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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자식 두고 떠났던 6·25 참전용사, 70여년 만에 가족 품으로

    어린 자식 두고 떠났던 6·25 참전용사, 70여년 만에 가족 품으로

    어린 자식들을 남겨두고 조국 수호를 위해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호국영웅 두 명의 신원이 70여 년 만에 확인됐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5년과 2011년 강원도 춘천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안병오 일병과 안희문 하사로 확인했다”면서 “서울 서대문구와 경기 부천에 있는 유가족 자택에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고 13일 밝혔다. 이로써 2000년 4월 유해발굴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총 244명이 됐다. 1922년 3월 경기도 광주 출생의 안 일병은 29살의 늦은 나이에 조국을 수호하겠다는 일념으로 아내와 세 아이를 남겨둔 채 1951년 1월 31일에 입대했다. 국군 제5사단에 배치된 안 일병은 1951년 5월 16~18일 소양강 방어선을 구축해 중공군의 공세를 저지했던 ‘어론리 전투’에 참전했다가 입대 반년도 안 된 시점에서 전사했다. 고인의 유해는 2005년 4월 강원 춘천시 만천리 일대에서 발굴됐다. 아버지가 입대했을 당시 1살이었던 안난순(74)씨는 2009년 시료를 채취했으나 당시 기술로는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후 2019년 한 번 더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고 지난 3월 과거 발굴 유해 유전자를 재분석하는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부녀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1926년 2월 경북 문경 출생의 안 하사는 결혼 후 농사를 지으며 생업을 이어가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뱃속의 아들을 남겨둔 채 자진 입대했다. 이후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춘천 내평리 지역에서 방어선 구축 중에 적을 저지하다 입대 한 달 만인 1950년 12월 26일 전사했다. 국유단은 2011년 5월 강원 춘천시 북산면 내평리 일대에서 전문 발굴 병력과 함께 유해발굴을 하던 중 개인호 안에 누운 채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인의 유해를 발굴했다. 국유단은 안 하사의 병적자료에서 경북 문경이 본적지임을 파악한 뒤 고인의 친조카 안도현(77)씨와 증손자 안태일(45)씨를 찾아 유전자 시료 채취 및 정밀 분석을 거쳐 가족 관계임을 확인했다. 안난순씨는 “젊은 나이에 혼자 3남매 키우느라 고생만 하신 엄마가 살아계셨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버지 유해를 찾았으니 현충원에 엄마 유해와 합장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도현씨는 “전쟁터에서 돌아가신 삼촌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좋지 않았다. 국립묘지에 꼭 안장해드리고 싶다”는 소회를 밝혔다. 6·25전쟁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에는 전사자 친·외가 포함 8촌까지 참여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될 경우 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유전자 시료 채취 등 관련 문의는 국유단 대표전화(☎1577-5625)나 홈페이지(https://www.withcountry.mil.kr/mbshome/mbs/withcountry/)를 통해서 할 수 있다.
  • ‘K-뷰티·푸드’ 이어갈 유망 벤처 60개 선정, 민간기업이 지원

    ‘K-뷰티·푸드’ 이어갈 유망 벤처 60개 선정, 민간기업이 지원

    ‘K-뷰티·푸드’ 붐을 이어갈 우수 중소벤처기업이 선발됐다. 선정 기업은 해외 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이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3일 서울 종로 본태더팔라스131에서 열린 ‘K-뷰티·푸드 우수 중소벤처기업 시상식’에서 글로벌 진출 유망 중소벤처 60개 기업을 시상했다. 시상식은 아마존 글로벌셀링 코리아·코스맥스·한국콜마·올리브영·신세계디에프·이마트 등이 참여했다. 중기부는 7월 ‘K-뷰티 중소·벤처기업 국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로 아마존·한국콜마·코스맥스와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 올리브영과 K-슈퍼루키 위드 영, ‘중소벤처기업 글로벌화 대책’으로 K-뷰티·푸드기업을 육성하는 K-전략 품목 어워즈를 신세계디에프·이마트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K-뷰티 크리에이터 챌린지는 수출 100만 달러 미만 기업 중 미국 내 K-뷰티를 선도할 유망기업 10곳, K-슈퍼루키 위드 영은 20개, K-전략 품목 어워즈에서는 30개를 각각 선정했다. 챌린지 수출 유망제품 트랙에 선정된 A사 대표는 “K-뷰티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높은 시점에 수출 초보 기업이 글로벌화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선정기업에는 프로그램별로 중기부와 민간 협력기업이 다양한 수출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코스맥스·한국콜마는 신제품 아이디어 트랙 기업의 시제품·초도 물량을 제조 공급하고, 올리브영은 글로벌 진출 전략 컨설팅과 관광형 매장 내 별도 판매 공간 구성·입점, 바이어 면담 등을 지원키로 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면세점 내 팝업스토어 운영 및 전략 컨설팅을, 이마트는 매장 내 팝업스토어 운영 및 해외 매장·유통망을 연계해 수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화장품의 올해 10월 기준 수출액이 55억 달러로 지난해 수출실적(53억 달러)을 넘어섰다”며 “뷰티와 푸드를 비롯해 민관이 힘을 모아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김어준 “‘한동훈 사살하고 북한 소행 발표’하려 했다는 제보 받아” (영상)

