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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연봉 5892만원 42세 7급…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단독]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연봉 5892만원 42세 7급…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그들은 누구인가. 공직사회는 102만 6201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공동체다. 그 속에서 공복(公僕)이라는 사명감을 안고 살아가는 공무원들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축이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프리미엄 월요 매거진 ‘퍼블릭 IN’을 발행하면서 인사혁신처와 함께 102만 공무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공무원들의 평균적인 삶을 엿보았다. 빅데이터를 통해 평균 연령, 직급, 소득, 연차, 근무시간 등 공무원의 삶을 전체적으로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업그레이드’를 위해 향후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공무원과 대한민국 공무원의 삶을 비교, 분석하는 기사를 이어 갈 계획이다.‘평균 연령 42.2세, 평균 직급 7급, 평균 재직 기간 15.7년, 평균 자녀 2명, 평균 연봉 5892만원….’ 빅데이터를 돌려 찾아낸 대한민국 평균 공무원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공직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남성과 여성, 9급에서 1급까지 다양한 직급의 공무원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계지만 빅데이터로 평균 공무원의 초상을 그려 봤다. 이를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과 다시 비교해 공무원들의 위치를 가늠해 보았다. 2017년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 공무원 수는 102만 6201명이다. OECD 통계에는 공무원 수에 사회보장기금, 비영리기관 인원 등이 포함돼 정부 부문 인력(139만 1000명)이 전체 경제활동인구 대비 5.7%를 차지한다. OECD 회원국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정부 부문 인력이 평균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OECD 1위인 노르웨이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일반정부 부문 인력은 29.3%다. 프랑스는 21.9%, 영국은 17.4%, 미국은 14.6%, 독일은 9.6%, 일본은 6.7% 수준이다. 대한민국 주민등록 인구수의 1.9%를 차지하는 공무원 숫자가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닌 셈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총정원은 102만명 공무원의 정원은 총정원제를 통해 관리된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 첫해인 1961년 정부 행정개혁의 하나로 공무원 총정원제가 처음 등장했는데, 그때 정부가 정한 공무원 숫자는 23만 6852명이었다. 55년 만에 공무원 숫자는 4.3배 늘어났다. 당시에는 전체 국민 대비 공무원의 비율이 0.9%였다.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의 총정원은 102만 1347명이며, 실제 공무원 숫자는 102만 6201명이다. 공무원의 나이는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에서 9급으로 근무하는 18세 공무원부터 법무부 광주지방교정청에서 의사로 일하는 81세 공무원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다. 평균 연령 42.2세는 주민등록 인구 평균 나이인 40.2세와 비슷하다. 남성 공무원의 평균 나이는 43.3세로 여성 공무원(38.8세)보다 4.5세 더 높다. 평균 직급은 공무원 사회의 ‘허리’라 할 수 있는 7급이다. 일반직 공무원의 32%가 7급이며, 6급은 23%다. 7급 공무원의 공식적인 직함은 주무관으로 보통 주임이라 불린다. 여성 공무원의 숫자는 점차 늘고 있는데 현재 국가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49.4%다. 교육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70.1%로 압도적으로 높다. 일반직 33.7%, 외무직 31.1%지만 4~5급 이상 관리자로 가면 이 비율은 확 떨어진다. 4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2015년 12.1%에 불과했고, 5급 이상은 18.0%다. 관리자급에서도 여성 공무원 비율은 늘어나고 있지만, ‘유리천장’이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공무원의 평균 자녀 숫자는 1.9명으로 대한민국 평균 자녀 숫자인 1.2명보다 많다. 평균 학력은 대졸로 일반직 공무원의 51%가 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재직 공무원의 평균 재직 기간은 15.7년으로 남성은 16.3년, 여성은 13.7년이다. #평균 근로자보다 월 10시간 이상 더 일한다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25.1시간이다. 대기근무가 잦은 지방자치단체의 초과근무시간은 훨씬 많다. 서울시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40시간이 넘어 지난해 평균 40.9시간을 기록했다. 의회 일정이 많은 3월의 초과근무시간이 42.9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연말인 12월은 38.6시간으로 제일 적었다. 서울시 안에서도 본청보다는 한강사업본부와 같은 사업소의 야근이 더 많았는데 지난해 9월 기준 서울시 전체의 초과근무시간은 39.6시간이었고 본청은 38.1시간, 사업소는 41.3시간이었다. 일본 도쿄도청 직원의 월평균 야근시간은 9.6시간이며 본청 직원은 23.5시간이었다. 통계청에서 제시하는 한국 취업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2015년 비정규직을 포함한 국내 취업자)은 43.6시간이다. 법정노동시간에 비하면 월 14.4시간 초과근무하는 셈으로 공무원의 평균 초과근무시간보다는 훨씬 적다. 한국인 취업자들의 근로시간은 OECD 평균의 1.2배로,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연평균 연가 사용일수는 10.0일이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연가를 의무적으로 최소 10.0일 이상 사용해야 연가수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평균 사용일이 10.0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공무원 봉급은 늘지만 민간과의 격차도 늘어나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2016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으로 고시된 액수는 491만원이다. 491만원은 공무원보수관계법령에 따른 개인과세소득의 연간 금액을 12개월 평균한 금액으로 성과연봉, 성과상여금, 상여금, 직무성과급, 시간외 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연가보상비 등을 모두 합한 액수다. 올해 연봉 1억 7000만원을 받는 국무총리부터 9급 1호봉 공무원의 월지급액 139만 3500원(수당 제외)까지 모두 평균한 것이다. 7급 14호봉의 세전 월급은 371만원이다. 봉급표에 따른 월급 284만원에 연평균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으로 기준소득월액과는 차이가 있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001년 7.9%, 2002년 7.8%, 2003년 6.5%로 올해 3.5%의 2배 수준이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 이후 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임금을 대폭 올려 현재 공시 열풍의 배경을 만들었다. 민간(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중견기업의 사무관리직 보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공무원 보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공무원 보수 민간임금 접근율은 2004년 95.9%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89.2%, 2012년 83.7%로 조금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83.4%까지 떨어졌다. 빅데이터를 통해 본 공무원의 삶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존재하는 평범한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빅데이터 분석 어떻게 했나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인사 정책의 근간이 되는 전체 공무원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다. 자료는 5년마다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공무원 총조사’를 통해 업데이트된다. 공무원 빅데이터는 행정학 박사인 김흥로 인사혁신처 사무관이 분석했다. 2000년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공무원 인사 관련 통계를 시작한 18년차 통계 전문가로 통계분석 프로그램(SAS)으로 100만 공무원의 평균상을 찾아냈다. 5년마다 실시하는 공무원 총조사를 도맡는 공무원 관련 통계의 국내 최고 전문가다. 전자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 ‘음주운전’ 강정호 정식재판 받는다

