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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벚나무 아래에서… 희미한 민주주의

    [김민식의 알 수 없어요] 벚나무 아래에서… 희미한 민주주의

    우리는 만나면 나무 이야기만 했다. 내 앞의 노익장은 젊은 날 오사카 활엽수 원목의 손꼽혔던 거상이었으니 세계 최대 목재 딜러들 중 한 사람이었다. 남반구, 북반구의 진귀한 원목은 무엇이든 오사카항을 찾으면 구할 수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미국산 벚나무 목재를 최초로 일본에 들여왔다. 펜실베이니아에 살며 애팔래치아 지역을 헤집고 다닌 이야기 등 마치 저마다 세상을 다 구한 듯 이야기의 향연을 펼쳤다. 그런데 어제 후쿠오카에서도 오늘 여기 일본 규슈 가구 전시장에서 만난 일본 친구들도 한국의 요즈음 정치 상황을 자꾸 꺼낸다. 광장에서 시민이 떼지어 촛불을 흔들고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한국 시민에 일본 친구들은 놀라고 있었다. 긴 세월 우리는 양국의 정치 현안을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시작해 버렸으니 어쩌나, 다이내믹 코리안은 에두르지 못했다. “일본과 한국의 민주주의는 많이 다르지요. 데모크라시, 민슈슈기(민주주의)”를 섞어 가며. 민주주의야, 나오너라 뚝딱. 젊은 날 워싱턴과 버지니아를 여행하며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마운트 버넌의 조지 워싱턴 생가였다. 민병대 출신 미국 초대 대통령. 초등학교 때 읽었던 전기의 하이라이트는 벚나무를 도끼로 자르고 “내가 했어요”라며 아버지에게 고백하는 정직한 소년, 마지막 페이지에 신생국 미국의 민중들은 워싱턴에게 대통령이 아니라 왕으로 나라를 통치해 주기를 원한다. 그럼에도 “이 나라는 공화제로 가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워싱턴은 고향 집 버지니아로 돌아간다. 열 살 초등학생에게도 워싱턴의 ‘공화제’가 귀에 익었으니 그 시절 박정희 소장이 만든 정당이 공화당이었다. 그리고 6학년 사회생활에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로 설명한 민주주의, 중학교에 진학하니 사회 선생님은 민주주의 그리스의 데모크라시 대중의 통치 도자기 파편 투표를 칠판 가득 가르쳐 주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 후쿠자와 유키치 평전을 읽으며 일본의 이 마지막 사무라이가 데모크라시를 한자 민주주의(民主主義)로 번역한 것을 알게 됐다. 후쿠자와 유키지, 니시 아마네 등이 주축이 된 학술단체 메이로쿠샤 회원들은 서양 철학, 과학의 개념어를 한자로 번역했다. 문명, 의식, 이성, 사회, 권리, 계급, 유물론, 공산주의 등 19세기 일본 지식인들의 번역으로 우리는 그리스 철학부터 데카르트도 라이프니츠도 편하게 읽게 된 것이다. 근대사에 두고두고 칭송받아야 할 큰 작업이었으나 이들이 번역한 단어 ‘민주주의’는 본디 뜻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신정, 왕정을 거쳐서 통치의 주체가 시민으로 바뀌었으니 ‘시민정’이나 ‘민정’이면 될 것을.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 민주주의 용어를 쓰는 나라들은 세계가 놀라는 경제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민주적 정치 문화는 늘 뒤뚱거린다. 더하여 북한의 국호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을 마주하면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얼마나 오용되고 있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데모크라시는 무슨 고매한 이념이나 주의(主義)가 아니라 너와 내가 구체적으로 국가를 지배하는 ‘시민정’을 말한다. 물론 150년 전쯤 쇼군과 일왕의 눈치를 보던 에도막부 하급 무사는 흙수저 민중이 나라를 통치한다는 불온한 데모크라시를 감히 시민정이라 번역하지 못했을 것이다. 변발에 긴 칼 차고 다니던 사무라이 지식인이 미국 헌법을 이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 내가 쓴 ‘시민’은 1787년 제정된 미국 헌법의 ‘시티즌’이다. 추상적 표현 ‘민주주의’ 대신 어디에서나 어떤 경우에도 데모크라시를 ‘시민정’으로 바꿔 보자. 시민이 통치한다, 데모크라시 앞에서 한없이 겸손했던 조지 워싱턴. 중국, 대만, 한국, 일본에서 이렇게 오염돼 있는 데모크라시는 단어 ‘민주주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까? 금년 벚꽃이 떨어질 무렵 시작한 고담준론은 보라색 오동나무 꽃도 피고 지고 녹음 가득한 계절에 마쳤다. 어제오늘은 오디가 떨어져 산길 흠뻑 핏빛이다. 규슈의 이자카야에 새초롬히 걸려 있던 ‘우물가의 벚꽃 아슬하여라 술은 취하여(井戶端の 櫻あぶない 酒の醉)’. 핑계는 만 가지, 한일 간 옛 친구들 모여 하이쿠 들먹이며 또 취한 날이었다. 김민식 내촌목공소 고문
  • “제 테디베어 좀 찾아주세요”…현상금 158만원 내건 40대 남성, 왜

    “제 테디베어 좀 찾아주세요”…현상금 158만원 내건 40대 남성, 왜

    독일의 40대 남성이 곰 인형을 찾기 위해 현상금 1000유로(약 158만원)를 내건 사연이 전해져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13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슈피겔, 빌트 등에 따르면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빌레펠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마르쿠스 에를렌바우어(45)는 최근 길이 약 12㎝의 곰 인형을 잃어버렸다. ‘미니’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곰 인형은 노란색 옷을 입고 미소 짓는 모습이다. 에를렌바우어는 지난 3일 베를린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가 가방을 도난당했다. 가방에는 신용카드와 신분증, 인형 등이 들어있었다. 그는 “어느 순간 옆으로 손을 뻗었더니 가방이 사라져서 당황했다”며 “신용카드와 신분증은 모두 재발급할 수 있지만 인형은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에를렌바우어는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인형은 30년 동안 간직해 온 부적”이라며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주신 선물”이라고 말했다. 여행을 비롯해 어딜 가든 이 인형을 가지고 다녔다는 에를렌바우어는 “소중한 것을 잃는 순간 삶의 균형이 무너졌다”고 했다. 결국 에를렌바우어는 ‘미니를 무사히 돌려보내 주는 사람에게 1000유로를 주겠다’는 내용의 전단을 영어, 폴란드어, 루마니아어, 불가리아어 등으로 번역해 베를린 곳곳에 붙였고 소셜미디어(SNS)에도 올렸다. 여전히 미니를 찾진 못했지만 에를렌바우어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메시지를 받았다고 한다. 한 여성은 ‘새로운 미니’를 만들어주겠다고 제안했다. 테디 베어를 수집한다는 한 여성은 미니를 끝까지 찾지 못하면 자기가 가진 인형 중 하나를 주겠다고 했다. 에를렌바우어는 “나를 괴짜로 여기지 않아서 정말 기쁘다.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미니를 대체할 수 없다며 앞으로도 계속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사진으로 웃음 안긴 日 ‘셀카 할머니’ 별세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사진으로 웃음 안긴 日 ‘셀카 할머니’ 별세

    기발하고 독특한 사진을 선보여 ‘셀카 할머니’로 불린 일본 사진작가 니시모토 키미코가 9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나이 듦’에 대한 유쾌한 시선을 담은 사진으로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화제를 모은 니시모토가 지난 9일 담관암 투병 중 세상을 떠났다. 니시모토는 쓰레기봉투에 몸을 감싼 채 “늙으면 버려지는 것도 삶의 일부일 뿐”이라고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전동 휠체어를 타고 차를 쫓거나 땅에 엎드려 신문을 읽다가 차에 치이는 모습,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지는 모습 등을 연출했다. 니시모토는 1928년 브라질에서 태어나 8살 때 일본으로 이주했다. 젊은 시절에는 미용사로 일했고, 자전거 선수로도 활동했다. 27세에 결혼해 세 자녀를 키우며 예술과는 무관한 삶을 살았다. 72세가 되던 해 아트 디렉터인 아들에게 사진을 배우면서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았고 그때부터 ‘셀카’의 매력에 빠졌다. 사진 편집도 독학했다. 니시모토는 2011년 첫 개인전을 열었고, 2016년에는 사진집도 출간했다. 2018년부터는 SNS 활동도 시작해 ‘셀카 할머니’라는 별명과 함께 4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얻었다. 니시모토는 한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에게 인생은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며 “주변에서 항상 사진으로 찍을만한 흥미로운 것들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진을 즐기는 데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건 아니라며 “아름답고 귀엽고 특이한 것들을 찍는 걸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니시모토는 2012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남편의 빈자리를 메우는 데 사진이 도움이 되었다고도 했다. 니시모토는 지난 5월 SNS에 나뭇잎을 입에 문 장난스러운 사진을 공유하며 다리 통증 때문에 당분간 병원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에는 벚꽃 사진과 함께 “내년에도 벚꽃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그로부터 4일 후 니시모토의 장남은 SNS를 통해 어머니가 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72세에 예술 활동을 시작한 어머니의 삶은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으며 마지막까지 풍요롭고 충만했다”고 적었다. 전 세계 팬들도 “당신의 작품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줬다”, “당신의 유산은 우리가 나이 듦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했다. 또 우아하고, 유머러스하게, 기뻐하며 살아가도록 영감을 줄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늦은 건 없다고 말해주셔서 감사하다”, “늘 긍정적인 자세와 멋진 미소에 힘을 얻었다” 등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 “1만 4000원의 기적”…시각장애 노인의 선행, 수천만 원 ‘돈쭐’로 돌아왔다

