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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입장 안 변해 큰 기대는 안 한다…아베 사죄·법적 배상 없이 恨 못 풀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과거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고 있지만 피해 당사자 및 지원단체들은 대체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일본 측이 보여 온 행태를 감안할 때 회담이 열리더라도 큰 기대는 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지내는 강일출(87) 할머니는 25일 “일본 총리의 진정성 있는 사죄, 법적 배상 없이는 피해자들의 한(恨)을 결코 풀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 할머니는 “지금까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해 온 걸 봐서는 일본 외무상이 와서 이야기를 한들 위안부 문제가 풀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 정부가 노력해 주는 것은 고맙지만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이라는 원칙을 갖고 회담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 때 다뤄진 대일 청구권은 재산권에 관한 문제였을 뿐 위안부 문제, 사할린 해외 동포 문제, 원자폭탄 피해자 등의 문제는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이 문제는 식민 지배 책임이 있는 일본이 한발 물러서야 하는 것이지만 일본이 한·일 청구권 협정 체결로 법적 배상이 모두 끝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이번 회담에서 큰 결실을 맺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번 한·일 장관급 회담이 위안부 문제 해결 때문에 성사되긴 했지만 일본이 과거 한국인들을 근로자, 군무원 등으로 강제 동원해 국외에 보낸 행위 등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한국도 이제 국제난민 보호하는 선진국 책무 수행”

    “한국도 이제 국제난민 보호하는 선진국 책무 수행”

    법무부가 한국에서의 재정착을 희망한 미얀마 난민 22명을 데리고 오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을 실제 운영하는 나라가 됐다. 전 세계 난민을 돕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유엔난민기구의 디르크 헤베커(53·독일) 한국대표부 대표는 23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캐나다 등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재정착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면서 “한국도 이제 국제 난민을 보호하는 선진국으로서의 책무를 수행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헤베커 대표는 1992년 유엔 난민협약에 가입한 한국이 2013년 7월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했고 현재 공항과 항만에서 난민 신청이 가능할 만큼 단기간에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난민 심사기간이 2~3년으로 길고 난민 인정률(약 4%)이 다른 나라들(약 38%)에 비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헤베커 대표는 이에 대해 “처음에 난민 신청을 했다가 스스로 취소한 경우도 있고 또 다른 보호 대상자인 인도적 체류자는 난민 인정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인정률이 낮은 것”이라면서 “중요한 것은 겉으로 드러난 숫자가 아니라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할 사람이 정당한 심사를 통해 100% 난민 인정자가 되도록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난민 제도는 인도적 체류자에 대한 지원 확대, 심사를 위한 통역관 확충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터키 보드룸 해변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 한 장은 전 세계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유니세프는 올해의 사진으로 지난 8월 그리스에서 마케도니아로 넘어가려는 난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이 뒤섞여 있는 현장에서 두 난민 소년, 소녀가 울고 있는 사진을 선정했다. 헤베커 대표는 “난민 문제는 곧 우리 아이들의 문제”라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전 세계가 난민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들도 재정착 국가에서 세금을 내며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하는 우리 이웃들”이라면서 “비록 난민을 심사, 정착시키는 초기 단계에는 비용이 들겠지만 이들이 한국 사회에 통합되고 자립해 경제 활동을 하면 사회,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불량 양파·고추 유통 ‘엇갈린 판결’

    조리되지 않은 양파와 건고추는 농산물일까 아니면 식품일까. 상한 중국산 양파와 건고추를 수입해 판매하다가 적발된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전 간부에 대한 법원의 1, 2심 판단이 엇갈렸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부(부장 한영환)는 21일 식품위생법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전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간부 조모(48)씨와 송모(61)씨의 항소심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조씨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송씨에 대해서는 벌금 7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2011년 2월 중국산 양파 1000t 중 일부가 냉해, 곰팡이 등으로 부패한 사실을 알고도 753t을 들여와 이 중 480t을 농협공판장과 농산물 유통업체에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1년 9월 말, 10월 초에 중국산 건고추 240t이 곰팡이 등이 묻은 불량 식품인 것을 알면서도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식품위생법은 누구든지 판매를 목적으로 식품을 제조, 가공, 운반 등을 할 때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들이 수입, 판매한 양파, 건고추가 ‘식품’이 아니라며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식품별 규격과 제조, 가공, 보관 방법 등에 관한 기준 등을 명시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식품공전) 고시에 양파, 건고추는 ‘식품 원재료’로 분류돼 있고, 농수산물품질관리법상 ‘농산물’일 뿐 그 자체가 식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오히려 “식품 원재료라 해도 직접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 “(법률상) 식품에는 자연 식품과 가공·조리된 식품이 모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며 유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논술 폐지 시기상조… 학생 창업지원금 지급”

