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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2025-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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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ly Health Issue] 류머티즘의 관리법

    류머티즘 관절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가 중요하지만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규칙적인 운동이다. 비단 운동뿐 아니라 의사가 제시한 일상적인 건강수칙을 잘 따르는 것이 질환 관리에 도움이 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일반적으로 의료진이 권고하는 운동은 평지를 가볍게 걷기와 수영 등 물속에서 하는 운동, 실내자전거 타기, 강도가 약한 태극권 등이다. 대부분 관절에 체중이나 운동부하가 걸리지 않는 운동들이다. 관절의 염증이 아주 심한 상태가 아니라면 규칙적인 운동을 빼먹지 말고 꾸준히 하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은 관절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해주고, 심혈관계 기능을 향상시키며, 골다공증까지 예방할 수 있어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는 흡연의 폐해를 알아야 한다. 흡연은 관절염을 일으킬 뿐 아니라 악화시키기도 하는 중요한 요인이며, 꼭 류머티즘 관절염이 아니라도 전신적인 몸상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끊어야 한다. 이밖에 충분한 휴식과 수면, 스트레스를 피하는 여유 있는 삶의 태도가 필요하며, 체중이 증가하면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평소 과식을 피하는 게 좋다. 배상철 교수는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들은 다른 사람이 상상하는 것보다 많은 불편을 일상적으로 겪는다.”면서 “그렇다고 우울한 마음에 사로잡힐 게 아니라 반드시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꾸준히 약물치료와 운동요법 등을 병행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신종플루의 위력

    정작 큰 공포감은 바이러스의 위력이 아니라 ‘신종플루’라는 이름에서 왔다. 그저 그런 독감 수준의 바이러스일 뿐인데 거기다가 떠억 ‘신종’이라고 이름을 붙여놓자 사람들 생각이 달라졌다. ‘신종’을 유달리 독한 ‘별종’이나 ‘대책 없는 놈’ 쯤으로 인식한 것이다. 여기에다 연일 신문·방송이 침을 틔기며 시시콜콜 릴레이보도를 쏟아내자 사람들은 “정말 일 터지는 거 아냐?”라며 두려움을 가졌다. 실체보다 과대포장된 허상을 보고 공포감을 느낀 것이다. 지난해 이맘 때의 일이다. 물론 신종플루도 독감 정도의 위력은 갖고 있다. 엄밀하게는 그냥 독감일 뿐이다. 기존 인플루엔자보다 전파력이 강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지만…. 그 후 1년쯤 지나 냉정하게 돌이켜보니, 계절독감보다도 총체적인 위력은 떨어지는 것임이 입증됐다. 이를 두고 당시 해외에서는 세계보건기구가 개입된 ‘사기극’이라는 항의까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와 특정 백신 회사가 짜고 ‘쎄게’ 한 건 터뜨렸다는 의혹이었다. ‘신종’이라는 명칭도 그렇다. 알다시피 해마다 도래하는 인플루엔자는 모두 신형이다. 바이러스가 스스로 복제해 적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없는 듯 하자는 건 아니다. 작년이나 올해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미리 경계하고, 대비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들까지 “아이고, 다 죽었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지난해 같은 우매함은 털어내자는 말이다. ‘만사불여튼튼’이라고, 세상이 곧 뒤집히기라도 할듯 떠드는 것도 확실히 선전효과는 있다. 그러나 질병은 그렇게 다룰 일이 아니다. 예전 에이즈가 처음 확인됐을 때처럼 무슨 병 하나 때문에 마치 문명이 종말이라도 맞을 듯 하는 건 보기 딱하다. 지금이 ‘호환’ ‘마마’나 ‘호열자’, ‘장질부사’의 시대는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준동’(蠢動)하는 건 미혹의 세상에서나 있는 일이지, 지식이 지배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황당한 두려움보다는 차라리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잘 지키자고 다짐하는 게 훨씬 이익이다. jeshim@seoul.co.kr
  • 시린 이엔 칼륨·칼슘, 충치 예방엔 불소 성분… 치약도 골라 쓰세요

    시린 이엔 칼륨·칼슘, 충치 예방엔 불소 성분… 치약도 골라 쓰세요

    마트에 가면 수십 종의 치약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고르기가 쉽지 않다. 얼핏 “그게 그거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치약은 종류만큼 성분과 효능이 제각각이다. 따라서 치약은 치아 상태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잇몸질환과 치석상태, 시린 증상 등 구강 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약을 골라야 구강 건강도 지키고, 치과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성분부터 따져야 치약은 보통 한 종류를 온가족이 함께 사용한다. 그러나 치약마다 성분과 효능이 다르므로 치아 상태에 따라 다른 치약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치약에는 치석을 제거하고 치아를 빛나게 하는 연마제, 거품을 내는 기포제, 상쾌한 느낌의 착향제 등이 들어있다. 그러나 이런 성분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예컨대 치아가 마모돼 시린 증상이 있다면 연마제가 많은 치약을 피해야 한다. 충치가 걱정이라면 충치 유발을 억제하는 불화나트륨, 일불소인산나트륨 등 불소 성분이 든 치약을 골라야 한다. 치약의 기본적인 기능은 음식 찌꺼기와 치태를 세척하고, 충치를 예방하는 것이다. 충치의 원인은 당분이 세균에 의해 부패하면서 만들어진 산이 치아의 표면 법랑층을 녹여 세균이 쉽게 침투하게 만들기 때문인데, 불소가 함유된 치약은 치아가 산에 잘 견디도록 해 충치를 예방한다. 치주질환이 심한 사람은 소금, 초산토코페롤(비타민E), 피리독신(비타민B6), 알란토인류, 아미노카프론산, 트라넥사민산 등이 함유된 치약이 좋다. 소금도 치주질환 예방에 도움이 되지만 직접 칫솔에 묻혀 사용하는 것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치주질환은 한국인 5명 중 1명이 앓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이 중 잇몸에 염증이 생긴 치은염은 칫솔질만 잘해도 좋아지지만 잇몸 주변 조직까지 염증이 퍼진 치주염은 반드시 치과진료를 받아야 한다. ●시린이 치약은 하루 2번만 차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찬바람이 치아에 닿을 때 시린 증상을 느낀다면 시린 이 전용 치약이 도움이 된다. 치아가 시리면 흔히 치주질환인 풍치를 떠올리지만 시린 증상과 함께 잇몸이 욱신거리고 피가 나는 증상이 없다면 치경부마모증일 가능성이 높다. 치경부마모증은 잘못된 칫솔질 등으로 치아와 잇몸 경계 부위의 법랑질이 닳아 통증을 유발하는 증상이다. 이런 경우에는 인산삼칼슘, 질산칼륨, 염화칼륨, 염화스트론튬 등이 함유된 치약을 골라야 한다. 이들 성분은 노출된 상아질에 방어벽을 형성해 통증을 막고, 이가 시린 증상을 예방·완화해 준다. 단, 시린 이 치약은 치태 제거력이 약하므로 하루 2번만 사용하고, 1번 정도는 치석제거 성분이 든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치석이나 흡연 등으로 인해 치아가 누렇게 변색됐다면 이산화규소, 침강탄산칼슘 등 항치석 성분이 든 치약이 좋다. 이런 치약은 치아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치아를 빛나게 하는 연마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치약은 치석·치태 제거력은 좋지만 자칫 치아 표면을 마모시켜 시린 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린이는 충치 예방이 중요하므로 불소 치약을 고르되 불소 함유량이 1000ppm을 넘지 않아야 한다.또 불소 치약은 3세 이후부터 사용해야 치약을 빨아 먹거나 삼킬 위험이 적다.또 치약을 짤 때는 칫솔모 깊이 치약이 들어가도록 해야 거품이 지나치게 빨리 생기지 않아 3분동안 효과적으로 칫솔질을 할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목동중앙치과병원 변욱 병원장
  • 간·위·대장·소장 췌장·십이지장·비장 7개 장기 동시이식 성공