    ‘음주운전’ 강정호 정식재판 받는다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로 약식 기소됐던 미국 메이저리거 강정호(30·피츠버그)가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이 강씨의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에서는 피고인이 반드시 재판에 출석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강씨가 미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주완 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음주운전 및 사고 후 미조치)로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된 강씨에 대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고 3일 밝혔다. 김 판사는 약식명령으로 이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가 도로 한복판에 설치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도주해 죄질이 나쁜 데다가 음주운전 전력만 3번째여서 사안이 중대하다고 본 것이다. 형사소송법은 약식명령이 청구된 사건이더라도 이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될 경우 정식 재판 절차에 회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씨가 정식 재판을 받게 되면 선수 생활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시즌 중에 공판기일이 잡히면 강씨는 재판을 받기 위해 한국과 미국을 오가야 한다. 음주운전 뺑소니가 미국에도 알려져 여론이 안 좋은 데다가 경기나 훈련에 자주 자리를 비울 경우 주전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씨는 지난해 12월 2일 오전 2시 40분쯤 만취 상태로 BMW 승용차를 몰고 서울 강남의 한 호텔로 향하던 중 삼성역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강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84%로 조사됐다. 이후 강씨는 경찰에게 동승자가 운전했다고 발뺌하기도 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강씨를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인천공항 제2터미널 ‘면세점 갈등’ 증폭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 사업자 선정 방식을 두고 관세청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입찰 공고를 강행하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1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입찰은 일반기업 면세점 3곳, 중소·중견 기업 면세점 3곳 등 총 6개의 사업권으로 구분해 진행된다. 올 10월 개장 예정인 제2여객터미널에는 기존 제1여객터미널의 약 60% 수준인 1만㎡ 규모의 면세점이 들어선다. 그러나 관세청이 일방적인 입찰 공고에 반발하고 나섰다. 관세청 관계자는 “전날 우리 측 국장, 공사 부사장과의 면담에서도 면세점 사업자 선정 입찰 공고에 대한 언질이 없었다”면서 “우리와 사전 협의 없이 낸 사업자 입찰 공고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고 사업자가 선정되더라도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는 공사가 최고 입찰자를 정하면 관세청이 추인하는 방식으로 정해졌다. 관세청은 그러나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는 다른 시내 면세점처럼 관세청이 특허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직접 선정해야 한다고 공사에 통보했다. 반면 공사는 국제공항·항만 시설관리자가 출국장 면세점 사업자를 선정하는 기존 방식은 인천공항뿐만 아니라 김포·제주공항, 인천항 등에서 수십 년간 이어졌고, 국제 관례에도 부합한다며 맞서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현장 행정] 인생의 쓴맛·단맛 多 담긴 종로 ‘실버 바리스타’ 커피

    [현장 행정] 인생의 쓴맛·단맛 多 담긴 종로 ‘실버 바리스타’ 커피

    “실버 바리스타 커피를 맛보세요.” 서울 종로구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60~70대 어르신 바리스타들이 커피를 만드는 ‘플러스 카페 2호점’이 2일 문을 연다고 1일 밝혔다. 종로노인종합복지관이 운영하는 이 카페는 고령자 기업이지만 노인들만을 상대로 영업하지 않는다. 대학로 일대 젊은이들을 주요 고객층으로 겨냥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다. 바리스타 정규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한 15명의 어르신들이 공정무역 제품으로 커피를 만들어 판매한다.플러스 카페는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지역의 65세 이상 어르신 인구가 지난해 기준 16.1%로 비교적 높다는 데 착안해 추진 중인 ‘실버 프렌들리’ 정책의 하나로 나왔다. 서울시로부터 고령자기업 창업지원 사업으로도 선정되면서 서울시와 종로구로부터 두루 재정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2호점의 경우 인테리어 비용은 종로구가, 저리 융자는 서울시가 해줬다. 2호점 출점은 1호점 성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호점은 2013년 1월 종로구청 본관 1층 후문 옆에서 실버 바리스타 7명과 함께 문을 연 뒤 성업 중이다. 월평균 매출이 1736만원 수준으로 주변 다른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에 뒤지지 않으면서 노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익금 상당 부분이 어르신 일자리 창출에 사용되는 만큼 사회공헌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15명의 실버 바리스타가 3교대로 근무하는 2호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무 없이 운영한다. 김 구청장은 고품격 실버 프렌들리를 추구한다. 환경미화와 같은 보편적인 어르신 공공사업 이외에도 지역 특색과 어르신들의 재능을 이용한 일자리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탑골미술관 전시 관리와 관람객 해설을 담당하는 실버도슨트, 북촌 근린시설을 안내하는 북촌한옥마을 환경지킴이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진행한 어르신 일자리 1890개 가운데 창업형이 40% 수준인 704개에 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종로구는 올해에도 이화공동작업장, 건강지킴이, 시각장애인지하철 안내 도우미, 스쿨존 교통지원, 마로니에공원점 시설도우미 등 7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총 1890개의 어르신 일자리를 제공한다. 김 구청장은 “노인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행복한 노후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고령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와 복지서비스로 노인이 행복한 효도특별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수출 뛰었다…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

