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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암치료제 ‘이레사’ 투여때 한국인환자 23% 종양 줄어

    미국과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치료 효과를 두고 논란을 빚었던 폐암치료제 ‘이레사’의 한국인 반응도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내과 허대석 교수팀은 2001년 1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이레사를 복용한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종양조직의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18.8%인 17명이 신체 내 단백질(EGFR-TK)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였으며, 이 가운데 15명(16.6%)이 이레사에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반응’이란 종양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경우를 말한다. 이레사를 투여한 뒤 유전자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환자들의 상당수가 이레사의 작용 부위인 ‘EGFR-TK’에서 돌연변이를 보이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이레사를 복용한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23.3%가 이레사에 반응했으며, 돌연변이가 발견된 환자는 이들 가운데 52%였다. 특히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인 환자 17명 중 11명은 종양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4명은 종양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생존율 측면에서는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의 생존율이 6.6개월인데 비해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생존율은 30.5개월로 5배 가량 길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찔구’/심재억 문화부 차장

    기나긴 밤이 짧아지면서 응달에 남았던 잔설마저 자취를 감추고 나면 좀 산다 하는 집에서도 쌀독 긁는 소리가 한숨에 얹혀 나오기 일쑵니다. 바야흐로 보릿고개의 시작입니다.‘이 고개 저 고개 다 넘어봤지만 그만한 고개는 없더라.’는 눈물겨운 푸념에 단내 나는 배곯음의 설움이 묻어납니다. 그러나 ‘산 입에 거미줄 안 친다.’는 속담이 허튼 말은 아닙니다. 바로 ‘찔구’같은 게 있기 때문입니다. 동구 밖, 뙈기밭 두렁에 숲을 이룬 찔레 넝쿨에서 새 순이 돋아납니다. 자고 나면 쑤욱 쑥 자라는 그 보드랍고 통통한 새 순을 하염없이 꺾어 먹곤 했는데, 텁텁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이 찔레꽃잎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요. 무릇 생명이라는 게 제철을 기다렸다가 뜸 들이는 법 없이 제일을 시작하는지라, 그 때에 맞춰 ‘찔구’를 싹틔우는 일, 얼마나 눈물겨운 섭리입니까. 그런 섭리는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도 배려를 요구합니다. 맛난 ‘찔구’를 깍똑하게 꺾지 않고 싹 틔워 꽃피울 말미는 남겨두는 것이지요. 이윽고 억세진 ‘찔구’에서 눈 시리게 찔레꽃이 필 때면 그 새 풋보리가 여물어 또한 주림을 면했던 것이니.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류머티즘도 맞춤치료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에 사용하는 ‘에타너셉트’성분의 제제가 개인별 유전자 변이에 따라 약효가 다른 것으로 확인돼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 대한 맞춤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양대의대 류머티스내과 배상철 교수팀과 KAIST 생명과학과 강창원·강창수 박사팀은 에타너셉트의 치료 효과가 환자마다 다른 점에 착안, 한양대병원에서 이 약제로 치료받은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70명의 임상 자료와 유전자형을 분석한 결과, 유전자(TNFA) 변이가 에타너셉트의 치료 효과에 깊이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류머티즘 학술지 ‘류머톨로지’ 4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혈액에서 분리한 DNA로부터 에타너셉트 효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의 SNP(단일염기다형성)를 분석한 결과 TNFA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촉진제 염기서열 가운데 ‘-857에 위치한 SNP가 에타너셉트의 치료 효과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SNP에 T-염기를 가진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최고 12배가량 치료 효과가 좋았다.”며 “이는 T-염기가 있을 경우 TNFA유전자의 발현이 전사억제 단백질에 의해 억제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유전공학 기법으로 개발된 에타너셉트 제제는 고가인데다 일부 환자에게는 약효가 없는 경우도 있었으나 지금까지는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를 투여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이 제제의 치료 효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는 효과가 기대되는 환자에게만 선택적으로 투여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난청 자가진단 이렇게

    이 박사는 “난청이라도 얼마나 빨리 찾아 치료 받느냐에 따라 결과는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며 적극적인 관찰과 검진을 권했다. 그는 다음에 제시한 10개 항목 가운데 3개 이상이 해당되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청력에 대한 자문을 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체크리스트는 ▲전화 통화에 어려움이 있는가 ▲동시에 2명 이상과 대화하기가 어려운가 ▲텔레비전 소리를 너무 크게 해 주변으로부터 불평을 들은 적이 있는가 ▲대화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가 ▲시끄러운 곳에서 소리를 듣는 데 어려움이 있는가 ▲다른 사람에게 반복해서 말해 달라고 청하기도 하는가 ▲대화 중인 사람들이 중얼거리거나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이해해 엉뚱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가 ▲아이들이나 여자들의 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못 이해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하는가 등이다. 이 박사는 “앞에서 제시한 10개 항목은 난청 때문에 의사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를 결정하는 데이터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전문의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난청의 일반적인 증상인 이명증과 함께 이런 증상을 경험했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 원인과 상태, 적절한 치료법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주의력결핍·행동장애 아동 “70% 정신질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가진 아이의 70% 정도가 다른 정신적 장애를 동반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정유숙 교수와 시립아동병원 변희정 전문의팀은 지난해 3월부터 9개월동안 ADHD 어린이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73.8%인 59명이 다른 정신과 질환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다른 질환을 가진 ADHD 어린이 환자중 절반 이상인 41명(51%)은 반항적이거나 거친 행동을 보이는 행동장애를 가졌으며, 이어 28명(35%)은 정서불안 등 불안장애,10명(12.5%)은 우울증 등의 기분장애와 틱장애,8명(10%)는 야뇨증을 갖고 있었다. ADHD어린이는 한가지 일에 관심을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로, 대부분 활동적 성향을 나타내며 일부 아이들은 과잉행동 없이 산만하기만 한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은 취학 전 아동과 학령기 아동의 약 3∼5%에서 발생하며 남아가 여아보다 3배 정도 많다. 정 교수는 “드러난 증상을 두고 버릇없는 아이 정도로 치부하고 지나치면 치료가 더 힘들 뿐 아니라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의 동반질환을 가지게 할 수도 있는 만큼 약물·행동·심리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ADHD 체크리스트 다음 중 8개 이상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과제 또는 놀이활동에서 주의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경청하지 못한다 ▲지시에 따르지 못한다 ▲물건을 잘 잃는다 ▲쉽게 산만해진다 ▲안절부절못한다 ▲자리에 앉아있지 못한다 ▲조용히 놀지 못한다 ▲불쑥 대답을 한다 ▲순서를 기다리지 못한다 ▲방해하기나 끼어들기를 자주 한다 ▲활동을 이것저것 바꾼다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다 ▲신체적으로 위험한 활동을 한다.
  • 인플루엔자 아기도 노린다