    김어준 “‘한동훈 사살하고 북한 소행 발표’하려 했다는 제보 받아” (영상)

    방송인 김어준씨가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군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사살하고 이를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려 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13일 주장했다. 김씨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실관계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라는 전제 하에 말씀드린다는 점을 감안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병주 밝힌 ‘HID’ 가동, 내가 제보한 것”김씨는 “계엄 당일 처음 받은 제보는 나에게 ‘체포조’가 아닌 ‘암살조’가 가동된다는 것이었다”라면서 “즉시 피신해 만약 계엄이 해제되지 않는다면 내게 남은 시간이 몇 시간인지 가늠하고 남아있는 시간 동안 할 일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이같은 주장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계엄 당일 국군정보사령부 예하 특수부대(HID)가 체포조로 가동됐다는 사실이 이후 언론 보도로 알려졌는데, 이와 착각한 게 아니냐”고 묻자, 김씨는 “그런 의혹 제기가 가능할 수 있겠는데, HID가 가동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린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보한 게 바로 나”라고 밝혔다. 김씨는 “김 의원은 내 제보를 받고 난 뒤 ‘그럴 리가 없다’는 반응이었다”라면서 “서너 시간 뒤 (나에게) 사실이라고 알려줬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암살조가 한 대표를 사살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하려 했으며, 미국을 도발해 북한의 폭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내용의 제보를 공개했다. 김씨는 “▲체포돼 이송되는 한동훈을 사살한다 ▲조국(전 조국혁신당 대표)·양정철(전 민주연구원장)· 김어준이 체포돼 호송되는 부대를 습격해 구출하는 시늉을 하다 도주한다 ▲특정 장소에 북한 군복을 매립한다 ▲일정 시점 후에 군복을 발견하고 북한의 소행으로 발표한다”라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씨는 “한 대표는 북한의 소행으로 (몰고 가기) 용이한 여당 대표”라면서 “조 전 대표와 양 전 원장, 나를 호송하는 부대에 최대한 피해를 줘서 ‘북한이 종북 세력을 구출하는 시도를 했다’고 발표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군이 조 전 대표와 양 전 원장, 자신 역시 사살하려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 사살 뒤 ‘북한 소행’ 발표한다는 계획”김씨는 이어 “미군 몇명을 사살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 폭격을 유도한다”, “북한산 무인기에 북한산 무기를 탑재해 사용한다”는 제보를 받았으며 생화학 테러에 대한 제보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워낙 황당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면서 해당 제보를 국내에 대사관이 있는 ‘우방국’으로부터 받았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충분히 그럴 계획을 했을 만한 집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병주 의원실은 “김씨가 언급한 제보와 관련해 의원실에도 여러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실은 “일부 제보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공개 질의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서 “또 다른 제보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방지를 위해 긴급수사를 요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딸이 아버지 시각으로 그려낸 ‘삶과 죽음’ 향한 찬사

    딸이 아버지 시각으로 그려낸 ‘삶과 죽음’ 향한 찬사

    1964년 콩고 반군 인질극 사건 바탕외교관이었던 부친 시점으로 서술 “그들이 날 처형대로 끌고 간다. 시간이 엿가락처럼 늘어나고, 매초가 앞선 초보다 한 세기는 더 오래 지속된다. 내 나이 스물여덟이다.” 소설 ‘첫 번째 피’의 첫 문장이다. 한 편의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하다. 콩고 반군의 총구 앞에 선 파릇한 청년은 벨기에의 외교관 파트리크 노통브다. 1500명이나 되는 인질과 자신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그는 결국 죽음 앞에 서게 됐다. 자신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십수정의 총구가 겨눠지자 지나온 삶의 풍경들이 반추되기 시작했다. 파트리크는 “불손한 기쁨”이란 아이러니 속에서 태어났다. 이른바 유복자, 그러니까 아버지의 죽음과 맞바꾸듯 태어났기 때문이다. 그의 기억 속에 가장 괴이하고 강렬했던 시기는 자신처럼 스물다섯 나이에 군인으로 죽음을 맞은 아버지가 자란 곳, 바로 노통브 가문 소유의 퐁두아성에서 보낸 유년 시절이다. 가장 나이 많은 이가 가장 많은 음식을 차지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먹을 것을 두고 사냥개처럼 싸워야 하는 “괴팍하고 기이한 다윈주의 속”에서 그는 살아남는 법을 배워야 했다. 그리고 다시 현재. 평생 말수가 적었던 그가 이번엔 ‘말’이 무기인 외교관으로 부임해 반군에게 끊임없이 ‘말’을 반복하며 참극을 막아야만 하는 아이러니와, “반군들의 모진 학대에서 제외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이 (반군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착각하는 마조히즘의 쾌감”을 느낀다는 아이러니에 직면하고 있다. 그중 가장 강렬한 아이러니는 총구 앞에서 “삶을 향한 애정이 팽창”한다는 것이다. 책은 2021년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르노도상’을 받았다. 20세기 최대 인질극이라 불리는 ‘1964년 콩고 반군 인질극’ 실화가 모태다. 벨기에 태생인 저자가 ‘아버지가 되어’, 그러니까 1인칭 관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시트콤 같은 기묘한 에피소드와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서른 권이 넘는 저자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벨기에는 19세기 후반부터 1960년까지 콩고를 식민 지배했다. 벨기에 국왕 레오폴드 2세 재위 시절엔 1000만명으로 추정되는 콩고 국민이 국왕 소유의 고무 농장에서 노역에 시달리다 숨졌다. 콩고가 저지른 인질 사건은 결코 옹호해선 안 되는 만행이다. 다만 인질 사건 이전에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이 아프리카 식민지에 저지른 악독한 만행 중 하나로 꼽히는 벨기에의 식민 지배가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알아 두면 좋을 듯하다.
  • 하윤수 부산교육감 벌금형… 당선무효 확정