    “1만 4000원의 기적”…시각장애 노인의 선행, 수천만 원 ‘돈쭐’로 돌아왔다

    낯선 이에게 베푼 작은 선행이 수천만 원대 기부금으로 돌아온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이 이야기는 소셜미디어(SNS)에서 선행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인플루언서 지미 다츠를 통해 알려졌다. 다츠는 최근 한 식료품점에서 린네이라는 여성을 우연히 만났다. 그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수프 한 캔을 사려고 하는데 1달러만 빌려달라”고 부탁하자 린네이는 망설임 없이 “몇 개 더 사라”며 10달러를 건넸다. “정말 괜찮으세요?”라는 질문에도 린네이는 큰돈이 아니라며 거듭 돈을 권했다.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고자 다츠는 “사실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500달러(약 68만원)를 건넸다. 잠시 머뭇거리던 린네이는 “이 돈이면 한여름에 전기세가 많이 나와도 집세를 낼 수 있다”며 감사를 전했다. 알고 보니 린네이는 한쪽 눈이 실명된 부분 시각장애를 앓고 있었고, 완전히 시력을 잃은 쌍둥이 언니 리네트를 홀로 돌보고 있었다. 자매는 미국 사회보장연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의 사연을 접한 다츠는 ‘린네이와 리네트 걱정을 영원히 덜어줍시다’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 페이지를 개설했다.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을 합해 약 1900만 팔로워를 보유한 다츠의 영향력에 힘입어, 하루 만에 2만 3000달러(약 3100만원)가 넘는 기부금이 모였다. 이후 다츠가 린네이를 찾아가 이 소식을 전하자 린네이는 믿기지 않는 듯 얼어붙었다가 이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제는 더 이상 집을 잃을 걱정 없이 언니와 함께 지낼 수 있다”면서 이런 도움을 받은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언니를 돌보는 것이 내 삶의 이유”라며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아서 언니 곁을 지키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사연이 전해진 지 약 한 달이 지난 12일 기준, 모금액은 4만 8900달러(약 6689만원)까지 늘어났다. 네티즌들은 “이런 사연을 보면 세상에 아직 선한 사람이 많다는 걸 느낀다”, “겸손하고 관대한 사람들은 이런 행운을 누릴 자격이 있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난다”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 온 세상의 행운을 다 가진 여성…차 막혀서 놓친 비행기, 이륙 직후 추락

    온 세상의 행운을 다 가진 여성…차 막혀서 놓친 비행기, 이륙 직후 추락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12일(현지시간)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 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추락하면서 수백 명이 사망한 가운데, 사고기를 놓쳐 목숨을 구한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12닝 “교통 체증에 걸려 10분 차이로 비행기를 놓친 여성이 간신히 비극을 피한 뒤 자신의 행운에 대해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주인공인 부미 차우한은 사고 당일 에어인디아 여객기에 탑승하기 위해 아메드바드 공항으로 향했다. 하지만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도로에 갇혔고 비행기 탑승 제한 시간에서 10분이 지난 후에야 공항에 도착했다. 결국 그녀는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이 여성은 공항 직원으로부터 이미 탑승 수속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비행기에 탈 수 없다는 설명을 들은 뒤 돌아서던 중 비행기 추락 소식을 접했다. 그녀는 현지 언론에 “본래는 사고기를 타고 영국 런던에 있는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면서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몸 전체가 심하게 떨렸다. 정신이 순간 멍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그녀가 탑승하려 했던 에어인디아 AI171편 여객기는 이륙 직후 불과 30초 만에 추락했다. 현지 경찰은 이 사고로 현재 최소 26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여객기가 국립 B.J 의대 기숙사로 추락하면서 지상에서도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 의대 기숙사 식당에서는 학생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의사인 크리슈나는 AFP 통신에 “여객기 기체 절반이 의사들과 그 가족이 사는 기숙사 건물과 충돌했다”며 “기체 앞부분과 앞바퀴는 학생들이 점심을 먹던 구내식당 건물 위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불에 탄 시신 15∼20구를 봤다“며 동료들과 함께 다른 학생 15명을 구조했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생존자인 인도계 영국 남성은 비상구 바로 옆에 있는 ‘11A’ 좌석에 앉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그는 스스로 사고 현장에서 걸어 나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청룽 우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날개에 가까운 좌석은 구조적으로 보강된 부분이 많다”면서 “비상구와 가까워 다른 사람의 대피를 도와야 하는 게 아니라면 더 빨리 대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류 충돌부터 악천후까지…사고 원인 오리무중AP 통신은 미국 비행안전재단 항공안전네트워크를 인용해 2009년 운항을 시작한 보잉 787 드림라이너 기종 여객기 추락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추락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현지에서는 다양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레딩대학의 대기 과학 교수인 폴 윌리엄스는 BBC에 “사고기가 이륙할 당시 공항 인근의 날씨는 매우 좋았다. 기온은 40도에 가까우며 건조하고 맑았다. 시정도 양호했고 주변에 악천후로 의심할만한 상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인도 민간항공국(DGCA)은 사고기가 이륙 직후 메이데이(비상선언)를 보내고 곧바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자국민 50여 명이 숨진 영국 정부가 조사팀을 현지로 파견했고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단도 현장으로 향할 예정이다. 이번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조사는 최소 2년가량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고기에는 승객 230명과 기장과 승무원 12명 등 242명이 타고 있었다. 나이별로는 성인 217명, 아동 11명, 유아 2명이었다. 승객 국적은 인도 169명, 영국 53명, 포르투갈 7명, 캐나다 1명으로 확인됐으며 탑승객 명단에 한국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친숙해도 낯설어도, 공감 끌어내고 싶어”