    “논술 폐지 시기상조… 학생 창업지원금 지급”

    연세대 새 총장으로 선출된 김용학(62) 사회학과 교수가 21일 “학생들의 창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향후 입시제도에 대해 급격한 변화를 꾀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캠퍼스 백양누리 건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불확실한 미래로 인한 청년의 고민을 덜어 주는 것이 총장의 역할”이라면서 “연세대 학생의 좋은 창업 아이디어를 실현(상품화)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는 초석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내년 2월 제18대 총장으로 취임하며 임기는 4년이다. 김 교수는 또 “창업으로 성공한 기업가들이 학생들의 창업을 돕기 위해 기부를 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고 전해 왔다”면서 학교 차원에서도 창업 육성을 위해 “학부생에게 창업, 연구 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학 입시제도와 관련한 질문에 김 교수는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방향의 교육부 정책에 동의한다”면서도 “제도를 갑자기 바꾸는 것은 학부모에게 옳지 않은 행동이다. 아직은 논술고사를 폐지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앞서 논술고사를 폐지하고 수시모집 중 하나인 고교추천전형으로 전체 모집 인원의 50%를 뽑는다는 내용의 입시 방안을 발표한 적이 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학생에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 주는 데 논술이 아직 유효하다”면서 논술 유지 방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논술보다는 면접전형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대학발전기금 마련 방법으로 김 교수는 국내 창업 회사에 여러 특허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고 회사가 그 특허를 이용해 수익을 내면 이를 기금으로 돌려받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국내 첫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겠다는 목표로 ‘노벨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대학가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프라임’사업(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 육성 사업)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송도캠퍼스를 만들면서 학과 간 융합과 학과 정원 조정을 다 끝냈다”면서 “(프라임사업에 지원해) 다시 정원 조정 등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연세대 야구부 입시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오랫동안 반복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라고 보고, 제도적 개선책을 꼭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건축법 위반’ 양현석 벌금형 약식 기소

    서울서부지검이 18일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건물 옥상 등을 증축한 혐의(건축법 위반)로 고발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에 대해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고 밝혔다. 양 대표는 2013년 7월 마포구의 허가 없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YG엔터테인먼트 사옥 2개 동 간 연결 통로를 만들고 서교동 본인 소유 건물 안에 있는 주점에 대해서도 일부 불법 구조 변경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마포구는 지난 8월 양 대표 사옥 옥상이 불법 증축된 사실 등을 확인하고 양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 10월 양 대표를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리얼 재가공’ 동서식품 무죄

    서울서부지법 형사2단독 신형철 판사는 17일 대장균군이 검출된 불량 시리얼을 재가공해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복(62) 동서식품 대표이사와 임직원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동서식품이 포장까지 완료된 제품에서 대장균군이 검출되자 이를 뜯어 다시 살균 처리를 거쳤고, 실제로 시중에 유통된 최종 제품에서는 대장균군이 검출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소비자의 위생 관념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이번 판결은 법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최종 포장한 제품을 해체해 재가공하는 것이 위생상 위해를 초래하는 일은 아니며 최종 제품에만 대장균군이 없으면 관련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지금도 외국인 학생 ‘왕따’ 당해요”

