모를 줄였단다. “축구경기장은 일종의 마당입니다.30년 넘게 마당놀이를 해왔기에 월드컵 문화행사라고 해서 특별히 다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좋은 연극이 감동을 주듯 관객과 시청자들의 기억속에 오래 남는 행사로 만드는 것이 의무이자 보람 아닐까요?” 유상덕기자 ■전야제 감독 오태호씨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한·일간 우정을 나누고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로 꾸미겠습니다.” 월드컵 전야제를 책임진 오태호(40·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공식전야제 제작단 행사1팀장) 감독은 전통 공연뿐만아니라 클래식·팝 콘서트,월드컵 스타와의 만남 등 각종행사로 다채롭게 진행될 전야제를 기대해달라고 주문했다. “사실 전야제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하나둘이 아니예요.요즘은 관객들과 시청자들의 수준이 보통 높은 것이 아니거든요.세계가 정보화되면서 각국의 수준높은 문화행사를리얼타임(실시간)으로 볼 수 있거든요.2년전 열렸던 호주의 시드니 올림픽만해도 얼마나 멋있었습니까.” 그는 그러나 우리의 전야제도 각 분야에서 기량을 닦은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만큼 우리 문화의 자긍심이 유감없이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요코하마 경기장 주변에서 결승 전야제를 열예정입니다.따라서 우리의 개막 전야제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한·일공동 개최여서 두 나라 사이에는 경쟁심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습니다.특히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우리가 일본보다 앞선 부분도 많으니 일본에 비해 경제력이 뒤진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잘만 하면 우리의 문화를 빛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월드컵에서 문화행사가 도입된 것은 직전 프랑스대회 때부터로 불과 4년 밖에 되지 않는다. “월드컵은 전통적으로 축구행사만 소화했습니다만 지난1998년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서 처음 열린 문화행사는 5대양 6대주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우리도 그에 못지 않게 관객몰이에 성공해야지요.” 표재순 전일행사 총연출 밑에서 낮행사 담당의 구자흥(의정부 예술의전당 사장)감독과 함께 행사를 실제 책임지고있는 오 감독은 오는 10월에 열리는 부산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연출도 맡고 있다. 유상덕기자
  • 이주일의 아동도서/ ‘냇물에 뭐가 사나 볼래’

    크고 작은 강과 개울과 시내와 못에는 어떤 물고기들이사는지 초등학생들에게 부족함 없이 알려주는 책이 나왔다.제목은 ‘냇물에 뭐가 사나 볼래’.도서출판 도토리가 기획하고 글을 썼으며 동양화를 전공한 양상용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보리 펴냄. 섬진강을 따라가면서 여러가지 물고기와 곤충과 물풀을하나하나 살펴보고 꼼꼼히 기록해 만들어졌다.보충 취재를 위해 경기도 용문산,삼악산,계명산 자락도 찾아다녔다.또한 물고기의 생태나 습성,특성을 정확히 묘사하기 위해 전문학자들에게 여러 차례 감수를 받았다. 첫 장을 열면 “나는 산골짜기부터 큰 강까지 못가는 데가 없어.나랑 같이 갈래?”하고 수달이 말을 건넨다.수달은 산골짜기 맑은 물에서부터 시내와 여울을 지나 논과 못을 거쳐 깊은 강까지 내려간다. 물까마귀도 살고,도룡농도 살고,개구리도 사는 산골짜기에서 수달이 묻는다.“물속에는 뭐가 사나 볼래?”하고.버들치도 살고,가재도 살고,날도래애벌레도 살지요. 책에는 물고기뿐만 아니라 갈대나 연꽃 등 식물과,물까마귀 해오라기(새),반딧불이 노린재(곤충),다슬기 개구리 우렁이 징거미 새우 등 민물에서 사는 온갖 동물들이 나온다. 물고기들의 생태도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여울에서 많이산다고 하여 여울각시라고 하는 쉬리,모래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모래무지,비가 오면 물가에 나와서 진흙바닥을 기어다니는 가물치,돌에 붙은 이끼를 먹고 사는 돌고기처럼 어디서 살고,무엇을 먹고,습성이 어떤지를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 그림들은 한지에 가는 붓으로 그렸다.물고기들은 비늘 하나도 실제 모습과 어긋나지 않게 그렸졌으며 동양화의 느낌이 살아있다. 모두 민물고기 32종과 민물에 사는 동식물 40여종을 담았다.1만2000원. 유상덕기자
