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상
    2025-11-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9,306
  • [열린세상] 보챈다고 쌀이 밥이 되나요/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열린세상] 보챈다고 쌀이 밥이 되나요/김하늘 라이스앤컴퍼니 대표

    모내기철이 다가온다. 뭣 모르고 첫 손모내기를 했던 그해가 떠오른다. 4월 어느 우박이 떨어지던 날 몇 명의 일꾼들이 줄을 맞춰서서 나란히 모를 심었다. 가뜩이나 질퍽한 논바닥에 비가 내려 발이 빠지고 온몸이 다 젖어도 피부와 마음은 마냥 즐겁기만 했다. 그때부터였다. 쌀이 한 톨 한 톨 소중해진 게. 밥을 맛있게 잘 지어 보자 마음먹은 게. 밥을 잘 짓는 일만큼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게 없다. 밥맛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은 다양하다. 일단 쌀은 ‘품종과 산지, 재배 방법, 건조와 저장, 도정, 농약, 수확과 탈곡’ 순으로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쌀 봉지에 새겨진 ‘품질 표시 사항’을 기준으로 품종, 산지, 생산 연도, 도정일, 등급과 단백질 함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등급은 깨지거나 금이 가지 않은 온전한 쌀 낱알, 즉 ‘완전미’가 많이 포함돼 있을수록 높은 등급으로 표기돼 구입 시 참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쌀을 관리하는 정미소나 종합미곡처리장(RPC)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이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단백질 함유량이 높을수록 밥맛이 부드러워 높은 성적으로 평가되지만, ‘성적’이 아닌 품종의 특성, 즉 ‘감상’으로 여기는 것이 좋다. 그런고로 결국 생산 환경적 요인을 제외하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요소는 품종과 도정 일자 정도로 추려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마구잡이로 섞인 혼합미가 아닌 싱글오리진(Single Origin), 즉 단일품종의 쌀을 도정 일자 기준으로 2주 내에 모두 다 먹을 수 있는 만큼 사서 밥을 잘 짓는 것이다. 그다음 이제 밥을 지을 차례다. 주 재료를 잘 골랐으니 이제 밥맛은 우리 손에 달렸다. 쌀 불림, 쌀 씻기, 밥솥의 종류, 밥 짓는 물, 취반(炊飯), 뜸들이고 섞기, 담기 등에 영향을 받는다. 일본에서 스시를 배우고 온 어느 셰프는 초밥용 밥 ‘샤리’를 위해 하루 반나절씩 1년 넘도록 쌀 씻는 법을 배우고 익혔다고 했다. 그는 첫 물은 가장 깨끗한 물로 빨리 헹구어 버리며 이때 물은 경수, 연수, 알칼리수 등을 골라 쓰는데, ‘탄산수’로 헹구고 지은 밥맛이 가장 좋았다고 일렀다. 잘 헹궜으니 말간 물이 나올 때까지 쌀알이 부서지도록 살살 씻어야 밥맛이 무너지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너 번 대충 씻으라고 학습된 우리에겐 쌀을 씻는 일이 지루하게 느껴질지라도 묘수는 없다. 어떤 감으로 씻어야 할지 아리송하다면 손으로 머리카락을 린스하듯 씻거나 쌀 씻는 도구를 사용할 것. 맑게 씻은 쌀을 채반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 뒤 30분 정도 불린다. 불리는 과정은 수분 흡수율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요리 용도에 맞게 물에 불리는 시간을 줄이거나 늘리고 수분을 제거한 뒤 저온 숙성시키기도 한다. 이제 밥솥을 골라 불린 쌀과 적정량의 물을 계량해 넣고 밥을 지을 차례다. 가마솥부터 냄비까지 다양한 밥솥은 열전도율과 압력에 따른 차이가 있다. 용도와 취향껏 골라 쓰면 된다. 이제 마지막 뜸을 들일 차례. 뜸은 밥알에 잔열이 고루 전달돼 남은 수분을 줄이고 윤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는데, 이를 밥하기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쌀을 잘 골라 씻고 불리고 그저 익힌다 해도 뜸을 들이지 않으면 맛있는 밥을 먹기 어렵다는 말이다. 순차대로 기다리면 따끈따끈 쌀알이 살아 있는 맛있는 밥 한 공기를 누릴 수 있을 텐데, 급하게 서둘러 봤자 설익은 밥을 먹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쌀을 기르고 나르고 고르고 다루고 먹기까지 무엇이든 모든 것엔 순서가 있고 그 과정에는 이유가 있다. 쌀 한 톨 한 톨이 소중한 줄 알아야 보다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보챈다고 쌀이 밥이 되진 않는다.
  • [만평] 조기영 세상터치 2022년 3월 23일
  • 맑은 수채화, 밝은 봄바람처럼… ‘감독’ 김지영, 특별한 발레 선물

    맑은 수채화, 밝은 봄바람처럼… ‘감독’ 김지영, 특별한 발레 선물

    “무대에서 춤출 때는 제 일에만 신경 썼지만 이젠 전체적인 기획을 생각하다 보니 많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아요. 제 색깔이 담긴 공연을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2019년 6월 국립발레단을 퇴단하고 그해 9월부터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발레리나 김지영(사진·44) 경희대 무용학과 교수가 예술감독으로서의 첫 기획공연 ‘김지영의 원 데이’를 오는 2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에 올린다. 기획과 캐스팅을 도맡았을 뿐 아니라 일부 무대에도 출연할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최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우리가 인생을 한 번 산다는 의미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하루’를 강조하는 공연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손유희, 이현준, 강민우, 한상이 등 친한 동료와 함께 ‘산책’, ‘선입견’, ‘한여름 밤의 꿈’, ‘백조의 호수’ 등의 발레 갈라를 선보인다. ‘산책’과 ‘선입견’은 국립발레단 시절 그와 콤비였던 안무가 김용걸의 작품이다. 2부에서는 1998년부터 우정을 이어 온 발레리나 출신 안무가 김세연의 신작 ‘치카치카’를 선보인다. 김 교수는 ‘산책’과 ‘치카치카’에 직접 출연한다. 특히 ‘치카치카’는 스페인어로 소녀를 의미하는 ‘치카’에 양치질하는 의태어를 결합한 것으로 소녀가 양치질을 배우듯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모습을 담는다. ‘내 안에 소녀가 살고 있다’는 평소 김 교수의 말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많은 감정에 대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네 명의 무용수가 변화하는 모습을 펼치는 작품”이라며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저는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등 철이 없는 것 같은데 요즘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며 웃었다. “가슴 한편에 묻어 놨던 감정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서정적 공연이었으면 좋겠어요. 관객들도 은은한 수채화를 감상하듯 봄바람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 교수는 19세의 나이에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이듬해 수석무용수로 발탁됐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입단과 국립발레단 복귀를 거쳐 ‘한국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라는 찬사를 뒤로하고 시작한 인생 2막은 어땠을까. 그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학생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단순했던 생활 패턴이 복잡해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지금은 전 세계 발레단에서 한국 무용수가 활약하고 있어 K발레에 대한 인식이 좋다”며 “지기 싫어하는 한국인의 근성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완벽한 신체 조건이 아니더라도 이를 노력으로 승화시키려는 ‘열정’과 ‘머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자기를 잘 알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관객에게도 확신을 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영화 강국인 한국에 소개돼 영광”

    “영화 강국인 한국에 소개돼 영광”