    간·위·대장·소장 췌장·십이지장·비장 7개 장기 동시이식 성공

    7살 은서의 소원은 햄버거를 맘껏 먹는 것이었다. 너무나 소박한 꿈이다. 그러나 은서는 태어날 때부터 소화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희귀질환 탓에 음식을 먹을 수 없었다. 음식을 먹어도 토하기 일쑤였고, 소화도 시키지 못했다. 지금껏 영양제 수액으로 생명을 이어왔다. 은서가 마침내 음식을 먹었다. 같은 또래 뇌사자로부터 받은 간·췌장·대장·소장·위·십이지장·비장 등 7개 장기를 동시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결과다. 새 삶의 기회를 얻었다. 어머니 김영아(33)씨는 “꿈만 같다.”고 했다. 지금껏 7개 이상의 복강(腹腔) 내 장기 이식수술에 성공하기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병원 소아외과 김대연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12일 선천성 희귀질환인 만성장폐색증후군을 가진 조은서양의 장기이식 수술을 했다. 병원 측은 “4개월이 지난 현재 매우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정상인과 달리 만성장폐색증후군 환자는 장이 운동을 못해 음식을 삼켜도 바로 토해 버리며, 그나마 삼킨 음식의 30%밖에는 흡수하지 못한다. 때문에 영양분의 대부분을 주사제로 보충해야 하는 질환이다. 1년 생존율은 87%, 4년 생존율은 70% 정도에 불과하다. 유일한 치료법은 장기 이식이다. 국내에 10명 정도의 환자가 있다. 은서는 태어난 이후 줄곧 병상 신세를 졌다. 2005년 미숙아로 태어나 만성장폐색증 진단을 받은 뒤 4살도 되기 전에 꼬인 위를 펴는 수술, 운동하지 못하는 장 때문에 대변을 보지 못해 대변 길을 바꾸는 결장우회술도 받았다. 수술 이후에도 장기의 기능은 회복되지 않았다. 더욱이 혈관 손상이 심해져 영양제 주사를 맞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2년 전부터는 간까지 손상이 심해졌다. 병원 측은 2년 전부터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를 통해 복강 속 거의 모든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준비해 왔다. 그러던 중 은서와 비슷한 나이의 뇌사자로부터 장기를 기증받았다. ‘역사적인 수술’이었다. 국내에서 7개 장기 동시 이식에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 그만큼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했다. 수술 시간만 9시간이 넘게 걸렸다. 김 교수는 “소아 장기 이식은 혈액형, 장기의 크기 등의 문제 때문에 성인 장기 이식보다 훨씬 어렵고 성공 확률도 낮다.”면서 “은서의 경우, 다행히 뇌사자와 많은 부분이 적합해 수술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은서는 수술 후 4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뗀 뒤 1개월 뒤 6년 넘게 맞아온 영양주사를 끊었다. 식사로만 영양을 섭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복세가 빨라 지금은 일반 병실에서 퇴원을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 김씨는 “천천히 밥 먹는 연습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생존 확률이 낮은 희귀질환자에게 장기 이식으로 완치 가능성을 열어준 중요한 성과”라면서 “은서의 강한 의지와 모든 의료진의 노력이 함께 이룬 기적”이라고 말했다.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닭서리 그 이후 …

    닭서리의 대미는 ‘해치우는 일’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듯, 한겨울에 식은땀 흘려가며 서리한 닭을 어떻게 먹어치우는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대사’를 감쪽같이 매조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들 눈에 안 띄는 옴팍한 산골짜기나 갯가에 화톳불을 피워 구워먹는 것입니다. 한데라서 좀 그렇지만 사방으로 날리는 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제법 괜찮은 갑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마른 나뭇가지를 그러모아 지핀 불 속에 그냥 서리한 닭을 던져넣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 뒤 불가에 둘러앉아 한 식경쯤 노닥거리다 보면 털이 새까맣게 그을려 오그라붙은 닭이 구수한 냄새를 풍깁니다. 엉겨붙은 털을 벗겨내면 잘 익어 뽀얀 닭의 속살이 드러나지요. 내장만 들어내고 준비한 깨소금에 툭, 찍어 넣고 짜릿하게 소주 한 잔 마시면 그 풍미를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갑책은 아니지만 얼큰하게 닭탕을 끓여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닭탕의 문제는 장소 제약이 따르고, 뽑은 털을 말끔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릅니다. 닭털, 그거 날리기 시작하면 골치 아픕니다. 닭서리 들통 나는 건 일도 아니지요. 해결책이 없는 건 아닙니다. 끓는 물을 부어 닭털을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이 방법이 좋지만 닭 좀 먹는다는 사람들은 이보다 수작업으로 털을 뽑은 뒤 불에 잔터럭을 살짝 그을린 걸 좋아하거든요. 닭탕을 끓일 때 냄새가 퍼진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고기 맛보기 어려운 시골에서, 한밤중에 구수한 닭탕 냄새가 진동하면 나중에 뒷감당 어렵습니다. 어쨌거나 닭 한마리 잡도리해 겨울밤을 안온하게 날 수 있었던 것은 생활공동체 의식이 강했던 옛적 시골에서나 가능한 일이었지요. 요새야 삶은 달걀 한 개만 훔쳐먹어도 당장 경찰 출동하니 엄두도 못 낼 일이거니와 장난 아니라면 굳이 남의 것 탐내면서 살 필요도 없지 않습니까. 문제는 함께 어우리져 산다는 정서의 교감인데, 다른 건 다 버려도 이것만은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뚝배기 같은 친구가 그렇듯 누군가 같이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 말로 정신건강에는 더 없는 보약이니까요.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교정치료때 주의사항