    “지금도 외국인 학생 ‘왕따’ 당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집 밖에서는 일본말을 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일본인 다키 유카리(53·여)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 생활을 시작한 1988년 당시만 해도 일본인을 향한 한국인의 시선은 아주 싸늘했다. 길을 걸을 때 “일본 사람이 여기가 어디라고…”라는 식의 말을 한두번 들은 게 아니었다. 다키는 “남편도 주변을 의식해 가급적 집에서만 일본말을 쓰라고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일본말로 대화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봉사단체 ‘결혼이민자네트워크’에서 9년째 활동하며 다문화 가족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다키는 이번에 서울시의 외국인 정책에 직접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었다. 서울시가 외국인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구성한 ‘외국민 주민대표자회의’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올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3% 수준인 174만명에 이른다. 서울시민 22명 중 1명이 외국인 주민일 정도로 숫자가 많지만 그동안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외국민 주민들이 참여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대표자 회의에는 미국, 중국, 유럽 등 20여 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 38명이 참여한다. 의장을 맡게 된 다키는 “그동안 다문화 가정을 위한 행사는 당사자들만 모여 한국 문화를 배우는 식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 한국 가정과 다문화 가정이 동시에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해 10년 넘게 살고 있는 사업가 아부바커 시디크(39·방글라데시)도 참여한다. 그는 현재 관광여행사와 ‘할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내와 각각 6살, 4살 된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내년 큰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디크는 걱정이 하나 생겼다. “지금도 일반 학교에 가면 학생들이 외국 학생들을 따돌린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왕따’ 문제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민 가는 방글라데시인들도 있어요.” 시디크는 “외국 학생들의 왕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회의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스위스인 마리 타라키(26·여)는 학원에서 초·중등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회의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타라키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서울시의 외국인 관련 정책 모니터링 활동을 할 만큼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 “스위스에서는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일하는 일이 드물어요. 노동법으로 하루 2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할 정도로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장시간 일하면서도 임금이 낮은 일자리가 많은 것 같아요.” 타라키는 “단순노무, 생산직에서 주로 일하는 외국인 주민들의 일자리를 늘려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모두 하나같이 자신들의 활동이 외국인 주민을 떠나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시디크는 “이슬람 국가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 한국 관광 명소를 더 많이 소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연세대 18대 총장에 김용학 교수

    연세대 18대 총장에 김용학 교수

    김용학(62)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제18대 연세대 차기 총장으로 선임됐다. 연세대 이사회는 17일 이사회를 열어 총장 후보 심사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후보들에 대한 전체 교수들의 의견수렴 결과 등을 토대로 김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2월 1일부터 4년이다. 1980년 연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김 신임 총장은 1986년 미국 시카고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학부대학장, 행정대학원장, 사회과학대학장 등을 지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비원 할아버지는 뺨 맞고도 그냥 참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자로부터 폭언과 함께 폭행을 당하는 일이 또 일어났다. 50대 주민이 70대 경비원의 뺨을 때렸다.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경비원이 입주민의 언어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경비원들의 인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비슷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6일 폭행 등 혐의로 조모(59·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조씨는 지난 15일 오후 11시 50분쯤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 정모(73)씨의 멱살을 붙잡고 뺨을 서너 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가 근무하는 경비실에서 난동을 피우며 전화기와 전기난로 등을 넘어뜨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건 발생 당시 조씨는 만취한 상태로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자기 집까지 정씨의 부축을 받고 들어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집 밖으로 나오더니 “왜 나를 몰라보느냐”, “네가 뭔데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 일하냐”는 등 반말과 욕설을 섞어 가며 정씨를 위협하고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조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정씨는 그러나 조씨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아파트에서 오래 일을 하면서 조씨의 부모와도 알고 지내는 사이라며 처벌받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단순 폭행사건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이 진행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다. 정씨에 대한 조씨의 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조씨가 2013년에도 술에 취해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린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정씨는 이번과 같은 이유로 조씨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경비원들의 일이 대표적인 저임금 노동이다 보니 사회적으로 그 가치를 낮게 보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특히 대부분의 경비원들이 간접고용으로 일하다 보니 상시적인 고용 불안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폭언, 폭행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비원에 대한 인식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016 대입 정시 특집] 맞·춤·정·시

