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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銀 ‘실탄 5조’ 어디 쓰나

    ‘5조원 어디에 쓰나….’ 외환은행 인수에 실패한 국민은행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를 위해 아껴 뒀던 ‘실탄’이 국내 최고 수준인 5조 2000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그러나 현재로서는 증권사나 보험사 등 사들일 만한 매물이 마땅치 않다. 지금은 내부 성장에 충실하겠다는 게 국민은행의 공식 입장이지만 내년 3월 외환은행 재인수 작업에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현재 동원 가능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체자금이 5조 2000억원. 국민은행의 자기자본에 자회사 출자한도인 30%를 적용한 금액이다. 이는 현재 국내 단일회사 가운데 최고 규모다. 어느 매물이라도 인수·합병(M&A)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더구나 국민은행의 내부 유보금도 급증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자회사 출자한도는 지난해 말 4조 7000억원 수준이었지만 10개월 동안 5000억원이나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역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던 은행들의 ‘아름다운 시절’이 내년에는 끝날 것으로 보면서도 국민은행의 자금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민은행이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적인 ‘대어’가 눈에 띄지 않는다. 기업은행 지분 매각은 경영권과 상관없는 물량이고, 민영화 등 정부와 협의할 내용도 많다.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입도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증권도 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을 시장에 풀지 않는 이상 마땅한 ‘물건’이 없다.KB생명을 보유하고 있어 보험사를 인수할 필요도 없다. 이에 따라 금융가에서는 국민은행이 내년 3월 외환은행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기업금융과 해외 네트워크 등 국민은행이 절실한 분야를 장점으로 지닌 외환은행만 한 투자 대상이 없다는 것이다. 강정원 행장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강 행장은 지난 23일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환은행을 다시 인수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론스타에 달렸다.”고 언급, 인수 재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도 “일단 내부 성장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면서도 “외환은행이 다시 매물로 나오면 원점에서 인수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배당을 실시하면 기업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외환은행에 대한 국민은행의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내년부터 성과급 비중 커진다

    내년부터 성과급 비중 커진다

    내년 1월1일부터 모든 중앙행정기관에 총액인건비제도가 시행되면서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중앙인사위가 성과급 재원을 늘리는 것을 추진하고 있고, 각 부처도 총액인건비제도가 전면 도입되면 자율 항목을 조정해 성과급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을 잘할수록 급여를 늘려주는 민간기업의 경영을 벤치마킹하는 방식이다.29일 행정자치부와 중앙인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재 8개 부처와 44개 책임운영기관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하는 총액인건비제도를 내년부터 모든 중앙부처로 확대한다. 조직, 정원, 보수, 예산운용의 자율성을 부여해 각 기관장이 조직 운용과 인건비 사용을 탄력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위직 1.8%→5%… 4급이하 2%→3% 내년부터 각 부처는 조직·인력운용을 현재보다 훨씬 자유롭게 할 전망이다. 운용 결과에 대한 책임도 묻도록 돼 있어 자율과 함께 부담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 운용에서는 총 정원의 3%범위 안에서 정원을 자유롭게 증원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계급별 정원을 정해 1명이라도 늘리려면 행자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자율로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상위직의 신설 남발을 막기 위해 복수직 4급 이상의 정원은 행자부에서 적정규모를 관리할 예정이다. 국장급 이상 직위는 직제에 현행대로 규정해 고위공무원단을 직접 관리하고 4·5급의 상한선은 5급 정원의 3분의1,3·4급 정원은 4급 정원의 3분의1 수준을 유지하도록 할 예정이다. 인건비는 기본항목과 자율항목으로 나눠 자율항목에 포함된 것은 기관장이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특수지근무수당이나 초과근무수당 등을 없애고 대신 성과상여금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등 기관장에게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올해 시범운영한 52개 기관을 분석한 결과 기획예산처와 행자부 등 27개 기관은 연가보상비를 축소해 성과급 비중을 늘렸다. 경기통계청 등 5개 기관은 특근매식비를 축소했고, 일부 기관은 일반수용비와 비정규직 인력을 활용해 성과급 재원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1급 S등급과 C등급 700만원이상 차이날듯 내년도엔 급여에서 성과급 비중도 커진다. 현재 급여의 1.8% 수준인 고위공무원단의 성과급 비중은 내년에 5%가량으로 확대된다. 예를 들어 고위공무원단의 경우, 기존엔 1급 공무원이 S등급을 받은 사람과 C등급을 받은 사람간에 연간 247만 3000원의 차이가 발생했지만, 내년부터는 최고 705만 3000원까지 벌어질 전망이다. 또 현재 급여의 2%정도인 4급 이하의 성과급 비중은 3%정도로 1%포인트 늘어날 전망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총액인건비제도로 인력 운용 및 인건비 사용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대부분의 기관에서 성과급 비중을 키우고 있다.”면서 “급여에서 차지하는 성과급 비중까지 커지면서 올해보다 훨씬 성과급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라이벌을 넘어라] (7) 체조 양태영 VS 양웨이