    지난해 초부터 치아 교정치료를 받고 있는 새내기 대학생 문주아(20)씨는 최근 들어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고 있다.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하는데, 겉으로 드러나는 게 싫어 치아 안쪽에 교정장치를 대는 설측 교정을 택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바깥쪽에 대는 것보다 교정 효과가 낮아 그만큼 치료 기간이 길어진다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런 설명을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효과도 그렇고, 치료 기간도 그렇고 해서 ‘하는 김에 바깥쪽 장치를 선택할 걸’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문씨처럼 처음에는 단순히 외양만을 고려해 치료 방식을 선택할 경우 나중에 후회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치료 효과가 더디고 기간도 길어지기 때문이다. 각각의 치료 방법은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으므로 치료 목적과 기간, 비용, 불편한 정도 등을 따져 처음부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정치료를 시작한 뒤에도 주의할 점이 많다. 더러 “치아 교정하면서 충치가 늘었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치료 중의 주의사항을 잘 지키지 않은 탓이다. 교정치료 중에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칫솔질로, 제 때,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양치질은 식사 직후에 해야 하며, 이때 치아나 교정장치에 음식 찌꺼기가 남지 않도록 꼼꼼히 닦아야 한다. 칫솔은 모발이 부드러운 것을 고르되, 치과에서 전용 칫솔을 구입해 사용해도 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허리 통증 심해지는데 병명 모를 땐

    주부 유모(46)씨는 오랫동안 허리 통증으로 고통을 겪었다. 좀 오래 앉았다 일어서려면 허리가 뻐근해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해야 했고, 30분 이상 운전하기도 어려웠다. 통증을 견디느라 허리를 숙인 채 가사일을 하거나 일이 좀 많았다 싶으면 다음 날 요통이 더욱 심해졌다.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야 디스크 섬유테 손상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척추강 조영술·CT검사론 확인 어려워 척추에 무리를 가하는 생활습관 때문에 만성 디스크질환을 앓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일을 하거나 무거운 물건 들기, 사고나 부상으로 충격을 받으면 수핵을 둘러싼 ‘섬유륜’이 갈라지거나 찢어져 ‘디스크 섬유테 손상증’이 발생한다. 훼손된 섬유륜 틈으로 디스크 수핵이 새어들어가 신경과 만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디스크 섬유테 손상증은 척추강 조영술이나 CT검사로는 확인이 어렵고, 대표적 디스크질환인 ‘디스크수핵 탈출증’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병리해부학이 발달하면서 만성 요통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는 대표적 척추 디스크질환임이 밝혀지고 있다. 디스크수핵 탈출증이 주로 엉덩이와 다리 또는 어깨와 팔이 아픈 증상을 보이는데 비해 디스크 섬유테 손상증은 요통·경추통·등배부통과 같은 척추 중심부 통증이 주로 나타난다. 척추 전문 우리들병원 이상호 이사장은 “디스크 섬유테 손상증은 이른바 ‘겉은 멀쩡한데 속이 병든 디스크’”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일반적인 검사로는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내시경 디스크 성형술’ 바람직 이 이사장은 “통증을 해소하기 위해 무조건 아픈 부위를 크게 제거하고, 주변의 건강한 조직까지 파괴해버리면 수술 후 합병증이나 후유증 위험이 커진다.”면서 “이런 디스크 섬유테 손상증은 통증을 유발하는 뒤쪽 섬유륜의 병변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내시경 디스크성형술’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내시경 디스크성형술은 피부와 근육을 절개해 벌리거나 척추뼈를 잘라내는 방법 대신, 볼펜심처럼 가느다란 내시경 관을 삽입해 뒤쪽 섬유륜의 병변만 선택적으로 치료한 뒤 섬유륜을 다시 봉합해주는 치료 방식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초콜릿의 두얼굴

    초콜릿의 두얼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전후해 초콜릿 소비가 급증한다. 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초콜릿을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콜릿이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초콜릿에는 항산화작용을 하는 폴리페놀이 많이 들어있지만 피부의 탄력성분인 콜라겐을 변성시키기도 한다. 맛을 기준으로 보면, 당분이 주는 ‘달콤함’은 피부 탄력을 떨어뜨리고, 폴리페놀의 ‘쌉싸름’한 맛은 노화를 늦춰준다. 맛과 영향이 반대인 셈이다. ●당분이 콜라겐 변성시켜 초콜릿의 달콤함은 주원료인 카카오의 맛이 아니라 첨가물로 넣은 설탕이나 물엿 등 당분의 맛이다. 당연히 다크 초콜릿보다 밀크 초콜릿의 당분 함량이 높다. 이 단맛이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린다. 왜 그럴까. 당분을 섭취하면 혈당이 오르고, 혈당이 오르면 활성산소와 함께 최종당화산물(AGE)이라는 물질이 체내에 축적된다. 문제는 피부의 탄력을 책임지는 콜라겐이 바로 이 AGE의 공격에 무척 취약하다는 점. 이 때문에 콜라겐이 AGE의 영향으로 변성돼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기능성화장품 중에는 이런 원리를 역으로 활용해 AGE의 발현을 억제시키는 제품도 적지 않다. AGE 외에 활성산소도 피부 노화를 유발하는 중요한 인자다. 활성산소는 기본적으로 호흡을 통해 생기며, 인체는 일정 정도의 활성산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활성산소가 필요 이상 많으면 문제가 된다. 술과 담배, 스트레스, 무리한 운동 등이 체내 활성산소의 발생을 촉진하는 요인들이다. ●노화 억제하는 폴리페놀 이런 활성산소는 산소 분자가 하나 더 붙어 있는 불안정한 구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산소를 하나 떼어내 안정된 구조를 가지려는 성질이 있는데, 그 결과 다른 세포가 산화되는데 이 때문에 노화가 촉진된다. 다시 말해 활성산소가 많을수록 노화가 빨라진다. 초콜릿의 폴리페놀은 이런 활성산소의 활동을 억제해 노화를 늦춘다. 혈당이 높아지면 피부 노화가 촉진된다는 사실은 네델란드 라이덴대학교 연구팀의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602명의 혈당을 측정한 뒤 평가단으로 하여금 외관상 나이를 예측하게 한 결과,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정상인 사람에 비해 평균 1년 6개월이나 더 나이 들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초콜릿의 카카오 성분은 노화를 늦추는 작용을 한다. 초콜릿의 가장 중요한 성분인 카카오에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를 무력화시켜 활성산소에 의한 노화를 막아준다. 따라서 카카오 함량이 높을수록 항산화 효과가 커지며, 좋은 초콜릿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점차 초콜릿의 카카오 함량이 높아지는 추세다. ●카카오 함량 높은 제품 골라야 이처럼 두 얼굴을 가진 초콜릿을 제대로 즐기려면 설탕은 적고 카카오 함량이 높은 제품을 골라야 한다. 카카오 함량이 높아 쓴맛이 너무 강하면 중탕으로 살짝 녹여 우유를 섞어 먹어도 된다. 또 초콜릿은 당분과 카카오버터 등의 함량이 높은 만큼 한 두 조각 정도만 먹는 게 좋으며, 초콜릿에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기 위해 과일과 함께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훈성형외과 우동훈 원장
  • [Weekly Health Issue] 치아교정 치료

