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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차라 쓰고 출근이라 운다… 샐러리맨 연말

    연차라 쓰고 출근이라 운다… 샐러리맨 연말

    대기업 8년차 직장인 박모(33)씨는 지난주 연차휴가 사용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연차를 쓰기로 한 날 그의 발길은 회사로 향했다. 연차 사용일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한다는 회사 방침과 밀린 업무 때문에 형식적으로 계획서만 제출한 셈이다. 박씨가 올해 연차 20일 중 실질적으로 사용한 연차는 여름휴가를 포함한 8일에 불과했다. 한 해가 마무리되면서 연차를 소진하지 못한 직장인들의 고민이 또 되풀이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회사는 1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매년 15일 이상의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휴가를 모두 사용하는 직장인은 거의 드물다. 회사는 연차를 다 쓰지 않은 근로자에게 유급휴가 미사용 수당을 지급해야 하지만, 직장인 대부분은 수당 대신 연차를 모두 소진할 것을 강요받는다. 연차 사용일수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회사들도 많다. 연차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을 지급하는 데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연차 계획서를 쓰도록 강요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지곤 한다. 포털 다음 아고라에는 지난 24일 비정규직 직장인이 연차계획서를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회사가 퇴근을 막았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맡은 업무를 마무리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연차사용 계획서를 제출해 놓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출근한다. 대기업 인사팀장은 26일 “외형적으로 연차사용 비율이 100%에 이르지만, 실질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70%, 관리자는 40~50%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들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법적으로 보장된 휴가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어서 씁쓸하다는 반응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과장급 문모(36)씨는 “회사가 연차를 다 쓰라고 하지만 내가 맡은 업무의 책임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휴가를 포기할 때가 많다”면서 “직원 대부분이 이렇게 해 왔기 때문에 마치 자연스러운 현상처럼 됐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어 “회사 업무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하지 못할 때에는 다음 해에 일부라도 반영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근로자가 휴가임을 알면서도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노무수령 거부 의사 표시’를 한 것으로 간주해 별도의 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기업들은 이처럼 근로자의 책임감을 이용해 형식적으로 법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 기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업무 체계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문무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휴가자를 대신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 보니 기존 제도도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라면서 “대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탄력적인 업무 체계를 갖추고,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도’ 등 연차를 이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식 헐값 매각해 피해 대동전자 소액주주들에 114억 배상하라” 판결

    서울 남부지법 제11민사부(부장 김성수)는 전자부품 제조업체인 대동전자의 소액주주들이 주식 헐값 매각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상대로 낸 주주대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14억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소액주주 백모(56)씨 등 12명은 강정명 회장 등 경영진 6명이 2004~2008년 모두 세 차례에 걸쳐 국내외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을 헐값에 매각해 360억원대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지분매각 과정에서 얻은 차익의 일부가 강 회장의 아들에게 이전됐고, 이 때문에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37억원의 세금을 추징당하는 등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강 회장과 이사들이 거래 목적이나 대상 법인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주가를 평가하고 회사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적정 거래가를 결정해야 하는 의무를 게을리해 대동전자에 손해를 끼쳤다는 점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동전자에 발생한 손해액을 114억원가량으로 산정하고, 주식매각 결정 과정에 관여한 정도 등에 따라 이사들의 손해배상 책임을 각각 손해액의 10∼20%로 정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조계사 은신 제보로 알아… 경찰 정보력 부재 다시 도마에

    수배 중인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과 노조원 등 4명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은신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정보력과 수사력 부재, 미숙한 대응이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이 수배자 검거에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부가 노동계뿐 아니라 종교계까지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 것이다. 정부는 당초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 파업의 핵심 관계자들을 검거하면 파업의 동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경찰이 연일 미숙한 대응을 보이면서 오히려 철도노조의 응집력만 키워 놓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은 지난 24일 오후 9시 30분쯤 철도노조 간부로 보이는 3~4명이 조계사로 들어왔다는 제보를 입수했지만, 자력으로 이들의 행방을 알아내지 못했다. 철도 파업 이후 경찰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경찰은 지난 9일 코레일로부터 노조원 189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16일 김 위원장 등 10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17일에는 용산구 철도노조 서울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고, 18일에는 추가로 18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19일에는 부산, 대전, 전남 순천, 경북 영주의 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수배자 28명 가운데 대전과 영주에서 2명을 검거하는 데 그쳤다. 나머지 26명 중 1명인 박 수석부위원장이 조계사에 있다는 사실을 제보를 통해 겨우 파악했을 뿐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여전히 지도부 검거 작전이 실패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25일 “박 수석부위원장이 지난 22일 경찰 투입 당시 민주노총 본부에 없었다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주노총 본부에서 도주한 것을 놓친 것은 아니다”면서 “1계급 특진을 내걸고 검거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지도부가 여전히 민주노총 본부인 경향신문 건물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개항 13년만에… 인천공항 年이용객 첫 4000만명

