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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y Issue] (49) 우울한 삶의 변곡점 폐경

    [Weekly Healthy Issue] (49) 우울한 삶의 변곡점 폐경

    중년을 지난 여성은 폐경이라는 중요한 삶의 변곡점을 맞는다. 생리적으로는 인체 기능의 노화에 따른 월경의 영구적인 중단일 뿐이지만 폐경을 맞은 여성의 상실감은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월경은 생식의 증거일 뿐 아니라 여성성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생리현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무리 없이 폐경을 맞으려면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심리적으로 심약하거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여성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런 폐경에 대한 정보를 이화의료원 목동병원 산부인과 과장 정혜원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폐경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폐경이란 난소의 난포 감소로 배란이 중지되고, 이에 따라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단되는 상태를 말한다. ●의료의 관점에서 본 폐경의 의미는 폐경 전 단계인 폐경이행기가 되면 난소 기능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고 월경량의 변화 등이 나타나다가 결국 월경이 멈추게 된다. 또한 임신을 할 수 있는 능력 즉, 가임 능력이 크게 감소한다. 또 에스트로겐 호르몬의 감소로 질이 얇아지고 건조해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질의 탄력성이 떨어지며, 질 분비물도 줄어 성교통이 나타나거나 성욕이 감소해 부부관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뿐이 아니다. 폐경은 난포호르몬을 감소시키므로 유방이 작아지고 늘어지며 탄력이 없어진다. 게다가 콜라겐의 감소로 피부가 건조해지고 주름이 깊어지며, 점차 탄력을 잃게 된다. 이런 변화는 여성성을 훼손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거나 극심한 상실감에 빠지게도 한다. ●폐경은 어떤 원인으로 나타나는지 폐경이 되면 난소에서 더 이상 난자를 만들지 않아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빠르게 감소한다. 폐경은 나이가 듦에 따라 난소의 난포가 자연적으로 감소하여 발생하는 자연 폐경과 난소 제거술, 항암 치료, 방사선치료 등에 의해 난소 조직이 손상되어 오는 인위적 폐경 등이 있다. ●폐경이 진행되는 과정을 설명해 달라 초경 후 난소에서는 주기적으로 배란이 일어나는데, 난소에서 정상적으로 배란할 수 있는 기간은 보통 30∼35년 정도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배란 능력이 점차 떨어지게 된다. 보통 폐경이 되기 10∼15년 전인 37∼38세가 되면 난포의 소실이 가속화되면서 난소의 노화가 일어나게 되고, 이후 갱년기에 이르면 남은 난포가 거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월경이 끊기면서 폐경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난소 기능의 상실로 인한 월경 중단은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일부인 만큼 자연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폐경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폐경 증상은 일반적으로 개인차가 상당히 크다. 따라서 폐경기를 전후해 없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일단 폐경 증상이 아닌지 잘 살필 필요가 있다. 이 경우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치료가 된다면 폐경 증상이라고 볼 수 있다. 폐경과 관련된 이상 증상으로는 안면 홍조·식은땀·과민·불안·우울 등의 감정 변화와 골다공증·동맥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등 전신적인 증세, 노인성 질염·배뇨 장애·요실금·요로감염 등의 비뇨생식기계 증세 등을 들 수 있다. 폐경 여성이 스스로 폐경 증상을 느끼는 경우는 우리나라 통계에서 89% 정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한 가지 이상의 폐경 증상을 호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가운데 안면 홍조는 갱년기 여성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특징적이고 흔하며 고통스러운 증상으로, 대부분의 여성들이 일정한 수준의 안면 홍조를 경험하게 된다. 쉽게 말해 얼굴이 화끈거리는 증세로, 갑작스럽게 머리·목·가슴 부위 피부에 홍조 현상이 나타나며, 전신에 열감이 느껴지고 경우에 따라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이런 안면 홍조는 폐경이 지난 후 시작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여성이 폐경에 이르기 전의 폐경이행기에서부터 경험하게 된다. 그러다 폐경 후 1∼2년이 지나면 대부분 없어지지만 약 30∼50%의 여성에게서는 폐경 후 5년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의 부족으로 질이 몹시 건조해져 외음부가 따갑고 불편하며 질의 표피가 얇아져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염증이 생기기 쉽고 냉이 심한 노인성 질염도 폐경 증상 중의 하나로 보면 된다. ●의학적으로 폐경에 적용하는 치료법은 폐경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임상에서는 소량의 여성호르몬을 사용한다. 그러나 용량은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특히 고령이나 약에 부작용을 보이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용량보다 적은 양을 사용하는 소위 ‘저용량 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대체요법에 사용되는 호르몬 제제들은 에스트로겐이 주성분이며, 자궁이 있는 여성의 경우 자궁내막을 보호하기 위해 황체호르몬 제제(프로게스테론)를 첨가한다. 이런 에스트로겐 제제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투여된다. 가장 흔하고 간편한 방법은 알약 형태로 직접 복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경구 투여가 어려운 경우라면 패취나 겔 제제를 직접 피부에 바르거나 크림 제제를 질내에 투여하기도 한다. ●이런 치료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폐경 증상은 개개인에 따라 편차가 크다. 이 가운데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한 증상이 있는 여성이라면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가 필요하며, 이런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호르몬 치료는 폐경 여성에서 가장 괴로운 증상인 안면 홍조를 치료하고 수면 장애를 호전시켜 정신 기능의 피로를 줄여준다. 또 질 건조증·외음부 가려움증·성교통 등 질 위축 증상의 치료에도 매우 효과적이며, 재발성 요로감염증·빈뇨·배뇨장애 등의 비뇨기 증상도 호전시킨다. 폐경 후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 호르몬 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의 예방 효과 때문이다. 여기에다 호르몬요법이 대장암의 발생과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y Issue] 지혜로운 폐경맞이

    여성에게 폐경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이런 폐경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후의 삶이 크게 달라진다. 자연스러운 과정, 누구나 겪는 몸의 변화 정도로 이해하고 이후 폐경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더해지면 보다 건강한 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상실로만 이해하면 어떤 노력으로도 이를 보상받기 어려워 자칫 좌절감이나 무기력증에 빠지기 쉽다. 물론 폐경 증상은 개인차가 크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안면 홍조와 가슴 두근거림, 식은땀 등이지만 이런 증상도 개인에 따라 정도와 기간이 제각각이다. 그런가 하면 폐경기 여성의 25∼50%가 신경과민·집중력 저하·기억력 감퇴·불면증·우울증·의욕 상실·자신감 상실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이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우울증이다. 하지만 폐경기 우울증은 전형적인 우울증과는 구별된다. 즉, 폐경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을 유발하지만 지속적이지 않고 정도도 심하지 않다. 여성들이 폐경에 이를 때는 자녀들이 다 성장해 어머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등 가정에서의 역할이 줄어드는 시기와 겹쳐 공허감, 상실감이 형성되는데, 이런 변화가 폐경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과 더해져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런 심리 증상은 폐경 후의 에스트로겐 부족이 중추신경의 감정과 관련된 부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생기기도 하나, 다른 면에서는 에스트로겐 결핍이 수면 장애를 초래,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함으로써 피로와 짜증·기억력 감퇴·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 등을 통해 안면 홍조나 불면증 등의 대표적인 증상을 조절해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정혜원 교수는 “폐경을 완경이라고도 표현하듯 폐경을 맞은 여성은 더 성숙한 삶의 정점에 이르렀다고 여길 필요가 있으며, 자신에게 나타나는 일련의 폐경 증상이 병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무작정 피하거나 겁내기보다 자신의 증상을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등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의료계, 中 ‘옌다의료건강성’ 진출 러시