    수출 뛰었다…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

    1월 수출이 1년 전보다 11.2% 늘어 2013년 1월(10.9%)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수출 호조 배경에는 지난해 1월 수출이 크게 떨어진 ‘기저 효과’도 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의 ‘쌍끌이 활약’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수입도 18.6% 늘면서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예년의 절반 수준인 32억 달러(60개월 연속 흑자)로 떨어졌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더 커서 발생하는 ‘불황형 흑자’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대외 수출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아 증가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통관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늘어난 403억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뒤 3개월 연속 증가세다. 2014년 4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수입도 371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8.6% 증가했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수입 역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4년 9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내용도 나쁘지 않다. 지난달 수출은 설 연휴가 낀 데다 전년보다 조업 일수가 하루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루 평균 수출증가율은 16.4%로 2011년 8월 이후 5년 5개월 만에 최고치였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이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은 스마트폰 탑재용량 증가와 메모리 단가 상승으로 사상 최대인 64억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채희봉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앞으로 반도체 시장은 4차 산업혁명 태동으로 초호황기인 ‘슈퍼 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봤다. 석유화학제품은 제품 수출단가 상승과 생산 능력 확대에 힘입어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베트남과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인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증가세가 이어졌다. 국제유가 상승도 도움이 됐다. 지난해 1월 배럴당 2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던 유가는 지난달 50달러 초반까지 회복했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은 “유가와 수출 제품단가는 비례 관계”라면서 “유가와 연동된 우리 수출제품은 석유화학, 조선 등 전체 제품의 5분의1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 회복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이 점차 가시화되는 데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도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기저 효과에 따른 ‘반짝 실적’으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1월 수출은 최근 5년의 평균치(426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연도별 1월 실적을 보면 2013년 457억 달러, 2014년 456억 달러, 2015년 451억 달러였다가 지난해 363억 달러로 19.6%나 하락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도 “올해 수출증가율 전망치 2.9%를 상향 수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수연 “김기춘 조윤선, 부산영화제 탄압…특검 협조할 것”

    강수연 “김기춘 조윤선, 부산영화제 탄압…특검 협조할 것”

    영화배우 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강수연씨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방해하고, 영화제 예산 삭감 등 탄압을 지시했다고 밝힘에 따라 네티즌들이 김 전 실장을 즉각 고발하라고 주장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방해하고 평점을 깎아내리는 등 여론전에 개입했던 것으로 1일 전해졌다. 강수연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전 실장의 지원금 삭감 지시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강수연은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은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문체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부국제는 부산시와 감사원의 감사, 정부 지원금 삭감,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 압박과 검찰 고발 등 숱한 고초를 겪었는데 이 모든 일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비로소 실체가 밝혀졌다”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문화계를 길들이겠다는 블랙리스트의 전모 또한 부산영화제 사건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강수연은 “실제로 지난 2015년 4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결정심사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을 2014년 14억 6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8억원으로 삭감했다.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에 책정된 예산이 남아 있는데도 유독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 이 결정은 정치적 보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당시 영진위는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수사 결과를 통해 영진위의 해명은 무색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2년간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은 일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되는 참담한 사건이었다.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를 틀었다는 이유로 온갖 보복을 당하면서 20년간 쌓은 영화제의 명성이 크게 훼손됐고 쉽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며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를 위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양제 성분·효능 내 몸에 딱 맞게” 똑똑한 소비 늘고 특화제품 ‘진화’

    “영양제 성분·효능 내 몸에 딱 맞게” 똑똑한 소비 늘고 특화제품 ‘진화’