  • 소설 중단편 전집 5권 펴낸 최인호씨 “”소재고갈 아직 느낀적 없어요””

    내놓는 소설마다 보통 수십만권씩,많게는 수백만권씩 팔리는 인기 작가 최인호(57)가 지난 40년간 써온 중단편 소설 전집 5권을 출간했다.문학동네 간. “중단편 작품 전부를 정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미술가가 자신이 수십년간 그려온 중·소품들을 모아 정리하는 개인전시회를 여는 것과 같지요.” “전집을 펴내기 위해 다시 읽어보니 ‘내가 이런 걸 썼나’하고 기억이 아득한 것도 있고 ‘제법 잘 썼다’하는것들도 있더군요.‘야 이거는 뺐으면 좋겠다’싶을 만큼마음에 안드는 것들도 있더군요.”미발표 작품도 하나 추가됐다.‘무너지지 않는 집’이 그것이다. 그는 10대 후반에 문재(文才)를 세상에 드러낸 작가이다.서울고 2학년 재학때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가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작없이 가작입선된 것이다.그러나활자화하기 직전 한국일보 사무실에 불이 나 원고가 타는바람에 그 소설은 영원히 세상에 공개되지 못했다. “단편이란 뭐랄까.비유하면 ‘100m 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반면 장편은 마라톤이라고할 수 있지요.” 그에 따르면 단편은 짧음속에 치열함이 있고 강한 인상을 주는 그 무엇이 있다.또 단편은 밀도가 높아야 하고 표현이 굉장히 날카로워야 한다.문장자체도 주제에 어긋나서는 안되고 한 마디의 동의반복어도 용납되지 않는 등 굉장한 까다로움을 요구한다.문장이 곧 작품일 정도로 잘 써야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의 작품들은 자신의 기준을 충족시켰을까?물론 아니지만 그렇게 하려고 치열하게 노력했단다.5권으로 된 이번전집에는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당선작 ‘견습환자’로부터 시작해 2001년작인 ‘이별없는 이별’‘달콤한 인생’까지 40여편이 실렸다. ‘견습환자’를 포함,‘무너지지 않는 집’‘타인의 방’‘침묵의 소리’‘처세술개론’등 1967∼1972년에 쓰여진1권은 도시적 감수성과 현대문명 등 모더니티를 다뤘다.또 ‘황진이 1’‘황진이 2’‘무서운 복수’ 등 72년에 발표한 작품들인 2권은 탐미적 소설들이다.3권(타이틀 ‘즐거운 우리들의 천국’·1972∼1977년)에는 유신 시절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4권(‘돌의초상’·1977∼1982년)은 ‘천상의 계곡’‘돌의 초상’ 등 우화적 접근을 한 작품들이다.5권에는 이상문학상 수상작 ‘깊고 푸른 밤’을 비롯해 ‘달콤한 인생’‘몽유도원도’ 등 작가적 정체성이 드러난 작품들이 실려 있다. ‘견습환자’로부터 300만부 가까이 팔린 최근의 장편 ‘상도’(商道)에 이르기까지 40년 가까이 조금도 흔들리지않고,아니 더욱 힘을 더해가는 그의 문학의 힘의 비결은무엇일까.“저는 아직 소재 고갈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프랑스의 레이몽 라디게가 ‘육체의 악마’에서 ‘항상 머릿속에서 벌이 날아다녀 꿀을 모은다’고 했듯이 저는 살아가는 일상사에서 소재를 채집합니다.”그것만일까?“의식의 착암기(鑿岩機)를 갖고 삶의 지층을 뚫지 않으면 좋은소설은 나오지 않습니다.뚫고 내려갈 때 흙이 다하고 바위가 나타나면 작가의 고통은 더 커집니다.그래도 바위를 뚫어야만 합니다.”많은 작가들이 부러워하는 소설가로서의성공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자신이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본 적이 없는 전업작가란 사실을그는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제가 생각하기에는 아마 전업작가 1호가 아닐까 합니다.다른 직업을 포함해 글쓰기에 방해가 되는 일체의 것을 배격해 왔지요.”그래서 요즘에는 사람을 만나는것도 자제한다.‘자기 유배’가 글쓰기이기 때문이란다. 대인관계로 사람들을 만나거나 가끔 집필도 하는 서울 논현동의 도서출판 ‘여백’에서의 인터뷰 도중 그는 연신시가에 불을 붙이고 간간이 겉껍질이 붙어있는 땅콩을 까먹으며 자신의 정체를 솔직히 드러내는 말도 했다.“저는극단적인 에고이스트에요.아프카니스탄의 참상에 대해 글을 쓸 수는 있으나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붕대를 감아주는 것은 저의 역할이 아니에요.” 요즘 주요 일과중 하나는 청계산 등산이다.“혼자 가지요.둘 이상이 되면 호젓한 기분에 방해가 돼요.1시간30분 쯤 걸립니다.빨리 올라갔다가 빨리 내려오지요.고통스럽지만 깊은 명상을 하면서 등산합니다.명상은 앉아서만 하는 게 아니에요.”글은 주로 집에서 쓴다.밖에 나가 일을 보더라도 저녁 6시 쯤 되면 집으로 돌아와 아내와 노는 게 제일 좋단다.“생활이 아주 단순해 초등학생이 쓰는 일기장이에요.” 불난 집에 가보면 모든 물건이 발화점을 향해 누워 있다.그의 생활이 그렇게 단순해진 것은 오직 창작에만 전념하기 위해,창작이라는 발화점을 향해 모든 것을 누워있게 하기 위한 몸짓이 아닐까? 글 유상덕기자 youni@