    인천공항의 연간 이용객이 개항 13년 만에 올해 첫 4000만명을 돌파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5일 오전 11시 20분 여객터미널에서 올해 4000만 번째로 입국한 써치옹찬(34·여·중국)에게 행운의 열쇠와 왕복 항공권, 면세점 상품권 등 기념품을 전달하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국악으로 연주하는 기념 공연을 가졌다. 국제공항협의회(ACI)는 연간 국제선 여객이 2500만~4000만명이면 ‘중대형 공항’, 4000만명 이상이면 ‘대형 공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로써 인천공항도 대형 공항 반열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인천공항의 이용객 수는 3897만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저비용 항공사들이 늘어나고 중국인 관광객과 환승객들이 급증하면서 첫 4000만명 돌파에 성공했다. 개항 원년인 2001년 1454만명에 불과하던 이용객 수는 연평균 6.4%의 증가율을 보이며 13년여 만에 4000만명을 넘어섰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공부방도 마을도 쑥대밭 나눔의 손길로 극복 돼지저금통 털어 도울게”

    “공부방도 마을도 쑥대밭 나눔의 손길로 극복 돼지저금통 털어 도울게”

    “지난해 태풍 ‘볼라벤’이 왔을 때 우리 마을은 공부방도 바람에 날아가버리고, 배들도 떠내려가 온통 엉망이 됐어. TV에서 필리핀도 태풍 때문에 집들이 망가진 것을 봤는데 그때 생각이 났어. 한국은 온통 크리스마스로 들뜬 분위기이지만 난 너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게.” 전남 강진군 마량초등학교 5학년인 김준서(11)군은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태풍 ‘하이옌’으로 피해를 입은 필리핀 오르목 지역 친구에게 편지를 썼다. 김군의 편지는 오르목 지역 리아노초등학교의 11살 소녀 리타(가명)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리타의 집은 지난달 태풍 하이옌으로 무너졌다. 일하러 간 아버지와 언니를 찾으러 간 어머니를 아직까지 만나지 못한 채 어린 남동생과 두 달째 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필리핀은 태풍 하이옌으로 6000여명이 사망하고, 100만채의 가옥이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복구 비용만 8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강진군 산내들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20여명은 이날 필리핀 피해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편지를 띄웠다. 박지철(12·마량초6)군은 “태풍 때문에 무너진 필리핀 집들을 보면서 지난해 우리 마을도 힘들었던 생각이 났다”면서 “친구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산내들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층이나 조손가정,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매일 방과 후에 모여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하는 곳이다. 학원도, 놀이터도 하나 없는 작은 어촌 마을에서 아동센터는 아이들의 유일한 쉼터다. 당시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태풍은 아동센터까지 휩쓸었다. 마을 주민들의 일터인 양식장은 손쓸 사이도 없이 망가지고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배들이 떠내려갔다. 전기가 끊기고 물이 새는 등 아수라장이 된 상태에서도 학교를 마치고 갈 곳이 없던 아이들은 무너진 아동센터를 찾았다. 건물은 지역 주민들과 여러 단체의 후원으로 1년 만에 다시 복구됐다. 아이들은 인근 교회를 전전하면서도 매일 찾아와 물건을 나르고 페인트를 칠하며 무너진 건물을 일으키는 데 함께했다. 이렇게 태풍의 피해를 겪었던 아이들이기에 이번 필리핀 태풍을 보며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도와주려고 나섰다.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동균(29)씨는 “평소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안 하는 아이들인데 필리핀 재해를 뉴스로 함께 보면서 우리가 도와줘야 한다며 나서더라”고 말했다. 조혁준(11·마량초5)군은 “필리핀 태풍 이야기를 듣고 지난해 태풍 때 우리도 정말 무섭고 힘들었던 기억이 났다”면서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서 괜찮아졌으니 필리핀 친구들도 두려워하지 말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군도 “돼지저금통을 뜯어 지금까지 모은 돈을 함께 넣었다”면서 “힘을 합쳐서 돕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이 쓴 편지와 식수, 담요, 비상식량 등의 구호물품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필리핀 오르목지역 아동중심센터에 전달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한 고비 넘긴 서울대 총장 첫 간선제

    서울대 이사회가 평의원회와 갈등을 빚고 있던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구성에 대해 새로운 절충안을 내놓았다. 사퇴 가능성을 시사한 평의원회의 극단적인 반발을 무마시키면서 이사회의 차기 총장 선임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묘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 이사회는 23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30명으로 구성되는 총추위 가운데 이사회 추천인 수를 5명으로 정하는 안을 결정했다. 나머지 25명은 평의원회에서 추천하는 인사로 채워진다. 당초 평의원회가 제시한 3명보다 많고, 최소 8명을 확보한다는 이사회의 안보다 적어 서로 양보한 셈이 됐다. 서울대 관계자는 “총추위 구성에서 평의원회의 추천권을 확대해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면서도 ‘총추위는 이사회가 추천하는 사람으로 구성한다’는 서울대 법인화법과 정관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5명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구도 역시 이사회의 차기 총장 선임 입김을 깨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사회의 총추위 5명 추천안도 이사회가 한목소리로 한 명의 후보를 지지하면 해당 후보자가 최종 후보 3명에 포함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총추위 추천 후보 3명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지명할 수 있다. 서울대 평의원회 소속 교수는 이에 대해 “처음 총추위 논의 때 제시한 내용과 다를 바 없다”면서 “이사회가 평의원회 의견을 수용하는 듯한 태도만 보이고 논의는 원점으로 되돌려 놓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평의원회가 제안했던 ‘후보자 적합성 선호도 조사’도 직선제 요소와 개인에 대한 평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되지 않았다. 대신 후보자 정책 평가 등을 시행하는 것으로 수정 의결됐다. 평의원회는 이날 이사회 회의가 끝나자 운영위원회의를 열고 이사회 결정에 대해 논의했다. 평의원회 측은 “평의원회 표결을 통해 결정한 사안을 이사회가 임의로 결정해 버린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도 “1인 1표제가 되면 여전히 이사회의 독점을 견제할 수 없는 구조”라면서 “후보자 선호도 조사와 1인 5표제 등의 방식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대 첫 간선제 총장 선출에 이사회·평의원회 기싸움

