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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지구의 물은 어디서 왔을까/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열린세상] 지구의 물은 어디서 왔을까/조현욱 과학과 소통 대표

    지구의 표면은 70%가 물로 덮여 있다. 대체 이 물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주의 혜성(더러운 얼음덩어리)이나 물을 포함한 원시 운석에 실려 왔다는 것이 외부 유입설이다. 최근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처음부터 여기 존재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미국 로런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 팀이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을 보자. 1969~72년 미국이 아폴로 우주선을 통해 달에서 가져온 바위 표본 중 3개를 분석한 결과다. 잠깐, 지구의 물과 달의 바위에 무슨 관계가 있을까.  사실 달은 지구의 역사를 연구하기 좋은 장소다. 애초에 달이 형성된 것이 약 45억년 전의 대충돌 사건 덕분이기 때문이다. 생성 초기인 아기 지구와 화성 크기의 행성 테이아가 부딪쳤다. 이때 고열에 증발한 대량의 물질이 다시 뭉쳐져 지금의 지구와 달이 됐다는 것이 지배적인 이론이다. 이 같은 흔적은 지구에서는 찾기 힘들다. 대규모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풍화와 침식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달에는 이런 현상이 없다. 물론 표면에 수많은 운석이 충돌했으며 과거에는 화산도 활동했기 때문에 아주 온전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아폴로 달 탐사에서 가져온 암석 중 일부는 이 같은 변화를 덜 겪었기 때문에 좋은 표본이 된다.  연구팀은 43억~43억 5000만년 전에 결정화한 3건의 표본에서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했다. 대상은 휘발성을 띤 방사성 동위원소 루비듐87과 그 붕괴로 생기는 안정적인 스트론튬87이다. 이를 통해 원래의 루비듐87 함량을 추정할 수 있다. 중간 정도의 휘발성을 가진 루비듐87 등은 좀더 휘발성이 큰 물 같은 성분의 양을 추정하는 근거가 된다. 앞서의 표본을 선정한 기준은 첫째, 달 표면의 운석 충돌로 성분이 휘발하는 등의 변화를 적게 겪은 오래된 암석으로서 둘째, 대충돌 이전의 두 천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준점 역할이다.  분석 결과 자연계에 흔한 스트론튬86과 비교한 스트론튬87의 함량이 원시 운석에 비해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구와 달이 형성될 당시에 루비듐87을 비롯한 휘발성 물질의 양도 비슷하게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의 연구는 또 두 천체가 약 44억 5000만년 전 이후에 내행성계에서 생성됐다는 힌트를 제공한다. 이때는 태양계가 생성된 지 1억년이 조금 지난 즈음이다. 젊은 태양의 열기 때문에 이들 천체로부터 휘발성 물질들이 가열돼서 대량으로 날아가 버렸을 시기 이후라는 말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또한 지구와 달의 기원에 관한 다른 미스터리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오늘날 지구와 달에 있는 산소, 크로뮴, 타이타늄 동위원소의 구성은 비슷하다. 이는 당혹스러운 결과다. 대부분의 형성 모델에서는 이들의 구성이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미뤄 두었던 이야기를 하자면 지구에 있는 물은 사실 태양계의 다른 행성이나 위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양이다. 다음은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제트추진연구소와 미국 지구물리데이터센터, 해양대기국의 자료를 종합한 내용이다. 호주의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016년 10월 8일 보도했다.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에서 액체 상태인 물(얼음 제외)의 양을 보자. 지구의 물은 13억㎦ 분량(5위)으로 전체 부피의 0.12%에 불과하다. 1위는 목성의 위성 가니메데. 354억㎦에 이른다. 전체의 46%이며 얼음을 포함하면 70%에 가깝다. 토성의 위성 타이탄은 186억㎦(26%), 목성의 위성 칼리스토는 53억㎦(9%)다. 유로파는 지구의 달보다 작지만 26억㎦(16%)다. 심지어 명왕성은 지구 크기의 1%도 안 되지만 10억㎦(15%)의 물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있을 정도로 태양에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 있는 것은 지구뿐이다.
  • [2030 세대] 갈비뼈 부러진 걸 몰랐다는 것/한승혜 주부

    [2030 세대] 갈비뼈 부러진 걸 몰랐다는 것/한승혜 주부

    “8번 늑골이 부러져서 아픈 겁니다.” “부…, 부러졌다고요?” “벌써 한참 됐는데요? 여기 보이시죠? 몇 달 전에 이미 부러졌어요.”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그의 말대로 갈비뼈 한 대에 선명한 표시가 나 있었다. 매끈한 다른 뼈들과 다르게 중간이 볼록 튀어나와 있는 모습. 부러졌다 붙은 흔적이라고 했다.  전부터 등이 아팠지만 격렬한 운동에 으레 따라오기 마련인 근육통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다 몇 주 전에는 평소보다 아프길래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다. 그저 근육통 약이나 처방받고 끝날 줄 알았는데 뼈가 부러졌단다. 금이 간 것도 아니고 골절. 그간 갈비뼈가 부러진 것도 모른 채 몇 달 동안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아이들도 돌본 것이다. 이미 붙었는데도 아픈 까닭은 아직 완전히 붙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소식을 전하자 주변에선 다들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금만 가도 아픈 걸 어떻게 참았대?”, “참을성이 대단하신가 봐요”, “너무 둔감한 것 아냐? 조심해!” 위로와 걱정, 근심 어린 타박을 들었다. 나 같아도 주변의 누군가 다쳤다면 비슷한 말을 할 것이기에 당연한 반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솔직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딱히 못 견딜 만큼 아프지도, 아픈 것을 꾹 참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 통증이 있긴 했지만 달리기를 하거나 등산을 다녀온 다음날 몸이 쑤시는 정도와 비슷했다. 단순한 근육통인 줄 알았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런데 골절이라니. 이상한 건 내가 딱히 통증에 둔감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소 예방접종 주사에도 아프다고 엄살을 부릴 정도인데, 뼈가 부러진 걸 그동안 어떻게 몰랐을까. 심지어는 금만 살짝 가도 아프다던데.  당황하며 의아해하는 내게 의사는 아마도 근육의 영향이었을 것이라 말했다. 근육이 몸을 지탱해 주었기 때문에 본래 아파야 하는 정도보다 훨씬 덜 아팠을 것이라고.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이란 말인가. 지난해 이맘때쯤 건강해지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고, 일 년간 꾸준히 한 끝에 체력도 좋아지고 말 그대로 튼튼해졌다. 그러다 지나치게 열심히 한 탓에 부상을 당해 뼈가 부러지고 말았다. 하지만 운동을 하며 늘어난 근육 때문에 다친 정도에 비해서는 많이 아프지도, 고생을 하지도 않은 것이다.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완전히 좋기만 할 수는 없다지만 그걸 이렇게 실감할 줄이야. 그야말로 어느 영화 속 대사처럼,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가 따로 없다. 뼈 한 대 부러진 걸 두고 지나치게 심각해진 것이려나. 하지만 갈비뼈가 거의 나아가는 지금, 운동에 복귀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진지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쩌면 비단 갈비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지 모른다. 사는 건 그래서 어려운 모양이다.
  • [만평] 조기영 세상터치 2022년 2월 22일
  • 산, 가족, 집 앞 고양이, 왜 그리냐고 묻는다면… 그냥

