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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왜 아직도 명절 때 여자만 주방에서 일하나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왜 아직도 명절 때 여자만 주방에서 일하나요?

    “남자는 주방에 들어오면 안 돼.” “어미야, 어여 상 차려라.” 시대가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도 추석 같은 명절에 이런 말들을 하는 어른들이 적지 않다. 이에 남녀를 불문하고 이런 성차별 관행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16일 공개한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 조사 결과를 보면, 명절 때 겪는 성차별 사례 1위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5%가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을 꼽았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제시하는 ‘여자가~’, ‘남자가~’ 표현’(9.7%), ‘결혼을 권유하거나 화제로 삼는 결혼 간섭’(8.1%), ‘남성, 여성 따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남녀 분리 식사’(5.4%), ‘여성이 배제되는 제사문화’(4.6%) 등이 뒤를 이었다. 재단이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 캠페인을 통해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시민 1170명 참여했다. 응답자 중 여성은 834명(71.3%)이고, 남성은 336명(28.7%)이었다. 남성 응답자 중 43.5%는 여성들의 가사 전담을 가장 성차별적인 행위로 보고 있었다. 이어 ‘‘여자가~’, ‘남자가~’ 표현’(14.4%), ‘남성 부담’(13.3%), ‘결혼 간섭’(6.1%), ‘여자를 배제한 제사 문화’(4.7%) 등에 불만을 드러냈다. 재단은 “여성은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여성만 부엌에 가있는 명절에 분노했고, 남성도 여성만 집안일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분위기를 개선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또 명절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 3건을 발표했다. ‘명절에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언어나 행동(관행)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라는 주관식 질문에 복수응답을 통해 1275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이 중 재단이 뽑은 표현 3가지를 살펴보면, 응답자들은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는 ‘시댁’을 여성 쪽 집안을 부르는 ‘처가’와 마찬가지로 ‘시가’라고 바꿔 부르자고 했다. 또 ‘친할머니’, ‘외할머니’로 구분해서 부르는 것을 ‘할머니’로 통일하자고 했다. 아빠 쪽 부모님은 가깝게 ‘친’하고, 엄마 쪽 부모님은 멀게 ‘외’자를 붙인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여자가~’, ‘남자가~’로 성을 규정해 말하는 것을 ‘사람이’ 혹은 ‘어른이’ 등으로 상황에 따라 바꿔 써보자는 제안이 많았다. ‘여자가 돼 가지고’, ‘남자가 그러면 안 된다’ 등의 말은 성차별적이라는 것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돼지도 웃겠다”던 배현진, 이번엔 “문재인 정부에 고언 드린다”

    “돼지도 웃겠다”던 배현진, 이번엔 “문재인 정부에 고언 드린다”

    삼겹살 기름 등으로 만든 바이오중유를 석유대체연료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정부를 겨냥해 “지나가던 돼지도 웃겠다”고 비판했던 배현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이, 이번엔 추석을 앞두고 “정부는 귀를 열고 들을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배 대변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에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남겼다. 배 대변인은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다. 사람다운 삶을 살게 해주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무색하다”면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잘 다니던 직장, 일자리를 잃게 된 국민들이 요즘 수두룩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가 사는 송파에서는 한 아파트 단지의 경비원들이 명절 직전 대량 해고의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주민들을 탓할 것인가. 아니면 ‘꼭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던 말대로 ‘꼭 경비원을 할 필요는 없다’고 위로할 건가”라고 물었다. 배 대변인이 언급한 ‘꼭 강남에 살 필요는 없다’는 말은 지난 5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을 설명하는 중에 “모든 국민들이 강남 가서 살려고 하는 건 아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고···”라고 발언했다. 이 대목에서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지금 이렇게 말씀드린다”고 덧붙여 논란을 일으켰다. 배 대변인은 “국민의 탄식과 피고름 위에 서는 정부가 되지 말라. 야당은 물론 정부 내에서 조차 우려와 권고가 이어졌는데도 왜 외면하고 변명을 하느냐”면서 “귀를 열고 들을 용기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앞서 배 대변인의 지난 10일 논평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정부는 삼겹살 기름이나 폐식용유 등의 버리는 기름으로 만든 바이오중유를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전면 보급하기 위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배 대변인은 “원전을 포기한 정부가 급기야 삼겹살을 구워 전기를 쓰자고 한다”면서 “지나가던 돼지도 웃겠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오히려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여당 시절 추진했던 사업이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한국석유관리원 석유기술연구소의 황인하 팀장은 지난 11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오중유 발전 사업이) 공식적으로 논의된 건 2012년 이강후 새누리당 의원실에서 관련자들이 ‘이런 부분이 있으니 시범사업을 하자’는 결정이 나와 시작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정 대변인은 지난 12일 브리핑을 통해 “사실 확인 없는 비난을 위한 비난은 그 화살이 자신에게 돌아올 뿐”이라면서 “공당으로서 기본적 사실 확인조차 생략한 채 오직 문재인 정부 비난에만 몰두하는 야당의 모습은 애처롭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900원 프로포폴’ 50만원 받고 불법 투약한 강남 유명 성형외과 원장

