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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아 바꿔치기 사망 사건’ 다시 재판…범행 미제될 가능성

    ‘여아 바꿔치기 사망 사건’ 다시 재판…범행 미제될 가능성

    지난해 경북 구미시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자아이의 친모가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며 2심까지 내려졌던 징역 8년형이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재판부는 경찰과 검찰은 물론 1,2심이 모두 인정한 범행 시점 등이 증거와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뒷받침되지 않았다며 이런 판단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사건은 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들며 미제로 남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6일 미성년자 약취(납치)와 사체은닉미수 혐의로 기소된 석모(49)씨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유전자 감정 결과가 증명하는 대상은 이 사건 여아(사망 여아)를 피고인의 친자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불과하고 피고인이 피해자(납치 여아)를 이 사건 여아와 바꾸는 방법으로 약취했다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추가적인 심리가 가능하다고 보이는 이상 유전자 감정 결과만으로 미성년자 약취라는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의 행위가 약취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양태)과 종류, 수단과 방법, 피해자의 상태 등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재판 과정에서 유전자 검사 결과 원래 외할머니인 줄 알았던 피고인이 숨진 여아의 친모라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피고인이 산부인과에서 아이 바꿔치기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이번 사건은 지난해 2월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야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처음에는 아동학대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유전자 검사에서 친모로 알려졌던 김씨(석씨의 딸)가 실상은 숨진 여야의 언니로 밝혀지며 세상을 놀래켰다. 친모는 외할머니로 알려졌던 석씨였다. 동생을 자신이 낳은 딸로 알고 키우다 방치해 숨진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1, 2심에서 징역 20년을 받고 상고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하급심에서는 유전자 검사 결과와 혈액형, 출산 전 회사를 그만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친모인 석씨가 여아를 숨기려고 했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 7년 만의 임재범 “아픔 여전하지만…내게도, 여러분께도 위로됐으면”

    7년 만의 임재범 “아픔 여전하지만…내게도, 여러분께도 위로됐으면”

    “마음 속 상처가 그렇게 쉽게 지워지진 않는 것 같아요. 아직도 힘들지만 곁에서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이렇게 다시 노래도 하게 됐네요.” 가수 임재범이 7년 만에 정규 7집 ‘SEVEN,’(세븐 콤마)로 팬들을 찾는다. 16일 앨범 발매 기념 청음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긴 공백기와 그간의 아픔을 돌아보며 “다른 가수처럼 소셜미디어(SNS)도 하지 않는데, 아무런 말없이 참아주신 팬들게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2015년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애프터 더 선셋: 화이트 나잇’을 발매하고 2016년 2월 마지막으로 공연한 뒤 그는 잠적하다시피 했다. 2017년 아내인 뮤지컬 배우 송남영씨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 임택근 전 아나운서까지 2020년 별세하며 그는 깊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다.임재범은 “음악도 듣지 않고, TV도 보지 않았다. 왜 내게만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질까 마음이 많이 무거웠고 주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힘든 무게를 견디지 못해 주저앉아 있었다는 게 솔직한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 “아무도 만나지 않다가 소속사 식구들과 대화하며 그래도 사람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게 어떻겠냐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며 “지금도 완전히 치유된 건 아니지만, 이렇게 나올 수 있는 힘을 주신 소속사와 오래 기다려주신 팬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새 앨범 ‘세븐 콤마’에는 이제 쉼을 멈추고 비로소 숨을 쉬며 전진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그간의 진솔한 스토리를 담아내기 위해 ‘너를 위해’, ‘비상’ 등 임재범의 수많은 히트곡을 쓴 작사가 채정은이 11곡 중 10곡에 참여했다. 임재범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정은씨가 나를 들여다보고 있는 사람처럼 상황에 맞는 곡을 잘 써줬다”며 “저의 파트너와 다름 없는 분”이라고 했다.이날 공개되는 앨범의 프롤로그곡 ‘위로’는 수많은 이유로 불 꺼진 방에서 혼자 힘듦을 참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이 노래를 듣는 시간이라도 가만히 곁에 서 있고 싶다는 소박한 위로를 담았다. “여러분을 위로하겠다는 뜻이지만, 사실 스스로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는 게 그의 솔직한 마음이다. 그래서일까, 임재범 특유의 거칠고 묵직한 목소리 대신 이 곡에서는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그는 “창법을 바꾼 건 아닌데, 오랫동안 노래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톤이 얇아진 것 같다”며 “주위에서는 2집 때 목소리로 돌아간 것 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앨범에는 발라드를 포함해 락, 미디움 템포, 새로운 시도까지 담길 예정”이라며 “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공연도 하고, 팬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흑사병 진원지 중국 아니라 키르기스스탄 이식쿨 호수 주변일 수”