    인플루엔자 아기도 노린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유행성 독감(인플루엔자)의 세계적인 창궐과 이로 인한 피해 가능성을 경고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인플루엔자 유행 지역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주장이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됐다. 대한감염학회는 최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인플루엔자의 현황과 대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갖고 향후 예견되는 ‘인플루엔자 유행’에 대비해 정부와 의료·제약계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서울대의대 소아과 이환종 교수는 ‘소아에서의 인플루엔자질환’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소아에게 독감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기존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며 “지난해까지는 6세 이상의 인플루엔자 고위험군에게만 기본접종으로 권장했지만 올해부터는 6∼23개월의 정상 소아도 기본접종으로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WHO는 앞으로 유행성 독감이 도래하면 전 세계에 걸쳐 500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고 소개하고 “특히 한국은 조류독감이 빈발하는 지역에 위치해 이런 위험에 노출돼 있는 만큼 백신개발 및 생산, 사용 및 보상 기준의 정립, 범세계적 인플루엔자 감시시스템 확립, 지속적인 탐구조사 등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천병철 교수는 이날 우리나라의 경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도가 낮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실제로 그가 경북 포항시 기계면과 청송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두 곳의 인플루엔자 예방접종률은 평균 36.8%에 그쳤다. 수의과학검역원 김재홍 질병연구부장은 북한의 조류독감과 관련해 “그나마 감염관리가 잘 이뤄지고 있는 북한의 닭공장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면 상당히 많은 감염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며 “야생조류에 의한 국내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휴전선 주변의 야생조류에 대한 감염 여부 조사를 환경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박사

    [Doctor & Disease]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이광선 박사

    “난청을 그냥 소리를 잘 듣지 못해 불편한 질환쯤으로 여기는 것은 정말 위험한 생각입니다. 난청은 세상과의 소통을 막는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안팎에서 ‘난청 박사’로 불리는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겸 이비인후과 교수 이광선(55) 박사는 진지하게 난청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예컨대 태어날 때부터 듣지 못한 사람은 말을 배우지 못하고, 말을 모르니 글을 익히지 못해 자신 외에 누구하고도 교감을 나누지 못한 채 고립된 삶을 살게 되지요.” 그를 만나 난청을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난청은 세상과의 소통 막는 벽” 난청이란 어떤 상태이며, 이를 질환으로 봐야 하는가. -귀의 기능적 장애로 의사소통이나 소리 감별이 어려운 상태로 통상 청력검사에서 25㏈(데시벨) 이상의 손실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중요한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난청은 어떻게 구분하는가. -간단하게는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눈다. 선천성의 경우 신생아 질환중 발병률이 가장 높아 해마다 1000명 이상이 새로 발생한다. 물론 절대수로 보면 후천성이 단연 많다. 난청의 원인은 어디에 있나. -선천성은 유전, 임신기의 풍진이나 바이러스 감염, 산모의 약물 복용, 분만 손상 등이 원인이며, 후천성은 4∼15세 소아기의 경우 중이염, 이관염, 아데노이드 증식증, 비인두염 등이, 성인이 되어서는 감기나 급성전염병, 소음 외상, 약물중독, 메니에르병, 내이염, 청신경 종양 등이 주요 원인이 된다. 또 노화에 따른 노인성 난청도 많다. 주요 원인질환의 특성은 무엇인가. -급성 및 삼출성 중이염은 학령기 아동에게 흔한 청력장애 원인으로, 감기를 자주 앓는 어린이가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거나 부르는데 반응하지 않는다면 의심해 봐야 한다. 만성 화농성 중이염도 난청의 중요 원인으로 급성 및 삼출성중이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생긴 경우가 많다.40세 이후에 나타나는 노인성 난청은 처음에는 고음 영역에서 시작해 점차 대화가 어렵게 된다. 이 경우는 감각신경성 난청이어서 치료가 쉽지 않다. 소음성 난청도 빼놓을 수 없다.90㏈ 정도의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이 오기 쉽다. 이 박사는 특히 생활환경이 초래하는 난청을 우려했다. 도시의 경우 예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소음이 많아져 우리가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새 귀가 엄청난 혹사를 당한다는 것.“지하철 내의 소음이 보통은 80㏈ 안팎인데,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음악소리를 들으려면 적어도 90㏈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걸 매일 되풀이하면 청력 손상을 피할 수 없지요. 청력 신경은 무리하게 사용할수록 많이, 그리고 빨리 망가진다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지하철서 음악청취, 청력손상 소지 난청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급증하고 있다. 고도난청 유병률은 전국민의 1% 정도지만 60세를 기준으로 40㏈의 기준을 적용하면 유병률이 10%로 크게 늘어난다. 특히 MP3 등을 선호해 소음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 상당수가 잠재적 난청 환자여서 유병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다. 난청의 진단은 어떻게 하며 진단기준은 무엇인가. -진단은 다양한 청력검사로 이뤄지며, 진단을 통해 병소와 원인을 파악한 뒤에야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유아와 노약자는 청력 저하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말하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진단 기준은 일반적으로 25㏈, 즉 새소리나 시냇물 소리 정도를 못들으면 난청 소지가 높다고 본다. 물론 노인성은 이 기준을 넘는 경우가 많다. 난청도 자가검진이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 유효성은 어느 정도인가. -난청의 최초 증상은 이명증으로 이 정도는 자가검진이 가능하지만, 사람마다 장애 음역이 달라 일률적으로 기준을 적용하기가 쉽지는 않다. 즉, 자가검진이 난청을 거르는 방법이지만 증상이 있다고 모두 난청은 아니다. 이 박사는 흔히 가는 귀가 먹은 경우도 난청이라고 정리했다.“고음 청력이 떨어지면 1대1 대화는 가능하지만 주변이 조금만 시끄러워도 상대방의 얘기를 못듣게 됩니다. 즉, 고음 청력에 문제가 있어 흔히 고음으로 발성되는 단어의 받침을 알아듣지 못해 상대방이 ‘밥’이라고 말하는데 ‘밤’이라고 알아듣는 등 사오정식 대답을 하기 일쑤인 경우지요.” 난청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고막과 달팽이관 사이에 생긴 문제는 치료가 어렵지 않지만 달팽이관에 문제가 생기면 재생이 불가능하다. 일단 손상된 신경은 회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보청기나 달팽이관 기능을 대신하는 인공와우를 사용해야 하는데, 다행인 것은 올해부터 보험이 적용돼 종전보다 훨씬 저렴하게 인공와우 수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난청의 조기발견이 갖는 의미를 설명해 달라. -선천성인 경우 3세 이전에 발견되면 80∼90%가 정상화되지만 7살을 넘기면 정상화 가능성이 20∼30%대로 낮아진다. 뇌가 3세까지 급속하게 자라 그 후에는 말을 배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후천성인 경우에도 거의 증상이 없어 발견이 어렵고, 그럴수록 치료 또한 어렵다. ●‘난청 조기발견’ 국가적 관심 절실 그는 우리도 미국처럼 갓 출생한 유아들의 청력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때 발견하면 대부분 정상인으로 살 수 있는데도 간단한 검사를 안해 수많은 사람들이 평생 농아가 되는 것은 국가적인 불행이라는 것. 그는 이어 현재 보청기에 적용되는 정부보조 외에도 난청 환자들이 대부분 노동력을 상실한 소외계층인 점을 감안, 인공와우 수술 후의 언어치료 비용을 보험대상에 포함시키는 것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난청 예방법을 묻자 그는 정색하고 이렇게 답했다.“소음으로부터 귀를 지켜야 합니다. 청력이 소모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 이광선 박사는 ▲서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고려대의대 교수▲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메사추세츠안이비인후과 연구원▲대한이비인후과학회 간행이사·학술이사·섭외이사▲대한두개저학회 특별이사▲인공와우 수술 300례 및 만성중이염 수술 3500례 수행▲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임상연구센터 소장 겸 이비인후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종원기자 jongwon@seoul.co.kr
  • 말기암 투병하며 LG배 출전 김수영 7단