    ‘2900원 프로포폴’ 50만원 받고 불법 투약한 강남 유명 성형외과 원장

    일명 ‘우유주사’라 불리는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로 서울 강남의 유명 성형외과 원장이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태권)는 마약류관리법 및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원장 홍모씨를 구속기소하고, 부원장과 간호조무사 등 이 병원 관계자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또 강남 일대 병원을 다니며 프로포폴 1만여㎖를 상습적으로 투약한 장모(32)씨와, 장씨에게 프로포폴을 대량으로 공급한 전직 병원 영업실장 신모씨를 각각 구속기소했다. 홍씨 일당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환자 10명에게 247회에 걸쳐 총 약 5억 5000만원을 받고 프로포폴 총 2만 1905㎖를 불법으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진료기록부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진료 사실을 허위로 기재하거나 누락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홍씨는 과거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고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될 정도로 유명한 성형외과 전문의였다. 그러나 홍씨가 운영하는 병원은 병상 대부분을 프로포폴 상습 투약자들이 차지할 정도로 실상은 성형외과가 아닌 ‘프로포폴 전문병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 일당은 또 의료 목적과 무관하게 프로포폴 주사를 놔 달라는 내원객에게 20㎖ 앰플 1개당 50만원을 받고 불법으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1년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되면서 투약이 어려워지자 개당 2908원에 불과한 앰플 주사액을 무려 170배나 부풀려 불법 판매한 것이다. 홍씨는 투약량 제한도 지키지 않고 무분별하게 약물을 주입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홍씨 병원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량과 범죄수익금이,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후 적발된 범죄사례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상습 투약자 장씨의 경우에는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강남 일대 병원을 돌며 미용시술을 빌미로 81차례에 걸쳐 무려 1만 335㎖의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가 프로포폴에 쓴 돈만 2억원에 달했다. 이 중 절반은 신씨에게서 샀다. 장씨는 조사 과정에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한 차례 기각됐는데도 또다시 프로포폴에 손댔고 결국 검찰에 구속됐다. 검찰은 프로포폴을 몰래 투약해 주는 병원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심석희 “조재범 코치 폭행 트라우마로 남아…지금도 악몽을 꿔요”

    심석희 “조재범 코치 폭행 트라우마로 남아…지금도 악몽을 꿔요”

    조재범(37)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한 심석희(21) 선수가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악몽을 꾸고 있다”면서 지금도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고 털어놨다. 상습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코치의 선고공판은 오는 19일에 열린다. 심석희 선수는 지난 15일 보도된 S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1월 16일 평창올림픽에 대비한 계주 훈련을 하다가 조 전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일을 설명했다. 당시 심석희 선수는 조 전 코치로부터 “제가 한 선수한테 (속도가) 늦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걸 트집 삼아서 지도자 대기실 안에 작은 라커, 거기로 끌려 들어가서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면서 “(조 전 코치가) ‘너 생리하냐?’ 이런 말도 해가면서…”라고 말했다. 심석희 선수는 “주먹이랑 발로 배·가슴·다리, 특히 머리 위주로 많이 맞았다”고 밝혔다. 이 폭행으로 심석희 선수는 전치 3주에 뇌진탕 진단까지 받았다고 한다. 심석희 선수는 또 폭행은 그때만이 아니었다면서 “상습적으로 폭행이 이뤄졌었고 빙상장 라커, 여자 탈의실, 따로 코치 선생님 숙소 방으로 불려 가서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평창올림픽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1월 16일 훈련 중 심석희 선수를 주먹으로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히는 등 2011년부터 올해 1월까지 4명의 선수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4명 중 3명은 여자 선수다. 조 전 코치는 지난 1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 징계를 받았으나, 지난 5월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에 코치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기도 했다.심석희 선수는 “국제시합에서 마주친다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큰 두려움이어서, 혹시 불안감에 경기력이 저하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전 코치의 상습적인 폭행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그런 꿈(악몽)을 꾸고 있다”고 털어놨다. 검찰은 지난 1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육성하고 싶었다.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장제원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에 힘 실어야”…당론과 다른 의견 ‘눈길’

    장제원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에 힘 실어야”…당론과 다른 의견 ‘눈길’

    문재인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세금 폭탄’이라는 비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당론과 달리 “큰 틀에서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이 있다. 장제원 의원이다. 장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우선 장 의원은 “벌써 여덟 번째 대책 발표이고, 대책이라고 발표할 때마다 예외없이 집값은 천정부지로 올랐으니 이 정부는 가히, 집값 올리기에는 ‘천부적인 재주’를 가졌다”면서 “과연, 이 정권이 부동산 대책을 논할 신뢰가 있는 정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장 의원은 “그러나, 이제 이 지긋지긋한 부동산 문제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디테일이 많지만 큰 틀에서 오늘 발표한 정부의 대책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정치권이 ‘갑론을박’ 하는 사이 가장 웃음짓고 있을 사람들은 투기세력들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 그동안 100% 모범 답안을 낸 정부는 없었다”면서 “지금의 ‘미친 부동산 폭등’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책에 신뢰를 보내고, 이를 기본으로 보완책을 만들어 가는 방식으로 시장에 입법부가 한 목소리로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력하고 징벌적으로 틀어 막으면서,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번 사람들은 발가벗겨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부동산 불패신화’의 종말을 고할 수 있다”면서 “이와 함께 부작용을 완화시킬 공급문제, 전세금 문제, 거래세 문제, 대출규제 문제 등을 보완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 의원은 “이제 우리는 집이라는 개념을 ‘재산에서 주거’로 인식을 대전환시켜야 할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서는 ‘세금 폭탄’이라는 말은 찾을 수 없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난 15일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지금 서울 집값의 비정상적인 상승은 투기 문제보다는 향후 서울 도심에 공급될 양질의 주택이 부족하다는 우려 때문”이라면서 “주택 매매시 양도세 인하, 취득세 및 등록세 인하로 주택 거래를 활발하게 해야 주택가격 급등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덕제 성폭력 사건’ 피해자 반민정 “연기 빙자한 성폭력 사라져야”…입장 전문

