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 “패스트트랙 수사에 적극 협조…경찰 출석하겠다”
선거제·검찰개혁 법안들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되는 것을 막겠다며 자유한국당이 일으킨 국회 점거·감금 사태 이후 여야가 서로 고소·고발한 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인 가운데 피고발인이 된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고발인은 자유한국당이다.
표창원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서울 영등포경찰서로부터 받은 피고발인 출석요구서를 사진으로 올렸다. 표 의원은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 사태와 관련해 경찰의 피고발인 출석 요구에 응해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 “국회의원이 경찰 조사에 불응하고, 비협조하고, 직위와 권한을 이용해 (경찰을) 압박하거나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불체포특권의 효력 발휘를 위해) ‘방탄국회’를 소집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찰의 출석 요구에) 법 앞의 평등,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표 의원은 오는 17일 오전 10시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할 예정이다.
표 의원의 이날 페이스북 발언은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4월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감금한 혐의로 고발된 자유한국당의 정갑윤·여상규·엄용수·이양수 의원은 경찰의 출석 통보에 불응했다. 네 의원 모두 경찰에 별도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일정 조율 의사를 경찰에 전달하지도 않았다.
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채이배 의원 감금 혐의로 고발된 같은 당 의원들의 수사 진행 상황과 향후 수사계획 등 수사자료를 제출할 것을 경찰에 요구해 논란이 됐다. 같은 당의 이종배 의원은 수사계획과 함께 수사 대상자 명단, 그리고 사건 담당 수사관의 이름과 연락처까지 요구했다.
현재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에 오른 국회의원은 자유한국당 58명, 더불어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총 108명에 달한다. 경찰은 이 중 18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채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 9명에게 새로 출석을 통보했고,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정갑윤·여상규·엄용수·이양수 의원에게는 2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 정의당 의원 1명에게도 새로 출석을 요구했다.
경찰은 이번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사건을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 충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 충돌 등 크게 4개로 나눠 수사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