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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융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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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펙남 찾는 채팅 ‘조건 만남’ 동물마취제 먹인 납치강도단

    스펙남 찾는 채팅 ‘조건 만남’ 동물마취제 먹인 납치강도단

    소개팅을 주선하는 척하며 유인한 남성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조건 만남’을 빙자해 남성을 불러낸 뒤 납치해 돈을 빼앗은 최모(36)씨와 조모(38)씨를 강도 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지난 1일 오전 1시 20분쯤 강남구의 한 술집에서 강모(36)씨의 술에 동물마취제를 타 정신을 잃게 한 뒤 납치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전날 인터넷 조건 만남 사이트에서 ‘스펙이 좋은 남자를 찾는다’는 채팅방을 만든 다음 연락을 취해 온 남성들을 상대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최씨는 “해외에서 유학했고 강남에 산다”고 밝힌 강씨에게 2대2 만남을 제안했다. 다음날 강씨와 함께 소개팅에 나간 최씨는 10만원씩 주고 고용한 여성들을 마음에 들지 않는 척하며 돌려보낸 뒤 강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그의 술잔에 동물마취제를 탔다. 이들은 강씨가 정신을 잃자 도봉구의 한 사무실로 데려가 폭행하고 지갑을 빼앗았다. 하지만 직업이 없던 강씨가 갖고 있던 현금은 16만원에 불과했다. 가족에게 몸값 5000만원을 요구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은 강씨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은 뒤 차량 트렁크에 싣고 강씨의 집이 있는 도곡동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 사이 정신을 차린 강씨가 손발에 묶여 있던 테이프를 입으로 뜯고 탈출에 성공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대부업체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못하고, 최씨는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여서 자금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세월호 유족 “鄭총리 자리 유지 한심스럽다”

    세월호 유족 “鄭총리 자리 유지 한심스럽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사의를 표명한 지 61일 만인 26일 전격적으로 유임 결정이 내려지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단원고 희생자 아버지 유해종(53)씨는 “참사 이후 사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물러나겠다고 한 총리가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해서 계속 자리를 유지한다는 것이 한심스럽다”면서 “여전히 희생자 부모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거나 진전된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희생자 아버지 나병만(47)씨 역시 “추진력도 없고 결단력도 없던 정 총리가 유임된다니 씁쓸하다”면서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이 있는데 총리 자리를 놓고 당파 싸움만 이어지는 것을 보자니 넌더리가 난다”고 말했다. 진도에 머물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 문제 해결에 실패한 총리를 유임시킴으로써 차가운 바닷속 11명의 실종자들을 잊은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면서도 “실종자 마지막 한 사람까지 수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국정 표류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의견과 “국정 쇄신의 실패”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정책협의회 의장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실질적인 사태 수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인다”면서 “국가 개조와 시장 살리기, 인사 개혁이 곧바로 이뤄져야 국민이 정 총리 유임을 용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한선범 진보연대 국장은 “부적격한 총리 후보자를 밀어붙이려다 지난 총리를 유임시키는 어이없는 행각을 규탄한다”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국정 쇄신을 요구하는 민의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日 위안부 또 부인… 정부 강력 대응하라”

    “日 위안부 또 부인… 정부 강력 대응하라”

    고노 담화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20일 ‘군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 작성 과정에서 한·일 정부 간 문안 조정이 있었다’는 내용을 발표해 국내 시민단체와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역사학자들과 위안부 관련 단체에서는 20여년 전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발표한 사안을 다시금 검증하려는 일본의 의도를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우리 정부가 명확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일본 정부가 20년이 지난 담화를 다시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고노 담화를 뛰어넘는 발전적 담화를 일본 정부에 촉구하며 일본 총리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교육홍보실장 역시 “일본 정부는 예전부터 공식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아시아여성기금’이라는 민간 차원의 운동만 전개하면서 ‘할 것 다 했다’는 식의 태도를 취해 왔다”며 “고노 담화에 대해 한국 정부와 절충한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위안부 사실을 다시 한번 부정하고 책임을 한국 정부에 옮기려는 의도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외교상 결례를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노 담화의 핵심은 ‘군의 관여하에’라는 표현이 모호해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런 표현들도 한국 정부와 사전 조율한 결과라면 당혹스럽다”며 “외교부에서 명확한 답변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장은 “체계적인 사료 발굴과 대내외적 홍보 등 정부 차원의 노력이 부족했다”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국, 타이완, 필리핀, 네덜란드 등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는 나라들을 중심으로 연대를 강화해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커버스토리] 外高 평천하

