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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기신장암 고주파열 치료, 수술만큼 효과적

    조기 신장암을 고주파열로 치료할 경우 기존 수술적 치료에 못지않는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박병관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지난 6년간 400명 이상의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주파 열치료를 시행한 결과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95%로 수술적 치료와 차이가 없는 성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임상연구 결과는 ‘국제열치료학술지’ 최신호에 실렸다. 국내에서 조기 신장암을 수술할 경우 5년 생존율은 95% 안팎이며, 고주파 열치료가 우리나라보다 널리 보급된 미국의 고주파 열치료 5년 생존율은 88% 정도로 알려졌다. 고주파 열치료란 신장암 환자의 병변에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유도해 바늘형 전극을 삽입한 뒤 고주파열을 발생시켜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주로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나 이식수술로 신장(콩팥)이 한 개뿐인 환자, 간 및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당뇨·고혈압·심부전·호흡부전·출혈성 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한다. 고주파 열치료는 복부를 절개하지 않아 이틀 정도로 입원 기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며 치료 후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 교수는 “고주파 치료는 고형 신장암의 경우 크기 4㎝까지, 낭성 신장암은 6㎝까지 치료할 수 있어 적용 범위가 비교적 넓은 것도 장점”이라며 “고주파 열치료가 수술이 힘든 신장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안정적인 치료법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암을 말하다-자궁경부암(하)] 다출산·피임약으로도 발생… 백신접종이 안전한 예방법

    자궁경부암 백신은 암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유사한 바이러스(VLP)를 체내에 주입해 미리 항체를 형성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형성된 항체는 실제로 HPV가 침입하면 훈련된 면역기억을 작동시켜 여기에 대응한다. HPV 백신은 만 9∼26세의 여성에게 접종을 권장하지만, 26세를 넘겨 최고 55세까지 예방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이나 호주 등지에서는 중년 여성에게도 접종을 권하고 있다. 백신은 3차례로 나눠 접종하는데, 이는 항체가 충분히 생성되어 가능한 오래 기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접종 중 임신할 경우에는 출산 후에 이어서 접종을 하면 된다. HPV가 성적 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되는 것은 아니다. 다출산이나 경구용 피임약, 흡연과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이 요인으로 작용하는가 하면 유전적 소인이나 식습관, 호르몬도 발병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성적 접촉에 의해 생기는 암이라고 단정할 일은 아니다. 중요한 점은 이런 요인을 가졌더라도 HPV에 노출되지 않으면 암으로 진행될 일이 없지만 바이러스 노출은 의지와 상관없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일단 체내에 잠입한 HPV는 자궁 경부 점막의 미세한 상처를 통해 감염된다. 이때부터 HPV의 체내 활동이 시작된다. 감염된 바이러스는 세포 기저막을 통과해 세포 속으로 파고들어간 뒤 세포의 변성과 증식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미리 백신으로 훈련된 몸은 HPV에 맞설 수 있는 항체를 생성하게 되고, 실제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기억을 되살려 바이러스를 제압하게 된다. 허수영 교수는 “백신으로 훈련된 경우에는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바이러스를 중화시키는 항체를 만들어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킨다”면서 “따라서 적령기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자궁경부암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암을 말하다-자궁경부암(하)]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암을 말하다-자궁경부암(하)] 허수영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

    사실 일상에서 바이러스를 피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감기만 해도 그렇다. 대부분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모르는 사이에 감염되곤 한다. 그렇지만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됐다고 모두 감기에 걸리지 않듯이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 자체가 자궁경부암 발병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계선 상에서 작용하는 요인이 바로 개개인의 유전적인 소인이나 지속적인 HPV 노출 여부, 인체 면역력 등이다. 허수영 교수는 “따라서 생활습관 등 개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자궁경부암 발병 요인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것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 극복 방법임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궁경부암은 특이하게 바이러스가 발병 원인이다. 발생 기전을 상세히 설명해 달라. -자궁경부암 주요 위험인자로는 흡연·경구용 피임약·출산력과 유전적 소인 등이 꼽히지만 이 중에서도 HPV와의 관련성이 가장 크다. 자궁경부암 환자의 99%에서 관찰되는 HPV는 주로 성관계에 의해 감염되며, 성인 여성 70∼80%가 감염되어 있으나 대부분은 무증상 감염으로 자연치유된다. 문제는 HPV의 지속적인 감염이다. 이 경우 감염 환자의 10% 정도에서 자궁경부암 전 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증이 발생하며, 이 중 2∼5%가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렇다면 특히 발병에 취약한 부류가 따로 있는가. -개개인의 면역력이나 유전적인 소인이 문제가 된다. 앞서 지적했듯이 HPV에 감염되더라도 70∼80%는 특별한 치료없이 자연 소실되나 나머지는 지속 감염이 반복돼 병변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과정에 개개인의 면역력과 유전적 소인 등이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다. →자궁경부암을 자궁암과 따로 떼어 구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궁경관이라고도 하는 자궁 경부는 자궁의 가장 아래쪽에 있으며 바깥쪽으로 질과 연결되어 있다. 여성 생식기는 자궁·난소·나팔관으로 구성되며, 부위마다 각각 다른 암종이 생길 수 있는데, 이 중 경부에 생기는 암을 따로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치료방법은 무엇이며,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가. -치료 방법은 수술적 방법, 동시 항암 화학 방사선치료, 항암 화학요법이 있다. 치료는 임상적 병기에 따라 결정되며, 환자의 나이와 가임력, 보존 필요성 등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병기 2기 초까지는 광범위 자궁적출술 및 골반 림프절, 대동맥 주변 림프절 절제술을 주로 시행한다. 단, 환자가 젊고 병기가 낮으며 종양이 작을 때는 자궁을 보존하는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2기 말부터는 수술적 치료 대신 동시 항암 화학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데, 이 병기는 수술보다 방사선치료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또 재발암이거나 전신 전이가 예상될 때는 항암 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각 치료방법이 적용되는 임상적 상황을 설명해 달라.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주요 근거는 병기다. 병기 2기 초를 넘지 않은 환자에게 적용하는 광범위 자궁절제술은 골반 림프절과 대동맥 주변 림프절을 절제하며,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은 1기 초에 종양 크기가 2㎝ 이하이며, 가임력이 필요할 때 시행한다. 단, 이 경우라도 림프절 전이나 절제한 경계선에서 암세포 전이가 확인되면 광범위 자궁 적출술로 이어질 수 있다. 2기 말부터는 항암제를 감작제로 사용해 방사선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동시에 항암 화학 방사선치료를 적용하는데, 주로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 후 조직검사에서 림프절 전이, 자궁방 침윤, 수술 부위의 암세포 침윤 등 위험요인이 확인될 때 이 방법을 추가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항암 화학요법은 진행된 암이나 재발암에 사용한다. →각 치료방법의 장단점도 함께 짚어달라. -수술의 경우 난소 기능이 보존되고, 성생활이 가능하며, 방광이나 장의 합병증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출혈을 비롯해 요관 및 방광질의 누공·폐색전증·소장폐쇄·방광 기능장애·림프낭종과 요관협착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2기 말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 수술보다 치료효과가 좋고, 질환의 국소적인 통제도 가능하나 설사·복통·오심·장출혈·장유착 등 소화기 증상과 빈뇨·배뇨장애·요관협착 등 방광 기능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궁경부암 치료의 최근 흐름은 어떤가. -최근 들어 젊은 층의 개방적 성생활과 만혼 등이 보편화되는 등 가임기 여성의 자궁경부암 치료 방침을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이런 차원에서 젊은 가임기 여성에게 비교적 조기암이 생겼고, 종괴의 크기가 작으면 절제를 최소화해 자궁 상부를 보존하는 광범위 자궁경부 절제술을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광범위 자궁적출술 후에는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합병증인 방광 기능저하가 흔히 생겨 소변을 보기가 힘들게 되는데, 이는 수술할 때 골반 신경총이 손상되어서 생긴다. 따라서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신경총을 보존하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대부분 개복했던 예전의 수술과 달리 최근에는 복강경수술을 적극 고려하는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복강경이 첨단화한 데다 의료기술도 향상됐기 때문이다. →자궁경부암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1970년대부터 자궁경부암 선별검사가 보급되면서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사망률이 75%나 줄었다. 우리나라도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30세 이상 여성에 대해 2년마다 선별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검률이 45%에 그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백신 접종이다. 국내에는 5년 전부터 PHV 예방백신이 공급되고 있지만 인식 부족으로 접종률이 전체 접종 대상인구의 10%에도 못 미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 참고로 일본·말레이시아·호주 등은 이를 국가 백신으로 지정하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람 잡는 양악수술… “수술부터 해대는 의사들이 문제”

