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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상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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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정에 오른 지적 능력… 인생은 중년부터

    절정에 오른 지적 능력… 인생은 중년부터

    [중년의 발견]데이비드 베인브리지 지음/이은주 옮김/청림출판/340쪽/1만 6000원 중년이란 무엇이며 왜 있는가. ‘중년의 발견’은 이런 의문을 밝혀내려는 책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임상 수의과 해부학자이자 세인트 캐서린스 칼리지 인문학부 선임 연구원인 저자는 중년을 40~60세에 일어나는 현상으로 잠정 정의하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는 중년은 개개인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진화해온’ 생애 설계의 특별하고 새로운 부분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따라서 중년을 더 잘 이해하려면 중년의 인류사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지구 상에 등장한 것은 약 200만년 전이다. 그때부터 농경이 시작된 1만년 전까지는 수렵·채집의 시대였다. 우리 인류 역사의 99.5%는 농경 도래 이전에 발생한 것이다. 농경 이전 중년인의 화석을 분석해 보면 옛날의 많은 수렵·채집인들은 예상외로 삶이 길었다. 실제 5만년 전 시작된 ‘후기 구석기 시대’에 이르러서는 ‘늙은 사람들’의 수가 상당한 수준에 달했다. 인간 화석을 이용한 사망 연령 직접 측정법의 가장 놀라운 결과는 나이 든 성인의 수가 농업이 행해진 기간 동안 사실상 감소했다는 것이다. 농사는 인류문명의 큰 진보인데 대체 어떻게 된 걸까. 이유가 있다. 농업은 성공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한두 가지 곡물만 심어 먹는 경우가 많아 비타민과 미네랄, 각종 단백질 섭취가 제한된다. 게다가 곡물 농사가 실패하면 큰 재앙이 닥친다. 농사가 기울인 노력에 비해 취할 수 있는 음식 양이 적다는 현대사회의 증거가 있다. 남아프리카의 쿵(Kung)족이나 핫자(Hadza)족의 수렵·채집인들은 일을 별로 열심히 하지 않지만 하루 종일 일하는 인근의 농경 사회인들보다 식량을 쉽게 더 많이 마련한다. 현대 수렵·채집 사회를 살펴보면 양식을 모으는 인간의 능력은 45세에 정점을 찍는다. 그 나이에 수렵·채집인들은 기운이 약해지고 민첩성이 떨어지지만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젊은 성인들보다 여전히 더 낫다. 공동체를 위한 자원 수집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중년들이 최고다. 최근의 다양한 인지능력 검사 결과를 보면 계산 능력은 40세 무렵 정점을 찍고, 구술 능력은 60세쯤에 최고조에 이른다. 놀랍게도 많은 지적 능력이 65세를 넘을 때까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퇴보를 나타내지 않는다. 중년이 여러 면에서 지적 능력의 정점에 올라 있는 것이다. 그래서 중년들이 초원에서는 아마 젊은 동료들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냥과 채집을 했을 것이며 도시에서는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더 많은 정치적 권력을 가진다. 중년들은 또한 절정에 도달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젊은이에게 전승하려는 강한 충동도 갖고 있다. 생식생물학 등 자연과학은 물론 사회과학, 예술에 걸쳐 폭넓고 다양한 정보들을 자료 삼아 지적 호기심을 두루 충족시키는 책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빛을 밝히자 문명이 빛났다

    빛을 밝히자 문명이 빛났다

    인간이 만든 빛의 세계사/제인 브록스 지음/박지훈 옮김/을유문화사/380쪽/1만 5000원 ‘인간이 만든 빛의 세계사’는 인간이 만들어낸 빛이 삶의 양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살핀 탐사기이자 역사서이다. 18세기까지 사람들이 경험한 빛은 고대 로마시대의 빛과 다를 바가 없었다. 그때까지 램프 제작 기술에 별 다른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램프의 밝기를 획기적으로 증진시킨 곳은 18세기 후반 유럽의 연구실이었다. 스위스 과학자 프랑수아 피에르 아미 아르강이 개발한 램프는 이전에 쓰던 램프의 오렌지색에 비해 불빛이 ‘하얗고, 생생하며, 눈부셨다’. 그의 램프는 일반 램프보다 10배나 더 밝아 등대의 항로 표지로 쓰였다.아르강 램프는 너무 밝아 눈이 감당하기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여서 넓적한 운모, 장식용 유리 등으로 불꽃을 가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램프나 전등에 씌우는 갓의 시초였다. 19세기로 접어들면서 영국에서 새로운 조명 수단으로 가스불이 등장했다. 독일 출신의 영국 이민자 프레데릭 앨버트 윈저가 중앙 거점에서 가스를 생산해 관을 통해 가로등, 상업시설, 웨스트민스터의 가정집 등에 가스를 공급했다. 사람들은 가스불을 이렇게 예찬했다. “한여름의 대낮처럼 밝으면서도 달빛처럼 부드러워 눈을 편안하게 했다.” 가스불은 첫선을 보이자마자 런던 전체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사람들은 더 많은 저녁 시간을 여가에 할애하고 돈도 더 썼다. 아이쇼핑이 취미로 자리잡으면서 저녁 시간은 소비자들의 시간으로 탈바꿈했다. 1870년대에 러시아의 발명가 파울 야블로치코프가 전기를 이용한 아크등을 개발했다. 아크등은 너무 밝아서 가로등을 45m 간격으로 배치해도 충분히 거리를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빛이 지나치게 강렬해 빛의 세기를 낮추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다. 그렇다면 촛불 10~20개에 맞먹는 빛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1802년 영국왕립협회에서 험프리 데이비가 발갛게 달군 백열 필라멘트를 선보이며 백열등 개발의 서막을 열었다. 그리고 77년이 흐른 1879년 12월 31일 밤 미국 워싱턴주 멘로 파크에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에디슨이 그의 연구실, 사무실, 집에 설치한 수십개의 백열등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딸깍’ 스위치를 올리는 소리와 함께 진공 유리구 속에 나타난 빛은 불꽃도 나타나지 않고 달래거나 어를 필요도 없었다. 빛은 더 이상 떨리지도 않고 기울지도 않았고 냄새가 나거나 촛농을 떨어뜨리지도 않았다. 산소를 소모하지도 않았고 공장에서 쓰는 걸레나 건초 더미에 불이 붙을 우려도 없었다. 아이 혼자 불 옆에 있어도 괜찮았다. 백열등의 등장은 사람들의 생활을 혁신적으로 바꿨다. 밤늦게 작업할 수 있고 공부할 수 있고…. 혜택이 셀 수 없이 생겨났지만 부작용도 컸다. 밤늦게까지 일하고 먹고 마시는 ‘노는 문화’는 불면증, 비만 등 현대병을 유발했다. 오늘날은 백열등이 더 환하고 전기를 덜 쓰는 발광다이오드(LED)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하지만 이젠 빛의 홍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인공조명이 넘쳐나 심신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지경이 됐기 때문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펴낸 노명우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펴낸 노명우 교수