    [2016 대입 정시 특집] 맞·춤·정·시

    197개 대학이 오는 24일부터 2016학년도 정시모집을 시작한다. 정시모집에서는 올해 전체 대입 모집인원의 32.5%인 11만 6162명을 선발한다. 138개 대학이 가군에서 4만 3188명, 140개 대학이 나군에서 4만 5450명을 뽑는다. 122개 대학은 다군에서 2만 7524명을 선발한다. 다만, 수시모집에 합격하고 등록하지 않은 인원이 일부 정시로 이월돼 정시모집 최종 선발인원은 다소 늘어나게 된다. 원서접수는 모집군에 상관없이 24~30일에 대학별로 3일 이상씩 실시한다. 인터넷 접수만 하는 대학이 143개교다. 그 밖에는 인터넷과 창구접수를 병행하거나 창구접수만 한다. 인터넷 접수와 창구접수 대학의 원서접수 시작일과 마감일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각 대학의 원서접수 일정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정시모집 전형은 가군 대학이 내년 1월 2~11일, 나군 대학은 내년 1월 12~19일, 다군 대학은 내년 1월 20~27일 실시한다. 합격자 최초 등록 기간은 내년 1월 29일부터 2월 2일까지다. 내년 2월 17일까지는 미등록 충원을 한다. 정시모집에서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주요 전형요소로 활용된다. 모두 191개교가 수능을 반영한다. 100% 반영하는 대학이 절반가량인 96개교에 이른다. 80% 이상 반영대학이 55개교, 60% 이상 26개교, 50% 이상 6개교다. 40% 이상은 5개교, 30% 이상은 3개교다(일반전형 인문사회계열 기준). 다만 모집단위에 따라 면접, 실기고사를 병행한다. 수험생은 같은 군의 대학에 복수지원할 수 없다. 같은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군이 다르면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수시모집 합격자(최초 합격자와 충원 합격자 포함)는 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정시모집과 추가모집에 지원을 금지한다. 정시모집에 합격하고 등록하면 추가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 다만 추가모집 기간 전 정시모집 등록을 포기하면 추가모집에 지원이 가능하다. 2개 이상 대학에 이중등록은 금지된다. 대학별 입학전형을 마친 뒤 복수지원 위반 사실이 전산으로 확인되면 입학이 무효 처리된다. 다만 산업대학과 교육대학, 전문대학과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대학(전문대학 포함), 폴리텍대학,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각종학교 간에는 복수지원과 이중등록 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편 이달 1일부터 일제히 2016학년도 신·편입생 모집을 시작한 사이버대는 내년 2월까지 2016학년도 신·편입생을 선발한다. 대학별로 모집 기간과 전형이 다를 수 있다. 지원하려는 사이버대 홈페이지를 방문해 모집요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청문회장서 자해 시도

    ‘세월호 의인’ 김동수씨 청문회장서 자해 시도

    지난해 4월 세월호 침몰 순간까지 학생 10여명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구조 영웅’으로 알려졌던 김동수(50)씨가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 도중 자해를 시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는 14일 오후 3시 50분쯤 청문회가 열린 서울 중구 YWCA 4층 대강당에서 증인석을 향해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라고 외치면서 방청석에서 일어나 바지에서 흉기를 꺼내 상반신 자해를 시도했다. 주변에 있던 특조위 직원들과 방청객들이 김씨에게서 흉기를 빼앗고 병원으로 옮겼다. 방청석에 함께 있던 김씨의 아내도 남편의 행동에 놀라 호흡 곤란을 호소해 함께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씨가 자해를 시도할 당시에는 특조위 김진 비상임위원이 세월호 참사 당시 자료 화면을 보여주며 구조에 나선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승조원들이 세월호 선원들과 공모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던 중이었다. 화물차 기사였던 김씨는 세월호 침몰 당시 자신의 몸에 소방호스를 감고 구조에 나서 학생 10여명을 구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의 트라우마(정신적 외상)로 고통을 겪다가 지난 3월 제주도에 있는 집에서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상균 체포 안팎] 묵비권 행사·단식 지속… “대응하지 않고 법정서 이야기하겠다”

    [한상균 체포 안팎] 묵비권 행사·단식 지속… “대응하지 않고 법정서 이야기하겠다”