    [Weekly Health Issue] 치아교정 치료

    치아 교정이 대세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에 더해 치열을 바로잡아 좋은 인상, 만족스러운 자기 이미지를 만들겠다는 욕구의 발현이다. 이 때문에 방학이면 치과병원에 치아를 교정하려는 환자들이 줄을 선다. 이런 현상 탓에 과거 질병 치료 차원에서 이뤄지던 치아 교정이 이제는 삶의 과정에서 한번쯤 거쳐야 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과잉’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선택은 개인의 몫이며, 이런 개인의 판단을 과잉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치료의 결과로 건강과 자기만족을 얻기 때문이다. 이런 치아교정술에 대해 강동경희대병원 치과병원 교정과 강윤구 교수로부터 듣는다. ●치과 교정치료란 어떤 치료인가. 교정치료는 윗니와 아랫니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과 치아 배열이 고르지 않은 치열 불균형, 그로 인해 발생한 안면의 형태 이상을 예방·치료해 정상적인 형태로 회복시키는 것을 말한다. 치과 교정치료는 구강조직을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며, 조화로운 얼굴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삶의 질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환자의 정신 건강과도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음은 물론이다. ●교정치료가 왜 필요한가. 부정교합의 악영향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부정교합의 악영향은 크게 생리적인 영향과 심리적인 장애로 나눌 수 있다. 생리적인 영향으로는 잘 씹지 못하는 저작기능장애, 발음장애, 턱뼈 및 잇몸뼈 발육장애, 턱관절장애에다 충치나 잇몸질환, 외상 가능성 등을 들 수 있다. 심리적인 장애는 환자들이 교정치료를 원하는 1차적 요인으로, 겉으로 드러나는 얼굴의 미적 기준인 안면 심미감을 떨어뜨려 열등감이나 자존감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교정치료는 누가 대상이 되는가. 부정교합의 유형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치아성 부정교합과 골격성 부정교합으로 나눈다. 치아성은 환자의 안면 골격은 정상이지만 치아 배열이 좋지 못하거나, 위아래 치아가 잘 맞물리지 않거나, 안면 골격과 치아의 위치가 서로 조화롭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골격성은 위턱과 아래턱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로, 흔히 말하는 주걱턱, 작은턱(새턱), 얼굴비대칭, 장안모(긴 얼굴) 등을 말한다. 이렇게 턱뼈가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치아도 덩달아 틀어지는데, 이런 사람은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교정치료가 필요한 객관적인 기준이 따로 있나. 교정치료의 객관적인 기준은 부정교합이다. 물론 딱 떨어지는 기준을 세울 수는 없지만 여전히 환자의 주관적인 필요성이 치료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또 상실된 치아를 복원하기 위해 주변 치아를 정리하는 교정도 있다. ●교정치료의 종류와 장단점을 상세히 짚어 달라. 교정치료는 치료 단계와 치료 대상, 치료 장치의 유형 등에 따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하다. 이 가운데 환자들이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문제는 교정장치에 따른 분류로, 환자가 스스로 착탈할 수 있는 가철성 장치와 착탈이 불가능한 고정성 장치로 나뉜다. 가철식은 식사 때나 중요한 일정이 있을 때 스스로 떼어낼 수 있어 편하고, 장치를 떼어내고 칫솔질을 할 수 있어 구강 위생에도 유리하다. 그러나 착탈 때문에 정밀한 치아 이동이 어려우며, 특히 치아의 뿌리까지 완전히 원하는 위치로 이동시키기가 어렵다. 여기에다 환자가 착용을 게을리할 경우 치료기간이 길어지는 단점도 있다. 주로 성장기에 사용하는 성장 교정장치나 성인의 치열 교정에 사용되는 투명장치도 가철식에 포함된다. 고정식은 치아에 교정장치를 부착해 착탈이 불가능하게 만든 장치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된다. 재질에 따라 금속·레진·세라믹장치 등이 있으며, 부착 위치에 따라 일반 장치(치아 바깥면에 부착)와 설측 장치(치아 안쪽면에 부착)로 나뉜다. 고정식은 착탈이 불가능해 식사 때나 칫솔질을 할 때 불편하지만 정밀한 치아 이동이 가능하며, 환자의 협조에 관계없이 치료 진행이 가능하다. 레진이나 세라믹을 이용한 장치는 치아와 색이 비슷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드러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장치가 견고하지 못해 떨어지거나 부서질 수도 있다. 설측 장치는 치아 뒷면에 부착하므로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혀의 움직임이 제한을 받는 것이 문제다. ●이런 치아교정이 턱뼈교정과는 어떻게 다른가. 성장기 아동이 위아래 턱뼈 사이에 부조화가 나타난 경우 턱뼈의 성장을 조절해 주는 근기능 장치나 악정형 장치를 사용해 위아래 턱뼈가 균형적으로 성장하도록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장치는 치아의 이동보다 턱뼈의 성장 조절이 목적이므로 가능한 치아 이동은 최소화하되 턱뼈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도록 해야 한다. 반면 치아 위치를 잡아주는 교정장치는 치아의 위치 이동이 주요 목표이며, 턱뼈의 성장 조절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보면 된다. ●치아교정 효과와 적절한 교정치료 시기는. 영구치열기가 완성되고, 성장이 활발한 중학생 때가 치아 이동도 빠르고, 치료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부작용도 적다. 그러나 연령이 여기에 못 미치더라도 치열 공간이나 치아 위치에 문제가 있어 영구치가 제대로 자리 잡는 것을 방해할 경우에는 조기에 치열 교정을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턱뼈의 부조화로 인한 턱교정 수술은 안면의 성장이 완전히 안정화된 성인기, 즉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정치료 비용에 부담… 정책적 대안은 없나. 어려운 질문이다. 최소한 안면기형 환자에 대한 치과 교정치료 만큼은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대사증후군 대물림