    중국 베이징 인근에 세계 최대 규모의 메디컬타운인 ‘옌다의료건강성’이 조성되면서 국내 의료인력이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곳에 한국 메디컬 클러스터가 조성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최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인 네트워크 기업인 ㈜이노케어(대표 이화연 서초성모안과 원장)는 ‘옌다의료건강성’에 ‘베이징 이노케어 메디칼센터’를 설치, 3월 개원할 예정이다. 옌다의료건강성은 50만㎡ 부지에 조성된 메디컬타운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3000병상 규모의 병원과 국제의학연구소, 실버타운, 간호사교육센터, 국제컨벤션센터 등이 조성돼 있다. 이곳에는 서울대병원이 사업 주체인 중국 옌다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 의대 설립과 교수진 파견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줄기세포 전문기업인 알앤엘바이오는 이곳에 세계 최대 규모의 줄기세포 치료센터를 건립 중이다. 이화연 대표는 “현재 안과·정형외과·마취과·산부인과 등 전문의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급 국내 의사들이 옌다그룹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취업비자 수속을 밟고 있다.”면서 “이들은 3월부터 이노케어 메디칼센터에서 정식 근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들 의료인들은 취업비자가 나오면 중국에서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며, 별도의 시험 절차 없이 중국에서 통용되는 의사면허증을 발급받게 된다고 이노케어 측은 덧붙였다. 이 대표는 “옌다의료건강성에 근무하는 한국 의사들의 연봉 수준은 국내보다 1.5∼3배가량 높게 책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내 최상류층 비보험 환자를 대상으로 라식과 백내장 및 노안수술을 비롯, 관절내시경수술·무릎인공관절·태아분만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곳에서 사용하는 모든 의약품과 의료소모품도 국산을 사용하기로 계약조건에 명시했다.”고 밝혔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감기만 들면 편도선 부어 고생하는 우리 아이… 편도수술 할까 말까

    감기만 들면 편도선 부어 고생하는 우리 아이… 편도수술 할까 말까

    감기만 들면 편도선이 부어 고생하는 아이들이 많다. 이럴 때마다 부모는 ‘편도선 수술을 해줘야 하나.’ 하고 고민하게 된다. 방학인데다 한파로 어린이 감기환자가 크게 늘면서 이런 고민을 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여기에다 심하게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어린이도 편도와 아데노이드를 절제하라는 의료진의 권유를 받곤 한다. 이런 경우 수술 여부를 두고 손익을 비교해 보면 답이 나온다. ●목젖 양쪽 도 톰하게 보이는 부위 절제 편도선 수술이라고 하면 대개 구개편도, 즉 목젖 양쪽으로 도톰하게 보이는 부위의 절제를 말한다. 여기에 염증이 생겨 붓는 것이 편도선염인데, 단순히 편도선이 자주 붓고 목에 통증이 있다고 수술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고열을 동반한 편도선염을 1년에 3∼4회 이상 앓는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을 하지 않으면 편도선염의 독소가 혈관을 타고 심장이나 콩팥, 관절 등으로 옮겨가 심내막염이나 신우신염·관절염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물론 요즘은 항생제가 좋아 이렇게 악화되는 경우는 드물다. ●심한 코골이·수면무호흡증 위험성 커 국내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주일에 1회 이상 코를 고는 어린이가 15.6%, 매일 코를 고는 아이도 4.3%나 된다. 이처럼 매일, 심하게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구개편도와 아데노이드(목젖 뒤쪽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물론 “구개편도나 아데노이드는 사춘기를 지나면 작아지는데 굳이 수술까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때까지 기다리기엔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의 악영향이 너무 크다. 코골이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주간 활동에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 두뇌 발달과 성장·발육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성장기 어린이는 숙면 중에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데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당연히 성장호르몬 분비량도 줄어든다. 또 코를 심하게 골면 산소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게 되는데, 특히 뇌는 산소에 민감해 산소가 부족하면 두뇌발달이 저하되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편도 떼면 면역기능 떨어진다?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면역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면 면역기능이 약해진다는 속설이 있다. 물론 영아기에는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일부 면역기능을 담당하지만 성장하면서 다른 기관의 면역기능이 발달함에 따라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면역기능은 점차 줄어든다. 실제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후의 면역기능 변화에 대한 연구를 봐도 수술 때문에 면역기능이 유의하게 떨어졌다는 결과는 없다. 또 편도선 수술 때 전신마취를 하면 기억력이 감퇴한다는 속설도 있지만 이 또한 근거가 없다. 예전과는 다른 마취제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간혹 전신마취 후 하루, 이틀 기억력이 떨어지는 듯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만2세·15㎏ 이상이면 수술 가능 편도선 수술은 만 2세 이상, 체중 15㎏ 이상이면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에 필요한 입원기간은 2박 3일 정도며, 수술 후 1∼2주면 상처가 아문다. 이때는 질긴 야채, 뜨겁거나 짜고 매운 음식, 청량음료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우유 등은 괜찮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주형로 박사
  • ‘검은콩’ 전립선 비대 억제

    검은콩에 다량 함유된 항산화물질 ‘안토시아닌’이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동물실험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김세웅 교수팀은 검은콩에서 추출한 안토시아닌이 전립선 무게를 감소시킬 뿐 아니라 전립선 세포를 사멸시켜 전립선 비대로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에서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정상대조군·전립선비대증 유발군·전립선비대증 유발 후 안토시아닌 투여군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세웅 교수는 “부작용 없이 전립선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심재억 사회부 전문기자