    [라이벌을 넘어라] (7) 체조 양태영 VS 양웨이

    ‘이젠 더 이상 눈물은 없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에서 벌어진 오심 파문은 한 사내에게 지워지지 않을 멍을 남겼다. 그의 눈 앞에서 금메달을 도둑맞은 엽기적인 사건은 극복하기 힘든 고통이었다.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그해 연말 동아시안게임에서 편파판정으로 또다시 동메달에 머물렀고, 지난달 세계선수권에서는 평행봉 예선을 1위로 통과하고도 결선에서의 실수로 입상이 좌절됐다. 하지만 마냥 좌절하거나 남의 탓을 할 수는 없는 일. 어느덧 한국체조팀의 최고참이 된 양태영(26·포스코건설)의 마음은 도하에 있다. 목표는 개인종합과 평행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 아시안게임 6회 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체조의 명운은 그의 두 팔에 달려 있다. 물론 양태영의 금 사냥은 쉽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인 중국과 일본이 버티고 있기 때문. 특히 올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과 개인종합, 평행봉에서 3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한 중국의 양웨이(26)는 경계대상 1호다.163㎝,55㎏의 돌덩어리 같은 몸을 가진 양웨이는 스무 살의 나이로 출전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개인종합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아테네올림픽에선 어이없는 실수로 메달권에서 멀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달 세계선수권 3관왕으로 자존심을 한껏 끌어올린 양웨이는 도하에서 확실하게 ‘체조황제’의 위신을 세운다는 각오다. 양태영 역시 세계선수권 평행봉 예선 1위로 자신감을 되찾은 데다 최근 절정의 컨디션을 보여 명승부가 예상된다. 윤창선 대표팀 감독은 “철봉과 안마에서의 약점만 극복한다면 개인종합 금메달도 노려볼 만하다. 지난겨울 익힌 새 기술을 완벽하게 몸에 익히는 과정에 있으며 스타트와 착지 점수만 잘 연결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으로 유럽 심판들이 옵서버자격으로 참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체조협회 관계자는 “유럽심판이 경기감독관으로 위촉되면 손해 볼 일이 없다. 일본이 아시아연맹 회장국이고 중국과 일본 출신 심판이 남녀 기술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텃세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2019년부터 인구 감소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노인들은 늘고 아이 울음소리는 더욱 귀해지면서 인구가 예상보다 2년 빠른 2018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해 2018년에 고령사회(전체인구 중 노인 인구 비중 14% 이상)에 진입하고 8년 뒤에는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도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통계청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장래인구 특별 추계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813만 8000명인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2018년 4934만명으로 정점에 도달한다. 이후 감소세를 보여 2030년 4863만 5000명,2050년엔 4234만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가 정점에 이르는 시기는 2001년 추계 때 2023년, 지난해 1월 특별추계 때 2020년으로 예측되는 등 계속 앞당겨지고 있다. 출생아는 줄고 노인 인구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50년 출생아 수는 지난해 출생아 수의 절반 수준인 22만 6000명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2010년 43만 4000명,2020년 37만 7000명,2030년 34만 8000명 등으로 줄어든다. 여성 한 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08명에서 2010년 1.15명,2020년 1.20명,2030년과 2050년에는 각각 1.28명으로 호전되게 된다. 그러나 가임여성인구가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출생아수는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 적령기인 25∼29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지난해 92.3명에서 2030년 64.6명으로 줄어든다. 반면 같은 기간 30∼34세 여성의 출생아 수는 82.4명에서 101.4명으로 늘어 주요 출산 연령층이 바뀔 전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65세 이상인 노인 인구는 2050년에 지난해보다 3.7배 많은 1615만 6000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현재 전체인구의 9.1%인 노인 인구 비중은 2018년 14.3%에 이르러 고령사회로 들어간다.2026년에는 20.8%에 이르러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2050년에는 38.2%에 이를 전망이다. 기대수명도 지난해 78.6세에서 2020년 81.5세를 기록, 처음으로 80세를 돌파하고 2050년엔 86세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15∼64세의 생산가능 인구는 지난해 전체 인구의 71.7% 수준에서 2030년에는 64.4%,2050년에는 53%까지 떨어진다.2050년에는 우리나라 경제를 인구의 절반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져야 할 노인 부양 부담은 지난해 8명당 노인 1명에서 2050년 1.4명당 1명꼴로 급격히 늘어나게 된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고속철-크루즈 제주행 연계

    내년 1월부터 KTX(고속철도)와 바닷길 크루즈를 연계한 8만원대의 제주관광 상품이 선보인다.‘원하는 시기에 좌석 구하기도 어렵고 항공요금이 비싸 제주여행이 부담스럽다.’는 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제주도와 제주관광협회, 한국철도공사 등이 공동 개발한 KTX-크루즈 연계 제주 관광상품은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서울 용산∼제주간 편도 운임은 김포∼제주간 항공운임의 절반수준인 개인 4만 5000원, 단체 3만 2000원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제주행 KTX는 오전 5시 50분에 용산역을 출발, 목포역에 오전 9시 2분에 도착하며 25분 뒤인 9시 30분에 목포항을 출발해 오후 1시 40분에 제주항에 도착한다.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항공편에 비해 긴 여행시간이 단점이지만 저비용 등으로 토요휴무 직장인과 수학여행 등 단체 관광객 유치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전북 아시아 식품산업 메카로

    전북 아시아 식품산업 메카로

    ‘전북을 아시아 식품산업 메카로….’ 전북도가 오는 2016년까지 10년 동안 1조 8000억원을 투자해 식품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한다. ●매출 1조4600억 →13조1500억 도는 17일 ▲푸드밸리 ▲식품가공·유통허브 ▲농식품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식품산업 육성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통해 오는 2016년 식품분야 매출액을 현재(1조 4622억원)의 9배 수준인 13조 15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100인 이상 식품기업도 현재 26개에서 51개로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사업별로는 식품 관련 연구기관을 집적화하는 ‘푸드밸리’ 조성에 4340억원이 투입된다. 전주시와 완주군 등에 산재해 있는 87개 대학·식품회사 연구소를 묶어 식품산업 연구기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곳에서는 기능성 바이오 소재 기술개발, 석유대체 바이오 정제기술개발, 청정·안전식품 이미지 구축사업, 식품용기·디자인개발, 전통식품 세계화 연구사업 등을 추진한다. 특히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의 바이오산업육성책에 따라 전북을 바이오식품의 메카로 육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식품가공·유통허브단지에 가장 많은 8700억 투자 식품가공·유통허브단지 조성사업에는 8727억원을 투자해 식품전문 유통·가공산업단지와 자유무역지역을 조성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한다. 군산항을 중심으로 식품 공동 물류센터 4곳을 건설하고 식품산업단지와 농공단지, 신선 농산물 유통 전문 공항, 식품안전을 위한 고도화지원센터 등을 조성한다. 농식품클러스터 분야는 4974억원을 투자해 특화된 지역 농산물과 연계된 농산업을 육성한다. 익산 한방특구, 부안 젓갈산업, 고창 복분자산업, 진안 한방산업, 남원 허브산업, 장수 사과산업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 해외시장과 연결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콩, 옥수수, 밀 등 수입식량 소재를 가공해 일본, 중국으로 수출하는 집적클러스터 특화 전략도 추진된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전북은 21세기 환황해권 식품산업을 주도하는 거점지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농가소득 향상…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농민들은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수출해 높은 소득을 올리고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도내 식품산업 종사자가 현재 1만 8000명에서 오는 2016년에는 5만 9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식품산업 관련 매출액도 1조 4622억원에서 13조 1500억원으로 9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100인 이상 사업체도 26곳에서 51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북도 과학산업과 최재용 식품산업계장은 “식품산업은 농산물의 수요를 창출하는 신성장산업으로 전북의 지역특색과 맞아 떨어지는 산업”이라면서 “전북이 앞으로 농생물자원을 이용한 고품질·안전농산물과 기능성 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2007학년 대입 수능] 과탐, 실험·시사 연계해 어려워

