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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박사과정 천경수·나혜경씨 美암학회 ‘젊은 과학도상’ 수상

    국내 약학대학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젊은 약학도가 미국 암악회가 주는 ‘젊은 과학도상’을 4년 연속 수상하게 됐다. 30일 서울대 약대 생화학연구실에 따르면 이 대학 박사과정 5년차인 천경수(33)씨는 다음달 5일부터 5일 동안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미국 암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젊은 과학도상(Scholar-in-Training Award)’ 수상자로 선정됐다. 특히 천씨는 박사과정 2년차였던 지난 2000년 이 학회에 제출한 논문으로 처음 이 상을 수상한 이래 올해까지 4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미국 암학회는 94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 학회로,학술대회에는 매년 2만명 이상의 전 세계 암 연구학자들이 참가해 90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한다. 또 천씨와 같은 연구실에 근무하는 선임연구원 나혜경(사진 오른쪽·35·여) 박사도 이번 학회에 제출한 유방암 관련 논문이 우수 논문으로 채택돼 다국적기업인 어본(Avon)사와 미국 암학회가 공동으로 시상하는 ‘젊은 과학도상’을 받는다. 심재억기자 jeshim@
  • LG배 세계기왕전/이세돌, 이창호 꺾고 우승

    ‘쎈돌’ 이세돌 3단이 그랜드슬램을 이룬 ‘돌부처’ 이창호 9단을 꺾고 세계 바둑의 정상에 우뚝 섰다. 이 3단은 27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 특설대국실에서 열린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5번기 제4국에서 이창호 9단을 상대로 294수까지 가는 혈전 끝에 백 7집 반승을 거둬 종합전적 3승1패로 우승컵을 안았다.상금은 2억 5000만원. 이로써 이 3단은 올 세계대회 첫 정상에 화려하게 등극하면서 세계대회 결승5번기에서 이 9단을 꺾은 세계 최초의 기사가 됐다. 반면 최근 도요타덴소배와 춘란배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쾌주를 계속해 온 이 9단은 이날 패배로 자신이 수립해 온 세계대회 연승기록을 멈췄으며 ‘단일시즌 세계대회 전패’ 달성의 꿈도 접어야 했다.지난 대회까지 이 9단은 세계대회 결승에 15번 올라 15번 우승하는 ‘결승불패’의 대기록을 세웠었다. 이날 대국에서 이 3단은 초반 좌변 접전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아 완승을 거둘 것처럼 보였으나 오후들어 하변에서의 무리수로 역전을 허용,한때 패색이 짙었다.그러나 이후 좌변에서흑 대마를 잡은 이 3단은 잇따라 하변의 곤마를 살려낸 데 이어 좌하귀의 흑마까지 잡아내 우변에서 필사적으로 반전을 꾀한 이 9단의 집요한 추격을 뿌리치고 대국을 승리로 마무리했다.이 3단은 대국이 끝난 뒤 “당초 올 목표를 LG배 우승으로 삼았는데 진짜 우승하게 돼 기쁘다.앞으로 이창호 9단에게 밀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
  • 첫 한방주치의로 내정된 경희대 신현대교수“대통령 건강 최선다해 살필 터”

    “대통령의 건강을 살피는 자리라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제가 가진 열정과 의학 지식을 모두 쏟아 대통령과 가족의 건강을 살필 계획입니다.” 왕조시대의 어의(御醫) 이후 처음 대통령의 한방주치의로 내정된 경희의료원 재활의학과 신현대(사진·56) 교수는 내정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신 교수는 “한국인은 누구나 한의학과 친밀한 게 사실이지만,그동안 일부에서는 제도적으로 양의학에 비해 소외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온 것도 사실”이라며 “한방에 이해가 깊으신 대통령께서 이런 결정을 해줘 한의학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알지 못했으며,대선 후 몇 차례 대통령을 진료한 경험이 전부”라고 소개한 그는 “한방 진료가 양방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독립 진료 수단으로 자리매김돼야 할 시점에서 이런 결정이 내려져 무척 뜻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한방병원에서 척추관절 분야를 주로 연구해 온 신 박사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평소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는 분으로,알려진 것처럼 경미한 디스크 증세 말고는 건강상태가 매우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분의 증세와 체질적 특성을 파악한 뒤 필요하면 적절한 약재와 치료법을 권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의학계가 이번 일을 무척 기쁘게 받아들일 것 같다.”는 신 교수는 “한의학이 국민의학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도록 양방쪽 의료진과 함께 주어진 일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조부,부친에 이어 ‘3대 한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신 교수는 경희대 한의대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줄곧 이곳에서 재직해 왔다.역시 한의사인 부인도 강남에서 한의원을 개업 중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LG배 세계기왕전 결승3국,이세돌3단, 이창호9단에 불계승

    이세돌 3단이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이 3단은 25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5번기 제3국에서 이창호 9단에 26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이 3단은 이로써 종합전적 2승1패로 이 9단에 한발 앞서가며 한 판만 더 이기면 이 대회 첫 정상에 오르게 된다.후지쓰배 우승 등 돌풍을 일으키며 지난해 최우수기사(MVP)에 선정된 이 3단은 지난 22일 KT배 4강전에 이어 연거푸 이 9단을 꺾음으로써 두 사람간 역대 전적을 11승13패로 좁히며 ‘이창호 천적’으로 자리를 굳힐 태세다. 반면 올해 국가대항전인 농심 신라면배와 도요타덴소배,춘란배를 휩쓸며 ‘그랜드슬램’을 이룬 이 9단은 올 세계대회 전관제패 전망에 암운을 드리웠다.제4국은 오는 27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나의 건강보감] 루이나이웨이·장주주 부부

