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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부도 위기·‘구원투수’ 독일도… 되살아난 유럽發 공포

    스페인 부도 위기·‘구원투수’ 독일도… 되살아난 유럽發 공포

    유럽발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공포지수가 급등해 한 달 만에 가장 많이 올랐고, 세계경제의 축인 독일의 신용등급 전망이 사상 처음 강등되는 사태를 맞았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23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2.35포인트(14.44%) 급등한 18.62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최고 상승폭을 나타낸 것이다. VIX는 높을수록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는 크게 몰렸다.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1.46%에서 1.43%로 떨어졌다. 반면 유럽 재정 위기의 당사자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경우 크게 올랐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7.27%에서 7.50%로 껑충 뛰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금리도 6.17%에서 6.34%로 상승했다. 유가는 급락했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3.77달러 내린 99.62달러에 장을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3.69달러 내려간 88.14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독일의 신용등급을 최고 수준인 ‘Aaa’로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전격 하향 조정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독일의 등급 전망에 손을 댄 것은 무디스가 처음이다. 독일이 프랑스에 이어 트리플A 등급을 박탈당하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무디스가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꾼 것은 향후 2년 안에 상황에 따라 실제로 등급 강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독일뿐 아니라 ‘Aaa’ 등급인 네덜란드·룩셈부르크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끌어내렸다. 기존의 Aaa 등급과 ‘안정적’ 전망을 모두 지킨 것은 핀란드뿐이다. 무디스는 3개국의 등급 전망을 조정한 데 대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스페인·이탈리아 등 채무위기국에 더 많은 자금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 가능성과 국채 만기 도래가 예정된 그리스의 9월 위기설 등으로 다시 공포감에 휩싸이고 있는 시장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무디스는 “독일 정부가 은행 자본 상태가 현저하게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독일 은행들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노출될 위험노출액이 많아 위기에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독일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독일 경제와 공공재정 상태는 매우 견고하며, 무디스가 지적한 내용은 새로운 게 아니라 이미 인지하고 있던 것들”이라며 시장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경두·정서린기자 golders@seoul.co.kr
  • [벼랑끝 몰리는 마이너리티] ‘시급 1000원’ 노인택배

    [벼랑끝 몰리는 마이너리티] ‘시급 1000원’ 노인택배

    지하철 택배를 하는 최모(65)씨는 지하철 역사에서 하루종일 배를 곯고 있다. 밥 먹는 데 돈 쓰면 남는 게 없어서다. 최씨는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9시간 동안 보통 1~2건의 짐을 배달하고 있다. 최대 4건까지 해 봤지만 한달에 한번 정도다. 운이 좋은 때만 가능하다. 택배비는 일반적으로 7000원대다. 서울 안에서는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최대 1만원이다. 30%는 업체에서 소개비 명목으로 떼 간다. 하루 7000원짜리 2건, 9800원을 손에 쥘 뿐이다. 1시간당 1000원에 불과한 셈이다. 법정 최저시급 4580원에 비교할 수조차 없다. 최씨는 “배가 너무 고프면 김밥 한 줄을 사 먹는다.”고 말했다. 통화비 지원도 없다. 그런데 최씨는 최근 휴대전화기를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30% 수수료를 보다 수월하게 받기 위한 업체 측의 요구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다 보니 매달 기본료도 부담이다. 최씨는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배달 장소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헤매다 고객의 짜증을 고스란히 받기도 하고, 지하철에서 졸다가 배달 물건을 분실해 물어준 적도 있다. “그래도 65세 이상이다 보니 지하철 요금이 무료니까 이 일도 할 수 있다.”고 했다. 노후 생계형으로 지하철 택배를 찾는 노인들이 적지 않지만 일당 1만원 수준인 ‘노동 사각지대’인 채로 놓여 있다. 지하철 택배업체들은 운송비 없이 인건비로만 운영하는 물류 운송업을 하고 있다. 지하철 비용이 무료인 65세 이상 노인을 평균 10여명씩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도림역·사당역·잠실역 등 주요 거점에 노인 배달원 1명씩을 배치한 뒤 배달 요청이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역에 있는 노인을 보낸다. 5㎏ 이하의 물품, 주로 서류봉투·의류 견본품·의약품 등을 배달한다. 고용 경로는 복지관을 통한 알선이 많다. 그러나 정부는 생긴 지 10년이 된 ‘지하철 택배업’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퀵서비스업은 특수형태 근로종사자로 파악하고 있지만 지하철 택배업 현황은 조사해 본 적이 없다.”면서 “노인 일자리와 관련한 문제라면 보건복지부에 문의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 역시 “복지관 차원에서 노인들 소일거리로 택배를 하는 경우는 있다.”고만 할 뿐, 지하철에서 노인들이 택배를 하는 것에 대해선 제대로 알지 못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도 이와 관련, “무임승차 영업은 맞지만 지하철 내 상행위처럼 차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고 확인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글 사진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경기지자체 시민과 온라인 ‘소통’… 기초의회는 ‘불통’

    경기지역 지자체와 기초의회의 블로그, 홈페이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2010년 4월 블로그를 개설한 광주시는 방문자 112만 6600명이라고 24일 밝혔다.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시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광주시의회의 경우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온라인 공간인 홈페이지는 같은 기간 방문자 7만 3677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00여명에 머물렀다. 인구 7만여명의 작은 도시인 과천시 블로그는 현재까지 19만 2504명, 하루 평균 100여명이 이용하고 있는 데 비해 과천시의회 홈페이지는 10분의1 수준인 하루 평균 10여명만 접속하고 있다. 용인시의회는 올해만 55만 1411명이 방문하는 등 하루 평균 1000명이 찾아올 정도로 다른 시의회에 비해 인기가 높지만, 매일 4500여명이 이용하는 용인시 블로그에 비하면 여전히 적다. 용인시가 2009년 개설한 블로그 이용자는 195만명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관심이 양분되는 것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 등이 고스란히 기초의회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자체의 경우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성공하고 있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재벌 출자전환 해소 비용 삼성 4兆·현대차 6兆 필요

    재벌 출자전환 해소 비용 삼성 4兆·현대차 6兆 필요

    최근 대선 정국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그룹은 4조 3000억원, 현대차그룹은 6조 1000억원 등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을 포함한 국내 6개 재벌 기업들의 비용은 14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재벌닷컴이 출자 연결고리가 원 모양인 환상형 순환출자 구조인 삼성과 현대차의 순환출자를 없애는 데 드는 지분매입 비용 등을 계산한 결과 각각 4조 3290억원, 6조 860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현재 순환출자로 연결된 계열사 중 최소비용이 예상되는 회사를 선택, 연결지분을 대주주가 매입하거나 해당 계열사가 자사주로 매입할 때 드는 비용을 추산한 것이다. 해소 대상 기업의 주식 가치는 비상장사는 지난해 말 장부가치, 상장사는 지난 2일 종가를 기준으로 계산했다. ●롯데·한진 등 6개그룹 총 14조원 소요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 등으로 이어진 15개 순환출자 연결고리 중 최소 8개사의 연결지분을 해소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 2개의 순환출자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핵심 기업인 삼성에버랜드와 현대차를 각각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면 삼성은 7조 8570억원, 현대차는 10조 7820억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계열 상장사 지분의 20%, 비상장사 지분의 40%를 보유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 “기계적 분석 의미 없다” 롯데그룹은 19개의 순환출자 연결고리 가운데 최소 6개사의 연결지분을 해소하는 데 2조 4570억원이 필요하다. 이 밖에 다른 그룹들의 순환출자 해소 비용은 ▲현대중공업 1조 5550억원 ▲한진 2130억원 ▲한화 4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삼성과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등 6개 그룹의 단순 해소비용은 총 14조 6440억원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6개 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27조 6410억원의 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순환출자 해소 비용은 경영권 보장 등 다양한 변수가 개입되면 숫자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기계적인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순환출자 비율이 커진 것은 기아차 인수 당시 현대차와 모비스 등 계열사가 함께 투자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면서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열린세상] 아름다운 약속/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차관

