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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졸인재 채용관·공직선배 멘토링… 공무원 채용, 족집게식 맞춤형 조언”

    “고졸인재 채용관·공직선배 멘토링… 공무원 채용, 족집게식 맞춤형 조언”

    “원래는 공기업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부터 지역인재 추천 채용제도가 생기고, 올해 고교 교과목도 9급 공채시험 선택과목에 포함되면서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기회가 고등학생들에게도 활짝 열렸잖아요. 앞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서 행정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싶어요.” 지난 7일 ‘2013 공직박람회’를 관람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를 찾은 안소진(17·고2)양은 고졸 인재 채용 확대 차원에서 공무원 시험 제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줄줄 꿰고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공무원이 된 선배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던 점이 가장 좋았다”는 안양은 “박람회를 통해 공무원의 꿈을 한껏 키우게 됐다”면서 뿌듯해했다. 공직박람회가 올해로 3회째를 맞았다. 지난 7~8일 서울을 시작으로 춘천과 부산, 대전, 광주를 순회하며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는 정부 부처를 포함한 중앙행정기관 41곳과 감사원, 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 2곳, 세종시를 비롯한 시·도 지자체 17곳 등 총 60개 기관이 참여해 공직 희망자들의 다양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박람회 첫날부터 사람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특히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고교생들에게 ‘고졸인재채용관’은 인기 코너였다. 공간 안에 마련된 의자는 고졸 견습 공무원 2명의 설명을 경청하는 30여명의 학생들로 꽉 찼다. 미처 자리에 앉지 못한 학생들도 곁에 서서 선배들의 말에 집중했다. 이날 일일 선생님 역할을 맡았던 김연심(19·여)씨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장시간 설명하느라 힘들 법도 했지만 김씨는 “그래도 채용관을 찾은 학생들이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 더욱 좋다. 관심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금방 기운을 되찾았다. 현재 국방부 산하기관인 국방전산정보원에서 일하는 김씨는 “공직 진출 기회가 쉽게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라는 생각에 지난해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다”면서 “시험까지 30일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여기서 물러서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했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고졸인재채용관에서 위쪽으로 100m도 채 안 되는 곳에 ‘공직선배 멘토링’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직급(5·7·9급)과 채용 유형별(공개경쟁채용, 경력경쟁채용 등)로 나뉘어 설치된 부스 20개 안에는 공무원들이 공직을 희망하는 관람객들과 1대1로 면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대기석에는 20대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현재 9급 국가직·지방직 공채시험을 준비 중인 육모(25)씨는 “공부를 시작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는데 멘토링을 통해 학습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흡족해했다. ‘모의면접 체험관’ 앞 대기석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정장을 입고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지원자도 있었다. 사전조사서를 작성하는 지원자들의 모습도 진지했다. 여유 있는 기색은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면접을 마친 사람들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모의면접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박람회를 찾았다는 조아라(22·여)씨는 면접 후에 표정이 밝아졌다. 조씨는 “그동안 면접에는 문외한이었는데, 실무 담당자로부터 사전조사서를 작성할 때 시간이 없다고 대충 작성할 게 아니라 서론, 본론, 결론을 갖출 수 있도록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당장 2주 뒤에 7급 공채시험을 보는데 모의면접과 멘토링을 통해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12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공직박람회에는 약 4만 525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반면 이번 코엑스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이틀 동안 관람객 약 3만 3500명이 입장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늘의 눈] 청렴 사회는 올 것인가/오세진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청렴 사회는 올 것인가/오세진 정책뉴스부 기자

    지난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공직박람회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9급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에 고교 교과목 일부가 추가되면서 고등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진로 계획엔 없었는데 직접 와서 이야기를 듣고 나니 공무원이 되고 싶다”며 흐뭇해하는 여학생도 만났다. 공직을 향한 학생의 꿈은 순수해 보였다. 하지만 공직 사회는 아직 그렇게 깨끗하지 않다. 여전히 부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0년 실시한 부패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일반 국민 1400명 중 절반 이상인 54.1%가 공무원이 ‘부패하다’고 답했다. 국민들의 생각과 괴리감이 큰 탓일까. 공무원의 금품 수수 및 알선·청탁 등의 폐해를 막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굼뜨기만 하다. 지난해 8월 권익위가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을 입법 예고했지만 아직 국회에 제출하지도 못했다. 김영란법을 국회에 내려면 각 부처 협의가 끝난 뒤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갈 길이 멀다. 그런데 권익위는 김영란법을 놓고 아직까지 법무부와의 합의를 마무리짓지 못했다. 최근 협의 과정에서 직무 관련자 등으로부터 금품 등을 받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방향으로 법안을 고치려는 움직임이 드러나자 오히려 논란만 불거졌다. 여론을 의식한 듯 권익위와 법무부는 직무 관련성을 불문한다는 원안 내용으로 돌아가는 대신 처벌 수위를 형사처벌 없이 과태료로 낮추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저도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원안 후퇴 논란이 거듭되자 권익위는 진땀을 빼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도 입법 예고 당시 직무 관련성 여부와 상관없이 금품을 받으면 처벌해야 하고, 처벌 근거가 확실하다면 형벌이 아닌 과태료를 부과해도 괜찮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지금도 김영란법 원안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협의가 끝난 것이 아니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가 무슨 힘이 있나. 우리가 원안대로 하고 싶어도 법무부에서 합의를 안 해 주니 수정안을 내놓는 것 아니냐. 우리도 답답할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법무부의 입장은 사뭇 달랐다. 상대적으로 편해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리는 협의 기관일 뿐 김영란법을 발의한 기관은 아니다”라면서 “법안과 관련한 것은 권익위에 물어보라. 직무 관련성을 중시한다, 안 한다는 입장도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했다. 권익위가 법무부와의 합의만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당사자인 법무부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러니 정부의 부패 척결 의지가 계속 의심을 받는 것이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부정부패로 공직사회 기강이 무너지거나 복지부동으로 정부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제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 5sjin@seoul.co.kr
  • [고시열전] (11·끝) 행시 31회 합격자들

