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오세진
    2025-08-2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85
  • [녹조·적조 확산 비상] 4대강 보가 녹조 부채질?

    강에 녹조가 발생할 때마다 4대강 사업이 원인이라는 논란이 제기돼왔다. 올 들어서도 낙동강과 영산강에까지 녹조가 번지자,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때 만든 보(洑)가 녹조 현상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반면 4대강 사업을 녹조와 연관짓는 것은 억지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논란은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낙동강 녹조 확산의 원인으로 4대강 사업을 지목하면서 재점화됐다. 윤 장관은 대통령에게 녹조와 수돗물 공급에 대해 언급하는 자리에서 4대강 보가 최근 낙동강의 녹조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전 국립환경과학원장)는 “녹조 발생이 4대강 보로 인해 유속이 느려졌기 때문이라는 환경단체의 억측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소양호나 충주호와 같은 큰 호수는 몇 년씩 고여 있어도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데 이는 담수량이 많아서 여름에도 수온이 쉽게 올라가지 않고 인의 농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4대강 사업을 놓고 전문가들마다 평가는 제각각이다. 다만 4대강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녹조 발생이 심화됐다는 개연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녹조는 과거 1960년대부터 낙동강에서 매년 발생했던 일”이라며 “하천이 보로 막혀 있는 상태에서 일조량이 증가하고 인근 농경지 등에서 오염물질이 유입되다 보니 남조류가 과거보다 많이 증식했다”고 말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도 “기후 변화로 인한 녹조 현상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다. 현재로서는 하천의 체류 시간이 길어지면서 녹조가 심화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상아, 우리는 눈 감지 못해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 할머니들의 아픔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데 여성가족부가 나섰다. 13일 조윤선 장관은 서울 중구 무교동 여가부 대회의실에서 필립 라보 프랑스 앙굴렘 시장, 니콜라 피네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아시아 담당 디렉터 등과 만났다. 여가부가 한국만화가협회에 의뢰해 제작 중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교육·홍보용 만화를 내년 1월에 열리는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 출품하는 것을 협의하기 위해서다.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안부 문제가 덜 알려진 유럽에 실상을 전하려는 목적도 있다. 이 자리에서 조 장관은 “위안부 문제를 국제사회에 제대로 알려 이러한 범죄 행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라보 시장 등에게 협조를 요청했다. “이 자리에 오기 전에는 피해의 심각성을 잘 알지 못했다”는 라보 시장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세계에 알리는 데 페스티벌 출품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네 디렉터도 “이 문제야말로 이번 페스티벌 주제인 ‘세계 역사에 대한 증인으로서 만화가의 역할’과 잘 들어맞는다”면서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한편 만화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유년시절부터 위안부 생활, 노후에 이르는 생애를 그린다. 올 11월까지 제작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사]

    ■방위사업청 ◇기술서기관△선도기술사업팀장 류계근△국방로봇사업팀장 윤창문◇서기관△부대개편사업팀장 임영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대행부장 남송우△리스크관리부장 김영민 ■한국일보 △부사장 이준희△논설위원실장 황영식△논설위원 이영성 황유석 장학만◇편집국△국차장(종합편집부장 겸임) 진성훈△부국장 황상진 고재학(전략기획실 제1실장 겸임) 최진환(전략기획실 제2실장 겸임)△편집2부장 채봉석△경제부 부장직대 정영오△산업부장 이성철△국제부장 박광희△문화부장 오미환△디지털뉴스부장 박진용△기획취재부 부장직대 최윤필△편집국장석 선임기자 장병욱△인천취재본부장 송원영◇창간60주년기념사업단△창간60년사편찬담당 하종오◇전략기획실△실장대우 송영웅 ■강남대 ◇부총장△교학 유양근△경영 배장오◇실장△교목 이준우△전략지원조정 오세진◇처장△총무인력개발 고인곤△학생 민상훈△시설관리 윤준선△입학 문재익◇원장△전산정보원 김대범△일반대학원 김철주◇비상대책위원회△제1대책위원 김동언△제2대책위원 서진수△제3대책위원 이춘호◇센터장△취업정보 김경환△교수학습지원 강현우 ■유진투자증권 ◇신임△리서치센터장 변준호 ■동부화재 ◇신임 <상무>△투자사업본부 허장<본점부장>△특별계정운용부 박준수◇승진 <본부장>△융자사업본부 유재호<부서장>△재무전략파트 정영△투자심사파트 박인배◇이동△투자지원파트장 신이영△융자심사파트장 임재환△일반계정운용1부장 황성배 ■아시아나항공 ◇임원△운항본부장 김승영△운항기획담당 김정수△안전운항담당 노은상 ■한라그룹 ◇승진 <만도>△대표이사 수석사장 성일모<한라마이스터>△대표이사 사장 박준열△부사장 김동건△전무 김상구◇전보 <한라그룹>△정도경영실 실장 박윤수<한라엔컴>△대표이사 이공희◇겸직△만도 부사장(안양한라아이스하키단 구단주 및 단장 겸직) 이석민△만도 전무(한라그룹 CIO 겸직) 이흥영
  • 전국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 정보 공개

    지난달 18일 고교생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남 태안 안면도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를 계기로 청소년 프로그램 운영 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여성가족부가 관련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준비 기간이 짧아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12일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중앙부처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기관 및 전국 청소년 시설·단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 1500여건을 청소년 활동정보 서비스(www.youth.go.kr) 누리집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누리집에는 8월 중 운영되는 각 청소년 프로그램의 유형, 운영 기관명, 지도 자격자 수, 보험 가입 여부 등이 나와 있다. 그러나 해당 기관의 과거 사고 전력 등은 현재 확인할 수 없다. 공개된 프로그램 숫자가 전국 청소년 프로그램 수에 비해 턱없이 적을 뿐 아니라, 누리집에 등록된 프로그램 세부 정보도 운영 기관으로부터 단순 취합한 수준에 머물러 검증이 제대로 안 된 상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5·7·9급 3종 다봤다”… 더위가 독하나, 내가 독하나