    말기암 투병하며 LG배 출전 김수영 7단

    ‘내 생명의 불꽃은 아직도 뜨겁다.’ 프로바둑기사 김수영(61) 7단이 췌장암 말기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투병 대국을 펼쳐 바둑팬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지난 70년대 TBC에서 시작해 현재의 바둑TV에 이르기까지 방송을 통해 유창한 언변과 재치있는 해설로 사랑을 받아 온 김 7단은 최근 병원에서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그는 “음식 냄새만 맡아도 구토가 나더니 체중이 한달 새 무려 25㎏이나 빠지더군요. 통증 때문에 눕지도 못하고 앉아서 밤을 새우곤 했는데, 병원에서는 별 이상이 없다고 하고…. 그랬다가 지난달 초 CT(컴퓨터 단층촬영)검사를 했더니 이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병원에서는 항암치료를 권했지만 이미 상황을 간파한 그는 이를 거부했다. “상황이 그렇다면 내 방식대로 거기에 순응하는 것도 아름답지 않습니까?”라는 그의 핼쑥한 얼굴에서 평생 미학적 행마로 일관해 온 원로 기사의 자존심이 읽혀졌다. 항암치료로 피폐해지는 자신을 용납하지 못할 만큼 그는 자존심 강한 바둑인이었다. 지난해부터 교회를 찾은 그는 한 때 깊은 산에라도 들어가 삶을 정리할 생각이었으나 스승인 조남철 9단의 부인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 한 통이 그의 마음을 돌려놨다.“선생님께서는 제가 병에 걸린 것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사모님께 유언처럼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해요.‘내가 죽거든 모든 것은 수영이하고 상의해서 처리해라.’” 이렇게 전하면서 그는 굵은 눈물을 흘렸다. 부모처럼 믿고 존경했던 스승이 아닌가. 이런 주위의 신뢰에 힘을 얻은 듯 그는 자꾸만 쇠약해지는 자신을 추슬러 지난달 21일 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대국장에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독한 약제 때문에 온 몸에서 진땀이 흘러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그는 한 판의 공식대국을 치러내 주변을 놀라게 했다. “바둑판 위에서 내 생을 접겠다.”며 꼿꼿하게 기사로서의 품위를 지켜내는 김 7단의 얼굴은 차라리 평안해 보였다.“암도 결국 내 일부 아니겠습니까. 싫든 좋든 같이 가야죠. 그러다 미안해 떠나주면 고마운 일이고….” “둘 수 있는 한 바둑을 둘 것이고,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그의 얼굴에서 말기암의 심술에 기죽지 않고 타개의 묘수를 찾아 고심하는 한 승부사의 불꽃 같은 열정이 뜨겁게 불씨를 살려내고 있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애기담살이/심재억 문화부 차장

    그를 ‘덕심이’라고 불렀다. 초등학교를 5학년 때 그만두고 우리 집에 애기담살이로 왔다. 빨간 내복 소매는 닳아 메추리 터럭처럼 너덜거렸고, 터진 손등은 까실했지만 까다로운 젖먹이 동생의 투정에 배알도 없는 것처럼 항상 너부죽이 웃곤 했다. 그가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어머니는 덕심이를 앉혀 놓고는 까치집처럼 헝클어진 머리를 참빗으로 빗어내리셨다.“얻어 먹지도 못하면서 이런 것들한테 다 뜯긴다.”며 방바닥에 떨어진 까만 가랑니를 쓸어모았고, 고개를 꺾은 덕심이는 집 떠난 게 서러웠는지 뚝뚝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우리 집에서 네 해인가를 살다가 새경으로 떼 준 쌀 몇 섬 챙겨 서울로 갔다. 어찌어찌 공장에 취직해, 일도 잘하고 착해서 다들 좋아라 한다는 전언에 어머니도 미뻐해 하셨던 덕심이. 한 해, 삭정이에 훈풍이 도는 봄날. 혼례를 앞둔 덕심이가 능금 바구니에 됫병 정종을 챙겨들고 찾아와서는 훌쩍 자란 동생의 볼을 만지며 눈물을 훔치고, 그런 덕심이의 얼굴에서 또 다른 혈육을 봤다. 계약이 능사인 요새는 눈을 씻어도 볼 수 없는 가난했던 시절의 가슴 시린 풍경 속, 그 덕심이가 다시 보고 싶은 날.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콘택트렌즈 잘못 쓰면 ‘실명위험’

    콘택트렌즈 잘못 쓰면 ‘실명위험’