    “흑사병 진원지 중국 아니라 키르기스스탄 이식쿨 호수 주변일 수”

    14세기 중반 유럽 인구를 반토막 내고 아시아, 북아프리카에 살고 있던 이들까지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세 흑사병(페스트)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처럼 중국에서 발병했다는 가설이 유럽 전역에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지금의 키르기스스탄 북부에서 시작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와 튀빙겐 대학, 영국 스코틀랜드 스털링 대학 연구진은 지금으로부터 거의 700년 전에 톈산산맥 위쪽 이식쿨 호수 근처 묘지에서 발굴한 유해들의 치아에서 고대 페스트균에 대한 게놈 분석을 토대해 이곳이 발원지임을 밝혀냈다고 영국 BBC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필립 슬라빈 박사 등이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은 논문을 통해 두개골 7개만 연구해서 샘플이 작은 한계는 있지만 중국 발병설 등 여러 가설을 물리칠 수 있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이곳 묘지를 연구 대상으로 택한 것은 추 계곡이란 곳에서 약 140년 전 이뤄진 유적 발굴 과정에 시리아어로 ‘1338년 전염병으로 숨졌다’는 내용의 묘비들이 잇따라 나오고 이듬해까지 폭발적으로 세상을 떠나 이곳에 묻힌 이들이 폭증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중세 흑사병은 이보다 9년 뒤인 1347년 흑해에서 상품을 싣고 이탈리아 제노아 등에 도착한 무역선을 통해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로 번져 나가 최대 60%까지 사망자를 낸 최악의 전염병으로 기록돼 있다. 연구진은 ‘전염병 묘비’를 가진 여성 3명의 유해에서 나온 치아에서 흑사병을 일으키는 페스트균의 DNA를 검출해 게놈 분석을 진행했다. 중세 흑사병은 페스트균 변이종이 폭증하는 이른바 ‘빅뱅’을 통해 무섭게 번져나간 것으로 연구돼 왔는데, 이들 유해에서 확인된 페스트균은 이런 폭발적 변이가 있기 전의 형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럽과 중동, 북아프리카에 흑사병을 일으킨 변이종은 물론 현존하는 모든 페스트균 종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논문 제1 저자인 튀빙겐대학의 마리아 스피로우는 “이 고대 페스트균은 대규모 다양화의 정확히 중심점에 위치해 있다”면서 “우리는 중세 흑사병 페스트균의 근원종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1338년이라는) 정확한 시점까지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으로 흑사병이 확산할 때 무역이 결정적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1338년에서 1346년 사이에 페스트균이 중앙아시아에서 흑해로 비슷한 과정을 거쳐 확산했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연구진은 페스트균이 세계 도처의 들쥐를 숙주로 삼고 있는 만큼 1338∼1339년 옛 실크로드 무역로 인근 마을을 초토화한 고대 페스트균도 주변의 들쥐에서 옮겨온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 수석저자이자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장인 요하네스 크라우제는 “이 페스트균 종과 가장 비슷한 현대 변이종은 톈산산맥 주변의 숙주동물에서 발견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앙아시아가 중세 흑사병의 기원이라는 점을 나타내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마이클 냅 박사는 “진정 가치있는” 연구라고 치켜세우면서도 “훨씬 많은 개인과 시대, 지역들의 데이터가 모여야 이번에 나온 데이터들의 참 의미를 명확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을 휩쓴 이 재앙 때문에 공중 위생 면에서 여러 가지 제도가 정립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밀라노의 성공적인 봉쇄 덕에 15%의 주민만 감염되자 이탈리아 전역에서는 환자들을 마을 바깥 나병 수용소에 격리하고, 출입하는 사람과 물건을 일정 기간 격리하는 검역의 개념을 도입했다. 크로아티아 라구사에서도 1377년 흑사병이 유행하는 주변 섬들로부터 오는 사람이나 물자를 30일간 격리하다 2년 뒤 40일(quarantenaria)로 늘어났고, 검역(quarantine)이란 단어의 어원이 됐다. 사람들은 막연하게 흑사병이 끝난 것으로만 여기는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세계적으로 3248건의 감염이 보고돼 이 중 584명이 사망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 “세상 구하는 건 미인 아닌 사람이더라” 미스 우크라이나의 출사표