    그는 몸보다 정신이 강한 여자다.50㎏에도 못미치는 가냘픈 몸으로 세계 여류바둑계를 쥐락펴락하는 그를 그래서 사람들은 ‘철녀(鐵女)’라고 부른다.춘란배 결승대국이 열린 지난 18일 한국기원 4층 검토실.조훈현 9단 등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이창호 9단의 대국을 지켜보며 열띤 검토의견을 나누는 사이에 한 여성 기사가 앉아 있었다.체구가 유난히 작은 데다 말수도 없어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대마(大馬) 같은 남성들에게 가리기 일쑤다.바로 세계 여류바둑의 정상 루이 9단이다.곁에는 남편 장주주가 항상 함께한다. 루이나이웨이(芮乃偉·39).여자로는 세계 유일의 9단위 보유자다.남편 장주주(江鑄久·40) 9단과 함께 고국 중국을 떠나 미국,일본 등 ‘바둑을 둘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돌다 한국에 정착,한국기원 최초의 중국인 기사가 됐다.루이는 최근 국제 기전인 정관장배를 거머쥐는 등 더욱 날카로운 기세를 드러내는가 하면 장주주도 오랜 유랑의 불안을 털고 점차 안정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루이 9단을 처음 대한 사람들은 두번쯤 놀란다.우선,왜소한 체격에 놀란다.체중을 물었더니 남편이 48㎏이라고 귀띔한다.자신은 ‘그 2배쯤’이라며 씩 웃었다.그들과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그럼에도 승부를 얘기할 때는 상대를 제압하는 근성을 드러냈다.도대체 이들의 내면에서 무엇이 그토록 강인한 승부의 기세를 격발시키는 것일까. 검토실에서 반상을 응시하는 루이의 눈빛은 형형했다.승부욕과 집념이 숨김없이 드러났다.사람들은 그의 이런 면모에 다시 놀란다.루이에게 건강을 물었더니 “건강은 좋은데 요즘 컨디션은 별로”라고 했다.일국에 혼신의 힘을 쏟아 붓는 프로기사들,어차피 실력이 종잇장 차이인 바에야 건강과 집념이 승부의 관건이 아닐 수 없다. 루이는 “대국을 치른 뒤에는 음식을 못먹는 것은 물론 잠도 못잔다.”며 프로기사의 피말리는 애환을 털어놨다.이런 일화도 소개했다.“지난달 대한매일 주최 패왕전 본선에서 박영훈 3단과 무려 10시간의 대국을 치렀다.다행히 이겼지만 그날 집에 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런 그가 ‘철녀’인 것은 결코육체적 강인함을 이르는 말은 아니다.숨돌릴 틈을 주지 않고 상대를 몰아붙이는 철골(鐵骨)의 기세를 두고 이르는 말이다.별명의 배경을 설명하자 그도 수긍한다는 듯 빙긋 웃었다. 이들 부부는 산이나 대학을 찾아 ‘명상의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 말고는 따로 운동을 하지 못한다.대국 일정에 쫓겨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틈나면 도봉산과 수락산을 오르곤 한다.한번 산을 타는 시간은 4∼5시간 정도.산이 좋으냐고 묻자 “도전하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매질하는 것”이라며 “기분전환에도 좋지만 시간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일본에 머물 때는 후지산도 3번이나 등정했다는 이들이다. 이들,특히 루이의 승부욕은 대단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자신은 “그냥 바둑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한다.그러나 일단 대국장에 들어서면 비장하다.표정이 딴판이라고 하자 “상대가 있는데 바둑두면서 웃을 수는 없지 않으냐.”며 파안대소했다. 그렇게 힘든 바둑을 두고도 몸이 버텨내느냐고 묻자 “바둑을 둘 수 있어 행복하다.”며 말을 이었다.“좋아하는 일을,최선을 다해 하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 않는 것 아니겠느냐.” 이들은 가끔 집근처인 한양대 캠퍼스를 찾아 ‘명상의 산책’을 하며 대국으로 지친 심신을 추스른다.한가할 때는 거리도 곧잘 걷는다.그렇게 평상심을 찾는다.평상심이야말로 기력을 십분 발휘하게 하는 관건이라고 믿는다. 자전거를 타는 것도 이들의 또 다른 즐거움.집에서 한국기원을 오갈 때도 자전거를 탄다.루이는 중국 국가대표였던 14년 전,한 휴양지에서 북경까지 600㎞나 되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했다. 장9단은 타고난 만능 스포츠맨.축구 탁구 농구 배드민턴 등 못하는 운동을 세는게 빠를 정도다.중국 국가대표 시절에는 기공으로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다.지금도 대국이 있는 날은 가끔 기공으로 기세를 다듬는다.지난 1990년,예기치 않은 사태로 부와 명예가 보장된다는 국가대표를 그만두고 홀연 중국을 떠나면서 인연을 맺은 한국생활이 어언 5년째. 이젠 음식도 보신탕 말고는 가리지 않는다. 이들의 소원이라면 계속 건강하게 한국에서 바둑을 두는 것이다.낯선 나라에서 새로운 바둑인생을 개척해 가는 이들의 모습에서 ‘목표를 놓치지 않는 도전과 끊임없이 스스로를 다그치는 집념이야말로 건강한 삶의 또 다른 비결’이라는 답을 얻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명상의 건강학 격렬한 대국을 마친 프로기사들은 대부분 여진(餘震)처럼 엄습하는 공허감과 피로 때문에 늘어진 심신을 추스르기가 무척 힘들다고 말한다. 해서 프로기사들은 각자 나름의 건강법을 갖고 있다.조훈현 9단은 등산,서봉수 9단은 골프,이창호 9단은 테니스로 건강을 다진다.반면 루이는 명상으로 마음의 안정을 꾀하며,장주주는 단전호흡으로 기세를 벼른다. 루이의 명상은 정해진 법식이 없다.틈나면 조용한 대학 캠퍼스나 왁자한 거리를 걸으며 ‘복기(復碁)의 명상’을 하는 스타일이다.어떤 때는 반상에 시선을 붙박아 두고 무념의 명상 속으로 빠져 들기도 한다.30년 기력으로 체득해 낸 그만의 명상법이다. 이를테면 ‘천하의 도(道)도 내게 맞지 않으면무용지물이고,하찮은 것도 내게 맞으면 도(道)’라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다. 장 9단도 중국 국가대표 시절,대국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기공을 수련했으나 중국을 떠난 뒤 시간 때문에 기공을 가까이하지 못했다.그러다 한국에 정착해 안정을 찾으면서는 대국을 앞두고 가끔 단전호흡을 한다.“정신을 한 곳에 모으고,내면의 기를 바둑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명상요가센터 윤주영 원장은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바둑기사가 틈틈이 걸으며 명상에 빠지는 것은 기의 순환을 정상화시켜 기력 발산에 좋다.”고 말했다.최근 방한한 틱낫한 스님의 ‘걷기 명상’도 그같은 이유에서 건강에 좋다고 덧붙였다. 윤 원장은 스트레스가 많은 전문직들을 위해 손쉬운 명상법도 소개했다.우선 편한 자세로 눕는다.팔꿈치는 바닥에 대고 자연스럽게 손을 모아 아랫배(단전) 위에 얹는다.조급함을 버리고,아랫배가 따뜻해졌다고 느낄 때까지 있는다.기운이 점차 아래로 가라앉으며 들떴던 호흡과 순환이 안정된다. 장소는 조용한 곳이면 된다.이런 방법에 익숙해지면 반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아랫배에 손을 모으고 해도 된다. 심재억기자
  • 美 연구진,“인슐린 센서기능 저하” 과체중 청소년 당뇨병 노출

    10대 청소년들이 과체중이거나 심장혈관에 문제가 있을 경우 당뇨병의 초기 증상인 인슐린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미국 심장협회 회의에서 조지아의대 연구진들은 14∼18세의 청소년 289명을 대상으로 혈중 인슐린의 수치 변화를 측정한 결과,체지방이 적고 심장혈관이 건강한 청소년에게서 왕성한 인슐린 센서기능이 탐지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체지방이 많은 비만 청소년의 경우 상대적으로 인슐린 센서기능이 떨어지는 상태,즉 ‘인슐린 저항’상태에 있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인슐린은 탄수화물을 혈액에서 세포로 옮기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이렇게 전달된 탄수화물은 신체의 에너지원으로 변환,활용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인종이나 성별에 따라 인슐린의 센서기능이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됐다.인슐린 센서 기능은 백인 여성에게서 가장 활발한 반면 흑인 여성에게서는 낮게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의학자들은 “청소년의 체지방을 낮출 경우 심장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어 그만큼 당뇨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세살적 비만 여든까지 간다...소아비만 원인과 치료법

    어린이 비만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잘못된 식습관에 넘쳐나는 먹거리,운동부족 등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소아비만은 어렸을 때 바로 잡아주지 않으면 지방세포 수가 커서도 그대로 유지돼 평생 비만으로 고생할 가능성이 크며 당뇨,고혈압 등 성인병 조기발병 위험도 높다.전문의들의 조언을 통해 어린이 비만의 문제를 짚고 대책을 강구해 본다. ●원인 햄,치킨,피자 등 지방 중심의 식단 때문에 비만 어린이가 급증하는 추세다.실제로 지난 84년 초·중·고교생의 약 9% 정도가 비만증을 보였던데 반해 90년대 초에는 17%,그리고 최근에는 20%를 훨씬 넘었다.부모가 비만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비만 가능성이 6∼7배나 높지만,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적 요인에 의한 비만이 훨씬 많다. 컴퓨터 게임 등으로 운동량이 준 것도 문제다.에너지 소비량보다 섭취량이 많아 이중 상당량이 체내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문제 소아비만의 80∼85%가 성인비만으로 이행되는데 이런 어린이들에게서 성인병이 조기 발병하는 점이 문제다.비만이 심한 아이의경우 80% 정도가 고지혈증(61%),지방간(38%),고혈압(7%),당뇨병(0.3%) 등의 합병증을 갖고 있다.‘성인병’이 아니라 ‘소아병’인 셈이다. 또 비만한 아이는 정신적 장애를 함께 가진 경우가 많다.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 내성적 성격으로 변하며,이런 신체적 열등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해 정서불안과 적응력 부족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에 비해 비만도가 심하고 다이어트가 어렵다는 점이다.세포의 크기만 커지는 성인비만과 달리 소아비만은 지방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하며 한번 생긴 지방세포는 없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양방치료 원칙적으로 소아비만에는 약물요법이나 지방흡입술 등 수술요법은 사용하지 않는다.성인의 경우 체중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지만 소아는 성장 과정에 있으므로 체중이 더 이상 늘지 않도록 하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비만도가 낮아지게 된다.따라서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행동요법 등 장기적인 치료를 병행한다. 우선 인스턴트식품과 기름진 음식,잦은 외식을피하는 게 좋다.지나친 저열량 식사는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으므로 영양의 균형이 필요하다.예컨대 기름에 튀기기보다 구워 먹는 등 최대한 저지방 식품을 먹되 3대 영양소를 비롯,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영양소가 결핍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끼니는 반드시 챙겨 먹되,물이나 국물을 마셔 어느 정도 배를 채운 뒤 천천히 식사를 하도록 한다.우리 몸은 식사후 20분쯤 지나야 배가 찼음을 감지하고 포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운동요법도 중요하다.운동은 격렬한 것보다 꾸준한 것이 좋다.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생활운동을 체질화한다.활동적인 친구를 가까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컴퓨터게임 등 실내활동 시간을 줄이는 대신 가사를 돕게 하는 등 신체를 부지런히 움직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생활운동이 정형화된 유산소 운동프로그램보다 효과적이다. 행동요법도 치료에 이용된다.명심할 점은 아이에게 무작정 인내를 강요할 것이 아니라 가족들이 아이에게 맞춰 생활해야 한다는 점이다.음식은 일정한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서만 먹게 한다.아이에게 금지시킨 음식은 가족들도 먹지 않는다.매일 먹은 음식 종류와 양,장소,시간 등을 기록하는 식사일기와 운동일기를 쓰는 것도 좋다. ●한방치료 사상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비만한 사람의 80% 이상이 태음인이다.태음인은 식탐과 게으른 성격 때문에 쉽게 비만한 것이 체질적 특징이다. 따라서 이런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야식을 피하고 가능한 하루 두끼 정도 정량의 식사를 하도록 하되,반드시 속을 비워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컴퓨터게임 등 비활동적인 놀이 대신 땀흘리는 운동을 매일 하도록 지도한다.운동은 수영,조깅,배드민턴,야구,배구 등이 좋다.약재로는 의이인(율무),마황,건율(마른밤),나복자 등을 이용해 에너지가 발산되고 땀이 잘 나도록 한다. 소음체질은 대화를 통해 학교나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밝게 생활하도록 배려해야 한다.군것질은 가능한 억제하며,균형있는 식단을 마련해 편식하지 않도록 한다.약재는 건강,양강,청피,진피 등으로 속을 따뜻하게 하고 소극적 성격임을감안,감정의 울체를 풀어준다. 태양인은 자기 생각대로 하려는 고집스러운 성향을 교정해 내면의 불만이 비만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음악,미술 등 예술적 재능을 발휘하도록 하며,등산,걷기,자전거타기,축구,농구 등을 권해 준다.약재로는 체질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오가피,미후도(다래),노근 등을 이용한다. 소양인은 규칙적인 식사 습관을 통해 폭식을 안하도록 하며,항상 느긋한 마음으로 생활하도록 지도하면 좋다. ■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소아과 유철우,가정의학과 김용철 교수.강남경희한방병원 이의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하루 최소 6시간 수면을...부족하면 뇌에 악영향