    ‘조덕제 성폭력 사건’ 피해자 반민정 “연기 빙자한 성폭력 사라져야”…입장 전문

    영화 촬영 중 상대 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조덕제(50)씨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조덕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반민정씨는 “부디 제 사건의 판결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덮여 왔던 영화계의 성폭력을 쓸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는 강제추행치상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13일 확정했다. 조씨는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사전에 합의하지 않은 채 상대 배우인 반씨의 신체를 만지는 등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같은 해 12월 기소됐다. 문제가 된 장면은 조씨가 극중 배우자인 피해자를 때리고 성폭행하는 내용이었다. 1심 공판에서 검찰은 조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조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가 당초 예상보다 훨씬 수위가 높은 폭력과 성폭행 연기에 대해 감독과 조씨가 충분히 사과하지 않자 억울한 마음을 다소 과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반면 2심은 조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증언에 신빙성이 있고, 피해자가 사건 직후 촬영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요구하자 조씨가 잘못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 못한 점, 이 일로 조씨가 영화에서 중도 하차한 점 등을 유죄 근거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대법원 선고 이후 반씨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죄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아래는 반씨의 입장 전문. 40개월, 법적 싸움, 그리고 이후 안녕하십니까, 저는 여배우로 불리던 조덕제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반민정입니다. 조덕제는 강체추행과 무고의 죄로 지금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1. 40개월의 싸움, 그리고 현재 저는 2015년 4월 영화촬영 중 상대배우인 조덕제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고 그해 5월 신고 후 지금까지 40개월을 싸웠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외부로 알리는 것이 두려웠지만 피해 이후 조덕제와 그 지인들의 추가 가해가 심각해져 경찰에 신고했고 그 결정으로 40개월 동안 너무도 많은 것을 잃어야 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구설에 올랐다는 이유로 굳이 섭외하지 않아도 될 연기자로 분류돼 연기를 지속하기도 어려웠고 강의 역시 끊겼으며 사람들도 떠나갔습니다. 건강도, 삶의 의욕도 모두 잃었습니다. 성폭력 피해를 입으면 법대로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을 뿐인데 저는 모든 것을 잃었고,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익명으로 법적 절차를 밟아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조덕제는 2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자 자신을 언론에 공개하며 성폭력 사건의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신의 지인인 이재포 등을 동원해 저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했습니다. 조덕제는 1심에서 성공했던 언론을 이용한 2차 가해를 항소심 이후에도 지속하며 대중들이 저에 대한 편견을 갖게 했고 이것은 악플 등 추가가해로 이어져 삶을 유지할 수조차 없게 됐습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조덕제가 저에 대해 언론, 인터넷, SNS에 언급한 내용들은 모두 명백히 거짓이고 허위입니다. 2015년 4월 조덕제 강제추행, 그리고 2016년 7·8월 조덕제의 지인 이재포, 김모씨가 만든 가짜뉴스들, 성폭력 가해자인 조덕제와 그 지인들이 합심해 한 인간의 삶을 짓밟은 이 상황에서 그 사건의 기억을 도려내서 없었던 일로 한다면 모를까, 저는 그 기억을 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것이 고통스럽습니다. 그들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은 지금도 저는 그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까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너무도 두렵습니다. 2. 신상공개 및 발언의 이유 성폭력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는 법적으로 보호받습니다. 이를 피해자 허락 없이 외부로 유출할 경우 그것이 비록 언론이라 하더라도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껏 제 정보를 외부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사법시스템’을 밟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취했고, 제가 당한 성폭력 피해가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조덕제가 항소심 유죄선고 후 자신을 드러내면서 조덕제 본인, 가족, 지인, 나아가 인터넷 카페 회원들 및 특정 언론사에 의해 제 정보는 제 의사와 상관없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다 조덕제가 SNS를 이용해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인신공격을 하고, 특정 언론사들이 조덕제의 발언을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도 없이 기사로 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덕제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밟고 있었고 일부 언론이 이에 동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저는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싶습니다. 저같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피해자들이 없기를 바랍니다. 죽고 싶은 날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확신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오직 진실을 밝히겠다는 용기로 40개월을 버텼습니다. 이렇게 제가 살아낸 40개월이, 그리고 그 결과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저는 이 판결이 영화계의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연기’와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은 다릅니다. 폭력은 관행이 되어서는 안 되며, 잘못된 관행은 사라져야 합니다. 부디 제 사건의 판결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덮어 왔던 영화계 내의 성폭력을 쓸어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배우이기도 하지만 연기를 가르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배우로서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현재보다 더 안전한 작업환경에서 연기를 할 수 있길 바라며, 제 제자들이 영화계로 진출할 때쯤엔 부적절하고 폭력적인 영화계의 관행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3. 이 사건 재판의 진행 (1) 1심 1심 재판부는 2016년 7월 안에 선고하겠다고 했습니다만, 알 수 없는 사유로 선고를 미루다 그해 12월에 이르러서야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판결의 핵심은 ‘조덕제의 행위’가 ‘업무로 인한 행위’, 즉 ‘연기’라는 것입니다. 검사의 구형은 5년인데 왜 무죄 선고가 나왔는지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사법 시스템’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던 저는 1심이 끝난 뒤에야 공판기록을 모으고 분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1심의 선고가 지연된 그때, 조덕제가 지인인 이재포, 김모씨를 동원해 성폭력 사건과 무관한 ‘가짜뉴스’를 만들었고, 그 관련 자료를 모두 1심 공판에 지속적으로 내면서 저를 ‘허위·과장의 진술습벽이 있는 여자’로 몰아갔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을 떨어트리기 위해 언론을 이용한 ‘물타기’를 한 것입니다. (2) 2심 그 충격을 딛고 저는 항소심에 임했고, 저에 대한 조덕제측의 의혹이 모두 허위임을 밝혔으며, 영화계의 특수성을 설명하며 제가 입은 성폭력 피해가 사실임을 입증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과정을 거쳐 지난해 10월 13일 항소심 재판부는 ‘조덕제의 행위’는 ‘업무상 행위’가 아니며, ‘연기’와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은 엄밀히 구분되어야 할 뿐 아니라, ‘연기 및 촬영 현장에서도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의 보호받아야 한다’라는 판단을 내리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4. 조덕제와 이재포의 2차 가해와 그 대응 항소심이 진행되는 도중 저는 조덕제의 지인인 이재포와 그 매니저 출신인 김모씨가 관여한 가짜뉴스의 형사재판도 동시에 진행했습니다. 조덕제가 제공한 정보와 자료를 토대로 이재포와 김모씨는 감여을 사용하는 등 기사의 원 작성자를 숨기는 방법까지 쓰면서 2016년 7,8월에 걸쳐 가짜뉴스를 만들었고, 그와 관련된 자료를 다시 조덕제에게 전달해 조덕제가 그것을 성폭력 사건 1심부터 3심까지 활용하게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를 보험사기로 진정하고, 성폭력 사건 항소심에서 조덕제측 증인으로 나와 증언하는 등 철저히 조덕제의 성폭력 사건의 ‘물타기’를 위해 언론을 악용하는 2차가해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지면서 이재포와 김모씨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며, 이재포는 죄질이 나빠 법정구속가지 되었습니다. 조덕제와 그 지인들이 언론을 이용해 저지른 2차가해로 인해 저는 ‘협박녀, 갈취녀, 사칭녀, 사기녀’ 등으로 불리며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고, 여전히 각 사이트와 블로그, SNS 등에는 그 가짜뉴스가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지워도 지워도 끝이 없습니다. 그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언론을 이용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런 2차 가해가 한 인간의 삶을 얼마나 짓밟는 것인지 더 알릴 겁니다. 그리고 그 가해자들에 대해 법적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가를 치르게 만들 것입니다. 5. 마지막 오늘의 판결은 저 혼자만의 싸움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많은 이들과 함께 싸웠습니다.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 교수님과 선후배님들, 학생들, 영화계 동료들, 공대위 여러분들, 검사님, 변호사님, 판사님, 그리고 마녀님. 그러니 이제 제가 자신을 밝히고 남아있는 다른 법적 싸움을 열심히 하는 방식으로 성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폭력은 없어져야 합니다. ‘연기를 빙자한 성폭력’은 사라져야 합니다.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사회의 룰을 파괴한다면 그런 예술은 존재가치가 없습니다. 이번 판결이 한 개인의 성폭력 사건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 영화계의 관행을 바로 잡을 수 있는 좋은 선례로 남기를 바랍니다. 조덕제의 행위, 그것은,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다주택자 ‘규제지역’ 내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지…고가주택 구입도 제한