    [열린세상] 아름다운 약속/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차관

    톨스토이가 여행길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아이는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엄마의 귀에다 소곤거렸고 이내 떼를 쓰다 울음을 터뜨렸다. 알고 보니 그가 둘러멘, 백합꽃 수가 놓인 가방을 갖고 싶다는 거였다. “얘야, 내일이면 이 가방은 소용없어질 것 같구나. 내일 이 가방을 선물하마….” 사실 톨스토이에게 그 가방은 친지의 소중한 유품이었다. 다음 날 저녁, 톨스토이는 소녀의 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어젯밤 이름 모를 병으로 갑자기 죽었다는 게 아닌가. 그는 소녀의 묘지를 찾아가 자신의 가방을 무덤 앞에 바쳤다. 소녀의 어머니는 “아이가 없으니 가방은 필요없어요. 고맙지만 가지고 가세요.”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뇨, 따님은 죽었지만 제 약속은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약속을 하면서 산다. 자신, 가족, 회사 그리고 국민과의 약속…. 2010년, 정부는 ‘2020국가고용전략’을 통해 세대 전체에 해당하는 큰 약속을 했다. 64%(15~64세 기준)를 밑도는 고용률을 202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수준인 70%로 끌어올려 보겠다는 약속이었다. 다행히 근로자, 기업,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힘을 모은 덕분에 작년부터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성장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고용탄성치가 전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에 1% 성장했을 때 일자리가 6만여개 늘었다면 2011년 및 올 상반기에는 11만여개가 늘어난 것이다. 또,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소위 대기업의 일자리도 작년에 처음으로 중소기업보다 더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성과들이 우리 청년들에게는 선뜻 와 닿지 않는 듯하다. 왜일까? 수급 상황을 들여다보면 금세 알 수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의하면, 1997년에는 청년들이 가고 싶어하는 소위 괜찮은 일자리(공공부문, 대기업, 중소기업 중 업종 평균 임금 이상 등)가 530만여개였다. 물론 전문대졸 이상의 수치와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대학진학률이 높아져 2009년 말 기준 전문대졸 이상이 965만명이 되었지만, 괜찮은 일자리는 581만여개에 그친다. 이런 격차 때문에 청년들의 일자리 찾기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2020 국가 고용전략’의 소중한 약속이 다음 세대까지 지켜지려면 신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성장 정책이 꾸준히 추진되어야 한다. 또 고교 졸업자의 선취업, 후진학과 대학 구조조정이 병행되는 등 수요 정책들이 일관되게 펼쳐져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음 몇 가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첫째, 대기업들이 하도급화를 자제하고 기간제라도 직접 채용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하도급 비율이 2008년 21.8%에서 2010년에는 24.6%로 증가하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회사를 목표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중매가 들어와도 그 회사의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청년에게는 중매가 잘 안 들어 온다는 가슴 아픈 소리가 나올 정도다. 둘째, 대·중소기업의 상생은 2, 3차 협력업체 소기업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그 목표를 둬야 한다. 원청이 1차 하도급에 납품대금을 인상해 주면 그 혜택이 2, 3차 협력업체로 전달되고 임금 인상의 재원이 돼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2, 3차 협력업체의 근로조건 개선 노력이 상생협력의 중요한 잣대가 되도록 지수화시켜야 한다. 셋째, 근로자나 노동조합은 기업들이 직접 인력을 채용하는 데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과학적 평가를 거쳐 다른 동료들에 비해 현저히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직급이나 임금을 하향조정하는 변경계약제도나 노사가 협력해 다른 업체로 전직할 수 있게 해주는 경로를 갖고 있다. 연공서열식 단일호봉제의 임금 체계도 직무-성과 체계로 과감히 바꿔 가야 한다. 그래야 60세 정년도 가능해진다. 약속은 믿음에서 출발하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나의 양보가 담겨 있다. 약속이 지켜지면 다수가 행복해진다. 세세한 부분을 입법만으로 규율한다면 빠져나갈 궁리를 먼저 하게 된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각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약속을 해야 하며 또 최선을 다해 실천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 ‘시속 250㎞에 입석’ 괜찮을까

    ‘시속 250㎞에 입석’ 괜찮을까

    이르면 2016년 말 상업운행에 나설 통근 전용 2층 고속열차(KTX)의 최대 관심사는 안전성이다. 평균 시속 250㎞를 웃도는 KTX에서 지하철과 같은 입석 시스템을 어느 정도 적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19일 철도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새 열차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1층 입석 승객의 안전을 위한 분할형 입석 공간과 충돌 보호 격막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될 예정이다. 고태환 철도기술연구원 박사는 “무게중심 변화에 따른 주행 평가와 성능 검증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안전 운행 모니터링 시스템 등도 따로 갖춰진다.”고 말했다. 철도업계에서는 2층 고속열차의 가장 큰 강점을 경제성으로 꼽고 있다. 철도기술연구원 용역 결과 입석의 경우 기존 KTX보다 요금을 25~50%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 측은 30% 선이 적절하다는 데 잠정적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서울역~오송역을 통근시간대에 집중적으로 하루 10회 왕복할 경우 연간 운영 수익만 300억원 가까이 늘고 국민 편익도 2배가량 커질 것이란 결과가 나왔다. 예컨대 서울~오송 간 현행 KTX 입석 요금은 1만 7200원이지만 2층 KTX 열차는 새마을호 수준인 1만 2000원까지 요금이 떨어진다. 15만원 안팎인 월간 입석권까지 도입되면 인하 폭은 더 커진다. 이 같은 배경에는 여전히 물밑에서 추진 중인 철도경쟁체제 도입이 자리한다. 2층 KTX는 2015년 개통 예정인 수서발 KTX와 자연스럽게 요금 인하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철도 민간 개방이 이뤄질 경우 수서~오송 노선에도 2층 KTX를 배치해 정부의 요금 20% 인하 약속을 지키게 된다. 수서발 KTX의 민영화가 좌절되더라도 공공기관 형태의 제2사업자에게 2층 KTX 운행권을 넘겨 본격적인 요금 인하 경쟁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아울러 포화상태에 이른 철로를 확장하지 않고 수송력을 배가하는 것도 2층 KTX의 강점이다. 현재 경부선 KTX 이용률은 99~111%다. 새 고속열차는 올해 말부터 세종시로 집단 이주하는 정부기관 직원 2만여명의 반발도 누그러뜨릴 전망이다. 국회, 청와대 등이 자리한 서울과의 빈번한 왕래에 도움을 주고 자녀 교육 문제로 서울, 과천 등을 떠나지 못하는 일부 공무원들의 출퇴근을 가능케 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美·中·EU 트리플 위기… 글로벌 장기침체 우려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美·中·EU 트리플 위기… 글로벌 장기침체 우려