    부모 모두가 대사증후군을 가졌으면 자녀의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무려 8.7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팀은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전국 4657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모의 대사증후군이 자녀에게 대물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대사증후군은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의 혈중 수치가 40㎎/㎝ 이하이면서 혈압(130/85㎜Hg), 혈당(110㎎/㎗), 혈중 중성지방(150㎎/㎗)은 높고, 복부비만(9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보통 이 가운데 3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판정한다. 분석 결과, 자녀의 대사증후군 발생위험도는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을 가졌을 경우가 8.7배, 부모 한쪽만 대사증후군을 가진 경우가 4.2배로 각각 분석됐다. 평균연령 40대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각 30.3%, 15.2%였고, 이들의 10대 아들과 딸은 각각 3%, 1.9%의 유병률을 보였다. 이 자료로 볼 때 전체 10대 청소년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3%로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그러나 부모가 대사증후군 상태이거나 비만한 자녀일 경우 대사증후군 발생위험도가 급증했다. 부모가 대사증후군이 없는 경우, 비만인 자녀의 대사증후군 발생 유병률은 18.2%였다. 반면 한쪽 부모만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비만인 자녀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29.2%로 높아졌고, 양쪽 부모 모두 대사증후군이고, 자녀가 비만인 경우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53.9%로 급증했다. 연구팀은 부모의 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을 보이는 유전적 요소와 함께 식습관, 운동습관 등의 환경적 요소가 자녀에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미정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운동량이 절대 부족하고, 한식 위주의 식생활이 줄면서 집 밖에서 사먹는 고단백·고칼로리의 동물성 지방섭취가 늘고 있다.”면서 “청소년기의 복부비만, 고지혈증, 고혈당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성인병으로 연결되는 만큼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심근경색 치료제 등 3종 출시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 현황과 전망은 모든 난치성 질환자들에게 ‘포기할 수 없는 희망’이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허가한 치료제는 3종. 지난 1월에는 그동안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첨단 바이오신약의 신속 제품화 지원 정책에 따라 동종 제대혈 유래 연골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과 자가지방 유래 크론성 누공 치료제 ‘큐피스템’이 허가를 받았으며, 앞서 지난해에는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가 허가를 취득했었다. 퇴행성 또는 반복적 외상으로 인한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연골 손상 치료제로 허가된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은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로는 세계에서 처음 품목 허가를 얻었으며, 인공관절 치환술 이전의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크론병에 따른 누공 치료제인 안트로젠의 ‘큐피스템’ 역시 세계 첫 지방 줄기세포 치료제로, 아직 대체 치료제가 없는 희귀 질환인 크론병 환자에게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곧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보이는 치료제로는 메디포스트의 조혈모세포 이식 보조 치료제, 파미셀의 급성 뇌경색 치료제와 만성 척수 손상 치료제, 안트로젠의 복잡성 치루 치료제 등이 꼽힌다. 이들 치료제는 현재 임상 2∼3상 단계에 와 있다. 또 임상 1상 단계의 치료제로는 알앤엘생명과학의 자가지방 유래 버거병 치료제와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호미오세라피의 동종 골수 유래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 코아스템의 자가골수 유래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치료제, 제대혈 줄기세포 응용 사업단의 하지허혈증 치료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메디포스트 대표 양윤선 박사는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치료제는 빠르면 1년, 늦어도 3년 안에 제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직 이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지만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향후 3∼7년 내에 상용화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타 치료제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근시환자 시신경 이상은 성장과정 변형 탓

    근시 눈에서 흔히 관찰되는 시신경 이상이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시신경 모양이 변형되어 발생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김태우 교수팀은 2003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이 병원을 방문한 17세 이하 근시 어린이 118명의 시신경을 추적 검사한 결과 51명(43%)의 어린이에게서 7~10세 사이에 시신경의 모양이 변형되는 것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근시 환자는 선천적으로 취약한 시신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의료팀 연구에 따르면 근시 환자들 가운데 43%에서 7~10세 사이에 시신경 모양이 일부 뒤틀리거나 사라지는 시신경 변형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시에서 녹내장이 잘 생기는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녹내장은 점진적으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결국 실명에 이르기도 하는 질환으로, 근시가 녹내장의 위험 요인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왔다. 그러나 근시 눈을 가진 사람들에게 왜 녹내장이 잘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어린 시절 근시가 발생하면서 시신경이 변형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축적되면서 시신경 손상을 초래해 결국 녹내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어려서부터 근시를 예방하는 생활 습관을 기른다면 신경 손상은 물론 근시로 인한 녹내장까지 예방할 수 있음을 이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안과 분야 최고 학술지인 ‘안과학’(Ophthalmology) 최근 호 표지논문으로 채택됐다. 김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근시 눈에서 자주 관찰되는 시신경 이상이 선천적인 것이 아님이 밝혀졌다.”면서 “4세 전후부터 일주일에 최소 10시간 이상 야외 활동을 하는 생활 습관을 기른다면 근시 발생 정도를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시신경이 녹내장에 취약해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6.0 디옵터 이상의 고도 근시는 30세 이전에 녹내장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알레르기성 비염·천식 치료길 열려

    국내 의료팀이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인 알레르기성 비염·천식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인하대병원(의료원장 박승림) 이비인후과 장태영·김영효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알레르기 비염 및 천식 유발과 관련된 ‘항-인터루킨-33 항체’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인터루킨-33’은 알레르기 반응의 유발 및 지속과 관련되는 호산구, 비만세포, 호염기구 등 다양한 세포와 반응해 알레르기 반응을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인터루킨-33의 작용을 차단하는 항체를 투여해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의견이다. 연구팀은 알부민에 의해 유발된 알레르기 비염 및 천식을 가진 실험 동물에 항-인터루킨-33 항체를 주사했다. 그 결과 비염으로 인한 코 주위 피부의 손상이 현저히 개선되었을 뿐 아니라 조직검사 결과 코 점막 및 폐 조직에 심하게 침윤되어 있던 염증 세포들도 감소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료팀이 주사한 항체의 양은 이전 연구에서 사용한 다른 항체의 50분의1에 불과했으나 알레르기 치료 효과는 더 우수했으며 독성도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알레르기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 ‘유럽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회지’(Allergy) 최근 호에 게재됐다. 장태영 교수는 “앞으로 ‘항인터루킨-33’의 항알레르기 기전을 밝히고, 인체에 사용할 수 있는 항체를 개발하면 각종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차세대 면역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쿵! 고령자 낙상 잘못하면 큰 탈