    산, 가족, 집 앞 고양이, 왜 그리냐고 묻는다면… 그냥

    작가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그냥’이었다. 그냥 산이고, 그냥 가족의 모습이다. 이건 그냥 나무고, 집 앞의 고양이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세 번째 개인전 ‘라이프’(Life)를 열고 있는 문성식 작가가 그랬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제목 그대로 삶, 일상의 힘을 전한다. 1980년생인 문 작가는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최연소로 참여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하지만 ‘스타 작가’라는 이 경력은 오히려 부담이 됐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 ‘헬게이트’(지옥문)가 열렸다”며 “준비가 덜 됐는데 관심은 많고, 부담이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어지간한 그림은 스스로 견디지 못했고, 계속 재고 뜸을 들이니 작품이 안 나왔다.그게 바뀐 건 최근 2~3년 사이다. 부산 달맞이 고개에 집을 얻어 지내며 “마음을 내려놓고 ‘너무 애쓰지 말자’고 다짐”했더니 세상이 달리 보였다. 아름다워서, 퍽퍽해서, 의미심장해서, 일상의 순간이 마음에 깊게 자리했다. 산책하는 동네, 벽돌집 앞에서 작별 키스하는 연인들, 대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경북 김천 고향집의 나무, 정원에 물 주는 가족의 모습, 모과나무, 나리꽃, 매화, 배나무…. 작가는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전시에선 유화 드로잉이라는 독창적인 방식을 선보인다. 사포처럼 거칠거칠하게 만든 캔버스 위에 유화 물감을 두껍게 바르고, 살짝 건조한 뒤 그 위를 연필로 긁어 표면 아래 물감 자국이 드러나게 한다. 대학 시절부터 연필을 적극 활용해 온 그는 “‘긋는다’는 건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한 행위”라며 “가식이 없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자 방식이다. 어떤 장식도 없이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꾸밈없는 그의 성격과도 닮았다. 궁극적인 목표는 “마음먹지 않기”다. 있는 그대로, 생긴 대로 자연스레 표현하고 싶단다. 참고로 전시가 열리는 곳은 부산의 복합문화공간인 F1963.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공장으로 1963년부터 45년 동안 와이어를 생산한 곳이다. 어쩌면 가장 지겨운, 일상의 일을 이어 가던 곳에서 그 소중함을 찾게 되는 전시라 더 의미가 깊다. 결국 오늘의 작은 순간이 모여 인생이 된다는 진리를 깨우쳐 준다. 오는 28일까지.
  • ‘1세대 국민 성우’ 오승룡 별세

    ‘1세대 국민 성우’ 오승룡 별세

    ‘국민 성우’라 불렸던 오승룡 한국성우협회 고문이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7세. 만성신부전을 앓던 고인은 최근 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193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4년 KBS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 성우 1기로 본격적인 성우의 길을 걸었다. 대표작은 군사정권 시절 부정부패를 고발했던 MBC 라디오 ‘오발탄’이다. KBS ‘세월 60년, 노래 60년’, 서울교통방송(TBS) ‘서울이야기’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영화 ‘코리안 커넥션’(1990) 등 영화, 드라마에도 출연했다. 2011년엔 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을 받았다. KBS연기대상 성우부문 등 상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은 24일이다.
  • 생명 나누고 떠난 아빠… 평생 기억될 희망의 가르침

    생명 나누고 떠난 아빠… 평생 기억될 희망의 가르침

    육군 학군군간부후보생(ROTC)인 안가은(22·대학교 3학년)씨의 아버지는 2020년 4월 세상을 떠나면서 장기를 기증했다. 인테리어 업계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어느 날 집에서 컴퓨터 작업을 하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고 며칠 뒤 뇌사 판정을 받고 생을 마감했다. 안씨는 이후 대학 등록금과 기숙사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동생의 학원비 등을 감당해야 했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했던 안씨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인의 길을 택한 이유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도너패밀리 장학회’는 안씨와 같은 장기기증인 자녀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21일 장학금을 전달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이번 장학금 수여식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10명 중 6명이 참석했다. 안씨는 “아버지는 평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면서 “아버지께 ‘아빠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고 있고 훈련도 씩씩하게 잘 이겨 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수상자인 서재원(25)씨는 간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평소 테니스를 즐기고 독거노인을 돕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아버지가 2012년 12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일은 서씨와 가족에게 큰 충격이었다. 서씨는 “마지막까지 장기기증을 통해 희망을 남기고 떠난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면서 “저와 같은 유자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동안 뇌사 장기기증인 총 2465명의 평균 연령은 약 48세다. 통상 자신뿐 아니라 가족을 한창 챙기는 시기다. 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는 “경제적 지원이 필수적인 자녀를 둔 연령대의 사람들이 뇌사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면서 “유가족을 돕는 장학회는 온라인 기부 포털인 네이버 해피빈의 후원금, 교회 등에서 답지한 성금, 장기를 이식받은 수혜자가 익명으로 낸 기부금을 기반 삼아 출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국민 성우‘ 오승룡 성우협회 고문 별세

