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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학자 225명 국정원 사태 시국선언

    국내 역사학자들이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2007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시국 선언에 동참했다. 하일식 연세대 역사학과 교수(한국역사연구회장) 등 사학계 교수 10여명은 4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역사학계 교수 및 강사 225명이 서명한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전국의 역사학자들이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선언문을 낭독하기에 앞서 “현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온 국민이 나서서 책임을 물어야 하기에 ‘격문’ 형식으로 시국 선언문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국가정보기관이 최고급 국가기밀을 마음대로 공개한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반국가 행위이자 민주주의를 파괴한 중대한 범죄 행위”라면서 “국민의 일원으로서 국정원의 책임을 묻고 모든 실상을 역사에 분명히 기록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자료 요구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역사학자, 기록물 관리 전문가의 입장에서 입법 취지와 법 정신에 모두 위배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사법연수원 2년차인 43기 연수생 95명은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공소 유지를 엄정히 해달라는 청원 형식의 의견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들은 대검찰청에 낸 A4용지 3장 분량의 의견서에서 “국정원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에 개입하는 것은 헌법상 최고 통치기구인 대통령에 대한 민주적 정당성을 훼손하는 헌정 문란 범죄라는 점을 검찰총장이 충분히 감안해 사건을 정당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수능 ‘국사 의무화’ 내년 폐지 추진…서울대, 역사교육 역행 논란 중심에

    수능 ‘국사 의무화’ 내년 폐지 추진…서울대, 역사교육 역행 논란 중심에

    서울대가 2015학년도 수능 시험부터 한국사를 필수 응시 과목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청소년의 빈곤한 역사 인식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가운데 서울대가 되레 수능에서 ‘국사 의무화’ 폐지를 추진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1일 “내년부터 수능 시험을 보는 수험생들은 국사를 필수로 선택하지 않아도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2014학년도 수능 시험부터 사회탐구 영역에서 선택할 수 있는 과목 수가 최대 세 과목에서 두 과목으로 줄어들면서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측은 “국사 교육을 장려하기 위해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했지만 오히려 서울대 가는 학생들만 보는 과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이 더 줄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2005학년도부터 국사 교육 강화를 위해 수능에서 사회탐구 영역의 선택 과목 중 하나로 반드시 국사를 선택해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국사 과목의 필수 제외는 논의가 진행되는 안건 중 하나로 현재 역사 교육 강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수능 선택제후 역사 교육 파행…서울대 지원자 빼곤 관심 없어”

    “수능 선택제후 역사 교육 파행…서울대 지원자 빼곤 관심 없어”

    서울대가 수능 시험에서 한국사 의무화를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배경에는 국사 의무화로 역사 교육이 강화되기보다 되레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더 줄고 있다는 현실적 고민이 깔려 있다. 특히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의 선택과목이 세 과목에서 두 과목으로 줄어들고, 이에 따라 수험생들의 국사 선택 비율이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대의 자체 노력만으로는 역사교육 강화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대가 ‘수능 체제’를 탓하며 국사를 제외하려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서의식 서울대 역사교육과 학과장은 1일 “서울대가 국사를 필수로 지정하자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만 듣는 과목이 되고, 나머지 학생들은 관심이 없어지면서 원래 취지가 왜곡됐다”고 밝혔다. 이어 “국사 교육이 파행에 이른 지금은 더 이상 서울대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울대만 국사를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자 오히려 국사를 선택한 학생 수는 줄었다. 2005~2013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영역의 과목별 응시생 비율을 보면 국사를 선택한 학생 수는 꾸준히 감소해 지난해는 전체 응시생의 7%에 불과했다. 사회탐구 영역을 세분화해 놓고 그중 두 과목만 선택하도록 한 현 수능 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덕수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수능 사탐 영역이 선택제로 바뀐 이후 국사뿐만 아니라 역사 과목 전체가 파행에 이르렀다”면서 “국사 필수의 찬반을 떠나 현행 선택 과목 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청소년의 역사 교육 강화가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대의 국사 의무화 폐지 방침은 학생들의 역사 외면 현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중학교에서 국사를 가르치는 김영식 좋은교사운동본부 교사는 “수업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국사를 어려워하고 힘든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울대의 방침으로 사탐에서 국사를 선택하는 학생 수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역사연구회장인 이인재 연세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서울대의 국사 필수화 취지는 역사 교육을 강화하자는 것이었는데 입시현장에서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서 “오히려 서울대를 포함한 더 많은 대학에서 국사를 의무화해 국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교육 강화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전협정 60년] “세계 유일 분단 현장 방문 특별한 경험”