    “혼자 사는 사람은 우리도 모르게 전 연령대에서 소리 소문 없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단지 그들이 조용히 살고 있기에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를 펴낸 노명우(47·사회학) 아주대 교수는 혼자 사는 사람은 핵가족으로 진입하지 못한 사람(미혼)이나 핵가족이 해체된 사람(이혼 또는 사별)뿐만 아니라 기러기 아빠 등 핵가족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나타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말한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대해 경계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성의 지위 향상, 개인의 부상, 도시 성장, 통신기술의 발달, 수명 연장 등 1인 가구 증가의 원인이 되는 사회적 변화들이 역진(逆進)될 가능성이 별로 없음을 직시해야 합니다.” 따라서 ‘혼자 산다’는 변화는 이미 시작됐고 우리가 그 변화를 좋아하든 걱정하든 상관없이 현재와 미래의 문제라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를 보면 우리 사회의 1인 가구 비율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30여년 전인 1980년 1인 가구의 비율은 전체 인구에서 불과 4.8%에 지나지 않았으나 2012년에는 25.3%로 가구원수별 구성 비율이 가장 높다. 2인 가구는 25.2%, 3인 가구는 21.3%, 4인 가구는 20.9%, 5인 이상 가구는 7.2%에 불과하다. 2035년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34.3%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혼인 저자는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어울릴 가족 구성원이 없기 때문에 친구들을 사귀기 위해 더 사교적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젊은이든 중년이든 노인이든 싱글은 직업 외 취미활동에 투자를 많이 해야 합니다. 거기서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심화해야 본인에게 득이 되니까요.” 가족 속에 있는 사람들은 가정 중심성 때문에 사회적 교제의 범위가 직장과 가정으로 양분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은 자기 보호를 위해서라도 이질적인 집단의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1인 가구의 문제는 롤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교육은 항상 가정이 중심에 있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 등이 분명한데 이들은 자신이 어떤 인물이 돼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싱글이든 아니든 혼자서 해야만 하는 것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것,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우리의 삶은 만족스러울 것입니다.” “혼자서 해야만 하는 게 뭐냐”는 물음에 “자신의 삶을 성찰하거나 상처 등을 치유할 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남이 그것들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그런 것들이 혼자서 해야만 하는 것들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현재 스웨덴의 1인 가구는 전체 인구 중 47%로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싱글 비율이 높지만 그들은 고립되어 있거나 폐쇄적이지 않고 평균적인 사교 활동 경향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 개인의 복지 문제에서 가족의 의존도를 감소시키는 정책을 도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개인의 자율성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갖췄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이대로 가면 무연사(無緣死)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일본처럼 될 겁니다. 1인 가구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그런 문제가 사회적 병폐가 되지 않는 스웨덴과 일본의 중간쯤에는 위치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언스대협곡·칭장화랑… 中 후베이성 우한의 절경을 거닐다

    언스대협곡·칭장화랑… 中 후베이성 우한의 절경을 거닐다

    건물들이 주뼛주뼛 치솟고 있는, ‘건설 중’인 도시.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첫인상은 이랬다. 양쯔강 북쪽에서 남쪽으로 강을 건너니 우뚝 솟은 노란 색 누각이 보인다. 황학루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5층 건물로 황금색 지붕이 반짝거린다.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손권이 제갈량이 쳐들어올까 봐 걱정이 돼서 적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용도로 높이 세운 망루였으나 후대에 들어 관광용으로 변했다. 중국 내 강남 3대 누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시성 이백이 이곳을 방문해 최호(崔顥)의 한시 ‘황학루’(黃鶴樓)를 읽고 너무 감탄한 나머지 시상이 떠오르지 않아 붓을 내려놓았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누각에 올라 한 바퀴 빙 도니 우한시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입장료는 80위안(약 1만 4000원). 다음 일정을 위해 버스로 4시간 걸리는 이창(宜昌)으로 향했다. 이튿날 아침 서둘러 거저우댐 부두로 이동했다. 양쯔강 삼협 중 하나로 푸른 강물과 가파른 양안의 산세가 그림같이 느껴지는 서릉협을 유람선을 타고 감상하는 코스였다. 물길이 끝없이 이어진다. 양쪽 산 중턱에 점점이 박힌 집들이 마치 별장처럼 보인다. 1시간 30분쯤 이동해 삼협인가(三峽人家)에 도착했다. 이곳의 관광 포인트는 동굴에서 발원한 맑은 계곡을 따라 산책하면서 삼협을 터전으로 살았던 삼협인들의 삶과 혼인을 주제로 한 공연을 감상하는 것이다. 함께 간 일행 중 하나가 신랑으로 간택돼 미모의 아가씨와 전통혼례식을 치르고 합방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다. 버스를 타고 삼협죽해(三峽竹海)로 이동했다. 산 중턱 계곡에 들어서니 주변이 온통 대나무 천지다. 수백종의 대나무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죽해(竹海)는 바람이 불면 대나무가 일렁이는 모습이 마치 바닷물이 출렁거리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계곡을 내려오니 배가 출출했다. 현지식으로 나온 음식 가운데 가장 입맛을 끈 건 대나무숲에서 나온 버섯을 주재료로 한 요리였다. 도토리 크기만 한 버섯을 맛보니 마치 쫄깃쫄깃한 고기를 씹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차로 5시간 달려 언스(恩施)로 이동했다. 언스대협곡 트레킹은 오전에 케이블카를 타면서 시작된다. 케이블카 아래쪽 계곡의 다리 위에 서있는 사람들이 개미만 하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수려하고 우아한 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다. 한 30분쯤 걸어가니 바위와 바위 사이로 사람 한 명이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틈이 보인다. 그런대로 무사 통과하니 언스대협곡의 하이라이트인 잔도(벼랑에 낸 길)가 나타난다. 폭 1m 남짓에 길이 500m가 조금 넘는 잔도는 해발 1700m의 높이에 위치해 있다. 밧줄에 몸을 매단 인부들이 바위에 구멍을 뚫어 쇠 심을 박고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하다. 위를 쳐다봐도 수직 절벽이 무섭게 느껴진다. 난간이 설치돼 있는 게 다행이다. 절벽 아래위, 저 멀리 보이는 숲과 집, 도로 등의 풍경이 아름답다. 한참 가니 기암괴석들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으뜸은 촛대를 닮은 일주향(一炷香)이다. 기다란 막대 모양의 석회암이 서 있는 모습이 기이하다. 하산길에 계단을 내려오는 것이 힘들다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편하다. 1인당 20위안(약 3500원). 대략 4시간쯤 걸리는 언스대협곡 트레킹은 한마디로 ‘걷고 보는 즐거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여행이었다. 오후에는 언스의 산간 지역에 거주하는 소수 민족인 토가족의 왕궁이었던 토사성(土司城)을 찾았다. 토가족은 중국 파나라가 진나라에게 멸망당한 뒤 묘족과 통혼해 형성된 소수 민족으로, 키가 작다. 이 민족은 흰 호랑이를 토템(신성하게 여기는 동식물이나 자연물)으로 삼아 숭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토사성 안으로 들어가면 백호상이 포효하는 모습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토사성의 건축물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우아하다. 토사성을 방문한 김에 전통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 언스 시내에서 펀수이허 부두를 향해 1시간 달렸다. 강에 화랑이라는 이름이 붙을 만큼 절경인 칭장화랑(淸江畵廊)을 유람하는 배에 탑승하기 위해서였다. 칭장은 언스에서 서쪽으로 70여㎞ 떨어진 리촨(利川)에서 발원해 언스를 거쳐 동쪽으로 흐르는 길이 420㎞의 강으로 양쯔강에 합류한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푸른 협곡 위로 울퉁불퉁 솟은 석회암 덩어리들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협곡 사이로 병풍처럼 펼쳐진 산세가 아름답다. 조금 가니 석회암 절벽 사이에서 폭포수가 쏟아진다. 그런 폭포수가 한두 개가 아니다. 칭장강 전체에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가 점점 늘어나면서 협곡 양쪽에서 쏟아지는 모습이 가히 압권이다. 여행객 가운데는 “구이린(桂林)의 리장강 유람보다 더 낫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번 여행 프로그램 가운데 칭장화랑 유람을 첫째로 꼽는 사람이 꽤 많았다. 현지 가이드는 “양쯔강 삼협의 웅장함과 구이린 리장강의 푸름, 언스대협곡의 석회암 봉우리가 합쳐진 모습이 칭장화랑”이라고 자랑한다. 선실 밖 갑판에서 웅성웅성하는 사람들 소리가 난다. 칭장화랑의 백미로, 지금까지의 풍경을 잊어버리게 할 만큼의 강렬한 이미지를 남기는 ‘나비폭포’가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나비 날개 모습을 한 바위 사이로 굵은 물줄기가 쏟아진다. 마지막 날 후베이성 박물관에 들렀다. 1층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니 춘추전국시대 증나라 제후의 무덤에서 발굴된 커다란 관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 옆에는 이 관을 다시 한번 덮는 외관이 보인다. 지금으로부터 2400년 전 악기, 철기 제품 등 1만여점이 출토됐다고 한다. 가장 보고 싶었던 월왕(越王) 구천(勾踐)의 검은 2층 전시실에 있었다. 250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날이 서 있고 검에 다이아몬드를 박아 넣은 무늬가 보인다. 춘추전국시대 와신상담(臥薪嘗膽·잠자리에 섶을 깔아 눕고 쓸개를 맛보며 원수를 갚기 위해 참고 견딤)의 주인공인 오왕 부차를 격파한 이가 월왕 구천이다. 또 하나. 편종 연주가 볼 만하다. 편종은 궁중 음악에서 수십개의 종을 나무틀에 매달아 놓고 쇠뿔로 된 망치로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송나라로부터 수입됐다. 2400년 전에 만들어진 악기로 전통 음악 4곡을 연주하고 마지막 곡으로는 외국인에게도 익숙한 베토벤 등 서양 음악을 연주한다. 공연 시간은 20분으로 15위안(약 2600원)의 관람료를 받는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글 사진 우한·이창·언스(중국)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가는 길:신장강삼협, 언스대협곡, 칭장화랑 5박 7일 여행 프로그램은 에어 부산의 부산-우한 특별전세기 취항 기념으로 만들어졌다. 5일 간격으로 11월 2일까지만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한다. 중국 우한까지 2시간 40분 걸린다. 부산롯데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준4성급 호텔에 투숙한다. 99만 9000원. →별난 음식점:바만쯔(巴蔓子)는 언스 시내에 있는 소수 민족 토가족의 식당이다. 1인당 40, 50, 60위안씩 받는다. 가격에 따라 음식 가짓수가 다르다. 외국인이라면 40~50위안짜리를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맛은 같은데 한두 접시 모자랄 뿐이다. 이 집을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음식 맛보다는 술을 마신 뒤 그 잔을 깨는 데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이주(白酒) 향내가 그득하다. 뒤이어 ‘우당탕, 쨍그랑’ 술잔 깨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린다. 술잔을 집어던지며 싸우는 소리로 착각하면 오해다. 오히려 기분 좋아 입을 벌리고 웃는 표정들이다. 이곳의 손님들은 술잔을 아무렇게 내던지지 않는다. 바닥을 향해 각을 세우지 않고 깨지기 쉬운 넓적한 부분을 아래로 향해 던진다. 건배 후 모두들 신이 나서 술잔을 내리친다.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다. 함께 건배한 일행 중 한 명은 “나를 깬다”는 마음으로 술잔을 던졌다고 말했다. 어째 철학적이다. 술잔 깨기를 통해 친구와의 우정을 돈독히 하고 서로의 의리를 맹세하는 게 토가족의 문화라고 한다. 술잔 1개의 가격은 1위안(약 180원).
  • 아플수록 강건해진다 너와 나, 그리고 사랑