    올해 수능시험은 일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영역이나 과목별로 까다로운 문제가 있었지만 문제 유형이나 지문의 내용 등 전반적으로 평이했다.●언어 영역 지난해에 비해 비슷하거나 조금 어려워졌지만 9월 모의수능에 비하면 비슷한 수준이었다. 때문에 지난해처럼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지난해보다 지문 길이를 크게 줄인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엔 문학과 비문학 분야 46개 문항에서 18개의 보기가 등장했지만 올해에는 9개로 줄었다. 아주 쉬웠다는 지난해에 비하면 어려워졌다고 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는 대체로 쉬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지문도 친숙한 것들이 많았다. 문제 유형도 기본 형태를 벗어나지 않았다. 김종길의 ‘고고’가 조금 낯설었지만, 이육사의 ‘교목’, 신석정의 ‘들길에 서서’, 김유정의 ‘만무방’ 등 낯익은 지문이 많았다. 이육사와 신석정의 작품은 예전에도 출제됐지만 올해 다시 출제됐다.‘만무방’과 ‘만분가’ 등은 EBS 수능 교재에 나온 지문 전체가 그대로 등장했다. 듣기문항 배점은 10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늘었다.●수리 영역 지난해에 비해 ‘가’형은 어렵게 ‘나’형은 쉽게 출제됐다. 지난해 ‘가’형이 너무 쉬운 반면 ‘나’형은 너무 어려웠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가’형과 ‘나’형의 난이도를 비슷하게 맞췄다고 볼 수 있다.‘가’형의 경우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기하 문제가 8개에서 11개로 늘어난 반면,‘나’형에서는 지난해 수준인 4문항에 그쳤다. 증명 문제 역시 ‘가’형은 7개,‘나’형은 4개로 차이를 보였다. 새로운 유형은 거의 없었다.‘가’형에서 벡터와 2차곡선을 혼합한 문제가 그나마 새롭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는 단순 암기식 공부보다는 수학적 정의와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기초가 약하면 어려웠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관식 배점은 ‘가’형이 32점에서 33점으로,‘나’형은 31점에서 32점으로 늘었다.●외국어 영역 지난해보다 조금 쉽게 출제됐다. 인문, 과학기술, 컴퓨터 등 범교과적 소재를 활용했지만 어휘는 심화·선택 교과서 지문에서 빈도가 높은 것들이 나왔다. 문제 유형도 지난해와 거의 비슷했다.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것은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 충돌 실험,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 비디오 아트 관련 지문이나 한국 전통의상과 환경친화적인 장치 등을 다룬 지문이 새로웠다. 실용 영어를 지향해 영어 뉴스 형식의 문제가 출제됐고, 문법 문제도 단순한 문법 지식을 넘어 작문을 위한 문법 실력을 측정하는 방향으로 출제됐다.●탐구 영역 사회탐구 영역은 전반적으로 평이한 가운데 과목별로 변별력 있는 문제가 1∼2개씩 포함됐다.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별로 없었지만 시사적인 소재를 활용한 문제들이 많았다. 광고 속에 나타난 기업의 경제적 행위나 지각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재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저출산 노령화, 백두산 영유권 관련 사료 해석 등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과학탐구 영역은 대체로 어려웠다. 단순한 사고력보다는 복합적인 개념을 묻는 문제가 주를 이뤘다. 특히 실험을 해보지 않으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종이 비행기나 새집 증후군, 자일리톨의 화학적 성질, 홍합의 접착 단백질,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연구 내용 등 실험과 시사를 연계한 새로운 소재의 문제도 많았다.●제2외국어·한문 영역 제2외국어는 언어 지식보다 언어 사용능력을 중시해 출제됐다. 다양한 상황에서 서술문과 대화문을 활용한 문항이나 통계자료, 연하장, 광고문, 안내문, 지도 등 일상 생활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소재가 많았다. 한문은 속담과 격언, 명구 등을 활용하거나 문학과 역사 등 전통 문화와 관련된 문항이 주로 출제됐다.김재천 김기용 이재훈 서재희기자patrick@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산자부 산하 외청의 한계

    특허청이 차장 인사를 놓고 벌였던 산업자원부와의 두 달 가까운 줄다리기가 ‘판정패’로 끝을 맺을 것 같다. 산자부가 이채용(행정고시 22회) 기간제조산업본부장을 특허청 차장에 내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허청은 올해 책임운영기관으로 탈바꿈한 데 이어 내부 인사를 처음 기관장으로 배출한 상승세를 차장의 내부승진으로 이어가려 했던 만큼 실망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행시 출신 청장에, 기술직 출신이 차장에 오르면 ‘최상의 조합’이라며 기대를 높여왔다. 차장 내정자보다 행시 고참인 본부장급 6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고민거리다. 이들은 당장 거취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특허청과 산자부의 ‘협상’내용도 일부 전해졌다. 특허청은 차장을 내부에서 승진시키는 대신 본부장급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답변은 “다음에….”였다고 한다. 특허청은 차장의 내부 승진이 특허심사기간을 세계 최고 수준인 10개월로 단축한다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라고 주장한다. 특허청 관계자는 “책임운영기관의 인사 독립은 듣기 좋은 미사여구에 불과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2006 도하아시안게임] “30일 타이완 콧대 꺾는다”

