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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재억
    2025-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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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책읽기] 부자 되려면 전전두엽 개발하라

    부자의 뇌는 부자가 아닌 보통사람의 그것과 어떻게 다를까? 일상적으로 ‘부자는 뭐가 달라도 다를 거야.’라고 여기면서도 이처럼 신체의 특정 부위를 비교해 부자의 특성을 잡아내는 발상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 전문의가 이런 점에 착안해 100명의 백만장자를 대상으로 뇌의 특성을 연구했다. 이런 기발한 시도를 통해 ‘부자의 뇌는 다르다.’고 말하는 이는 연세YOO&KIM 신경정신과 원장인 유상우 박사. 그는 최근 펴낸 새 책 ‘100명의 백만장자에게서 찾아낸 부자가 되는 뇌의 비밀’(21세기북스 펴냄)에서 주변의 백만장자 중 고졸 이하 학력자를 선정, 실험 대상으로 삼고 대조군으로 대졸 이상의 평범한 직장인을 선발, 이들 두 집단의 뇌 능력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차이는 분명했다. 부자는 일반인보다 뇌 배외측 전전두엽에 대한 의존도가 월등하게 높았다는 것. 일반인이 이 부위를 사용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부자가 이 부위의 특정 영역을 집중적으로 사용한 반면 일반인들은 사용 범위가 넓은 특징을 보였다. 이 배외측 전전두엽은 뇌에서 고도의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부분으로, 의사 결정능력과 행동 실천능력을 조절하는 뇌의 최고 사령부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이곳이 인간의 창의성과 직접 관계되는 부위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또 다른 실험도 했다. 두 그룹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신문을 읽게 하고 기억의 유형을 검사한 결과, 부자들은 신문의 전체 내용을 일정한 패턴을 갖고 두루 기억한 반면 대조군의 일반인들은 몇몇 기사의 내용을 토막토막 기억하는 데 그쳤다. 이 실험에서 부자들은 신문을 헤드라인 중심으로 읽으면서 나름대로 정보를 취합, 정리하는 능력을 보여준 것. 뇌과학자들은 이를 ‘패턴화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는 뇌 배외측 전전두엽의 중요한 기능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 착안해 저자는 “부자가 되고 싶거든 전전두엽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라.”고 주문한다. 즉, 이 뇌 부위가 관장하는 능력인 패턴화와 자동 사고력, 감수성을 계발함으로써 부자들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는 배경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작업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며 이렇게 주장한다.“하루 3분씩 두달이면 개인별로 자신의 능력을 20∼30%는 거뜬히 향상 시킬 수 있습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허리통증 “내·외과 질환 살펴라”

    허리통증 “내·외과 질환 살펴라”

    겨울들어 요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운동의 일상화와 낙상, 근골격계 부상에 취약한 계절적 요인 등이 더해진 탓이다. 그러나 모든 요통의 원인이 허리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병원을 찾는 요통환자 중 내·외과나 비뇨기과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일반적으로 요통을 유발하는 질환은 만성 위염, 위궤양이나 위하수증, 장유착, 췌장·담낭염, 월경전증후군은 물론 심장허혈증, 방광염 등으로 다양하다.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해 유발되는 요통의 특성을 살펴 보자. ●내장질환에 의한 요통 내장질환에 의한 요통은 보통의 요통과는 증상이 다르다. 척추 이상으로 생긴 요통은 엉덩이나 다리에 방사통이 나타나며 더러 다리가 저리거나 마비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허리 근육과 인대에 문제가 있을 때는 허리전체에 뻐근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옆구리 결림을 동반하는 요통이나 아랫배에 통증이 미치는 요통이라면 다른 내과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소화기질환으로 인한 요통 만성 위염이나 위염, 위궤양에 의해 생기는 요통은 일반적으로 식후나 공복에 심하며, 변비 때나 배변할 때 허리가 끊어질 듯한 요통을 보인다. 이런 경우 위궤양 등 원인질환을 치료하면 요통도 함께 사라진다. ●간과 담낭, 췌장에 의한 요통 이 경우 주로 오른쪽 허리 부위에 요통이 온다. 췌장암과 같은 악성 종양에 의한 요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월경전증후군 월경전증후군 환자의 45%가 월경전 요통을 호소할 만큼 흔하다. 개별 차이는 있지만 보통 월경이 시작되기 며칠 전부터 서서히 허리가 뻐근해지며 1∼2일 전에 가장 통증이 심하다가 월경이 시작되면 서서히 사라진다. 하지만 월경통이 전혀 없던 사람에게 월경통과 함께 요통이 나타났다면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가능성이 있으며, 자궁암도 심한 요통을 동반하므로 이 경우 반드시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 ●신우신염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 국소적 통증이 허리 바로 윗부분에 나타나며 몸이 찌뿌드한 느낌이 있다면 신우신염에 의한 요통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통증은 그리 심하지 않다. 그러나 열과 함께 허리 전체에 뻐근한 통증이 온다면 독감이나 바이러스 감염일 수 있다. ●요로결석 요로결석에 의한 요통도 전체 환자의 2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하다. 통증과 혈뇨가 특징이고, 옆구리와 하복부에 발작적으로 심한 요통이 나타난다. 또 소변에 피가 섞이거나 오심, 구토, 식은 땀 같은 증상이 보이며, 통증이 점점 퍼지는 경향이 있다. 결석이 작을수록 통증은 더 심하다. 요로결핵의 경우 10% 이상의 환자가 요통을 호소하는데, 이 경우 핏덩어리나 죽어서 떨어져 나간 조직이 요관을 통과할 때 나타난다. ●복부동맥류 누우면 복부에서 심장 박동감이 느껴지며 왼쪽 하복부에 심한 통증이 오는데, 이는 동맥류로 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경우 빨리 병원을 찾지 않으면 동맥류 파열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부장은 “요통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먼저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옆구리 결림을 동반하거나 아랫배에 통증이 오는 경우, 발열과 구토 증상을 동반하는 요통은 반드시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男강원 女전남·제주 100세이상 장수 많다