    [고시열전] (11·끝) 행시 31회 합격자들

    “어휴, 요즘은 동기들 얼굴도 보기 힘들어요. 마지막으로 모인 게 지난해 하반기였어요.”, “요새는 모임이 좀 뜸했어요. 다들 바쁘다 보니 최근에는 1년에 서너 번 정도밖에 모이질 못해요.” 현재 행정고시 31회 출신 공무원 대다수는 각 정부 부처 및 위원회 등에서 실·국장 자리를 맡고 있다. 정책의 기획·입안에서 실행 단계에 이르기까지 부서 실무를 총괄하는 만큼 동기끼리 매월 정기적으로 만나기가 어렵다. 하지만 ‘공공정책 결정과 집행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내는 기수가 31회다. 이들은 1987년 행시에 합격해 1988년 4월에 중앙공무원교육원에 입교했다. 특이한 점은 같은 해에 치러진 외무고시, 기술고시 합격자들과 함께 연수를 받았다는 점이다. 이 인연을 기념하기 위해 교육원 동기 모임 이름을 ‘삼우(三友)회’라고 지었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다른 고시 합격자들과 일정 기간 동안 생활을 같이 한 덕분에 여러 분야에서 일하는 연수원 동기들을 많이 알게 됐다”면서 “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부처 간 협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1988년은 서울올림픽이 열린 해다. 덕분에 31회 행시 합격자들은 특별한 경험을 했다. 지방수습사무관 생활 대신 입교 후 약 두 달 뒤에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본부와 각 사업단에 파견됐다. 김일재 안전행정부 인력개발관은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조직위원회 사무국에 파견돼 문화행사 기획업무를 담당했었는데 이전 올림픽조직위의 근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안행부에는 김 개발관 외에도 전성태 조직정책관, 황서종 인사정책관, 류순현 지방행정정책관, 배진환 지방세제정책관 등 31회 출신들이 많다. 본부 밖으로 파견 나간 사람들까지 합하면 인원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이들은 정부조직 직제 관리와 공무원 인사 제도 운영, 공무원 교육 훈련 계획, 지방 행정과 관련한 일을 맡고 있다. 31회 중에는 청와대에 파견된 사람도 많다. 이정섭 전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과 김용수 전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진흥기획관은 현 정부 들어 각각 기후환경비서관, 정보방송통신비서관으로 임명됐다. 고졸 출신 공무원 채용 확대 정책을 주도했던 박제국 전 안행부 인력개발관은 행정자치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한때 보건복지비서관으로 내정됐던 김원종 전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현재 보건복지비서관실 공동선임행정관이다. 이들보다 앞서 가장 먼저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던 인물이 문해남 해양수산부 해양정책실장이다. 그는 고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이었을 때 비서였고, 참여정부 때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 인사제도비서관, 인사관리비서관을 차례로 지냈다. 31회 행시 합격자 150명 중 여성은 단 한 명이다. 홍일점은 과거 교육인적자원부 두뇌한국(BK)21기획단 팀장을 맡았던 서유미 교육부 학술장학지원관이다. 서울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북대 사무국장과 교육부 국제협력관 등을 지내면서 대학 행정 및 국제 협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31회 최연소 합격자다. 서울대 정치학과 출신으로 대학교 4학년 때인 21살의 나이에 합격했다. 방통위 내 동기로는 정종기 이용자정책국장이 있다. 경제민주화 실현에 기여해야 할 공정거래위원회에는 김재중 시장감시국장, 김석호 기업협력국장, 김성하 시장구조개선정책관, 신영선 경쟁정책국장, 장덕진 기획조정관 등 5명이 두루 포진돼 있다. 31회 중에는 특별채용으로 자리를 옮긴 사람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안재경 경찰청 차장이 31회 출신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동기들이 일부 있었다. 그는 1993년 경정 특채 시험에 합격해 경찰로 자리를 옮겼다. 파격적인 발탁으로 화제가 됐던 이준석 특허청 차장도 행시 31회 합격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노동법, 통상임금·시간제 일자리 등 현안 정리를

    노동법, 통상임금·시간제 일자리 등 현안 정리를

    3341명이 지원한 제22회 공인노무사 자격증 1차 시험이 이틀 뒤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의 불안한 마음을 달래려고 학원 강사들이 마무리 전략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출제경향에 따라 올 시험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사회보험법이 특히 어려웠다. 필수과목과 선택과목을 통틀어 사회보험법 합격자 점수 평균이 57.77점으로 가장 낮았다. 오세웅 합격의법학원 강사는 “사회보험법 과목이 3년 전 1차 시험 필수과목으로 추가된 뒤 해마다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출제 영역이 일정하지 않아 수험생으로서는 암기할 부분이 많다. 올해도 시험 변별력을 높이는 방향이라 문제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목별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을 살펴보면, 노동법은 노동 관련 현안과 판례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법전 암기는 필수다. 홍준희 법학원 강사는 “통상임금 산정기준 문제, 시간제 일자리 도입 확대 등 쟁점 사안과 변호사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것인지와 관련한 판례(2012다77006) 등을 중심으로 ‘근로자’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희창 박문각 종로고시학원 강사는 “결국 법은 적용 요건을 따지는 일이 중요하고, 요건 충족 여부는 정의(定義)에서 출발한다. 정의를 정리한 노트를 남은 기간 계속 복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법은 ‘민법총칙’과 ‘채권법’ 두 영역에서 출제된다. 민법총칙은 권리의 주체와 객체 및 권리 변동 등 기초 개념을 확실히 세운 다음 자연인과 법인의 법률행위에 대한 내용을 되짚어 본다. 채권법은 채권의 목적, 채권의 소멸, 연대·보증채무, 채무불이행 등을 기본적으로 정리하고 계약총론 내용을 상세하게 살핀다. 노종천 박문각 강사는 “민법상의 특수불법행위 내용 또한 챙겨야 한다”면서 “판례 문제와 사례 문제의 출제 비중이 커지는 만큼 민법의 기본 개념과 쟁점이 되는 판례를 학습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지난해 수험생들을 곤경에 빠뜨렸던 사회보험법 과목은 개정된 법 내용을 꼼꼼하게 봐야 한다. 다른 과목에 비해 관련 법 개정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주요 출제 항목인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등은 일부 개정됐고 사회보장기본법은 전부 개정됐다. 시행 날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련 법률을 적용하는 문제를 풀 때 시험시행일인 8일에 시행 중인 법률을 적용해야 한다. 정유선 박문각 강사는 “최근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문제는 법조문뿐만 아니라 시행령까지 묻고 있다”고 분석한 뒤 “어려운 일이지만 사회보험법은 전 범위에 걸쳐 골고루 학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1차 시험 선택과목으로는 경제학원론과 경영학개론이 있다. 경영학개론은 조직행동과 조직이론, 회계와 전략경영 부문 등 챙겨야 할 내용이 많다. 중요 개념이 많은 만큼 기출문제가 유용하다. 전수환 법학원 강사는 “공인노무사 시험과 출제경향이 유사한 가맹거래사와 난도가 조금 높은 7급 공무원 기출문제를 단원별로 공부하면 실전 감각도 익힐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경제학원론은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분야로 분류된다. 신경수 법학원 강사는 “미시경제학에서는 생산요소시장과 소득분배이론의 출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거시경제학에서는 실업률, 경제활동참가율, 소비자 물가지수를 활용한 계산 문제와 효율성 임금이론 문제도 자주 나온다”면서 “다른 자격증 시험의 경제학 관련 기출문제도 집중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금품수수·예산 부당사용 여전하다