    ‘헉∼ 뜨거워라.’ 그동안 한 수 아래로 봤던 타이완에 연이틀 쓴 맛을 본 한국 야구의 아시안게임 3연패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이 11일 코나미컵에서 타이완 라뉴에 2-3으로 패한 데 이어,12일 대륙간컵에서도 연장 혈투 끝에서 7-9로 무너진 것. 물론 대륙간컵 한국팀이 대학생과 상무를 주축으로 한 대표 2.5∼3진 수준인 반면, 타이완은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15명이 포함됐다. 하지만 타이완이 더 이상 한국을 두려워하지 않고 “해 볼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덤벼드는 것은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단기전에선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으로 전력 차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미국을 제친 데서 알 수 있다. 당장 오는 30일 도하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타이완을 꺾지 않는다면 금메달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과 일본, 중국, 태국, 필리핀, 타이완 등 6개국이 벌이는 풀리그 성적으로 별도의 결승전 없이 메달 색깔을 가리는 대회방식을 감안하면 사회인야구 선수를 주축으로 한 일본보다는 타이완전이 사실상 결승인 셈. 두 팀 이상의 승패가 같을 경우 동률팀 간 승자승-최소실점-최다득점-타율 순으로 순위를 가리며 그마저도 같을 땐 동전던지기로 금메달을 결정한다. 타이완은 대륙간컵 멤버 외에도 코나미컵에서 거포 본색을 드러낸 첸진펑과 린지셩(이상 라뉴), 요미우리의 영건 장젠밍 등 일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보강, 한국 타도를 벼른다. 한국대표팀도 발걸음이 빨라졌다.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코치가 10일 타이완으로 건너가 일본과 타이완의 전력을 꼼꼼히 살펴본 뒤 귀국했으며 13일 대표팀을 소집,2주간의 합숙에 돌입했다. 김 감독은 LG·롯데와의 4차례 연습경기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기에 타이완에 남은 우용득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과 이광권 SBS해설위원의 도움을 받아 타이완을 완전 해부한다는 복안이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블루오션’ 삼척시 ‘중공업 도시’ 꿈꾼다

    ‘블루오션’ 삼척시 ‘중공업 도시’ 꿈꾼다

    ‘조선소와 LNG저장기지 유치로 동해안의 중공업도시를 꿈꾼다.’ 강원도 삼척시가 13일 깊은 동해바다와 항구를 이용해 새로운 동력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이날 김대수 시장을 중심으로 민관이 함께 각종 현안사업유치위원회를 구성, 유치활동에 나섰다. ●삼척항에는 조선소 건설 수심 7∼9m에 이르는 정라동 삼척항과 방치되다시피 한 6만여평의 배후부지를 활용, 조선소를 유치한다. 국가항인 삼척항은 동양시멘트에서 생산되는 물동량 외에 이렇다 할 이용률이 없는 데다 나대지로 방치된 옛 화력발전소 부지인 항만부지 1만 8000여평과 시유지 1만 6700여평을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동양시멘트 부지 3만 2000여평 일부도 포함하면 광활한 공장부지를 필요로 하는 조선소 유치가 가능하다. 항만법에 영향을 받지 않는 육상도크식 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항구 규모에 비해 삼척항은 드나드는 선박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는 것도 강점이다. 현재 조선소가 밀집된 울산·통영·거제 등 굴지의 조선소업체들이 수주물량이 넘쳐 삼척항이 대안으로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척항에 조선소가 들어오면 연 2500억원의 매출효과와 대기업체 수준인 2000여명의 직접 고용효과, 원부자재 공급,50∼100개에 이르는 협력업체 유치까지 파급효과가 엄청날 전망이다. 더불어 인구가 유입되면 침체되던 삼척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의 시멘트산업과 함께 조선산업이 주요 동력산업으로 자리잡게 되는 셈이다. 강원도는 삼척시·동해지방해양수산청에 10명으로 ‘삼척항 조선소 유치지원단’을 구성해 조선소 유치를 위한 지원부터 유치 확정, 정상가동 시까지 한시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업체 유치에도 청신호다. 이미 10여개 중견 해운업체가 현장답사와 사업계획서를 준비하는 등 유치를 적극 타진해 오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동양시멘트 등과의 협력도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연내에 업체선정과 양해각서(MOU) 체결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조선소 설립의 걸림돌이던 삼척항내 컨베이어벨트 시설 일부 이전에도 동양시멘트가 적극 협조하기로 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기반공사를 마치면 후반기쯤에는 일부 공장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척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산업이 지난 2003년부터 호황을 맞으면서 공장 확장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중견기업 중 상당수가 아직 마땅한 입지를 찾지 못하고 있어 유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LNG저장기지 유치에 사활 한국가스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LNG 제4기지’ 유치에도 적극 나섰다. 강원도 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는 이날 청와대와 정부에 삼척 유치를 강력하게 건의했다. 삼척시 원덕읍 호산해수욕장 인근 30만평 부지를 후보지로 정해 놓고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13년까지 해마다 2000억원씩 1조원이 투입될 LNG기지는 동북아 물류거점 성장과 러시아 유전 연결 등 통일시대를 대비한 에너지 기지의 최적지로 꼽히는 곳이다. 현재 인천·평택·통영 등 서남해안에 편중된 천연가스 네트워크를 강원 동부와 경북, 충청도 내륙지역까지 확대해 전국의 균형있는 가스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절실하다. 세계 최대 매장량을 자랑하는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들여와 삼척을 통해 공급하면 경쟁력도 있다는 설명이다. 연내 산업자원부로부터 최종 후보지가 결정되면 공사기간 동안의 파급효과만 해도 하루 1000여명씩의 고용창출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완공 후에는 연 20억원의 세수증대까지 기대된다. 에너지원이 확보되면서 삼척시가 추진하고 있는 방재산업, 바이오산업단지, 화력발전소, 탄산음료 공장 등의 조기유치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강원도 유기호 자원관리계장은 “LNG기지가 유치되고 조선소가 들어오면 삼척시는 명실상부한 동해안 최대 중공업도시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김대수 삼척시장 “동해안 최대 중공업기지로 육성” “낙후된 항만시설과 해안가를 활용해 조선소와 LNG기지로 탈바꿈시켜 놓겠습니다.” 김대수 삼척시장은 13일 새로운 동력산업을 유치해 동해안 최대의 중공업기지로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해바다의 깊은 수심과 놀고 있는 땅에 조선소와 LNG기지를 유치하면 석탄산업 활황 이후 최대의 지역경제 상승효과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김 시장은 “세계 최고 기술과 수주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해운업의 활황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면서 “삼척항 주변이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어 조선소 설립이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LNG기지까지 유치해 동해안 중공업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펼치고 있다. 동해와 삼척항을 통해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도입, 동해안과 경북·충청지역까지 공급하면서 에너지 비축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미 조선소와 LNG기지 유치 성공을 위해 취임 초기부터 강원도, 해양수산청과 함께 유치지원단까지 구성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 시장은 “그동안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후보지로 적합하다는 지질 안전성을 검증받은 데다 선박운항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으로 판명돼 전문가들이 최적지로 꼽고 있다.”면서 “조선소와 LNG기지 유치로 삼척을 중공업도시로 부활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민노총 집회 충돌·교통 혼잡 없었다

