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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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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박원순 사건’ 직권조사 착수…강제조사권 없어 난관 예상

    인권위 ‘박원순 사건’ 직권조사 착수…강제조사권 없어 난관 예상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등을 직권으로 조사하기로 한 국가인권위원회가 5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범위가 넓은 만큼 별도의 직권조사단을 꾸린 인권위는 올해 안으로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사기관과 달리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인권위는 이날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9명 규모의 직권조사단을 구성했다”면서 “이날부터 조사를 시작해 연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단은 인권위가 서지현 검사의 ‘미투’ 이후인 2018년 2월 검찰 내 성폭력 등을 직권조사했을 때보다 3배 많은 규모다. 지난달 28일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과 피해자 법률대리인단의 직권조사 요청서를 접수한 인권위는 그로부터 이틀 뒤에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박 전 시장 사건 등에 대한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에서 크게 △성추행, 성적 괴롭힘을 포함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 △서울시의 묵인·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폭력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을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또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사건 처리 절차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인권위는 피해자 또는 사건 관계인에게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청취하거나 진술서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관계기관에 사건과 관련한 자료 등의 제출도 요구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현장 방문 조사도 가능하다. 하지만 조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은 전날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 등 참고인의 진술서 또는 기타 증거자료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 협조가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도 국가기관이 인권위로부터 자료 제출 요구 등을 받더라도 범죄 수사나 재판에 중대한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요청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찰 수사를 받는 전직 서울시청 비서실 직원들이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정당한 이유 없이 인권위의 출석 또는 진술서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사람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징수는 가능하지만, 처벌 규정 등 조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추미애, 이르면 내일 검찰 고위인사 단행… 또 윤석열 패싱할 듯

    추미애, 이르면 내일 검찰 고위인사 단행… 또 윤석열 패싱할 듯

    법무부가 한 차례 연기한 검찰인사위원회가 6일 개최되면서 금주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이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검찰 정기인사로 ‘윤석열 사단’의 해체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한 달여간의 침묵을 깨고 나온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설득’의 중요성을 역설했지만, 아직까지 인사 관련 총장의 의견을 듣는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인사위를 열어 검사장급 이상의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하고, 이르면 당일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인사에 이어 이번 인사에서도 ‘특수통’ 출신인 윤 총장의 측근들이 좌천되고 형사·공판부 출신들이 약진할 가능성이 높다. 검사장 공석은 11자리다. 지난 1월에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인사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서 검찰청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인사위 개최를 이틀 앞둔 이날까지도 윤 총장의 의견 전달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윤 총장은 전날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자신의 생각을 동료와 상급자에게 설득해 검찰 조직의 의사가 되게 하고, 수사 대상자와 국민을 설득해 공감과 보편적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며 설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번 인사에서도 검찰의 설득 작업을 수렴해 달라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추 장관이 윤 총장의 메시지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동안 추 장관은 윤 총장과의 갈등에서 한 차례도 물러서지 않았다.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윤 총장의 중재안을 거절하고 수사지휘권을 박탈했다.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최근 총장의 구체적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총장의 인사 의견은 서면으로 인사위에 제출하게 하는 등 권한을 제한하라고까지 권고했다. 한편 개혁위의 권고안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 검찰 입장을 대변하는 이영림(49·30기) 서울남부지검 공보관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검찰을 다루는 저들의 방식에 분개하면서도 그 방식에 기생하려는 몇몇 인사들 또한 검사라는 사실이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 댓글은 앞서 김남수(43·38기)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지난달 29일 ‘개혁위 권고안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내용으로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 남겨졌다. 이 공보관 외에 200개가 넘는 동조 댓글이 달렸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하철서 마스크 착용 요구한 승객에 욕설·소란 피운 40대 기소

    지하철서 마스크 착용 요구한 승객에 욕설·소란 피운 40대 기소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한 다른 승객에게 폭언을 하고 난동을 피워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킨 혐의로 형사입건된 4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부장 정경진)는 업무방해 혐의로 40대 여성 A씨를 지난달 24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3일 오전 11시 50분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에서 전동차를 탄 뒤 다른 승객으로부터 마스크를 써달라는 요구를 받자 욕설을 하고 난동을 부려 전동차 운행을 10분 가까이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구로역에서 역무원으로부터 마스크를 받은 뒤에도 착용하지 않고 전동차에서 소란을 피웠다. A씨는 “병원에서 코로나(코로나19) 아니면 책임질거야?”라면서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구한 승객 앞으로 가서 발을 구르며 위협하고, “이거 왜 써야 되는지 모르겠다고!”라고 소리치며 마스크를 바닥에 내던지기도 했다. 이 소동으로 열차 운행이 약 7분 동안 지연됐다. A씨는 또 전동차 안에서 역무원의 하차 요구를 거부하고 “돈 줘요!”라고 환불을 요구하며 폭언과 욕설을 하고, 전동차에서 내린 뒤 구로역 역무실 앞에서도 “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폭언과 욕설로 역무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이 사건을 수사한 서울 구로경찰서는 “사안이 가볍지 않다”면서 지난 6월 24일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6월 25일 A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은 “피의자가 사실관계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고 향후 마스크 착용을 다짐하고 있는 점, 피의자는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지하철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요건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을 참작하면 구속의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았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이후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지난 6월 30일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A씨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앞에 있던 승객에게) 제가 고혈압이 있어서 마스크를 끼지 못했다고 말했고, (구로역에서) 역무원이 들어와서 건넨 마스크를 꼈는데 제가 또 호흡 곤란이 왔다. 그래서 잠깐 뺐더니 왼쪽에 있던 승객이 제가 (전동차에서) 내릴 때까지 신고하겠다고 말해 마치 범법자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과잉 반응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참위, 세월호 유가족이 쓴 책 ‘인쇄·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