    하윤수 부산교육감 벌금형… 당선무효 확정

    2022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포럼을 설립해 선거사무소처럼 운영하는 등 관련 법을 어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윤수 부산교육감에게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하 교육감은 직을 즉시 상실했고 국민 세금으로 지원받은 10억원 넘는 선거비용도 반납해야 한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2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 교육감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교육자치법 49조는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을 준용하고 있어 당선된 선거와 관련한 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곧바로 교육감 지위를 잃게 된다. 하 교육감은 2021년 선거 유사 기관인 포럼 ‘교육의 힘’을 만들어 대규모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부산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선거 공보 학력에 졸업 당시가 아닌 현 시점 기준으로 변경된 교명을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지난 2022년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혐의를 부인했으나 1심과 2심에서 전부 유죄로 인정됐고, 이날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포럼 ‘교육의 힘’은 하 교육감을 선거에 당선시키고자 한, 선거운동 목적 기관으로 인정된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하 교육감의 학력 허위 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서도 공직선거법상 학교명 게재 방식을 엄격하게 정하고 있고 예외가 인정된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당선무효형 확정 고지를 받은 당선자는 30일 이내에 선관위에 국고로 지원받은 선거비용을 납부해야 한다.
  • ‘벚꽃, 장미, 폭염’ 대선 시나리오 셋… 이젠 시간과의 싸움이다

    ‘벚꽃, 장미, 폭염’ 대선 시나리오 셋… 이젠 시간과의 싸움이다

    2달여 내 선고 땐 4월 ‘벚꽃 대선’헌재, 盧 탄핵 땐 63일 만에 결론이재명 사법리스크 속 野 기대감현실적인 5~6월 ‘장미 대선’재판관 2인 퇴임 전 선고 가능성 커‘선고까지 92일’ 朴 탄핵과 유사할 듯최장 180일 땐 7~8월 ‘폭염 대선’심리 지연 땐 권한대행 임명권 논란시간 절실한 與 “尹, 오래 다퉈주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2차 표결을 앞두고 여당 내부에서 이탈표가 속출하면서 탄핵안 가결이 확실시된다.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헌법재판소 심리 절차를 거쳐 만약 인용된다면 애초 2027년 3월 3일로 예정됐던 대선이 내년 중 치러지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헌재 결정 시기에 따라 4월 ‘벚꽃 대선’, 5~6월 ‘장미 대선’, 7~8월 ‘폭염 대선’ 가능성이 거론된다. 14일 오후 5시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즉시 정지되고 헌재는 탄핵 심판을 개시한다. 헌재법 제38조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을 넘겨받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인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180일 이내’는 강제성이 없는 훈시 규정이라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지금껏 헌재는 이 기간을 준수해 왔고 국정 혼란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비교적 빠르게 결론을 내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2016년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2017년 3월 10일 파면이 결정되기까지 92일이 소요됐다. 이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사건은 2004년 3월 12일 국회 탄핵안 의결부터 2004년 5월 14일 헌재에서 최종 기각되기까지 63일이 걸렸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하면 대통령은 파면되고 결정 선고 이튿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현재 가장 빠른 시나리오는 4월 벚꽃 대선으로, 헌재가 노 전 대통령 때처럼 2달여 안에 빠르게 결론을 내는 경우다. 공직선거법 위반 최종심 결과가 이르면 상반기에 나올 수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서는 반가운 안이지만 여당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경우다. 현실적으로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4월 18일까지 탄핵 여부가 결정되고 5~6월 ‘장미 대선’을 치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윤 대통령의 2차 탄핵안이 14일 가결된다면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및 이후 대선과 비슷하게 시간표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헌재는 2017년 1월 3일부터 탄핵심판 변론을 진행해 3월 10일 탄핵 인용을 결정했다. 이후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5월 9일 진행됐다. 만약 문·이 재판관 임기가 종료되는 4월까지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심리 자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임 재판관을 임명하고 다시 사건을 검토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대선이 더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변수도 있다. 두 재판관이 대통령 임명 몫이었던 만큼 후임 재판관도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 직무정지 상태인 윤 대통령을 대신해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를 임명할 수 있느냐를 두고는 법적 논란이 있다. 대행의 직무 범위는 ‘현상 유지’에 국한된다는 해석이 많은 탓이다. 후임 재판관 임명에 윤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다면 헌재의 결정 자체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헌재가 심리 최장 기간인 6개월을 꽉 채운 뒤에 탄핵 인용 결정을 내놓을 경우에는 7~8월 ‘폭염 대선’이 예상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대통령실에서 탄핵 심판 최대 기한인 180일을 다 채우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때쯤이면 이 대표의 선거법 사건의 상고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위증교사의 항소심, 또 대북송금 의혹 등 다른 사건 결과도 줄줄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으로서는 탄핵이 인용돼도 ‘시간 벌기’가 절실한 이유다. 여야가 원하는 대선 시기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서울신문에 “여당으로서는 이 대표 선고 결과를 다 보고 나서 상반기 이후에 대선을 하는 안을 선호한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내란죄냐 통치행위냐를 오래 다퉈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내란 상황이 워낙 명확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보다도 헌재의 인용이 빨리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회는 탄핵안 가결과 대통령 직무 정지 이후 상황 준비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에 속도를 높이면서 ‘6인 체제’를 이달 말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정계선(사법연수원 27기) 서울서부지법원장·마은혁(29기)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를, 국민의힘은 조한창(18기) 변호사를 각각 추천했다. 민주당은 오는 23일 전후로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개최한 뒤 이달 안에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대선 시기에 따라서 현직 지자체장으로 있는 여야 잠룡 오세훈 서울시장·홍준표 대구시장·김동연 경기지사 등은 사퇴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선 출마로 보궐선거 없이 직무대행에게 시정·도정을 맡기는 데 대한 비판은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법상 대통령 궐위에 따른 선거는 보궐선거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들은 선거일 30일 전에만 현직에서 사퇴하면 대선 출마가 가능하다. 선거일로부터 지자체장 임기 만료일까지 기간이 1년 미만이면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을 수 있다.
  • 불면의 밤… 새벽까지 뉴스 시청… 속보에 화들짝… 국민 66% ‘비상계엄 트라우마’