    25일째 은신하던 조계사를 벗어나 10일 경찰에 체포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 18분쯤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자진 퇴거한 한 위원장을 체포한 뒤 남대문경찰서로 압송해 유치장에 입감했다. 경찰은 남대문경찰서 앞에 경찰 7~8명을 배치하고 출입 통제를 평소보다 강화했다. 한 위원장은 조사 초반 인적사항 등 기초사실을 묻는 말에만 대답한 뒤 오후 10시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전면적으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 위원장을 조사하기 위해 300여개 항목의 질문을 준비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경찰이 혐의 입증용으로 보여 준 채증 사진조차 들여다보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변호사의 조력을 받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경찰의 질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법정에서 이야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11일 오전 10시쯤 다시 한 위원장에 대한 조사를 이어 갈 방침이다. 경찰은 한 위원장이 묵비권을 행사하더라도 답변 태도를 구체적으로 조서에 기록해 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할 때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묵비권을 행사한다고 해서 영장실질심사 때 불리할 것은 없지만 법원에서 반성을 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수 있어 ‘대답하지 않고 땅만 쳐다본다’ 등 태도까지 낱낱이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은 경찰에 체포된 이후에도 단식을 이어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부터 단식을 해 온 한 위원장은 경찰에 ‘구운 소금’을 요청했으며, 경찰은 이를 제공하기로 했다. 경찰은 11일 오후 한 위원장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치고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앞서 경찰은 한 위원장이 조계사 내에 있는 관음전, 대웅전, 생명평화법당 등에서 1시간가량 머무르다 일주문을 나설 때까지 기다렸다가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조계종 직원 150여명이 인간띠를 둘러 관음전부터 대웅전까지 통로를 확보했다. 관음전 인근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수사 경찰 100여명과 기동대 5개 소대 150여명가량이 배치됐다. 한 위원장은 조계사 부주지 원명 스님의 뒤를 따라 도법 스님과 함께 관음전 건물에서 나왔다. 한 위원장의 얼굴은 초췌했고 수염이 텁수룩했다. 긴장한 듯 입을 굳게 다문 그는 대웅전으로 들어가 삼배를 하고 나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 한 위원장은 “조계종의 성지가 공권력에 의해 침탈당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해 자진 출두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 조계사 정문인 일주문을 나서자 곧바로 경찰이 한 위원장을 에워싸고 체포영장을 제시했다. 결국 염주를 차고 있던 한 위원장의 양손에는 수갑이 채워졌다. 당초 한 위원장은 조계사에 진입해 관음전 건물과 대웅전 사이의 마당에 텐트를 치려고 했으나 여러 문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위생 불감 ‘먹는샘물’

    돈을 주고 사 먹는 먹는샘물 제조업체들의 안전·위생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먹는샘물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제조업체 지도·감독 업무를 중앙정부가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9일 환경부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방검찰청과 합동으로 지난달 23~25일 전국의 먹는샘물 제조업체 37곳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 결과 17곳의 업체에서 모두 38건의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특별점검 대상은 최근 5년간 ‘먹는물 관리법’을 위반한 전력이 있는 업체들로, 위법 내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환경부와 서울 서부지검은 원수와 제품수에 대해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실시하지 않은 9곳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고, 이 가운데 고의성이 입증된 8곳은 기소했다. 이 업체들은 6개월에서 최대 5년간 미생물 항목 검사를 하지 않고도 실험장부에 허위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2년마다 받도록 돼 있는 취수정 계측기의 오차시험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아예 계측기 전원을 끄거나 고장 난 상태로 방치한 업체도 8곳(9건)이나 됐다. 또 제조업체 5곳은 먹는샘물 제조 종사자에 대해 6개월마다 장티푸스와 세균성 이질 감염 여부 등에 대한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일부 취수정의 수질이 기준을 초과한 4곳의 업체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관할 지자체에 통보했다. 박용규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장은 “최종 제품수의 수질기준은 적합했지만 제조 과정에서 업체들의 품질관리가 미흡해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먹는물에 대한 국민 관심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비해 위반자에 대한 징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아 개선이 미진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오세진 기자5sjin@seoul.co.kr
  • 공권력 투입 찰나 ‘佛法’의 마지막 호소… 경찰 한발 물러섰다

    공권력 투입 찰나 ‘佛法’의 마지막 호소… 경찰 한발 물러섰다

    9일 오후 5시쯤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기 직전 일촉즉발의 상황이 중단됐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체포영장 집행의 유예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고, 경찰이 30여분간의 고심 끝에 이를 받아들였다. 경찰이 한 위원장에 대한 검거 작전을 예고한 조계사는 9일 오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조계종은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조계종, 나아가 한국 불교를 또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조계종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오후 2시 30분쯤부터 일반인의 조계사 출입을 통제하고 관음전 인근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곧이어 경내에 진입했다. 채증 카메라를 든 사복 경찰관 수십명도 관음전 인근에 배치됐다. 오후 4시가 넘어서면서 경찰 기동대 12개 중대 약 1000명이 모텔을 개조한 일반 건물인 관음전 인근을 에워쌌다. 경찰의 진입에 항의하는 대학생불교청년회원들이 경찰과 충돌했으며 조계종의 상징인 ‘삼보륜’(三寶輪) 스티커를 가슴에 단 조계종 직원 100여명도 경찰의 진입을 막으려고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관음전에 남아 있던 일부 신도를 밖으로 내보냈다. 일감 스님 등 스님 10여명이 관음전 1층 양쪽 출구 앞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경찰의 진입에 항의해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한 위원장은 오후 4시 30분쯤 은신 중인 방에서 창문으로 바깥 상황을 살펴보기도 했다. 자승 총무원장이 경찰의 한 위원장 검거 작전이 임박한 오후 5시 “내일 정오까지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조계종 화쟁위는 오후 4시 40분까지 거듭해서 한 위원장을 설득했고, 조계종과 한 위원장 간에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입장에서는 조계사에 폭력적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막고 ‘상생의 정신’을 실현하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한 위원장을 설득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자승 총무원장의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긴박하게 움직였다. 고민 끝에 경찰은 한 위원장과 조계사에 하루 말미를 주기로 결정했다. 전날 강신명 경찰청장은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한상균 위원장이 체포 시한인 오후 4시가 지나서 자진 퇴거하겠다고 의사를 밝힌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진정성이 있다면 충분히 검토 가능하다”고 답했다. 경찰로서는 만약 10일 낮 12시에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하지 않더라도 그때 가서 진입 작전을 벌이면 되기 때문에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선택인 셈이다. 조계종의 중재에 경찰이 한발 물러섰지만 한 위원장이 10일 정오에 자진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경찰은 이날 오전 조계사 인근에 수사경찰 100명, 기동대 7개 중대 총 600명을 배치했다. 오후부터는 관음전에 진입할 검거조 100여명과 기동대 10개 중대를 추가 투입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연명치료 중단 입법 6년 만에 첫발