    경제위기의 먹구름이 다시 드리우고 있는 세계 경제. 최근 우려의 핵심은 환자(시장)의 병(경기침체)을 치료할 의사(각국 정부)가 정작 중병(재정위기)에 걸렸다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결국 각국 정부의 재정 확대로 해결됐다. 하지만 민간 영역이 체력을 회복하기 전인 지난해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유럽 각국 정부가 재정 위기에 빠졌다. 그 결과 선진국 경제의 소비와 생산이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는 다시 세계 경제를 지탱하던 중국 등지로 급속도로 전염되고 있다. 불황의 ‘뫼비우스의 띠’가 글로벌 경제를 옥죄고 있는 셈이다. 18일 외신과 재계에 따르면 ‘세계 경제의 엔진’ 중국의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1분기의 8.1%보다 0.5% 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물론, 2009년 2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7%대로 추락했다. ‘세계 경제의 엔진도 식어가는 게 아니냐’는 공포감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돈 풀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밤 중국인민은행은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0.25% 이상 내렸다. 한 달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기준금리를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인 0.75%로 떨어뜨렸다. 불과 8개월 만에 기준금리는 반토막이 됐다. 영국중앙은행(BOE)은 500억 파운드(약 88조원)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각국의 실물경기는 실제로 최악의 상황이다. 유럽연합(EU)의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4월 46.7에서 지난달 45.1로 하락했다. 11개월 연속 기준치인 50 아래를 밑돌고 있다. PMI는 대표적인 제조업 경기 지수이다. 미국의 6월 PMI 역시 49.7로 2009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세계 경제의 3대 축이 모두 흔들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장기침체)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각국 재정당국이 아무리 돈을 풀어도 국제 금융시장은 쉽사리 호전되지 않고 있다. 최근의 경제위기가 금리인하 정도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문제의식이 뿌리깊은 데다 유로존의 위기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 성장률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낮췄다. 불과 3개월 만에 0.5% 포인트 낮아졌다. 한은 금통위는 이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지만 올해 안에 1~2차례의 추가 인하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시, 강남순환도로 완공 늦추고 첫 재협상…민자사업 줄줄이 연기

    서울시, 강남순환도로 완공 늦추고 첫 재협상…민자사업 줄줄이 연기

    경기 불황으로 국내외 민간투자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서울시가 초대형 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SOC)사업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강남순환도로) 완공을 2016년으로 2년 늦추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서울지하철 9호선 무단 요금 인상으로 불거진 서울시의 ‘민자사업 전면 재검토’ 발표 이후 열리는 시와 민자 사업자 간 첫 재협상이라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18일 “시 재정 약화 등으로 2014년 5월로 예정된 강남순환도로 완공을 2년 늦추기로 했다.”며 “빠른 시일 내 민자 사업자인 강남순환도로㈜와 실시협약 재협상을 하기로 하고 현재 각자 협상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시의 강남순환도로 사업 예산은 1612억원으로 책정됐다. 전년도 사업비 1396억원보다는 많으나 시의회에 당초 요구한 27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시는 이 예산으로는 사업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공기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시는 강남순환도로 전체 8개 공사구간 중 민자사업 구간인 5~7공구에 연간 400억원 규모의 건설 분담금을 지급해 왔다. 나머지 1~4, 8구간은 자체 재정사업이다. 시는 민자 사업자와의 협상을 통해 현재 민자 구간에 들어가는 연간 건설 분담금을 지금의 절반 수준인 200억원 수준으로 줄일 방침이다. 또 준공이 늦어지는 만큼 민자 사업자의 운영권 개시를 2년간 유예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민자 사업자의 반발, 공사 연기에 따른 시민 불편 등을 감안해 2015년부터 부분 개통하는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7년 착공한 강남순환도로 사업은 금천구 독산동~강남구 수서동 구간에 4~8차선 도로 34.8㎞를 잇는 도시고속도로망 구축 사업이다. 총 1조 3455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SOC 사업으로, 재정 사업 구간에 5719억원, 민자 구간(12.4㎞)에 7739억원이 투입된다. 민자 구간은 완공 후 사업자가 30년간 운영권을 갖는 BTO(Build Transfer Operate) 방식이며, 공사비의 30%인 2365억원을 서울시가 부담한다. 강남순환도로 건설사업은 현재 43%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울산, 인천, 대구 등 다른 지자체에서 추진 중인 각종 민자사업도 경기 침체에 따른 민간투자 중단으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위기 넘어 미래로” 글로벌기업 新패러다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거복지’의 격을 한 단계 높이는 품질경영에 뛰어들었다. 임대주택 200만 가구 시대를 앞두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주거복지 거버넌스(관리)제’를 올해부터 도입해 본격 시행 중이다. LH가 주축이 돼 공급해 온 임대주택은 내집 마련에 나선 서민들의 징검다리이자 저소득층의 사회안전망 역할을 해 왔다. 지금까지 모두 146만 가구가 공급되면서 500만명 안팎의 국민이 소중한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이 중 LH는 49% 수준인 71만 5000여 가구의 임대주택을 건설했다. 10년 이상 장기임대주택 89만 가구의 경우 80%에 이르는 수치다. LH 관계자는 “취약계층의 높은 지속 거주율(93%)과 입주자들의 장기거주 희망비율(48.5%)은 임대주택이 저소득층 주거복지에 기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편안한 주거 제공이란 1차적 목표 외에 임대주택 입주민들이 원하는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유아기에서부터 노년기에 이르는 주거복지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입주민의 삶을 ‘업그레이드’해 자발적 공동체 문화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뜻이다. ‘주거복지 거버넌스’란 임대주택 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입주자의 복지 증진을 위해 LH, 지방자치단체, 관리사무소, 임차인, 지역 사회복지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기관이 상호 협력·지원하는 협의체를 이른다. 이 협의체를 통해 임대주택단지를 일자리와 교육, 복지서비스가 결합된 삶의 터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올해부터 서울중계3 영구임대단지 등 49개 임대주택단지를 시범단지로 선정했다. 지자체의 사회복지 프로그램과 연계해 공공근로 알선, 직업교육, 공부방 운영 등 주민복지 지원을 극대화 하고 있다. 아울러 LH는 임대주택단지별로 접수를 받아 5개 단지에 마을형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80개 단지에는 어린이 급식을 지원하고, 12개 단지에선 공부방을 설치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속초항 통한 중고차 수출 1만대 돌파

    강원 속초항이 중고자동차 수출항으로 다시 뜨고 있다. 속초시는 올 들어 속초항을 통해 수출된 중고자동차가 1만 389대를 기록, 지난 2008년에 이어 다시 한번 1만대 수출실적을 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속초항은 동해안 최북단에 있는 국제무역항으로 중국 동북 3성, 극동러시아 등을 최단거리 및 최소 물류비용으로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 덕분에 2008년 속초항에서는 중고차 1만 1678대가 수출되면서 인천, 부산항에 이어 국내 3대 중고차 수출항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러시아의 관세 인상에 따라 중고차 수출이 전년 대비 7% 수준인 833대로 급감했으나 지난해 러시아의 실물경기가 점차 회복되면서 5273대 수출 실적을 올린 이후 수출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속초항을 통해 최대 중고차 수출량을 달성한 2008년의 1만 1668대 수출실적을 다음 달이면 넘어설 전망된다. 그동안 주 2항차 운항하던 전용운반선박인 아시안에이스 이외에 지난 6일부터 속초항에 고려해운㈜ 소유 7580t 규모의 자동차 전용 운반선(OCEAN QUEEN)이 매주 금요일 1항차씩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운항하게 돼 속초항의 중고자동차 수출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서울광장] 교육대통령을 보고 싶다/곽태헌 논설위원