    [정전협정 60년] “세계 유일 분단 현장 방문 특별한 경험”

    “포성이 멈춘 지 60년,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에 와서 북쪽 경계선 너머를 본다는 것은 굉장히 특별한 경험입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만난 유하 아우허(61·핀란드)는 “핀란드도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이 같은 풍경은 볼 수 없다”며 “비무장지대(DMZ)는 장소 자체만으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남북 휴전선을 중심으로 임진각과 도라산역, 제3땅굴 등 DMZ 일대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 임진각 일대는 DMZ를 찾아온 관광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 대부분 중국인이었지만 유럽이나 동남아에서 온 관광객도 종종 눈에 띄었다. 도라산 전망대를 찾은 오스트리아인 나디 에거(52·여)는 DMZ에 펼쳐진 자연 경관을 바라보며 “이렇게 평화로운 곳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곳”이라고 말했다. 단체 관광객의 기념 촬영도 끊이지 않았다. 카자흐스탄에서 팀원 38명과 함께 왔다는 신용화 한국석유공사 카자흐스탄 법인팀장은 “지난해 처음 이곳으로 단체 견학을 왔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면서 “한국이 정전 60년 만에 어떻게 일어섰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으로 여긴다”고 밝혔다. DMZ는 2002년 개장 이후 방문객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달 12일 500만명을 돌파했다. 제3땅굴 견학 현장에는 500만 관광객 돌파를 기념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하지만 ‘안보 관광’이라는 테마에 치중하다 보니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의 70%가 외국인이지만 DMZ 견학 셔틀버스 등에 외국인 안내가 미비해 대부분 외국인 전용 여행사를 통하고 있다. 셔틀버스를 운전하며 가이드 역할을 하는 장동준(55)씨는 “원래 안보 관광이 취지인지라 중국인의 경우 DMZ 방문을 옵션상품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개인 가이드를 데리고 셔틀버스를 탄 일본인 아사오 구니요시(72)는 “곳곳에 군인들이 보여 압박감이 느껴졌고 일본인 관광객도 많이 없어 아쉬웠다”면서 “외국인들을 위한 안내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동주 민북관광사업소장은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시설 개선과 콘텐츠 개발이 더욱 절실해졌다”면서 “올해 안에 반환 주한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에 안보 체험 시설관이 개장되면 더욱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진각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3스크린 시청률 빅데이터 서울대·닐슨코리아 구축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와 서울대 빅데이터센터가 28일 닐슨코리아와 함께 협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TV와 PC, 모바일 등 ‘3스크린 통합 시청률 빅데이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닐슨코리아는 TV와 PC, 모바일기기의 등의 시청 기록을 수집해 서울대 빅데이터센터에 제공하고,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는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 관리와 산정 시스템을 개발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커버스토리] ‘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커버스토리] ‘열정 노동’ 강요하는 사회

    “이웃 할머니댁 화장실 전기가 안 들어온다는 말을 듣고 철물점에서 이것저것 사다가 전등을 새로 달아 드렸습니다(전력회사 지원자).” “친구들과 함께 군고구마 장사를 해서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유통회사 지원자).” 토익점수·학점 등 스펙 쌓기에 골몰하던 구직자들이 열정을 증명할 경험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른바 ‘열정 스펙’ 쌓기 열풍이다. 시작은 기업들이 채용 원칙으로 ‘스펙보다 열정’을 제시하면서부터다.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은 29일 “기업 채용문화가 천편일률적인 스펙보다 열정과 잠재력을 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은 “우리는 취업을 위해 또는 남들이 하니까 해보는 경험이 아니라 자신만의 계획·주관·목적성이 있는 최선의 노력을 보여 주는 열정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열정 스펙’ 열풍에 기업이 주관하는 국토순례 프로그램의 평균 경쟁률은 114대1이나 된다. 대기업이 주관하는 해외봉사단 면접을 위해 교내 봉사동아리에서 ‘봉사 스펙’을 쌓기도 한다. 월급 90만원에 주 40시간 꼬박 잡일을 하는 청년인턴제는 ‘저임금 인력착취’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구직의 필수 코스가 됐다. 대신 과거 청춘이 순수한 열정을 분출시키던 방법인 나 홀로 국토 무전여행, 순수 봉사활동, 농촌 봉사활동 등은 사라져 가고 있다.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이란 인식 때문이다. 구직자에게 열정적인 발표법을 가르치는 박상현 드림스피치아카데미 원장은 “우리 사회가 청년의 열정을 원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최근 기업이 요구하는 열정은 ‘절제된 열정’이란 점에서 특별하다”고 진단했다. 결국 촛불 집회 등 사회참여형 열정은 배제되는 반면, 기업 업무에 적극 대처하고 비판보다는 긍정적인 해결책을 먼저 찾는 인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찰모임 “축소·은폐 관련자 엄벌을” 교수단체 “사건 실상 낱낱이 밝혀야”