    대규모 도심집회 허용을 둘러싼 논란 속에 12일 서울광장에서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지만 큰 혼잡없이 끝났다. 민주노총 산하 10여개 단체 회원들은 이날 오전 대학로, 서울역 등 10여곳에서 집회를 가진 뒤 오후 3시 서울광장에 집결했다. 그러나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연 1만여명의 덤프·화물연대 소속 노조원들은 다른 장소로 이동해 서울광장 참가자가 크게 줄었다. 경찰은 당초 예상 3만명의 절반 수준인 1만 7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했다.민주노총도 집회신고 규모(10만명)보다 크게 낮은 4만명이 서울광장에 집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교통도 크게 정체되지 않았다. 경찰은 서울역에서 서울광장까지 2개 차로만 교통을 통제했다. 참석 인원이 줄어든 데는 교통혼잡 등을 걱정하는 부정적 여론이 큰 영향을 미쳤다.민주노총 석권호 비정규투쟁국장은 “대학로 집회를 마치고 버스로 서울광장으로 옮기기에 시간이 촉박해 일부만 지하철로 이동해 참석했다. 버스 100여대가 한꺼번에 움직이면 시민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경찰은 “앞으로도 시민이 큰 불편을 겪지 않는 선에서 집회를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열린세상] 與 ‘지속가능한 정당’되어야/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헤어짐과 만남, 모임과 흩어짐. 깊어가는 가을에 이합집산의 짝짜꿍이가 한창이다. 바닷가 모래 이야기가 아니다. 뒷산 숲길에 나뒹구는 낙엽 얘기도 아니다. 사람들 얘기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편가르기 장난을 노는 동네 꼬마녀석들이 아니다. 쉽게 삐치고 바로 깔깔대며 풋사랑을 하는 철부지 연인도 아니다. 최고의 정치엘리트인 국회의원, 그것도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을 주도하는 여당, 열린우리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얘기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현재의 정치판이 계속되는 한 정권 재창출의 꿈을 접을 수밖에 없다는 절망적인 상황인식과 전망 때문이다. 창당일이 2003년 11월11일이니 딱 3년만이고,17대 총선 압승으로 창당 5개월만에 152석의 과반다수당이 된 때로 치면 대략 2년 반만의 급반전이다. 10% 초반의 수준인 대통령 지지율이나 재보궐선거 0대 40 참패의 기록을 보면, 현 상황에서 당체제 보수와 체질개선을 통해 자체적으로 추동력을 보완하고, 새 동력원을 개발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어쨌든 ‘재창당파’와 ‘통합신당파’간에 나날이 심해지는 분란은 별 어려움 없이 내다보였던 모습이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정치평론가들을 꽤나 머쓱하게 만들었을 예정된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이승만과 자유당, 박정희와 공화당, 전두환과 민정당, 노태우와 민자당, 김영삼과 신한국당, 김대중과 민주당. 한결같이 대통령과 여당이 함께 명멸했던 여당사(與黨史)에 비추어 보면 전혀 이례적인 현상은 아니다. 다만 참여정부 출범에서 찾았고 또 기대했던 각별한 정치사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보면 아쉽고 안타까울 뿐이다.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정치이념과 정책노선에 대한 구구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적어도 진보 성향의 정치세력이 최초로 집권한 것 자체와, 젊고 도덕적 정당성에서 우위에 있던 민주화운동 인사들이 단숨에 여당 주도세력으로 제도권에 대거 진입한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의 하나였다. 숱한 우여곡절 속에 세기를 넘어, 지천명(知天命)의 중반에 이른 우리 헌정사에서 처음으로 보수와 진보 진영이 함께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정치를 펼칠 수 있는 필요조건을 갖추게 되었다는 점에서 가슴 설레면서 건 기대가 적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이 제1의 강령으로 제시한 것도 ‘새로운 정치’였다. 군부 권위주의 정권을 논외로 한다면,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여당과 야당이 ‘정치시장’에서 공정한 자유경쟁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국회와 여당이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하고 제 역할을 하는 파트너로서 ‘견제와 균형’의 관계를 만들어 나간 것도 참여정부에서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서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사라지는 대통령’과 관계없이 여당이 ‘지속가능한 정당’으로 남는 것이다. 국정운영의 성패 경험과 그 책임을 공유하면서 재집권 희망을 살려 나가고, 실권의 쓰라림까지도 함께 나눌 수 있는 여당, 당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치철학과 이념, 주요 정강정책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여당의 존재 자체이다. 찰스 디킨스는 소설 ‘피크빅 신문’에서 바람에 벗겨져 굴러다니는 모자를 잡기 위해서는 비상한 판단력이 필요하다면서 그 방법을 친절하게 일러준다. “너무 성급하면 모자가 있는 곳을 지나쳐서 넘어지게 되고, 너무 천천히 가면 모자는 저만치 날아가 버린다. 최선의 방법은 추적의 대상인 모자와 가능한 한 일직선상에 머무르면서,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때를 기다리다가, 서서히 다가가서 잽싸게 손을 뻗쳐서, 모자챙을 잡아채어 머리에 꽉 눌러쓴다. 그러는 과정 중에 계속 웃는 것이 좋다. 구경꾼들과 마찬가지로 모자를 잡기 위한 모든 일에 똑같이 재미를 느끼는 것처럼.” 생물인 정치에서도 빠름과 느림, 움직임과 머무름의 조화, 그것이 관건이다. 이덕연 연세대 헌법학 교수
  • 여행사 코스닥 진입 러시