    금품수수·예산 부당사용 여전하다

    #1 초등학교 교장 A씨는 2년 동안 학교장 업무용 스마트폰으로 업무와는 상관없는 영화를 다운로드 받았다. 데이터 통화료는 학교 회계에서 냈다. 공용물을 사적으로 이용해 결과적으로 학교 예산을 낭비했다. #2 모 구청 건축과장 B씨가 장인상을 당했다. 건축과 직원들은 이 소식을 직무 관련단체인 시 건축사협회에 팩스로 알렸다. 건축사협회는 회원 전체에게 이 팩스를 전송했다. 결국 B씨는 20만원 상당의 조의금 21건 등 모두 420만원을 받았다. #3 모 위원회에서 평가업무를 담당한 사무관 C씨는 아파트 계약 후 잔금이 모자랐다. 그는 피평가기관인 광역자치단체에서 평가업무를 맡은 고교 동창에게서 시중은행 수준의 금리 연 8%로 5000만원을 빌렸다. 아파트에 입주한 다음 C씨는 몇 달 뒤에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았다. 당사자 스스로 깨닫지 못할 수 있지만 이 세 가지 모두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 사안이다. 2003년 5월 공무원 행동강령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째지만 여전히 공무원의 비도덕적 부당 행위 등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행동강령을 위반한 공무원 숫자는 2006년 이후 계속 늘고 있다. 지금까지 10년간 공무원 총 1만 134명이 강령을 어긴 것으로 집계됐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전체 건수에서 ‘금품 수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51.5%로 가장 높았다. 정해진 용도를 벗어나 예산을 부당하게 사용한 경우가 31%로 두 번째였다. 그런데 행동강령에 대한 공무원들의 실천과 인식 사이에는 간극이 있었다. 현재 공무원 행동강령을 적용받는 공무원 수는 약 160만명에 달한다. 이 중 2338명에게 지난 4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4%가 ‘공직자들이 행동강령을 잘 지키고 있다’고 응답하며 스스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문제는 강령을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공무원이 전체의 43.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권익위뿐만 아니라 공무원 교육기관에서도 강령에 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행동강령 중 강제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법률로 규정해야 한다”강조했다. 권익위는 지난달 31일 ‘공직자 행동강령 시행 10년, 성과 및 과제’ 토론회를 열어 전문가들로부터 향후 행동강령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 등과 관련한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이현수 건국대 교수는 “금지와 제재, 처벌을 통한 청렴성 확보는 김영란법에 맡기고 행동강령은 격려와 보상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마지막 외무고시 최종 면접을 넘어라

    그동안 ‘외무고시’로 불린 국가공무원 5급 외교통상직 공개경쟁채용시험이 올해 제47회를 끝으로 사라진다. 외무공무원 시험도 이제 마지막 관문만을 남겨놓고 있다. 제2차 시험까지 통과한 45명은 이틀 뒤인 다음 달 1일 제3차 시험을 보게 된다. 올해 외무공무원 제1차 시험에는 총 914명이 응시했다. 지난해보다 응시자 수가 오히려 9명 줄어 ‘마지막’이라는 타이틀을 무색하게 했다. 반면 제2차 시험 응시자는 올해 320명으로 지난해(286명)보다 많았다. 29일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해 계획한 신규 채용 인원은 총 36명(외교통상직 32명, 영어 능통자 2명, 러시아어 능통자 1명, 아랍어 능통자 1명)이었다. 하지만 제2차 시험에서 아랍어 능통자 응시자가 과락으로 떨어져 결국 35명을 뽑게 됐다. 아랍어 능통자 부문은 2011년 신설된 후 지금까지 합격자가 없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제3차 시험은 면접 시험이다. 오전에는 조별로 실시되는 외교 역량 평가 토론 면접과 외국어 토론 면접이, 오후에는 개인 발표 및 질의·응답 방식의 역량 면접이 진행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면접을 본다. 대기 시간을 고려해도 긴 시간이다. 면접위원 앞에서 오랫동안 발표하는 만큼 집중력을 잃지 않고 평소 말하기 과정에서 나타난 단점을 극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제46회 외무공무원 시험의 한 합격자는 최종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겼다. 그는 “면접을 이틀 앞두고 벼락치기를 한다고 해서 사람이 바뀌지는 않는다”면서 “새로운 것을 머릿속에 넣기보다는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잘 정리하고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본인의 경험을 떠올리며 “다른 친구들과 면접 스터디를 같이 하는 동안 들었던 지적 사항들을 떠올리며 면접에서는 같은 단점을 보이지 않도록 신경 썼다”면서 “낯선 문제가 나오더라도 합리적으로 접근해서 간결하고 명확하게 답변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일·육아 함께하게 근무시간 유연화”

    “일·육아 함께하게 근무시간 유연화”

    “사람들이 일자리 문제 때문에 가정에 소홀하지 않도록 정부가 기본적인 지원책을 잘 마련해야 합니다.” 올라프 카펠라(49)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오스트리아가족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과거에 상담사로 일했다. 그는 아이들이 부모 곁에서 자라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가족 정책을 연구했다. 카펠라 연구원은 28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삼성경제연구소가 마련한 ‘해외학자 초청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해 자국의 복지 정책을 소개하며 청중들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했다. 오스트리아는 보육 수당과 육아 휴직 제도가 발달했다. 3세 이하 아동이 있는 가정에 한해 출산 후 집에서 쉬고 있는 여성은 최대 30개월 간 월 436유로(약 63만원)를 보육 수당으로 받는다. 휴직 기간에 따라 수당도 다르게 지급된다. 직장에서는 여성에게 최대 2년까지 출산 휴가를 제공한다. 또 부모 모두가 원할 경우 둘에게 각각 1년씩 출산 휴가가 주어진다. 무급 휴가지만 복직이 100% 보장된다. 카펠라 연구원은 “남녀 모두 직장과 가정을 동시에 챙기기 위해서는 근무 시간이 유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펠라 연구원은 이를 위해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정책의 핵심은 결국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데에 있다”면서 “아이를 마음 편히 낳고 기를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관가 포커스] 세종시지원단=커플매니저?

    “결혼하고 싶은 분들은 모두 오세요.” 정부가 세종시에서 근무하는 미혼 직원들을 위해 미팅을 주선한다.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은 다음 달 4일 세종시로 이전한 각 정부 부처와 세종시·대전시교육청, 대전 소재 연구기관에서 근무하는 미혼 남녀 40명을 대상으로 단체미팅 행사를 연다고 23일 밝혔다. 김정민 세종시지원단장은 “세종시로 이전한 미혼 직원들에게 배우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줘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청을 접수한 결과 정부세종청사로 자리를 옮긴 부처 소속 직원은 총 17명(남성 8명, 여성 9명)에 그친 반면 세종시 일대에서 근무하는 교사들과 연구원들은 모두 108명(남성 35명, 여성 73명)이 지원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정부 관계자는 “이전기관 공무원들은 아직까지 이런 행사를 쑥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도 직원들의 수요를 파악해 일정 인원 수 이상이 희망하면 미팅을 계속 주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미팅 행사가 어색한 분위기로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결혼전문업체에 행사 진행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원단은 수도권에서 이전한 부처 공무원들이 세종시 초기 정착 과정에서 겪는 여러 불편을 없애기 위해 지난달부터 청와대와 안전행정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과 매주 합동점검회의 및 태스크포스(TF) 실무회의를 열고 있다. 이 자리에서 지원단은 공무원 임대 아파트 확보 문제와 대중교통 접근성 문제 등을 놓고 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혁신기업 안전경영] 한국환경공단