    [안티프래질]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안세민 옮김/와이즈베리/756쪽/2만 8000원 책 제목이 ‘안티프래질’이라니. 뭐 이렇게 어려운 말이 있는가? 세계 각국의 사전을 다 찾아도 없는 개념이란다. 저자가 직접 만들어낸 신조어다. 금융 위기를 예측한 전작 ‘블랙 스완’으로 전 세계 언론의 찬사와 혹평을 동시에 받은 철학 에세이스트인 그의 설명을 들어보니 좀 이해가 된다. 원제는 ‘Antifragile’이다. 프래질(fragile)은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뜻이다. 안티프래질은 그 반대의 의미로 충격이나 무작위적인 사건에서 부서지거나 손실을 입기보다는 이익을 더 크게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래질’한 것이 뭔지 예를 들어보자. 정치적 변화가 일어나면 군사 독재 정권이 스위스의 민주 정권에 비해 더 프래질(취약)하다고 말할 수 있고, 지진이 발생하면 부실하게 지어진 현대적 빌딩이 파리의 사르트르 대성당보다 더 프래질(무너지기 쉬운)하다고 할 수 있다. 안티프래질은 공격이나 충격을 받으면 더 강해지는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레르나 호수에 사는 뱀처럼 생긴 생명체 히드라가 등장한다. 머리가 여럿인 히드라는 머리 하나가 잘릴 때마다 두 개가 더 생긴다. 안티프래질의 상징인 셈이다. 책과 사상은 안티프래질적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공격을 받으면 자양분을 얻는다. 금서나 혹독한 비난을 받은 경우다. 유연한 필치로 남녀의 성생활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헨리 밀러의 소설은 미국 23개 주에서 금서로 지정됐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한 해 100만부씩이나 팔렸다. ‘보바리 부인’ ‘채털리 부인의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유기체인 인간의 몸은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일정 수준에 이를 때까지는 더 좋아지고 강건해진다. 실제 일시적으로 감당할 만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외려 골밀도가 높아진다. 안티프래질의 성격을 가장 강하게 가진 것 중 하나가 바로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랑이나 증오이다. 프루스트의 소설 ‘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신분 높고 지적인 유대인 예술애호가 수완은 고급 매춘부 오데트의 차가운 태도에 더욱 사랑을 느낀다.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사고의 지평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더 흥미로운 책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공감하지 못한 자, 용서받지 못할 자

    공감하지 못한 자, 용서받지 못할 자

    [공감 제로] 사이먼 배런코언/홍승효 옮김/사이언스 북스/288쪽/1만 6000원 “살인자는 왜 무고한 아이를 살해했을까.” “그가 악하기 때문에.” “테러리스트는 왜 자살 폭탄 테러범이 되었을까.” “그녀가 악하기 때문에.” ‘공감 제로’의 저자는 인간의 잔인한 행동을 ‘악’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케임브리지 대학 실험 심리학 및 정신의학부 발달 정신 병리학 교수인 그는 과학자로서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잔인하게 대할 수 있는지를 악의 개념을 빌리지 않고 다만 ‘공감’이라는 개념에 기대어 탐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악’이라는 말 대신에 ‘공감의 침식’(empathy eros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공감의 침식은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진다. 2006년 저자가 케냐 나이로비를 여행하던 중 만난 젊은 여성에게서 들은 얘기 하나. “슈퍼마켓에서 식료품 값을 지불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옆에 있던 한 여성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어요. 뒤에 있던 남성이 그녀의 손가락을 잘랐던 거죠. 소란을 틈타 그 남자는 그녀의 잘린 손가락에서 결혼반지를 빼낸 뒤 인파 속으로 달아났어요.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그 남성이 손가락을 자르기 직전 몇 초 동안 그 사람의 마음속을 상상해 보라. 바로 그 순간 도둑에게는 아마도 목표물(반지)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이 작은 물체는 그에게 몇 주 동안의 식량을 제공해 줄 수 있기에 그 여성의 손가락은 잘라내야만 하는 것일 뿐이다. 이 사례는 사람을 사물화한 것으로 도둑이 여성을 하나의 물체로 취급했을 때 그의 공감은 작동하지 않았다. 2002년 7월 24일 우간다의 파종 마을에 반란군들이 침입했다. 당시 어린 엄마였던 에스더 레천의 회상. “저는 아이와 같이 있었어요. 그때 여성 반군 사령관이 아이와 함께 있던 모든 사람에게 애들을 들어 올려 베란다 기둥에 내리치라고 명령했어요. 만약 애를 더디게 내리치면 그들은 우리를 때리며 기둥을 향해 더 세게 내리치라고 강요했어요. 모두 7명의 아이들이 자기 엄마 손에 그렇게 살해됐어요. 내 자식은 겨우 5살이었어요.” 저자는 이런 잔인한 행동들이 공감 능력이 부재한 결과라고 주장한다.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공감제로는 어떤 상태일까. 그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와 타인들과 상호작용하는 법, 또 그들의 기분 혹은 반응을 예상하는 법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행동과 말이 다른 사람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욕망하는 것을 무엇이든 자유롭게 추구하며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책은 ‘악’이라는 도덕적·종교적 개념을 사회과학과 생물학의 영역으로 끌어내기 위해 ‘공감의 침식’과 그로 인해 빚어지는 결과들에 대해 뇌과학, 공감 유전자 등 생물학적 측면과 출생 후 성장 환경 등 사회환경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조명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부채’ 빌린 사람은 있는데 갚을 사람은 없다네

