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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 할퀸 태풍 ‘바비’… 멈춰선 하늘길, 불안한 출근길

    한반도 할퀸 태풍 ‘바비’… 멈춰선 하늘길, 불안한 출근길

    역대급으로 강력한 바람을 몰고 오는 제8호 태풍 바비가 27일 새벽 4~5시에 서울에 최근접해 지나갈 것으로 보이면서 피해가 예상된다. 출근길에도 비상이 걸렸다. 바비의 바람은 지난해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 ‘링링’보다 강하고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몰고 왔던 2003년 태풍 ‘매미’의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26일 ‘제8호 태풍 바비의 현황과 전망’ 브리핑을 열고 “태풍 바비의 경로가 전날 예상보다 서쪽으로 이동했지만 강풍 반경이 320㎞에 달해 우리나라에 강한 영향을 주는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도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초속 40~60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됐다. 태풍 경로에 근접한 수도권, 충청, 전라 등 서해안 인근 지역에는 초속 35m, 강원과 경상 동쪽 지역에는 초속 20m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바비는 서해안에 진입한 이후 시속 26~32㎞의 빠른 속도로 이동하고, 27일 새벽 5시를 전후해 북한 황해도에 상륙한 뒤 시속 42~49㎞까지 이동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근접해 지나갈 시점에는 강풍 반경이 300㎞ 이하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11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태풍주의보를 발효했다. 전국의 하늘길도 멈춰 섰다. 제주공항과 울산공항에는 항공기상특보 중 윈드시어(갑작스럽게 바람의 세기와 방향이 바뀌는 현상) 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26일 오후 기준으로 제주공항과 울산공항을 출발하고 도착하는 항공편 각각 463편 전부와 22편이 모두 결항했다. 김포공항에서도 이날 예정된 항공편 212편 중 181편이 결항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라임’ 김봉현, ‘친노’ 이상호에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추가 기소

    ‘라임’ 김봉현, ‘친노’ 이상호에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 추가 기소

    ‘라임 사건’(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둘러싼 사건들)에 연루된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친노 인사’인 이상호(55·구속 기소)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라임자산운용의 투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조상원)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및 배임증재,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김모(58·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 등과 공모해 경기 수원에 있는 버스회사 수원여객운수 회삿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등으로 수원지검이 지난 5월 구속 기소해서 현재 수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이 위원장이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를 지낼 당시 이 위원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제공하고, 이 위원장에게 투자를 청탁하며 이 위원장과 그의 가족에게 5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지난 7일 구속 기소됐다. 김 전 회장은 또 스타모빌리티가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투자받은 400억원과 재향군인회상조회의 보유자산 377억원을 각각 횡령하고, 재향군인회상조회 자산 유출 사실을 숨긴 채 재향군인회상조회 매각대금 명목으로 보람상조로부터 250억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은 사업 편의 제공 등을 대가로 김모(41·구속 기소) 전 라임자산운용 대체투자운용본부장에게 약 8000만원 상당의 골프 회원 지위를 제공하고, 같은 고등학교 친구 사이인 김모(46·구속 기소) 전 청와대 행정관과 그의 가족에게 5500만원 상당의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종필(42·구속 기소)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심모(39·구속 기소) 전 신한금융투자 PBS본부 팀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도 추가됐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회장의 측근인 김 전 사내이사도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192억원을 횡령하고 재향군인회상조회 자산 유출에 가담한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김 전 사내이사는 김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스타모빌리티 자금 집행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회 주류에 속하지 못한 이들 곁 지키는 법조인 꿈꿔요”

    “사회 주류에 속하지 못한 이들 곁 지키는 법조인 꿈꿔요”

    전과기록 탓 70여개 기업 입사시험 낙방법조윤리시험 응시 제한 인권위 진정“계란으로 바위치기도 결국엔 깨지더라” “사회가 정한 틀에 속하지 못해 아픔을 겪는 사람이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들 곁을 지키는 법조인이 되고 싶습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인 송인호(31)씨가 지난 1일 시행된 법조윤리시험을 치른 뒤에 소감을 전해 왔다. 법조윤리시험은 로스쿨 재학생들이 변호사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반드시 합격해야 하는 시험이다. 모든 로스쿨 재학생에게 적용되는 통과 절차지만 송씨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송씨는 어릴 때부터 성경의 가르침에 따른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거부를 결정했다. 25살이던 2014년 4월 입영통지서를 받았지만 입영을 거부했다. 그해 10월 1심 재판부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송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고, 2015년 6월 항소심 재판부도 원심 판결을 유지해 송씨는 법정구속됐다. 대법원도 2015년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송씨는 형기 종료일 전인 2016년 8월 가석방됐다. 하지만 직장을 구하기 어려웠다. 송씨는 25일 “출소 후 70여개 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전과 기록 때문에 떨어지거나 최종 면접 때 ‘왜 군대 대신 감옥에 갔느냐’는 말을 듣는 등 모두 병역거부 사유로 취직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2018년 5월 대체복무제도 마련 및 도입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한 판사가 건넨 말이 송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송씨처럼 차별을 경험한 사회적 약자들을 돕는 법조인이 되는 것은 어떤가요. 로스쿨에서는 당신의 기록을 전혀 문제 삼지 않을 겁니다.” 송씨는 지난해 3월 로스쿨에 입학했고, 같은 해 8월 법조윤리시험에 응시하려 했다. 그런데 법무부는 송씨가 응시 결격사유 중 하나인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끝난 후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 해당한다면서 응시를 제한했다. 송씨는 양심적 병역거부로 인한 전과를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지난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약 한 달 뒤에 인권위는 현행 변호사시험법이 정한 응시 결격사유는 입법 사항으로서 인권위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진정을 각하했다.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들이 법조윤리시험 등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에 표명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포함한 변호사시험 응시자들의 권리가 최대한 보호될 수 있도록 응시 결격사유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씨는 올해 1월 검찰로부터 복권장을 받았다. 법무부로부터 “기존에 형을 선고받아 법조윤리시험 응시 결격사유에 해당했던 사람이 복권된 경우 응시 자격을 회복하게 된다”는 답을 들은 송씨는 결국 올해 법조윤리시험을 무사히 치렀다. 송씨는 “양심적 병역거부가 무죄라고 주장할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은 제게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을 했었다. 하지만 그 계란들이 모여 결국 바위를 깨뜨리는 장면들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2018년 6월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병역법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했고, 같은 해 11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현역 입영에 응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복지부 “박원순 분향소, 감염병예방법 적용 받는 집합 해당”