    [주말 인사이드] “5·7·9급 3종 다봤다”… 더위가 독하나, 내가 독하나

    ‘공시족’(公試族·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외롭다. 칸막이가 있는 독서실 책상에 앉아 합격을 위해 담금질을 반복한다. 고시학원에서 여러 수험생과 함께 수업을 듣는 경우에도 결국 자신과의 싸움과 마주해야 한다. 공시족은 날씨가 춥든 덥든 묵묵히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매일 10시간이 넘는 공부 시간을 감내하는 수험생도 많다. 가뜩이나 공부량도 많은데, 올해 유난히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가 공시족을 특히 기진맥진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참고 공무원이 되기 위해 오늘도 공시족은 펜을 놓지 않는다. 지난달 27일 오전 8시 20분 서울 서초구 양재고는 고요했다. 여느 토요일과 사뭇 다른, 적막 속에 묘한 긴장감이 교내에 감돌았다. 이 이른 시간에, 학교 후문 앞 벤치에서 책을 뚫어져라 보는 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말을 걸기 어려울 정도였다. 휴게 공간을 지나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교실에는 일찌감치 학교에 도착해 본인 자리에 앉아 책을 훑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은 시험 시행 후 역대 최다 인원인 20만 4698명이 원서를 접수해 화제가 됐던 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이 열린 날이었다. 올해부터 고교 이수과목(사회, 수학, 과학)이 일반행정직을 포함한 일부 직렬 선택과목 목록에 추가됐다. 고졸 출신에게도 공무원 시험 응시 기회를 열어주기 위한 정부의 방침이다. 그렇다 보니 수험생 입장에서는 경쟁해야 하는 상대가 더욱 많아졌다. 교실 복도 계단에서 만난 대학생 이지숙(21·여·가명)씨는 올해 9급 공무원 시험에 쏠린 관심이 신경 쓰이는지 표정이 굳어 있었다. 처음 보는 공무원 시험이라 긴장되는 마당에 지원자가 대폭 늘었으니 이씨는 고교 과목이 추가된 일이 “솔직히 반갑지는 않다”고 털어놓고는 시험장으로 터벅터벅 걸음을 옮겼다. 입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부채질을 하면서 시험장에 들어서는 응시생 수가 많아졌다. 어느덧 시곗바늘은 오전 9시 50분을 가리켰다. 김일재 안전행정부 인력개발관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시험 중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다. “다른 시험도 마찬가지겠지만 9급 공무원 공채시험을 보러 오는 학생들은 굉장히 민감해요. 예전에 한 여자 수험생이 하이힐을 신고 왔는데 시험일 다음 주 평일에 저희에게 항의 민원이 엄청 들어온 적이 있어요.” 굽에서 나는 또각또각 소리가 수험생들의 심기를 건드린 것이다. 시험 감독관이 향수를 뿌렸거나 다소 짧은 길이의 치마를 입어 문제를 푸는 데 방해받았다고 하소연한 수험생도 있었다고 했다. 학생들이 예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시험을 진행하면서 항상 조심스럽다. 시험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누군가에게는 결코 길지 않은 100분이 흘렀다.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서 응시생들이 학교 건물에서 쏟아져 나왔다. 걸음을 재촉하는 수험생들,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통화하는 수험생들을 멈춰 세우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처음 인터뷰를 거절하던 최미선(28·여·가명)씨도 계속 물어보자 가던 길을 멈추고 간단히 이야기를 들려줬다. 올해 5급 공채시험부터 7급, 9급 시험까지 공시 3종 세트를 모두 봤다는 것, 시험을 치른 오늘만 잠시 휴식을 가질 참이라는 것 등. 다시 펜을 잡고 구슬땀을 흘릴 계획인 것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 6일 오후 1시 최씨를 다시 만났다. 평범한 반소매 티셔츠에 트레이닝복 바지를 입고 있었다. ‘공시족’ 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복장이다. 최씨는 집 앞 독서실에서 공부한다고 했다. 지난달 9급 국가공무원 시험을 마치자마자 다음 달 7일에 있을 서울시 7급 공무원 시험을 대비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대학을 다니면서 ‘행정고시’ 준비를 틈틈이 했어요. 지난해까지 5급 공채시험에 응시하다가 올해부터 7, 9급 공채시험을 모두 봤죠. 이유요? 당연히 공무원이 되고 싶으니까요.” 최씨는 “정말 간절히”라는 말을 덧붙였다. 최씨의 일일 공부 시간은 약 13시간. 하루 24시간의 절반 이상을 독서실에서 보낸다. 공무원 시험이 보통 1년 이상 준비해야 하는 장기 레이스인 만큼 체력 관리는 필수라 오전 7~9시에는 운동을 한다. 이후부터는 국어, 영어, 행정학, 행정법, 헌법 등 수험서와 계속 씨름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와서 독서실로 향해요. 집에 있으면 가족들 눈치를 보게 되거든요. 최대한 집에 늦게 들어가요. 공부하다가 피곤해서 낮잠을 잘 때도 있지만, 집보다는 독서실에서 자는 게 한결 마음이 편해요. 아마 다른 수험생들도 다 공감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머릿속은 온통 공부 생각뿐이다. 취미 생활을 즐길 여유도 없다. “평소에 답답한 점이라면 마음 놓고 읽고 싶은 책을 읽지 못한다는 것, 좋아하는 탁구를 칠 시간이 없다는 것 정도. 영화, 연극도 당연히 끌리지만 갈 수 있는 상황이 돼도 선뜻 보러 갈 마음이 안 날 것 같아요. 가끔 친구들과 술을 먹고 싶어도 편한 마음은 아니겠죠.” 성준모(28·가명)씨 역시 최씨처럼 5급부터 9급 국가공무원 시험 준비에 땀을 쏟았다. 성씨는 “나이도 어느 정도 있고, 시험 때문에 집에 더 이상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공부 폭을 넓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성씨는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오전 7시에 독서실에 도착한다. 점심, 저녁 식사 시간과 운동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모두 공부에 투자한다. 수험 생활이 길어지면서 성씨는 자연스럽게 누가 유명 학원 강사인지, 어떤 교재가 좋은지, 어떤 독서실이 쾌적한지 등 쏠쏠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 주는 경지에까지 이르렀다. 성씨는 “아, 나도 이제 공시생이 다 됐구나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성씨는 예년보다 정도가 심해진 무더위 때문에 적잖게 고생했다. 2~3년 전 버틸 만했던 더위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나마 독서실에는 냉방 시설이 있으니 환경이 좋은 편인데, 성씨의 상황은 다르다. “올해는 특히나 공부할 때 진이 빠져서 혼났어요. 노량진 고시원에 살고 있는데, 독서실까지 가는 거리가 가까워 거리를 오가면서 큰 체력 소모는 없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제 독서실 자리가 에어컨 바람이 잘 안 오는 곳이라서 냉방 혜택을 못 받고 있어요. 정말 땀을 뻘뻘 흘리며 공부했습니다.” 학원에서 공시족 학생들을 가르치는 강사들 눈에도 찜통더위로 지친 수험생들이 염려스럽긴 마찬가지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한 학원의 박훈 강사는 “20대 초중반 나이의 수험생들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30대 수험생들은 더위로 고생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했다. 더운 날씨에 지치지 않으려고 홍삼을 달고 사는 수험생도 있다고 귀띔했다. 올해로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곽민정(25·여·가명)씨도 역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당장 오는 24일에 시·도 교육청 교육행정직 공무원 시험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곽씨도 숨 막힐 듯한 더위로 고생 중이었다. “날씨가 더워 죽겠는데, 집에서 독서실까지 왔다 갔다 하는 게 생각보다 힘들죠. 여름은 아무래도 이런 게 제일 힘든데, 이번 여름은 더하네요. 그나마 독서실에 가면 에어컨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그동안 곽씨는 합격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계속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동안 어깨는 축 처지고, 피부는 푸석푸석해졌다. 트레이닝복을 닳도록 입는 처지가 됐다. 시험 준비 전에 들었던 ‘공시생’의 생활이 어느덧 자신의 일상이 됐다. “이제는 민낯으로 돌아다녀도 창피하지도 않은 경지에 이르렀어요.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 당당하게 이 생활을 얼른 탈출해야죠.” 비장미까지 보인 곽씨에게 시험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을 물었다. 소박했다. 평상시 즐기지 못한 일들에 대한 소망이었다. “막상 합격하고 나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친구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고요, 가장 하고 싶은 건 여행이에요. 어디로든 그동안의 답답함을 풀 수 있는 곳으로요. 합격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여행을 가고 싶습니다.” 기대에 부푼 눈을 반짝이더니 이내 몸을 돌려 책에 파고들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재 출산율 유지땐 2100년 한국인구 ‘반토막’