    1일 수면시간이 6시간에 못미치는 날이 많으면 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이런 연구 결과는 ‘사람의 몸은 적은 수면시간이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이런 환경에 적응한다.’는 종전의 이론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과대학 한스 반 돈젠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48명의 사람들은 4그룹으로 나눠 그룹별로 2주동안 매일 4·6·8시간을,나머지 한 그룹은 3일동안 한숨도 재우지 않는 방법으로 실험한 결과 수면 시간이 부족한 사람의 두뇌 반응이 느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슬립(Sleep)’이라는 잡지를 통해 밝혔다. 조사 결과 수면을 적게 취한 사람들은 두뇌 반응이 느리고 생각이 명확하지 못했으며,일부는 업무 처리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그러나 이런 상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곧 개선됐다.이는 실험 참가자들이 카페인 등 각성제를 복용하지 못하도록 한 상태에서 매일 시간대별로 정신 및 생리학적 테스트와 함께 피로도를 측정한 결과다. 연구팀의 돈젠 교수는 “군인과 의사,교대근무자들처럼 잠을 충분하고 편히 잘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사람들이 피로감을 느낄 경우 언제 수면을 취해야 하는지,또 언제 카페인 등 화학적 자극제를 복용해야 하는지를 정해 놓으면 수면부족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조사 결과가 기존 학설과 크게 다르지 않다.1일 수면요구량은 개인별로 4∼10시간 정도로 편차가 크지만 사람은 결코 부족한 수면상태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누구든 자신의 절대수면량에 못미치는 상태에서는 신체 및 정신기능이 정상보다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심재억기자
  • ‘알기쉬운 심장병 119’ - 박승정 박사가 말하는 ‘심장 건강지키기’ 10계

    생명 유지에 필수적 체액인 혈액을 흐르게 하는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무게라야 고작 주먹 크기인 300∼350g에 불과하지만 1분에 60∼100회씩 끊임없이 박동하며 하루에 무려 8톤의 피를 퍼내는 ‘힘들고도 지겨운 일’을 죽도록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이 심장의 역할이나 피로에 대해 따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데 너무나 중요한 심장이지만,그 심장에 대한 배려가 너무나 소홀한 것도 사람이다. 그런 심장의 반란일까.최근 들어 심장이 고장을 일으켜 빚어지는 돌연사가 늘어나고 있다.원인은 사람들의 잘못된 관리에 있지만,안타까운 것은 이중 상당수가 심장에 대한 무관심,심장병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이런 심장병을 종류별로 열거하고 병증과 예방·치료법을 알기 쉽게 제시한 의학박사 박승정씨의 새 책 ‘알기 쉬운 심장병 119’(가림출판사)가 나왔다.책을 지은 박승정 박사는 국내 심장병의 권위자로,현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로 재직중. 저자는 책에서 동맥경화증은 물론 협심증,심근경색증,부정맥·심근심낭질환 등 다양한 관상동맥질환들을 상세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심장병에 적용하는 최첨단 의료기술인 심혈관 조영술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특히 심장병 예방을 위한 건강지침을 따로 제시한 것이 눈길을 끈다.그가 말하는 ‘심장병 예방을 위한 건강지침은 ▲규칙적인 운동 ▲여가즐기기 ▲긍정적인 생활 ▲정기 건강검진 ▲성인병 조기치료 등 ‘하자 5가지’와 ▲짠 음식 ▲과식,기름진 음식 ▲담배 ▲과음 ▲혼자 치료하는 행위 등 ‘하지 말자 5가지’로 나뉘어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운명론적 절망감 때문에 내키지는 않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인명은 재천(在天)’이라는 말을 믿는다.그러나 사람이 살아 숨쉬는 동안은 인간의 명석함을 더 믿고 싶다.”고.9000원. 심재억기자 jeshim@
  • 이창호 국제기전 그랜드슬램,춘란배 우승… 세계 첫 위업

    이창호(사진) 9단이 현존하는 국제기전을 한 차례 이상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하며 제4회 춘란배를 거머쥐었다. 이 9단은 18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국 유일의 국제기전인 제4회 춘란배 세계 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제2국에서 일본의 하네나오키(羽根直樹) 9단을 상대로 221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둬 종합전적 2연승으로 우승했다.우승 상금은 15만 달러(약 1억 8000만원). 이 9단은 이날 승리로 현재의 국제기전을 모두 제패하는 세계 첫 기사가 됐으며,한국은 국제기전 22연승의 신기록 행진을 했다.또 이 9단 개인 우승 횟수도 메이저급 세계기전 15승을 포함,총 114회로 늘었다. 한편 이 9단은 오는 25일 이세돌 3단과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3국을 치른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일교차 큰 환절기 뇌졸중 주의보

    겨울에서 봄으로 접어드는 이맘때는 일교차가 커 초겨울과 함께 연중 뇌졸중(중풍) 발병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아직 기온이 낮아 뇌혈관은 수축돼 있는데 활동량은 많아져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우리나라에서 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뇌졸중의 발병 원인과 증상,치료 및 예방법 등을 살펴 본다. ●뇌졸중의 종류 ‘출혈성(뇌출혈)’과 ‘허혈성(뇌경색)’으로 구분한다.출혈성은 고혈압이나 뇌혈관 기형에 의한 뇌속 출혈과, 꽈리처럼 불거진 뇌동맥류에 의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 아래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뇌지주막하 출혈로 나눈다. 허혈성에는 50대 이상 장년층에서 주로 나타나는 혈전성 뇌경색과 심장판막증,심방세동(부정맥) 등 심장질환에 의한 심인성 뇌경색 등이 있다.특히 혈전성 뇌경색은 목이나 머리속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겨 혈관이 좁아지고 이곳에 혈전(피떡)이 침착해 혈관이 막히는 것으로,우리나라 뇌졸중 가운데 가장 많은 발병 빈도를 보이고 있다. ●증상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뇌실 내 출혈의경우 초기증상을 감지하기 어려우나,일반적으로 갑자기 의식 저하를 동반한 국소 마비나 언어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이 동반된다.뇌지주막하 출혈은 갑자기 두통과 구토가 오며,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의식을 잃기도 한다. 허혈성의 경우는 어지럼증을 동반하며 시력장애와 복시(複視),반신불수,감각이상 등의 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이밖에도 사람에 따라 언어,인식기능,보행 등에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 일단 발병하면 무엇보다 신속한 병원 후송이 중요하다.산소공급이 끊긴 상태에서는 뇌세포 생존 시간이 2∼3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뇌혈관 일부가 막힌 경우 최대 6시간까지는 버틸 수 있지만 병원에서도 CT(컴퓨터단층 촬영)나 MRI(자기공명혈관 촬영) 등으로 혈관의 막힌 부위를 찾는 데 최소 1시간30분에서 길게는 2시간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늦어도 발생 4시간 이내에는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발병후 6시간이 경과하면 혈액 공급이 차단된 부위의 뇌세포는 죽은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발병후 치료조치 없이 하루가 지나면 뇌의 경색 부위가 부어오르면서 뇌 압력이 급격히 상승해 정상적인 뇌 부분도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위험 요인과 예방법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고,반신마비 등의 후유증을 남기는 경우가 흔하므로 평소 위험요인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동맥경화,당뇨,고지혈증 등이 있는 사람은 미리 뇌혈류 검사를 받아 예방책을 마련하는 게 좋다.특히 뇌졸중의 70∼80%를 차지하는 허혈성 뇌졸중은 중풍예방 검사법을 통해 미리 관리해야 한다.위험군에 포함된 고령자는 외출때 갑작스러운 기온변화를 피할 수 있도록 옷을 준비해야 하며 산책 등 지속적인 운동으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을 길러 주는 것이 좋다.또 온수욕으로 혈액순환을 돕되 냉·온탕을 번갈아 하는 냉온욕은 피해야 한다.느긋한 마음으로 화를 안 내는 것도 중요하다. ●도움말=고대 안산병원 신경과 박민규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
  • 겨우내 스키탄 당신 혹시 판다族?