    복지부 “박원순 분향소, 감염병예방법 적용 받는 집합 해당”

    보건복지부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추모 분향소는 감염병예방법 적용을 받는 ‘집합’에 해당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서울광장에 설치된 박 전 시장 분향소가 감염병예방법 위반이라는 고소·고발사건을 수사하면서 복지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박대출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복지부는 일반인을 상대로 조문을 받는 행위가 집회, 제례, 집합 중 어느 행위에 포함되는지 묻는 경찰 질문에 ‘집합’에 해당한다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집회나 흥행, 제례의 경우 집합의 하위개념으로 집합의 예시”라고 해석했다. 이는 분향소가 ‘집회’가 아닌 ‘제례’라서 법 위반이 아니라는 서울시의 입장과 배치되는 뜻으로 읽힌다. 서울시는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광장 등 도심 집회를 제한한다고 고시했는데, 스스로 분향소를 세워 고시를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박 의원은 “분향소 설치주체인 서울시와 공동장례위원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권 인사가 감염병 확산에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그러나 “분향소 설치가 집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한 것이지, 위법성을 따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제처에도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자료를 검토한 뒤 경찰 내부적으로 불법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원가정 복귀’ 법 조항서 뺀다고 아동학대 사라질까요

    ‘원가정 복귀’ 법 조항서 뺀다고 아동학대 사라질까요

    최근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 등에서 발생한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국회가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여러 법안을 내놨다. 이 중에는 ‘가정에서 분리 보호 중인 아동이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행법 조문을 삭제한 법안도 있다. 그러나 ‘원가정 복귀’를 없앨 경우 분리 보호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동복지법 제4조 3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불가능한 경우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하며 ▲가정에서 분리해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가정 보호 원칙’을 명시한 이 조항은 정부와 지자체의 아동 보호 의무를 강화하고자 2016년 3월에 신설됐다. 원가정 보호 원칙은 아동을 단순히 가정으로 복귀시키는 것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원가정이 양육 책임을 다하고, 가정이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며 원가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치유하는 과정을 전부 포괄하는 개념이다. 부모로부터 양육받을 권리를 지닌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전제가 깔렸다. 유엔도 ‘아동권리협약’ 등에 원가정 보호 원칙의 중요성을 적시했다. 하지만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25일 “우리나라는 그동안 ‘신속한’ 복귀에만 매달려 아동학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정에 아동을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동의 가정 복귀 시 충족해야 하는 조건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넘어 ‘복귀’라는 글자를 법 조문에서 빼는 것은 아동의 분리보호 증가 및 분리 장기화, 가족 해체 예방 등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감소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일률적으로 단절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보건복지부가 2018년 발행한 ‘아동복지시설 기능개편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의 분리 아동 보호기간은 평균 11.2년이고 위탁가정은 평균 4.7년, 공동생활가정은 평균 3.4년이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학대로 분리된 아동은 일시대리보호체계 안에서 18세 전까지 떠돌다가 원가정과 친인척을 포함한 사회적 지원체계가 거의 끊긴 채 자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희경 창원대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입양, 가정위탁 등의 대안적인 가정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아동복지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 원가정 복귀가 아니면 시설에서 자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원가정 보호 원칙을 약화시키기보다 운영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할지 여부를 현재 검토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원가정 복귀’ 지침 없앤다고 아동학대가 없어질까요