    [커버스토리] 外高 평천하

    사법고시 합격자 수 기준으로 대원외고는 2001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해 법률신문이 발행한 ‘한국법조인대관’에 따르면 대원외고 출신 법조인 수는 460명으로 경기고를 제쳤다. 대원뿐 아니라 한영, 명덕, 대일외고 등 외고 출신의 법조행이 활발하다. 하지만 대원외고의 누적 졸업생이 1만 6000여명임을 감안하면 졸업생의 3% 정도만 법조계에 있는 셈이다. 나머지는 어디로 갔을까. 박인선 대원외고 국제부장교사는 20일 “졸업생들이 자신의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 나가는 연령대여서 부각되지 않았을 뿐 학계, 금융계, 영어 관련 일, 교사 등 다양한 곳에서 실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부장교사가 몇 해 전 홍콩에서 ‘번개’를 청했더니 금융권에서 일하는 동문 20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외고 출신 동문들을 찾아봤다. ■ 윤선주 EF코리아 지사장 교환학생 제도 이용 넓은 안목 키우기를 글로벌 교육 기업 EF(Education First)의 윤선주(37) 한국 지사장은 팔방미인으로 유명하다. 대원외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 로스쿨과 케네디스쿨을 거쳐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 SBS 예능국 프로듀서, 소셜커머스 ‘쿠팡’ 공동 창업자, 영국 로펌 링클레이터스 홍콩사무소 변호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1993년 대원외고에 입학한 윤 지사장은 “학구열이 높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면학 분위기가 좋았다”며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자연스럽게 형성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외고 특성상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찍 외국을 경험하고 넓은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출신 학교보다는 인생을 개척하고자 하는 본인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지사장은 “한국 대학생들은 하고 싶은 일보다는 사회에서 부여하는 가치에 얽매여 대기업이나 남들이 알아주는 일만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끝내 실패할지라도 스스로 비겁하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면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내가 추구하는 인생에 들어맞고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지 매번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고산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넓게 퍼진 네트워크 사회생활에 큰 도움 “고교 시절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교생이 왔는데 우리가 더 잘할 정도였죠. 정말 잘 배웠어요.” 한영외고 중국어과 출신 가운데 유명인으로 손꼽히는 고산(38)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2007년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꿈꾸다 좌절한 후 창업 지원 단체 대표로 ‘제2의 삶’을 사는 그에게 외고 재학 시절 익힌 중국어는 지금도 큰 자산이다. 얼마 전 사업차 중국 선전(深?)을 방문했을 때도 어려움 없이 일 처리를 해냈다고 한다. ‘다양한 네트워크’도 고 대표가 가진 외고 출신의 장점이다. 그는 “외고를 나와 이과 대학에 진학하려다 보니 내신의 불이익을 받는 등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친구들이 법조계, 언론계, 과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 자리하고 있어 어디를 가도 만나게 돼 네트워크 구축이 쉬운 건 분명 장점”이라고 말했다. 외고를 졸업한 그는 1995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 입학했고 한 학기가 지난 뒤 자연과학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 대입 시험을 다시 봤다. 그렇게 이듬해 서울대 자연과학부에 재입학했다. 고 대표가 현재 열의를 쏟는 건 기술 창업 지원이다.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5층에 타이드인스티튜트의 보금자리를 마련해 놓고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기술 교육 및 장비 제공을 하고 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이현석 영어 강사 똑똑한 친구와 경쟁 공부에 대한 자극↑ “고등학교는 치열한 적자생존 법칙만이 작용하는 살벌한 공간이었어요. 하지만 ‘노아의 방주’에 선택받은 생명체들처럼 그곳에서 살아남은 친구들은 이제는 각 분야의 엘리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요즘 가장 유명한 영어 강사 가운데 한 명인 이현석(36)씨는 명덕외고 2기 졸업생이다. 2006년 이후 방송과 라디오, 대학 등에서 영어 강의를 해 온 이씨는 방송 횟수만 5500회에 달한다. 외고 영어과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한 뒤 미국 몬트레이통번역대학원을 거쳐 동시통역사로 활동하다가 영어 강사로 자리 잡았다. 이씨는 명덕외고 시절 처음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목표로 삼았다고 했다. 그는 “외고에서 똑똑한 친구들과 공부하면서 꾸준히 공부에 대한 자극을 받을 수 있었다”며 “그때부터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씨는 “외고 시스템에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등만 하던 학생들이 모인 선발집단이라 경쟁이 치열했고, 고교 시절은 오로지 공부한 기억밖엔 없을 정도로 정신적 압박이 매우 컸다”고 토로했다. 그는 “외고의 장점은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김현섭 서울대 윤리학 교수 학교 때 배운 다양성 내 삶의 자양분 역할 “전국 수재들이 모인 대원외고의 사회·경제·문화적 ‘멜팅폿’(사람·사상·문화 등이 뒤섞인 용광로)에서 다양성을 배웠습니다.” 사법고시 최연소 합격, 서울동부지법 판사, 스탠퍼드사회윤리학센터 연구원 등 대원외고 11기 김현섭(35) 서울대 윤리학 교수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1994년 대원외고로 유학을 온 인천 토박이 김 교수는 자신을 ‘빡빡 깎은 스포츠머리에 가장 촌스러워 보이는 학생’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소위 강남 8학군이라 불리는 서울지역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며 상당한 문화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김 교수가 입학할 당시 대원외고는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했다. 그는 “자라 온 배경이 전혀 다른 친구들과 밤 11시까지 야간자율학습을 하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게 됐다”면서 “고교 시절 몸소 부딪치며 배운 다양성, 열린 태도 등이 내 삶의 자양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원외고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라며 “대학들도 기회균등전형을 취지대로 시행해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창의적인 지도자를 양성, 사회 통합에 기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벌금 낼 테니 내려…” 안내견 승차막은 버스기사