    우리나라의 100세 이상 장수인들은 남녀 성비가 1:11로 서구 등 다른 나라의 3배에 이르며, 이들이 상용하는 식품도 잡곡밥보다 흰 쌀밥, 생식보다 가열해 조리한 야채와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등 비교적 짠 발효식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역적으로 여성은 전남·제주지역, 남성은 강원지역에 장수인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의대 박상철 교수는 서울대 노화 및 세포사멸연구센터와 한국과학기술 한림원 주최로 22일 서울대의대에서 열린 ‘한국 장수지역 특성’주제의 세미나에서 ‘한국의 장수인 그리고 장수지역,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라는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수인들은 남녀 성비가 1:11로 미국이나 일본의 1:4에 비해 무려 3배나 차이가 날 만큼 남성의 장수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이런 성비 불균형이 고령화의 또 다른 문제로 부각됐다. 장수인들의 음식 섭취 유형도 특이성을 보였다. 이들은 통념과 달리 잡곡밥 보다 쌀밥을 선호했으며, 반찬으로 먹은 야채도 날것보다 데치거나 나물로 무쳐 섭취했다. 또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등 염장 발효식품을 필수적으로 먹는가 하면 식사량도 일률적인 소식이 아니라 활동량에 따라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고 있었다. 또 의학·유전학적 특성도 일반인과는 큰 차이를 보여 이들 중 간염이나 종양을 가진 사람은 전무했으며, 당뇨병 소견을 가진 사람도 100명 중 2명에 불과해 이들이 각종 퇴행성 질환에 강한 내성을 가졌음을 보여줬다.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또다른 특성은 장수지역의 빠른 이동과 장수지역에 따른 성별 차이. 과거의 경우 남해안이나 제주도 등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던 장수지역이 소백·노령산맥 중심의 중산간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었으며, 성별에 따른 장수지역도 여성은 전남과 제주, 남성은 강원도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보듯 우리나라 장수인들은 외국 사례와 매우 상이할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상당한 지역차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현상을 가능하게 한 사회적, 자연적 환경을 면밀하게 살피는 것은 물론 이들의 특성에 대해 다양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건강책읽기] 뜨거운 여자가 좋아

    ‘뜨거운 여자가 좋아.’ 얼핏 할리우드의 로맨틱코미디 영화를 연상시키는 이 책은 여성의 질병 35가지를 단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고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여성건강 지침서에 해당하는 책이다.‘이시하라식 식사요법’을 창안한 일본의 이시하라 클리닉 이시하라 유미 원장의 책을 의학전문 번역가 김희웅씨가 번역했고, 아미케어 김소형한의원 김소형 원장이 감수했다. 책의 요지는 ‘열나게 살아야 건강하다.’는 것. 여성 질병 대부분이 ‘차거운 몸’ 때문이라는 저자는 온통 몸을 차게 하는 요인들로 가득한 현대문명 속에서 건강하게 자신을 지탱하는 힘은 체온을 높이는 데 있다고 역설한다. 병의 근본적인 원인은 몸 속에 남아 도는 수분인데, 이 수분이 몸을 차갑게 만들어 신진대사를 저해하기 때문에 잉여 수분을 없애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여기에서 병증이 생겨난다고 보는 것. 그렇다면 체내에는 왜 쓸데없는 수분이 쌓일까. 인체의 열은 40% 이상이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하는데, 현대인들은 신체활동량이 턱없이 부족해 열을 낼 기회가 거의 없다. 여기에다 소금섭취량 제한, 과식의 일상화, 수분의 과잉섭취, 음식의 계절성 파괴 등으로 갈수록 체내의 잉여수분량은 늘어만 간다. 이 수분 때문에 혈행장애가 초래되어 피가 탁해지고, 결국 백혈구의 활동능력이 떨어져 갖가지 질병에 노출되게 된다. 이렇게 얻는 질병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어깨결림 두통 요통 관절통 현기증 불면증 가슴앓이 변비 설사 생리불순 생리통 자궁근종 갱년기장애 부종 빈혈 피부트러블 등이 모두 냉기에 의해 신체의 조화가 깨어지면서 얻는 질병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질병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과 ‘발열’을 든다. 예컨대 너구리나 족제비 등 야생동물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의 질병을 앓지 않으며, 설령 몸에 상처가 나거나 질병이 생겨도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과 ‘발열’로 능히 병을 이겨낸다고 설명한다. 그는 “몸이 따뜻해지면 면역력이 증강되고, 병의 치유력이 향상되므로 아무 것도 먹지 않는 지혜와 발열이야말로 최고의 의사”라며 “생활습관을 조금 바꾸는 것으로도 능히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국일미디어 펴냄.9000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 박사