    ‘원가정 복귀’ 지침 없앤다고 아동학대가 없어질까요

    최근 충남 천안과 경남 창녕 등에서 발생한 여러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국회의원들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여러 법안을 내놨다. 이중에는 가정에서 분리해 보호 중인 아동이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행법 조문을 삭제한 법안이 포함돼 있다. 학대 피해 아동이 가정으로 돌아와 보호자로부터 다시 학대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아동이 복귀할 수 있는 가정의 조건을 명확히 하는 것을 넘어 ‘원가정 복귀’ 내용을 없애는 법안은 또 다른 아동인권 침해를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기준인 ‘원가정 보호 원칙’ 현행 아동복지법 제4조 3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아동이 태어난 가정에서 성장할 수 없을 때에는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조치하며, 아동을 가정에서 분리하여 보호할 경우에는 신속히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가정 보호 원칙’을 명시한 이 조항은 정부와 지자체의 아동 보호 의무를 강화하고자 2016년 3월에 신설됐다. 원가정 보호 원칙은 아동을 단순히 원가정으로 복귀시키는 것을 가리키는 게 아니라 원가정이 양육 책임을 다하고, 원가정이 그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하며 원가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치유하는 모든 과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부모로부터 양육받을 권리를 지닌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 있다. 유엔이 1989년 11월 채택한 ‘아동권리협약’과 2010년 2월 채택한 ‘아동의 대안양육에 대한 지침’(유엔 지침)은 이런 원가정 보호 원칙의 중요성을 적시하고 있다. 유엔 지침은 국가는 아동이 부모 등의 양육을 받거나 복귀할 수 있도록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하고, 국가가 가족으로부터 아동을 분리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돼야 하며, 가능한 한 일시적으로 가장 짧게 분리하여야 하고, 분리 결정은 정기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 그리고 아동을 분리하였던 원인이 해결되거나 사라진 경우 아동을 부모에게 돌려보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신속한’ 복귀에만 신경 쓰는 기관들 하지만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25일 “유엔 지침도 분명히 ‘아동을 분리했던 원인이 해결되거나 사라진 경우’에 아동을 원가정으로 돌려보내라고 했지만 우리나라는 그동안 ‘신속한 복귀’에만 매달려 아동학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정에 아동을 돌려보냈다”면서 “아동이 원가정으로 복귀할 때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이 추천서를 쓰면 지자체가 승인하는 식이다. 승인할 때 아동과 부모의 상태를 직접 조사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 증상의 부모가 술에 취해 아동을 학대했다면 그 부모의 알코올 중독 증상이 치료됐을 때, 부모가 경제적 고립으로 아동을 학대했다면 그 부모가 취업 등 경제활동을 통해 형편이 나아졌을 때, 폭력을 훈육으로 착각하고 아동을 학대했다면 오랜 교육과 상담을 통해 폭력적인 습성이 사라졌을 때가 유엔 지침에서 말하는 아동을 분리했던 원인이 해결되거나 사라진 경우에 해당합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분리 후 아동과 원가정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이고도 잦은 만남을 주선하면서 관계 회복 및 원가정의 양육 기능을 강화하고, 보호자가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양육할 수 있다는 확신과 증거가 있을 때만 원가정 복귀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현재 정부와 지자체, 아보전은 원가정의 양육 능력이나 보호자와 아동 간 관계 회복에 대한 충분한 확신과 복귀 후 지원 계획 없이 웬만하면 아동을 원가정에 복귀하게 하는 것이 원가정 보호 원칙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고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실천”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동의 안전, 건강 및 복지 증진을 위하여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한하여’ 가정으로의 복귀를 지원해야 한다는 개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다. 공 대표는 “분리·보호한 아동이 가정에 복귀해 재학대로 사망한 사건들의 경우에 아보전에서는 ‘아이가 돌아가고 싶어했고, 부모가 상담·교육 등을 통해 아이를 잘 키우려고 했다’라고 말한다”면서 “복귀 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가정의 아동학대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지 아동의 잘못된 판단에 의한 의견이 최우선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법에서 ‘복귀’라는 말이 빠진다면 그런데 아동의 가정 복귀 시 충족해야 하는 조건을 명확하게 하는 것을 넘어 ‘복귀’라는 글자를 법 조문에서 빼는 것, 즉 원가정 보호 원칙을 약화시키는 것은 아동의 분리보호 증가 및 분리 장기화, 가족 해체 예방 등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감소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동을 가정으로부터 일률적으로 단절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보건복지부가 2018년 발행한 ‘아동복지시설 기능개편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양육시설의 분리 아동 보호기간은 평균 11.2년이고 위탁가정은 4.7년, 공동생활가정은 3.4년이다. 권희경 창원대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아이에게 원가정은 반드시 생물학적 부모와 함께 사는 가정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심리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관계를 맺고 보살펴주는 성인이 포함된 가장 작은 규모의 공동체를 의미한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입양, 가정위탁 등의 대안적인 가정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아동복지가 활성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원가정 복귀가 아니라면 시설에서 자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아동의 정서나 심리적인 측면에서 원가정보다 더 나은 환경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대 부모가 다시 학대를 하지 않고 또 다시 할 수 없도록 확실하게 모니터링(사례 관리)을 하고 교육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학대로 분리된 아동은 일시대리보호체계 안에서 18세 전(아동복지법에서 ‘아동’은 18세 미만인 사람을 뜻함)까지 떠돌다가 원가정과 친인척을 포함한 사회적 지원체계가 거의 끊긴 채 자립해야 할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는 사회의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라면서 “미국도 1974년 제정한 ‘아동학대 예방과 조치법’을 근거로 ‘나쁜 원가정’에서 아동을 분리해 ‘좋은’ 위탁가정·시설에 보내는 제도를 시행했지만 아동이 위탁가정과 시설을 장기간 전전하는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아동학대는 사회안전망의 문제 노 교수는 또 아동학대 문제를 단순히 범죄로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미국은 충분한 지원이 있어도 당장은 원가정에서 아동의 안전이 보장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할 때만 아동을 분리하는데, 분리하는 시점부터 원가정 복귀를 목표로 보호자의 양육 능력 회복을 위해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아동 관련 예산·교육이 부족하고, 각 기관의 위치나 역할 등에도 문제가 있어 아동의 분리 후 원가정 기능 회복과 아동의 복귀를 위한 지원과 노력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에요. 아동학대 문제가 사회복지 영역에 해당하는 이유는 아동을 학대해 아동과 분리된 보호자들이 대부분 빈곤에 시달리거나 홀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전제가 있기 때문이에요. 아이들이 건강하려면 가족이 건강해야 하고, 가족이 건강하려면 지역사회가 건강해야 해요.” 현재 아동복지법 개정안들을 검토 중인 국가인권위원회는 원가정 보호 원칙을 약화시키기보다 운영을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할지 여부를 현재 검토하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교통사고로 잃은 딸 명의로 1억 기부