    최근 한 시외버스 기사가 안내견을 데리고 타려는 시각장애인의 승차를 거부하며 “안내견을 데리고 타려거든 박스에 담아 타라”며 제지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버스 기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부족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4일 1급 시각장애인 A(24)씨는 서울 관악구에서 경기 안양의 집에 가려고 시외버스를 타려다가 버스 기사로부터 승차를 거부당하는 봉변을 당했다. 당시 안내견과 함께 버스에 오르려던 A씨에게 버스 기사는 “어디서 개를 데리고 타려고 하냐. 당장 내리라”며 소리를 질렀다. A씨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라고 밝히고 대중교통 탑승이 법적으로 보장된다고 설명했지만, 기사는 “벌금을 낼 테니 내리라”며 버스요금을 결제하려던 A씨를 막무가내로 막았다. 결국 A씨는 다른 승객들에게 직접 동의를 구하고서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기사는 끝까지 A씨에게 “앞으로 개를 데리고 타려면 묶어서 상자에 담아 타라”고 막말을 했다. 다음날 A씨는 인터넷 토론장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글을 올려 해당 버스 회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A씨 이야기는 네티즌의 공분을 일으켜 버스회사 홈페이지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업체 측은 지난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기사에 대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日 정부·전범 기업에 피해자들 지원 이끌어 낼 것”

    “日 정부·전범 기업에 피해자들 지원 이끌어 낼 것”

    “한·일 과거사를 정리하고 전쟁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민간 차원의 교류와 노력이 시급합니다.”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김용봉(64·인제대 서울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사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 정부 교류가 최근 경색돼 있지만 민간 교류와 협력은 끊임없이 이어 나가야 한다”면서 “재단이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일 재단 출범과 함께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앞서 2008년 일제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태평양전쟁 피해자를 돕는 일과 인연을 맺었다. 2012년 특별법이 마련되면서 의사, 변호사, 유족 단체 등으로 구성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만들어져 유해 발굴·봉환, 역사기념관 건립 사업 등이 추진돼 왔다. 하지만 한시 조직이라는 점 때문에 유족 단체에서는 장기적으로 사업을 맡아 진행할 재단 설립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김 이사장은 “내년 6월 지원위원회 만료를 앞두고 여러 가지 지원 사업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는데 공익재단이 만들어져 지속적인 지원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앞으로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와 유족에 대한 복지 지원, 유해 발굴과 송환, 역사기념관 건립 등의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전범 기업들로부터 피해자들을 돕는 지원금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일본변호사협회 등 일본 민간단체들도 재단의 출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은 정부 예산 30억여원과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경제협력자금 혜택을 받은 포스코에서 100억원을 3년에 걸쳐 지원받는 등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했다. 김 이사장은 “2008년부터 꾸준히 유골 봉환 사업을 진행해 오고 있지만 사할린에서 국내로 돌아온 유골이 1구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현재 사할린과 일본 등에 흩어진 피해자들의 유골들을 되찾아 오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정목 스님 “출판사가 억대 인세 빼돌려” 고소

    정목 스님 “출판사가 억대 인세 빼돌려” 고소

    ‘힐링’ 서적으로 널리 알려진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의 저자 정목 스님과 ‘나의 치유는 너다’의 저자 김재진 시인이 인세 문제로 출판사 대표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8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정목 스님은 지난해 10월 출판사 대표 최모씨에 대해 “출판 인세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상습사기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정목 스님 측은 고소장에서 “2010년 출간된 ‘달팽이가’의 판매 부수에 비해 받은 인세가 모자란다”며 “최씨가 도서 인세 1억원 이상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출판사 측은 “책을 베스트셀러에 올리기 위해 사재기를 해 판매 부수가 높게 나타났을 뿐, 실제로 판매된 부수는 그만큼 되지 않는다”면서 “실제 판매된 만큼 인세를 지급했다.”라고 반박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해당자 1500명 중 23명만 ‘혜택’ 입소 못한 난민들 심각한 생계난