    SF 영화 ‘스타워즈’ 시퀄 3부작, ‘듄’ 등으로 널리 알려진 오스카 아이작이 마블 히어로 ‘문나이트’로 돌아온다. 명품 로맨스 영화 ‘비포’ 3부작으로 유명한 이선 호크는 처음으로 악당 역에 도전하며 신선한 연기를 선보인다. 디즈니플러스(+) ‘문나이트’의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22일 한국 언론과 화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공포, 유머, 액션이 모두 어우러지는 작품”이라며 “한국 영화,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데 이번에 ‘문나이트’를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작품은 악몽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주인공 스티븐이 또 다른 자아인 무자비한 용병 마크 스펙터의 존재를 깨닫고, 어둠의 히어로 ‘문나이트’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블록버스터 시리즈다. 기존 마블 유니버스 세계관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다중인격인 스티븐과 마크, 미스터 나이트와 문나이트까지 1인 4역을 선보인 아이작은 “보통 슈퍼 히어로 영화에서 정신 문제를 겪는 건 악당인데 이 작품은 다르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건강한 삶과 정신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의 여정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각각 영국 런던, 미국 시카고에 산다는 설정의 스티븐과 마크 캐릭터를 구분하기 위해 아이작은 억양, 발음은 물론 의상과 몸의 움직임, 공간을 활용하는 방식까지 다르게 표현했다고 한다. 그는 “문나이트는 계속 변화하는 달을 테마로 하는 작품이다. 모두가 어떤 가능성과 잠재력을 갖고 있고, 강력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호크는 종교 광신자 아서 해로우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해로우는 자신의 신념이 절대 선이라는 생각으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인물”이라며 “실제로 세상에 있을 법한 캐릭터여서 더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마블 시리즈에 처음 합류한 호크는 “오랫동안 마블 작품을 보면서 이런 놀이터에서 연기하는 건 어떤 경험일지 막연히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정한 히어로는 트라우마 속에서 생존 방식을 깨닫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는 조금씩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스스로 치유하고 사회와 교감하는 주인공 스티븐을 통해 공감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6부작 시리즈는 오는 30일부터 매주 한 편씩 공개된다.
  • 쌀에도 특허 있다?… 벼 신품종 가려내는 대한민국 하나뿐인 ‘米人’[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쌀에도 특허 있다?… 벼 신품종 가려내는 대한민국 하나뿐인 ‘米人’[공무원 어디까지 아니]

    한민족 반만년을 함께해 온 솔푸드라면 뭐니 뭐니 해도 쌀이다. 삼시 세끼 쌀밥을 먹는 세상이야말로 사람들이 생각하던 태평성대인 시절도 있었다. 이렇게 소중하고 친숙한 쌀이지만 우리가 지금 먹는 쌀은 사실 조상들이 먹던 쌀과 품종이 다르다. 좀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쌀은 해마다 새 품종으로 바뀌고 있다. 품종 개량이 쉴 새 없이 이어질 뿐 아니라 나름 유행도 분명하다. 이자현 국립종자원 농업연구사는 ‘식물에 관한 특허’ 중에서도 쌀 신품종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대한민국에서 한 명뿐인 공무원이다. 인사혁신처의 도움을 받아 지난 21일 경북 김천 국립종자원에서 이 연구사를 만났다. ‘식물 특허권’이란 국립종자원 전국 10곳 지원 설립감귤·화훼 등 지역 특성따라 담당벼 신품종 65개 항목 일일이 검사구별·균일·안정성 충족돼야 인정 -식물에 특허를 준다는 것 자체가 일반인에겐 생소한 개념인데. “품종이란 식물학에서 통용되는 최저분류 단위의 식물군을 말한다. 육성자(품종을 육성하거나 이를 발견해 개발한 사람)가 신품종 출원서를 제출하면 서류심사를 거쳐 임시보호권을 부여한 뒤 조건을 따진다. 재배심사를 통해 기존 품종과 구분되는 특징이 있는지(구별성), 신품종의 본질적 특성이 충분히 균일한지(균일성), 품종의 본질적 특성이 두 세대를 거친 뒤에도 동일하게 나타나는지(안정성)를 측정해 모든 조건을 충족하면 신품종으로 인정하고 특허를 부여한다. 지금 담당하는 건 벼 종류다. 구별성과 균일성, 안정성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되면 새 품종으로 등록한다. 특허권자가 되면 본인 품종에 대해 다른 사람이 임의로 번식, 재배·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권리가 생긴다.” ‘종자주권’ 왜 중요한가 라일락, 한국 원산지인데 美 개량수수꽃다리 이름 잊힌 채 역수입日 샤인머스캣, 한국선 출원 안 해현재 로열티 하나 없이 국내 재배 -국립종자원은 어떤 곳인가. “국립종자원은 종자생명산업 발전을 통한 국부 창출과 미래 농업을 선도하는 종자전문서비스기관을 목표로 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소속기관이다. 크게 식량 작물 가운데 보급종 생산·보급과 품종 보호, 육성자 권리 보호를 핵심 업무로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현재 세계 8위 품종 보호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부 보급종 생산과 공급을 위해 1974년 발족한 국립종자공급소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7년 국립종자원으로 이름을 바꿨고 2014년에는 경북 김천혁신도시로 본원을 이관했다. 현재 전북 익산·정읍시, 전남 함평군·영암군, 경남 밀양시 등 전국 10곳에 지원을 두고 있다. 본원과 지원마다 주로 심사하는 식물이 다르다. 가령 감귤이나 한라봉 같은 아열대 과일은 제주지원에서, 화훼류와 콩 종류는 경남지원에서 담당한다.”-하루 일과가 궁금하다. “현재 출원된 벼 신품종이 40종가량 된다. 국립종자원에 있는 논에서 직접 재배를 하면서 검사한다. 초엽부터 줄기 길이·잎몸의 길이와 너비, 각도·이삭의 색깔과 수, 길이·볍씨의 무게와 색깔, 폭 길이 등등 65개 항목을 일일이 검사해야 한다. 벼 심사를 더 잘하기 위해 이앙기와 트랙터 등 농기계 운전법도 배우고 있다.” -식물 특허에도 시대상이 있을까. “예전엔 메벼 위주였는데 차츰 찰벼가 많아졌고, 요즘은 흑미 종류가 대세가 됐다. 특히 요즘은 당뇨 환자에게 특화된 쌀, 쌀눈이 커지거나 필수 아미노산(라이신) 함량이 늘어난 쌀, 갈색이나 빨간색 등 색깔이 다양한 쌀처럼 기능성 쌀 출원이 꾸준히 늘어나는 게 눈에 띈다. 현재 농촌진흥청에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안남미도 개발하고 있는데 몇 년 안에 일반인 식탁에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화훼류 특허 심사도 담당했는데. “식량 작물은 주로 공공기관에서, 채소는 주로 민간기업에서 출원한다. 화훼류는 개인 출원자가 많다. 농장을 운영하거나 취미로 하는 분들도 있다는 게 특징이다. 경남지원에서 일할 때 5년가량 카네이션을 담당했다. 물론 카네이션도 유행이 있다. 예전엔 빨간색만 있었는데 몇 해 전부턴 색깔도 다양해지고 여러 색이 섞인 신품종이 계속 나오고 있다. 꽃받침 색깔, 꽃잎 모양, 꽃잎에 물결 모양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 꽃잎 너비와 지름, 마디 수 밀도를 밀리미터 단위까지 실측하고 관찰한다. 심사를 할 때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일련번호를 부여하기 때문에 시중에 나온 카네이션을 보면 번호만 기억이 날 뿐 품종 이름은 전혀 모른다.”‘농업연구사’ 어떻게 됐나 부친 농업교사·모친은 꽃집 운영자연스럽게 농학 연구자에 관심화훼류 출원 계기로 종자원 지원 -흔치 않은 길을 선택한 계기는. “아버지는 농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고등학교 농업 교사를 하셨다. 어머니는 꽃집을 20년 넘게 했다. 자연스럽게 농학을 전공해서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박사 후 연구원으로 화훼류(알스트로메리아) 신품종을 국립종자원에 출원했는데, 출원에 필요한 서류 절차를 맡으면서 국립종자원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두게 됐다. 국립종자원에서 일을 배우는 데 연구원 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예전보다 종자주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 종자주권이 왜 중요한 건가. “샤인머스캣 사례를 들고 싶다. 일본에서 신품종 포도인 샤인머스캣을 개발해 등록을 했는데 한국에는 출원을 하지 않았다. 6년이 지나 버리니 법적으로 한국에선 누구나 로열티 한 푼 없이 샤인머스캣을 재배할 수 있게 돼 버렸다. 게다가 한국에서 재배한 샤인머스캣을 출원 등록이 안 된 중국이나 베트남에 수출할 수도 있다. 일본에선 큰 논란이 됐다고 들었는데, 불만이 없을 순 없지만 식물 특허 관련 국제규범상 한국에 항의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과거 라일락이 비슷한 일을 겪지 않았나. “맞다. 라일락 원산지가 한국이고 ‘수수꽃다리’라는 이름도 있다는 걸 얘기해 주면 많은 이가 깜짝 놀란다. 미군정 시절 서울에서 채취해 간 수수꽃다리 종자를 미국에서 개량해 판매하면서 정작 우리는 수수꽃다리라는 이름도 잊어버린 채 역수입을 해야 했다. 다행히 최근에는 민간 육종가나 기관들이 노력한 덕분에 국산 신품종으로 외국에서 로열티를 받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미 신품종을 수출하는 경기도농업기술원이 대표적이다. 금 1㎏보다 파프리카 종자 하나가 더 비싸다는 얘기도 있다. 외국에서 품종을 수입하는 것보다 우리나라에서 신품종을 육성하고 활성화하는 건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정말 중요하다.”
  • 강동 ‘임신~육아 지원정책’ 한눈에