    외모나 이용상의 불편 등의 문제로 최근들어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나 불량 제품이나 자기 눈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다 부작용을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가장 중요한 안전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는 안경과 달리 직접 안구에 닿기 때문에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눈 상태를 점검해야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안경처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빛사랑안과 이동호 원장팀이 최근 여교생 2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렌즈를 사용하는 63명 가운데 50명이 안과 검진없이 콘택트렌즈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갈수록 사용자가 늘어나는 콘택트렌즈, 어떻게 구입하고 사용해야 할까. ●사용전 안구건조증등 검진 필수 렌즈를 착용하기 위해서는 안과를 찾아 눈에 특이질환이 없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먼저, 눈깜박임과 눈꺼풀의 모양 및 기능을 검사하며, 건조증과 눈이 완전히 감기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눈이 완전히 감기지 않거나 건조증이 심각하다면 렌즈를 착용할 수 없다. 외안부의 눈꺼풀염증과 각막·결막염은 물론 정밀 시력검사 및 굴절검사를 통해 근시·난시의 정도와 각막곡률 반경을 정확하게 측정해야 꼭맞는 렌즈를 고를 수 있다. 렌즈를 고른 후에도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통해 착용상태에서의 렌즈 움직임과 눈물층의 분포 등을 다시 검사해 문제가 드러나면 즉시 렌즈를 바꿔야 한다. ●치명적인 부작용 렌즈 부작용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세균에 의한 각막궤양이다. 각막궤양은 발병 부위에 따라 치료 후에도 각막혼탁으로 인한 시력저하는 물론 심하면 실명에 이르기도 하며, 이 때문에 라식 등 시력교정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이런 안전성을 고려해야 한다. 염증이나 충혈도 잦은 부작용. 세균성 감염에 의한 염증이라면 사용하던 렌즈를 폐기해야 하지만, 알레르기성 염증은 단백질을 제거한 후 다시 사용해도 된다. 만약 소프트렌즈를 착용했다가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안과를 찾아 원인과 증상을 치료한 뒤 하드렌즈(RGP)로 바꾸는 것이 좋다. 이런 부작용은 안과 검사없이 소프트렌즈를 구입해 사용한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 렌즈 자체의 부작용도 있지만 안구건조증이나 결막염, 각막염 등을 모른 채 렌즈를 착용해 생긴 경우가 많다. ●염증 생기면 렌즈 즉시 교체해야 렌즈도 안경과 마찬가지로 특별히 사용 연령대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어서 세균 감염이나 소홀한 관리만 아니라면 평생 사용할 수도 있다. 단, 소프트렌즈는 6개월, 하드렌즈는 1∼2년마다 검사 후 교체하는 것이 좋다. 일회용 렌즈는 손에 닿으면 무조건 폐기해야 한다. 잠시 뺐다 끼는 것이라도 이미 손이 닿았다면 일회용 렌즈의 수명이 다했다고 보면 된다. 또 수영 중에는 절대 렌즈를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렌즈를 착용하면 고글을 사용하더라도 아칸트아메바라는 세균에 감염돼 실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0대는 하드렌즈가 더 안전 렌즈를 선택할 때는 직업과 환경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며, 스스로 선택하기보다 전문의의 조언을 듣고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이물감이 적은 소프트렌즈는 가끔 착용하며, 빨리 움직이거나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 안구건조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 적합하다. 또 모든 연령대가 사용할 수 있으나 관리하기가 어려운 10대라면 하드렌즈가 낫다. 하드렌즈는 산소 투과율이 좋아 매일, 장시간 사용하는 학생 등에게 적당하다. 조깅이나 헬스, 에어로빅 정도는 괜찮지만 속도감이 있는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탈 때면 맞바람에 렌즈가 밀릴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심한 경우가 아닌 중등도의 안구건조증에는 소프트렌즈보다 나으며, 모든 연령대가 사용할 수 있으나 30대 이후 처음 사용하는 경우에는 점액세포의 감소로 착용감이 떨어지며, 이 때문에 적응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전문의들은 “렌즈 사용 중 눈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충혈이 오면 바로 안과를 찾아 원인을 확인해야 하며 이 때 사용하던 렌즈를 지참해야 필요한 검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 도움말 이동호 빛사랑안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뼈와 칼슘·비타민D의 관계

    임 박사는 “뼈를 고형화된 조직으로 여기기 쉽지만 실제로는 평생 리모델링이 되풀이되는 역동적이고 유기적인 조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뼈는 겉 부분의 단단한 피질골과 속 부분의 무른 수질골로 구성되는데 피질골은 1년에 3%, 수질골은 30% 정도 성분 교체가 이뤄진다. 성분의 99%가 칼슘인 이런 뼈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칼슘과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의 충분한 섭취가 관건. 특히 뼈가 왕성하게 자라는 성장기에 칼슘이 부족하면 골량을 최대화하지 못해 골다공증을 겪게 된다. 통상 성인의 경우 1일 칼슘 권장량(미국 기준)은 1000∼1200㎎이나 우리나라 성인의 칼슘 섭취량은 이의 절반 수준인 500∼560㎎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흡수율이 높은 우유 등 유제품이나 어패류 대신 흡수율이 낮은 식물성 식품을 주요 공급원으로 해 체내 활용도는 더욱 낮다. 이런 현상은 도시보다 농촌지역에서 더욱 심각해 잠재적인 골다공증 환자를 양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임 박사는 “유제품의 체내 칼슘 흡수율이 25∼40%인 반면 채식 위주의 식단에서는 10∼30%에 불과하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고른 식단을 유지하되,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가 많은 등푸른 생선, 달걀 노른자, 동물의 간 등을 적절하게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파킨슨병·간질등 신경질환 ‘통합치료센터’ 국내 첫 개원

    서울대병원은 파킨슨병 등 이상운동 환자를 관련 진료과가 첨단 치료법을 이용해 통합 치료하는 전문 운동센터를 국내 최초로 개원, 본격적인 치료를 시작했다. 이 센터에서는 최근 유효한 첨단치료법으로 부각되고 있는 ‘뇌심부자극술’을 이용해 파킨슨병과 수전증 등 이상운동질환은 물론 난치성 통증, 간질, 강박장애를 비롯한 신경 및 정신질환을 치료하게 된다. 파킨슨병은 팔, 다리 또는 전신이 떨리고 뻣뻣해지며 걷기 등 몸 동작이 느려지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국내에 10만∼15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초기에는 약물로 조절이 가능하지만 발병후 5∼10년이 지나면 75%의 환자에게서 약물 반응도가 낮아지면서 부작용이 나타나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지금까지는 이상 신경부위를 파괴하는 고주파응고술을 주로 적용했으나 뇌 조직 손상 등의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센터에서는 뇌심부자극술 외에도 신경외과, 신경과, 신경정신과, 재활의학과 등 관련 질환의 수술치료를 비롯, 약물 조절, 환자 모니터링, 재활치료 등을 중점적으로 통합 관리하게 된다. 이 병원 백선하 신경외과 교수는 “뇌심부자극술은 도파민 손실의 영향을 받은 부위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줌으로써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뇌 신호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라며 “이를 통해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을 호전시키는 것은 물론 약효를 지속하고 약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박사