  • 美정가까지…최규선 ‘마당발’/작년 일간지에 베이커前국무 인터뷰 주선

    ‘게이트’의혹 확산과 함께 국제적 ‘마당발’명성이 확인되고 있는 최규선씨가 지난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후견인인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과 모 중앙일간지 간인터뷰를 직접 주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부시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난해 1월 초 모 일간지에 보도된 ‘제임스 베이커 전 미 국무장관 특별인터뷰’를 주선했고 직접 대담자로 나섰다.이때 최씨는 도쿄대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베이커 전 장관을 미 휴스턴시에서 만나 인터뷰했으며 이 신문의 워싱턴특파원이 이를 정리했다. 당시 이 신문의 국제부장으로 인터뷰를 추진했던 A씨는 24일 “직원 한 명이 최씨를 통하면 베이커 전 장관과 인터뷰가 될 것이라고 해 내가 최씨에게 연락했고 최씨가 승낙했었다.”고 말했다.최씨가 미 공화당에 지인이 많고 부시 대통령 당선자 진영의 영향력있는 인물인 베이커 전 장관과 선이 닿는다는 말을 주위에 흘리고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인터뷰 주선을 요청했다는 것.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인터뷰가 아니어서서울에서 사람을 보내지 않고 워싱턴주재 미국특파원을 베이커 장관의 휴스턴 사무실로 보내 기사를 처리했으며 주선자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최씨와의 대담형식으로 정리하고 사진도 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뷰는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 평가와 부시 행정부 대북정책 전망,향후 제네바 합의 준수 여부 및 북한 미사일 문제,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한 입장 등 부시 행정부 외교정책을 전망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유상덕기자 youni@
  • 이창호 패왕2연패 성큼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이창호 9단이 국민패스카드배 제36기 패왕전에서 안조영 7단에게 선승(先勝)을 거뒀다. 22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결승5번기 제1국에서 흑을 잡은 이 패왕은 종반 초읽기에 몰린 안 9단의 실착을 놓치지 않고 절묘한 끝내기로 209수만에 반집승을 이끌어냈다. 다음 대국은 5월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유상덕기자 youni@
  • 관훈클럽 선거여론조사 보도 워크숍

    선거 여론조사는 정치적 악용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민심과 표심의 동향을 파악하는 순기능이 크다. 언론인과 언론학자,여론조사기관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선거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하는 방안 등을 모색했다. 관훈클럽과 한국언론학회가 지난 19∼20일 강원도 평창군용평리조트에서 개최한 ‘선거여론조사보도’ 주제의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은 여론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논의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조성겸 충남대 교수(언론학과)는 “한국의 여론조사 보도는 우선 지지율 예측 중심이라는 특성을 보이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여론조사 보도를 통해 독자들의 입장에서 알고 싶은 것은 지지도 변화뿐만 아니라 왜 그런 변화가 나타났냐 하는 것이므로 여론의 변화와 관련된 요인을 풍부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대학생,직장인,가정주부를 대상으로실시한 심층 면접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후보간 지지도차이가 오차범위내에 있을 때에는 순위를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오차율 범위내인데도 일단 순위가 제시되면 지지율 차이에 관계없이 순위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극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준웅 광운대 교수(미디어 영상학과)는 “언론사 여론조사는 대부분의 조사 자체가 어떤 정치적 현상을 ‘설명’하거나 ‘예측’하려는 조사설계에 따라 기획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사가 조사결과를 근거로 정치적 현상을 단순히 기술하는 게 되고 만다.”