    여야 간 해석 논쟁이 불붙은 국가정보원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과 발췌본 공개와 별개로 국정원의 선거 개입 축소·은폐 수사 의혹에 대한 각계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경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현직 경찰관들의 모임인 무궁화클럽은 26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정치적 외압과 압력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인사위원회와 경찰정책심의위원회의 결성을 제안한다”며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축소 은폐 수사의 모든 관련자들을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또 “지난해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 토론이 끝나자마자 경찰서장이 ‘국정원 직원 댓글 개입이 없다’고 발표했다”면서 “한밤중에 수사결과 발표가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비판했다. 교수 사회도 시국 선언에 뛰어들었다.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양대 교수 일동’이라고 밝힌 교수 47명은 이날 “국가 기관이 나서 선거에 개입해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것은 민주주의 근본을 파괴한 것”이라면서 “가장 큰 수혜자이자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사건의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등 전국 17개 법학전문대학원 인권법학회도 공동 성명을 내고 “국정원의 선거 개입에 관한 철저한 국정조사와 국정원 개혁, 대통령의 책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생각나눔] 대학가 “같은 종교 동아리가 12개… 합쳐라” 논란

    대학가에서 종교 동아리를 종교별로 일원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학생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종교 동아리 일원화를 주장하는 측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반대 측은 ‘종교 탄압’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최근 서울대 학생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특정 종교의 동아리 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이를 일원화하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찬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대의 경우 종교 동아리 16개 가운데 12개가 같은 종교의 동아리다. 한 학생은 “같은 종교이면서 문화나 분위기가 다르다고 해 동아리방을 10개씩이나 차지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생도 “여러 동아리들이 동아리 방 하나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한 종교의 동아리가 이렇게 많은 동아리 방을 차지하고 있다는 데 좌절감 같은 걸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교 동아리들은 이런 논란 자체가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종교 동아리 간사는 “동아리 방과 지원 확충 방안을 고민해야지, 정당하게 들어온 동아리들을 문제 삼는 것은 제살 깎아 먹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종교적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감정적으로 논란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은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동아리 연합 회칙에는 가등록 요건으로 ‘기존 동아리의 활동 방향과 목적이 같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김다솜 서울대 동아리 연합회장은 24일 “기존의 종교 동아리들이 가입할 당시 다른 모든 동아리들이 회의를 거쳐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일련의 주장이 제기된다고 해 문제 삼을 명분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월 고려대에서도 이 같은 논란이 제기됐다. 고려대의 경우 11개 종교 동아리 가운데 7개가 같은 종교 동아리다. 이를 놓고 학생들 간에 종교의 편향성 문제가 제기돼 동아리 종교분과회의장이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대학 내에 종교 동아리를 놓고 ‘중앙 동아리’ 인정 여부가 논란이 되는 까닭은 동아리 지원비 문제가 걸려 있어서다. 중앙 동아리로 인정받으면 동아리 방과 활동보조금을 지원받는다. 홍해린 고려대 동아리 연합회장은 “많은 동아리들이 중앙 동아리 가입을 원하지만 공간의 물리적 한계와 예산 문제로 모두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연합회장은 “중앙 동아리 문제는 학교의 지원을 확충하는 방안이 관건”이라면서 “더 많은 동아리에 혜택이 돌아간다면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아파서 외롭고 막막해도…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아파서 외롭고 막막해도… 당신은 혼자가 아녜요”