    [Doctor & Disease]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박사

    “예전에는 등이 활처럼 굽어도 병인 줄 모르고 늙어서 그러려니 했지요. 그러다가 골다공증이란 질환이 알려지자 사람들이 깜짝 놀란 거예요. 이게 유병률이 무색할 만큼 우리나라에 많거든요.” 도쿄대와 하버드대 부속병원에서 교환 및 객원교수로 활동한 데 이어 대한골다공증연구회 학술위원장 등을 역임한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53) 박사. 그는 우리의 골다공증의 실상을 ‘국민병’이라는 말로 함축했다.‘실상을 알고 나면 국민병이라는 말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는 그를 만나 골다공증의 실상을 진단했다. ●6개월 스테로이드 치료후 50% 골다공증 엉덩방아만 찧어도 무른 뼈가 바스라지듯 부러지고 마는 골다공증은 그 자체로도 두렵지만, 골절로 인한 사망과 여기에 소요되는 직·간접적인 의료비, 그리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 등을 감안하면 ‘이제 정책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히려 늦은 감이 드는 질환이다. 먼저, 골다공증은 어떻게 분류하나. -원인 규명 여부에 따라 1차성,2차성으로 나눈다.1차성은 원인이 드러나지 않은 골다공증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70%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2차성은 스테로이드제제의 부작용이나 위 절제수술,40세 이전의 조기폐경, 갑상선질환 치료제 등이 원인으로, 여자 환자의 25∼30%, 남자 환자의 40∼50%가 여기에 해당된다. 1차성과 2차성은 증상에서 서로 구별되는 특이성을 갖는가. -임상 양상에서 특이성은 거의 없다. 단, 스테로이드 제제에 의한 골다공증은 골밀도는 낮지 않지만 약제 투여 3∼6개월 뒤부터 특징적인 골절이 시작되는 특성이 있다.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앞서 얘기했듯 여성 환자의 70% 이상, 남성 환자의 30∼40%가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1차성이다. 여기에는 유전적 영향과 노화, 비타민과 칼슘 부족 등 환경요인, 흡연, 과음, 내분비계 이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2차성은 스테로이드제제 남용에 따른 부작용이나 위 절제수술,40세 이전의 조기폐경, 갑상선질환 치료제 복용 등 원인이 확실하다. ●65세이상 여성의 30%가 골다공증 임 박사는 “골다공증은 유전성이 강하지만 이보다는 뼈가 왕성하게 자라는 9∼13세 무렵의 건강한 섭생과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이 더 중요하다.”며 “골다공증과 밀접한 비타민D만 하더라도 1일 필요량을 얻으려면 수영복 차림으로 최소 30분은 햇볕에 노출돼야 하는데 요새는 미용 등의 이유로 이마저 꺼려 한국인의 체내 비타민D 생성량이 세계 최저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왜 이런 결과가 초래된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 정도야 간단하게 알약을 먹으면 해결된다고 여기면서도 그마저 잘 먹지 않는다. 통상 체내 비타민D는 30ng/㎖을 기준으로 해 여기에 못미치면 부족,10ng/㎖ 이하면 결핍으로 보는데 이 단계에서는 뼈흡수, 즉 뼈의 중요 성분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양이 많아지며,5ng/㎖이면 아예 뼈가 생성되지 않는다. 발병 추세는 어떤가. -당연히 늘어나고 있다. 진단 기술의 발달과 높아진 건강의식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주목되는 것은, 예전에는 영양결핍이 문제였으나 요즘 젊은 세대는 흡연과 다이어트, 인스턴트식품 때문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인스턴트식품에 많은 인(P)이 칼슘의 흡수를 결정적으로 방해하기 때문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며, 진단 기준은 무엇인가. -골밀도를 측정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초음파 진단도 있지만 골밀도 측정에는 X-레이를 이용한 DXA법이 일반적이다. 골밀도는 T-스코어로 표시하는데,T-스코어가 -(마이너스)2.5 이하이면 골다공증,-2.5∼-1이면 골다공증 전 단계인 골감소증,-1 이상이면 정상으로 분류한다. 특별히 약물이나 신체적 이상에 의한 경우가 아니면 폐경전 여성이나 65세 미만의 남성, 청소년 등에게는 골다공증이란 용어를 적용하지 않는다. ●9~13세 건강한 섭생·규칙적 운동 중요 ▶골다공증도 자가검진이 가능한가. -증상이 거의 없어 자가검진은 쉽지 않고, 의미도 없다. 키가 3∼4㎝가량 줄고, 등이 굽는 게 증상인데, 이런 증상을 자각할 때면 병증이 많이 진행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임 박사는 특히 약물의 부작용으로 초래되는 골다골증의 심각성을 강조했다.“일선 병·의원에서 관절염이나 신경통, 자가면역질환자 등에게 스테로이드제제를 처방할 때 골다공증에 대한 우려를 환기해 줘야 하는데 아예 그런 문제의식도 없는 의사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6개월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은 환자의 50%에서 골다공증이 나타나는데, 정작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런 문제를 전혀 모르고 있거든요.” 치료법에 대해서도 소개해 달라. -치료는 토털케어방식이라야 한다. 즉, 본격적인 치료에 앞서 통증과 골절에 따른 우울증, 활동제한치료, 근력강화를 위한 운동요법에 이어 대증요법으로 칼슘과 비타민D를 투여하며, 이런 선행치료에 이어 골다공증 치료 약제를 투여한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줄인 좋은 약제가 많아 그나마 다행이다. 일부 정형외과 등에서는 골다공증 골절을 일반 골절처럼 다루는데, 이런 치료는 대부분 2차 골절을 부르게 된다. 골다공증도 조기발견이 중요할 텐데. -그렇다. 뼈에 일단 구멍이 뚫리면 복원이 안 된다. 뼈에 구멍이 뚫리거나 골조직이 끊기기 전에 병증을 차단하는 게 상책이다. ●젊은 세대 다이어트·인스턴트식품 영향 ▶골다공증 치료에 있어 정책적인 문제는 없는가.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보험 적용 기준이나 기간 등에 문제가 많다.65세 이상 여성의 3분의1이 가진 질환이며, 선택적으로 앓는 게 아니라 거의 모든 국민이 겪는 ‘국민병’인데도 조기발견과 예방 대책은 거의 없다. 외국에서는 ‘1인치도 내주지 말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골다공증 계몽에 나서는데, 우리는 아직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처만 하고 있지 않는가. ■ 임승길 박사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일본 도쿄대의대 교환교수▲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매스제너럴병원 객원교수▲대한내분비학회 총무·학술이사▲대한골다공증연구회 학술위원장▲대한성인병협회 총무▲보원학술상·연세대 우수업적 교수상·남곡학술상·지석영학술상 등 수상▲현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체중 4배차이 심장이식 성공