    [서울광장] 교육대통령을 보고 싶다/곽태헌 논설위원

    지난 15일 민주통합당 박준영 전남지사의 대선 출마선언을 끝으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선 주자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만 출마선언 시기를 놓고 장고(長考) 중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대선 주자들은 당내 경선이라는 1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차 관문을 통과해 코리안시리즈(대선 본선) 티켓을 딴 것이나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 경선 1위는 안철수 원장과 코리안시리즈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대선 주자들은 출정식에서 하나같이 미사여구로 장식한 출마의 변과 공약을 늘어놓았다. 이렇게만 된다면 대한민국은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고, 국민의 삶도 하루하루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을 것이다.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각 부문별로 달콤한 공약들을 남발했지만, 교육분야의 핵심을 짚은 공약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대학입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제대로 아는 대선 주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대선 유력 주자의 자녀 가운데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없는 게 중요한 요인일 것이다. 그나마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이 사교육 폐지를 주장한 게 눈길을 끌고,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논술고사를 폐지하겠다는 게 그런대로 핵심에는 근접한 편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5월 말 전국 24~59세의 고객 15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은퇴 준비의 장애요인으로 자녀 교육비를 꼽은 사람이 22.3%로 가장 많았다. 응답자들은 자녀 교육비로 월 평균 134만원을 쓰고 있다고 했다. 보통 월수입의 30~40%가 자녀의 교육비로 들어가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녀의 사교육비 때문에 등골이 빠지고 빚이 늘고 있지만 대선 주자들은 강 건너 불구경 식이다.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려면, 정세균 고문의 공약대로 사교육을 강제로라도 없애면 될 일이다. 하지만 군사정부도 아닌 요즘에 이렇게 밀어붙이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대학입시 제도를 손대야 한다. 대학입시 제도가 갈수록 복잡해져 각종 과외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미국 물을 어설프게 먹고 돌아온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비롯한 관리들이 미국의 입시제도를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 입학사정관제를 하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이다.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뽑는다고 하지만, 말이 그렇지 정작 가능성을 보이기 위한 각종 스펙을 쌓으려면 재력이 있는 부모나 사회적인 지위가 높은 부모를 만나는 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내신 과외와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 과외는 기본이고, 수시 전형으로 대학에 가려면 각종 외국어 인증을 받기 위한 과외, 대학생 수준인 AP(Advanced Placement)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과외도 해야 한다. 각종 경시대회 참가는 기본이다. 보통 가정의 자녀들은 돈 문제로 엄두조차 낼 수가 없다. 대학시험이 ‘돈 놓고 돈 먹기 식’ 시험이 아니라면, 입시제도를 단순화해야 한다. 대학의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과거 예비고사(현재 수능)와 본고사로 신입생을 선발하던 1980년 이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래야 과거처럼 농·어촌의 자녀들이 명문대에 다수가 합격해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가 다시 될 수 있다. 각종 퍼주기 식 공약을 무책임하게 남발하는 대선 주자들이 대학입시 제도, 교육제도의 문제점에 관해서는 관심이 없어 걱정스럽다. ‘국민 마음속에 꿈을 심는 대통령’(박근혜)도 좋고, ‘농부대통령’(박준영)도 좋다. ‘사람이 먼저’(문재인)라는 슬로건도 좋고, ‘저녁이 있는 삶’(손학규)이라는 슬로건도 좋다. 하지만 자녀를 둔 서민·중산층이 원하는 것은 말뿐인 구호나 슬로건이 아니라 사교육비를 대폭 줄여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다. 그래야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회도 만들어갈 수 있다. tiger@seoul.co.kr
  • “젊은층 표심 잡아라”… 여·야 대선후보 교육정책 행보

    “젊은층 표심 잡아라”… 여·야 대선후보 교육정책 행보

    ■박근혜 “저소득층 등록금 무료 지원”…대구서 ‘행복교육 8대 공약’ 발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고등학교 무상 의무교육을 실현하고 소득에 따라 대학 등록금을 대폭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구 동구에 있는 안일초등학교를 방문, 교육정책을 발표하면서 “공교육비 부담을 덜어드리겠다.”며 “고등학교 무상 의무교육을 위한 교육기본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등록금이 실질적으로 무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소득과 연계한 맞춤형 등록금을 지원하고 학자금 이자의 실질적인 제로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실행 방안과 관련, “대상 고등학생이 142만명이 되는 걸로 안다.”면서 “한꺼번에 다 무상교육을 제공할 수 없고 25%씩 늘려간다면 5년간 6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 그 정도로 해서 무상교육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등록금 인하 방안으로는 “대학의 회계투명성을 확대해 대학의 등록금 인하를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대학의 특성화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 대학 재정지원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GDP 대비 1%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박 전 위원장이 이날 발표한 교육분야 대선 공약은 ‘꿈과 끼를 끌어내는 행복교육 만들기’를 콘셉트로 했다. 그러면서 소질과 끼를 일깨우는 교육, 공평한 교육의 기회, 교육의 경쟁력 제고, 평생학습체계 구축 등 네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대학입시를 대폭 단순화하는 등 입시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5월에도 “입시 위주의 교육 시스템을 확 바꿔야 한다.”고 했었다. 그는 “수시는 학생부 위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누구나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대입전형 수를 대폭 줄이겠다.”면서 “점진적으로는 수시전형에서도 수능등급 자격요건을 두지 않도록 대학을 설득하고 대학도 주요 대입전형계획을 변경할 때 3년 전에 미리 예고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도 “초·중등 교육에서부터 꿈과 끼를 살릴 수 있도록 개별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해 소질과 적성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캠프의 정책 관계자들은 “여기에 진로교육 강화 및 학생들에 대한 개인 맞춤형 진로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면서 “이것이 박 전 위원장 교육구상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文 “블라인드 채용으로 학벌 철폐”, 孫 “고교 무상교육·일제고사 폐지”, 丁 “공직 선발 고졸 쿼터제 도입”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도 17일 교육 관련 정책을 내놓으며 젊은층 표심잡기에 주력했다. 제주 ‘경청투어’에 나선 문재인 상임고문은 제주지역 4개 대학 대표자들을 만나 “입사서류에 출신학교를 기재하지 않게 하는 ‘블라인드 채용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고문은 “(신입사원 선발 때) 서류전형에서 지방대학 출신 또는 비명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원자를 배제하면 실력과 상관없이 학력·학벌 차별이 생기고 모순된 문제점이 파생한다.”면서 “공기업과 공공기관부터 이를 적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국회도서관에서 교육정책을 주제로 ‘저녁이 있는 삶’ 정책발표회를 열었다. 손 고문은 “경쟁에서 협동으로 교육기조를 전환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해 학생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돌려주겠다.”고 강조했다. ‘자사고·특목고 폐지 및 일반고 전환’, ‘일제고사 폐지’, ‘고교 무상교육 시행’ 등을 구체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4.2% 수준인 교육 예산을 임기 내 6%까지 확충하고 교육개혁을 전담할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기회균등법, 이른바 학력차별금지법 제정을 다짐했다. 정 고문은 서울공고를 방문해 학생들과 ‘공감토크’ 행사를 갖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중산층으로 진입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기회균등법은 공무원 등 공공부문에 ‘고졸 쿼터제’를 시행하고 임금·승진 때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대학 입학과 공공부문 취업시 기회균형선발제를 확대 적용하는 내용도 담는다. 정 고문은 또 ‘공고’라는 명칭을 ‘과학기술고’로 바꾸겠다고 덧붙였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민주노총을 방문해 노동 정책 간담회를 가졌다. “재벌과 성장 중심 담론을 서민과 노동 중심 정책으로 획기적 전환을 해야 한다.”면서 “최저임금 시급을 5600원 이상으로, 궁극적으로 도시노동자 평균임금의 6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법 전면 재개정에도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지속 가능한 복지의 길을 찾다] “사교육비·주택비 부담 줄여줘야 복지국가 길 열린다”

