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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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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보일러 메이커’

    고된 노동은 술을 부릅니다. 취기가 피로감을 잊게 하기도 하지만 혈류의 속도를 높여 그만큼 피로물질을 빨리 대사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옛적,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들일을 하던 농부들이 논두렁에서 사발에 채운 막걸리며 소주를 들이켰던 것도 노동과 술의 상관성을 설명하기에 충분한 사례겠지요. 배고팠던 시절, 허술한 끼니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노동을 위해 열량 높은 술을 마셔 힘을 벌충하려 했던 것 아니었겠습니까. 그래서 만들어진 술이 바로 싸고 센 폭탄주입니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광산·부두·벌목장 등에서 고된 노역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이 맥주에 싸구려 양주를 섞어 만든 소위 ‘보일러 메이커’(Boiler Maker)를 즐겨 마셨습니다. 원조 폭탄주인 셈인데, 얼마나 독했으면 이름이 보일러 메이커였겠습니까. 혹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을 기억하시는지요. 연인을 잃은 형이 바에서 ‘위스키 믹스’를 주문하자 바텐더가 맥주를 부은 잔에 위스키를 채운 잔을 떨어뜨려 건네는 장면이 나옵니다. 술은 이렇게 육신뿐 아니라 마음의 고통까지 덜어주는 따뜻한 포옹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술이 주는 위안은 짧고 단순합니다. 많은 이들이 그 허상의 위로와 위안 속에서 허덕이는 것이지요. 술로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기관이 간입니다. 술 때문에 간을 망친 사람이 주변에 널렸습니다. 간처럼 잘 견디는 장기도 줄창 마셔대는 술을 끝까지 감당하지는 못하는 것이지요. 이를 두고 누군가는 “술에 장사 없다.”는 준엄한 경고를 남기기도 했습니다만, 그래도 술만 보면 이성을 잃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술이 고마운 것은 희로애락을 정화하는 촉매가 된다는 사실, 누군가와 격의 없이 소통하게 한다는 사실 때문입니다. 그런 술이 실은 수많은 질병을 갖다 준다는 사실을 두고 새삼 균형의 섭리를 생각합니다. 확실히 술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의 대상입니다.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간경변

    [Weekly Health Issue] 간경변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간경화’라는 말이 마치 감기처럼 회자된 적이 있었다. 취약한 보건의식 등 사회구조가 전반적으로 건강을 도외시했던 데다 치열해지는 경쟁사회는 간을 돌볼 여유조차 없게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간염과 술, 과로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쳐 국민들의 간은 병들어 갔다. 그 수렁에서 벗어나는 데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고, 상황은 뚜렷하게 개선되는 추이를 보였다. 그렇다고 지금 흔히 간경화라고 부르는 간경변으로부터 안전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간을 혹사하는 습관이 여전한 데다 B형에 이어 이제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창궐할 태세다. 한때 ‘국민병’으로 불렸고, 지금도 수많은 환자를 고통 속에 신음하게 하는 간경변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로부터 듣는다. ●간경변이란 어떤 질환인가. 다양한 원인으로 간이 장기간 반복적인 손상을 받으면 어느 순간 정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간조직이 섬유화하면서 굳어져 간다. 이 상태를 간경변이라고 하는데, 이 때문에 간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복수·출혈·혼수 등의 합병증을 초래, 종국에는 생명을 잃게 된다. 그러나 간경변은 정상 회복이 어려운 불치 상태로 알지만 간이 늙어 간다는 측면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간경변이 발생하는 경위를 설명해 달라. 간염 등으로 간이 손상되더라도 건강한 상태에서는 간세포가 재생되지만 이런 손상이 장기간 반복되면 간에 치명적인 흉터가 남는데, 이를 섬유화라고 한다. 아울러 재생결절이 같이 생기면서 점차 간이 굳어져 간다. 간 표면이 우둘투둘하게 변하는 이 상태에서는 정상 간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이성은. 암을 뺀 국내 40대 남성의 사망 원인으로는 간질환이 1위인데, 이는 대부분 간경변과 관련이 있다. 주목할 점은 여성보다 남성, 특히 중년 남성의 발병 빈도가 높은 점인데, 이는 술과 과로 외에 모자감염에 의한 만성 B형 간염이 주요인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잘 관리해 발병률과 사망률이 감소 추세지만 다른 원인이 있어 경각심을 늦춰선 안 된다. ●간경변 치료의 최근 추이를 설명해 달라. 과거에는 간경변이 한번 진행되면 돌이킬 수 없다는 ‘불치 개념’을 갖고 있었으나 최근에는 간경변도 잘 관리하면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확실히 희망적이다. 게다가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스캔을 활용해 초기 간경변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실제로 알코올성 간경변의 경우 금주하면 간경도가 호전되며, B·C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도 잘 치료하면 크게 호전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간경변의 원인을 유형별로 짚어 달라. 국내 간경변은 70% 이상이 만성 B형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만성간염이다. 이어 10∼15%는 C형 바이러스성 간염, 10%가량이 술로 인한 간경변이다. 나머지는 자가면역성 간염이나 선천성 대사질환, 약물로 인한 독성간염 등이며,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더러 있다. 문제는 술이다. 술로 인한 간경변의 빈도는 실제로 훨씬 높은데, 이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가져 간경변으로 진행된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습관적인 음주를 한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다. ●증상은 어떻고, 자각증상은 무엇인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간경변이 진행되어 간기능이 떨어지면 황달과 복수로 인한 복부팽만, 정강이 부위의 부종, 손바닥이 붉게 변하는 수장홍반, 목 부위에 거미 모양의 혈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 호르몬대사에 장애가 와 남성의 젖가슴이 여성처럼 부풀거나 젖몽우리가 생기기도 하며, 고환이 위축되는 경우도 있다. 합병증으로 위나 식도에 정맥류가 생겨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볼 수도 있고, 마치 술에 취한 듯 정신이 혼미한 경우도 있는데 이를 간성혼수라고 한다. ●검사 및 진단법을 소개해 달라. 문진을 통해 간경변이 생길 만한 습관성 음주나 간염 병력을 가진 경우 진찰 소견을 통해 간경변을 의심할 수 있으며, 간이 단단하게 만져지거나 비장이 커진 경우 등의 진찰소견이 나타나면 임상적으로는 간경변으로 본다. 검사법으로는 혈액을 통한 간기능검사에서 간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간염과 달리 간경변은 AST가 ALT보다 높게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또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간경변 의심 소견이 나오면 내시경검사로 식도정맥류와 같은 합병증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초음파로 판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확인한다. 그러나 초기 간경변은 간기능검사나 영상검사상 이상 소견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최근에는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간섬유화스캔을 이용하기도 하며, 최종 확진은 간조직생검으로 한다. 그러나 이는 임상적으로 판단이 애매할 때 적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 및 이에 따른 예후와 후유증은. 치료는 간경변의 1차적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우선이며, 원인이 확인되면 악화를 막기 위해 원인 제거에 중점을 둔다. 술로 인한 알코올성 간경변은 금주가 우선이며, 바이러스성 간염이 원인이면 바이러스의 활동성 여부를 판단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비활동성인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가 별 도움이 안 된다. 자가면역성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은 면역억제제를 투여하여 진행을 막기도 한다. 이미 간경변이 진행된 경우에는 합병증 확인 및 예방에 주력한다. 특히 이 경우 문맥(장에서 간으로 흐르는 피)에 문제가 생겨 문맥압 항진증이 생기며, 이로 인해 상부위장관 정맥류나 비장 비대, 복수가 생기기 쉬운데, 이런 상황이라면 합병증 예방을 위해 문맥압을 낮추는 약을 투여하거나 이뇨제를 사용해 복수를 조절한다. 문맥압 항진증이 합병증으로 온 경우 식도·위정맥류 파열로 사망 위험이 있기 때문에 내시경으로 정맥류 결찰술을 시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뇨제로 조절되지 않는 복수는 주사기로 제거하거나 알부민을 투여해 조절하기도 한다. 이때 세균성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성혼수의 경우에는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면서 혼수 치료제를 투여한다. 그러나 이런 합병증이 온 경우 대체로 예후가 나쁜 편이므로 나이 등을 감안해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인 성인 10%가 밤만 되면 ‘먹보’ 충동…야간식이증후군 시달려