    지난 주말,남편을 따라 산행을 다녀온 주부 엄모(38)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선글라스를 끼고 오랫동안 햇빛에 노출된 탓에 얼굴에 판다곰처럼 우스꽝스러운 고글 무늬가 생긴 것.한 겨울 스키장에서도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이 적지 않다.강한 자외선 때문에 빚어진 해프닝이다. 흔히 자외선은 한여름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봄철이 더 문제다.겨우내 자외선을 받지 않던 피부가 갑자기 햇빛에 노출돼 쉽게 그을리기 때문이다.자외선에 의한 광과민성 피부질환이 여름보다 봄에 더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최근들어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이런 증상으로 피부과를 찾는 사람이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덩달아 자외선차단제의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피부노화는 물론 잔주름과 기미,주근깨,검버섯 등을 악화시키는 자외선도 차단제의 적절한 활용 등 관리요령만 알아두면 그렇게 두렵지만은 않다. ●자외선차단제 ‘선크림’으로 불리는 자외선차단제는 표면의 SPF(자외선 차단지수)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시중에 나와 있는 SPF는 보통 15∼30선.일상적인외출용으로는 피부 자극이 적은 SPF15∼25가 적당하다.그러나 골프나 소풍,운동 등 장시간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라면 SPF30을 사용해야 피부가 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SPF15 정도의 차단제는 사용감이 좋고,화장이 밀리지 않는 장점이 있으나 자외선 차단효과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반면 SPF30 정도의 차단제는 자외선 차단효과가 좋고 방수나 방사(防砂)처리까지 돼있어 레저용으로 적당하나,화장이 뭉치거나 허옇게 들뜨는 단점이 있다.최근에는 간편한 스프레이형 제품도 많아 용도에 맞춰 사용하면 된다. ●바르는 요령 차단제는 좀 많다 싶을 정도로 넉넉히 발라줘야 한다.바르는 횟수도 중요하다.제품마다 SPF가 달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제시된 시간보다 약간 빨리 차단제를 덧바르는 것이 좋다.땀에 씻기거나 활동중 닦이기 때문이다.예컨대 SPF 15라면 15×20분=300분,즉 5시간 정도 지속효과가 있지만,4시간쯤 후에 덧발라 주는 것이 좋다. ●피부관리 차단제를 발랐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완벽한 차단제는 없다.따라서차단제를 발랐다 하더라도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특히 기미나 주근깨가 있는 피부라면 외출때 차단제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되 보조적으로 모자나 양산을 이용해 햇빛을 차단해 주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차단제를 사용한 후에는 세안이 중요하다.우선 클렌저를 적당량 손바닥으로 비벼 거품을 낸 뒤 마사지하듯 문질러 피부속 노폐물까지 깨끗이 제거한다.꼼꼼하게 씻어 헹군 뒤 찬물로 마무리해 피부에 탄력을 주는 것이 좋다.차단제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주당 1∼2회씩 스팀 타월로 모공을 열어 피부를 깨끗하게 해주고 세안 후에는 스킨로션과 에센스로 피부를 정리한다. ●도움말=CNP차앤박피부과 원장 박연호 심재억기자 jeshim@
  • [나의 건강보감] ‘영원한 청춤의 작가’ 최인호

    ‘자유인’ 최인호의 ‘청계산 이야기’는 결코 스스로를 학대하지 않는 한 대가의 처절한 자기연민이자 작은 돈오(頓悟)같은 것이었다. 최인호(59).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영원한 청춘의 작가’로 기억하고 있으나 그인들 세월을 비켜갈까.당장 내년이면 세상의 이치를 꿴다는 이순(耳順)의 나이 육십줄에 들게 된다. 눈이 오건,바람이 불건 해발 618m의 청계산 능선을 밟으며 ‘영혼의 잠을 깨우는 일’을 그치지 않는다.“이 산을 안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행복하다.”는 그다. ●8년전 청계산과 인연 이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8년 전.“그때 나는 무작정 집을 나섰다.홀로 며칠 바닷가를 찾거나 아니면 설악에라도 오를까 했다.심신은 늘어져 있었고,어깨가 못견디게 결려(그는 엎드려 글쓰는 버릇이 있다) 딱히 지향없이 나선 길이었다.마침 떠오르는 생각 하나가 있었다.‘그렇지 내게도 갈 곳이 있었지.’”그렇게 해서 그는 청계산과 마주하게 됐다. 그것이 청계산과의 첫 대면은 아니었다.그는 6·25때 아버지를 따라 이 산 계곡에서 피란민으로 여름한철을 보냈다.여기다 그가 흠모하는 경허스님이 이 산의 청계사에서 아홉살 어린 나이로 머리깎고 사미(沙彌)의 행자(行者)생활을 시작했으니,이미 그와는 인연이 깊은 산이었던 셈이다. 그에게는 당뇨가 있었다.아픈 기억이지만,누이를 당뇨로 잃었고 노모도 당뇨로 고생하고 계시다.심하지는 않지만 가족력인 탓에 적잖이 마음이 쓰이는 질환이었다.게다가 봄만 되면 겪는 우울증도 걱정스러웠다.따로 약을 먹진 않으나,젊은 시절에는 위스키같은 독주에 의지하곤 했다.이런 저런 이유로 한 때는 자신의 삶에 크게 낙담하기도 했다.우울증이 엄습하면 차를 몰고 전라도나 경상도까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소리내 울기도 했다.이런 그에게 그 산은 축복이었다. ●담배 딱 끊고 술 거의 안해 산행 예찬은 끝이 없었다.그가 산행을 통해 얻는 것은 ‘정화된 영혼’.몸도 몸이지만 그렇게 정신을 추스르지 않으면 제대로 글을 써낼 수 없다.“나는 프로 작가다.몸과 마음이 항상 준비돼 있어 어떤 영감이라도 글로 적어낼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거의 술을 하지않는다.술을 마셔야 하는 약속은 아예 피한다.담배도 15년 전에 끊었다.도락(道樂)이라면 하루 1∼2대 쯤 태우는 시가가 전부.시가는 7∼8년쯤 전 다큐멘터리 ‘왕도의 비밀’을 집필할 때 무료해서 시작한 것이다.특히 아침 무렵 커피와 함께 태우는 시가를 일품으로 친다.고혹적인 맛이 좋아서다.입맛이 길들여져 쿠바산만 고집한다.연기를 삼키지 않기 때문에 크게 건강을 해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 말고는 고답적이랄 만큼 시류에 대한 적응이 늦다.아직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흔한 e메일 하나 없다.필체를 잃어버릴까 겁난다며 원고도 육필을 고집한다.지금 타는 차는 10년된 고물이다. 그런 그가 당뇨더러 “고마운 존재”라고 하는 것은 뜻밖이다.그는 말을 이었다.“당뇨라는 장애물이 없었다면 내 삶에 너무 자신만만해 종국에는 몸을 크게 상했을 것인데,그것 때문에 ‘절제’를 알게 됐다는 것”이다.그렇다고 그가 당뇨의 포로는 아니다.그는 의사의 권고치도 자의적으로 해석한다.예컨대 의사는 혈당 140 이하를 강조하지만 그는 150도 좋다는 식이다.“최근 KBS 기획특집 ‘해신 장보고’ 취재때는 젊은 사람들도 픽픽 나가떨어졌는데 나는 멀쩡했다.”며 씩 웃는다. ●산행이후 구부정한 허리 펴져 물론 그의 운동편력이 산행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한때는 싱글 수준에 이를 만큼 골프를 좋아했으나 지금은 거의 손을 뗐다. 그에게 산행이 정말 좋으냐고 물었다.“영화배우 안성기씨가 그럽디다.‘형,몸이 가벼워 보이고 구부정한 허리도 곧추섰다.”고. 올해 유럽으로 작품 취재여행을 다녀오겠다는 그는 이런 ‘산행예찬’을 남겼다.“땀흘리며 산을 타보라.혼자 명상하며 산을 타는 것은 수양이자 영혼이 정화되는 체험이다.내면의 화(火)가 이내 숨죽여 평온해지고,너그러워진다.그 뿐인가.산은 내게 또 얼마나 많은 영감과 열정을 주는가.”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 ◈전문가가 말하는 올바른 등산법 최인호씨의 등산법은 독특하다.일단 산에 오르면 그날 맘먹은 곳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내닫듯이 걷는다.잘 쉬지 않는다.그렇게 산을 타다보면 이내 숨이 턱에 차고,비오듯 땀을 흘린다.그가 말하는 ‘가슴터질 것 같은 희열’의 지경이다. 그러나 초보자가 그처럼 산을 타다가는 이내 고장이 나고 만다.산을 타는 것도 기술이다. 초보자는 짧은 거리부터 긴 거리로 조금씩 코스를 늘려가는 것이 좋다.걸음은 기본만 익힌 뒤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길들이면 된다.걸을 때는 등산화 바닥 전체로 지면을 밟되 가능한한 일정한 보폭과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갑자기 보폭과 속도를 바꾸면 몸에 무리가 오거나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처음엔 15∼20분을 걸은 뒤 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식으로 하다가 몸이 풀리면 ‘1시간 보행,10분 휴식’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게 좋다.쉴 때는 퍼질러 않거나,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 않아야 한다. 최인호의 경우 자주 찾는 코스는 서초구 원지동 원턱골에서 출발해 매봉을 향하는 코스.이 길을 따라가다 적당한 곳에서 오른 길을 되짚어 내려온다.이렇게 1시간 30분 가량을 걷는다.보통 사람이 걸으면 2시간쯤 걸리는 거리이다.한달에 한번쯤은 3∼4시간 정도를 할애,이 산을 종주한다.원턱골에서 출발해 과천 쪽으로 빠지는 코스를 좋아한다.“산행 뒤 정신의 청량감은 무엇과도 비길 바가 아니다.잠도 잘 들고 몸도 무척 좋아졌다.”고 자랑한다. 그는 “비오듯 땀을 흘리며 헐떡인다는 게 얼마나 좋으냐.”고 반문하지만 사실 일반인이 헐떡일 정도로 산을 타는 것은 위험하다.산행은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오르막길의 경우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걸어야 하며,내리막길도 오를 때처럼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에서 발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 착지해 걷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특히 내리막에서 보폭을 키워 황새걸음을 걷거나 달리는 것은 금물.산에서 내려올 때 사고가 많다는 점을 유의할 것. ●도움말=산악인 장건상 심재억기자
  • 유별난 죽음 ‘복상사’ 봄철·30대에 많다