    ‘국민 성우‘ 오승룡 성우협회 고문 별세

    1950∼1960년대 라디오 전성시대를 이끌어온 ‘국민 성우’ 오승룡 한국성우협회 고문이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7세. 만성신부전을 오래 앓던 고인은 최근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입원했다가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193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 시절인 1949년 라디오 어린이극 ‘똘똘이의 모험’으로 연기를 시작했다가 1954년 KBS 전신인 서울중앙방송국 성우 1기로 선발되면서 성우의 길을 걸었다. 대표작은 MBC 라디오 시사 풍자극 ‘오발탄’이다. 군사정권 시절의 부정부패와 사회 부조리를 고발했던 프로그램이다. 고인은 생전의 한 인터뷰에서 “외압때문에 (프로그램이) 없어질 뻔한 적도 있었는데, 도망 다니면서 (방송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고인은 KBS에서 ‘퀴즈 올림픽’, ‘세월 60년, 노래 60년’ 등의 진행자를 맡았고, 서울교통방송(TBS)에서 ‘서울이야기’, 전국교통방송(TBN)에서 ‘세월 100년, 노래 100년’, ‘서울야곡’ 등을 진행했다. 또 영화 ‘코리안 커넥션’(1990)의 허장춘 역 등을 비롯해, 드라마 ‘조선왕조 500년 뿌리깊은나무’(1983), ‘어사 박문수’(2002∼2003), ‘상도’(2001∼2002) 등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기 기량도 선보였다. 고인은 2011년에 대한민국대중문화예술상 문화훈장을 받았다. KBS연기대상 성우부문, 대한민국방송대상 라디오연기대상, KBS연기대상 공로상 등 다양한 상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에 차려질 예정이다. 발인은 24일로 예정됐다. 김지예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 안희수 할머니 별세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자 안희수 할머니 별세

    일제강점기 일본 군수공장에 강제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 안희수(93·경남 마산) 할머니가 별세했다.21일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안 할머니는 이날 새벽 창원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안 할머니는 마산 성호초등학교 6학년이던 1944년 일본 도야마 군수공장 후지코시 회사로 동원돼 매일 10~12시간씩 혹독한 강제노역에 시달렸다. 당시 일본인 교사가 “후지코시에 가면 상급학교에도 다닐 수 있고, 꽃꽂이도 배우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등 거짓말로 선동해 근로정신대에 지원하게 했다. 1928년 설립된 후지코시는 조선에서 근로정신대를 가장 많이 동원한 기업이다. 1945년 자료에는 조선 전국에서 동원된 12~18세 한국인 소녀 1089명이 해당 회사에서 근무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생전에 안 할머니는 “후지코시 공장으로 끌려간 이틀 뒤부터 군대식 훈련을 받는 등 혹독한 노역을 했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는 밥 4분의 1 공기, 단무지 한 개, 된장국이 제공됐고, 점심은 삼각빵 한 개가 전부였다. 열악한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외출이 제한되고 감시를 당했다. 안 할머니는 자신의 몸 보다 두 배 이상 큰 선반기계를 이용해 여러 작업을 했다. 움직이는 기계에 기름을 넣어주면 그 기름에 깔때기를 대고 입으로 빨아올리는 일도 당시 안 할머니가 한 여러 일 가운데 하나였다. 잘못해 기름을 많이 마시는 일도 자주 있었다. 안 할머니는 생전에 “어린 나이에 중노동으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단 한 번도 노동에 대한 임금은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안 할머니는 2003년 후지코시를 상대로 동료 피해자들과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지만 일본 현지 법원은 2011년 최종 패소 판결을 내렸다. 2013년에는 후지코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했다. 2019년 1월 2심 승소 판결 이후 대법원의 마지막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안 할머니의 남은 소송은 유족이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창원정다운 요양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3일 오전 7시 30분이다.
  • “강제노역 할머니들 세상 뜨는데”…미쓰비시 항고 잇단 기각

    “강제노역 할머니들 세상 뜨는데”…미쓰비시 항고 잇단 기각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 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배상 관련 국내자산 매각명령에 불복해 항고한 사건이 연거푸 기각되고 있으나 피해 할머니들이 배상 받는 걸 보지 못한 채 잇따라 숨지고 있다. 대전지법 민사항소3부와 4부는 미쓰비시중공업의 강제노역 피해자 양금덕(93)·김성주(93) 할머니에 대한 상표권·특허권 특별현금화(매각) 명령 즉시항고를 잇따라 기각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기각결정 정본을 공시송달하며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법원을 직접 방문에 서류를 받아가라”고 안내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당사자의 서류 수령 확인이 어려울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실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두 할머니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또다른 피해 할머니들은 재판 진행 중에 세상을 떠났다. 대전지법 공보판사는 “매각 명령이 난 것이어서 숨진 할머니 유족이 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실제 배상을 받는 시점은 미쓰비시가 상고할 경우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난 뒤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일제강점기 말 여자근로정신대에 끌려가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 제조공장 등에서 강제 노역한 양 할머니 등은 2012년 10월 광주지법에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대법원은 2018년 11월 “미쓰비시중공업은 1인당 1억∼1억 50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미쓰비시 측이 이행을 하지 않자 양 할머니 등은 2019년 3월 특허청 소재지 대전지법에 미쓰비시의 국내 특허·상표권 압류 매각명령 신청을 냈다. 이듬해 승소해 그 해 말 한국 내 미쓰비시 자산 매각 효력이 발생하자 미쓰비시가 즉시항고했다. 이들이 매각명령 신청한 것은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 화력발전소 주요 부품 등에 대해 갖고 있는 특허권과 상표권으로 양 할머니 상표권 2건, 김 할머니 특허권 2건이다. 매각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액수는 현 시점에서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포함해 1명당 297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와 언론, 미쓰비시 측은 이 소송과 관련 “한일 양국 및 국민 간 청구권 문제는 한일 청구권 협정(1965년)에 의해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해결돼 어떤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해왔다.
  • 마음을 내려놓으니 길이 보였다…‘별 일 없는 날들’의 힘