    현재 출산율 유지땐 2100년 한국인구 ‘반토막’

    우리나라의 총인구가 출산율을 현재보다 2배 가까이 높여도 감소세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9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인구구조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처에서 개발한 시뮬레이션으로 합계출산율 변화에 따른 인구 변화를 예측한 결과, 출산율을 1.2명에서 2.2명 수준까지 높여도 2100년까지 총인구를 늘릴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15~49세)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다. 이 출산율을 2030년에 2.19명까지 높여도 2050년에 총인구가 4973만명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우리나라 총인구(5022만명)보다 다소 떨어지는 수치다. 그러나 현재 출산율인 1.3명을 유지하면 2050년에는 4364만명, 2100년에는 2149만명으로,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총인구 감소에 따라 생산가능인구도 감소할 전망이다. 보고서에서 인용한 유엔 인구국 자료를 보면 인구 1000만명 이상의 국가 중 2010년부터 2050년까지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 국가는 198개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19개국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율이 2050년까지 27%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유재국 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산업 수요 감소로 충격을 받지 않도록 경제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도 향후 인구수와 특성에 맞게 설계하는 등 신중하게 추진한 필요가 있다”면서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의 고도화도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인지 사업, 양성평등과 무관한 것 많다

    ‘성인지 예산 사업 집행 100%’ 달성을 자랑한 국가기관들이 실제로는 엉뚱하게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 회계연도 성인지 결산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지 사업 예산 규모는 총 11조 2725억원으로 정부 총지출액(325조 4000억원)의 3.5%에 해당한다. 결산서를 제출한 국가기관 34곳 중 성인지 성과목표를 100% 달성한 기관은 9곳에 이른다. 그나마도 이들 기관에서 실시한 성인지 사업 중 일부는 성인지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산을 편성·집행할 때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양성평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인지 예산 제도의 취지다. 국세청은 지난해 ‘조세박물관 운영’ 사업을 성인지 사업으로 정하고 사업 수혜자를 여성 방문객으로 설정했다. ‘성인지’를 단순히 ‘여성 혜택’으로 인식한 것이다. 게다가 성인지 결산서 자체평가 항목에는 ‘청소년의 능동적 참여와 흥미 유발’, ‘전시실 개편 등 방문객 만족도 증가 유도’와 같이 성평등과 관련이 없는 내용을 적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조사관 교육훈련 지원’ 사업 결산서 자체평가 항목에 “고충민원 조사 활동시 민원인 성별에 따른 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조사관에 대해 성인지력 교육을 2회 실시해 성과목표를 달성했다”고 했다. 그러나 교육을 한 것만으로 성평등 목표를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정책처의 설명이다. 정책처는 “성인지 예·결산서 작성이 시행된 지 올해로 4년째지만 아직 ‘성인지’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편”이라면서 “각 부처에 성인지 예·결산서 작성 교육을 의무화하고 적절한 인센티브 체계를 마련해 적극적인 성인지 사업 발굴을 유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대전서 개최

