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심재억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 차별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57
  • [Weekly Health Issue] 시력 빼앗아가는 녹내장

    [Weekly Health Issue] 시력 빼앗아가는 녹내장

    녹내장이 무서운 것은 실명을 부른다는 사실뿐 아니라 실명에 이르는 과정을 알아채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전문의들은 ‘조기 검진’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 녹내장을 가진 환자 10명 중 조기에 발견해 치료받는 경우는 고작 1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은밀하게 시력을 앗아가는 녹내장의 병리는 안압에서 시작된다. 즉, 안구의 안압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방수의 유입과 배출이 균형을 잃어 안압이 올라가는 등의 이유로 시신경이 손상을 입어 종국에는 시력을 잃게 되는 것. 이처럼 조용하지만 무서운 녹내장을 두고 세란안과 이은석 원장과 얘기를 나눴다. ●녹내장이란 어떤 질환인가 녹내장이란 안압이 높아지는 등 다양한 위험요인으로 시신경이 손상되고, 이에 따라 시야가 좁아지며,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는 무서운 안과 질환이다. 과거에는 안압이 21㎜Hg이상으로 높을 때만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생긴다고 믿었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은 녹내장 환자 3명 중 2명이 안압이 높지 않으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정상안압 녹내장(저안압 녹내장)이라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이런 녹내장은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녹내장이 왜 문제가 되는가 실명 요인인 다른 안과 질환과 달리 녹내장은 실명이 진행될 때 자각증상이 없다. 다른 질병처럼 시력이 조금씩 떨어져 실명에 이른다면 이상하다고 여겨 병원을 찾겠지만 녹내장은 시력이 유지되면서 시신경이 손상된다. 결국 시신경이 거의 다 손상돼 중심시력이 저하되는 실명 단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타깝게도 녹내장으로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그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특히 녹내장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최근의 유병률과 발생 추이를 짚어 달라 녹내장은 국내 유병률이 비교적 잘 조사돼 있는 질병 중 하나다. 2007년부터 2년간 한국녹내장학회가 충북 금산군 남일면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내 유병률은 3.7%이며, 전국의 녹내장 환자는 70만명 정도로 추산됐다. 아쉬운 것은 유병률 조사 시기에 녹내장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분의1인 7만명(2006년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그쳤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녹내장 환자 90%가 자신이 녹내장을 가진 사실조차 모르거나 알고도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녹내장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유병률이 크게 증가해 40대에 1.2%이던 것이 60대에는 4.2%, 80대에는 10%에 이른다. ●녹내장을 유형별로 구분하고, 발생 원인을 설명해 달라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형과 폐쇄각형으로 구분한다. 이는 눈을 채우고 있는 방수가 버려지는 통로, 즉 하수구 역할을 하는 전방각이 열려있나, 닫혀 있나를 기준으로 삼은 구분법이다. 다 같은 녹내장이지만 발병 형태나 증상은 매우 다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녹내장은 개방각형으로, 자각증상이 없이 시야가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르는 유형이다. 반면 폐쇄각형은 급격한 안압 상승으로 두통·안통이 나타나 조기 발견이 비교적 쉬운 유형이다. 두 유형 모두 시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지만 폐쇄각형은 방수를 배출하는 전방각이 막혀 안압이 상승하는 경우이고, 개방각형은 안압 상승뿐 아니라 다른 원인이 작용해 시신경이 손상되는데,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녹내장이 실명으로 이어지는 경위를 설명해 달라 안압상승 등 다양한 이유로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고, 결국 실명에 이른다는 게 대체적인 경위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면 목표물뿐만 아니라 주변도 같이 보이는데, 녹내장 초기에는 이런 범위, 즉 시야가 좁아지게 된다. 이런 변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는 이런 사실을 말기, 즉 중심시야가 손상될 때야 인지하게 된다. ●증상은 무엇이며, 자각증상은 없는가 아쉽게도 녹내장은 심각한 단계에 이를 때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시야가 점차 좁아지다가 실명에 이르게 되는데, 대부분의 환자가 실명 직전에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녹내장의 발견과 치료가 늦어지게 되고, 그래서 녹내장에 의한 실명이 많다. 현재 국내에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녹내장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 정도에 불과하다. 즉, 대부분의 녹내장 환자들이 지금도 녹내장으로 자신의 시신경이 손상되고 있음을 모르고 있다는 뜻이다. 간혹 높아진 안압 때문에 두통, 안통이 있을 수 있으며, 시력이 저하되기도 하지만, 안과 검사를 통해 찾아내는 것 말고 자각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진단 및 검사 방법을 소개해 달라 진단을 위해서는 안과 검사의 기본인 세극등검사가 필요하며, 시신경 손상 여부와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시신경 유두검사와 시신경 OCT검사, 그리고 시야의 협착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시야검사 등을 시행한다. 또 경우에 따라 뇌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뇌 영상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안압이 높은 녹내장이든, 정상안압 녹내장이든 지금까지 가장 확실한 치료는 안압을 추가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다행히 대부분의 경우 하루 한두 번만 점안하는 안약만으로도 안압이 잘 조절되고 있다. 안약에 의한 안압 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레이저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통해 안압을 낮춰야 한다. 녹내장은 어떤 방식이든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녹내장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는 데다 전체 환자의 극히 일부만 치료받는다는 현실을 감안, 최소한의 치료조차 못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정기적인 안과 검진의 제도화가 절실하다. 녹내장이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인 것은 진단이나 치료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스스로 녹내장을 가진 사실조차 몰라서 초래되는 일이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실명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책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기침 달고 사세요? 원인 콕 집어드리죠!

    기침 달고 사세요? 원인 콕 집어드리죠!