    “뇌졸중이라는 질환은 자신의 삶을 투영하는 거울입니다. 병력은 물론 스트레스와 술, 담배, 운동 여부와 무슨 음식을 즐기는지 등 개인의 삶을 되짚어 볼 수 있는 흔적이 이 병증에 모두 함축돼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노재규(56) 박사. 우리나라에서 뇌졸중에 관한 한 그만큼 자신있게 말할 수 있고, 그 말에 그만큼 무게가 실리는 사람도 흔치 않다. 뇌졸중 분야의 수많은 전문의를 길러냈는가 하면 국내 첫 경두개초음파검사법을 도입했고, 역시 국내 의사로는 처음으로 미국두통연구회에 가입해 두통에 관한 학문적, 임상적 업적을 남겼으며, 지난 92년에는 서울대병원이 뇌사판정 기준을 마련하는 데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최형우씨를 치료했던 바로 그 의사다. 그를 만나 우리나라에서 단일 질환으로는 사망률이 가장 높은 뇌졸중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인사를 나눈 뒤 대뜸 “뇌졸중이 주로 겨울에 발생하는 질환이라서….”라고 운을 뗐더니 뜻밖에 그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병증의 발현에 있어 계절적인 요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얘기가 시작됐다. 뇌졸중이란 어떤 질환인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뇌 기능에 문제가 초래되는 질환을 말한다. 뇌는 혈액을 통해 산소와 포도당 등을 공급받는데 이게 손상되면 뇌의 해당 부위에 따라 다양한 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문제가 병증으로 나타나는 경로를 설명해 달라. -뇌 조직이 괴사하면 괴사 부분이 담당하는 신체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예컨대 뇌의 중심구 중 앞부분은 전신의 운동기능, 뒷부분은 시각정보를 담당하는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의 일부가 마비되거나 감각 이상, 시각 및 시야장애가 나타나는 식이다. 발병 추세와 경향은 어떤가. -과거 우리나라에 많았던 뇌출혈은 주는 반면 동맥경화와 경동맥질환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이 급증하고 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뇌졸중 환자의 30%가량은 이 경동맥질환을 가질 정도다. 유형에 따른 종류도 많을 텐데…. -뇌졸중은 혈관이 터지는 출혈성과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뇌경색)으로 나뉘는데, 출혈성은 다시 뇌내출혈인 뇌실질 출혈과 뇌를 감싼 지주막 밑의 혈관이 꽈리처럼 부풀었다가 터지는 지주막하출혈로 구분한다. 허혈성은 동맥경화로 아예 혈관이 꽉 막히는 뇌혈전증, 심장이나 동맥의 혈전이 혈관 속을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는 뇌색전증, 뇌의 모세혈관 격인 직경 0.2∼0.4㎜ 정도의 관통혈관이 막히는 열공성 뇌경색도 허혈성이다. 이밖에 혈관이 잠시 막혔다 풀리는 일과성 허혈증도 있다. 노 박사는 자칫 사소하게 여기기 쉬운 열공성뇌경색을 다시 거론했다.“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동맥경화성 뇌졸중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열공성이 많아 학자들이 그 경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또 일과성 허혈증은 중요한 뇌졸중의 예고증상이기 때문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게 상책입니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뇌졸중은 한 순간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것은 오랜 기간 증상이 발전해 온 결과일 뿐이다. 여기에 작용하는 원인질환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고혈압과 고지혈증, 당뇨병이다. 흡연과 과음, 비만, 운동부족도 중요한 위험인자다. 흡연도 문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뇌졸중 발병 가능성이 최고 3배나 높다. 증상은 어떤가. -증상은 뇌의 손상 부위에 따라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는 반신 운동 및 감각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어지럼증, 물체가 둘로 보이는 복시와 걸음걸이 이상, 갑작스러운 두통과 구토, 의식장애,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연하장애 등이 대표적이다. 진단이 특별히 어렵지 않은가. -예전에는 병력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했지만 최근에는 신경학적 검사나 신체검사 말고도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기술이 발전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 박사는 진단을 얘기하면서 적잖은 일선 의사들이 뇌졸중의 유형에 무관심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뇌졸중은 병인과 병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의사라면 반드시 어떤 경로를 거쳐 발병한 뇌졸중인지를 알아내는 진단을 해야 합니다. 그걸 모르면 치료가 안되는데도 의사들이 그걸 간과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치료법에 대해서도 얘기해 달라. -뇌졸중 치료의 핵심은 얼마나 빨리 의료조치를 취하느냐이다. 뇌출혈의 경우 출혈과 혈압, 뇌압을 통제하면서 혈액이 저절로 흡수되도록 하거나 출혈이 심해 뇌사상태에 이른 경우는 수술로 혈종을 제거하기도 한다. 허혈성은 증상 정도와 최초 발병 이후 처치 때까지의 시간을 따져 혈관을 뚫거나 혈전용해제, 항응고제 등을 투여한다. 이런 급성기 치료를 끝내면 2차로 위험인자에 대한 치료를 시작해 합병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해야 한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졸중 치료와 관련, 중요한 연구 과제를 수행중이며 이르면 1년 이내에 가시적 성과를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도 소개한 그는 기존 연구에 대해, 성급한 성과 발표에 앞서 사례 연구를 더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줄기세포를 이용한 뇌졸중 치료는 임상적으로 아직 검증된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은 아직 가능성 단계이므로 섣부르게 결과를 제시하기보다 더 깊이있는 탐구가 필요하겠지요.”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노재규 박사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하버드의대 교환교수▲대한신경과학회 수련고시위원·총무이사·교육위원장·감사 등 역임▲대한뇌졸중연구회장▲대한신경과학회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건립본부장▲청와대의무실 신경과 자문의▲경찰병원 신경과 자문의▲현, 서울대의대 신경과학교실 교수
  • 절연침으로 여드름 치료