    법인 전환 후 첫 총장 선출을 앞둔 서울대가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 구성 방식과 세부 규정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23일 열리는 서울대 이사회에서 평의원회와 이사회가 총추위 구성안을 결정하기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2010년 직선제로 선출된 오연천 현 총장의 임기는 내년 7월 19일까지다. 임기 만료 5개월 전인 2월 17일까지 총장 후보자를 추천하는 총추위를 구성해야 하지만, 총추위 구성에서 이사회 추천 몫을 놓고 이사회와 평의원회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이사회 회의는 서울대가 법인화 전환 이후 첫 간선제 총장 선출에 대한 선례를 만드는 것이어서 평의원회와 이사회의 기싸움이 팽팽하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총장 후보로는 평의원회 의장을 사퇴한 박종근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와 성낙인 전 법대 학장, 강태진 전 공대 학장, 조동성 전 경영대 학장, 오세정 전 자연대 학장, 이우일 전 공대 학장 등이 있다. 오연천 현 총장은 재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법인화법과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25명 이상 30명 이하로 구성되는 총추위 인사 가운데 3분의1을 추천할 수 있다. 나머지 인사는 평의원회가 추천한다. 총추위에서 최종 3명의 후보를 뽑으면 이 중 1명을 이사회가 선출한다. 하지만 총추위 위원들이 1인 1표를 행사한다고 할 때, 총추위가 뽑은 후보 3명 중 1명은 이사회가 지지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평의원회 측 판단이다. 이 때문에 평의원회와 교수협의회 등은 현재의 총장후보 선임 방식이 이사회의 독식 구조이며 이사회의 총추위 위원 추천 몫을 3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가 지난 2일 평의원회 제안에 난색을 보이면서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 12일에는 박 전 의장이 “평의원회의 의견을 이사회에 관철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평의원회는 이번 이사회 회의에서 이사회가 ‘총추위 추천인수 3명’ 요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인 대응과 함께 집단 사퇴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대 정시경쟁률 4.27대1… 작년보다 소폭 하락

    서울대 정시경쟁률 4.27대1… 작년보다 소폭 하락

    2014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 경쟁률이 4.27대1로 지난해보다 조금 낮아졌다. 서울대는 지난 19일부터 정시모집 원서 접수를 시작해 20일 오후 6시 마감한 결과 전체 모집인원 658명에 2812명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당초 모집요강에 발표된 정원 552명에 수시 미충원 인원 106명이 더해져 정원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해 경쟁률은 지난해 4.76대1보다 소폭 떨어졌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모집단위는 미대 디자인학부(공예)로 4명을 뽑는 데 162명이 몰려 40.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자연대 생명과학부와 공대 건축학과(건축학)도 10.0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사범대 수학교육과의 경쟁률은 16.67대1이었다. 반면 인문대 인문계열과 사회과학대 사회과학계열 등 인문·사회 계열은 전반적으로 경쟁률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영대가 2.59대1로 가장 낮았고 인문계열 3.02대1, 사회과학계열 2.97대1, 사범대 국어교육과 2.73대1로 지난해보다 줄었다. 의과대 의예과는 지난해보다 모집 정원이 늘면서 경쟁률이 3.34대1로 지난해 5.55대1보다 완화됐다. 수의대 수의예과는 5.00대1,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는 5.50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대 평창캠퍼스, 대기업 입주 취소에 비상