    사참위, 세월호 유가족이 쓴 책 ‘인쇄·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박종대씨가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쓴 책에 대해 국가기관인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인쇄 및 판매를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사참위가 조사 중에 작성·수집한 자료가 그대로 인용돼 조사 내용이 유출됐고 이로 인해 조사 업무에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사참위의 주장이다. 하지만 박씨는 “책을 판매하지 못할 만큼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 법적으로 다툴 부분은 다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씨는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달 13일 발간된 제 책 ‘4·16 세월호 사건 기록연구-의혹과 진실’에 대해 사참위가 지난달 22일 서적 인쇄 및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서부지법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학생 고 박수현군의 아버지다. 이 가처분 신청 사건의 첫 심문기일은 다음 달 8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사참위가 박씨와 발행인을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가처분 신청서에 따르면 사참위는 “서적 내용에는 사참위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 사진 및 수집한 자료가 그대로 현출되거나 직·간접적으로 인용돼 있으며, 사참위의 조사 내용 및 조사에 협조한 조사대상자의 신원 및 인적사항까지 여과 없이 기술돼 있다”면서 박씨가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사참위가 조사 활동을 시작한 직후인 2018년 12월 27일부터 사참위의 자문위원직을 맡고 있다. 현행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르면 사참위원 또는 위원이었던 사람뿐만 아니라 자문기구의 구성원 또는 구성원이었던 사람은 사참위의 직무상 비밀을 누설하거나 사참위의 직무수행 이외의 목적을 위하여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은 또 누구든지 조사대상자나 참고인의 신원 또는 조사내용을 신문, 잡지, 방송, 그 밖의 출판물에 의해 공개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씨가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중에 열람·대출하는 자료들이 모두 기밀임을 주지시켰고, 박씨도 기밀을 외부에 누설하거나 공개하지 않을 것을 서약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규정들을 위반했다는 것이 사참위의 주장이다. 사참위는 그러면서 “박씨가 진상규명 조사를 위해 수행한 조사자료 및 조사 내용을 유출함으로써 그 자체로 적정하고 원활한 조사 수행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고, 서적에 기술된 조사자료 중에는 사참위가 관련기관에 대해 보안 서약을 하면서까지 확보한 자료가 포함돼 있어 이와 같이 공개될 경우 향후 관련기관의 적극적인 조사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씨는 사참위 자료 일부를 책에 인용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위법성 여부는 다퉈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씨는 “책에 인용한 사참위 자료(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최초 인지 시점 및 옛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유족 사찰 의혹 관련)는 언론에 이미 보도된 내용이고, 그것을 책에 잘 정리한 것뿐인데 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책이 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 책 때문에 사참위의 조사 활동이 방해를 받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오랜 시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자료를 수집하고 많이 고민해서 쓴 책이다. 집필 기간만 1년 6개월이었고, 이를 뽑아가면서까지 쓴 책”이라면서 “그런데 책이 나오자마자 사참위가 인쇄 및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이 솔직히 불편하다. 연구 결과의 타당성 등을 따져보지 않고 빨간 딱지부터 붙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솔직히 기분이 나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이번 사참위의 결정이 저에게는 매우 거센 폭력처럼 느껴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며 “진상규명 차원에서, 독자들의 알 권리 보호를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단독] 폭염에 쓰러진 27명 노동 ‘안전 그늘’ 없다

    온열질환 건설 노동자 51% 최다기업 이윤·노동자 일당 감소 탓열사병 예방 3대 수칙 ‘유명무실’“임금 보전·민간 정착 방안 필요”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최고기온 33도 이상) 시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숨진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불볕더위로 인한 산업재해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권위는 우선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폭염 시 작업 중지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부문까지 확대·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일 때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식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본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였다. 고용부는 폭염 대비 정책으로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을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폭염특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하고,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면 사업주가 즉시 조치하도록 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하게 해 달라고 요구하면 ‘지킬 것 다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의 핀잔을 받는다”면서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이윤을 창출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은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은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잦다”고 전했다. 이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처분을 하는 사업주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없다.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이들은 일당 감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폭염 시에도 일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작업 중지는 노동자의 생계 위협과 연동된다”며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전 실장은 “인권위 권고안이 공공 부문뿐만 아니라 향후 민간 현장에도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기상청 뭇매 맞는 3가지 이유

    기상청 뭇매 맞는 3가지 이유

    40일 넘게 이어진 장마, 역대급 6월 폭염 등 기상 전망이 잇따라 빗나가면서 기상청이 뭇매를 맞고 있다. 시민들은 ‘오보청’, ‘중계청’이라는 비아냥을 쏟아 내지만 기상청만을 탓하는 기후 전문가는 많지 않다. 정부기관 한 곳의 잘못으로 볼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후 예측을 지상 최대 난제로 만들어 버린 건 나날이 뜨거워지는 지구다.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정확한 예보를 위해 투입되고 있지만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에 AI가 학습해야 할 과거 100년의 기상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기상청의 지난 6~7월 기상 전망에 성적을 매기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기온과 강수량 등 예측이 대부분 빗나갔다. 기상청은 지난 5월 발표한 ‘2020년 여름철 전망’에서 6월 평균기온이 평년(21.2도)과 지난해(21.3도)보다 0.5도가량 높겠다고 예측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거나 동해상에서 선선한 공기가 들어오면 기온 변화가 클 수 있다고도 했다. 결과적으로 6월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역대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전국 최고기온 28도, 평균기온 22.8도로 평년보다 각각 1.5도, 1.6도 높았다. 폭염일수도 2일로 평년보다 1.4일 많아 역대 1위였다. 기상청은 7월(1~29일) 강수량이 대체로 평년(240.4~295.9㎜)과 비슷하거나 적겠다고 내다봤다. 기온은 평년(24.5도)보다 0.5~1.5도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 보니 7월 강수량은 398.6㎜로 기상청 예측보다 100㎜가량 많았다. 푹푹 찌던 6월과 달리 7월 평균기온은 22.5도로 평년보다 2도가량 낮았다. 기상관측 이후 역대 세 번째로 시원한 7월이었다. 기상청은 예상 밖으로 길어진 장마의 원인으로 북극의 고온현상을 꼽았다. 6월 말 동시베리아에서 블로킹(느린 온난고기압)이 발생하면서 북극으로 따뜻한 공기가 몰려갔고 상대적으로 차가운 공기가 우리나라 주변에 머물게 됐다는 것이다. 여름철 한반도를 지배하는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찬 공기에 가로막히면서 남부지방에 정체하며 많은 비를 뿌렸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이상고온현상과 북극 얼음 감소가 최근 기후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북극은 지구 평균의 2배 이상 가열되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간 영구동토층 평균기온이 17도 상승했다. 지난 6월 시베리아 북쪽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까지 치솟는가 하면, 시베리아 침엽수림은 매년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정확한 예보를 위해 각국이 AI, 빅데이터 등을 기상 분야에 도입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AI는 오랜 기간 축적된 빅데이터로 판단을 하는데, 급격한 기후변화로 과거의 기상 데이터가 앞으로를 예측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기후 재난에 대한 국가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6년 간 온열질환으로 27명 사망…인권위 ‘폭염 시 작업 중지’ 권고 추진

