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수준인
    2025-10-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872
  • [씨줄날줄] 미세먼지와 뇌기능/정기홍 논설위원

    세계 3대 폭포인 나이아가라 폭포수에는 건강에 좋은 음이온 성분이 포함돼 있다. 폭포수가 바닥에 부딪힐 때 발생한 음이온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고 한다. 폭포가의 엷은 물안개의 운치도 천하제일의 경치로 유명세를 탄다. 음이온 원리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독일 필립 레너드 박사가 규명했다고 해서 ‘레너드 효과’로 불린다. 이런 예는 우리 주위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호숫가나 강가의 물안개가 절경인 곳은 전국 도처에 있다. 자연의 선물인 셈이다. 이런 사례가 무색할 만큼 요즘 한반도의 하늘이 온통 미세먼지로 자욱해진 상태다. 먼지가 풀풀 나는 공사장들을 연상케 하는 모습이다. 이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총총걸음을 걷는 도시의 풍경이 낯설지 않다. 얼핏 마스크를 쓴 동남아 국가들의 오토바이 행렬을 보는 듯하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에서 규정한 1급 발암물질. 초미세먼지는 이보다 더 작아 폐의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근경색증, 심부전증 등 치명적 질병을 일으킨다. 입자가 작아 코와 목에서도 걸러지지 않고, 가래를 뱉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 심각성을 그동안 깨닫지 못했다. 한 방송 매체가 최근 서울의 미세먼지를 조사한 결과는 다소 의외로 와 닿는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31~80㎍/㎥)이었을 때, 자동차 안의 농도는 ‘매우 나쁜’ 수준인 256.3㎍/㎥를 보였고, 엘리베이터 안은 232.2㎍/㎥이었다. 도로에 둘러싸인 한강둔치에서는 205㎍/㎥를 기록했다. 놀라운 것은 생활 속에서 발생한 미세먼지였다. 고등어 한 마리를 구울 때 발생한 일산화탄소 등의 미세먼지(1000㎍/㎥)는 황사가 심한 날의 4배로 기록됐다. 농도가 162㎍/㎥일 때 한 시간을 산책하면 담배 한 개비 연기를 1시간 반 동안 맡는 셈이라고 한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의 쥐를 통한 실험 결과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미세먼지 농도가 10㎍/㎥인 상황에서 10년을 거주하면 뇌의 인지기능이 2년 빨리 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기준으로 10년을 살면 오염 스모그로 악명이 높은 영국의 런던보다 5년 더 빨리 뇌가 퇴화한다고 한다. 한반도의 하늘을 뿌옇게 오염시킨 범인이 중국인 줄만 알았는데 우리의 일상 행위에서 수많은 미세먼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미세먼지와 사투를 벌여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정부의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과 위험도 등을 조사, 연구해 시급히 알려야만 한다. 정부나 국민이나 그동안 미세먼지에 대한 대처가 너무 안일했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로스쿨의 사회적 소수 지원 기회균등에 더 이바지 해”

    “로스쿨의 사회적 소수 지원 기회균등에 더 이바지 해”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가 “로스쿨에 가기 힘든 사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 서민들의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쪽에서는 “결국 사법시험 못지않은 과열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현윤(연세대 부총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26일 “전문교육을 통해 변호사를 양성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변호사 예비시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법시험이 개천에서 용 나는 통로가 된다는 건 신화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로스쿨이야말로 특별전형과 장학금 혜택을 통해 계층 이동과 기회균등에 더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선진사회와 후진사회를 판단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 여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로스쿨은 예측 가능한 제도인 반면 사법시험은 로또와 같은 제도”라면서 “로또에 청춘을 거는 젊은이들을 양산하는 제도로는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만든 로스쿨 제도를 뒤흔들어서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 로스쿨 제도 아래서 누구나 로스쿨에 입학하도록 하고 그 속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지원하는 게 사회적 평등에 더 부합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예비시험이 서민들의 계층 이동을 위한 사다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예비시험 도입은 사법시험 부활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사법시험 합격자 중 부유층 출신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에서 보듯 이미 사법시험은 가난하지만 똑똑한 젊은이들의 신분 상승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또 예비시험 제도가 예산낭비 요소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예비시험을 운영하는 데 최소 수십억원, 거기다 로스쿨이 아닌 별도 교육과정을 위해 또 막대한 정부예산이 필요하다. 차라리 그 예산을 사회적 약자 출신 로스쿨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주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입생 선발이나 변호사 시험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몫을 늘리는 ‘소수자 우대’를 시행하는 방식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로스쿨이 귀족학교라는 식으로 비난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적인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로스쿨 입학생은 대개 25~30세이고 중산층 집안 출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소 5%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전형으로 선발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6%가량 된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 제도를 통해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법조인이 많아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서울 지역 사립대는 등록금이 2000만원 수준인데 과도한 부담 아니냐는 세간의 질문에 대해 “전체 평균은 1400만원가량이고 국립대는 1000만원 미만 수준”이라면서 “수백억원대 시설투자와 30%가 넘는 장학금, 법대 시절보다 몇 배가 늘어난 교수진 등 학교 측에도 로스쿨 운영이 적잖은 부담이라는 것을 감안해 달라”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2014 우수기업 우수상품] 매일유업 ‘앱솔루트’

    [2014 우수기업 우수상품] 매일유업 ‘앱솔루트’

    매일유업은 2010년 9월부터 유아식 원재료의 원산지를 공개해 왔다. 캔이나 뚜껑에 일부 원료만 표기하던 원재료의 원산지를 앱솔루트 홈페이지에 첨가물 하나까지 100% 공개해 소비자들이 직접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9월부터는 일본산 원재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문제로 발생하기 전에 위험 요소를 사전에 감지하고 발 빠르게 조치한 것. 매일유업은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제조 전 과정에 걸친 방사능 검사로 제품 안전성에 대해 엄격히 관리 감독하고 있다. 자체 보유 중인 고순도 게르마늄 다중파고 분석시스템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기관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국내 최고 수준의 방사능 오염검사 장비로, 국내 식품업계 최대 수준인 2대의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연평균 50회에 걸쳐 1000여명의 예비 엄마들을 분유 제조공정에 참여시켜 안전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 [사설] 표만 의식해 기초연금 담합할 것인가