    사람 잡는 양악수술… “수술부터 해대는 의사들이 문제”

    최근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양악수술을 받은 여대생이 숨지면서 양악수술의 안전성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대체로 의사들의 문제로 모아진다. 전문적인 수술 이론부터 체득해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을 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수술부터 해대는 의사가 있는가 하면 수술 전에 정확하게 환자의 골격 등 신체적 특성조차 파악하지 않고 대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퍼시픽치과대학 교정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2009년 세계 최초로 3차원 양악수술법(3D 양악수술)을 개발한 조헌제(앵글치과 원장 겸 앵글양악수술연구소장) 박사는 “의료계의 문제라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계속되는 사고의 1차적인 원인이 전문적인 능력이 부족한 일부 의사들에게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환자의 양악 상태를 3차원으로 분석하는 전방위 입체영상 수술법인 3D 수술법을 개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으며, 그의 이론이 권위 있는 미국교정학회지 표지 논문으로 실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이에 관한 이론을 담은 의료지침서를 발간했으며, 오는 10일 서울대치과병원에서 ‘3D 양악수술’을 주제로 세미나도 연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들어 환자가 숨지는 등 양악수술 관련 의료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양악수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교육·수련받지 않은 의사들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의사들의 문제’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단적으로 말해 성형외과 의사는 수련 과정에서 양약수술로 불리는 턱교정술을 배우지 않는다. 이 수술은 인체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두개 안면부의 골격 이상을 바로잡는 것으로, 치아를 지지하는 턱뼈의 위치가 조금만 변해도 치아의 맞물림에 큰 변화를 초래하고, 치료 후 정상 교합을 확보하지 못하면 씹는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양악수술은 ‘선 교정 후 수술’ 원칙이 지켜져야 하는데, 일부 의사들은 이를 무시한 채 먼저 수술부터 하고 있다. 그래서는 결코 좋은 치료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의료 소비자에게도 문제는 있을 것이다. 무엇이 문제라고 보는가. 부정교합이나 비정상적인 얼굴형을 고치려는 욕구는 지극히 당연하다. 문제는 교정 과정을 건너뛰는 ‘선 수술’로는 환자들이 바라는 충분하고 안정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우며, 수술 후 저작기능 회복에도 많은 문제가 따른다는 점이다. 따라서 원하는 치료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미 정립돼 있는 국제표준 치료술식을 따르는 의사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의사들은 수술 전에 필요한 교정 조치를 취하며 수술 후 교정 과정도 생략하지 않는다.  안전한 양악수술을 위한 의료인 준수사항도 짚어 달라.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인데, 기존 2D 영상으로는 이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최근 도입된 3D 수술법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3D 수술법을 적용할 경우 정밀한 진단이 가능해 수술계획의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되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간결하고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며, 조직손상과 출혈을 줄여 양악수술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언론인공제회 초대 이사장 서울신문 이철휘 사장 선임

    언론인공제회 초대 이사장 서울신문 이철휘 사장 선임

    이철휘 서울신문 사장이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발족한 한국언론인공제회 초대 이사장에 선임됐다. 한국언론인공제회는 2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열어 설립준비위원회 발기인들의 추대에 따라 이 사장을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하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사진에는 김용환 전 문화부 차관, 김중석 전국지방신문협의회장, 김화영 연합뉴스 부장,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 송광석 한국지방신문협회장, 송희영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장, 하영구 씨티은행장 등이 선임됐으며, 감사는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가 맡았다. 신임 이 이사장은 행정고시 17회로, 주일한국대사관 재경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서울신문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이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언론 활동의 기초를 닦는다는 심정으로 착실하게 공제회를 안정시켜 나갈 것”이라며 “공제회를 궁극적으로는 언론인연금으로까지 발전시켜 여기에서 수확한 과실이 모든 언론인에게 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언론인공제회 발기인 총회에서 박 회장은 “언론인공제회 출범으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언론인들이 소명 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마련됐다”면서 “이를 통해 언론인의 생활 안정과 복지를 고민하는 사회적 여건이 한층 무르익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유방암 5년 생존율 92%까지 오른 비밀은 ‘조기 검진’