    기침은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올 때 이를 차단, 배출하기 위한 인체의 방어반응이다. 그런가 하면 위에서 위산이 역류할 때도 기침이 난다. 이런 기침은 불편한 생리활동이지만 이물질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1차 저지선 역할이기도 하다. 감기에서 보듯 기침은 대부분 후두나 기도 등에 자극이 가해질 때 반사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와 달리 비염·축농증·천식·만성기관지염·인후두역류증·위식도역류증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다. ●2주 지나도 기침 안 멎으면 병원으로 기침은 지속기간을 기준으로 3주 이내면 급성, 3∼8주는 아급성, 8주 이상이면 만성으로 분류한다. 급성·아급성 기침은 감기나 급성 부비동염(축농증)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만성기침은 축농증·알레르기비염이 주요 원인이며, 만성기관지염이나 천식도 만성기침을 유발하지만 빈도가 높지는 않다. 상기도감염(감기)이나 계절성 후두염에 의한 기침은 치료와 함께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1∼2주를 넘기지 않는다. 따라서 2주가 지나도 기침이 진정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야 한다. ●비염으로 일상생활 문제되면 수술도 기침은 ‘에취’, ‘콜록콜록’ 등 소리와 가래 유무에 따라 마른기침과 진기침으로도 분류한다. 마른기침은 ‘에취’하는 가벼운 소리가 나고, 가래를 동반하지 않는다. 흔한 원인 질환은 비염이다. 비염은 재채기가 2주 이상 지속되고, 코끝이나 눈 주위가 가려우면서 맑은 콧물이 흐른다. 비염이 의심되면 이비인후과에서 피부반응검사로 원인물질을 찾아 회피하거나 항히스타민제 등 항알레르기 약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흔히 비염 3대 증상인 기침과 콧물, 코막힘은 분무형 스테로이드제나 혈관수축제를 사용하면 빠르게 진정된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불편할 만큼 코막힘이 심하거나 코뼈가 휘어진 비중격만곡증이라면 수술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다. 비염은 치료 못지않게 관리가 중요하다. 외출 후에는 손발 등을 깨끗히 씻고, 생리식염수로 콧속을 세척하며, 실내습도를 50% 정도로 유지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기관지 유발검사로 천식 유무 판단 기도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인 천식은 마른기침과 함께 숨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이 있으며, 숨이 가쁘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동반된다. 하지만 천명이나 호흡곤란 없이 기침만 하는 이형 천식도 있다. 천식은 기관지유발검사로 진단한다. 기관지를 자극하는 물질을 점점 농도를 높여 들이마시게 한 뒤 기관지 수축과 숨이 찬 정도, 폐활량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천식으로 인한 발작성 기침에는 기도를 확장시키는 흡입형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푸르거나 누런 콧물… 축농증 대명사 쿨럭거리면서 가래가 있는 진기침과 함께 목이 간지럽고 이물감이 느껴지면 축농증일 가능성이 높다. 축농증은 콧물과 가래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서 기관지를 자극해 진기침을 유발한다. 푸르거나 누런 콧물이 나고, 콧물에서 냄새가 나며, 고열과 코막힘이 나타나기도 한다. 흔히 축농증과 감기를 혼동하는데, 감기와 달리 축농증은 머리를 숙이면 뺨과 눈 주위가 아프거나 38도가 넘는 고열이 나며, 윗어금니 쪽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축농증은 X레이 등으로 쉽게 진단하며, 약물이나 부비동 세척 등으로 치료하나 만성이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콧물도 쌕쌕도 없다면 역류성 질환 콧물이나 천명 없이 마른기침이 계속되면 역류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역류질환은 위산이 역류해 식도나 인후두를 자극, 기침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위산 등이 식도를 자극하는 위식도역류증과 인후두까지 올라오는 인후두역류증이 있다. 기침과 가슴 쓰린 증상이 있으면 위식도역류증, 목이 쉬거나 목에 이물감이 있으면 인후두역류증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후두역류증은 후두암과 증상이 흡사해 주의해야 한다. 만약 음주·흡연을 오래한 40대 남성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후두암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한다. 후두암은 간단한 후두내시경을 통해 90% 이상 진단이 가능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정도광(코전문클리닉) 원장·주형로(두경부전문클리닉) 박사
  • [Weekly Health Issue] 녹내장 관리·예방법

    유순정(여·58)씨는 2년전부터 시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안경점에 찾아가 두세 번 안경을 바꿨다. 그러면 처음 며칠은 잘 보이는 듯 하다가 이내 눈이 침침해지곤 했다. 그러다 가족들 권유로 안과에 갔다가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검사 결과, 오른쪽 눈은 녹내장이 많이 진행돼 거의 실명 단계였다. 그나마 왼쪽 눈이 녹내장 초기라는 게 다행이었다. 녹내장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약물을 투약했지만 이미 대부분의 시신경이 손상된 오른쪽 눈은 시력을 되돌릴 방법이 없었다. 이은석 원장은 “다행히 왼쪽 눈은 녹내장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기 전이어서 최소한의 시력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녹내장은 치료가 어렵지는 않다. 증세에 맞춰 한두 가지 안약을 투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그러나 자각증상이 없어 시신경이 대부분 손상된 말기에 발견되는 게 문제다. 유씨의 경우 다행히 왼쪽 눈마저 시력을 잃기 전에 발견돼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지는 않았지만 양쪽 눈에서 비슷하게 녹내장이 진행되는 경우 치료시기를 놓치면 시력 상실을 피하기 어렵다. 이은석 원장은 “2008년 한국녹내장학회의 역학조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녹내장 환자 중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는 녹내장이 있는지도 모른 채 실명에 이르는 시신경 손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이어 “특히 자각증상이 없는 녹내장은 방치가 곧 실명”이라면서 “반면 적기에 진단만 이뤄지면 간단한 안약 투약만으로도 얼마든지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만큼 다른 질환이 없더라도 40대 이후에는 1년에 1번 정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머리 빠져 스트레스 치료 미뤄 스트레스 그래서 더 구멍 숭숭

    탈모 환자들은 탈모로 인해 강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지만 치료를 기피해 더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 등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대한피부과학회(이사장 계영철)는 ‘제10회 피부건강의 날’을 맞아 탈모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삶의 질과 치료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결과, 거의 모든 환자들이 탈모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강하거나 매우 강하다고 응답한 환자가 20대 93.8%, 30대 76.6%, 40대 62.7%, 50대 61.2% 등으로 나타나 젊을수록 정도가 심했다. 특히 항상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20~30대 환자가 27.8%로, 전체 평균 13.7%의 2배에 달했다. 일상생활 중 탈모로 어려움을 겪을 때가 언제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사람을 만날 때가 63.3%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이성관계(41%)를 들었다. 또 병원을 찾기 전에 가장 많이 접하는 자가처방으로 샴푸와 에센스 등의 화장품류나 일부 의약외품을 든 사람이 86.2%나 됐다. 학회 관계자는 “흔히 사용하는 탈모 관련 샴푸는 임상적으로 발모나 탈모 방지효과가 검증된 치료제가 아니라 단순한 화장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탈모관리에는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학회 측은 “병원 치료 전에 탈모관리에 지출한 비용이 10만~100만원 43.7%, 500만원 이상이 19.7%로 조사됐다.”면서 “아직도 많은 탈모환자들이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비의학적인 방법에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지만 여기에서 얻는 만족도는 고작 10%에 그쳤다.”고 소개했다. 학회 이석종 홍보이사는 “대부분의 탈모 환자가 고민을 하면서도 병원을 찾는 시기는 늦다.”면서 “국내 탈모환자 대부분이 탈모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혈액형 달라도 췌장이식으로 당뇨병 치료 길 열어