    서울대가 경기 시흥캠퍼스 건립 문제로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등 학교 구성원 간에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예산 수백억원이 들어간 강원 평창캠퍼스 그린바이오 산학협력단지도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대가 캠퍼스를 무리하게 확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는 최근 연구 기능으로 설립한 평창캠퍼스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 내 일부 시설을 활용해 국제농업기술대학원을 설립하고, 내년 9월부터 석사 과정으로 정원 60명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정원 외 40명 등 모두 100여명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제 농업지식을 갖춘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캠퍼스 조성과 기업 유치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평창캠퍼스는 총사업비 3118억원으로 강원도비 597억원, 평창군비 299억원, 서울대 2222억원 등으로 충당됐다. 첨단 농업 연구시설을 건립하고 기업을 유치해 연구 성과물을 사업화하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평창캠퍼스 조성 목적이다. 그러나 상수도 문제로 공사가 지연되고 입지 조건 등의 이유로 일부 기업들이 캠퍼스 입주를 포기하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기업 입주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익 창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캠퍼스 유지 관리 비용에 등록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부지 33만㎡(10만평) 규모의 평창캠퍼스는 지난 6월 완공됐지만 입주자는 현재 서울대 직원과 일부 기업 직원 등 150여명에 불과하다. 서울대 농생대 교수는 19일 “농업을 육성하고 공장 부지를 조성해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처음 계획과도 완전히 달라진 상태”라면서 “기업이 들어오지 않으면 결국 큰 규모의 캠퍼스를 유지하기 위해 등록금이 들어가게 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에는 채소류 가공 전 처리시설을 건립하기로 했던 한 식품 대기업이 사계절 신선한 야채 공급이 어렵고 이익이 안 된다는 이유로 입주를 포기했다. 일자리 창출 등을 기대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평창군과 군민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 평창캠퍼스 관계자는 “지리적 요건 등으로 기업 유치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산학협력단지를 조성하고 있고, 행정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기업 유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도 2018년을 1차 완공 시점으로 잡고 있지만 뚜렷한 사업 진행계획이 나오지 않아 답보 상태다. 한 인문대 교수는 “시흥시에서는 서울대 캠퍼스 유치사업을 놓고 땅 투기라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계획 없이 대규모 캠퍼스 사업을 벌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대 “문과생 의·치대 교차지원 허용 재논의”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15학년도 입시 중 ‘의대·치의대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안’을 재고해 달라고 서울대에 요청해 서울대가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교협은 19일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198개 대학의 요강을 취합해 ‘201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창완 대교협 대학입학지원실장은 “문·이과 통합이라는 장기적 계획을 생각하면 옳은 방향이지만, 현장의 힘든 점을 고려한 것”이라면서 “서울대에 재고를 요청해 협의 조정 중이고,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교협과 서울대가 조정에 들어간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특목고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일반고 살리기’라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교차지원 결정이 다른 대학으로 파급력을 미친다면, 고교 문·이과 교육이 모두 의대 입시 위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실제 서울대가 지난달 14일 의대·치의대의 문·이과 교차지원 허용안을 발표하자 서울시내 외고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1.8대1을 기록, 4년 만에 처음 오르기도 했다. 이어 지난 10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을 확정 발표한 정부의 일반고 살리기 행보가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대해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관계자는 “오는 27일 학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0년전 놓친 강도, 쪽지문 감식기술에 덜미

    10년 전 벽돌로 여종업원을 때리고 달아난 피의자의 쪽지문을 최근 재감식해 미제 사건을 해결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004년 6월 노량진동의 한 비디오방에서 벽돌로 여종업원을 때리고 금품을 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피의자 이모(38)씨에 대해 강도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이씨는 비디오방에 들어가 비디오를 고르는 척하며 미리 준비한 벽돌로 종업원 추모(35·여)씨의 머리를 내리친 뒤 현금출납기를 들고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가게에 들어오던 손님과 마주치자 놀라 이를 두고 달아났다. 피해자 추씨는 머리가 4㎝ 정도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사건 직후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추씨와 목격자가 범인에 대해 진술했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지문 인식 기술이 발전하면서 과거 확인되지 않던 지문들을 다시 감식하게 됐고, 마침내 인근 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씨를 이 사건의 피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지난 17일 경찰은 이씨가 일하는 음식점 앞에서 그를 붙잡았고 이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부·직장인·고교생도 ‘안녕들… ’ 확산

    주부·직장인·고교생도 ‘안녕들… ’ 확산

    대학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대자보 릴레이 ‘안녕들 하십니까’가 주부와 직장인, 고등학생에게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주부들이 육아나 살림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몬테라스’와 ‘세이베베’ 등에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릴레이를 지지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주부들은 “철도와 의료 민영화에 반대한다”며 손으로 직접 쓴 대자보를 찍어 올렸다. 한 네티즌은 아파트 현관문에 대자보를 붙인 사진을 올리고, 아파트 대자보 릴레이를 제안했다. 상당수 주부들은 “아이들 교육이나 남편의 성공만 생각하면서 사회 문제에 방관하고 살아왔는데 대학생들의 대자보를 보면서 다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육아나 교육, 출산 장려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자신을 ‘연년생 아이들을 둔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엄마들 정말 안녕하십니까’라는 글에서 “현실 가능성이 없는 출산 장려정책과 복지정책, 무너진 공교육과 치솟는 사교육 열풍 속에서 안녕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묵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직장인이 쓴 대자보도 올라왔다. ‘3년 차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직장인에게 정치나 사회 문제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대자보를 쓰는 것은 내 양심에 대한 고백”이라고 밝혔다. 전북 군산여고 학내 게시판에는 1학년생이 실명으로 쓴 ‘고등학교 선배님들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내걸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에는 이날까지 24만여명이 ‘좋아요’를 클릭하며 호응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자유대학생연합 등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에 반대하며 반박 대자보를 대신 붙여 줄 대학생을 공개 모집해 논란을 빚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시장선 상인·야구장선 심판…‘千의 변장’