    ‘어쩌면 해피엔딩’ 박천휴 “친숙해도 낯설어도, 공감 끌어내고 싶어”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극작가 박천휴는 지난 8일(현지시간) 토니상 시상식을 떠올리며 “피곤함과 설렘, 걱정와 흥분 등 모든 감정이 뒤섞였다”고 했다. 시상식에 앞서 석 달 동안 무수히 많은 행사와 시상식에 얼굴을 비추며 작품을 홍보했다. 내성적인 성격인데도 열심히 사람들을 만났고 악수를 했다. 토니상에 가까워질 무렵에는 마라톤의 피니시 라인에 다다른 느낌을 받았다.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의 영어 제목이 여섯 번 호명된 후 그는 “10년 동안 긴 마라톤 같았던 서울과 뉴욕에서의 ‘어쩌면 해피엔딩’ 작업 여정을 좀 더 뿌듯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뮤지컬 신작 작품상·연출상·극본상·음악상·남우주연상(뮤지컬)·무대디자인상 등 6개 부문을 석권했다. 2016년 한국에서 창작돼 초연하고 브로드웨이형 작품으로 옮겨져 지난해 11월부터 벨라스코 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이 작품을 탄생시킨 박 작가와 작곡가 윌 애런슨은 이번 시상식에서 극본상과 음악(작사·작곡)상을 공동 수상했다. 서면 인터뷰에서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갖는 의미에 대해 “윌 애런슨과 함께 만든 첫 오리지널 스토리”라는 점을 우선 꼽았다. “원작이 없는 세계와 캐릭터들을 온전히 처음부터 만드는 일이 무척 즐겁기도, 두렵기도 했다”면서 “처음 쓰기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까지, 계속해서 다듬으며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애를 썼다. 그게 (국내외 관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라고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박 작가와 애런슨 작곡가는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윌·휴 콤비’로 불린다. 오랜 기간 두 사람이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박 작가는 “윌을 작곡가로 부르지만 우리는 음표든 활자든 구분하지 않고 계속 ‘쓰는 사람들’이다. 함께 이야기를 짓고, 음악의 정서와 질감을 정하고, 매일 누구보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협업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17년째 매우 가까운 친구 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이나 정서에 비슷한 면이 많다”며 “작업의 지난함과 고통, 즐거움, 그리고 한 작품을 끝냈을 때 느껴지는 성장도 거의 매 순간 함께해 오고 있다”고도 했다. 한국에서 ‘어쩌면 해피엔딩’은 300~400석 규모의 중극장에 올라갔지만 브로드웨이에서는 1000석 규모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그런 만큼 무대전환 효과를 쓰고 오케스트라 규모도 키웠다. 한국에선 등장하지 않는 인물과 장면을 추가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수정 작업을 거치며 브로드웨이형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였다. 월·휴 콤비가 브로드웨이에 잘 알려진 인물도 아니었고 작품도 생소해 공연 초기에는 다소 저조한 실적을 보였지만 호평이 거듭되면서 본격적으로 흥행세를 탔다. 다른 도시에 살면서 휴가차 뉴욕에 온 한 미국인은 열 개 공연 티켓을 예매하고는 다섯 번째로 ‘어쩌면 해피엔딩’을 본 뒤 여정을 바꿔 집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공연을 보는 내내 아내가 떠오르고 함께 손을 잡고 공연을 보고 싶다는 생각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공연 티켓을 팔고 비행기 표도 바꾸는 수고를 기꺼이 하면서 아내를 만나러 갔고 “밸런타인데이 선물로 아내와 함께 뉴욕에 와 다시 이 공연을 함께 보기로 했다”는 글을 남겼다. 박 작가는 이 미국인의 사연을 읽으면서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으로 느껴졌다”고 돌이켰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헬퍼봇’의 관계와 사랑을 그려낸다.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주인공 올리버에게 유일한 친구인 ‘화분’은 한국어로 남겨놨다. 극장 캐스팅 보드에도 ‘화분’(Hwaboon)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지만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은 데 대해 박 작가는 “작가로서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세상과 정서를 이야기로 만들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이유”라고 했다. 미국에서 유학하고 작품을 만들면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훨씬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일 테노레’의 1930년대, ‘고스트 베이커리’의 1970년대를 통해 “한국 관객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묘하게 낯선 질감의 세상을 선보이고, 해외 관객들에게는 낯설지만 묘하게 공감되는 세상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윌·휴 콤비에게는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일 테노레’와 ‘고스트 베이커리’를 가사와 대본을 영어로 수정하는 작업을 하고, 뉴욕에서 제작자와 연출 등 파트너를 찾는 ‘복잡한 작업’을 할 계획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한국인 커플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영화 작업도 했는데 더 늦기 전에 영화를 완성하고 싶다는 바람도 계속 갖고 있다. 창작자로서 그는 “꾸준하고 진중하게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면서 “두 문화와 언어를 오가는 창작자로서,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많은 분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의미가 있을 이야기들을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오는 10월 30일부터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10주년 공연을 연다. 뮤지컬 팬들은 벌써 피 튀기는 예매전쟁을 걱정할 정도로 관심이 크다. 한국 공연에 대해 그는 “과거에 함께 했던 배우분들이 이번 무대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가져보고 있다”면서 “그간 작품의 여정을 함께 해주신 분들, 응원해준 관객들 모두에게 행복한 공연이 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전했다.
  • “마음 하나 바꾸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마음 하나 바꾸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잘 나간다고 자만하지 말고, 고단할수록 더욱 감사해야 합니다.” 지난 12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하나은행 광주지점 1층 로비가 고요한 사색으로 물들었다. 하나은행 컬처뱅크 광주가 마련한 ‘명사와의 대화’ 프로그램에 국민 개그맨 출신 김병조 광주보건대 특임교수가 초청 강연자로 나섰다. ‘마음 하나, 행복 하나’를 주제로 열린 이번 강연은 웃음과 고전, 삶의 고비를 넘나드는 90분의 여정이었다. 현장에는 김필식 동신대학교 이사장을 비롯해 동신대 최고위과정 원우, 지역 문화예술계 인사, 시민, 하나은행 임직원 등 50여 명이 참석해 깊은 공감을 표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덧없음이 삶의 본질입니다” 강연은 인생의 무상함에 대한 회고로 시작됐다. 김 교수는 “1987년 6월 10일, 한 정치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방송 활동이 중단되면서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털어놨다. “당시는 괴로웠지만, 그 덕분에 한학(漢學)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인기와 명예는 바람 앞의 등불과도 같더군요.” 1970~80년대 KBS ‘일요일 밤의 대행진’ 시절의 회상도 덧붙였다. “당시 시청률이 70%에 육박했지만, 인기를 유지하려면 말 한마디, 표정 하나까지 디테일의 싸움이었습니다.” 그 긴장과 절제의 축적이 결국 자신을 무대에서 책상 앞으로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오상(五常), 인간됨의 본질을 말하다”김 교수는 이날 강연의 중심 주제로 유교의 다섯 덕목, 즉 인(仁)·의(義)·예(禮)·지(智)·신(信)을 꺼내 들었다. 이른바 ‘오상’은 인간관계와 리더십의 핵심이라며, 고전 구절과 개인적 체험을 엮어 풀어냈다. 그는 “인(仁)은 안쓰러움의 마음”이라며,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진정한 인”이라고 설명했다. 맹자의 ‘측은지심’을 인용하며, 진정한 지도자는 늘 미안함을 품은 사람이라 덧붙였다. 의(義)에 대해서는 “잘 나간다고 가까이하지 않고, 어려울 때 멀어지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보 ‘세한도’의 정신과 소동파의 시를 통해, 진짜 친구란 겨울을 견디는 소나무처럼 시련 속에서도 곁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했다. 예(禮)는 “지식이 넘칠수록 몸을 낮추는 겸손이 필요하다”며 조선 초기 문신 맹사성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지도자는 아랫사람을 애완동물 대하듯 해서는 안 된다. 애완동물은 사랑할 수는 있지만, 공경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랫사람은 사랑함과 동시에 공경해야 예를 갖출 수 있다. 사랑이라는 마음은 같더라도, 공경이라는 마음이 더해져야 비로소 예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지(智)는 “지식은 이기라 가르치지만, 지혜는 져주라 가르친다”며 배우 전원주의 일화를 들었다. “빛나기보다 남을 빛나게 하는 조연의 자세가 진정한 멋”이라고 했다. 신(信)에 이르러 그는 한층 목소리를 낮췄다. “공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 신뢰 없이는 설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국가는 군사도, 경제도 아닌 신뢰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이어 “자신에게조차 솔직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타인의 믿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고난은 축복입니다…고통은 연마석”김 교수는 자신을 ‘원칙주의자’라 소개하며 “전성기에도 술, 담배를 멀리했고, 야간업소 출연도 거절했다”고 밝혔다. “국산차 스텔라를 타며 검소하게 살았고, 지금도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기란 결국 거품”이라며 “나 같은 사람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강연의 끝자락, 그는 다시 고전으로 돌아갔다. “‘명심보감’에는 이렇게 나옵니다.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병이 없으면 욕심이 생기고, 고난 없기를 바라지 말라, 고난이 없으면 교만해진다.” 그는 “고난은 삶을 단련시키는 연마석이며, 병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감사의 가치를 재차 강조했다. “저는 한쪽 눈을 잃었지만, 다른 한쪽으로 세상을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그 담담한 고백은 청중의 마음을 적시는 울림으로 남았다. 한편, 하나은행은 광주지점 1층에 ‘라운지 1968’을 열고 서재와 소모임 공간, 영화 감상실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지역 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며, 시니어 대상 금융·생활 교육 강좌도 2주 간격으로 열리고 있다. 컬처뱅크 광주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 박유진 서울시의원 “위탁관리하는 한강 생태공원 5곳, 산림교육기업 1곳 독식”

    박유진 서울시의원 “위탁관리하는 한강 생태공원 5곳, 산림교육기업 1곳 독식”