    절연침을 이용해 난치성 여드름을 치료하는 ‘고바야시 치료법’이 국내에 소개됐다. 이 치료법을 개발한 일본의 고바야시 도시오 박사는 최근 대한미용피부외과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겸한 시연회를 갖고 자신의 치료법을 소개했다. 고운세상피부과가 주최한 시연회에서 고바야시 박사는 “여드름이 피지선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에 착안, 미세한 절연침으로 피지선을 제거한 결과 1∼2회 치료만으로도 성인의 난치성 여드름을 재발없이 치료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그는 “이 치료법은 특수 절연침을 이용해 여드름이 발생하는 피부의 피지선만을 선택적으로 파괴, 여드름균의 서식처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라며 “이렇게 치료받은 환자들을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재발률이 10%에 못미쳤다.”고 소개했다. 이 임상 결과는 최근 일본 가루이자와에서 열린 일본미용외과학회에서 발표됐으며, 국내에서는 고운세상피부과 팀이 ‘이 방법으로 여드름 환자를 치료, 고바야시 박사와 근사한 치료 결과를 얻었다.’는 요지를 대한피부과학회에서 발표했었다. 고바야시 박사는 “이 치료법은 증상이 가벼운 경우 1회, 중등도 이상은 1개월 간격으로 매회 30분씩 2회 치료하며, 만성 화농성여드름을 가진 20세 이후의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병원행 신속히 민간요법 금물

    노재규 박사는 “시간이 곧 생명인 뇌졸중 환자에게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쓰는 것은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쓰러진 사람에게 환약을 먹여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게 하거나 급성기 이후 자연스러운 증상의 호전을 민간요법의 효험으로 믿는 것은 결과적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일이라는 것. 그는 일단 뇌졸중이 발병하면 병원 이송을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한다. 병원에 빨리 올수록 쉬운 처치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병 30분 후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와 5∼6시간이 경과한 뒤 병원에 온 환자는 병증의 상태나 처치 방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환자를 상대로 혈전용해술을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은 발병후 3∼6시간으로 보지만 이 이상의 시간을 지체한 경우라도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유리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면 어떤 증상을 보일 때 병원을 찾아야 할까. 다양한 증상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잦은 증상은 다음과 같다.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리다.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 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침침해진다. 또 시야의 반쪽이 안보이고 캄캄하다고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갑자기 극심한 두통과 구토증이 나타나고 의식장애, 어지럼증과 함께 시야의 물체가 둘로 보이기도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부부사랑의 적’ 전립선염

    만성 전립선염을 앓고 있는 사람 10명중 9명 정도가 갖가지 성기능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전문병원인 일중한의원 손기정 원장팀이 지난해 12월부터 1년 동안 이 병원에서 전립선염으로 치료받은 20∼50대 환자 3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86%인 261명에게서 성욕감퇴, 발기부전, 사정통 등 심각한 성기능 장애가 동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66%(201명)는 부부관계가 평균 주1회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이들 중 3.3%(10명)는 조사 기간 중 한차례도 부부관계를 갖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자의 연령대는 20∼30대 140명(46%),40∼50대 165명(54%)이었으며 증세를 보인 기간은 1년 미만이 45명(15%),1년을 넘은 만성환자가 260명(85%)이었으며, 이 가운데 10년 이상인 사람도 61명이나 됐다. 증상별로는 성욕감퇴가 32.8%(100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조루 22%(67명), 사정통 17%(52명), 발기부전 10.8%(33명)순이었으며, 혈정액과 불임 증상도 각각 2.6%(8명)와 0.3%(1명)로 집계됐다. 또 조사 대상자의 62.4%(190명)는 발병 후에도 주 1∼2회 이상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돼 음주가 전립선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등 치료를 방해하는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손 원장은 “정액의 30%와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는 전립선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 백혈구가 늘면서 발기력이 떨어지는 등 성기능 장애가 수반된다.”며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도 숨기는 경우가 많아 병증을 심화시키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피임, 아름다운 사랑의 조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리다 충동적인 성관계로 인한 임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뜻밖의 임신’은 남녀 모두에게 정신적, 신체적 해악을 끼치는 것은 물론 인공유산과 미혼모를 양산,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청소년기부터 올바른 피임법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1년에 70만명 정도 신생아가 탄생하나 인공유산 건수는 이의 2배가 넘는 15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여기에다 사회활동 여성이 늘면서 결혼 후에도 상당 기간 아이를 갖지 않는 추세여서 다양한 피임법에 대한 숙지가 절실하다. ●경구용 피임약 여성의 배란 및 생리를 조절하는 방법으로,99%에 이르는 높은 피임효과와 성관계시 방해가 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생리 첫날부터 매일 1정씩 21일간 복용한 뒤 7일간 복용을 멈췄다가 8일째부터 다시 복용한다. 경구용 피임약은 휴가 등으로 생리 일정을 미룰 때에도 종종 사용되는데, 이 경우 최소한 생리 시작 5일 전부터 매일 1회 복용하면 복용 중단 다음날부터 생리가 시작된다. 생리 연기를 위해 며칠간 약을 복용한 경우는 피임 효과가 없다. ●자궁내 장치 미레나처럼 기존 자궁내 장치인 루프와 모양새는 같으나 작용 기전이 다른 새로운 피임법이 개발돼 주부의 장기 피임에 적당하다. 자궁내에 삽입하면 5년 동안 매일 일정한 양의 여성호르몬 레보노게스트렐을 자궁 내막에 방출해 임신을 차단하며, 자궁 내막을 얇게 해 생리량과 생리통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콘돔 우리나라에서 선호도가 높은 피임법으로, 신혼부부나 낮은 연령층이 선호한다. 감염 예방 등의 목적으로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실패율이 15% 정도로 정확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이다. 남녀용이 따로 보급되고 있으며, 남성의 경우 발기 후 착용해야 하는 등 사용법을 잘 지켜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기능성 피임약 12주마다 성호르몬을 주사하는 주사제, 생리 5일째에 피부층에 호르몬 약제를 이식하는 방법,3주 동안 질 속에 링을 넣었다가 1주일간 쉬는 방법 등이 있다. 효과는 매우 높은 편이나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며, 주사제의 경우 마지막 주사후 60일이 지나야 임신 능력이 회복되는 것이 단점이다. 최근에는 여드름 등 피부 개선효과를 더하는 등 다기능 약제로 개발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살정제 정자가 자궁에 도달하기 전에 질 안에서 화학물질을 이용해 죽이는 방법. 약을 미리 질 안에 넣고 충분히 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고, 성교 후 6시간 정도 약제를 제거하지 말아야 하며, 실패율이 20%로 비교적 높은 편이나 사용편의성 때문에 비교적 선호도가 높다. 성병 예방효과가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자연주기법 여성의 생리주기를 이용해 배란기에 성관계를 피하는 방법으로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여성에게는 적당하지 않으며, 주기가 규칙적인 경우라도 심리적 원인이 작용해 배란주기가 바뀔 수 있으며, 실패율도 20% 정도로 높다. 이밖에도 사정 직전에 질에서 성기를 빼내는 질외 사정, 생리때 체온이 상승하는 점을 이용하는 기초체온법 등이 있지만 별도의 훈련이 필요하며 성공률도 대체로 낮다. ■ 도움말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신현태 마리나산부인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과수·원예용 살충제 폐암 유발”