    “누구든 아프면 외롭고 막막하잖아요. 이럴 때 경험자의 이야기를 듣고 전문가의 조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면 병을 극복하는 데 많은 힘이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21일 ‘질병체험이야기’ 연구팀의 책임연구원 강창우(51)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교수가 최근 질병체험이야기 웹사이트(healthstory4u.co.kr)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인문학·의학·컴퓨터 공학 등 6개 분야 11명의 교수들이 모여 구성된 연구팀은 2009년부터 4년간 당뇨병·유방암·위암·우울증 등의 병을 겪은 환자 및 그 가족을 인터뷰해 질병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다양하고 정확한 자료를 모으기 위해서는 연령별·지역별·병세의 정도에 따라 구분해서 모든 환자들을 만나야 하는데 사실 한 분 만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어요.” 강 교수는 그간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병원을 일일이 찾아가고 어렵게 설득해 인터뷰 약속을 잡았지만 환자의 병세가 갑자기 심해져 발길을 돌려야 할 때도 많았다. 강 교수는 “처음 호스피스로 인터뷰를 갔던 연구원이 충격으로 한 달 이상 트라우마에 시달린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한 번 입을 열면 연구팀은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 유방암예방 홍보 강사회를 통해 만난 유방암 환자들은 병을 예방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하기도 했다. 웹사이트에는 지난 4년간 연구팀이 만난 234명의 환자와 그 가족들의 경험담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연구원들은 이를 유형과 연령별로 나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전문가의 조언과 자료도 상세히 담았다. 질병의 경험담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것은 국내에선 처음이지만, 영국에서는 이미 15년 전에 시작돼 60여 가지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들을 축적하고 있다. 웹사이트로 체험담을 제공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영국과 독일, 일본 4곳뿐이다. 현재 연구팀은 치매에 관한 경험담을 준비하고 있다. 강 교수는 “앞으로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 환자들에게 올바른 정보와 희망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국정원 선거 개입, 민주주의 훼손” 대학가 시국선언 확산

    “국정원 선거 개입, 민주주의 훼손” 대학가 시국선언 확산

    국가정보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성토하는 대학가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기관이 자행한 민주주의 훼손을 시정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이번 사건을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수사 기관의 축소 수사, 법무부의 수사 간섭이 한번에 드러난 민주주의 훼손 현상이라고 규정했다. 총학생회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국가권력의 이름으로 짓밟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 등 관계자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태 해결의 진전이 없으면 시국선언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교 정문 앞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국정원 관련 국정조사 즉각 수용과 선거 개입 및 축소 수사를 자행한 관련자 처벌, 권력 기관의 불법과 부정 중단, 완전한 국민 주권 실현 보장 등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이대 총학생회는 “1987년 6월 항쟁으로 꽃피운 민주주의가 국가 공권력의 선거 개입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경희대와 성공회대 총학생회도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며 “사건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하라”고 주장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이날부터 학내 중앙도서관 앞에서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21일 경희대, 성공회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다. 한양대는 오는 23일 임시 중앙운영위원회를 열고 시국선언 등과 관련해 구성원의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한편 서울대 총학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 총학을 겨냥한 인신공격성 글이 올라오자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일부 일베 회원들은 이날 서울대 총학의 시국선언에 반발하며 총학 간부 명단과 이들의 사진, 페이스북 주소 등을 올리며 인신공격했다. 또 보수 성향의 자유총연맹은 서울대 총학 등이 추진하는 시국선언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들기 위한 종북 세력의 음모”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총학은 자유총연맹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혐의로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의료·생계비 등 지원 예산 부족… 난민법, 부도 어음 될 판