    한국인 성인 10%가 밤만 되면 ‘먹보’ 충동…야간식이증후군 시달려

    습관적으로 야식을 먹는 사람들에게는 여름밤이 괴롭다.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방해할 뿐 아니라 각종 위장 장애의 원인이기도 한 야식 습관 ‘야간식이증후군’(Night eating syndrome)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야간식이증후군이란 잠자리에 들기 전 또는 잠을 자다 일어나 음식을 먹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낮에는 식욕이 없다가도 밤만 되면 이것저것 챙겨먹는데, 특히 저녁 식사 후 섭취하는 양이 하루 섭취량의 절반에 이르거나 밤중에 일어나 스낵류 등 고탄수화물 음식을 섭취해야 잠자리에 들 수 있으며, 불면증 등의 수면장애 증상을 가졌다면 야간식이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는 성인 10명 중 1명꼴로 이런 야식 습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식이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우울증·불안·신체이미지 왜곡 또는 스트레스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졸’ 호르몬이 다량 분비되면서 반사적으로 스트레스 해소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를 요구하는데, 이 과정에서 포도당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신도 몰래 음식을 찾게 되고, 특히 달거나 짭짤한 음식을 먹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밤에는 대사 기능이 떨어져 위산 분비가 줄기 때문에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해 소화불량을 유발하거나 위에 자극을 줘 위염·위궤양을 만들기 쉽다. 특히 야식 후 바로 누우면 위와 식도 사이의 괄약근이 열리면서 위산이 식도를 타고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다 같은 양의 음식이라도 밤에 먹으면 살찔 가능성이 훨씬 높다. 또 낮에는 교감신경이 작용, 에너지를 소비하는 방향으로 대사가 이뤄지지만, 밤에는 부교감신경이 작용해 섭취한 열량이 대부분 지방으로 축적된다. 야식을 먹은 다음 날, 얼굴이 붓는 것은 야식과 함께 섭취한 염분이 원인이다. 야식 습관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가 필요하다. 특히 아침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아야 한다. 아침식사는 뇌를 활성화시켜 인체에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녁은 가능한 한 가볍게 먹는 게 좋다. 단, 야간식이증후군으로 잠을 깰 정도라면 저녁 식사를 든든히 해 위장을 채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야식 욕구를 부추기는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하다. 스트레스 해소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운동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결책을 갖는 것이 좋다. 만약 밤에 배고픔을 참을 수 없을 것 같다면 저녁 식사 시간을 아예 8시쯤으로 늦추는 것도 요령이다. 그래도 먹고 싶다면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음식을 최소량만 섭취하도록 한다. 물이나 우유 한 잔, 오이, 당근 등은 포만감을 주면서도 위의 부담이나 칼로리가 낮아 적당한 밤참이 된다. 밤참 과일은 당분이 적은 수박이나 토마토가 좋으며, 따뜻한 호박죽, 깨죽 등을 적당량 먹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창해 교수
  • [건강]검지에 비해 약지 길면 남성 성기도 크다

    [건강]검지에 비해 약지 길면 남성 성기도 크다

     손가락 길이비(검지/약지 길이)가 성인 남성의 음경 길이와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가천의대 길병원 비뇨기과 김태범 교수팀은 최근 발표한 연구논문을 통해 이같은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검지에 비해 약지가 길수록 음경 길이도 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비뇨기과 문제로 이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20세 이상 남성 144명을 대상으로 손가락과 음경 길이를 측정·비교했다. 손가락 길이비(比)는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으로 정했다. 검지와 약지가 같은 경우를 1로 봤을 때, 약지에 비해 검지가 작을수록 손가락 길이비가 낮아진다.  조사 결과, 손가락 길이비가 낮은 남성일수록 신전시 음경의 길이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 음경 길이란 신전(음경을 잡아당긴 상태)상태에서 치골부터 귀두 끝까지의 길이를 말한다. 김 교수는 “이같은 결과는 태아기적 남성 호르몬이 손가락의 형성뿐 아니라 남성 생식기관의 발생 및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학계의 연구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과학논문색인에 등재된 학술지 ‘아시아 남성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팀은 앞서 2009년에도 손가락 길이비가 전립선암에 미치는 영향을 세계 최초로 연구해 주목받았다. 연구팀은 당시 손가락 길이비가 0.95 이하인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는 결과를 국제과학논문색인에 등재된 ‘영국비뇨기과학회지’ 등에 발표했다. 당시 연구에서는 나이가 40세 이상이면서, 전립선 특이항원(PSA) 수치가 40ng/㎖ 이하인 남성 36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손가락 길이비가 0.95 이하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PSA 수치가 1.7배 높았고, 전립선암 환자는 3.2배나 높게 나타났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건대병원 “카바수술관리위 편파적… 재구성을”