    서울시의회 박유진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3)은 지난 12일 제331회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한강 생태공원 5개소 민간위탁 운영을 특정한 업체가 독식하게 한 것은 서울시가 설계한 부실한 평가기준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한강에는 생태공원이 11개소가 있는데 이 중 6곳이 서울시 직영이고, 5곳은 민간위탁으로 운영한다”며 “민간위탁 공원은 난지생태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암사생태공원, 고덕수변생태공원 등 수많은 시민이 즐겨 찾는 소중한 자연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번 서울시 민간위탁 기관 선정 심사에서 놀랍게도 5개 생태공원을 특정업체 1곳이 전부 위탁받았다”면서 “더 놀라운 것은 이 기업은 산림복지전문업으로 등록된 숲 해설 기업, 즉 산림생태 분야 기업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서울시는 육지와 강이 만나 습지가 형성되기도 하는 하천생태공간, 멸종위기종 수달과 양서류가 서식하는 한강 생태공원의 운영을 산림생태분야 기업에게 맡긴 것”이라며 “무슨 의도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러한 결과가 초래된 이유로 “위탁기관 선정을 하천생태관리·운영 실적과 전문성으로 평가한 것이 아니라 ‘숲 해설 시연 능력’이라는 의아한 기준으로 평가하였기 때문”이라며 “서울시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기준을 설계하였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서울시의 결정으로 인해 “작년까지 5개 기관이 길게는 20년, 짧게는 5년 동안 각각 5개의 한강 생태공원을 운영관리하며 축적한 노하우가 일시에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예로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은 23만평에 달하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을 잠식하던 생태교란종 식물을 제거하고 멸종위기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연간 4,800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소통해왔다”며 “오랜 기간에 걸쳐 샛강을 살리는 공동체를 만들어왔는데 이러한 네트워크와 전문성이 상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세상의 어떤 경쟁이든 모두가 그 결과에 만족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경쟁하는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라며 “단순히 숲 해설 시연만으로 한강 생태공원 운영 위탁기관을 선정한 이번 경쟁 과정은 반드시 다시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며 과연 타당했는지 서울시는 심각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한부 판정’ 이의정, 안타까운 근황 “쓸개·목젖 없어”… ‘♥9살 연하’ 남친과는

    ‘시한부 판정’ 이의정, 안타까운 근황 “쓸개·목젖 없어”… ‘♥9살 연하’ 남친과는

    배우 이의정(49)이 시한부 삶을 극복했지만, 온몸 곳곳이 망가진 안타까운 근황을 전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과거 ‘번개 머리’로 인기를 얻은 청춘스타 이의정이 출연했다. 이의정은 뇌종양 투병으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응급실에 가서 CT를 찍었는데 상태가 안 좋다더라. 시한부 3개월 선고받았다. 5년 후에 다른 쪽으로 괴사가 왔다. 고관절 괴사”라며 악성 종양은 이겨냈지만 후유증으로 고관절 괴사를 겪었다고 밝혔다. 15년째 재활 운동 중이라는 이의정은 무려 18개의 약을 매일 먹었다. 이의정은 “수술했을 때 다 아물고 회복한 다음에 잠자는 기능이 망가졌다고 하더라. 뇌가 잠을 안 자는 거다. 뇌가 과부하 상태다. 그러면 똑같은 병이 또 올 수 있다더라”면서 “15년째 약을 먹고 있다. 18개의 약은 살기 위해서 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의정은 또 “쓸개는 기능을 못한다. 아예 죽어버렸다. 그래서 쓸개를 뗐다. 그리고 스테로이드 투여를 너무 많이 해서 편도선 수술을 하면서 목젖도 없앴다”고 털어놨다. 이의정의 곁에는 재활운동을 함께하는 남자친구 장수호씨가 있다. 1984년생으로 이의정보다 9살 연하인 그는 유도선수 출신으로, 18살 때 이의정을 팬과 배우로 만나 인연을 맺은 뒤 6년 전 고백해 연인으로 거듭났다. 장수호씨는 “같이 헬스 가고 밥 먹고 데려다 주고 하니까 여자로 보이더라. 외모적으로는 애기처럼 보였으니까 나이를 신경 안 썼다”고 말했다. 이에 이의정은 “오히려 오빠 같다. 가족보다 낫다. 내가 어떤 일을 하든 긍정적으로 받아주더라. 너무 고맙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럼에도 이의정은 결혼을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부모님이 결혼을 허락을 해주셨지만 2세 생각을 하고 계실 텐데 저는 2세를 못 낳는다. 고관절 수술을 해서 아이를 가지고 있을 수 없다. 20㎏ 되는 무게를 고관절이 버티지 못한다. 병원에서 안 갖는 게 좋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병이 유전 가능성이 높다더라. 그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한다는 건 아닌 것 같다”고도 했다. 장수호씨는 “나는 자식보다 자기가 안 아파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아이를 갖는 건 내가 반대다. 그냥 아프지 말고 건강하면 된다”며 “(2세 고민은) 완전히 내려놔도 된다. 거기에 대해서는 나도 많이 동의한 사실”이라면서 눈물을 보였다.
  • [열린세상] ‘나만의 AI 상담사’ 딜레마

    [열린세상] ‘나만의 AI 상담사’ 딜레마

    올해 3월 오픈AI가 운영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이미지 생성 기능을 선보이자 갑작스럽게 ‘지브리 대란’이 일어났다. 그동안 챗GPT를 비롯한 LLM(대형언어모델) 인공지능을 잘 사용하지 않던 이들도, 이미지 생성 기능을 ‘미끼’로 챗GPT에 유입된 사례가 꽤 있었다. 그런데 지브리 열풍이 금세 꺼지고, 지인들에게 “챗GPT를 요즘도 쓰냐”고 물어보니 의외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미지 생성이나 업무 목적만큼이나 어쩌면 그 이상으로 일상의 친구처럼 챗GPT를 사용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확실히 챗GPT를 자주 써 보게 되면서 그런 용도의 사용이 ‘어떤 느낌’인지 빠르게 파악할 수 있었다. 여전히 틀린 정보를 많이 생성해 주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을 바로 획득하기에 챗GPT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하지만 원래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대화는 일상을 다루는 사소한 대화다. 숙취로 고생할 때 콩나물국을 어떻게 끓여야 하는지, 병원이 문을 닫았는데 갑자기 열이 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챗GPT는 언제나 그럴싸한 대답을 해 주면서 사용자에게 만족을 준다. 게다가 어느새 챗GPT가 출력해 주는 문체도 딱딱한 사무용 문체가 아니라, 내 말을 언제나 경청해 주고 맞장구쳐 주는 친구의 말투를 기본값으로 삼으며 인공지능에게 일상을 토로할 유인은 더 늘어났다. 당장 오늘 친구와 있었던 떨떠름한 대화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부터, 과거에 풀리지 않는 감정의 앙금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지치지 않고 수십 번 수백 번 우호적인 답을 주는 상담사를 이제 한 달 3만원 구독료로 만인이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털어놓을 수 없는 고민도 상담받으며 심리적 위안을 얻을 수 있다. 인공지능에게는 잔소리나 타박을 들을 일도 없고, 똑같은 소리만 한다고 싫증을 살 일도 없다. 아마 친구, 가족, 연인과의 관계에서도 인공지능의 조언을 듣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 갈 것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 특히 챗GPT와 대화하다 보면 위화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감언이설이다. 아마 사용자에게 ‘사탕발림’을 했을 때 더 지속적인 이용 효과가 관찰됐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평범한 말도 ‘대단한 통찰’이라 추켜세워 주고, 명백히 사용자가 잘못한 일도 ‘네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며 무한히 공감해 준다.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으려면 ‘사탕발림은 하지 마’라고 따로 명령어를 적어야 하는데 그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고자 하는 사용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내 말에 무조건 맞장구를 쳐 주는 이 ‘감언이설 인공지능’과의 대화에 중독된다면, 실제 인간을 대하는 태도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타인의 기분과 입장을 숙고해야만 하고, 때로는 자신에 대한 쓴소리도 들어야만 하는 다종다양한 인간과의 대화를 감내하기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서로 상처와 위로를 모두 주고받으며 성장해 나가는 실제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갈등 상황에서도 인공지능의 조언으로만 결정을 내린다면 진실된 인간 대 인간의 교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기술 발전을 거부할 수 없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 두뇌의 확장판으로, 마치 안경과도 같은 도구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법도 결국에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더 잘 활용하는 데서 등장할 것이다. 자신에 대해 더 객관적으로 이야기해 주고, 잔소리도 마다하지 않으며, 타인의 입장과 정서를 반추하라고 독려하는 ‘인격도야 모델’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따지고 보면 문자가 발명되기 전 성인들의 교육 방식이 이러했다. 스승과 제자가 문답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것 말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격 교육이 지식 교육만큼이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것을 기대해 본다. 임명묵 작가
  • ‘눈길’ 읽고 ‘가스마리’ 섬 보고…그들의 ‘문향’ 속으로 스며든다