    [혁신기업 안전경영] 한국환경공단

    전기·가전제품과 자동차 등에 들어 있는 유해물질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환경공단이 생활 환경 안전 지킴이로 나섰다. 한국환경공단은 23일 환경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및 제조업체 등과 대형 폐가전제품 무상 방문수거 협약을 체결해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폐가전제품이 생활 환경에 유해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무상 방문수거 서비스 지원을 통해 가정 내 환경안전 지킴이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폐가전제품 수거 외에도 공단은 2008년 1월부터 ‘환경성보장제’를 실시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 및 자동차의 유해성을 낮추고 있다. 환경성보장제는 텔레비전, 냉장고, 휴대전화 등 전기·전자제품과 자동차의 설계·생산·폐기 단계 전 과정에 걸쳐 납, 수은, 카드뮴 등의 유해물질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다. 또 유해물질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어 향후 재활용할 수 없는 제품에 대해 제조 및 수입을 제한하는 예방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공단은 제품 출시일과 수입일로부터 1개월 내에 유해물질 기준 함유량 준수 여부를 확인한 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공단이 구축한 운영관리정보체계(EcoAS)에 등록한다. 등록 이후에도 공단은 각 분야 전문가들의 검증 과정을 통해 특정 제품이 제도를 잘 준수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혁신기업 안전경영]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혁신기업 안전경영]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승안원)이 세계를 대표하는 승강기 안전 전문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전문가 육성과 고객 만족 서비스 향상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지난달 개소한 승강기인재개발원과 안전해피콜센터를 중심으로 승강기 안전 수준을 대폭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공창석 원장은 “승강기 전문가 양성과 서비스 개편은 승안원이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승강기 안전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를 대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승강기 전문 인력 교육기관인 승강기인재개발원은 해마다 안전 관리 전문가 1200명을 배출할 예정이다. 교육훈련 과정은 이론과 실습을 겸비한 총 7개 분야로 구성돼 있고 승강기 중소기업을 비롯해 대기업, 지하철 등 승강기 이용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다. 승안원은 고객 서비스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지난해 콜서비스 대표전화를 개설한 데 이어 지난달 콜센터의 문을 연 승안원은 서비스 범위를 현재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오는 7월 15일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고객콜 서비스는 승강기 안전검사 업무를 접수한 상담원이 직접 검사일정을 안내하고, 검사 완료 후에는 서비스 만족도와 불편사항, 검사 이상 여부 등을 점검하게 된다. 이 외에도 승안원은 ‘검사리콜제’를 통해 민원이 다시 발생할 경우 재검사를 실시하고 ‘책임검사제’를 도입해 서비스의 질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9급 지방직 복지공무원 올해 1422명 이상 선발

    9급 지방직 복지공무원 올해 1422명 이상 선발

    영·유아(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 등 복지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복지 업무를 수행할 인력 수요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사회복지직 공무원 채용 규모를 조금씩 늘리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사회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보는 사람도 해마다 늘고 있다.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급, 2급, 3급 자격증 모두 복지직 공무원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 조건이 된다. 국가자격증인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2007년에는 1만 6024명이 시험을 봤고 2009년에는 2만 2842명이 응시했다. 2009년 이후로 올해까지 해마다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1급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올해 예정된 지방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 필기시험 일정은 서울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같다. 서울시는 9월 7일이고 세종시를 포함한 나머지 시·도 16곳은 8월 24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세종시는 올해 처음 공무원을 뽑는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2월 각 시·도별 9급 복지직 공무원 선발 인원 계획을 세웠다. 당시 최소한 복지직 공무원 785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었다. 여기에 육아 휴직 등으로 발생할 결원의 30%만큼 더해서 최종 채용 규모를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자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지난달 대책 회의를 통해 종전보다 복지직 채용 인원 수를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복지직 공무원 1439명(일반 1281명, 장애인 87명, 저소득층 71명)을 새로 뽑았다. 안행부 관계자는 22일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많이 채용할 계획이며, 지난해보다 덜 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달 말이 되면 최종 선발인원 계획을 확정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17개 시·도를 통틀어 공고된 총 선발 인원 수는 1422명(일반 1236명, 장애인 100명, 저소득층 86명)이다. 아직 세종시와 부산시, 충북도, 강원도가 추가 공고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용 인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방 9급 복지직 공무원 필기시험 경쟁률은 17.1대1이었다. 경쟁률만 놓고 보면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중 제주도가 30대1로 가장 높았고 서울시가 25.6대1로 그 뒤를 이었다. 강원도가 9.3대1로 가장 낮았다. 선발 인원 기준으로는 경기도가 2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164명)와 부산시(135명)가 그 뒤를 이었다. 복지직 공무원 필기시험은 행정직 공무원 필기시험보다 경쟁률이 낮다. 3급 이상의 사회복지사 자격증 기준이 있다 보니 자격증이 필요없는 행정직 시험보다 경쟁률이 떨어진다. 때문에 필기시험의 최근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게 시험 준비에 효율적이다. 오완섭 KG패스원 강사는 “사회복지학개론 과목은 지난해에 문제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렇다고 올해는 쉬운 문제가 출제되리라 예측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사회복지학개론 과목에서 과락자가 나타날 정도로 문제가 어려워 수험생들이 고전했다. 오 강사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 배경에 대해 “복지학 전공 교수 출신의 출제위원들이 앞으로 복지학 전공자 수준에 맞게 문제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사회복지 관련 개념의 사전적 의미뿐만 아니라 이를 특정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올해부터 사회복지 직렬 필기시험 선택과목에 고등학교 교과목인 수학과 과학, 사회가 추가되면서 수험생은 사회복지학개론과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이전보다 선택과목에 대한 부담감이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종 면접시험을 위해서 선택과목 2개 중 하나는 사회복지학개론을 택할 것을 추천했다. 김형준 아모르 이그잼학원 강사는 “현재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선택과목 조합은 사회복지학개론과 행정법총론, 사회복지학과 사회”라면서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최종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면접 시 사회복지 전문지식을 묻는 항목이 있기 때문에 사회복지학개론을 선택과목으로 하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필기시험까지 약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실전 문제 풀이는 늦어도 6월부터는 시작하는 것이 좋다”면서 “그전까지 사회복지정책, 사회복지실천 등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9급 지방직 복지공무원 올해 1422명 이상 선발

