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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공단 토지사용료 협상 난항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올해부터 북한에 내야 하는 토지사용료의 부과 대상과 요율을 놓고 남북 당국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21일 정부 및 개성공단 입주 기업 등에 따르면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과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가 토지사용료 부과 기준을 정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협의 과정에서 토지사용료를 많이 확보하려는 북측과 입주 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토지사용료를 가능한 한 줄이려는 남측 간에 견해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토지사용료 부과 대상을 놓고 북측은 개성공단 1단계 330만㎡(100만평)에 대해 모두 토지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남측 기업이 분양을 받았지만 5·24조치로 말미암아 시설 투자를 못 해 실제로는 이용하지 않는 토지나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이용하는 지원시설 부지에 대해서도 토지사용료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남측은 개성공단 입주 기업이 분양을 받아 실제 이용하는 토지 92만㎡(28만평)에 대해서만 토지사용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사업 공동 시행자인 LH와 현대아산은 2004년 4월 북측과 토지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뒤 입주 기업들에 토지를 3.3㎡당 14만 9000원에 분양했다. ‘개성공업지구 부동산규정’에 따르면 개성공단 임대차 계약을 맺은 날로부터 10년이 지난 다음해부터 토지사용료가 발생한다. 따라서 입주 기업은 올해부터 토지사용료를 북측에 지급해야 한다. 이 밖에 토지사용료의 요율도 북측은 분양가의 2% 수준인 1㎡(0.3평)당 1달러를 제시한 반면 남측은 그 절반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도 정부와 마찬가지로 북측에 납부하는 토지사용료는 사실상 재산세 개념이라는 점에서 분양가의 1%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기업의 한 관계자는 “토지사용료 부과 대상과 요율을 놓고 남북이 치열하게 논리 싸움을 전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안에도 결론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북측과의 협의는 예단하기 어려운 점이 많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연내에 마무리 짓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의견 접근 중”이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하프타임] 다저스 ‘사치세’ 516억원

    류현진이 뛰고 있는 미국 프로야구 LA 다저스가 ‘사치세’로 역대 최고 수준인 4360만 달러(약 516억 2000만원)를 물게 됐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다저스는 올해 연봉과 수당 등을 합해 총 2억 9790만 달러를 선수 임금으로 지급했다. 메이저리그는 선수단 연봉 총액을 일정 금액 이상 낸 구단에 사치세를 부과한다. 사치세는 선수 권익과 리그 발전 기금 등으로 쓰인다. 올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4개 팀에 사치세가 부과했는데 뉴욕 양키스가 2610만 달러, 보스턴 레드삭스는 180만 달러를 부과받았다.
  • “지금도 외국인 학생 ‘왕따’ 당해요”

    “지금도 외국인 학생 ‘왕따’ 당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집 밖에서는 일본말을 한마디도 할 수 없었어요.” 일본인 다키 유카리(53·여)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 생활을 시작한 1988년 당시만 해도 일본인을 향한 한국인의 시선은 아주 싸늘했다. 길을 걸을 때 “일본 사람이 여기가 어디라고…”라는 식의 말을 한두번 들은 게 아니었다. 다키는 “남편도 주변을 의식해 가급적 집에서만 일본말을 쓰라고 할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3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일본말로 대화해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봉사단체 ‘결혼이민자네트워크’에서 9년째 활동하며 다문화 가족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다키는 이번에 서울시의 외국인 정책에 직접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었다. 서울시가 외국인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구성한 ‘외국민 주민대표자회의’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올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3% 수준인 174만명에 이른다. 서울시민 22명 중 1명이 외국인 주민일 정도로 숫자가 많지만 그동안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외국민 주민들이 참여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대표자 회의에는 미국, 중국, 유럽 등 20여 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 38명이 참여한다. 의장을 맡게 된 다키는 “그동안 다문화 가정을 위한 행사는 당사자들만 모여 한국 문화를 배우는 식으로 진행됐지만 앞으로 한국 가정과 다문화 가정이 동시에 참여하는 행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해 10년 넘게 살고 있는 사업가 아부바커 시디크(39·방글라데시)도 참여한다. 그는 현재 관광여행사와 ‘할랄’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아내와 각각 6살, 4살 된 두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내년 큰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디크는 걱정이 하나 생겼다. “지금도 일반 학교에 가면 학생들이 외국 학생들을 따돌린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왕따’ 문제 때문에 미국이나 캐나다로 이민 가는 방글라데시인들도 있어요.” 시디크는 “외국 학생들의 왕따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회의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했다. 스위스인 마리 타라키(26·여)는 학원에서 초·중등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회의에 참여하기로 결심했다. 타라키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서울시의 외국인 관련 정책 모니터링 활동을 할 만큼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 “스위스에서는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일하는 일이 드물어요. 노동법으로 하루 2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할 정도로요.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장시간 일하면서도 임금이 낮은 일자리가 많은 것 같아요.” 타라키는 “단순노무, 생산직에서 주로 일하는 외국인 주민들의 일자리를 늘려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싶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모두 하나같이 자신들의 활동이 외국인 주민을 떠나 한국 사회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시디크는 “이슬람 국가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 한국 관광 명소를 더 많이 소개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론]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우리 모두 실천에 나설 때/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시론] 저출산 고령사회 정책, 우리 모두 실천에 나설 때/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출산에 대한 인간의 결정은 종합예술처럼 다양한 요인을 반영해 이루어진다. 한 사회의 인구 역시 작게는 개인적 요인에 의해, 크게는 사회 환경에 영향을 받아 변화를 거듭하는 마치 살아 있는 유기체처럼 변한다. 출산력과 사망력, 그리고 인구의 국제적 이동 양태에 따라 인구 구조와 분포가 달라지며, 인구는 사회문화 환경과 경제 여건을 반영해 변화무쌍하게 변한다. 우리나라가 직면해 있는 인구 현상의 특징은 매우 낮은 출산율과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인데, 특히 출산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수인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 수준인 2.1명 이하로 떨어진 1983년 이후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이미 13%를 넘어섰고, 현재의 초저출산 추세가 지속되면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출산이 사회문화 환경과 경제 상황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합계출산율은 그 사회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표현한다. 출산은 부부의 미래 계획뿐만 아니라 가사 분담과 가족의 부양 여건을 반영한다. 제도적 측면에서 보면 남녀의 경제활동 환경, 소득에 따른 가족 부양 능력, 사회의 양성평등 수준, 보육과 교육제도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는 노력을 경주했음에도 아직 출산율이 반등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도 정부 정책이 출산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분야에 전달될 수 있는 종합적인 형태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향후 5년간 추진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수립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이 기본계획은 일자리 창출과 주택 제공을 통해 청년 세대의 가족 형성과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것부터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을 담고 있다. 또한 인적자원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중고령자의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정책과 사회통합적인 외국 인력의 활용 방안까지 망라하고 있다. 아울러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노후소득과 건강 보장은 물론 고령자의 문화, 여가, 사회 참여를 확대하고 안전과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정책도 포함하고 있다. 이 종합적인 계획이 성공하려면 다양한 주체의 적극적 참여가 절실하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가정에서의 노력은 물론 정부, 기업,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이 결집돼야 한다. 정부는 지난 10년의 정책추진 경험을 토대로 전 부처의 역량을 총동원해 인구 위기를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 기본계획이 탄력을 받으려면 기업이 솔선수범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가족 친화적 직장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 언론과 시민사회단체 역시 사회 환경을 가족 친화적으로 변화시키는 각종 실천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번 기본계획에서는 종전과 달리 출산율 제고를 위해 처음으로 청년 일자리와 주택을 제공하는 구조적 대책이 제시됐다. 저출산 현상이 장기화되는 핵심 원인이 만혼이며, 만혼은 청년 일자리와 주거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그간 고용, 주거 등 구조적 대책은 저출산 대책의 외연에서 다루어졌으나, 3차 기본계획에서는 저출산 대책의 핵심 의제가 됐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제3차 기본계획을 계기로 청년 일자리와 주택의 양뿐만 아니라 질까지 개선하는 세부 정책이 실시될 것을 기대해 본다. 이를 위해 경제정책, 산업구조정책, 노동정책 및 주택정책이 조화를 이루어 투입돼야 한다. 무엇보다도 노동개혁의 차질 없는 추진을 통한 청년 일자리 기회 창출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다. 이제 처음으로 종합적 형태의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계획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우리 사회 전 구성원들의 실천을 통해 인구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하여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국민이 행복해지고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 때다.
  • [사설] 더 과감한 규제완화로 한국 경제 부흥시켜야