    여성가족부는 대전시와 공동으로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대전 유성구 컨벤션센터와 리베라호텔에서 ‘제13회 세계 한민족 여성네트워크’ 행사를 연다고 7일 밝혔다. 세계 한민족 여성네트워크(KOWIN)는 정부 차원의 유일한 세계 한인 여성 교류 행사로, 참가한 국외 한인 여성들 간의 관계망을 강화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미국, 독일, 프랑스, 태국 등 37개국에 걸쳐 경제·사회·문화·예술 등 각 전문 분야에서 활동 중인 한인 여성 200여명이 참가한다. 이번에는 아제르바이잔 지역 한인 여성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글로벌 여성 인재 양성을 위한 한민족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행사 둘째 날 기조연설을 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생활공감정책’ 돈은 많이 들었는데…

    안전행정부가 일상생활에서 비롯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진행해온 ‘생활공감 정책추진’ 사업이 그동안 투입된 예산에 비해 실효성이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년 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안행부는 위 사업에 해마다 약 6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2010년에는 예산 5억 3600만원으로 사업을 진행했고, 지난해에는 10억 7000만원까지 예산이 늘었다. 예산과 함께 사업에서 운영하는 주부 모니터단의 규모도 늘었다. 모니터단은 생활 속에서 겪는 문제점을 정책 개선사항으로 온라인에 제안하는 활동 등을 한다. 사업 시작 첫해 3041명이 활동한 뒤로 2010년에 1만 258명이 위촉됐고, 지난해에도 모니터단은 1만여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인원 수에 비해 정책 채택 결과는 부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모니터단에서 총 3만 7455건의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나 실제 정책으로 채택되거나 정책에 반영된 건수는 605건(채택률 1.6%)이었다. 지난해에도 온라인에 등록된 정책 제안 3만 3117건 중 694건(2.1%)이 채택됐다. 이에 안행부는 “지난 3년간 사업을 시행하면서 1만명이 넘는 인원이 관리가 잘 안 됐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올해는 모니터단 인원을 5000여명으로 줄였다. 또 생활 속 불편 사항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제안할지에 대한 교육을 진행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베트남 장·차관 韓성장 노하우 배워

    중앙공무원교육원은 5∼16일 베트남 정부 고위인사 22명을 대상으로 특별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수에는 장관급인 부이 반 끄엉 중앙국유기업분과 당서기를 비롯해 차관급 16명 등 베트남 정부 고위인사들이 참여한다. 프로그램은 한국의 경제성장에서 정부의 역할과 행정개혁 경험 등을 중심으로 한국의 국가발전 경험 공유, 한·베트남 고위급 대화, 한국의 이해 등 3개 세션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경제발전전략, 농업과 지방재정정책, 전자정부 등을 주제로 한 특강을 듣고 한·베트남 고위급 인사 합동세미나에 참가해 대화의 장을 펼친다. 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아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우리나라 근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현대중공업 등 산업현장과 창덕궁 등을 방문한다.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는 1984년부터 해외 119개국 공무원 4000여명이 교육을 받았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생각나눔] 성범죄자 알림 서비스 한국어로만?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자말(32·여)은 2년 9개월 전에 입국해 한국인 남편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는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다고 했다. 잇따라 들려오는 한국의 성범죄 뉴스 때문이다. 그는 “성범죄 사건이 자주 보도되는데, 우리 동네에도 그런 성범죄자가 있을 것 같아 두렵다”면서 “어떻게 (성범죄자를)확인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올 1월 기준 144만 6000여명으로 크게 늘면서 이들에게도 성범죄자 신상과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거주 인원에 비례해 성범죄 피해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지므로 외국인도 성범죄자 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성폭력 등의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신상은 2010년부터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현재까지 법원에서 공개 명령을 받아 홈페이지에 등록된 성범죄자는 1만 754명 중 3406명이다. 하지만 한국어를 모르면 내용을 알 수 없다. 홈페이지가 개설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한국어 서비스만 하고 있는 탓이다. 금천외국인노동자센터의 한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는 성범죄자 정보를 100% 공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범죄의 피해는 피해자에게만 그치지 않고 가족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성범죄자 정보는 외국인을 포함해 되도록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어야 한다”면서 “단순히 외형상 다국어 서비스만 시행할 것이 아니라 결혼 비자 등으로 입국해 외국인 등록번호를 받은 외국인들도 볼 수 있게 시스템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운영 중인 성범죄자 알림 서비스 홈페이지(www.meganslaw.ca.gov)는 한국어는 물론 아랍어·러시아어·베트남어 등 모두 13개의 언어로, 주(州)에 등록된 성범죄자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별도의 실명인증 과정 없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기존 성범죄자 알림e 홈페이지에 외국어 서비스를 더하는 일에는 부정적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공개된 성범죄자의 주소 변경은 매주 약 50건씩 발생하고 판결문 요약문도 하루에 50~60건씩 새로 들어오기 때문에 새 정보를 일일이 외국어로 번역하는 일이 쉽지 않다”면서 “막대한 돈이 드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인 만큼 추진하기 어려우며, 오히려 이주민들이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3위권의 경제대국인 한국이 성범죄 예방 문화에 있어서는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해당사자가 직접 부정청탁 제재 없어