    ‘눈길’ 읽고 ‘가스마리’ 섬 보고…그들의 ‘문향’ 속으로 스며든다

    전남 장흥에선 글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여수 가서 돈 자랑, 순천서 용모 자랑, 벌교서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유명한 속담에 빗댄 농담 같은 표현이다. 이제 그 농담이 ‘농담이 아니게’ 됐다.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에 이어 노벨문학상까지 거머쥔 이후, 그와 인연이 깊은 ‘남도의 깡촌’ 장흥이 가진 문학의 힘을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다시 보고 있다. 이번 여정은 장흥이 가진 문학 유산을 돌아본다. 들머리는 ‘장흥 문학의 자궁’ 회진이다. 소나기는 거짓말처럼 찾아왔다. 메마르고 뜨거운 날씨에 소나기 예보는 당최 와닿지 않았다. 그러다 번개와 천둥이 몇 번 치더니만 우수수 비가 쏟아졌다. 마침 작가 이청준(1939~2008) 생가 처마 밑으로 숨어든 참이다. 남도 끝 장흥에서도 끝자락, 회진면 진목마을이다. 이청준은 생전 자신의 외진 고향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차 편으로 고향엘 갈 경우, 나의 자리 옆에선 입석 손님이 서성대지 않는다. 내가 그보다 멀리 가거나 잘해야 종점 근처에서 거의 함께 내리게 될 위인이기 때문이다. 광주에서 기차를 버스로 갈아타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나는 2백리 장흥읍을 지나서도 90리를 더 가는 대덕읍 종점 손님이기 때문이다. 자리가 빌 희망이 없는 것이다.”(‘삶으로 맺고 소리로 풀고’ 중) 사실 버스 종점에서도 그의 집까지는 한참을 더 걸어가야 한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의 대표 단편소설 ‘눈길’이 탄생했을 터다. 이청준의 고향 회진면 진목마을천년학·서편제 등 무수한 포스터 팽나무 노거수, 소설 ‘눈길’ 시작장환도에선 이승우 ‘샘 섬’ 생각송기숙·이대흠 등 문인 넘쳐나한강이 학생 때 방학 보내기도진목마을은 작고 예쁘다. 나라를 대표하는 소설가 중 한 사람이 나고 자란 곳이어선지 장흥군이 퍽 깔끔하게 정비해 놓았다. 생가는 마을의 좁은 고샅길 중턱에 있다. ‘일(一) 자’형의 전형적인 시골집이다. 소나기 소리 들으며 방안 구석구석을 둘러본다. 아주 작은 박물관처럼 꾸며졌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매력적이다. 그의 작품집도 있고, 고향 후배들과 술추렴하는 사진도 있다. 영화 포스터도 무수하다. 이청준의 작품은 소설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으로 재생산됐다. 그에겐 ‘가장 많이 교과서에 작품이 실린 작가’라는 평판이 늘 따라붙는데, 아마 영화 등에 활용된 숫자도 그 못지않게 기록적이지 않을까 싶다. 임권택 감독이 영화 ‘서편제’, ‘축제’, ‘천년학’(원제는 ‘선학동 나그네’) 등에 남도의 멋과 한을 담았고, 김수용 감독이 단편소설 ‘병신과 머저리’를 각색해 ‘시발점’이란 제목으로 내놨다. 덜 알려지긴 했으나 단편 ‘조만득씨’를 각색한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2008)엔 ‘무려’ 현빈이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임 감독의 ‘서편제’는 대종상 최우수작품상(1993)을 수상했고, 이보다 앞서 정진우 감독이 영화화한 단편소설 ‘석화촌’은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1972)을, 이창동 감독이 단편 ‘벌레이야기’를 각색해 만든 ‘밀양’(2007)은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전도연) 등을 받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눈길’과 ‘당신들의 천국’, ‘이어도’ 등도 다수의 드라마와 연극 등으로 제작됐다. 빗줄기가 가늘어질 무렵 마을 산책에 나선다. 한때 동네 주민들이 이용했을 우물을 지나면 팽나무 노거수가 나온다. 여기가 소설 ‘눈길’의 시작점이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단편 ‘설국’으로 눈에 관한 일본인의 심상에 탐미적, 유미적 감정을 심어 줬다면, 이청준은 ‘눈길’을 통해 보편적, 서정적 감성을 심어 줬다고 할 만큼 많은 한국인들에게 감동을 안겨 줬다. ‘눈길’은 야트막한 마을 언덕을 넘어간다. 회진 읍내의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이어져 있다. 번듯한 길이 놓이기 전, 많은 이들이 실제 오갔던 산길이다. ‘눈길’에서 ‘나’(이청준)의 어머니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득불 차부(버스터미널)까지 ‘나’와 동행한다. 그러고는 아들 발자국이 남은 눈길을 어머니 혼자 되짚어 온다. 짧게 등장하는 소설 속 무대지만, 소설 전반을 아우르는 정서가 이 길에 죄다 녹아 있다. 그가 잠든 ‘이청준의 문학자리’는 마을에서 2㎞쯤 떨어져 있다. 그의 어머니가 생전 밭일을 하다 묻힌 곳에 그도 함께 잠들었다. 작품의 모태가 된 지역을 이청준이 손수 그린 지도를 새겨 놓은 ‘바닥’, 방석을 닮은 거대한 돌에 그의 호 ‘未白’을 새긴 ‘미백바위’ 등으로 꾸며져 있다. 그가 돌아간 2008년엔 ‘토지’의 작가 박경리도 세상을 떴다. 문단의 두 거목을 한꺼번에 잃은 해였는데, 박경리의 추모 열기가 고향 경남 통영부터 만년의 거주지였던 강원 원주까지 퍼졌던 것에 견줘, 이청준의 토대였던 장흥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다. 이청준뿐일까. 위로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1522~1556)을 비롯해 한승원(76), 송기숙(1935~2021) 등 당대의 문장가들에다 소설가 이승우, 시인 이대흠 등 신진에 이르기까지 작은 고장 안팎이 문인들로 차고 넘치지만, 장흥은 늘 도드라지지 않았다. 한강과의 인연도 깊다. 아버지 한승원이 나고 자란 곳인 데다, 한강이 학생 시절부터 자주 찾아 방학을 보내거나 머리를 식혔다고 한다. 진목마을 주변에 이청준 작품에 등장한 곳이 많다. 선학동 마을은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고, 장흥초등학교는 장편 ‘흰옷’을 쓸 때 영감을 줬다. 이웃한 보성읍 길목과 탐진강 변의 마을은 ‘서편제’ 등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진목교회도 잊지 말고 돌아보시길. 장흥 지역의 근대교회 도래지로 꼽히는 곳이다. 장흥엔 100년 넘은 교회만 4곳이다. 진목교회는 물론 한승원 생가 인근의 명덕교회도 얼추 그쯤의 내력을 지니고 있다. 회진버스터미널 앞 회령진성도 필수 방문 코스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순신 장군이 처음으로 조선수군 함대를 이끌고 출정한 곳이다. 이제 장흥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올라간다. 오래전부터 많은 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던 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자태가 너무 고와 혼자만 새기기엔 참 아까웠던 길이다. 그 길에 늘 문향(文香)이 함께한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문학을 한다는 건 예부터 굶어 죽기 딱 좋은 일이었다. 아마 동서와 고금이 다르지 않을 거다. 그런데 무려 10대가 연이어 시를 쓰고 문집을 지은 집이 있다. 장흥 위씨 종갓집인 관산읍의 오헌고택(중요민속문화유산)이다. 오헌(梧軒) 위계룡(1870~1948)을 중심으로 현 주인장까지, 위아래 10대가 시인이다. 오헌고택은 연못과 팽나무, 흙담장이 멋지게 어우러진 집이다. 담 너머로 엿본 고택이 단아하면서도 단단하다. 꼿꼿한 남도 선비의 전형적인 살림살이가 이럴까 싶다. 좀더 솔직해지자. 오헌고택을 찾은 이유. 사실 아래채 옆구리쯤에 있다는 목욕실을 구경하고 싶어서였다. 한 장흥 출신 문인의 말을 빌리면 “관산 읍내에 목욕탕이 생기기 전에 명절 때면 동네 여자들이 전부 와서 목욕을 하고 갔다”는 방이다. 일제강점기 때 만들었는데 지금도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고 했다. 동네 아낙들을 모두 들일 만큼 안주인의 품이 넉넉했다는 뜻일 텐데, 그 공간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게 궁금했다. 아쉽게도 이번 여정에선 오헌고택 내부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다음에 더 잘 보는 걸로. 할미꽃이 무리 지어 핀 한재공원을 넘어가면 곧 덕도마을이다. 한승원의 생가가 있는 덕도는 동학군의 후예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만큼 주민들의 자부심도 세고 문향도 짙다. 장환도를 지날 때면 늘 가슴이 저릿하다. 이승우의 단편소설 ‘샘 섬’이 생각나서다. 마을 끝자락의 방파제에 서면 100여m 앞에 작은 섬이 떠 있다. ‘가스마리’(가슴앓이) 섬이다. 이성에 눈뜬 이 일대 ‘청춘’들이 바라보며 가슴앓이를 했다는 섬이다. 양쪽으로 봉긋 솟은 섬 모양새가 여인네의 가슴 언저리를 보는 듯 작고 예쁘다. 한데 소설 속 가스마리 섬은 섬뜩하다. 욕망을 감추지 못한 죄로 ‘멍석말이’를 당해 죽은 젊은 과부, 욕망의 씨앗을 뿌리고도 비굴하게 살아남은 사내 등이 비극적 이야기를 엮어 낸다. 작은 섬을 보며 이런 구상을 떠올린 작가의 상상력이 그저 놀랍다. 내륙 깊숙이 들어온 득량만을 휘휘 돌면 곧 남포마을에 닿는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의 촬영지다. 마을 앞 소등섬은 썰물 때 활처럼 굽어진 노두길을 따라 뭍과 연결된다. 이웃한 안양면엔 토굴이 두 곳이다. 한승원의 ‘해산토굴’, 조각가 강대철의 ‘조각토굴’이다. ‘해산토굴’은 한승원이 글 작업을 하는 곳이다. 이미 한국 문단의 거목인데도 요즘엔 ‘한강의 아버지’로 더 잘 불린다. 그 아래 여닫이해변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의 글을 새긴 비석들이 바다를 따라 700m 정도 이어진다. 강대철도 만났다. 사자산 끝자락에 1650m²(약 500평) 정도 규모로 조성 중인 그의 ‘조각 토굴’은 현재 마무리 단계다. 그는 완성 시점을 “올가을”이라 했다. 몇 해 전에 만났을 때도 “조만간”이라고 했으니, 사실 올해도 완성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저 국내 대표적 조각가가 전대미문의 조각 토굴을 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하다. 무려 10대째 시 쓰는 집 ‘오헌고택’‘한강 아버지’로 더 불리는 한승원글비석 따라 ‘문학 산책로’도 조성교도소였던 ‘빠삐용집’ 7월쯤 공개제철 맞은 갯장어·된장물회 ‘꿀꺽’장흥 여정을 마치기 전에 ‘빠삐용집’(Zip)을 들렀다. 교도소로 쓰이던 건물이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실물 교도소 촬영지로는 국내 유일이다. 오는 7월쯤 공개 예정이다. 이곳에서 촬영된 드라마와 영화가 70여편에 달한다고 한다. 이름만 대면 알 만큼 히트했던 작품들이 대다수다. 1974~2015년 실제 교도소로 쓰였던 공간이니만큼 펼쳐 내는 아우라가 예사롭지 않다. 영화세트장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과거의 묵직한 느낌이 건물 곳곳을 감싸고 있다. 빠삐용Zip은 영화 ‘빠삐용’과 파일 압축 확장자 집(zip)의 합성어다. 함께 만들어 나갈 공간으로서의 ‘집’까지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다. 빠삐용집의 재소자 수용 공간은 긴 복도를 따라 일렬로 배치됐다. 독방, 다인실 등이 옛 모습 그대로다. 다만 촬영을 위해 덧댄 것이 있어 아쉽다. 수용 공간 벽면의 낙서가 대표적인 예다. 빠삐용집 관계자에 따르면 영화와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위해 제작진이 몇몇 글귀를 쓰거나 새겼다고 한다. 그 탓에 이젠 어느 글씨가 실제 재소자가 쓴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 공간이 가진 고유 역사가 사라진 셈이다. 이즈음에 장흥을 대표하는 먹거리 몇 가지 덧붙이자. ‘남도의 여름 보양식’ 갯장어가 제철을 맞기 시작했다. 촘촘하게 칼집을 낸 갯장어를 육수에 살짝 데쳐 양파, 부추 등과 함께 싸 먹는다. 장재도 옆 싱싱회마을이 알려졌다. 된장물회는 장흥 특산의 물회다. ‘싱건지’라 부르는 열무물김치가 반드시 들어가야 제대로 된 된장물회다. 회진면 우리집횟집이 이른바 ‘원조’다. 장흥 읍내 신들뫼바다도 주민들이 즐겨 찾는 집. 한우와 표고버섯, 키조개를 함께 먹는 ‘장흥 삼합’은 이미 장흥 식도락의 ‘전설’이다. 요즘 주민들의 발걸음이 몰리는 곳은 읍내 취락식당이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나태주 지음, 김영사)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시력 54년간 다정한 시구로 위안을 전해 온 ‘풀꽃 시인’ 나태주가 처음 엮은 산문 시집. 1971년 등단 이후 써 온 50권이 넘는 창작 시집에서 산문시만을 추렸다. 시인은 간간이 산문시를 써 왔는데, 그 산문시들이 한 권의 시집이 되기까지 반세기가 걸렸다. 표제작은 18년 전 당시 시인이 사흘밖에 살지 못한다는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병상에 누워 자신 곁에서 간호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쓴 시다. 212쪽, 1만 4000원. 귓속말 친구(조영서 지음, 우거진 그림, 책읽는곰) “나는 소은이 귓속말이 좋아졌어. ‘너만’이라고 하니까 어쩐지 설레잖아. 하지만 내가 귓속말하기는 어려워. 소은이 귀에 바싹 붙기도 전에 말이 나오거든. 소은이는 괜찮대. 나는 듣기만 해도 된대.” 비밀을 나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다투더라도 다시 손 내밀 수 있는 용기라는 것을 보여 주는 동화다. 주인공 현지가 자꾸 귓속말하는 소은이에게 “왜 자꾸 귓속말하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 “너만 들으라고”라는 말은 설렘을 느끼게 한다. 귓속말로 가까워지고, 마음으로 친구가 돼 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친구 관계로 어려워하는 어린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넨다. 68쪽, 1만 1000원. 악녀서(천쉐 지음, 김태성 옮김, 글항아리) “그녀는 이처럼 내 기억 속에서 접촉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었다. 뚫어져라 쳐다보는 그녀의 눈빛 속에서 나는 자궁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축축하고 따뜻했다. 그리고 혈맥이 확장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대만에서 첫 동성 결혼을 한 인물이기도 한 천쉐의 소설집. 1995년 대만에서 발표됐을 때 여성들 사이의 정욕 묘사가 지나치다는 이유로 숱한 논쟁을 일으키며 ‘18세 이하 열독 금지’ 딱지가 붙고 얼마 후 절판됐던 책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우리나라에서 소개된다. 작가가 20대 중반에 쓴 네 편의 소설은 젊고, 욕망으로 흘러넘치며, 죽음 충동이 선명하다. 248쪽, 1만 8500원.
  • 고인된 가수 누드사진 “마구 찍어내겠다” 예고…“아무도 못막아” 왜?