    연명치료 중단 입법 6년 만에 첫발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된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연명의료법)’은 2009년 대법원의 ‘세브란스 김 할머니 사건’ 판결 이후 계속됐던 연명의료 중단 문제가 법제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8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김모 할머니의 가족들이 김 할머니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시키기 위해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대법원은 “환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에 기초하여 자기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연명치료의 중단이 허용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국내 처음으로 존엄사를 인정한 판결이었다. 이후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의료계, 법조계, 종교계 등과 검토에 나섰다. 위원회는 2013년 7월 연명의료 결정 대상 환자, 연명의료의 범위, 환자의 의사 확인 방법 등 환자들이 연명의료에 대하여 올바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특별법 형태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이후 연명의료 범위는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에도 불구하고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로 정했다. 연명의료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항암제 투여 등의 의학적 시술로, 치료 효과 없이 임종 기간만 연장하는 행위다. 단 연명의료를 중단하더라도 통증 완화를 위한 의료행위와 영양분 및 물, 산소 공급은 지속하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 법안으로 만들기까지는 1년여가 걸렸다. 종교계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도 끝까지 ‘돌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결국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에이즈,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등 다른 말기 질환에도 확대 적용하면서 법안이 완성됐다. 법안은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미국은 1976년 캘리포니아주가 생전 유언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자연사법 제정을 시작으로 1989년 미국 41개 주가 사전의료의향서 관련법을 제정하였고 대만은 2000년, 영국과 프랑스는 2005년, 오스트리아는 2006년에 환자 자기결정법을 제정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연명치료 중단 ‘웰다잉법’ 첫 관문 넘었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환자가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8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날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호스피스·완화의료의 이용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연명의료법)을 통과시켰다”면서 “수년간의 논의 끝에 의미 있는 첫걸음을 뗐다”고 밝혔다. 연명의료 중단 대상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원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으며 급속도로 임종 단계에 접어든 ‘임종기 환자’(죽음을 수일에서 수주 남긴 환자)로 정했다. 2008년 존엄사 논란의 중심이었던 세브란스 김 할머니와 같이 오랜 기간 생존이 가능한 식물인간의 경우는 배제됐다. 법안에 따르면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스스로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연명의료계획서, 사전의료의향서를 이용해 표시했다면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다. 환자가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가족 2명 이상과 의사 2명이 환자가 평소에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진술해야 한다. 만일 환자가 어떤 기록이나 의사도 표시한 적이 없다면 환자 가족 전체가 합의해야 한다. 미성년자는 법정 대리인인 친권자가 미성년 환자를 대리해서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법정 대리인 등 가족이 없다면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하게 된다. 연명의료를 중단한 이후에도 최후의 돌봄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법안은 말기 암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만성간질환 등 다른 말기 질환에도 확대 적용토록 했다. 법은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경우 2018년 3월부터 시행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올해만 9명 ▶◀ … 위안부 피해 생존자 46명뿐