    ‘과잉처벌’ 논란을 일으키며 1년 가까이 우여곡절을 겪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김영란법) 제정안이 일단 마무리됐다. 논란의 핵심이었던 ‘금품 수수’ 부분에 대해서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내놓은 조정안을 그대로 반영했다. ‘금품을 수수한 모든 공직자’를 형사처벌하도록 한 원안에서 ‘직무와 관련되거나 그 지위·직책에서 유래하는 영향력’이 인정될 경우 형사처벌하는 안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역시나 후퇴’ 말이 있지만, 기존의 법률로는 처벌이나 제재가 불가능한 각종 공직 비리를 다룬다는 것은 인정할 만하다. 특히 공정한 업무를 막는 부정 청탁에 대해 형사처벌로 제재한다. 공직자가 부정 청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이 발각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다른 공직자에게 부정 청탁을 한 공직자에게는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 ‘공직자의 비밀 이용 금지’ 조항도 강화했다. 이날 의결된 법안에는 비밀을 이용해 자신이나 제3자가 재산상의 이익을 얻게 한 공직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부패방지 및 권익위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에 있는 것을 옮겨와 김영란법의 처벌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이를 위해 ‘부패방지법’ 개정도 함께 추진 중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어길 때에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이를 추정할 수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정 청탁과 금품 수수를 신고한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권익위 측은 “이 법안은 부패행위에 대한 사각지대까지 통제하고 있어 공직사회에서는 ‘혁명’으로 여겨진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여전히 빈틈이 남아 있다. 특히 김영란법의 핵심이라는 조항에서 모순이 발견된다. 차관급 이상 공직자, 지방자치단체장, 공공기관장 등 고위 공직자는 임용 전 3년 동안 이해관계를 맺었던 고객과 관련된 재정보조·인허가·감사·조세·공사계약·수사 등의 업무를 2년 동안 맡을 수 없도록 했다. 자치단체장을 이 같은 업무에서 어떻게 배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가 불거진다. 반대로 지역에서 사업을 했던 사람들은 자치단체장과 관계있다는 이유로 공공사업에서 제외되는 역차별 논란도 나올 수 있다. 또 이해 당사자가 직접 부정 청탁을 하는 경우에는 제재 조항이 없다. 권익위 측은 “집단민원이나 고질민원 때문에 처벌 조항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민원들은 현행법으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 더 많다. 만약 이것을 공직자가 해결해 주었다면 법령을 어긴 부정 청탁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 같은 빈틈을 인정하면서 “8월 초 국회로 넘겨 추가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부정청탁 금지 ‘김영란 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주말 인사이드] 부정청탁 금지 ‘김영란 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①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모든 공직자는 직무 관련 여부에 상관없이 형사처벌한다. ②모든 금품수수 행위는 수수액의 5배 이하 과태료를 문다. 단 직무와 관련 있거나 사실상 영향력을 통한 수수는 대가와 관련이 없더라도 형사처벌할 수 있다. ①번과 ②번 사이에서 차이점이 느껴지십니까. ①번을 보면, ‘모든’과 ‘형사처벌’의 조합이 굉장히 강력해 보이죠. ②번에서는 형사처벌이 과태료로 수위가 떨어졌습니다. 형사처벌 대상은 일부로 제한됐고요. 얼마 전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다룬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일명 ‘김영란법’) 얘기입니다. 지난해 8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공무원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면서 내놓은 법안인데요. ①번이 원안이었는데, ‘과잉 처벌’ 논란이 일면서 입법 작업이 1년 가까이 지체됐습니다. 결국 최근 총리 중재안으로 ②번을 채택했죠. ‘다소 낮아진 수위’를 두고 누더기 법안이 됐네, 의지가 후퇴했네 등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전부일까요? 실제로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부정부패 척결 시늉만 낸 것처럼 말하지만, 공직사회는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면서 바들바들 떨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체감도가 다른 걸까요. 대체 이 법안의 진실은 무엇이고 어떤 오해가 있는지,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자, 먼저 용어 설명부터 해보겠습니다. 법안 이름에 있는 ‘부정청탁’은 언뜻 알겠습니다. 공직자가 불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도록 ‘옆구리 찌르는’ 것이죠. 그런데 ‘이해충돌’은 감이 잘 안 옵니다. 이게 미국 공직자 윤리법에 있는, ‘컨플릭트 오브 인터레스츠’(Conflict of Interests)를 그대로 해석한 것이라 어색하죠. 공직자가 자신의 사적 이익이나 관계를 이용해서 공정하고 청렴한 업무 수행을 못하게 되는 상황을 일컫습니다. 어떤 행동으로써 공직자 자신이나 가족, 친지가 이득이나 혜택을 봤다면 ‘이해충돌’에 속하는 겁니다. 권익위가 내놓은 이 법안은 총 6장 35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2장이 ‘부정청탁의 금지 등’(3개 조)에 관한 것이고, 3장은 ‘금품 등의 수수 금지 등’(4개 조)을 내용으로 합니다. 4장이 ‘이해충돌’을 다루는데, 15조부터 24조까지 무려 10개 조항이 담겼습니다. 그런데 왜 ‘금품 수수’에 관한 것만 언론에 부각됐을까요. 금품 수수에 대한 처벌 조항에 ‘3년 이하 징역’ 같은 꽤 센 내용이 있기 때문이죠. 그동안 공무원 금품 수수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모두 인정된 경우에만 형법상 뇌물죄로 처벌했습니다. 권익위는 예외 없이 ‘3년 이하 징역 또는 수수 금품 5배 이하 벌금’에 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무원 상당수가 반대하고 나섰죠. “애가 아파 수술할 지경에 놓였는데 절친한 지인이 병원비에 보태라면서 200만원을 주었다면 징역을 살아야 하나”라는 논리였습니다. 법무부의 논리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입법을 할 때 고려해야 하는 ‘과잉금지 원칙’입니다. 양쪽 의견을 절충해 결국 총리 중재안이 나온 것이죠. 과연 대법원 대법관까지 거친 김 전 위원장이 이것을 고려하지 않았을까요. 권익위 관계자들은 당시 분위기를 이렇게 전합니다. “우선 강력한 내용으로 밀어붙인 뒤에 접점을 찾아나가자. 어느 정도 물러서도 애초에 원하는 만큼을 얻을 수 있다.” 권익위에서는 “후퇴 논란은 억울하다”고 울상이지만 속으로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한 사회부처 고위 공무원은 이 법을 두고 “부패의 사슬을 끊는 것과 더불어 공무원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되는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기도 하니까요. ‘금품수수’에 앞서 명시된 조항이 ‘부정청탁’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김 전 위원장의 법 제정의 의도에는 공직자가 청탁을 거절하고 싶을 때 활용하도록 하는 것도 있습니다. 한 사회부처 사무관은 3만원짜리 화장품 세트를 받은 경험을 들면서 “껄끄러운 청탁을 거부할 이유가 생겼다”면서 반색합니다. 대부분 공직자가 이 부분에서는 같은 반응입니다. 한편 우리 국민도 이 조항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아시나요. 공직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청탁을 했다가 딱 걸리면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국민에게는 ‘공직자의 청렴하고 투명한 직무수행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책무가 있으니까요. 금품수수와 부정청탁 모두 중요하지만, 이해충돌 분야야말로 이 법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자행됐던 공직사회의 모든 부정부패 항목이 이 부분에서 거론됩니다. 공직자윤리법과 전관예우금지법에는 퇴직자 취업제한과 국가기관 사건수임 금지 조항이 있죠. 고위공직자가 퇴직 후 일정 기간 동안 퇴직 전에 맡았던 업무나 기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인데요. 이해충돌 방지법에는 그 반대되는 상황을 언급합니다. 아무래도 업무를 할 때 부정청탁이나 금품수수, 이권 개입 여지가 농후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한 경제부처 공직자는 규정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개방형직위라는 것이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만든 자리인데 전문가의 공직 임용에 제한을 두면 되겠느냐”고 의문을 드러냅니다. 이 규정에 단서 조항이 있긴 합니다. ‘국가의 안보·경제 등 공익증진 또는 민간부문의 전문성 활용 등을 이유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허용된 경우’입니다. 조금 애매하죠?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해충돌 부문에서 열쇠말과 같은 것이 바로 ‘채용’과 ‘계약’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공공기관에서는 심심찮게 일어나는 일입니다. 대놓고 가족을 채용하거나, 가족이 있는 사업체가 공공기관 공사 계약을 따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거죠. 이렇게 대놓고 이익을 챙길 수 있냐고요? 공직자들에게 물어보면 실제 사례가 속출합니다. 한 지자체 의회 의장은 자신이 운영하던 A사업체의 대표 자리를 부인에게 넘겨 놓고는 지역 건설공사를 A사가 수주할 수 있도록 지자체에 외압을 넣는가 하면, 다른 지자체 고위직은 자신의 자녀를 채용하기 위해 채용 공고부터 절차까지 자녀에게 유리하게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그 자녀는 많은 이들이 꿈꾸던 7급 공무원이 됐고, 지금도 잘 근무하고 있다죠. 이 법이 제정되면 이런 공직자는 앞으로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합니다. 이렇게 ‘김영란법’은 예상 가능한 공직자의 부정부패에 대해 다루고 처벌 조항을 덧붙여 놓았습니다. 과태료 처벌이 공무원들에게 얼마나 심리적 부담감을 주는지 궁금하시죠? 안전행정부는 “과태료를 물게 되면 일단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면서 “여기서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으면 향후 승진과 승급에 지장을 받는 등 여러 불이익이 뒤따라 공무원에게는 치명적”이라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홍보 부족입니다. ‘금품 수수 시 처벌’만 조명하고 있어 실제 법안의 내용과 수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충남 지역 지자체의 한 공무원은 “친족이 같은 지역에서 사업하는 공무원은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 하느냐”고까지 묻습니다. 안행부 관계자는 “법 체계상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형법 등에 이 법안까지 얹혀 과잉입법 논란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영란법’에서 법 조항이 충돌할 경우 더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옥상옥’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겁니다. 이 법안은 다음 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금품수수 외에 다른 조항이 삭제되거나 처벌 수위가 조정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로스쿨 비싸고 연고주의… ‘서민 사다리’ 사시 존치를” 목소리 여전