    마음을 내려놓으니 길이 보였다…‘별 일 없는 날들’의 힘

    작가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그냥’이었다. 그냥 산이고, 그냥 가족의 모습이다. 이건 그냥 나무고, 집 앞의 고양이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세 번째 개인전 ‘라이프’(Life)를 열고 있는 문성식 작가가 그랬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제목 그대로 삶, 일상의 힘을 전한다.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이 닿은 일상의 장면을 표현한 약 100여점의 유화 드로잉 신작을 중심으로 2019년부터 진행한 대형 장미 연작, 지난해 전남 수묵 비엔날레에 선보인 ‘땅의 모습’ 연작이 포함됐다.1980년생인 문 작가는 2005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전시에 최연소로 참여하며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하지만 ‘스타 작가’라는 이 경력은 오히려 부담이 됐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베니스 비엔날레 이후 ‘헬게이트’(지옥문)가 열렸다”며 “준비가 덜 됐는데 관심은 많고, 부담이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어지간한 그림은 스스로 견디지 못했고, 계속 재고 뜸을 들이니 작품이 안 나왔다. 그게 바뀐 건 최근 2~3년 사이다. 부산 달맞이 고개에 집을 얻어 지내며 “마음을 내려놓고 ‘너무 애쓰지 말자’고 다짐”했더니 세상이 달리 보였다. 아름다워서, 퍽퍽해서, 의미심장해서, 일상의 순간이 마음에 깊게 자리했다.산책하는 동네, 벽돌집 앞에서 작별 키스하는 연인들, 대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 경북 김천 고향집의 나무, 정원에 물 주는 가족의 모습, 모과나무, 나리꽃, 매화, 배나무…. 작가는 ‘별 볼 일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순간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전시에선 유화 드로잉이라는 독창적인 방식을 선보인다. 사포처럼 거칠거칠하게 만든 캔버스 위에 유화 물감을 두껍게 바르고, 살짝 건조한 뒤 그 위를 연필로 긁어 표면 아래 물감 자국이 드러나게 한다. 대학 시절부터 연필을 적극 활용해 온 그는 “‘긋는다’는 건 인류 역사와 함께 발전한 행위”라며 “가식이 없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이자 방식이다. 어떤 장식도 없이 나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고 설명했다. 꾸밈없는 그의 성격과도 닮았다.작가는 “연필을 휘두른다”는 표현을 썼다. 매끈한 종이가 아니라 꾸덕한 물감 위에 연필을 휘두르는 건 지나간 궤적이 더 선명하게 남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굳히고, 휘둘러 긁고, 굳히기를 반복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마음먹지 않기”다. 있는 그대로, 생긴 대로 자연스레 표현하고 싶단다. “너무 기술적인 것은 싫고, 아이가 그린듯 우둔한 선이 좋아요. 사진처럼 선명한 것보다 일그러진 게 좋고요.” 참고로 전시가 열리는 곳은 부산의 복합문화공간인 F1963.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공장으로 1963년부터 45년 동안 와이어를 생산한 곳이다. 어쩌면 가장 지겨운, 일상의 일을 이어 가던 곳에서 그 소중함을 찾게 되는 전시라 더 의미가 깊다. 결국 오늘의 작은 순간이 모여 인생이 된다는 진리를 깨우쳐 준다. 오는 28일까지.
  • 로봇개 디스토피아?…美 국경 배치 현실화 논란

    로봇개 디스토피아?…美 국경 배치 현실화 논란

    장벽이나 철책으로 세워진 국경을 사람 대신 로봇개가 순찰하는 SF영화같은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로봇개가 사람 대신 순찰하고 위협을 탐지하는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토안보부(DHS)가 텍사스 주 엘패소에서 진행 중인 이 테스트는 한마디로 로봇개의 실전 배치를 염두해 둔 것이다. 개처럼 생긴 4족 보행 로봇이 입력된 이동 경로를 따라 순찰하면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주 역할. 다만 로봇개는 비무장이며 원격조종될 수 있다. 이같은 로봇개 투입이 갖는 장점은 명확하다. DHS 과학기술국은 "로봇개를 투입해 관세국경보호청(CBP) 요원들에 대한 생명의 위협을 줄일 수 있다"면서 "향후 CBP 요원과 경찰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DHS가 테스트 중인 로봇개는 로봇개발 업체 '고스트 로보틱스'의 제품이다. 이 로봇개는 무게 45.4㎏이며 계단과 언덕을 오르고 울퉁불퉁한 지형을 순찰할 수 있다. 또한 카메라와 감지 센서, 무선 장치 등을 통해 영상과 데이터를 사람에게 전송하는 기능도 갖췄다.이같은 테스트 소식이 알려지자 모두 두 팔을 들고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들은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국의 유명 드라마 ‘블랙미러’ 시즌4의 ‘사냥개’ 에피소드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 드라마 에피소드는 로봇개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간을 발견하는 족족 살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대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로봇 개 배치는 위험한 계획으로 철회되어야 한다"면서 "미국을 반(反)이민 디스토피아 세상으로 빠트리는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고스트 로보틱스 CEO 지렌 파리크는 "SF영화에서 묘사하는 로봇개와 현실은 매우 다르다"면서 "현실의 로봇개는 그저 4개의 다리와 배터리로 4시간 움직이는 컴퓨터일 뿐"이라고 밝혔다.  
  • [허성관의 유구유언] 윤 후보 말, 진심이 아니길 바라며/전 행정자치부 장관