    조기 검진이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인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조기 검진에다 유효한 항암제의 개발과 수술법 발달 등으로 유방암 수술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최근 들어 92%까지 올랐다. 서울아산병원은 유방암센터 안세현·손병호·이종원 교수팀이 1989~2008년 유방암 수술환자 1만 1215명을 장기 추적해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유방암 수술환자의 생존율이 20년 만에 20% 포인트 높아졌다고 최근 밝혔다. 분석 결과 2003~2008년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2.3%로, 1989~1992년의 5년 생존율 72%에 비해 크게 높았다. 특히 유방암 3기의 5년 생존율을 보면 1989~1992년 39%이던 것이 2003~2008년에는 79.9%로 크게 늘었다. 이런 변화는 조기 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술법의 발달과 최신 항암제 개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 안세현 유방암센터장은 “서울아산병원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1기 97%, 2기 94%에다 3기도 80%를 넘겼다”면서 “미국 MD앤더슨 암병원 등 세계 유수 병원과 대등한 치료 성적”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性… 구속과 자유

    꼭 답을 구하자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사람마다 가치관과 사는 방식이 다르니까요. 그러나 고민은 필요합니다. 고민이 사회적 논의를 거친다면 더 바람직하겠지요. 바로 청소년들의 성적 일탈 얘기입니다. 짚어 보면, 청소년 성문제에 대한 기성세대의 관점은 확실히 보수적이어서 일견 진부해 보이기도 합니다. 판단의 기준을 자신의 경험세계, 즉 과거에 두기 때문이지요. 이런 세대간의 편차는 엄밀히 말해 세태에 대한 냉철한 진단이라기보다 ‘나와는 다른 생각, 다른 행동’을 하는 세대에 대한 이질감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합니다. 그렇다면 기성세대의 시각을 지지하기 어렵습니다. 단순히 다른 세대에게서 느끼는 이질감을 자기중심적으로 도덕성이나 윤리의식과 엮어냈다는 혐의를 피하기 어려우니까요. 그러나 시각을 바꿔 건강의 관점에서 청소년들의 성문제를 보면 우려감이 적지 않습니다. 자궁경부암만 하더라도 ‘문란한 조기 성경험’이 한 발병 요인으로 특정되고 있으니까요. 이런 섣부른 조기 성경험은 성에 대한 인식을 왜곡시키기도 쉽고, 위험한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 때문에라도 자녀들에게 ‘완고한 성적 경직성’을 물려주려 하지만 자녀들 생각은 다릅니다. 성적인 문제도 마땅히 향유해야 할 자유의 일부인데 이를 구속하려는 건 참을 수 없다는 거지요. 참,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모든 자궁경부암의 원인이 성적 문란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성적 문란이 항상 자궁경부암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성을 두고 하는 말일 뿐입니다. 이쯤에서 ‘자유를 구속하지 말라’는 청소년들과 ‘어쩔 수 없는 구속’이라는 부모세대의 가치가 충돌합니다. 이 와중에 건강 문제를 말하는 게 시시콜콜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신세대에게 건강 문제란 항상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도 답은 모릅니다만, 중요한 것은 청소년들의 자유 지향이 일탈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며, 이를 가장 잘 설명하는 방법은 이해를 통한 타협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야 자유와 구속이라는 전혀 다른 가치관이 공존할 수 있을 테니까요. jeshim@seoul.co.kr
  • 안과 제때 찾아도 200만명 시력장애 벗는다

    안과 제때 찾아도 200만명 시력장애 벗는다

    안과 검사를 거쳐 적절한 안경만 써도 전국에서 200만명 이상이 시력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대한안과학회(이사장 이상열)는 2009~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전국 2만 4620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눈이 좋다고 믿고 있던 사람 중 평소 시력이 0.33 이하인 사람이 5%였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굴절검사를 거쳐 안경을 맞추었을 때 교정시력이 0.33 이하인 사람은 0.6%였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22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평소에 상당한 시력장애를 가진 채 생활하고 있으며, 안과 검사를 거쳐 제대로 된 안경만 착용해도 시력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이 200만명이나 된다는 뜻이다. 시력장애란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할 정도의 시력 상태를 뜻하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시력 0.33 미만을 시력장애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 중 0.05 이하를 실명, 0.05~0.33 사이를 저시력으로 정하고 있다. 학회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 중 평소 시력이 시력장애 수준인 3087명을 대상으로 굴절검사를 실시해 적절한 안경을 쓰도록 했다. 그 결과 전체의 60%는 0.8 이상 시력이 개선됐으나 시력 교정에도 불구하고 20%는 시력이 장애 수준인 0.33을 넘지 못했다. 이성진 순천향대 안과 교수는 “안경을 써도 시력이 장애 단계에 머문 20%는 눈에 다른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안경으로 시력이 개선된 80%도 당뇨망막병증, 황반변성 등의 유병률이 시력이 장애 단계인 그룹과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 백승희 건양대병원 안과 교수는 “이는 안경으로 시력을 개선했다고 안과질환이 없지 않음을 보여 주는 결과”라면서 “따라서 치명적인 시력장애나 실명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과검진을 거쳐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력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안과질환에는 난시는 물론 녹내장·황반변성·당뇨망막병증 등이 포함돼 있다. 실제로 학회 역학조사위원회가 2008~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 460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5세 이상 그룹에서 근시 53.7%, 원시 10.7%, 난시가 58.0%로 나타났으며, 40세 이상 그룹에서는 백내장 40.2%, 나이 관련 황반변성 5.6%, 녹내장 2.1%였다. 19세 이상 당뇨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을 가진 사람도 13.4%나 됐다. 백 교수는 “소아 약시와 녹내장, 나이 관련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은 조기 치료만이 영구적인 시력장애를 예방하거나 장애를 늦출 수 있다”면서 “따라서 안경을 써서 사물이 잘 보인다고 안과 질환이 없다고 여겨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특히 시력이 발달해야 하는 소아기에 다양한 원인으로 시력이 발달하지 못해 생기는 소아 약시의 경우 만 4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할 경우 완치율이 95%에 이르지만 만 8세에 치료를 시작하면 완치율이 23%에 그치는 만큼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학회는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학회는 시력 이상일 경우 반드시 안과검진을 받을 것, 만 3~4세 이전에 시력검사를 포함한 안과검진을 받을 것, 40세 이상 성인은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녹내장·백내장 등의 발병 여부를 확인할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안과검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백내장·노안·난시… 레이저로 한방에