    일명 ‘고시 낭인(人)’으로 인한 고급인력 손실, 사법시험 위주의 단조로운 법학교육, 명문대 출신 중심의 연고주의 등 사법시험의 폐단을 극복하고자 4년 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됐다. 하지만 각 로스쿨에서 명문대생 선발에 열을 올리고 비싼 등록금을 요구하다 보니, 연고주의는 여전하고 서민층의 신분 상승 사다리를 없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임용된 로스쿨 1기 출신 검사 42명 가운데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학부 졸업생이 총 36명으로 전체의 85.7%를 차지했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폐지를 앞둔 사법시험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도입된 지 얼마 안 된 로스쿨의 문제점을 보완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서울의 한 로스쿨에 다니는 김모(31)씨도 사법시험 합격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다 로스쿨로 눈을 돌렸다. 그도 로스쿨에 쏠리는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고 있었다. “일부 대형 법률회사에서는 사법시험 출신 변호사와 로스쿨 출신 변호사 사이에 월급 차이도 없고, 선발 인원수 차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사법시험 출신 법조인들이 기득권을 가진 상황에서 계속 사법시험이 존재한다면 출신 간 괴리와 차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계가 어려운 학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변호사 예비시험제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변호사 예비시험제도는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은 사람도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제도이다. 최진녕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사법시험과 로스쿨의 병존은 비효율적이고 오히려 법조계 내부의 반목과 분열을 낳을 수 있다”면서 “원칙적인 법조인 배출은 로스쿨이 담당하고, 서민층의 법조계 진출을 위한 사다리로 법조인 전체의 20%를 예비시험으로 선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예비시험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기존 로스쿨생들도 예비시험에 매달리는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다가오는데…수험생들 왜 포기 못하나