    [허성관의 유구유언] 윤 후보 말, 진심이 아니길 바라며/전 행정자치부 장관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는 택시 안에서나 소주 마시면서 친구와 정권을 비판하는 말 한마디도 제대로 못했다. 언제 누가 신고해서 어디론가 끌려가 무슨 곤욕을 치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독재는 부마항쟁으로 몰락했다. 전두환 군사 독재는 5·18 민주항쟁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촛불혁명으로 결국 탄핵당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민주화는 누가 어느 날 가져다준 것이 아니고 국민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쟁취한 결과다.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민주화 과정에서 치른 희생을 직접 보지 못한 세대여서 이런 두려워했던 현실을 잘 모를 수도 있다. 본격적인 20대 대통령 선거전에 돌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정말 두렵다. 윤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그의 네 가지 발언만 보자. 첫째, 당선되면 문재인 정권 적폐를 수사하겠다고 단언했다. 적폐가 있다고 전제한 발언이다. 적폐가 없어도 수사하면 정치 보복이고 테러가 될 수 있다. 무죄일지라도 수사받는 사람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을 당할 것이다. 권력층만 수사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계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정말 두려운 세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진실을 왜곡한 기사 하나가 언론사 전체를 파산하게도 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에 책임을 어떻게 묻느냐는 것은 판사의 판결과 결정으로 하는 것이다”라고 지난 13일 발언했다. 언론의 허위 불공정 보도가 심각해서 이 발언이 나왔기에 이 발언 배경에는 언론 책임이 크다. 그런데 허위 불공정 보도로 손해를 본 사람에 대한 언론의 배상 책임을 강화하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윤 후보는 반대했다. 앞뒤가 안 맞는다. 결국 검사 기소와 판사 판결로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마음에 드는 언론사는 기소하지 않고 마음에 안 들면 기소해서 처벌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발언이라고 추정된다. 언론을 줄 세우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이 속내에는 검사와 판사를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무서운 자신감인가. 언론이 권력에 줄을 서면 정말 두려운 세상이 된다. 비록 우리 언론이 문제가 있으나 우리나라 언론 자유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셋째, 2019년 9월 28일 서초동 검찰청 앞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이 모여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집회가 있었다. 지난 1월 8일 윤 후보는 이 집회를 ‘무법천지’, ‘처벌 대상’, ‘검찰에 대한 협박’, ‘배후가 있다’는 등 격렬히 비난했다. 물론 당시 집회에 폭력 행위는 없었다. 세계가 찬사를 보낸 촛불집회를 이렇게 비난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 비난은 우리 헌법 가치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는데 이런 인식을 가진 대통령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상상만 해도 두렵다. 넷째, 2월 15일에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 수사권 확대, 공수처 폐지 고려, 검찰청에 독자적인 예산권 부여 등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무소불위 검찰권 부활을 공언한 것이다. 검찰 권력에 대한 문민 통제와 견제와 균형 원리를 폐기하겠다는 선언이다. 검찰이 구현하려는 정의가 선택적 정의가 되는 죄 없어도 두려운 세상을 예고했다. 증오의 정치, 언론 길들이기, 헌법 가치에 대한 도전, 검찰 공화국 확립으로 요약할 수 있는 윤 후보의 위 네 발언이 그저 표를 얻기 위한 발언에 불과하고 진심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이 발언들이 진심이고,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대한민국은 최소한 30년 이상 후퇴할 것이다. 어찌 두렵지 아니한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한다. 지금 우리 국민이 누리는 자유는 우리 국민이 쟁취했다.
  • [만평] 조기영의 세상터치 2022년 2월 21일
  • 사랑하는 이와 이별은 힘든 법… 당신의 슬픔을 존중해

    사랑하는 이와 이별은 힘든 법… 당신의 슬픔을 존중해

    이중적인 공간들이 있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도착하는 역 같은 곳이 그렇다. 공간으로 세상을 비유한다면 이 또한 역에 속한다. 여기에서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태어나는 까닭이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해도 누군가의 떠남이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특히 그 존재가 생전 나와 끈끈한 사이였다면 상실에 의한 상처는 평생 간다. 그러니까 자꾸 바라는 것이다. 다시 한번 당신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있기를, 그때 미처 하지 못했던 작별 인사를 제대로 나눌 수 있기를. 이 영화는 바로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 역을 가르쳐 달라고 호소하는 제목을 가졌다. 여덟 살 소녀 사야카(니쓰 지세)가 주인공이다. 그녀는 외톨이다. 사야카의 등에 난 흉터를 “더럽다”고 경멸하는 동급생 무리에서 지내고 있어서다. “남의 외모를 함부로 말해선 안 돼”라고 사야카는 대꾸한다. 하지만 윤리 의식이 있는 아이들이었다면 애초에 사야카를 집단 따돌림하지 않았을 테지. (이런 에피소드에는 영화의 원작 단편소설을 쓴 작가의 상황이 반영됐을 듯하다. 그는 재일한국인 2세다.) 같은 교실에서 공부한다고 다 친구는 아니다. 사야카는 현명하다. 형편없는 반에 녹아들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잘 안다. 대신 그녀는 루라는 이름의 개와 우정을 나눈다. 동물 가게에 홀로 방치된 루에게 사야카는 동질감을 느꼈으리라. 그녀와 루는 서로의 반려가 돼 일 년 여의 시간을 즐겁게 보낸다. 그런데 루가 심장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만다. 사야카는 깊은 상실감에 빠진다. 이를 ‘펫로스 증후군’이라고 하면 그뿐이겠지만, 그렇게 뭉뚱그리면 사야카와 루가 맺은 고유한 관계성이 드러나지 않는다. 이때 중요한 점은 “남들도 다 너와 비슷한 고통에 시달려”라면서 누군가의 슬픔을 빨리 보편화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의 슬픔을 개별적으로 존중하는 태도가 핵심이다. 노인 후세(오이다 요시)는 그것을 실천하는 인물이다. 오래전 어린 아들을 잃은 아픔을 그가 여전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수십 년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사야카와 후세가 친구가 될 수 있었던 이유다.더불어 두 사람은 잃어버린 대상이 돌아오기를 가만히 기다리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어딘가에 있을, 각자의 무언가를 찾으러 길을 나선다. 위에 언급한 의미의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 달라고 절대자에게 요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으로 가는 길을 함께 궁리하는 모습을 통해 이 영화는 아름다워진다. 메시지를 전하는 만듦새가 단순하고, 사색보다는 눈물을 쏟게 한다는 등의 비판적 목소리도 나오리라 예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으로 가는 길을 알려줘’는 ‘드라이브 마이 카’의 순한 버전으로 볼만한 영화다. 탈것이야 다를지언정 둘 다 상징적인 역을 상정하고 경유하니까. 이중적인 공간들은 도처에 있다. 2월 17일 개봉. 전체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 칼럼니스트
  • 초판본·창간호만 파는 이색 서점… 세명대 김기태 교수의 별난 도전