    교통사고로 잃은 딸 명의로 1억 기부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아버지가 딸의 이름으로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가 24일 밝혔다. 고 조은결(23)씨의 아버지 조동현(52)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딸아이가 그동안 국제구호단체에 후원을 해 온 사실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며 “앞으로 받을 보험금을 포함해 제 딸의 목숨값으로 받은 보험금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인은 사랑의열매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2384호 회원으로 등재됐다. 고인은 지난달 22일 인천 고잔톨게이트 요금소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음주운전을 한 운전자가 1차로로 차선을 바꾸다 앞서 가던 승용차에 부딪혔다. 이후 견인차와 순찰차가 출동해 차량 4대가 1차로에 그대로 서 있었다. 뒤이어 고인이 탄 차가 잠시 정차한 뒤 2차로로 빠져나가려고 할 때 뒤에서 고속으로 오던 승용차가 들이받으면서 고인 등 2명이 사망했다. 아버지 조씨는 “딸은 용돈을 받아도 쓰지 않고 평소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 생활비를 벌었다. 공부도 열심히 해 학교에서 장학금도 많이 받았다”면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금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교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족은 음주 상태로 고속도로에 정차하던 운전자와 이를 방조한 보험사 처벌 및 2차 사고 예방을 위한 순찰차량의 명확한 안전조치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마스크 써달라” 요구에 공무원 때리고 “가족 몰살” 협박까지

    “마스크 써달라” 요구에 공무원 때리고 “가족 몰살” 협박까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공무원을 폭행한 40대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8일 오전 9시쯤 부산 중구 한 주민센터에서 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복지공무원 B씨가 “마스크 착용을 해 달라”고 2차례 요구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B씨 머리를 폭행하고 선풍기 등을 던지며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고 있다. 폭행을 당한 B씨는 전치 3주의 상처를 입고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 관계자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대응할 여지도 없었다”면서 “해당 직원은 신체 부상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70대 남성이 지하철 전동차 안에서 마스크 미착용 문제를 지적한 승객을 위협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 남성은 지난 21일 오후 5시 45분쯤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을 지나던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한쪽 귀에만 걸고 노약자석에서 일행과 큰 소리로 대화하다가 마스크를 제대로 써 달라고 요청한 승객에게 “일가족을 몰살하겠다”면서 욕설하고 위협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 남성을 협박·모욕 혐의로 형사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서울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상주는 면제되는 자가격리… 말기암 환자 치료 막혔다

    [단독] 상주는 면제되는 자가격리… 말기암 환자 치료 막혔다

    “입원 치료가 시급한데…. ‘이러다 죽는 사람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승무원으로 일하며 홍콩에서 3년을 거주한 고모(47)씨는 말기암 환자다. 진통제로도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매일 겪는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없다. 암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연락했지만 ‘자가격리 조치가 끝나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병원 입장도 이해하지만 위급한 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남은 자가격리 기간을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호소했다. 정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해외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고자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간 격리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계약, 투자 등 중요한 사업상의 목적이나 가족의 장례식 참석을 이유로 입국한 사람에 한해서는 격리를 면제해 준다. 그런데 ‘긴급한 치료 필요성’이 격리 면제 사유에서 제외되면서 치료가 시급한 우리 국민이 입국 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고씨는 지난해 10월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암세포가 간과 폐, 뇌로 전이돼 뇌수술까지 받았고, 올해 1월부터 항암 치료를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총 10차례 항암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암세포가 뼈까지 퍼졌다. 홍콩 현지 의사는 고씨에게 한국에서 항암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고씨는 의사 소견서와 진단서를 포함한 500쪽 분량의 진료기록 복사본을 들고 지난 10일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을 찾았다. 하지만 “위급한 상황 외에는 격리면제서를 발급해 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고씨는 지난 14일 입국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언니와 함께 자가격리 중이다. 정부는 지난 4월 14일 ‘긴급한 치료 필요성’을 격리면제서 발급 사유에서 제외했다. 긴급하지 않은 목적으로 격리면제서를 받고 귀국하는 사례가 늘면서 방역 관리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우리 국민의 경우 ‘긴급한 치료 필요성’이 있다면 격리면제서가 없더라도 입국 후 격리 기간 중 거주지 관할 보건소와 협의해 치료를 위한 외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총영사관은 이런 사실을 고씨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고씨는 몸의 통증을 견디지 못해 지난 20일 암 전문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진통제만 처방받을 수 있었다. 그는 “정작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해야 하는 사람은 격리면제서를 못 받는다. 총영사관으로부터 아무 도움도 받지 못했다”며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자가격리 조치가 종료되는 고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피해 사실을 국민신문고에 알렸지만 외교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 기관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긴급한 치료 필요성’을 격리면제서 발급 사유에서 제외한 이유는 재외공관에서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격리면제서가 발급되는 등 남용될 우려가 크고, 국내에 입국한 환자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하는 병원에 내원하도록 하는 것도 방역 관리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입국자 격리, 상주는 면제고 말기암 환자는 지키라니