    부채 전쟁/홍석만·송명관 지음/나름북스 308쪽/1만 8000원 부채(負債)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서 진 빚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쳤다. 2000년대가 전 세계적인 금융거품으로 부채를 확대하는 과정이었다면, 2008년 이후에는 부채를 축소하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바야흐로 장기불황(디플레이션)의 시대를 맞아 부채 처리를 놓고 각자도생의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경제 위기로 발생한 사기업의 부채를 정부의 공적 자금으로 해결하는 ‘손실의 사회화’가 나타났다. 국가 재정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부족분을 누구의 세금으로 충당할 것인지를 놓고 세금전쟁도 벌어진다. ‘부채 전쟁’도 전쟁이기에 곳곳에서 참상이 벌어진다. 집에서 쫓겨나는 사람, 자살하는 사람, 자신의 장기를 팔겠다는 사람이 나오고 긴축 체제가 사회 공공성과 복지를 공격한다. 저자들은 우리가 마주한 부채 전쟁은 부채 위기를 해소하면서 벌이는 전쟁이라고 말한다. 그들에 따르면 장기 불황의 시대에 부채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은 부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부채 자체를 아예 말소하는 것, 두 가지뿐이다. 부도 상태에 빠진 은행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부실 자산을 국가가 인수하는 방법이 부채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감세를 이용해 경기 부양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세금 공백을 정부가 국채 발행으로 메우면 국가 빚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채를 말소하는 방법은 기업이나 개인이 파산할 때 적용된다.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법률적으로 강제했던 채무 관계를 소멸시켜 주는 것이다. 어떤 방식이든 갈등이 있다. 복지 재정을 늘리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즉 적자 재정을 편성하면 한편에서 들고 일어난다. 나중에 그 빚을 메우는 것이 세금인데, 세금 부담을 혐오하는 계층의 이해관계가 여기에 반영되어 있다. 부채 말소를 두고도 갈등이 표출된다. 파산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파산법을 개정해 과다 채무자들의 고통을 덜어주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 집단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며 극구 반대한다. 모든 경제 영역은 부채 전쟁의 싸움터가 된다. 세금, 이자, 임금, 이윤 등의 영역에서 조금이라도 더 얻고 덜 손해보기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빚 없는 사회를 위한 모색으로 부의 축적 수단이자 교환 수단으로서 화폐와 화폐 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저자와의 차 한잔] 의료 현실 파헤친 ‘개념 의료’ 저자 박재영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했던 ‘4대 중증 질환 100% 보장’은 이행 가능한 것일까? 아니면 환상적인 얘기일까? 또 온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건강보험 재정을 암, 심장·뇌혈관·희귀 난치성 질환 등 4대 특정 질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만 치우쳐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배분일까? 4대 질환 외에도 큰돈 드는 질병이 많은데? 의사 출신으로 건강 및 의료 전문 주간신문 ‘청년의사’의 편집주간이자 작가인 박재영(43)씨가 쓴 ‘개념 의료’(청년의사 펴냄)는 이런 문제를 포함해 한국 의료의 현실을 심도 있게 파헤친 책이다. “10여년 전 의약분업을 실시하면서 소위 ‘의료 대란’이 일어났을 때 왜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는지 갈등을 일으키는 근원을 충분히 이해한 뒤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 의료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문제 해결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저자는 “의료 대란이 남긴 후유증으로 의사와 정부는 상대방을 믿지 않고 국민들은 의사도, 정부도 믿지 않는다”면서 “보건의료 정책을 입안하거나 집행하는 공직자들, 의사나 관련 학자들, 보건의료를 담당하는 언론인이나 법조인들, 보건의료에 관심이 많은 독자들이 읽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런 분들이 보건의료 분야의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이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하는 나라로 꼽힌다. 평균수명은 길면서 의료비 지출이 적다. 국민 1인당 연간 의료비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3233달러(약 363만원)인 데 비해 한국은 1879달러(약 211만원)로 OECD 평균의 58%에 불과하다. “의료비를 적게 쓰는데도 국민 1인당 연간 진료 횟수는 13회로 세계 두 번째입니다. 또 특정 의사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거의 ‘즉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취약점이 없겠는가? 그가 꼽는 대표적인 약점은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다는 것이다. “우리는 의료비 총액의 42%를 환자가 부담합니다. OECD 평균치는 28%죠. 또 중증 질환보다 경증 질환에 대한 보장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가령 감기 치료에 1만원, 백혈병 치료에 1억원이 든다고 칠 때 감기 환자는 4200원을, 백혈병 환자는 4200만원을 부담하게 하면 과연 공평한 것일까요?” “의료 민영화가 나쁜 것이라고 단정하면 보건의료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아보려는 시도는 진전될 수 없습니다. 의료보험이 민영화되면 건강보험의 보장성 수준이 현재에서 멈춘 채 민간 의료보험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있겠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합니다.” 끝으로 저자는 국민건강보험 출범과 관련된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준다. “1977년 7월 1일 의료보험 출범 직전까지도 당시 보건복지부는 보험 재정이 워낙 빈약하니 의료보험 가입자들에게 치료비(보험수가)를 ‘절반’만 받으라고 설득했으나 의사들은 말도 안 된다고 한사코 거부했습니다. 어떻게 해결했느냐고요? 의료계 대표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런 의사를 전달하라고 보건사회부가 최후통첩했지요. 그때가 어떤 시댑니까? 유신시대인 데다 긴급조치가 연이어 발동되고 의문의 죽음이 꼬리를 물고…. 차마 그 말을 대통령에게 대놓고 하기 무서워 의사들이 굴복했습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연보·계보나무·통계 그래프·미술관 웹사이트까지…독창적인 눈으로 들여다본 ‘시각적 표상’

    연표란 역사적 사실을 순서에 따라 표로 정리한 것이다.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시기와 바뀌어 온 모습, 역사의 전반적 흐름을 알기 쉽게 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책으로 된 것, 보관하기 쉽게 가로로 만든 것, 그림이나 사진을 넣어 만든 것 등 그 모양도 다양하다. ‘시간 지도의 탄생’은 한마디로 ‘연표의 역사서’다. 저명한 역사학자들인 두 저자는 “역사가들이 문자로 기록된 사료만을 중요한 분석 대상으로 삼아왔을 뿐 시각적 표상이 제기하는 형식적이고 역사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시각적 표상이 정보를 조직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 가운데 하나인데도 역사 차트나 도표에 관한 저술은 거의 존재하지 않아 이 같은 책을 낸다”고 밝히고 있다. 책은 서구의 고대와 중세, 근대, 오늘날을 종횡으로 오가며 연보, 계보나무, 지도, 통계 그래프, 미술관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시각적 표상에 대해 꼼꼼하고 독창적인 해석의 잣대를 들이댄다. 지은이들이 이처럼 다양한 이미지들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시간의 흔적은 다름아닌 선(線)이다. 역사가들은 강의실에서 흔히 타임라인(timeline)이라고 부르는 간단한 선형(線形) 도표를 활용해 무겁고 따분한 역사서를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책으로 멋지게 변신시킨다. 미국 시카고대 W J T 미첼 교수(미술사)의 말마따나 우리는 시간이 ‘길다’ ‘짧다’고 말한다. 또 시간의 ‘전’과 ‘후’를 얘기하고 시간의 ‘간격’을 말한다. 시간의 선들은 어느 곳에서는 노골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다른 곳에서는 눈에 띄지 않게 숨어 있지만, 어쨌든 그 모든 시간의 시각적 표상 속에 확고하게 존재한다. 연보 등의 자료와 관련해 서구의 것들만 사용하고 한국, 중국 등 동양의 것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쉽다. 하지만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나 역사학자, 역사학도라면 책이 다루는 내용의 방대함과 수준 높은 논의에 시선을 줄 만할 것 같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삶을 바꾸는 도구’… 신선한 경제학 통찰