    쿵! 고령자 낙상 잘못하면 큰 탈

    혹한의 날씨에 폭설까지 더해지면서 병원마다 낙상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낙상을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노인들은 시력이 떨어져 있는 데다 동작도 굼떠 잘 넘어진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골다공증으로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고관절 등에 골절상을 입을 수 있으며,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가진 경우 ‘골절 후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위험한 고령자 골절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은 심각한 부상이다. 고관절 골절상을 입으면 통증이 심해 아예 움직이려 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침상 생활이 길어지면서 욕창·폐렴·요로감염·섬망 등의 합병증이 빈발해 의외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통계상으로도 노년층 고관절 골절의 경우 1년 안에 12∼20%가 사망하고, 생존해도 보행 시 보조기구가 필요한 경우가 24%, 아예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도 2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을 외상이 아닌 노인 질병으로 간주해 특별히 관리한다. 고관절 골절의 기본적인 치료는 내고정술이다. 수술을 통해 최단 시간에 거동을 가능하게 해 합병증을 최소화하며, 장기적으로는 부상 전과 같은 보행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다. 수술 시기에 대해서는 의사들마다 견해차가 있으나 가능한 한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골절 형태에 따라 활강 고나사나 골수강 내 금속정으로 골절 부위를 고정하며, 특별한 만성질환이 없다면 수술 2∼3일 후부터 휠체어나 보조기를 이용해 거동할 수 있다. ●골다공증 있으면 최악 노인들의 고관절 골절은 예방이 최선이다. 특히 겨울에는 외출을 자제하거나 눈길, 빙판길을 피해서 걸어야 한다. 실내라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의외로 욕실이나 거실에서의 낙상사고가 많다. 따라서 노인이 있는 가정에서는 조명을 밝게 하고, 거실이나 욕실 바닥에 카펫이나 미끄럼 방지용 깔개를 까는 것이 좋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장갑을 껴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도록 하고, 움직임이 불편한 두꺼운 옷도 피하도록 한다. 골다공증도 문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약한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므로 평소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를 통해 이를 예방해야 한다.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 척추질환, 파킨슨병 등으로 걸음이 불안정하면 넘어지기 쉬우므로 서둘러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두통 남는 낙상은 위험신호 눈길이나 빙판에 넘어져 머리를 다쳤다면 두통의 양상을 잘 살펴야 한다. 크게 넘어지지 않았더라도 머리를 부딪혔다면 뇌출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뇌혈관 및 뇌실질에 손상이 있으면 2∼3일 후에 구역·구토·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머리를 다쳤다면 수일간 주의 깊게 경과를 살펴야 한다. 정진만 고려대 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머리를 다치면 급작스러운 뇌출혈이 생기기도 하지만 서서히 진행되는 뇌출혈이 더 위험하다.”면서 “특히 초기 증상 없이 수일 뒤에 증상이 나타나는 뇌출혈이 더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머리를 다친 후 하루 이상 두통이 계속되거나 출혈이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대안산병원 정형외과 서동훈·신경과 정진만 교수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암 완치와 관해 사이

    의료계에서 암을 치료한 결과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될 때 쓰는 말이 ‘관해’(寬解·Remission)라는 용어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 단계에서는 더 이상 치료할 필요가 없는 단계’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자에게는 이보다 더 기분 좋은 말이 있을 수 없지요. 그러나 곱씹어보면 의문이 남습니다. 왜 ‘완치’나 ‘치료 끝’ ‘치료 성공’ 등 이해가 쉬운 많은 말을 놔두고 어려운 ‘관해’를 사용하느냐는 것입니다. 아시겠지만 아직도 ‘암을 완치할 수 있는’ 표준 치료법은 없습니다. 다양한 시도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치료법이 있을 뿐이지요. 이를테면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통해 암 병소를 줄인 뒤 수술로 이를 제거하는 방법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수술을 먼저 하든, 방사선 치료를 먼저 하든 환자의 몸에서 모든 암세포를 완전하게 제거하기란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암세포가 세균이나 기생충처럼 사람 몸속에 있으면서도 인체와 다른 생리적 기전을 가진 이물질이 아니라 바로 인체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현재의 진단 기술로는 몸속의 모든 암세포를 낱낱이 찾아낼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아무리 항암제를 먹고, 방사선을 쐬고, 수술을 해도 어딘가에 미세한 암세포가 남아 있을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이런 가능성을 아는 탓에 의사들은 함부로 완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정의 암 치료 과정을 모두 마친 뒤 5년 이내에 재발하지 않으면 관해(완치)라고 말합니다만, 이때도 완치라는 용어 사용을 주저합니다. 사실 아무리 치료가 잘됐다 해도 그게 언제 재발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5년 후, 10년 후가 될 수도 있고 생전에 안 나타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또 암이 다시 생겼다고 그게 재발인지 새로운 암인지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암은 다루기가 어렵다는 뜻이지요. 그렇다고 너무 낙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암은 진단받은 환자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모두에게 가능한 병이며, 의술의 발전이 눈부셔 머지않아 이를 말끔하게 지배할 날 또한 반드시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줄기세포 치료제