    [단독] 입국자 격리, 상주는 면제고 말기암 환자는 지키라니

    “지금 전 입원치료가 시급한데…. ‘이러다 죽는 사람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고모(47)씨는 말기암 환자다. 진통제로도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매일 겪고 있다. 하지만 현재 항암치료를 받을 수가 없다. 암 치료가 가능한 병원에 연락을 했지만 ‘자가격리 조치가 끝나야 치료가 가능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고씨는 2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병원 입장도 이해하지만 위급한 환자가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답답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남은 자가격리 기간에 제가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해외로부터의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고자 모든 입국자에 대해 14일 간 격리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계약, 투자 등 중요한 사업상의 목적이나 가족의 장례식장 참석을 이유로 입국한 사람에 한해서는 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그런데 ‘긴급한 치료 필요성’이 격리면제서 발급 사유에서 제외되면서 치료가 시급한 우리 국민이 재외공관의 도움을 못 받고 입국 후에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건강권과 생명권을 침해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승무원으로 일하며 홍콩에서 3년을 거주한 고씨는 지난해 10월 대장암 말기 선고를 받았다. 암세포가 간과 폐, 뇌로 전이돼 뇌수술까지 받았고, 올해 1월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지난달까지 총 10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반면 암세포가 뼈로 전이된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 의사는 홍콩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모두 했지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고씨에게 한국에서 항암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다. 고씨는 의사 소견서와 진단서를 포함한 500쪽 분량의 진료기록 복사본을 들고 지난 10일 주 홍콩 한국 총영사관(이하 총영사관)을 찾았다. 다음 날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어 고씨는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었다. 고씨는 “‘공무상 목적 또는 가족 장례식 참석 등의 위급한 상황 외에는 격리면제서를 발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결국 고씨는 격리면제서 없이 지난 14일 입국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언니와 함께 지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14일 ‘가족의 임종 참석’과 함께 ‘긴급한 치료 필요성’을 격리면제서 발급 사유에서 제외했다. 긴급하지 않은 목적으로 격리면제서를 받고 귀국하는 사례가 늘면서 방역 관리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도 우리 국민의 경우 ‘긴급한 치료 필요성’이 있다면 격리면제서가 없더라도 입국 후 격리기간 중 거주지 관할 보건소와 협의하여 치료를 위한 외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총영사관은 이런 사실을 고씨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총영사관은 서울신문의 사실 확인 요청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고씨는 몸의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일 암전문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진통제만 처방받을 수 있었다. 그는 “정작 하루라도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격리면제서 발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총영사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서 “저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이 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자가격리 조치가 종료되는 고씨는 지난 17일 자신의 피해사실을 국민신문고에 알렸지만 외교부,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기관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관계자는 “‘긴급한 치료 필요성’을 격리면제서 발급 사유에서 제외한 이유는 재외공관에서 환자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에도 격리면제서가 발급되는 등 남용될 우려가 크고, 국내에 입국한 환자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하는 병원에 내원하도록 하는 것도 방역 관리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민법서 친권자 징계권 삭제하고 모든 체벌 금지해야”

    인권위 “민법서 친권자 징계권 삭제하고 모든 체벌 금지해야”

    최근 충남 천안에서 보호자의 학대로 아동이 여행용 가방에 갇혀 끝내 사망하는 등 심각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면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는 여러 민법 개정안들이 발의된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민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을 삭제하고 모든 형태의 체벌 금지 조항을 민법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와 정부에 표명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21일 상임위원회를 열고 △현행 민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을 명시한 제915조를 삭제하고 △아동에 대한 체벌 금지를 보다 명확히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모든 형태의 체벌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민법에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의장과 법무부 장관에게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인권위원 3명과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이런 내용의 의견표명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8년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8년 아동학대 사건 2만 4604건 중 학대행위자가 부모인 경우가 76.9%(1만 8919건)으로 가장 높았고, 가정 안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비율은 80.3%(1만 9748건)에 달했다. 현행 민법 제915조는 친권자가 자녀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아동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정당화하고, 아동을 학대한 부모가 법정에서 위법성 조각 사유로 제시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민법이 1958년 제정된 이래 친권자의 징계권 조항은 지금까지 전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의견표명 안건을 검토한 인권위 사무처는 “친권자의 징계권을 삭제하면 향후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방향으로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처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제915조를 삭제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 5개를 검토했다. 그런데 개정안 중에는 ‘친권자가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단서를 신설한 법안도 포함돼 있다. 단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체벌과 같이 신체적·정신적·정서적·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제한을 둔 법안들이다. 그러나 사무처는 “만일 ‘필요한 훈육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둔다면 가해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아동학대 행위가 필요한 훈육이라고 주장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법에서 친권자의 징계권을 삭제한 효과가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인권위는 친권자 징계권 삭제, 모든 체벌 금지 외에도 ‘필요한 훈육’이라는 문구를 민법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다만 사무처는 여러 개정안에서 ‘친권자는 자녀에게 체벌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조항을 새로 만든 일에 대해 “아직도 ‘부모가 훈육 차원에서 아이에게 체벌을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상당한 상황에서 민법에 체벌 금지 조항을 명시하는 것은 아동학대 가해자에게 체벌은 금지돼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면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체벌을 금지한 국가는 60여개국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희롱한 교수는 정직…피해 입은 교수는 해임