    [데스크 시각]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심재억 사회부 전문기자

    누구에게나 노후는 상실입니다. 늙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잃는 게 훨씬 많습니다. 먼저 몸을 잃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용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줄어듭니다. 입으로야 “지금도 나락 한 섬은 거뜬하다.”고 허풍을 쳐대지만 그건 생각일 뿐입니다. 기분이야 젊은 사람 못지 않지만 생명의 이치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노인들은 다 압니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으로 군림하던 박지성 선수도 최근 국가대표에서 물러났습니다. 더는 몸이 받쳐주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그의 나이 고작 서른입니다. 그러나 노후가 더 서글픈 것은 마음의 변화에 있습니다. 몸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마음의 위축을 부릅니다. 무릎 관절이 삐꺽대면 달릴 엄두를 못 내고, 척추뼈가 푸석대면 하다못해 지하철에서 마뜩잖은 일이 있어 울컥하다가도 그만 꼬리를 내리고 맙니다. 한창 때야 팔을 걷어붙이고 대거리할 법도 하건만 요새처럼 수상한 시절에 볼강스러운 젊은 사람 잘못 건드렸다간 중인환시(衆人環視)리에 봉변 당하기 일도 아닙니다. 이런 일 겪다 보면 마음이 끝없이 졸아듭니다. 그러다 보니 방약무인했던 젊은 시절의 호기만 남아 집안에서 식솔들만 잡도리하려 듭니다. 이 때문에 노후에 가정불화를 겪는 노인들이 한둘인가요. 노인의 불행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예전처럼 대가족의 든든한 울타리 안에서 노구를 추스르던 족장적 권위는 더 이상 없습니다. 자식들은 환호작약하며 그들의 삶을 찾아 떠나고, 배우자까지 잃어 홀로 생계를 꾸려야 하는 이들이 널렸습니다. 그들에게 고독은 ‘일용하는 양식’입니다. 북적대는 가족들 속에 있어도 뼈가 시린 노후를 혼자서 산다는 것은 ‘치명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구나 자식들에게 인생을 ‘몰빵’했던 그들에게 국가는 노후보장 프로그램 하나 장만해 주지 못합니다. 소득 2만 달러 시대의 그늘에 웅크린 이 시대의 노인들, ‘베이비 부머’의 실상은 한편의 비극입니다. 오늘날의 복지관으로 해석하자면 노인의 불행은 국가가 역할을 방기한 탓이 큽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한 노인을 인간답게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가 제대로 된 국가일 수 없습니다. 국가래야 독재를 옹위하는 외피에 불과했고, 주린 가운데 권력형 부정부패가 만연해 ‘오적’을 읽으며 카타르시스를 체험했던 예전에야 노인의 삶이 오로지 ‘복불복’이었지만 그건 국가가 빈천했던 때의 일입니다. 지금처럼 대통령이 국격을 말하고, 여야가 복지 논쟁을 벌이는 상황이라면 노인들의 삶을 국가가 보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극악한 상황에서 주변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하고 몸부림치다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는 개인의 삶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토사구팽 당한, 극악한 노인 상황의 이마주 같은 것입니다. 전국의 홀로 사는 노인이 100만명을 넘는 현실은 난감한 상황임에 틀림없고, ‘용도폐기’된 노인들이 불편하게 어슬렁거리는 풍경은 양극화를 부추겨 온 우리 사회의 암울한 음화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GDP 대비 복지재정 비율이 최하위인 현실, 이전 정부에 비해 복지예산 증가율이 턱! 꺾인 이 정부의 의지를 “선진국 수준의 복지”라는 감언이설로 감출 수는 없는 일입니다. 이런 판에 초보적 복지문제를 두고 섣부르게 벌이는 ‘복지 포퓰리즘’ 시비도 달리 보면 ‘제 몫 못 챙긴 사람들, 그러거나 말거나….’ 식의 무책임한 궤변처럼 들려 민망합니다. 이런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올해부터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만시지탄의 감이 없지 않고, 아직도 국가의 일을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떠넘겨야 하는 현실이 아쉽지만 언제, 누구를 대상으로 하건 복지는 선(善)이며, 따라서 모든 복지정책은 당연히 선정(善政)입니다. 모쪼록 이 사업이 희망의 싹이 되어 아직도 복지의 단맛을 모르는 노후 세대에게 “당신의 뒤에 국가가 있다.”고 위로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 美 종합병원 전문의에 한의학 교육

    비수술 척추치료 전문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이사장이 10일 미국 LA의 세다스 시나이 메디컬센터에서 한방의 비수술 척추치료법을 주제로 보수교육을 실시했다. 국내 한방 전문의가 미국 현지의 종합병원 전문의를 대상으로 보수교육을 실시한 것은 처음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세다스 시나이 메디컬센터는 LA 베벌리힐스에 있으며, 미국에서 TOP 10에 들 만큼 유명한 병원이다. ‘척추·관절질환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법과 연구’를 주제로 한 이번 보수교육은 세다스 시나이 메디컬센터의 요청에 따라 이 병원 척추센터 소속 정형외과 및 신경외과·통증재활 등 근골격계 질환 관련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자생한방병원 측은 신 이사장이 보수교육을 통해 응급동작침법(MST), 추나약물, 봉침치료 등 다양한 비수술적 한방치료법을 소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척추관협착증, 턱관절장애, 오십견 환자들을 직접 치료한 동영상과 치료 예후 등을 기록한 MRI 영상을 공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 강좌에 참석한 에브롬 걸트 척추센터 재활전문 의무원장은 “앞으로 자생한방병원과 공동으로 적극적인 양·한방 협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 여성 탄수화물 섭취 줄여야 ”

    흔히 적정 체중만 유지하면 고혈압·당뇨병 같은 성인병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질병은 종종 이런 상식을 뛰어넘는다. 정상 체중인 사람도 얼마든지 비만 관련 질환, 즉 높은 혈압, 이상지질혈증, 높은 혈당 등의 대사증후군에 걸릴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팀은 2005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정상 체질량지수(BMI 18.5∼24.9)를 가진 성인 3050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의 경우 정상 체중일지라도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을수록, 또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수록 대사증후군 위험이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수치가 40㎎/㎤ 이하이면서 혈압(130/85㎜Hg), 혈당(110㎎/㎗), 혈중 중성지방(150㎎/㎗)은 높고 복부비만(90㎝ 이상)인 경우를 말하는데, 보통은 이 중에 3가지 이상의 증상이 있으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이와 관련, 한국영양학회에서는 총 칼로리의 55∼70%를 탄수화물, 7∼20%를 단백질, 10∼25%를 지방으로 섭취하기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정상 체중인 여성은 탄수화물 섭취가 59.9% 이상일 때 그 이하로 탄수화물 섭취를 하는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의 위험이 2.2배나 증가했다. 단백질의 경우는 총 칼로리의 17.1% 이상을 단백질로 섭취한 그룹이 12.2%의 비율을 섭취한 그룹에 비해 대사증후군 위험이 40%나 감소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진 전통 한식의 탄수화물 비율이 총 열량의 65∼70%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정상 체중 여성일지라도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을 좀 더 늘려야 한다는 의미”라며 “탄수화물 적정 섭취량 기준을 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상 체중인 남성은 지방이건 탄수화물이건 대영양소의 차이에 따른 대사증후군 위험에 큰 차이가 없었다. 박 교수는 간식 섭취와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해 “하루 2∼3회 정도의 간식 섭취는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조사 결과, 간식을 전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간식을 자주 할수록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낮았다.”면서 “하지만 낙농제품이나 가열 조리한 간식보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간식을 섭취한 경우는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30%가량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간식으로 과자·빵·케이크·떡·국수·과일·과일주스 등을 꼽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식사후 산책 약보다 낫다