    불면의 밤… 새벽까지 뉴스 시청… 속보에 화들짝… 국민 66% ‘비상계엄 트라우마’

    “간밤에 무슨 일이 났을까 봐 아침에 뉴스부터 검색해요.” “그날 이후 4시간 이상 잠을 못 자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한 지 12일로 열흘이 됐지만 국민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날 18세 이상 성인 507명을 설문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비상계엄 이후 스트레스 등 트라우마를 겪었다는 응답이 66.2%에 달했다. 이 중 40.0%는 지금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서울신문 통화에서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환자가 실제로 늘었다. 일도 손에 안 잡히고 기분 변화가 심하다는 분이 많다”며 “과거 트라우마를 경험한 분들은 상태가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MZ도 “구직·이직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 불안은 1980년 계엄을 겪었던 중장년과 계엄을 영화로만 접한 MZ세대 가릴 것 없이 찾아오고 있다. 춘천에 사는 허순녀(69)씨는 “비상계엄 선언을 듣고 전쟁이 나는 게 아닌지 심장이 두근거렸다”면서 “무서워서 뉴스를 못 보다가 최근에서야 조금씩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직장인 김현숙(27)씨는 “비상계엄 이후 불안감이 심해 평소 안 보던 뉴스를 새벽까지 챙겨 본다”며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말에 잠도 안 온다. 구직·이직이 더 어려워질까 봐 걱정”이라고 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멀쩡한 나라가 망할 뻔했는데 어떻게 트라우마가 없겠느냐’, ‘밖에서 좀 큰 소리가 나도 깜짝깜짝 놀란다’, ‘속보가 보이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밤사이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봐 새벽 4시가 지나야 안심이 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정신의학과 의사 510명 시국 선언문 전국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510명은 이날 시국 선언문을 내고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선 신속한 안전 확보와 가해자에 대한 응당한 처벌이 중요한데,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은 트라우마를 강화하고 미래에 대한 공포를 증폭시키고 있다”며 “헌법에 근거한 단호한 해법만이 국민과 대한민국을 폭력의 트라우마에서 회복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수영 노원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트라우마가 심하다면 뉴스를 멀리하면서 자주 산책하고, 달력을 자주 보며 과거가 아닌 현재 시점에 있다는 걸 확인해 심리적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또한 부모는 불안이 아이들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과도한 걱정을 내비치지 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尹, 국방장관에 한기호 재지명 시도”…한동훈 “대단히 부적절”

    “尹, 국방장관에 한기호 재지명 시도”…한동훈 “대단히 부적절”

    14일 탄핵 표결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군 통수권 행사 논란이 불거졌다. 12일 SBS는 최병혁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후보직을 고사하자 윤 대통령이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육사 31기) 국민의힘 의원을 후임으로 다시 지명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4선 현역 의원인 한 의원은 3성 장군 출신으로 국회 국방위원장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이 차기 국방부 장관 후보자를 재지명하려 했다는 보도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대단히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주변 인사들에게 밝혔다. 이날 언론 보도를 접한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은 군을 동원해 불법 계엄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지 않으냐”며 “지금 시점에 군 통수권을 행사해 국방부 장관 인사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난 5일 최 후보자를 지명했으나, 최 후보자는 이를 고사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 후보자가 주변 만류 이유 등을 들어 장관직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육군사관학교 출신 예비역 4성 장군으로 전역 후 현재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를 맡고 있다. 육사 41기로 김 전 장관의 세 기수 후배다. 그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 전 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선 캠프에 활동하면서 국방 공약 수립에 관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 관계자는 “최 후보자가 국방장관 후보를 고사하자, 윤 대통령은 한 의원을 다시 장관 후보로 지명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트럼프 “김정은과 잘 지내”…또 한국 패싱 ‘통북봉남’?