    다주택자 ‘규제지역’ 내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지…고가주택 구입도 제한

    정부가 여러 주택을 보유한 사람에 대해 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등) 내 주택 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생활안정자금을 주택 구입 목적으로 유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세대는 규제지역 내 주택 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다. 1주택 세대도 규제지역 내 주택 신규 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단 추가 주택 구입 사유가 이사·부모 봉양 등 실수요이거나 불가피한 사유로 판단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또 규제지역 내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는 고가의 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한다. 단 무주택세대가 주택구입 후 2년 안에 전입하는 경우, 또 1주택 세대가 2년 이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에서만 예외적으로 주택대출을 허용한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해서는, 생활안정자금을 주택 구입 목적 등으로 유용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사후관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생활안정자금을 대출 받을 때 대출 기간에는 주택을 추가로 구입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하고, 생활안정자금을 대출받은 세대의 주택 보유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확인되면 불이익을 부과한다. 이 경우 대출을 즉각 회수하고, 주택 관련 신규 대출을 3년 간 제한하기로 했다. 전세자금보증의 경우 주택보유자에 한해 공급을 제한하기로 했다. 1주택자의 경우 부부 합산소득 1억원 이하까지만 공적 보증을 제공한다. 2주택 이상자에게는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보증이 원천 금지된다. 무주택자는 소득과 상관없이 보증을 해준다. 투기의 온상으로 지목된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규제도 강화된다.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에는 LTV 규제가 신규 적용된다. 기존에 해당 규제 지역 주택대출에 적용되는 40%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는 현재 사실상 80~90%에 달하던 담보 인정 비율이 40%로 반토막 난다는 의미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 LTV 40%(다주택자는 30%)가 적용되지만, 임대사업자대출은 LTV가 적용되지 않는다. 임대사업자 역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내에서 공시가격 9억원 초과 고가주택을 신규 구입할 경우 대출은 받을 수 없다. 임대업 대출은 용도외 유용 점검도 강화한다. 적발시 대출금을 회수하고 임대업 관련 대출을 최대 5년 간 제한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입주민 카페 ‘집값 담합’ 논란…정부 “별도 처벌 방안 마련하겠다”

    입주민 카페 ‘집값 담합’ 논란…정부 “별도 처벌 방안 마련하겠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일부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급등하면서 일부 주민들이 집값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담합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별도의 처벌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한 집주인의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 담합, 중개업자의 시세 왜곡, 공동의 시세 조종 행위 등을 처벌할 수 있는 별도의 제재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일부 지역 주민들의 가격 담합 행위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부동산 카페, 입주민 단체 대화방(단톡방) 등에서 주민들의 집값 담합이 행해지고 있다. 주민들은 수시로 부동산 정보를 공유하며 거래 하한선을 설정하고, 그 이하로는 팔지 말자고 서로를 단속한다. 이보다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오면 공인중개사에게 매물을 내리라고 강요하거나 허위 매물로 신고한다. 실제로 최근 들어 허위 매물 신고가 부쩍 많아졌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따르면 지난달 허위 매물 신고 건수는 2만 1824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배 늘었다.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특정 지역 내 가구 수십 곳이 호가를 올리면 집값이 형성돼 시세가 되고, 결국은 오른 값에 집을 사들인 사람만 피해를 입는 구조다. 즉 주민들이 인위적으로 집값을 끌어올려 불로소득을 얻으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일자 정부는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해 집주인이 공인중개사에게 집값 인상을 강요하면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정부 ‘9·13 부동산 대책’ 발표…수도권 신규 택지 30곳에 주택 30만호 공급

    정부 ‘9·13 부동산 대책’ 발표…수도권 신규 택지 30곳에 주택 30만호 공급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수도권에 주택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면서 수도권에 공공택지 30곳을 새로 개발하고, 주택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공급을 위해 도심 내 유휴부지와, 보존가지차 낮은 3등급 이하 그린벨트 등을 활용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에 대해서는 전매 제한, 거주의무 요건 강화 등을 통해 적정 이익을 환수하고, 공공임대·분양 비율을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탄력 적용하기로 했다. 또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도심 내 규제 완화 등을 포함해 다양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한다고 정부는 밝혔다. 노후지에 대한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 정부는 새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주택의 구체적인 입지와 그린벨트 해제 관련 문제들을 오는 21일 구체적으로 발표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30년 만에 진실 바로잡힐까