    [지속 가능한 복지의 길을 찾다] “사교육비·주택비 부담 줄여줘야 복지국가 길 열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복지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정치권이 복지정책을 처음부터 제대로 설계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일어난다. 정책이 한 번 현실화되면 쉽게 바꾸기도 어렵고 개인 간 형평성 문제가 생겨 자칫 사회적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지난 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내놓은 복지 공약을 이행하려면 향후 5년간 최소 268조원이 들어간다. 올해 정부 예산(325조 4000억원)의 80%가 넘는 수준이다. 여당에서는 소득하위 70% 계층에 반값등록금 지급, 고등학교 의무교육 추진, 저소득층 가정에 월 10만원어치 수당 지급 등을 제시했고 야당은 기초노령연금 일괄 인상, 최저임금 인상, 취업 청년에 4년간 생계비 1200만원 지원 방안 등을 발표했다.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면 내년에는 더욱 엄청난 재앙이 닥쳐올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우리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15위, 수출은 세계 7위로 양적 성장을 해 왔지만 선진국을 자임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미래 성장동력은 불확실하고, 저출산 고령화 추세까지 감안할 때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에 재정이 취약하다. 더욱이 저출산과 고령화의 여파로 국가채무의 증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국회예산처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35년에는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 수준(73.4%)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서울신문은 성장과 복지가 윈·윈할 수 있는 한국적 복지 모델의 해법을 찾아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본부장과 김미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기획조정실장을 대담 형식으로 인터뷰했다. →우리의 복지 수준과 정치·경제적 발전 단계에 비춰 바람직한 복지 수준은. -김미곤 실장 서구의 복지 역사는 100년이 넘지만 우리는 솔직히 1995년 고용보험을 도입하면서 4대 사회보험의 외형적 틀을 갖췄다. 상대적으로 내용은 여전히 부실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가운데 우리의 복지 지출액은 GDP의 9.6%로 최하위 수준이다. 일반적인 복지 발전 단계상으로 보면 우리는 확충기 단계다. 안정기에 해당하는 2020년까지 다른 분야의 증가율보다는 높아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복지예산은 전체 재정의 28.5%인데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50% 안팎이다. -고영선 본부장 우리는 2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압축적으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다 보니 포괄 범위가 너무 적다. 국민연금의 경우 원칙적으로 2400만명 근로자들이 다 가입해야 하는데 우리의 연금 가입률은 60%에 불과하다. 다른 사회보험도 행정 정비가 제대로 안 돼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선진국들이 전후 1950~60년대 급격하게 복지를 늘렸던 시기와 비슷한 단계에 와 있다. →아직도 선별·보편적 복지 논쟁이 한창이다. 이를 뛰어넘는 제3의 모델, 즉 한국적 모델이 가능한지. -김 실장 선별이냐 보편적이냐는 싸움은 실익이 없다. 복지제도 중 기회균등의 차원에서 교육이나 보육 등은 보편적으로 가야 하는 것이 있고 수급자 선정 등이 필요한 것은 정책 자체가 선별적일 수밖에 없다. 정책의 특성상 보편을 지향하되 선별을 가미하는 등의 탄력성이 필요하다. 복지는 그 나라의 문화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한국적 복지는 현재 미약한 국가의 기능을 늘리는 전제 속에 시장과 가족의 좋은 역할을 살려야 한다. 가족이 방기하는 상태에서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을 못 진다. 가족과 국가가 윈·윈하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우리의 특수성인 사교육비나 주택비용의 부담을 줄이는 저비용 사회를 만드는 것도 장기적으로 복지국가로 가는 하나의 주요 수단이다. -고 본부장 보편적, 선별적 복지는 모두 장단점을 갖고 있다. 보편적 복지는 포괄성이 크지만 재정 부담이 크다. 반대로 선별적 제도는 효율성은 있지만 사회 안전망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의 국민들은 더 많은 복지를 원하지만 이에따른 부담을 크게 늘리겠다는 생각은 없다. 서구인들의 인식과 달리 복지에 대해 상당 부분 개인적 책임을 중시하는 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복지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고 본부장 현금 지급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많다. 국민연금이나 기초보장제도 실업급여 등 대부분이 현금 수급 형태다. 서구의 복지 발전 단계를 보면 취업 알선이나 훈련 등 서비스 중심의 적극적인 복지정책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니고 낚싯대를 주는 정책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린 아쉽게도 아직 공공부문의 능력과 질이 떨어진다. 앞으로 관리 감독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 →복지는 돈이 필요하다. 우리가 감내할 수 있는 국가 재정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나. -김 실장 현재 복지 시스템을 크게 보면 북유럽형의 고부담 고복지형, 영미의 중부담 중복지형, 후진국형의 저부담 저복지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가야 할 순서는 중부담 중복지형이다. 일부는 대외경쟁력을 잃지 않는 수준에서 복지 재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의 열악한 복지 수준을 감안해 조금 더 가야 한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적어도 OECD 평균 수준(GDP 대비 20~25%)은 돼야 한다. -고 본부장 정답이 없는 주관적인 문제지만 복지 예산이 GDP 대비 20~25%는 돼야 한다는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현재 선진국들은 30~40% 정도다. →재원 조달 방안은. -고 본부장 우선 4대 사회보험의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 국가보조로는 한계가 있다. 법인 소득세는 건드리지 않더라도 개인 소득세는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개인 소득세는 연간 40조~50조원으로 GDP 대비 4% 수준인데 선진국의 경우 9%가 넘는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결국 중산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이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실장 지난해 우리의 재정지출은 대략 340조원 정도인데 복지 부문이 90조원 안팎이고 나머지는 비복지 분야였다. 따라서 품목 조정을 통해 복지재원을 늘리고 탈루 세원을 최대한 찾아내는 한편 대기업들에 대한 불필요한 감면제도 등을 없애 복지로 돌려야 한다. 이것도 모자라면 결국 세금 인상 카드를 쓸 수밖에 없다. →계층별·직업별 다양한 수요를 보다 정교하게 복지 정책화하는 문제도 있는데. -김 실장 수요자의 욕구를 바탕으로 정확한 정책을 수립하자면 기초 통계 자료와 부처 간 연계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둘 다 부족하다. 기초보장제도의 경우 최하위 계층이 위로 올라가지 못하고 되레 최하위 계층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들어오려고 한다. 이는 대표적인 ‘빈곤의 함정’이다. 기초보장제도와 다양한 근로장려제도 등을 연계하는 계층 이동 사다리를 만들어야 한다. -고 본부장 복지 행정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복지 관련 사업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중복의 문제가 생겼다. 수요자들의 요구를 차별화하는 데도 실패했고 부처 간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해 밥그릇 싸움이 많다. 원스톱 복지 서비스가 절실하다. 예를 들면 고용 촉진을 위한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의 밥그릇 싸움이나 보육문제를 둘러싼 교육과학기술부와 복지부 싸움이 대표적이다. 부처 간 이기주의를 조정할 수 있는 정부 조정 기능이 보다 강화해야 한다. →성장과 복지는 다소 모순되는 측면이 있는데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이 가능한지. -김 실장 복지 지출은 낭비적인 요인이 아니다. 내수에 영향을 주고 경기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복지 지출이 낭비가 아닌 투자의 한 부분이라는 것은 주류 경제학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분배에 실패한 나라가 경제성장을 한 전례는 없다. -고 본부장 고용과 성장이 뒷받침돼야 분배 문제가 해결된다는 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우리도 이를 수용하고 있다. 하지만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과 교육·육아 복지를 강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낚싯대를 주는 복지 시스템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인터뷰·정리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권한·돈 움켜쥔 중앙 - 치적 급급한 지방… “문제는 정치”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권한·돈 움켜쥔 중앙 - 치적 급급한 지방… “문제는 정치”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중앙정부와의 관계는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곳곳에서 충돌도 일어나고 있다. 자칫 행정 서비스를 놓고 정부의 신뢰마저 무너질 위기다. 지방자치단체의 곳간 바닥이 드러나면서 생기는 부작용이다. 대부분의 지자체가 재원의 대부분을 중앙정부에 의존하는 까닭에 무작정 지자체장만 탓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지방재정이 얼마나 열악한지,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무엇인지 대책을 제시한다. 결국 문제는 민주주의에 대처하는 자세와 성숙도다. 지방자치제도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핵심이다. 숱한 전문가들이 지방재정의 문제점을 여러 제도적 측면에서 짚어내고, 제도적인 보완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가능하면 권한을 움켜쥐고 지방자치단체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지자체는 재정압박은 아랑곳하지 않고 당장 지역주민들이 좋아할 만한 일을 하며 인기만 쌓고자 한다. 지방자치의 핵심 열쇠 말인 ‘자율과 책임’이 실종된 것이다. 정부는 지자체에 자율을 주는 데 미적거리고, 지자체는 책임감 부재에 대한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자율과 책임을 구현하지 못한다면 지방재정의 위기 상황은 계속 형태를 달리한 채 반복되면서 지방자치제도를, 나아가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가 안정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각 지자체 차원의 재정적 자립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조세 수입의 79.3%는 중앙정부의 몫이고 지방정부의 조세수입은 20.7%다. 반면 재정 사용은 각각 42.8%(중앙), 42.2%(지방)로 비슷하니 세입 세출의 불균형이 크다. 지자체의 이른바 ‘양대 자주재원’으로 꼽히는 지방세와 세외수입은 57%이고,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교부금 등 ‘의존재원’은 40.5%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2005년 56.2%를 나타낸 이후 지난해(51.9%)까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지방세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체 수입(지방세와 세외수입)만으로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인건비를 해결하지 못하는 곳이 무려 41개에 달한다. 이러한 구조적 상황에서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재정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은 필연에 가깝다. 의존하는 만큼 지자체의 책임감은 약해진다. 이 또한 필연이다. 중앙정부는 지자체를 못 믿겠다며 더욱 통제하려고 든다. 악순환의 고리가 꼬리를 물고 물리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가 맡아 오다가 지자체로 위임하는 사회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지자체 전체 예산에서 사회복지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3.3%에서 2010년 20.7%까지 늘었다. 문제는 업무는 넘겨받았지만 복지사업비는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주요 복지사업의 재원으로 중앙정부에서 내려보내는 예산인 분권교부세는 연평균 8%씩 증가한 반면, 지자체의 부담은 연평균 25%씩 늘어났다. 일을 넘겨주는 데도 인색하지만, 예산을 넘겨주는 데는 더욱 인색했다. 올해 전면 도입한 영·유아 무상보육은 지방재정에 더욱 그늘을 드리웠다. 또한 정부는 대통령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가 지난달 발표한 것처럼 특별·광역시의 자치구를 사실상 모두 없애는 안을 수립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안성호 한국지방자치학회장 등 학계에서는 “방만함과 무책임함을 개선할 제도적 노력보다는 효율성, 경제성의 논리 앞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굴복시켰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풀뿌리 민주주의는 민선 단체장 선출로 상징된다. 하지만 단체장 선거가 오히려 지방재정에 대한 중장기적인 성찰을 외면하게 만드는 경우도 허다하다. 청사를 화려하게 짓거나 내실 없는 낭비성 행사 유치, 특색 없는 지역 축제 개최, 보여 주기식 토건사업 등 비효율적인 재정운용 사례가 많다. 사실상 정치인인 민선 지자체장들의 도덕적 해이라는 지적을 외면하기 힘든 이유다. 이런 현실을 직시한다면 정부의 통제, 관리가 불가피하다고 하는 항변도 충분히 근거가 있다. 지자체장들 역시 현실안주형으로 변모하고 있다. 자체 재원을 늘리는 일은 아예 엄두를 내지 않는다. 없는 세금을 만들거나, 있는 세금을 늘리는 것은 정치인으로서는 ‘자살 행위’에 가까운 탓이다. 주민들 또한 ‘능력있는 단체장’의 척도로 중앙정부에서 특별교부세 등 돈을 더 많이 받아올 수 있느냐, 아니냐로 가늠하기 일쑤다. 강병규 한국지방세연구원장은 “지자체 방만 경영이라는 비판은 중앙정부의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가 주는 돈을 줄이고, 지자체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높일 때 해결할 수 있다.”면서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강 원장은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일본 수준인 6대4까지 조정하고, 지방소비세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교부세제도 개혁, 지자체 파산제 도입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제안을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전남 서남해안 해파리의 습격