    시장선 상인·야구장선 심판…‘千의 변장’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9개국 14개 지역으로 해외 순방을 다녀왔다. 해외 순방에서 경호 업무는 단순히 대통령을 지키는 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식 경호를 해외에 수출하는 요즘 경호관들은 외교 사절단의 역할도 맡는다. 해외에서 대통령 경호는 방문 국가와 경호 등급을 협상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라마다 경호 체계와 방식이 달라 경호 책임자는 협상 과정에서 국내와 같은 수준의 경호가 가능하도록 최고 등급을 이끌어 내야 한다. 특히 영국이나 호주, 캐나다 등 영국 연방국가들은 왕실의 권위를 최대한 세우려고 하기 때문에 이들과의 협상은 까다롭다. 현지에 도착하면 경호관들은 대통령이 방문하기 전 답사를 통해 동선부터 파악한다. 경로를 살피며 방해 요소들을 제거해 일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도록 돕는 것이 주요 임무다. 2006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그리스 아테네 시내에 위치한 ‘무명 용사의 묘’를 참배하러 갔을 때, 현지 상황을 살피러 갔던 경호관들에게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통령 이동 경로에 비둘기 떼가 모여들어 분비물을 뿌려 대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이동 경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 경호관들은 행사 시간 내내 빵 부스러기로 수백마리의 비둘기를 유인하는 작전을 실시하기도 했다. 확실한 경호를 위해 변장도 마다하지 않는다. 재래시장에서는 물건을 파는 상인으로, 야구장에서는 심판이나 마스코트로, 모내기 행사장에서는 농민의 모습으로 변신한다. 한 경호관은 15일 “경호로 인해 행사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주변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대비하기 위해 변장을 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는 순방 국가의 최근 정세와 사회적 분위기를 파악하는 일도 중요하다. 1983년 버마(현재 미얀마) 아웅산 폭탄 테러 이후 경호실은 이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해외 순방 때 치안이나 테러 요인뿐 아니라 방문국의 사회,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다. 최근엔 한국식 경호가 해외로 전파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국제경호책임자협회 총회에서 한국이 표준화된 경호 모델을 발표한 뒤 중동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10개국 경호실의 경호관 600여명이 한국에서 ‘국제경호안전교육과정’을 수료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10월 인도네시아를 방문했을 때 이 과정을 수료한 인도네시아 경호사령부 경호관이 대통령에게 한국어로 인사하며 경호를 담당하기도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안녕들’ 신드롬…고교생·주부·직장인까지 대자보

    ‘안녕들’ 신드롬…고교생·주부·직장인까지 대자보

    대학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대자보 릴레이 ‘안녕들 하십니까’가 주부와 직장인, 고등학생에게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16일 주부들이 육아나 살림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레몬테라스’와 ‘세이베베’ 등에는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릴레이를 지지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주부들은 “철도와 의료 민영화에 반대한다”며 손으로 직접 쓴 대자보를 찍어 올렸다. 한 네티즌은 아파트 현관문에 대자보를 붙인 사진을 올리고, 아파트 대자보 릴레이를 제안했다.  상당수 주부들은 “아이들 교육이나 남편의 성공만 생각하면서 사회 문제에 방관하고 살아왔는데 대학생들의 대자보를 보면서 다시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육아나 교육, 출산 장려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자신을 ‘연년생 아이들을 둔 평범한 주부’라고 소개한 한 네티즌은 ‘엄마들 정말 안녕하십니까’라는 글에서 “현실 가능성이 없는 출산 장려정책과 복지정책, 무너진 공교육과 치솟는 사교육 열풍 속에서 안녕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묵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직장인이 쓴 대자보도 올라왔다. ‘3년 차 직장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일이 산더미처럼 쌓인 직장인에게 정치나 사회 문제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서 “대자보를 쓰는 것은 내 양심에 대한 고백”이라고 밝혔다. 전북 군산여고 학내 게시판에는 1학년생이 실명으로 쓴 ‘고등학교 선배님들 학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내걸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개설된 ‘안녕들 하십니까’ 페이지에는 이날까지 23만여명이 ‘좋아요’를 클릭하며 호응했다.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자유대학생연합 등 보수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에 반대하며 반박 대자보를 대신 붙여 줄 대학생을 공개 모집해 논란을 빚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제자들에게 캐럴을… 노래하는 교수들

    제자들에게 캐럴을… 노래하는 교수들

    “언어와 전공이 다르고 세대 차이가 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노래보다 더 좋은 소통 방법이 있나요.” 서울대 교수들이 14일 오후 5시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2학기 종강을 맞아 학생과 교직원을 위로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자는 취지로 연말 기념 콘서트를 연다. 콘서트 개최를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대 음악대학 콘서트홀에서 교수 40여명이 모여 마지막 예행연습을 했다. 각자 발성 연습을 하거나 이야기를 나누던 교수들은 지휘를 맡은 김영률 음대학장이 지휘봉을 들자 이내 진지해졌다. 서울대 교수합창단은 17개 단과대학 소속 교수 70여명으로 이뤄졌다. 대부분 비음악 분야의 전공자이지만 음악과 학생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합창단장을 맡고 있는 이정재(63)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는 “지난 9월부터 공연을 기획해 2주에 한 차례씩 꾸준히 연습했고, 공연을 앞두고 집중 훈련을 여섯 차례나 했다”면서 “처음엔 악보를 보는 것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프로가 됐다”고 자부했다. 교수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2010년 말이다. 학생처장 출신인 이 교수와 전직 부학장 10여명이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졸업식을 만들어 주자며 뜻을 모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교수 70여명을 단원으로 둔 4부 혼성 합창단으로 성장했다. 창립 단원인 윤희정(58) 수의대 교수는 “때때로 너무 바빠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더 많은 선생님들이 와 주셨다”면서 “개인적으로도 기쁘지만,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 즐겁다”고 말했다. 합창단은 이번에 100여명의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들을 초청해 성탄 노래와 한국 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을 편곡해 부른다. 합창단에서 최고 연장자인 이연숙(66·여) 생활과학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퇴임했지만 합창을 통해 아직도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 “외국 유학 시절을 생각하면서 준비했으니 외국인 학생들도 많이 와서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발암 가능성에도… 맹장수술 환자 절반 CT 찍어