    정부가 어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2016년 경제정책 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내년에도 경기회복과 구조개혁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게 골자다. 4대 구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단기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면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성과를 구체화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1분기부터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확장적 재정정책을 지속하기로 하는 등 정책 기조는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 취임 4년차를 맞는 내년에 한국 경제는 기로에 서게 된다. 코앞에 닥친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 둔화, 저유가 쇼크 등 대외적인 악재가 산적해 있다. 내년 4월에는 총선이 있다. 정부가 하기에 따라서 저성장의 덫에 빠져 헤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경기회복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총선을 앞두고 구조개혁 등 정책 현안을 정치 이슈가 모두 빨아들이면 마지막 ‘골든타임’마저 놓치게 된다. 정교한 정책 운용으로 선제적인 대응을 해야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내년 경제정책에서 구조개혁이나 경제혁신의 성과를 어떻게 내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빠져 있는 건 그래서 더 아쉽다. 다만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새로운 투자 기회로 만들겠다는 큰 방향은 적절하다고 본다. 규제완화를 통해 내수를 살리고 국민이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미 추경이나 소비세 인하 조치를 시행한 상황에서 정부가 돈을 안 쓰고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것은 규제완화밖에 남지 않았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별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전략산업을 집중 지원하는 ‘규제 프리존’을 두겠다는 것이다. 4월 총선을 의식한 ‘선심성 정책’이며 기왕의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유사·중복 산업이 많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민간 투자를 늘리고 내수를 살리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서울 면적의 1.7배 수준인 10만㏊ 규모의 농업진흥지역에 대한 규제를 풀어 기업형 임대주택 부지 등으로 쓸 수 있게 한 것도 마찬가지다. 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내년 경제상황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2.7%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국회 예산안제출 때보다 0.2% 포인트 낮은 3.1%로 낮췄다. 낙관론에만 빠져 있다는 비난도 있지만 정부도 내년 경제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부가 거시지표의 수치에만 얽매여서도 안 된다. 혹여 앞으로 물가상승률을 더한 경상성장률을 함께 발표하기로 한 것이 실질성장률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것이라면 곤란하다. 국민들이 경기가 얼마나 회복되는지 체감하는 게 중요하다. 불황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서민, 중산층을 위해서도 경기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여권에서 서민, 중산층 지원을 위한 추가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단기 부양책보다는 ‘정공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장잠재력을 키우려면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한계기업을 정리하는 등 구조개혁에 집중해야 한다. 규제를 더욱 과감히 풀어야 경기회복도 앞당기면서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소비·재정 카드 소진… 뭉텅이로 규제 풀어 3% 성장률 채찍질