    최근 6년 동안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가 27명에 달할 만큼 폭염으로 인한 산업재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폭염 때 노동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그에 따른 임금을 보전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현행 법·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로서는 공공 부문 공사 현장에 우선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노동계는 향후 민간 공사 현장에까지 확대·시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현재 △공공 부문 건설 현장에서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의 작업 중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 시간을 근무 중 휴게시간으로 보고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는 방안 △그에 따른 임금 보전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을 고용부에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안건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이 추가됐던 지난달 30일 상임위원회에 보고된 안건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 6년(2014~2019년) 동안 온열질환(열사병, 열 탈진, 열 실신 등)으로 산업재해 피해를 입은 노동자는 총 158명이다. 이 중 건설 노동자가 81명(51.3%)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노동자 27명 중 19명(70.4%)이 건설 노동자다. 건설 노동자와 같이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폭염 대비 정책으로 고용부는 지난해 8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 수칙 물·그늘·휴식 이행 가이드’(이하 가이드라인)를 만들었다. 이 가이드라인은 △노동자에게 깨끗한 물과 그늘진 장소를 제공할 것 △폭염특보(폭염주의보·경보) 발령 시 노동자에게 1시간 주기로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휴식할 수 있도록 할 것 △노동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작업 중지 요청 시 사업주가 즉시 조치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일 최고기온 단계별(31도 이상, 33도 이상, 35도 이상, 38도 이상) 대응 요령도 제시하고 있다. ●현장에서 작동 안 하는 정부 ‘폭염 대책’ 가이드라인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재희 건설노조 교육선전실장은 “건설노조가 지난해 8월 조합원 38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을 때 폭염특보 발령 시 1시간 일하면 10~15분 이상씩 규칙적으로 쉬는 경우는 23.1%(85명)에 불과했다. 건설 현장에는 쉴 곳조차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콘크리트를 붓거나 채우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콘크리트에서 발생하는 열까지 더해진 환경에서 일을 하고, 철근 노동자와 형틀목수 노동자는 사방이 철근으로 둘러싸인, 체감온도가 40도를 넘는 곳에서 일을 해 열사병은 물론이고 체력 및 집중력 약화로 각종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노동자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다’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또는 작업대피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노동자가 실제로 현장에서 행사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전 실장은 “건설 노동자들이 안전 규정대로 일할 것을 요구하면 현장 반응은 ‘지킬 것 지키면 공사 못 한다’, ‘당신 아니어도 일할 사람 많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라’ 등”이라면서 “시간이 곧 돈인지라 어떻게든 빨리 공사를 끝내 공사기간 단축을 통한 이윤 창출을 하려는 건설사에 폭염 대책 등은 안중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은 “‘급박한 위험’의 범위에 대해 회사와 다툼이 있다. 노동자가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작업을 중지하면 회사에서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대책을 세운 뒤 작업을 재개하는 게 아니라 노동자를 징계하거나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노동자의 작업중지권 법적 권리지만…행사하면 불이익 우리나라가 2008년 2월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산업안전 보건 협약’(제155호 협약)은 ‘자신의 생명이나 건강에 급박하고 심각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작업 환경으로부터 스스로 이탈한 노동자는 국내 여건과 관행에 따라 부당한 결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회원국에는 위험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정책을 수립·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최 실장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로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사업주가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산안법에 명시돼 있긴 하지만 이를 어긴 사업주를 처벌하는 조항이 없다. 고용부는 처벌 조항을 신설하는 입법을 몇 차례 추진했었고, 2018년 12월 11일 김용균씨의 사망을 계기로 산안법 전부개정이 진행될 때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법안에도 처벌 조항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처벌 조항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부가 지난해 2월 입법예고한 산안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위 이유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해고 등 불리한 처분을 한 사용자를 징역 1년 이하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규정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김용균씨 사망 직후인 2018년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해 올해 1월 16일부터 시행된 산안법에는 이 처벌 조항이 빠졌다. 중대재해가 발생하거나 시정 조치 후에도 유해한 작업 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고용부의 작업 중지 명령권도 제한적인 경우에만 행사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 실장은 “지난 6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일하던 일용직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는 일이 있었는데, 사건 초기에 고용부는 작업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노조에서 강력히 주장해 나중에 작업 중지 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일용직 많은 건설 현장…작업 중지 시 임금 보전 필요 건설회사가 노동자들을 상시 고용하는 형태가 아니라 공사가 시작되면 그때마다 필요한 인원에 맞게 노동자와 고용관계를 맺는 구조상 건설 현장에는 임시·일용직 노동자가 많다. 통계청이 지난 4월 발표한 ‘2019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조사 취업자의 산업 및 직업별 특성’ 통계자료에 따르면 건설업 분야 임금 노동자 163만 9000여명 중 상용직 노동자(78만 2000여명)보다 임시·일용직 노동자(85만 8000여명)가 더 많다. 그러다 보니 건설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일당(하루 단위로 지급)에 대한 부담으로 폭염 시에도 작업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최 실장은 “폭염으로 인한 위험의 주 대상이 되는 건설·조선업 현장 노동자들은 임시·일용직이 많다”면서 “임금 보전 방안이 없으면 작업 중지가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문제와 연동돼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노동자들의 작업이 중지될 경우 임금을 보전한다는 규정은 현행법에 없다. 전 실장은 “폭염으로 작업이 현저히 곤란할 경우 발주처가 공사를 일시 정지하도록 하고, 공사기간을 산정할 때 처음부터 폭염에 따른 작업 중지 기간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폭염의 지속으로 공사기간이 연장됐을 때 그에 따른 손해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폭염경보가 발령됐을 때 서울시와 그 자치구, 투자출연기관이 발주한 공사 현장 노동자들의 오후 시간 실외 작업을 중지하되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해주는 제도를 2018년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공사 현장 편의시설 확충도 과제 인권위는 이외에도 공사 현장의 편의시설 설치 기준을 개선할 것을 고용부에 권고할 예정이다. 현행 건설근로자법(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로 하여금 1억원 이상 규모의 건설 공사가 시행되는 현장에 화장실, 식당, 탈의실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수에 비례해서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과 편의시설이 어떤 설비들을 갖춰야 하는지를 명시한 규정은 없는 상황이다. 전 실장은 “원청회사 사무실이 있는 간이건물에는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 등이 다 갖춰져 있다. 예전에는 원청사 직원들만 이용할 수 있도록 자물쇠를 채우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노동자들의 항의로 하청회사 노동자들도 사용을 할 수는 있긴 하지만 작업 현장과 거리가 멀어 작업 중에는 사용하기 힘들다”면서 “300여명이 일하는 현장에서도 10여명이 쉴 수 있는 휴게실이 전부라고 한다. 편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권고안을 다음 상임위원회에 재상정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계속 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어리다고’ 입주민 체육시설 이용하지 말라니…최선인가요?