    9급 지방직 복지공무원 올해 1422명 이상 선발

    영·유아(0~5세) 무상보육 전면 실시 등 복지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복지 업무를 수행할 인력 수요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들도 사회복지직 공무원 채용 규모를 조금씩 늘리는 추세다. 이를 반영하듯 사회복지사 자격증 시험을 보는 사람도 해마다 늘고 있다.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급, 2급, 3급 자격증 모두 복지직 공무원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자격 조건이 된다. 국가자격증인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2007년에는 1만 6024명이 시험을 봤고 2009년에는 2만 2842명이 응시했다. 2009년 이후로 올해까지 해마다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1급 자격증 취득에 도전했다. 올해 예정된 지방직 9급 공무원 공개경쟁 채용 필기시험 일정은 서울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같다. 서울시는 9월 7일이고 세종시를 포함한 나머지 시·도 16곳은 8월 24일 필기시험을 치른다. 세종시는 올해 처음 공무원을 뽑는다. 안전행정부는 지난 2월 각 시·도별 9급 복지직 공무원 선발 인원 계획을 세웠다. 당시 최소한 복지직 공무원 785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었다. 여기에 육아 휴직 등으로 발생할 결원의 30%만큼 더해서 최종 채용 규모를 결정하려 했다. 하지만 사회복지직 공무원의 자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계획이 변경됐다. 지난달 대책 회의를 통해 종전보다 복지직 채용 인원 수를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복지직 공무원 1439명(일반 1281명, 장애인 87명, 저소득층 71명)을 새로 뽑았다. 안행부 관계자는 22일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많이 채용할 계획이며, 지난해보다 덜 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달 말이 되면 최종 선발인원 계획을 확정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17개 시·도를 통틀어 공고된 총 선발 인원 수는 1422명(일반 1236명, 장애인 100명, 저소득층 86명)이다. 아직 세종시와 부산시, 충북도, 강원도가 추가 공고를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용 인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방 9급 복지직 공무원 필기시험 경쟁률은 17.1대1이었다. 경쟁률만 놓고 보면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시·도 중 제주도가 30대1로 가장 높았고 서울시가 25.6대1로 그 뒤를 이었다. 강원도가 9.3대1로 가장 낮았다. 선발 인원 기준으로는 경기도가 24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164명)와 부산시(135명)가 그 뒤를 이었다. 복지직 공무원 필기시험은 행정직 공무원 필기시험보다 경쟁률이 낮다. 3급 이상의 사회복지사 자격증 기준이 있다 보니 자격증이 필요없는 행정직 시험보다 경쟁률이 떨어진다. 때문에 필기시험의 최근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게 시험 준비에 효율적이다. 오완섭 KG패스원 강사는 “사회복지학개론 과목은 지난해에 문제가 상당히 어려웠다. 그렇다고 올해는 쉬운 문제가 출제되리라 예측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해에는 이례적으로 사회복지학개론 과목에서 과락자가 나타날 정도로 문제가 어려워 수험생들이 고전했다. 오 강사는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 배경에 대해 “복지학 전공 교수 출신의 출제위원들이 앞으로 복지학 전공자 수준에 맞게 문제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사회복지 관련 개념의 사전적 의미뿐만 아니라 이를 특정 상황에 적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올해부터 사회복지 직렬 필기시험 선택과목에 고등학교 교과목인 수학과 과학, 사회가 추가되면서 수험생은 사회복지학개론과 행정법총론, 행정학개론을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이전보다 선택과목에 대한 부담감이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최종 면접시험을 위해서 선택과목 2개 중 하나는 사회복지학개론을 택할 것을 추천했다. 김형준 아모르 이그잼학원 강사는 “현재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선택과목 조합은 사회복지학개론과 행정법총론, 사회복지학과 사회”라면서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최종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고, 면접 시 사회복지 전문지식을 묻는 항목이 있기 때문에 사회복지학개론을 선택과목으로 하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강사는 필기시험까지 약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실전 문제 풀이는 늦어도 6월부터는 시작하는 것이 좋다”면서 “그전까지 사회복지정책, 사회복지실천 등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 주요 영역을 중심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신임 사무관 지방근무 의무화

    이르면 올해부터 5급 공무원 공채(옛 행정고시)로 공직에 들어온 신임 사무관들은 1년여간 의무적으로 지방에서 근무하게 된다. 박근혜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공직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올해부터 5급 공채 신임 사무관 전원에 대해 일정 기간 지자체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한 뒤 중앙 부처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행부는 신임 사무관들이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교육을 마치고 각 부처로 시보 발령을 받는 매해 10월부터 1년~1년 6개월의 기간을 의무적으로 지자체에서 근무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행정, 재경 등 5급 공채 9개 직렬이 전부 대상이다. 지난해 5급 공채시험에 합격해 지난달부터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수습을 받는 신임 사무관들이 오는 10월 교육이 끝나면 처음으로 이 같은 지방근무 의무화 대상이 될 전망이다. 지금은 6개월의 교육기간 중 광역과 기초지자체, 지자체 산하 기관에 각 1주씩 모두 3주에 걸쳐 지방에서 단기 교육을 받는 것이 전부다. 안행부는 앞으로 신임 사무관이 각 지자체에 파견돼 어떻게 근무하는지, 지자체가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할 수 있는 관련 프로그램도 만들기로 했다. 이들 사무관은 각 지자체의 기획조정실 등 핵심 부처에 배치돼 1년여 동안 현장감 있는 업무를 배울 것으로 기대된다. 안행부가 자체적으로 신임 사무관의 지방 순환근무를 실시한 적은 있지만 정부부처의 중간 관리자급인 5급 신임 사무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지방근무 계획은 처음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역이 지역정책 논의 주도 주민 삶 향상에 초점 맞춰야”

    “지역이 지역정책 논의 주도 주민 삶 향상에 초점 맞춰야”

    ‘박근혜 정부 지방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 발전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주민 개개인에 초점을 맞춰 지역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지역정책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 정부에서 실시됐던 지역 발전 정책을 되돌아보면서 참여정부는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을 내세웠다고 소개했다. 이명박 정부는 광역경제권 육성과 4대강 사업 등으로 지역 경쟁력 강화를 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명확한 한계도 드러났다. 김 연구위원은 “참여정부 때는 중앙정부가 지역정책을 주도하다 보니 지방 분권이 약화되고 지역 간 갈등이 나타났다. 이명박 정부는 지역 주민이 누릴 삶의 질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현 정부의 발전 전략으로 ▲지역 발전 패러다임 전환 ▲낙후 지역 발전 정책 추진 ▲지자체 간 협력 사업 활성화 등을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정부는 지역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 정비를 서두르는 한편 지역 발전 정책에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방소비·소득세 확대 통해 지자체 재정 건전성 높여야”

    “지방소비·소득세 확대 통해 지자체 재정 건전성 높여야”

    조기현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박근혜 정부 지방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 세미나에서 “오늘날 열악한 지방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소비세 확대 등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조 연구위원은 ‘지방 재정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으로 ▲지자체의 과세 자주권 확보 ▲재정 형평성 강화 ▲복지예산의 국가 역할 강화 등을 꼽았다. 역대 정부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참여정부 시절에는 지방양여금 폐지와 국고보조사업의 지방 이양 등으로 지방 재정 부담이 커져 건전성이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또 이명박 정부 당시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전환한 지방소비세 제도를 도입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지역 간 재정 격차를 우려해 확대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위원은 “지방세 중 취득세 등의 비중이 전체의 약 44%를 차지하다 보니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고, 저출산·고령화 여파로 인한 복지 부담 증가 등이 지방 재정을 악화시킨다”면서 “지방 세목을 취득세 중심에서 지방소비세와 지방소득세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국고보조사업을 정비해 예산 낭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방분권 4대 핵심과제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 내에 마쳐야”