    지난해 11월 국회에 제출한 기초연금법 제정안의 2월 임시국회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법안이 처리돼야 전산시스템 구축 등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수 있는데 7월 시행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기초연금에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재정 여건을 고려해 시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이유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해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안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우리는 무리한 대선공약의 문제점을 지켜봤다. 여야 모두 냉정하게 판단하기 바란다. 아쉽게도 기초연금 도입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는 활동 시한을 넘긴 그저께도 논의는 했으나 법 제정안을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새누리당은 정부안(案)대로 65세 이상 노인들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10만~20만원을, 민주당은 소득 하위 80%에게 일괄적으로 20만원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절충안으로 소득 하위 75%선에서 막판 타협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한다. 문제는 재정 부담이다.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의 수급 비율이 전체 노인의 30%를 밑도는 상황에서 1인당 월 9만 6800원 수준인 현행 기초노령연금으로는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안으로 도입하려는 제도다. 기초연금 재원은 전액 국가와 지자체가 조달하게 된다. 기초노령연금의 지난해 국고지원 비율 74.4%, 지방부담률 25.6%를 적용해 계산해 보면 올해 기초연금 지자체 부담 규모는 1조 2219억원, 2018년에는 3조 1282억원 필요하다. 지난해 기초노령연금 국고보조액은 1조 5840억원, 지방비 부담은 5309억원이었다. 기초노령연금도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60%에서 출발해 70%로 높였다. 기초연금도 재정 형편에 맞게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완하면 된다. 국민연금과 연계할 경우 최소 가입기간 요건만 채운 뒤 탈퇴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둘 다 받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지자체는 기초연금의 국고지원 비율을 대폭 높이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월 최대 20만원의 기초연금이 노인 빈곤을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통해 노후 소득을 확보하게 해 주는 것이다.
  • 대입전형 간소화 등 가시적 성과… 교육 복지는 ‘제자리’

    대입전형 간소화 등 가시적 성과… 교육 복지는 ‘제자리’

    한 학기 동안 시험 부담을 덜고 자신의 꿈과 끼를 탐색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대학별 전형방법 수를 줄이는 ‘대입 전형 간소화’ 시행, 2023년까지 입학 정원 16만명을 줄이는 ‘대학 구조개혁 추진계획 확정’, 선행학습한 내용의 시험 출제를 금지하는 ‘선행학습 금지법’ 제정…. 교육부가 지난 1년 동안 첫발을 떼고 중장기 계획을 확립한 정책들이다. 교학사 교과서의 친일·우편향 논란으로 인해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박근혜 대통령 공약 중 굵직한 사안들의 갈피는 잡은 셈이다. 다만 간소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2015학년도 대입 전형이 여전히 복잡하다는 불만이 제기되거나, 대학 구조개혁의 청사진이 잘 보이지 않고, 학원 처벌 규정이 누락된 선행학습 금지법은 선언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실효성 논란이 있지만 그래도 가시적인 추진 상황이 엿보이는 교육행정 정책들과 다르게 교육복지 공약의 이행은 오리무중이다. 재정 부담을 견디지 못해 대선 공약 발표 때 약속한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전면 시행계획을 단계적 시행계획으로 바꾸는 등 정책 의지가 약화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우선 박 대통령의 대선 대표 공약인 반값 등록금 정책은 올해 예산 확보를 제대로 못했다. 등록금 부담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필요한 국가장학금 예산은 매년 7조원 정도로 추정되지만, 올해 편성된 국가장학금 예산은 절반 수준인 3조 4575억원이다. 매년 2조 7000억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올해부터 도입하려던 고교 무상교육은 아예 ‘2015년 이후 단계적 시행’으로 일정을 연기했다. 교육부는 고교 무상교육 관련 근거법을 만들겠다는 방침이지만, 올해 예산안을 편성할 때 고교 무상교육이 우선적 고려 대상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맞벌이 부부 자녀 등을 대상으로 오후 5시, 또는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초등 돌봄교실은 올해 1~2학년부터 희망자 전원을 대상으로 실시되지만 전액 무료 공약은 파기됐다. 전체 비용의 절반인 간식비는 학부모가 부담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 수준인 학급당 21~23명으로 줄이겠다던 공약 역시 교원 확충 부담에 밀려 시행 시기를 당초 2017년에서 학령인구가 크게 감소할 2023년으로 미뤘다. 하병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정부가 한국사 국정 전환, 시간제 교사처럼 현장에서 비판이 제기된 정책을 적극 추진하면서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같은 교육복지 정책은 포기했다”며 “교육의 비정상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총평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재국 은닉 미술품 44점 추가 확보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과 관련해 장남 재국(55)씨가 숨긴 미술품들을 추가로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노정환)은 지난 14일 재국씨로부터 자진 납부 형식으로 제출받은 미술품 44점을 경매에 부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전씨 일가가 지난해 9월 1703억원 상당의 책임재산(責任財産)을 내놓은 이후 검찰이 추가로 은닉 재산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새로 확보한 미술품은 경매회사와 화랑 등을 상대로 전씨 일가의 거래 내역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재국씨가 과거 매각을 시도한 미술품들이 현재까지 거래되지 않은 사실을 파악한 검찰은 재국씨를 추궁한 끝에 그림들을 받아 냈다. 검찰이 확보한 미술품은 김홍주(69) 화백의 작품 25점과 연천 허브빌리지에 보관된 작품 19점이다. 김 화백의 작품 중에는 세밀한 묘사로 유명한 대표작 ‘꽃 시리즈’도 4점 포함됐다. 이번에 확보한 미술품 전체의 최저 가격은 5억원으로, 검찰은 이를 기존에 확보한 미술품 61점과 함께 다음 달 경매에 내놓을 계획이다. 검찰은 지난해 확보한 책임재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환수액이 미납 추징금에 못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무기명채권 상환자금 등 은닉 재산을 계속 추적 중이다. 특별환수팀이 지금까지 환수한 금액은 책임재산 1703억원의 24%에 해당하는 422억원이다. 특별환수팀 구성 전에 환수한 533억원을 합하면 전체 추징금 2205억원의 43% 수준인 955억원이 국고로 귀속됐다.부동산이 1270억원 상당으로 가장 규모가 크지만 지난 6일 공매 처분한 한남동 신원플라자 빌딩(18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7건은 유찰됐거나 환수 시기와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전원 켜자마자 화면 속으로 빨려들 듯