    소비·재정 카드 소진… 뭉텅이로 규제 풀어 3% 성장률 채찍질

    2016년 경제정책방향의 방점은 ‘규제 완화’에 찍혀 있다. 소비와 재정 카드의 소진으로 내년 성장률 3.1% 달성을 위한 마땅한 경기부양책이 없다는 점에서 정부가 더 과감해졌다. 깔때기를 통해 찔끔찔끔 흘리는 것이 아니라 한 묶음으로 과감하게 풀겠다는 것이 과거와 다른 모습이다. 그동안 각종 규제로 손발이 묶여 있던 미래 신사업들을 지역 전략산업으로 몰아 ‘규제 프리존’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사물인터넷(IoT)과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유전자·바이오 의학, 태양광, 탄소산업, 3D 프린팅 등 지역 전략산업을 키우는 데 방해가 되는 입지나 업종, 법률 규제의 경우 아무리 민감한 것이라고 해도 풀겠다는 것이다. 건폐율과 용적률, 높이, 건축 기준 등의 토지이용 규제도 크게 완화된다. 지방에 재정을 지원하는 대신 규제를 풀어 주는 것으로 바뀐 셈이다. 과거 ‘예산을 배분하는’ 식의 지역발전 대책이 지역 차별이라는 부작용을 야기했다면 규제 프리존은 ‘지역 상생’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호승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16일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지 않더라도 기업과 미래 산업을 키울 수 있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앙과 지방, 지방과 기업 간 윈윈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6월까지 ‘규제 프리존 지정·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땅의 1.7배 수준인 10만㏊ 규모의 ‘농업진흥지역’(우량 농지)도 개발 가능한 땅으로 바뀐다. 전체 우량 농지의 10% 수준이다. 이곳은 원래 농작물 경작이나 비닐하우스 설치, 농민용 주택 건립 외에 개발이 제한돼 있다. 정부는 실태 조사를 통해 활용도가 낮거나 불합리한 농지를 풀어 기업형 임대주택과 승마시설, 농수산 연관 시설 등을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경기 동북부 지역의 기업 투자 환경도 개선된다. 문제점도 눈에 띈다. 규제 프리존의 아이템이 ‘겹치기 출연’이 많고 현 정부가 야심 차게 추진한 창조경제혁신센터와도 비슷해 투자 창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 정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각종 특구 및 산업단지와도 겹친다. 인접한 전남과 광주, 충북과 대전은 각각 ‘에너지 신산업’과 ‘의약’을 특화산업으로 신청해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대구·부산·세종은 모두 IoT를, 제주·부산·강원은 하나같이 ‘관광’을 역점산업으로 정했다. ‘미래형(전기차, 친환경, 자율주행) 자동차’를 들고나온 곳도 대구, 울산, 제주, 광주 등 4곳이나 된다. 지역 전략산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복 출연’이다. 효율성을 감안해 유사·중복 산업을 과감히 통폐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나오는 이유다. 신희동 산업통상자원부 지역산업과장은 “같은 의약이라도 대전은 백신, 충북은 일반 의약”이라면서 “협업이 가능한 부문도 있지만 산업 분류 코드에서는 차별성을 부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웅기 상명대 교수는 “규제 개혁의 원래 의도는 정부 개입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프리존 의도는 좋지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종 비효율과 정경 유착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국의 농지 해제와 수도권 규제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경기 동북부 지역에서는 부동산 투기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림축산식품부조차 “그동안 억눌렸던 농지 가격이 주변 땅값과 연동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올해의 합격자] 국가직 5급 최연소 합격 송동원씨

    [올해의 합격자] 국가직 5급 최연소 합격 송동원씨

    올해 5급 공무원 공채 경쟁률은 최근 3년래 가장 높은 수준인 35.8대1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32대1까지 낮아졌던 경쟁률이 4년 만에 반등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서울신문은 내년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을 위해 올해 5급 공무원 공채 시험에서 최연소로 합격한 송동원(21·재경직렬)씨에게 시험 대비법과 수험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합격 소식을 들은 지도 벌써 한 달이 흘렀습니다. 동전 노래방에서 가수 임재범의 ‘비상’이라는 노래를 목놓아 부르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는데요. 학교 생활과 병행한 1년 10개월 동안의 수험 기간 전반을 돌이켜 보면 하루하루 어두운 동굴 속을 헤쳐나가는 기분이었습니다. 머나먼 곳에 희미하게 보이는 빛 한 줄기만을 바라보면서요. 남들보다 비교적 일찍 목표를 정하고 시작한 덕분에 ‘최연소 합격자’라는 수식어를 듣게 됐지만, 사실 나이가 어려 정보가 부족한 탓에 겪었던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고3 수험생 신분에서 벗어난 지 반 년이 흘렀던 2013년 7월, 고독한 수험생활에 다시 발을 들였습니다. 휴학하지 않고 학업을 병행하기로 한 터라 통학시간을 아끼려고 신림동 고시촌인 ‘녹두거리’에서 자취를 시작했어요. 당시 늦어도 오전 8시 30분까진 도서관에 갔습니다. 경제학과 수업과 인터넷 강의를 모두 소화하고 나면 귀가 시간은 밤 12시 가까이 됐죠. 이듬해 3월 첫 1차 시험을 치렀습니다. 결과는 낙방이었습니다. 근소한 점수 차로 합격선을 밟지 못했기에 과감하게 휴학계를 내고 학원을 다니며 시험에 ‘올인’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때 자취 생활도 접었어요. 물론 2학기 때는 심적 부담감에 복학해 12~15학점을 들으면서 다시 수험생활을 병행했습니다. 생활 패턴은 학교 수업과 인터넷 강의, 저녁 스터디,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짰습니다. 지난해 8월 오후 8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10쪽 기준의 2차 시험 답안을 작성하는 기출문제 스터디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혼자 하다 보면 긴장감이 떨어지잖아요. 그 밖의 시간에는 인터넷 강의 복습을 반복했습니다. 올 3월 1차 시험 재도전 끝에 합격 결과를 받았습니다. 올 1학기는 다시 휴학도 하고, 2차 시험이 끝날 때까지 다시 자취생이 되었습니다. 오전 8시엔 학교 도서관에서 기출 모의고사 1회를 풀었습니다. 오답 정리 등 공부를 한 뒤 점심 후에는 학원 수업을 들으러 갔습니다. 학원 수업이 오후 2시에 시작했는데, 1시간씩 전에 가서 또 모의고사를 풀고, 오후 5시 30분 정도엔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학교로 돌아가 저녁을 먹은 뒤 밤 12시까지 학원 수업 복습 등 공부를 했습니다. 공부 방식은 과목별로 달랐습니다. 언어 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세 영역으로 이뤄진 5급 공채 1차 공직적격성평가(PSAT)는 지식적인 측면보다는 순간적인 판단을 물어봅니다. 대비는 영역별 기출문제 1회씩 총 20문제를 매일 풀고 오답을 정리했습니다. 시험일이 가까워졌을 때는 2회씩 풀고, 틈이 나면 1회씩 더 풀었습니다. 오답 정리를 할 때는 단순히 정답이 무엇인지를 알기보다 오답을 고르게 된 판단 과정 자체를 되짚어 보고 잘못된 생각의 흐름 자체를 고치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언어논리 영역이 취약해 따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2차 시험 과목 중 가장 막막했던 것은 행정법이었습니다. 분량이 워낙 방대해 전체 1회독을 해도 기억이 제대로 나질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파트별로 공부하며 요약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재정학, 국제경제학 등 과목은 미시·거시 경제학을 이해할수록 시너지가 생겼습니다. 세 과목 모두 해설집들을 수차례 읽으며 책을 쓴 교수의 표현 방식을 익혔습니다. 마지막 관문은 스터디를 통해 준비했습니다. 2차 합격 후 15명의 수험생과 면접 스터디를 했습니다. 집단 토론 때는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제 의견을 논리 정연하고 깔끔하게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국정감사 자료나 정부 업무보고 등을 평소 숙지해 둔 뒤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면접은 ‘나는 대한민국 공직자다’, ‘바른 마음’, ‘왜 도덕인가’ 등의 책을 읽고, 매일 자기기술서를 작성했습니다. 진정성이나 균형 잡힌 시각 등을 최대한 호소했습니다. 체력단련을 위해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과의 싸움이었거든요. 운동을 하는 대신 체력을 지키기 위한 소소한 노력들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험생활 내내 술과 야식은 가급적 피했습니다. 또 밤을 새우는 등 몸에 무리가 갈 만한 일들은 철저히 멀리했습니다. 합격이 보장되지도 않는 시험에 스무살의 낭만을 포기하고 모든 걸 쏟는 게 과연 옳은 선택인지를 고민했던 적도 있습니다. 수험생활 도중에는 시험에 낙방하면 아예 제 자신이 어둠 속으로 꺼져버릴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있었죠. 그럼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해낼 것이라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을 믿고 하루하루 헤쳐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정리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나도 친환경 ‘수소차’ 타볼까… 2018년 3000만원대에 산다