    잊힌 국가 범죄 ‘형제복지원 사건’, 30년 만에 진실 바로잡힐까

    박정희·전두환 정권 시절 발생한 대표적인 인권유린 사건인 ‘형제복지원 사건’이 약 30년 만에 다시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산하 검찰개혁위원회가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형제복지원 사건을 ‘비상상고’하라고 13일 권고했다. 비상상고란 형사사건 확정판결에 법령 위반이 발견된 경우 검찰총장이 잘못을 바로잡아 달라며 대법원에 직접 상고하는 비상 절차다. 피해 생존자들은 검찰개혁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이란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가 시민들을 사회복지시설인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이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노역·구타·학대·성폭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한 사건이다. 1987년 당시 형제복지원에 수용된 인원만 최소 3164명이었고, 12년 동안 확인된 사망자 숫자만 최소 551명이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 검찰개혁위는 이날 “위헌·위법인 ‘내무부 훈령 410호’를 적용해 형제복지원 원장 박인근 등 원생들에 대한 특수감금 행위를 형법상 정당행위로 보고 무죄로 판단한 당시(1989년) 판결은 형사소송법이 비상상고의 대상으로 규정한 ‘법령위반의 심판’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권고 사유를 밝혔다. 검찰개혁위가 언급한 ‘내무부 훈령 410호’란 1975년 12월 15일에 발령된 훈령으로, 이름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 관리에 관한 업무처리지침’이다.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사회정화 작업’의 일환으로 적용된 이 훈령은 ‘일정한 정주가 없이 관광업소, 접객업소, 역, 버스터미널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거나 통행하는 곳과 주택가를 배회하거나 좌정하여 구걸 또는 물품을 강매함으로써 통행인을 괴롭히는 사람’을 ‘부랑인’으로 따로 규정했지만, 사실상 모든 시민이 정부의 단속 대상이 됐다. 형제복지원의 원장이었던 박인근씨는 특수감금과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987년 6월 1심에서 징역 10년과 벌금 6억 8178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1989년 징역 2년 6개월형이 최종 확정됐다. 당시 대법원은 박씨의 특수감금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개혁위는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 결과 검찰권 남용과 그로 인한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지면 검찰총장이 직접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를 해야한다”고도 권고했다.1987년 1월 박씨를 구속했던 당시 김용원 검사(현재 변호사)는 검찰 지휘부가 이 사건을 축소·은폐시켰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부산지검 울산지청(지금의 울산지검)에서 근무하던 1986년 12월 21일 지인과 경남 울주군 삼정리에 있는 야산(울주 작업장)을 지나가다가 허름한 옷을 입은 청년들이 괭이와 삽을 들고 땅을 파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들 주위를 몸집이 큰 개들과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었다.중대한 범죄라고 생각했던 김 변호사는 내사에 착수했고, 형제복지원 원생 180여명이 박씨 소유의 야산에 감금된 채 임금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강제 노역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원생들로부터 형제복지원 안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김 변호사는 울주 작업장에서 강제 노역한 원생들뿐만 아니라 부산 형제복지원 안에 수용된 원생들도 모두 조사하기 위해 부산지검 차장검사에게 승인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뭘 수사를 해. 당장 철수시켜”라는 대답을 들었다고 한다. 또 “울주군 작업장에서 맞아 죽은 원생의 사망 원인을 신부전증이라고 허위로 기재한 형제복지원 의사를 구속하려고 했지만, 검찰총장 동생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당시 부산지검장에게 청탁해 불구속 수사 지휘가 떨어졌다”고 김 변호사는 밝혔다. 문 총장이 검찰개혁위의 권고에 따라 비상상고를 청구하면 형제복지원 사건 재판이 열렸던 1987년 이후로는 31년 만에, 무죄 확정 판결이 나온 때로부터는 29년 만에 대법원의 사건 심리가 다시 이뤄지는 셈이다. 검찰개혁위의 비상상고 권고 소식이 전해지자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 생존자·실종자·유가족 모임은 성명을 통해 “사람이 죄도 짓지않은 상태에서 그렇게 막 사람을 구금해도 되느냐고 말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사회에 나와서도 좋은 사람 얼굴로 우리들에게 ‘부랑인’이라 낙인찍던 사람들의 배제를 처절하게 겪어왔다”면서 “우리는 아무런 이유 없이 형제복지원에서 인권 유린을 당한 사실에 그 어떤 진상규명과 사과도 받지 못하고 풀려났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비상상고를 법원으로 제출하여 잘못 잡힌 과거를 바로 잡아가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원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왜곡…7000만원 배상하라”

    법원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왜곡…7000만원 배상하라”

    전두환씨가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해 5·18 단체와 유족에게 7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14부(부장 신신호)는 5·18 단체 4곳과 고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가 전씨와 그의 아들 전재국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3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진씨 등에게 5·18 4개 단체에는 각각 1500만원, 조영대 신부에게는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또 문제가 된 회고록 일부 표현을 삭제하지 않고는 회고록을 출판·배포할 수 없다고 주문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해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헬기 사격을 부정했으며, 자신을 ‘광주사태 치유를 위한 씻김굿의 제물’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두환은 역사적 평가를 반대하고, 당시 계엄군 당사자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변명적 진술을 한 조서나 일부 세력의 근거 없는 주장에만 기초해 5·18 발생 경위, 진행 경과에 대해 사실과 다른 서술을 해 원고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적 평가가 내려진 5·18에 대해 다른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5·18 과정에서 무력적인 과잉 진압을 한 당사자들의 진술이 아닌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인데, 이에 대한 증거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전두환의 주장처럼 5·18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일 수 있고 서로 다른 견해를 밝힐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 고증을 거친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한 것이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역사의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5·18 관련 단체와 유족은 전씨를 상대로 회고록 출판 및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미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전씨의 회고록 출판·배포를 금지시켰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현재 형사재판에 기소된 상태다. 지난달 27일 첫 공판기일이 예정돼 있었지만, 전씨 측은 갑자기 전씨가 2013년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라면서 재판에 불출석했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 출석은 의무 사항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청와대 방북 요청 거절한 한국당…김성태 “왜 이렇게 졸 취급 하냐”