    전원 켜자마자 화면 속으로 빨려들 듯

    삼성전자가 곡면(커브드) 울트라HD(UHD·초고화질)TV를 세계 최초로 시장에 내놓았다. 당초 휘는 게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LCD패널을 휘게 한 것으로, TV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신의 역사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UHD TV 시장에 먼저 진출한 소니 등 일본 기업들을 기술력으로 압도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커브드 UHD TV를 무기로 9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구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커브드 UHD TV를 비롯한 2014년형 TV 신제품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전략제품인 78, 65, 55인치 커브드 UHD TV와 세계 최대 105인치 커브드 UHD TV 등 커브드 제품과 110, 85, 65, 55, 50인치 평면 UHD TV 제품이 소개됐다. 다음 달부터 일반 매장에서 판매된다. 삼성전자 커브드 UHD TV의 곡률(휜 정도)은 4200R(반지름이 4200㎜인 원이 휜 정도)로 우리 눈이 휜 정도와 일치한다. 커브드 UHD TV를 볼 때 화면 속으로 쑥 빠져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성일경 상무는 “사람의 눈은 구면체라서 바라볼 때 자연스럽게 왜곡이 발생한다”면서 “지금까지의 TV기술로는 이런 왜곡을 줄일 수 없었는데, 이번 커브드 UHD TV는 눈의 형태와 일치하는 형태로 구현해 이런 왜곡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커브드 UHD TV의 세계 최초 출시로 삼성전자의 세계 TV시장 1위 자리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 전체 TV시장에서 소니를 제친 건 2005년이다. 전년(2004)까지만 해도 소니의 점유율(10.9%)이 삼성전자(6.5%)보다 높았지만 2005년 각각 9.6%와 11.0%로 역전됐다. 2012년엔 삼성전자와 소니의 점유율은 각각 27.5%와 7.8%로 더 벌어졌다. 하지만 한 화면에 800만개의 화소를 넣어 화면 속 사람의 모공은 물론 솜털까지도 볼 수 있는 UHD TV시장은 상황이 달랐다. 2012년 재빨리 UHD TV 시장에 진출한 소니의 지난해 3분기 UHD TV 시장 점유율은 23.4%로 1위였고, 삼성은 10.1%로 4위에 머물렀다. 속도전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북미·유럽 UHD TV시장에서 소니를 10% 포인트 가까이 따돌렸고, 커브드 UHD TV로 시장을 선점하게 됐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26억 7023만 달러(약 2조 8600억원)였던 UHD TV시장은 2017년엔 8.2배 수준인 220억 4279억 달러(약 23조 61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시장은 지난해 100억원 정도였지만 연 80% 정도씩 성장해 2017년 35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장 가능성 때문에 삼성전자가 커브드 UHD TV 출시 첫 장소로 한국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커브드 UHD TV 가격은 일반 UHD TV보다 20%가량 비싼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국가사무 지자체 이양때 충분한 지원 필요”

    정부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국가사무 중 일부를 지방으로 이양하기로 밝힌 가운데 사무 이양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에 충분한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지방자치 기반 확충 및 지방분권 강화와 관련한 논의를 위해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종합토론회를 열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공동 주최로 마련된 토론회는 위원회가 선정한 6개 핵심 추진과제와 관련한 주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6개 과제 중 하나는 자치사무의 비중을 높이는 일이다. 현재 자치사무 비율은 4만 5000여개에 이르는 전체 국가사무 중 20% 수준이다.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40%까지 늘리겠다는 게 위원회의 목표다. 토론자로 참석한 곽채기 동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단순히 자치사무 비중만 올릴 것이 아니라 사무 이양에 상응하는 지방재정 확충이 수반돼야 지방분권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약 2개월 동안 전국 17개 시·도를 순회하면서 만난 지역 주민 2100여명과 300여명의 전문가들로부터 들은 의견과도 일맥상통한다. 오동호 위원회 지방자치발전기획단장은 지역 순회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문가와 지역주민 모두 자치사무와 국가사무의 구분 체계를 정비할 때 자치사무 증가에 따른 국가의 재정지원과 인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지자체가 이양된 국가사무를 수행하는 데 소요되는 경비를 정부가 전액 충당해야 한다”면서 “이양되는 재원의 규모를 사무 이양 당시 시점에서 발생한 비용과 함께 향후 재정지출 수요까지 감안해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자체 차원의 책임 있는 재정 집행을 위해 그는 “국가사무 이양에 따른 재원 이전은 지방세 이전을 통해 우선적으로 실현하고 지방교부세, 국고보조금 등 이전 재원을 보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토론회에서는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김병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주민자치위원회가 자율권과 결정권 없이 자문기구 기능만 가지고 있고, 현재 지자체의 여가·교육 프로그램을 결정하고 운영하는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서 “주민 생활과 밀접한 지역사무에 대한 협의·심의 기능을 갖춘 주민자치회 설치를 읍·면·동 단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미국도 살인적 월세? 제일 비싼 지역 놀랍게도…

    미국도 살인적 월세? 제일 비싼 지역 놀랍게도…

    미국에서 제일 월세가 비싼 지역은 어딜까? 당연히 주거 인구가 많고 경제 활동이 빈번한 뉴욕시나 로스앤젤레스(LA) 중 하나일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최근 들어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미국에서 가장 월세(렌트비)가 비싼 지역은 최근 셰일 가스 개발로 오일 붐이 일고 있는 노스다코타주(州)의 윌리스톤(Williston)시가 자치했다고 주거 전문 ‘아파트가이드(Apartment Guide)’ 블로그가 18일 전했다. 이 지역은 최근 오일 생산 붐이 일면서 유입 인구가 급증해 2010년에는 14,700명이던 인구가 지금은 두 배 수준인 3만 명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경제 활동 인구가 증가하다 보니 이 지역의 95평방미터 크기의 1인 주거 형태 아파트 평균 월세가 2,394달러에 달했다. 이는 같은 수준의 아파트의 뉴욕시(월세: 1,504달러)나 로스엔젠레스(월세: 1,411달러)을 훨씬 뛰어넘으며 1위를 기록했다고 ‘아파트가이드’는 전했다. 이 도시 인근에 있는 노스다코타주 딕킨슨(Dickinson) 지역도 평균 월세가 1,733달러를 기록해 6위를 기록한 보스턴시(월세: 1,537달러)와 뉴욕시(7위), LA(8의)를 모두 제쳤으며 시카고는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고 이 블로그는 덧붙였다. 이에 관해 윌리스톤시 당국은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택 개발 업자들에게 세금 공제 등 막대한 혜택을 약속하면서 주택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역의 부동산 중개인들은 “이러한 오일 붐이 20년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당분간 주거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미국 전역 월세 순위 표시도 (‘apartmentguide.com’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한국은행의 신용정책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한국은행의 신용정책