    나도 친환경 ‘수소차’ 타볼까… 2018년 3000만원대에 산다

    정부가 2018년부터 수소차를 3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게 출고가를 내리고 보조금을 늘린다. 정부의 계획에 따르면 현재 5000만원대인 수소차 구입 가격은 2018년 3000만원대 후반, 2020년 3000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가 15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수소차 보급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2750만원인 보조금에 자치단체 보조금을 추가해 수소차 구입을 독려할 예정이다. 전기차는 현재 정부 보조금(2016년 기준 1200만원) 외에 지방자치단체가 평균 5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 차량 구매와 등록세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준으로 내려 가격을 점차 낮출 계획이다. 출고가도 내린다. 정부는 현재 8500만원 수준인 수소차 출고 가격을 2018년 6000만원, 2020년 5000만원 수준으로 내릴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 보급 목표는 2020년까지 9000대, 2030년에는 63만대다. 특히 2030년에는 수소차를 18만대 보급해 연간 신차 판매 가운데 수소차 비율을 10%(연간 신차판매 167만대)까지 높이기로 했다. 보급과 더불어 충전소도 2020년까지 80곳, 2030년까지 520곳으로 늘린다. 정부는 목표대로라면 수소차 보급으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440만t, 대기오염물질 5500t, 석유 소비량 6억 3000만ℓ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수소차는 엔진이 없다. 외부 전기 공급 없이 수소를 이용해 차체 안에서 자체 생산한 전기로 달리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다. 물만 배출하는 대표적인 친환경차로 꼽힌다. 한편 수소차 보급은 가격 정책보다 충전 인프라 확충이 우선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소차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프라”라면서 “인프라를 가솔린, 디젤 충전소 수준으로 갖추지 못하면 가격이 싸도 크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의 전기차 보급 계획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중국의 보조 정책은 정부차량, 버스, 택시, 기업용 출퇴근 차량, 운송 차량 등 수요 중심에 맞춰져 있다”면서 “우리 정책은 지나치게 공급 위주”라고 지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北, 손전화 100명당 11명… 가입자 280만명

    北, 손전화 100명당 11명… 가입자 280만명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북한 주민은 전체 인구의 1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남한의 20분의1, 국가 전체의 명목 GNI는 40분의1에도 못 미쳤다. 15일 통계청이 발간한 ‘2015년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280만명으로 인구 100명당 11.19명꼴이었다. 남한의 10분의1 수준이다. 남한은 100명당 115.54명으로 ‘1인 1 손전화’ 시대다. ●한국은 ‘1인 1 손전화’… 100명당 115명 통계청이 1995년부터 해마다 발간하는 남북한 주요통계에는 올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 통계표가 새로 추가돼 북한의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처음 수록됐다. 발간물에는 남북한을 비교한 주요 통계와 자연환경, 경제 총량, 남북한 교류 등 14개 부문 131개 통계표가 담겼다. 지난해 기준으로 북한의 인구는 2466만 2000명으로 남한(5042만 4000명)의 절반이 채 안 됐다. 명목 GNI는 34조 2360억원으로 남한(1496조 6000억원)의 44분의1, 1인당 GNI는 139만원으로 남한(2968만원)의 21분의1 수준이었다. 경제성장률은 북한이 1.0%, 남한이 3.3%였다. ●北 무역총액 76억달러… 韓의 144분의1 무역 총액은 격차가 더 컸다. 북한의 무역 총액은 76억 달러로 남한(1조 982억 달러)의 144분의1에 불과했다. 남한은 수출과 수입이 각각 5727억 달러, 5255억 달러였다. 쌀 생산량(215만 6000t)은 남한의 절반 정도, 도로 총연장(2만 6164㎞)은 4분의1 정도에 그쳤다. 발전설비 용량은 725만 3000kW로 남한의 13분의1 수준이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영어회화 학습? 자기 수준 파악 후 단계별 학습이 관건