    혈액형 달라도 췌장이식으로 당뇨병 치료 길 열어

    혈액형이 달라도 췌장이식을 통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한덕종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교수는 당뇨합병증으로 중증의 만성 신부전이 발병해 복막(腹膜)투석으로 연명하던 러시아인 환자 타티아나(37·여)에게 혈액형이 다른 아버지 니콜라이(60)의 신장과 췌장 일부를 떼어 동시에 이식하는 ‘혈액형 부적합 췌장·신장 동시이식술’을 시도, 국내에서 처음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한 교수는 1992년 국내 최초로 췌장이식을 성공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혈액형 부적합 장기이식은 간과 신장을 대상으로만 이뤄졌으며, 췌장은 면역거부반응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특히 췌장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분해하는 췌장액을 분비, 무엇보다 정교한 수술이 필요한 기관이다. 한 교수는 혈액형이 다른 기증자의 췌장과 신장이 환자에게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혈액형이 B형인 타티아나에게 면역억제제를 주입, 혈장교환술 등의 수술전 처치를 한 뒤 A형인 니콜라이의 췌장과 신장을 떼어 이식했다. 수술은 지난달 4일 실시됐다. 수술 한달가량이 지난 현재 타티아나는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 산책이 가능할 만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당뇨 수치는 수술 전에 정상인의 6배가 넘는 680㎎/㎗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정상치인 110㎎/㎗을 유지해 인슐린 공급을 중단했다. 사실상 당뇨가 완치 단계에 이른 것이다. 타티아나는 13세 때부터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 제1형(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을 앓아 수술 전까지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 4년 전부터는 당뇨합병증인 만성신부전이 발병, 주기적으로 투석까지 받기 시작했다. 타티아나의 남편 알렉산드리(42)는 서울아산병원의 의료 수준을 확인, 지난 3월 5일 타티아나와 니콜라이 등과 함께 입국했다. 한 교수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환자의 췌장이식술 성공으로 국내 장기이식술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것은 물론 당뇨병으로 고생하는 수많은 환자를 근본적으로 완치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는 “사실, 한국을 찾을 때만 해도 큰 기대를 안 했는데 이런 결과를 얻게 돼 너무 행복하다.”면서 “한국이 마치 천국처럼 여겨진다.”고 기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하루 1시간 맑은 콧물·코막힘… 알레르기비염?

    맑은 콧물과 함께 터져나오는 발작성 재채기에다 코가 막혀 숨쉬기도 힘들고, 가렵기까지 하다. 이 무렵이면 찾아오는 알레르기비염 증상이다. 알레르기비염은 전체 인구의 10∼30%가 가질 만큼 흔하며, 최근에는 환경오염 등으로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발병 연령대도 낮아져 환경부 조사에서는 전국 초등학생의 38.6%가 이 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서도 의사 진단율이 24.5%나 됐다. ●흔히 감기로 알지만 증상이 비슷해 흔히 감기로 오인되는 알레르기비염은 ▲맑은 콧물 ▲발작성 재채기 ▲코막힘 ▲코의 가려움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하루 1시간 이상 계속되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하지만 한쪽 코만 막히거나, 노랗고 냄새가 나는 콧물이나 끈적한 후비루가 같이 있는 경우, 콧속이 아프고, 반복적으로 코피가 나거나 냄새를 맡지 못하는 증상 등은 알레르기비염과는 별 관계가 없다. 특히 미취학 아동에게서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감기가 아니라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일 가능성이 높다. ●유발 물질 피해야 알레르기비염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IgE’(알레르기반응을 유발하는 항체)의 수치로 진단한다. 치료는 회피요법·약물요법·면역요법이 주로 쓰인다. 회피요법은 이상적인 치료법이나 모든 유발물질을 피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약물치료 역시 일반적으로 많이 적용되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면역요법은 약물요법이나 회피요법이 효과가 없거나, 문제의 항원에 대한 과민반응이 입증되고, 이 항원에 의해 증상이 유발될 때 적용하는 치료법이다.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을 낮은 농도에서 높은 농도로 바꿔가며 정기적으로 주사나 경구용 치료제를 처방해 면역력을 길러주는 방법이다. 하지만 아토피나 음식알레르기에는 효과가 미미하며, 다른 면역계 이상이 있거나 임신 중에는 적용할 수 없다. 이전에는 피하주사 방식이 많이 사용됐으나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설하 면역치료(SLIT)가 확산되고 있다. 부작용도 피하주사 요법보다 적고,사용법도 간단하기 때문이다. ●예방법 알레르기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 ▲감기와 독감 예방 ▲청결한 실내환경 ▲황사 및 꽃가루철의 외출 자제 ▲꾸준한 치료 및 관리 등이 필요하다. 산모가 임신 중에 담배를 피우면 태아의 알레르기 위험이 높아진다. 간접흡연으로 담배 연기에 노출된 아이도 생후 1세 때 알레르기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 감기나 독감도 문제다. 바이러스성 코질환은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을 유발·악화시킬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손씻기가 기본이다. 실내 청결도 중요하다. 실내에서 알레르기비염을 일으키는 대표적 항원인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려면 카펫을 없애고, 꼼꼼한 물청소와 햇볕에 침구류를 잘 말려 사용해야 한다. 또 황사나 꽃가루가 날리는 날은 외출을 삼가거나 방진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으로 꾸준히 관리해 천식·축농증·중이염 등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알레르기비염은 천식,축농증 등과 관련이 많다. 20∼38%의 알레르기비염 환자는 천식을 동반하며, 축농증 환자 40%가 알레르기비염을 동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이건희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자녀의 행복은…