    [내러티브 리포트] 해당자 1500명 중 23명만 ‘혜택’ 입소 못한 난민들 심각한 생계난

     ‘세계 난민의 날’(20일)을 1주일 앞둔 지난 13일 인천 중구 운북동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난민지원센터). 우리나라에 난민 자격을 신청한 외국인의 주거·생계를 지원하고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 정착 교육을 펴기 위한 시설로 133억원의 국비를 들여 지난해 9월 완공됐다.  인천공항고속도로 끝자락에 적힌 이정표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자 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후텁지근한 공기를 뚫고 한국어, 중국어, 영어 등 여러 가지 언어가 뒤섞인 웃음소리가 들렸다. 운동장에는 점심을 막 끝낸 젊은 남자 8명이 편을 나눠 족구를 하고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오전에는 한국어를 의무적으로 배우고, 오후에는 요리나 미술치료, 우쿨렐레 연주, 요가 등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특별활동시간에는 인근 하얏트리젠시 인천 호텔 직원들이 나와 난민들을 위해 요리수업을 열었다. 치킨카레와 똠양꿍(태국 요리)을 만들기 위해 주방에 모인 난민신청자들의 표정은 한층 밝아 보였다. 전날 딸과 재회한 자니(가명·38·여·라이베리아)는 “다시 딸을 만나 함께 요리를 하게 돼 무척 기쁘고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정치적·종교적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에 온 난민을 지원하고자 만든 ‘난민법’이 지난해 7월 시행되는 것과 발맞춰 난민지원센터도 지난해 9월 완공됐다. 하지만 센터를 기피시설로 인식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 탓에 지난 2월말에야 비로소 난민들을 받기 시작했다. 2인실 33곳, 가족실 4곳으로 모두 82명이 머물 수 있지만, 센터 출범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빈방이 수두룩하다. 현재 아프리카, 중동, 동아시아 등에서 온 난민 23명이 심사를 기다리며 머물고 있을 뿐이다.  정작 난민지원센터에 들어오지 못한 1400여명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거나 불법체류자로 전락하는 실정이다. 난민지원센터에 들어가더라도 최종적으로 난민 지위를 얻지 못하면 일자리를 구할 수 없고, 지속적으로 법무부의 통제에 놓일 수 있다는 부담 때문에 난민들이 센터를 외면한 탓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4월 현재 난민 심사 대기 중인 인원만 1492명에 이른다. 2011년 이후 매년 1000명 이상이 난민 신청을 하고 있지만, 난민으로 인정받는 비율은 5%에도 못 미친다. 난민신청자 1인당 심사 기간이 평균 2~3년에 이르는데, 이 기간에 난민 대다수들은 아무런 보호도 못 받고 불안정한 신분으로 숨죽여 사는 형편이다.  난민지원센터의 수용 인원이 적다 보니 혜택이 소수에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성인 난민인권센터(NANCEN) 사무국장은 “난민에 관한 지원비가 난민 지원센터에만 집중돼 있어 입소하지 못한 난민들은 여전히 심각한 생계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난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고루 돌아가지 못한다면 전시 행정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내러티브 리포트] “정치 연루 남편 실종후 고문·학대… 폭력에 떨고 있을 두고온 딸 만나길”

    [내러티브 리포트] “정치 연루 남편 실종후 고문·학대… 폭력에 떨고 있을 두고온 딸 만나길”