    “세상 구하는 건 미인 아닌 사람이더라” 미스 우크라이나의 출사표

    세계 3대 미인선발대회 중 하나인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 출전할 우크라이나 대표가 확정됐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미스 유니버스 우크라이나 조직위원회(이하 우크라 조직위)는 모델 출신 자원봉사자 빅토리아 아파나센코(28)를 자국 대표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 조직위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올해 미스 유니버스 대표 선발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신 미스 유니버스 주최사인 미국 스포츠·모델 기획사 IMG와 협의 후에 아파나센코를 자국 대표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체르니히우에서 태어나 키이우국립대학교 심리학부에서 사회사업을 전공한 아파나센코는 전쟁 전까지 전문 모델로 활약했다. 리듬 체조와 사교댄스, 현대 무용에 능하며 미술과 문학에도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집 출간도 준비 중이다. 2월 24일 전쟁이 터진 후 아파나센코는 자원봉사자로 변신했다. 현재 키이우는 물론 이르핀, 부차, 호스토멜 등 교외까지 들어가 어린이와 노약자, 실향민, 연고가 없는 군인을 돌봤다. 직접 음식을 준비해 나눠주고 의약품 등 구호물자를 배달했다.우크라 조직위는 “다가오는 제71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에서 빅토리아 아파나센코가 우크라이나를 대표할 것이다. 아파나센코는 미스 유니버스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전 세계 알려 국제 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고, 국제 정보 및 문화 전선에서 진실과 평화를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밝혔다. 아파나센코는 홍보 동영상을 통해 “러시아 침략자들은 악의 화신”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군은 민간인을 약탈하고, 고문하고, 뒤에서 총을 쏴 죽이고, 여자와 아이들을 강간한다”고 지적했다.이어 “러시아는 가족과 친구 등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빼앗고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을 빼앗고 있다”고 밝혔다. “21세기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끔찍한 현실”이라고 그는 호소했다. 그러나 아파나센코는 끝까지 싸울 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나는 분명한 한 가지를 배웠다. 세상을 구하는 건 미인이 아니라 사람이고, 빛의 전사들이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내와 동정심, 사랑으로 무장한 빛의 전사들은 목숨을 내놓고 우크라이나를 지키고 있다. 깊은 감사와 끝없는 존경을 표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미스 유니버스 출전으로 우크라이나 국민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러시아가 저지른 비열하고 불공정한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요구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아파나센코는 마지막으로 “내가 아닌 우리의 승리를 위하여 끝까지 경쟁하겠다. 전 세계가 우리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파나센코가 출전할 제91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는 연내 개최될 예정이다. 다만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현재 23개국이 대표 선발을 완료했으며 6월에는 페루, 캄보디아, 칠레, 베트남이, 7월에는 영국, 말레이시아, 독일이 대표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슬람 개종자 스코틀랜드 고원 순례하는 이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슬람 개종자 스코틀랜드 고원 순례하는 이유