    청와대 방북 요청 거절한 한국당…김성태 “왜 이렇게 졸 취급 하냐”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오는 18~20일)을 앞두고 청와대가 여야 5당 대표들에게 방북 동행을 요청했지만 야당 중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왜 이렇게 졸 취급을 하냐”면서 불편한 반응을 드러냈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인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 대표가 장기판의 박카스 뚜껑(卒)도 아닌데 왜 이렇게 졸 취급을 하는건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면서 “국회는 망쳐도 추석 밥상에 자신들만의 평화 잔칫상은 꼭 챙기겠다는 남북 간의 일정 관리에 탄식이 절로 나온다. 에~라! ㅉㅉ”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 원내대표는 또 “아무리 제왕적 대통령제 국가라고 하더라도 절차가 있는 법인데, 200명 규모의 수행단도 모자라 굳이 정치권을 끌어들이고자 하는 연유라도 제대로 알아야 하는거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공개 브리핑을 통해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여야 5당 대표 등을 초청한다고 밝혔다. 당시 임 실장은 “저희가 초청하는 분들이 일정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정치적 부담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남북 간의 새 장이 열리는 순간이며, 특히 비핵화 문제도 매우 중대한 시점인 이 순간에 대승적으로 동행해 주시길 다시 한번 정중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방북 요청을 거부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이 11일 여야 지도부를 만나 다시 한번 방북 동행을 요청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같은 날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순서가 바뀌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먼저 이야기를 하고 초청 발표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는 한 수석에게 “뭐하러 왔느냐”고 핀잔을 줬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와의 조율 없이 발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는 우선 동행 의사를 밝힌 인사들로 수행단을 꾸리기로 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잘 싸운 한국 대표팀…‘피파랭킹 12위’ 칠레와 0-0 무승부

    잘 싸운 한국 대표팀…‘피파랭킹 12위’ 칠레와 0-0 무승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의 강호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대표팀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상대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 벤투 감독은 황의조(감바 오사카) 선수를 원톱에 세우고 손흥민(토트넘)·황희찬(함부르크) 선수를 좌우 날개로 배치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던 황의조·손흥민·황희찬 ‘트리오’를 활용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승부수였다. 앞서 지난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 선발 명단에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선수 대신 황의조 선수, 김승규(빗셀 고베) 선수 대신 김진현 선수, 이재성(홀슈타인 킬) 선수 대신 황희찬 선수가 서는 등 3명만 바뀌었다. 코스타리카전의 상승세를 칠레전에서도 이어가려는 최소한의 변화였다. 남미의 강호답게 칠레는 강한 전방 압박과 탄탄한 수비로 한국에 맞섰다. FC바르셀로나 주축 미드필더인 아르투로 비달 선수가 공격과 수비를 조율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칠레는 경기 시작 4분 왼쪽 프리킥 기회에서 디에고 발데스 선수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비달 선수가 오른발 발리슛을 날리며 첫 포문을 열었다. 다행히 공이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한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7분에는 남태희 선수가 상대 미드필드 지역에서 패스를 가로챈 뒤 황희찬 선수에게 찔러줬다. 하지만 상대 수비수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전반 16분에는 아찔한 순간도 맞았다. 김진현 선수가 걷어내려던 공이 비달 선수의 발에 걸려 위기를 자초했지만 정우영 선수가 가까스로 걷어냈다. 2분 후에는 오른쪽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한 앙헬로 사갈 선수가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 슛을 때렸지만 김진현 선수가 몸을 던져 선방했다.한국은 전반 막판 빠른 역습으로 칠레의 뒷공간을 노렸다. 전반 39분 황의조 선수가 상대 문전을 쇄도하며 공을 가로챈 뒤 뒤쪽의 손흥민 선수에게 패스했지만 손흥민 선수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다. 후반에서도 칠레의 공세는 만만치 않았다. 후반 11분 비달 선수가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공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벤투 감독은 황의조 선수를 빼고 지동원 선수를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칠레의 공격은 더욱 매서웠다. 후반 17분에는 마우리시오 이슬라 선수가 크로스를 해주자 우리 수비수 뒷공간으로 파고든 비달 선수가 오른발로 슛을 시도했다. 다행히 공이 빗맞는 바람에 굴절됐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국의 슛은 계속 실패했다. 후반 22분 오른쪽 코너킥 기회에서 손흥민 선수가 크로스를 올려주자 장현수 선수가 헤딩으로 공의 방향을 바꿨지만 옆 그물을 살짝 스쳐 갔다. 후반 32분에는 이재성 선수가 문전으로 쇄도하는 지동원 선수을 보고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지만 발끝이 공에 닿지 않았다. 후반 34분에는 기성용 선수의 강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벤투 감독은 후반 막판 황희찬 선수 대신 발이 빠른 문선민(인천) 선수를, 이용 선수 대신 김문환(부산) 선수를 교체 투입했지만 대표팀은 끝내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 디에고 발데스 선수가 골키퍼 김진현 선수와 1대1로 마주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다행히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날 손흥민 선수는 ‘혹사 논란’ 속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으로 뛰며 대표팀을 위해 헌신했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게시판 글로 검찰 문제 지적했다가 퇴출당한 검사, 복직해 옛 상관들 고소

    게시판 글로 검찰 문제 지적했다가 퇴출당한 검사, 복직해 옛 상관들 고소

    검찰 조직의 문제를 내부 게시판에 고발했다는 이유로 인사 불이익을 받고 퇴출됐다가 최근 복직한 검사가 자신의 옛 상급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박병규 서울북부지검 검사(부부장)는 지난 10일 박모 지청장과 김모 전 고등검찰청장을 직권남용, 특수직무유기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박 지청장은 박 검사가 퇴출될 당시 부장검사였고, 김 전 청장은 당시 지방검찰청장이었다. 박 검사의 고소 사실은 JTBC ‘뉴스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박 검사는 2014년 7월 검찰 내부 게시판에 ‘무죄를 무죄라 부르지 못하는 검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검찰 내부 방침을 어기고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검사를 지지하는 글이었다. 국정원 댓글 수사,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 등 굵직한 이슈마다 글을 올렸던 박 검사는 당시 상관으로부터 게시판에 글을 쓰지 말라고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박 검사는 인터뷰에서 “(상사에게) 몇 번 불려갔다. (상사가) ‘이런 글은 안 올리는게 좋지 않느냐’, ‘이런 글은 조직에 해가 된다’, ‘너한테도 불이익이 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검토했던 사건(경찰관이 10대 소년을 폭행한 혐의를 받았다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청도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2014년 말 박 검사는 검사 직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검사적격심사’에서 탈락해 퇴출됐다. 제도 도입 14년 이후 유일한 탈락자였다. 박 검사는 퇴출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평가가 객관적이지 않다며 박 검사의 손을 들어줬다. 올해 4월 복직한 박 검사는 대검찰청에 자신의 해고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진상조사 관련 사건이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계류된 상황에서 박 검사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지능범죄수사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박 검사의 당시 상급자들은 그에게 게시판 글을 쓰지 말라고 요구한 적이 없고, 재수사 요청 사건 역시 실제 재수사를 벌인 끝에 검찰 시민위원회의 객관적 의견까지 반영해 불기소한 사건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전병율 “메르스 확진 환자, 접촉 줄이려 무척 노력”…과도한 비난은 금물