    ‘어리다고’ 입주민 체육시설 이용하지 말라니…최선인가요?

    아파트 입주민인데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아파트 입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생활체육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과 헬스동호회 회장에게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 행위를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3일 인권위에 따르면 한 진정인은 10살인 자녀와 지난해 9월 자신이 거주하는 A아파트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을 이용하려고 했는데, 수영장 관리자가 진정인의 자녀는 미성년자라서 이용할 수 없다고 말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다른 진정인도 올해 1월 자신이 사는 B아파트의 헬스동호회가 고1인 자녀의 동호회 가입을 금지해 아파트 내 문화회관에 있는 헬스장을 이용하지 못하는 차별을 받고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법인, 단체 또는 사인으로부터 차별 행위를 당한 경우는 인권위 조사 대상에 해당한다. 인권위 조사에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은 “수영장의 수심이 다른 수영장과 비교했을 때 깊은 점을 고려했다”면서 “지난 2월 주민공동시설운영위원회 회의에 ‘수영장 어린이 출입 자유 허용’ 안건을 상정했으나, 어린이 정규 수업은 안전요원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반면 자유 이용 시 안전요원이 수영장만 관리할 수 없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어린이 자유 입장을 현행대로 금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B아파트의 헬스동호회 회장은 “헬스장은 모든 주민을 수용하기에 협소하며 오래됐고, 예산상의 문제로 상주 관리자 없이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어 안전상의 우려가 있다”면서 “미성년자 출입 제한을 규정한 회칙에 대해 불만이 있는 경우에는 회원 자격을 얻어 총회 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별도의 노력 없이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운영되는 운동시설을 이용할 수 없게 전면 금지하거나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 행위”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아파트에 대한 진정사건과 관련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미성년자는 한 명의 세대원이고 세대별로 아파트 관리비를 납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미성년자도 성년과 동일하게 공동시설 이용이 가능한 주민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전을 이유로 아파트 거주 미성년자의 수영장 이용을 전면 제한하기보다 당면한 수영장 안전 등의 문제점을 시정하고, 미성년자를 포함해 더 많은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아파트에 대한 진정사건과 관련해서는 “헬스동호회는 헬스장 운동기구 등을 구입하면서 입주자대표회의의 지원을 받았고, 아파트 측에 별도의 장소 임차료를 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헬스장 운영은 주민 복지적 성격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시설이 좁다는 이유로 미성년자의 헬스장 이용을 전면 제한하기보다, 당면한 문제점을 시정하고 더 많은 주민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가 1991년 비준한 유엔 ‘아동과 권리에 관한 협약’은 아동에 대한 모든 활동에서 아동 최선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아동에게 문화·예술·오락 및 여가활동을 위한 적절하고 균등한 기회 제공을 장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인권위는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에게는 미성년자의 수영장 이용을 제한하는 공동시설 운영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고, B아파트 헬스동호회 회장에게는 미성년자의 헬스동호회 가입을 제안하는 회칙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朴 의혹’ 직권조사 결정한 인권위, 별도팀까지 꾸린다