    스코틀랜드 북서부 하일랜드 글렌 카론 지역의 숲속 주차장에 차들이 잇따라 들어왔다. 곧이어 스무명 정도가 차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약간의 비가 예보돼 모두 모자를 쓰거나 후드로 덮었는데 여성들은 히잡을 두른 것을 보면 무슬림들이다. 이들은 이곳으로부터 10㎞정도 떨어진 웨스트 로스의 글린 피오드헤이그에 있는 이블린 코볼드 부인의 묘지를 찾아 가는 순례자들이다. 주말이면 이곳 주차장에 수백대의 차량이 주차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고 BBC는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왜 무슬림들이 빅토리아 시대 귀족 부인의 묘를 찾는 것일까? 이블린 부인은 영국에서 태어난 여성으로는 처음 이슬람으로 개종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까지 성지순례 하지를 다녀온 인물이다. 해서 영국의 많은 무슬림 개종자들이 에딘버러, 리버풀, 레스터 등에서 자동차로 운전해 와 성지 순례하듯 이곳을 찾는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 순례 행사는 영국의 자선단체 개종무슬림재단이 지원한다. 창립자 바툴 알토마는 아일랜드 출신 개종자로서 맨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기억을 소환했다. “이블린 부인에 대해 알게 된 뒤부터 그녀의 사연에 빠져들었다.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스스로 물러서지 않는 엄청난 부인이었다.” 이블린 부인이 세상을 떠난 것은 1963년 1월이었다. 그녀는 이 길을 걸어 묻히고 싶었던 곳까지 걸어갔다. 자신의 영지 안 고립된 언덕배기에 묻혔다. 인버너스 모스크 홈페이지에 남겨진 기록에 따르면 백파이프 연주가 있었고, 서리주 워킹에서 온 이맘이 장례 예식을 집전했다. 워킹 모스크의 관계자가 거의 60년 만에 이날 추모 행사에 함께 했다.1867년 에딘버러에서 태어난 이블린 부인은 어린 시절을 스코틀랜드와 북아프리카에서 지냈다. 1891년 이집트 카이로를 여행하다 존 코볼드를 만나 결혼했는데 알제리 친구들과 카이로의 모스크를 찾았다가 처음 이슬람 세계를 접하게 됐다. 나중에 “무의식 중에 마음 속으로 이슬람을 품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언제 개종을 결심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탈리아 로마를 찾아 교황을 알현한 뒤에 믿음을 확신하게 됐던 것으로 보인다. “교황 성하가 갑자기 날 지목하며 가톨릭 신도냐고 묻길래 멈칫했다가 무슬림이라고 답하고 말았다. 오랫동안 이슬람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아는 척하지 않으려 했다.” 아라비아 이름 자이납을 받아들이고 65세 나이에 메카 순례를 다녀왔다. 이번 순례객 중에는 아프가니스탄 종군 기자로 일하다 2001년 탈레반에 체포됐다가 이슬람에 귀의한 이본느 리들리도 있었다. 지금은 스코틀랜드 보더스에 살고 있는데 “탈레반에 구금돼 있을 때 개종을 고민하게 됐다. 처음에는 학문적으로 접근했는데 갈수록 영적 영혼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책 ‘In the Hands of the Taliban’에서 탈레반 남자들이 보여준 존중과 호의에 놀랐다고 했다. 억류돼 있을 때 꾸란을 공부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풀려났다. 리들리는 터키에 있을 때 알토마에게서 이블린 얘기를 처음 들었다. “이 각별한 스코틀랜드 여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찾아 읽었고, 우리 둘은 이슬람 개종자들을 모아 커밍아웃하게 하고 이블린의 묘지에까지 순례를 가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3시간 뒤에 묘지에 도착한 이들은 각자 추모의 기도를 올렸는데 일부는 눈물을 훔쳤다. 알토마가 이블린 부인의 책 ‘Pilgrimage to Mecca’ 가운데 메카 순례 대목을 낭독함으로써 추모식을 마무리했다. “지난날들은 끝없는 관심과 경이로움과 아름다움 말고 또 무엇을 내밀었는가? 내게 놀라운 신세계가 펼쳐졌다.” 알토마는 이블린 부인이야말로 막 개종한 이들이 스코틀랜드인으로서의 정체성과 문화를 간직하면서도 새로운 신앙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델이라고 했다.
  • 신성우, 55세에 둘째 득남

    신성우, 55세에 둘째 득남

    가수 겸 배우 신성우가 둘째 득남 소식을 전했다. 신성우는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6.13. 둘째 아들 환준이가 세상에 태어났습니다”라는 글로 둘째의 탄생 소식을 전했다. 신성우는 이어 “4㎏. 52㎝ 장군이 태어났네요. 아이도 엄마도 건강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공개된 사진에는 태어난 아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신성우의 행복한 모습이 담겨 있다. 한편 신성우는 최근 tvN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에 출연했다.
  • 하나금융, 새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 선포… “신뢰 기반한 가치 창출할 것”