    올해만 9명 ▶◀ … 위안부 피해 생존자 46명뿐

    노환으로 오랫동안 병상에 있어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최갑순 할머니가 96세를 일기로 5일 0시 56분 세상을 떠났다. 최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6명(국내 42명, 국외 4명)이 됐다. 지난 8월 미국에서 별세한 박유년 할머니를 비롯해 올 들어 9명의 피해자가 눈을 감았다. 1919년 전남 구례에서 태어난 최 할머니는 15세 때인 1934년 일본 순경에 의해 위안소로 끌려갔다. 당시 일본 순경이 아버지를 잡아가려 했으나 8명이나 되는 식구의 생계를 책임질 사람이 없자 결국 맏이인 최 할머니가 강제 동원 대상이 됐다. 최 할머니는 전북 전주를 거쳐 중국 만주 무단강(牧丹江)에 주둔한 일본군 부대 위안소에서 생활했다. 해방 직후 3~4년간 행상과 구걸 등으로 연명하다 고향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살았다. 빈소는 경기 남양주 한양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7일이다. 손영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쉼터 소장은 “의치를 끼지 않고 생활하시며 음식을 즐기셨고, 웃을 때는 미소가 너무 예쁘셨다”며 “고령임에도 협의회에서 금강산과 제주도, 온천 여행을 갈 때면 절대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빈소를 찾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일본은 올해가 가기 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요구 사항을 겸허히 수용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평화로운 집회 약속 보장하는 관행 필요”

    “평화로운 집회 약속 보장하는 관행 필요”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경찰이 금지하자 주최 측은 서울행정법원에 ‘옥외집회 금지통고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평화로운 집회’를 전제로 이를 수용했고, 결국 5일 집회가 합법적으로 열릴 수 있었다. 법원에 낸 신청서를 직접 작성한 사람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의 박주민(42) 변호사였다.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경찰의 불심검문과 통행 제지가 이번에는 없었습니다. 서울광장 등 주변에 차벽 설치를 위한 경찰버스 등도 나오지 않았고, 무장한 경찰도 보이지 않았지요. 지난달 14일 1차 대회 때와 달리 이번에 무력 충돌이 일어나지 않은 중요한 이유입니다.” 박 변호사는 서울행정법원의 판단과 관련, “추상적인 위험이 아닌,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 있을 때만 집회를 포함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법원의 판단”이라면서 “앞으로는 경찰도 이전에 문제가 됐던 일부 사람들이 주최 측에 포함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집회 자체를 금지하는 일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회 주최 측은 평화로운 집회를 약속하고, 경찰은 참가 인원 등에 상관없이 이를 보장해 주는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쇠파이프 대신 카네이션… 차벽 대신 폴리스라인

    쇠파이프 대신 카네이션… 차벽 대신 폴리스라인

    주말 서울 도심은 꽃밭이었다. 한 손에 꽃을 든 집회 참가자들은 다른 한 손으로 쇠파이프를 들 수 없었다. 꽃들이 행진하자 경찰도 차벽을 세우거나 물대포를 들이댈 수 없었다. 꽃은 평화에 대한 약속이자 의지였고, 결국 이쪽 편과 저쪽 편 마음을 모두 녹여냈다. 폭력이 난무했던 3주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평화로운 토요일이었다. 5일 오후 3시 15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정부의 노동 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2차 민중 총궐기 대회’가 열렸다. ‘생명과 평화의 일꾼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국가 폭력 규탄 범국민대책위’가 주최한 이 집회에는 1만 4000여명(경찰 추산·주최 측 주장 5만여명)이 참가해 정부의 노동 개혁 입법 등을 비판했다. 1시간 남짓 대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서 서울대병원까지 3.5㎞ 행진을 했다. 서울대병원에는 지난달 1차 대회 때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진 백남기(69)씨가 입원해 있다.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은 대학로에서 마무리 행사를 가진 뒤 대회 시작 후 5시간여 만인 오후 8시 25분 해산했다. 행사가 열리기 전부터 ‘평화집회’를 강조해온 주최 측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어버이날’의 상징인 카네이션을 나눠줬다. 행진 선두에는 풍물패를 내세우고 그 뒤를 초록색 바람개비를 든 대학생들이 뒤따르게 했다. 1차 대회 때는 전혀 찾아볼 수 없던 모습이다. 경찰도 버스로 차벽을 두르는 대신 사람으로 폴리스라인을 세웠다. 당초 신고됐던 2개 차로 행진보다 많은 차로를 점거하는 상황도 나타났지만, 경찰은 최소한의 충돌 가능성도 피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의경 225개 중대 2만여명에 차벽과 살수차도 준비했지만, 대부분 집회장에서 떨어진 곳에 배치해 불필요한 자극을 피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 야당의원 30여명도 ‘평화 지킴이’를 자처하며 집회에 나와 행진까지 함께했다. 5대 종교 성직자와 신도 등 500여명도 광화문에서 기도회를 갖고 평화 집회를 기원했다. 박영수 세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경찰의 집회 금지 조치를 법원이 ‘평화 시위’를 내세워 뒤집었는데, 이것이 주최 측으로 하여금 평화 집회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도록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서로의 원칙’ 폭력 막았다… 3차도 평화집회 될까