    건국대병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카바수술 관리위원회 구성이 편파적이라며 이례적으로 공개적인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심평원이 이 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의 심장판막질환 치료술인 카바수술에 대한 전향적 임상연구를 주도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그동안 카바수술에 극렬하게 반대해 온 특정 의료인을 위원으로 대거 포함시켜 사실상 공정한 연구를 불가능하게 하는 부당한 횡포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카바수술을 둘러싸고 빚어진 불공정한 평가 시비는 또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건국대병원은 4일 성명을 통해 심평원이 카바수술 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한 9명 중 3명에 대해 “심평원의 부당한 결정은 카바수술에 대한 전향적 연구 및 평가를 공정하게 이끌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는 횡포”라고 지적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외식 잦은 직장인 고혈압 경보

    외식 잦은 직장인 고혈압 경보

    국내 고혈압 환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2009년 현재 529만명에 달한다. 국민 8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인 셈이다. 특히 한창 일해야 하는 중·장년 남성들이 무방비로 고혈압에 노출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40∼60대 환자가 6905명으로, 전체의 68.8%에 달했다. 이는 대부분 직장인인 남성들의 생활 패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직장인 남성들은 하루에 최소한 한 끼 이상 외식을 한다. 이런 식사 패턴의 가장 큰 문제는 ‘지방’과 ‘염분’이다. 한국인의 짜게 먹는 식습관은 잘 알려져 있지만 특히 외식이 잦은 남성 직장인들은 과다한 염분을 섭취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손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권고기준치를 훨씬 넘는 소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30대 남성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6502㎎, 40∼50대 남성도 6000㎎을 넘었다. 외식이 나트륨 섭취량을 높이는 주요인이지만 가정에서도 짠 음식이 주를 이루는 식습관은 여전하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조사한 결과, 일반 외식업체 대신 회사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도 30% 정도가 ‘짜게’ 또는 ‘아주 짜게’ 먹는다고 응답했다. 이렇게 짠맛에 길들여진 남성들은 고혈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염분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 먼저, 혈액 속 나트륨이 증가하면 혈관 근육이 수축해 혈액 통로가 좁아지면서 혈압을 높인다. 다른 이유는 나트륨이 물의 보유력을 높여 체내 수분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다. 짜게 먹은 뒤 물을 켜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 경우 수분 섭취량이 늘면서 혈액량도 늘어 심장이 혈액을 방출할 때 더 많은 힘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고혈압이 발생한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의식적으로 ‘짠 음식’을 멀리할 필요가 있다. 오랫동안 길들여진 짠 입맛은 쉽게 바뀌지 않으므로 서서히 싱거운 맛에 적응해 가야 하는데, 평소 국이나 찌게류가 없는 식단을 준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은 아무리 싱겁게 간을 해도 국물량을 감안하면 염분 섭취량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젓갈 등 절인 음식도 경계해야 한다. 전문의들은 이미 혈압이 높다면 저염식과 함께 적절한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한번 높아진 혈압은 식습관 개선만으로는 낮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초기 고혈압에 단일제를 주로 복용했지만 최근에는 이상적으로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 작용 기전이 다른 약제를 두 가지 이상 병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한 가지 약으로는 혈압이 효율적으로 관리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 가지 성분의 약으로 관리가 되는 환자는 전체의 40%에도 못 미쳤다. 60% 이상은 약제를 병용해야 혈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두 가지 이상의 약을 단일제제로 만든 복합제제가 사용되고 있다. ARB제제(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와 CCB제제(칼슘채널차단제)를 복합한 ‘엑스포지’가 대표적이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병희 교수는 “고혈압은 위험성을 인식하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그런 점에서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는 데 따른 불편을 없애고 효과를 개선한 복합제제가 고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국민고혈압사업단 추천 저염식 ▲1일 권장 염분 섭취량은 5g 미만이다. 이를 위해 국이나 탕, 소금에 절인 음식을 피하고, 식탁에 간장과 소금을 올리지 않는다. ▲짠맛에 길들여진 미각을 신맛이나 향신료 등으로 대체한다. 레몬이나 식초 등을 이용하거나, 카레 등 향신료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야채를 많이 넣은 메뉴로 지방과 당분의 섭취량을 줄여 전체적인 섭취 열량을 낮춘다. ▲1일 3식을 규칙적으로 하되 가능한 한 간식을 피한다. ▲육류는 최소한 섭취하되 생선 등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하면 포화지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외식은 야채가 많고 기름기가 적은 음식을 택한다.
  • [Weekly Health Issue] “옻으로 암치료 한다던데… 넥시아가 뭔가요?”

    [Weekly Health Issue] “옻으로 암치료 한다던데… 넥시아가 뭔가요?”