    영어회화 학습? 자기 수준 파악 후 단계별 학습이 관건

    외국어 사용 환경에 노출될수록 효과상승 대학생 정성훈 씨는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어 회화 공부를 시작했지만 정작 말을 걸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이 든다”며 영어공부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냈다. 이처럼 사람들은 영어회화에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할지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문법, 독해 위주의 영어공부에 익숙한 한국인들이 회화를 배울 때 반드시 알아야 유의점에 대해 소개해 본다.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주위환경에 노출돼야 = 사람들은 어린이들이 모국어를 배우는 과정이 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린이와 어른의 학습 환경과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이 모국어를 유창하게 말하려면 평균 5000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또한 쉴 새 없이 모국어에 노출된다. 성인의 영어회화 학습과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성인도 외국어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일정시간 외국어에 노출되지만 어린이들이 노출되는 시간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간 시간을 가지고 영어를 배우는 것 이 중요하다. 무작정 영어를 듣고 읽는 것보다 그것을 활용 할 수 있는 환경에 끊임없이 노출돼야 한다. 김윤정 월스트리트 잉글리쉬 여의도센터 퍼스널 튜터(PT)는 “영어를 배울 때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 중에 하나는 영화나 미드를 통해 실제 원어민들이 쓰는 언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라며 “대사들을 반복하며 듣고 따라하다 보면 영어의 발음, 억양, 호흡 등을 익힐 수 있어 자연스럽게 영어 소리와 문장을 익힐 수 있다”고 조언했다. ▶스스로 어느 수준인지 파악해야 단계별 학습 가능 = 영어회화를 공부하기 전에 중요한 한가지는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영어 실력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과정에 있는지를 판단해 그 단계에 맞게 공부하는 것이 할 필요하다 문화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언어와 문화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언어를 유창하게 표현하려면 해당 언어 문화권에 대한 폭넓은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틀린 답을 말하기 두려워 입을 열지 않으려 한다. 잘못 된 말을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최대한 말을 많이 해야 회화 능력이 향상된다. 월스트리트 잉글리쉬에 수강중인 직장인 김하영씨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잘 모르더라도 소리 내서 공부했다. 실력을 창피해하지 않고 공부하다 보니 조금씩 문장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말하기의 중요성 더 커지고 있어 =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에게 영어성적은 필수요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하지만 듣기, 독해를 평가기준으로 삼다 보니 실제 상황에서는 영어능력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 결과 실제 의사소통과 연결되는 말하기 중심의 시험을 반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토익 스피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토익 응시자 중에서 토익 스피킹을 함께 준비하는 사례가 10만 건을 넘었고 오픽은 1600여개 기업에서 채용, 인사고과에 반영할 만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오픽은 실제 생활에서 얼마나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응시자의 영어 활용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응시율이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금처럼 말하기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학습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회화 공부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김윤정 PT는 “운동처럼 꾸준한 반복학습,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소리 내서 말하고 표현하기 등의 학습법을 잘 수행한다면 성공적인 말하기 공부를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사진=월스트리트 잉글리쉬 nownews@seoul.co.kr
  • “음주 뒤 30~90분 지나 최고치…알코올 상승기 때 측정은 무효”

    일반적으로 술을 마신 뒤 취기는 바로 오르지 않는다. 음주 뒤 30~90분 정도 지나야 혈중알코올농도가 최고치에 다다른다. 이 시간을 ‘상승기’라 부른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음주운전 단속 기준을 약간 넘어섰더라도 상승기에 측정한 결과라면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3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5월 2일 오후 11시 30분쯤 무단횡단을 하던 행인 2명을 치는 사고를 냈다. 10분 전까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피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음날 0시 7분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58%였다. 김씨는 “사고 한 시간 전부터 50분 동안 소주 2∼3잔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으로 대인 사고를 내 기소된 김씨에게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도로교통법 처벌 기준인 0.05%보다 낮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상승기만 믿고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은 지난해 혈중알코올농도가 0.158%로 측정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적발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운전 당시 적어도 면허 취소 수준인 0.1% 이상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스트레스 금리, 대출액 산정에만 적용… 실제 이자 안 올라

    스트레스 금리, 대출액 산정에만 적용… 실제 이자 안 올라

    14일 정부가 발표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갚을 준비가 돼 있는 사람한테만 돈을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그 빚도 나중에 한꺼번에 갚는 게 아니라 즉시 쪼개 갚도록 유도한다.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문답으로 짚어 봤다. →내년 2월 1일(지방은 5월 2일)부터 신규 대출은 대출 즉시 무조건 원리금을 나눠 갚아야 하나.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대출 시점으로부터 최장 1년까지는 빚 갚기를 유예할 수 있다. 하지만 1년 뒤부터는 무조건 분할 상환해야 한다. 실제 소득도 증빙해야 한다. →소득 증빙이 힘든 전업주부나 학생은 어떻게 돈을 빌릴 수 있나. -그간 전업주부나 학생 등은 최저생계비 기준으로 산출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신규 대출을 받으려면 소득금액증명원 같은 객관적 소득자료가 없는 만큼 신용카드 사용액(신고소득)이나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으로 추정되는 인정소득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증빙소득의 경우 부부 합산도 가능하다. 이전에 활용되던 최저생계비는 3000만원 이하의 소액 대출 때만 사용할 수 있다. →상승가능금리(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면 대출 이자가 올라갈 수도 있나. -아니다. 스트레스 금리는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을 감안해 대출 규모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수치로 실제 고객의 이자 계산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예컨대 연소득 3000만원인 직장인 A씨가 3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2억 1000만원(만기 10년, 금리 2.5%)을 변동금리로 대출한다고 치자. 이때 총부채상환비율(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TI)은 79.2%이다. 하지만 지금의 스트레스 금리 수준인 2.7% 포인트를 적용하면 DTI가 89.9%로 80%를 초과하게 된다. →그러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되나. -사실상 그렇다.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한 DTI가 80%를 넘게 되면 그 밑으로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러자면 대출금액을 줄여야 한다. A씨의 경우 1억 8000만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단, 변동금리 대신에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스트레스 금리 적용 전의 2억 1000만원을 그대로 빌릴 수 있다. →기존 대출을 만기 연장하는 경우도 신규대출로 보나. -단순한 만기 연장이나 금리 조건 변경 등은 기존 대출로 인정한다. 하지만 기존 대출금을 늘리거나 다른 은행으로 갈아탄 경우는 신규대출로 간주된다. →비거치식을 선택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던데. -비거치식 분할상환 방식으로 갚거나 10년 이상 고정금리를 선택하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2억 5000만원을 대출받아 비거치식으로 10년 분할상환하면 10년간 이자 절감액과 소득공제 혜택을 합쳐 총 35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금융권 모든 부채를 망라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대출 관리에 활용한다는데 대부업 대출도 조회 가능한가. -카드론, 보험, 저축은행 등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서 조회되는 대출은 모두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다만 대부업 대출은 소액인 만큼 적용 여부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DSR 비율은 대출 심사 시점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DSR이 80%를 넘으면 사후관리 대상으로 선정돼 금융권의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용어 클릭] ■스트레스(상승가능) 금리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향후 3~5년간 금리 변동폭을 고려해 금리 상승에 대한 위험성을 미리 반영하는 것이다. 원리금 상환액을 따질 때 실제 금리에 스트레스 금리를 더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신규 취급 가계대출 가중평균금리의 최근 5년 내 최고치에서 매년 11월 공시된 가중평균금리를 뺀 수치다. 은행연합회가 은행권과 협의해 제시한다. 지금은 2.7% 포인트다.
  • [기고] 한·중 FTA 타결과 농협의 혁신/김병원 전 남평농협조합장·전 농협무역 사장