    신용정책은 민간 부문의 자금 흐름이나 배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으로 금리 결정 등의 통화정책과 함께 중앙은행이 최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행하는 정책이다. 중앙은행은 금융 부문의 시장 실패나 금융위기 시 시장기능 저하 등으로 자금 배분이 왜곡되는 경우 이를 고치기 위해 신용정책을 쓴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커져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중앙은행은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금융기관에 저리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과거 신용정책은 경제 발전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특정 부문에 자금을 공급하는 데 주로 활용되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경제 회복을 뒷받침하고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보완하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최근 영란은행의 은행대출자금 지원제도, 일본은행의 대출지원기금제도, 유럽중앙은행(ECB)의 중소기업 대출 지원을 위한 적격담보 범위 확대 등이 좋은 사례다. 한국은행의 신용정책은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 기간 동안 경제 발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된 부문에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의 형태로 시행됐다. 즉, 은행이 전략산업 등에 자금을 지원하면 한국은행은 그중 일부를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은행에 대출해줬다. 1990년대 들어서는 금리 자유화와 금융시장 개방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시장 기능에 의한 간접 조절 방식의 통화관리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1994년 3월 기존 정책금융을 축소·정비하고 유동성 조절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출제도를 전면 개편해 총액한도대출제도를 도입하였다. 총액한도대출제도는 은행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총 한도를 미리 정해 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제도 도입 이후 한국은행은 금융·경제 상황에 맞춰 총액대출한도 및 대출금리, 지원 부문 등을 신축적으로 조절해 왔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미국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경제 충격이 발생했을 때 신용경색을 완화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은행은 금융중개기능이 떨어지고 경기 부진이 심화되자 통화정책기조를 완화하는 한편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신용정책을 적극 활용했다. 지난해 4월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중소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술형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 총액한도대출제도를 전면 개편하였다. 이어 지난해 12월 중앙은행의 신용정책 기능의 재정립, 총액한도대출제도의 성격 변화 등에 맞춰 총액한도대출제도의 이름을 금융중개지원대출로 바꿨다. 총액한도대출이란 이름은 과거 통화량목표제하에서 통화량 관리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한국은행이 주도적으로 은행의 차입한도를 미리 정하겠다는 성격이 강조돼 있다. 그러나 금리 중심의 통화정책 운용체계가 되면서 이런 취지는 크게 약화됐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신용공급이 부족한 부문에 대해 은행의 금융중개 기능이 강화되도록 지원하는 중앙은행의 대출제도라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2월 현재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는 12조원이며 대출금리는 연 0.5~1.0%로 기준금리(2.5%)보다 낮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며 지원 대상에 따라 5개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지원 대상은 무역금융, 신용대출, 영세자영업자전환대출(바꿔드림론), 지방중소기업 및 기술형창업기업 등이다. 무역금융지원프로그램(한도 1조 5000억원)은 수출금융 지원을 위해 은행의 무역금융 취급 실적을 기준으로 운용된다. 신용대출지원프로그램(2조원)은 은행의 담보 위주 대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신용대출 실적이 기준이다. 영세자영업자지원 프로그램(5000억원)은 취약계층의 금리부담을 완화하고 은행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12년 9월 신설됐다. 은행의 영세자영업자전환대출 실적에 연계된다. 지방중소기업지원프로그램(4조 9000억원)은 한국은행 15개 지역본부에서 지방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운용하고 있다. 기술형창업지원프로그램(3조원)은 우수 기술을 보유한 창업 초기의 중소기업을 길러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과 고용창출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 도입됐다. 기업이 창업 초기 기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사업 실패로 이어지는 문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술형창업지원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총 6283억원의 대출자금이 지원됐다. 평균금리는 연 3.96%로 전체 중소기업대출금리(4.84%)보다 낮다. 주요 지원 대상은 특허권·실용신안권 보유기업이 47.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정부 및 정부공인기관 인증기술 보유기업(31.5%),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의 2%를 초과하는 기업(18.1%) 등이 지원받고 있다. 앞으로 한국은행은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신용정책의 주된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다음과 같은 기본 운영방향을 설정했다. 먼저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지원 대상은 종전 총액한도대출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은 정보의 비대칭성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크고 경기 둔화나 금융위기 시 그 어려움이 가중되므로 중앙은행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금리를 내리는 것보다는 신용공급 제약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자금가용성을 높이는 데 보다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저리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신용위험을 부담하면서 자체 조달자금을 더해 신용공급이 부족한 부문에 자금공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은행은 금융·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와 개별 프로그램을 신축적으로 조정해 통화정책을 보완하면서 금융의 경기 순응성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계획이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영세자영업자전환대출 신용등급이 낮고 소득이 적은 영세 자영업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금리가 연 20% 이상인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의 고금리 대출을 금리가 10% 수준인 시중은행 대출로 바꿔 주는 제도다.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시중은행 16개 기관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의 지원 실적과 연계해 지원한다. 신용등급 5등급 이상이면 연소득 3000만원 이하, 신용등급 6등급 이하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지난해 말까지 한은은 1460억원가량을 지원했다. 전환 전 연평균 30% 중반 수준이었던 대출금리는 10%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보비대칭성 경제 주체 간에 갖고 있는 정보가 같지 않아 정보 격차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시장에 정보비대칭성이 존재하면 정보를 더 많이 보유한 사람의 도덕적 해이 문제 혹은 정보가 부족한 사람의 역선택 문제가 발생해 시장에서 최적의 가격결정 및 자원 배분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다.
  • [서울광장] 오바마의 방한 정말 박수칠 일일까/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오바마의 방한 정말 박수칠 일일까/진경호 논설위원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미국 협상단과 며칠째 줄다리기를 이어가던 황준국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 대사가 흠칫했다. 아침 일찍 얼굴을 마주한 미 협상단 대표가 대뜸 조간신문에 나온 기사를 언급한 것이다. 방위비와 관련해 미군 측을 비판하는 기사였다. 미처 신문을 보지 못하고 나온 황 대사의 눈에 그의 복잡미묘한 표정이 포착됐다. 미 협상팀이 한국 내 비판 여론을 주시하며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 장면은 며칠 뒤 방위비 분담액이 우리 정부의 목표 쪽으로 다가서는 결과로 이어졌다. 당신들 요구대로 협상을 매듭지으면 비판 여론과 야당의 반대로 국회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우리 협상단의 엄포(?)가 효과를 본 것이다. 한국 내 여론에 대한 미 행정부의 이런 민감성은 효순·미선 사건과 소고기 촛불시위의 학습효과다. 특히 그들 눈에 ‘집단 히스테리’나 다름없었던 소고기 촛불시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미국인들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먹고도 멀쩡한 소고기를 두고 ‘뇌송송 구멍탁’이라니, 대학 진학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인들의 이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반응은 대체 뭔가. 미국은 불가해의 한국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언론 동향과 여론에 부쩍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촛불에 데인 것은 이명박 정부뿐 아니라 미 행정부도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과거 군사정부 때와 달리 민주화된 한국에서는 언제든 여론이 정부를 뒤흔들 수 있고, 자신들마저 궁지로 몰 수 있음을 절감했다. 이 한국 여론의 힘이 기어코 오바마 미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일정까지 바꿔 놓았다. 4월 일본을 거쳐 필리핀과 말레이시아를 찾기로 한 일정에 한국을 넣었다. 정부는 오바마가 일본만 방문하면 일본 정부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논리로 방한을 이끌었다고 언론에 흘렸지만, 기실 한국 내 여론이 심상찮다는 주한 미 대사관의 보고서가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배 아픈 건 못 참는 한국인이 배고픈 걸 못 참는 그들에겐 ‘렛잇고(Let it go)!’를 외치는 일본 아베 정부만큼이나 골치 아픈 존재일지 모른다. “다인종국가인 미국 사회가 한국·일본처럼 과거사 문제에 매달렸다면 벌써 서로 쏴죽이고 아무도 남지 못했을 것”이라며 양국이 어제보다는 내일에 대해 좀 더 많은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우리 외교관에게 말했다는 미 행정부 고위인사의 발언이 이런 지극히 미국적인 사고체계를 보여준다. 과거사에 얽힌 한국인이 한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머릿속엔 중국에 맞설 한·미·일 3각 동맹을 강화할 궁리로 가득 찬 그들로선 일본만큼이나 한국도 난독(難讀)의 존재다. 오바마의 짧은 방한은 긴 흔적을 남길 것이다. 오바마의 방문을 전후로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양국 관계의 돌파구는 상당기간 찾기 힘들어질 것이다. 오바마의 한·일 방문은 그래서 기회이자 위기다. 그제 방한해 “한국과 일본이 역사를 극복하고 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등거리 발언이 ‘한국 정부에 양보를 촉구한 것’이라고 우기는 일본 언론의 분석을 결코 견강부회가 아니라고 보는 냉정한 인식이 정부에 필요하다. 오바마의 방한은 한국을 어르는 것이지, 일본을 으르는 것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린치핀’(linchpin)이 ‘코너스톤’(cornerstone)보다 더 긴요한 관계를 의미한다는 국민심기관리용 논리로는 일본을 움직일 미국을 움직일 수 없다. 미국은 오바마 방한에 대한 환영일색의 어제 아침 사설들을 우리 정부에 펼쳐보일지 모른다. “봐라. 우린 할 일 다했다. 이젠 그만 한국 정부가 한발 물러서라”고 할지 모른다. 남은 두 달에 달렸다. 정부는 오바마 방한 전까지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 정부를 최대한 압박해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치열한 외교전을 펼쳐야 한다. 지금부터 뛰어야 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jade@seoul.co.kr
  • [업무보고] 지자체 파산제 하반기 법제화