    ‘넥시아’는 지지부진한 한의학 과학화의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임상적 효과가 어떻든 한의학적 접근법에 의해 탄생한, 전례가 없는 암치료제이기 때문이다. 사실, 넥시아가 처음 선보일 때만 해도 기대보다 의구심이 많았다. 특히 한방을 의구심의 눈길로 보는 의료계에서는 더욱 그랬다. 그러나 넥시아는 이런 의구심을 차례차례 뒤집고 있다. 잇따른 연구 결과는 한의학의 새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기대를 부풀렸다. 그 중심에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최원철 교수가 있다. 그를 만나 화제의 중심, 문제의 중심에 있는 넥시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는 최근 넥시아를 탄생시킨 고뇌의 여정을 담은 저서 ‘고치는 암’(민음사)을 출간해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다. ●먼저, 넥시아는 어떤 약제이며,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넥시아는 ‘옻’이라는 원료한약재를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법제해 한의사가 처방하는 암 치료제다. 흔히 넥시아라고 하지만, 이는 법제 칠피를 이용한 한약의 통칭이다. 법제 칠피는 향약집성방과 의방유취 등 한의서에 기록된 전통적인 적취(암) 치료제로, 수백년 전부터 사용한 것에 최근 개발한 알레르기 독성제거법을 적용해 새로 개발했다. ●넥시아의 임상시험 과정과 성과를 설명해 달라. 법제 칠피 추출물을 이용한 넥시아는 역사적으로도 오랫동안 환자에게 처방돼 임상 성과가 인정된 것이어서 따로 임상시험을 거칠 필요가 없고, 한의사의 재량 내에서 처방할 수 있는 약제다.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아징스(AZINX75)’는 넥시아와는 별개 약제로, 식약청으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아 천연물 신약개발 과정을 밟고 있다. 아징스는 비소세포 폐암 4기 환자 등 특정 환자군에 대한 유지요법으로 임상시험이 승인돼 지난해 10월부터 경희의료원 혈액종양내과에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임상시험 및 임상에서 확인된 넥시아의 효능은 무엇인가. 예전 광혜원에서도 사용한 넥시아는 단독 치료만으로 다수의 말기암 장기 생존환자가 있으며, 이들의 생존율을 평가하기 위해 공인 임상시험 대행업체에서 후향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생존기간 5년을 기준으로 넥시아 투약일로부터 전체 환자의 44%가 생존’했다는 결과가 보고됐고, 4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 25%, 백혈병 환자의 5년 생존율 73%라는 결과가 제시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에는 ‘넥시아 리뷰’를 통해 현대의학이 제시한 평균 생존기간을 2배 이상 달성한 환자 사례 36건을 발표했으며, 관련 SCI급 논문 9편 등 50여편의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넥시아의 어떤 성분이 어느 정도 항암효과를 보이는가. 옻의 항암효과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이뤄졌으며, 관련 논문도 수십편에 이른다. 이 연구를 종합하면 옻의 성분 중 피세틴(fisetin), 설퓨레틴(sulfuretin), 뷰테인(butein) 등이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넥시아는 단일 성분이 아닌 복합제제로, 연구 결과 세포자연사 촉진 및 암의 신생혈관 생성 억제와 암의 주변조직 침입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미국국립암센터(NCI)의 실험에서 넥시아는 무독성 용량에서 신생혈관 억제 효능이 81%에 이른다는 결과를 얻기도 했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는 어혈을 억제하면 종양의 생성을 막을 수 있다는 원리를 근거로 하고 있다. ●넥시아의 항암 능력을 기존 약제와 비교할 수 있나. 기존 항암제를 직접 들어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넥시아는 천연물로, ‘무독성’이라는 장점이 있다. 세포독성을 유발해 암을 줄이는 효과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니라 정상세포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효과를 얻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한의학적 이론에 따르자면 ‘여인해로’(與人偕老)와 ‘양정적자제’(養精的自制), 즉 암과 더불어 살면서 면역 및 체력을 높여 스스로 암을 없앤다는 의미다. 어혈 치료에 있어 공격보다는 인체의 정기상태에 따른 치료를 중시한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와의 공동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08년부터 시작된 공동연구를 통해 혈관 내피세포의 생성을 차단하고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확인했다. 현재는 이 기전에 따른 무독성 여부를 최종 확인하는 단계에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넥시아의 문제는 무엇인가. 드물게 발진이나 소화장애를 보이는 경우가 있으나 약물 투여를 중단할 만큼의 부작용은 없었다. 현재 장기생존자들의 경우, 10년 동안 약을 복용하는 환자도 많지만 부작용과 후유증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식약청 조사에서 보듯 아직도 제도권에서는 넥시아 공인을 주저하는 듯 한데…. 식약청 조사는 임상시험 약제를 몰래 팔았다는 것인데, 임상시험 중인 아징스는 나도 본 적이 없으며 조사 당시에는 경희대병원에 들어오지도 않은 상태였다. 넥시아의 공인이나 효과에 대한 논쟁은 식약청 조사사항이 아니다. 넥시아는 틀림없이 정부기관에서 사용을 허가한 한약재를 이용해 만들었으며, 국가 면허권자인 한의사 처방에 의해 투약되고 있다. ●본격적인 넥시아의 치료약제화와 관련, 제도적인 문제는 없나. 넥시아는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법제, 표준화했으며, 한의학은 수천년의 임상 경험을 갖고 있는데, 이런 역사성과 학문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 식약청 조사에서도 그랬듯 천연물 신약으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약에 대해 무허가 혐의를 씌워 발목을 잡는다면 신약과 관련된 한의사들의 임상적 경험은 사장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국내에 항암제 신약이 없는 이유다. 이런 상황이 넥시아에 대한 각종 오해를 만들었다는 생각도 든다. 천연물 신약은 한의학이라는 자산을 가진 우리 의료현실에 있어 ‘블루오션’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발전시키기까지는 아직도 각종 직능간의 벽이 높다. 게다가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특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에 천연물신약개발본부를 만들어 천연물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성장동력 전략산업으로 천연물 신약개발에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기로 했는데, 이권 단체들의 이해관계가 이런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지 않겠나.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넥시아, 암 신생혈관 생성 81% 억제 ‘성과’

    불행하게도 항암치료에 실패한 말기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료계가 적절한 치료책을 내놓지 못한고 있다. 이런 점에서 넥시아는 하나의 중요하고도 의미있는 가능성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실험에 대한 가장 현대적인 윤리규범인 ‘헬싱키선언’은 중요한 의료적 지침이다. 여기에는 이렇게 규정돼 있다. ‘환자의 치료에서 입증된 치료법이 없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 의사는 검증되지 않은 시술이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증진시키고, 고통을 경감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중략) 이를 시술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수행된 넥시아 관련 주요 연구 성과로는, 2004∼2006년 공인 임상시험 기관이 수행한 ‘암환자 생존율 평가를 위한 후향적 임상연구’를 들 수 있다. 여기에서 암환자에 대한 5년 생존율이 넥시아 투약일로부터 44%로 나타났다. 이어 2007년에는 넥시아로 치료받은 암환자의 전향적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2008년에 열린 제3회 국제동서암심포지엄에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보완대체의학연구소장 등 해외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전격적으로 공동연구를 제안, 그해에 경희의료원은 한의학 전문가를 NCI에 파견해 지금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지난 2월 넥시아를 주제로 한 NCI와 우리의 공동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것이다. 최원철 교수는 “공동연구에서는 양측은 넥시아의 종양 증식억제 효과를 확인했다.”면서 “공동연구에서 다른 항암제와의 비교분석 결과, 훨씬 적은 농도로도 큰 효과를 보여 인체에 대한 무독성 레벨에서 무려 81%에 달하는 암 신생혈관 생성 억제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넥시아가 엉거주춤한 한방의 비전(秘傳)이 아니라 원리와 기전, 효능 등 모든 것이 공개리에 검증되는 약제임을 보여준 성과라는 것이 한의학계의 시각이다. 실제로 넥시아 임상 관련 연구논문 중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SCI급 논문만 9편에 이른다는 점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옻, 기억과 기대의 연동