    지난 13일 인천 중구 운북동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난민지원센터)에서 케냐 출신 모나(가명·39·여)를 만났다. 지난해 11월 천신만고 끝에 케냐를 탈출해 한국에 온 모나는 올 2월 말 난민지원센터가 문을 열면서 임시 보금자리를 틀었다. 인터뷰 내내 엄마 품에 안긴 딸 자밀라(가명·1)는 칭얼거렸다. 자밀라는 케냐에서 성폭행당한 모나가 지난 1월 한국에서 낳은 아이다. 모나는 딸을 토닥거리며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평범한 주부에서 인권운동 활동가로, 그리고 1만여㎞ 떨어진 낯선 땅에서 난민신청자가 되기까지 8년을 모나의 시점으로 재구성했다. 제 이름은 모나입니다. 2010년 4월 남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전까지 케냐에서 딸 레아(가명·15)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았습니다. 평온하던 제 삶이 헝클어진 건 2007~2008년 케냐에서는 벌어졌던 피바람이 부는 선거전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문기키’(Mungiki)라는 키쿠유 부족 무장단체가 키쿠유 출신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경쟁 후보인 라일라 오딩가를 지지하는 세력을 학살하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남편은 몇 주씩 집을 비우곤 했고, 돌아오면 늘 불안해 보였습니다. 마치 범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이상하게 행동했어요. 남편이 문기키 소속이고, 학살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안 것은 훨씬 뒤였습니다. 2010년 1월 남편은 제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문기키를 탈퇴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 남편 동료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남편도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다고 했어요. 그해 4월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문기키와 키쿠유 부족의 지도자인 우후루 케냐타에 맞서 증언을 하려고 준비하던 남편은 어느 날 사라졌고, 그 뒤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후 여성 인권운동 단체에 가입했습니다. 케냐타와 문기키 조직에 반대하며 사라진 남편을 찾고자 뛰어다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케냐타는 선거에서 50.07%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두달 뒤인 5월 말, 오후 6시쯤 인권운동 단체의 회의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에 검은 차 한 대가 따라붙더군요. 괴한 세 명이 저를 납치해 나이로비(케냐의 수도)의 어느 건물 지하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들은 저를 고문하며 케냐타 대통령과 관련, ICC에 어떤 정보를 넘겼는지 캐물었습니다. 저는 물론, 당시 탄자니아에서 공부하고 있던 딸을 죽이겠다고 협박했어요. 1분, 1초가 악몽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감금한 지 6개월 만에 저를 풀어주더군요. 하지만 고문과 성적 학대로 원치 않는 임신까지 하게 됐습니다. 제 몸과 영혼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그들은 “널 제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살고 싶으면 당장 케냐를 떠나라”며 중국인 부부를 소개해 줬어요. 중국인 부부는 자밀라가 태어나면 입양하겠다고 하더군요. 칠흑 같은 밤, 저는 큰딸에게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한 채 중국인 부부를 따라 중국행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어요. 그들을 믿을 수가 없었어요. 태어날 아이와 저를 어디론가 팔아버릴 것 같아 두려웠지만, 돈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따라갈 수밖에 없었어요. 불행 중 다행으로 제가 탄 비행기는 한국을 거쳐 가는 비행기였습니다.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잠시 착륙했을 때 저는 공항출입국으로 달려가 간절히 도움을 청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출입국 직원들의 도움으로 한국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곳 센터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케냐에 남은 딸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큰 딸 레아는 제가 납치된 동안 탄자니아의 기숙학교 학비를 내지 못해 다시 케냐로 쫓겨왔다는 얘기를 전해들었습니다. 어렵고 숨기고 싶은 이야기지만, 한국인 여러분들에게 알리는 이유는 케냐에 있는 딸을 되찾고 싶기 때문입니다. 케냐에는 레아를 보호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레아는 지금 문기키 사람들의 감시 속에서 성기 일부를 절제하는 할례나 결혼을 강요받고 있어요. 저한테 일어난 끔찍한 불행이 레아한테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습니다. 하루 빨리 안전한 한국에서 딸을 만나게 해달라고 매일 밤 기도합니다. 불쌍한 제 딸 레아가 그곳에서 저처럼 되지 않도록 늦기 전에 도와주세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1만3000원으로 차린 음원유통사 “세상 빛 못 본 솔직한 이야기 전달”

    1만3000원으로 차린 음원유통사 “세상 빛 못 본 솔직한 이야기 전달”

    “음악을 통해 누구든지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잊힐 수도 있었을 솔직한 이야기들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최근 디지털 음원 유통사인 ‘라디오 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한 한양대 도시공학과 3학년생 신용기(23)씨는 15일 “디지털 시대에 아직도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진 이들을 위한 사업”이라고 회사를 소개했다. 사업의 출발점은 지난 3월 학교에서 수강한 ‘테크노경영학’ 수업이었다. 담당 교수는 이공계 학생들의 창업가 정신을 기를 목적으로 단돈 5만원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고안하도록 했다. 신씨가 같은 수업을 듣던 학생 4명과 떠올린 아이템은 음원 유통사였다. 사람들이 자작곡을 음원으로 만들어 오면 음원서비스업체에 유통해 주는 사업으로, 지금껏 지출한 비용은 1만 3000원이 전부다. 이달 초 신씨는 사업자등록을 한 것은 물론 음원서비스업체 KT뮤직과 계약했다. 그는 “잘 다듬어진 기계음과 매끈한 목소리가 대세인 요즘 조금 거칠더라도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로 만들어진 음악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황금연휴 꽉 막힌 고속도로…8일부터 무더위 식히는 비

    현충일이자 연휴의 시작인 6일, 서울을 비롯한 내륙 곳곳의 수은주가 30도 안팎으로 치솟은 가운데 나들이 차량이 몰리면서 전국 고속도로 곳곳에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은 모두 23만대로 집계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총 44만대가 서울 밖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낮 12시 정체 현상이 정점에 달하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7시간 40분, 대구 6시간 40분, 광주 6시간 40분, 강릉 5시간, 대전 5시간 등 평소보다 2~3시간 이상 걸렸다. 이날 춘천 31.0도, 동두천 30.7도, 철원 30.6도, 서울·원주 30.4도, 파주·양평 30.1도, 천안 29.0도, 수원 28.6도, 대전 28.4도, 전주 28.0도 등 전국 대부분의 낮 기온이 전날보다 4~8도가량 오르면서 주춤했던 초여름 더위가 다시 나타났다. 8일까지 평년보다 1~3도가량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기압골의 영향으로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북부는 8일 아침에, 강원 산간은 이날 오후부터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9일에는 서울·경기·강원·충청지역에, 10일에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선릉역 절연장치 폭발… 500명 20분 갇혀