    강동 ‘임신~육아 지원정책’ 한눈에

    서울 강동구가 임신부터 육아까지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한눈에 보기 쉽게 정리한 안내책자 ‘맘편한 세상’을 제작 배포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책자는 출산장려 관련 혜택이나 정책을 미처 몰라 지원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위해 제작됐다. 특히 처음 겪게 되는 임신, 출산, 육아 과정에서 사전에 각종 정보를 알아보고 신청계획을 세우기는 쉽지 않다. 구에서 결혼에서 육아까지의 지원 정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맘편한 세상’을 만든 이유다. 책자에는 총 81개의 지원 사업에 대한 주요 정보와 담당 기관 연락처까지 담겨 있다. 책자는 ▲결혼·임신·출산 지원 ▲부모 되기 지원 ▲영유아 양육 지원 ▲다둥이 양육 지원 ▲아동 돌봄·청소년 보호 및 육성 지원 ▲알아 두면 좋은 정보 등 원하는 정보를 찾기 쉽게 해당 시기와 주제별로 구성됐다. 또 한 손에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게 소책자 크기로 제작했다. 지역 내 동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 및 행복출산 원스톱서비스를 신청하는 주민들에게 배포하며 별도로 동 주민센터를 방문, 요청하는 주민들에게도 무료로 나눠 준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다양한 출생장려 정책들이 펼쳐지는 만큼 그 정보들을 이용할 수 있는 가정에 안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나치가 시민들 죽인단 말 듣고 참전”···러軍 폭로

    “나치가 시민들 죽인단 말 듣고 참전”···러軍 폭로

    “푸틴, 아군 시신 한꺼번에 구덩이에 파묻었다” 우크라이나 군에 생포된 러시아군 포로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 같은 증언을 했다. 이들은 자국군의 실상을 폭로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미러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에게 생포된 러시아 병사 6명은 키이우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국민들에게 “러시아는 이미 졌다”며 “푸틴 대통령에 맞서라”고 촉구했다. “러시아 전체를 속였다…푸틴은 거짓말쟁이” 알렉세이 젤레즈냐크는 “푸틴 대통령은 선전포고 없이 병원, 도시, 민간인을 폭격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용감하고 단결됐으며 무기 없이도 러시아군을 막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체를 속였다. 그는 우리를 파시스트로 만들었다. 푸틴은 거짓말쟁이”라며 “푸틴이 아무리 군대를 보내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군인 이고르 루덴코는 “푸틴 대통령은 전사자의 시신을 수습하지 않고 한꺼번에 거대한 구덩이에 던져 파묻었다. 군대를 철수시켜라”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아무리 군대를 보내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할 것이라 단언하기도 했다. 군인들은 “러시아군은 이미 패배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파괴할 것이다. 약 한 달 동안 사망한 러시아 군인의 수는 1만 5000명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로운 삶에 슬픔과 파괴를 가져왔다”고 사과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지난 15일 맥심 체르닉 러시아 전투기 조종사 역시 “우리 부대는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에서만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줄 알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에 친구나 친척을 둔 많은 동료 군인들이 침공에 반대했다”고 말했다.당시 다른 군인들도 “나치가 우크라이나 시민들을 죽인다는 말을 듣고 참전한 것인데 현실은 그와 달랐다”며 후회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포로로 잡힌 러시아군 뿐만 아니라 전장에 있는 이들도 매우 혼란스러워 하는 상태로 알려졌다. 외신은 “이들은 포로이기 때문에 강제로 기자회견에 참석했거나 말을 꾸며냈을 가능성도 있지만, 직접 보기에 협박당하는 것 같진 않았다”고 전했다. 푸틴 ‘정신이상설’… 바이든 “생화학무기 징후 명확”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화학무기나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이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징후가 명확하다”라고 밝혔다. 생·화학무기는 국제법으로 금지됐지만 푸틴은 집권 후에도 화학무기를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정찰총국은 지난 2018년 영국에 머물고 있던 러시아 출신의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을 소련 시절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으로 암살했다. 2020년에는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중독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는데, 그의 몸에서도 노비촉이 검출됐다.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 국장은 푸틴의 정신 상태에 대해 “그는 오랜 세월동안 끌어오르는 불만과 자신의 야망을 불 태우며 자기 만의 생각을 강화하고 다른 견해를 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는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에게 푸틴이 “딴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감독 김지영의 특별한 발레 선물… “이해하는 마음 커진 것 같아요”

    감독 김지영의 특별한 발레 선물… “이해하는 마음 커진 것 같아요”