    하나금융, 새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 선포… “신뢰 기반한 가치 창출할 것”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명동사옥에서 ‘NEXT 2030’을 위한 새로운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선포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목표 ‘O.N.E. Value 2030’을 발표했다. 행사는 그룹의 국내외 계열사 임직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하고 유튜브를 통해 전국 영업점으로 생중계됐다.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은 하나만의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미래·가치를 연결해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될 금융 그 이상의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신뢰·혁신·플랫폼이라는 3대 방향성을 담고 있다. 또한 ‘O.N.E. Value 2030’을 통해 가치 중심의 금융그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이날 함영주 회장은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은 누구에게나 일상 속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금융을 넘어 모두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세상과 풍요로운 미래를 연결해줄 것”이라며 “하나금융그룹만의 혁신적 플랫폼을 통해 모두가 마음껏 금융을 즐기고, 신뢰에 기반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도록 그룹 모두의 역량을 집중해 함께 비전을 이뤄가자”고 당부했다. ●‘NEXT 2030’ 위한 새로운 비전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은 ‘하나만의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미래·가치를 연결한,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될 금융’의 줄임말로 3가지 의미가 녹아있다. 의미를 풀어보면 먼저 ‘하나만의 방식’은 손님 중심 철학에 기반을 두고 올바른 금융을 실현하겠다는 신뢰를 추구한다. 디지털 시대에 다른 금융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롭고 다양한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시간과 공간·미래·가치의 연결’은 진화한 금융 플랫폼 구현으로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필요로 하는 금융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디어를 최적의 솔루션으로 구현해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겠다는 다짐을 나타낸다. ‘모두가 함께 누리게 될 금융’은 손님·주주·사회 모두가 필요로 하는 금융·비금융 서비스의 제공은 물론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ESG 경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치 중심의 중장기 전략목표 ‘O.N.E. Value 2030’ 새로운 중장기 전략목표 ‘O.N.E. Value 2030’은 ‘Our Value(손님 가치)’, ‘New Value(사회 가치)’, ‘Extra Value(혁신 가치)’를 말하는 것으로 가치 중심의 성장전략을 추구한다. ‘Our Value’는 손님이 필요로 하는 것을 모든 것을 연결해 가장 손님 중심적인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의지를, ‘New Value’는 사회구성원의 행복을 추구하는 ESG 경영을 실천해 인정받는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다짐을, ‘Extra Value’는 미래 역량을 확보해 더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적인 금융그룹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고 있다.
  • 서지현 “한국정부는 미친X 취급하는데…美대사관 편지에 울컥”

    서지현 “한국정부는 미친X 취급하는데…美대사관 편지에 울컥”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던 서지현 전 검사가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격려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받았다. 서 전 검사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 대사관으로부터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면서 주한미국 대사관의 헨리 해거드 참사관 편지를 공개했다. 해거드 참사관은 편지에서 서 전 검사가 ‘미투 운동’, ‘양성평등’, ‘여성과 청소년 인권보호와 권익’에 애를 써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디에 계시든, 하시는 일에 보람과 좋은 열매가 있기를 기원한다”며 “그동안 수고 많으셨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고 정중하게 서 전 검사를 배웅했다. 서 전 검사는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정권을 막론하고) 미친X 취급을 받고, (검찰의 음해를 믿고)‘지 정치하려고 그런거라는데 우리가 왜 도와주냐’는 소리만 들었을 뿐”이라면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수고 많았다’‘감사하다’는 문구를 보니 괜히 울컥해진다”고 토로했다. 서 전 검사는 또 “부모님 산소에 다녀왔다”며 “정말 죽을 힘을 다했는데, 왜 이렇게 세상은 안 바뀌는 거냐고 엄마 앞에서 한참을 울었다”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 한풀이나 원한으로 한 일이 아니었다”며 “후배들은 이런 일을 겪지 않기를 바랐고, 검찰이 개혁되기를 바랐다. 그런데 무엇이 변한 걸까”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서 전 검사는 “사실 제가 겪은 일은 그다지 특이하거나 특이한 일은 아니었다”며 “직장 내 성폭력, 그 이후의 괴롭힘과 음해, 2차 가해, 너무나 흔하고 전형적인 일들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력은 범죄라고, 성폭력을 덮기 위한 보복인사는 범죄이고 불법 행위라고, 피해자를 괴롭히기 위한 헛소리들은 명예훼손이라고 법정에서 선언 받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성폭력과 그 이후의 (죽기전에는 벗어날수없는) N차 가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위안과 선례를 남겨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서 전 검사는 “그런데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의 당연한 선언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피해자를 외면하고 비난하고 가해자를 감싸고 비호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세상은 언제쯤 변하는 것일까요 과연 변하기는 하는 것일까요”라고 되물으며 글을 마무리했다. 앞서 서 검사(사법연수원 33기)는 2018년 1월 29일 검찰 내부통신망 게시판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며 검찰 내부 성추문을 과감하게 공론화했다. 이어 다음날인 1월 20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검찰 최고위직 인사로부터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디지털성범죄 등 대응TF에 파견돼 활동하던 서 전 검사는 지난달 16일 성남지청으로 인사이동을 통보받자 사직서를 제출했다. 법무부는 지난 2일 명예퇴직 형식으로 사표를 수리했다.
  • [월드피플+] 루게릭병과 맞서 싸운 ‘인류 최초 사이보그’ 세상 떠나다