    ‘朴 의혹’ 직권조사 결정한 인권위, 별도팀까지 꾸린다

    국가인권위원회가 30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과 이 사건을 둘러싼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을 직접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여성단체들은 “인권위의 직권조사로 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고 이번 조사가 피해자의 인권 회복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위는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는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앞서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들과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지난 28일 인권위에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인권위는 ▲성추행, 성적 괴롭힘을 포함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 행위 ▲서울시의 묵인·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희롱 등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을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아울러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등 사건 처리 절차 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현 단계는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한 단계이고 아직 구체적인 조사 범위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피해자가 조사를 요청한 내용보다 더 넓은 범위로 조사할 수도 있다. 이날 밝힌 것은 구체적인 조사 범위가 아닌 큰 조사 범주”라고 말했다. 조사 범위가 넓은 만큼 인권위는 이번 직권조사를 한 부서에 맡기지 않고 여러 부서 조사관들로 구성된 별도의 직권조사팀을 꾸려 실시하기로 했다. 여성단체들은 “이 사건을 가능하게 했던 성차별적 문화와 구조에 대한 광범위하고도 충실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환영했다. 한편 여성가족부는 이날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점검단이 지난 28∼29일 서울시를 상대로 성희롱·성폭력 방지조치에 대한 현장 점검을 벌인 결과 여전히 피해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고, 성폭력 사건 고충처리시스템 역시 정보 유출 우려가 있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일으킨 ‘라임’ 원종준 대표 구속기소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 일으킨 ‘라임’ 원종준 대표 구속기소

    1조 6700원 규모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이하 ‘라임 사건’)를 일으킨 자산운용사 라임자산운용(라임)의 원종준(41) 대표이사가 투자자들을 속여 수천억원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로 구속돼 30일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이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사기)·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원 대표를 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이모(45) 라임 마케팅본부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원 대표와 이 본부장은 투자자들에게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하는 해외무역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기존 펀드의 환매 자금으로 사용할 의도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해외무역펀드에 직접 투자할 것처럼 속여 2000억원 상당의 라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 내용에 따르면, 라임 무역금융펀드(모펀드 4개 중 ‘플루토 TF-1호’)는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 명의로 2017년 5월부터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무역금융 전문 투자자문사 IIG(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그룹) 펀드를 포함해 해외 무역금융펀드 5개에 투자했다.그런데 신한금투가 2018년 11월 IIG 펀드 부실 발생 사실을 안 뒤로 라임과 신한금투는 IIG 펀드에 투자하는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환매 대금(500억원 규모)을 마련하기 위해, 문제가 된 IIG 펀드를 포함한 해외 무역금융펀드 5개를 ‘모자형 구조’(여러 펀드 재산을 하나로 통합해 운영)로 바꿔 다른 정상 펀드에 부실을 전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원 대표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지난 14일 그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이 본부장에 대해서는 “주거가 일정하여 도주 우려가 없고,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검찰은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 부사장도 라임 사건과 관련하여 계속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라임 펀드 자금을 투자해준 대가로 14억원 상당의 금품 등 이익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 전 부사장은, 라임 무역금융펀드에서 부실이 발생한 사실을 은폐하고 정상 운용 중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박원순 성폭력 사건’ 직접 조사한다…직권조사 결정

    인권위 ‘박원순 성폭력 사건’ 직접 조사한다…직권조사 결정

    국가인권위원회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과 이 사건을 둘러싼 여러 구조적 문제들을 직접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인권위는 30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박 전 시장 사건 등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인권위는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는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다. 이 규정은 진정이 없는 경우에만 직권조사가 가능하도록 한 규정이 아니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진정 유무와 상관 없이 인권위가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앞서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들과 피해자 법률대리인단은 지난 28일 인권위에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요청서에는 이 사건의 진상과 서울시의 묵인·방조,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청이 묵살된 경위,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된 경위 등에 대한 조사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비서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적 요소에 대한 실태조사, 선출직 공무원의 성폭력 등 비위사실 발견 시 징계 조치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이날 직권조사를 결정한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성희롱 등(강제추행, 위력에 의한 성추행, 성적 괴롭힘 등 포함) 행위 △서울시의 성희롱 등 피해에 대한 묵인·방조와 그것이 가능했던 구조 △성희롱 등 사안과 관련한 제도 전반에 대해 종합적으로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선출직 공무원에 의한 성희롱 등 사건 처리 절차 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위 관계자는 “현 단계는 직권조사 개시를 결정한 단계이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사 범위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피해자 측이 요청한 내용 외에도 더 넓은 범위로 조사할 수도 있다. 오늘 밝힌 계획은 구체적인 조사 범위라기보다 큰 조사 범주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의 ‘인권침해 및 차별행위 조사구제규칙’에 따르면 인권위가 직권조사를 의결한 경우 소관 소위원회가 직권조사 사건 주심위원을 선정하고 조사부서에 사건을 배정한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번 직권조사 사건은 조사 범주가 넓어서 한 조사부서에 맡기지 않고 여러 조사부서의 조사관으로 구성된 별도의 직권조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코로나19 적자’ 인천공항공사, 국제선 공항이용료 3000원 인상 검토

    ‘코로나19 적자’ 인천공항공사, 국제선 공항이용료 3000원 인상 검토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공항세’로 불리는 국제선 공항이용료(PSC)를 3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이 입수한 인천공항공사의 ‘비상경영 대책회의’ 자료에 따르면, 공항공사는 현재 1만 7000원인 국제선 공항이용료를 내년에 2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올해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55% 줄어든 1조 2494억원, 당기순이익은 3244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4년은 돼야 매출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고, 당기순이익도 지난해의 60%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공항공사 경영진의 예측이다.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려면 공항이용료(1만 7000원)와 함께 출국납부금(1만원), 국제질병 퇴치기금(1000원) 등 공항사용료로 총 2만 8000원을 내야 한다. 공항공사는 국제선 공항이용료를 인상하면 앞으로 4년 동안 약 3400억원의 수입을 확보해 적자 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측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선거개입 사건’ 조사받은 경찰관 출국금지…인권위 “인권침해”

    ‘선거개입 사건’ 조사받은 경찰관 출국금지…인권위 “인권침해”