    선릉역 절연장치 폭발… 500명 20분 갇혀

    최근 지하철 사고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5일 오전 6시 34분쯤 서울 지하철 분당선 선릉역으로 들어오던 신수원행 전동차가 지붕 위 전기절연장치(애자)가 터지면서 출근길 승객 수백명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 승객은 “선릉역에 이르자 전철 내부가 소등되더니 문이 열리고 연기가 새어 나왔다”면서 “4~5분 정차하는 동안 승객이 우왕좌왕했지만 안내방송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전기공급 시스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열차 운행을 재개시켰지만 이 사실을 몰랐던 세 번째 후속 열차가 오전 7시쯤 선로에 애자 파편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멈춰 서면서 다시 운행이 중단됐다. 코레일은 곧바로 현장을 수습해 오전 7시 19분부터 운행을 재개했지만 출근길 승객 500여명이 20분 가까이 객차에 갇혀 불안에 떨었다. 코레일 관계자는 “해당 차량에 일시적으로 과전압이 발생했거나 외부 충격에 의해 애자가 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국토교통부와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한미군 대체 왜 이러나…이번엔 술 취해 택시 훔쳐

    한동안 잠잠하던 주한미군의 범죄가 잇달아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남 K16 비행장에 근무 중인 주한미군 C(24) 병장을 붙잡아 차량 절도 등의 혐의로 미군 헌병대에 넘겼다고 2일 밝혔다. 만취한 C 병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1시 37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폭스바겐 매장 앞에서 택시기사 여모(55)씨가 편의점에 들른 틈을 타 택시를 훔쳐 타고 달아났다. C 병장은 오전 2시쯤 강남대로 논현역사거리에서 정차 중이던 승용차를 추돌한 뒤 택시를 버리고 골목으로 도주했지만, 경찰과 몸싸움 끝에 붙잡혔다. 앞서 같은 날 오전 11시 30분쯤 미2사단 경기 동두천 캠프 케이시 소속 M(25) 준하사관 등 3명이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에서 술에 취해 한 여직원(25)의 몸을 쓰다듬는 등 성추행을 하다 이를 말리는 남자 직원 3명을 폭행해 경찰에 붙잡혔다. 용인동부경찰서는 3일 이들을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안전불감 대한민국…안전출구 찾아라] 피난용 승강기가 없다…불안한 고층

    [안전불감 대한민국…안전출구 찾아라] 피난용 승강기가 없다…불안한 고층

    서울의 30층 이상 고층건물은 화재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는 제연설비를 갖춘 피난용 승강기조차 없는 곳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2년 신축 고층건물에 피난용 승강기를 1대 이상 설치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지만, 지금껏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자칫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의 고층건물(30층 또는 120m 이상)은 초고층건물(50층 또는 200m 이상) 16동을 포함해 모두 327동이다. 특히 초고층건물 가운데 피난용 승강기가 설치된 곳은 2010년 건축 허가를 받은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지상 50층·지하 6층)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 전경련 회관에 설치된 37대의 승강기 가운데 피난용은 2대가 전부다. 공사 중인 건물로 범위를 넓혀도 송파구 제2롯데월드(지상 123층·지하 5층)에 피난용 승강기 19대가 설치되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축 고층건물은 건축 허가를 받기 위한 최소 충족 요건인 1대만 설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준고층건물(30~49층) 중 공동주택은 유동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빠른 대피를 위해 피난층에서 1층까지 한 번에 이동해야 하지만 현재는 각 층마다 멈추도록 돼 있는 등 운영 체계도 허술하다. 일반 승강기는 연기와 유독가스의 이동통로로 작용하는 탓에 화재가 발생하면 모두 멈추게 돼 있지만 피난용 승강기는 화재를 비롯한 재난 시 신속한 대피를 위해 존재한다. 미국에서는 2001년 9·11테러 이후 피난용 승강기를 도입했다. 정부도 2010년 부산 해운대의 38층 오피스텔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이후 고층건물에 대한 방재 체제를 강화했다. 국토교통부는 2012년 1월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고 30층 이상 고층건물에 피난용 승강기를 1대 이상 두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2년여가 흐른 지금까지 피난용 승강기 기준조차 마련하지 못한 채 건물 규모에 상관없이 1대 이상 두기만 하면 되는 등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 63빌딩 등 초고층건물들이 밀집한 서울시는 앞서 2009년 초고층건축물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국내 최초로 피난용 승강기를 설치하도록 규정했지만 기존 건물에 대한 소급 적용은 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피난용 승강기를 설치하는 데 비용 부담이 있고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의견 탓에 강행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 “해외 사례 등을 검토해 기준을 손질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고층건물 재난 대비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병희 VT코리아(승강기 컨설팅업체) 대표는 “건축 설계 단계부터 화재 대피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방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송파 버스 사고는 졸음운전이 원인”