    [월드피플+] 루게릭병과 맞서 싸운 ‘인류 최초 사이보그’ 세상 떠나다

    "나는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세계 최초의 사이보그라 불렸던 영국 로봇학자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턴트 등 외신은 영국 출신의 피터 스콧 모건 박사가 6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로봇학자인 모건 박사는 지난 2017년 ALS 또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운동신경원병(motor neuron disease, MND) 진단을 받았다. 과거 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앓았던 병으로 모든 근육이 마비되고 심지어 스스로 호흡하고 먹을 수도 없는 인간에게 가장 잔인한 질병이다. 앞으로 2년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 말 그대로 죽음을 기다리는 처지에 내몰렸으나 그는 이에 굴하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장기를 기계로 교체해 사이보그가 되는 그야말로 로봇학자 다운 결심을 한 것.실제로 그의 결심은 하나 둘 현실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전문가와 로봇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후두를 제거하고 음식물을 주입받는 관과 용변처리 장치를 달았다. 여기에 얼굴 근육도 마비될 것을 대비해 표정을 캡쳐해 실제 자신의 얼굴과 유사한 아바타를 개발했다. 또한 목소리도 미리 녹음해 둬 눈을 움직이면 AI 시스템을 통해 아바타가 표정을 짓고 말을 할 수 있게 했다.   물리적인 행동은 특수 제작된 휠체어가 대신했다. 근육 수축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팔과 다리는 이 휠체어를 통해 똑바로 서거나 누울 수 있는 것.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친 모건 박사는 이때부터 자신을 '피터 2.0'이라 불렀다. 당시 모건 박사는 "나는 계속 진화할 것이다. 인간으로는 죽어가지만 사이보그로 살아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렇게 인간을 넘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던 모건 박사는 그러나 지난 14일 눈을 감았다. 모건의 가족은 트위터를 통해 "피터가 가족 및 지인에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음을 알린다"면서 "장애에 대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한 그의 행동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추모했다.    보도에 따르면 생전 모건 박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간이라는 의미에 혁명을 일으키도록 돕는 것이었다. 모건 박사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나는 자신의 몸에 갇힌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면서 "이는 단순히 루게릭병에 대한 것이 아니다. 사고, 질병, 유전, 노년, 치매 등 모든 장애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 궁극적인 목표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자유로워지는 것"이라면서 "나는 운좋게 프로토타입으로, 이 초기 실험이 인류가 미래에 네오 휴먼(Neo human)이 되기 위한 거대한 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평창올림픽 에이스 35세로 세상 떠났다

    평창올림픽 에이스 35세로 세상 떠났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간판 공격수로 활약한 조민호(안양 한라)가 15일 오후 폐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35. 고인은 경기고와 고려대를 나왔고 대학 4학년이던 지난 2008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첫 골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평창올림픽 조별리그 A조에서 체코와 첫 경기를 치렀고 조민호는 당시 선제골을 넣었다. 그는 2008년 이후 지난해 8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최종 예선까지 대표팀으로 뛰었다. 고인은 소속팀 안양 한라에서 전설적인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2009년 입단해 안양 한라가 기록한 여섯 번의 아시아 리그 아이스하키 우승을 모두 함께했고, 2018년부터는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끌었다.
  • [전민식의 달달한 삶] 야매/소설가