    울산경찰청 소속 경찰관 A씨는 지난해 12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고, 같은 달 A씨가 일한 사무실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올해 1월 A씨는 이미 예정돼 있던 가족과의 해외 여행을 위해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던 중에 출국이 금지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결국 A씨의 가족 여행은 무산되고 말았다. A씨는 서울중앙지검에 전화해 출국금지 이유와 기간 등에 대해 물었지만 “수사상 아무 것도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A씨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했고, 경찰공무원 신분으로 도주 우려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출국금지 사실조차 알리지 않은 것은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진정사건을 계기로 인권위는 수사기관의 출국금지 요청에 대해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도록 하고, 출국금지 관련 통지서가 당사자에게 적절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법무부에 출국금지 심사와 관련한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2018년 6월 13일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 경찰 등이 개입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1월 말에 울산지검으로부터 이 사건을 이송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2월 초 A씨 등 이 사건 관계인 15명에 대한 출국금지와 함께 출국금지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통지하지 않을 것을 법무부에 요청했다. 같은 달 말에는 출국금지 기간 연장과 함께 출국금지 기간 연장 사실을 당사자들에게 통지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 법무부는 출국금지 및 출국금지 기간이 연장된 사실을 모두 A씨에게 통지하지 않았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법무부는 출국을 금지하거나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했을 때 즉시 당사자에게 그 사유와 기간 등을 밝혀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단 범죄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지장이 생길 우려가 있는 등의 예외적인 경우에는 통지를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같은 사유로 수사기관은 당사자에게 통지를 하지 않을 것을 법무부에 요청할 수 있다.검찰 “수사보안상 통지 안 된다고 판단”법무부는 “요청서 별도로 확인 안 해” 서울중앙지검은 “공공수사2부에서 수사에 착수할 무렵 다수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국민적 의혹이 높아가는 상황이었고, 청와대 및 경찰 관계자 등 사건 관련자들이 다수일 뿐더러 사건이 발생한 지 상당한 시일이 경과했기 때문에 이 사건의 범죄혐의를 밝히고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신속히 관련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소속돼 있던 울산경찰청의 경찰관 10여명을 조사할 필요가 있어 출석을 요구했으나 모두 출석을 거절했고, A씨도 2회에 걸쳐 출석을 거부하는 등 조직적으로 수사를 회피한 사실이 있다”면서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할 당시 범죄사실 요지와 A씨가 특정 사건으로 수사 중이므로 수사보안상 당사자에게 통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기재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출국금지 요청서 내용이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으므로 요청서에 기재된 내용에 대해 별도의 확인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소명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A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씨는 15년 이상 공직생활을 해 온 경찰공무원이고 장기간 해외에 체류했던 기록이 없는 등 A씨의 직업, 가족관계, 출입국기록 등에 따를 때 해외로 도피할 위험이 상당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중대한 사건이라고 해서 수사 대상자의 해외 도피 가능성 등을 개별적이고 구체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사건 관련자들의 출국금지를 일률적으로 요청하는 수사 관행은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인권위 “출국금지 남용 수사 관행 잘못”“법무부 심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이어 “현행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등은 수사기관이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경우 요청서 외에도 출국금지가 필요한 사유를 적은 소명자료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출국금지가 남발되거나 남용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자 실무적으로는 출국금지의 필요성을 심사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 매우 기초적이고 필수적인 자료”라면서 “서울중앙지검은 소명자료를 첨부하지 않았고, 법무부 또한 별다른 확인 절차 없이 출국금지 요청서만으로 출국금지 및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법무부가 A씨에게 출국금지 및 기간 연장 사실을 통지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씨를 포함해 출국금지 통지 제외 대상자들 상당수가 현직 경찰관들이라는 점에서 도주 우려가 심히 염려되는 상황이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A씨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서를 보면 ‘수사보안상 통지유예 요망’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 있지 않다. 법무부의 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권위는 “출국금지 요청의 98% 이상이 승인되는 등 수사기관이 출국금지 제도의 운영에 사실상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보여지는 사정을 감안하면, 그간의 관행들을 외면한 채 법무부의 처분에 대해서만 논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가 인권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월~지난해 12월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으로 출국금지 및 기간 연장을 요청한 것에 대해 법무부는 98% 이상 승인했다. 또 지난해 1월~올해 3월 범죄수사에 중대하고 명백한 지장이 생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에서 출국금지 및 기간 연장 결정에 대한 통지 제외를 요청한 건수는 6036건인데 법무부가 모두 승인했다. 인권위는 출국금지 심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출국금지 남용을 막기 위해 심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출국금지 통지 제외 요청에 대해서도 엄격한 심사가 이뤄져야 하며 △출국금지에 있어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검찰총장에게는 출국금지 요청의 남용을 막고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박원순 피해’ 밝힌 지 2주… 직권조사 미적대는 인권위

    ‘박원순 피해’ 밝힌 지 2주… 직권조사 미적대는 인권위

    “피해자 주장 넘어선 내용도 조사 가능 적극적인 조사로 제도 개선 공표 필요” 최영애 “개인 일탈 아닌 구조 살필 사안”“여권 관련 사건에 소극적 대응” 비판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이 사건의 진상과 서울시청 등 공공기관의 비서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등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직권조사 요청서를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인권위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사실이 공개된 뒤 2주가 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여권과 관련된 사건 대응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조사를 요청한 내용과 이유 등을 설명했다. 요청서에는 박 전 시장 사건과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청이 묵살된 경위, 피소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된 경위 등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외에도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조치와 선출직 공무원의 비위 사실 발견 시 징계 조치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피해자가 직접 인권위에 진정하는 대신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한 데 대해 “직권조사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위를 넘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면서 “개선이 필요한 문제들을 인권위가 적극 조사해 제도 개선도 공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등은 직권조사 요청서를 제출한 뒤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면담했다. 여성단체들은 “최 위원장이 ‘이 사안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문화·구조를 살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인권위 내 절차를 거쳐 빠른 시일 내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의 대응이 늦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 15일 ‘인권위의 직권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고, 지난 16일에는 여성의당이 서울시청 안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을 인권위가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행 인권위법은 위원회가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진정 유무와 상관없이 직권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배복주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인권위는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진정 사건들을 접수한 뒤 체육계 인권보호체계 전반에 대해 직권조사를 결정한 바 있다”면서 “그간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전 시장으로 이어지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 직권조사는 결국 인권위의 의지 문제”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박원순 사건’ 대응 미온적인 인권위, 뒤늦게 “직권조사 검토”