    재정 상황이 기준 이하의 취약한 상태에 빠진 지방자치단체에 파산을 선고하는 제도가 올해 도입된다. 지자체별 안전등급을 매겨 내년부터 지도로 알기 쉽게 알린다. 안전행정부는 14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업무추진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안행부는 전문가와 지자체 의견을 수렴해 상반기 중 ‘지자체 파산제’ 도입 방안을 만들고 하반기에 법제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지자체들의 방만한 재정 운영도 국가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아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2012년 말 기준 지자체 보증채무 총액이 5조원에 육박하고 현재 추진 중인 채무보증도 2조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심각한 재정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자체 파산제는 법인 청산을 의미하는 기업 파산제도와는 다르며, 회생 가치가 있는 기업을 살려내는 워크아웃제도와 유사하다. 파산 시점은 지급불능 상태에 빠져 만기 부채를 30일 이상 갚지 못할 때 등이 검토되고 있다. 파산을 중앙정부나 제3의 기관이 선고할지 또는 지자체가 스스로 신청할지, 재정관리관을 중앙정부가 파견할지 또는 지방의회가 임명할지 등은 앞으로 논의 대상이다. 안행부는 또 내년부터 지자체별 풍수해·화재·교통사고·범죄·추락·익사·자살·전염병 등 사망자수를 토대로 ‘지역안전지수’를 산출해 우수부터 미흡까지 5개 등급으로 지도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교통사고나 범죄 등 생활 주변 안전정보를 알려주는 ‘생활안전지도’도 현재 15개에서 100여개 지자체로 확대한다. 사고건수, 사망자수 등을 종합한 ‘국가안전지수’도 연말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14세 이하 어린이 10만명당 안전사고 사망자수는 2012년 4.3명에서 올해 3명대로 낮추고 2017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2명대로 줄일 계획이다. 또 여성 1인 가구가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388개 여성범죄 취약지역 원룸 건물별 담당 경찰관을 지난해 말 2827명에서 올해 3500명으로 확대하고, 정류소나 지하철역에서 주거지까지 경찰이 집중 순찰하는 여성 안심 귀갓길을 확대한다. 안행부는 이 밖에 ‘5분 내 화재현장 도착률’을 지난해 58%에서 2017년 74%까지 끌어올리도록 긴급차량 신호등 무정차 통과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역 의용소방대를 확대하는 ‘골든타임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초기 대응이 늦어져 귀중한 생명을 잃는 일을 막는 ‘골든타임제’는 올해 안에 1~2개 도시를 지정해 시범 시행하게 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밝아진 골목길 전기도 절약

    밝아진 골목길 전기도 절약

    서울 강서구는 어두운 주택가 골목의 보안등 468개를 50W 친환경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으로 전면 교체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100W 나트륨등보다 절반 수준인 전기요금에 평균 조도는 10룩스 이상 밝다. 멀리 있는 사물도 식별하기 쉬운 장점을 지녔다. 특히 인근 주택가 창문으로 빛이 전달돼 수면을 방해했던 빛 퍼짐 현상을 개선했다. 구는 지난해 2월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방지법’ 시행에 따라 환경부 국고보조 사업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밤길이 어두운 범죄 취약지역, 빛 공해로 야간 수면장애에 노출된 지역, 노후 보안등 탓에 개량이 필요한 지역 등 468개를 선정해 사업을 진행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1150개 LED등을 교체해 연간 3600만원의 예산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번 사업으로 골목길 밤길 안전도를 개선하면서 에너지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집필진에게 듣는 좋은 독서법