    “지방분권 4대 핵심과제 박근혜 정부 임기 중반 내에 마쳐야”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가치는 역대 정부에서 진전과 후퇴를 반복했지만 조금씩 확대됐다. 하지만 이런 변화 속에서도 지방을 국가의 하위 개념으로 보고 지방의 현안을 별개의 문제로 보는 시각도 여전하다.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지방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민 개개인의 삶과 직결될 수밖에 없는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가치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과거 정부의 공과를 면밀히 검토해 실질적인 성과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는 안전행정부와 전국시도지사협의회, 한국행정학회, 한국지방자치학회 등 관계 기관, 학회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주요 논의 내용을 정리한다. “핵심적인 지방 분권 국정과제는 임기 중반 내에 모두 이뤄야 한다.” 21일 열린 ‘박근혜 정부 지방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 세미나에서는 자치제도와 지방 재정, 지역 발전, 안전정책 등 주요 지방 분권 과제에 대한 주제 발표와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금창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정부 지방 분권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지방 분권 정책 추진의 선택과 집중을 주문했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 추진한 지방 분권 과제를 검토하고 현재까지 실현되지 못한 핵심 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자치경찰제 도입과 교육 및 지방자치의 통합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소개했다. 2005년 말 관련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되면서 논의가 본격화된 자치경찰제도 같은 과제는 이번 정부에서 끝을 맺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금 연구위원은 “국정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려면 시기에 대한 검토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집권 초기에 정부가 강한 정책 의지를 갖고 각종 정책을 추진하다가 임기 후반에 이르면 동력을 상실했던 전례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다. 그는 “핵심적인 지방 분권 과제는 임기 중반 내에 실현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면서 “일부 과제는 지난 정부와의 연속성을 고려해 시기를 정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양영철 한국지방자치학회장도 금 연구위원처럼 정책의 빠른 추진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기본적인 로드맵을 아직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가 준비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지자체에 부여하는 의무와 권한에 대해 분명하게 말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방 분권 정책 완료에 대한 책임을 부처 장관에게 부여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금 연구위원은 “장관이 이행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게 하면 이행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이 같은 주문은 답보 상태를 거듭한 과거 정부의 지방 분권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토론자들은 지난 정부와의 연속성을 강조하면서도 과거 지방 분권 정책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금 연구위원은 “노무현 정부는 지방 분권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했지만 국가 균형 발전을 함께 추진하며 한계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는 “국정과제의 우선순위에서 지방 분권과 지방자치의 비중이 작아 핵심 역량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연구원의 김현호 연구위원도 “지역 주도의 균형 발전을 추진했지만 결국은 중앙정부가 주도했다”면서 “중앙 부처가 경쟁적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추진하며 중복 투자가 이뤄지는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정정화 서울행정학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인수위원회 시절 지방 분권에 대한 대안 제시가 미약했다”면서 “이들 정부와 비교해 현 정부의 지역 발전 추진 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해 보인다”고 우려했다. 토론자들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역할도 강조했다. 배인명 한국지방재정학회장은 “박근혜 정부는 지방의 자율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우선순위를 따지면 이 가운데 자율성이 가장 앞선다”면서 “자율성을 보장한 후 스스로 운용하게 하면 건전성도 강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지방소비세도 현행 5%에서 10%로 높이고, 더 나아가 20%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윤수 한국정책학회장은 “많은 문제가 지자체와 동등한 협업 관계를 맺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면서 “대안과 전략만을 만들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자체도 자발적으로 협업에 나서 중앙정부와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주관이 아닌 소위 ‘협조 기관’으로 분류된 기관과 지자체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기조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창업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다. 서울신문은 창조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거하면서 중소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의 창’(SEC·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을 마련했다. SEC에서는 새 정부가 제시한 경제민주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 전환, 3불(不) 해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해결 방안 등을 총 4회에 걸쳐 다룬다. 제1차 콘퍼런스는 15일 오전 10시 서울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창조경제시대 중소기업정책’을 주제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의 사회로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기찬 교수(이하 사회자)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 너무 많은 대책은 기획만 하다 끝나 버릴 수 있다. 핵심 대책에 대한 집중 논의가 필요하다.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전문기업을 이어줄 수 있는 성장사다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 ‘3불(不)’은 최근 대두된 갑을 문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3행(行)’의 핵심은 글로벌화다. 지난 10년간의 중소기업정책 중 가장 아쉬운 분야다. 글로벌화에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국내 시장에 매몰된 기업은 망했다. 자기 제품이 없으면 해외에 나갈 수 없다. -김순철 중기청 차장(이하 김 차장) 공감한다. 중기정책은 맞춤형 지원으로 가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글로벌화가 중요하다. 300만개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8만 6000여개에 불과하다. 내수뿐 아니라 세계 시장도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상황이 됐기 때문에 창업 단계에서부터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이하 이 교수) 중소기업의 스펙트럼이 넓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논의도 지금보다 지평을 넓혀야 한다. 혁신 기업들이 잘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다. 소상공인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접근 방식과 대책도 달라야 한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하 성 회장) 창업 후 5~10년간 흥망을 거듭한 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중견기업이 되면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진다.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면 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150억~300억원 매출의 중견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자 논의를 정리하자면 ▲3불 문제 해결 없이 중소기업 문제는 해결 난망 ▲창조경제와 시장 메커니즘의 화합 ▲벤처기업과 장수기업 양대 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성장사다리를 통한 글로벌기업 육성이다. -이 교수 이제 대기업 중심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3불 문제 해소가 관건이다. 성장과 고용 두 축을 달성하는 데는 창업 활성화가 우선이다. 신용 불량이 걸림돌이다. 창업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성실한 사업가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 회장 2000년 벤처 붐이 일면서 사라졌던 도전정신이 되살아났다. 창업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현장에서의 3불, 갑을 관계도 심각하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제품 가격 깎기뿐 아니라 하청 기업에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을 자신들의 업체에 해줄 것을 강요하더라. 도덕적인 문제다. 하청 기업이 오히려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한다. →사회자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벤처 버블, 모럴 해저드, 무늬만 벤처 등의 거부 반응이라고 할까? -이 교수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중소기업 활성화 논의가 자칫 과거 벤처기업 거품 붕괴처럼 될 수도 있다.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붐 붕괴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에 투자된 정부 지원금이 2조 2000억원인데 6000억원이 회수되지 못했다. 구조조정 지원금 165조원 중 미회수금이 65조원에 달한다. 벤처기업 매출액이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을 넘고 매년 평균 20% 성장하며 140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정부가 (벤처의 개념을) 정의하려는 순간 벤처는 무너졌다. 2001년 발생한 벤처 버블은 국내 문제가 아닌 글로벌 현상이다. 정부의 4대 벤처 건전화 대책은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다. 창업을 위축시켰고 묻지 마 투자를 없앤다고 엔젤투자를 축소했으며 코스닥을 통합했다. 초일류 벤처기업에 SKY 출신이 가지 않는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김 차장 오늘(15일) 발표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엔젤을 중간에서 회수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 강화, 재기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지금 벤처는 벤처 1세대가 대부분으로 이들이 재투자하고 후배 기업에 멘토링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피인수 기업에 스톡옵션을 주고 행사 후 세금을 분할 납부하는 문제 등 포괄적인 내용도 담았다.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액공제 한도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됐지만 창업자 연대보증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성 회장 벤처정책은 성공한 정책이다. 벤처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 정보기술(IT) 경쟁력 확보의 근간이 됐다. 코스닥시장 조작, 분식회계 등 스타 기업의 비도덕적 행위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줬다. 반성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불합리, 불균형 문제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가격을 깎지 말자”고 얘기하는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가격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들어왔을 때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보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력 불균형 등에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기업가들도 M&A를 부담스러워한다. →사회자 벤처 기업 엔진 가동에 이어 성장사다리도 문제다. 지금까지 사다리 문제를 조세의 걸림돌로만 봤는데 기술 기업이 도약하려면 연구 개발 인재가 요구된다. 시급한 성장사다리는. -성 회장 중소기업에는 기술 인재 공급이 시급하다. 제도는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기업 입장에서 도움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국책연구기관 같은 좋은 자리의 연구원이 되려면 의무적으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파견 기업에서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교수 성장사다리의 핵심은 인력과 자금, 시장이다. 이 중 시장과 인력 조달 문제가 우선한다. 중소·벤처기업 인력 조달은 주식옵션제도가 가장 효율적이다. 연구·개발(R&D) 기관을 통한 인력 지원은 궁여지책이다. 그렇게 온 사람들은 목숨 걸고 일하지 않는다. 주식옵션제도를 현실에 맞춰 강화해야 한다. 기술과 기업이 거래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시장과 기술이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다. 기술로 시장을 확보하고 이후 필요한 기술은 M&A를 통해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제로섬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견기업에 나눠 줘서는 안 된다. 중견기업에는 세액을 점진적으로 낮춰 주는 방향이 필요하다. -김 차장 인력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력이 올 수 있는 스톡옵션제가 최선이다. 전문연구기관 및 출연연구소의 인력 파견도 좋은 대책이다. 현장감이나 기술 발전을 체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할 수 있는 ‘윈윈책’이다. 출연연에 ‘테뉴어 제도’를 도입해서 중소기업 근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대두된다. 성과 평가에 창업이나 중소기업 기술 지원을 반영하고도 있다. 중견기업의 성장사다리는 금융·세제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여 안착할 수 있도록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역량을 강화하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회자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성 회장 글로벌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50년간 이뤄진 일본의 방식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도 핵심 부품은 일본에 매달려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에서 우리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에 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계속 투자하고 성장한 기업의 해외 진출에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 주면 어떨까 한다. -사회자 열린 국제화정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글로벌 정책은 기관정책이지만 이스라엘은 1000만명의 디아스포라(유대인)가 세일즈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마케팅도 결국 사람이 하는데 동포들이 나서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류 열풍을 활용해야 한다. 경제는 결국 ‘기브 앤드 테이크’다. -김 차장 과거 수출 지원은 기업 간 거래(B2B), 오프라인이었지만 현재는 기업과 소비자(B2C), 홈쇼핑을 포함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과 관련해 기업의 수출 역량과 방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해외 진출 로드맵을 수립하겠다. 정리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 심리 상태 ‘중2병’ 급증