면서 “이는 조사예산의 제약으로 많은 수의 변수를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유발되는것이기도 하지만 조사기획 자체가 비전문적이고 단기적 관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광온 MBC 정치부장대우는 “투표한 후보자나 정당 이름을 투표소에서 300m 안쪽에서 물어보면 처벌하도록 한 공직선거와 부정선거방지법을 개정해 출구조사다운 조사가가능하도록 해야 한다.”주장했다.이어 “선거기간 여론조사 금지 규정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조사결과나 후보자 진영이 의도적으로 유리하게 만들어낸 조사결과를 유포시켜오히려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를 허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안부근 중앙일보 여론조사팀 전문위원은 “응답자를 4∼5회씩 반복 접촉해야 정확성이 보장된다는 주장은 속보성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에는 무리한요구”라는 견해를 피력했다.이에 대해 강미은 숙명여대교수는 “미국의 신문들도 3일에 걸쳐 3회 접촉하는 것을원칙으로 삼고 있다.”면서 “속보성 때문에 정밀성을 버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이동관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은 “여론조사에서도 속보경쟁과 상업주의가 개입돼 표본오차내 지지도 차이를 순위처럼 보도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등 여론조사 결과가 역으로 선거판세에 영향을 주는 문제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홍영림 조선일보 여론조사팀전문위원은 “선거 여론조사 설문과 방식 등에 대한 기준을 학계와 여론조사기관이 마련해야 하며,신뢰성 없는 여론조사까지 마구잡이로 보도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호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관리실장은 “지난해 5월 출구조사 거리 제한을 없애고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을7일로 완화하는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지난 3월 국회 입법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지방선거가 끝난 뒤다시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상덕기자 youni@
  • 강단 선 소설가 이승우씨

    지난해 봄학기부터 조선대 국문학부에서 소설 창작을 가르치고 있는 소설가 이승우(43)씨가 중단편 소설집‘나는아주 오래 살 것이다’(문이당)를 냈다. “작년에 교수로 간다니까 주변에서 ‘그거 소설가의 무덤인데’하며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소설을 버린다는 게 주된 이유였지요.” 걱정하는 말을 듣고 강단에 선지라 요즘 “그런 말을 지워주겠다.”고 단단히 마음먹고더 열심히 쓰고 있다고 했다.“강의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입니다.” 학생들과의 일상적 접촉에서 그는 ‘시대적 감수성’이란 걸 얻었다.“요즘 세대들,특히 신세대 작가들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를 확연히 알게 됐어요.그들은 대개 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류 등과 같은 대중지향의 작품들이 소설의 원조인 양 여기고 있더라고요,이런 소설에 젊은그들을 이끄는 뭔가가 있을 거예요.”“신세대 작가와 젊은 독자에게서는 지역적 특성이 약해지고 세대적 특성이강화되고 있어요.” 그가 학생들에게서 배운 것이 ‘시대적 감수성’이라면가르치는 것은 시대에 따라 변하지 않는 ‘문학 고유의 문법’이랄 수 있다. “나는 문학은 기예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인식하는 주요 기능에 주목하라고 가르칩니다.