    [서울대 추천 도서 100선 ‘읽어라, 청춘’] 집필진에게 듣는 좋은 독서법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인생에 보탬이 되는지에 대해 깨닫는 찰나(刹那)를 만나지 못했다면 독서는 ‘숙제’가 될 수밖에 없지요. 많은 학생들이 무엇인가 빨리 느끼고 알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책 앞머리에 흥미를 못 느끼면 덮어 버리죠. 사색 없이 양 채우기에 급급한 독서가 과연 도움을 줄까요.” 10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한우리열린교육 사무실에 모인 서울신문 새 연재 ‘읽어라 청춘-서울대 추천도서 100선’ 집필자들은 한목소리로 책 읽기 자체의 ‘재미’를 강조했다. 최근 학교에서 창의체험활동의 일환으로 독서교육을 강조하고, 대입 수시 전형에서도 학생의 독서량을 면밀하게 보면서 ‘재미있는 독서’ 대신 ‘스펙으로 남는 독서’에 치중하는 현상이 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독서는 책을 즐기는 대상이 아닌 부담으로 느껴야 하는 학생에게도 불운이지만, 논술과 토론 역량이 중시될 미래 교육에서도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우리열린교육의 정은주 미래교육연구소장과 집필자로 나선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의 서은영·신언수·신운선·최영주 책임연구원은 베테랑 독서 교사들이다. 책을 좋아하는 학생부터 무관심한 학생까지, 부모가 골라주는 책을 읽는 학생부터 자신이 보고 싶은 분야의 책에만 몰두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학생을 만났다. 중·고생 또는 대학생의 부모이기도 한 이들은 유아기 독서부터 챙겨야 할 자녀들을 키우며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이런 시행착오 끝에 이들은 공통된 결론에 접근했다. 바로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라는 것이다. 정 소장은 “요즘은 부모들이 너무 많은 것을 아는 과잉 교육학의 시대”라면서 “독서교육에서도 자신만의 소신과 원칙을 가진 부모가 많지만 무엇보다 먼저 아이 고유의 특성을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아이가 책과 친해지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들어야 한다’는 말이 철칙처럼 돼 있지만 만일 부모가 책을 보는 것을 싫어하는 가정에서라면 이 말은 틀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실패사례로 최 연구원은 자신의 사례를 직접 들었다. 활자 중독자 수준인 최 연구원이 집안에 멋진 서재를 꾸미고 아이를 위해 많은 책을 배치했지만 어느 날 아이가 집에 있는 똑같은 책을 빌려 왔단다. 최 연구원은 “릴레이식으로 친구들끼리 책을 돌려 읽는 게 재미있어서 집에 있는 책이지만 빌려 왔다는 말을 듣고 집안의 멋있는 서재 때문에 책을 빌려 읽고 서로 줄거리를 맞춰보는 재미를 아이에게서 빼앗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부모의 독서 방식이 아닌 아이의 독서 방식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의 독서 방식을 존중하다 보면 ‘몹쓸’ 책들만 읽지 않을까. 기자의 질문에 베테랑 독서 교사들은 일제히 “편독도 독서”라며 반박했다. 신언수 연구원은 “가장 재미있는 책은 스스로 골라서 읽은 책”이라면서 “아이들은 공룡책에 미칠 수도 있고, 자동차책에 미치기도 하지만 길게 보면 언젠가 그 분야 책을 떼고 다른 분야로 확장하는 시기가 온다”고 했다. 서은영 연구원은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가 한 분야에 미치면 다른 분야에서 뒤떨어질까 두려워 다른 분야를 권하게 되기 마련이지만 아이가 한 분야를 파고들기 시작했다면 끝까지 기다려줘야 한다”면서 “독서습관을 놓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떤 분야에 흥미가 생긴 아이를 가다 말게 하는 것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입학사정관제 등 다양한 대입제도가 도입되면서 학교에서 독서 수업을 받거나 독서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도 늘었다. 15년 넘게 독서교육을 실시한 집필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려스럽기도 하단다. 정 소장은 “학교에서 과제를 하기 위해 독서 숙제를 하는 학생을 보며 과연 즐거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에 맞춰 고전을 만화로 바꾼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면서 “만화를 원전에 대한 흥미를 북돋을 마중물로 삼지 않고 만화만 보고 마치 그 책을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독서”라고 덧붙였다. 독서 교사를 오래하다 보니 다들 그동안 교육 정책에서 독서와 논술이 강조될 때도 겪었고, 반대로 열기가 식을 때도 체험했다. 변곡점에서마다 “선생님, 독서공부를 해서 시험 성적이 올랐나 봐요”라고 묻는 학부모가 있는가 하면 “선생님, 성적이 올랐다고 칭찬하지 마세요. 성적 떨어진다고 독서공부를 그만두겠다고 하면 어떡해요”라고 말하는 학부모도 간혹 있단다. 경험적으로 후자의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그리고 추진하는 데 자신감을 보였다. 독서 교사들이 학교에서의 독서 교육 확산을 보며 담담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서울대 추천도서 100선을 읽고 이를 지면에 소개하는 일은 집필자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신운선 연구원은 “고전이라면 다들 멀게만 생각하는데 내 삶과의 연관성을 찾아 음미할 수 있도록 쓰겠다”면서 “글을 읽고 소개된 책을 찾아서 읽는다면 성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집필자들도 한번도 가져본 적 없거나, 그동안 잃고 살았던 ‘읽기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안내자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12초 만에 시속 100㎞… 1회 충전 148㎞ 주행

    12초 만에 시속 100㎞… 1회 충전 148㎞ 주행

    기아자동차는 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2014 시카고 오토쇼’에서 전기차인 쏘울 EV를 첫 공개했다. 쏘울 EV에는 동급 최고 수준인 27h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으로 최대 148㎞까지 달릴 수 있다. 서울 북단에서 대전 남단에 해당하는 거리로 최근 출시된 국내 완성전기차 가운데는 가장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자사의 레이EV나 한국GM의 스파크EV,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Z.E.가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91~135㎞ 정도다. 완충하면 160㎞ 정도를 갈 수 있는 닛산 리프와 BMW i3보다는 10㎞ 이상 주행거리가 짧다. 납작한 모양의 배터리를 차량 밑에 배치해 비교적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무게 중심은 낮춰 주행 안정성을 높였다. 충전 시간은 100㎾ 충전기로 급속 충전할 때 25분, 240V 완속 충전으로는 5시간이 걸린다. 81.4㎾급 전기모터를 달아 최대 출력 109마력, 최대 토크 29㎏f·m의 주행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약 12초, 최고 시속은 140㎞다. 차량의 운동에너지 일부를 다시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3세대 회생 제동 시스템’, 실내의 필요한 곳에만 부분적으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개별 공조’ 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엔진 소음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저속으로 주행하거나 후진할 때는 보행자가 차를 피할 수 있도록 가상의 엔진 소리를 낸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쏘울 EV를 국내 출시하고 3분기 중 미국 시장에도 내놓을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인 은퇴준비지수 60점 미달… ‘주의’ 단계”