    발암 가능성에도… 맹장수술 환자 절반 CT 찍어

    맹장 수술로 불리는 충수돌기절제술을 진료할 때 환자 10명 가운데 5명은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벌이용 과잉 진료라는 지적과 함께 CT 사용으로 인한 발암 가능성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서울대 빅데이터센터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9년간 충수돌기염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CT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2010년 맹장 수술을 받은 환자 가운데 49.8%가 CT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2002년(4.7%)보다 45.1%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CT 사용률의 증가는 성별이나 연령,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나타난 반면 의료기관과 지역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10년 일반의원에서는 CT 사용률이 19.9%를 기록했지만 종합병원은 56.0%였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이 62.9%, 제주도는 25.0%로 나타났다. 박지훈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조교수는 “개복 수술 전 진단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CT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대형 병원과 수도권에서 사용률이 높게 나타난 이유는 대학병원이 몰려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이번 조사는 고가 진료와 부작용 우려가 있는 CT 사용에 대해 적정 수준으로 조절, 관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교수는 “CT를 촬영할 때 방사선 노출에 의한 발암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임상 결과만 보고 사용을 늘릴 것이 아니라 이를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세상 80%는 저같은 ‘보통 사람’… 그게 성공요인”

    “세상 80%는 저같은 ‘보통 사람’… 그게 성공요인”

    “사람들은 저에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지만, 저는 돈도 없었고 학력도 보잘 것 없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에 10차례 지원했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80%는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라는 것, 그 사실을 알았던 것이 성공의 요인이었습니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馬云·49) 회장이 10일 서울대 근대법학교육 100주년 기념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알리바바를 세계적으로 이끈 경험과 자신의 인생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학생과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1999년 50만 위안(약 8500만원)으로 알리바바를 창업해 14년 만에 연매출 170조원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마 회장은 “돈이 충분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돈 1원도 조심스럽게 썼고 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연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마 회장은 ‘소비자 우선, 종업원, 주주 순’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한 기업 혁신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세계인 80%가 이해할 수 있게 만들면 된다는 생각으로 물건을 제작했고, 엔지니어의 아이디어를 늘 경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요소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긍정성과 끈기, 팀에 대한 믿음을 가장 중요한 필수 덕목”으로 꼽았다. 특히 “같이 일하는 팀원들이 행복해야 팀이 발전하고, 팀의 발전이 곧 자신의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창업할 때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느냐’라는 질의에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만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면서 “시작하기 전에 많은 계획을 세우기보다 가장 쉽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마 회장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연 ‘제2차 한·중 인터넷 원탁회의(라운드 테이블)’에 중국 대표단으로 참석하기 위해 지난 9일 방한했다. 이날 강연에는 학생 250여명이 참석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대학 동아리 공연 “저작권? 몰라요”

    대학 동아리 공연 “저작권? 몰라요”

    최근 ‘스트리밍’(인터넷에서 음성이나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기법) 음악을 트는 매장들도 저작권료를 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대학 동아리 공연에서 원작자 허락 없이 음원이나 대본을 사용하는 것도 저작권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연일 때는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거나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배우와 스태프에게 보수를 지불하지 말아야 하고, 관객들로부터 입장료를 받거나 스폰서 지원을 받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대학 공연 대부분은 이 조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연극과 뮤지컬 동아리들은 영리 목적이 아닐지라도 보통 3000~1만원의 입장료를 받거나 주변 상점으로부터 협찬을 받는다. 이렇게 모은 돈은 공연 제작비나 동아리 활동비로 사용한다. 대학 뮤지컬동아리 회장 강모(24)씨는 9일 “입장료는 주로 대관료와 무대 제작비로 쓰인다”면서 “상업적 목적의 공연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료를 따로 내야 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작권을 신탁·관리하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는 “사람들은 여전히 저작권법에 대해 ‘모른다’고 말하고 그냥 넘기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국민 정서 탓에 저작권법을 소규모 공연까지 적용하지 않고 있지만 원작자의 허락 없이 창작물을 이용하거나 유포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대학 연극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김모(22·여)씨는 “원작자에게 미리 동의를 구하고 싶어도 연락처를 알 길이 없어 그냥 쓸 수밖에 없었다”면서 “원작자를 연극 표나 책자에 밝히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이용자가 저작권자를 찾지 못하면 대신 찾아 주거나 법원에 저작물 이용료를 공탁할 수 있는 ‘저작권 법정이용 허락제’가 있지만, 시일이 오래 걸리고 절차가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또 외국인 저작물에 대해서는 이용할 수 없고, 주로 영리 목적의 사업자가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이용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대학가나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대학 예술경영과 교수는 “저작권 문제를 법으로만 제한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교육이나 비영리 목적으로 작품을 이용할 때 개인이 원작자와 직접 접촉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원작자의 권리를 지켜주면서 사람들이 작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이를 통합 관리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각 협회에서 관리하는 저작물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관리하는 ‘저작권 확대 집중관리’(ECL)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저작권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동물 보호 못하는 ‘동물보호법’