    전병율 “메르스 확진 환자, 접촉 줄이려 무척 노력”…과도한 비난은 금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자신의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는 이 환자가 귀국 전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의 권유로 자신의 아내에게 전화로 마스크를 착용한 뒤 마중 나오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또 아내의 자가용이 아닌 택시를 타고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런 조사 내용이 공개되면서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 이환자를 향한 악플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과도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병율(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전 질병관리본부장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환자는 환자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주위에서 뒷받침이 돼야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말은 사회자가 ‘이 사람은 지금 환자인데 너무 과도하게 비난하고, 마녀사냥식으로 지금 가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전 전 본부장은 “아마 이 환자도 (쿠웨이트) 의료진으로부터 메르스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지인인 삼성서울병원 의사하고 통화하면서 ‘혹시 모르니 귀국할 때 부인에게 마스크를 착용토록 해라’ 이런 조언을 받은 것 같은데, 입국 과정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의 환자의 행적은 상당히 차분했고, 또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 나름대로 무척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확진 환자의) 지인인 의사가 (환자의) 설사 증상 이야기를 하면서 메르스에 대한 것들을 어떻게 조언했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쿠웨이트는 일단 메르스가 발생한 지역이 아니고(쿠웨이트는 2016년 8월 이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또 메르스를 의심할 만한 발열 증상이나 호흡기 증상이라는 것이 없었다라는 점은 아마도 이 환자가 ‘나는 메르스에 안 걸렸을 거야’라는 생각을 갖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 환자가 탔던 택시는 환자를 삼성서울병원에 데려다 준 이후 23건을 더 운행했다. 이후에 이 택시를 탄 승객들의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전 전 본부장은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가능성이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그는 “2009년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이 탑승했던 버스를 보건당국이 다 추적을 했다”면서 “그 당시 신종플루는 감염력이 메르스보다 훨씬 높은 질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항버스라든지 또 시내버스를 이용했던 많은 사람들이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전 전 본부장은 “일반 접촉자 분류에 포함을 시키고 그들에게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 계속해서 면밀히 관찰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환자와 같은 항공기를 탄 승객 400여명의 감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전 전 본부장은 환자가 “기내 탑승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증상이 설사 증상이었고 호흡기 증상(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이 일체 없었다”면서 “몸에 바이러스를 보균한 것만으로는 안 옮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스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는 전염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공기 중 감염이 아니라 기침, 재채기를 할 경우 나오는 분비물로 전파된다. 전 전 본부장은 “메르스는 병원이라는 제한된 공간, 밀폐된 공간에서 기저 질환이 있는,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주로 감염을 일으킨다. 중동 지역의 경우에도 대부분 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한 특징들이 있다”면서 “의학은 통계다. 크게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좋을 것 같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오늘 국무회의 상정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동의안 오늘 국무회의 상정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안이 1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다. 또 논란이 됐던 ‘위수령’(육군이 경찰을 대신해 특정 지역의 치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대통령령 규정)의 폐지령안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다. 정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연다. 앞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7일 “다음 주 화요일(11일) 국무회의에서 비준동의안을 의결한 뒤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비용추계서도 함께 제출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현행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남북 합의서는 체결된 후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비준해 발효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중대한 재정적 부담 또는 입법사항과 관련된 남북 합의서는 국회의 비준동의를 거쳐 발효하게 돼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오는 18~20일 개최되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선언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고자 했으나, 여야 원내대표는 전날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 정례회동에서 3차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위수령 폐지령안도 심의·의결된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위수령 폐지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위수령은 1950년 3월 27일 육군의 질서 및 군기유지, 군사시설물 보호 목적으로 제정됐으나 최근 30년간 시행 사례가 없는 등 실효성이 작고 상위 근거 법률 부재로 위헌 소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위수령은 대통령령이어서 국회의 별도 의결 없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 바로 폐기된다. 또 공인인증서 제도를 폐지하고, 국제적 기준을 고려한 전자서명인증업무 평가·인정제도를 도입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전자서명법 전부개정법률안도 심의·의결된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 백악관 “김정은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현재 조율 중”

    미 백악관 “김정은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현재 조율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 것을 요청했다고 미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동의하지 않는 한 친서 내용 전체를 공개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친서의 주요 목적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 다른 정상회담 개최를 요청하고 일정을 잡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샌더스 대변인은 “이미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논의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은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만일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미 워싱턴DC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은 취재진의 질문에 샌더스 대변인은 “자세한 사항이 있으면 알려주겠다”며 즉답하진 않았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뭔가 일어나길 원하며, 이미 실현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2차 정상회담을 얼마나 일찍 개최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른다”면서 “2차 회담을 위한 대화는 지금 진행 중이고, 세부사항이 나오면 꼭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샌더스 대변인은 ‘정상회담을 해도 두 정상이 헤어진 후에는 일이 잘 안 풀려서 다시 정상회담 일정을 잡아야 하는 식’이라는 한 기자의 지적에 “북한이 선의의 표시를 보이기 위해 취한 조치들을 고려했을 때 ‘잘 안 풀렸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하면서 ‘비핵화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 것이 맞는지를 묻는 질문에 “맞다”면서도 “그러나 다른 조치들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마주 앉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데, 특히 거의 모든 결정을 하는 김 위원장은 분명히 카운터파트인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을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진전을 이루고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또 북한의 9·9 열병식에 대해 “북한이 처음으로 핵무기를 강조하지 않은 열병식을 했다”면서 “신뢰의 표시”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김 위원장의 친서는 미·인도 국무-국방 장관 회담 등을 위해 인도, 파키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골 판사’ 박보영, 첫 출근날 쌍용차 해고노동자 면담 거부