    [주말 인사이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 심리 상태 ‘중2병’ 급증

    #1. 중학교 2학년 박모(14)양은 인터넷 채팅으로만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인 박양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나이 차이도 크고, 시댁과 사이도 나빠 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채팅만 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힘들게 한국으로 시집와서 누구 때문에 험한 일을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노는 딸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 어머니는 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부쉈다. 그러자 박양이 갑자기 손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과호흡증상을 일으켰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양을 공황장애와 전환장애(히스테리성 운동기능 이상)라고 진단했다. #2. “상관없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안 가요”김모(14)군은 학교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상담실이다. 수업이 싫다며 상담실에 드러누운 김군에게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없으면 무단결과란 상담 교사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니기 싫다며 결국 커터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 버린 김군은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매일 1~2시간씩 쉬는 것을 봤어요. 저도 쉬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김군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축구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모는 ‘운동선수는 부상당하거나 탈락하면 대안이 없고, 진학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며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부모는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혔다. 상담 교사의 도움으로 럭비, 승마, 조정 같은 비인기 종목을 추천받은 김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2병이란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쯤 만들어진 속어로 지난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란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 ‘김정일은 방위 때문에,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으로 학생의 서열화가 낳은 비극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2병은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 증가, 무기력, 비행, 다양한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2병 청소년들의 자살과 학교폭력, 가출 등 적잖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맡은 수 워커(50)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중2병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춘기 증상은 이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나타난다. 부모들이 겪는 중년의 위기와 겹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는 분석이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중2병은 청소년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부부 갈등, 직장 스트레스, 오춘기 등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부모와 증폭되면서 심각한 가정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2병의 원인으로 양육 실패,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왜곡된 입시제도, 사회성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제도, 흔들리는 가정을 꼽았다. 맞벌이 부모들이 ‘제 시간에 밥 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학교 보내기’와 같은 기본적인 훈육에 실패하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가 아이를 보더라도 ‘공부를 잘하니까 다 괜찮을 거야’라며 사회성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2만여개의 직업이 있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직업은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의사, 변호사 등 20여개도 안 된다. 특히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중2병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학교부터 정식 입시 체제에 들어간다. 내신성적이 고입, 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부담이 커진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 5년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중2병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차례 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고교 서열에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고등학교 수직화를 가속했다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입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면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식으로 고교 진학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대포’(대학 포기) 증상이 중2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핵가족과 부모의 생활고로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연과 친구들이랑 어울릴 기회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돌다가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화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극심해진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다음이 교통사고, 암, 심장질환, 익사 순서다. 청소년의 11.2%는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그 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소년들은 도피처이자 정보 획득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다. 12~19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전년의 40.7%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시간이며,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이 36.4%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순서였다. 이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중2병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중학교 2학년은 본격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며 “사춘기 때는 다 불안하고 우울한데, 또래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입시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교과목에 예체능 시간을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중2병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2병은 일방적인 지식 주입보다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사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최근 자사고가 늘어나고 일반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중학생들에게 입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심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교육과 사회의 근본 환경은 변화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 몇 가지로 중2병을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는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변의 기대로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하위권 학생은 경쟁에서 처졌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하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교육부 말처럼 학교 다양화가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일 뿐”이라며 “고교 진학에 중학교 교육이 휩쓸리지 않아야 중학생들의 불안함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중2병 소녀는 같은 병을 앓았던 선배의 조언으로 중2병을 탈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대사가 배우자와 골프 치고 여행경비 사용…회식비 쓰고 “업무협의차 썼다” 허위 기재

    일부 해외 주재 외교관들이 외교 업무에 사용해야 할 공금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재외공관 12곳과 공공기관 해외사무소 및 외교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수지 재외공관 등 운영실태’ 결과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감사 결과 재외공관에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경우가 여러 차례 적발됐다.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는 주재국의 주요 외교 관료들과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 구축비는 원칙적으로 법인카드를 이용해야 하고 사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주코스타리카 대사를 지낸 A씨는 배우자와 함께 2010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구축비 약 664만원을 골프장 이용료와 여행 경비 등으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에서도 구축비를 유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2011년 9월부터 2012년 3월까지 구축비 약 252만원을 6차례에 걸쳐 직원들 식대와 회식비 등으로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빙서류에는 ‘미국 상무부 관계자와의 업무 협의 등’으로 사용했다고 거짓으로 기재했다. 또한 2010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공관원들은 총영사의 사전 결재 없이 구축비를 집행하여 그중 일부를 골프장에서 사용했다. 감사원은 “오랫동안 감사를 받지 않은 재외공관들을 선정하여 기관운영의 비효율과 예산낭비 등을 막기 위해 이번 감사를 실시했다”면서 “외교네트워크 구축비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관련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자사고·특목고 못 가면 대포”… 고3만큼 고달픈 중2 ‘나’를 버리다