    [전민식의 달달한 삶] 야매/소설가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 좁고 긴 어둠 안을 들여다보다 칼춤을 추며 내 쪽으로 다가오던 만신에게 놀라 골목을 뛰쳐나온 일이 있었다. 뒤를 살피지 않고 나오는 바람에 차도까지 물러나게 됐고 그만 택시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침대 위에 앉아서 얼굴을 감은 붕대를 풀던 기억이 내겐 가장 오래된 기억이다. 세월이 한참 흘러 어머니가 그런 말을 했다. 그날 꿈자리가 정말 뒤숭숭했다고. 요즘은 아내가 그런 소리를 가끔 한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잠깐은 조심하는 편이다. 그런데 가만 예전의 자잘한 사고들을 돌이켜 보면 그건 평소에도 조심하면 큰 탈 없이 지나갈 일이고 꿈에 별일이 없다 하더라도 내가 조심하지 않으면 터질 일들이었다. 지금은 구경하기 힘든 꽃상여를 꼭 한 번 본 일이 있다. 그 광경 역시 어릴 때 기억인데 누리끼리한 상복을 입고 상여 뒤를 따라 걸으며 눈물짓던 사람들에 대한 잔영까지도 선명했다. 옛 어른들은 장의차나 상여를 보면 그날 재수가 좋다고 말했다. 상여를 보았던 그날 나는 재수가 좋았었나? 멀리 다른 세상으로 떠나는 사람의 행렬을 보는 일이 어찌 재수가 좋은 일을 만들어 낼까? 어쩌면 이른 아침부터 죽음의 향기를 맡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상여를 봤다면 재수 없다 생각하지 말자는 뜻에서, 삶을 허무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에서 누군가 만들어 낸 덕담일지도 모른다. 지난해 거의 반 년 동안 사찰에서 운영하는 수목장에서 일하며 매일 장의차를 보았다. 매일 장의차를 보았으니 매일 재수가 좋았어야 했을 텐데 딱히 재수 좋은 일이 일어난 것도 없고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그렇게 재수와 관련된 미신들이 제법 많다. 밥 먹을 때 다리를 떨면 복이 달아난다, 밥상에 숟가락을 엎어 놓으면 숟가락을 사용하는 사람이 일찍 불귀의 객이 된다, 밥 먹고 곧바로 머리를 빗으면 재수 없다, 꿈에 윗니가 빠지면 집안 어른 중 한 명이 상을 당한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손님이 오고 머리에 가마가 두 개면 결혼을 두 번 한다. 어떤 징조에 대해 말하고 그걸 풀이하는 이런 형태의 미신을 ‘야매 점’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내일의 일을 모르니 사람들이 그런 미신에 의존하는 것이리라. 나 역시 하나의 일에 공들일 땐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았고 손톱도 깎지 않았다. 문지방을 밟지 않았고 상가집엘 다녀오면 어깨 너머로 소금을 뿌렸다. 그런 야매 점들의 힘에 의한 것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2012년에 제법 큰 상을 하나 받게 됐다. 종교적 보편성을 지니지 못한, 사람들 사이에서 헛되고 옳지 않은 일이라 보는 이 야매 점을 지켜 낸 덕이었을까? 하지만 야매 점엔 야료의 냄새가 농후하게 난다. 야료는 좀 야비하고 생트집인 데다가 진정성이라곤 아예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럼 적어도 내가 이름을 얻은 건 야매 점이나 야료스러운 일들의 덕은 아닌 듯하다. 언제부터 자리잡아 온 것인지 모르는 이런 야매 점들은 우리가 사는 일상을 오만하게 바라보지 말고 늘 진정성 가득한 마음으로 대하란 뜻이리라. 이번 시험에서 떨어진 건 아침에 깜빡 잊고 미역국을 먹었기 때문이고 교통사고를 당한 건 어제 상갓집을 다녀오며 소금을 뿌리지 않아서라고 말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런 일들이 사람의 삶을 결정짓지도 않지만 이보다 더 큰 점사의 일이라 하더라도 그 답이 인간의 삶을 지배해서도 안 될 거란 생각이다. 오늘의 운세를 봤다. 귀인을 만나 막혔던 일이 술술 풀리고 재물이 불어날 하루라고 말해 준다. 귀인을 만나지도 못했고 재물이 불어날 일도 없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야매 점이나 큰 점사의 일이나 기분 좋은 위로 정도면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상처 입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겐 잠깐의 안식을 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다.
  • [길섶에서] 뷰티풀/안미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뷰티풀/안미현 수석논설위원