    식사후 산책 약보다 낫다

    주부 유혜정(38)씨는 이번 겨울 들어 유난히 소화불량이 잦았다. 밥만 먹으면 체한 듯 소화가 안 되고 더부룩한 느낌이 들곤 했다. 특별히 잘못 먹은 음식이 없어 의아해했고 급기야 “혹시….”하는 생각에 병원을 찾아 진단한 결과, 단순한 소화불량이었다. 추운 날씨와 야외활동 기피에 따른 운동부족이 원인이라는 의사의 설명이었다. 유씨처럼 겨울철이면 소화불량증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주로 위장점막의 손상, 위액 등 소화효소 분비의 문제 등으로 생기지만 위장 운동에 이상이 있을 때도 소화불량이 곧잘 생긴다. ●추위와 소화불량 겨울에는 기온이 떨어져 인체의 신진대사도 급격히 저하된다. 특히 올해처럼 혹한이 계속될 때는 더 그렇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몸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낮에 야외활동 등으로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면 일시적으로 위장 기능이 떨어져 소화불량·식욕감퇴·위장장애는 물론 변비·설사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기에 복부가 장시간 노출돼 혈관이 위축되고, 소화기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 소화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 물론 소화기관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추위에 노출되더라도 몸이 잘 적응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오랫동안 추위에 노출된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위장 기능이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는 몸을 충분히 녹인 후에 소화에 무리가 없는 종류의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게 좋다. 그런가 하면 겨울철 실내·외의 온도차가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뇌 중심부에 있는 시상하부에는 온도조절 중추가 있어 외부의 기온에 따라 적절하게 혈관을 확장 및 수축시켜 체온을 36.5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한다. 그런데 급격한 실내·외 온도차는 이런 인체 조절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이 경우 특별히 음식을 잘못 먹은 것도 아닌데 소화가 잘 안 되고, 배가 아프며,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실내·외 온도차를 줄여주면 증상이 개선되기도 한다. 또 추운 곳에서 실내로 들어와서는 갑자기 열에 노출시키기보다 실온에서 자연스레 체온을 올리는 게 좋다. 추위 자체가 소화를 방해하는 경우도 있다. 인체는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어 위장 혈류가 빠르게 주는데, 이 때문에 위의 활동성이 떨어져 소화효소가 제대로 분비되지 않게 된다. 이럴 때는 외출시 최대한 따뜻하게 입어 추위로 인한 몸의 스트레스를 줄여줘야 한다. 소화기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병원장은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위나 장의 운동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은 온도에 특히 민감하다.”면서 “겨울에 소화불량 증세가 잦다면 추위와 급격한 온도차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활동량과 위장장애 겨울철에는 외부 활동이 줄어 위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위장운동은 음식의 종류, 식사시간과 함께 활동량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당연히 식사 후 가만히 앉거나 누워만 있으면 소화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식사 후 곧장 운동 등 무리한 활동을 하는 것도 권장할 일은 아니다. 식사 직후에 과도한 운동을 하면 팔다리 근육에 전달되는 혈액 양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위장의 혈류가 줄어 소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민영일 원장은 “소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식사 후 20∼30분 정도 쉬고 난 뒤 산책 등 가벼운 활동부터 하는 게 좋다.”며 “특히 저녁식사 후에는 활동량이 부족하기 쉬우므로 평소 소화불량증을 자주 겪는 사람은 가벼운 활동을 해주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비에비스 나무병원 민영일 원장
  • 스키장·빙판길 ‘꽈당’… 인대 부상 조심

    한파가 이어지면서 넘어지거나 스키·스노보드를 타다 발목이나 무릎을 다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부분 인대 손상이다. 이런 인대 부상은 흔해서 치료를 소홀히 하기 쉬운데, 이 때문에 사소한 부상을 고질병으로 만든 사람도 적지 않다. 무릎인대는 인체에서 가장 큰 관절을 지지하며,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측부인대와 관절 안을 십자 모양으로 잡아주는 십자인대로 구분한다. 측부인대 중 내측부인대는 대퇴골(넓적다리뼈)과 경골(정강이뼈)을 이어 주며, 무릎이 바깥쪽으로 꺾이는 것을 막아준다. 넘어져 무릎 앞쪽에 충격이 가해질 때 손상되기 쉽다. 이 인대가 손상되면 걷거나 서있기가 힘들고, 방치하면 늘어난 상태로 붙은 인대가 뼈를 잡아주지 못해 무릎이 흔들리게 된다. 외측부 인대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군인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무릎에 직접 충격을 받을 때 잘 손상된다. 이때 십자인대나 반월상연골 등이 함께 손상돼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이 뒤로 꺾이거나 정강이뼈가 앞뒤로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인대로, 방향 전환이 심한 축구·농구나 스키·스노보드를 타면서 순간적으로 무릎 체중이 쏠릴 때 잘 끊어진다. 십자인대가 끊어지면 ‘퍽’ 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느낌이 들고, 심한 통증이 온다. 이 상태에서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발목을 삐끗할 때도 쉽게 발목 인대가 손상을 입는다. 발목 관절 인대는 비교적 약해 접질리거나 넘어지면 쉽게 손상을 입는다. 흔히 ‘발목이 삐었다.’고 말하는 발목 염좌는 발목 관절의 인대가 찢어지거나 늘어난 상태를 말한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미세한 통증이 나타나는 만성 염좌로 악화되며, 같은 곳을 계속 삐면서 발목이 휘는 ‘족근동증후군’이 오기도 한다. 희명병원 관절센터 김정민 진료부장은 “무릎이나 관절 손상을 입었을 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후유증을 겪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우리딸 예쁜 얼굴 라인? 男보다 ‘턱교정’ 빨라야

    우리딸 예쁜 얼굴 라인? 男보다 ‘턱교정’ 빨라야

    ‘우리 애 턱교정 치료는 언제 하지?’ 겨울방학을 맞은 학부모들의 고민이다. 특히 딸을 둔 부모라면 아이의 외모에 남달리 신경이 쓰인다. 이에 대해 교정 전문의들은 “여아의 턱교정은 남아보다 빨라야 한다.”고 충고한다. 연세대치대병원 교정과 백형선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사춘기 성장이 2년 정도 빨라 턱교정도 더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정치료는 언제 교정치료 시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위턱이나 아래턱에 문제가 없고, 단지 치열만 부정교합이라면 12세 전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턱 위치나 위아래 턱의 상태가 좋다면 어느 연령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위턱에 비해 아래턱이 발달한 주걱턱이나 위턱이 돌출된 경우, 아래턱이 무턱처럼 보이거나 얼굴이 비대칭인 부정교합은 성장 조절을 이용한 치료를 해야 해 성장기 어린이만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주걱턱 중에서도 아랫니가 돌출됐다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이 경우 같은 나이라도 사람마다 턱 성장 상태가 다르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치료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다. 아래턱이 이미 많이 자란 턱은 사춘기가 지나면 교정치료가 어렵다. 심한 경우 턱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 아래턱보다 위턱이 덜 자란 아이라면 성장기 중에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치료기간도 길어진다. 여자의 아래 턱은 20살까지 자라는 남자와 달리 만 16세까지 자라며, 특히 초경 전 1년 동안 가장 많이 자란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턱교정은 조기 치료가 효과적이지만 유전적 소인이 크면 사춘기 이후에 다시 나빠질 수 있어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특별히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성장이 마무리된 20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주로 수능이 끝난 후 교정치료를 시작해 1년 후 수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가락 빠는 아이 오랫동안 손가락 빠는 습관을 가진 아이는 부정교합을 가져올 수 있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만 4세 이전에는 문제가 없지만, 이후에는 치열과 턱뼈 성장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특히 엄지손가락을 빠는 경우에는 입천장이 깊어지면서 위 앞니가 앞으로 뻐드러지고 아래 앞니는 안으로 기울어 아래턱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 얼굴이 길어지고, 손가락 때문에 위아래 앞니가 맞물리지 못해 나중에는 앞니로 음식을 끊지 못하게 된다. 최선의 치료는 습관을 고치는 것인데, 간단한 교정장치나 마우스피스 등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백형선 교수는 “이 밖에 부정교합을 초래하는 손톱 깨물기, 혀 내밀기, 구(口)호흡 등의 습관도 사례에 따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기자의 건강노트] 女 명절증후군? 男 하기나름!