    옛적 제가 살았던 동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젊어서 생을 마친 돝머리 아주머니가 생각납니다. 돝머리란 저두(猪頭)라는 친정 마을의 옛 이름이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한 해 보리타작이 끝날 무렵 저수지에 빠진 여섯 살 난 아들을 건져내고는 서른몇 짧은 나이에 삶을 접었지요. 그는 수영을 못 했답니다. 밭일을 하다가 얼핏 아들이 둑에서 저수지로 미끄러져 텀벙거리자 ‘몸뻬’ 바람에 장마로 물이 잔뜩 불어난 저수지에 뛰어들었지요. 그의 단말마적 비명 소리를 들일하던 다른 사람들이 들었지만 너무 멀어 어찌 해볼 도리도 없었더랍니다. 허우적거리다 둑에서 멀어져가는 아들의 멱살을 쥐어다 물 밖으로 내던지 듯 밀쳐 낸 뒤 힘이 다했는지 자맥질 몇 번 하고는 이내 가라앉더랍니다. 얼마 뒤 부리나케 모여든 마을 장정들이 어찌어찌 건져냈으나 그날 밤을 못 넘기고 절명하고 말았습니다. 장정들이 들어다 안방에 눕혔는데 몇 시간을 그렁그렁 숨소리만 내뱉더니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답니다. 뒤늦게 넋이 나간 친정어머니가 달려와 “자식 귀한 줄만 알고 제 몸 중한 줄 모르는 년”이라며 우짖었지요. 그랬더니 돝머리 아주머니가 잠깐 정신을 차리고는 “그래도 거미 새끼 같은 저거 살려놨으니….”라며 눈을 감더랍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가없는 헌신(獻身)의 진정성에 가슴이 울울합니다. 우리 부모들은 그렇게 자식을 키웠습니다. 요샛말로 자식에게 자신의 삶을 ‘몰빵’한 거지요. 그걸 행복이라 여겼으니 삶이 힘겨워도 자식들 자라는 모습에서 위안을 얻었습니다. 사는 일이 고해였던 세상에 자식 말고 다른 희망을 구하긴들 쉬웠겠습니까. 당신은 어버이에게서 받은 그런 사랑을 자녀들에게 어떻게 물려주시는지요. 공부가 답이라고요. 그건 한 개인의 삶이 취할 수 있는 많은 조건 중 하나일 뿐이지 결코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공부가 답이기도 하지만 다른 답도 얼마든지 있다는 뜻이지요. 어린이날 즈음에 생각해 봅니다. 마치 눈가리개를 한 경주마가 질주하듯 정말 공부만 해대면 우리 자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 어려운 문제이지만, 제 생각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당뇨망막병증 특징과 예방법

    초기에는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없지만 병증이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라면 스스로 알 수 있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는 시력 저하다. 여기에다 날파리증, 변시증, 눈부심, 대비감도 저하, 중심암점, 시야 장애 등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안과를 찾아 검사를 해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당뇨망막병증의 경우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이런 중에도 망막의 미세혈관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는 점이다. 미세혈관에서 누출이 일어나 중심부 망막(황반)이 붓는 부종이 생기면 시력이 저하되기 시작한다. 이어 병증이 출혈로 발전하면 시야에 검은 점들이 나타나거나 구름처럼 시야가 가리는 날파리증이 나타난다. 또 망막 상태에 따라 사물이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 얼굴 식별, 즉 대비감도가 잘 안 되거나 눈부심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 단계에서 더 발전하면 중심암점이나 시야 장애가 나타난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 이성진 교수는 “일부는 이런 증상을 단순한 노화 등으로 오인해 치료의 적기를 놓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사전 조치는 당뇨 예방이다. 이를 위해서는 식이요법과 함께 혈당 관리, 고혈압 조절, 콜레스테롤 낮추기, 비만 조절, 금연, 적절한 운동 등이 필수적이다. 이 항목들은 당뇨망막병증 예방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너무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런 예방 조치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건강 수칙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당뇨병이 발견되면 즉시 눈 검사를 시행하고 이후 정기적으로 망막 검사를 해야 한다.”면서 “당뇨병에 걸렸다 해도 적절한 의료적 조치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의 시작을 늦춘다면 그만큼 실명 위험도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자신의 줄기세포로 사지마비 치료 길 열린다

    척수 손상으로 사지가 마비된 환자를 자신의 줄기세포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국내에서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용 교수팀은 만성 척수손상 환자 10명의 척수 부위에 자가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주입하고 장기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이 중 3명에게서 증상이 호전되는 변화를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전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자가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한 척수손상 부분의 상처가 사라지는 변화를 국내 최초로 자기공명영상(MRI)을 통해 촬영함으로써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들 환자들은 발병일로부터 최소 1개월에서 최대 8년이나 경과한 만성 척수손상 환자들로, 이 가운데 3명은 제한적이나마 일상생활이 개선될 만큼 팔의 운동기능이 향상됐다. 특히 이들 가운데 1명은 불완전한 감각만 있을 뿐 운동기능이 전혀 없었지만 치료 후 손가락 운동기능을 측정한 결과, 치료 전에 2단계인 ‘수축은 가능하나 관절운동이 불가능한 상태’이던 것이 치료 후에는 6단계인 ‘능동적 정상 관절운동이 가능한 상태’로 크게 개선됐다. 운동기능 측정이란 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6단계로 나눈 평가로, 근육 수축이 전혀 없는 1단계에서 정상적인 관절 운동이 가능한 6단계까지 세분돼 있다. 전 교수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는 입증됐지만 몇몇 환자에서 팔의 일부 힘만 좋아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줄기세포의 치료 효율이 높지 않을 수 있다.”면서 “향후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홍삼 먹으면 기미·주름 개선효과”