    기존의 칼이나 초음파 대신 정교한 레이저를 이용해 백내장과 노안, 난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치료법이 국내에서 선을 보였다.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칼이나 초음파를 이용해 백내장 수술을 시행해 왔으며, 국내에서 레이저를 이용한 임상사례가 보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란안과 임승정·이영기 원장은 최근 서울 세란안과에서 국내외 안과 전문의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펨토 세컨드레이저 백내장수술’ 심포지엄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최신 펨토레이저를 이용한 백내장 수술 사례와 함께 레이저 치료기전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심포지엄에서 임 원장은 “펨토레이저는 머리카락 직경의 100분의1 길이에 1000조분의1초 동안 레이저를 조사하는 첨단 장비로, 백내장은 물론 백내장과 동반된 노안이나 난시 치료에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며 “의사가 직접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칼이나 초음파를 레이저가 대체함으로써 그동안 백내장 수술의 난제로 꼽혔던 수정체 분쇄나 수정체낭 절개 과정에서 획기적인 정밀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305안을 대상으로 백내장과 노안 교정술을 동시에 시행한 결과 수술 6개월 후 원거리 나안시력은 0.91, 근거리 나안시력은 0.81로 측정돼 기존 수술에서 얻어진 원거리 시력 0.88, 근거리 시력 0.80보다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으며,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사용하는 백내장 수술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섬유성 후낭혼탁’(후발 백내장)의 발생 빈도가 기존 방식의 4분의1로 줄었다. 임 원장은 “이 수술을 위해서는 10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장비를 구입해야 하고, 치료 성과가 뚜렷하지만 현행 포괄수가제에서는 기존 백내장 수술보다 비싼 치료비를 받을 수 없다”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백내장에 난시나 노안이 겹친 환자에 한해 장비 소모품인 ‘콘’ 비용만 부과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바이러스가 주원인…생리도 아닌데 피나면 혹시?

    바이러스가 주원인…생리도 아닌데 피나면 혹시?

    자궁경부암은 다른 암과는 전혀 다른 발생 기전을 갖고 있다. 다른 암들이 주로 내부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자궁경부암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원인 바이러스는 흔히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라고 불리는 DNA 기반의 바이러스로,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130여종이나 된다. 이 가운데 30∼40종은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이런 유형은 사마귀를 만드는 종과는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모든 HPV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원인이 바이러스인 만큼 백신 접종을 통해 위험 수준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것도 자궁경부암이 가진 중요한 특징이다. 이런 자궁경부암을 두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허수영 교수와 대담을 했다. →자궁경부암이란 어떤 암인가. -자궁은 자궁 내부에 해당하는 체부와, 질이 자리한 입구 쪽 경부로 구분하는데, 이 중 경부 부위에서 발생하는 암을 자궁경부암이라고 한다. →자궁경부암의 종류를 세부적으로 구분해 달라. -자궁경부암은 세포학적인 검사 소견에 따라 침윤성 편평상피암과 침윤성 선암종, 선편평세포암종, 유리형 세포암 등으로 나눈다. 침윤성 편평상피암은 자궁경부암의 가장 흔한 형태로, 주로 자궁 경부의 점막 위로 돌출하는 형태이며, HPV와의 관련성이 높다. 편평상피암은 세포 분화도에 따라 다시 대세포각질화형, 대세포비각질화형, 소세포암으로 분류한다. 이 중 65%를 점유해 가장 흔한 대세포각질화형은 분화도가 좋고, 예후가 양호한 반면 소세포암종은 분화가 안 되어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침윤성 선암종은 전체 자궁경부암의 10∼15%를 차지하며, 주로 내경부에서 발생해 발견이 어렵다. 이 때문에 편평상피암에 비해 질세포진 검사에 의한 진단율이 낮으며, 확진을 위해서는 자궁 원추절제술 등이 필요하기도 하다. 최근 증가 추세에 있고, 편평세포암보다 HPV와의 연관성은 낮지만 특히 35세 이하의 젊은 여성에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다. 선편평세포암종과 유리형 세포암 등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편이다. →국내 유병률과 발생 추이는 어떤가. -2009년 국가암 발생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의 발생률은 전체 암환자 중 4%, 전체 여성환자 중에서는 15.1%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 환자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35세 미만 여성이 5.3%, 35세 이상 여성이 22%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아프리카와 동남아권역에서 발생률과 사망률이 현저하게 높으며, 2011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10만명당 15.2명이 새로 자궁경부암 환자로 진단받고 있으며, 해마다 10만명당 4명이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고 있다. 최근의 세포 유형별 분포를 보면 1970년대에 비해 편평세포암 발생률은 주는 반면 선암의 발생은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며, 특히 35세 미만 여성에서의 선암 증가가 두드러진다. →원인은 무엇인지 상세히 설명해 달라. -암은 다양한 원인이 작용해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흡연과 경구용 피임약 등 환경적 요인에다 출산력, 유전적 소인, 면역학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연관될 수 있지만 이 중에서도 가장 관련이 깊은 것은 HPV다. →국내 발병 추이 변화의 원인이 따로 있나.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의 발달로 자궁경부암 또는 자궁경부 이형증의 조기 진단이 늘어나는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개방적인 성문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여성의 성경험 나이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로 보인다. 자궁경부암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HPV에 노출될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중년 여성은 물론 젊은 여성에서도 자궁경부암의 발생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앞서 지적했듯이 국내에서 최근 자궁 경부 선암의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층에서 늘어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선암의 경우 자궁 내경부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 선별검사법인 세포도말검사로 찾아내기에는 한계가 있어 그만큼 치료도 어렵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병기별로 구분해 설명해 달라. -증상은 대개 암세포들이 종괴를 형성해 주변 조직을 침투하는 단계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날 때는 대부분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고 보는 게 옳다. 가장 흔한 증상은 성교 후에 나타나는 질출혈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월경 간 질출혈, 폐경 후 질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질출혈은 초기에는 질 분비물에 피가 묻어나는 정도인 ‘점상출혈’로 시작하지만 암이 진행되면 출혈과 분비물이 증가하고, 궤양이 심해지며, 2차적인 감염이 있을 때는 악취가 동반되기도 한다. 암이 더 진행되면 출혈량이 많아지고, 주변 장기나 신경 등을 침범해 배뇨곤란·혈뇨·직장출혈·요천공·하지 동통 및 부종·요로폐쇄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환자가 자각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이 따로 있나. -일반적인 증상 외에 특히 성교 후에 질출혈이 나타나거나 월경 간 출혈, 폐경 후 질출혈이 있다면 자궁경부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1980년대 후반부터 국가적 예방사업이 시행된 이후 사망률이 75%나 감소됐지만 양상이 변하면서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선별검사로는 자궁경부 세포도말검사가 있으며, 현재 국내의 자궁경부암 선별검사 검진율은 44.5% 정도로 파악된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30세 이상 여성의 경우 2년마다 검진하도록 하고 있지만 부인종양학회에서는 나이가 더 어리더라도 성경험이 있는 여성은 매년 검사할 것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검진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자궁경부 세포도말검사의 한계나 오류를 보완해 HPV검사를 병행하기도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HPV와 자궁경부암의 상관관계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곤지름’이라는 병명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콘딜로마로 불리는 성기 사마귀를 이르는 말로, 이 질환의 원인이 바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다. HPV는 아형이 100종이 훨씬 넘을 만큼 다양한데 이 중 가장 흔한 유형으로는 6, 11, 16, 18번형이 꼽힌다. 이 가운데 6, 11번형은 상대적인 저위험형, 16, 18, 31번형은 고위험형으로 구분되며, 고위험형의 경우 남성의 음경암, 여성의 자궁경부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임상적인 검사를 거쳐 보면 대부분이 6, 11번형이지만 단독 혹은 혼재된 형태로 16, 18번형이 발견되는 환자도 20% 정도에 이른다. 허수영 교수는 “HPV는 130여종의 유전자형이 있으며, 그중 30∼40개의 유전자형이 여성 생식기와 회음부, 항문 등에 감염될 수 있다”면서 “이 중 약 20여개의 유전자형이 자궁경부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위험도가 높은 바이러스 유전자형이 바로 16, 18번”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이런 HPV와 자궁경부암의 연관성을 따지자면 흡연과 폐암과의 관련성보다 무려 100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바이러스 감염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물론 모든 HPV 감염이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HPV가 여성의 자궁경부 점막에 감염되더라도 70∼80%의 환자에서는 일시적인 감염에 그쳐 별다른 증상 없이 자연치유된다. 그러나 자궁경부에 미세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 경우 HPV가 점막세포에 감염되며, 세포를 감염시킨 바이러스들은 자궁경부 기저세포층으로 이동해 번식하게 되는데, 바로 이곳에서 세포 변형이 유발되어 자궁경부 이형증, 상피내암, 진행성 자궁경부암 등을 유발하게 된다. 중요한 점은 자궁경부암 환자의 99%에서 HPV의 감염이 관찰된다는 점이다. 백신 접종에 의한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눈도 중풍 걸린다… 4년새 27% 늘어