그래서 문학의권위와 존엄성이 인정받던 시대의 작가들을 읽으라고 권유합니다.도스토예프스키,카프카,카뮈 등 외국 작가나 이청준,김원일,김주영,박완서,김승옥 등을 추천합니다.”젊은작가의 시대적 감수성도 문학의 기초와 전통이라는 토대위에서 표현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됐다. 8편으로 짜여진 이번 소설집은 두 방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하나는 책의 운명과 속성에 대한 탐구이다.‘도살장의책’‘육화(肉化)의 과정’‘책과 함께 자다’ 등 3편에서 작가는 절망의 그림자가 가득한 책의 세계를 그려낸다.나머지 5편은 ‘아비의 부재 또는 와해’를 주제로 삼고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부자 재일동포 2세의 조국 사랑 ‘나의 두 조국’

    ■나의 두 조국 [하정웅 지음/마주한 펴냄]. 평생 모은 미술품들을 차례로 한국의 미술관에 기증해 화제가 된 재일 동포 2세 사업가 하정웅(63)씨.어릴 적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으나 가난때문에 대학진학도,꿈꾸던 화가의길도 접고 생업전선에 나서야 했던 하씨의 자서전 ‘나의 두 조국’이 한·일 양국에서 동시 출간됐다.일본 도쿄대 대학원을 졸업한 양선하씨가 번역하고 마주한이 펴냈다. 그는 1993년 재일 교포 화가의 작품 212점을,6년 뒤에는 피카소 샤갈 뭉크 워홀 등 20세기 거장들과 우리 나라의 작고·원로 중진의 명품 등 460점을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했고오는 8월1일 자신의 소장 미술품 수백점을 또 기증할 예정이다. 재일 동포 2세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한국과 일본,이 두 나라를 ‘조국’이라고 여기며 살아온 그의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하씨는 1927년 강제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간 아버지와,남편될 사람의 얼굴은 물론 사진 한장조차 보지 못하고 전남 영암에서 바다 건너 시집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너무 가난해 어릴적꿈을 포기하고 일자리를 찾아 전전했다.그러나그에게 재운이 따랐는지 부도난 조그마한 가전제품 가게를하나 인수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도쿄국제박람회를 계기로당시로서는 꽤 값나가는 TV수상기가 많게는 하루 400대씩이나 팔려 셀 수없을 만큼 많은 돈을 매일 은행에 저축하게 됐고 부동산 투자에도 성공했다.그때가 1960년초였다.어릴 적부터의 꿈이었던 화가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림들을 하나둘씩 사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고향 방문을 갈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1973년 처음으로 ‘조국’ 한국땅에 발을 딛고서야 부모의 망향의 한을 절절히 이해하고 스스로도 진정한 고향,조국을 되찾는다.그가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애정은 광주시립미술관에미술품을 기증할 때 했던 말에서 잘 나타난다.“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라고나 할까요.그러나 작품이 정말 제자식이라면 ‘피의 땅’으로 보내는 것은 필연이라고 생각합니다.”9000원유상덕기자 youni@
  • 박범신·박완서 나란히 수필집

    소설가 박범신(56)과 박완서(72)가 최근 나란히 수필집을 출간,관심을 끌고 있다. 박범신이 낸 산문집은 지난 7,8년 동안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쓴 57편의 글을 한데 모았다.수필 가운데 하나인 ‘젊은 사슴에 관한 은유’라는 이름을 책 표제로 올렸다.깊은강 펴냄. 작가는 “나의 가족을 둘러보고 아들과 딸,아내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주워 담았다.”고 말했다.그는 “전통적·서열적 가족구조는 깨졌으며 형식만 남았다.”면서 “전통적 의미의 가족간 사랑과 존경은 이미 해체됐으나 아직 형식이 남아 우리를 불편하게 한다.”고 덧붙였다.“이제 가족관계는 각 구성원이 독립인격체인 민주적 수평구조로 가는 과정에 있는 만큼 혼란을 피할 수 없고 황폐해지고 살기어려워진다는 느낌도 지울 수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박범신의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설정해 딸과아들,아내,작가 자신에게 주는 편지 또는 사색적인 산문형식으로 꾸며졌다.4장(겨울) ‘작가이고 아버지인 그에게’를 읽으면 문학청년 시절의 작가가오직 문학을 위해 바쳤던 순수하고 광기어린 젊은 날을 회상하는 모습이 눈에선하게 보이는 듯하다.