    명절증후군은 또 다른 현대병입니다. 예전엔들 명절 맞는 주부들 스트레스가 없었겠습니까만, 그때는 분위기가 지금과 달랐습니다. 자손이라면 당연히 조상을 섬겨야 한다는 정서적 의식이 강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여력을 다해 차례상을 차렸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농경 위주의 대가족 사회에서 명절은 축제였습니다. 바쁜 농사일 부담을 잠시 부려두고 살갑게 가족들과 마주 앉았으며, 모처럼 이웃들도 돌아봤습니다. 그런 축제의식이 있어 우리의 삶은 요족했고, 따뜻했습니다. 그런데 참 빠르게도 세상이 바뀌더군요. 대가족이 붕괴되고, 핵가족이 뿌리를 내리면서 주부들, 북적거리는 대가족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습니다. 일년에 가족들 모일 기회라야 명절 두어번에, 기제사가 전부건만 한사코 외면하려 듭니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부담스러우니 잔치가 잔치가 아니라 스트레스판이 되고 맙니다. 실체도 없는 이 스트레스가 사람 잡습니다. 몸은 몸대로 무겁고, 두통에 무기력증에 울화까지 겹쳐 오니 이걸 감당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럴 양이면 마음을 바꿔 “올 설은 다른 가족들과 한껏 즐겨보자.”는 다짐으로 맞으면 어떨까요. 맘먹고 즐기자고 대들면 스트레스가 비집고 들 틈이 없을 테니까요. 남자들도 바뀌어야 합니다. 아내들 골병 들도록 ‘사역’하는데 하릴없이 뒹굴뒹굴하거나 고스톱판 벌여 놓고 “술 내라.” “안주 내라.”하면 안 뒤집어질 여자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사람 일 ‘누울 자리 보고 발 뻗으라.’고, 이번 설을 아예 ‘마누라 비위 맞추는 날’로 삼으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명절이 되지 않겠습니까. 여자요? 다 남자 하기 나름입니다. jeshim@seoul.co.kr
  • “국민 여러분, 허리둘레 줄입시다”

    ‘복부비만만 해결해도 전 국민의 건강지표가 달라질 것이다.’ 한국대사증후군포럼(회장 허갑범)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올해 ‘국민 허리둘레 줄이기’를 범국민 운동으로 펴나가기로 했다. 허갑범 회장은 “대사증후군의 대표적 증상인 복부비만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 각종 활동 및 대외 행사를 통해 허리둘레 줄이기를 국민운동으로 펴나가기로 했다.”면서 “일반인들이 뱃살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출발점인 만큼 포럼 차원에서 다양한 대책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포럼은 우선 누구나 쉽게 자신의 허리 둘레를 측정할 수 있도록 관공서·은행·기업체 등에 줄자를 비치하기로 했다. 운동이 활성화되면 전국적으로 개인 전용 줄자를 보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 85㎝ 이상(여성은 80㎝ 이상) ▲중성지방 150㎎/㎗ 이상 ▲고밀도 지단백·콜레스테롤(HDL) 40㎎/㎗ 이하(여성은 50㎎/㎗ 이하) ▲공복혈당 100㎎/㎗ 이상) ▲혈압 수축기 130㎜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Hg 이상인 경우 등 다섯 가지 중 세 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환자로 진단된다. 그러나 의료인들은 이들 항목 중에서도 복부지방에 의해 배가 나오고, 허리둘레가 큰 복부비만을 가장 중요한 대사증후군 진단 요인으로 인식, 적절한 식사조절과 운동·절주·금연 등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탄수화물 과다 섭취가 복부비만의 위험요인으로 꼽혀 이에 대해서도 각별한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허 회장은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꼴로 가졌을 만큼 만연한 대사증후군은 당뇨병·고혈압·심장병·뇌졸중 등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이라며 “폐해가 갈수록 커져 이에 따른 국민적 각성과 정책적 대안을 이끌어낼 때”라고 강조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COPD환자 급성 악화 예방하려면