    소싯적, 텃밭 한쪽에 옻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그 나무에 마음을 빼앗긴 건 가을이면 유난히 붉게 제 몸을 달구는 단풍 때문이었다. 그 붉음은 단박에 마음을 빼앗을 만큼 뇌쇄적이었다. 그러나 그 나무는 누구의 범접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늘상 “옻나무 가까인 가지 마라.”고 주의를 환기하시곤 했다. 나도 옻나무 옆에 다가갈라치면 무척 저어했다. 그도 그럴 게 고운 옻단풍잎을 주워 놀다가 죽을 고생을 했던 기억이 마치 선홍의 단풍처럼 너무 또렷한 까닭이다. 언젠가, 그 옻단풍을 들고 나대다 보니 목덜미며 팔뚝에 마치 회초리질이라도 당한 듯 붉은 발적이 주욱 죽 도드라지는 게 아닌가. 어머니는 금방 까닭을 아셨다. “이걸 어째? 옻 올랐네.” 한동안 죽을 고생을 했다. 딱히 병원도 없는 시골이라 짓물러 터진 발적이 절로 가라앉을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했으니…. 그 후, 내게 옻나무는 하나의 터부였다. 동무 하나는 보신 삼아 고은 옻닭을 먹었다가 주둥이며 항문이 온통 짓무르고 헐어 대처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그 강렬한 기억은 그후로도 오랫동안 내 안에 머물렀다. 겨울 농한기면 아버지는 칠쟁이를 불러 밥상을 새로 칠하곤 했는데, 그 때도 “저게 옻칠”이라는 말에 기겁해 그 상에서 밥 먹는 것까지도 두려웠던 그런 기억. 그 심각한 알레르기 항원인 옻이 암 치료제의 원료로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경희의료원 최원철 교수팀이 개발한 넥시아가 그것. 그런 연구 발상도 기발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한 조상의 지혜도 놀랍다. 스치기만 해도 살갗이 부풀어 터지는 옻을 닭과 함께 고아 먹을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놀라운 일이다. 더 재밌는 것은 “옻은 몸에 익혀야 한다.”며 피하기보다 더 가까이 해 서양의학의 면역요법을 실천했다는 사실이다. 내게 치명적인 두려움으로 각인된 그 옻에 관한 기억과 기대가 내 안에서 얽히고 있다. jeshim@seoul.co.kr
  • 과민성 방광 남자도 흔하다

    주로 여성들의 배뇨장애 질환으로 인식돼 온 ‘과민성 방광’이 남성에게도 흔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이 지나치게 예민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되면서 급박하게 요의를 느끼는 질환이다. 이는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갑자기 소변 욕구가 나타나는 ‘절박뇨’, 절박뇨 증상을 느끼면서 곧장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등으로 구분한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회장 이규성)는 국내 18세 이상 성인 남성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10%가 과민성 방광으로 진단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여성의 14%와 차이가 없는 수치다. 과민성 방광 유병률은 40대에 12.9%이던 것이 50대 16.1%, 60대 이상 23.7% 등으로 연령에 따라 급증세를 보여 60대 이상의 과민성 방광 유병률이 40대의 2배를 넘었다. 과민성 방광이 심각한 것은 대표적 남성 질환인 전립선비대증에 비해 삶의 질과 업무 생산성을 더 떨어뜨리면서 우울증 발현율도 높이기 때문. 학회 조사 결과, 남성 과민성 방광환자의 우울증 동반율은 23.6%로 정상인(7.4%)의 3배가 넘었으며, 전립선비대증환자(11.5%)의 2배가 넘었다. 또 과민성 방광으로 업무 생산성에 지장을 받았다는 응답자는 52.8%로 정상인(24.5%), 전립선비대증 환자(39.2%)의 응답률을 크게 상회했다. 그런가 하면 과민성 방광은 환자들의 성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민성 방광 때문에 성생활 만족도가 낮아졌다고 응답한 환자가 전립선비대증 환자(10.6%)보다 많은 21.6%에 달했다. 그럼에도 과민성 방광 환자 중 전문 치료를 받는 환자는 12%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3개월 이상 치료받은 환자도 병원을 찾은 환자 10명 중 4명에 그쳤다. 이규성 학회 회장은 “과민성 방광을 단순히 나이 들어 생기는 전립선비대증 정도로 여겨 방치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비뇨기과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약물치료를 하면 빠르게 증상이 개선되는 만큼 조기에 병원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충치·잇몸병도 없는데 입냄새 심하다면… 코·목 질환 의심해 보세요

    역겨운 입냄새만큼 난감한 것도 없다. 풍기는 사람이나 맡는 사람이나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입냄새는 충치·잇몸병 등 구강질환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숨은 원인도 있을 수 있다. 바로 코와 목 질환이다. 구강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입냄새가 가시지 않는다면 이비인후과에서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이비인후과 질환이 입냄새 유발 입냄새는 칫솔질이나 껌, 가글링 같은 일시적 방법으로도 잘 해소되지 않으므로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가장 흔한 입냄새의 원인은 충치나 치주염 외에 불량한 구강위생이나 낡은 보철물 등이다. 때문에 이런 질환이나 문제를 가졌다면 치아나 잇몸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구강위생에 문제가 있다면 식사 후 바로 칫솔질을 하되 치아뿐 아니라 잇몸과 혓바닥까지 꼼꼼히 닦는 게 좋다. 보철물이 낡아 문제가 된다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구강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입냄새가 심하다면 코나 목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갑자기 생긴 구취는 축농증이나 비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축농증이나 비염은 콧물을 동반하는데, 이 때문에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이런 구호흡은 입안을 건조하게 해 세균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조건을 만들게 되고 자연히 입냄새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런 질환은 콧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후비루(喉鼻漏) 증상을 초래하는데, 이 콧물이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역한 냄새를 생성하기도 한다. ●편도의 노란 알갱이는 냄새 덩어리 편도결석도 심한 입냄새를 만든다. 편도결석은 편도 분비물과 침, 구강 속 이물질이 섞여 만들어지는 누런 알갱이로, 심한 악취를 유발해 역한 입냄새를 풍기게 한다. 이런 편도결석은 타액의 분비나 기침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평소 입냄새가 심하고, 침을 삼킬 때 목에 뭔가 걸린 듯한 느낌이 있다면 편도결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후비루가 있으면 콧물 속 세균 때문에 편도결석이 더 잘 생긴다. ●원인질환 치료 후에도 지속적 관리 입냄새를 없애려면 원인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 특히 비염이나 축농증을 방치하면 만성화돼 치료가 어려우므로 초기에 잡는 것이 좋다. 비염이나 축농증이 초기라면 항히스타민제나 혈관수축제, 항생제 등으로 치료하지만 증상이 심할 때는 레이저나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편도결석은 의료용 흡인기로 빨아들여 제거하며, 마취가 필요없는 간단한 시술이다. 편도결석만 제거해도 입냄새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완화책일 뿐이며, 결석을 근본적으로 없애려면 수술로 편도를 제거해야 한다. 입냄새는 원인이 코와 목, 구강의 위생 상태에 있으므로 원인질환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식사 후에는 바른 방법으로 양치질을 하는데 이때 혓바닥을 닦는 것은 물론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의 치석이나 세균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또 입안이 마르지 않도록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래도 입냄새가 문제라면 이비인후과의 ‘구취클리닉’을 찾아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구취클리닉 주형로 박사
  • 1㎝ 이하 간세포암 진료 매뉴얼 마련