    국내에서 과수 및 원예용 살충제로 사용되는 유기인계 농약 ‘클로르파이리포스’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원진 교수팀은 미국 아이오와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클로르파이리포스 노출집단과 비노출집단을 선별, 농약과 암 발생 연관성을 9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노출집단의 폐암 발생률이 비노출 집단보다 최고 두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알라반자 박사팀이 주도하고 이 교수가 참여한 이번 조사는 클로르파이리포스 노출군과 비노출군 5만 4383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조사 결과는 미국 국립암연구소(NCI)가 발간하는 암 전문저널 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코쟁이/심재억 문화부 차장

    눈 덮인 농촌 마을은 적요했다. 졸음 내리는 농한기 오후 무렵, 사람들은 뜻밖의 총성에 화들짝 놀라 장지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맨송맨송 ‘꺼리’를 찾던 꼬맹이들, 한달음에 고샅길을 훑어 소리가 난 뒷산 대숲 어름을 짓쳐올랐다. 그곳에서 나는 ‘코쟁이’ 미국인을 처음 봤다. 엽총을 든 두 명의 미국인, 그들은 옆구리에 꿩 한마리를 대롱대롱 매달고 있었다. 그들은 몰려든 아이들에게 캔디를 던져 주었다. 그러다 우쭐한 기분이 지나쳤는지 그 중 한명이 허공에 대고 냅다 엽총을 갈겼다. 언니 등에 업혀온 두살배기 ‘싯짜’가 놀라 울음을 터뜨린 것은 그 때였다. 어르고 달랬지만 아이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고, 그게 짜증스러웠는지 총을 쏜 미국인이 아이 얼굴에 대고 뭐라 고함을 쳤다. 다들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들이 킥킥거리며 능선 너머로 사라진 그날 이후, 내게 미국은 ‘캔디’와 ‘엽총’ 두 얼굴로 각인됐다. 더러는 악마도 같고, 어찌 보면 천사도 같은 그 중의(重義)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와 남북, 그리고 세계가 지금 헷갈리고 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미국의 완강한 부도덕성이고, 미국이 아닌 모든 존재의 허약한 도덕성이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술 잘 마시려면 치즈·두부·고기안주와 마셔라

    ●적정 음주량을 지킨다 술꾼도 주량에 한계는 있다. 적당한 알코올 섭취량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하루에 80g(맥주 2000㏄, 소주 1병, 위스키 5잔) 정도이다. ●휴간일을 갖는다 술을 한번 마신 뒤 2∼3일 동안 술을 자제해야 간이 제 기능을 한다. 간의 부담만을 생각한다면 매일 조금씩 마시는 것보다 한번에 많이 마신 뒤 며칠 동안 안 마시는 게 낫다. ●공복 음주는 금물 빈속에 술을 마시면 위벽이 상할 뿐 아니라 알코올 분해효소가 작용하기 전에 술이 체내에 흡수돼 간 부담도 크다. 음주 전에 우유나 죽을 먹되, 물이나 음료로 갈증을 푼 뒤 술을 마신다. ●소화제와 위장약 소화제나 위장약은 알코올이 빨리 흡수되도록 하므로 음주 전 복용을 피한다. 숙취해소 음료도 되레 술을 많이 마시게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술은 천천히 술은 천천히 마시거나 물, 우유 등과 섞어 묽게 마시는 것이 좋다. 보통 체격이 작은 사람은 혈액량이 적어 혈중 알코올농도가 빨리 높아지므로 음주 전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안주 알코올은 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없으므로 안주로 영양을 공급해 줘야 한다. 안주는 치즈, 두부, 고기, 생선, 견과류와 천엽 등 알코올 대사효소를 활성화시키고 비타민을 공급해주는 고단백 음식이 좋다. ●폭탄주 술을 섞어 마시면 서로 다른 첨가물의 상호작용으로 취기가 더한다. 특히 양주와 맥주를 섞을 경우 맥주의 탄산가스가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켜 훨씬 빨리 취한다. ●떠들면서 마시라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으로 배출되므로 말을 많이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알코올의 빠른 분해에 도움이 된다. ●구토를 참지 마라 구토증은 능력 이상의 술을 마셨다는 증거이므로 참지 말고 토하는 것이 좋다. ●음주와 흡연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 알코올이 니코틴 흡수를 가속화해 간의 알코올 분해기능을 떨어뜨리므로 피해야 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도움말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허규찬 교수
  • 불임女 88% 25~35세 62% 한방치료로 임신