    [기고] 한·중 FTA 타결과 농협의 혁신/김병원 전 남평농협조합장·전 농협무역 사장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국회 통과에 맞춰 농업 분야 지원 대책을 추가로 내놨다. 하지만 농업계의 불만은 여전히 높다. 농업계의 주된 요구 사항이 빠진 데다 상생기금 1조원 조성도 실질적인 피해를 감안하면 질적·양적으로 적은 규모다. 더구나 피해를 보는 농업인들이 출자해 만든 농협까지 기금을 내라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역이득공유제의 본질은 FTA의 주된 수혜자가 피해 분야인 농업 부문에 마땅히 보상해야 함을 제도화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농업이 기업의 팔을 비튼다’는 식의 왜곡된 여론몰이로 농업계를 염치없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으니 억장이 무너진다. 무역이득공유제는 자발적 기금 조성 방식이 아니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야 실효성이 있다. 한·중뿐만 아니라 베트남·뉴질랜드와의 FTA 비준 동의안도 이번에 함께 처리됐다. 정부는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의 주식인 쌀 시장은 이미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그런데 올해는 풍년까지 겹쳐 쌀값이 연일 하락하고 있고, 미곡종합처리장(RPC)은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식량안보와 직결된 쌀 문제는 이제 더이상의 미봉책이 아닌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농업이 어떤 심각한 상황을 맞을지 알 수 없다. 정부는 물론 국민들도 농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지원 자세를 가져야 할 때다. 식량이 무기화됐을 때 후회해 봐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다. 농업 분야 지원에 대해 ‘퍼주기식’이라고 비판하지만 우리나라의 농업인 직접 지원 예산은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미국 1083만원, 일본 906만원, 유럽연합(EU)이 545만원 수준인 데 반해 우리는 직불금 등을 다 합쳐도 1인당 205만원에 불과하다. 농업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한 축은 농협이 맡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농협의 혁신은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다. 2012년 조직 개편 이후 농협이 ‘판매농협 구현’에 진력해 왔지만 농업인들의 기대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무엇보다 중앙회가 판매·유통 지원 조직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슬림화 및 전문성 강화의 개혁을 해야 한다. 다음은 지역 농협이 판매·유통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고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나아가 농업인들이 안정적인 생활로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더욱 헌신적인 지원 활동을 펼쳐 나가야 한다. 위기만큼 좋은 기회는 없는 법이다. 실사구시적인 차분한 대응이 요구된다. 정부가 FTA 발효에는 열을 올리다가도 끝나고 나면 ‘나 몰라라’ 하는 식의 무책임한 자세로는 밝은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한류 열풍을 바탕으로 한국 농식품의 중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만큼 농업인들도 치밀한 전략을 세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개인이든 국가든 끊임없이 문제에 봉착하지만 해결 의지와 방법에 따라 미래의 운명이 갈린다는 점을 명심할 때다.
  • 서울 성북·강동, 충남 아산에 제로에너지빌딩 짓는다

    제로에너지빌딩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국토교통부는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2840가구), 강동구 천호동 가로주택정비사업(107가구), 충남 아산 중앙도서관에 제로에너지빌딩 개념을 도입한다고 13일 밝혔다. 제로에너지빌딩은 단열 성능을 극대화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건축물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하는 빌딩을 말한다. 장위 주택재개발사업은 2800가구의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로 고성능 창호·건물 외피, 단지용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과 대규모 단지에서 경제적인 지열 냉난방 시스템 도입으로 최고 수준인 에너지효율 1+++등급에 도전한다. 천호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도심 내 소규모 노후주택을 정비하는 사업으로 용적률 인센티브(200%→230%)를 통해 제로에너지빌딩 도입의 경제성을 확보하는 등 녹색건축이 융합된 소규모 노후주택 정비사업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산 중앙도서관은 지방자치단체의 자발적 노력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주민 이용이 많은 도서관 적용을 통해 높은 개선 체감도가 예상되며, 2020년부터 생활 밀착형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추진할 계획인 공공기관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의 선도적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건물에는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설치비 30~50%) 우선 지원, 용적률 15% 상향 및 세제 지원(취득세 및 재산세 5년간 15% 감면)이 제공된다. 건설기술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설계 검토, 컨설팅, 기술 지원, 품질관리 등 체계적 관리와 지원도 받는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벤츠시승기] ‘SUV강자’ 노린다? 거친 남자로 돌아 온 벤츠 ‘GLE’ 타보니

    [벤츠시승기] ‘SUV강자’ 노린다? 거친 남자로 돌아 온 벤츠 ‘GLE’ 타보니

    메르세데스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대표하는 M클래스가 ‘GLE’로 이름을 바꿔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내년 1월 새로 출시될 GLE는 BMW X5, 아우디 Q7과 국내 수입 중형 SUV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전북 무주에서 새롭게 달라진 GLE를 미리 만나봤다. 신형 GLE클래스는 엔진사양에 따라 250d, 350d의 디젤과 5.5리터 바이터보 V8 가솔린 63 AMG로 구성됐다. 시승차는 250d 4메틱 모델. 시승은 덕유산 일대 국도에서 약 1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도로는 만만치 않았다. 직선로도 있었지만 무주리조트에서 머루와인동굴까지 좌우로 심하게 꺾이는 곡선로와 고갯길이 많았다. 차의 진가는 좌우로 굽이치는 곡선코스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SUV 특유의 쏠림현상인 ‘롤링’이 적었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핸들은 여성 운전자에게 다소 두툼했으나 움직임은 민첩하고 부드러웠다. 시승차는 GLE클래스 라인업 가운데 가장 힘이 딸린다. 하지만 동급 경쟁 차량 대비 부족함이랄 게 없었다. 연비는 속도에 따라 리터당 10~13㎞를 오갔다. GLE는 전장·전폭·전고가 각각 4830㎜ 1935㎜, 1770㎜다. 한눈에 봐도 대형 SUV의 당당함이 느껴진다. 돔 형태의 보닛과 큼직막한 라디에이터 그릴 위 홀 패턴, 날렵한 전조등이 인상깊다. 후미등은 S클래스를 연상시킨다. 날렵한 느낌 보다 남성스럽고 묵직한 분위기를 풍긴다. 벤츠는 현재 4종인 SUV 라인업을 내년 6개로 늘린다. 현재 전체 매출의 7% 수준인 SUV 부문 비중도 2배로 확대할 예정이다. 무주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한국 3총사 vs IT 공룡들 ‘스마트카 전쟁’… 승자는