    홍삼을 지속적으로 먹으면 기미는 물론 주름, 아토피 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병원 피부과 김문범·송마가렛 교수팀은 홍삼의 진세노사이드와 페놀 성분이 체내 항산화 기능을 강화해 자외선-B로 인한 색소 침착을 줄일 뿐만 아니라 홍반과 기미 중증도를 모두 낮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25명의 여성 기미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하루에 3g의 홍삼 분말을 섭취하도록 한 뒤 색소침착과 홍반의 정도, 기미 중증도 등을 분석한 결과, 색소침착은 평균 184.3에서 159.7로 줄었으며, 홍반도 253.6에서 216.4로 감소했다. 김 교수는 “홍삼의 페놀성분이 체내 항산화 기능을 효과적으로 강화시켜 자외선-B로 인한 색소침착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홍삼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기미 상태를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미와 노화에 따른 주름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국산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첫 시술 실시

    국내에서 개발된 세계 최초의 동종(타가) 줄기세포 치료제가 환자에게 투여됨으로써 본격적인 줄기세포 의학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메디포스트(대표 양윤선)는 올 초 식약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취득한 무릎연골 재생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CARTISTEM)®’의 첫 시술이 최근 서울의 한 정형외과에서 실시됐다고 밝혔다. 메디포스트 측은 “카티스템이 품목허가 이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및 병원약제심의 등을 거쳤으며, 이번 시술을 시작으로 전국의 종합병원과 정형외과 전문병원 및 일선 병·의원 등에서 순차적으로 시술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시술은 외상성 관절염으로 연골이 손상된 58세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시술에는 약 50분이 소요됐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시술이 ‘재생의학’의 전환점이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연구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당뇨망막병증

    [Weekly Health Issue] 당뇨망막병증

    당뇨가 무서운 것은 어떤 합병증이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있기도 하다. 이런 당뇨 합병증 중에서도 가장 발병 빈도가 높은 것이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망막병증을 두고 ‘당뇨보다 더 무서운 당뇨 합병증’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지불식간에 시력을 앗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기 단계에는 뚜렷한 자각 증상도 없어 대부분은 병증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시력을 잃는다는 것은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다. 전문의들이 “그래서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당뇨망막병증에 대해 순천향대 서울병원 안과 이성진 교수와 대화를 나눴다. ●당뇨망막병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로 망막의 미세혈관들이 손상되어 망막의 기능이 저하되는 당뇨 합병증으로, 종국에는 시력을 잃을 수 있는 질환이다.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면 망막은 안저 부위에 벽지처럼 발린 필름에 해당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혈당이 높아 끈적거리는 혈액이 이 망막의 미세혈관을 손상시켜 출혈을 일으키거나 아예 혈관을 폐쇄(비증식 단계)시킨다. 이어 미세혈관 폐쇄 부위가 넓어지면 망막 부위에 비정상적인 새 혈관이 만들어진다(증식 단계). 이 신생 혈관은 눈 속의 유리체와 맞닿아 있다가 유리체가 수축할 때 터져서 출혈(유리체 출혈)을 유발하거나 망막을 잡아당겨(망막박리) 시력 소실을 초래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왜 문제가 되는가 당뇨망막병증은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실명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히는 질병이다. 성인 실명은 국가의 경제 활동 능력을 떨어뜨리고 질병 관리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개인은 물론 가족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당뇨망막병증의 직접·간접적인 원인은 직접적인 원인은 당뇨병이다. 그렇지만 범주를 조금 넓혀 보면 고혈압, 콜레스테롤, 비만, 스트레스, 운동 부족, 흡연 및 각종 약물 남용 등 다른 원인들도 관련이 있다. ●당뇨망막병증과 당뇨의 구체적인 연관성은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과 심한 정도는 당뇨병의 유병 기간 및 혈당 관리 상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성인 당뇨(제2형) 환자는 당뇨병이 발병한 후 5년째에 30%이던 것이 15년이 지나면 80%에서 당뇨망막병증이 발생하는데 이 가운데 15%는 증식 단계로 진행되어 심각한 시력 소실을 경험하게 된다. ●국내 유병률과 최근의 발병 추이는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1970년대에 1.5%이던 것이 2010년에는 8.0%로 무려 5배나 급증했으며 그에 따라 당뇨망막병증도 급증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5년 15만명에서 2010년에는 20만명으로 무려 33%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2009년 대한당뇨병학회 역학소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당뇨병 환자가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480만명이라고 추산했다. 상당한 차이가 나는 조사 결과다. 이 가운데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은 37%에 이르는 180만명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아 당뇨병의 증가와 함께 성인 당뇨병의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 그렇지만 망막의 미세혈관 손상은 계속 진행된다. 미세혈관에서 누출이 일어나서 중심부 망막(황반)에 부종이 발생하면 시력 저하가 생긴다. 출혈이 생기면 시야에 검은 점들이 나타나거나 구름처럼 시야가 가리는 증상(날파리증)이 나타난다. 망막 상태에 따라 사물이 휘어져 보이거나(변시증), 얼굴 식별(대비감도)이 잘 안 되거나 눈부심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당뇨망막병증이 더 심해지면 시야 중앙부가 검게 변하는 중심암점이나 시야 장애가 나타난다. ●병의 진단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진단은 어렵지 않다. 직접 또는 간접 검안경으로 망막을 보는 안저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 유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망막혈관과 망막의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망막혈관촬영(형광안저혈관조영술)이나 망막단층촬영(빛간섭단층촬영)을 시행하게 된다. ●당뇨망막병증 관리·치료법은 당뇨망막병증의 관리를 위해서는 건강한 식생활, 적극적인 혈당 및 혈압 조절, 운동 및 콜레스테롤을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일단 당뇨병이 확인되면 즉시 눈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이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망막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비록 당뇨가 있다 해도 당뇨망막병증의 시작을 늦추면 실명 위험을 얼마든지 낮출 수 있다. 기본적인 치료는 미세혈관이 사라진 주변부 망막을 레이저로 지지는 범안저레이저광응고술이다. 이렇게 하면 혈관이 폐쇄된 망막에서 신생 혈관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 즉 혈관 내피 세포 성장 인자가 나오지 않아 신생 혈관이 만들어져 실명 위험이 높은 증식 단계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황반부종으로 시력 저하가 발생하면 레이저로 망막을 지지는 대신 눈 속에 신생 혈관 형성 단백질을 억제하는 항체를 주사하는 치료법이 시행되고 있다. 유리체에 출혈이 있거나 망막박리가 생긴 경우에는 실명을 막기 위해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정책적 문제도 짚어 달라 당뇨망막병증의 실명 원인 중 하나인 황반부종은 눈 속에 항체를 주사해 치료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그러나 항체 주사는 매우 비싼 약물이어서 이 약물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비용 측면에서 국가적인 손해다. 따라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당뇨망막병증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투자를 하는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 또 당뇨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당뇨병 예방이나 교육, 혈당 관리에 투자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보면 당뇨 합병증에 따른 의료비보다 부담도 적고 효과도 크다. 이런 점을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가톨릭중앙의료원 개원 76주년 국내 첫 의료 인재상·윤리헌장 선포