    트럼프 “김정은과 잘 지내”…또 한국 패싱 ‘통북봉남’?

    집권 2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우호적 관계를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의 개입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이 더 복잡해졌다면서도, 협상을 통해 우크라이나전을 조기 종식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12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타임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난 합의에 도달하고 싶고 합의에 도달하는 유일한 방법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가자 전쟁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대화하는 중에도 중동에서 일들이 매우 생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난 중동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중동이 러시아-우크라이나보다 복잡하다고 생각하지만 해결하기는 더 쉬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적인 일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그럴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한 시점에 (협상을 위해 마주) 앉을 것이며 난 그게 곧 이뤄지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되면 진행 중인 모든 일에 대해 말해주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난 두 개의 주요 전선을 보고 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가 있고 이게(중동) 있다. 그리고 다른 문제들도 있다. 하지만 봐라. 북한이 개입하면 그건 매우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고 난 김정은을 안다. 난 김정은과 매우 잘 지낸다. 난 아마 그가 제대로 상대한 유일한 사람이다. 생각해보면 난 그가 상대해본 유일한 사람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우 나쁘고 복잡하게 하는 요인들이 많지만 우리는 (협상을 위해 마주) 앉을 것이며 이것(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이 각각 또는 둘 다 끝나거나 어쩌면 동시에 끝나면 우리는 앉을 것이며 나는 내가 얼마나 좋은 일을 했는지 당신에게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했냐’는 질문에 “말해줄 수 없다. 그건 그냥 적절하지 않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행정부의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지원받은 미사일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에 대해 “중대한 확전이고 어리석은 결정이다”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강조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미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또 북미회담 성사 시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 또는 군축관련 의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통북봉남’(通北封南)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은 그동안 북미관계에서 남한을 배제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을 구사해왔다. 이와 맞물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는 미국이 한국을 거치지 않고 북한과 직접 소통하는 ‘통북봉남’이 발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 불안정한 국내 상황이 지속되면 트럼프 2기에서도 미국이 한국을 ‘패싱’하고 북한과 직접 소통하는 일이 잦아질 가능성이 크다. 백선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26일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북한 그리고 통일’이 주최한 ‘미국 대선 이후 미북관계 및 북핵문제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분석하며,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약화하고 향후 한반도 문제에서 영향력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연구위원은 “이번이 두 번째 임기로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트럼프 측은 외교적 성과를 내고자 비교적 타협이 쉬운 핵동결 또는 군축을 협상의제로 받아들일 여지가 상당하다”며 “북한도 핵능력이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됐다고 주장하는 만큼,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과 같은 사안을 추가하며 하노이 회담 때 보다 더 많은 양보를 미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백 연구위원은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대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북한 문제를 활용할 가능성도 다분하다”고 짚었다.
  • 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흔들린 외교 컨트롤타워… 외교부 ‘美 불화설 해명’ 진땀

    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흔들린 외교 컨트롤타워… 외교부 ‘美 불화설 해명’ 진땀

    12·3 비상계엄 사태로 컨트롤타워가 불분명해진 외교 분야에도 극심한 혼돈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정상외교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국의 불확실성이 커져 주변국과의 외교 관계도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특히 외교 당국은 각국으로부터 쏟아지는 현 시국에 대한 문의에 대응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12일 외교부에 따르면 계엄 사태 이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과 8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9일 각각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와 만난 것을 비롯해 미국 측과 각급에서 매우 분주하게 소통을 하고 있다. 열심히 보조를 맞춰 온 조 바이든 정부를 마무리하고 트럼프 2기 출범을 한 달 남짓 앞둔 가장 중요한 시점에 닥친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정부와 곧바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미국 측 불만이 커졌다는 우려도 있었다. 조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고 잘못된 정세 및 상황 판단으로 미국을 미스리드(잘못 이끌고)하고 싶지 않았다”며 계엄 당일 미국과의 연락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이 “골드버그 대사가 ‘윤석열 정부 사람들하고는 상종을 못 하겠다’는 취지로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선 주한미국대사관 측이 직접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혼란이 장기화되면 내년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내년 APEC 의장국으로서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APEC 회원, 대표들도 우리의 APEC 개최에 대한 지지와 기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일부 국가들은 한국이 내전 상황에 처해 있는 것 아니냐며 한국 주재 자국민의 안전을 걱정하기도 하고 한국을 대상으로 한 경제 활동이나 예정됐던 외교일정 등이 계획대로 이뤄질 수 있는지 문의를 지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은 전날에는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도 20분간 통화하며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한일 관계의 기조를 유지하며 연속성 있게 외교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육참총장까지 ★17개 줄줄이 직무정지… 軍지휘부 공백 현실화