    동물 보호 못하는 ‘동물보호법’

    ‘길고양이들을 구해 주세요.’ 최근 인터넷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길고양이들이 다니는 지하실 통로를 막는 바람에 길고양이들이 굶어 죽을 위기에 빠졌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주민들과 동물사랑실천협회 회원 등 60여명이 이 아파트 앞에 모여 “길고양이는 국제적으로 법적 보호 대상”이라면서 “명백한 동물 학대”라고 주장했다. 지난 10월 30일 충남 아산시의 한 아파트 14층에서 여자 친구의 고양이를 아래로 내던진 남성이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여자 친구와 다투고 화가 났다는 게 이유였다. 여자 친구는 가족처럼 여기던 고양이의 죽음으로 심각한 불안 증세를 겪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고양이보호협회의 도움으로 이 남성을 동물학대 혐의로 고발하고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를 맞고 있지만 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바닥 수준에 머물고 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처벌 규정을 명확히 두지 않은 데다 동물을 ‘물권’으로 보고 있어 동물 학대 행위를 솜방망이 처벌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동물 학대가 생명 경시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법적으로 물건으로만 취급하고 있다”면서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동물보호법을 새로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배의철 생명권네트워크변호인단 변호사는 8일 “반려동물이 학대를 받아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동물보호법 적용이 배제돼 법의 존재가 무의미해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법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처벌 규정을 구체화하고 양형 기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동물보호법상 동물 학대범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그러나 동물 학대는 ‘법조 경합’(2개 이상의 형벌 규정에 저촉돼 1개만 적용)으로 형량이 더 높은 재물손괴죄가 주로 적용된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진다. 문제는 이마저도 가벼운 처벌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년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수(231건)는 입건된 수(499건)의 절반도 안 된다.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 일각에서는 관습적으로 동물보호법보다 재물손괴죄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기순 동물자유연대 정책국장은 “국제적으로 동물보호법이 강화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재물손괴죄로 처리하려고 한다”면서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강한 유럽 국가들은 동물 학대가 생명 경시로 인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엄격하게 처벌한다”고 말했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는 1990년 이후 민법 등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추가해 동물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고 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 )₩이 사랑의 이름으로… 당신이 냄비를 뜨겁게 해줍니다