    우리나라 여성 불임환자의 대다수인 88%가 26∼35세이며, 이들 환자의 62%가 한방 불임처방으로 임신에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하이키한의원 불임클리닉 박영철 원장팀은 지난 2001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이 병원 불임클리닉을 찾은 260명의 불임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의 65%가 30∼35세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26∼29세 23.6%,36세 이상 6.3%,22∼25세 5.1% 등으로 집계돼 30세를 넘긴 뒤에 임신을 시도하는 부부의 불임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불임 원인은 통상적인 배란장애, 난관폐색, 수정란 착상 불능, 호르몬 분비 이상 등으로 다양했으며 이 가운데 불임 환자에게서 가장 두드러진 증상의 특징은 과도한 스트레스의 호소와 월경주기 이상, 월경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낭성 난소증후군이나 난소 물혹이 있는 불임의 경우 복부 비만을 동반하는 특징을 보였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의료팀은 이들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이인, 홍화, 오령지, 권백을 주요 약재로 감비천궁탕 등을 처방해 어혈과 복부지방 및 체내 노폐물 제거, 난소기능 및 배란기능을 회복시킨데 이어 수정란 착상기능을 강화하는 3단계 치료법을 최장 1년까지 적용한 결과 불임환자의 62%인 162명이 임신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처방의 단계별 임신 성공률은 1단계(1∼2개월) 21%(34명),2단계(3∼4개월) 33%(53명),3단계(5개월∼1년) 46.1%(75명) 등이었다. 불임은 피임이나 임신중절없이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는 부부가 1년6개월 이상 임신을 하지 못하는 경우로,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부부의 5% 가량이 여기에 해당되며, 이 가운데 여성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가 최고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어혈과 비만도를 낮추는 치료를 우선한 뒤 배란과 난소 기능을 돕는 처방을 통해 불임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예전에는 손발이 차고 마른 체형, 영양부족 등이 불임의 원인이었으나 최근에는 영양 과잉상태인 비만이 불임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건강책읽기] 근육을 멋지게 키워보고 싶다면…

    얼핏 인체라는 유기체의 근력을 만들어내는 근육은 생각보다 간단해 보인다. 가슴과 어깨 앞뒤, 배와 등, 허벅지와 장딴지, 목 등등 누구나 셀 수 있는 정도라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인체의 근육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리 몸은 크고 작은 650개의 근육과 25억개가 넘는 근섬유로 이뤄진 유기적 조직체이다. 그래서 해부학을 공부한 의사들은 이런 몸을 두고 ‘인체는 곧 근육의 조직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막상 헬스클럽을 찾아가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런 근육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눈에 잘 띄는 근육 몇 개를 키우느라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인체의 근육체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 운동도 단순하고 체계가 없다. 그러나 이런 운동법으로는 결코 아름답고 기능적인 몸을 만들 수 없다. 그렇게 만든 몸은 울퉁불퉁해 보이지만 막상 필요할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뜯어보면 체계가 없어 아름다움의 관점에서도 영 아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몸을 굳세고 아름답게 가꾸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호주의 세계적인 보디빌딩 코치 이안 킹과 역시 세계적인 남성피트니스 감독인 로 슐러의 ‘파워 바디플랜’(이신언 옮김, 삼호미디어 펴냄)은 두고두고 펴볼만한 보디플랜의 지침서로 손색이 없다. 책은 ▲인체의 근육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떻게 반응하는가 ▲인체의 근육은 어느 정도나 발달할 수 있는가 ▲나는 얼마나 근육을 잘 키울 수 있으며, 어떤 프로그램으로 운동을 해야 하는가 등 근력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법한 의문과 필요성을 흡족하게 채워준다. 저자들은 “지금까지의 헬스프로그램으로는 훨씬 다양해진’근력운동의 목적을 이룰 수 없다.”며 ‘주기화 훈련’이라는 트레이닝법을 제시한다. 이 훈련법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의 체력훈련에 적용했던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전면 컬러사진과 일러스트를 동원해 식사프로그램과 스트레칭 및 단계별 운동프로그램을 상세하게 제시해 초보자도 책 한권만 들면 전문가 지도없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근육과 거기에서 비롯되는 삶의 질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운동이 그렇듯 최고의 스승은 체계적인 운동을 꾸준히 하는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2만원.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지방간은 오른쪽 갈비뼈 밑 뻐근하면 검진 필수

    알코올 중독이나 비만 등 원인질환의 영향 탓에 잦은 재발이 문제가 되는 지방간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빠른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간에서 일어나는 이상 징후를 미처 깨닫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허다하다. 간의 특성상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이 진행되면서 우상복부(오른쪽 갈비뼈 하단)가 뻐근한 불쾌감이나 잦은 피로감과 식욕부진 등이 나타난다. 우상복부의 뻐근함이나 불쾌감은 정상보다 많은 지방 축적으로 간의 크기가 커지면서 간을 둘러싼 얇은 캡슐막이 당겨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정상인은 간의 아랫쪽 가장자리가 갈비뼈 끝에 자신의 손가락 1∼2개의 두께(약 2㎝) 정도 걸치지만 지방간이 있는 사람은 간이 비대해져 손가락 3∼4개 두께(약 4㎝) 정도가 걸쳐지기 때문에 민감한 사람은 손으로도 얼마든지 감지할 수 있다. 윤 박사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첫째, 지방간 등 간질환을 초래할 수 있는 원인질환을 가졌는가 둘째, 비만한가 셋째, 술을 즐기는가 등 3가지 체크리스트를 적용해 해당되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단순한 지방간은 특별한 치료없이 금주와 적절한 영양섭취만으로도 2주 정도면 정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흙냄새/심재억 문화부 차장