    육참총장까지 ★17개 줄줄이 직무정지… 軍지휘부 공백 현실화

    국방부, 박안수 대장 등 7명째 배제장성 숫자 적어 주요보직 돌려막기후임 장관 후보 인사 시기 불투명 “장관도 대리체제, 예측도 힘들어” 국방부가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 대해 12일 직무정지를 내리면서 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군 지휘부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 육군특수전사령부, 국군방첩사령부, 정보사령부 등 주요 부대 지휘관이 줄줄이 직무정지를 당한 데다 차기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아 국가안보가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박 총장에 대해 직무정지를 위한 분리파견을 단행했다.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는 제2작전사령관 육군 대장 고창준을 지정했다”고 알렸다. 계엄 사태가 일어난 지 9일 만의 인사 조치로 직무정지는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방첩사령관, 방첩사 1처장, 방첩사 수사단장, 정보사령관에 이어 7번째다. 진급 예정자까지 합치면 총 17개 별이 이번 사태로 빛이 바래게 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령권을 가진 작전지휘관들은 직무배제가 바로 이뤄졌지만 육군참모총장은 군령권을 가진 직위가 아니다”라며 “수사에 협조하고 국회에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게 있고 지금 시점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사 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직접 연관된 관계자는 물론 이들의 자리를 채우기 위한 직무대리 인사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군 인사에도 큰 여파가 미치고 있다. 이날 고창준 2작전사령관이 긴급히 육군참모총장 직무대리로 지정되면서 김봉수 육군교육사령관(중장)이 2작전사령관 직무대리를 맡았고 교육사령관 자리는 내부에서 조정했다. 급한 대로 돌려막기가 이뤄지는 상황인데 장성들의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급에 맞게 보직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방첩사의 경우도 사령관 계급이 중장이지만 현재는 소장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여기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현재는 김선호 차관이 대행 중이다. 김 전 장관 후임으로 예비역 육군 대장 최병혁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후속 인사가 언제 이뤄질지 가닥조차 잡히지 않고 있다. 군 내부에서는 이 시기쯤 나와야 하는 대령급 인사 등 추가 인사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장성 인사는 지난달 25일 이뤄졌지만 이후 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군의 모든 시계가 사실상 멈췄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대통령이 당장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장관조차 직무 대리인 상황이라 내부에서는 인사가 연말까지도 어려울 것이란 이야기가 있다. 현 상태로 인사를 낼지, 대통령 거취가 결정된 이후 이뤄질지, 아예 내년으로 미뤄질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면서 “다만 법적으로는 직무대리여도 인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 [르포]불경기에 계엄·탄핵까지…‘연말 실종’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들

    [르포]불경기에 계엄·탄핵까지…‘연말 실종’ 직격탄 맞은 자영업자들

    “안 그래도 경기 나쁜데 나라 꼴도 개판이고…연말 장사 망쳤어예.” 12일 낮 대구 수성구 범어동 수성구청 인근 먹자골목. 여느 때 같으면 들뜬 연말 분위기에 북적였을 골목이지만, 적막감이 흘렀다.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던 한 식당은 되려 손님을 찾기 힘들 정도로 썰렁했다. 이곳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김모(52)씨는 “아무래도 관공서 주변에 자리 잡은 상권이다 보니, 계엄이니 탄핵이니 하는 정치적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며 고 말했다. 점심때마다 대기 손님이 줄지어 서 있던 유명 식당은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 식당 업주는 “비상계엄 사태 이튿날부터 매출이 반토막 났다”며 “당장 공무원들이 식사를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내수 부진 지속에 허덕이던 자영업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이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울상을 짓고 있다. 공직사회부터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을 자제하면서 연말 분위기가 실종되면서다. 동대구역 인근에서 요리주점을 운영하는 홍성혁(31)씨는 “아무래도 나라가 혼란스럽다 보니 확실히 연말 분위기가 안 나는 것 같다”면서 “예년보다 매출이 20~30% 줄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마다 찾은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다녀간 이후 유명해진 칼국수 가게는 그의 친필 서명과 사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업주가 직접 사진을 철거했다고 한다. 특히 겨울철 몰려드는 동남아 관광객으로 호황을 누리는 강원 지역 리조트와 스키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A리조트는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동남아 단체 관광객들의 객실 예약이 12건이나 줄줄이 취소됐다. 내년 1~2월 객실 예약률은 예년의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국이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 주의보를 내린 영향이다. A리조트 관계자는 “객실 수로 보면 100개 실이 넘는 예약이 취소됐고, 현재도 예약 취소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개인 관광객도 자국의 조치를 따르면서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북 관광 업계 역시 살얼음판이다. 전주한옥마을 한 게스트하우스 업주는 “최근 들어 한옥마을에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줄었다”며 “아직 대규모 예약 취소 사태는 없지만 불안정한 분위기가 지속되면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진구 서면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선우(41)씨는 “연말에 단체 손님이 늘면 숨통이 트일까 기대했는데, 이제는 뭘 보고 버틸지 모르겠다. 주변에 폐업하는 가게가 하나둘 늘어가는데,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연말연시 소비 위축 조짐을 보이자 포항시는 소상공인과 골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비 촉진 활동인 ‘착한 소비’ 활성화 운동에 나섰다. 지역 소상공인 가게에서 연말연시 모임을 가지는 착한 소비에 동참해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 포스코퓨처엠, 수입에 의존하던 ‘전극봉’ 국산화 성공