    2017년 사법시험 폐지 다가오는데…수험생들 왜 포기 못하나

    지난달 말 제55회 사법시험 2차 시험을 끝낸 수험생들은 오는 10월에 있을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올해 선발 예정 인원은 300명이다. 지난해 합격자 506명과 비교하면 그만큼 합격문이 더 좁아졌다. 로스쿨 제도가 도입되면서 사법시험 선발 인원이 점차 줄고 있지만 일명 ‘돈스쿨’로 불리는 로스쿨의 학비 부담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사법시험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7년으로 예정된 사법시험 폐지를 앞두고 수험생들이 느끼는 압박감에 대해 들어보았다. ‘사시생’(사법시험 준비생)에게 로스쿨 입학은 쉽지 않은 일이다. 로스쿨 입학 때 보게 되는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가 잘 나와도 합격이 100% 보장되지 않는다. 줄곧 사법시험 공부에만 매진하다 보니 대개 학부 성적이 좋지 않고, 방학 중 인턴 활동을 하거나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못해 처음부터 로스쿨을 겨냥한 학생보다 소위 ‘스펙’에서 밀린다. 마땅한 스펙이 없는 상태에서 사법시험 1차 시험에 합격한 경험마저 없으면 로스쿨 면접에서 합격하기 어렵다는 것이 수험생들의 생각이다. 올해로 6년째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윤모(28·여)씨는 스스로를 “무모하다”고 표현했다. 윤씨는 아직까지 1차 시험 합격 경험이 없다. 그는 “요즘 수험생들끼리 공공연하게 2차 시험 응시 경험이 없으면 사법시험은 관두고 로스쿨로 가라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만약 올해도 합격하지 못한다면 로스쿨 입학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싼 등록금이 걸림돌이다. 참여연대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정보공시센터 ‘대학알리미’를 통해 전국 25개의 로스쿨 등록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사립대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1860만 7429원으로 나타났고 국립대 로스쿨의 평균 등록금은 1111만 4727원으로 조사됐다. 25곳 중 연간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지 않는 곳은 단 4곳이었다. 윤씨는 “사법시험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큰돈을 들여 학원에 다니면서 공부하거나 학교 고시반 등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로스쿨 등록금과 책값, 학원비, 숙식비 등 사법시험 준비기간에 드는 비용이 비슷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으나 둘을 같이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로스쿨 진학을 망설이는 이유는 또 있다. 올해로 사시생 4년차를 맞은 안모(26·여)씨는 사법시험이 폐지되기 전까지는 로스쿨에 입학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 과정 면에서 여전히 사시 쪽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안씨는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에 들어가면 2년 동안 이론과 실무 교육을 철저하게 받는다. 1년 동안은 현직에서 일하는 판검사 등으로부터 이론을 배우고, 나머지 1년은 지방을 돌며 시보로 일하면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면서 “로스쿨에서는 방학 동안만 법원 등에서 잠깐 시보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합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는 만큼 사시생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았다. 안씨는 “로스쿨에서는 ‘돈’이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사법시험은 등수대로 대우가 달라져서 나중에 대법관까지 하려면 연수원 성적이 우수해야 하지만, 로스쿨생들이 보는 변호사시험은 등수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성적 우수자보다는 법조계에 연고가 있는 학생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취직한다”며 “집안 배경이나 돈 때문에 겪는 불평등이 로스쿨 도입 이후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올해 1월 로스쿨 2기생들은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 공개가 개인정보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사법연수원생들은 검사와 법원 재판연구원(로클럭)을 임명할 때 로스쿨생과 일원화된 공개경쟁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 중이다. 현재 검사와 로클럭은 로스쿨생과 사법연수원생을 나눠서 선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로클럭 등 법조인 경험을 3년 이상 쌓아야 판사로 임용될 수 있다. 사시에 합격해도 여전히 좁은 문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市 속여 6000만원 손쉽게 벌었다니까” 술집서 들은 비리 신고해 3100만원 보상금

    “그냥 앉아서 6000만~7000만원을 벌었다니까” 지난해 4월 김모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옆자리에 있던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됐다. A지역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市)를 속여 돈을 빼돌린 일을 자랑하고 있었다. 다음 날 김씨는 전날 들은 이야기를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시에서 A지역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권익위는 해당 공사업체가 관급자재 납품업체와 공모해 납품 서류를 조작한 뒤 계획보다 자재를 적게 받고도 전체를 받은 것처럼 꾸민 정황을 포착,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결국 검찰에 의해 비리가 적발된 공사업체 관계자는 징역 1년 등을 선고받고, 부당이득금 약 1억 8000만원은 환수됐다. 김씨는 보상금 약 3100만원을 권익위로부터 받았다. 권익위는 23일 김씨를 포함한 비리 신고자 8명에게 모두 1억 7000여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8명 중 6명은 정부 보조금 관련 비리 신고자로, 이미 개발된 기술을 신기술인 것처럼 속여 보조금을 가로챈 사례를 신고했다. 실제로 한 연구개발업체는 이전에 보조금을 받은 연구개발 사업의 명칭을 바꾸고 이미 개발된 기술 용어를 다르게 표현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조금 약 7억원을 빼돌렸다. 이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보상금 9900여만원이 지급됐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부패행위 신고로 공공기관 수입의 회복, 증대 또는 비용 절감 등을 가져오는 경우 신고자는 권익위에 보상금을 신청할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자체, 재개발·재건축 국공유지 사용료 8년간 1630억 징수 안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국공유지를 사용한 조합에 부과하는 사용료를 제대로 받지 않아 1000억원대에 이르는 손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감사실을 통해 2003년 7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이 시행된 날부터 2012년 2월 개정되기 전까지 진행·완료된 재개발·재건축 사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1630여억원에 달하는 국공유지 사용료가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동안 공사를 완료해 조합이 해산되면서 받지 못한 사용료는 약 58억원에 달했다. 도정법 개정 전에는 조합이 재건축 등의 사업 진행 시 도로, 공원 등 국공유지를 사용하게 될 경우 사업 인가 신청에 따른 수수료는 면제해 줘도 사용료는 내도록 했다. 개정 후에는 수수료와 사용료 모두 면제 대상이 됐다. 예컨대 2012년 2월 전에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재개발하면서 사업 부지 내 공유 도로 주변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면 공사가 끝날 때까지 조합이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지자체에서는 수수료 안에 사용료도 들어가는 것으로 해석해 사용료를 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 관계자는 “국공유지의 사용료 수입은 지자체 주요 수입원임에도 세원 부족에 시달리는 지자체가 이를 부과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면서 “건축과, 도로과 등 사업 시행 인가 부서와 재무과 등 사용료 부과 담당 부서 간 업무협의가 원활하지 못한 점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국공유지 사용료에 관한 부패신고 내용과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감사원에 이첩해 관련 내용에 대한 감사를 요청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D-20 ‘고졸 검정고시’ 대비법