    목포·신안·영광 등 전남 서남해안에 노무라입깃해파리 등이 대거 출몰하면서 어민들이 조업을 포기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요즘 육젓을 담그는 젓갈용 새우와 병어·민어 등 고급 어류를 잡는 철이어서 어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으나 그물마다 빽빽이 올라오는 해파리 때문에 속수무책이다. 17일 이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쯤부터 보름달물해파리가 연안에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이달 들어 노무라입깃해파리 떼까지 가세하면서 10여일 전부터는 아예 조업을 포기하고 있다. 2009년 이후 3년 만에 또다시 해파리의 습격이 시작됐다. 이에 따라 제철을 맞은 젓새우와 민어·병어 어획량도 덩달아 줄면서 가격도 폭등했다. 신안수협 송도 위판장에 따르면 현재 젓새우 위판량은 1만 6285드럼(1드럼당 200㎏·151억여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 2940드럼(214억여원)보다 크게 줄었다. 민어의 경우 하루 위판량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3t가량으로 가격은 지난해보다 1만~2만원 오른 ㎏당 3만~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10t급 연안 자망어선을 운영하는 선장 김모(58·신안군 임자면)씨는 “요즘 며칠째 새우잡이 그물에 30~60㎝가량의 노무라입깃해파리들이 가득 드는 바람에 그물이 찢기고 어구가 손상돼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국립수산과학원과 농림수산식품부, 목포·신안·영광 등 지자체는 최근 서남해안 일대에서 실태조사를 편데 이어 해파리 개체수 증가 원인 파악과 구제에 나서기로 했다.그러나 전용 구제선 몇척을 투입해 해파리를 제거하더라도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할 전망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 김상수 연구사는 “지난달 중순쯤부터 이들 해역의 수온이 18도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서해 먼바다에서 해파리 유생들이 연안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목포신안영광자망협회 새어민회 김인석 회장은 “수산 당국에 해당 해역에 대한 해파리 경계경보 발령과 재난지역 선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신안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재정위기 이렇게 넘겼다