    ‘굴뚝 높은 기계 설비의 도시였다. 절대로 똬리를 풀지 않는 뱀 같은 연기가 굴뚝에서 끝도 없이 뿜어져 나왔다. 운하는 검은색이고 흐르는 강물은 악취를 풍기는 자주색 염료로 물들어 있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건물들의 창문은 온종일 덜컹거렸고, 증기기관과 피스톤의 단조로운 상하운동은 우울한 광기에 사로잡힌 코끼리 대가리 같았다.’ 19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 ‘고달픈 시절’에 나오는 도시 코크타운과 공장의 모습이다. 코크타운 주민들은 ‘똑같이 생긴 사람들, 똑같은 일을 하기 위해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발자국 소리를 내면서 드나드는 사람들’이었다. 공장 노동자들의 삶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다”라는 게 디킨스의 상상이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묘사하는 공장 장면도 디킨스의 것과 비슷하다. 다만 디킨스와 달리 상세한 묘사가 전혀 없다. 마르크스가 공장 내부에 단 한 번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는 당연한 것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케임브리지 학파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마셜이 묘사한 공장의 장면과 생활은 두 사람에 비해 훨씬 더 구체적이고 섬세하다. 그는 공장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제조기법과 급여수준 및 레이아웃을 기록하며, 사주에서부터 관리자와 현장인력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질문한다. 마셜이 마주친 문제(조립라인이 노동자에게 미치는 효과)는 디킨스와 마르크스의 것과 같지만 그가 내놓은 결론은 두 사람의 것과는 다르다. 왜 그럴까? 디킨스와 마르크스가 보았을 때 회사란 노동자를 통제 내지 착취하기 위해 존재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마셜의 눈에 회사는 생존하기 위해 진화하는 존재였다. 기업이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노동자와 경영자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세금을 내고 난 뒤에도 남는 것이 있을 만큼 수익을 창출해야 했다. 회사는 같은 자원으로 더 많은 것을 성취할 방법을 끊임없이 찾아야 했다. 바꾸어 말해 장기적으로 임금을 올려줄 수 있는 생산성 향상은 경쟁의 부산물이었다. ‘뷰티풀 마인드’로 필명을 날린 저자의 책은 마셜같이 안목이 높은 경제학자 10여명에 대한 이야기로, 풍부하고 섬세한 묘사가 돋보인다. 문학과 경제학 모두에 조예가 깊어 읽는 재미와 깊이가 더해졌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고장난 먹거리 체계 확 뜯어고쳐 봅시다!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건설하려는 비영리 기구인 페어 푸드 네트워크(Fair Food Network)의 창립자이자 미국 농식품 분야 운동가인 저자가 ‘페어 푸드’를 집중 조명한 글이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 작물학 교수를 지냈고 지난 15년 동안 캘로그 재단의 ‘온전한 농업체계, 먹거리와 사회 프로그램’의 공동 리더로 활동했다. 그는 미국의 먹거리 체계(food system), 즉 먹을 것을 생산·유통·소비하는 시스템이 고장나 있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현재의 먹거리 체계를 혁신해 지속가능하면서도 모두를 위해 공평하고 정의로운(fair) 먹거리(food) 체계(system)를 미국 내에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실현할 수 있을 것인가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얼핏 온도차가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다급한 처지에 놓인 한국의 먹거리 체계를 혁신하고 싶은 깨어 있는 소비자와 먹거리 활동가들에게는 충분히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고장난 먹거리 체계를 놓고 환경·음식과 건강·사회적 불평등 등 다양한 측면에서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2부는 공평성, 다양성, 생태학적 온전성, 경제적 활력 등 페어푸드의 원칙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공평성이란 사회정의의 문제다. 예를 들자면 특정지역에서 생산된 적정 가격의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먹거리를 ‘모든’ 사람들이 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거나, 농식품 생산자들이 턱없이 낮은 값을 받거나 터무니없이 열악하고 비인간적인 노동 여건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 등이다. 다양성이란 작물과 생물의 다양성, 경제와 소유구조상의 다양성, 사회적 다양성을 동시에 의미한다. 생태학적 온전성은 먹거리 생산의 근본 토대인 농지, 물과 하천,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근본 가치로 포용하는 보다 과학적인 농법의 실천이다. 경제적 활력이란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유기농산물 사업이 수익 창출로 이어져 지역경제, 녹색경제를 활성화하는 힘을 말한다. ‘의식 있는 소비자에서 참여시민으로’라는 제목의 3부는 소비자인 시민이 먹거리 체계를 혁신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는지 상세히 언급하고 있다. 여기서 저자는 구매자 모임 조직, 지역공동체 텃밭 일구기 등의 중요성을 얘기하면서 병원, 초·중등학교, 대학 등 여러 기관들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지역산 유기농 먹거리를 자체 조달하여 바람직한 먹거리 생산체계 창조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식농(food and agriculture) 관련 공공정책이 혁신되도록 정치 대표자들에게 이를 촉구하고 압박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야사로 엮어낸 당대의 꼬집음과 웃음 일제시대 굴절상 고스란히…

    식민지 시대 야담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냈다. 저자는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식민지 시기의 야담이 보여주는 다채롭고 역동적인 양상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연구서가 한 권도 없다는 점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책이 전달하려고 하는 뜻을 이해하려면 야담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만큼 야담은 이제는 잊힌 개념, 지칭할 대상을 잃어버린 사어(死語), 문학 쪽 전문가들이나 가끔 입에 올리는 옛말이 되어 버렸다. 야담은 간단하게 말해 민간에 떠도는 야사를 바탕으로 꾸민 이야기로, 태생부터 주변성을 보이지만 일반 대중의 삶과 가깝고 당대의 굴절과 변화상을 예민하게 담고 있다. 야담은 식민지 라디오 시대의 총아였다. 라디오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른바 요즘 말로 ‘엔터테이너’들이 나타났다. 당시 라디오라는 첨단문명을 누구보다 발빠르게 수용한 대중문화인은 윤백남이었다. 그는 제2조선어 방송의 초대 과장을 역임하면서 ‘라디오 야담’을 개척해 야담의 오락성을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월간 야담’이라는 야담잡지를 조선에서 처음 발간해 다른 대중잡지들을 따돌리고 월등한 판매부수를 기록하게 만들었다. 이 책의 3장은 야담의 프로파간다(선전 또는 선전 도구)를 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야담이 전시 분위기를 반영하여 체제내 프로파간다로서 어떻게 재조직되었는지를 이인석의 사례와 혈서 쓰기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인석은 식민지 조선에서 지원병 제도가 실시된 이후 중국 전선에서 사망한 첫번째 조선인 지원병 전사자이다. 그가 죽은 뒤 벌어진 대대적인 추모 열기는 1932년 상해사변에서 사망한 일본의 ‘3용사’에 비견될 만했다.전쟁미담의 전성시대는 또한 혈서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 시기 수많은 혈서의 사연이 대중매체를 수놓았고 야담은 대중 선동에 나름대로 한몫을 한다. 일본의 전쟁 확대로 징병제가 실시되면서 식민지 조선인이 병사로 강제 차출됐고, 이에 따른 대중 계도가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에서도 한 축을 담당했던 것이 야담이었다. 책에 실린 다양한 신문과 잡지의 기사는 독자들에게 당시의 분위기를 전달해주기 위한 것으로 원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현대적 표기법으로 고쳐졌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책을 읽기는 쉽지 않다. 우선 어려운 단어들이 눈에 많이 띄고, 식민지 시대가 오늘날과는 너무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아파트 단지 문제점 지적한 ‘아파트’ 펴낸 박철수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아파트 단지 문제점 지적한 ‘아파트’ 펴낸 박철수 교수

