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지위향상 심의회/이영덕위원장 포부
◎“교원권익 보호입법 적극 지원”/엄정중립속 40만 교육자 실익보장/천직의식 가져야만 사회서도 존경/교육예산 GNP의 5%까지 끌어 올려야
지난 2일 중앙과 15개 시·도 교원지위향상심의회의 구성이 완료됨으로써 교원의 권익보호와 처우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완전히 갖춰지게 됐다.교원은 공무원신분이라는 특수성때문에 보수나 업무와 관련,교육부나 교육청등과 의견대립이 빚어졌을 때 중재기구가 없어 속수무책이었었던 점에 비추어 심의회에 대한 교육계의 기대는 어느때보다 높다.중앙교원지위향상심의회 초대 위원장인 이영덕명지대총장(66)을 만나 앞으로의 교원지위향상심의회의 운영방향과 교육계의 문제점,원로교원으로서 후배교원들에 대한 충고등을 들어본다.
『교원지위향상심의회는 우리 교육사상 최초로 지난해 5월 제정,공포된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설치된 교원지위에 관련문제를 다루는 최고의 중재기구입니다』
이위원장은 이법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와 대학에 종사하는 40만교원을 대표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위해 교육부를 상대로 노사협상성격의 교섭을 할 수 있고 심의회는 양측이 구체적인 안건에 타협점을 찾지 못했을 경우 중재안을 마련,제시해주게 될 것이라고 그 역할을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7월에는 이 법에 따라 처음 정기교섭을 가졌으며 당초 예상대로 많은 부분에서 견해차를 보였고 타협점을 도출해내느라 4차례의 마라톤 협상이 진행되는등 우여곡절을 겪어 심의회의 구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었다.
심의회는 중앙에 설치된 중앙심의회와 각 시·도 교육청별로 개설된 지방 심의회로 나누진다.중앙심의회는 교육부와 교총의 양측 합의에 따라 위원장 1인,장관추천 3인,교총총회장 추천 3인등 7인으로 구성되며 지방 심의회는 교육감과 교련이 함께 추천하는 위원장 1인과 양측에서 각각 추천하는 위원 2명등 모두 5인으로 운영토록 돼있다.
○중립 중재안 제시
『심의회는 교섭결과에 불만이 있는 어느 한쪽이 요청을 해올 때 30일이내에 안건을 심의,의결하도록 되어 있고 심의결과는 교섭당사자에게 곧바로 통보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위원장은 심의요청을 질질 끌어 그 시행시기를 늦춤으로써 혹시라도 교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경우를 아예 봉쇄했다고 심의회운영의 효율성을 설명했다.
전국 교원지위향상 심의회의 최고 기구인 중앙 심의회의 운영방향과 관련,이위원장은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료분쟁조정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등처럼 중재안을 마련하는데 무엇보다도 불편부당한 엄정중립을 대원칙으로 삼되 교원들에대한 경제적,사회적 보답이 최대한 보장되도록 심의회를 이끌어 보겠다』고 밝혔다.
『교원지위 향상의 두 과제로 교원의 보수체계와 교원에 대한 사회적 예우를 꼽을 수 있습니다.교육의 출발점은 학생과 함께 교육의 주체가 되는 교원에 대한 사회일반의 신뢰와 존경심입니다』
○자신들의 책임도
이위원장은 교원의 지위향상 없이는 교육이 「멋있는 인간」을 키우는게 아니라 입신출세의 방편으로 여겨지는 교육현장의 뒤틀림을 바로 펼 수 없다고 강조한다.
『국부의 차이는 있기는 하지만 일본의 경우 국민학교 교사의 보수 수준은 대학 교수와 비슷합니다.교원들에게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사회에서 중상층의 생활을 할 수 있을만큼의 생활여건을 보장해주어야 됩니다.문제해결의 주체는 물론 정부당국이지요』
예산부족등 우리 교육여건이 어렵다는 주장에 대해서 이위원장은 현재 국민총생산액중 3.6%수준인 교육비예산을 5%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한나라의 교육이 제자리를 지키지못할 때 나라발전을 기대할 수 없고 더구나 우리같이 자원이 가뜩이나 부족한 형편에서 교육투자만큼 확실한 효과가 보장되는 알찬 투자도 다른데서 찾아보기 어렵다는게 그의 견해이다.
『일선 학교의 교원들은 그간 영재배출이라는 국가발전의 원동력을 창출해왔으면서도 국력상승이나 다른 분야 종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상을 제대로 받아 오지 못한게 사실입니다.지난 5월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법정신도 바로 이점에서 출발했다고 봅니다』
그의 이같은 우리 교육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그간 교원의 권익보호의 보루역할을 할 기구인 교원지위향상심의회 위원장 인선에 관심을 보여온 교육계가 이위원장 위촉을 환영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교원들의 사회적 예우문제는 결국 교총등이 요구하고 있는 교원권익보호를 위한 입법을 통해 구현될 수 있을 것이고 심의회도 이를 적극 지원 할 것입니다.그러나 흔히 교원들이 사회적으로 푸대접받고 있는게 사실이라면 그 상당한 책임이 교원들 자신에게도 있다고 봅니다』
47년간을 일선 교육현장을 지켜온 사표로서 이위원장의 눈에는 요즘은 교직에 대한 천직의식이 조금은 희석돼 보인다는 것이다.
『교사는 다음 세대의 창조자입니다.일선 교사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어려운 점을 찾아내 상담해주고 효율적인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학습방법을 고안해내는등 교사로서 직분을 실천한다면 사회적 존경을 받게 될 것입니다.또 교사 스스로도 천직의식을 바탕으로 교육에 혼신을 다 바친다면 뿌듯한 자긍심에 사회의 눈길따위에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40만 교원들은 진정 교사로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뒤돌아 보아야 합니다』
이위원장은 우리 교육사에 굵직굵직한 이정표를 세워온 원로답게 후배들앞에 대선배로서 부족했던 점을 시인하고 한편으로 따끔한 충고도 서슴지 않았다.
○“교사는 창조자다”
평남 강서가 교향인 이위원장이 교육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조국광복을 두어달 남겨논 45년 5월 평양고보를 졸업하고 고향의 수산국민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면서이다.그러나 곧바로 고향땅에 공산정권이 들어서자 단신 월남을 결행,그해 9월 우여곡절끝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교육학을 공부하고 유학생활을 거쳐 59년부터 서울대 사대 교수로 교원생활을 이어나갔다.평생을 가르치고 배우는 현장을 지켜온 셈이다.
지난 84년 역사적인 남북적십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를 비롯 국토개발원 자문위원(78년),한국교육회장(80년),대한적십자사 부총재(84년),한국방송개발원 이사장(89년)등 이나라의 역사적 마디마디마다 그 자리를 지켜왔지만 초대 한국교육개발원장만큼 보람을 느꼈던 자리도 없었다고 술회,후세교육에대한 정열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제는 초대 교육개발원장이었다는 것보다초대 교원지위향상심의회 위원장이었다는데 더 보람을 느낄 것같습니다』
지난 2월 명지대학교 초대 직선총장에 선출된 이위원장은 『평소 후배 교원들을 위해 뭔가 해야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왔던차에 중앙심의회위원장으로서 후배 교원들의 지위향상을 위해 미력이나마 도움을 될 수 있게되어 기쁘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