    [지방재정 위기와 극복] 재정위기 이렇게 넘겼다

    충남 보령시는 재정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는 대표적인 우수 지자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뽑은 ‘지방세 체납정리 우수 지자체’에 들었다. 지난해 체납된 세금 59억 9500만원 가운데 21억 6900만원을 거둬들였다. 징수율 36%라는 점도 높이 평가됐지만, 담당 직원들의 노력이 더 빛난 사례다. 평가를 한 행안부 관계자는 “1000만원 이하 세금 체납자에 대한 금융채권도 금융사에 조회하는 등 담당 공무원의 효율성과 창의성이 돋보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보령시는 올해도 체납액 징수를 위한 실과별 자체계획을 수립하고 징수활동과 정리반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 이달 말까지 ‘일제정리기간’으로 정하고 체납액의 20% 이상을 징수하도록 목표도 설정했다. 이를 통해 체납자의 임대료·사용료 등 수익에 대해서도 임대제한이나 관허사업제한 등 행정조치를 통해 거둬들이고 있다. 경남 고성군은 지역 축제·행사의 정석을 보여 줬다. 올해 세 번째로 치른 공룡세계엑스포는 지방재정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 3~6월 열린 이 행사 관람객은 모두 178만 9671명으로 25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됐다. 군 관계자는 “공룡엑스포는 어린이만 전체의 53.8%인 96만 1815명이 참가하는 등 어린이 교육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입장권 판매수익 46억여원 외에도 경남 지역 전체 관광 산업 발전에도 기여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북 칠곡군은 기존 축제의 거품을 빼는 방식으로 예산을 아꼈다. 해마다 2억 8000만원 정도의 예산이 들어간 ‘아카시아 축제’를 농산물마케팅 차원으로 ‘팜마켓 축제’로 단순화시킨 것이다. 예산은 20% 수준인 5000만원으로 줄었다.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축제 홍보 등은 민간 부문을 활용했다. 대구 산악자전거 동호회, 아파트 부녀자회 등이 ‘서포터스’로 나섰다. 특히 회원이 2000여명인 산악자건거 동호회에 칠곡 임도 4㎞구간을 레이스 코스로 내주는 대신 대구 등지를 돌면서 팜마켓 축제를 홍보하도록 협의했다. 울산 울주군은 조직과 인력을 줄여 재정건전화를 꾀했다. 올 3월 ‘지방재정분석평가 우수단체’로 선정돼 행안부 장관표창을 받았고 10억원의 재정 인센티브를 받았다. 지난 2010년 4개국 중 생활지원국을 없애고 3개국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또 총액인건비 인력 기준에 비해 적은 인력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유사 업무 통폐합을 한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 고양시는 공유재산을 활용해 지출을 줄였다. 1974년 경의선변이 도시계획시설로 변경된 이후, ‘노는 땅’이 된 철도부지를 활용해 공원과 녹지를 조성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등이 처음엔 반대했지만, 실무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했다. 현재는 철도부지를 활용해 쌈지공원·시민농장 등 마을공동체공원(Community Garden)을 조성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청년 고용시장 명암] 눈낮추는 대졸자 ‘하향취업의 굴레’

    [청년 고용시장 명암] 눈낮추는 대졸자 ‘하향취업의 굴레’

    청년 취업난이 지속되자 자신이 받은 교육수준보다 낮은 수준의 일자리에 취업하는 이른바 ‘하향취업’이 확대되고 있다. 또 첫 직장을 낮춰 취직한 대졸 출신 10명 가운데 6명은 이직하더라도 여전히 하향취업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16일 발표한 ‘대졸 하향취업의 고착화 현상과 노동시장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첫 직장 기준 대졸 하향취업 비중은 1982년 24.1%, 1992년 27.7%, 2002년 31.0%로 꾸준히 느는 추세다. 20년 만에 6.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보고서는 1982년, 1992년, 2002년에 4년제 대학을 마친 졸업생 각각 2073명, 3018명, 3000명 등 모두 8091명을 대상으로 ‘교육·노동시장 생애경로조사(2009~2011년)’ 자료에 근거, 작성됐다. 조사 대상자가 ‘학력수준이 업무내용에 비해 높은 상태’라고 응답했을 때 하향취업으로 규정했다. 예컨대 고졸 출신을 모집하는 일자리에 대졸 출신이 지원, 일하는 경우다. 또 ‘학력수준이 업무내용에 비해 적당할 때는 적정취업, 낮을 때는 상향취업으로 분류했다. 조사 결과, 직장을 옮기더라도 하향취업에서 벗어나지 못할 고착화 확률은 평균 64.3%에 달했다. 10명 중 6명 꼴이다. 고착화 현상은 1982년 53.3%, 1992년 65.6%, 2002년 77.8%로 20년 사이 24.5%포인트 늘었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지방대를 졸업한 학생의 평균 하향취업 비중은 29.7%로, 수도권 소재 대학의 25.3%보다 4.4%포인트 높았다.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의 하향취업 비중은 24.8%로 더욱 낮았다. 직장을 옮겼을 때 하향취업 고착화 정도는 더 심했다. 수도권대 출신은 44%인 반면 지방대 출신은 두 배 수준인 80.6%에 달했다. 하향취업자들의 임금은 적정취업자와 비교, 첫 직장 기준 83.8%에서 직장을 옮긴 뒤에는 69.3%로 떨어져 경력이 쌓일수록 격차는 더 커졌다. 하향취업자의 비정규직 비중도 적정·상향취업자의 비중보다 2.5배 높았다. 전재식 직능원 부연구위원은 “대졸 출신이 고졸 일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고졸 출신들은 더 낮은 수준의 일자리를 찾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학생의 적성과 발전 가능성에 맞는 직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중·고교 단계에서 진로지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한·러 경제·외교협력… “새 북방정책 추진”

    한·러 경제·외교협력… “새 북방정책 추진”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확정된 러시아를 중국의 대체 시장으로 보고 본격적인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러시아와 경제 협력 외에도 정치·외교 관계를 강화하는 새로운 ‘북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 ‘한-러시아 경제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자리에서 북방정책 추진 방침을 밝혔다. 러시아가 WTO 회원국으로 활동하면 풍부한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아시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인 만큼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러시아의 의료 현대화 사업에 우리 기업의 적극적 진출을 유도할 계획이다. 극동과 연해주 지역을 의료기관 진출 전략지역으로 선정하고, 현지회사와 조인트벤처(합작투자)를 통해 시장 진출 확대를 추진한다. 의료 장비와 의료 연계시스템을 함께 묶은 패키지형 수출을 지원하고, 개량 신약 등을 통한 틈새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러시아가 2009년부터 적극적인 에너지 절감 사업을 추진 중인 것에 착안, LED(발광다이오드) 등 에너지 고효율 제품의 수출을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 산업체를 대상으로 에너지 진단 사업을 실시하고, 하반기 중 에너지 효율화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러시아의 WTO 가입이 완료되면 석유 및 천연가스 등에 대한 수출세가 양허되는 만큼, 북한 경유 가스관을 통해 천연가스를 들여오는 등 에너지·자원 개발 협력을 확대한다. 정부는 현재 13위인 대(對)러 교역량(2011년 기준 212억 달러)을 2015~2020년 10위 이내로, 20위 수준인 대러 직접투자 규모는 15위 이내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12월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회원국 가입이 확정됐으며, 러시아 의회는 최근 WTO 가입 비준안을 승인했다. 한편 박 장관은 세계 경제 위기와 관련해 “세계경제에 드리운 안개가 언제쯤 걷힐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최근 세계 경기 둔화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세금 낼 돈도 없습니다 공시지가 좀 내려주세요”