    [주말 인사이드] ( )₩이 사랑의 이름으로… 당신이 냄비를 뜨겁게 해줍니다

    차가운 도심에 구세군(Salvation Army)의 빨간 자선냄비 모금함이 거리에 나오고, 구세군 사관이 종을 울리면 비로소 연말 분위기로 접어든다. 지난 2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 등 도심 곳곳에서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정복을 입은 구세군 사관이 종을 울리고 자선냄비에 십시일반 모금을 하는 익숙한 풍경 속에서도 정작 내가 낸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구세군 이름에 왜 ‘군’(Army)이 포함되는지, 왜 굳이 냄비에 돈을 모으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구세군이 국내에 들어온 지 105년. 한 세기가 넘도록 따뜻함을 전파해 온 구세군의 이모저모를 키워드로 들여다봤다. (San Francisco-자선냄비 탄생지) 1891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해변에 피워진 모닥불 위로 선원들이 수프를 끓여 먹던 큰 솥이 걸렸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좌초한 배의 선원 수백명이 추위에 떨자 이를 본 구세군의 조지프 맥피 사관이 이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 맥피 사관은 냄비 앞에 ‘이 솥을 끓게 합시다’라는 문구를 내걸고 모금 활동을 벌여 선원들에게 따뜻한 수프를 끓여 먹였다. 이것이 구세군 자선냄비의 효시가 됐고, 구세군은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자선냄비를 내걸고 성금을 모은다. 세상 구원하는 군대 표방에서 시작되다 (Army-하나님의 군대) 자선 활동을 하는 봉사단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구세군은 군대 체계를 갖춘 종교단체로 시작했다. 구세군은 기독교 감리교 목사였던 윌리엄 부스가 1865년 7월 2일 영국 런던에서 창시한 기독교의 한 분파다. ‘그리스도교 전도회’라는 이름으로 런던 동부 지역 빈민가 등에서 길거리 전도를 하던 이들은 1878년 ‘구세군’으로 이름을 바꾸고 군대식 제도를 도입하는 독특한 체계를 갖췄다.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군대’를 표방하는 구세군은 전 세계 126개국에 사령관과 지역사령관을 두고 담당 사관이 복음선교와 예배, 봉사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Launching-연중 모금 시작) 구세군의 모금 활동이 12월에만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지만 올해부터 구세군의 자선냄비는 365일 내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늘어나는 복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구세군이 지난 5월 연중 모금 활동과 자선 사업을 하는 사회복지재단 ‘자선냄비본부’를 출범시켰다. 구세군은 자선냄비 모금을 상시 체제로 전환했고, 기존 구세군에서 모금을 담당한 홍보부와 배분 담당의 사회복지부, 자금 운영을 책임지는 재무부를 통합했다. 연중 상시로 모금되는 금액은 소외 아동들을 위한 교육사업인 작은 도서관과 쪽방 환경 개선, 미혼모 보호, 교육,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 등에 사용한다. (Volunteers-자원봉사자) 검은색 제복에 종을 들고 시내 곳곳에서 자선냄비를 지키는 사관 곁에는 자원봉사자가 늘 함께하고 있다. 해마다 12월 자선냄비가 거리로 나오기에 앞서 선발되는 자원봉사자들은 사관을 도와 모금 활동을 진행한다. 모금 방법이나 구세군 자선 활동 등에 대한 사전 교육도 2시간 받는다. 올해는 자원봉사자 5만여명이 모금 활동에 참여한다. 지난 4일 서울 지역 자선냄비 앞에서 4시간 동안 봉사 활동을 한 대학생 최민희(23·여)씨는 “사람을 만나는 진정한 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 나왔다”면서 “처음엔 사람이 많은 곳에 서서 모금 활동을 하는 것이 쑥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엄마랑 같이 오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따뜻한 마음으로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일 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왼손도 모르게 1억 쏘~옥… 익명의 기부천사 올해는? (Anonymous donators-익명의 기부자) 구세군 자선냄비가 해마다 모금 기록을 경신하면서 기부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철저한 익명성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중구 명동 입구에 세워진 구세군 자선냄비에는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기부자가 1억 57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담은 봉투를 넣고 사라졌다. 익명의 기부자는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님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 속에 띄워 보낸다’는 편지만을 남겼다. 2011년에도 같은 위치의 자선냄비에서 1억 1000만원짜리 수표가 발견됐다. 구세군 측은 편지의 필적이 비슷한 점으로 미뤄 같은 인물이 두 해 연속 1억원 이상을 기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또 ‘중곡동 할미’라고 밝힌 기부자가 ‘3년 동안 매일 파지를 모아서 판 돈. 적지만 보태세요’라고 쓴 편지와 함께 100만원짜리 수표 3장, 1만원짜리 1장, 1000원짜리 2장을 기부했다. 해마다 발견되는 익명의 정성은 구세군 냄비를 뜨겁게 달군다. (Treat-모금한 돈은 어떻게 쓰일까) 자선냄비 거리 모금은 매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진행된다. 마감하면 서울 지역의 모금함은 모두 광화문우체국 금고로 보내진다. 다음 날 오전 모금함을 한데 모아 개봉한다. 이렇게 모인 성금은 보육원과 장애인보호시설,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시설 등 전국 160여곳에 이르는 구세군 산하 복지기관들과 각종 긴급구호 지원 활동에 사용된다. 올해 자선냄비 모금액의 일부는 필리핀 재해 구호 활동에도 쓰인다. 하지만 2011년 다른 자선사업 단체에서 횡령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선모금 자체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시민들도 있다. 이에 대해 자선냄비본부 관계자는 6일 “그 사건으로 구세군도 힘들었다”면서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 시작하고 모금이 끝난 다음에도 결과를 보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외부 감사를 통해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그 결과를 매년 보고서로 발간한다”고 덧붙였다. 연중 목표 100억원… 매년 500만명이 ‘빨간냄비 사랑’ (Increasing-기부금 증가) 1928년 명동에서 자선냄비 거리 모금이 처음 시작됐을 때 모인 돈은 848원 67전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선냄비 모금은 꾸준히 증가해 1996년부터 1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자선냄비 모금액은 68억 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자선냄비본부 관계자는 “올해 12월 거리 모금 목표는 55억원이지만 연중 목표는 100억원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자선냄비를 설치하는 장소도 매년 늘어나 올해는 76개 지역 350여곳에서 거리모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디지털 자선냄비가 도입돼 현금이 없어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이용해 2000원, 5000원 등 소액 단위로 기부할 수 있다. (Organization-국내 조직) 1924년 우리나라는 홍수와 가뭄이 심했고 겨울에는 얼어 죽는 사람이 속출했다. 구세군은 이들을 위해 빈민구제소를 설치하고 빈민들이 먹고 잘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다. 첫날 20명에 불과하던 사람들은 한 달이 지나자 150명으로 늘었다. 구세군은 인접한 집 3채를 더 빌렸다. 이렇게 해서 국내 최초로 사회복지 사업을 하는 공익법인 1호 ‘구세군유지재단법인’이 만들어졌다. 구세군은 현재 전국 160여개의 사회복지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복지시설이 64곳으로 가장 많고, 무의탁 노인보호소 등 노인을 위한 복지기관이 25곳, 장애인을 위한 시설 5곳, 여성을 위한 시설 7곳 등이 있다. 에이즈 환자나 노숙인 등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복지시설도 14곳이나 된다. 이곳에서는 의식주 제공과 긴급의료 지원, 재활 교육 등이 이뤄진다. (Numbers-각종 기록들) 1908년 시작해 105년 동안 모금 운동을 이어 오면서 구세군 자선냄비가 남긴 기록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구세군 자선냄비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500만여명의 시민이 자선냄비를 통해 기부하고, 보통 4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한다. 연간 15만건의 무료 급식이 제공되고, 자선냄비 기부금으로 지원을 받는 사람도 19만명에 이른다. 1억원대의 기부금이 자선냄비 모금함에 담긴 것도 또 하나의 기록이다. 정미선(39·여) 사관은 “많은 기부액이 들어와 더 많은 사람을 돕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모두가 힘든 가운데 십시일반으로 나누며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이라면서 “이것이 구세군이 추구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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