    여행사 코스닥 진입 러시

    여행사들이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지난 8일 호도투어가 솔빛텔레콤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우회상장한다고 밝혔고 7일에는 범한여행이 미디어솔루션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참좋은여행사가 위즈정보기술을 통해 BT&I가 골프공 제조업체인 볼빅을 통해, 세중나모여행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세중나모인터렉티브를 통해 각각 우회상장했다. 올 한해만 5개 업체나 이런 방법으로 우회상장을 했다. 특히 기존 상장사들이 패키지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판매는 대리점에 맡기는 도매업체인 반면 새로 상장된 회사들은 기업의 출장여행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다. 범한여행은 LG 계열사, 세중나모여행은 삼성 계열사,BT&I는 외국계 기업의 출장여행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행업체의 잇단 코스닥 진출은 자금줄 확보와 인지도 상승을 위한 이중포석이라고 본다.2000년 상장한 하나투어가 인지도가 높아져 광고 효과를 누리고, 확보된 자금으로 광고를 할 수 있는 ‘윈윈효과’를 거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지난 6월 롯데관광개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출장 전문업체들에 증시 상장을 고려하는 기회를 줬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지난 6월 마련된 우회상장 개선 방안에 따라 2년간 우회상장기업이라는 표시를 하게 돼 있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 대신증권 김병국 선임연구원은 “일본이나 타이완 등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19% 수준인 총인구 대비 출국자수가 2010년에는 30% 수준까지 높아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상장기업이라면 일정 기준을 통과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상장된 여행사들 상품을 우선적으로 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장 봇물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강태희 동대문구의회 의장

    강태희 동대문구의회 의장

    “정책의 작은 잘못이라도 주민은 5년,10년 고통을 받습니다.” 강태희(58) 동대문구의회 의장은 보기 드물게 17년째 구의정 활동을 하면서 ‘주민의 편에서 생각하고 주민을 위해서 발로 뛰는 구의원’으로 통한다. 그런 그가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사소한 정책도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는 사실이다. 강 의장은 이문동 주거밀집지역 인근 6만 9000여평 부지에 들어선 전동차 수리기지창(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 동부 전동차사업소·2005년 완공)을 그 사례로 들었다. 그는 1999년 정부가 연탄공장 부지에 기지창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부터 주민의 편에 서서 반대했다. 기지창을 둘러싼 1만 2000여가구의 아파트 주민들이 고스란히 소음과 고압선 피해를 입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전동차 수리기지창 주민고통” 반대 그는 지난 수십년간 연탄가루 피해를 입은 지역민들이 ‘세대를 이어 고통을 겪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더구나 강 의장은 “경전철 등 철도가 추가로 증설되는 상황에서 기지창이 곧 수용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며 “긴 안목을 갖고 경기도 양주군 등에 대규모 기지창을 만들라.”고 정부를 설득했다. 그러면 경기도 주민들도 서울을 오가는 전철의 혜택을 더불어 누리는 장점이 있다. 강 의장과 주민들의 그때 지적은 최근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강 의장은 “녹지율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거의 꼴찌 수준인 동대문구 주민을 위해 푸른 공원을 만들어 달라고 하소연했건만, 이제와서 정부는 예산만 낭비하고 또 새 부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강 의장은 용두공원에 곧 들어설 생활쓰레기 종합처리장인 환경자원화시설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그는 “몇해 전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한창 진행될 때 대형음식점에 대해 쓰레기 처리설비를 의무적으로 들여놓도록 정책을 펴면서 엉터리 기계가 난무했고, 결국 쓰레기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비용은 비용대로 드는 피해만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정책안 신중한 검토가 시행착오 줄여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입안하고 꼼꼼하게 시행안을 검토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 의장은 얼마전 새벽 장안동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을 때 승용차에 빵과 물 등을 싣고 달려갔다. 의용소방대 청량리 지역대장이라는 감투도 있지만 동네 일이라면 그대로 지나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강태희 동대문구 의장 동대문구 1·2·3·4·5대 의원. 동대문소방서 의용소방대 청량리 지역대장.
  • “생애첫대출 때문에…”

    “생애첫대출 때문에…”

    허술한 운용으로 근로자·서민 주택담보대출 문턱을 높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받아오던 ‘생애최초 주택담보대출’이 오는 6일 끝난다. 하지만 대출 기준이 강화된 생애최초주택자금 때문에 덩달아 문턱이 높아진 ‘서민·근로자대출’ 자격은 손을 대지 않아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서울신문 9월11일자 16면 참조> 건설교통부는 1일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이 오는 6일 끝남에 따라 서민·근로자대출의 조건을 완화하기 위해 기획예산처와 협의 중이지만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1년 동안 한시적으로 운용한 생애최초 대출이 인기를 끌면서 예산이 바닥나자 지난 2월 예산 증액과 함께 대출 요건을 강화했다. 수요가 워낙 많이 몰려 대출조건을 강화했는데, 이때 근로자·서민주택 대출 기준도 덩달아 까다롭게 바꿔 문턱을 높였다. 대출 조건을 가구주 연소득 3000만원 이하에서 부부합산 2000만원 이하로 강화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 조건을 추가 적용시켜 빌릴 수 있는 자금 한도를 줄인 것이다. 대출 조건과 한도가 강화되면서 근로자·서민 대출은 수요가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7월 현재 서민주택자금 대출(생애최초+근로자·서민대출) 수요는 전년 동기(2060억원)의 절반 수준인 1000억원선으로 감소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대 정시 논술 실질반영률 1.2%