    “한국인 은퇴준비지수 60점 미달… ‘주의’ 단계”

    한국인의 은퇴 준비가 60점(만점 100점)도 안 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최근 서울과 5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1782가구를 상대로 은퇴 준비 정도를 조사해 ‘은퇴준비지수’를 산출한 결과 56.7점이었다고 6일 밝혔다. 은퇴연구소는 2012년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지원센터와 함께 처음 은퇴준비지수를 개발했다. 이번엔 평가영역을 기존 7개에서 재무와 건강, 활동, 관계 등 4개 영역으로 통합했다. 은퇴준비지수는 점수에 따라 0∼50점 미만 ‘위험’, 50∼70점 미만 ‘주의’, 70∼100점은 ‘양호’ 등급을 부여한다. 등급별로 보면 ‘주의’에 해당하는 가구가 전체 62%(1109가구)를 차지했으며, ‘양호’ 가구 27%(481가구), ‘위험’에 해당하는 가구가 11%(192가구)였다. 이는 대도시에 사는 10가구 중 3가구만이 그럭저럭 노후 준비를 해왔다는 얘기다. 영역별 준비 상태는 ▲관계 63.0점 ▲건강 58.1점 ▲활동 54.3점 ▲재무 51.4점으로 4개 영역에서 모두 ‘주의’ 등급이었다. 가장 취약한 재무 영역에서는 응답가구 50.5%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가입률이 40%에 불과해 노후를 대비한 경제적인 준비가 ‘위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연금 가입률도 60%에 그쳤다. 활동 영역에서는 응답 가구의 38.7%가 ‘위험’ 수준이었다. 이들은 일주일 평균 여가 시간이 5~6시간이었고, 한 달에 1회 이상 즐기는 여가 활동이 없거나 1개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연령이 낮을수록 은퇴 준비 수준도 낮았다. 결혼과 출산 등으로 바쁜 시기를 보내는 30대는 은퇴 준비 ‘위험’ 등급이 35.5%로 조사돼 연령대(20대 이상) 가운데 가장 높았다. 반면 은퇴를 앞둔 50대 베이비붐 세대의 위험 등급은 20.4%로 가장 낮았다. 배우자 없이 홀로 은퇴 준비를 하고 있는 독신계층은 ‘위험’에 해당하는 비율이 37.3%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23.2%)에 비해 노후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혜진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퇴준비지수로 보면 한국인의 은퇴 준비는 매우 부족해 은퇴 후 행복한 삶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영화 보기 딱 좋네” LG 34인치 모니터 출시

    “영화 보기 딱 좋네” LG 34인치 모니터 출시

    앞으로는 집 안 컴퓨터를 통해서도 영화관에 간 것처럼 고품질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관 스크린을 빼닮은 컴퓨터 모니터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LG전자는 34인치 액정표시장치(LCD) 평면정렬전환(IPS) 화면을 탑재한 시네뷰 모니터(모델명 34UM95)를 6일부터 판매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제품은 화면의 가로세로 비율이 일반 영화관과 유사한 21대9 비율을 채용하고 해상도도 일반 HD(720X1280)의 5.2배 수준인 WQHD(Wide QHD·3440×1400)를 적용했다. 화면 넓이가 기존 제품의 2.4배에 달한다. 동시에 여러 작업을 처리하거나 영화·인터넷 강의 등 영상 콘텐츠를 보는 데 적합하다. 특히 화면을 최대 4개로 나누는 소프트웨어도 제공한다. 또 고화질멀티미디어인터페이스(HDMI)와 디스플레이포트, 선더볼트를 지원해 주변 기기와의 연결도 자유롭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7) 러시아·CIS 정치·경제·교통의 중심 ‘철도의 도시’ 모스크바