    흙냄새를 잊고 산 지 오래다. 봄날, 어쩌다 애들 채근에 밀려 화분 분갈이라도 할 때가 아니면 흙 만질 일이 없다. 그러니 언감생심 냄새이겠는가. 소싯적, 이맘 때면 흙냄새에 묻혀 살았다. 벼를 베어낸 뒤 빈 논을 갈아엎는 쟁기 자국을 따라가다 보면 보습에 동강난 미꾸라지가 지천에 널렸고, 막 새싹을 드러낸 보리밭을 뛰며 연이라도 날릴라 치면 어느 새 바짓가랑이가 흙투성이가 되곤 해 야단을 맞았던 기억은 차라리 일상에 가까웠다. 그 속살 드러낸 흙에서 풍기는 냄새는 바로 생명의 증거, 그것이었다. 모든 곡식이 그 흙에 뿌리내리고 자라 일용할 밥과 찬거리를 생산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자란 사람들이 이제는 내게 그런 시절이 있었냐는 듯 흙을 잊고 산다. 요새 수십층씩 올라가는 주상복합아파트가 인기다. 모두들 선망하는 탓에 프리미엄이라는 것도 소시민들이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엄청나다. 그러나 곰곰 생각해 보면 그런 엄청난(?) 곳에도 없는 게 있다. 바로 내가 살아 있음을 고맙게 여기도록 깨우치게 하는 대지의 주술(呪術), 흙의 향기다. 어디든 땅의 축복이 없는 곳, 그곳이 바로 사막 아니겠는가.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 박사

    [Doctor & Disease]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 박사

    그는 절제를 모르는 우리 사회의 음주습관에 대한 경고로 말문을 열었다. 이런 음주습관 때문에 최근 바이러스성 간염은 주는 반면 알코올성 간염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었다.“우리가 술로 섭취하는 알코올의 80∼90%는 간에서 대사를 하는데, 간이 하루에 감당할 수 있는 적정 알코올 양은 생맥주 1500∼2000㏄ 분량인 60∼80g입니다. 이 용량을 초과하면 마치 오토바이 엔진으로 트럭을 끄는 것 같은 현상이 빚어져 ‘침묵의 장기’라는 간도 더는 견뎌내지를 못하게 되는 거죠.” ●간, 하루 알코올 감당량은 생맥주 2000CC 정도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윤승규(46) 박사. 세계적인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2002∼2003년 연속 등재됐는가 하면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간질환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주목받는 간 전문의다. 그와 지방간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지방간이란 지나치게 섭취한 지방이 활용되지 못하고 지방에 쌓인 상태를 말한다.“꽃등심을 생각하면 됩니다. 꽃등심에서 보듯 간 조직 사이에 지방이 잔뜩 끼어 간 기능을 방해하죠. 우리 간은 생각보다 치밀한 조직인데, 지방간으로 세포가 제 역할을 못하면 5000여가지의 기능을 수행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방간은 세포의 몸통인 세포질에 쌓이는데, 이 경우 세포핵이 한 쪽으로 밀리면서 기능에 방해를 받는다. 지방간의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그렇다고 모든 지방간이 당장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지방간은 크게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나뉘는데, 술이 원인인 알코올성 지방간의 경우는 최고 35%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진행되고, 이 중 많게는 20%가 조직의 섬유화로 간이 굳어지는 간경변을 일으켜 결국 간암이나 말기 간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미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음주 국가로 분류돼 있고, 갈수록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는 터라 그의 설명에서 일종의 전율마저 느껴진다.“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덩달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주로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이 원인인데, 패스트푸드를 즐기고, 운동을 싫어하는 우리 청소년들의 경우 비만율이 지난 88년 12.5%에서 98년 35.6%로 10년새 3배로 늘었고 이중 30% 이상이 지방간을 가졌습니다. 이 정도면 상황이 이해가 됩니까.”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음주와 관계없이 간염으로 진행되며, 이 상태에서 간경변-간암이나 간부전의 경로를 거치게 된다. 비만뿐 아니라 지나친 다이어트도 단백질과 활동에너지 결핍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부를 수 있다. ●술 종류보다 음주량이 중요 이어 그는 술과 지방간의 상관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간에는 알코올을 대사시키는 2개의 시스템이 작동하는데, 일단 섭취한 알코올의 80%는 간세포의 알코올 탈수소효소, 나머지는 마이크로좀-에탄올산화계에 의해 대사가 이뤄집니다. 그런데 음주량이 적량을 초과하면 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간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것이지요.”물론 알코올 대사 능력은 유전적인 소인이 작용해 개인차가 있고, 개별 영양상태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편차를 감안하더라도 지속적인 음주는 확실히 간에 대한 ‘혹사’거나 ‘학대행위’다.“지방간은 술의 종류보다는 섭취하는 총량이 중요하며, 지속적인 음주는 간의 대사기능을 크게 떨어뜨려 지방간 발생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바람직한 음주 유형은 적량을 마신 뒤 적어도 48시간 정도 간이 휴식기를 갖도록 하는 겁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대사 기능이 약해 잘 취하고 간 손상도 심하므로 더 조심해야 합니다.” ●여성이 남성보다 대사기능 약해 잘 취해 그는 ‘술은 자주 마시는 것보다 좀 과하더라도 한번 마신 뒤 며칠 쉬는 게 낫다.’는 주장에 대해 “그럴듯한데 입증되지는 않았다.”며 “술은 중독에 이르기 전에 자제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알코올 중독에 이른 간 질환자의 경우 금주령을 어기고 자꾸 술을 마셔대는 바람에 치료가 어렵다는 사례도 곁들였다. 진단과 치료 얘기도 나눴다.“질환의 심각성에 견줘 진단은 간단한 편입니다. 통상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조직검사를 활용하는데, 혈액검사에서 감마GTP(간질환 진단 효소)가 정상치의 기준인 50을 넘고,SGOT와 SGPT가 35∼40정도면 이상신호로 봅니다. 이 3개 수치가 동반 상승하면 지방간에 의한 간염을 의심하지요. 초음파나 조직검사는 보다 확실한 결과를 알고 싶을 때 사용하는 진단법입니다. “치료는 병증을 초래한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알코올성은 금주, 비알코올성은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입니다. 예컨대 비만이 원인이면 운동이나 식이요법을 통해 무조건 체중을 줄여야 합니다. 또 당뇨병은 혈당 조절, 고지혈증은 혈중 지질을 정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지요.” ●야채·고단백 저지방식 충분히 섭취를 치료는 식이요법이 무척 중요하지만 알코올성이냐, 비알코올성이냐에 따라 방법이 달라야 한다.“흔히 술꾼들은 안주를 거의 먹지 않는데, 이는 잘못된 버릇입니다. 알코올성이라면 신선한 야채나 과일, 고단백 저지방식을 먹어야 하나 비알코올성은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은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그에게 식이요법의 강도를 묻자 ‘적당하게’라며 웃었다. 그 웃음 속에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먹고 살았던 조상의 지혜가 배어 있음을 아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 윤승규 박사 ▲가톨릭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미국 하버드의대 MGH병원 연구교수▲대한내과학회·대한소화기학회·대한간학회·대한간암연구회·한국분자생물학회·미국간학회·아시아태평양간학회 정회원▲미국간학회우수논문상·일본간염학회 학술상·대한간학회 최우수논문상 등 수상▲현, 대한간암연구회 학술위원장▲현,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서봉수9단 베트남女와 재혼