    초판본·창간호만 파는 이색 서점… 세명대 김기태 교수의 별난 도전

    현직 대학교수가 편집자의 열정이 그대로 담긴 초판본과 창간호 책들을 전시 및 판매하는 이색 서점을 만들었다. 20일 충북 제천 세명대에 따르면 이 대학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김기태(59) 교수가 최근 학교 후문 인근에 ‘처음책방’ 간판이 달린 서점을 열었다. 이곳은 세상에 첫 번째로 나온 책들을 모아 놓은 서점이다. 시집, 소설, 만화 등 단행본 5만여종의 초판본과 신문, 사보, 기관지 등 정기간행물 1만 5000여종의 창간호가 서점을 가득 메우고 있다. 1961년 발행된 최인훈의 소설 ‘광장’, 1955년 발간된 박목월의 첫 시집 ‘산도화’, 1946년 나온 김기림의 시집 ‘바다와 나비’, 1955년 1월 탄생한 ‘현대문학’ 창간호 등 역사나 문학적으로 소중한 책들이 수없이 많다. 이 책들은 김 교수가 대학 졸업 후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던 30여년 전부터 취미 삼아 모은 것들이다. 2001년 세명대 교수로 부임한 이후에도 책 수집은 계속됐다. 김 교수는 “내가 만든 책이 헌책방에 나와 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헌책방을 다니다 소중한 책들의 초판본을 보고 모으기 시작했다”며 “아무리 열심히 책을 만들어도 초판본이 나오고 보면 여기저기 실수가 보이는데, 다른 책들도 그런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산돼 있던 책들을 한곳에 모아 정리하면 많은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 서점을 열게 됐다”며 “보존 가치가 있는 일부 책을 제외하고는 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책값은 다소 비싸다. 초판은 많이 찍지 않아 가치가 높아서다. 김훈 작가의 ‘칼의 노래’는 10만원, 공지영 작가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5만원이다. 김 교수는 “일반인들이 자신이 소유한 초판본을 서점에 가져오면 구매도 하는 등 ‘처음책방’을 초판본의 플랫폼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 나문희, 오늘(19일) 모친상…향년 101세

    나문희, 오늘(19일) 모친상…향년 101세

    배우 나문희(81)가 모친상을 당했다. 19일 나문희 소속사 콘텐츠파크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나문희의 모친은 이날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1세. 빈소는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1일 오전 9시 엄수된다. 장지는 수원 봉담 분천리 선영이다. 나문희는 모친상에도 스케줄을 예정대로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0일에는 JTBC ‘뜨거운 씽어즈’ 녹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문희는 스무 살 때 연극배우로 연기를 시작한 뒤 이듬해 MBC 1기 공채 성우로 데뷔했다. 이어 드라마 ‘임꺽정’,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나빌레라’, 영화 ‘하모니’, ‘수상한 그녀’, ‘아이 캔 스피크’, 등 다수의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 마스크 벗은 이재명 “경기도가 이재명 본거지··이끌어달라”

    마스크 벗은 이재명 “경기도가 이재명 본거지··이끌어달라”

    마스크 벗은 이재명 “저는 규칙 지킨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이 후보는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경기도를 찾아 유세 도중 마스크를 벗었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노마스크 유세’를 겨냥한 듯 “2m 거리를 유지해달라. 저는 규칙을 지킨다”고 말하면서 이처럼 했다. 그는 유세현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경기도가 이재명의 본거지다. 이재명이 갈 길도 경기도민들이 이끌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19일 경기 화성 동탄센트럴파크에서 집중유세를 벌였다.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지역인만큼 유세 현장에는 주최측 추산 1만여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시민들은 이 후보이 말이 끝날 때마다 ‘이재명’과 ‘대통령’을 연호하고 사진촬영을 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는 지지자를 향해 “이재명을 이 자리까지 불러준 것도 경기도민이다. 냉정하게 봐줬고, 평가해주셨다. 이 길(대통령 후보)까지 이끌어주셨으니 남은 고갯길도 제 손을 잡고 꼭 넘겨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지자를 향해 “여러분이 증인이 되어달라.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1이 내가 겪어봐서아는데 이재명이 일을 잘하더라. 삶이 바뀌더라. 권력 남용 않고 국민을 위해서만 행사하더라. 계곡도 깔끔하게 정리해서 도민들이 여름마다 놀러갈 수 있게 해주더라 이렇게 주변에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주변 선거운동원에게 2m 간격을 유지해달라고 부탁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그는 “저는 규칙을 지킵니다. 2m 정확히 지켜주세요”라고 말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이 후보가 마스크를 벗자 모인 시민들은 “잘생겼다”, “이재명” 등을 연호하면서 반겼다. 이 후보는 “모두에게 합의된 규칙을 잘 지켜야고, 규칙을 어겨서 이익볼 수 없고 손해본다는 생각을 하는 세상이 공정한 세상”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벗고 유세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 선대위는 “방역당국에 문의한 결과, 실외에서는 타인과 2미터 이상일 경우 마스크를 벗는것이 가능하다는 방역지침을 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방역당국의 이같은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유세를 할 것이며, 유세 이외에는 철저하게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정부의 방역수칙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비판했다. 그는 “지큼 코로나19는 속도는 빠른데 치명률이 낮다. 코로나가 그렇게 바뀌었다”며 “마스크 쓰고 밤 12시까지 모임 좀 하면 어떻나. 제가 3월 10일 여러분이 권한을 주시면 즉시 24시까지 부스터샷 맞은 국민들이 밤 12시까지 같이 모여 놀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 [포토] ‘발차기·어퍼컷’ 李·尹는 선거운동 중