    COPD환자가 갑자기 병원을 찾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급성악화로 기침·가래가 발작적으로 터져 나와 호흡곤란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이런 급성 악화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기도 감염과 대기오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그러나 전체 환자의 3분의1가량은 특발성으로, 원인을 찾아내기가 어렵다. COPD환자가 급성 악화를 보일 경우 입원해 추가적인 약물치료를 해야 하며, 일부 환자의 경우 인공호흡 치료가 필요하거나 아예 사망하기도 한다. 특히, 급성 악화를 보이는 환자는 폐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이로 인해 다시 급성 악화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따라서 COPD환자라면 급성 악화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도 교수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함께 매년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서 “특히 중증 환자는 지속성 기관지 확장제와 흡입 스테로이드를 규칙적으로 사용해 급성 악화를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OPD로 인한 호흡 곤란 정도는 별도의 척도를 적용해 판별하는데, 이를 ‘MRC 호흡곤란 척도’라고 한다. 환자의 호흡곤란 정도에 따라 등급을 정한 것으로, 호흡곤란 정도가 심할수록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고, 사망률이 높아진다. 이 척도를 이용하면 환자 개개인의 증상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 MRC 호흡곤란 척도는 ▲1단계=힘든 운동 외에는 호흡곤란을 느끼지 않음 ▲2단계=경사로를 걸어서 오르거나 평지에서 빨리 걸을 때 숨이 참 ▲3단계=숨이 차서 동년배보다 걸음이 늦거나, 혼자서 걷더라도 중간에 멈춰 호흡을 가다듬어야 함 ▲4단계=100m 정도를 걷거나 평지에서 수분 정도만 걸어도 숨이 참 ▲5단계=옷을 입고 벗을 때 숨이 참 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48) 흡연 그리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Weekly Health Issue] (48) 흡연 그리고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흡연의 유해성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에서도 확인된다. 흡연 등의 원인으로 기도가 좁아지고 폐조직이 망가진 상태인 COPD는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게다가 국내 유병률이 무려 35.7%(45세 이상의 20갑년 이상 흡연 남성 기준)에 달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환자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에 있다. 대부분 흡연으로 유발되는 COPD에 대해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진료부원장) 교수를 통해 듣는다. 이 교수는 현재 근거창출임상연구국가사업단(NSCR) 산하 만성기도폐쇄성질환 임상연구센터 소장도 맡고 있다. ●COPD란 어떤 질환인가. COPD는 호흡 통로인 기도가 좁아지고, 기도 끝부분에 있는 폐포(허파꽈리) 벽이 파괴되는 폐기종으로 인해 서서히 호흡기능이 떨어지는 병이다. 과거에는 COPD를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으로 분류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아울러 COPD라고 부른다. COPD는 폐뿐 아니라 전신 염증에 의해 고혈압·심혈관질환·당뇨·골다공증·빈혈·전신 근육의 감소 등을 초래한다. COPD 환자는 폐기능 저하와 동반 질환으로 삶의 질에 중요한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생명이 단축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COPD는 전 세계 10대 사망원인 질환 중 유일하게 사망률이 증가하고 있어 2020년에는 사망 원인 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흡연과 COPD는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흡연은 COPD의 가장 중요한 발병원으로, 전체 환자의 80∼90%는 흡연이 원인이다. 비흡연자도 나이가 들면 폐기능이 떨어지지만 흡연의 폐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물론 흡연자도 금연을 하면 폐기능 감소 추세가 비흡연자 수준으로 회복돼 COPD 발병위험이 크게 감소한다. 간접 흡연과 임신 중 흡연 역시 COPD 위험인자이며, 담배의 종류나 타르 및 니코틴 함량은 COPD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성은. 국내 45세 이상 성인의 17.2%(남성 25.8%, 여성 9.6%)가 COPD를 가지고 있다. 유병률은 65세 이상, 남성, 20갑년 이상의 흡연자, 저소득층에서 높은데, 45세 이상으로 20갑년 이상 흡연한 남성의 경우 무려 35.7%가 COPD를 갖고 있다. 놀라운 유병률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39.6%의 높은 성인 흡연율을 보이고 있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추세를 보여 향후 COPD 유병률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인과 발병 기전은. 흡연자는 담배를 통해 4000여종의 독성 화학물질을 흡입함으로써 기관지와 폐에 염증을 일으켜 폐 조직이 파괴된다. 흡연으로 기관지 염증이 반복되면 기관지 벽이 두꺼워지고, 점액 분비가 늘어나며, 소기도의 개형 및 폐쇄를 유발한다. 또 폐 실질의 염증으로 허파꽈리가 파괴되면서 폐기종이 생겨 COPD의 특징인 비가역적 기류 제한이 생기게 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주요 증상은 지속되는 기침과 가래·호흡곤란이다. 기침은 처음에는 간헐적이다가 나중에는 매일 나타나거나 종일 지속되기도 하며, 기침 발작 후 끈끈한 가래가 나온다. 호흡곤란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증상으로, 서서히 진행돼 노화현상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나 경증일 때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폐기능검사를 하지 않으면 발병 여부를 알기 어렵다. 중등증으로 진행해도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 계단을 오르거나 심한 운동을 할 때만 호흡곤란을 느낀다. 이후 중증으로 진행되면 평지를 걸을 때도 숨이 차는 등 현저하게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여기서 더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식사·세수 등 일상 활동에도 제한이 따라 거의 누워지내야 한다. ●검사 및 진단법을 소개해 달라. 진단은 폐활량 측정으로 간단하게 이뤄진다. 환자의 호흡기량을 측정해 기도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법이다. 자가진단도 가능하다. 다음 항목 중에 세개 이상 해당되면 전문의를 찾아 폐기능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기침이 잦다 ▲객담이나 점액이 생긴다 ▲같은 연령층에 비해 숨이 자주 가쁘다 ▲40세 이상이다 ▲흡연 중이거나 과거 흡연자였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뉜다. 약물치료는 흡입용 기관지확장제나 스테로이드제가 주로 사용된다. 최근 여러 임상에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환자의 호흡곤란 증상을 줄이고, 폐기능을 개선하며, 급성 악화를 예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음이 입증됐다. 비약물치료로는 운동요법과 식이요법, 교육을 통한 호흡재활치료가 있다. 이를 통해 환자의 운동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이밖에 중증환자에게 적용하는 산소치료와 폐용적축소술, 폐이식 등이 있다. ●치료의 한계와 예방책을 제시해 달라. 한번 파괴된 폐조직은 되살릴 수 없기 때문에 예방, 특히 금연이 최선이다. 흡연을 하면서 폐 기능을 개선할 수는 없다. 일단 금연을 하면 폐 기능이 제한적이나마 호전되며, 기침·가래도 준다. 일단 금연부터 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랑잇는 전화·봉사로 고독사 없는 노인사회 만들 것”

    “사랑잇는 전화·봉사로 고독사 없는 노인사회 만들 것”

    “고독사(孤獨死) 없는 노인사회를 만드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집무실에서 만난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사를 민·관이 힘을 모아 막겠다고 다짐했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진 장관은 기업과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가 참여하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운동’을 제시했다. 사랑잇는 전화와 마음잇는 봉사가 이 운동의 요체다. 전화 한 통화가 외로운 노인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진 장관은 “그렇다.”고 명료하게 답했다. 진 장관은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관건은 공동체 문화의 회복”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로 이 운동이 확산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취임 후 첫 외부행사가 대한노인회 방문이었습니다. 고령화 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사회는 이른바 ‘고령화 쇼크’를 얘기하며 어두운 미래를 전망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보입니다. 고령화와 베이비부머 은퇴자 문제 등 고령사회에서 등장하는 여러 악재를 타개할 장관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지금은 노인복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래 노인복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복지부는 급속한 고령화 속도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 왔던 노인복지 기본 인프라와 성과를 기반으로 현 세대 취약노인에 대해 빈틈없이 지원하도록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특히 지난 24일 발표한 ‘101가지 서민희망찾기’ 과제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어르신들은 일과 함께하는 활기찬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노인은 안전하게 보호해 드리고 전문직 은퇴자들은 자원봉사와 사회참여를 대폭 활성화해 나가겠습니다.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노인 관련 각종 정책과 사업을 경쟁이라도 하듯이 쏟아 내는 것이 그 좋은 예입니다. 기존 사업의 문제점도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노인돌봄 기본서비스 등 국고지원 사업 외에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다양한 독거노인 보호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서울시나 경기도의 사업 중에서는 중앙정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좋은 복지정책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자체나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추진해 왔던 독거노인 안부서비스 사업은 대상 노인이 지역에 한정돼 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연락두절이나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사후관리 체계가 미흡했다는 점입니다. 부족한 사후관리 체계로 인해 지속적인 사업추진 또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취임과 함께 몇 개의 테스크포스(TF)팀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독거노인 문제를 위해 별도의 TF팀을 만든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확히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8일 복지부 내에 ‘서민희망본부’를 발족하고, ‘나눔정책 TF’를 포함해 4개의 TF를 신설했습니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에 만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혼자 외롭게 사망하는 ‘고독사’하는 노인 문제는 통계로도 정확히 잡히지 않고 집중화된 정책도 부족했다는 판단 아래 ‘독거노인 사랑잇기 TF’를 구성했습니다. TF팀을 통해 민·관 자원을 결집하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해 정책 대안 마련에 역량을 집중하자는 취지입니다. 독거노인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늦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TF팀이 중심이 된 사업이 기존의 독거노인 지원 사업과는 어떻게 다릅니까. -우리가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정부 주도의 지원이 아니라 민간기업과 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원하고 책임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정부의 재정지원 방식만으로는 전체 독거노인을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민간기업과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정부는 이들이 연계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번에 개소한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는 이들을 연계하는 중심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쪽방촌 등 현장방문을 통해 독거노인을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현장에서 노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독거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론 물질적인 지원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이웃의 관심이 아닐까요. 우리 사회의 핵가족화 현상, 부양의식 및 가치관 변화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더 근본적이고 시급한 과제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문화’의 회복입니다. →이 사업이 어떻게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이 사업은 장관이 바뀌면 없어지는 성격의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앞으로 궤도에 오르면 복지부 고유의 일상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입니다. 대상 범위와 질 문제도 함께 신경을 써 사업의 품질이 관리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습니다. 서울시 등 지자체도 많이 참여하면 할수록 좋은 사업입니다. 서로 격식을 따지지 않고 지방정부가 함께한다면 중앙정부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일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올해는 고독사 노인이 단 한명도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장방문에서 독거노인을 직접 만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취임하자마자 경기도 안양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댁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어르신은 어릴 적 학대받은 경험과 사기로 피해를 입어 사람에 대한 불신이 상당했고 장관인 저조차도 믿지 못하는 듯했습니다. 좁은 집에는 채무자에게서 돈 대신 받은 쓸모없는 물건들로 가득 쌓여서 제가 앉을 자리도 없었습니다. 나중에 지자체가 나서서 저렴한 공공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는 보고를 받고 안심은 했지만 진작에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 노인의 삶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대담 심재억 부장급 정리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한국인 5명에 새생명 주고 하늘로…