    망막의 미세 혈관이 막혀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망막혈관폐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망막혈관폐쇄란 망막의 혈관이 막히면서 혈액 순환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으로, 막힌 혈관의 범위와 정도에 따라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눈중풍’으로도 불린다. 주요 원인으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이 꼽힌다. 한국망막학회(회장 허걸)는 2008~2012년 고려대병원, 김안과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5개 병원 망막센터의 망막혈관폐쇄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8년 990명이던 환자 수가 2012년에는 1255명으로 26.8% 증가했다고 최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08~2012년 망막혈관폐쇄 환자가 42%나 증가했다. 이는 원인 질환으로 꼽히는 고혈압 증가폭 19%나 당뇨 26%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이다. 이에 대해 김중곤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이런 원인 외에 진단율 증가 등 또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고혈압·당뇨 환자는 물론 여성 망막혈관폐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환자가 400명(2012년 기준)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70대(233명), 30대(53명)와 80대(49)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여성 환자가 683명으로 남성 환자(572명)보다 많았으며, 5년간 증가율도 더 높게 나타났다. 학회는 환자 수 증가 이유를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 등으로 고혈압·당뇨 환자가 늘어난 것을 들었다. 허걸 회장은 “망막혈관폐쇄는 일상생활과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거나 수명이 다된 형광등처럼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증상이 반복되면 진료를 받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암과 면역력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인체의 면역력이 과연 암을 막아주거나 암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면역력이야말로 체내에서 전지전능한 능력을 발휘해 암세포의 준동을 막아주기도 하고, 이미 암이 생긴 경우에는 치유력을 높여준다고들 믿고 있습니다. 물론 면역력이 포괄적으로 건강에 관여한다는 점에서는 이런 믿음이 일정 부분 근거를 갖는다고 해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전적으로 그렇다고는 믿지 않습니다. 알다시피 면역체계는 외부에서 체내로 침입한 세균 등 이물질에 대항하도록 조직되어 있는데, 암은 자기 내부에서 발생한 자가 조직이기 때문에 어떤 면역체계도 이를 적으로 인식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면역세포가 암을 공격할 리 만무하지요.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직경 1㎜의 암 병소에 100만개의 암세포가 있고, 이 세포들은 한곳에 정주하지 않고 온몸을 떠돌며 자기복제를 감행할 때와 장소를 물색합니다. 그러니 암세포는 발생 직후에는 전이하지 않다가 어느 정도 커진 뒤에야 전이를 시작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지요. 이처럼 암세포가 몸을 터전 삼아 활개를 치는 것은 암을 유발하는 세포의 변이에 면역체계가 아예 관여를 하지 않거나 별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뜻이겠지요. 이렇듯 인간의 체내에는 수많은 발암성이 존재하며, 따라서 정도의 차이일 뿐 누구든 발암성 자체와 차단된 삶을 산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훈련시킨 면역세포를 인공적으로 주입해 암을 치료하려는 시도가 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일부에서는 ‘면역요법을 강화해 특정 암을 치료한다’는 변설로 암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면역력이 강하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면역체계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면 면역력만으로 암을 어찌어찌 한다는 유혹이 상술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면역력 운운하며 암환자와 가족들을 현혹하는 상술에는 혹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jeshim@seoul.co.kr
  • 장기이식, 혈액형 걱정 접으세요