    종합영양제보다 단일성분제 각광 전염성 질병 탓 면역 증강제 인기 연령·성별 따라 선호 영양제 달라해마다 명절이면 선물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영양제 등 건강기능식품이다. 최근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제 시장이 수년째 호황을 맞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대인의 팍팍한 일상도 씁쓸하지만 여기 일조했다. 성분과 효능을 공부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별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의 보약이나 종합영양제에서 다양한 개인별 맞춤 영양제로 그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 5~6년 새 지속 성장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약 2조 3291억원이다. 2011년 1조 6855억원, 2012년 1조 7039억원에서 2014년에 이미 2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최근 5~6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지난해에도 상승세가 유지됐고 올해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게 제약업계의 관측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헬스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 점유율 3위 수준인 비타민 제품군만 해도 지난해 3분기까지의 시장 규모가 22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까지의 전체 비타민 시장 규모는 2500억원대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커지면서 과거 홍삼 제품의 독주 무대에서 다양한 원료성분의 영양제 생산량이 급증하는 등 원료 품목이 세분화되고 있다. 점유율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홍삼(38.1%)의 생산실적은 2011년 7191억원에서 2015년 6943억원으로 줄고 있는 반면, 비타민·무기질은 같은 기간 1561억원에서 2079억원, 프로바이오틱스는 405억원에서 1579억원, 밀크씨슬 추출물은 138억원에서 705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노년층 칼슘제… 중장년 간 기능제 선호 원료 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지식이 늘면서 개인의 상황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특화된 영양보충에 대한 욕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2016년 지카바이러스 등 해마다 전염성 질병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당귀추출물이나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 등 면역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성분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불경기 등으로 직장인들의 피로와 스트레스가 증가하면서 일반적인 건강보조식품의 역할을 했던 종합영양제에서 만성피로에 좋은 비타민B나 간 기능에 효과가 있는 성분 제품군 등 ‘맞춤형 영양제’로 인기가 옮겨가는 추세”라고 전했다. 성별·연령 등 복용하는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 영양제도 확연히 나뉜다. 칼슘 보충이 필수적인 성장기 어린이와 노년층은 칼슘 복합제, 잦은 회식과 음주에 시달리는 중장년층은 밀크씨슬 등 간 기능 관련 성분이 인기다. 갱년기 여성을 겨냥해 출시된 감마리놀렌산 함유 영양제도 골다공증·폐경기 증후군 완화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임산부에게 결핍되기 쉬운 엽산·철분 보조제는 이미 산모를 위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장익 서울대 약대 교수는 “일조량 부족으로 현대인의 70~80%가 비타민D 결핍에 시달리는 등 생활 습관에 따라 자연적으로 영양 보충이 이뤄지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며 “유행에 따라 영양제를 섭취하기보다 전문가와 상의해 자신의 신체에 결핍된 성분 위주로 복용 설계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함량 비타민B 복합제’ 직장인들 호평 제약업체들도 저마다 대상에 맞게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맞춤형 영양제 유행에 앞장서고 있다. GNC는 3~9세 유아를 위한 ‘키즈 츄어블 칼슘·키즈 츄어블 멀티비타민’, 20~30대를 위한 ‘메가맨’과 50대 이상을 위한 ‘메가맨 50플러스’ 등 연령에 따라 10여 가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였다. 종근당은 면역력 강화와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함유된 ‘프리락토’와 ‘프리락토 키즈’로 시장을 공략 중이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많은 직장인을 위해 비타민B군과 각종 미네랄 성분을 배합한 ‘고함량 비타민B 복합제’ 제품도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웅제약의 ‘임팩타민’을 비롯해 유한양행 ‘메가트루’, 녹십자 ‘비맥스’, 일동제약 ‘엑세라민’, JW중외제약 ‘뉴먼트프리미엄B’ 등이 대표적이다. ●비타민A·D·E·K 과용 땐 부작용 조심 그러나 무분별한 영양제 섭취는 외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체내에 축적되는 지용성 비타민(비타민A·D·E·K) 등 일부 성분은 과다증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과도한 복용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또 일부 성분은 복약 충돌이 일어날 경우 효과가 저하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철분은 탄닌과 결합하면 탄닌철이 되기 때문에 흡수가 이뤄지지 않아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칼슘과 철분도 서로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같이 복용하는 경우 일정 시간 간격을 두는 게 좋다. 장민정 연세대 약대 교수는 “임산부가 비타민 A를 1일 5000 IU 이상 복용할 경우 기형아 유발 가능성을 높일 우려가 있고, 체외로 배설된다고 알려진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C도 과량 섭취하면 신장결석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가지 이상의 종합비타민제나 종합영양제를 함께 복용하는 것을 삼가고, 2종 이상 복용할 경우 중복으로 함유된 성분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기업 규제 확 풀고 책임 혹독하게…4차 산업혁명 파도 타자”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기업 규제 확 풀고 책임 혹독하게…4차 산업혁명 파도 타자”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가치는 ‘포용적 성장’입니다. 혁신을 통해 성장을 이루고, 거기에서 나온 과실을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에게 투입해야 합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구조 개혁과 체질 개선이 시급한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의 메시지는 명료했다. 우리 경제가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고 4차 산업혁명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는 것. 국내 최고의 싱크탱크를 이끄는 그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김태균 경제정책부장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의 성장 잠재력 회복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KDI는 인터뷰 다음날인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이 발표한 ‘2016 글로벌 싱크탱크 순위’에서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싱크탱크 가운데 6위를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4차 산업혁명 기회 앉아서 놓칠 건가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전 세계의 화두다. 우리는 준비를 잘하고 있나.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이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고 파도처럼 들이닥치고 있다. 우리는 각각의 개별 기술은 훌륭하지만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로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각종 규제와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큰 문제다. →무엇이 문제인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달라. -빅데이터가 좋은 예다. 4차 혁명 시대에는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산업이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사적 정보를 모으면 외부로 유출될 위험이 커진다. 산업가치와 개인정보 보호가 서로 부딪치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런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까. 미국은 일단 규제가 유연하다. 창업을 위해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는 기업이 있으면 일단 허용한다. 그러나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됐다면 기업에 혹독한 책임을 묻는다. 손해액의 수천배를 물어낼 수도 있는 징벌적 제재 시스템이다. 규제 장벽이 낮으니 창업이 활발하고 기업가 정신이 발휘되지만 만에 하나 정보가 유출되면 도산할 위험이 있어 기업들이 스스로 보안에 막대한 투자를 한다. 싱가포르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와 같은 창업 제약 요소가 있으면 정부에 도움을 청한다. 정부는 즉각적으로 해결책을 마련한다. 싱가포르 국민은 정부를 공정하고 유능하다고 믿기 때문에 정부의 해결 방안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제도만 있지, 제대로 작동 안 돼 →우리나라도 제도적 장치는 갖춰져 있지 않은가.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것들이 있지만 제대로 운용이 안 된다. 규제의 불확실성이 커서 기업들이 여전히 커다란 부담을 느낀다. 법의 집행기준이 모호해 공무원 등의 자의적 유권해석에 의존한다. 법규상 활용이 허용돼도 담당 공무원은 사고가 날 경우 받게 될 정책감사나 문책이 두려워 될 수 있으면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려 든다. 정보 유출 사고가 나도 법을 잘 지켰는지만 따진다. 기업들의 잘못에 따른 소비자 피해 보상도 3배 이내로 가볍다. 기업의 개인정보 책임의식이 희박하고 보안을 강화하려는 노력도 소극적이다. →우리 상황에 걸맞은 해결책은 뭔가. -국정농단 사태로 가뜩이나 낮은 정부의 신뢰가 더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회복하려면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싱가포르처럼 되는 것은 일단 어렵단 얘기다. 기업들이 4차 산업에 적극 뛰어들 수 있도록 일단 규제를 확 풀어 줘야 한다. 대신 기업에 책임을 확실히 지우면 된다. 기존 법 테두리 안에서 징벌적 제재를 파격적으로 높게 적용하는 것 등이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료·법률 분야 훌륭한 잠재력 사장시켜 →의료 같은 전문 서비스업이 4차 산업혁명 사례로 많이 거론되는데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까. -미국은 의료 분야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 전 세계 의료산업을 점령해 버릴지도 모른다. IBM이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을 보자. 왓슨에는 의학도서관과 수백만명의 진료기록이 통째로 들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확한 치료법을 조언한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정밀의료 프로젝트(PMI) 사업을 시작했다. 100만명 이상의 진료정보에 유전자 등 생체정보, 식습관, 운동량 등을 결합한 빅데이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개인정보 공유를 허용하되 철저히 보호하는 생태계가 있어서 가능하다. 전 세계에 원격진료가 본격화되면 미국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의료진의 능력은 한국도 세계적인 수준인데. -하지만 한국에서는 의료를 경제적 관점보다는 복지 서비스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원격진료의 경우 의사나 약사들의 반대가 심하다. 이런 것을 해결하려면 정부의 리더십이 중요한데, 국민들의 신뢰가 낮아 기대하기 어렵다. 표심에 따라 움직이는 국회도 비협조적이다. 결국 대국민 설득에 기댈 수밖에 없다. 원격진료와 빅데이터 수집이 허용되면 세계 최고 수준의 의술을 가진 한국 의사들에게 더 큰 기회가 생긴다고 강조해야 한다. 왜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 시장의 기득권 보호에만 매달리는가. 바로 옆에 13억명의 중국 시장이 있다. 중국은 의료 수준이 낮아 환자들의 불만이 크다. 한국 의사들이 원격진료로 중국에 진출할 유인이 충분하다. →법률시장 쪽은 어떠한가. -최근 중국 정부가 공정거래법과 특허법, 지적재산권 보호법 등을 법제화하려고 KDI에 자문한 적이 있다. 한국의 법 제도와 판례를 배우고 싶다는 요청이었다.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특허권을 비롯해 국제 경쟁당국의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자국 출신 변호사를 불신한다. 경험이 없어 경쟁법에 대한 이해가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로스쿨 출신의 우수한 변호사들이 중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규제도 문제지만 민간 기업이 국내 시장에 안주하는 경향도 고쳐야 한다.●국회의 바람직한 역할을 고민해야 →규제프리존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개혁법안을 국회가 통과시켜 주지 않는 것도 문제 아닌가. -물론 그렇다. 그것이 결국 우리 정치의 수준인 것 같다. 더 따져 보면 그런 수준의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국민이 문제다. 독일과 일본의 예를 들어 보겠다. 독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은 10년 전 50~60% 수준에서 80%까지 높아졌다가 최근 70%대로 떨어졌다. 반면 일본은 1990년 부채비율이 60%였는데 지금은 240%에 육박한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정치가 불안정하고 포퓰리즘이 득세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10조엔 이상 재정지출을 늘렸다. 나랏돈은 항만, 도로, 공항 등 이미 포화된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에 들어갔다. 고속도로를 만들면 사람은 안 다니고 다람쥐만 다닌다고 해서 ‘다람쥐 도로’라고 불렀다. 건설업체와 관료, 정치인의 유착이 뿌리 깊었다. 반면 독일은 나랏돈을 펑펑 쓰면 헌법재판소가 개입한다. 경기가 좋은데도 정부가 부채를 갚지 않고 부양책에 돈을 써서 빚을 늘리면 위헌 결정을 받을 수 있다.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면 국회의원이 정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차기 총선에서 의원직을 유지하기 위해 자정 노력을 한다. 국민들은 그런 의원에게 표를 준다. ●무분별한 지원이 분배구조 악화시킨다 →정치권과 정부는 틈만 나면 경제민주화를 외쳤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경제민주화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소득 분배도 결국 악화시켰다고 생각한다. 포용도 놓치고 혁신도 놓쳤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윈윈’은커녕 너도나도 잃기만 하는 ‘루즈루즈’ 정책이다. KDI가 정책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을 심층 추적한 결과 정부 지원은 매출과 부가가치, 생산성을 떨어뜨렸다. 오로지 생존율만 높여 줬다. 비효율적인 기업에 정부 돈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보증이다. 그래야 돈을 빌려 사업할 수 있다. 정부가 5~7년 보증해 주고 성과가 있으면 졸업시키고, 성과가 없어도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은 20~25년간 유지된 나이 든 중소기업이 정부 지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청년 창업인구들이 보증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것이 공정하고 포용적이라 결코 말할 수 없다. ●아직도 주입식 교육을 하는 나라 →4차 산업혁명을 위해 교육 개혁이 절실할 것 같다. -4차 산업사회에서는 ‘사지선다’ 공부로 살아남을 수 없다. 모든 정보와 지식은 인터넷에 있다. 정보 활용법을 배우는 방향으로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 KDI에서는 2년 동안 자유학기제인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나눠 주입식 교육과 토론식 교육을 해 봤다. 결과적으로 토론식 수업을 한 쪽이 인내심과 배려심 등 인성 측면이 향상됐다. 주입식 공부를 한 쪽보다 결코 학업성적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 실험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4차 산업혁명에서 반복적인 일상 업무는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그들이 할 수 없는 복잡한 부가가치는 협동을 통해 추구할 수밖에 없다. 창업 과정에서도 인성과 협동심이 중요하다. 창의적 교육에 미래가 있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현대車 6년만에 ‘5조대 영업익’…“신차 개발 공격행보로 위기 극복”