    “대한민국의 아이콘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파트 단지는 공적 냉소와 사적 정열이 지배하는 한국사회를 대변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파트’(마티)를 펴낸 박철수(54) 서울시립대 건축학부 교수에게 이 말을 좀 더 쉽게 설명해 달라고 했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는 서로 안 하려고 합니다. 또 대학의 각 학과 학생 대표도 하지 않으려고 기피합니다. 사람들이 공익은 피하고 사적인 이익에 열의가 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겁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아파트가 문제가 아니라 아파트 단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어린이 놀이터, 근린생활시설, 유치원, 주민운동시설, 경로당, 주민공동시설 등 공공재인 도시 기반 시설이 ‘입주자들의 돈’으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박 교수는 아파트 단지 내 기반시설을 주민들의 돈으로 해결함으로써 이웃 주민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담장을 치고 자동차 출입 차단기를 설치하는 등 이웃과의 접촉이나 소통을 차단하게 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 밀집지역의 경우 경로당이 필요하면 누가 짓습니까? 지방 정부죠. 또 어린이 놀이터나 가로등의 설치 및 유지·수리비 등은 공적인 주체가 부담합니다. 공공시설비를 주민이 직접 부담하지 않죠.” 그는 외국의 사례도 들었다. “파리나 바르셀로나의 도시 풍경을 대표하는 나지막한 도시주택들은 나홀로 아파트들입니다. 또 번화가의 주택 역시 대부분이 나홀로 주상복합아파트입니다. 이들 주택의 입주민들은 자신들이 돈을 들여 놀이터 등 단지 내 편의시설을 만들지 않습니다. 공적인 서비스는 공공기관들이 제공하고 있지요.” 따라서 담장 같은 울타리가 없어 집 앞의 길이 주민들의 담화 공간이 되기도 하고 오래된 찻집, 잘 알려진 빵집, 지역 병원이 곳곳에 들어서 있으며 우체부를 만나 안부를 묻는 것이 일상적 풍경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웃과 소통이 된다는 얘기죠.” 박 교수는 공공의 재원으로 충당되어야 할 도시 기반 시설을 아파트 단지 만들기 방식으로 입주민들이 비용을 부담케 해 확충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자기 돈을 들여서 편의시설 등을 만들다 보니 남들이 그 시설이나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얘기했다. “최근 아파트 단지가 거주자들의 무리지음과 서열화를 나타내는 수단이 되었다는 비난이 일면서 주택정책 입안자들은 아파트 문제의 해결책으로 타운하우스와 블록형 단독주택 등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주택들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입주민들이 공공시설 설치비를 부담한 ‘단지’라는 점에서 결코 올바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박 교수는 아파트 단지와 같은 폐쇄적인 공간을 벗어날 주택 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런 사례의 하나가 될 곳으로 과천의 단독 주택지를 주목했다. “그곳의 나이 든 가구주들은 아파트에 들어가기 싫어합니다. 이들에게는 단독 주택지 서너 곳을 한데 묶어 원룸과 투룸, 스리룸을 적정하게 배정해 개발해야 합니다. 원룸과 투룸은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고 주인은 임대수익을 올리면서 거주지에서 사는 거죠. 다양한 연령대가 살아서 좋고 소규모니 소통도 잘될 겁니다.” 그는 앞으로의 주택정책은 이웃과의 폐쇄적인 문화를 유발하는 단지로는 안 된다는 방향으로 처방을 새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주택들이 아파트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슈퍼리치 무너뜨린건 중산층의 투쟁이었다

    근로소득세 체계의 핵심인 소득공제 제도가 부자들에게 유리하고 서민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 소득공제 중 일부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려는 정책이 정부에 의해 본격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말대로 될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부자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521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사측 위원 전원과 노측 위원 일부는 이에 불만을 품고 최저임금이 결정되기 전 퇴장했다. 부자들과 이에 대항하는 사람들 사이의 싸움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부(富)의 분배를 둘러싸고 지난 100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조명한 이 책은 오늘날 세금과 부의 분배를 두고 다투고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상당 부분 겹친다. 저자인 샘 피지개티는 뉴욕 타임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등 다양한 매체에 수십년간 기고해 온 베테랑 언론인으로 노동전문기자이다. 그는 권위 있는 사회학자와 사회평론가를 인용해 20세기 미국사회에 엄청난 변화들이 있었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변화는 ‘20세기 중반의 평등’이었다고 말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상 처음으로 소수가 되는 풍요의 경제, 유복한 사회의 성취라는 놀라운 경제 변혁에 비하면 다른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얘기한다. 대공황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인 1928년 미국 상위 1%의 슈퍼 리치들은 전체 국민소득의 4분의1에 가까운 23.9%를 가져갔다. 그러나 1950년대 이들의 몫은 10분의1로 대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침체(Great Recession) 직전인 2007년 상위 1% 부자들은 23.5%를 챙겨 대공황 직전과 비슷한 비율로 커졌다. 저자는 역사적인 자료들을 통해 한때 미국인들이 부자들의 권력과 영향력에 감히 맞서 싸웠으며, 그런 투쟁을 통해 중산층 천국을 실현했다는 사실을 물증으로 보여준다. 출간 후 여러 매체들과 학자·언론인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이 책의 내용과 주장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들의 몫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내 안의 잠재력, 최고치는?

    당신은 오늘밤 10시까지 끝내지 않으면 안 되는 매우 중대한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사소한 일들에는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오로지 마감시간까지 숨 막히는 집중이 있을 뿐이다. 당신은 당신이 상상할 수 없었던 놀라운 능력을 발휘해 간신히 마감 몇 분 전에 주어진 과제를 해결한다. 그러고 나서 “내가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일을 해냈지?” 하며 “신이여, 정말 이게 제가 해낸 일이란 말씀입니까”를 연발한다. 이것이 바로 마스터리(자신 안에 숨겨진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냄. 또는 그 힘)의 경험이다. 평범한 직장인들 가운데서도 이런 경험을 한두 번쯤 해 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런 초인적 힘인 마스터리를 언제 어디서든 마음먹었을 때 끌어내 쓸 수 있는가이다. 많은 사람들은 마스터리가 소위 전설적인 천재들만이 획득할 수 있는 힘이라고 오해한다. 만약 그렇다면 이 책이 대중을 대상으로 세상에 나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두뇌는 600만년에 걸친 진화와 발전의 결과물인 만큼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질적으로 유사한 두뇌를 지니고 있어 누구나 마스터리에 이를 수 있는 두뇌 구조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마스터리는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 탁월한 성취를 이룬 역사상 천재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생의 과업, 다시 말해 천직을 발견한 뒤 수련하고 최고의 스승을 찾아 배우는 등 필요한 여러 단계를 제대로 거쳐 실행하면 끌어낼 수 있는 힘이라고 말한다. 이 책의 내용은 신경과학 및 인지과학 분야에서 창의성과 관련해 이루어진 다양한 연구 결과, 그리고 역사 속 위대한 거장들의 전기를 토대로 삼고 있다. 거장들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헨리 포드, 찰스 다윈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오늘날 세계에서 구현된 마스터리의 예를 보여 주기 위해 이 시대의 거장 9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책에는 마스터리에 이르는 수많은 방법과 조언이 체계적으로 담겨져 있다. 직관과 이성이 결합된 힘, 오랫동안 한 분야에 몰두한 끝에 번득이는 고도의 지성을 획득하는 순간, 우리들도 그 힘과 경지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당신이 오랜 시간 진심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면 마스터리가 당신을 찾아올 것이다.” 자신의 책이 그 시간을 줄여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성장세 둔화… 어깨 짓누르는 빚더미… 늙어가는 인구… 서양문명에 닥친 위기와 처방