    서울대가 최근 2년간 정시모집 논술고사에서 25점 만점에 기본점수를 22점 적용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총 250점 만점에 10%의 비중을 차지했던 논술의 실질반영률은 1.2%로 확인됐다. 3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춘(열린우리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는 학생부 100점 만점에 기본점수 94.28점을 제공해 실질반영률은 2.28%로 나타났다. 논술의 실질반영률이 학생부의 절반 수준인 셈이다. 면접 및 구술고사(배점 25점)는 기본점수가 23점이어서 실질반영률은 0.8%였고 수능(배점 100점)에는 기본 점수가 없기 때문에 실질반영률은 40%로 조사됐다. 자연계열은 수능과 학생부 반영률은 인문계와 같았으나 면접 및 구술고사(배점 50점)에서 2005학년도에 46점,2006학년도에 45점의 기본점수를 줘 실질반영률은 각각 1.6%와 2%로 나타났다.서울대 관계자는 “아직 실질반영률을 산정하지 않았으며, 내년 3월 논술 모의고사 등을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국내 최대 강원풍력 상업발전 돌입

    국내 최대 강원풍력 상업발전 돌입

    국내 최대 풍력발전단지인 강원풍력이 상업발전을 시작했다. 산업자원부는 26일 “강원도 평창 대관령에서 정세균 장관과 김진선 강원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풍력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1588억원이 투입된 강원풍력은 소양강다목적댐 발전소(200㎿)의 절반 수준인 98㎿ 규모다.2㎿급 풍력발전기 49기가 설치돼 있다. 연간 24만 4400㎿h의 무공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5만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산자부 신·재생에너지팀 김범수 사무관은 “가동률이 28%정도 될 것”이라며 “이럴 경우 연 26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생산된 전력은 전력거래소 및 정부가 당 107.66원에 15년간 사준다. 또 연간 15만t의 이산화탄소(CO2) 배출저감 효과와 함께 15t의 미세먼지 배출감소 등 환경효과가 기대된다. 지난해말 현재 전 세계 풍력발전 설치용량은 5만 9084㎿로 연평균 28%씩 성장하고 있다.2010년 세계풍력시장은 340억달러 규모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총 설치용량은 172㎿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검단 아파트 해약·회수 속출

    신도시로 확정된 인천 검단지구와 파주 지역 아파트가 연일 상한가다. 매물이 자취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매도자의 해약 요구가 속출하는 가운데 경매 시장까지 달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검단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이미 체결된 아파트 매매계약을 없던 일로 하자.”는 집주인들의 해약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A공인 관계자는 “신도시로 지정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이후 매물이 회수될 뿐 아니라 ‘계약을 해약할 수 없느냐.’는 집주인들의 문의전화가 많다.”면서 “앞으로 집값이 더 뛸 것을 고려하면 위약금을 내는 편이 이익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계약금은 500만∼1000만원 수준이고 위약금은 2000만원 수준이다. 집 주인들은 현재 이곳의 상승 추세를 보면 위약금을 내더라도 며칠 만에 만회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얘기다. B공인 관계자도 “다른 중개업소에서도 해약한 사례가 있어 지정이 확정되면 해약 요구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매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신도시 계획이 발표된 지난 24일 법원 경매에 나온 파주지역 아파트 3건이 모두 낙찰됐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경매5계에서 입찰한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송촌토파즈 30평형 아파트는 3회 입찰에서 26명이 경쟁해 감정가(1억 2000만원)의 107% 수준인 1억 2800만원에 낙찰됐다. 역시 같은 날 입찰한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봉일천성호 아파트 22평형은 2회 입찰에 11명이 몰려 감정가(8100만원)의 101%선인 82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 8월까지 파주지역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이 70∼90%, 응찰자가 3∼6명인 것을 감안하면 신도시 확대 발표에 따른 이상 열기로 보인다. 또 25일 인천지방법원 경매16계에 나온 서구 당하동 원당지구 풍림아이원 28평형은 첫 회 입찰에서 감정가(1억 7000만원)보다 높은 1억 756만 6000원에 낙찰됐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2) ‘짝사랑’은 이제 그만