    의료·생계비 등 지원 예산 부족… 난민법, 부도 어음 될 판

    다음 달 1일 난민법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자칫 알맹이 없는 전시 행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난민법에 명시된 것과 달리 의료와 주거, 생계 등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예산이 마련되지 않아 법적인 효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난민 인권에 대한 논란도 제기돼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난민 관련 예산은 20억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올해 신규 예산으로 19억 8000만원을 확보했지만 주로 오는 9월 개관하는 난민지원센터에 투입된다. 전체 예산의 63%에 해당하는 13억원이 난민지원센터 운영비 및 시설비로 책정됐다. 난민법 시행으로 난민을 지원해야 하는 생계비와 의료 지원비가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김성인 난민인권센터 사무국장은 “아무리 좋은 난민법이 있어도 예산이 없으면 부도난 어음과 마찬가지”라면서 “내년 예산 편성에는 반드시 난민 신청자들을 위한 생계, 주거, 의료 분야 지원비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난민법 시행으로 출입국항에서 난민 신청이 가능하게 됐지만, 동시에 신청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난민 인정 심사 불회부권’ 조항이 포함된 것도 논란거리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불회부권에 해당하는 사유들이 명확하지 않아 난민들이 심사를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할 수 있다”면서 “불회부권 근거가 될 수 있는 조항은 삭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난민지원센터의 선별 수용 가능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체 예산 133억원을 들여 인천 영종도에 건립되는 난민지원센터는 1년에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난민 신청자들이 3개월간 생활관에 머물면서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난민지원센터가 난민들의 통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 사무국장은 “지난해 난민 신청자가 1143명이었음을 고려할 때 수용 인원인 400명을 제외한 나머지 신청자 600~700명과 난민지원센터 이후를 감안한 대책이나 예산이 없다”면서 “이는 사실상 난민지원센터 수용에 동의하는 신청자에게만 지원이 국한될 수 있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법무부에 따르면 처음 난민 신청을 받기 시작한 1994년부터 지금까지 난민 신청자는 모두 5485명으로, 이 가운데 심사 대기자만 1442명이다. 난민으로 인정받은 사람은 329명에 불과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난민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이 부족해 예산 확보가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니 인력이나 예산도 그만큼 확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돈이나 집, 음식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회, 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고 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에밀라(34·여·가명)는 2002년 코트디부아르의 내전을 피해 남편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에밀라는 19일 기자와 만나 “코트디부아르에서 무용수로 일했는데, 특정 정당 인사들이 자신들을 위해 공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용수들을 마구 학대했다”며 당시 나라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그러나 한국 생활 11년째인 에밀라는 여전히 ‘난민 아닌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정부는 코트디부아르 내전이 종결된 만큼 생존에 위협이 없다는 이유로 난민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에밀라는 “코트디부아르에 있는 어머니와 통화를 했더니 아버지는 실종 상태이고,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군인들이 몽땅 가로챘다고 했다”면서 “다시 돌아가면 군인들이 나를 죽일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에밀라는 한국에서 아들 부토(7·가명)와 딸 제니스(1·가명)를 낳았다. 부토는 현재 한국 학생들이 다니는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어머니와 달리 부토는 우리말이 자연스럽다. 에밀라는 “부토는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한국 사람”이라면서 “어디를 나가면 아들이 저를 위해 통역을 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밀라는 “학교 소풍이나 캠프 기회를 아들 부토에게 줄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에밀라 부부는 정부로부터 외국인 등록번호를 받지 못해 은행계좌 개설도, 여행자 보험 가입도 불가능하다. 에밀라는 “정식 직업을 갖고 일할 수가 없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면서 “남편이랑 같이 일해도 한 달에 고작 70만~120만원을 벌어 생활이 빠듯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의료보험도 가입할 수 없어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큰돈이 깨진다”며 한숨을 쉬었다. ‘난민 신청자’ 신분인 에밀라 부부는 2006년 난민 불인정을 받은 뒤 법무부를 상대로 난민으로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에밀라는 “난민으로 인정받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면서 “출국 당시 유럽으로 간 친구들의 삶과 한국으로 건너온 내 삶은 10년이 넘은 지금 무척 다르다”고 했다. 에밀라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난민법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한국에 살면서 한 치 앞을 볼 수가 없었어요. 어떤 인생 계획을 세울 수도 없었죠. 불안하니까 그저 신께 기도할 뿐이었지요. 코트디부아르에 평화를, 그리고 이곳 우리에게는 자유를 달라고 기도합니다. 이제 (난민법이 시행되면) 생활이 조금 나아지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국정원 선거 개입 규탄’ 서울대생 시국선언 추진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지난 18대 대선 등 각종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로 확인됨에 따라 서울대를 중심으로 대학생들의 시국 선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8일 “국정원의 선거 개입을 규탄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을 추진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에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의자에 대한 ‘솜방망이’ 기소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다. 지난 15일 서울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국 선언을 제안하는 글이 처음 올랐고, 여기에 100여명 이상이 찬성 댓글을 달아 총학생회에서도 이를 적극 검토하게 됐다.<서울신문 6월 17일자 10면>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대 여전히 ‘제 식구 감싸기’