    서기 1500년 이후로 500년간 세계를 지배한 서양문명이 퇴보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성장세 둔화, 어깨를 짓누르는 부채, 노쇠해진 인구, 반사회적 징후는 유럽과 미국 어디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많은 논평가들은 과도한 채무나 은행관리 부실, 불평등의 확산 같은 것들을 거론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하버드대 교수, 옥스퍼드대 선임연구원,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겸하고 있는 경제사학자이자 세계적 지성인 저자가 보기에 이런 것들은 근본적인 제도들의 병폐에 불과하다. 퍼거슨은 서양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은 단 두 가지밖에 없다고 처방한다. 하나는 영웅적인 리더의 지휘 아래 개혁의 지지자들이 젊은이들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들에게도 조금 더 책임감 있는 재정정책을 내세우는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투표하라고 설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유권자들이 경험상 알고 있듯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하는 정치인들은 항상 공공부문 근로자와 정부 보조금 수혜자 등 두 부류의 조직적 반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구조적 적자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부는 결국 권좌에서 쫓겨나게 되어 있다. 다른 방법도 있다. 공공부문의 대차대조표도 채무와 자산을 비교하는 식으로 작성할 수 있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면 투자에 들어가는 적자와 현재의 소비를 지탱하는 데 들어가는 적자를 명확히 구분짓는 데 도움이 된다. 과도한 공공부채에 대한 정부재정 개혁을 시작하지 않으면 아르헨티나와 같은 처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는 2007년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의 문제점은 ‘규제완화’가 아니라 나쁜 규제가 포함된 지나치게 복잡한 규제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나쁜 규제의 예를 한 가지 들어보자. 도산한 담보대출은행 컨트리와이드의 CEO(최고경영자)였던 안젤로 모질로는 CEO로 근무할 당시 저지른 금융사기와 내부거래 혐의에 대해 벌금과 ‘환수’ 명목으로 총 6750만 달러(약 775억원)를 납부하기로 미국 당국과 합의했다. 그러나 그는 사기와 내부거래로 5억 2200만 달러(약 5997억원)의 거금을 벌었다. 그가 형사적 처벌을 모면하고 벌어들인 돈의 일부만 벌금으로 납부한 것은 이 분야의 형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저자는 또한 강력한 이익단체를 구성한 변호사들이 미국 의회를 점령한 것, 시민사회의 급격한 쇠퇴 등도 서양문명의 퇴보에 일조했다고 본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번영의 독…로마를 멸하다

    “로마가 멸망한 것은 내부 분열 때문이 아니었다. 얄궂게도 로마에게 해악이 된 것은 바로 로마의 번영이었다.” ‘법의 정신’으로 저명한 18세기 계몽주의 사상가 몽테스키외가 도시국가 로마의 탄생에서 동로마 제국의 멸망에 이르기까지 2000년 로마사 전체를 살펴보면서 로마의 번영과 멸망의 원인을 분석한 이 책에서 한 말이다. 저술가들은 대개 로마를 패망케 한 것은 내부의 분열과 그로 인한 혼란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저자는 로마에게 분열은 필연적이었고, 그런 분열은 늘 있어 왔으며, 또 늘 존재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는 로마는 정복 사업의 결과로 ‘번영’을 누리게 됐다고 설파한다. 그러나 번영이 문제였다. 그것이 온갖 분란을 일으켰고 민중의 소요를 내전으로 격화시켰으며, 로마를 이민족의 먹잇감으로 전락시키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책은 정치체제의 변화에 따라 로마의 역사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먼저 도시국가인 초기 로마를 융성케 한 왕정, 이어 왕들이 추방되면서 들어서게 된 공화정, 그리고 무정부 상태가 종식되면서 황제가 통치하는 제국의 등장과 쇠망이다. 저자는 왕정과 공화정 체제에서 로마가 번성할 수 있었던 내적·외적 주요 원인들을 살펴본다. 그는 로마가 융성하게 된 내적 요인들로 전리품의 현명한 분배, 자신들의 제도보다 훌륭하다고 여겨지는 외국 관습의 즉각적인 수용, 끊임없이 계속되는 전쟁을 통한 군사기술의 향상, 토지의 공평한 분배, 뛰어난 정치 지도자와 명장들의 연이은 등장, 청빈을 떳떳이 여기는 미덕, 로마인이 누린 자유 등을 언급하고 있다. 이어 로마가 세계의 주인이 될 수 있었던 외적 요인들을 다룬다. 당시 로마의 주변 국가들과 적국, 특히 카르타고에 주목했다. 그리고 카르타고를 굴복시킨 뒤 어떻게 주변 민족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정복 사업을 추진했는지도 추적한다. 정복 사업과 그것이 가져다 준 번영의 폐해로 공화정이 막을 내리면서 제국의 시대로 들어선 로마는 거대해진 덩치에 맞는 체질 개선 없이 ‘제국의 자기 제어 메커니즘’이 붕괴되면서 흔들리게 된다. 로마는 ‘승리의 과잉’ 자체에서 쇠망의 기운이 다가오고 있었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로마 국력의 발전과 번영, 그 다음에 찾아온 쇠망은 필연적이고도 논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 국가의 힘은 정복이 아닌 ‘국가 내부의 건강함’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결국 풍요란 부(富)에 있지 않고 도덕 속에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행복 스트레스’ 펴낸 철학자 탁석산