    “무대에서 춤출 때는 제 일에만 신경 썼지만 이젠 전체적인 기획을 생각하다 보니 많은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고 남을 이해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아요. 제 색깔이 담긴 공연을 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2019년 6월 국립발레단을 퇴단하고 그해 9월부터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발레리나 김지영(44) 경희대 무용학과 교수가 예술감독으로서의 첫 기획공연 ‘김지영의 원 데이’를 오는 25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 무대에 올린다. 기획과 캐스팅을 도맡았을 뿐 아니라 일부 무대에도 출연할 예정이라 관심을 모은다. 최근 마포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우리가 인생을 한 번 산다는 의미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하루’를 강조하는 공연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부에서는 손유희, 이현준, 강민우, 한상이 등 친한 동료와 함께 ‘산책’, ‘선입견’, ‘한여름 밤의 꿈’, ‘백조의 호수’ 등의 발레 갈라를 선보인다. ‘산책’과 ‘선입견’은 국립발레단 시절 그와 콤비였던 안무가 김용걸의 작품이다. 2부에서는 1998년부터 우정을 이어 온 발레리나 출신 안무가 김세연의 신작 ‘치카치카’를 선보인다. 김 교수는 ‘산책’과 ‘치카치카’에 직접 출연한다. 특히 ‘치카치카’는 스페인어로 소녀를 의미하는 ‘치카’에 양치질하는 의태어를 결합한 것으로 소녀가 양치질을 배우듯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모습을 담는다. ‘내 안에 소녀가 살고 있다’는 평소 김 교수의 말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이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많은 감정에 대해 옴니버스 형식으로 네 명의 무용수가 변화하는 모습을 펼치는 작품”이라며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저는 말랑말랑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등 철이 없는 것 같은데 요즘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며 웃었다. “발레라고 하면 화려한 기교만 생각할 수 있지만 가슴 한편에 묻어 놨던 감정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 서정적 공연이었으면 좋겠어요. 관객들도 은은한 수채화를 감상하듯 봄바람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김 교수는 19세의 나이에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이듬해 수석무용수로 발탁됐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입단과 국립발레단 복귀를 거쳐 ‘한국 최고의 프리마 발레리나’라는 찬사를 뒤로하고 시작한 인생 2막은 어땠을까. 그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학생들의 성장을 기다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며 “단순했던 생활 패턴이 복잡해지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20여년 전과 달리 지금은 전 세계 발레단에서 한국 무용수가 활약하고 있어 K발레에 대한 인식이 좋다”며 “지기 싫어하는 한국인의 근성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발레를 하기에 완벽한 신체 조건이 아니더라도 이를 노력으로 승화시키려는 ‘열정’과 ‘머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그는 “자기를 잘 알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관객에게도 확신을 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STOP PUTIN] 젤렌스키 “우리가 나치라니, 푸틴이야말로 ‘정보 거품’ 갇혀”

    [STOP PUTIN] 젤렌스키 “우리가 나치라니, 푸틴이야말로 ‘정보 거품’ 갇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주 모스크바 아레나에서 전쟁 지지 집회를 개최했을 때 그의 연설 모습 뒤로 “나치 없는 세상을 위해. 러시아를 위해”라고 적힌 플래카드가 어른거렸다. 침공 4주 가까이 흘렀지만 푸틴 대통령의 침공 명분은 이런 주장에 기초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약물 중독자와 네오 나치 무리”에 장악돼 “쪼그만 나치들”과 “노골적인 네오 나치”란 것이었다. 크렘린은 완력으로라도 우크라이나를 “탈(脫) 나치화”하는 것이 침공 목표라고 떠벌여왔다. 이런 주장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야후! 뉴스의 블로거 욘델이 20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의 민주 정부는 세계 무대에서 유대인 지도자가 가장 적은 정부이며 오히려 러시아야말로 현실을 왜곡해 이웃나라를 침공한 것을 끝까지 정당화하는 전체주의 정부의 모습을 띤다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파리드 자카리아 CNN 앵커와의 20일 인터뷰 도중 나치와 싸웠던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되레 크렘린이 나치와 비슷한 군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미소 짓거나 웃을 일이 아주 없다. 내가 그런 얘기를 듣자면 허튼 소리인가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잠시 멈추더니 더 암울한 얘기, ‘정말 푸틴이 그렇게 믿고 있으면 어떡하지’라고 덧붙였다. “내 생각에 지금 푸틴은 ‘정보 거품’에 처해 있는 것같다. 일종의 ‘정보 벙커’라고 본다. 그렇게도 막강하니까 그는 진짜 우크라이나인들이 네오 나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내겐 우스운 얘기이기도 하지만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2차 세계대전 때 가족사를 꺼냈다. 할아버지와 그의 네 형제 모두 나치와 싸우려고 전선으로 향했다. 우크라이나 영토 전역이 나치의 발 아래 있었다. 그는 “그들은 파시즘과 싸우고 싶어했다. 형제 모두가 숨을 거뒀다. 우리 할아버지만 살아 남았다. 그의 아버지와 어머니 역시 끔찍한 화재에 희생됐다. 나치는 그들이 살아왔고 우리 할아버지가 태어난 마을 전체를 불살랐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을 나치라고 부르는 러시아인들이 자신의 가족사를 보고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러시아 연방의 일부 정치인이 네오 나치즘과 파시즘을 나와 결부시키고 있다. 내 전기는 공개돼 있다. 모두가 내 전기를 잘 알고 있다. 오픈 소스를 통해 우리 가족에 관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의 친척에 관해서도 그런가?” 그는 또 러시아 군이 옛소련 시절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봉쇄하는 것과 같은 나치 전술을 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시 몇년에 걸친 봉쇄 여파로 15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더욱이 푸틴이 그 도시 태생이며 그의 조상들 역시 봉쇄로 고통 받았다. 러시아 군이 전략 요충 마리우폴을 계속 포위해 식량난과 식수난 같은 인도주의적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 민간인들이 피신한 곳마저 포격하고 있다. 생존자들에게 남은 희망이 급격히 바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인들이 이 순간 네오 나치처럼 굴고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나치가 한 일과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키이우를 막았다. 그들은 다른 도시들에 식품과 식수 공급을 가로막았다. 러시아인들이 하고 있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마리우폴에서 하고 있는 일이다. 레닌그라드가 봉쇄됐을 때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었는지 모두가 알고 있다. 음식과 물이 충분히 없었다. 이게 정확히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그래, 누가 나치냐?”
  • 소외된 덴마크 여성 작가들, 양혜규가 되살리다

    소외된 덴마크 여성 작가들, 양혜규가 되살리다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대미술가 양혜규 작가가 덴마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오랜 시간 덴마크에서 소외된 여성 작가들을 재조명하는 전시라 흥미롭다. 덴마크 국립미술관에서 7월까지 펼쳐지는 ‘양혜규: 이중 영혼’ 전시에서 양 작가는 50여점을 소개하는데, 이중 신작 조각은 그린란드계 덴마크 시각예술가 피아 아르케(1958~2007), 덴마크 조각가 소냐 펠로브 만코바(1911~1984)의 생을 재조명한다. 2018년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독일의 ‘볼프강 한 미술상’을 받는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양 작가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덴마크에서 전시를 연다고 했을 때 고민이 컸는데, 아르케와 만코바는 내가 정박할 수 있는 항구가 됐던 인물들”이라고 밝혔다. 아르케는 북극해 연안 원주민 이누이트족을 소재로 그린란드를 향한 덴마크의 식민주의적 정책에 비판적인 작업을 했고, 프랑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만코바 역시 단일한 문화와 국가적인 틀에 갇히기를 거부한 인물이다.양 작가는 “아르케와 만코바 모두 비주류적이고 소외된 생애를 살았지만, 끝까지 타협하지 않고 훌륭한 작품을 남겼다”며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작품들에 큰 감명을 받았고, 관련 단체들과 함께 이들을 발굴하다시피 했다”고 전했다. 그린란드 이누이트족과 이들을 다루는 덴마크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까지 읽힐 수 있어 이번 전시를 앞두고 수많은 설득을 거쳐야 했다. 양 작가는 “조심스러웠지만, 오히려 덴마크 작가가 아니라서 이런 문제에 대해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미술관이 결국 두 작가를 기리는 전시실을 별도로 설치하고 그들의 작품도 소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양 작가는 다음 달 개막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단체전 ‘종잡을 수 없는 침묵’을 시작으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주립 미술관 3인전에 참여하고, 베를린의 바바라 빈 갤러리과 프랑스 파리 샹탈 크루젤 갤러리에서 개인전도 연다.
  • 박지현 “30대가 국가 리더되는 유럽, 부러워만 하지 않겠다”