    ‘시골 판사’ 박보영, 첫 출근날 쌍용차 해고노동자 면담 거부

    2009년 사측의 정리해고 이후 올해로 9년째 복직 투쟁을 이어오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10일 오전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보영 전 대법관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은 대법관 퇴임 후 시·군 법원의 원로 법관(일명 ‘시골 판사’)을 자청해 맡게 된 박 전 대법관이 여수시법원에 처음 출근한 날이다. 하지만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박 전 대법관을 만나려고 하는 것은 2014년 11월 13일 대법원 선고와 관련이 있다. 그날 대법원 3부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해고는 무효”라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원심(2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대법원 3부의 주심이 박 전 대법관이었다. 쌍용자 해고노동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해고는 무효라고 선고한) 2014년 2월 7일 서울고법 판결문을 들고 이 자리에 왔습니다”면서 “빨간 펜도 준비했습니다. 어려운 법률용어 써도 좋습니다. 밑줄 그어가며 설명해 주십시오.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박 판사에게 지난 과오가 있음을 추궁하러 이곳에 오지 않았습니다. 변화를 만들고 싶어서 왔을 뿐입니다”라면서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때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늘 경험했고, 경험하고 있습니다. (중략)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를 만나주십시오”라고 촉구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VIP(박근혜)와 BH(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철도노조 파업’ 사건과 함께 이 사건의 파기환송 판결을 꼽으면서 ‘재판거래’ 의혹까지 제기된 상태다.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면담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 30분 검은색 관용차를 타고 출근한 박 전 대법관은 경찰과 경호인력의 경호를 받으며 곧장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법관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의 김득중 지부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재판에서 해고가 왜 정당했는지 이유를 듣고 싶어서 박 전 대법관을 만나고 싶었지만 판사실 문은 열리지 않았다”면서 “박 전 대법관의 입장을 확인할 때까지 여수시법원 앞에서 집회나 1인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 ‘불법촬영·음란물 유통’ 집중 단속 한 달 만에 570명이 붙잡혔다

    경찰 ‘불법촬영·음란물 유통’ 집중 단속 한 달 만에 570명이 붙잡혔다

    경찰이 특별수사단을 꾸려 불법촬영·음란영상물 유통 등 디지털 성범죄를 집중 단속하기 시작한 지 약 한 달 만에 570명이 붙잡혔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엄정 수사 촉구 대상이 됐던 웹하드 업체의 불법 행위도 적발됐다. 경찰청은 지난달 발족한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이 같은 달 13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 한 달 동안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총 570명을 검거하고 이 중 28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입건 현황을 살펴보면, 경찰은 한 달 사이에 음란사이트 34개를 적발해 운영자 24명을 붙잡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통하면서 수익을 올리던 웹하드 업체는 4곳이 적발됐다. 하지만 웹하드 운영자 중 구속된 사람은 아직 없다. 음란영상물이나 불법촬영물을 대규모로 업로드한 ‘헤비 업로더’는 현재까지 31명이 검거됐고, 이 중 2명이 구속됐다. 전체 검거 대상자 570명 중 불법촬영 관련 사범은 구속된 20명을 포함해 498명에 달했다. 이 중 불법촬영을 저지른 피의자가 278명, 불법촬영 영상을 게시하거나 유포한 피의자가 218명이었다. 직접 불법촬영을 하고 동시에 불법촬영물을 게시·유포한 피의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경찰은 “집중 단속 결과 ‘아동 음란물’도 현재까지 21개가 확인됐으며, 불법촬영물 40여개의 게시자를 추가로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헤비 업로더와 웹하드 업체 사이에는 범죄를 방조하거나 한쪽이 압수수색을 받으면 다른 쪽에 알려주는 등 유착이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웹하드의 경우 우선 30곳 정도를 보고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해외 음란사이트의 경우에도 배너 광고를 통해 국내 운영자를 찾는 수법으로 수사하고 있으며, 해외 사이트 국내 접속 차단 방법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경찰청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은 오는 11월 20일까지 100일 동안 사이버성폭력 특별 단속을 펼친다. 앞서 지난 7월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 수사를 요구한다’는 제목의 청원은 지난달 26일 20만명을 넘으면서 정부의 공개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 청원은 불법촬영 동영상을 유통하면서 돈을 벌고, 본인들이 유통한 불법촬영물의 피해자가 찾아오면 돈을 받고 삭제해주는 웹하드 업체의 불법 행위를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성태 ‘출산주도성장’ 반대 여론 우세…“저출산은 청년 탓” 주장에 여론 악화

    김성태 ‘출산주도성장’ 반대 여론 우세…“저출산은 청년 탓” 주장에 여론 악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언급한 ‘출산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미 여성단체로부터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김 원내대표가 제시한 ‘출산주도성장’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7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반대 의견은 61.1%, 찬성 의견은 29.3%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 비율은 9.6%였다. 대부분의 지역, 계층에서 반대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지지층에서는 찬반이 팽팽했다. 하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반대가 조금 높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질문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절반 가량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단 국가 재정 문제를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던 것 같고, 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로 생각하느냐’ 이런 비판도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를 살펴보면 30대에서 반대 의견이 무려 73.8%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50대와 40대, 20대와 60대 이상 순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과감한 정책전환으로 출산장려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이 아이가 성년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1억원의 수당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20년 간 1인당 연평균 400만원, 매월 33만원씩’ 지급해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김 원내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저출산’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에 있다. 임신, 출산, 양육의 전 과정을 여성에게만 그 책임을 부과하고 있으며, 그것이 일터에서의 성차별로 이어지고, 여성을 비롯한 사회 전반의 성차별과 불평등이 출산을 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저출산’ 문제를 돈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그의 인식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차별적인 사회 전반의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인구절벽은 해결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제1야당 대표는 여성들의 현실을 직시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라. 정치권과 정부 또한 제대로 된 현실 인식으로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힘쓰라”고 촉구했다. 그런데 며칠 전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도 김 원내대표의 주장과 비슷한 의견을 내놔 자유한국당에 대한 여론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저출산 고령사회위원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일생활 균형 활성화 방안’ 포럼에 참석해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면서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많이 낳았겠는가.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방식,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지난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응답률은 7.6%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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