    체중 10㎏의 아기에게 체중이 4배나 되는 성인의 심장을 이식하는 고난도 이식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성공적으로 시술됐다. 서울아산병원 윤태진(소아심장외과)·김영휘(소아심장과) 교수팀은 생후 30개월, 체중 10㎏의 확장성 심근증 환아에게 체중 40㎏의 뇌사자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식술을 받은 환아는 수술 후 예후 관찰 기간인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의료진은 선천적으로 확장성 심근증을 갖고 태어난 이 환아는 심장 기능이 정상인의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며, 이에 따라 심장이식술이 불가피했으나 심장을 기증한 뇌사자의 체중이 수술 한계인 20㎏의 2배가 넘어 곤경에 처했다. 이에 따라 의료진은 뇌사자의 심장 크기를 파악한 끝에 확장성 심근증을 앓는 환아의 심장이 차지한 흉부 내 공간이 기증자의 심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술을 시도,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심장 이식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증자의 체중이 수혜자의 2배를 넘을 경우 과혈류증후군 등으로 생명이 위험할 뿐만 아니라 이식할 심장의 부피가 지나치게 커 감염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수술을 기피해 왔다. 수술을 집도한 윤태진 교수는 “심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소아 환자들이 비슷한 체격의 기증자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술은 나이의 한계를 뛰어넘어 심장이식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켰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알전구/심재억 문화부 차장

    전기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전기용품은 진즉부터 사용했지요. 호롱불 켜고 살던 시절의 ‘부시맨 콜라병’ 같은 얘깁니다. 갯가에서 놀다 보면 가끔 ‘촉 떨어진’ 알전구가 파도에 떠밀려오곤 했지요. 도시에서 쓰는 그 ‘전기다마’를 전기없는 시골에서는 전혀 다른 용도로 썼습니다. 구멍난 양말 뒷축을 깁는 데 알전구가 그만이었거든요. 매끈한 알전구를 양말 안쪽에 대면 웬만한 양말 구멍 꿰매기는 식은 죽먹기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 시골집 반짇고리에도 알전구 하나쯤 들어앉게 되었고요. 그런 쓰임새가 있어 갯가에서 놀던 애들 알전구가 보이면 대뜸 주워오곤 했는데, 한 날 그걸 주머니에 넣고 달리다가 넘어져 일이 생겼습니다. 깨진 유리조각이 옆구리에 박혀 생살을 손가락 한마디만큼이나 베인 것입니다. 그 정도 상처야 쓱쓱 문질러 딱지만 앉으면 낫는 줄 알았지만, 어른들이 아주 놀랐던 모양입니다. 저녁 밥상머리에서 아버지 “이런 세근머리 는 눔, 그걸 주머니에 넣고서 고 까불다니….”라며 호되게 나무라십니다. 서운한 마음에 두번 다시 알전구는 줍지 않았지만 그런 꾸지람도 사랑이었음을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절대 공포/심재억 문화부 차장

    “사람들은 전쟁과 자연재해를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같지만 정작 그들이 느끼는 가장 치명적인 공포는 아마 암(癌)에서 비롯될 겁니다.” 얼마 전에 만난 저명한 의대 교수는 이렇게 현대인이 가진 공포심리의 저변을 분석했다. 그럴 것 같았다. 수없이 많은 기아와 질병, 전쟁이 인류를 위협했지만, 그래서 그 전율할 참상을 더러는 직접 체험으로, 더러는 역사적 기록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아직도 인류가 감당해야 할 공포는 끝난 게 아니다. 협상이나 설득의 여지가 없어 인간의 의지만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는 공포, 그래서 ‘절대 공포’라고 부르기도 하는 암의 가공할 위협은 현재형이다. 한 날, 딸 아이가 물었다.“그럼 우리 몸에서 암에 안 걸리는 곳이 어디예요?” 생각해 보니 머리카락을 빼면 암의 심통으로부터 안전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그러나 부위에 따라 발병의 빈도차는 뚜렷해, 어설픈 추측이지만 문명과의 접촉이 잦은 위나 간, 폐에 특히 문제가 많다고 여겨졌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불현듯 서울을 떠나고 싶었고, 불확실한 공포 때문에 현실에서 일탈하고자 했던 나의 그런 무력함과 소심함이 새삼 서글펐던 날.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길섶에서] GS/심재억 문화부 차장

    열대여섯 무렵이었을까요. 라디오나 선풍기 등을 만들던 금성사는 자사 제품에 ‘GS’라는 영자 약칭을 박아 냈고, 광고도 해 벌써 그 시절에도 인지도가 꽤 높았던 모양입니다. 그 인지도가 문제였습니다. 한 해, 봄날 온 동네가 술렁거렸습니다. 그 ‘깡촌’에 전화(電化)사업이 시작돼 동네 어귀에는 변압기 전주가 들어서고, 집집마다 계량기가 붙었는데, 이게 딱 절반씩 ‘GS’와 대한전선 제품이 섞였던 거지요. 사람들 뭘 알고 그랬겠습니까만, 한두집에서 “우리 계량기는 GS로….”한 게 그만 나중에는 “대한전선 계량기는 전기요금이 더 나온다더라.”로 부풀어 종국에는 대한전선 계량기를 모두 떼어내는 지경에 이른 겁니다. 그게 딱히 좋고, 나쁠 턱이 없건만, 사람들이 생소한 ‘대한전선’보다 자주 들어온 ‘GS’를 선호한 거지요. 잠재적 광고효과라는 게 이런 걸까요. 암튼 그 때, 그 일이 있고 나서 매달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 쥔 사람들은 이렇게 말들 하곤 했습니다.“봐. 그 때 잘 바꿨지. 안 그랬으면 전기요금 훨씬 더 나왔을걸.” 그 ‘GS’가 새로 부활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떠올린 옛날의 추억 한 토막.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알레르기 질환자 황사 대비 이렇게