    박지현 “30대가 국가 리더되는 유럽, 부러워만 하지 않겠다”

    “민주당엔 경험·능력 갖춘 청년정치인 많아”“청년들, 큰 정치 길 가게 내 모든 역할할 것”박지현(26)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30대가 국가의 리더가 되는 유럽을 부러워만 하지 않겠다”면서 “더 많은 청년들이 더 큰 정치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사이버 성 착취인 이른바 ‘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출신의 젠더 폭력 전문가인 그는 지난 13일 공동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됐다. “바로 지금이 민주당 청년 정치 제대로 바꿀 기회”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2045 신인 정치인 연대 ‘그린벨트’ 간담회에서 “민주당에는 이미 충분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청년정치인들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린벨트는 출마를 준비하는 청년들이 중앙 정치에 산소를 불어 넣겠다는 포부를 갖고 만든 단체다. 박 위원장은 “바로 지금이 민주당의 청년 정치를 제대로 바꿀 기회”라면서 “청년 정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제도가 튼튼하게 뿌리내리도록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이어 “하루에도 5번은 출마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던 청년 출마자분들의 마음을 저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보겠다는 도전 정신과 더 나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열정이 민주당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사람 마음에 길을 내는 것이다. 우리의 치열한 고민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열정이 국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오솔길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더 많은 청년이 지방의회에 진출하고 더 큰 정치의 길로 들어서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尹, 여가부 폐지 공약 문제 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전날인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KBS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정부 조직을 폐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여가부 폐지 등과 관련한 국민의힘의 (대선) 공약들에 대해서 분명히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민주, 26세 박지현 공동위원장 인선“朴,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워” 민주당은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 13일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내용의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안을 발표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박 위원장은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워왔다. 이번에 다시 가면과 ID를 내려놓고 맨 얼굴과 실명으로 선 용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청년을 대표하는 결단과 행동이야말로 저희 민주당에는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라면서 “앞으로 성범죄대책, 여성정책, 사회적 약자와 청년 편에서 정책 전반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朴 “‘더불어만진당’ 많이 말하는데거대 여당이 이런 식으로 가면 맞겠나”“안희정에 조문? 진짜 멱살 잡아야 하나” 박 위원장은 ‘닷페이스’가 지난 11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날 공개한 ‘라이브 편집본’ 영상에서  민주당에 합류한 이유에 대해 묻는 말에는 “더불어민주당을 ‘더불어만진당’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면서 “거대 의석을 가진 여당인데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게 맞겠느냐는 생각으로 들어오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최근 부친상에 여권 인사들이 조문하고 조화를 보낸 것과 관련, “진짜 내가 멱살이라도 잡아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여권 인사들이) 안희정씨 조문을 간 것을 보고는 가뜩이나 몸이 아파서 힘들어 죽겠는데 진짜 이 아저씨들은 왜 이러나 정말…”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성폭행, 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최근 부친상을 당했다.
  • 이노션, 최첨단 VFX 스튜디오 지분 인수…광고 넘어 메타버스 박차

    이노션, 최첨단 VFX 스튜디오 지분 인수…광고 넘어 메타버스 박차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VFX(시각적 특수효과) 영상 제작 스튜디오 기업 ‘스튜디오레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메타버스 영역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이노션은 스튜디오레논에 총 290억원으로 지분 47.5%를 인수해 최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2020년 설립된 스튜디오레논은 VFX, 뉴미디어 등 특수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는 신생기업으로, 국내외 대형 게임사나 광고 프로덕션과 일하고 있다. 국내 VFX 업계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경영진 4명과 재무적 투자자(FI) 박재영 이사가 창립한 회사로, 신생 기업에 후발 주자임에도 성장 가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VFX 기술은 최근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어 확장성이 크다. 국내 VFX 기업들이 참여한 ‘승리호’, ‘오징어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은 넷플릭스에서 개봉돼 전 세계적인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노션은 스튜디오레논 인수를 통해 광고를 넘어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드라마에 이어 메타버스까지 종합적인 디지털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갖추게 됐다. 이노션은 “이제는 광고의 시대에서 ‘콘텐츠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콘텐츠 사업 전 영역에서 기술력이 중요해지고 있고 5G(5세대) 통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뉴미디어의 영향으로 하이 퀄리티 콘텐츠에 대한 니즈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광고 제작 영역을 넘어서 비즈니스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이노션은 지난해 퍼포먼스 마케팅사 디퍼플 인수에 이어 향후에도 소셜 플랫폼, 애드테크 등 신규 디지털 비즈니스를 위한 후속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이용우 이노션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는 광고 제작 전반의 기존 크리에이티브 생태계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VFX 전문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서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넓히고,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빠르게 도입함으로써 전통적인 광고 대행사에서 글로벌 콘텐츠 리딩 기업으로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튜디오레논과의 시너지를 강화할 추가 M&A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 [STOP PUTIN] 홀로코스트도 견딘 우크라 96세 러 공습에, 푸틴 ‘탈나치화’ 허황

    [STOP PUTIN] 홀로코스트도 견딘 우크라 96세 러 공습에, 푸틴 ‘탈나치화’ 허황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대량 학살하기 위해 세운 강제수용소에 네 차례나 끌려가고도 살아 남은 96세 우크라이나 노인이 러시아군의 공습에 세상을 등졌다. 보리스 로만첸코가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동부 히르키우의 한 아파트 구역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에 희생됐다고 영국 BBC가 21일 전했다. 러시아와의 국경으로부터 50㎞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 도시에는 지난 3주 동안 무자비한 러시아군의 포탄 공격이 쏟아져 적어도 500명 이상의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주장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희생자 중에는 9세 소년도 있다고 했다. 부헨발트와 미텔바우도라 기억재단은 로만첸코 노인의 죽음에 “깊은 황망함”을 표했다. 고인이 부회장이었던 이 재단은 유족들에게 연락을 받아 알게 됐다며 유대인이 아닌 고인이 “나치 범죄에 대한 기억 때문에 열성적으로 활동했다”며 “우리는 가까운 친구를 잃은 것을 추모하며, 슬픈 소식을 전한 고인의 아들과 손녀가 이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의 명분으로  ‘탈(脫) 나치화’ 주장을 해왔다. 로만첸코 노인은 홀로코스트에서 생존한 마지막 히르키우 사람이었다. 우크라이나의 유대인들은 정착촌에 집단 거주하곤 해 서유럽이나 중부유럽처럼 따로 게토를 만들지 않고 한 마을을 도륙하기가 더 쉬워 100만명 가까이 살륙됐다. 항전 의지를 연일 불태우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부터 유대 혈통이다. 만약 푸틴의 주장대로 우크라이나가 나치즘에 경도돼 있다면 유대인 혈통의 대통령이 대선 결선 투표에서 지지율 73%를 얻기 힘들 것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나치에 맞서 싸운 군인 출신이다. 많은 친척들이 홀로코스트에서 희생됐다. 극우 정당 스보보다는 지난해 총선 결과 의회 450석 가운데 비례대표로 한 석 밖에 얻지 못했다. 동부 돈바스 지역을 주무대로 하고 있는 아조우(아조프) 연대도 나치의 상징 하겐크로이츠와 상당히 닮은 문장을 사용하거나 과거 나치의 주장과 유사한 주장을 펼치곤 했으나 우크라이나 정규군에 편성된 이후 극우 색채가 빠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도 같은 평가를 내렸다.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단체는 2016년 초 미국이 아조프 연대에 대한 지원을 재개하는 데 반대하지 않은 것도 한 방증이다. 로만첸코는 북동부 본다리에서 1926년 1월 20일 태어났다. 나치가 소련을 침공했을 때 끌려가 1942년 독일로 이송돼 강제 노역을 해야 했다. 이듬해 탈주하려다 실패한 뒤 부헨발트 강제수용소로 옮겨졌다. 1945년 연합군에 해방될 때까지 그곳에서만 5만 654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또 미텔바우도라 수용소와 악명 높은 베르겐 벨센 앤드 피넴엔데 수용소에도 수용된 적이 있었다. 고인은 해방 67주년인 2012년에 부헨발트를 다시 찾아 “평화와 자유가 숨쉬는 새로운 세계”를 만들겠다는 생존자들의 다짐을 거듭했다. 나치는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유럽 전역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했다.
  • [속보] 정신이상설 푸틴, 급발진 우려… 바이든 “생화학무기 징후 명확”