    가톨릭중앙의료원 개원 76주년 국내 첫 의료 인재상·윤리헌장 선포

    가톨릭중앙의료원(원장 이동익 신부)은 76주년 개원기념일을 맞아 4일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의료 인재상 및 윤리헌장을 선포했다. 의료·생명·경영윤리를 철저하게 준수해 1986년에 제정된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이념과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이라고 의료원 측은 설명했다. 이동익 의료원장은 선포식에서 “이로써 CMC의 사명과 정신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지향해야 할 진료·연구·교육의 방향이 더욱 선명해지는 것은 물론 가톨릭 의료공동체로서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조직문화 창조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4부 14장 46개 항으로 구성된 윤리헌장에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사명과 정신이 명시됐으며, 가톨릭 의료활동의 기본 원칙을 인간 및 생명 존중,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랑에 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가톨릭중앙의료원의 이념을 어떻게 의료현장에 적용하고 실천할 것인지를 진료·교육·연구·원목·경영 등으로 세분해 제시했다. 특히 의료인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거나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 등 일체의 부당 행위를 금지했으며, 이런 사실을 신고하는 직원의 신분을 철저히 보장할 것임을 명문화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혈당 악순환의 시작 ‘인슐린 저항성’

    [Weekly Health Issue] 혈당 악순환의 시작 ‘인슐린 저항성’

    갈수록 인슐린의 영역과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인체에 작용해 생명을 유지하는 호르몬 중에서도 인슐린처럼 빈번하고, 치명적인 문제를 만드는 호르몬도 흔치 않다. 이런 인슐린의 문제 가운데 최근 들어 주목받는 현상이 바로 인슐린 저항성(IR·Insulin Resistance)이다. 한마디로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만큼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만들고, 이로 인해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고지혈증·심장병을 유발하기도 하는 상태를 이른다. 체내 혈당 악순환의 시작인 인슐린 저항성에 대해 허내과 원장인 허갑범(연세대 명예교수) 박사와 대화를 나눴다. ●먼저, 인슐린 저항성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인체 에너지의 기본인 혈중 포도당은 섭취하는 음식에서 얻는데, 이 포도당을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근육과 간, 지방 등 인체 조직의 세포 속에 넣어줘야 비로소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해 혈당이 올라가는데도 잘 활용할 수 없는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왜 문제가 되는가. 내가 직접 연구한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당뇨병은 10배, 고혈압은 1.8배, 이상지질혈증은 2.8배, 지방간은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동맥 내막·중막 두께(동맥경화증)를 측정해 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이 심한 사람은 정상인에 비해 10%나 더 두꺼웠다. 그만큼 뇌·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높다. 이처럼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은 물론 고혈압·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최근에는 대장암,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유전적인 영향이 크다. 여러 원인 중 유전 관련성이 20∼30%나 된다. 후천적인 요인으로는 과음과식, 운동부족에 따른 비만(복부비만), 스트레스 및 출산시 저체중 등이 꼽힌다. 내장지방이 축적되면 많은 지방산이 방출돼 혈중 지방산 농도가 높아지는데, 이 지방산이 근육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해 포도당 활용을 억제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내장 지방세포에서 사이토카인이라는 호르몬이 생산돼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인체의 최대 산소소모량과 인슐린 저항성 간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태생기의 태아 영양결핍이 인슐린 저항성 발생의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도 최근에 규명됐다. 또 임신 중의 다이어트가 태아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할 뿐 아니라 췌장 베타세포에 영향을 끼쳐 대사증후군과 당뇨병 가능성을 높이기도 한다.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은 어떤 상관성을 갖는가. 체내에서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아 혈당이 높아진 상태를 제1형 당뇨병, 인슐린은 어느 정도 분비되지만 제 기능을 못해서 생긴 당뇨를 제2형 당뇨병이라고 구분하는데, 한국인에게 특히 많은 2형 당뇨병은 60∼70%가 인슐린 저항성을 뿌리로 하는 대사증후군에 속한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은 실과 바늘의 관계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국내 인슐린 저항성 유병률과 발생 추이도 짚어달라. 올해 발표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2007∼2010) 결과를 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28.8%(남자 31.9%, 여자 25.6%)가 대사증후군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대부분이 인슐린 저항성을 가졌다고 보면 된다. 성인 3명 중 1명은 대사증후군과 연계된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셈이다. 이런 증가 추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단 기준은 무엇이며, 본인이 이런 상태를 자각할 수도 있나. 인슐린 저항성은 공복혈청의 인슐린 농도 및 인슐린내성검사로 간단히 진단할 수 있다. 또 인슐린 저항성을 뿌리로 한 대사증후군의 진단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상) ▲고중성지방혈증(150㎎ 이상) ▲HDL콜레스테롤 감소(남자 40㎎, 여자 50㎎ 이하) ▲고혈압 130/85㎜Hg 이상 ▲공복혈당 증가(100㎎ 이상) 중 3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인슐린 저항성으로 진단한다. 특히 이 중에서 복부비만이 중요한 척도다. 복부비만이 있고 혈청 속 중성지방이 높으면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치료와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뇨병은 원인인 인슐린 분비량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인슐린을 투여해 혈당을 조절하면 된다. 그러나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으로 발전한 경우라면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시키는 게 우선이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생활요법(식사와 운동)으로 복부비만을 줄이고, 상·하지를 고루 강화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렇게 관리하면 2형 당뇨환자의 경우 당뇨병 환자에게 흔한 뇌·심혈관동맥경화증 관련 질환인 뇌졸중·심근경색증과 미세동맥병증인 망막증·신장병 등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인슐린 저항성의 예방 대책을 소개해 달라. 인슐린 저항성은 평소의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과음·과식을 철저히 자제하고 고르게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탄수화물 위주의 우리 식습관은 인슐린 저항성을 초래하는 가장 큰 요인이므로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육류를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중요하다. 또 매일 1시간 정도,땀이 날 정도의 강도로 운동을 함으로써 복부비만을 예방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예방대책이다. ●이와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우리나라는 전 국민 의료보험이 시행되고 있고, 보험을 통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 실시되고 있다. 따라서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이 건강검진만으로 대사증후군, 즉 인슐린 저항성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어렵지 않다. 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에 대처하게 해 당뇨병과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암 등 치명적인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국민의료비 절감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충분히 제도화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문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봄날은 간다