    성희롱한 교수는 정직…피해 입은 교수는 해임

    인권위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 발간 짧은 치마·커피색 스타킹·화장 강요강의할 땐 높은 의자에 앉도록 요구“치마 보면 남학생 점수 올라” 막말대학 부교수인 남성 A씨는 같은 대학의 여성 계약직 교수를 여러 차례 성희롱했다. 상의를 열어젖힌 남성이 나오는 동영상을 보내고, 식사 도중 다리를 뻗어 맞은편에 앉은 피해자의 발을 건드렸다.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한 대학은 A씨를 정직 3개월 처분했다. 이 대학은 이후 피해자의 학기당 주 수업시간을 갑자기 3시간에서 6시간으로 늘린 뒤 엄격한 재임용 심사기준을 적용했다. 결국 피해자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해 일자리를 잃었다. 해당 사건을 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성희롱 사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고용상 불이익 등 2차 피해를 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인권위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성희롱 시정 권고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사례집에는 남성 상급자가 여성 직원에게 특정 복장을 강요한 사건도 나온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 B씨는 강사에게 짧은 치마와 커피색 스타킹, 굽 높은 구두를 착용하고 진한 화장을 하라고 요구했다. 강의할 때 높이가 높은 의자에 앉도록 했다. 그는 다른 강사들에게도 짧은 치마 착용을 요구하면서 “그런 모습을 보면 남학생들 점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는 “강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이 없는데도 피해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과한 노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여성에게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노동환경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접수한 성희롱 사건은 2015년 201건, 2017년 298건, 지난해 303건으로 증가세다. 인권위가 2001년 설립된 이후 지난해까지 시정을 권고한 성희롱 사건 243건 중 절대 다수인 91.4%(222건)가 남성이 여성을 성희롱한 경우였다. 고용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 69.1%(168건)로 가장 많았다. 인권위는 “피해자가 오히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등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희롱 규제 목적이 피해자의 인격권뿐만 아니라 노동권 및 생존권 보장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데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례집은 인권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희롱 신고했더니 해고…인권위 “피해자 2차 피해 심각”

    성희롱 신고했더니 해고…인권위 “피해자 2차 피해 심각”

    한 대학 부교수 A씨는 같은 대학의 비정년 계약직 교수 B씨에게 성적 불쾌감을 야기하는 행위를 여러 차례 했다. A씨는 상의를 열어젖힌 남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B씨에게 보냈고, 연구실로 찾아오지 말라는 B씨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A씨는 늦은 밤 B씨 연구실을 찾아갔다. A씨는 또 점심식사 도중 다리를 뻗어 맞은편에 앉아 있는 B씨의 양쪽 발을 접촉했다. B씨는 피해사실을 대학에 알렸고, 대학은 A씨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했다. 그런데 이후 대학은 B씨와 재계약을 하면서 학기당 주 수업시간을 6시간으로 하고 계약기간을 1년으로 했다. 반면 B씨와 같은 소속의 다른 직원과는 학기당 주 수업시간을 3시간으로 하고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했다. B씨는 이의를 제기했으나 대학은 묵묵부답이었고, 이후 대학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교수의 재임용 심사에서 B씨를 탈락시켰다. 이 사건을 조사한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이 B씨에게 제시한 계약서상의 업무 내용이 B씨의 신고 시점 전후로 매우 다르고, 다른 직원에게는 확연이 완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대학이 실제적으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해 과중한 업무를 부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은 피해자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성희롱 사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점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고용상의 불이익한 처우 등 2차 피해를 당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07년부터 성희롱 시정권고 사건들을 수록한 사례집을 발간하고 있는 인권위가 올해도 ‘성희롱 시정권고 사례집’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인권위가 9번째로 발간한 이번 사례집에는 2018년 1월~지난해 12월 인권위가 시정을 권고한 결정문 34건이 담겨 있다. 성차별 여전…여성 노동자에게 짧은 옷 강요 사례집에는 남성 상급자가 여성 직원에게 특정한 형태의 복장과 용모를 강요한 사건도 등장한다. 어학원을 운영하는 학원장 C씨는 소속 강사 D씨에게 짧은 치마와 커피색 스타킹, 굽이 높은 구두를 착용하고 진한 화장을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C씨는 강의실에 일명 ‘바(bar) 의자’(높이가 높은 의자)를 놓고 D씨로 하여금 그 의자에 앉아 강의를 하도록 했다. C씨는 다른 여성 강사들에게도 짧은 치마 착용을 요구하며 “그런 모습을 보면 남학생들 점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C씨는 인권위 조사에서 “남자 강사들의 의상은 수강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여자 강사들의 의상은 수강생들의 호감도를 형성하는데 긍정적인 요인이 많다”면서 “내 요구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것이라면 그 당시 바로 불편함을 피력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C씨가 요구한 복장과 용모는 여성의 성 상품화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강사의 직무 수행과 관련이 없는데도 피해자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과한 노출 등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성적 굴욕감을 느낄 뿐 아니라 여성에게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근로환경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성희롱 가해자 78%가 직장 내 상급자 인권위는 “최근 성희롱 진정사건들을 보면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에 접수된 성희롱 진정사건은 2011년 216건, 2013년 240건, 2015년 201건, 2017년 298건, 지난해 303건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인권위가 2001년 설립 후 지난해 12월 31일까지 처리한 성희롱 사건 중 시정을 권고한 사건 243건을 살펴보면 고용 상하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 가장 많은 69.1%를 차지했다. 성희롱 가해자는 대표자, 고위관리자, 중간관리자가 78.6%, 피해자는 평직원이 77.0%로 가장 많았다. 사례집은 인권위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인권위는 “성희롱 규제 목적이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뿐만 아니라 노동권 및 생존권 보장에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2차 피해를 예방하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례집이 성희롱 예방 및 인식 개선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확진받고도 병원서 난동 부린 보수 유튜버… 김문수 “나, 의원 세 번 했어” 경찰과 실랑이