    대한복부영상의학회는 지름이 1㎝ 이하로 작은 간병변의 정확한 조기진단을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간세포 특이조영제를 사용한 자기공명영상(MRI)검사 두 가지를 모두 시행할 것을 권고하는 임상진료 매뉴얼을 최근 제시했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2㎝ 이하 간세포암의 진단 지침은 있었지만 1㎝ 이하 크기의 간세포암에 대한 진료 지침은 없었다. 이는 1㎝ 이하 크기의 간세포암은 조기 진단이 어려운 데다 기존 검사방법으로는 실제 양성이 아님에도 양성처럼 보이는 위양성 반응이 많이 나타나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신증후군

    [Weekly Health Issue] 신증후군

    주변에 걸핏하면 몸이 붓는다고 하소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콩팥이 문제인 경우가 많다. 이들 중 “의사가 콩팥이 안 좋대.”라고 말하는 사람이면 그래도 낫다. 더러는 엉뚱하게 민간요법에 매달려 증상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이런 경우라면 한번쯤 면역질환인 신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의료팀 조사 결과, 몸이 붓는 부종이 대표적 증상인 신증후군이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노령화와 맞물린 현상이다. 신증후군은 소변으로 요단백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몸이 붓는 질환으로, 이 때문에 콩팥이 쉽게 망가지는 등 문제가 여간 심각하지 않다. 이런 신증후군에 대해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양철우 교수로부터 듣는다. ●신증후군이란 어떤 질환인가 소변으로 요단백(주로 알부민)이 지나치게 많이 배출되면서 몸이 붓는 콩팥질환을 포괄적으로 신증후군이라고 한다. 수치상으로는 요단백이 하루에 3.5g 이상(정상은 0.15g 이하)이고, 혈중 알부민 수치가 3.0g 이하이면서(정상은 3.5g 이상) 전신 부종을 동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알부민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단백질로 간에서 만들어지며, 혈액의 순환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이런 알부민이 정상적으로 생산되지 못한다면 간경화, 지나치게 많은 양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면 신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혈중 알부민 수치가 감소하면 혈관 속 수분이 혈관 밖의 간질조직으로 빠져나가 체류하는데, 이 때문에 몸이 붓는 부종이 생긴다. ●신증후군 발생 경위를 설명해 달라 면역질환의 일종인 신증후군은 원인을 알 수 없는 1차성(원발성)과 원인이 확인된 2차성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의 경우 1차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차성, 즉 원인질환이 있는 경우 신증후군을 유발하는 질병으로는 B·C형 간염, 당뇨와 루푸스 등 자가면역질환 또는 특정 약제가 주로 꼽힌다. 여기에다 암의 초기 증상이 신증후군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따라서 60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신증후군이 생겼다면 종양에 의한 2차성 신증후군의 가능성을 감안, 이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과 발병 추이의 특이성은 아직까지 신증후군의 전국적인 유병률을 집계한 자료는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장질환이 신증후군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신증후군은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소아에게서 자주 발생해 부모들의 관심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최근 신증후군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빠르게 노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 신증후군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노인 신증후군의 경우 이뇨제와 식이요법 등 대증요법으로 치료했으나 최근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로 방향이 바뀌었다. 실제로 그런 접근이 효과적이라는 임상보고가 나오는 등 노인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신증후군의 원인과 함께 이상 단백뇨가 생성되는 이유를 설명해 달라 단백뇨는 소변을 만들어 내는 콩팥의 사구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알부민은 정상 콩팥이라면 사구체를 통해 빠져나오지 못하지만 신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는 단백을 걸러내는 사구체의 틈새가 넓어져서 알부민과 같은 큰 분자의 단백질이 쉽게 빠져나오게 된다. 이 경우 단백질 중 알부민만 빠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중요한 물질, 예컨대 비타민·호르몬 등도 함께 빠져 나오기 때문에 쉽게 전신적인 영양실조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처럼 사구체에서 단백이 빠져나오는 것은 인체의 면역학적 기능 조절장애로 생각된다. 실제로 신장 조직검사를 해보면 소변을 만드는 사구체에 면역복합체가 다량 침착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가장 흔한 증세는 몸이 붓는 부종이다. 특히 다리부터 붓기 시작하며, 아침에 나타난 얼굴의 부기가 오후가 되어도 빠지지 않는다. 초기 단계를 지나면 복수가 차기 시작하고, 폐에도 물이 차게 된다. 흔히 오줌을 눌 때 거품이 많이 생기면 요단백이 있는 것으로 여기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검사 및 진단법은 무엇인가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일단 신증후군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신장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신장 조직검사를 통한 조직학적 진단에 따라 치료 약물을 선택하게 되고, 또 약제에 대한 반응도 조직학적 진단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치료법 및 예후, 예상 질환의 후유증은 신증후군으로 생기는 전신 부종을 해결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소변으로 나오는 요단백을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대증적인 요법으로는 부종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면역억제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약물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에 사용하는 기본적인 약제는 스테로이드이며, 이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 사이클로스포린 등 2차 약제를 투여한다. 중요한 점은 신증후군을 완치하려면 환자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신증후군은 성인의 경우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약제를 서서히 줄이고,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 일단 면역억제제를 끊은 뒤 최소 1년 안에 재발하지 않아야 재발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며, 약제를 끊은 후 5년간 재발하지 않아야 완치에 도달했다고 본다. 신증후군의 치료에 있어 재발은 약제를 줄이는 과정 또는 약제를 끊은 뒤 6개월 이내에 발생하기 때문에 특히 이 기간에는 주의해서 환자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신증후군이 신부전 등과 상관성이 있나 신증후군은 만성 신부전의 중요한 원인이다. 신증후군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거나 관리하지 않으면 부종이 지속되고, 아울러 신장 기능이 서서히 감소하면서 결국 만성 신부전으로 이행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투석이나 콩팥을 이식하는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신증후군 환자가 지켜야 할 수칙

    흔히 부종이 생기면 콩팥이 나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물론 콩팥이 나쁘면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일반적으로 소변을 만들어 내는 기능이 감소된 급성 또는 만성 신부전을 일컫는다. 이에 반해 신증후군으로 발생하는 부종은 알부민 부족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따라서 신부전처럼 신장 기능의 저하로 생기는 부종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구분해서 봐야 한다. 그런 만큼 부종이 생겼다고 무조건 콩팥 기능이 나빠졌다고 걱정할 게 아니라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증후군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섭식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나트륨 함량이 많은 짠 음식은 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요단백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육류 등 고단백식을 통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고단백식을 하면 오히려 요단백이 증가한다. 게다가 고단백 식품은 지방과 함께 섭취하기 쉬운데 이 때문에 신증후군 환자는 흔히 고지혈증을 함께 가지므로 지방 성분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신증후군 환자가 일상적으로 준수해야 할 몇 가지 수칙이 있다. 양철우 교수는 “우선, 평소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이와 함께 생선회 등 날음식을 피해야 하며, 자칫 부종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운동도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양 교수는 이어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신증후군이라는 질병을 가볍게 여기거나 증상이 나타나도 적극적인 치료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신증후군은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만성 신부전으로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로봇 갑상선암 수술 흉터·합병증 최소화