    ‘화개작야우 화락금조풍’(花開昨夜雨 花落今朝風) 조선시대의 문장가 송한필의 한시 한 구절입니다. 뜻을 새기자면 ‘지난밤 내린 비에 꽃이 피었더니 오늘 아침 바람에 다 지는구나’쯤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양 겪는 일이지만 올해도 비바람에 속절없이 스러지는 꽃잎을 보며 잠깐씩 이런 상념에 젖곤 합니다. 이 시의 정서가 ‘봄날은 간다’는 옛 노래와 자꾸 겹쳐 후딱 지나가는 봄날 하루가 마치 생애의 한 구석이 무너지는 상실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 올해 꽃구경은 하셨는지요. 생업에 얽매여 살다 보면 봄이 오는지, 가는지 모르고 지나치기 예사입니다. 문득, “어, 그새 봄이 왔다 갔네.”하고 뒤늦은 탄식을 내뱉고 아쉬워하는 게 사람들 사는 모습입니다. 올해도 그랬습니다. 사무실 창가에서 굼뜬 은행나무에 새순이 돋는 걸 봤고, 라일락 꽃망울이 벙글어 터지는 것을 멀찍이서 지켜봤을 뿐입니다. 누구는 “서울 올림픽대로변에 개나리가 만개했더라.”고 했지만 오늘 아침 그 길로 출근한 저는 눈에 쌍심지를 켜고 차만 몰았습니다. 그 길에서 눈을 빼앗겼다간 사고 나기 십상이니 도리없습니다. 출근하는 제게 운전 조심하라는 아내의 당부가 생각나 피식 웃고 맙니다. 다른 집 남정네들은 여기저기 꽃구경도 시켜주던데, 우린 뭐냐며 한참을 쫑알대더니 출근할 땐 ‘꽃’보다 ‘안전운전’이 생각났던 모양입니다. 따로 말하지 않아도 꽃놀이가 과외의 여흥임을 알 수 있는 일이지요. 그렇다고 제때, 제철을 느끼며 사는 게 중요하지 않은 일은 아닙니다. 짬을 내 들로, 산으로 가야만 봄을 느끼는 것은 아닙니다. 길거리 돌틈에서 싹을 틔운 민들레나, 누구네 담장에 기대 꽃망울을 터뜨린 목련을 보며 잠깐씩 걸음을 멈추는 것도 상춘(賞春)입니다. 상춘이란 겨울이 길고 추웠던 사람에게 더 절실한 법이니, 그걸 도락의 과잉이라고 여길 일은 아닙니다. 꼭 번잡한 나들이가 아니라 오가는 길에 작은 탄성이라도 뱉어낼 수 있다면 그것도 상춘이겠지요. 올봄에는 걍팍해진 마음을 수채화같은 봄빛으로 한번 물들여 보는 건 어떨까요. 쫓기며 사는 우리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서요. jeshim@seoul.co.kr
  • 림프절 절제 필요없는 환자 구분 가능

    자궁내막암 수술 전에 림프절 절제가 필요없는 환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국립암센터 강석범 박사팀은 고려대병원, 경희대병원, 부산백병원, 서울대병원, 전남대병원 등에서 수술한 자궁내막암 환자 360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검사(CA-125)를 분석한 결과, 림프절 전이가 없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수술 전에 미리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강석범 국립암센터 부인암연구과장은 “자궁내막암 환자의 대부분은 림프절 전이가 없음에도 림프절 절제술이 표준치료로 되어 불필요한 합병증과 의료비 증가가 문제가 되어왔다.”면서 “이번 연구로 수술 전에 림프절 절제가 불필요한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해낼 수 있게 돼 향후 자궁내막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널인 임상종양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다국적팀, 골다공증 골절 관여 유전자 발견

    세계 최대 규모의 다국적 유전자 연구팀이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 골다공증 치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훈 교수팀이 유럽과 북미, 동아시아 등 50개국 연구진으로 구성된 골다공증에 대한 유전체 연구에 참여해 골다공증 및 골다공증 골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밝혀냄으로써 개인별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이 교수팀은 한국인의 골다공증과 골다공증 골절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이 병원에서 골다공증 검사를 받은 환자 1400명의 골밀도를 포함한 임상 정보와 유전자 샘플을 이용했다. 이 연구는 전 세계 21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됐고, 골밀도와 관련된 ‘WNT16’, ‘CTNNB1’, ‘SOST’ 등 56개 유전자 변이, 골절과 관계된 ‘SPTBN1’, ‘MEPE’ 등 14개의 유전자 변이를 새로 발굴했다. 이승훈 교수는 “새로 밝혀진 유전자들은 골 대사와 관련된 새로운 신호전달 체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골다공증 치료제의 표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高카페인 음료 청소년 ‘비몽사몽’

    高카페인 음료 청소년 ‘비몽사몽’