    골프장들이 경기 침체로 매출이 줄자 개별공시지가 인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침체로 매출 급감 경기도는 “지난달 말까지 2012년도분 개별공시지가 이의 신청서를 접수한 결과 조사 대상 414만 4186개 필지 가운데 1만 1270개 필지 소유자들이 공시지가를 내려 달라며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골프장들의 이의 신청서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양시 지역에서는 2247건의 하향 조정 신청 가운데 3곳에 보금자리주택단지를 개발 중인 LH가 1769개 필지의 개별공시지가를 내려 달라고 요구했으며 한양CC를 비롯한 3개 골프장이 약 200여개 필지의 공시지가를 내려 달라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LH는 막대한 재산세 부담을 이유로 택지 개발을 위해 수용한 지축동, 원흥동, 향동 일대 토지의 공시지가를 하향 조정해 달라고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한양CC는 ㎡당 9만 1000원의 개별공시지가가 결정 공시되자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감안해 8만 4540원으로 필지당 6460원씩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화성시에서는 899건의 하향 조정 신청 필지 가운데 200여건을 골프장인 ㈜관악이 제출했다. 이 업체는 매출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고 지난 5년간의 공시지가 인상률 등을 감안할 때 ㎡당 8만 6000원(2011년도 대비 1000원 인상)은 너무 과다하다며 7만 1000원으로 1만 5000원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지자체 “국토부 결정사항” 난색 이 밖에 포천 포레스트힐과 필로스골프장 측은 ㎡당 5만원인 지가를 전년도 수준인 4만 8000원으로 낮춰 달라는 입장이며 광주 그린힐골프장은 7만 8000원으로 공시된 지가를 1000원 낮춰 전년도 수준으로 동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관할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골프장 개별공시지가는 표준지 공시지가(국토해양부에서 결정)를 기준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내려 달라는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한상봉기자 hsb@seoul.co.kr
  • 車 냉각수 떨어져 값비싼 생수를 넣었더니…

    車 냉각수 떨어져 값비싼 생수를 넣었더니…

    무더위가 이어지는 7월, 당신은 보양식으로 원기를 회복하고 더위를 피한다고 계곡과 바다로 떠난다. 이런 당신을 모시고 다니는 ‘애마’도 더위에 지치기는 마찬가지다. 폭염속 수십도로 달궈진 아스팔트, 거친 장대비를 헤치고 달려야 하는 자동차도 특별한 여름철 보양식이 필요하다. 휴가철 고속도로에서 하얀 연기를 거칠게 내뿜으며 지쳐 쓰러진 자동차를 본다면 그동안 부려 먹기만 하고 돌봐 주지 않은 주인을 탓해야 할 것이다. 이런 낭패를 당하지 않으려면 타이어와 각종 벨트 등의 점검은 필수다. 여름철에 가장 먼저 체크할 것은 ‘냉각수’다. 차량의 시동을 건 상태에서 평평한 곳에 주차시키고 엔진룸에 있는 냉각수 보조 탱크를 본다. 냉각수의 양이 탱크의 로(low)와 풀(full) 사이에 있으면 된다. 냉각수의 양이 모자라면 수돗물을 보충한다. 생수는 철분이 있어 피해야 한다. 다만 겨울철에는 수돗물이 얼어 낭패를 당할 수 있으니 부동액을 넣어주는 것이 좋다. 장거리 주행 때는 차량 계기판의 엔진 온도 게이지를 살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게이지 바늘이 중간 정도를 가르키는 것이 정상이다. 온도가 평소보다 상승한다면 즉시 차를 세우고 엔진룸을 열어야 한다. 냉각수가 정상인데도 엔진 온도가 올라간다면 긴급 출동서비스를 불러 점검을 받아야 한다. 또 엔진룸을 보면 보통 3~4개의 벨트가 있다. 낡아서 갈라지지는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손으로 눌러 장력도 점검한다. 벨트가 느슨하면 차량의 발전 및 냉방 능력이 떨어지고 반대로 강하면 ‘삑~삑’하는 소리가 난다. 브레이크는 당신과 가족의 생명에 직결된 만큼 세심하게 점검해야 한다. 브레이크 이상 여부는 쉽게 알 수 있다. 페달을 밟았을 때 평소보다 깊이 들어가면 브레이크 패드나 오일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또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지 않았는데도 계기판에 주차 브레이크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페달을 밟을 때 ‘삑삑’ 소리가 나지 않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여름에는 전조등, 에어컨, 와이퍼 등의 작동이 많아져 배터리가 빨리 소모 된다. 일반 배터리의 경우 전해액이 적정 수준인지 주기적으로 체크하고 필요하면 증류수를 보충하는 게 좋다. 또 차량 앞유리를 닦아주는 와이퍼도 중요하다. 와이퍼 작동 여부는 물론 앞유리와 접촉상태, 워셔액 분사노즐의 상태와 각도 등도 눈여겨본다. 워셔액도 가득 채우고 떠나는 게 좋다. 비가 오면 무엇보다 속도를 평소보다 20~25% 줄이는 ‘감속 운전’이 필수. 누구나 다 알지만 실천하는 운전자는 많지 않다. 비가 오는 도로는 평상시보다 미끄러워 차량의 제동 거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장대비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때문에 차간 거리도 평소보다 1.5배 이상 길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뙤약볕 아래 주차된 차는 숨이 막힐 듯한 고온이 문제다. 그늘에 주차한 차와는 달리 차량 실내 온도가 70도 가까이 상승할 수도 있다. 차량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서 반대편 창문을 내리고 차 문을 4~5회 정도 여닫기를 반복하면 공기가 순환돼 온도가 금방 떨어진다. 게릴라성 집중 폭우로 일시에 하천이나 계곡물이 범람해 자동차가 훼손되는 경우가 많다. 침수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 손해에 꼭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자차 보험을 들어두면 주차뿐 아니라 운행 중 피해도 보상받을 수 있다. 혹시 자차보험에 들지 않았다면 중간에 가입할 수도 있으니 보험사로 문의해 보는 게 좋다. 중요한 것은 차량의 문이나 선루프 등을 열어놓아 생기는 침수 피해는 보상이 되지 않다. 또 트렁크나 차 안에 둔 물건에 대해서도 보상이 되지 않는다. 가급적 차 창문을 닫고 차내에는 아무것도 두지 않는 편이 좋다. 혹시 출발하면서 점검을 하지 못했다면 국내 보험사들이 휴가지에서 펼치는 무상점검 서비스를 이용해도 좋겠다. 삼성화재는 28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남해 상주해수욕장 등에서, 현대해상은 27일부터 사흘간 부산 해운대 등에서, 동부화재는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인천 영종도 기념관 휴게소에서, LIG손해보험은 16일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강원 강릉 경포대 등 12개 해수욕장에서 30여개 항목을 무료로 살펴주고 시원한 생수 등도 나눠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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