    심혈관계질환 순간적 악화때 생겨 과한 성생활 말고 심장부담 줄여야 돌연사의 일종으로 세간에 ‘입방아’를 남기는 좀 유별난 죽음,복상사(腹上死).이 복상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인 꽃피는 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복상사는 심장 질환을 가진 사람,특히 고혈압 환자의 경우 위험성이 높아 겨울에 주로 발생할 것 같지만 성생활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복상사는 성교사(性交死)로,꼭 배 위에서의 죽음만을 뜻하지는 않는다.성교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빚어지는 급사(急死)를 말한다. ●원인 복상사의 70% 이상이 혼외정사라는 점,그리고 ‘교합정탈 기절혹사’(交合精奪 氣絶或死:성관계로 정기가 다해 죽게 되는 것)라고 했던 중국인들의 지적대로 무리한 성관계가 초래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고혈압을 가진 사람이라도 급성의 중증(重症)만 아니라면 성교가 크게 해롭지는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오히려 ‘고혈압에 성교가 해롭다.’는 선입관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더욱 해로운 측면이 있다. ●발생 추이한 통계에 따르면 423건의 돌연사 가운데 5건(1%)이 복상사였다고 한다.결코 드물지는 않으나 정확한 발생추이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유족들이 체면 때문에 쉬쉬해서다.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정도 많은 편이다. 성교 도중에 급사하는 경우가 많지만 성교 후 3∼4시간내의 수면 상태에서 갑자기 숨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일반적으로는 노약자들에게 많을 것으로 생각하나 복상사는 사실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한 조사치를 보면 30대가 29%로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24%),40대(19%),60대(10%) 등의 순이었다. 계절적으로는 봄철에 발생하는 비율이 32%로 가장 높다. ●양방적 시각 복상사는 심혈관계 질병이 어느 순간 급격히 악화돼 발생한다.평소에 거의 증상을 느끼지 못할 정도의 심혈관질환을 가진 사람도 심한 충격이나 스트레스,육체적 피로,또는 흥분상태에 의해 질환이 순간적으로 악화돼 심근경색이나 뇌일혈 등을 야기,급사할 수도 있다. 실제로 남자의 경우 오르가슴때 혈압이 상승하고 맥박이 빨라지는 생리반응이 나타난다.이런 생체반응이경우에 따라 돌연사로 이어지는 것이다. ●한방적 시각 인체에 있는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조화가 급격하게 깨지면서 빚어지는 사태로 파악한다. 많은 남자들이 집착하는 정력(精力)은 인체에 병이 없으면 저절로 좋아지게 된다. 반면 양기를 생산하는 심장이나 음기를 발산하는 콩팥이 부실하면 정력이 감퇴한다.당뇨나 고혈압도 정력을 직접적으로 저하시키는 질병이다. 고령자나 몸이 약한 사람의 성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무리한 성생활을 차단해 생명을 보전하려는 자연적 섭리의 발현이다.이런 순리를 무시하고 인위적으로 성기능만 강화하면 돌연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질병 때문에 성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양기를 돋운다고 해구신이나 뱀탕을 아무리 먹어본들 나아질 게 없다. ●예방법 지나치게 성적 흥분을 야기하는 환경을 피해야 한다.성교 횟수와 소요시간을 적절하게 하며,고혈압 환자의 경우 심장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여성 상위체위가 좋다.또 목욕 후에는 몸을 충분히 식힌 뒤,운동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가진 뒤 관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순환계 질환이 있는 사람은 혈압상승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저녁시간보다 충분한 수면을 취한 뒤인 새벽시간대가 안전하다.이 시간에는 위장이 비어 있다는 것도 좋은 점이다. ■ 도움말=경희대 한방병원 6내과 안세영 교수,김재영비뇨기과 김재영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복상사 다른나라의 시각 죽음의 요인이 성행위라는 것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끄는 복상사는 나라마다 표현도 다양하다.복상사를 보는 시각의 차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스위트 데스(sweet death)’,프랑스에서는 ‘모르 두스(mort douce)’라고 한다.둘 다 ‘달콤한 죽음’이라는 의미다.그런가 하면 라틴어권에서는 ‘배 위에서 죽다.’는 뜻으로 ‘모르스 수프라아브도미니스(mors supraabdominis)’라고 하며,영국인들은 ‘말안장에서의 죽음’이란 의미의 ‘새들 데스(saddle death)’라고 한다.‘교합정탈 기절혹사’(交合精奪 氣絶或死)라고 해 성관계로 정기(精氣)가 탈진해 맞는 죽음이라고 해석한 중국인들은 복상사를 ‘색풍’(色風)이라고 하는데,성교중 급사한 것을 ‘상마풍’(上馬風),성교후 죽는 것은 ‘하마풍’(下馬風)이라고 따로 구별했다.일본인들은 그냥 복상사라고 한다. 우리 나라에서도 성교사라는 말보다 복상사를 널리 썼다.더러는 애정사(愛情死)나 극락사(極樂死),쾌락사(快樂死)라고도 하며,방사사(房事死)라고 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 편운 조병화시인의 시와 삶 ‘고독으로의 긴 여정’ 떠난 詩壇의 거목

    이제 머리 위에 베레를 얹고 명상의 파이프 연기를 흩날리던 편운(片雲) 조병화 시인을 볼 수 없게 됐다.“시인은 모름지기 시간을 이끌어야 한다.”는 가르침도 다시 듣지 못한다. 시인은 83년동안 부대낀 번잡한 세속의 욕진을 모두 털고 ‘고독으로의 긴 여정’에 들었다.그는 평생 ‘고독’이라는 존재론적 주제를 중심으로 미완의 사랑과 죽음,삶의 희열을 결부시켜 온 ‘고독의 시인’이었다.그가 시를 통해 다다르고자 한 곳도 ‘절대고독’의 세계였다.그러나 ‘사랑’에 대한 그의 정신적 탐닉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가 그려온 고독과 허무의 그림도 한낱 흩어지는 안개에 불과하다.그가 사람과 물상에 쏟은 사랑은 그만큼 열렬한 것이었다.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여덟살 나던 1929년 서울로 이사와 평생 서울 인근을 떠나지 않았다.1943년 경성사범학교 보통과를 마치고 일본에 유학해 도쿄고등사범학교에 입학했으며,이때부터 문학적 소양을 발휘하기 시작했다.학창시절 그는 문학뿐 아니라 미술과 운동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경성사범 시절,미술활동은 물론 조선 럭비대표로 선발됐는가 하면 노후에도 짬짬이 유화전을 열만큼 그림에서도 일가를 이뤘다. 공부를 마친 그가 처음 교단에 선 것은 1947년.인천중학교(현 제물포고)에서 교직생활을 시작해 2년 뒤인 49년 서울중학교(현 서울고)로 옮겨 첫 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을 펴냈다.평생 ‘고독의 바다’를 표류한 시인의 삶은 그렇게 막이 올랐다.이후 그는 거의 해마다 시집을 펴내는 왕성한 창작열을 보였다. ‘하루만의 위안’(50년) ‘패각의 침실’(52) ‘인간고도’(54) ‘사랑이 가기 전에’(55) ‘서울’(57) ‘석아화’(58) ‘기다리며 사는 사람들’(59) 등이 그 즈음 그가 펴낸 시집들이다.지난해 ‘남은 세월의 이삭’을 펴낼 때까지 시인으로 산 50여년 동안 무려 52권의 시집을 남겼다. 그의 시세계는 주로 모더니즘에 뿌리를 박은 것이었다.그러나 결코 모더니즘 감각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다.철저하게 일상에서 얻어지는 보편적 정서를 탐닉했다. 문학평론가인 중앙대 임헌영 교수는 “그는 모더니즘이니 뭐니 하는 문학이론을통해 수업을 한 게 아니라 생활 자체로 시에 접근해 갔으며,이것이 대중적 친근감을 갖게 하는 오묘한 비의였다.”고 설명한다. 지적 기교보다 정감 어린 호소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의 시는 당대의 제약을 벗어나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소외,이기주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해결될 수 없는 고독에 대한 따뜻한 위로와 껴안음이 되었다는 것이다. 문학과 문인에 대한 그의 사랑은 참으로 돈독했다.문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취에 대한 격려’라며 지난 90년 편운문학상을 제정,이듬해 첫 수상자를 낸 이후 지난해 12회까지 이 땅에서 힘겹게 시를 쓰는 가난한 시인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넸다. 심재억기자 jeshim@
  • [이 사람의 건강보감] 前대통령 주치의 허갑멈박사