    [속보] 정신이상설 푸틴, 급발진 우려… 바이든 “생화학무기 징후 명확”

    궁지에 몰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화학무기나 전술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푸틴이 생화학무기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는 징후가 명확하다”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에도 “(미국이 갖고 있는) 정보에 대해 말하지는 않겠지만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러시아에 직접 경고를 보낸 바 있다. 생·화학무기는 국제법으로 금지됐지만 푸틴은 집권 후에도 화학무기를 여러 차례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정찰총국(GRU)은 2018년 3월 영국에 머물고 있던 러시아 출신의 이중 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을 소련 시절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으로 암살했다. 2020년 8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중독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는데, 그의 몸에서도 노비촉이 검출됐다.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의 후원을 받고 있는 아사드 정권 측도 여러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화학무기 사용한 푸틴…급발진 우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아드리안 퍼넘 심리학 교수는 BBC에 “푸틴이 악랄한 방식으로 급발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푸틴과 같은 ‘자기 선전의 희생자’는 소수의 인원의 말만 듣고 다른 사람은 모두 차단한다는 점에서 외부 세계에 대한 잘못된 관점을 심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 국장은 푸틴의 정신 상태에 대해 “그는 오랜 세월동안 끌어오르는 불만과 자신의 야망을 불 태우며 자기 만의 생각을 강화하고 다른 견해를 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전 총리는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에게 푸틴이 “딴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열린세상]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통합의 정치/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열린세상] 새 대통령에게 바라는 단 한 가지, 통합의 정치/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후보 개인의 도덕성이나 많은 흠집의 논란 속에서도 가장 잘한 것은 깨끗하게 결과에 승복하고 당선인에게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이 패배 인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성공하는 대통령이 될 절호의 기회를 갖게 됐다. 이 후보가 역대 최소 표차인 ‘0.73% 포인트’의 아쉬운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나라는 다시 극단으로 치달으며 자칫 재검표라는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렸을 것이고, 정국은 혼돈 속으로 빨려들어 갔을 것이다. 윤 당선인은 어느 대통령보다 힘든 초반기를 보내야 한다. 여소야대의 국회,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절반의 국민들, 선거 기간 중 심화된 극단적 대립 등 외부 상황부터 험난하다. 권력자 주변으로 모여드는 사이비 전문가들과 정치꾼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여당 내 권력다툼 속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해야 하는 등 내부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당선인에게 바라는 유일한 소망은 바로 통합과 협치이다. 이를 위해서는 당선인도 언급했듯이 사람을 잘 써야 한다. 문재인 정부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적폐청산을 국정 제1과제로 정하고, 이를 위해 자기 사람들만으로 모든 자리를 채운 것이다. 자기편은 아무리 문제가 있더라도 감싸면서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급기야는 대놓고 무엇이 잘못됐느냐고 국민들에게 항변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은 스스로 말했듯이 누구에게도 빚 진 것이 없으니 보은 인사나 자기편 사람을 챙겨 줄 필요가 없는 자유로운 상황이다. 부정과 불법, 적폐는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무너진 검찰시스템의 복구나 정치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사법부의 독립은 필수적이다. 대장동 사건, 월성원전 사건, 울산 선거 사건 등 정치적 이유로 미루어진 조사가 진행돼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 하지만 진실은 밝히되 보복은 하지 말기 바란다. 5년 동안 망가진 나라를 새로 시작하겠다는 선언을 하며 공정과 상식의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공정이라는 취지 아래 전 정권에서 행한 많은 부조리와 불법을 단죄한다면, 다음 번 정권교체 이후 다시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당선인에게는 통합과 포용의 정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독단적인 주장이나 편향된 한쪽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사나 정책은 국회의 견제가 심할 것이다. 지난 정권처럼 다시 끼리끼리 인사로 시끄러워지면, 0.73% 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 절반의 국민들에게 공격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이다. 당선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인(人)의 장막 속에서 진솔한 국민들의 소리를 듣기 어려울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 편향이 점점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교언영색으로 대통령의 눈과 귀를 막는 사람보다 비판적인 사람을 가까이 해야 한다. 직접 일반 사람들의 생각을 자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현 정부의 청와대 신문고와 같은 보여주기식 소통보다는 많은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나름의 통로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야만 윤 당선인을 불러낸 일반 국민들의 생각과 유리되지 않을 것이다. 국민이 윤 당선인을 선택한 것은 정권교체라는 시대적 요구 때문이다. “호남이 사는 것이 영남이 사는 것”, “보수와 진보가 없고, 영호남도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당선인이 말한 것처럼, 초심을 끝까지 유지하면 뿌리 깊은 지역 갈등과 극단적 양극화 해소에 성공한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제는 지지자들의 리더가 아닌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독재국이 만든 ‘독이 든 쿨에이드’… 러·中, 허위정보 의존하다 낭패