    지난 3월 3명의 사망자와 16명의 부상자를 낸 서울 송파구 시내버스 추돌 사고에 대해 경찰이 운전자의 졸음운전과 부주의가 원인이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0일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교통안전공단, 도로교통공단 등 4개 기관이 8차에 걸쳐 차량 조사와 분석을 한 결과 급발진 등의 차체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차량에서 회수한 ECU(엔진제어장치), TCU(기어변속장치), 가속페달, 브레이크 장치 등을 같은 기종의 차량에 장착해 검증한 결과 모두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블랙박스 영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운전자 염모(60)씨가 사고 당일 오후 3차례에 걸쳐 버스를 운전하면서 졸음 횟수는 많이 증가하고 리타더(보조제동장치), 사이드브레이크 등 보조제동장치의 사용 횟수는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제2 세월호 막으려면 시민들 능동적 참여 필수”

    “제2 세월호 막으려면 시민들 능동적 참여 필수”

    지난해부터 ‘폭력 없는 우리학교’ ‘공기업 데이터’ 등 사회적 이슈와 관련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해 온 이영환(56)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와 학생들이 29일 집단지성을 활용해 사회적 비리를 고발하는 앱을 만들어 무료 보급에 나섰다. 이 교수와 제자들은 공익을 위한 앱을 개발·배포하기 위해 이날 ‘시민의 코딩’이라는 단체를 출범시키고, 첫 작품으로 ‘가만히 있으라…고?’라는 제목의 비리 고발 앱을 내놓았다. 이 교수는 “비리와 부실의 결과로 빚어진 세월호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아 앱의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인도 시민들이 사회에 만연한 뇌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뇌물 폭로 사이트(‘I Paid A Bribe.com’)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앱을 만들었다. 시민들이 비리나 부정부패 등을 제보하면 관리자가 제보자의 신상정보를 제외한 내용을 앱에 올려 제보자 대신 당국에 고발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 교수는 “집단지성을 활용하는 앱인 만큼 사용자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필수”라면서 이날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앱 발표회와 함께 시민 참여모임을 열었다. 이 교수는 “대의 민주주의가 첨단 기술에 의해 다시 참여 민주주의 형태로 바뀌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운영하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자고 나면 방화·화재 ‘불안한 한국’

    자고 나면 방화·화재 ‘불안한 한국’

    28일 새벽 20여명이 사망한 전남 장성 효실천사랑나눔병원 화재를 시작으로 지하철 방화와 대형마트·고층 빌딩 주차장 화재까지 잇따르면서 시민 불안이 고조됐다. 이날 오전 10시 52분쯤 서울 강남구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 막 진입하려던 오금 방면 전동차 객실에서 70대 남성이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승객 370여명이 대피했다. 신속한 대피와 진화 덕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192명의 목숨을 앗아 갔던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가 되풀이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었다. 범인 조모(71)씨는 화재 발생 50여분 만에 인근 병원 응급실에서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찰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조씨는 3호선 열차 4번째 객차에서 미리 준비한 시너 11병 중 5병의 뚜껑을 열고 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당시 객차에는 50여명, 전동차 전체에는 370여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불은 6분 만인 오전 11시 역무원들에 의해 진화됐다. 앞서 오전 9시 6분쯤에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홈플러스 동대문점의 지상 주차장에 있던 쏘렌토 승용차 엔진에서 불이 나 27분 만에 꺼졌다. 쏘렌토 승용차가 완전히 불에 타고 옆에 주차돼 있던 카렌스 차량이 그을렸으나 불이 다른 곳으로 옮겨 붙지는 않았다. 매장은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한 상태였으며 지하 1층과 2층에는 40여명, 지상 1, 2층에는 50여명이 있었지만 9시 20분쯤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도곡역 전동차 방화] “재판 불만… 억울해서 불 질렀다”

    [도곡역 전동차 방화] “재판 불만… 억울해서 불 질렀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역 3호선 열차에서 발생한 방화 사건은 자칫 끔찍한 인명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방화범 조모(71)씨는 범행을 저지르기 전 사전 답사를 했고 언론 등 사회의 주목을 받으려고 지하철을 방화 대상으로 삼은 ‘확신범’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광주 동구에 거주하는 조씨는 지난 22일 서울에 올라와 강남구 삼성역 등을 돌며 사전 답사를 했다. 범행 3일 전인 26일 밤 광주에서 승용차를 타고 출발해 27일 새벽 서울에 도착했다. 하루 동안 지하철을 타고 답사를 끝낸 조씨는 28일 오전 10시쯤 경기 고양시 원당역에서 3호선을 타고 출발해 도곡역에 이르렀을 때 불을 질렀다. 조씨가 들고 온 가방 2개에는 시너 11병과 부탄가스 4개, 과도 1개가 들어 있었다. 광주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조씨는 14년 전 자신의 업소에 정화조가 역류해 재산 피해를 당한 뒤 건물주를 상대로 10여년간 소송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광주고법에서 자신이 생각한 액수보다 훨씬 적은 배상 판결을 내리자 불만을 품고 분신자살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최근 서울 상왕십리에서 발생한 2호선 열차 추돌 사고를 보고 지하철에서 불을 내면 나의 억울한 상황이 언론에 잘 알려지겠다고 생각해 지하철을 택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시너 뚜껑을 열고 바닥에 흘러나오게 한 뒤 3차례에 걸쳐 방화를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피해자로 가장해 119구급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호송됐다. 하지만 조씨가 자신의 인적 사항을 숨기고 “기자를 불러 달라”는 등의 말을 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구급대원이 112에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이날 화재는 역무원과 시민들의 신속한 대응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조씨가 탑승한 3호선 열차 4번째 칸에는 업무 때문에 이동하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46)씨가 타고 있었다. 권씨는 “불이야” 하는 소리와 함께 옆에서 배낭 2개가 타는 것을 보고 시민들에게 비상벨로 신고해 달라고 외친 뒤 소화기를 꺼내 진화했다. 방화를 시도한 조씨가 불을 끄려 하는 권씨를 방해하며 두 차례나 다시 불을 붙이는 상황이 이어졌다. 같은 객차에 타고 있던 승객 대부분이 옆 차로 대피했지만 몇몇 승객들은 끝까지 권씨를 도왔다. 열차가 승강장에 들어서자 대기하고 있던 역무원들이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완전히 진화할 수 있었다. 권씨는 “초기 진압만 잘하면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해 불을 끄는 데만 집중했다”면서 “할 일을 했을 뿐이고 시민들이 함께 뜻을 모아 도와준 덕분에 불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소방점검 위탁 ‘경고등’