    “자사고·특목고 못 가면 대포”… 고3만큼 고달픈 중2 ‘나’를 버리다

    #1. 중학교 2학년 박모(14)양은 인터넷 채팅으로만 이야기한다. 결혼 이주 여성인 박양의 어머니는 딸이 공부를 잘해 성공하기를 바란다. 남편과 나이 차이도 크고, 시댁과 사이도 나빠 딸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중간고사를 앞두고 공부는 하지 않고 침대에 누워 휴대전화로 채팅만 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폭발하고 말았다.‘내가 힘들게 한국으로 시집와서 누구 때문에 험한 일을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노는 딸은 엄마에 대한 배신’이란 생각이 든 어머니는 딸을 때리고 휴대전화를 부쉈다. 그러자 박양이 갑자기 손을 떨고 말을 더듬으며 과호흡증상을 일으켰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양을 공황장애와 전환장애(히스테리성 운동기능 이상)라고 진단했다. #2. “상관없어요. 어차피 고등학교 안 가요”김모(14)군은 학교에서 가장 자주 찾는 곳이 상담실이다. 수업이 싫다며 상담실에 드러누운 김군에게 담임선생님의 허락이 없으면 무단결과란 상담 교사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학교 다니기 싫다며 결국 커터 칼로 자신의 팔을 그어 버린 김군은 “학교에서 자해 소동을 벌인 아이들이 상담실에서 매일 1~2시간씩 쉬는 것을 봤어요. 저도 쉬고 싶었어요”라고 털어놓았다.김군은 전국체전에 출전할 정도로 축구 실력이 뛰어났지만 부모는 ‘운동선수는 부상당하거나 탈락하면 대안이 없고, 진학에 실패할 확률도 높다’며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했다. 부모는 공부만 하라고 하지만, 김군은 교실에 앉아 있으면 숨이 막혔다. 상담 교사의 도움으로 럭비, 승마, 조정 같은 비인기 종목을 추천받은 김군은 다시 활기를 찾았다. 중2병이란 유령이 한국을 배회하고 있다. 중2병이란 일본어 ‘추니뵤’(中二病)에서 나온 신조어로 사춘기 청소년들의 반항적인 심리 상태를 빗댄 말이다. 일본에서는 1999년쯤 만들어진 속어로 지난해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란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인기리에 방영됐다. ‘김정일은 방위 때문에, 김정은은 중2가 무서워서 남침을 못 한다’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로 요즘 중2는 무섭고 거칠 것이 없는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다. 중2병은 인터넷의 발달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맞물려 경쟁과 입시 교육이 낳은 병리 현상이다. 중학교 때부터 특목고, 특성화고, 일반고 등으로 학생의 서열화가 낳은 비극이란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중2병은 타인에 대한 공격 성향 증가, 무기력, 비행, 다양한 중독 등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중2병 청소년들의 자살과 학교폭력, 가출 등 적잖은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보이스카우트 등 청소년 활동이 발달한 영국에서 청소년 교육을 맡은 수 워커(50) 국제청소년성취포상협회 사무국장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심각한 경쟁사회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중2병은 선진국 청소년들도 겪는 증상’이라고 진단했다. 중2병과 같은 청소년들의 사춘기 증상은 이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나타난다. 부모들이 겪는 중년의 위기와 겹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는 분석이다. 성나경 전국전문상담교육자협회 대표는 “중2병은 청소년 발달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지만 부부 갈등, 직장 스트레스, 오춘기 등으로 중년의 위기를 겪는 부모와 증폭되면서 심각한 가정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2병의 원인으로 양육 실패, 지나친 학업 스트레스와 왜곡된 입시제도, 사회성을 가르치지 못하는 교육제도, 흔들리는 가정을 꼽았다. 맞벌이 부모들이 ‘제 시간에 밥 먹이고 준비물 챙겨서 학교 보내기’와 같은 기본적인 훈육에 실패하면 아이들은 친구에게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학교 부적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전업주부가 아이를 보더라도 ‘공부를 잘하니까 다 괜찮을 거야’라며 사회성 발달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2만여개의 직업이 있지만, 자녀를 기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일러주는 직업은 공무원, 대기업과 공기업, 의사, 변호사 등 20여개도 안 된다. 특히 일반고 슬럼화 현상이 중2병을 더욱 확산시킨다는 지적이 많다. 정병오 좋은교사운동 대표는 “우리나라는 중학교부터 정식 입시 체제에 들어간다. 내신성적이 고입, 대입과 연결되기 때문에 아이의 부담이 커진다”며 특히 이명박 정부 5년간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 고교 다양화 정책 등으로 중2병이 심각해졌다고 분석했다. 일제고사를 치르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한 차례 성적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은 고교 서열에 좌절하고 만다는 것이다. 고교 다양화 정책은 사실상 고교 평준화를 해체하고, 고등학교 수직화를 가속했다는 게 교육 현장의 중론이다. 예전에는 웬만하면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가능했기 때문에, 고입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중학교 2학년 정도면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식으로 고교 진학이 거의 결정되기 때문에 ‘대포’(대학 포기) 증상이 중2병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 대표는 “핵가족과 부모의 생활고로 충분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고, 자연과 친구들이랑 어울릴 기회 없이 학원 뺑뺑이만 돌다가 인터넷과 게임에 빠진 아이들이 사회화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의 극심해진 스트레스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며 그다음이 교통사고, 암, 심장질환, 익사 순서다. 청소년의 11.2%는 자살 충동을 느꼈으며, 그 원인은 성적과 진학문제, 가정불화, 경제적 어려움 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청소년들은 도피처이자 정보 획득을 위해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중독된다. 12~19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80.7%다. 전년의 40.7%와 비교하면 1년 만에 배로 늘어났다. 하루 평균 이용시간은 2.6시간이며, 3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비율이 36.4%로 가장 높았다. 중학생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블로그, 미니홈피, 커뮤니티 순서였다. 이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비교하면서 중2병은 더욱 심화되기도 한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기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중학교 2학년은 본격적으로 학업 스트레스를 받는 시기”라며 “사춘기 때는 다 불안하고 우울한데, 또래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다루며 스트레스를 풀지 못하는 입시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놀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교과목에 예체능 시간을 단순히 늘린다고 해서 중2병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중2병은 일방적인 지식 주입보다는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공교육의 정상화로 치유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학교 교사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최근 자사고가 늘어나고 일반고의 교육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중학생들에게 입시 스트레스와 좌절감을 심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밝혔다. 김 위원은 교육과 사회의 근본 환경은 변화하지 않고,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푸는 활동 몇 가지로 중2병을 풀 수는 없다고 말했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들어가는 학생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적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주변의 기대로 또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중하위권 학생은 경쟁에서 처졌다는 생각에 미래가 불안하다. 그는 “특목고나 자사고는 교육부 말처럼 학교 다양화가 아니라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일 뿐”이라며 “고교 진학에 중학교 교육이 휩쓸리지 않아야 중학생들의 불안함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이 하고 싶어!’에서 중2병 소녀는 같은 병을 앓았던 선배의 조언으로 중2병을 탈출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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