    현대車 6년만에 ‘5조대 영업익’…“신차 개발 공격행보로 위기 극복”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8.3% 감소한 5조 1935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5조원대 영업이익은 2010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조 212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32.6% 줄었다. 현대차는 실적 부진 배경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저성장 기조, 신흥국 경기 침체로 인한 판매 감소, 노조 파업 등의 영향을 꼽았다.지난해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485만 7933대를 판매했다. 2015년 대비 2.1%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전년 대비 7.8% 감소한 65만 6526대를 팔았다. 다만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고급차 판매 비중이 늘면서 지난해 매출액(93조 6490억원)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년 대비 4.6% 증가한 508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며 “2017년을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수요가 정체된 지역에는 그랜저 등 신차를 투입하고, 아이오닉, 제네시스 등 주요 전략 차종 라인업을 강화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최 부사장은 또 “친환경차 등 미래 차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내년까지 320㎞ 이상 주행 가능한 전기차(1회 충전 시)를 내놓겠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미국에 31억 달러(약 3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겠다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의 발언도 재확인했다. 현대차는 “앞으로 5년 동안 그룹사와 함께 자율주행, 친환경차 등의 연구개발(R&D) 및 신차 개발에 투자해 장기 성장 동력을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당금은 전년 수준인 주당 3000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지급된 중간배당(1000원)과 합치면 총 4000원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반려동물 심장사상충 약값 왜 비싸나 했더니

    반려동물 심장사상충 약값 왜 비싸나 했더니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기를 때 필요한 심장사상충 예방제를 동물약국에 공급하지 않아 비싸게 팔리도록 한 제약사와 수의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위는 25일 정당한 이유 없이 심장사상충 예방제의 동물약국 공급을 거부한 제약사 한국조에티스와 벨벳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동물약국에 예방제를 공급하지 말라고 제약사 등에 강요한 수의사 5명에게도 같은 처분을 내렸다. 심장사상충은 개와 고양이의 심장이나 폐동맥 주위에 기생하면서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기생충이다. 감염을 예방하려면 매달 한 번씩 예방제를 투약해야 한다. 예방제는 처방대상 약품이 아니어서 동물약국이나 도매상에서 수의사 처방 없이 자유롭게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조에티스와 벨벳은 2013년 8월부터 최근까지 예방제를 동물약국에 공급해달라는 대한약사회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는 예방제를 처방대상 약품에서 제외한 제도 시행 등의 영향으로 동물약국이 빠르게 늘어난 시기였다. 이들은 또 인근 병원보다 싸게 예방제를 판매하는 동물병원에 대해서도 공급을 중단했다. 이들의 행위로 인해 시중에는 예방제가 많이 풀리지 않았고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판매하는 예방제의 동물병원 공급가는 5600∼6600원 수준인 반면 소비자 판매가격은 2∼3배인 1만 4000원이었다. 이들과 함께 시정명령을 받은 수의사 5명은 인터넷카페인 대한민국수의사(DVM) 회원으로 예방제를 동물병원에만 공급하고 동물약국에 팔지 말라고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예방제가 유통되는 것을 막지 않으면 불매운동을 하겠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동물병원과 동물약국 간 경쟁이 촉발되고 예방제 가격이 내려가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약값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름값마저 올라 서민 삶 더 팍팍해졌는데…정유업계 ‘고액 성과급’ 논란