    [Weekly Health Issue] 줄기세포 치료제

    근래 들어 국내에서 줄기세포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면서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전문 기업인 메디포스트가 동종(타가)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 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을 개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획득했다. 세계적으로도 줄기세포 치료제 1∼3호가 잇따라 국내에서 선을 보이는 ‘무서운 질주’가 시작된 셈이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기존 질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질병 치료의 혁명’으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난치와 불치의 영역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줄기세포 치료제의 개발 현황과 전망에 대해 임상병리학 전문의이자 줄기세포 전문 기업 메디포스트의 대표인 양윤선 박사로부터 듣는다. ●먼저, 줄기세포 치료란 무엇인가. 줄기세포란 신경, 혈액, 연골 등 인체의 특정 세포로 분화되기 전의 상태에 있는 세포로, 이를 이용해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에서 줄기세포를 체외에서 배양·증식하거나 선별하는 등 물리적·화학적·생물학적 방법으로 조작해 제조하는 의약품을 줄기세포 치료제라고 한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지금까지 화학 성분의 의약품으로는 극복하지 못했던 각종 난치성 질환 치료의 열쇠가 될 수 있어 현대 의학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배아 또는 성체(제대혈, 지방, 골수 등)줄기세포를 분리하여 계대 배양을 통해 증폭시킨 후 치료 효과에 대한 사전 실험과 함량, 순도, 오염 여부 등 품질검사를 거쳐 엄선된 세포로 원료를 조성한다. 이를 냉동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부형제(투여 전에 줄기세포 원료 의약품과 섞어주는 약품)와 함께 주입한다. ●현재 임상 적용 가능한 치료제는. 현재 세계적으로 3종의 줄기세포 치료제가 공급되고 있으며 모두 국내에서 개발됐다. 지난해 7월 자가골수 줄기세포를 이용한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파미셀)가 나온 데 이어 올 1월 동종(타가)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무릎 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메디포스트)과 자가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크론병 누공 치료제 ‘큐피스템’(안트로젠)이 품목 허가를 취득했다. ●이들 치료제의 확인된 성과는. 현재 출시된 3개 치료제 외에도 국내에서는 7개 업체가 13개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메디포스트의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과 발달성 폐 질환 치료제 ‘뉴모스템’을 임상 1상 투여를 마치고 분석 중인데, 특히 ‘뉴로스템’의 경우 세계적으로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적응증으로 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뉴로스템’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 중 하나인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이상단백질의 축적을 차단하고 뇌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치료제로, 삼성서울병원 신경과에서 치매 환자들을 대상으로 제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밖에 메디포스트의 조혈모세포 이식 보조치료제, 파미셀의 급성 뇌경색 치료제와 만성 척수 손상 치료제, 안트로젠의 복잡성 치루 치료제 등이 임상 2∼3상 단계에 있다. ●줄기세포 치료의 한계는 없는가. 성체 줄기세포의 경우 임상시험에서 드러난 부작용이나 한계는 없다. 단 배아 줄기세포의 경우 종양 발생 위험이 있고 이식 시 면역 거부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줄기세포 치료는 어디까지 확장될까. 줄기세포의 치료 영역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3∼5년 후 현대 의학의 주요 화두는 줄기세포를 통한 재생의학이 될 것이며, 특히 아직까지 현대 의학이 극복하지 못한 뇌·신경·뼈·연골·심장·혈관·폐·척수 등에 생기는 각종 난치성 질환이 줄기세포의 주요 대상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30여종의 치료제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임상 2∼3상 이상 단계에 있는 치료제만 해도 90여종에 이른다. 품목 허가를 받은 치료제는 우리나라가 가장 많으며, 임상시험 상위 단계에서는 미국이 가장 앞서 있고 한국과 스페인, 벨기에, 이스라엘, 네덜란드, 프랑스, 인도, 캐나다 등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 비용과 향후 추이는. 급성 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의 경우 1800만원, 최근 출시된 무릎 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은 1바이알에 600만원, 크론성 누공 치료제는 1바이알에 300만∼400만원 선의 비용이 예상된다. 이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용이며 향후 보험 급여가 적용된다면 환자 부담은 크게 낮아질 것이다. 여기에다 단 1회 투여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는 매우 효과적이다. 아직은 1세대 줄기세포 치료제만 출시되고 있지만 향후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추고 제형과 시술 방법을 경제성 있게 개선하면 치료비는 훨씬 낮아질 것이다. ●최근 국내 연구 성과가 이어지는데….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연구 환경은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편이다. 우선 정부가 줄기세포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삼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생명공학 분야의 우수한 연구 인력도 풍부하다. 또 벤처 투자가 활성화되어 있고 산학연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개방형 혁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 같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정책 문제는.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는 정부 지원이나 정책이 상당히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의 성공 사례를 늘리기 위해서는 임상시험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으며 희귀 질환 치료제 지정 등 각종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기업과 대학이 연구·개발에 더욱 활발히 나서야 하며, 민간 연구·개발 자금이 줄기세포 분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아산의학상’ 고규영 KAIST 교수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제5회 아산의학상 수상자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고규영(54) 교수를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고 교수는 기존의 혈관내피 성장인자(VEGF) 이외에 또 다른 성장인자인 ‘안지오포이에틴2·Ang2’가 혈관의 새로운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데 이어 두 인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이중혈관 성장 차단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공로를 기려 수상자로 선정했다. 고 교수의 이 연구 결과는 2010년 8월 암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캔서 셀’(Cancer Cell)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국내 연구진이 주도한 연구 업적이 ‘캔서 셀’지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된 것은 고 교수가 처음이었다. 시상식은 오는 9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Weekly Health Issue]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아주 흔한 질환은 아니다. 각막에 미세한 상처가 날 경우 여기에 단백질이 지속적으로 엉겨 붙어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실명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유전성 안질환으로, 최근 라식과 라섹이 유력한 시력 개선 치료법으로 부각되면서 함께 유명세가 따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런 논란이 수그러들었지만 라식·라섹 초창기만 해도 종종 이 질환이 문제가 됐다. 일부 안과에서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라식·라섹수술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전에 간단하게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이 개발돼 그런 부담을 크게 줄였다. 이런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로부터 듣는다. ●먼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란 어떤 질병인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의 정식 병명은 ‘제2형 과립형 각막이상증’이다. 1988년 이탈리아 아벨리노 지방에서 이민을 온 가족에게서 처음 발견돼 붙여진 이름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나이가 들어가면서 양쪽 눈의 각막 중심부에 비정상적으로 단백질이 축적되어 생긴 각막 혼탁이 점점 진행되다가 종국에는 시력을 잃기도 하는 유전 질환이다. ●최근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간의 유전자는 쌍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가운데 하나의 유전자에만 이상이 있으면 이형접합자, 두개의 유전자에 모두 이상이 있으면 동형접합자라고 한다. 이형접합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10대에 각막 혼탁이 생겨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해지다가 50∼60대에 이르면 시력 저하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평균 수명이 50대였던 옛날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던 병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시력에 대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하게 됐다. 여기에다 이 병을 사전에 검진할 수 있는 유전자검사법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라식이나 라섹 같은 시력교정술이 보편화되면서 사전 검사 없이 수술받은 이형접합자에게 시력 저하가 발생한 점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이 관심을 끈 계기가 됐다. ●유병률은 얼마나 되며, 발생 추이의 특징은 무엇인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서양보다 동양에 더 많은 질환으로, 한국·베트남·일본에서는 가장 흔한 기질 각막이상증이다. 국내에서는 아벨리노 이형접합자의 발생 빈도가 870명당 1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를 490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약 5만6000명 정도가 환자라는 의미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자기 생활을 시작해 일찍 아이를 낳아 기르던 시절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유병률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인구가 늘든 줄든 한국인이 존재하는 한 ‘870명당 1명꼴’이라는 국내 유병률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은 무엇인가.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5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형질 전환 생장인자인 베타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유전자의 일부 돌연변이가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변이된 ‘βigh3’ 유전자의 생성물인 ‘βigh3 단백질’이 중심부 각막 기질에 침착하면서 시력 저하를 유발한다. ●단계별 증상과 스스로 감지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을 짚어 달라. 동형접합자의 경우 3∼5세부터 심한 각막 혼탁이 발생하고, 병증이 빠르게 진행해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육안으로도 각막 중심부가 하얗게 보인다. 이런 증상이 부모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경우 대개 양쪽 부모 모두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이형접합자의 경우 자각 증상만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대개 10대부터 각막에 흰 점이 몇 개 나타나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수가 많아지고 넓어져서 시력 감소와 눈부심, 명도 대비 감소로 인한 불편감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런 이상증상은 병증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는 거의 못 느낄 뿐 아니라 자외선 노출이나 콘택트렌즈 사용 여부에 따라 진행 정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졌다면 미리 안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진단 방법과 진단 기준을 설명해 달라. 과거에는 안과에서 주로 사용했던 현미경을 통해 혼탁 양상이나 깊이를 파악하는 등 임상적인 진단을 했다. 능숙한 안과 의사는 이런 방법으로도 어느 정도 병명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병의 유전자 이상 부위가 밝혀져 예전과 달리 진단이 간편하고 정확해졌다. 구강 상피세포나 채혈을 통해 환자의 세포를 채취한 후 유전자검사를 통해 확진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이 유전자를 가진 사람과의 결혼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가. 그렇지 않다. 인간은 무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완벽한 인간은 없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가졌더라도 젊을 때는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을 못 느낀다. 다만 나이를 먹은 뒤가 문제인데, 그것도 크게 걱정할 건 없다고 본다.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어서 치료법에도 많은 진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형접합자끼리 혼인할 경우 자녀 중 4분의1의 확률로 동형접합자가 태어날 수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벨리노 각막이상증과 관련한 정책상의 문제는 없는가.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국내에 비교적 흔한 유전질환으로, 앞으로도 일정한 비율로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조기에 찾아내 악화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 국민 건강 차원에서 필요하다. ‘유전 질환인데 두고 볼 수밖에 없지 않나.’라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병증의 진행을 억제하기 위한 연구에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측면을 바로 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일선 안과 의사들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파해야 한다. 또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을 심화시키는 환경은 정상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이런 점을 도시 건설의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레이저 절제술로 조기치료…각막 얇다면 이식해야