‘내가 사랑하는 그의 이야기1’이라는 제목의 수필에서 작가는 20와 30대에 동맥을 자르는등 자살을 시도한 이야기를 고백하고 있다. 또 작가로서 깊고 좁은 길을 가기 위해 신문연재소설을 중단하기까지의 심경을 밝히는 글도 들어있다.1장(봄) ‘젊은 날을 살고 있는 딸에게’에서는 시각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딸 아름이에 대한 아버지의 당부가 따뜻하게 읽힌다.2장(여름) ‘세상의 주인이 될 두 아들에게’에서는 대학졸업 후 영화사 연출부 PD로 사회생활을 하는 큰 아들캐나다에 유학 가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는 작은 아들에 대한 부정이 잔잔하게 드러난다.3장(가을) ‘이제는 돌아와거울 앞에 선 그녀에게’에서는 가난했던 소설가 아내로서 갖은 고생을 할 뿐더러 괴팍한 작가의 신경질과 변덕을묵묵히 견디며 살아온 아내에 대한 애틋한 정과 뉘우침이읽는 이에게 감동을 준다. 박완서의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세계사)는 지난 1977년 출간돼 세간의 폭발적 호응을 얻었던 산문집을 개정 증보한 것이다.그때 책갈피에 “원태 간직하거라.엄마가”라고 쓴 책을 선물받았던 아들은 그 뒤 유명을 달리했다.아들을 잃은 애통함을 절절하게 토로한 ‘내가 걸어온 길’이라는 수필이 이번 개정판에 추가됐다. 유상덕기자 youni@
  • 시인 이문재씨 ‘소월시문학상’ 대상

    시인 이문재(43·시사저널 편집위원)씨가 문학사상사 주관 제17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16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구의 가을’외 9편. 탁월한 시적 상상력과 지적인 탐험가의 시선으로 물상을 포착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상금은 1000만원. 또 김선우의 ‘능소화’,문인수의‘대숲’,정일근의 ‘서리꽃’등 8인의 작품이 추천 우수작,문정희의 ‘새우와의 만남’등이 기수상작가 추대작으로 각각 뽑혔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문학사상사 창사 30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유상덕기자 youni@
  • 철인 메스너의 도전정신은

    ♣산은 내게 말한다(라인홀트 메스너 지음/예담 펴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58)는 1970년 낭가파르바트등정부터 1986년 로체 등반까지 16년 동안 히말라야의 8000m급 산 14개를 정복한 세기의 철인(鐵人)이요 영웅이다. 그는 1978년 처음으로 산소호흡기의 도움없이 낭가파르바트에 올랐고 각 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했으며 남극 대륙을 횡단했고 타클라마칸 사막을 종단했다.그러나 단순히 등반가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경험과 산행 철학을 글로승화시켜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세 차례 산악문학상을 받는 등 산악문학의 새 지평을 열기도 했다.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지구상 높다는 봉우리를 장비의 도움없이 손과 발만으로 올라 ‘100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한 철인’이라는 찬사가 따라다니는 메스너.인생의 반 이상을 극한의 땅에서 보낸 그의 끝없는 도전정신과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위대한 등반가 메스너가 지은 ‘산은 내게 말한다’가 번역 출판됐다.전문 번역가인 강현주가 옮겼고 예담이 펴냈다. 그를 최고의 등반가로 만든 힘의 근원은 그가한 말에서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나는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시간을 투자한다.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싶지 않다.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지도 않다.나는 최고의 기분을 느끼는 곳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이룬다.” 그에게 등반의 의미는 이렇다.“성공의 토대에는 창의성을 위한 내면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그것은 나에게 있어마음 속의 산을 옮기는 것이다.” 한편 메스너는 “돈이 없으면 꿈도 없다.”면서 자신의경험,지식 등을 강연이나 저술 등의 수단을 통해 팔았다. 바로 자신의 꿈인 ‘등반’과 ‘한계에 도전하는 일’에투자하기 위해….8500원. 유상덕기자 youni@