    ‘박원순 사건’ 대응 미온적인 인권위, 뒤늦게 “직권조사 검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위력에 의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이 이 사건의 진상과 서울시청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비서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 등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직권조사 요청서를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인권위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직권조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건 피해자의 피해사실이 공개된 뒤로 약 2주가 지난 이날까지 아무런 결정도 하지 않은 만큼 인권위가 이 사건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권조사를 요청한 내용과 이유를 설명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 제출된 요청서에는 박 전 시장 사건과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청이 묵살된 경위, 피해자가 고소한 사실이 박 전 시장에게 유출된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외에도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조치와 선출직 공무원의 성폭력 등 비위사실 발견 시 징계 조치 마련 등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피해자가 직접 인권위에 진정하는 방식이 아닌 인권위에 직권조사를 요청하는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직권조사는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조사가 가능하다”면서 “적극적으로 개선할 문제들을 인권위가 조사해 제도 개선을 공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김 변호사와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공동대표 등은 직권조사 요청서 제출 후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면담을 했다. 면담을 마치고 나온 이 소장은 “최 위원장이 ‘하나의 (성폭력) 사건이 아니라 전체적인 (성차별) 문화 부분까지 총체적으로, (사안을) 중하게 보고 잘 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직권조사 여부는 절차에 따라 검토한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록 이날 최 위원장이 사안을 중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지만 인권위의 대응이 늦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15일 인권위의 직권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고, 지난 16일에는 여성의당이 서울시청 안에서 발생한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을 인권위가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현행 인권위법은 위원회가 진정이 없는 경우에도 인권침해 또는 차별행위가 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고 그 내용이 중대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직권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정이 없는 경우에만 직권조사가 가능하도록 한 규정이 아니라,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진정 유무와 상관 없이 인권위가 직권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인권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배복주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인권위가 스포츠계 폭력·성폭력 진정사건들을 접수한 후 체육계 폭력·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체계 전반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한 적이 있다”면서 “그동안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박 전 시장으로 이어지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기 때문에 인권위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직권조사를 해야 한다. 직권조사는 결국 인권위의 의지 문제”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희생자 1만 4000명 추산”…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 첫 공개

    “희생자 1만 4000명 추산”… 가습기살균제 피해 규모 첫 공개

    정부 파악한 사망자 1553명보다 많아 건강 관련 피해 경험자도 67만명 달해 9년간 신고자 6823명… 전체 1% 불과 “피해자 구제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야”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희생된 사람이 최소 약 1만 4000명에 달한다는 국가기관 연구 결과가 27일 처음 공개됐다.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사망한 인원 수를 추산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정부가 앉아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도록 피해규모 파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참위는 전국 만 19~69세 성인 1만 5472명(5000가구)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 추산 연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역대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조사 중 가장 큰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게 사참위 설명이다.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은 “다음달 31일이면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9년이 되지만 아직도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동안 정부가 피해 규모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너무 소홀히 했다”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기 시작한 1994년부터 판매가 중단된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은 약 627만명으로 추산됐다. 임산부나 7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살균제를 사용한 비율이 각각 1.2배, 1.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017년 4월 환경부 소속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를 경험한 사람을 49만~56만명으로 어림잡았다(표본 크기 1501명). 그러나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새로운 증상과 질병이 발생한 인구가 약 52만명이고,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기존 질병이 악화된 인구는 약 15만명이라면서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경험자를 약 67만명으로 추정했다. 이 중 비염, 피부질환, 천식, 폐질환, 폐렴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55만명이고, 사망자는 약 1만 4000명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2011년부터 9년 동안 6823명으로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를 접수했는데, 이는 사참위가 추산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경험자의 1% 수준이다. 정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 사망자 1553명도 사참위 추산 사망자의 11%에 그친다. 사참위는 개정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의 오는 9월 25일 시행을 앞두고 그동안 신고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정부가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정된 특별법은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범위를 확대하고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기업 등으로부터 피해구제금을 추가로 부과·징수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사참위는 “피해자의 의료정보, 가습기살균제 판매정보 확인 등을 통해 범정부 차원에서 피해자 찾기와 피해규모 파악에 나서야 한다”면서 “가습기살균제 노출 피해자들의 질환을 추적·관리할 수 있는 체계도 정부가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가습기살균제 사망, 최소 1만 4000명”…사참위 연구 결과 첫 공개

    “가습기살균제 사망, 최소 1만 4000명”…사참위 연구 결과 첫 공개

    독성 화학물질을 함유한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돼 희생된 사람이 최소 약 1만 4000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27일 처음 공개됐다. 연구를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정부가 앉아서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가능한 많은 피해자들이 피해를 인정받고 구제받을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파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전국 만 19~69세 성인 1만 5472명(5000가구)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 추산 연구’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연구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조사원들이 각 가구를 방문해 직접 면접하는 방식으로 역대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조사 중 가장 큰 표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사참위의 설명이다.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은 “다음 달 31일이면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지 9년이 되지만 아직까지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동안 정부가 피해규모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너무 소홀히 했다”고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이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하기 시작한 1994년부터 가습기살균제 판매가 중단된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사람은 약 627만명으로 추산됐다. 또 임산부 및 7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가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비율이 각각 1.2배, 1.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017년 4월 환경부 소속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를 경험한 사람을 49만~56만명으로 어림잡았다(표본 크기 1501명). 하지만 사참위는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새로운 증상과 질병이 발생한 인구가 약 52만명이고, 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기존 질병이 악화된 인구는 약 15만명이라면서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경험자를 약 67만명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비염, 피부질환, 천식, 폐질환, 폐렴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약 55만명이고, 사망자는 약 1만 4000명으로 추산됐다. 가습기살균제 사용으로 사망한 인원 수를 어림짐작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2011년부터 9년 동안 6823명으로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를 접수했는데, 이는 사참위가 추산한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 경험자의 1% 수준이다. 정부가 현재까지 파악한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 피해 사망자 1553명도 사참위가 추산한 사망자의 11% 수준이다. 사참위는 개정된 ‘가습기살균제 특별법’(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특별법)의 오는 9월 25일 시행을 앞두고 그동안 신고되지 않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정부가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개정된 특별법은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 범위를 확대하고 가습기살균제를 판매한 기업 등으로부터 피해구제금을 추가로 부과·징수할 수 있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사참위는 “피해자의 의료정보, 가습기살균제 판매정보 확인 등을 통해 범정부 차원에서 피해자 찾기와 피해규모 파악에 나서야 한다”면서 “가습기살균제 노출 피해자들의 질환을 추적·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정부가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文대통령에 신발 던진 50대 남성 영장 기각