    [박상현의 테크/미디어/사회] 독재국이 만든 ‘독이 든 쿨에이드’… 러·中, 허위정보 의존하다 낭패

    ‘독극물 음료수 집단자살’서 유래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대표적푸틴, 자신이 만든 거짓말을 믿어“우크라인 러 환영” 전쟁준비 소홀 中도 백신 허위정보 퍼뜨려 확산러·中은 민주주의 제도 불신 두 축독재자 원하지 않는 반론 잠재워 민주주의 ‘열린 소통’ 해독제 가져정보의 교환 통해 해결책 공개도1931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제임스 워런 존스는 어린 시절부터 방언이나 병 고침 같은 초자연적인 능력을 믿는 ‘오순절교회’라는 기독교 분파를 따르는 독실한 신자였고, 20대에 목사가 됐다. 인디애나주에서 포교 활동을 하던 존스는 1965년 거점을 캘리포니아로 옮겨 마약중독자와 도시 빈민들을 상대로 교세를 키웠다. 하지만 자신을 철저하게 믿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빠르게 이단 종교지도자로 변모했고, 1970년대에는 이 단체에서 탈출한 사람들로부터 존스가 자신의 주장에 세뇌된 신도들을 상대로 폭행과 약취 등의 범죄행위를 저지른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언론과 수사기관의 조사 대상이 됐다. 존스는 미국에서의 활동이 힘들어지자 신도 1000명을 이끌고 남미 가이아나로 가서 그곳에 자신들만의 마을을 만들고 ‘존스타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존스타운이라는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건 1978년에 이곳에서 일어난 집단자살 사건 때문이다. 미국의 하원의원과 방송국 기자 등이 가이아나에 찾아와 현장을 조사하자 이들을 살해한 후 사태가 커지자 존스 교주의 명령으로 독극물이 든 음료수를 함께 마시거나, 강제로 들이켜게 해 무려 914명이 한 장소에서 사망한 끔찍한 사건이다. 그런데 그때 사용한 음료수가 유명 브랜드 쿨에이드(Kool-Aid)라고 잘못 알려져서-이들이 사용한 음료는 유사품인 플레이버에이드였다-미국인들은 그 이후로 ‘문제가 있고 위험한 생각을 믿고 따른다’라는 의미로 ‘쿨에이드를 마시다’(drink the Kool-Aid)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단 종교지도자 존스 기행서 드러나 그런데 근래 들어서는 변형된 형태인 ‘자기가 만든 쿨에이드를 마시다’(drink their own Kool-Aid)라는 표현이 확산되고 있다. 자신이 만들어 낸 거짓말이나 허위정보를 스스로 믿는다는 뜻인데, 이 말이 자주 사용된다는 건 그런 사례가 흔해졌다는 얘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표적이다. 군사력에서 월등히 앞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론 러시아군은 강력한 무기를 앞세워 우크라이나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지만, 전문가들이 첫 3주 동안의 러시아 작전을 실패로 규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애초 러시아의 계획대로라면 침공 작전은 며칠 만에 끝났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대했던 전격전(blitzkrieg)에 실패한 러시아는 준비했던 전쟁자원이 바닥을 보이며 중국에 전투식량과 무기 원조를 부탁한 상황이다. 세계 2위의 군사강국인 러시아가 왜 이런 오판을 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설득력 있는 이유로 꼽히는 건 “푸틴이 자신이 만든 쿨에이드를 마셨다”는 주장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동안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세계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신나치가 정부를 장악하고 있을 뿐, 많은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의 개입을 바라고 있다”는 주장을 해 왔다. 즉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그건 우크라이나를 신나치 정부의 압제에서 해방시켜 주는 구조작전이고,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군을 두 팔 벌려 환영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게 푸틴이 만들어 낸 허구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일단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대계다-다들 이는 전쟁을 위한 구실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쟁이 시작되고 보니 푸틴 자신은 이걸 정말로 믿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편이면 반격은 적을 테니 공격을 최소화해도 되고, 또 그래야 그들의 민심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해서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자신이 만들어 낸 거짓말을 스스로 믿은 셈이다. 하지만 푸틴만 그러는 게 아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이자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은 지난주 자신의 칼럼에서 최근 홍콩, 선전을 비롯한 중국의 대도시들에서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그 원인 중 하나로 중국 정부의 허위정보 확산을 꼽았다. 중국은 팬데믹 초기에 독자적으로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그 결과로 나온 백신은 많은 나라들이 선호하는 mRNA 백신이 아닌 옛 기술에 의존한 백신이었다. 게다가 그 효과도 떨어졌는데, 중국 정부는 자국 백신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서구가 개발한 백신에 대한 허위정보와 음모론을 퍼뜨렸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에 따르면 이 결정은 두 가지 실패를 만들어 냈다. 하나는 새로운 변이에 효과가 뛰어난 서구의 백신을 막아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킨 것이고, 다른 하나는 중국 정부가 퍼뜨린 ‘서구의 백신’에 대한 불신론이 백신 전체에 대한 불신을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년층에서 이런 불신으로 백신 접종을 기피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음모론이라는 것이 만들어 내기는 쉬워도 한번 확산되면 통제가 불가능한데, 섣부른 불장난이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부른 셈이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의 공통점이 있다. 국가 주도의 허위정보 확산으로 자신들의 결정을 보호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스스로 그 허위정보를 믿고 거기에 의존하다가 낭패를 당했다는 점이다. 즉 자신들이 만든 ‘독이 든 쿨에이드’를 마신 것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진실은 묻혀 하지만 더 중요한 공통점은 이들이 서구를 중심으로 발전한 민주주의 제도를 불신하는 축을 구성하는 나라라는 데 있다. 소셜미디어 공작을 통한 여론 조작으로 민주주의 제도의 약점을 공략해 온 푸틴은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서 드러난 혼란을 ‘민주주의의 한계’라고 봤고, 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의 팬데믹 초기 대응 실패를 자신들의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비교하면서 중국식 체제의 우월성을 뿌듯하게 생각했다. 이들의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어 보였고,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는 독재체제 옹호론자들이 시진핑과 푸틴의 국가 운영 방식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전쟁이 일어나면 제일 먼저 죽는 것은 진실’이라는 말이 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는 진실보다 국론 일치를 통한 국민 동원이 중요하고, 진실은 대개 이런 목표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세상의 독재 정권들이 끊임없이 ‘국가적 위기’라는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가적 위기 앞에서는 독재자가 원하지 않는 이론과 반론을 쉽게 잠재울 수 있다. 그들은 이를 ‘국가의 효율적 운영’이라고 부른다. 그들의 주장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다. 국민의 생각과 주장을 일일이 듣고 그들을 설득하는 건 분명 시간과 자원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고, 한시가 급한 위기 상황에서 ‘유능한 독재자’의 단호한 결정과 강제적 이행에 비해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민주주의를 선택한 이유는 이 시스템이 위기의 순간에 빠른 결정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때로는 혼란스러워 보이고 우왕좌왕하기도 하겠지만 꾸준한 궤도 수정을 통해 목표를 잃지 않고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정치제도로서 이보다 더 나은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위에서 이야기한 중국과 러시아의 예에서 보듯, 독재국가들이 위기의 순간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고 단정하기도 힘들다. 물론 민주주의 국가들도 헛발질을 하고, 부도덕한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독이 든 쿨에이드를 사회가 마시기도 한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지난 몇 년 동안 목격했다. 하지만 독재와 달리 민주주의 시스템은 해독제를 갖고 있다. 정보의 자유로운 교환을 통한 열린 소통이 그것이다. 여기에는 알고리즘에 의한 허위정보 확산이라는 문제가 존재하지만 그 문제의 해결책 역시 투명하게 공개된 방식으로 토론하는 나라들이 있고, 특정 단어들의 검색을 아예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나라들이 있다. ●독재국가 그들만의 온라인 세상 구축 그리고 세상은 점점 더 이들 두 진영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어느덧 눈에 익은 20세기 중반과 같은 풍경 속으로 빨려들어 가고 있다. 유럽에서 탱크가 돌아다니고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물리적 환경도 충격적이지만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정보의 소통을 차단하는 온라인 세상의 분열은 더욱더 두렵다. 푸틴은 페이스북을 ‘극렬주의 조직’이라 부르면서 러시아에서 몰아냈지만, 이미 많은 서구의 온라인 서비스들이 러시아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물론 이들 중에는 중국에 아예 진입조차 하지 못한 기업들도 많다. 이제 이 두 나라와 이들의 뒤를 따르는 일부 독재국가들은 그들만의 독자적인 온라인 세상을 구축하고 자신들이 만든 쿨에이드를 마시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들을 구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항상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터레터 발행인
  • [만평] 조기영 세상터치 2022년 3월 22일
  • 황홀한 관능 또는 뒤틀린 악몽으로의 초대