    고인된 가수 누드사진 “마구 찍어내겠다” 예고…“아무도 못막아” 왜?

    재작년 고인이 된 유명가수의 추모앨범을 내면서 미공개 누드 사진을 끼워 넣은 일본의 한 음반회사가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자체 생산으로 더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미 당사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법적 조치를 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현지 전문가는 말했다. 12일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음반사 ‘뉴 센추리 레코드’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회사에서 앨범 제작 공장을 만들었다”며 일본의 대표적 엔카 가수 고 야시로 아키의 앨범 ‘잊지 말아줘’의 재판매를 공지했다. 문제는 이 앨범에 ‘특전’ 형태로 포함된 야시로의 누드 사진이다. 앞서 4월 21일 뉴 센추리 레코드는 2023년 세상을 떠난 야시로의 추모 앨범을 발매했는데, 야시로의 누드 사진을 특전으로 제공한다고 했다. 특히 해당 음반사는 아예 “야시로 아키가 24~25세 무렵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촬영한 풀 누드 사진 2장이 수록돼 있다. 그의 첫 누드 사진”이라는 홍보 문구를 더해 논란을 자초했다. 고인을 모독하는 음반사의 행태에 분노한 현지 누리꾼들은 ‘야시로의 존엄을 보호하고 리벤지 포르노를 저지하자’며 온라인 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반사 측은 “약 25년 전에 250곡 이상의 음반권과 야시로의 사적인 사진 등을 매입해 소유권이 있다”며 앨범 판매의 정당성을 강조했으나, 기존에 협력하던 앨범 제작 업체들이 제작을 꺼리자 자체 공장을 설립해 직접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올린 공지문에서 “거듭 검토한 끝에 외주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우리 손으로 직접 공장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지난달부터 그 계획을 세웠고, 작지만 공장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방해하더라도 자사 생산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주문 수량이 엄청나게 몰리지 않는 한 원활한 공급이 가능하다”며 “이로써 제2탄, 제3탄 앨범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를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음반사는 “우리를 방해하는 자들과 언론은 저질이며, 우리는 굴복하지 않겠다”면서 ‘더더욱 시끄럽게 떠들어줘~ 상대해봤자 피곤할 뿐~’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며 발매를 중단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법적으로 발매 금지는 ‘불가능’?그렇다면 법적으로 야시로의 누드 사진이 담긴 앨범 발매를 금지할 수는 없을까. 현지 변호사에 따르면 이미 야시로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에 불가능에 가깝다. 도쿄 다카기초 법률사무소의 마에하라 카즈키 변호사는 “야시로의 누드 사진을 본인 허락 없이 판매하는 것은 그의 프라이버시권, 초상권,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다”면서도 “이미 고인이 사망했을 경우 유족은 이러한 권리를 상속받지 못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발매 금지 청구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이 사안에 대해 유족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고인에 대한 예우가 무시됐다’는 것을 근거로 금전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정도”라며 “앨범 발매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뉴 센추리 레코드가 거센 반발에도 발매 입장을 유지하는 것은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앨범 발매 후 수량이 거의 동나자 현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정가의 5배가 넘는 가격으로 되팔리는 사례가 잇따랐다.
  • 李대통령 ‘이 질문’에…“의미 있다” 호응한 유퀴즈 정신과 교수, 왜