    文대통령에 신발 던진 50대 남성 영장 기각

    국회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50대 남성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9일 정창옥(57)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서울남부지법 김진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와 사실 관계를 인정하는 등 수사에 임하는 태도, 피의자가 주민등록상 주소에 거주하지는 않으나 피의자의 배우자나 아들이 있는 곳에 거주하여 주거가 일정하지 않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구속의 상당성 및 필요성이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16일 오후 3시 19분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본관 2층 현관 앞에서 제21대 국회 개원연설을 마치고 나오는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벗어 던진 혐의(공무집행방해·건조물침입 등)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당시 정씨는 문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 문재인은 자유대한민국을 떠나라”고 비난했다. 정씨는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모멸감과 치욕감을 느끼라고 (신발을) 던졌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면서 사전에 계획하고 신발을 던진 것인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니오”라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시 합동조사단, 여성단체 참여 거부로 구성부터 ‘삐걱’

    서울시 합동조사단, 여성단체 참여 거부로 구성부터 ‘삐걱’

    강제 조사 권한 없어 ‘들러리’ 우려 기피여성변회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 시급” 사준모, 박원순 성추행 인권위 진정 취소 서울시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첫 단계인 ‘합동조사단’의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자 측 여성단체가 서울시의 조사 한계성을 내세우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에 여성단체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반쪽 조사단 구성’, ‘셀프 조사’ 논란이 재연될 수 있어서 서울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시는 19일 합동조사단에 참여할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에 3번째 공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성추행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려면 외부 전문가, 특히 피해자 측 여성단체의 참여가 필수”라면서 “이들 단체가 참여한다면 조사의 모든 권한을 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 15일과 16일 두 차례 해당 여성단체에 진상 규명을 위해 참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지난 17일에는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이 여성단체를 방문했지만, 면담이 불발됐다. 서울시는 이번 사건 진상 조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이들 단체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시는 조사위원 전부를 외부의 여성권익 전문가 3명과 인권 전문가 3명, 법률 전문가 3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여성권익 전문가는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에서 추천받을 방침이다. 피해자 측 여성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여성의전화는 시가 조사단 참여를 요청하자 지난 17일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이번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없고 규명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참여를 거부했다. 이들은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서울시의 조사위에 참여해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로부터 참여를 요청받은 한국여성변호사회도 이날 성명을 통해 “서울시가 주관하지 않고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는 것을 전제로 조사단의 일원으로 진상규명에 참여하고자 한다”면서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사건 증거가 훼손되고 인멸된 위험이 있으므로 진상조사에 앞서 박 전 시장 휴대전화 3대에 대한 경찰의 영장 재신청과 서울시청 6층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날 시민단체 ‘사법준비생모임’(사준모)은 지난 12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던 사건을 취하했다. 사준모는 “피해자 측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며 필요시 인권위에 직접 진정을 제기하겠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서울시 합동조사단, 여성단체 참여 거부로 구성부터 ‘삐걱’

    서울시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첫 단계인 ‘합동조사단’의 구성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자 측 여성단체가 서울시의 조사 한계성을 내세우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동조사단에 여성단체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반쪽 조사단 구성’, ‘셀프 조사’ 논란이 재연될 수 있어서 서울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시는 19일 합동조사단에 참여할 전문가를 추천해 달라고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 여성단체에 3번째 공식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번 성추행 의혹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려면 외부 전문가, 특히 피해자 측 여성단체의 참여가 필수”라면서 “이들 단체가 참여한다면 조사의 모든 권한을 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 15일과 16일 두 차례 해당 여성단체에 진상 규명을 위해 참여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지난 17일에는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이 여성단체를 방문했지만, 면담이 불발됐다. 서울시는 이번 사건 진상 조사가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이들 단체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이미 시는 조사위원 전부를 외부의 여성권익 전문가 3명과 인권 전문가 3명, 법률 전문가 3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특히 여성권익 전문가는 피해자 지원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와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에서 추천받을 방침이다. 하지만 피해자 측 여성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측은 시가 조사단 참여를 요청하자 지난 17일 “서울시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이번 사건을 제대로 규명할 수도 없고 규명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참여를 거부했다. 이들은 강제 조사 권한이 없는 서울시의 조사위에 참여해 ‘들러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시로부터 참여를 요청받은 한국여성변호사회 등 다른 여성단체들도 피해자 측의 분위기를 살피며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이날 여성의당과 시민단체 ‘사법준비생모임’은 지난 12일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조사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던 사건을 취하했다. 사준모는 “피해자 측 대리인인 김재련 변호사가 인권위 조사에 응하지 않겠으며 필요 시 인권위에 직접 진정을 제기하겠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인권위에 접수한 제3자 진정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현행 인권위법에 따르면 피해자가 아닌 사람이 한 진정에서 피해자가 조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할 경우 인권위는 그 진정을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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