    서울대가 강수경 전 서울대 수의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태 이후 연구윤리 규정을 강화한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한 학기가 지나도록 강 전 교수 해임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사후 처리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작 논문’ 작성에 참여했던 제1 저자에 대해서도 아무런 제재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명백한 부정행위가 드러난 연구에 대해서는 교신 저자(연구 전체를 책임지는 저자) 외에 연구진도 해당 연구로 얻은 혜택을 환수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강 전 교수의 논문에 제1 저자로 참여했던 대학원생은 학교 측으로부터 아무런 징계 없이 다른 교수 연구실로 자리를 옮겼다. 강 전 교수와 함께 쓴 논문은 해외 저널에서 취소돼 해당 학생의 연구실적으로 사용할 수 없지만, 새로 옮긴 연구실에서 논문 실적을 채우면 된다는 것이 학교 측의 입장이다. 류판동 서울대 수의대학장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해당 학생이 논문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고 결론지은 만큼 새로운 지도 교수 아래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술 사이트에 직접 논문을 올리고 인터뷰를 진행했던 저자가 논문 조작 사실을 몰랐다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논문으로 얻은 혜택에 대해 추후에 환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화학과) 교수는 “논문 실적에 있어서는 공동 저자 모두가 혜택을 보려고 하면서 논문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해서라도 연대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측은 명백한 연구부정 행위가 드러나지 않은 제1 저자 등에 대해서는 학교 차원에서 징계나 사후 조치를 내릴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연구윤리위 측은 “연구윤리 지침과 진실성위원회 규정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정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조작 논문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징계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주는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도 있다. 학위와 졸업 등에 조작 논문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경우엔 징계 시효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견해다. 서울대 측은 지난해 12월 강 전 교수의 논문 조작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의혹을 산 17편 가운데 2010년 12월 이전의 9편은 시효(2년)가 지났다며 징계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따라 강 전 교수가 2010년 2월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논문 등은 징계수위 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해당 논문에 참여했던 연구진에게 조작 논문으로 얻은 지위와 학문적 성과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2011년에도 김상건 서울대 약대 교수와 당시 제1 저자로 참여했던 김모 박사가 논문 조작 의혹으로 구두경고를 받았지만 김 박사는 해당 연구실적을 바탕으로 대구 한의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현재까지 연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뿔난 민심 “국정원 선거개입 국정조사를”

    뿔난 민심 “국정원 선거개입 국정조사를”

    국가정보원과 경찰이 지난 18대 대선을 비롯한 각종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는 움직임이 거세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가 지난 14일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 올린 ‘국정원 게이트,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다’는 청원글에는 이틀 만에 5만명이 넘는 누리꾼들이 서명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국정원에 대한 비난과 함께 국회가 국정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blue******), “열받고 심장 벌렁거려서 트위터 계속하다간 수명 단축되겠네. 내가 준 표 돌려다오”(nema********) 등의 비판적인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12만명의 팔로어를 가진 표 전 교수의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리트위트되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6일 페이스북 등 현장 경찰들의 SNS 계정에는 ‘대한민국 현장 경찰관이 국민여러분께 사과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일선 경찰서 직원이 만든 것으로 알려진 그림 파일에는 ‘사과’ 모양의 그림과 함께 세 가지 항목의 사과 이유가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윗물은 썩었는데 그나마 아랫물은 낫군”, “정권 개 노릇하면서 사고는 위에서 치고, 아랫사람들만 죽어라 사과하니 불쌍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학가에서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시국 선언을 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대 학생 커뮤니티에는 지난 15일 “국가 기관이 선거에 개입해 여론을 호도했고,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에게 치욕적인 낙인을 찍고 조롱했다”면서 “서울대 시국선언 합시다”라는 글이 올라왔고 찬성 댓글이 100여개 달렸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최근 국정원 수사에 상부의 외압이 있었던 점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하는 대로 시국 선언을 포함해 의견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와 부산대 총학생회는 “학내에 국정원의 대선 개입과 수사 과정에 대해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다”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고 회의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이를 표명할지 밝히겠다”고 전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우리 역사 우리부터 알아야 왜곡 막을 수 있어”

    [위기의 한국사 교육] “우리 역사 우리부터 알아야 왜곡 막을 수 있어”

    “요즘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너무 모른다고 걱정들 많이 하지요. 그런데 정작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쳤을까요.” 해외에서 독도를 알리는 광고와 퍼포먼스를 통해 ‘독도 지킴이’로 알려진 서경덕(39) 성신여대 교수가 이번엔 ‘한국사 지킴이’로 나섰다. 서 교수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며 ‘한국사 지킴이 100만 대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서명을 받기 시작한 지 열흘 만에 3만 8000여명이 동참했다. 서 교수는 13일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누구나 외치지만 이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면서 “우리부터 제대로 알아야 외국인에게 더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젝트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2011년 중국이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아리랑을 문화유산으로 지정했을 때도 우리는 뒤늦게 대처하는 등 준비가 부족했다”면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청소년들을 진정한 ‘글로벌리스트’로 키우려면 역사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의 경우 수업의 20%가 역사 교육이다. 이런 교육이 있었기에 지난 역사에 대한 반성과 보상도 있었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위안부·독도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그다음에 주변국의 역사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동시에 기성세대에게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사는 서울대에 가는 학생들만 공부하는 과목이라는 청소년들의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최근 역사 인식 문제가 대두된 배경에는 결국 역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기성세대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사를 암기 과목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100만명 서명 운동이 끝나면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도록 교육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사가 수능에서 선택 과목이라는 걸 알고 깜짝 놀라는 분들도 많이 있었다”면서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만큼 올해 이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사 지킴이 서명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은 인터넷 사이트(www.millionarmy.co.kr)를 이용하면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생각나눔] 나눔인가, 민폐인가… 저소득층 학생 위해 기숙사 비우라는 국립대