    올해 제2회 고졸 검정고시 시험일(8월 6일)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검정고시는 학력이 단절된 중년층을 위한 것이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이유로 정규교육을 중단한 청소년들도 많이 응시한다. 검정고시 담당 강사들을 통해 각 과목 출제 방식과 공부 방법을 알아봤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국어 과목은 문학 영역에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지문이 출제되는 추세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 작품과 외부 지문을 결합한 문제의 출제율이 높아지고 있다. 김지상 에듀윌 강사는 “교과서에 나오는 작품의 갈래나 배경, 주제 등을 기초로 학습해야 한다”면서 “출제 범위가 같은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기출문제를 풀면서 감각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수학 과목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단원은 ‘함수’다. 공식이 많고 계산이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봉현 한양학원 강사는 “일차함수, 이차함수, 유리함수, 무리함수뿐만 아니라 사인(sin), 코사인(cos) 등 삼각함수의 기본 개념도 알아놔야 한다”면서 “정해진 함수식에 숫자를 대입하는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어의 경우 어휘·숙어의 난도가 높아지고 독해 지문의 길이가 길어지고 있다. 또 생활영어 비중도 커지고 있다. 박영진 에듀윌 강사는 “문법을 알아야 긴 문장을 해석할 수 있다”면서 “많은 문제를 풀면서 어휘력을 키우고, 의미 단위로 문장을 끊어서 읽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사회 과목의 지리 영역에서는 지형 및 기후와 관련한 내용이 다수 출제된다. 일반 사회 영역은 경제 성장요인, 물가, 환율 등을 알아야 한다. 이재은 정훈사 강사는 “지도, 그래프 등 자료 해석 문제, 이슈를 활용한 문제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다른 강사와 마찬가지로 기출 문제 풀이를 강조했다. 국사는 시대별 통치구조의 특징과 주요 역사적 사건을 비교·분석해야 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사진과 그림 자료도 놓칠 수 없다. 근현대사 단원도 신경 써야 한다. 이 강사는 “고대부터 중세, 근세까지 중앙 정치 제도, 영토 확장, 주요 왕의 통치업적 등은 기본으로 챙겨야 한다”고 전했다. 과학 과목을 담당하는 홍성걸 한양학원 강사는 응시생들이 고전하는 과목으로 물리와 화학을 짚었다. 물체의 운동과 관련된 개념, 화학식을 이해하기 위한 원소 기호를 숙지하는 일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홍 강사는 “화학에서 전해질과 앙금 문제는 출제될 확률이 90%”라며 “지난 문제를 통해 자주 등장하는 화학식과 원소기호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공인노무사 2차시험 새달 10·11일 실시…작년 수석합격자 손승주씨에게 듣는 노하우

    공인노무사 2차시험 새달 10·11일 실시…작년 수석합격자 손승주씨에게 듣는 노하우

    공인노무사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부당해고 및 임금체불을 당한 근로자는 노무사에게 권리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 노무사는 사측과 근로자 간 단체교섭 조정·중재는 물론 기업의 인사관리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하는 일이 많은 만큼 노무사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사업체별 노동조합 결성이 활성화되고 기업 입장에서도 체계적인 인력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노무사는 빠질 수 없다. 제22회 공인노무사 제2차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제1차 시험 합격자 2691명은 다음 달 10~11일 주관식으로 진행되는 두 번째 시험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야 한다. 향후 현장에서 활약할 예비 노무사들이 시험을 한 달도 채 안 남긴 지금 어떤 부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지 지난해 수석합격자 손승주(30·굿모닝노무법인) 노무사의 경험을 통해 들어봤다. 손 노무사는 노동법에 가장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노동법은 가장 높은 배점(150점)의 필수과목이다. 근로기준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 공부해야 할 법률이 무려 11개다. 손 노무사는 “법학과목인 노동법의 경우 판례 학습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법에서 출제되는 네 문제 모두 요구하는 답안 형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판례 법리는 모든 답안에 적어야 할 필수 내용이다. 판례 공부를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다양했다. 손 노무사는 “한동안 대학교수가 쓴 노동법 관련 서적을 보면서 관련 학설과 대법원 판례, 판결 취지 및 판결에 대한 견해 등을 익혔다. 그런 뒤 판례집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도서관에 비치된 노동 관련 잡지를 보며 최신 노동 이슈와 판례를 접했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국가법령정보센터’앱)을 통해서도 판례를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공부한 판례를 손 노무사는 ‘깜지’(종이에 글씨를 가득 채워쓰는 공부법)를 활용해 복습에 복습을 거듭했다. 인사노무는 조직 내 효과적인 인사 관리 방법을 분석·연구하는 과목이다. 손 노무사는 “예전에는 금전적인 보상 및 해고 위협 등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려 했다면, 지금은 직장을 가정 친화적인 분위기로 만들어 직원들의 근로의욕을 자발적으로 높이는 쪽으로 인사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특정 인사제도가 등장한 배경과 운영 방식, 시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답안지에 담아야 한다”고 전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정쟁송법 역시 판례 공부가 핵심이다. 출제 대상 법률 수가 적다고 해서 방심은 금물이다. 행정소송법의 경우 조문이 50개도 안 되지만 학습 내용이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그는 “예를 들어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한다면 무엇이 사문서인지, 해당 행위가 위조에 해당하는지, 이로 인한 피해가 법원에서 말하는 ‘중대한 피해’에 해당하는지 등 이것저것 따질 게 많다”고 설명했다. 시험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손 노무사는 ‘쓰는 연습 반복’에 방점을 찍었다. “제가 보기엔 주관식 답안지 작성 연습을 하지 않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 같아요. 판례를 머리에 익히는 일과 이를 직접 글로 짜임새 있게 쓰는 일은 다르거든요. 마무리 전략 차원에서 답안지 작성 감각을 실전까지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그는 이어 새 판례와 기존에 익힌 판례의 공부 중점 비중을 1대9로 맞출 것을 추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업 윤리경영 확산·국가경쟁력 향상 협력

    국민권익위원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기업 윤리경영 확산을 위해 손을 잡았다. 권익위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에서 이성보 권익위원장과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 체결식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윤리경영 노하우를 공유해 기업의 국가 경쟁력과 국가 청렴도를 동시에 높인다는 게 목표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국인데도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는 지난해 45위를 차지할 정도로 청렴도 면에서 저평가를 받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