    ””가볍고 경쾌하게 그저 걷지요”” 매일 비타민 한알씩 복용 三白식품과 술만 빼곤 먹거리 가릴필요 없어요 허갑범(66) 박사.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를 ‘대통령 주치의’로 기억한다.평생을 의사 겸 교수로 연세대에서 일했으며,그곳에서 의대 학장을 지낸 뒤 야인으로 돌아온 그를 신촌의 ‘허내과’에서 만났다.지난해 개원한 병원은 신촌로터리와 서강대 중간쯤에 있었다. 신촌 거리를 걷는 그의 걸음은 빠르고 경쾌했다.바지 주머니에 지그시 손을 집어 넣고,가벼운 몸매로 활보한다.특별한 지향이 없다.그냥 몸이 풀릴 정도로 걷는다.바로 이것이 ‘허갑범식 운동법’이다. 걷는 일 말고 그가 따로 챙겨서 하는 운동은 거의 없다.심신을 추스르기 위해 가끔 고향 안성의 농장을 찾는 것이 고작이다.20년 전에 마련한 농장에서 나무를 가꾸며 소일하곤 하는데 최근엔 바빠서 찾지 못했다. 그래도 대통령주치의까지 지낸 그에게 남다른 ‘건강법’이 있지 않을까.또 다른 비결을 물었다.그가 내놓은 건강법은 의외로 간단했다.매일 종합비타민 한 알씩을 먹는 것말고 굳이 다른 것이라면 음식을 먹는 방법이다. 아침식사로는 구운 토스트와 요구르트 한 병,커피와 야채 샐러드를 먹는다.달걀도 1주일에 1개 정도 프라이해 먹는다.대신 점심과 저녁은 먹을 만큼 먹는다.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기 위해 밥에는 콩을 많이 넣는다.그래봐야 원래 소식을 해 총량이 많은 것은 아니다.걷는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때문에 애써 먹거리를 가릴 필요도 없다. 얘기중 이 ‘먹거리’가 문제가 됐다.“우리나라 식생활이 대단히 잘못돼 있다.”는 대목에서 그는 톤을 높였다.요지는 탄수화물 섭취량이 너무 많다는 것.30∼40대 이후 세대의 경우 의외로 쌀밥에서 섭취하는 탄수화물 절대량이 많아 성인병의 중요 징후인 비만과 지방간이 많다고 지적했다.듣고 보니 예사롭지가 않았다. “알고 보면 고기 때문에 비만한 것이 아닌데도 많은 사람들이 고기를 문제삼는다.”면서 “문제는 삼백(三白·쌀,밀가루,백설탕)식품과 술”이라고 들었다.“사실 고기도 그래요.많이 먹지도 않으면서 많이 먹는다고 여기고,그것도 여러날 조금씩 나눠 먹으면 좋을 걸 한 자리에서 먹어치우고 끝낸다.”며 잘못된 식습관을 나무란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가 무척 밝고 곧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그러나 결코 유약해 보이지는 않았다.의약분업을 두고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아직 시기상조”라고 진언할 만큼 강단도 있다. 고등학교 때 결핵을 앓아 1년 동안 휴학까지 한 그도 한동안 담배를 피웠다.대학 때 배운 담배를 프랑스 유학 중이던 34살에 끊었다.이후 담배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술도 매우 절제하는 스타일.일주일에 2∼3회 맥주 2∼3잔 가량을 마시는게 고작이다.청와대에서는 더러 폭탄주도 했지만 그의 음주 스타일을 아는 터라 1잔 이상은 권하지 않더라고 소개했다. 그는 “적당한 음주는 나쁠 게 없다.”고 말한다.정신건강에도 좋고 혈액 속의 ‘좋은 콜레스테롤’수치를 높여주기도 하는데 문제는 과음”이라고 짚었다.우리의 음주문화가 너무 전투적이고 원초적이라는 것.‘원초적’이라는 그의 말에서는 ‘미개한 음주문화’라는 뉘앙스가 묻어났다.그는 그런 문화의 배경을 “생활환경 탓도 있겠지만 술 때문에 출세하는 사회의 풍토가 문제”라고 나름대로 풀었다. 사실 그가 연세대를 정년퇴임했을 때 여러 곳에서 병원장이니,학장이니 제의를 해왔지만 모두 손사래를 쳤다.지금까지 추진해 온 당뇨 관련 대사증후군 연구를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그는 지금도 오전에만 진료를 한다.진료 대상도 당뇨와 갑상선질환 등 특정 종목으로 제한했다.그는 “지금 내게는 자유가 필요하다.”고 했다.허 박사는 이날 얘기의 태반을 의과대학 교육체계 개혁에 할애했다.특히 의학전문대학원제 도입에 대해서는 “넓은 의미에서의 의학 발전과 의료서비스의 수준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더 늦추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어설 때쯤 그는 긴 시간,다양한 주제로 풀어놓은 얘기를 정리했다.“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딱 떨어지는 비결이 있다고 여기는데 그렇지 않습니다.건강의 비결은 평범한 데 있어요.우선 가족병력이 있는 사람은 관련 질병을 특히 잘 관리해야 합니다.그것 말고는생활습관이 중요하지요.먹고,일하고,운동하는 것이 모두 습관의 연장 아닙니까.” 글 심재억기자 jeshim@ ◆주치의가 본 DJ건강 허 박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을 야당총재 시절부터 살폈다.그 후 대선에서 승리한 DJ가 천거,주치의가 됐다.지금도 DJ는 건강에 관한한 허 박사의 조언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 이런 허 박사의 눈에 비친 김 전대통령은 타고난 건강 체질이다.외유내강형으로 평소 유머도 곧잘 하는가 하면,아무리 화나는 일이 있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언성을 높이지 않는다.이런 점이 건강의 비결로 꼽힌다. 주치의로서의 경험담을 청하자 “대통령직이 격무에다 그렇게 스트레스가 많은 줄 몰랐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김 전대통령이 지난 2000년 일본의 오부치게이조(小淵惠三) 총리 급서 때는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평소 낙천적인 분이 두 아들 문제로 무척 상심해 혹시 건강이나 해치지 않을까 긴장했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그 후 DJ는 3남 홍걸씨가 석방됐을 때 누구보다 기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문제가 된 김대통령의 건강에 대해서도 그는 명쾌하게 선을 그었다.“대통령은 물론 이희호 여사도 체질적으로 건강하신 분들이다.‘대통령 치매설’‘암설’ 등이 나돌았으나 모두 낭설이며,지난해 위장 장애와 폐렴으로 2∼3일 고생하신 게 전부”라고 털어놨다. “지금도 대통령 주치의 경험을 무척 유익하고 값지게 여기고 있다.”는 그는 “좀 있다가 김 전 대통령을 한번 찾아뵙겠다.”고 했다. 심재억기자 ◆바른 걸음법과 운동효과 허 박사에게 “30∼40분 정도 걷는 걸로 운동이 되느냐.”고 물었더니 “그 정도면 보폭이 60∼70㎝니까 6000보 가량 돼 보통 3∼4㎞쯤 걷는 셈이고 아마 200㎉쯤은 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비만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말이었다.그가 점심에서 취하는 열량이 어림잡아 400∼500㎉ 정도니,거의 절반 가량을 걸어서 소진시키는 셈이다. 걷기 운동이 주는 열량 소모효과를 과소평가해선 안된다.예컨대,체중이 65㎏인 사람의 경우 30보만 걸어도 1㎉의 열량을 소모할 수 있다.시속 4㎞ 정도로 90분 정도를 걸으면 300㎉는 충분히 태울 수 있다.걷는 방법도 제약이 없다.기분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면 된다. 사실 하찮아 보이지만 투자없이 가장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 걷기다.운동삼아 걸을 경우 우선 자연스럽게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한다.그런 다음 경쾌하면서도 빠르게 강도를 높이면 좋다. 전문가들은 “상체를 바로 펴고 몸에 힘을 뺀 자세가 좋다.팔은 자연스럽게 구부려 발동작과 반대가 되도록 한다.가능한 팔 움직임을 크게 하고,발은 뒤꿈치부터 땅에 닿게 하여 발가락으로 땅을 박차듯 걸음을 떼는 식으로 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운동법도 어렵지 않다.30∼40대 성인의 경우 하루 3km 정도를 35분 안에 걷는 운동을 주당 3일 정도 한다.10주쯤 후에는 4.8km 가량을 50분 내에 걷는 운동을 일주일에 4∼5일 가량 한다. 50대는 1.6km를 20분에 걷는 운동을 주당 4회씩 한 뒤,1∼2주쯤 지나 하루 4.8km를 45분에 걷는 정도로 하면 된다.강도를 점차 높여야 운동효과가 있다.꾸준히 하되,과다체중자나 초보자는 속도나 거리를 무리하게 잡지 않는 것이 좋다.이렇게 한달 정도 하면 다리와 골반,척추 부위의 근력이 강화되고 심폐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허 박사가 마흔 무렵에 걷기를 시작했다니,‘이력’이 어언 30년에 가깝다.따로 ‘공기 좋고 풍광 좋은 곳’을 찾는 것도 아니다.일터에서 가까운 신촌 일대가 운동장이다. 휴일엔 집에서 가까운 명지대 뒤 백련산을 오른다.60∼90분 정도 야트막한 산을 오르내린다.굴곡진 능선을 타는 등산이 걷기보다는 전신에 미치는 운동효과가 더 낫다.단점은 걷기보다 체력소모가 크다는 점이다. 심재억기자
  • 자궁암 복강경수술 성공률 96%,아산병원 남주현교수 시술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복강경 수술방식으로 시술한 결과 96%의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우리나라 여성암 가운데 두번째로 많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남주현(사진) 교수는 지난 98년부터 최근까지 84명의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이 수술법을 적용한 결과 전체의 96%인 80명의 암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9일 밝혔다.수술후 재발된 나머지 4명중 3명은 2차 방사선 치료를 받아 완치됐다 이같은 성공률은 개복수술 방식의 완치율 97%와 비슷한 것으로,두 수술법간 완치율 차이가 거의 없는 것이다.특히 수술후 통증이 거의 없고 흉터가 남지 않을 뿐 아니라 입원기간도 개복수술의 23일에 비해 15일 정도로 짧아 향후 자궁경부암 환자들의 복강경수술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 교수는 이같은 치료 결과를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미국 부인종양학회에서 발표했다. 심재억기자
  • [男男女女]궁합과 운명