    소방점검 위탁 ‘경고등’

    지난 26일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고양시 버스종합터미널 화재와 관련, 건물주가 민간 소방관리업체에 위탁·실시하는 소방점검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건물주가 소방안전 설비에 대해 민간업체로부터 확인 점검을 받고, 보고서만 관할 소방서에 제출하는 방식인 탓에 관리가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7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스프링클러(살수기) 설비를 갖춘 연면적 5000㎡ 이상의 건물로 매년 종합정밀점검을 자체 실시해야 하는 곳은 2013년 현재 11만 6124곳에 이른다. 하지만 건물주가 민간업체를 통해 자율적으로 점검하는 데다 전문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대부분 당국의 관리·감독에서 벗어난 실정이다. 실제 경기도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소방관리업체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점검이 완료된 것으로 보고받은 소방설비의 상당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감사 기간을 연장했다. 도 관계자는 “1주일 동안 소방관리업체가 점검을 완료한 소방점검대상물 75개소를 확인한 결과 스프링클러, 화재감지시스템 등 기본적인 경보시스템조차 작동하지 않은 곳이 11곳이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2년 2월 소방인력 부족 문제와 민관 유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지금껏 소방 당국이 하던 소방조사를 화재 발생 우려가 높거나 최근 발생한 대형 화재와 유사한 대상만을 선별해 소방특별조사를 하는 대신, 나머지는 관리업자나 소방안전관리자를 통해 자체 점검하도록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부의 조치가 관리 부실만 키워 놓았다고 지적한다. 정기성 원광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건물주가 관리업체를 선정하기 때문에 관리업체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 “건물주가 단가가 싼 업체를 찾다 보니 형식적으로 점검하거나 문제가 있더라도 입을 맞추고 넘어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특별조사로 바뀐 뒤로는 20~30년간 소방 당국의 점검을 받지 않는 건물도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인력 규모로 모든 건물을 직접 점검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소방 당국의 입장이다. 방재청 관계자는 “한 건물을 제대로 점검하려면 2명의 소방시설관리사가 한 달을 점검해야 한다”면서 “전문성을 담보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공하성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자체 점검을 유지하되 소방특별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건물주와 관리업체, 소방 당국 간에 교차 점검하도록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법원 “제왕절개 늦어 태아 뇌손상… 의료진 3억여원 배상해야”

    제왕절개 수술이 늦어 태아가 뇌손상을 입었다면 의료진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13부(부장 양사연)는 A(4)군과 A군 부모가 산부인과 병원 운영자와 의료진 등 4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총 3억 2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2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군의 어머니 B씨는 2010년 6월 24일 오후 4시 28분 서울의 한 산부인과에서 유도분만을 하려다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떨어져 제왕절개로 A군을 낳았다. A군은 출생 직전인 오후 4시 10분쯤 심장박동 수가 분당 60~70회로 약 8시간 전인 오전 8시 5분쯤(100~105회)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A군은 출생 직후 울음이 약했고 청색증을 보였다. 자궁 내에서 본 변()이 피부와 탯줄에 착색되는 태변 착색 현상도 나타났다. 현재 A군은 저산소성 뇌손상과 경련 및 뇌수두증 등으로 거동할 수 없는 중증장애 상태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태아의 심장박동 수가 이상을 보인 오전 8시 4분에서 8시간가량 흐른 오후 4시 10분쯤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태아곤란증(자궁 내에서 저산소 등으로 태아의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긴 증세)을 고려한 제왕절개술을 결정해 저산소성 뇌손상을 악화시켰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일반적으로 태아 심장박동 자료만으로는 태아곤란증을 진단하기 어렵고 자궁 내에서 태아가 비정상이었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의료진의 책임을 40%만 인정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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