  • 소설 ‘태백산맥’ 주무대 사라질 위기

    조정래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실제 현장과 무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을 주무대로 한국전쟁 전후의 이데올로기 갈등을 다룬 이 소설은 벌교읍과 보성군의 여러 실제 장소와 건물을 소설 속으로 끌여들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소설에서 현부자네 별장으로 나오는 벌교읍의 건물은 현재 본채가 붕괴 직전인 데다 방문은 뜯겨져 있고담 곳곳은 무너져 내려 볼썽사나운 폐가로 전락해 버렸다. 일부 몰지각한 답사객들은 기념품으로 삼는다며 관리인이없는 이 별장의 마루 바닥까지 뜯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별장 바로 옆은 소설에서 무당 소화의 집으로 묘사된곳.그러나 4년 전에 붕괴돼 이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벌교읍 남초등학교 옆 남도여관은 왕만두집으로,자혜의원은 유치원으로 바뀌었다.회정리 교회와 옛 경찰서,청년단건물 등도 원형이 상당부분 훼손됐다. 전남 순천대의 ‘남도문학기행사이트’ 집필진 일원으로이같은 사실을 확인,공론화한 한만수 교수(국어교육과)는10일 “이대로 놔두면 ‘태백산맥’의 무대는모두 사라지고 만다.”고 말했다. 한편 보성군청은 소설속 주무대의 보존 및 복원과 관련,“2005년까지 95억원을 들여 벌교읍 일대에 ‘태백산맥’문학공원을 만들고 있으나 소설 속에 등장하는 건물 등은개인 소유여서 투자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보성군은 “대신 민자를 유치해 건물을 복원하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투자자를 모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올해 확보된예산 9억3000만원은 부용산 공원과 문학표지판을 세우는데 쓰인다. 소설에서 현부자네 별장으로 묘사된 집의 소유주인 박규연(55)씨는 “기념공원을 만든다면 이 집을 기증할 용의가 있으나 사업이 늦어지고 있어 올 장마를 무사히 넘길 수있을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만수 교수는 “오는 26∼28일 작가 조정래씨와 함께 태백산맥 문학기행을 하면서 사라져가는 태백산맥의 주무대를 살펴보고 대책마련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상덕·보성 남기창기자 youni@
  • 한국문학의 흐름 바꿔놓은 4·19세대

    ◆4월혁명과 한국문학(창작과비평 펴냄). 전후문학 세대나 민주화문학 세대보다 더 분명하게 한국문학의 흐름을 뒤바꿔 놓은 거대한 힘. 1941년생 뱀띠로 1960년 4·19혁명 당시 대학에 갓 들어와‘혁명의 신선하고 독한 공기를 직·간접으로 쏘인’ 4·19세대 문인들을 일컫는 말이다.“뱀들이 우글거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뛰어난 문인이 대거 배출된 띠이기도 하다. 4·19 42주년을 앞두고 올해 진갑(進甲·만 61세)을 맞는 41년생 뱀띠 문인들을 위해,그들의 문학적 성취의 현재적 의미를 탐구하기 위해 꾸린 문학기획서 ‘4월혁명과 한국문학’(창작과비평 펴냄)이 나왔다.4월혁명과 60년대 사회와 문학을 오늘의 관점에서 좌담과 작가론 등을 통해 조명하고 있다. 좌담 참석자는 문학평론가 김병익 염무웅 임헌영,소설가 김승옥,시인 이성부이고 문학평론가 최원식이 사회를 맡았다. 좌담에서 참석자들은 4·19 당시의 생생한 기억을 떠올렸고자신들의 문학수업에 대해 얘기했다.또 자유당 정권 때의 언론의 실상,4·19혁명과 5·16쿠데타가 서로 길항(拮抗)하고응전한 60년대 이후의 역사,전후 세대 작가와 4·19세대 작가의 비교,‘창작과 비평’ 창간이 던진 충격과 지각변동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솔직하고 자유롭게 털어놓는다. 특히 소설가 김승옥이 자신의 소설을 빚어낸 개인적·역사적 체험을 고백한 대목은 60년대 문학의 실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4·19 이후 번역되기 시작한 일본소설로부터 받은 충격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결심 ▲좌익 가족사가 문학에 남긴 깊은 상흔 ▲4·19세대의 중요한 문학적 소재가 사실은 6·25 체험담이었다는 것 등은 소설가의 내밀한 고백을 넘어 그 시대의 문학적 표정을 그려볼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작가론은 1941년생 또는 4·19세대 대표적 문인으로 일컬어지는 소설가 김승옥 이문구 현기영,평론가 염무웅 김현,시인 이성부 조태일,그리고 70년대 민족문학의 혜성이 된 김지하를 다뤘다.개인적 재능과 역사적 환경이 화학적으로 결합해산출한 문학과 문학인의 숨결이 담겨져 있다. 유상덕기자 youni@