    ‘서로의 원칙’ 폭력 막았다… 3차도 평화집회 될까

    쇠파이프와 복면 대신 꽃과 가면이 등장했고, ‘버스 차벽’을 ‘사람의 벽’이 대신했다. 엄청난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모습도 사라졌다. 지난 5일 서울 도심에서 정부의 노동개혁과 교과서 국정화 등에 반대하는 진보 진영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지만 5시간여 만에 평화롭게 끝났다. 단 한 명의 참가자도 경찰에 연행되지 않았다. 당초 경찰에 의해 금지됐다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우여곡절 끝에 치러지게 된 이날 ‘2차 민중총궐기 대회’는 폭력으로 얼룩졌던 지난달 14일 ‘1차 대회’와 전혀 다른 차원의 평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주최 측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통일된 메시지로 효율성 있게 담아내지 못한 데다가 ‘대규모 시위’에 가려 그나마 부각되지도 못하는 상황에 대한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백남기 범국민대책위’가 개최한 이날 대회의 핵심은 집회보다는 행진에 있었다. 3주 전 1차 대회 때에도 폭력은 청와대를 향해 행진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시선은 평화로운 행진이 이뤄지는지 여부에 꽂힐 수밖에 없었다. 주최 측과 경찰 모두 긴장한 가운데 1만 4000명(주최 측 5만명 주장)의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 40분부터 무교로를 거쳐 보신각, 종로2∼5가, 대학로 등을 지나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3.5㎞ 구간을 행진했다. 물리적 충돌 없이 행진은 오후 8시 25분쯤 마무리됐다. 2차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졌던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였다. 집회 측은 행진 목적지를 청와대에서 지난 1차 대회에서 물대포를 맞은 백남기(69)씨가 입원한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 청와대를 고집했다면 세종대로를 통과해야 했고, 이를 막아서려는 경찰의 차벽과 물대포를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목적지를 바꿈으로써 마찰의 원인 자체를 제거했다. 행진 선두에 풍물패를 앞세우고 초록 바람개비를 든 대학생들이 뒤따르면서 폭력 의사가 없다는 것을 확실히 했다. 거리에 뿌려진 전단을 줍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종각역에 들어서면서 인도에 전단을 뿌리기 시작했다. 백씨의 쾌유를 빌고 경찰의 과잉 진압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인도와 행진 도로에 흩뿌려진 전단을 뒤이은 행렬 중 일부 참가자들이 줍기 시작했다. 행렬이 지나간 자리가 따로 청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깨끗해진 건 이런 배려들 때문이었다. 경찰도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우선 집회 현장에 차벽 자체가 보이지 않았다. “폭력 시위로 변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집회 장소 인근에 기동대 등 경력 2만여명을 배치하고 살수차도 18대 대기시켰지만, 일부 불법 사례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입은 하지 않았다. 경찰은 2개 차로를 통제해 참가자들의 행진을 보장했다. 참여 인원이 많아 참가자들이 한때 2개 차선을 넘어서면서 경찰이 경고 방송을 했지만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 목적지인 혜화역 2번 출구에 도착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혜화역 근처 장소가 협소해 행진이 늦어지고 집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기존 신고했던 범위보다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번 집회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점은 풍자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집회 참가자 3분의1가량이 가면을 가지고 있어 ‘가면무도회’를 연상케 했다. 새누리당이 ‘복면금지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한 저항이었다. 한 참가자는 ‘저 때문에 고생이 많습니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박근혜 대통령을 희화화하기도 했다. 앞으로 관건은 오는 19일 다시 열릴 3차 집회다. 김상균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진보단체들은 여러 검토를 하겠지만 아무래도 평화집회만을 고집하는 것으로는 집회를 부각시키는 데 한계가 있어 이번보다는 다소 격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럴 때 경찰이 맞대응하기보단 집회의 권리를 보장하고 관리하는 측면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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