    프로 바둑기사 서봉수(사진 오른쪽·51) 9단이 29살 연하의 베트남 출신 여성을 아내로 맞아들였다. 한국기원측에 따르면 서 9단이 지난 10월 베트남 현지에서 람티히 무아(22)씨와 결혼식을 올린 뒤 경기도 안양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 지난해 전 부인과 이혼한 뒤 혼자 생활해온 서 9단은 “국제결혼정보회사 사장으로 있는 팬의 소개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며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든 나는 그녀를 사랑하며 함께 사는게 무척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 71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당대 최고수였던 조남철을 꺾고 명인에 올라 바둑계 최대 이변을 일으켰던 서 9단은 이후 조훈현 9단과 20여년 동안 끝없는 라이벌 대결을 펼쳐왔으며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한국인 위암 예측 가능해졌다

    특정 유전자와 위암의 상관성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밝혀져 유전자 검사를 통한 위암 예측이 가능하게 됐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장영운 교수는 지난 2000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이 병원에서 치료받은 234명의 위암 환자와 단순 소화불량 환자 434명을 대상으로 유전자의 특이성을 연구한 결과 ‘인터루킨-1-베타’유전자가 한국인의 위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암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지금까지는 서구인의 경우 위암이 인터루킨-1-베타 유전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타이완 등 아시아권에서는 이의 상관성을 입증하지 못해 위암 관련 연구에 장애가 되어 왔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인 위암 발생과 관련있는 유전자 서열이 서구인과는 정반대라는 사실도 규명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구 의학이론에 따르면 서구인의 경우 인터루킨-1-베타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부위로부터 위쪽 511번째 DNA의 염기서열이 T인 사람이거나 31번째의 염기서열이 C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위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장 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 한국인의 경우 인터루킨-1-베타 유전자가 만들어지는 부위로부터 위쪽 511번째 DNA의 염기서열이 C인 사람이거나 31번째의 염기서열이 T인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확률이 2.2배나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장 교수는 “위암 발생단계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바로 지속적인 염증반응과 위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저위산증인데,31번째 염기서열이 T인 사람은 인터루킨-1-베타 단백질이 위점막에서 많이 생산돼 유력한 위암 관련 유전자로 작용하는 것”이라며 “한국인에게 많은 위암의 발병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발병을 차단할 약제나 방법을 찾을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성과”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두대 고구마/심재억 기자

    겨울 한철, 고구마는 소중한 양식이었습니다. 그걸 두고두고 먹으려면 얼지 않게 갈무릴 해야 했는데, 그 때 부엌방이나 작은방에 수숫대나 댓가지로 엮어 만드는 임시 고구마 저장고를 ‘두대’라고 불렀습니다.‘두대’를 모르면 시골에서 난 소싯적의 겨울을 추억으로 그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윽고 겨울이 깊어 함박눈이 사위의 길을 막아 적막한 날, 뜨듯한 구들에 등짝을 지지고 누웠노라면 ‘두대’를 가득 채운 고구마, 보기만 해도 뱃구레가 든든합니다. 도회 사람들이야 구워먹고, 삶아먹는 것밖에 모르지만 농투성이 아들로 살다 보면 나름대로 물리가 트여 요령도 생깁니다. 마당 곳곳에 치우다 만 눈더미가 진을 친 날,‘두대’에서 주먹고구마 서너알 꺼내다 눈더미 속에 몰래 묻어둡니다. 한 나절쯤 얼렸다 한밤 중, 출출할 때 꺼내 주머니칼로 삐져 먹는 맛을 속만 끓이는 아이스크림에 견주겠습니까. 눈이 내리지 않아 맹숭맹숭한 겨울 저녁, 고구마나 깎아 먹자고 주전부리 제안을 했다가 아빠나 먹으라는 면박에 그만 머쓱해집니다. 없어서 못 먹었던 고구마, 요즘 애들은 거저 줘도 안 먹습니다. 그래서 그 겨울의 ‘두대고구마’가 더 그리운지 모르겠습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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