    서울대병원 외과 윤여규·이규언 교수팀은 로봇을 이용해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바바 로봇수술’이 기존의 절개식 갑상선 수술에 비해 암을 제거하는 효과는 대등하면서도 흉터·출혈·합병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바바 로봇수술은 양측 겨드랑이에 0.8㎝의 절개창을, 양측 유륜 주위에 각각 0.8㎝와 1.2㎝의 절개창을 만들어 로봇팔을 삽입한 뒤 갑상선과 림프절을 절제하는 방법으로, 흉터와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2008년 서울대병원에서 직접 개발한 수술법이다. 연구팀은 바바 로봇수술의 효용성을 파악하기 위해 2008년 2월부터 2010년 1월까지 갑상선유두암으로 수술받은 411명 가운데 로봇수술을 받은 환자와 절개술을 받은 환자 108명씩을 선정, 수술 결과를 비교했다. 연구팀은 갑상선암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방사성 요오드치료를 적용했다. 연구 결과, 두 그룹의 방사성 요오드 섭취율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이는 로봇수술과 절제수술의 치료 효과가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규언 교수는 “바바 로봇수술은 기존 절개수술만큼 암을 깨끗하게 제거하면서도 출혈·합병증·흉터를 최소화하고 목소리와 부갑상선을 보다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다.”면서 “이런 점 때문에 갈수록 환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서울대병원 월드클래스센터 17곳 선정

    서울대병원(병원장 정희원)은 교육과 연구, 진료, 국제교류, 신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센터를 발굴해 인증하는 ‘SNUH 월드클래스센터(SNUH World Class Center) 인증’ 제도를 마련, 인증을 신청한 26곳 가운데 17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월드클래스로 인증받은 센터는 유방센터를 비롯, 인공와우·위암·종양영상·후두암·안감각기관·파킨슨·의료정보·장기이식·강박증·임상시험·신생아집중치료·대장암·소아심장·뇌종양·갑상선·감마나이프센터 등이다. 병원 측은 월드클래스센터 선정을 위해 지난해 12월 선정위원회를 발족, 6개월여간의 준비과정을 거쳤으며, 5개 평가 부문(교육·연구·진료·국제교류·신기술)에 대해 엄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2년에 한 번씩 재평가를 실시, 인증센터를 갱신하거나 새로 선정할 계획이다. 정희원 병원장은 “월드클래스센터 인증은 서울대병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도 바른 의료기관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한방 생명은 진맥… 표준화 계기 마련

    “한방 생명은 진맥… 표준화 계기 마련

    손목의 요골동맥을 짚어 맥동(脈動)을 감지하는 맥진은 한방 진료의 핵심이다. 맥동을 통해 오장육부의 병세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맥동으로 인체의 특정 질환을 찾아내는 일은 쉽지도 않을뿐더러 한의사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와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맥진 자체가 환자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방의가 첨단기술을 이용한 맥진기를 개발했다. 소리청한의원네트워크 황재옥 대표원장은 최근 “한 환자를 두고 여러 한의원에서 제각기 다른 체질을 말하거나 다른 진단을 내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이 같은 진맥의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해 ‘심안맥진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맥진기는 인체 27맥에서 형성되는 맥동의 세기·끊어짐·느림·빠름 등 6가지 기본 파형을 기본으로 무려 155종의 맥을 읽어낸다. 맥동을 전기신호로 바꿔 모니터에 표시되도록 한 것. 이 맥진기는 환자마다 일관된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치료 효과까지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황 원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방의 생명은 정확한 진맥이다. 이를 위해 첨단 과학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질병에 따른 맥의 파형을 일률적으로 정리해 이를 표준화해야 한다.”면서 “이런 점에서 심안맥진기는 한방 진맥의 표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다제내성균 특성·예방은

    [Weekly Health Issue] 다제내성균 특성·예방은

    다제내성균에 감염되기 쉬운 조건은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병원(특히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사람 ▲당뇨병·만성신부전 등 만성질환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진 사람 ▲재발하는 감염증으로 항생제 치료를 자주 받은 사람 ▲다제내성균에 감염 또는 보균 중인 환자와 가까이에서 생활하는 사람 등이다. 이런 다제내성균 감염질환은 세균에 따라 다르다. 병독성이 높아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치료의 관건인 MRSA는 가장 흔한 다제내성균으로, 주로 환자가 피부나 콧속에 보균하고 있다가 피부창상·폐렴·패혈증·관절염 등의 감염으로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병독성이 낮아 건강한 사람에게는 거의 감염되지 않는 VRE는 대장과 비뇨생식기에 잠복했다가 노인·면역 저하 환자·만성질환자·장기 입원자에게서 요로 및 창상감염·패혈증 등을 일으킨다. 주로 병원 중환자실에 장기 입원 중에 감염되는 MRPA는 피부 및 요로감염·욕창·폐렴 등을 유발하며, 병독성이 강해 암환자 등 면역 저하 환자의 중증 감염을 유발해 생명을 앗아가기도 한다. MRAB는 병독성이 낮아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위협이 되지 않지만, 중환자실 입원환자나 면역 저하 환자에게 폐렴·패혈증·창상감염을 유발, 사망에 이르게 하기도 한다. 대장균·클렙지엘라균·세라티아균이 포함돼 장기 입원환자나 면역 저하환자에게 요로감염·폐렴·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CRE는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카바페넴계 항생제에도 내성을 보여 치료가 매우 어렵다. 다제내성균은 직·간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된다. 따라서 감염을 차단하려면 노약자나 어린이는 병원 방문을 피해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거의 모든 다제내성균이 손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손씻기는 예방의 핵심”이라면서 “특히 최근 퇴원환자나 만성질환자·빈번한 항생제 투약 환자가 있을 때는 접촉 전후에 반드시 손을 씻고, 침대나 손잡이 등을 정기적으로 꼼꼼히 소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세균의 반란’ 다제내성균