    궁합(宮合)이란 현상을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의식적 병리 상태는 그리 건강한 것이 아니다.마치 프레이저가 ‘황금가지’에서 말한 ‘우매한 부족들’처럼,아니라고 하면서도 거기에 귀를 기울이거나 곁눈을 거두지 못한다.운명예정설이 주는 살벌한 경고성 때문이다. 예컨대,점술가들은 남토여토(男土女土)면 부귀(富貴)하고,남토여수(男土女水)면 장수(長壽)한다고 한다.남토여목(男土女木)이면 단명(短命)하고,남목여금(男木女金)이면 대흉(大凶)한다고도 한다.또 남화여수(男火女水)면 사별(死別)할 팔자고,남화여금(男火女金)이면 무자(無子)하다고 하니,우선 신통함에 놀라고,또 그 칼날 같은 단호함에 기가 죽을 수밖에 없다. ‘운명의 또뽑기’같은 이 궁합이 너무 오래,그리고 너무 가혹하게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일종의 집단중독증이다.더러는 문화라고도 하고,더러는 관습이라고도 한다.과거의 폐단이 살아남는 미혹의 생존술이다. 정보의 통로가 막힌 폐쇄사회,오로지 중매에만 의존하던 가부장적 사회에서 결혼을 위해 보조적 장치로 존재한 궁합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엄연한 도그마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유쾌한 일이 아니다.그 단순·획일성과 인간의 성정을 점괘로 규제하려는 무지함 때문이다. 남녀의 사주를 견줘 생극(生剋)과 길흉(吉凶)을 점치는 궁합은 제한적인 ‘경우의 틀’ 속에 수많은 운명을 우겨넣는 점술이다.이게 바로 파시즘적 획일성이다.여기다 불확실한 궁합의 예단 때문에 선남선녀가 개인의 의지에 상관없이 ‘함께 살거나 아니거나’를 결정해야 하는 몰가치한 비인간성도 문제다. 그뿐이 아니다.근래의 궁합에 나타난 괘라는 것도 삶의 극한 단면을 여과없이 투영시켜 ‘사별’ ‘무자’ ‘대흉’ 등 듣기만 해도 오금 저리는 해석을 덧붙이고 있다.누구든 그 괘를 보고는 끝내 의연하기가 쉽지 않다.면역성 강한 세태를 겨냥한 사술의 노림수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세금을 체납하면 하루 아침에 ‘일제정리’되기 십상이고,주차 한번 잘못했다가는 ‘책임 못짐’의 앙갚음에 타이어가 결단나기 일쑤다.그뿐인가.취객들이 방뇨하는 벽위에는 겁주느라 그려진 큼지막한 가위가 마치 뭔가 일(?)을 낼 것같이 살벌한 모습을 하고 있는 세상이다.이런 세태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 ‘사별’이나 ‘대흉’ 같은 처방이 아니면 씨알이나 먹힐까. 요즘의 젊은 신세대 가운데 궁합을 신뢰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는 한 인터넷 사이트의 조사 결과는 뜻밖이다.40%가 넘는 응답자가 ‘궁합이 결혼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하고 있다.‘연애궁합’을 봤다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았다. 결혼 풍속이 바뀌어 아예 ‘중매’라는 말조차도 듣기 어려운 세상에 신세대들이 노랑머리 멋적게 궁합 운운하는 게 우선 딱하고,자신만만해야 할 그들이 고리타분한 운명결정론에 쉽사리 풀죽는 모습도 마뜩찮다. 마침내 눈길 한번 마주치지 않고 온라인으로 점괘를 주고 받는 ‘인터넷 궁합’의 세상이 됐다.도대체 천변만화의 가능성을 가진 젊은이의 미래를 언제까지 복채 몇 푼의 궁합으로 재단할 것인가. 심재억기자 jeshim@
  • [이 사람의 건강보감] 탤런트 백일섭씨 “”술이 보약 일이 운동””