    장기이식, 혈액형 걱정 접으세요

    환자와 기증자의 혈액형이 맞지 않으면 거부반응이 나타날 뿐 아니라 당장은 수혈이 어려워 장기이식 수술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뒤집는 의료적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바로 ‘ABO혈액형 부적합 이식수술’이다. ABO혈액형 부적합 장기이식이란 이식수술 전에 환자에게 혈장교환술이나 B세포제거 항체 주입 등의 방법으로 문제가 되는 항체를 제거한 뒤 장기를 이식하는 방법이다. 주로 신장·간·췌장이 대상이며, 국내에서는 1996년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교수팀이 간이식에 처음 적용했으며, 췌장은 2012년 같은 병원 한덕종 교수팀이 처음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9년 2월 이후 최근까지 혈액형이 서로 다른 사람 간에 이뤄진 이른바 ‘혈액형 부적합’ 간 및 신장이식 수술에 참여한 420건의 환자를 대상으로 5년 생존율을 분석한 결과 간 및 신장이식 수술환자 모두 93~96%의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고 최근 밝혔다.<표> 병원 측에 따르면 총 220건으로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술 및 성공 사례를 기록 중인 부적합 간이식의 경우 환자 생존율이 수술 후 1년 96%, 3년 93%, 5년 93%로 나타났다. 이는 혈액형 적합 이식수술의 생존율 96%, 90.5%, 88%에 뒤지지 않는 결과다. 총 200건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사례를 보이고 있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역시 생존율이 수술 후 1년 98%, 3년 96%, 5년 96%를 기록해 혈액형 적합 이식수술의 생존율 97%, 96%, 94%를 뛰어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런 결과는 장기 기증자와 이식받는 환자의 혈액형이 다르면 장기이식 수술이 어렵다는 통념과는 다른 것으로, 서로 혈액형이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장기이식이 가능함을 보여 주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이 같은 수술 성적은 일반적인 혈액형 적합 장기이식 수술 결과와 차이가 없는 것이어서 향후 다른 혈액형 간 장기이식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수술’이 가능한 것은 수술 전에 혈액형이 맞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미리 혈장을 교환하거나 면역 거부반응에 관여하는 B세포를 제거하는 항체를 주입하는 등 사전에 면역거부반응을 유발하는 항체를 제거하는 고난이도 단계를 거침으로써 가능하게 됐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이 병원 간이식팀 송기원 교수는 “혈액형 부적합 이식수술은 면역 거부반응을 고려해 전신 상태가 양호한 환자에게 우선 시행하지만, 최근에는 중증환자까지 수술 대상으로 고려할 만큼 관련 치료술이 발전하고 있다”면서 “더는 혈액형이 이식수술의 걸림돌이 되지 않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아시아 장기이식센터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연간 200건 이상의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으며, 2013년 현재 세계 최다인 3338건의 생체 간 이식수술을 시행하는 등 세계적으로 장기이식술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가족 중 20~30대 발병사례 있을 땐 유전적 소인 확인을”

    “가족 중 20~30대 발병사례 있을 땐 유전적 소인 확인을”

    가족 간의 일체감이 질병, 특히 암에 있어서는 심각한 부담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유방암도 마찬가지다. 유방암의 위험인자 중에서도 가족력은 대단히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유방암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가족 가운데 여러 명의 유방암이나 난소암 환자가 있다거나, 이런 환자 중 20∼30대에 발병한 사례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노동영 교수는 “이런 경우라면 유전적 소인이 크게 작용할 수 있는 개연성을 인정하고, 유방암에 대한 유전적 영향 정도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물론 여성호르몬 노출 정도나 출산 기피에 따른 문제 등 다른 발생 요인이 많지만 특히 유전성은 자신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 치료방법은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하는가. 각 치료방법이 적용되는 임상적 상황도 함께 짚어 달라. -유방암은 기본적으로 수술적인 절제가 필요한 질환이다. 즉, 폐나 간·뼈 등의 장기로 암이 옮겨가는 이른바 전신전이가 있는 경우가 아니면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치료 과정이다. 항암치료는 주로 종양의 크기가 1∼2㎝ 정도이거나 겨드랑이 림프절에 전이되어 있을 때 시행한다. 하지만 유방암의 유형이 유순한 암종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다 환자의 나이와 기저질환 등을 고려해 수술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또 암의 종류에 따라 항암치료와 함께 표적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방사선치료는 전절제 대신 유방의 원형을 지키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한 경우에는 대부분 시행하게 되고, 전절제를 한 경우라도 병기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방사선치료가 필요하다. 유방암 치료방법 중에는 다른 암과 달리 항호르몬치료라는 게 있는데, 이는 유방암세포가 여성호르몬에 대한 수용체를 발현하는 종류, 즉 암세포가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호르몬을 받아들여 암의 진행이나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면 보통은 5년, 상황에 따라 10년 정도 경구용 항호르몬제를 투여하는 치료다. →유방암 치료 패턴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 최근의 흐름을 더해 설명해 달라. -유방암에 관한 연구는 다른 고형암에 비해 상당히 앞서 있으며,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각종 바이오마커와 수많은 신약이 새로 개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연구에 참여해 기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들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암유전체 기술을 도입해 종양에서 중요한 유전적 변이를 발굴, 이를 타깃으로 하는 다양한 치료법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는 앞으로 지속되어 흔히 말하는 맞춤형 치료(tailored therapy)도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생각된다. →유방암의 수술적 치료와 관련한 변화 추이와 치료 효과 측면의 차이도 함께 짚어달라. -역사적으로 보면 무조건 많이, 포괄적으로 절제하는 것이 좋다는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유방보존술에 방사선치료를 더하는 치료가 이전의 전절제술과 비교해 생존율이 낮지 않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제시되었고, 이에 따라 유방보존술의 시행 빈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환자의 삶의 질이 중요해지면서 유방보존술과 성형술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당연히 이런 치료술을 적용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표 참조> →각 치료 방법의 성적과 예후를 병기별로 구분해 설명해 달라. -전반적으로는 각종 표적치료제의 개발에 따라 전체적인 생존율과 병기별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한국유방암학회 등록 자료를 이용한 연구 결과를 보면, 1993∼2002년 사이 국내 유방암(여성)의 수술 후 5년 생존율은 1기 96.4%(95.8∼97.0%), 2기 89.7%(89.0∼90.4%), 3기 65.8%(63.7∼67.8%), 4기 30.7%(26.4∼35.0%) 등으로 보고되었다. 이는 매우 우수한 치료 성적으로, 세계적으로도 이를 뛰어넘는 성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근 유방암 발생연령이 낮아지고 있는데, 특히 주목되는 요인이 있나. -사실 암은 노인의 병인데 최근 들어 국내에서 젊은 여성 유방암 환자가 늘어 눈길을 끈다.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50대 이하 유방암 환자가 50%를 차지할 만큼 젊은 환자가 많다. 이유는 많지만 가장 주목할 요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생활 및 생활습관에 따른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 노출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따라서 특히 20∼30대에 발병하는 유방암이라면 가족력 등을 고려해 유전성 유방암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이런 유방암과 관련해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유방암의 경우 다양한 표적치료제와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식약청과 심평원의 문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아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가령, 1㎝ 이상으로, ‘HER2’ 유전자 증폭을 보이는 유방암의 경우 허셉틴이라는 약제가 유의하게 생존율을 향상시키고 있고, 이에 따라 다른 나라에서는 수술 전 항암요법을 시행할 때 허셉틴 치료에 대해 보험을 적용해주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수술 후 치료에만 제한적으로 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또 각종 검사 및 치료약물의 적응증과 보험기준을 정할 때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아 불필요한 보험재정 낭비를 줄이지 못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정작 필요한 곳에 제대로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유전성 유방암 가계선 발병확률 최고 70% 높아져