    한국인 5명에 새생명 주고 하늘로…

    뇌사상태에 빠진 벽안의 미국인이 자신의 모든 장기를 기증하고 영면에 들어 심금을 울리고 있다. 미국인 뇌사자가 국내에서 장기를 기증한 것은 처음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 의정부 외국인 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했던 고(故) 린다 프릴(52) 여사. 린다 프릴 여사는 지난 20일 뇌출혈로 쓰러져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뇌사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의 뇌사 판정이 있은 다음 날, 린다 프릴 여사의 남편이자 외국인학교 교장인 렉스 프릴이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다. ●간·신장·각막·골조직 등 기증 이에 따라 린다 프릴 여사는 21일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되어 이날 밤 12시부터 22일 새벽 4시까지 장기이식팀 집도로 장기 적출 및 이식을 시행했다. 고인은 간(1), 신장(2), 각막(2)과 골조직, 피부 등의 인체조직을 기증한 뒤 22일 새벽 2시 1분에 영면했다. 고인의 뜻을 기린 의료팀은 기증된 고인의 신장과 간을 만성신장질환자 2명과 간질환자 1명에게 이식했다. 이어 각막은 24~25일 2명의 실명 환자에게 이식됐다. 또 고인이 기증한 다른 조직은 화상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추가로 이식될 전망이다. 그의 장기를 이식 받은 환자들은 현재 빠르게 회복 중이며, 건강상태도 모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는 “미국의 경우 100만명당 35명이 장기를 기증하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고작 5명만이 장기를 기증하고 있다.”며 “숭고한 장기기증으로 많은 사람이 절망의 나락에서 새 생명을 얻게 됐다.”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양 교수는 “인종 차이는 장기이식에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물론 같은 인종끼리 조직 유사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다른 인종 간에도 이식에 적합한 유사성을 갖추면 이식에 별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병원 측도 “국내 뇌사자의 경우 장기기증 동의과정에서 의사결정이 늦어져 간혹 기증이 어려운 사례가 발생하는데, 린다 프릴 여사의 경우 결정을 빨리해 귀감이 되었다.”고 전했다. ●14년전 한국 들어와 교육·선교사업 이들 부부는 14년 전 한국에 들어와 외국인학교에서 봉직하며 교육 및 선교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왔다. 고인의 빈소는 의정부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조문은 25일 낮 12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진행된다. 발인은 26일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벽제화장장)으로 결정됐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독감·장염 바이러스 추운 겨울에 더 위세

    독감·장염 바이러스 추운 겨울에 더 위세

    연일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각종 바이러스성 질환이 위세를 떨치고 있다. 흔히 추운 겨울에는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떨어질 것이라 여기지만 추운 날씨 탓에 실내·외 온도 차가 크고, 운동 등의 바깥 활동을 기피하며, 한사코 좁은 실내로만 모여들므로 특정 바이러스의 전파가 다른 계절보다 더 쉽게 이뤄진다. 전문의들은 “계절에 따라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른데, 겨울에는 독감·장염 등을 유발하는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감기와 독감 겨울에는 열과 기침을 동반한 급성호흡기 감염증에 노출되기 쉽다. 보통은 가벼운 호흡기 증상과 발열이 있으면 감기, 이보다 증상이 심하면 독감이라고 여기지만 의학적으로 감기와 독감(인플루엔자)은 다른 질환이다. 급성 상기도감염을 뜻하는 감기는 콧물·재채기·인후통·기침이 주요 증상이며, 원인균은 주로 라이노·코로나·아데노바이러스 등이다. 이런 감기 바이러스는 대부분 연중 감염될 수 있으나 이 중 아데노·코로나·RS바이러스는 겨울에 유행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비해 주로 늦가을에서 초봄 사이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기침·인후통 등 호흡기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나 갑자기 생기는 고열과 근육통 등의 전신증상이 감기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감기와 인플루엔자는 개인에 따라 증상에 제각각이어서 증상만으로 감별하기는 쉽지 않다. ●치료 감기의 경우 합병증이 없다면 대부분 휴식과 수분 섭취 등 대증요법만으로 충분히 치료된다. 인플루엔자 역시 면역력이 떨어진 고위험자나 중증 질환자라면 초기에 항바이러스제가 필요하기도 하나 정상인이라면 휴식과 수분 섭취만으로도 회복될 수 있다. 특히 세균성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항생제를 세균성 합병증이 없는 감기나 인플루엔자에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감기나 인플루엔자는 주로 겨울에 유행하지만 단지 추워서 생기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 노출이 원인이다. 따라서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수칙만 잘 지켜도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노약자나 영·유아, 만성질환자는 인플루엔자 유행 전인 9∼12월에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 필요하다면 유행이 이미 시작된 뒤라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이러스성 식중독 바이러스성 식중독은 여름이 아닌 겨울철에 문제가 된다. 노로바이러스가 대표적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추울수록 오래 살아남는 특성이 있으며, 전염력이 강하다. 이런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메스꺼움·복통·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며,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영·유아의 경우 증상이 심해지거나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 겨울철에 강한 활동성을 보이는 로타바이러스는 주로 6∼24개월 된 유아에게서 위장관염을 일으키는데, 전염력이 매우 강하며, 발열·구토·설사에다 심하면 중증 탈수도 올 수 있다. ●개인위생 관리가 중요 바이러스성 질환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철저한 개인 위생, 특히 일상적인 손 씻기다. 손을 씻을 때는 흐르는 물에 15초 이상 씻되 비누로 손가락 사이나 손톱 밑까지 꼼꼼하게 씻어야 한다.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려야 하며, 눈·코·입을 자주 만지지 않는 것이 좋다.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적절한 운동과 생활리듬을 깨지 않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아울러 환기를 자주 하고,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바이러스성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최원석 교수
  • [Weekly Health Issue](47) ‘의학의 미래’ 방사선 치료