    한국 3총사 vs IT 공룡들 ‘스마트카 전쟁’… 승자는

    정보통신(IT) 업계의 전장(戰場)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로 옮겨 가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가 IT 기술이 결합한 스마트기기로 진화하면서, 스마트폰과 가전 등에서 저성장 시대를 맞은 IT 업계의 새로운 성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비게이션,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배터리 등 부품에서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발을 뻗어가며 기존 자동차 업계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오는 2020년 전 세계 자동차의 4분의3이 스마트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스마트카 시장에서 IT 기술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현재 35% 수준인 자동차의 전장(電裝)부품 비율이 2020년 50%를 넘어선다. 일찌감치 스마트카 시대에 발을 맞춘 구글과 애플은 기존의 완성차 업계와의 정면 승부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2012년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자동차의 도로 시험면허를 취득해 100만km 이상의 무사고 주행에 성공했다. 2017년에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2019년에는 면허 없는 자율주행차 출시를 자신하고 있다. 애플은 2013년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의 전기차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포드의 전 엔지니어 출신이자 아이폰 개발을 이끌던 스티브 자데스키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연이어 자동차 전장 부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3년 VC사업본부를 신설한 LG전자는 최근 제너럴모터스(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구동모터와 배터리 등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하는 성과를 이루는 등 미래차의 핵심부품 개발사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삼성전자도 지난 9일 ‘전장사업팀’을 신설하고 자동차 전장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완성차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계열사들 간 시너지 효과를 통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카메라, 차량용 반도체 등 전방위적으로 뻗어간다는 전략이다.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그룹, 도요타, 테슬러 등 기존 완성차업체들도 스마트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스마트카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과 IT 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무한 경쟁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에서 IT 기업들의 시장 진입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경쟁을 통한 기술 개발과 부품의 원가 하락 등으로 시장의 전체 파이(나눠야 할 총수익)가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사설] 보육대란 해결 없이 저출산 문제 풀겠나

    세계 최저 수준인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국가적 당면 과제다. 국가 현안 중에서도 한시가 바쁜 문제다. 그제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원장이 대통령인 까닭도 그래서다. 대통령이 직접 회의를 주재해 계획을 심의했다고 한다. 범정부 차원에서 아무리 긴장해도 모자라는 나라 명운이 걸린 일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출산율은 1.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친다. 이번 대책은 만혼과 비혼자에 초점이 맞춰졌다.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충을 덜어 주어 결혼과 육아에 대한 사고를 적극적으로 돌려놓겠다는 의지다. 대책의 골자는 일자리 창출과 주거 지원이다. 임금피크제,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개혁으로 앞으로 5년간 37만개의 청년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한다. 신혼부부 전용의 전·월세 임대주택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수도권 여러 곳에 아동양육시설이 잘 갖춰진 신혼부부 특화단지도 조성할 모양이다.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대책이라면 정책 수요자들이 막연하게라도 기대를 품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을 위한 정책이라는 답답함을 불러일으키니 안타깝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구체안을 내놓지 못한 것도 그렇거니와 전세대출 한도액을 늘려 임대주택을 보장해 준다고 걱정 없이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이 들겠는가. 현장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당장 눈으로 피부로 확인할 수 있는 정책의 변화가 앞서야 한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문제부터 해결돼야 하는 까닭이다.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보육대란에 생몸살을 앓는 젊은 부부들의 고충을 시시각각 듣고 보는 게 현실이다. 대통령 공약 사안도 이 지경인데, 정확히 언제 어떻게 혜택을 받을지조차 막연한 주택 지원 정도로 젊은이들의 마음이 움직이기는 어렵다. 공염불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정부는 눈앞의 누리과정 전봇대부터 뽑으라. 국공립 유치원을 늘려 달라는 현장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그런 실천이 선행돼야 국가가 진심으로 보육을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 줄 수 있다. 그제 통계청이 내놓은 ‘2015 한국사회동향’에 정부와 정치권은 정신이 번쩍 들어야 한다. “결혼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답한 20~30대가 두 명 중 한 명이다.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진정성 있는 대책이 이어져야 한다. 가족친화적 기업문화, 남성 육아 참여 등 사회 전반의 인식변화도 보조를 맞춰야 함은 물론이다.
  • 1m 떨어진 곳에서도 스마트기기 무선 충전

    1m 떨어진 곳에서도 스마트기기 무선 충전

    일정 거리 내에 있으면 스마트폰이나 전기자전거 등 스마트 기기가 자동으로 충전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생활전파연구실 조인귀 박사팀은 10일 자기공명 원리를 이용해 1m 떨어진 거리에서도 전자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무선 충전 시스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일정 공간 내에서는 무선 전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존처럼 특정 구역 내에 스마트 기기가 들어오면 자동 충전되도록 한 ‘에너지존’, ‘와이파워’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무선전력 전송 방식은 크게 자기유도방식과 자기공명방식이 있다. 자기유도방식은 송수신 코일 사이에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일으켜 충전하는 것으로 전력 손실이 적고 전송 효율이 이론적으로 90%에 이른다. 그렇지만 전송 거리가 1㎝에 불과하다. 현재 스마트폰 무선 충전 방식 대부분이 충전패드에 스마트폰을 얹어 놔야 충전되는 자기유도방식이다. 자기공명 충전 방식은 송수신 코일에 추가적으로 공진 코일을 덧붙여 먼 거리까지 전력을 보낼 수 있는 기술로 이론상 수 m까지 무선으로 전력을 보낼 수 있지만 온도 변화 같은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효율도 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이 이번에 적용한 기술은 자기공명 충전 방식으로 45㎝ 크기의 전력송신기와 35㎝의 전력수신기로 구성돼 있다. 자전거 거치대에 전력송신기를 붙여 놓고 전기자전거에 수신기를 부착해 충전 시연을 한 결과 전기자전거를 완전히 충전하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6시간 걸리는 유선 충전 방식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접촉형 무선 충전 방식은 일정 시간 충전되는 효율이 유선 충전과 비교했을 때 80% 수준이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충전 효율은 지금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58%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충전 시간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5시간으로 줄이고 충전 효율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조 박사는 “소형 스마트 기기 충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전력 송수신장치를 소형화하고 충전 시간을 줄이며 효율과 충전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다음 과제”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설] ‘스마트카’에 승부수 던진 삼성 기대크다