    ‘배려할 줄 모르는 학생들의 이기주의인가, 아니면 학교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인가’ 서울대 학생생활관은 최근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일부 재학생들에게 오는 18일까지 “방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방학 기간 이 곳에서 3주간 머물며 멘토링 수업을 받을 ‘삼성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저소득층 중학생들에게 숙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반면 서울대생들은 “누구를 위한 학교인지 모르겠다”며 학교 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 드림클래스는 삼성이 지원하는 저소득층 가정의 중·고등학생 학습 지원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8월 서울대에서 시범적으로 열렸던 여름방학 캠프가 호응을 얻자 방학 때마다 3주간의 합숙 캠프로 확대했다. 서울대는 이 기간 기숙사와 강의실 등 장소를 제공한다. 올해 드림클래스 여름캠프에 참가하는 전국 4500여명의 중학생 중 200여명이 서울대에 머문다. 재학생들은 대학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등에 각종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한 학생은 “외부인에게 숙소를 주기 위해 우리가 시험 기간에 짐을 싸야 하느냐”면서 “학교의 방침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백명의 중학생들이 식당과 강의실 등을 이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1일 “지난해부터 이 문제에 대한 건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평소에도 캠퍼스 투어나 청소년 캠프 등으로 재학생들이 공부에 방해를 받는데 이를 학교가 묵인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에 다시 한 번 알리고 대책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드림클래스를 진행하는 다른 대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같은 불만들이 제기되지 않아 서울대만 유별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학교 측은 “기숙사 문제만 볼 게 아니라 학교 전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드림클래스에 참가하는 중·고등학생뿐 아니라 멘토 역할을 하는 230여명의 대학생들도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대학생 강사에게는 1인당 250만원 안팎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지난해는 경쟁률이 10대1에 이를 정도로 참여율이 높았다. 김영오 서울대 학생부처장은 “계절학기 수업과 겹치지 않도록 일정을 잡았고, 식사 시간 등도 조절할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방의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학생들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위기의 한국사 교육] 예능프로가 한국사 강의하는 시대…1020세대 빈곤한 역사인식 방증

    역사교육 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당시 도입된 집중이수제가 공부의 효율성만 강조한 탓에 한국사에 대한 ‘1020세대’의 관심을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뜨렸다고 지적한다. 특히 1020세대의 빈곤한 역사인식이 사회 문제로 확산되면서 TV 예능 프로그램까지 나서 한국사를 ‘강의’하는 사태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역사학자들은 역사교육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이 또한 흥미 위주의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한다. 지난달 11일과 18일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2회에 걸쳐 ‘한국사’를 주제로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한국사 퀴즈를 풀고 3교시에 걸쳐 한국사 강의를 듣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시청자 상당수는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아이돌 가수와 함께 한국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자 반기는 분위기였다. 당시 시청률은 13.4%와 14.3%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청소년 시청률이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홈페이지와 블로그, 트위터 등에 “개념 있는 예능 프로그램”, “한국사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반응을 올렸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는 “정부보다 무한도전이 낫다”고 꼬집어 단순히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을 넘어 정부의 역사인식 및 정책 부재에 일침을 놓았다. 전문가들은 역사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까지 나서는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동시에 역사인식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한종 교원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10일 “한국사 알리기에 예능 프로그램까지 나섰다는 건 한국사에 대한 관심이 자꾸만 밀려나는 현실을 방증하는 것”이라면서 “이제는 학교가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 의존해야 하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능의 경우 일회성에 그칠 수 있으며, 과거 모 방송사의 ‘역사스페셜’도 좋은 교양 프로그램이었지만 시청률 때문에 시간대가 밀려나더니 지난해 폐지되고 말았다”면서 “제대로 된 교육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웅 서울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집중이수제 때문에 한국사 등의 과목이 완전히 밀려났다”면서 “선진국들이 역사 교육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는 오히려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 왜곡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은 “학계는 물론 교육계와 시민사회 등의 전방위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경찰 ‘4대악 전담부대’ 빈수레만 요란했다