    [저자와의 차 한잔] ‘행복 스트레스’ 펴낸 철학자 탁석산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된 자살 사건들의 유서에 ‘난 행복하지 않아. 우울하다’는 내용들이 나오더군요. 또 이혼의 사유로는 ‘행복하지 않아. 난 인생의 실패자같애. 우울하다’는 말들을 하더군요.” 철학자 겸 저술가인 탁석산(57)씨는 행복이란 게 대체 뭐길래 자살하고 이혼하게 하는지 그 정체를 찾아보고 싶었다고 ‘행복 스트레스’(창비)를 펴낸 동기를 밝혔다. 그는 행복이란 어떤 의미인지 알 필요가 있고 절대불변의 가치인지 의심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이 뭡니까. -그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는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칸트, 프로이트 등 수많은 학자들이 행복에 대해 언급했지만 행복은 개인적 취향처럼 각 개인마다 다르며 주관적입니다. 심지어 악행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있다면 과연 행복에 대해 어떤 정의를 내리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래도 우리는 “행복하다. 불행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나름대로 뜻을 가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행복이란 단어의 역사는 200년 조금 넘었습니다. 벤담이 1789년 출간한 ‘도덕과 입법의 원리에 관한 서설’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하면서부터였습니다. 이 책에서 벤담은 최대 행복이라는 표현에서 ‘행복’을 ‘쾌락’(유쾌하고 즐거움)과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일본에서 쓰인 지는 150년 됐고, 20년 뒤 우리나라에 수입돼 1886년 ‘한성주보’ 기사에서 행복이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행복하고 싶어하지 않습니까. -사람들에게 “여러분, 왜 사나요?”라고 물으면 십중팔구 ‘행복해지기 위해서요’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말도 같이 들려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남들은 나를 보고 행복할 거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정말 행복한 걸까요?” →하긴 그런 말도 들리죠. -1등을 해도, 승진을 해도 스트레스가 기다리고 있죠. 1등을 유지해야 하고 한 단계 승진해도 계속 승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행복 추구도 스트레스죠.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기에 버릴 수 없고, 행복해지는 걸 포기할 수 없습니다. 설사 얻었다 해도 지속하기 매우 힘듭니다. 그뿐인가요? 행복한 사람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외쳐댑니다. 행복에 대한 강박에 빠져 있는 이런 상황이 ‘행복 스트레스’입니다. 이런 말이 아니면 달리 뭘로 표현하겠습니까. →그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나요. -행복(쾌락)이 모든 가치에서 우선이라는 생각은 역사가 200여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인간이 심신의 유쾌함과 즐거움만을 좇는 존재는 아니거든요. 이런 점을 살펴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좀 더 설명이 필요한데요. -저는 행복한 삶보다는 좋은 삶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좋은 삶이란 자신, 가까운 사람, 사회에 좋아야 하는 삶입니다. 예를 들자면 100억원짜리 복권에 당첨되었을 때 당첨금의 3분의1은 자신을 위해, 3분의 1은 가족과 친구· 친척을 위해, 3분의 1은 사회를 위해 기부한다면 이민을 가거나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오히려 감사와 칭송을 받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걸 3분의 1원칙이라고 부릅니다.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사회적 평등, 공동의 부, 예의, 공중도덕 등 사회환경도 좋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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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논설위원실△수석논설위원 손성진△논설위원 박건승 박현갑 안미현◇경영기획실△부실장(겸임) 이상훈◇편집국△부국장 손석구 이도운△선임기자 임태순 유상덕 노주석 장상규△전문기자 임병선<부장>△정치 박홍환△사회 박찬구△메트로 이동구△정책뉴스 김성수△국제 이종락△경제 김태균△산업 최용규△문화 황수정△체육 이기철◇사업단△부단장 이연경 김성곤△수석기획위원 함혜리◇콘텐츠평가팀△팀장 육철수△심의위원 김주혁◇온라인뉴스국△기획위원 박희석◇일본현지법인개설준비위△위원장 황성기 ■감사원 ◇고위감사공무원 <승진>△공직감찰본부장 주승노△감사교육원장 김충환<전보>△제2사무차장 정길영△기획관리실장 왕정홍 ■외교부 △의전장 최종현 ■농림축산식품부 ◇국장급 <승진>△대변인 남태헌<전보>△식품산업정책관 임정빈△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임재암◇과장급 전보△축산정책과장 이상만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 최영현△인구정책실장 이태한△정책기획관 장재혁△보건의료정책관 권덕철△건강보험정책국장 이동욱△보건산업정책국장 박인석△복지정책관 조남권△장애인정책국장 윤현덕 ■환경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송재용 ■해양수산부 △허베이스피리트피해지원단 보상협력팀장 노진관△해양수산인재개발원장 설인철△인천지방해양항만청 항만정비과장 김종래△국립수산과학원 운영지원과장 최경욱 ■금융위원회 ◇임명△사무처장 고승범△금융정책국장 김용범 ■병무청 ◇고위공무원 승진△병역자원국장 이성수 ■농촌진흥청 ◇승진△농촌지원국장 이범승△국립농업과학원 농업생물부장 이규성△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 이용범△국립원예특작과학원 인삼특작부장 이진모△국립축산과학원 축산자원개발부장 김인철△충북도 농업기술원장 김숙종◇전입·전보△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장 이상범△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장 김종철△국립식량과학원 기능성작물부장 전영춘 ■KBS △대전방송총국장 곽영지 ■에쓰오일 ◇승진 <부사장>△생산지원본부장 류경표<상무>△신사업부문담당 박승구△노사협력부문담당 오석동△업무부문담당 김평길△변화지원부문담당 박태철△컨트롤러 조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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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승진 및 전보 <국장급>△편집국 경제에디터 겸 정치에디터 곽태헌△미디어전략실 콘텐츠평가팀장 강동형△논설위원실 수석논설위원 김종면△〃 논설위원 오승호<부국장급>△편집국 사회에디터 겸 부국장 박홍기△편집국 문화부장 겸 문화에디터 김균미◇전보 <미디어전략실>△콘텐츠평가팀 심의위원 유상덕 김인철 최홍재<논설위원실>△논설위원 육철수 노주석 박정현 진경호<편집국> [부장]△정치 박찬구△사회 박현갑△경제 안미현△사회2 최용규△산업 김성곤△국제 박홍환△정책뉴스 이기철△온라인뉴스(온라인에디터 겸임) 정기홍△사진 김명국[선임기자]△산업부 류찬희△사진부 최해국[차장]△사회부 김태균 ■국회 입법조사처 ◇부이사관 전입 △정치의회팀장 김건오 ■지식경제부 △신재생에너지과장 박재영△에너지절약협력〃 나성화 ■기상청 △국제협력담당관 김세원△기상기술과장 정준석△기후예측〃 김현경 ■전북도 ◇4급 승진 △감사관실 이조승△행정지원관실 박찬규△정책기획관실 노점홍△투자유치과 엄법용△스포츠생활과 박종섭△친환경유통과 김윤정△지역개발과 유희두△지역개발과 강용△해양수산과 노희동△농업기술원 박영규 ■대한지적공사 △사업지원실장 최규성△고객지원부장 유은상 ■대한건설협회 ◇사무처장 △부산시회 류재용△광주시회 정재현△울산시회 유인규△경기도회 노승철△강원도회 정세철 ■고려대 △약학대학장 박영인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장 구정서△에너지환경〃 박대원△NID융합기술〃 좌성훈△주택〃 박병규△도서관장 정강현△홍보실장 최성진△공동실험실습관장 박미정△어학원장 정혜진△산학협력단장 이동훈 ■하나은행 ◇지점장 승진 △사당동 강귀섭△별내신도시 곽상구△신설동 구성구△성환 권복중△서천 금인철△부천중앙 김성기△율량동 김세용△삼선교 김종덕△태안 김지균△대구서 김치환△온천동 김현호△염창동 문승선△동교동 박경호△진천동 박헌△용운동 방명심△문래동 백대기△연신내 서보식△사직동 석현복△세종첫마을 성노태△침산동 신명호△전농동 신운주△서여의도 엄태섭△죽전 오재형△여수 우승구△용두동 윤언중△오산원동 이동훈△고척동 이성재△번동 이성환△대전법조센터 이인혁△중산 이정렬△독산동 이희선△서대신동 임문식△일산대화 임인목△방학동 장병모△부여 장세현△상암DMC 장태수△이매역 조선옥△창동역 주문학△도안신도시 최춘서△시흥 홍수기△구미공단 홍원엽◇기업금융전담역(RM) 승진△강남중앙영업본부 곽정오△남동공단 김민범△천안기업센터 김진우△양산 박병순△투자금융영업본부 박진홍△역삼역 박태준△남동중앙 이동호△남서울 이성우△기업여신지원팀 이영준△강남중앙영업본부 이후연△창원기업센터 전인원△한남동 조돈호△가좌공단 최정갑△남역삼기업센터 한우동◇골드PB 승진△여의도 변수영△영업1부 이원홍◇골드PB 전보△영업1부 김영훈△도곡PB센터 김학년◇VIP PB 승진△한남1동 박명숙△워커힐 황창규◇VIP PB 전보△잠실 강보연△월드센터 권기남△공덕역 김은자△중동 김주희△안양중앙 박일순△문정동 윤경미△수내역 이선화△중계동 이숙남△개봉동 이혜영△방배중앙 윤주희△송파 이월종 ■대성산업 △부사장 김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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