    가족은 같은 생활환경을 공유하며, 습관이나 섭생도 유사하다. 이처럼 생활환경과 유전적 특질이 유사하면 동일한 위험요인에 노출되기 쉬운데, 이렇게 발생한 유방암이 가족성 유방암이다. 이에 비해 물려받은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세대를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가족 내에서 질병이 순환해 발생하는 경우를 유전성 유방암으로 정의한다. 물론 가족성 유방암에 유전성 유방암이 더해져 존재하는 사례도 많다. 이 경우 단순히 가족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일반인보다 2∼3배 정도 높은 위험도를 갖지만 유전성 유방암 가계의 여성은 유방암 및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최고 70%까지 높아진다. 또 검진도 일반인과 다르게 시행되며, 이런 환자들은 예방적 수술까지 고려하게 된다.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 유전성 유방암 가계에 속해 향후 유방암이나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크게 높아 예방적으로 수술을 받은 사례에 속한다. 이런 유방암을 100% 예방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자가검진과 암 검진을 통해 유방암 및 전구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유방암학회가 주도하는 핑크리본 캠페인이 바로 유방암을 조기에 찾아내자는 운동이다. 노동영 교수는 “이 캠페인을 10년 이상 펼친 결과 일반인들의 유방건강에 대한 의식 향상과 유방암 검진율이 놀랍게 높아져 현재 일본 등 주변국보다 월등한 55% 이상의 수검률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영향으로 국내 유방암의 5년 평균생존율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해 특히 진행이 느린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전체 암 중 가장 높은 90% 이상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신체활동과 건강한 정신이 중요하다. 노 교수는 “뻔한 말이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적절한 운동 및 식이관리와도 직접 관계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도 있다”면서 “긍정적인 자세는 수술 후 항암 및 약물치료를 충실히 받게 하며, 암의 예방 및 조기발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복부대동맥류 유병률 4.5%… 서구와 비슷

    우리나라의 성인 복부대동맥류 유병률이 조사됐다. 국내에서 복부대동맥류 유병률이 파악된 것은 처음이다. 복부대동맥류란 복부대동맥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푸는 질환으로, 혈관 직경이 정상(2~2.5㎝) 범주를 넘어 3㎝ 이상 커지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한다. 대동맥류가 파열되면 응급수술로 교정해야 하며, 이 경우 사망률이 80~9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팀은 ‘한국인의 복부대동맥류 유병률 조사’를 통해 국내 복부대동맥류 환자에 대한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고위험군의 65세 이상 흡연 남성의 유병률이 4.5%에 달한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시 강동구와 울산·하남시에 사는 50세 이상 성인 남성 478명 등 1229명을 대상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신장동맥 상방, 신장동맥 부위, 신장동맥 하방, 우측 장골동맥, 좌측 장골동맥 모두 5곳의 대동맥 직경을 조사했다. 그 결과 대상자 1229명 중 0.89%인 11명이 복부대동맥류 환자였으며, 범위를 좁혀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65세 이상 흡연 남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23명의 4.5%인 10명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됐다. 이는 서구의 고위험군 복부대동맥류 유병률인 4~9%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조 교수는 “복부대동맥류는 증상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선별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 치료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근거로 미국 등 의료 선진국처럼 국내에서도 초음파를 통한 선별검사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전문학술지인 ‘연세 메디컬 저널’에 실렸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재발성 천식 원인 ‘RS 바이러스’ 급증…신생아 예방접종·3개월간 점검해야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RS바이러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로 입원하는 소아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RS바이러스는 영유아에게서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을 일으키는 호흡기바이러스로, 감염력이 강해 2세 이전의 소아가 대부분 감염되며, 한 번 감염되면 평생 재감염이 반복된다. 미숙아나 선천성 심장질환 등 고위험군 아기가 감염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하기도 감염으로 입원할 경우 사망률이 2%에 이른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천식·알러지센터 조사 결과 RS바이러스에 감염돼 병원을 찾은 소아환자가 지난 17일 현재 20명을 넘었다. 7월 2명, 8월 8명이던 환자가 지난달 29명으로 느는 등 가을로 접어들면서 급증 추이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RS바이러스 감염으로 모세기관지염을 앓고 난 소아는 이후 10명 중 4명에게서 1년 안에 재발성 천식(천명)이 발생한다는 점. 이 때문에 RS바이러스 감염으로 입원한 아이들은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이 병원 천식·알러지센터 김창근 교수팀이 RS바이러스성 모세기관지염을 앓고 난 소아환자(생후 6~ 24개월) 200명을 분석한 결과 3개월째 호산구유래신경독소(EDN) 농도가 높아지면 재발성 천식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상 호전 후 3개월째에 EDN 농도가 정상보다 높으면 재발성 천식이 생길 확률이 72%로 높게 나타나 감염 이후의 EDN 수치가 재발성 천식의 중요한 지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마커스’ 최근호에 실렸다. 김창근 교수는 “모세기관지염을 앓은 후의 EDN과 재발성 천식의 상관성을 규명한 첫 연구로, 예방 대책은 물론 새로운 치료약 개발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면서 “RS바이러스 유행기에는 예방접종 등으로 감염을 막는 게 최선이며, 만약 감염됐다면 치료 후 3개월까지는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는 것이 조기에 재발성 천식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나/심재억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나/심재억 전문기자