    삼성이 스마트카를 포스트 반도체 사업으로 선택했다. 삼성은 엊그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카 사업의 본격 진출을 공식화했다. 전담할 전장(電裝·전자장비) 사업팀도 신설했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구성된 기존의 3대 성장축에다 스마트카를 추가한 것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스마트카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자동차다. 첨단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시스템이 탑재된데다 고도의 IT 기술을 활용해 도로 상황을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는 즉,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의 새로운 개념이다. 기존 자동차와는 성격이 판이하다. 구글과 애플 등은 이미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카 쪽으로 이동해 주도권 선점에 힘쓰고 있다. 삼성의 스마트카 사업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을 따른 결단으로 볼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은 중국의 샤오미(小米)와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등 초저가 스마트폰의 위협 속에 타격이 만만찮다. 게다가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현재 35% 수준인 자동차 전장부품 비율이 5년 뒤인 2020년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터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소프트웨어는 미래 자동차의 중요한 요소다. 자동차 산업에 거대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카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부수다. 새 돌파구 없이 생존할 수 없는 글로벌 IT 시장을 겨냥한 과감한 도전이다. 바깥으로는 애플과 구글과의 전쟁, 안으로는 현대자동차와 LG와의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당연한 수순이다. 저절로 좋아질 수 없는 IT 산업계인 까닭에서다. 삼성은 스마트카를 위한 충분한 기술과 역량을 지녔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삼성 SDI의 배터리, 삼성전기의 카메라 부품,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스플레이 등은 스마트카를 위한 발판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1995년 자동차산업에 진출했다가 4년 만에 매각한 쓰라린 실패 경험도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삼성 측은 스마트카 전장사업 진출이 자동차 사업 자체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스마트카는 지능형 IT 기술의 총합이기에 완성차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 삼성은 국내에서 사실상 혼자 뛰고 있는 현대자동차에는 자극을, 스마트카 제품 개발력을 키우고 있는 LG 등에는 긴장감을 주며 선의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살찌우는 기업끼리의 우위 다툼은 국가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 또 하나의 삼성 신화를 기대한다.
  • [저출산·고령화 대책] 하남 미사 등 5곳 행복주택 조성… 결혼 고민 청년 불안 털기

    [저출산·고령화 대책] 하남 미사 등 5곳 행복주택 조성… 결혼 고민 청년 불안 털기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패러다임을 기존의 기혼가구 보육 부담 경감에서 만혼·비혼 문제 해결로 전환한 것은 청년들이 고용·주거 불안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거나 포기해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기준 25~29세 남성의 혼인율은 42.7%, 30~34세 혼인율은 61.0%로 최근 5년을 통틀어 가장 낮다.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초저출산 현상이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초저출산 현상은 인구학적으로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을 의미한다. 이대로 가면 2031년부터 인구가 본격적으로 감소해 ‘노동력 부족 국가’로 전환하게 된다. 이미 주요 산업 부문 종사자 평균연령이 2009년 38.5세에서 2014년 40.4세로 증가하는 등 노동력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갈수록 두꺼워지는데 부양할 생산 가능 인구가 부족한 기형적 구조다. 경제시스템분석학회는 현 출산 수준을 유지하면 노동력 감소, 노동생산성 저하, 투자 위축으로 2051~2060년 기간에 잠재성장률이 0.9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10일 발표한 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청년 고용·주거 문제 해결에서 저출산의 해법을 찾았다. 실제 아이가 있는 신혼부부가 살 수 있도록 면적이 넓은 투룸형 주택 공급 물량을 기존 3만 5000가구에서 5만 3000가구로 확대한다. 투룸형 행복주택은 앞서 공급한 신혼부부용 원룸형 행복주택의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았다. 수도권 교통 요충지에 있는 1000가구 이상 단지를 투룸형 행복주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행복주택 신혼부부 특화단지’로 조성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특화단지 대상은 하남 미사(1500가구), 서울 오류(890가구), 성남 고등(1000가구), 부산 정관(1000가구), 과천 지식(1300가구) 등 5개 지구다. 일정 기간 임대 후 일반분양으로 전환하는 5년·10년짜리 임대주택의 신혼부부 할당은 기존 10%에서 15%로 늘린다. 또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은 내년부터 연 4000가구를 공급한다. 이런 식으로 향후 5년간 13만 5000가구를 신혼부부에게 공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2017년부터 사흘간의 무급 ‘난임휴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인공수정·체외시술 등 난임 치료를 받는 동안 부여하는 특별 휴가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 학업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내년부터 ‘육아휴학제도’도 도입한다. 임신·출산을 한 학생은 대학 학칙에 따라 2년 이상 휴학할 수 있다. 임신·출산 의료비도 대폭 낮춘다. 비급여 비용의 35.1%를 차지하는 초음파 검사(횟수 제한)와 분만 전후 일정 기간 동안 1인실 등 상급병실 이용 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연분만뿐만 아니라 제왕절개 시 무통주사 등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이런 식으로 현재 20~30% 수준인 임신부 본인 부담금을 2017년까지 5%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행복출산 패키지’라고 이름 붙였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청소년 한부모’가 주거와 양육, 학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청소년 한부모 전용시설을 설립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들에 대한 아동양육비 지원은 현재 월 15만원에서 2019년 월 25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올린다. 육아휴직을 처음 허용한 중소기업은 일반적인 육아휴직 지원금(20만원)의 2배인 40만원을 받는다. 남성이나 비정규직에 육아휴직을 허용하면 30만원을 받는다. 현재 원생 수 기준 전체 어린이집의 28%에 불과한 국공립·공공형·직장 어린이집 비중은 2025년까지 45% 수준으로 확대한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2017년까지 150곳, 공공형 어린이집은 2300곳, 직장 어린이집은 2020년까지 매년 75곳씩 확충하기로 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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