    포스코퓨처엠, 수입에 의존하던 ‘전극봉’ 국산화 성공

    포스코퓨처엠이 철강산업의 핵심 소재로 불리는 전극봉 국산화에 성공했다.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전량 수입하던 소재를 국산화해 국내 철강산업 경쟁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12일 철강 생산 공정의 필수 소재인 전극봉 제조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탄소 막대기 형태의 전극봉은 철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거나, 쇳물의 불순물 제거 과정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국산화에 성공한 기술은 직경 300㎜의 고품질 UHP(Ultra High Power)급 전극봉 제조 기술이다. 전극봉은 직경이 크고 전극 밀도가 높을수록 생산 효율이 높다. 이때까지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 일본 등에서 매년 3만t 이상의 전극봉을 수입에 의존해 수급 불안을 걱정해야 했다. 2019년에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전극봉 품귀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가 핵심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포스코의 제철공정 부산물인 콜타르로 만든 ‘침상코크스’를 활용해 전극봉 제조 기술을 국산화했다고 설명했다. 전극봉 제조 기술 국산화는 민관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2020년 탄소산업기반조성사업에서 ‘300㎜ 이상급 인조흑연 전극봉 기술개발’ 국책 과제를 추진한 바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해당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4년 9개월간의 연구개발 끝에 전극봉 제조 기술을 국산화했다. 조용호 포스코퓨처엠 기초소재사업부장은 “이번 전극봉 제조 기술 국산화로 국내 철강산업의 소재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시장 상황에 맞춰 전극봉의 사업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 2024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등 심사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 2024년도 제2회 추가경정 예산안 등 심사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박순범, 칠곡2)는 지난 11일 제3차 건설소방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소관 국·본부의 제2회 추경예산안을 심의·의결하고, 2024년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추경예산안 심사에서는 명시이월 사업이 과도하다고 지적하며 이월 사업의 최소화와 이월한 사업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부했고, 남부건설사업소의 이전 추진상황에 대해 질의하며 조속한 시일 내 남부건설사업소 이전을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한옥 건립 지원 사업 추진 시 완공 시점에 신청을 받아 예산을 편성해 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예산 불용을 줄여줄 것과 관행적으로 시·군에서 부담 중인 119안전센터 부지조성비에 대해 시·군의 부담을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지난 11월 7일부터 20일까지 14일간 추진한 행정사무감사 결과보고서를 채택한 후, 2024년 행정사무감사가 집행부의 업무 전반에 대한 실태와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 및 대안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두어 도정이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박순범 건설소방위원장은 “예산이 미집행되거나 행정의 미비로 예산의 낭비가 없도록 하고 이월되는 사업은 조속히 마무리할 것”을 당부했으며, 한 해 동안 도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애쓴 집행부 공무원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 [포토] 대국민 담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포토] 대국민 담화하는 윤석열 대통령

    12일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여권에서 거론된 특정 시점의 자진 사퇴를 통한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론’을 거부한 것으로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필요성과 고유의 통치행위라는 점을 들어 탄핵 심판과 수사에 법률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 대통령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권 행사는 사면권 행사, 외교권 행사와 같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통치행위”라며 “나라를 살리려는 비상조치를 나라를 망치려는 내란 행위로 보는 것은 우리 헌법과 법체계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거짓 선동으로 탄핵을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며 “거대 야당 대표의 유죄 선고가 임박하자, 대통령의 탄핵을 통해 이를 회피하고 조기 대선을 치르려는 것, 단 하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려서라도 자신의 범죄를 덮고 국정을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국헌 문란 행위”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지금껏 국정 마비와 국헌 문란을 주도한 세력과 범죄자 집단이 국정을 장악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일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막아야 한다”며 “저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담화문은 약 29분 분량으로서 이날 오전에 녹화해 각 언론사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속보] ‘사전 선거운동·학력 허위기재’ 하윤수 부산교육감 당선무효형 확정

    [속보] ‘사전 선거운동·학력 허위기재’ 하윤수 부산교육감 당선무효형 확정

    2022년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포럼을 설립해 선거사무소처럼 운영하는 등 관련 법을 어긴 혐의를 받은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에게 당선무효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2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 교육감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유사기관의 설치금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등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하 교육감은 2021년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교육 관련 포럼 ‘교육의 힘’을 만들어 대규모 홍보활동을 벌이는 등 부산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선거 공보 학력에 졸업 당시가 아닌 현시점 기준으로 변경된 교명을 기재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하 교육감은 혐의를 부인했으나, 1심과 2심 모두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하 교육감은 이날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교육자치법 49조는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을 준용하고 있어 선거법 위반죄와 마찬가지로 당선된 선거와 관련한 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 부승찬 “尹, 6일 특전사령관에 전화…증거인멸 시도 가능성”