    확진받고도 병원서 난동 부린 보수 유튜버… 김문수 “나, 의원 세 번 했어” 경찰과 실랑이

    광복절인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보수 성향 유튜버가 격리치료를 인신 구속에 비유하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한 임의동행을 요구하는 경찰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반발했다. 광복절 대규모 보수 집회를 주도한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이날 기준 623명으로 불어나는 등 2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일부 보수 인사가 방역당국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운영하는 신혜식 대표는 지난 18일 생방송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 보라매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밝혔다. 입원 상태에서 방송을 진행한 신 대표는 “간호사와 대판 싸웠다”며 “소통(방송)을 못 하게 하면 자해행위라도 할 판이니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다. 그는 “아픈 게 죄인가? 입원하면 여기가 감옥인가”라며 “저는 죄진 게 아무것도 없다. 누구 때문에 코로나에 걸렸나. 정부 때문에 걸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대표는 코로나19에 대해 “기저질환만 없으면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는 병인데 정치범 수용소에 들어온 느낌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19일에도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병원 측과 한바탕 소동을 벌였다”며 “불편하고 사람도 너무 많고 음식도 너무 맛이 없다고 항의했더니 경증환자를 치료하는 태릉생활치료센터로 옮겨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김 전 지사는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에서 경찰관들과 실랑이를 벌인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김 전 지사의 일행 A씨가 자가격리에서 이탈하자 그를 주소지인 인천 영종으로 돌려보내려 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A씨와 함께 있던 김 전 지사에게도 검사를 받으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지사는 경찰관에게 “사람을 뭐로 보고 어디라고 와서 나한테 가자고 하느냐”며 “신분증을 내봐라. 나는 김문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러면 안 된다고 당신들. 내가 국회의원 세 번 했어”라고 호통을 쳤다. 김 전 지사는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 유튜브 채널 ‘김문수TV’ 실시간 방송을 진행했다. 또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의원과 당시 집회에서 만나 얼굴을 밀착한 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발열·출입 관리 안 하는 오락실… 마트엔 ‘턱스크족’

    발열·출입 관리 안 하는 오락실… 마트엔 ‘턱스크족’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락실. 외벽에는 ‘이용자 유의사항’이 적혀 있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용자들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자리에 앉기 전에 손세정제로 손을 소독할 것 등을 안내했다. 발열 여부 확인 및 이용자 명부 작성 절차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하지만 오락실 출입구 앞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휴대용 체온 측정기로 이용자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QR(즉시반응부호)코드를 활용해 출입을 관리하는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손세정제도 찾을 수 없었다. 정부가 지난 16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적용하면서 고위험시설(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 12종)뿐만 아니라 오락실, 영화관, 150㎡(45평) 이상의 일반음식점, 종교시설 등의 다중이용시설도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출입자 명부 관리, 사업주·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이 다중이용시설에도 의무화된 것이다. 시설과 이용자 모두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함에도 이날 영등포구에 있는 약 120석 규모의 식당에서 2인 이상 온 일부 손님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했다.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주문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마스크 미착용 확진자가 마스크를 착용한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를 감염시킬 확률은 70.0%다. 반면 확진자와 건강한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면 감염률은 1.5%로 급감한다.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만난 정모(25)씨는 “요즘도 대형할인점, 지하철역 등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열 체크 및 출입자 명부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발열·출입 관리 안 하는 오락실… 마트엔 ‘턱스크족’

    발열·출입 관리 안 하는 오락실… 마트엔 ‘턱스크족’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락실. 외벽에는 ‘이용자 유의사항’이 적혀 있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용자들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자리에 앉기 전에 손세정제로 손을 소독할 것 등을 안내했다. 발열 여부 확인 및 이용자 명부 작성 절차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하지만 오락실 출입구 앞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휴대용 체온 측정기로 이용자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QR(즉시반응부호)코드를 활용해 출입을 관리하는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손세정제도 찾을 수 없었다. 정부가 지난 16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적용하면서 고위험시설(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 12종)뿐만 아니라 오락실, 영화관, 150㎡(45평) 이상의 일반음식점, 종교시설 등의 다중이용시설도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출입자 명부 관리, 사업주·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이 다중이용시설에도 의무화된 것이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영등포구에 있는 약 120석 규모의 식당에서 2인 이상 온 일부 손님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했다.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주문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만난 정모(25)씨는 “여기 들어올 때도 출입구에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열화상 카메라는 전혀 없었다. 또 요즘도 대형할인점 등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열 체크 및 출입자 명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모(24)씨는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사이 조용한 전파가 이뤄져 지금과 같이 수도권 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발열·출입 관리 안 하는 오락실… 마트엔 ‘턱스크족’

    발열·출입 관리 안 하는 오락실… 마트엔 ‘턱스크족’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오락실. 외벽에는 ‘이용자 유의사항’이 적혀 있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용자들에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자리에 앉기 전에 손세정제로 손을 소독할 것 등을 안내했다. 발열 여부 확인 및 이용자 명부 작성 절차에 협조해 달라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하지만 오락실 출입구 앞에는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휴대용 체온 측정기로 이용자의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QR(즉시반응부호)코드를 활용해 출입을 관리하는 절차도 이뤄지지 않았다. 손세정제도 찾을 수 없었다. 정부가 지난 16일부터 서울·경기 지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적용하면서 고위험시설(노래연습장, 유흥주점 등 12종)뿐만 아니라 오락실, 영화관, 150㎡(45평) 이상의 일반음식점, 종교시설 등의 다중이용시설도 방역수칙을 의무적으로 준수해야 한다. 출입자 명부 관리, 사업주·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 핵심 방역수칙이 다중이용시설에도 의무화된 것이다.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0명을 훌쩍 넘기면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준수되지 않고 있다.이날 영등포구에 있는 약 120석 규모의 식당에서 2인 이상 온 일부 손님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부터 마스크를 벗고 대화를 했다. 마스크를 벗은 상태에서 주문하는 손님들도 있었다.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만난 정모(25)씨는 “여기 들어올 때도 출입구에 발열 여부를 확인하는 열화상 카메라는 전혀 없었다. 또 요즘도 대형할인점 등에서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아예 마스크를 안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모든 다중이용시설에서 발열 체크 및 출입자 명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육모(24)씨는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의 마스크 착용이 느슨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사이 조용한 전파가 이뤄져 지금과 같이 수도권 지역에 확진자가 급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 잘 알지만 처음 듣는 김대중의 육성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 잘 알지만 처음 듣는 김대중의 육성