    [포토] ‘발차기·어퍼컷’ 李·尹는 선거운동 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9일 “영남, 호남이 합쳐진 남부수도권을 또 하나 만들어서 대대적인 국가 투자를 하고 재정·자치권을 확대해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제단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북 익산 유세에서 “수도권 1극 체제에서 수도권 주민도 고통받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전북도 호남의 한 부분이 아니라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자치권과 재정역량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북 지역 공약도 내놨다. 이 후보는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는 신행정수도 세종의 배후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재생에너지, 그린수소, 그린바이오, 전기차, 탄소, 스마트농업과 같은 대한민국 그린뉴딜의 거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새만금 공항 조기착공, 식품전용 부두 조성,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국가시범도시 지정,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 지원 및 새만금 스마트그린 국가산업단지 ‘RE100 산업단지’ 조성, 새만금위원회 대통령직속 격상 및 전담 비서관직 신설 등을 약속했다. 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2단계 사업 본격추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조속한 재가동, 전북권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 익산~여수 간 전라선 고속철도의 조기착공 및 대전~전주 간 복선전철 사업 추진 등도 전북 공약에 포함됐다. 이 후보는 유세에서 “기업에 양심적으로 지역으로 가라고 할 게 아니라 지역으로 가면 혜택이 있어야 한다”면서 “세금도 깎아 주고 공장부지를 싸게 주고 규제 완화해주고 고용 혜택을 줘야 지역이 산다”고 말했다. 그는 “동네에 다리 놓고 철도 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역에 경제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지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선 국가의 대대적 투자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지사 시절 계곡 불법 시설물 철거 등 치적을 소개하면서 “사소하다고 할 수 있으나 사소한 게 합쳐져 태산을 만든다”면서 “작은 걸 여러 곳에서 바꾸면 그게 바로 태산을 바꾸는 개혁”이라고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제 젊은이가 직장을 구하자고 친구 따라 서울로 떠나지 않게 하겠다”면서 “이 지역에서도 일자리를 얻고 짝을 얻고 얼마든지 잘되는 나라, 자녀를 행복하게 잘 기르는 그런 세상, 그런 전북과 익산을 이재명이 반드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19일 현 정권을 겨냥해 “50년 전 철 지난 좌파 혁명이론을 공유하는 사람들, 소위 ‘비즈니스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영남권 방문 이틀째인 이날 울산 롯데백화점 앞 유세에서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뭉쳐서 비밀 유지가 되는 사람끼리 이권을 나눠 갖고, 권력을 유지해 가는 것이 민주당의 실체 아니겠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을 지칭해선 “여러분이 보시기에 미흡한 점이 있다. 여기는 민주당 정권 같은 ‘비즈니스 공동체’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국민의힘 정치인과 당원들은 민주당보다 악착같은 게 없다”며 “하지만 우리는 진정성이 있고, 거짓말은 안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민주당은) 매일매일 휴대폰을 이용해 댓글을 달고, 자기 반대파의 인신공격을 해서 마음이 약한 사람은 민주당과 싸울 수가 없다. 사람을 인격 살인해 바보로 만든다”며 “저같이 무감각하고 맷집 있는 사람은 민주당 사람들 수백만 명이 몰려와도 끄떡없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의혹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울산에선 거리가 멀지만, 저 대장동을 한번 보라. 그 썩은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지 않습니까”라며 “김만배 혼자 다 먹지 않았을 거다. 공범이 아주 많은 것이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민 민주당 핵심 실세들을 한국 정치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의 코로나 방역 대책을 꼬집으며 ‘친중 정권’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2년 전 대한의학협회 의사들이 우한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 입국자를 차단해달라고 6번에 걸쳐 정부에 요청했지만 친중 정권이 묵살했다”며 “민주당 정권은 국민의 거리두기와 방역 협조를 자신들의 실적인 것처럼 ‘K방역’이라고 떠들어댔고, 오미크론 변이에도 제대로 된 의료 시설과 체계를 갖춰놓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여당의 추경안과 관련해선 “며칠 전 겨우 2조원 찔끔 올려 16조원을 가져왔다. 이거 가지고 자영업자·소상공인 보상에 턱도 없다”며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신속히 추가 보상을 확실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유세에서도 민주당과 현 여권을 성토했다. 그는 “민주당 대선후보의 경제 비전은 간단하다. 예상대로 세금을 왕창 걷어 정부가 여기저기 투자해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얘기”라며 “자기 핵심 지지층 2중대, 3중대에 이권을 나눠주고 돈 벌 기회를 주는 데 세금을 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체 노동자 중 10%도 안 되는 강성 귀족 노조의 노동만 보장받아야 하는가”라며 “민주당 정권의 노동 가치는 정권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강성노조밖에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명 “전북특별자치도 만들겠다”...與 “윤 당선되면 대통령 욕도 못할 것”