    경찰 ‘4대악 전담부대’ 빈수레만 요란했다

    경찰이 ‘4대 사회악’(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을 근절하기 위한 각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급조한 탓에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4대 사회악 근절 전담부대의 경우 결과물도 부실해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최근 새 정부 출범 100일을 맞아 4대 사회악의 근절 성과를 확인하고 표창 및 포상 수여식을 가졌다. 지난 4월 26일 구성된 4대 사회악 전담부대에는 한 달 새 모두 70개의 표창이 수여됐다. 하지만 정작 경찰은 서울에 잠입한 탈주범 이대우를 보름이 넘도록 검거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화자찬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청 소속의 5개 경찰관 기동대와 15개 방범순찰대(방순대)로 이뤄진 4대 사회악 근절 전담부대가 주로 하는 일은 하루 8시간씩 3교대로 학교 주변의 성폭력 우범 지역을 순찰하는 것이다. 한 기동대원은 “하루 종일 걷기만 하고 어디 앉아 쉬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시민들은 우선 경찰이 보이면 안심할 수 있겠지만 이게 진짜 4대악을 근절하는 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실적 경쟁으로 대원들이 받는 압박도 상당하다. 한 팀장급 대원은 “예방하는 게 목적인데 부대별로 성과를 집계해 비교하다 보니 실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서울청 소속의 4대 사회악 근절 전담부대의 실적을 들여다봐도 ‘4대악 근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가정폭력이나 불량식품에 관한 실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성폭력과 학교폭력이 각각 6건, 19건으로 집계됐지만 이마저도 기타 형사범을 포함한 전체 실적(352건)의 10분의1 미만이다. 나머지는 모두 기소중지자, 무면허 운전자, 미등록 오토바이 등을 단속·검거한 실적이다. 기동대원 김재원(가명·32)씨는 “4대악 관련 교육을 받기는 했어도 우리가 하는 일은 무조건 걸어서 돌아다니는 것”이라면서 “갑자기 시행되다 보니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4대악 근절이라고 하는 게 결국 민생 안정을 얘기하는 것”이라면서 “원래 시위 대비 경력인 기동대를 시위가 줄어든 시즌에 4대악 전담부대로 활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서울 장충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56·여)씨는 “4대악 없앤다면서 콘서트도 하고 전단지도 뿌리던데 이걸로 어떻게 4대악을 없앤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면서 “경찰관이 눈에 자주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범죄가 줄어들고 시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현재 전국에는 4대악 척결을 위한 50개의 4대악 근절 전담부대와 4000여명의 부대원이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재개발로 사라질 밤골마을, 사진으로 살렸어요”

    “재개발로 사라질 밤골마을, 사진으로 살렸어요”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아랫동네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밤골 마을이라는 곳이 있어요. 올라와 보고 가세요.” 9일 서울 상도 2동의 달동네 밤골 마을에서 사진 잔치가 열렸다. 사회 공익을 위한 사진 모임 ‘꿈꽃 팩토리’ 성남훈(50) 대표의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 꿈꽃 팩토리가 연 사진전에는 밤골 마을 주민들과 사진 작가 등 100여 명이 모였다. 마음을 잘 열지 않던 밤골 마을 어르신들도 흥이 난 듯 사진전이 열리는 쉼터를 찾았다. 밤골 마을 골목길과 네 평 남짓한 쉼터 갤러리에는 50점이 넘는 사진이 전시됐다. 꿈꽃 팩토리 작가들과 마을 주민 도명선씨, 어린이 사진 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밤골 마을의 풍경이 들어왔다. 꿈꽃 팩토리 회원들은 곧 사라져버릴 마을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지난해부터 마을 구석구석을 사진에 담았다. 10년 전부터 재개발 지역으로 분류된 상도동 밤골 마을에는 현재 120여 가구가 살고 있다. 쉼터를 열고 사진전을 기획하는 것이 처음부터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성 대표는 “외부인들에게 경계심을 갖고 있던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여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래서 꿈꽃 팩토리 회원들은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영정사진)을 찍어드리고 사진이 나오면 직접 집으로 찾아가 전달해 주면서 주민들과 정을 쌓았다. 동네 아이들에게 사진을 가르쳐주고 주민들과 등산객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면서 쉼터는 자연스럽게 동네 사랑방이 됐다. 지난해 2월 사진 작가 20여 명이 모여 꿈꽃 팩토리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성 대표는 “사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기록하는 것”이라면서 “사라져가는 서울의 모습을 남기고 공동체적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자 모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에는 관악구 삼성동에 있는 또 다른 밤골 마을에서 사진전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23일까지 계속된다. 성 대표는 “재개발지역은 밖에서는 갈등의 공간으로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오면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사진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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