    기름값마저 올라 서민 삶 더 팍팍해졌는데…정유업계 ‘고액 성과급’ 논란

    “기름값 폭리” 따가운 여론 의식 “사업다각화로 실적 개선” 반박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정유업계가 성과급 파티를 벌인다. 25년차 생산직 연봉이 1억 5000만원(학자금 제외)에 달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기름값이 치솟아 서민들의 삶은 팍팍해졌는데 정유업계가 ‘그들만의 잔치’를 치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유업계는 그러나 “실적 개선은 사업다각화의 결과이며, 기름값 인상으로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한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유 4사는 지난해 최대 8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종전 사상 최대치인 2011년 실적(6조 8135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연평균 41.1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저유가 기조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자 일각에서는 ‘기름값을 유가 하락분만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물론 정유업계는 “지난해 평균 기름값은 2010년 이후 최하위 수준인 ℓ당 1402원이었다”고 맞받아친다. 정유업체들은 사회 양극화를 조장한다는 비판적 여론에 신경 쓰면서도 실적에 연동한 성과급만큼은 꼬박꼬박 챙겨 주는 분위기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상반기 실적이 좋자 격려금 명목으로 9월 초에 기본급의 200%를 지급했다. 연말에도 기본급의 300%를 보너스로 줬다. 지난해 11월 임단협 타결 격려급 100%를 더하면 총 600%에 이른다. 그런데도 일부 직원들은 성과급이 또 나올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다. 노사 협상 중인 SK이노베이션은 성과급 규모가 기본급의 800~900%에 이를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2011년에는 기본급의 1000%(격려금 포함)를 받았다. 에쓰오일 임직원들도 올해 역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기본급의 800%가 성과급으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한다. 정유 4사 중 ‘막내’인 현대오일뱅크는 성과급 대신 총연봉제(고정급여 80%, 변동급여 20%) 구조로 돼 있는데, 지난해 성과가 좋자 변동급여 100%가 지급됐다. 다만 정유업계는 2014년 적자를 냈을 당시 연봉이 삭감되는 등 ‘혹한기’를 보냈기 때문에 보상 차원에서 성과급을 주는 것이라고 해명한다. 기름값과 실적은 무관하다는 주장도 펼친다. 국내 휘발유값이 사상 최고점인 ℓ당 2000원을 찍은 2012년 2분기, 정유사들은 역대 최대 적자(-7300억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의 숙명이긴 하지만, 술·담배를 파는 것도 아니고 기름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데 사회 인식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포켓몬고 데이터 요금 폭탄 주의

    포켓몬고 데이터 요금 폭탄 주의

    24일 국내에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가 시간당 최대 20MB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져 무제한 요금제를 쓰지 않는 사람은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의 인터넷 경제 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포켓몬고의 데이터 소모량은 시간당 2∼8MB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또다른 전문 매체 안드로이드 센트럴은 게임을 활발하게 할 경우 시간당 20MB에 이른다고 전했다. IT 전문 블로그 모비피커는 데이터 소모량을 시간당 10MB로 제시했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이유는 이용자의 위치와 스마트폰 종류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포켓몬고의 데이터 소모량은 페이스북이나 스냅챗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시스코의 분석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스냅챗 등을 활발히 사용할 경우 한 시간에 최대 90MB의 데이터를 소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켓몬고는 SNS와 달리 사진을 내려받거나 영상을 자동 재생하지 않아 데이터 소모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상현실(AR) 효과도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많이 쓰지는 않는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포켓몬고는 GPS(위성위치장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앱을 완전히 끄지 않으면 게임을 하지 않아도 데이터를 계속 소모한다. 게임을 댜운받을 때 소모되는 데이터도 약 80MB로 일반 게임보다 많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폭탄을 피하려면 가능한 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스마트폰의 ‘설정’ 메뉴에서 백그라운드 앱 설정을 꺼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수연 “김기춘, 부산국제영화제 탄압 지시…특검에 적극 협조”

    강수연 “김기춘, 부산국제영화제 탄압 지시…특검에 적극 협조”

    영화배우 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인 강수연씨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예산 삭감 등 탄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강수연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전 실장의 지원금 삭감 지시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강수연은 “김기춘 당시 비서실장은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문체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 예산을 전액 삭감하라“라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년간 부국제는 부산시와 감사원의 감사, 정부 지원금 삭감,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사퇴 압박과 검찰 고발 등 숱한 고초를 겪었는데 이 모든 일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비로소 실체가 밝혀졌다”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문화계를 길들이겠다는 블랙리스트의 전모 또한 부산영화제 사건을 통해 단적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강수연은 “실제로 지난 2015년 4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 결정심사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을 2014년 14억 6000만원의 절반 수준인 8억원으로 삭감했다.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사업에 책정된 예산이 남아 있는데도 유독 부산국제영화제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 이 결정은 정치적 보복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당시 영진위는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이번 수사 결과를 통해 영진위의 해명은 무색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난 2년간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은 일은 다시는 반복돼선 안 되는 참담한 사건이었다. 정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영화를 틀었다는 이유로 온갖 보복을 당하면서 20년간 쌓은 영화제의 명성이 크게 훼손됐고 쉽게 회복할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며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실체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를 위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풀타임 위주 고용구조 탈피… 일자리 늘리기 핵심 과제”