    “방관은 최대 수치, 비굴은 최대 죄악”1975년 시민에 첫 강연… 당시 51세유신체제 속 민주화 열망 회복 촉구“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방관은 최대의 수치, 비굴은 최대의 죄악’입니다.” 함석헌(1901~1989) 선생이 발행한 잡지 ‘씨알의소리’의 창간 5주년을 기념하는 시국강연회가 열린 1975년 4월 19일 서울 중구 정동 젠센기념관. 당시 강연자로 나선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결국 악의 편”이라면서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면 나는 머지않아 우리 민주주의가 회복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보증하겠다”고 큰 소리로 외쳤다. 곧바로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졌다. 김 전 대통령 서거(2009년 8월 18일) 1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고인의 1975년 4월 강연 녹음 자료가 최초로 공개됐다. 전체 약 3시간 5분 강연 중 ‘행동하는 양심’ 관련 부분을 편집한 것으로 약 2분 길이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고인의 육성으로 남아 있는 최초 자료”라면서 “당시 강연은 고인이 박정희 정권 시절 국내에서 일반 시민을 상대로 한 최초이자 마지막 강연”이라고 설명했다. 시국강연회 당시 51세였던 김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 체제 속에서 침체된 민주화를 향한 열망을 회복하고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연설을 했다. 고인은 “여러분 중에서는 속으로 ‘이 정부 하는 일을 마땅치 않고 나쁘다고 생각하니까 나는 민주주의 편이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많다. 과거와 같이 선거가 있을 때에는 과연 그랬다”면서 “그러나 지금 선거가 없다. 선거가 있다면 평소에는 가만히 있다가 한 표 쿡 찍으면 되는 것인데, 지금 그것을 할 수 있는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여러분에게 무슨 폭동을 선동하는 것도 아니고 불법행위를 선동하는 것도 아니다. 평화적으로, 합법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면서 “떳떳이 나와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은 싸우고, 떳떳이 나오기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들은 익명으로라도 엽서로, 전화로,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을 격려해서 그분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도서관 관계자는 “박정희 유신 정권 시기에는 매우 엄혹한 감시와 탄압이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 강연조차 쉽게 이뤄지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학생은 투블록 머리하면 안 되나요”

    “학생은 투블록 머리하면 안 되나요”

    인권위 “두발·용모는 헌법상 기본권”적법한 규정도 내용적 정당성 필요”남학생인 전교생의 두발을 스포츠형 머리로 제한한 대구의 한 사립고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두발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두발 등 용모에 관한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학생도 두발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1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학교가 투블록형(윗머리는 길고 옆머리와 뒷머리는 짧은 형태) 또는 상고형(뒷머리 아래부터 경사지게 깎은 형태) 머리도 금지하는 등 과도한 두발 규제를 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인권위 조사에서 “규정에 분명하게 스포츠 형태의 머리 규정이 명시돼 있다”면서 “이 규정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의 의견을 오랜 기간 경청하고 이를 토대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제정된 것으로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강압적 규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해당 학교는 평균 6주 간격으로 학생들의 두발 상태를 검사했다.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에겐 가정통신문을 보내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헌법과 교육기본법, 유엔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등을 기준으로 검토한 결과 학교의 두발 규정이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 수단의 하나인 두발 형태를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및 ‘사생활에 대해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을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 유엔 협약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또 두발 규제가 공공질서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적법하게 만든 규정이라고 해도 형식과 절차적인 정당성일 뿐 내용적인 정당성은 부적합하다”면서 “해당 규정은 학생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및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인권위 “학생 인권 침해하는 과도한 두발 규정 개정” 권고

    인권위 “학생 인권 침해하는 과도한 두발 규정 개정” 권고

    전교생의 두발을 스포츠형 머리로 제한한 대구의 한 사립고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두발 규정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두발 등 학생의 용모에 관한 권리는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두발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16일 인권위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학교가 두발 검사에서 투블록형(윗머리는 길고 옆머리와 뒷머리 아랫부분은 짧은 형태) 또는 상고형(뒷머리를 아랫부분부터 위 방향으로 짧게 깎은 형태) 머리도 금지하는 등 과도한 두발 규제를 하고 있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모두 남학생이다. 이 학교 교장은 인권위 조사에서 “두발 규정에는 분명하게 스포츠 형태의 머리 규정이 명시돼 있다”면서 “이 규정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의 의견을 오랜 기간 경청하고 이를 토대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제정된 것이지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강압적 규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학교는 평균 6주 간격으로 학생들의 두발 상태를 검사한다. 검사를 계속 통과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가정통신문을 발송해 학생생활규정에 따라 징계 절차가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안내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헌법과 교육기본법, 유엔의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유엔 협약) 등을 기준으로 이 사건을 검토한 결과 이 학교의 두발 규정이 학생들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 발현 수단의 하나인 두발 형태를 획일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헌법 및 ‘사생활에 대해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을 아동의 권리’를 인정한 유엔 협약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두발 규제가 공공질서를 위해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법하게 만든 규정이라 하더라도 이는 형식적 측면에서의 절차적인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것이지 내용적인 측면에서의 정당성은 부적합하다”면서 “이 학교 규정은 학생들의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및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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