    복지는 안정의 다른 이름이다. 복지정책의 요체를 사회안전망 구축에 두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존립 이유는 바로 이 안정에 있다. 그간 국민연금은 임의가입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노후복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55~60세에 정년퇴직으로 일손을 놔야 하는 ‘정직한 사람들’이 평균 수명 80세의 세상을 어려움 없이 살아낼 ‘용빼는’ 재주가 없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그거라도’하는 심정으로 국민연금을 ‘비빌 언덕’으로 삼은 것이다. 퇴직 후 수령액 규모를 생각하면 사회안전망이랄 것도 없지만 ‘나라가 부강하면 국민도 덩달아 잘살게 된다’는 성장론의 도그마에 취해 뭐가 뭔지 따질 염의도 내지 못하고 뼈빠지게 일만 해댄 베이비부머들은 그것조차도 ‘은전’이나 ‘시혜’라고 믿었다. 그런 국민연금이 휘청대고 있다. 기초연금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미가입자에게는 월 20만원을, 가입자의 경우 20만원이 안 되는 부분만큼 채워주겠다는 국민연금 연계방식이 문제였다. 그러다 보니 가입기간이 짧아 국민연금 수령액이 적은 가입자들은 기초연금이 훨씬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서 촉발된 국민연금 엑소더스가 확대되어 탈퇴자가 줄을 잇는다는 뉴스가 베이비부머들의 오금에 생가시처럼 꽂힌다. 물론 국민연금에 대한 실체적 위협이 처음은 아니다. 이번 사태가 엑소더스의 단초가 된 건 맞지만 보다 본질적인 위협은 그전부터 있었다. 연금 고갈 우려가 그것이다. 급기야 정부까지 나서 지급 보장을 외쳐댄 끝에 겨우 무마됐지만 가입자들은 불안해했고, 가입을 고민하던 사람들은 발길을 되돌렸다. 여기에다 이전 정권에서 개혁의 ‘개’자도 못 꺼낸 공무원연금, 교원연금, 군인연금과의 비교도 국민연금 가입자들을 박탈감의 수렁으로 내몰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특정 직종의 연금을 ‘넉넉하게’ 보장하는 정부가 ‘개 대가리 등겨 털어먹듯’ 가뜩이나 속을 끓이는 국민연금 가입자들을 설건드려 놨으니, 그 엑소더스 행렬의 뒤통수에 대고 이번에는 뭐라고 강변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으로 존재하는 국민연금의 보장성을 훼손하는 일은 그래서 위험하다. 그런 만큼 국민연금은 언제든 수정·폐지될 수 있는 기초연금과 달라야 한다. 그런데 생각 없이 국민연금의 틀을 흔들어댔고, 국민연금에서 이탈한 수많은 저소득층의 노후가 심각한 불안정에 노출될 개연성이 적지 않다는 우려까지 덤으로 떠안게 됐다. 불편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이럴 바에야 기초연금 정책자금을 국민연금에 투입해 소득분위별로 연금 보장성을 차등화하는 게 낫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지금의 연금 보장방식에 트랙 하나만 더 얹으면 기초연금의 취지도 살리고 국민연금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떤 방식이든 정책이 노후 안정에 실질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 점이며, 그러려면 국민연금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정책적 오류를 빨리 시정해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누가 그들의 노후를 쏘았느냐’며 책임 소재를 가리는 분란을 안 겪는다. jeshim@seoul.co.kr
  • 몸짱 욕심에 점심마다 헬스장 찾는 40대 김 부장님 사무실 가는 길… ‘미스 엘리’와 먼저 헤어지시죠

    몸짱 욕심에 점심마다 헬스장 찾는 40대 김 부장님 사무실 가는 길… ‘미스 엘리’와 먼저 헤어지시죠

    가을로 접어들면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생각 없이 시작하다가는 부상하거나 중간에 포기하기 쉽다. 따라서 운동 종목이나 강도, 시간 등을 정할 때는 의욕보다 자신의 나이와 체력을 감안해야 한다. 활동력이 왕성한 젊은 층은 부상을 조심해야 하며, 뼈와 근력이 약해진 중장년층은 심부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성장기인 10대는 줄넘기·농구·달리기 등 체중이 실리고, 심폐지구력을 키울 수 있는 운동이 좋다. ■청소년은 성장판 자극해야 10대는 골격과 근육, 체력의 기초가 잡히는 시기다. 대개 성인은 일주일에 세번, 하루 30분 운동을 권장하지만 성장기인 10대는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운동 종목은 체중이 실려 뼈를 강화하고 성장판에 자극을 주는 줄넘기·농구·축구나 심폐지구력을 키워주는 수영·달리기 등이 바람직하다. 오래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하므로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허리 근육이 튼튼하면 척추 부담이 줄어 허리 통증도 예방할 수 있다. ■젊은 남성은 운동 부상 주의해야 활동성이 강한 20~30대 젊은 남성은 특히 부상을 경계해야 한다. 가벼운 충격도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면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지기 쉽고, 척추나 관절의 퇴행도 빨리 온다. 부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에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줘야 한다. 운동 강도와 시간은 체력의 70% 정도가 적당하다. 특히 중량을 이용하는 역기 등을 무리하게 들면 허리디스크가 파열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운동 중에 부상했다면 일주일 이상 쉬어줘야 하며,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20대 여성은 다이어트와 운동 부족 등으로 체력이 약한 데다 하이힐을 신어 허리와 무릎, 발목 통증에 취약한 만큼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장년층은 심부근육 운동을 40~50대는 비만과 과음·흡연 등으로 만성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또 골밀도가 감소해 골다공증에도 취약하다. 운동이 절실한 연령대인 만큼 바쁘더라도 짬짬이 운동에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가까운 거리를 걷거나 계단을 걸어서 오르내리는 습관만으로도 상당한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은 걷기·등산·자전거 등 가벼운 유산소운동이 적당하다. 근력운동은 겉근육보다 척추 심부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이 연령대는 눈에 보이는 겉근육보다 척추 옆 심부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40대 이후에는 여성 대부분이 골다공증이나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을 갖고 있다. 골다공증은 자각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 상태에서는 가벼운 충격에도 척추압박골절이 올 수 있으므로 낙상 등도 주의해야 한다. ■노년층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노년층은 걷기·수영·스트레칭 등 척추나 관절에 부담이 없는 운동을 조금씩, 꾸준히 해야 한다. 이 연령대는 척추관협착증 등 퇴행성 질환을 갖기 쉽지만 통증이 나타나도 참고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 등은 초기에 약물이나 물리치료로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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