    고(高)카페인 음료가 넘쳐나고 있다. 의약품 약국외 판매가 기폭제 구실을 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무방비로 카페인에 노출되는 게 문제다. 입시준비에 쫓기는 고교생이나 대학생들이 많이 찾아 ‘명문대생 음료’로 불리는 고카페인 음료가 최근 들어 직장인과 중학생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하지만 고카페인 음료를 반복·습관적으로 마시면 오히려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가 누적된다. ●공부 스트레스와 카페인의 유혹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야 하는 학생들은 카페인, 특히 고카페인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고카페인 음료는 카페인 함량을 높인 음료로, 여기에 탄산까지 더해져 자극이 훨씬 강하다. 고카페인 음료 한 캔에 든 카페인이 무려 60∼80㎎이나 된다. 적당량의 카페인은 중추신경을 자극해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각성효과 때문이다. 여기에다 피로감을 덜어 주고, 잠도 쫓아 준다. 장시간 집중해야 하거나 잠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습관적으로 카페인이 많은 커피를 찾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카페인 효과가 카페인 섭취량에 비례하지는 않는다. 카페인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불안감을 유발, 집중력과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피로가 누적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권장하는 성인의 1일 카페인 허용량은 400㎎이지만 청소년은 체중 1㎏당 2.5㎎ 이하로 이보다 훨씬 적다. ●자칫하면 허용기준치 초과 이를 기준으로 보면, 고카페인 음료 한 캔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일상적으로 마시는 음료나 간식에도 상당량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카페인은 커피나 고카페인 음료뿐만 아니라 탄산음료와 녹차·홍차·코코아·초콜릿을 통해서도 많은 양을 섭취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식후에 자판기 커피나 인스턴트 믹스커피(카페인 50∼65㎎)를 두 잔 마시고, 간식으로 판형 초콜릿(카페인 25㎎)을 하나 먹었다면 이미 200㎎에 가까운 카페인을 섭취한 셈이다. 이 정도면 이미 1일 섭취 한도를 훌쩍 넘는다. 콜라 한 캔(250㎖)의 카페인도 20∼35㎎ 정도고, 홍차·녹차에도 적지 않은 카페인이 들어있다. 여기에다 고카페인 음료를 마신다면 카페인 부작용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이다. ●카페인보다 가벼운 운동을 체내 카페인의 반감기는 성인의 경우 보통 4∼5시간 정도다. 따라서 카페인의 악영향을 줄이려면 커피나 카페인 음료를 섭취한 뒤 5시간 안에는 추가로 섭취를 안 하는 게 좋다. 카페인에 민감한 청소년은 카페인이 성인보다 오래 체내에 남아 있으므로 더 조심해야 한다. 공부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카페인보다 가벼운 운동이 훨씬 효과적이다. 전문의들은 “운동이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덜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면서 “특히 리듬감 있는 운동은 뇌 자극에도 도움이 되므로 햇볕을 쬐며 빠르게 걷는 정도의 운동과 함께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 딸기 바나나 참외와 콩류, 유제품 등을 적당하게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도일병원 만성피로센터 이동환 원장
  • [Weekly Health Issue] ‘인슐린 저항성’ 당뇨 환자 치료 이렇게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 결핍이 원인이므로 인슐린요법이 필수적이다. 제2형 당뇨병 역시 췌장세포의 손상이 진행되어 인슐린이 부족하게 되면 인슐린 치료가 불가피하다. 이런 인슐린은 일정 용량을 피하주사 형태로 하루 1회 또는 수회 주입하는 방법과, 피하에 인공 펌프를 설치해 24시간 지속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으로 투여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 제1형 당뇨병처럼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는 경우라면 당연히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지만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가 되는데도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인슐린저항성 때문에 혈당이 높아진 경우라면 함부로 인슐린을 투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허 박사는 “인슐린저항성 때문에 혈당이 높아진 환자에게 인슐린을 계속 투여하면 인슐린 과다현상이 나타나게 되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면서 “뿐만 아니라 당 및 지질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복부비만을 가속화하고, 고지혈증 및 동맥경화를 유발해 심혈관질환은 물론 돌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허 박사는 의사들에 대해서도 조언도 했다. 당뇨병을 관리하는 의사들은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에만 그치지 말고 반드시 인슐린저항성 유무를 검사해 인슐린저항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개선하는 약제 투여는 물론 식생활과 운동 등 생활습관의 개선, 허리둘레를 측정해 환자 스스로가 인슐린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허 박사는 “인슐린저항성을 가진 환자들은 오로지 약에만 의존하려 하지 말고, 평소 과음·과식을 삼가고 담배를 끊어야 하며, 매일 1시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해 복부비만을 줄이고, 팔다리 근력을 강화해 줘야 한다.”면서 “이렇게 하면 인슐린저항성으로 오는 고혈압, 심장병, 뇌졸중, 암 등 무서운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저선량 CT로 충수염 진단

    국내 의료진이 기존 용량의 25%에 불과한 방사선량으로도 충수돌기염(맹장염)을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향후 저선량 진단의 다양한 유용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규석(응급의학과)·이경호(영상의학과) 교수팀은 충수돌기염 진단에 방사선량을 기존의 4분의1로 줄인 저선량 CT(컴퓨터 단층촬영)를 사용한 결과, 지금까지의 방식과 전혀 차이가 없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근호에 게재됐다. 충수돌기염은 맹장 끝 충수에 생기는 염증으로, 국내에서만 매년 10만명가량이 수술을 받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충수돌기염은 수술을 통해 비교적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통증 양상이 모호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데다 자칫 수술이 지연되면 충수가 터지는 등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높아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CT를 이용해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CT 사용에 따른 방사선 노출과 발암 위험 증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으나 발암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에 저선량 CT를 이용해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전 세계 의학계의 관심사였다. 연구팀은 2009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중 충수돌기염 진단을 위해 CT검사가 필요했던 15∼44세 환자 891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 비교임상시험을 실시했다. 무작위 배정을 통해 444명은 방사선량을 4분의1로 줄인 저선량CT로, 나머지 447명은 일반 CT로 촬영했다. 그 결과 저선량 CT로도 충수돌기염 진단이 충분한 것으로 입증됐다. 충수돌기염이 의심돼 수술을 했으나 염증이 없다고 판명된 비율이 저선량 CT군 3.5%, 일반선량 CT군 3.2%로 차이가 없었고, 충수돌기 천공률도 저선량 CT군 26.5%, 일반선량 CT군 23.3%로 비슷했다. 의료진은 “충수돌기염은 매년 10만명가량이 수술을 받고 있으며, 실제로 진단을 위해 CT를 촬영하는 인구는 수술인구의 2∼3배에 달한다.”면서 “특히 충수돌기염은 청소년을 비롯한 성인에게서 빈발하기 때문에 이의 진단에 저선량 CT의 유용성을 입증한 것은 세계적으로 방사선 노출에 의한 잠재적 발암 위험률을 낮추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석 교수는 “NEJM에서 이 논문을 채택한 것은 CT검사에 따른 방사선 노출 위험이 세계 의학계의 공통 관심사이기 때문”이라며 “충수돌기염에서 저선량 CT의 유용성을 입증함에 따라 이의 진단에 저선량 CT를 이용하는 것이 표준방법으로 채택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