    [Weekly Health Issue] ‘세균의 반란’ 다제내성균

    전 유럽이 슈퍼박테리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상황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잇따라 다제내성균이 출현한 데다 원인 미상의 감염질환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터라 긴장감은 더하다. 의학자들은 벌써부터 항생제 내성균이 인류에게 최대·최악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경계심 없는 항생제 처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세균의 반란’으로 불리는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에 대해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로부터 듣는다. ●다제내성균이란 무엇인가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다. 이런 세균은 더 강력한 항생제가 필요한데, 특히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치료제 선택이 매우 어려운 다제내성균을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른다. 예컨대 황색포도알균 중 메티실린내성균(MRSA)은 세팔로스포린 등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대표적인 다제내성균이다. 이런 MRSA 감염을 치료하는 마지막 항생제가 반코마이신인데, 이 반코마이신에 내성을 보이는 세균이 바로 슈퍼박테리아다. ●다제내성균은 어떻게 생성되는가 세균은 항생제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변이를 통해 내성을 갖는다.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면 스스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거나 다른 내성균으로부터 내성유전자를 전달받아 내성을 획득한다. 이때 항생제마다 각각 다른 내성유전자들이 내성을 명령하는데, 이렇게 해서 여러 가지 항생제에 대한 내성유전자를 보유한 세균이 다제내성균이다. 따라서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을수록 내성 획득의 기회가 많아져 다제내성균이 완성된다. ●최근 들어 다제내성균이 주목받는 이유는 1941년 페니실린이 임상에 처음 사용된 후 항생제는 ‘기적의 약’으로 통했다. 이후 다양한 항생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감염병이 크게 감소, 60년대에는 지구상에서 감염병이 사라질 수도 있다고 낙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80년대에 다제내성균이 출현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어 2000년대에는 거의 모든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세균의 대반격’이 보편화됐고, ‘기적의 치료제’인 항생제가 무력해지면서 세균에 감염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현실과 직면해야 했다. 이후 세계보건기구와 각국은 다제내성균을 신종인플루엔자와 함께 공중보건의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다. ●다제내성균의 감염 경로를 짚어달라 인플루엔자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과 달리 다제내성균은 사람 간의 직간접적인 접촉으로 감염된다. 감염 환자의 피부·소변 등 환자의 체액이나 대변, 상처의 고름 등에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또 환자 주변의 문고리 등 세균에 오염된 환경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거나 다제내성균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을 매개로 해 감염되기도 한다. ●다제내성균 감염병의 특징적인 증상은 다제내성균이 침범한 인체 부위에 따라 특징적인 증상과 소견을 보인다. 예컨대 호흡기감염은 열·기침·가래·호흡곤란 등을, 요로감염은 배뇨통·빈뇨·잔뇨감 등을, 피부 상처감염은 피부 발적·부종·통증·고름 등을 보인다. 또 혈액이 감염되면 열과 오한·두통·전신통 등이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아무런 증상 없이 보균 상태로 존재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세균 배양을 하기 전에는 감염 여부를 알 길이 없다. ●치료 및 그에 따른 예후와 부작용, 후유증은 치료는 항생제 감수성을 파악, 잘 듣는 항생제를 선택해 투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슈퍼박테리아가 아닌 다제내성균은 대개 효과적인 항생제가 있기 때문에 감염병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면 된다. 그럼에도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존해 감염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이런 상태에서 장기간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할 경우 당연히 부작용도 발생한다. 다제내성균 감염이 전신 감염으로 진행하면서 신장·간·뇌신경 등 여러 장기의 기능부전을 초래하는 후유증을 보일 수 있다. ●국내 다제내성균 감시체계는 어느 수준인가 현재 6종의 다제내성균을 의료 관련 감염병으로 지정, 표본감시를 하고 있다. 또 2006년부터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를 도입,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다제내성균 발생 현황은 어느 정도 파악된다. 그러나 다제내성균을 실제로 통제하고 감소시키기 위한 관리대책은 아직 미흡하다. 따라서 다제내성균의 진단역량 강화와 감염관리 전문인력 양성, 환자 격리실 및 감염관리 비용 보전, 국가 차원의 전담조직 설치 등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 ●일상적인 예방책과 예방수칙을 제시해 달라. 다제내성균은 주로 장기 입원 중인 만성질환자나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감염되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반인도 내성균에 감염돼 가족 등에게 전파시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런 다제내성균으로부터 건강을 지키려면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에 필요 이상의 과다한 항생제 투여를 피해야 하며, 항생제는 처방에 따라 용량·용법·투약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또 손씻기를 생활화하며, 어린이·노인·임산부·만성질환자나 면역 저하 환자는 가급적 병원 문병을 삼가야 한다. 필요할 경우 미리 백신 접종을 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책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깜부기 보리의 추억 면역력이란 과연…

    참 곤궁한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저만 그랬던 게 아니라 그 시절 자체가 곤궁이었습니다. 배가 고파 주변의 먹을 만한 거라면 뭐든 먼저 입으로 가져가는 그런 때였지요. 달착지근한 찔레 새순을 꺾어 먹거나 봄동 새순인 장다리를 먹었고, 밭두렁 잔디뿌리도 캐서 씹었습니다. 그때 장난 삼아 먹었던 또 다른 구황의 대책이 바로 깜부기였습니다. 노릇하게 여물어 가는 보리밭길을 지나다 보면 까맣게 곰팡이에 먹힌 깜부기 보리가 더러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어떻게 먹었을까 싶지만 그땐 생각없이 그 보릿목을 따 입에 넣고 씹어댔지요. 그게 말이 곰팡이에 먹힌 보릿목이지 씹으면 질감이 여간 부드럽지 않았습니다. 껄끄러운 생보리는 그렇게 씹을 엄두를 못 냈지만 깜부기는 그런 껄끄러운 느낌이 없어 마치 송홧가루로 만든 선과를 먹는 맛이었습니다. 이내 입안이 새까매지면 동무들끼리 그런 주둥이를 한껏 벌리고는 키득키득 웃어댔습니다. 지금 제 아이가 그런다면 화들짝 놀랄 일이지만, 암튼 저는 그렇게 자랐고, 살아남았습니다. 세상에, 곰팡이에 오염돼 까맣게 타들어가는 보릿목을 꺾어 입안에 넣고 씹어대다 뱉곤 했으니 요즘 건강관념으로는 도저히 이해를 못할 일임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게 더 건강한 생활방식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요즘에는 아이들, 자라면서 세균에 노출될 기회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좋은 일이지만 그게 인체가 경험함으로써 획득하는 면역력 관점에서는 취약한 조건이라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세균이 항생제에 적응력을 갖듯 우리 몸도 한번 경험한 세균에 대해서는 역시 적응력을 갖추니까요. 그렇다고 보면 자라는 애들 두고 너무 깔끔 떠는 것이 되레 문제를 키울 수도 있습니다. 요즘 유럽에서는 애들을 맨땅에서 뒹굴면서 자라게 한답니다. 애들을 막 키우는 게 아니라 다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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