    [경제연구원장 릴레이 인터뷰] “풀타임 위주 고용구조 탈피… 일자리 늘리기 핵심 과제”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장은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고용시장에 대대적인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원장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정우빌딩 노동연구원 노사관계 최고지도자과정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 정규직 위주의 경직된 고용구조 개혁,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 완화가 핵심적인 과제”라고 꼽았다. 다음은 방 원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고용시장 전망은. -지난해 말 우리가 추정한 올해 고용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0.1% 포인트 증가한 60.5%, 실업률도 0.2% 포인트 늘어난 3.9%였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은행의 다소 낙관적인 2.8% 성장 전망에 기초한 것이고 이후 한국은행이 2.5%,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4%로 전망치를 낮췄다. 따라서 올해 실업률은 전체적으로 4%를 넘을 수도 있다고 본다. 특히 상반기는 극심한 불황과 불확실한 정치 상황 때문에 실업률이 4.2%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실업률도 역대 최고 수준인 10.1%로 예측했었는데 올해 그보다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제조업 위기는 어떻게 진단하나. -제조업은 2015년까지만 해도 매달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15만명 이상씩 증가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이슈가 떠오르면서 증가세가 꺾여 7월부터는 감소세로 들어섰다. 지난달에는 순수하게 11만명이 감소했으니 매달 15만명씩 증가한 이전 상황들을 고려한다면 26만명이 감소한 것과 마찬가지다. 수출과 내수 둔화가 가장 큰 요인이다. 세계 경기가 약간 회복 국면으로 가고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자영업 여건은. -한계 자영업자가 많은데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여러 지표상 자영업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오는데 어쩔 수 없이 마이너스 수익을 감내하면서도 프랜차이즈 등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취업 기회가 없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준비 없이 뛰어드는 분이 많다. 장소 물색이나 시장조사 등 준비를 한 분들은 결과가 많이 달라진다고 한다. 정부도 많은 컨설팅을 하고 있지만 워낙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 →올해 고용 위기를 극복하려면. -성장과 산업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용이다. 그런데 세계 경기 불확실성 탓을 하면서 기업들이 너무 투자를 하지 않는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상당히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대기업들도 재벌 2·3세로 내려가면서 문어발식 확장을 하다 보니 중소기업의 영역을 너무 많이 앗아가고 있지 않나. 기업의 99.9%, 고용의 80% 이상을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건실한 중소기업을 육성할지, 어떻게 하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을 이끌어 낼지 고민이 필요하다. 사실상 고용정책보다는 산업구조 개편이 절실한 상황이다. →고용 구조 변화나 개혁도 필요하지 않나. -근무 시간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 가면서 어떻게 일자리를 늘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가 연간 2100시간을 근무하는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고 있지 않나. 풀타임 위주의 매우 경직된 구조를 갖고 있다. 선진국처럼 시간제 일자리, 재택근무 등 매우 다양하고 유연한 일자리들이 있어야 참여 기회가 많아진다. 여기에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고용 안정성이 낮다면 대우를 많이 높여 주고, 대우가 좋으면 유연성을 높이는 균형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완화가 필요한 것이다. 중소기업 가라고 하면 ‘나보고 죽으라는 말이냐’는 답만 나오는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 →공공부문 투자는. -공공부문 고용이 선진국보다 훨씬 낮다는 것은 맞다. 선진국은 10%, 우리는 2% 수준이다. 선진국은 교육, 복지, 사회서비스 쪽에 집중돼 있다. 장기적인 과제로 진행해야 한다.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크게 위축됐는데, 상수도 시설과 화학단지 산업안전 시설 개선 등에서 공공 일자리 발굴이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연금의 공공성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재정을 운용해 수익을 얻으면서 일자리를 발굴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방하남 원장은 ▲1957년 전남 완도 출생 ▲서울고, 한국외대 영어과, 미국 밴더빌트대 사회학 석사, 위스콘신대 매디슨캠퍼스 사회학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조정실장·고용보험연구센터 소장·노동시장연구본부장, 한국연금학회장, 한국사회보장학회장, 고용노동부 장관
  • 32개 ‘지능형 전자정부사업’ 1263억 투입

    한 달 이상 걸렸던 재외국민의 출생신고가 일주일 만에 가능해진다. 행정자치부는 23일 32개 전자정부 지원사업에 1263억원을 투입해 국민이 편리하게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행정기관별로 분리된 것을 통합하는 재외공관 민원서비스 혁신에는 약 8억원이 투입되어 출생·사망·혼인 등 가족관계 신고, 병역신고, 범죄경력증명 등의 민원처리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그동안은 출생신고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는 바람에 신고가 늦어 과태료를 무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 전자정부 사업의 핵심은 ‘지능형 전자정부’ 구현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의 전자정부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 기술환경 변화를 전자정부 기반의 중심으로 삼게 된다. 국민 누구나 한 번의 로그인만으로 다양한 전자정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나이에 따라 필요한 행정 서비스를 받게 된다. 또 범국가 차원의 데이터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사이버 침해에 대응하는 보안시스템을 적용한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전자정부 사업분야는 ‘안전한 사회’로 8개 사업에 448억원을 투자한다. 20여개의 신고전화를 재난은 119, 범죄는 112, 민원은 110으로 통합하는 국민안전처의 긴급 신고전화 통합체계 고도화 사업에는 98억원을 지원한다. 생활주변 안전사고의 효과적 예방을 위해 환경 매체별, 부처별로 흩어진 생활환경 안전정보를 통합하는 환경부의 시스템 구축에는 37억원의 예산이 든다. 해상에서 선박 사고와 조난자를 막는 해양안전지킴이 서비스 구축에는 27억원이 사용된다. 이 외에도 법무부의 차세대 이민행정시스템 구축에 105억원, 행정자치부의 정부지식 공유활용기반 고도화 사업에 91억원 등이 투입된다. 금융위원회가 45억원을 들여 국가자금세탁 위험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면 4154개 금융기관에서 테러 자금이나 자금세탁 위험이 통합관리돼 세수증대 효과도 기대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부 건보료 개편안] 연금 1000만원·11억 집 피부양자, 月 0원→20만원 내야