    기다리던 봄이지만 봄이 두려운 사람도 있다. 알레르기성 질환자들이다. 아직 꽃가루는 이른 때이지만 황사는 벌써 한두차례 한반도를 내습했다. 비염과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지금부터 ‘황사 대책’을 세워야 한다. ●황사의 정체 중국 북부와 몽골의 사막지대에서 발생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드는 미세한 모래먼지를 말한다. 황사는 중국의 산업화에 따라 아황산가스와 규소, 카드뮴, 납, 알루미늄, 구리 등의 중금속이 다량 포함돼 있어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는 물론 눈과 피부에도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특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입자 크기가 1∼10㎛ 정도로 미세해 말초 기관지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황사철 천식 등 호흡기질환자 사망률이 평소보다 5%나 높아지며 특히 영·유아와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비염-식염수로 코 세척하면 예방 도움 맑은 콧물과 재채기, 코막힘이 특징인 알레르기성 비염은 환자가 감기로 오인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대증적 처방의 감기약이 증세를 진정시키기도 한다. 원인 물질로는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곰팡이 포자와 애완동물의 배설물이나 털 등이 꼽히지만 황사도 중요한 원인물질이다. 황사철에 사람이 흡입하는 먼지는 평소의 3배나 되며 중금속도 종류에 따라 2∼10배에 이른다. 이런 물질들이 호흡에 의해 체내로 흡입되면서 축축한 콧속을 건조하게 해 알레르기성 비염을 유발하는 것. 한 조사 결과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30%, 성인의 10% 정도가 가질 정도로 알레르기성 비염은 흔하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하는 게 좋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발육이 늦어지거나 콧속에 고름이 생기는 만성 축농증(부비동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장애나 산만한 정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일시적으로 항히스타민제제를 사용하면 콧물이나 코막힘을 해소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미지근한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거나 스테로이드 분무제 혹은 크로몰린 소디움을 콧속에 뿌려주면 된다. 또 황사 때는 외출을 삼가되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며, 외기가 유입되지 않도록 창문을 닫고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천식-외출때 특수마스크 사용을 기관지 천식은 외부 자극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기관지 협착을 일으키는 과민성 특성을 갖고 있다. 증상은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천명음과 함께 일부 환자들은 발작적으로 반복하는 마른 기침이나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하지만 이들에게서도 기관지 과민성은 거의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기관지 과민성은 찬 공기나 담배연기, 매연, 자극성 냄새 등에 기관지가 예민하게 반응해 수축하면서 천식 증상을 보이는 경우로, 황사에 포함된 미세먼지와 황산화물(SO2), 질소산화물(NO2) 등의 대기오염 물질이 악화의 원인이다. 더욱이 황사철에는 대기가 매우 건조하고 일교차가 커 감기가 겹치면서 천식 환자는 이중고를 겪게 된다. 따라서 천식환자는 황사 때 외출을 삼가고 청정한 실내에 머무는 것이 좋다. 외출 때는 이중 마스크나 황사 방지용 특수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귀가 후에는 바로 세수와 양치를 해야 하며, 실내에서 공기정화기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황사에 대비해 흡입용 기도염증 조절제를 포함한 약제를 빠뜨리지 말고 복용해야 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가습도 필요하다. 황사에 노출되었을 때 호흡곤란이나 ‘가랑가랑’하는 숨소리, 가슴 답답함이 느껴지면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천식 환자들은 황사에 대비해 다음 사항을 준수해야 한다.▲황사철에는 일기예보를 미리 점검한다 ▲황사가 심할 때는 외출을 삼간다 ▲외출할 때는 안경, 마스크, 모자 등을 착용한다 ▲외출후 귀가해서는 바로 세수와 양치질을 한다 ▲맑고 바람이 강한 날은 가능한 한 창문을 열지 않는다 ▲에어컨을 이용해 환기 및 공기를 정화한다 ▲가습기를 이용해 실내습도를 유지한다 ▲기도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천식약을 빠뜨리지 않는다 ▲외출 때는 흡입용 응급 기관지확장제를 반드시 지참한다. ■ 도움말 조상헌 서울대병원 내과(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부원장) 교수. 민경업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 이화식 해맑은 이비인후과 원장. 심재억기자 jeshim@ seoul.co.kr
  • 유방암 자가검진 이렇게

    유 박사는 “유방암 자가검진은 여성호르몬의 영향이 적은 생리 2∼3일 뒤가 좋다.”며 “매달 빠뜨리지 말되 손바닥을 펴 가슴은 물론 겨드랑이까지 문지르듯 검사해야 암 멍울을 찾기가 쉽다.”고 조언했다.‘유방 박사’로부터 옳은 자가검진법을 배워보자. 먼저 상의를 벗고 거울 앞에 서서 전체적인 윤곽과 좌우대칭 여부, 유두나 피부의 함몰 및 피부 이상 등을 관찰한다. 이어 양손을 위로 올려 유방을 완전히 노출시킨 후 피부 함몰 여부를 관찰한다(그림1). 다음은 왼손을 어깨 위로 올린 뒤 오른쪽 가운데 세 손가락의 끝을 모아 유방 바깥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유두를 향해 천천히 돌아들어오면서 꼼꼼히 만진다. 이때 유방을 약간 눌러서 비비는 느낌으로 만져야 한다(그림2). 또 유두를 꼭 짜 분비물이 있는지를 검사하며, 속옷에 피가 묻었는지도 살핀다(그림3). 끝으로 겨드랑이도 만져 멍울이 있는지 살피면 된다(그림4). 반대쪽 유방도 같은 방법으로 검사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Doctor & Disease] 미즈유외과 유수영 박사