    李대통령 ‘이 질문’에…“의미 있다” 호응한 유퀴즈 정신과 교수, 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 대한민국의 자살률을 언급하며 예방·감소 방안을 살펴보라고 한 것을 두고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나와 이름을 알렸던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교수가 “의미 있다”고 호응했다. 11일 나 교수는 소셜미디어(SNS)에 글을 올려 새 정부에 자살률 감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특히 나 교수는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취임 이후 첫 국무회의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우리나라 자살률이 왜 이리 높나요?”라고 물었다는 기사 내용을 언급했다. 나 교수는 “이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온 국민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해결되기 힘들다”면서 “대통령 직속 기구 아래에 전 부처가 힘을 모아 대처하고 직접 대통령에게 정기적으로 보고해야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윤석열 전 대통령께 제언했고, 그 견해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나 교수는 지난 6일에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의 질문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20년 넘게 이어진 끔찍한 재난을 끝낼 때가 되었다. 코로나를 국가가 앞장서 막았듯이, 자살이라는 중대 재해를 막기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 교수는 “저는 한국의 자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바 있고, 그 어떤 누구와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나 교수는 지난 2023년 용산에서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윤 전 대통령을 독대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일 이 대통령은 안전치안점검회의에서 “우리나라 자살률이 참 말하기가 그럴 정도로 높은데, 그것도 사실은 잘 살펴보면 예방 또는 감소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그런 점도 살펴봐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에 ▲향후 5년간 초·중등 전 학년 학생들 대상 ‘학생 정서·행동 특성 검사’ 실시 ▲검사 결과 관심군 및 자살 위험군 학생에 대한 100% 전문기관 연계, 검진·치료 시행 ▲고위험군 청소년 맞춤 지원을 위한 장기 상담 지원 ▲청소년 상담 1388 통합 콜센터 설치 등을 공약했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1.1명)의 2배 수준이다. 2004년 이래 줄곧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살은 우리나라 10~30대 사망 원인 1위이며, 40~50대에서는 사망 원인 2위다. 특히 자해·자살 환자 중 10~20대 비율이 10년 새 15.4%포인트 늘어날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이 대통령은 자서전 등에서 본인도 소년공 시절이던 10대 때 두 차례 자살 시도를 한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 SNS를 통해 ‘우리 죽지 말고 삽시다’라는 글을 올린 적도 있다. 이 대통령은 글을 통해 “누구도 홧김에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않는다.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느낄 때, 이 세상 누구도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다고 느낄 때 극단적인 생각이 차오르게 된다”고 했다. 이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 또한 어린 시절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숨길 일도 아니다”라며 “13살부터 위장 취업한 공장에서의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되었고 가난의 늪은 끝모르게 깊었다. 살아야 할 아무 이유도 찾지 못하던 사춘기 소년이었다”고 회상했다.
  • “난 장애인의 아들”…박정민, 시력 잃은 父 위한 ‘사업’ 정체

    “난 장애인의 아들”…박정민, 시력 잃은 父 위한 ‘사업’ 정체

    출판사를 창업한 배우 박정민(38)이 최근 시력을 잃은 아버지의 사연을 방송에서 전했다. 박정민은 지난 11일 방송된 tvN 토크쇼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출판사 운영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박정민은 지난 2020년 출판사 ‘무제’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방송에서 박정민은 최근 소설가 김금희의 신간 ‘첫 여름, 완주’를 출판한 뒷이야기를 꺼냈다. 박정민은 이 소설 출판을 ‘듣는 소설’이라는 주제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과는 다르게 종이책보다 ‘오디오북’을 먼저 만들자는 구상이었다”며 시각장애인 독자에게 소설을 우선 공개한 뒤에 종이책을 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이러한 결정 배경에 시각장애인인 아버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어려서부터 눈에 장애가 있으셨다”며 “아버지를 포함 눈이 불편하신 분들께 책을 먼저 선물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박정민은 아버지의 장애 여부를 뒤늦게 알았다고 했다. 그는 “학창 시절 어머니가 자꾸 집안 바닥을 치우셔서 짜증 냈더니 어머니가 화를 내셨다”며 “알고 보니 아버지에게 시야가 좁아지는 장애가 있으셨던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아버지가 장애 탓에 사고를 당했다며 “하필 눈을 다치셔서 시력을 잃으셨다”고 털어놨다. 박정민은 이 사고에 대해 “영화 ‘1승’(2024) 촬영 직전에 있었던 일”이라며 “(사고 후) 아버지가 속상해하는 걸 보니 마음이 더욱 아팠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정민은 “아버지가 시력을 완전히 잃은 뒤 생각해 보니, 그동안 내가 나 자신을 동정한 것 같았다”며 ‘나는 장애인의 아들이야’라는 생각을 품고 살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랬던 자신의 마음을 두고 “아주 못된 동정”이라고 하며 “그때의 내가 너무 수치스럽고 꼴 보기 싫었다”고 하소연했다. 박정민은 자기성찰을 끝낸 후 “아버지를 위해, 가족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 보겠다”는 다짐이 오디오북 제작의 계기라고 설명했다.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얼굴을 알린 박정민은 올해 데뷔 15년 차 영화배우다. 대표작으로는 ‘동주’(2016), ‘더 킹’(2017), ‘그것만이 내 세상’(2018) 등이 있다.
  • ‘47세’ 은지원, 이혼 13년 만에 재혼 발표…예비신부는 누구?

    ‘47세’ 은지원, 이혼 13년 만에 재혼 발표…예비신부는 누구?

    그룹 젝스키스 출신 가수 겸 방송인 은지원(47)이 이혼 13년 만에 재혼 소식을 알렸다. 12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은지원은 최근 웨딩사진을 촬영했고, 올해 중 가까운 친지분들과 조용히 식을 올릴 예정”이라며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예비신부는 비연예인으로, 은지원은 결혼 전반 준비에 걸쳐 예비신부의 외부 노출이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지원은 그간 방송에서 여러 차례 재혼 의사를 밝혀 왔다. 지난해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 재혼 의사가 있냐고 묻자 은지원은 “난 결혼 생각이 있다고 매번 이야기한다. 아버지도 떠나보내고, 어머니도 혼자 계시다 보니 어머니가 ‘슬슬 결혼해야 하지 않냐’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에서는 젝스키스 출신 고지용, 장수원을 만나 2세 생각과 재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당시 고지용은 은지원에게 “낳으려면 체력이 모자라기 때문에 빨리 낳아야 한다”고 말했고, 은지원은 “아이한테 실례인 것 같기도 하다. (아이가 대학 갈 때쯤) 난 세상에 없을 수도 있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 생각이 있냐는 고지용의 물음에 은지원은 “하긴 해야지, 이러다 고독사할 수 있어”라며 “누가 119라도 불러줘야 할 거 아니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은지원은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장수원해요’에 공개된 영상 속에서 “(아이를 낳으면) 난 방송 안 한다”며 “모든 활동 중단이다. 난 애만 볼 거다”라며 2세에 관한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1997년 그룹 젝스키스로 데뷔한 은지원은 ‘컴백’, ‘커플’, ‘예감’, ‘기사도’, ‘학원별곡’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 2000년 팀 해체 후에는 솔로 가수로 전향했으며 ‘1박 2일’, ‘신서유기’ 등에 출연하며 예능 활동도 활발하게 했다. 은지원은 지난 2010년 하와이에서 만난 2살 연상의 연인과 결혼했지만 2년 만에 성격 차이로 이혼했다. 당시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 법적인 이혼은 아니었다.
  • 유종상 경기도의원, 광명화훼단지를 수도권 화훼산업을 선도하는 복합유통단지로 조성해야