    [정부 건보료 개편안] 연금 1000만원·11억 집 피부양자, 月 0원→20만원 내야

    보건복지부가 23일 발표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의 핵심은 건강보험 민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저소득 지역가입자 보험료 인하와 고소득자 보험료 인상이다. 소득이 없어도 임의로 추정한 ‘평가소득’으로 고액의 보험료를 부과하다 보니 한 해 수백억원을 버는 고소득자와 저소득층의 보험료가 50배 격차도 나지 않는 현상까지 빚어졌다. ●서민 울린 ‘평가소득’ 17년 만에 폐지 실제로 월세 50만원의 지하단칸방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는 월 보험료가 4만 8000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보험료 최고액 228만원과 48배 격차에 불과하다. 그런데 개편안을 적용하면 내년부터 세 모녀의 보험료는 1만 3100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최저보험료 대상은 아니지만 전셋집에 살고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과도한 보험료를 내온 지역가입자도 혜택을 본다. 47세 남성과 배우자, 자녀로 구성된 3인 가구의 총수입이 연 1500만원 정도이고 4000만원짜리 전세에 살면서 1600㏄ 이하의 소형차를 갖고 있으면 전세보증금과 자동차 기준에서 면제된다. 따라서 월 보험료가 현행 7만 9000원에서 1만 8000원으로 6만 1000원이나 줄어든다. ●정부안과 3野안 격차 커 격론 불가피 반대로 상당한 수준의 재산을 보유하고 소득도 있는 피부양자 47만 가구는 보험료 부담이 크게 높아진다. 예를 들어 연간 연금소득이 1941만원이고 시가 11억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50세 남성이 피부양자라면 현재는 보험료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바뀌는 제도를 적용하면 재산과표 5억 4000만원과 연 소득 1000만원 기준을 초과해 월 20만 2000원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이른바 ‘부자 직장인’도 보험료가 늘어난다. 연봉이 3540만원인 45세 직장인이 보수 외 소득으로 6861만원을 번다면 월 9만원 내던 보험료가 월 26만 7000원으로 올라 17만 7000원 더 내야 한다. 그러나 정부 안은 야당 안과 차이가 커 당분간 격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진보당 등 야 3당은 직장·지역 가입자의 구분을 없애고, 모든 소득에 건보료를 물리는 ‘소득일원화 개편’을 제안했다. 재산과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 부과는 완전히 없애는 방안이다. 반면 정부 안은 3단계를 기준으로 지역가입자의 소득에 부과하는 보험료 비율이 60% 수준이다. ●시민단체 “당장 3단계로 들어가야” 시민단체와 야당은 정부 안의 개편 단계를 줄여 빠른 시일 안에 소득 중심의 부과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정부의 3년 주기 3단계 개편안은 현실적으로는 수용성이 높은 방안이라고 생각되지만, 제도를 3번이나 바꾸기는 쉽지 않다”며 “바로 3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고 강조했다. 야당들은 연간 2000만원 이하 금융소득, 퇴직금, 양도소득 등 모든 소득에 보험료를 부과하는 한편 일반회계와 담배 부담금 등 국고 지원으로 1조 7000억원을 투입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평가소득 폐지 땐 4조 손실” 그러나 복지부는 재산과 자동차 보험료를 한 번에 없애면 연간 4조원의 재정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1단계에서 우선 평가소득을 없애고 단계적으로 소득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하면 1단계 기준으로 9000억원의 손실이 생긴다”며 “국고 대신 20조원 수준인 건강보험 적립금을 일부 투입하고, 소득파악률을 높여서 보험료를 더 걷으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일단 여론을 수렴해 오는 5월에는 정부 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만약 법안이 상반기에 통과되면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에 시행될 수 있다. 복지부는 보험료 변동과 관련한 전용홈페이지도 곧 개설할 계획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승민, 워킹맘들과 ‘자장면 토크’…“저출산 해결 시급 ”

    유승민, 워킹맘들과 ‘자장면 토크’…“저출산 해결 시급 ”

    범여권 대선주자인 바른정당 소속의 유승민 의원이 워킹맘, 워킹대디들의 마음 사로잡기에 나섰다. 유 의원은 23일 여의도 국회 인근 중식당에서 ‘워킹맘·워킹대디와 함께하는 자장면 토크’를 열고 자녀를 둔 젊은 직장인의 고충을 들었다. 이날 ‘자장면 토크’에는 생후 17개월부터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를 둔 남녀 직장인 6명과 육아를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주부 1명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저출산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일·가정의 양립은 단계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에는 건강 해쳐가며 가정 안 돌보고 열심히 하는 직장인이 승진도 잘되는 문화였다”며 “그때는 기업이 개인 근로자의 희생을 강요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국가가 부담하고 기업이 희생하며 배려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육아휴직을 3년까지 쓸 수 있도록 하고 통상임금의 40% 수준인 육아휴직 수당을 60%까지 상향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육아휴직 3년법’을 바른정당의 1호 법안으로 발의하는 등 저출산·육아 문제 해결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제 브리핑] 삼성전자 연봉 최대 50% 성과급

    삼성전자가 설 연휴 전에 성과급 개념인 성과인센티브(OPI, 옛 PS)를 지급한다. 성과급은 실적이 연초 세운 목표를 넘어섰을 때 지급된다는 점에서 사업부별로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부품(DS) 부문과 무선사업부 임직원들은 성과급의 최대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은 초과이익의 20% 한도 안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가 지급된다. 지난해 DS 부문과 무선사업부 임직원은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찬밥’ 신세였던 생활가전사업부도 무풍에어컨 등 신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40%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 5살 소년과 교감하는 동물원 새끼 고릴라 ‘거스’

    5살 소년과 교감하는 동물원 새끼 고릴라 ‘거스’

    동물원을 방문한 소년과 교감하는 새끼 고릴라의 영상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동물원(Fort Worth Zoo)에서 5살 소년 라일리(Riley)와 함께 노는 새끼 고릴라의 영상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영상에는 포트워스 동물원 고릴라 인클로저 유리창 너머로 13개월 된 새끼 고릴라 거스(Gus)가 팔을 든 채 라일리를 쳐다본다. 라일리와 거스는 서로를 따라다니며 장난친다. 둘은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왔다 갔다를 반복하며 놀이에 열중했다. 라일리 아빠 엘모(Elmo)는 인터넷을 통해 “5살 라일리와 13개월 된 고릴라가 1시간 동안 함께 놀았다”며 “거스가 라일리를 따라 하면 그도 거스를 따라 움직였다”라고 전했다. 한편 고릴라의 아이큐(IQ)는 어린아이 지능의 수준인 80 안팎으로 알려졌다. 사진·영상= mailmanbrian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현대重 ‘고용 보장 조건 기본급 반납’ 제시

    현대중공업이 노동조합에 1년간 고용을 보장해 주는 대신 기본급을 반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임단협 조건을 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20일 강환구 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전날 주채권은행이 자구계획을 실천하라는 경고를 던지고 갔지만 회사는 여러분의 고용을 보장할 것”이라며 “고통 분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채권단의 인력 조정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진행된 제73차 교섭에서 노조 측에 ‘임금 12만 3000원 인상, 기본급 20% 반납(1년간 고용 보장 조건), 성과금 230%, 노사 화합 격려금 100%+150만원’ 등을 담은 수정 제시안을 전달했다. 오는 4월 예정인 분사 과정에서 고용과 근로조건 승계도 약속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일감이 줄면서 매출 목표를 10년 전 수준인 15조원으로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을 자르지 않고, 위기를 같이 이겨 내자는 측면에서 현대중공업 측 제안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과 노조는 이 안건을 가지고 이날 노사협의를 다시 재개했다. 노조 측은 회사의 수정 제시안에 대해 “고용 보장을 미끼로 1년간 기본급 20% 반납을 요구하는 등 협박 수준”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직원들의 분위기는 엇갈린다. 한 직원은 “고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젊은 직원들은 반대인 반면, 고참들은 분위기가 좀 다르다”며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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