    [함혜리기자의 프렌치 리포트] (2) ‘짝사랑’은 이제 그만

    “당신, 일본 사람인가요?” “아닌데요.” “그럼 중국사람?” “아니요.” “그러면…한국인?” “네.” “남한이요? 북한이요?” “물론 남한이죠. 북한사람들은 자유롭게 외국에 나올 수가 없어요.” “맞아, 그렇지. 남한의 수도가 평양이던가요?” 프랑스인들은 이렇게 한국을 모른다. 동양하면 으레 일본을 먼저 떠올리고, 그리고 중국을 얘기한다. 한국은 언제나 그 다음이다. ●지금껏 짝사랑을 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프랑스에 대해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은 멋과 낭만의 나라 프랑스에 대해 환상을 품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 만큼 그들도 우리에게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완전한 착각이다. 우리가 상식선에서 프랑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가. 나폴레옹부터 에밀 졸라, 생텍쥐페리, 장폴 사르트르 등 각계의 명사는 물론이요, 루브르박물관 등 명소들을 본 것처럼 알고 있다. 프랑스 와인은 또 어떤가. 무슨 무슨 샤토의, 몇년도 포도주가 최고라는 것을 읊을 줄 알아야 분위기와 유행을 아는 사람으로 친다.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우리에 대해 무엇을 얼마나 알까?불행하게도 프랑스인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아니 우리나라가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하고, 초고속인터넷이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 삼성같은 글로벌 브랜드가 있는데 우리를 몰라?KTX도 프랑스에서 들여왔는데….”라고 반박할 테지만 사실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 일본어나, 중국어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한반도가 지구상의 어디에 붙어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허다하다. 서래마을 냉동영아 사건은 프랑스인들이 우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례다. 한국의 전문가들이 유전자 감식 결과 쿠르조 부부가 냉동영아들의 부모임이 드러났는데도 이들은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뗐다. 지난 8월22일 쿠르조 부부가 투르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프랑스 기자들도 이 사건이 너무 많은 수수께끼를 갖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수사결과는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변호사도, 수사당국도, 여론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우리는 프랑스를 일방적으로 좋아한 셈이다. 한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120년을 맞았지만 상황은 1886년 수교 당시나 지금이나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다. 한국측은 몇해 전부터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했고, 총리가 기념식 참석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하는 등 부산을 떤 것과는 대조적으로 프랑스인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아예 관심조차 없다. 프랑스가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약탈해 간 외규장각 도서 문제도 그렇다. 우리 정부는 1993년 이래 외규장각 도서의 반환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다. 한국의 프랑스에 대한 ‘짝사랑’은 관광객수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연간 프랑스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40만명 정도다. 반면 한국을 찾는 프랑스의 관광객수는 연간 4만명 정도에 불과하다. ●한국은 찬밥신세 프랑스인들은 일본을 매우 좋아한다. 그들에게 일본은 ‘이국적’인 것의 표상이다. 일본은 기술력이 세계 최고이며 독특한 문화를 가졌다고 높이 평가한다. 프랑스에서는 일본식 스시바가 인기다. 망가(Manga)는 일본 만화, 기모노는 일본 전통의상이라는 것 쯤은 다 알고 있다.19세기 말 인상파 화가들이 일본문화에 심취했듯이 일본은 그들에게 언제나 흥미로운 탐구의 대상이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 다음으로 프랑스인들이 관심을 갖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기 때문이다. 에어버스 항공기, 초고속열차(TGV) 등 프랑스의 기술력을 수출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부터 나서서 중국의 환심을 사려고 난리다. 반면 한국은 영원한 찬밥이다. 일본이나 중국은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 꼽지만 한국에는 별로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매년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프랑스를 찾지만 한국어 안내문을 갖춘 관광지는 루브르 박물관이 고작이다. 베르사유궁전의 박물관장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관장은 “일본인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 베르사유궁”이라고 자랑하면서 “한국인들은 베르사유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매년 적어도 10만명은 베르사유궁을 찾을 것이다. 그런데 관장조차도 이렇게 모르고 있다니 기가 막혔다. 한국어 안내문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국가이미지 개선노력 절실 프랑스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질 계기가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20년전 프랑스 언론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한국의 이미지는 대학생 시위대가 전경들과 난투극을 벌이는 것이 고작이었다.10년 전에는 재벌기업과 맞선 노조의 폭력시위가 단골 메뉴였다. 지금은 북한 핵문제가 한국 관련 뉴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나마 최근 몇년간 한국 영화가 프랑스의 극장가에서 선전한 덕분에 영화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 사이에서 한국을 보는 눈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신년 인터뷰를 하기 위해 만났던 기 소르망은 말했다.“프랑스인들은 한국에 대해 무지할 뿐 아니라 무관심하다. 한국 정부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lotus@seoul.co.kr ■ ‘파리 신드롬’이란 ‘파리 신드롬’이란 게 있다. 2004년 정신치료학 전문저널 네르뷔르(Nervure)에 처음 보고됐다고 하는 파리 신드롬은 불친절한 주민, 지저분한 환경 등 상상과는 다른 파리의 실상에 외지인들이 파리에서 겪게 되는 정신적 충격과 피해를 뜻한다. 일본인 관광객들 중에서 그 사례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 프랑스의 대중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는 최근 호에서 매년 10여명의 일본인들이 파리를 관광하고 난 뒤 너무나 지저분한 거리와 파리 사람들의 불친절함에 큰 충격을 받아 정신과 치료를 받을 지경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중 3분의1은 파리 방문 당시의 과도한 스트레스가 정신병으로까지 발전했다고 한다. 좀 과장된 듯 하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파리는 누구에게나 동경의 도시다.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만화나 영화를 통해 본 프랑스인은 고상했으며 여행 가이드북에 소개된 프랑스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그런데 직접 와보니 상상과는 너무 다른 것이다. 사람들은 불친절하고, 길거리에는 개똥이 여기저기 널려 있고 지하철에는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술에 절어 있는 노숙자들도 많다. 이런 모습에 실망하고, 스트레스받으며 관광을 하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날치기라도 당하면 심리적 공황상태를 맞을 수 있다. lotus@seoul.co.kr
  • 구민 목소리에 귀를 ‘활짝’

    구민 목소리에 귀를 ‘활짝’

    송충섭 중랑구의회 의장은 현장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송 의장은 5대 서울시 자치구 의회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정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송 의장은 “의원 수가 줄어 각 동 주민의 민원을 제대로 챙기기 힘들어 모임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4대 서울시 자치구 의회에서는 각 동마다 구의원을 1명씩 뽑아 중랑구에 20명의 의원이 있었지만 5대 의회엔 지역 구의원은 15명, 비례대표는 2명이어서 직접 지역구를 챙길 의원이 5명이나 줄었다. 따라서 구의원이 없는 동의 주민은 민원을 챙겨줄 사람이 없어 지역의정 연구모임체를 통해 민원을 청취하고 있다. 송 의장은 “지역의정 연구모임은 해당 선거구 의원과 주민자치위원, 유관 단체장이 포함된 동네 유지가 모이는 자리로 구의원이 없지만 선거구에 포함된 동의 민원을 의원들이 듣는 모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서울시 다른 자치구의회도 이 지역의정 연구모임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3선 의원인 송 의장은 또 기존 의회와의 차별성에 대해 “과거엔 토박이 의원들이 많았는데 이번엔 건축과 토목, 사회복지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초선 의원들이 늘어났다.”면서 “전문성을 갖춘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역 토박이 의원보다 지역 현안 파악이 늦어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또 재·삼선의원들이 초선의원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줄 것을 독려하고 있다. 송 의장은 특히 “구의원들이 민의 파악을 위해 다니다 보면 주민들이 언론매체의 보도를 잘못 이해해 구의원 월급이 시의원 수준인 500만∼600만원인 걸로 알고 있어 난처하다.”면서 “중랑구의원 월급은 270만원”이라고 강조했다. 또 “일부 주민들은 여당 의원 수가 더 많아 집행부와 갈등을 빚었던 예전 의회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면서 “야당 의원 수가 더 많은 이번 의회에서 집행부의 사업이 주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다짐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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