    [Weekly Health Issue](47) ‘의학의 미래’ 방사선 치료

    방사선이 생명을 지키는 시대가 됐다. 흔히 대량살상이 가능한 거대 무기로 떠올리게 되는 방사능과는 밀접하면서도 뚜렷하게 구별되는 방사선은 의료 분야에서 ‘미래의 대안’으로 불릴 만큼 적용 범위가 확대, 세분화되고 있다. 암을 예로 들자면 오늘날 거의 모든 암치료 분야에서 방사선의 효용에 기대지 않는 경우가 드물 정도이다. 그러나 방사선의 의료적 효용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도는 아직 낮은 편이다. 이런 방사선에 대해 연세대의대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금기창 교수로부터 듣는다. ●방사선이란 무엇인가. 방사선이란 방사선 원소가 붕괴하면서 방출하는 선형으로, 흔히 알파·베타·감마선 등으로 구분한다. 이런 방사선은 물질에 대한 투과력이 높고, 속도가 매우 빨라 이런 특성을 의학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방사선의 치료 원리와 의학적으로 활용된 경과를 설명해 달라. 1895년 뢴트겐이 X-선을 발견한 이래 100여년 전부터 방사선을 암 치료에 적용해 왔다. 암세포는 증식 속도는 빠르지만 회복 능력이 정상세포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고(高)에너지의 방사선을 조사하면 아예 파괴되거나 더 이상 증식하지 못하게 된다. 1900년대 초 레거드는 동물 불임실험을 통해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불임을 위해 숫양의 고환에 많은 양의 방사선을 한꺼번에 조사했을 때 나타나는 피부궤양이 같은 선량을 수일에 거쳐 분할 조사했더니 나타나지 않았고, 불임 효과에도 차이가 없었던 것. 이를 통해 처음으로 방사선 분할 조사의 이점이 밝혀졌다. 이후 정상 조직의 손상 없이 암세포에만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는 치료법이 개발됐고, 그 활용 범위는 시간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치료를 위한 방사선의 종류는 어떻게 구분하나. 방사선 치료는 방법에 따라 외부 방사선치료와 방사선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내부 방사선치료로 나눈다. 외부 방사선치료란 선형가속기로 만든 고에너지의 X-선이나 전자선을 환자의 체내 종양에 도달시켜 암세포를 죽이는 방법으로, 3차원 입체조형 치료나 토모테라피, 래피드아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내부 방사선치료(근접치료)란 방사선을 발생시키는 동위원소를 인체 조직에 직접 삽입하는 치료법으로, 주로 자궁경부암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방사선의 유효성과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질환을 소개해 달라. 암 치료에 있어 방사선이 갖는 이점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특히 삶의 질 측면에서 그렇다. 이전까지만 해도 유방암·두경부암·방광암·하부직장암 등의 경우 외과적으로 광범위하게 제거하는 수술치료가 많았다. 이런 치료는 유효성에도 불구하고 수술로 인한 신체기능과 미용상의 상실을 감수해야 했고, 이 때문에 우울증을 겪는 사례도 없지 않았다. 예컨대 유방암의 경우 과거에는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유방 전체를 들어냈지만 최근에는 미용적 측면을 고려, 종양만 도려낸 뒤 방사선 치료를 가해 유방을 보존하는 방식이 보편화됐고, 하부직장암도 직장을 전부 제거한 뒤 복부에 인공 항문을 만들었던 예전의 방법 대신 최근에는 수술 전에 방사선 및 약물치료를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인공항문을 사용해야 하는 문제를 해결했다. 이처럼 방사선 치료술이 발달함에 따라 지금은 거의 모든 암에서, 그리고 암의 초기부터 진행기까지 다양한 병기에서 방사선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특정 암의 치료와 관련, 현재 방사선 치료가 기존 치료법의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다고 보는가. 비인강암과 초기 후두암·입술암은 방사선치료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다. 비인강암 1∼2기는 방사선치료만으로 90%의 완치율을 얻을 수 있고, 조기 후두암 역시 방사선 단독치료만으로 완치가 가능할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보존할 수 있다. 이 밖에 자궁경부암·전립선암 등도 초기부터 방사선치료가 완치 목적의 치료로써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짚어 달라. 방사선 치료는 조사된 부위의 암세포만 파괴하는 국소치료이기 때문에 원격전이의 경우 치료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약물치료와 같은 전신 부작용이 없고, 부작용이 나타나더라도 방사선이 들어간 국소부위에만 국한된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발성이나 원격 전이가 생길 확률이 높은 암이나 병기라면 적절하게 약물치료를 병합함으로써 방사선 치료의 한계를 얼마든지 보완·상쇄할 수 있다. ●방사선 치료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도 짚어 달라. 방사선 치료는 총 선량, 1회 선량, 조사 범위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이 결정된다. 따라서 뇌종양을 치료할 때는 수개월 동안 머리가 빠지기도 하고, 안구 종양 치료 때는 백내장이, 두경부 및 식도암 치료 때는 구강건조증과 식도염이, 복부 암 치료 때는 설사 및 복통이, 폐암의 경우에는 방사선 폐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부작용들은 방사선치료 설계과정에서 대부분 예측 가능하며, 우수한 장비와 치료 경험, 정밀한 치료설계 등을 통해 최소화할 수 있는 것들이다. ●현재 의료분야에서 치료목적으로 활용되는 방사선 기기는 어떤 것들인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고, 종양에 고(高)선량의 방사선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의 최신 장비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세기 조절 방사선치료(IMRT)는 여러 방향에서 80∼150개의 방사선 조각을 암 조직의 모양에 맞춰 3차원 방식으로 조사해 치료하는 기기이고, 여기에 치료 때마다 영상을 찍어 암 부위를 확인한 뒤 치료하는 토모테라피, 레피드아크 등도 활용되고 있다. 방사선 수술의 일종인 감마나이프와 사이버나이프는 고선량을 한꺼번에 조사하기 때문에 적응 범위는 좁지만 치료기간이 짧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양성자치료는 체내 일정한 깊이에 있는 종양에 최대의 에너지를 조사할 수 있어 소아 고형암이나 뇌종양 등에서 뛰어난 치료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경구약으로 철분 제거

    서울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혈액내과) 이종욱 교수팀은 수혈로 철분이 과잉 축적되는 재생불량성빈혈 환자 116명을 대상으로 노바티스사가 개발한 신개념 철분제거제(deferasirox)를 복용시킨 결과, 철분 제거에 따른 합병증 감소 효과가 있음이 입증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재생불량성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임상 연구로, 혈액학 분야 권위지인 ‘블러드’(Blood)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혈액질환자들은 심각한 빈혈 때문에 주기적으로 적혈구를 수혈받아야 하는데, 수혈을 반복할 경우 체내 장기에 철분이 축적돼 간경화증, 심부전, 당뇨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는 철분 과잉 축적을 차단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치료제를 정맥주사나 피하주사로 공급함으로써 환자들이 통증 등의 불편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환자의 수혈 빈도에 따라 용량을 달리한 새 치료제를 복용토록 한 뒤 3개월마다 체내 철분 과잉 축적 지표인 혈청 페리틴 수치를 관찰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혈청 페리틴 수치가 치료 전 평균치(3254ng/㎖)에 비해 치료 후 1년째에는 정상치(1854ng/㎖)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종욱 교수는 “이번 연구로 경구용 철분제거제 치료의 유용성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표준진료 지침의 기준을 세웠다.”면서 “국내 재생불량성 빈혈환자의 유병률이 인구 100만명당 5.1명으로 높은 만큼 이들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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