    부승찬 “尹, 6일 특전사령관에 전화…증거인멸 시도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이틀 뒤인 지난 6일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부 사령관에게 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곽 사령관이 (지난 10일) 국방위에서 대통령이 세 번 전화를 걸어왔고, 한 번은 (전화를 받지 못해) 통화가 안 됐다고 했는데 그 마지막 전화가 12월 6일”이라고 말했다. 부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곽 사령관에게 세 번째 전화를 건 시점이 지난 6일 민주당의 김병주·박선원 의원이 곽 사령관을 찾아가 유튜브를 통해 생방송으로 인터뷰하던 때라고 했다. 당시 곽 사령관은 김병주·박선원 의원에게 “국회의사당에 진입한 이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본회의장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면서도 “제가 판단했을 때 국회의원을 끌어내는 것은 명백히 위법 사항이기 때문에 항명이 될 줄 알았지만, 그 임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지난 10일 국방위에서는 첫 통화 때는 윤 대통령이 특전사 병력의 위치를 물어 ‘국회로 이동 중’이라고 답변했다. 두 번째 통화 당시에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부 의원은 “유튜브로 인터뷰하는 과정에 (윤 대통령의) 세 번째 전화가 와서 못 받았던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수도방위사령관, 방첩사령관하고도 통화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주장했다. 부 의원은 ‘말을 맞추거나 증거 인멸 시도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 “100%로 보면 된다”고 했다.
  • 경찰 특별수사단, 오늘 경찰청장·서울청장 구속영장 신청

    경찰 특별수사단, 오늘 경찰청장·서울청장 구속영장 신청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12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 앞서 특수단은 전날 비상계엄 사태 당일 국회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통제한 혐의(형법상 내란 등)로 조 청장과 김 청장을 긴급 체포했다. 조 청장과 김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두 차례 이뤄진 국회 전면 출입통제 조치를 일선 경찰에 하달하는 등 국회의원 등의 국회 출입을 막아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조 청장은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보내 계엄군의 계엄집행에 협조한 의혹도 받는다. 또 이들은 비상계엄 발표 3시간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비상계엄 관련 지시 사항을 하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신병을 유치 중이다. 수사기관이 체포한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
  • [속보] 윤 대통령 ‘출근 차량’ 대통령실 도착…계엄 사과 5일만에

    [속보] 윤 대통령 ‘출근 차량’ 대통령실 도착…계엄 사과 5일만에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 경호 차량이 1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뉴스1 등에 따르면 평소 윤 대통령의 출근 차량이 경호 차량들과 함께 대통령실 청사 정문 앞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 출근 행렬이 청사에서 포착된 것은 지난 7일 비상계엄 사과 대국민 담화 이후 5일 만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시점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 청사 내에 머문 시간은 극히 짧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차량은 도착 후 34분 뒤인 오전 8시 55분쯤 청사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뉴스1이 전했다. 윤 대통령이 청사로 나온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 반대편에 서 있다” 큰 울림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 반대편에 서 있다” 큰 울림

    1200여명 참석한 연회장서 소감“체온 지닌 언어의 실이 생명 연결여덟 살, 폭우 맞으며 깨달음 얻어”낭독회 끝으로 현지 일정 마무리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일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의 반대편에 서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은 소설가 한강(54)은 시상식 직후 시청 ‘블루홀’에서 이어진 연회에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여기서 그는 생명을 연결하는 언어와 언어를 다루는 문학의 의미와 역할을 곱씹었다. 한강은 여덟 살이던 시절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서 폭우를 맞이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연설을 시작했다. 쏟아지는 빗줄기를 피하며 건너편 건물에 있는 아이를 보고는 깨닫는다. 우리 모두가 ‘나’임을, 그리고 연결돼 있음을. “제 팔과 종아리를 적시는 습기를 보며 문득 깨달았습니다. 저와 어깨를 맞대고 선 모든 사람, 건너편에 있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나’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요. 저처럼 그들 모두 이 비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 얼굴에 촉촉이 젖은 비를 그들도 느끼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일인칭 시점을 경험하는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한강은 소설가로 활동하면서 이 경험이 몇 번이고 되살아났다고 고백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은 결국 언어의 실을 따라 다른 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또 다른 내면을 만나는 것이며 그 실을 통해 나의 중요한 질문을 매달아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한강은 “어릴 적부터 우리가 태어난 이유와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고 싶었다”며 “이는 수천 년 동안 문학이 던져 왔으며 오늘날에도 계속되는 질문”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어두운 밤에도 우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묻는, 이 지구에 사는 사람들과 생명체를 일인칭의 시점으로 상상하는, 우리를 서로 연결해 주는 언어가 있다”며 “이런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문학은 생명을 파괴하는 것과 반대의 위치에 있다는 결론으로 통한다. 시상식 이후 진행되는 연회는 스웨덴 국왕과 총리가 참석하며 식사와 음악 연주 등을 곁들여 4~5시간 동안 이어지는 행사다. 노벨상 수상자들은 앞서 시상식에서 말하지 않았던 소감을 연회 끝에 간단히 밝힌다. 앞선 시상식에는 1500명이, 연회에는 12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자가 지인을 초청할 수 있어 국내 출판사 관계자들도 한강과 함께했다. 한강은 12일 낭독회를 끝으로 노벨 위크의 대장정을 공식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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