    [유라시아 루트를 가다] (7) 러시아·CIS 정치·경제·교통의 중심 ‘철도의 도시’ 모스크바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난 시베리아횡단열차(TSR)는 우랄산맥을 지나 150여 시간 만에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지난달 19일 도착한 TSR의 종착역인 야로슬라블역 선로 끝에 ‘0’이라고 적힌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9288㎞에 이르는 TSR이 여기서 시작되고 끝난다는 의미였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의 정치·경제 중심지인 모스크바는 인구 1056만명으로 러시아 최대 도시이자 수도다.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모스크바 중앙순환도로 사업, TSR 철도 현대화 사업 등 사회 인프라망 강화 계획으로 도시 곳곳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러시아 기업 및 삼성, LG, LS, 오리온, 범한판토스 등 한국 기업과 물류회사 DHL 등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법인 본사 간판이 자주 눈에 띄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와 모스크바 아닌 도시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도로, 철도, 공공기관 등 모든 인프라가 쏠려 있는 곳이 모스크바다. 오명훈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모스크바 무역관 과장은 “러시아 내 외국 기업 투자 환경과 비즈니스 여건이 가장 좋은 도시로 국내외 기업이 몰려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 프로젝트 등 지방경제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모스크바는 여전히 러시아 정치·경제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물류·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한 모스크바는 도시를 가로지는 모스크바강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13개의 선로와 함께 4개의 국제선 기차역 등 9개의 기차역이 있어 ‘철도의 도시’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특히 항구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는 레닌그라드역,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와 연결된 키예프역, 벨라루스 공화국의 브레스트로 가는 기차가 있는 벨라로스키역 등은 대부분 국제 노선을 갖추고 있다. 모스크바에서 기차를 통해 유럽으로 갈 경우 벨라루스 공화국이나 헬싱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으로 향하는 경로를 주로 이용한다. 지난달 21일 벨라로스키역에서 만난 엘노르는 “민스크나 브레스트 등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도시를 가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항공편을 이용해 유럽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여행객의 경우 비자 발급이 까다로운 벨라루스 공화국을 거쳐 서유럽으로 가기보다는 발트 3국을 거쳐 폴란드, 체코, 독일로 가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게 현지 여행사 관계자의 말이다. 모스크바는 물류 관점에서도 항공이나 도로, 철도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이 있어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러시아는 2012년 8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하면서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부터 들어오는 화물들이 증가하고 있다. 시베리아횡단철도 운송조정협의회(CCTT)에 따르면 TSR을 통한 화물 운송은 중국이 지난해 상반기 19만 3668 TEU(20피트 표준 컨테이너 박스 1개 단위)로 2012년 같은 기간에 비해 1만 TEU 증가했고, 한국은 9만 5842TEU(지난해 상반기)로 7만 6297 TEU였던 2012년 상반기에 비해 2만 TEU가량 증가했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화물 운송은 철도를 이용하기보다는 가격이 70% 수준인 트럭이나 선박을 통해 주로 이뤄지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모스크바에서 벨라루스 공화국의 브레스트로 향하는 노선이 주목된다. 물류기업 범한판토스의 정한구 러시아 법인장은 “러시아와 관세동맹을 맺고 있는 벨라루스 공화국은 상대적으로 통관 작업이 자유로워 물류량이 많다”면서 “브레스트역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영국 런던, 독일 베를린으로 가는 철로가 연결돼 있어 유럽으로 갈 수 있는 활로는 열려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청장은 “TSR은 한국,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유럽까지 가는 데 2주 정도 걸리는 최단 기간의 루트”라면서 “예측 가능한 시간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는 안정성과 함께 통관 절차의 간소화 등 개선책을 통해 물류량을 늘려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모스크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공공기관 본사 부지 54곳 매물로 나온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에 박차를 가하면서 공공기관들이 부채 감축을 위해 여의도 면적의 84%에 달하는 시가 7조원 이상의 본사 부지를 팔 방침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본사 부지가 쏟아짐에 따라 벌써부터 ‘헐값 매각’ 논란과 함께 ‘특혜 시비’까지 불거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3일 발표한 ‘지방 이전 공공기관 종전 부동산 매각 추진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혁신도시 이전사업에 따라 본사를 지방으로 옮겨야 하는 공공기관 중에서 기존 본사 부지를 매각 중이거나 매각할 예정인 기관은 총 51개다. 이에 따른 매각 대상 부지만 54곳, 246만 4000㎢에 달한다. 각 공공기관이 제출한 매각 대상 부지의 시가는 최소 7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장부가액이 1000억원 이상인 곳만 11곳에 이른다. 가장 비싼 부지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의 본사 사옥으로 부지 면적 7만 9342㎢, 장부가액 2조 153억원이다. 시가로 계산하면 3조원에 육박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는 사옥을 팔라고 압박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빠 헐값에 넘어간다”면서 “살 곳은 대기업밖에 없는데 특혜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채가 많은 주요 공기업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자산을 팔고,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도 10년 이상 장기간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채 및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인 38개 공공기관은 과도한 복리후생비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고교 자녀를 둔 직원에게 연간 400만원씩 주던 교육비를 서울시 국공립고 수준인 180만원으로 줄이고, 한국마사회는 직원 가족 1인당 30만원씩 줬던 건강검진비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 수출입은행은 직원 1인당 매년 165만원씩 주던 상품권을 20만원 이하로 줄인다. 동서·남동·남부·서부발전 등 발전사 4곳은 순직 시 1억 5000만원씩 지급하던 유족보상금을 폐지하기로 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론] 신흥국의 환율 위기/김철환 아주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시론] 신흥국의 환율 위기/김철환 아주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심상찮은 모양이다. 일부 신흥국가들의 통화 가치 폭락이 새로운 세계적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지구촌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 상황은 신흥국 시장에 잠재적으로 매우 유독하다”는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 과장은 아닌 듯하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와 환율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일부 신흥국가들처럼 환율 요동 폭이 크지는 않다. 그렇다고 마음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금융시장은 심리적 불안 요소가 항시 내재돼 있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진행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신흥국 위기의 겉모습은 자국 통화가치의 급락이다. 터키의 리라화 가치는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하락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2008년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평가절하됐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의 경우에는 지난주 수·목요일 이틀 동안에 16%나 폭락하여 2002년 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급락했다. 인도네시아 루피화도 바닥을 쳤고 태국의 밧화도 상당한 수준의 통화가치 하락을 겪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우크라이나의 그리브나화도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고, 외환거래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는 베네수엘라도 항공권 매입과 해외로부터의 직접투자에 적용되는 환율에 대해서는 자국통화의 평가절하를 지난달 22일 단행했다. 이들 국가의 외환보유액도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터키의 경우는 330억 달러로 한 달 반 정도의 수입금액만을 결제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시티그룹은 추정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국내 자본의 해외 도피를 방지하기 위해 외환 통제를 엄격히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은 290억 달러로 지난 7년 기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태에서 페소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높이기 위한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위기 수준으로의 접근이라기보다 이미 위험한 단계로 추락한 상태가 아닌지 우려된다. 이번 신흥 국가의 환율 위기는 중국의 성장 침체와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남아공, 브라질, 칠레, 인도와 같은 나라는 중국의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품 수출 국가들이다. 이들의 통화가치 하락이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수출의 감소가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도는 매우 제한적이고 사전 예측도 가능하다. 오히려 이번 위기는 중국 성장의 침체보다는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가 더 큰 요인일 것이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천문학적 규모의 달러화를 시장에 공급했다. 소위 양적완화다. 이 달러화는 미국 내의 생산 현장으로 투입된 것이 아니라 국제자본시장으로 대량 흘러들어가 신흥국으로 유입되었다. 지난해 5월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양적 완화 축소의 신호를 보냈고, 지난주에 월별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테이퍼링)할 것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물’이 줄어든 것이다. 물이 줄어들면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벗고 수영하던 국가들의 맨몸은 드러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국가 경제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미국이 돈줄을 죄면서 신흥국 가운데 경제 정책이 불건전하고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국가들은 ‘대량살상무기’(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이 파생금융상품을 빗댄 용어)에 노출된 것이다. 신흥국의 환율 위기가 더 확산돼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인지, 신흥국의 중앙은행이 환율 위기를 잘 수습할지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환율 위기의 발생은 그 고통이 막심하다는 것과 가장 큰 피해자는 중산층과 서민들이라는 점이다. 1997년 막심한 대가를 치른 우리가 지난 어려움을 너무 쉽게 망각하지는 않는지 우려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