    황홀한 관능 또는 뒤틀린 악몽으로의 초대

    전후 1920년대 유럽, 전위적인 미술 운동가들이 모여들었다. 기존 체계와 관습적 예술에 반대하는 다다이즘의 시작이었다. 자발성과 본능을 강조한 이 사조는 곧 초현실주의로 이어졌고, 인간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무의식에서 비롯한 기묘한 세계가 펼쳐졌다. 예술사적으로 중요한 초현실주의의 흐름과 특징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 2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서울 동대문구 DDP에서 선보이고 있는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에선 초현실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달리의 생애를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다. 스페인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 공식 협업해 국내 최대 규모로 꾸렸는데, 유화, 삽화, 설치작품, 영상 등 140여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달리는 평생 천재적 화가로 칭송받았지만 어쩌면 괴짜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그가 태어나기 전 세상을 떠난 형의 그림자를 내내 달고 살면서 부모에게 상처받았고, 강박증과 편집증 등에 시달리며 각종 기행을 벌였다. 전시는 어린 시절 입체주의와 인상주의를 탐구하며 그렸던 자화상부터 밀레의 ‘만종’ 등 기존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 현실을 뒤틀고 몽환적으로 표현한 새로운 차원의 그림을 모두 소개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연구한 잠재의식에 강한 충격을 받고, 기이한 꿈의 세계를 가장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그려 내는 화가로 거듭난 달리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꿈길을 걷는 듯하다. 4월 3일까지.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전은 달리뿐 아니라 르네 마그리트, 마르셀 뒤샹, 막스 에른스트, 만 레이 등 수많은 작가의 원화를 한곳에서 볼 수 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세계적 박물관 보이만스 판뵈닝언의 소장품으로 이뤄져 풍성하다.우연과 비합리성, 꿈 등은 초현실주의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개념이었다. 이들은 무의식으로 가는 길을 열기 위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으며, 서로의 꿈을 기록하고 환각을 추구하기도 했다. 사랑과 욕망 역시 중요한 주제였다. 작가들은 관능적이고 기이한 물건을 통해 욕망을 묘사했다. 작품들은 하나의 이미지로 끝없는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환각을 실체화해 관객들에게 망상을 공유하며, 환상적이지만 악몽 같기도 한 세계를 내보인다. 다다이즘부터 앙드레 브르통이 1924년 내놓은 ‘초현실주의 선언문’, 초현실주의 이후 추상파 운동까지 폭넓게 아우르고 있다. 4월 24일까지.
  • 머스크 설득하고 코인 군자금 조달한 우크라 31세 장관

    머스크 설득하고 코인 군자금 조달한 우크라 31세 장관

    우크라이나가 군사강국 러시아의 침공을 26일째 막아 내는 가운데 종횡무진 활약 중인 30대 청년이 주목받고 있다. 그의 전장은 온라인 세상이고 무기는 트위터다. 워싱턴포스트(WP)가 ‘트위터를 대포처럼 쓰는 남자’라고 소개한 우크라이나 정부 최연소 멤버, 미하일로 페도로우(31)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부 장관의 얘기다. 페도로우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 침공 이후 주요 거대기술기업(빅테크)을 상대로 러시아 내 영업을 중단해 달라는 공개 압박에 나섰다. 알렉스 보르냐코우 디지털혁신부 차관은 “페도로우가 50여개 기업에 원조를 요청했고 우크라이나 거주 외국인과 규제기관 등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고 전했다. “2022년에는 현대 기술이 탱크와 다연장 로켓, 미사일에 최고의 대응책이 될 것”이라던 페도로우의 전략은 적중했다. 페이스북과 구글(유튜브), 틱톡은 지난달 28일 이후 가짜뉴스를 쏟아 내는 러 국영언론 RT와 스푸트니크 계정을 중단시켰고,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페도로우의 공개서한을 받은 뒤 러시아 내 애플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다. 민간 싱크탱크 대서양위원회의 에머슨 브루킹 선임연구원은 “국제여론과 정보기술(IT) 기업을 움직이는 페도로우의 능력은 비범하다”고 치켜세웠다. 세계 최고 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도 페도로우에 화답했다. 장관 취임 후 머스크를 만나고자 여러 번 요청했지만 매번 거절당했던 페도로우는 전쟁 개시 후 “당신이 화성을 식민지로 만들려는 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고 한다”는 트윗을 보내며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단말기 ‘스타링크’ 지원을 요청했다. 그날 오후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곧 도착할 것”이라고 답장을 보냈다. 이후 우크라이나는 수천 개의 스타링크를 지원받았고, 이틀에 한 번꼴로 스타링크를 실은 화물편이 도착하고 있다고 페도로우는 밝혔다. 지난달 25일 페도로우는 암호화폐 거래가 가능한 정부 공식 전자지갑을 설치해 1억 달러(약 1216억원)의 기부금을 유치했다. 서방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십억 달러 원조에 비할 수 없는 적은 금액이지만, 신속 유연한 암호화폐를 전쟁 수단으로 활용한 드문 사례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페도로우가 구상 중인 다음 무기는 대체불가토큰(NFT)이다. 전쟁 현장을 매일 기사나 예술작품 형태로 만들어 ‘전쟁 박물관’이라는 이름의 디지털 자산으로 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비극의 현장을 역사에 기록하는 한편 판매 수익으로 전쟁 자금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보르냐코우 차관은 전했다.
  • [단독]압색 전날까지도 화천대유 법인카드 사용한 최윤길 전 의장

    [단독]압색 전날까지도 화천대유 법인카드 사용한 최윤길 전 의장

    대장동 민간개발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40억원대의 뇌물수수를 약속받은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자택 압수수색 직전까지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법인카드를 사용했던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지난 2월 15일 부정처사사후수뢰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의장의 공소장 범죄일람표에는 그가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급여 약 5300만원과 화천대유 법인카드 약 2750만원의 사용 내역이 상세히 기재돼 있다. 최 전 의장은 성과급, 연봉, 법인카드 등의 명목으로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씨 일당으로부터 총 41억 2000만원 상당을 약속받았고 이중 총 8039만원을 실제로 수령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전 의장은 화천대유에 부회장으로 이름을 걸어두고 출근은 하지 않은 채 매달 587만원씩을 월급 명목으로 챙긴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2월부터 계좌로 월급을 받았는데 마지막으로 수령한 날짜는 지난해 10월 20일이었다. 지난해 9월쯤 이미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과 관련해 고발장이 접수돼 검경에서도 화천대유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는데 그 이후에도 월급을 받은 것이다.월 300만원씩 사용가능한 법인카드도 지난해 2월부터 쓰기 시작해 마지막 결제일은 지난해 11월 16일이었다. 최 전 의장은 11월 17일에서야 법인카드 사용을 멈춘다. 경찰이 최 전 의장의 경기 광주시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날이다. 그는 이미 대장동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에는 62회에 걸쳐 약 297만원, 11월에는 20회에 걸쳐 약 99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결제해 고급 음식점이나 골프장 등에 다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놓고 결국 수사망이 자신에게까지 미지치 않을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해 의혹이 터진 이후에도 계속해 법인카드를 사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 전 의장은 대장동 의혹이 세상에 터지자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아내, 가족 등에게 “나만은 구속, 처벌을 피하게 해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 전 의장은 지난 16일 있었던 공판준비기일에서도 월급과 법인카드 사용액에 대해 “정상적인 근로의 대가”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최 전 의장에 대한 다음 재판 기일은 다음 달 6일 진행된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