    [Doctor & Disease] 미즈유외과 유수영 박사

    “유방은 생명의 젖줄이자 여성성의 상징입니다. 그런 유방 잘 지켜야지요. 이렇게 말해야 할 만큼 요즘 유방질환이 심각하거든요.” 연세대가 배출한 여성 외과의사 1호로 의료계에서 ‘유방 박사’로 불리는 미즈유외과 유수영(54) 박사. 그는 ‘유방의 위기’라는 경고가 결코 구두선이 아니라며 이렇게 강조했다.“여성암 가운데 유방암의 유병률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92년 11.5%,97년 14.1%,2002년 16.8% 등으로 해마다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걸 방치해서는 안되죠.” ●유방암 발병률 해마다 20%씩 늘어 ▶유방질환이란 어떤 병증이며, 대표적인 질환은 무엇인가. -유방의 정상 조직을 침범하거나 조직변형으로 발생하는 병변, 다시 말해 유방에 생기는 모든 이상 징후를 유방질환이라고 말한다. 대표적 질환으로는 양성 및 악성 종양과 섬유낭성 질환, 염증성 질환과 지방괴사, 함몰유두, 부유방과 부유두 등을 들 수 있다. 양성 종양은 섬유선종과 유두종, 엽상종양, 지방종을, 악성 종양은 암을 비롯해 악성 엽상종양, 육종 등을 말한다. 섬유낭성 질환은 노화에 따른 변화인 비증식성과 상피 증식을 수반하는 증식성이 있는데, 특히 비정형 증식성은 암의 전 단계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각 질환의 특성, 특히 증상의 특이성을 설명해 달라. -유방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유방이나 겨드랑이의 멍울, 유방통, 유두 분비물, 유두 함몰과 유방 피부의 변화 등이다.10∼40대 젊은 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섬유선종은 무통성 멍울,30대 후반에서 폐경기에 주로 나타나는 섬유낭성 질환은 통증성 멍울이 특징이다. 암은 초경이 이르거나 폐경이 늦은 경우, 또 불임치료나 갱년기 호르몬 치료를 받는 등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량 및 노출 기간과 관계가 있다. 가족력도 작용하며 비만인 사람이 확실히 발병 빈도가 높다.30∼40대에 잦은 염증성 질환은 수유시나 당뇨병, 함몰 유두에서 잘 나타난다. 유방질환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이게 걱정이다. 암을 예로 들면 매년 20%씩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발병 연령도 젊어지고 있다. 다른 양성 질환도 마찬가지다. 건강검진의 일상화도 이유겠지만 갈수록 호르몬 노출량이 느는 등 외부 요인도 많다. ●건강보조식품이 유방질환 주요원인 ▶이런 추세의 원인은 무엇인가. -빨라진 초경과 비만, 늦은 결혼과 늦은 출산, 출산 및 모유수유 기피, 지나친 건강보조식품 이용 등을 들 수 있다. 역으로 이런 점을 개선하면 발병률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유 박사는 이런 추세 변화의 배경에 건강보조식품이 있다고 지적했다.“그게 말처럼 건강 보조만 하면 좋은데, 그렇지 않고 암 등 치명적인 질환을 유발하는 게 문제입니다. 거기에 포함된 호르몬이 암 등 유방질환의 중요한 발병원이 되므로 뭐든 먹으면 좋다는 ‘막무가내식’ 건강식품 지상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진단 방법도 소개해 달라. -촉진과 초음파·조직검사만으로도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판정은 초음파검사 등 영상검사를 근거로 1∼5카테고리로 나누는데,1∼2단계는 암이 아닌 양성질환,4∼5단계는 암일 가능성이 큰 단계이고 3단계는 추가검사가 필요한 단계로 보면 된다. 유방질환 자가검진은 유효한가. -자가검진으로 멍울을 발견해 우리 병원을 찾은 987명 중 76.3%인 753명에게서 병변이 나타났으며, 이 중 조직 및 세포검사를 시행한 525명을 질환별로 보면 섬유선종 및 기타 양성 종양 46.9%, 섬유낭성 질환 39.3%, 유방암 9.7%, 염증성 종양 6.1% 등이었다. ●섬유선종은 ‘맘모톰’으로 흉터없이 제거 ▶치료는 어떻게 하나. -질환에 따라 치료법은 다양하다. 형태나 크기가 변하는 섬유선종이나 섬유낭성 질환 등은 들어내는 게 좋은데, 이 경우 맘모톰이라는 첨단 기기로 흉터없이 간단하게 수술할 수 있다. 재발이 잦은 염증성 질환도 약물 반응이 미흡하면 종괴를 제거하는 것이 편하다. 알다시피 암은 수술과 약물 및 방사선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세브란스 교수로 재직하면서 1만건 이상의 수술 경험을 축적한 유 박사는 유방질환을 제대로 치료하려면 지금의 왜곡된 진료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유방에 문제가 생기면 엉뚱한 병원이나 대학병원부터 찾습니다. 이 때문에 중요한 질환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거나 불편과 비용 손실은 물론 의료불신까지 낳습니다. 유방질환을 전문 외과에서 치료해야 한다는 건 의료계의 상식입니다.” 유방질환도 조기발견이 중요할 텐데…. -우리 병원의 경우 전체 유방질환자의 1.9%,20∼30대의 19.6%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유병률이 높을 뿐 아니라 병기별 5년 생존율도 0기와 1기는 각각 100%와 92%인데 비해 3기와 4기가 되면 각각 54%와 23%로 낮아진다. 또 0∼1기는 80∼90%가 유방을 보존할 수 있지만 4기가 되면 100% 유방을 제거해야 한다. 유방암도 조기발견이 곧 새 삶이라고 할 수 있다. 유방질환이 갖는 사회적 의미도 클 텐데…. -유방암의 경우 40대 이전의 발생률이 전체의 60%나 돼 다른 암보다 발병시기가 훨씬 빠르다. 다시 말해 사회적, 가정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할 때 발병한다는 건데, 이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말할 것도 없고 가정의 붕괴 등 치러야 하는 대가가 너무 크다. ‘유방질환 전도사’를 자임하며 인터넷(www.msyoo.com)을 통해 전국의 환자들과 나누는 대화를 중요한 일과로 여긴다는 유 박사는 정책상의 문제도 짚었다.“외과 등 질환 중심의 진료 분야에 대한 보험수가가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젊은 의학도들은 눈길도 주지 않고, 그 때문에 병원에서는 검진만 선호해 치료는 뒷전입니다. 이러고도 우리 의학이 발전하리라고 기대하는 건 무리지요.” ■ 유수영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의학박사)▲연세대의대 및 연세대 원주의대 교수▲대한외과학회·대한유방암학회·대한미용외과학회 정회원▲국제외과학회 정회원▲여성외과전문의협회 회장▲미국 슬로안 케터링 암센터·MD엠더슨 암센터·알버트 아인슈타인병원 연수▲영국 앨더헤이병원 연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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