    이재명 “전북특별자치도 만들겠다”...與 “윤 당선되면 대통령 욕도 못할 것”

    이재명 “전북 호남 한 부분 아니라 대한민국 일부로” 김수흥 “대통령이 경제 모르면 나라 망해”호남지역을 순회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전북 익산 지역을 찾아 “새만금 전북 특별 자치도를 만들겠다”며 전북 지역 민심에 호소했다. 이 후보와 함께 유세장을 찾은 전북 지역 의원들은 일제히 “박빙상황이다. 도와달라”고 호소하면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면 이제 마음대로 대통령 욕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며 윤 후보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19일 전북지역 유세 일정 중 하나로 익산역 광장을 찾아 이처럼 밝혔다. 이 후보는 “이 나라가 살기 위해서는 중부 즉, 서울·경기·인천 지역이 중심인 수도권 한 극, 전북 이하 영남·호남의 남부 수도권을 만들어 대대적인 국가투자를 하고 자치권을 확대해 싱가포르처럼 하나의 독립된 경제 단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북도 호남의 한 부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부로서 새만금 전북 특별자치도를 만들어 자치도를 높이고 재정역량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전북 경제 부흥 시대를 저 이재명이 확실히 열어젖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일자리를 얻고 짝을 얻고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잘 기를 수 있는 그런 세상, 그런 전북과 익산을 이제는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지지자를 향해 “3월 9일 투표가 끝나고 3월 10일 어떤 날이 될 것 같으냐”고 물으면서 “3월 10일은 두 가지 세상이 열릴 것이다. 첫째는 정치보복이 횡횡하고 정쟁이 난무하고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의 나라. 또 하나는 역량있는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손 잡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나라다”라며 윤 후보를 겨냥했다. 이날 익산 유세 현장에는 전북 지역 민주당 의원들인 김수흥, 이원택, 김성주, 신영대, 윤준병 의원도 함께했다. 의원들은 일제히 “상황이 어렵다”고 호소하면서 “그래도 윤석열이 당선될 순 없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흥 의원은 “지금 큰일 났다. 이 후보와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뒷치락이라고 한다”며 “전북도민 여러분이 이재명을 압도적으로 당선시켜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이 경제를 모르면 나라를 망치고 청년을 망치고 전북이 망하고 익산이 망한다”며 “윤석열은 부자집 아들로 태어나서 고시 합격해서 검찰에 가서 26년 동안 몸담아 왔다. 경제를 아나”라고 비판했다. 신영대 의원은 “(윤 후보가 당선되면) 이제 마음대로 대통령 욕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며 “검찰에 찍히면 털면 먼지가 나오니까 조심해야 하지 않나. 문재인 대통령을 히틀러에 비유하고 5년짜리 정권이 법 없이 날뛴다는 정권이다”라고 윤 후보를 겨냥했다.
  • [세상훈훈]배달 이틀째 ‘식물인간’ 된 두아이 아빠…기적 일어났다

    [세상훈훈]배달 이틀째 ‘식물인간’ 된 두아이 아빠…기적 일어났다

    ‘마음이 모이니 기적이 일어났어요’ 생활고로 오토바이 배달에 나섰다가 신호위반 차에 치어 의식불명이 된 체육관 트레이너이자 두 아이 아빠 윤 모씨(32). 신호위반 차량 때문에 30대 가장이 생사의 기로에 있다는 소식이 지난 달 전해졌다. 체육관에서 일하던 윤씨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생계가 어려워지자 배달 기사로 나섰다. 사고 날은 그가 배달을 뛴 지 이틀째 되던 날이었다. 전국의 체육업계 종사자들 뭉쳤다…후원금 2300만원 전달 윤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뒤, 전국의 체육업계 종사자들이 그를 위해 힘을 합쳤다. 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함께 후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들을 위해 써 달라”며 후원과 응원이 이어졌고, 닷새 만에 후원금 2300만원이 모였다.치료비는 커녕 당장 생활조차 막막했던 윤씨 가족은 생각지도 못한 큰 선물을 받았다. 마음이 모이니 기적이 일어났을까. 최근 기적적으로 윤씨의 의식이 돌아왔다. 점차 상태를 회복하며 이젠 아이들과 영상 통화를 할 만큼 호전됐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2년이 넘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더욱더 어려워졌고, 윤씨처럼 생계가 어려워지자 배달업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비임금 노동자 700만명 돌파…배달업만 10만명 ‘껑충’ 배달업 종사자는 전년 대비 10만명 늘어 19만6753명에 달한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5만5309명 늘어난 규모다. 퀵서비스 업종 종사자도 6만4033명 늘어 전년(3만6798명) 대비 세 배가량 급격히 증가했다. ‘2020년 귀속 국세청 인적용역 업종별 사업소득 원천징수 현황’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비임금 노동자 수는 704만3964명으로 젼년 대비 35만5521명 증가했다. 비임금 노동자들의 1인당 연간 수입은 약 1540만원으로 물품배달 종사자는 약 540만원, 퀵서비스는 650만원, 기타자영업자는 1050만원 수준이다. 배달업 종사자가 늘어가면서 그들을 보호할 법도 중요해졌다. 앞으로 배달업계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배달업계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지난달 27일부터 시행된 이 법은 사업장에서 인명 사고와 같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이 강화되는 법이다. 단 개인사업자나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은 2024년까지 적용을 유예한다. 상시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도급·용역·위탁 등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를 의미한다. 중대산업재해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동일한 유해요인의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 3명 이상 발생했을 때를 의미한다.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 등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중대재해에 이르게 한 경우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아직은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처벌 대상이 명확하지 않는 등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겠지만 배달업 종사자들을 지키는 일에 한 발 더 다가간 것은 확실해 보인다. ◆ 김채현의 ‘세상훈훈’ : 참 어렵고 힘든 세상입니다. 팍팍한 세상 감동을 줄 수 있는 감동사연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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