  • 언론재단 설문조사 결과/ 언론인 “우리 CEO 수준미달”

    신문,방송에 종사하는 언론인들은 자사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능력이 평균 이하인데다 비전 제시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경영 방향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언론재단이 펴내는 ‘신문과 방송’이 최근 언론인 137명을 대상으로 이메일(e-mail)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언론사 CEO에 대한 11개 평가 항목 중 8개의 평가가 평균 이하였다. 각 항목별 CEO의 능력을 ‘매우 잘한다’(5점)부터 ‘매우 못한다’(1점)까지 응답하도록 해 평균을 산출한 점수는 마케팅 능력과 홍보력이 각각 2.5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조직관리력과 회사 발전방향 제시도 각각 2.6점으로 저조했다.보도관련 방향설정은 2.7점,사업추진력과 리더십은각각 2.9점이었다.경영과 편집 분리에 대한 평가는 3.0점으로 ‘보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을 넘어선 것은 단지 세 항목으로 윤리성이 3.5점으로 가장 높았고 대인관계 3.2점,지식정보력 3.1점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 소재 방송사 응답자들은 비교적 후한 평가를 내렸고 경제지 및 스포츠지 응답자들은 낮게 평가했다. 회사의 현재 경영방향에 대해서도 51.1%가 ‘문제있다’고 대답해 ‘바람직하다’는 응답비율(23.0%)의 갑절을 넘었다. 언론사 CEO가 갖춰야 할 조건에 대해서는 ‘회사 발전방안 제시’에 응답한 사람들이 30.8%로 가장 많았고 조직관리력 20.0%,마케팅능력 10.0%,지식정보력과 윤리성 각각 6.9%로 뒤를 이었다. 자사 CEO에 바라는 것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언론사 위상제고가 30.1%로 가장 많았다.그 다음은 급여 인상으로 21. 8%,근무환경 개선과 공정한 인사가 각각 13.5%였다. 언론사 CEO가 되기 위한 경력의 중요성을 5점 척도로 물은 결과 기자 경력이 3.9점으로 가장 높았고 판매ㆍ광고 3.3점,관리ㆍ자금 경력 역시 3.3점이었다.기술 경력은 2.2점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응답자의 소속회사는 중앙지 48.9%,지방지 16.1%,서울지역 방송사 13.1%,지방방송사 11.7%,경제ㆍ스포츠지 10.2%였다.직급별로는 부국장ㆍ국장 9.5%,부장 16.1%,차장 19.0%,기자 55.5%였다. 유상덕기자 youni@
  • 유명 문인·화가 부채글 그림展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만큼 세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소설가,시인,평론가 등 문인과 화가,서예가들의 부채 글·그림이 한자리에서 선뵌다.오는 13일부터 6월12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에서 열리는‘문인·화가 부채 글·그림展’에는 문인의 부채 80점을비롯,화가·서예가·학자 등의 부채까지 모두 160점이 출품된다. 소설가들은 김동리 박종화 송지영 한무숙 김승옥 송영 유현종 서기원 김홍신 박경리 박완서 이문열 이호철 천승세최인호 박범신 등이다.시인들로는 서정주 조병화 김남조김춘수 구상 정한모 고은 등이 보인다. 시조시인 김상옥, 수필가 전숙희 등과 평론가인 김화영 이태동 이어령 김우종 이헌구 등의 작품도 눈에 띈다.이응노,천경자 등 유명 화가들과 서예가,국문학자 등의 부채도나란히 걸려있다. 문인들이 직접 쓰고 그린 출품작들의 서법이나 화법은 다양하다.이 전시작품들은 문학평론가 이어령씨의 부인으로역시 문학평론가인 강인숙 영인문학관장(69)이 지난 72년부터 하나둘씩 모아온 것.강 관장은 “70년대초 일본 교토에서 열린 그곳의 전통적 무용선(舞踊扇) 전시회를 보고나서 고려 때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쥘부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후 꾸준히 수집해 왔다.”고 말했다.그는 “부채에 글·그림을 담아내는 작업이 힘들어서 그런지 부탁을 해도 문인들이 여간해서는 그려주지 않아 모으는 데 애를 먹었다.”고 덧붙였다.(02)379-3182유상덕기자 yo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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