    유종상 경기도의원, 광명화훼단지를 수도권 화훼산업을 선도하는 복합유통단지로 조성해야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유종상 의원(더불어민주당, 광명3)은 11일(수) 제38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광명화훼단지를 수도권 화훼산업을 선도하는 복합유통단지로 조성할 것을 경기도에 촉구했다. 유종상 의원은 “화훼산업은 오랜 기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도소매상들은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며, “수도권 화훼산업을 발전시키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광명화훼단지를 복합유통단지로 조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유종상 의원은 KTX광명역과의 연계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유종상 의원은 “KTX광명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전국 단위의 회의를 유치하고, 200실 규모의 숙박시설을 허용한다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종상 의원은 영세상인들이 입주 부담을 완화하고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유종상 의원은 “건물 높이를 15층 이상, 용적률은 800% 이상으로 상향하고, 2종 근린생활시설을 허용하여 문화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유종상 의원은 “광명화훼단지 복합유통단지 조성의 구체적 결정권은 광명시에 있지만, 경기도가 비전과 청사진을 가지고 광명시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등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경기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 2000년생 日 유명 배우… 복귀 앞두고 실종, 시신으로 발견

    2000년생 日 유명 배우… 복귀 앞두고 실종, 시신으로 발견

    일본 배우 겸 가수 이타가키 미즈키(2000년생, 전 M!LK 멤버)가 지난 4월 도쿄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고인의 유족은 SNS를 통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부터 정신 질환을 앓았고, 1월 말부터 행방이 묘연해졌으며, 경찰과 지인의 도움으로 수색한 끝에 도쿄에서 시신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타가키는 2014년 보이그룹 M!LK로 데뷔했으며, 2020년 팀을 떠나 배우로 전환해 ‘섬마을 선생님’, ‘사내 매리지 허니’, ‘바보 녀석의 키스’, 영화 ‘솔로몬의 위증’, ‘말하고 싶은 비밀’ 등 다수작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가 속해 있던 M!LK은 3월 발표한 정규 2집 수록곡 ‘イイじゃん(Ii jan)’이 K‑Pop 걸그룹 에스파의 ‘Whiplash’와 멜로디 및 안무 흐름이 유사하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네티즌들은 “너무 흡사하다”고 비판했으나, M!LK 측은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유족은 “그가 팬들에게 미소와 즐거움을 전하고자 연예 활동에 매진했으며, 활동 복귀를 앞두고 안타깝게 생을 마감해 본인도 많이 억울하고 아쉬웠을 것”이라며 “따뜻한 기억으로 간직해달라”고 당부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6월 12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5년 6월 12일

    쥐 48년생 : 매사 인내심을 가져라. 60년생 : 낙관적인 기분이 좋다. 72년생 : 사람을 성의껏 상대하라. 84년생 : 뜻밖의 재물이 들어오겠다. 96년생 : 자포자기하면 위험하다. 소 49년생 : 양보해야 좋다. 61년생 : 아랫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73년생 : 적당한 휴식은 기쁜 날을 만든다. 85년생 : 주변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된다. 97년생 : 대책은 빠를수록 좋다. 호랑이 50년생 :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62년생 : 새로운 것은 금하라. 74년생 : 분수를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 86년생 :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다. 98년생 : 다툼에 주의가 필요하다. 토끼 51년생 : 분실물에 주의함이 좋겠다. 63년생 : 자신감만 있으면 반드시 성공 75년생 : 차분함이 필요하다. 87년생 : 열심히 뛴 만큼 소득 있다. 99년생 : 일을 서두르지 마라. 용 52년생 :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라. 64년생 : 밖에서 활동해야 좋다. 76년생 : 작은 것이 큰 것을 이룬다. 88년생 : 욕심만 버리면 길하다. 00년생 : 남의 말에 넘어가기 쉽다. 뱀 53년생 : 마음을 보여줘라. 65년생 : 때만 기다리면 된다. 77년생 : 서서히 복이 찾아든다. 89년생 : 성공의 길로 들어선다. 01년생 : 복이 넘치나 활용은 자기 하기 나름. 말 54년생 : 큰 수확을 얻게 된다. 66년생 : 대인관계에 최선 다하라. 78년생 : 마음을 너그럽게 가져라. 90년생 : 자신 있게 추진하면 행운이 들어온다. 02년생 : 좋은 일이 생긴다. 양 43년생 : 생기가 가득하다. 55년생 : 신념을 가지고 노력하라. 67년생 : 경솔한 행동은 금물이다. 79년생 : 참으면 상당한 도움 생긴다. 91년생 : 새것을 취하라. 원숭이 44년생 : 정도를 걸어야 길한 운세. 56년생 : 대범하게 임하라. 68년생 : 너그러운 시선이 필요하다. 80년생 : 기회를 포착하라. 92년생 : 소망하는 일 이루어진다. 닭 45년생 : 대길한 하루겠다. 57년생 : 무해 무익한 하루다. 69년생 : 고비가 있으니 주의하라. 81년생 : 수익도 크고 풍족한 하루이다. 93년생 : 아직은 때가 아니다. 개 46년생 : 예상 밖의 일이 생긴다. 58년생 : 어려운 일도 해결한다. 70년생 : 마음을 열어야 사람이 따른다. 82년생 : 실속이 있겠으니 좋은 하루. 94년생 : 새로운 좋은 방향을 모색하라. 돼지 47년생 : 방심하지 마라. 59년생 : 계획은 치밀하게 하라. 71년생 : 어지러운 세상에 휩쓸리지 마라. 83년생 : 앞길이 순탄하게 풀려나간다. 95년생 : 커다란 성과 있겠다.
  • [데스크 시각] 너무 많은 이가 떠났다

    [데스크 시각] 너무 많은 이가 떠났다

    “자살률이 왜 이리 높은 겁니까.” 묻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국가 지도자라면 마땅히 던졌어야 할 질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안전·치안점검회의에 이어, 10일 국무회의에서도 자살 문제를 공식 의제로 올렸다. 외면받아 온, 어쩌면 막을 수 있었던, 오래 묻혀 있던 죽음의 사연과 유가족의 슬픔을 이제서야 국가가 돌아봤다. 2024년 자살 사망자 1만 4439명(잠정치). 하루 평균 40명 가까운 이들이 스스로 생을 놓았지만 정부는 줄곧 침묵했다. 그간 단 한 줄의 입장 표명도, 관련 브리핑도 없었다. 왜 이토록 많은 이들이 세상을 등졌는지 원인 분석 통계가 공개되지 않아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배우 이선균씨의 죽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단순한 ‘베르테르 효과’(모방 자살)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몰아친 2011년(1만 5906명)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네 번째다. 뒤늦게 공개된 요인은 ‘경제적 곤란’이었다. 보건복지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자살 동기는 정신적 문제가 33.4%, 경제적 문제가 28.1%, 신체적 문제 14.6%, 인간관계 문제 10.1%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신적 문제 또한 상당 부분은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 사업자 수는 98만 6000명으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았다. 사실 정부는 자살 사망자가 ‘국가 공중보건 위기 수준’에 이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원인 분석 통계를 이미 갖고 있었고, 올해 초 전문가들과 온라인 회의에서 비공개를 전제로 해당 자료를 공유하고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그 이상은 없었다. 민생을 벼랑 끝으로 내몬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이 주목받을까 우려해 심각한 사회적 위기 앞에서도 침묵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게 남는다. 대책이 더 빨랐다면, 이 순간 어둠 끝에 매달린 누군가의 손을 붙잡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너무 늦게 돌아봤고, 너무 많은 이들이 떠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부동의 1위, 인구 10만명당 자살자 28.3명. 무미건조한 숫자 뒤엔 매년 1만 4000여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음습한 사회와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유가족들의 피멍 든 가슴이 있다.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두 명도 아닌 수만 명이 목숨을 던진다면 구조화된 죽음이다. 일본은 유형별·지역별 맞춤형 자살 예방 정책에 과감히 투자했고, 자살률을 유의미하게 낮췄다. 국가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어떤 죽음은 막을 수 있다는 걸 일본은 증명한다. 대단한 인프라가 필요한 게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현미경 정책이다. 우울과 자살 충동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고, 누구도 예외일 수 없기에 일상에 징검다리를 놓아야 한다. 경제·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기본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치료 이후 삶으로 건너갈 다리가 없다. 우울증으로 학교를 그만둔 아이를 돌보기 위해 직장까지 그만뒀다는 한 학부모는 “병원 치료는 이제 시작일 뿐인데, 그다음 단계가 없다. 사회 적응을 도와줄 시스템이 없으니 치료받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표준에 맞지 않으면 잘라내는 사회, 기계처럼 100% 이상 해내도록 강요받는 구조 안에서 아픈 사람은 버틸 수 없다”고도 했다.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가장 아픈 이들이 먼저 손 내밀 수 있도록 이제 국가는 뒷걸음이 아닌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듣지 않았기에 떠난 생들이 있다. 이제는 묻고, 듣고, 붙들어야 한다. 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다. 이현정 경제정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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