    건강 백세.누구나 갈구하는 건강,이 건강에서 삶의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그만큼 건강의 가치는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다.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오른 ‘성공한 사람들’의 건강 이력은 그 자체가 관심사이기도 하거니와 이들이 터득한 건강법은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교훈이나 선물이 되기도 한다.‘보통 사람들’과는 다를 것 같은 이들의 ‘건강지키기’를 샅샅이 파헤쳐 보자.그 안에 ‘건강 백세’의 비결(秘訣)이 있다. “보약이라고는 먹어본 적이 없다.굳이 말하자면 술이 내 보약이다.술을 마시면서 나쁜 일은 모두 털어버린다.그뿐인가.술은 기분 좋은 일을 2배,3배 더 좋게 해준다.그러니 술이 보약이랄밖에….” 탤런트 백일섭(59)씨.수더분하고 격의없는 표정과 몸짓,경지에 오른 연기로 ‘안방’을 쥐락펴락하는 그를 서울 여의도의 MBC VIP분장실에서 만났다. 그는 술을 즐길 뿐 아니라 술의 효용에 대해서도 무척 긍정적이다.어느 정도인가 하면,술로 건강을 체크하는 경지라고 할까.특별히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 있느냐는 물음에 그는 “별로없다.”며 이렇게 말한다.“나는 술로 건강을 체크하는 타입이다.일을 마치고 술자리에 가 첫 잔이 당기면 ‘아,내 몸이 아직도 괜찮구나.’,첫 잔에서 역한 소주 냄새가 나거나 속에서 받지 않으면 ‘내 몸이 좀….’이라고 여긴다.” KBS 탤런트 공채 5기로 65년에 처음 연기생활을 시작했으니 거의 40년을 연기 현장에서 보낸 그다.그 세월동안 연기자의 애환을 술로 달래 왔으니,술에 관한 한 가히 일가를 이뤘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그렇게 내공을 쌓아온 그에게 주량을 묻자 허허,하며 웃는다.턱없는 물음이었을까.다시 ‘기분 좋은 주량’이라고 토를 달자 “반주로 소주 두 병쯤 한다.”고 털어놨다.얼핏 그의 표정에서 ‘소주 2병’이 대외용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일 때문에 끼니를 거를 때도 밥 삼아 술을 마신다는 그다. 얘기중에 그는 계속 담배를 피워댔다.젊어서 배운 담배라 끊기가 어렵다고 했다.요즘 그의 흡연량은 하루 한 갑 반 정도.최근의 ‘금연 신드롬’에 비춰볼 때 가히 골초 수준이다. 그렇다고 그가 술만 마시는 ‘술통’이거나 생각없는 ‘골초’는 아니다.연기자 백일섭은 위 아래로 두루 친화감이 두드러져 그를 따르고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넘친다.그런 사람들 챙기는 일에 술이 필요하고,또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털어내기 위해 얼른 담배를 빼물지만 적어도 술에 관한 그의 원칙 하나는 확고하다.‘절대 2차를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처음엔 “몸 사린다.”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이 원칙을 무너뜨리지 않았다.덕분에 지금은 그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음주 원칙’을 안다.그가 그렇게 술을 즐기면서도 곰처럼 포효하는 CF를 찍을 수 있는 배경에 바로 이런 금도와 원칙이 있다. 사실 그는 골프광이다.취미가 골프랄 정도로 즐긴다.실력도 핸디 10으로 뛰어나다.그러나 그는 아직 골프로 건강을 지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골프가 왜 건강에 좋지 않을까만,적어도 ‘연기자 백일섭’에게 있어 골프의 약발은 확실히 술에 못미쳐 보였다. 아무리 그래도 술과 골프만으로 그가 건강을 지킨다고는 여겨지지 않았다.또 다른 건강비결을 묻자 그는 주저없이 ‘일’을 들었다. 1년에 보통 2편씩 맡는 드라마 출연 때마다 다른 성격의 배역에 철저하게 몰입하면서 전혀 다른 생을 즐긴다는 것.그는 스스로를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소개했다.“일에 미친 덕에 건강을 덤으로 얻었다.”는 그의 말은 “일에 미치면 건강을 잃는다.”는 세간의 인식과는 영 방향이 다른 말이어서 의아했다.다시 그에게 왜 그렇게 믿고 있느냐고 묻자 그는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그는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낙천적으로 생각한다.주어진 일을 마지못해 하는 경우와 기분좋게 하는 경우는 그 경위와 결과가 전혀 다를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먹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건강의 조건.사실 그가 그렇게 술을 마시고도 건강을 지켜내는 것은 기호에 적절하게 맞춘 안주에 있다.원래 육식을 좋아해 생갈비 등 쇠고기를 즐겨 먹는 데다 그날그날 기호에 따라 생선회나 구이 등 다양한 먹거리를 동원한다. 식성은 대체로 토속적이다.집에서 일상적으로 나오는 것 말고는 야채류도 특별히 챙겨 먹지 않는다.그는 “김치와 깍두기를 즐겨 먹는데,이것도 채소 아니냐.”며 허허 웃었다. 일을 떠나 틈만 나면 움직이는 것도 그만의 건강법이다.딱히 건강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타고난 체질이 그렇다. 서울에서 꽤 먼 경기도 광주에 단독주택을 마련한 것도 이런 체질과 무관하지 않다.그의 집에는 진돗개와 풍산개 각 2마리를 비롯,무려 6마리의 개가 가족을 이루고 있다.“일주일만 치우지 않으면 배설물이 ‘산더미’처럼 쌓이는 정도”니,이래저래 집에 있는 시간은 움직임으로 채우는 편이다. 혈압이 약간 높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다는 그가 술과 육식을 즐기고도 왕성한 힘과 의욕으로 연기활동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마음에서 오는 건강’이 생각났다.“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그의 말은 그런 면에서 설득력이 있었다. 헤어지기 전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병치레 안하고 80까지는 살아야지요.” 심재억기자 jeshim@ ◆애주가도 건강할 수 있나 백일섭씨의 주량이 놀랍다.술은 안하는 것보다 소량씩 일정량을 마시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와 혈액순환에 좋다.그러나 오래,많은 양을 마시면 뇌기능 마비와 함께 뇌출혈 위험이 증가한다.사람마다 주량이 다르나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음주는 와인이나 소주 1잔,맥주는 1캔,위스키는 반 잔 정도를 말한다.담배는 무조건 끊을 것을 권한다.술과 담배를 오래 했기 때문에 1년에 한번씩은 위 내시경을 포함한 정기건강검진이 필요하다. 백일섭씨가 술과 담배를 과하게 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은 운동이다.항상 움직이는 습관이 좋은 운동효과를 거두는 것 같다.운동은 만병통치약이다.하지만 백일섭씨도 당장 내년이면 60대다.근력이 약해지고 순간반응이나 평형감각이 떨어져 격렬한 운동은 노화를 촉진할 뿐 아니라 위험하기도 하다.하루 30분가량 러닝머신을 이용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싱겁게 먹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짠 음식은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자 적이다.건강미 넘치는 백일섭씨의 모습을 오래오래 브라운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손등에 하얀 돌기… 혹시 고지혈증? 한방식 진단·치료방법

    피 속에 정상치 이상의 지방분이 섞인 고지혈증이 날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지혈증에 의한 동맥경화로 뇌경색과 심근경색 등의 질병 발생 빈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전통적으로 채식 위주의 식생활이 육류 소비가 많은 서구식으로 급격히 바뀐 탓이다.고지혈증이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인지질,유리지방산 등이 혈액의 단백질과 결합한 상태,즉 혈청지질화한 상태를 말한다.고지혈은 혈액의 점도를 높여 혈전을 형성하며,이 혈전이 혈관을 폐쇄시켜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혈관폐쇄가 뇌에서 일어나면 뇌경색,심장의 관상동맥에서 일어나면 심근경색이 된다.한방에서는 이를 ‘습담(濕痰)이 탁한 상태로 체내에 정체돼 있는 것’으로 본다.상태에 따라 처방하는 약도 다르다.양방과는 전혀 다르게 접근하는 고지혈의 한방식 진단 및 치료방법을 살펴본다. ●원인 영양의 과다섭취가 문제다.특히 육류와 달걀을 이용한 음식,버터,유지방이 많은 우유 등 동물성 식품과 햄버거 등 고열량의 패스트푸드를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 즉‘저비중 콜레스테롤’을 체내에 다량 축적시켜 고지혈의 원인물질로 작용하게 된다.물론 고지혈증의 원인이 육식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지나친 음주나 약물 또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비(脾) 간(肝) 심(心)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한 습담(濕痰)이 탁한 상태로 체내에 정체해 고지혈이 된다.정신이나 감각에 탈이 생긴 풍(風),간화(肝火),정신적 울체(스트레스),어혈(탁한 혈액)이 지나쳐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지혈증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면 위험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물론 50세 이후인 경우에도 고혈압,당뇨,비만,LDL(나쁜 콜레스테롤),심장질환의 가족력 등이 1∼2가지 이상 겹칠 경우 고지혈증 발생률이 높아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증상 및 진단 아예 특이한 증상이 없거나,손등 등에 하얗게 돌기처럼 돋는 황색종이 나타나는 게 대부분이다.황색종은 보통 아킬레스건,무릎,손가락 주변에 나타난다.가족력으로 어릴 때 관상동맥질환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10세 이전에 나타나는 황색종증이 이런 경우다.꽃마을한방병원 주입산 과장은 “혈액검사를 통해 트리글리세라이드가 기준치(남자:43∼225㎎/㎗,여자:35∼197㎎/㎗)를 넘고 토털 콜레스테롤이 150∼220㎎/㎗를 넘으면 고지혈증의 범주에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 한방에서는 우선 금연·금주와 함께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고지혈을 다스린다.동물성 포화지방산 대신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야채를 섭취하도록 하는 방식이다.6주 정도 식이요법을 적용해 차도를 본 뒤 약물치료 단계로 들어간다. 풍이 많은 사람에게는 방풍과 황기를 처방한 거풍속명탕,담음(위장에 물이 괴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있는 사람에게는 진피와 반하를 넣은 도담탕·이진탕을 처방한다.몸에 열이 많으면 황금과 황련,치자를 넣은 청심탕·황련해독탕·삼황사심탕을,어혈이 있는 경우에는 홍화를 넣은 도핵승기탕과 통도산,계지복령환 등을 처방한다.방풍통성산과 대시호탕,위령탕과 오령산으로 대·소변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도 중요한 치료법이다.또 신경을 안정시키는 청간건비탕과 곽향정기산,시호가용골모려탕으로정신적 울체를 풀어 기운이 돌게 하기도 한다. 풍륭(다리 부분의 혈)과 중완(명치와 배꼽 사이의 혈)을 중심으로 체질에 맞게 시침을 하는 것도 좋다. ●가정요법 집에서 간단한 약제로 효과를 보는 방법도 있다.인진 10g,창출,후박,택사 각 4g씩과 감초 2g을 물 200㏄와 함께 넣고 100㏄가 될 때까지 달인다.이 약을 아침·저녁 공복에 나눠 마신다.한달쯤 후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상당히 떨어뜨릴 수 있다. ●자가진단 고지혈증인 사람은 눈꺼풀 가장자리의 살점이 노랗게 불거지는 황색관증과 눈의 각막 가장자리에 흰 테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또 손바닥에 노란 줄무늬가 생기거나,손등 혹은 무릎에 돌기가 돋고,아킬레스건이나 팔꿈치에도 사마귀 같은 돌기가 생기면 고지혈증을 한번쯤 의심해 봐야 한다. ●도움말=꽃마을한방병원 주입산 과장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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