    어려서부터 심한 혼탁이 생기는 동형접합자라면 시력 발달과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적 레이저각막절제술로 중심부 각막의 혼탁을 제거하는 것이 최근의 보편적 치료법이다.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도 중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시행하는 ‘결막피판 각막이식술’ 등이 대표적이다. 재발할 경우 같은 치료를 되풀이해 적용한다. 이형접합자의 경우 대개 50세 전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므로 자외선 차단 안경이나 하드콘택트렌즈를 착용하면서 경과를 관찰하다가 혼탁으로 시력에 문제가 되면 레이저각막절제술을 시도한다. 일부에서는 레이저수술 후 혼탁이 심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50세 후에는 재발이 느리고, 각막 이식보다 경과가 좋기 때문에 가능하면 정교한 레이저수술을 권한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는 “각막 혼탁을 제거하는 깊이는 의사마다 다르지만 ‘가장 얇게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그 과정을 곧 미국 각막학회지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어 “혼탁이 깊으면 레이저로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막이식술을 시행해야 한다.”면서 “레이저 시력교정술 후에 재발한 경우, 이미 각막이 얇아져 있으므로 남은 각막의 두께가 충분하면 레이저각막절제술을, 그렇지 못하면 각막이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레이저각막절제술은 혼탁의 깊이가 너무 깊을 때는 적용이 어렵고, 또 혼탁을 완벽하게 제거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큰 수술에 속하는 각막이식술을 최대한 늦출 수 있고, 각막이식술에 동반되는 거부 반응이 없으며 시력 회복 기간이 빠르고 잔여 각막 두께가 충분하면 반복 시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각막이식술 중 전층각막이식술은 깨끗한 각막을 이식하므로 깊은 혼탁까지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거부 반응 위험성과 수술 합병증의 부담이 남는다. 김 교수는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최근에는 각막의 뒷부분은 남겨두고 앞부분만 이식하는 ‘심층전부각막이식술’을 시행해 거부 반응과 합병증의 빈도를 줄이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약제 개발을 위해 최근 2종의 후보 물질을 찾아냈으며 후속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동향을 전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생간 즐겨 먹단 ‘몸 상하고 돈 날리고’

    간(肝)이나 천엽 등 동물의 내장을 생으로 먹으면 기생충에 감염돼 경우에 따라서는 암으로 오인받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임재훈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대한의과학지 1월 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생간을 즐겨 먹는 한국인의 식습관 탓에 ‘개회충증’에 쉽게 감염되며, 이 때문에 다른 병으로 오인돼 불필요하게 비싼 검사를 받거나 심지어는 수술이나 항암 치료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개회충이 인체에 들어와 걸리는 개회충증에는 우리나라 성인의 약 5%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개회충 알이 있는 흙을 통해 감염되지만 소의 생간을 먹어 감염되는 경우도 많다. 개회충은 체내에서 간이나 폐에 기생하는데, 길이 0.5㎜의 작은 기생충이 간과 폐조직에서 움직이면서 염증을 유발한다. 이런 개회충증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감염되어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하면 염증이 작은 결절로 보여 암으로 오인하기 쉽다. 또 개회충증에 걸리면 혈액 성분 중 호산구가 증가하는데 이 때문에 알레르기나 암으로 오인해 다양한 검사를 하기도 한다. 임 교수는 “소의 간을 날로 먹다가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은 물론 비싼 영상검사나 조직검사를 받기도 하며, 드물지만 항암치료와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면서 “특히 위암이나 대장암에 걸린 환자가 소의 생간을 먹을 경우 그 가능성이 더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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