    엇비슷하게 막을 내린 두 편의 드라마가 있다. 요즘 가장 핫한 ‘구씨’를 탄생시킨 한 편은 뜬금없이 LG를 소환했다. 드라마 내내 구씨로만 불리던 주인공은 이름을 묻는 상대 여배우의 질문에 “구자경”이라고 답한다. 순간, LG는 의문의 1승을 거둔다. 구자경은 LG그룹 명예회장의 이름이기도 하다. 또 한 편의 드라마도 ‘구자경’ 못지않게 폭풍 검색을 유발했다. 국내 1호 다운증후군 배우이자 캐리커처 화가인 정은혜씨는 극 중에서도 다운증후군으로 나온다. 해녀 일을 하는 동생에게 그가 던진 드라마 속 대사. “돈 많이 벌어 내 얼굴 수술시켜 줘.” 정씨는 실제로 남들과 다른 외모 때문에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캐리커처를 그리면서 변화가 생겼다. 눈과 눈을 마주치고, 얼굴을 맡긴 이의 미소를 받아 내면서 “세상에 안 예쁜 얼굴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그래서 “예쁘게 그려 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면 늘 이렇게 답한단다. “모두가 뷰티풀이에요.”
  • [문화마당] 나의 만화책방/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문화마당] 나의 만화책방/위원석 딸기책방 대표

    코 찔찔 흘리며 작대기 하나 손에 쥐고 마포 언덕을 내달리던 대여섯 살 시절 마을 초입에 있어 늘 지나치지만,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렸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책 숲 한가운데 들어섰던 날이다. 기껏해야 나보다 두어 살 많은 동네 형과 함께 들어선 곳은 책방도 도서관도 아니었다. 형형색깔의 책 표지들이 삼면 벽을 뺑 둘러싸고 있던 그곳은 만화방이었다. 놀라웠다. 수많은 책이 꽂혀 있는 책장을 따라 빙 둘러서 놓인 장의자 위에는 극성맞게 뛰어놀던 동네 형들이 무릎 위에 책을 올려놓고 독서에 몰입해 있었다. 더러 낄낄대거나 쏙닥쏙닥 재잘대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조용한 분위기였다. 꽤 많은 아이들이 모여 이렇게 가만히, 조용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를 만화방으로 이끈 동네 형은 나에게 한글 깨우친 것을 자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게다가 한 권 읽는 데 10원인지 20원인지 했던 ‘만화값’을 내게 내라고도 했다. 달고나 뽑기나 라면땅 하나를 사서 먹을 수 있는 돈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깝지 않다.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었을 뿐 아니라 떠듬거리며 만화책까지 읽어 주었으니…. 그날 이후 용돈이 생기면 ‘책 읽어 주는 남자’, 동네 형을 찾았다. 하지만 나의 책 읽어 주는 남자가 언제나 나를 반겨 준 것은 아니었다. 읽은 책을 자꾸 다시 읽어 달라고 하니 그 형인들 왜 짜증스럽지 않았을까. 그런 날엔 혼자라도 만화방에 찾아가 동네 형이 읽어 주었던 만화책의 책장을 넘겼다. 다 넘기고 다시 앞에서 시작, 다시 넘기고 다시 앞에서 시작, 내가 한글을 익히는 과정은 이랬다. 만화방은 내게 처음 마주한 독서의 전당이고 만화는 내가 처음으로 사랑한 책이다. 나만 그랬을까? 변변한 한글 교재도 없던 그 시절 대부분 아이들은 만화 책장을 넘기며 글을 깨치고 책과 친해졌다. 지금처럼 도서관이 흔하지 않던 시절 만화방은 웃음, 재미, 감동을 주는 이야기의 세계로 아이들을 환대하며 받아 주었고, 더러 힘들고 슬플 때 현실에서 달아나 웃을 수 있는 상상과 공상의 재료들을 아이들 손에 쥐여 주었다. 돌이켜보면 비좁은 만화방 장의자에 빼곡히 앉아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있던 아이들 모습은 얼마나 예뻤나. 자기가 쥐고 있는 책에 따라 한쪽에서 낄낄대고, 한쪽에서 눈물짓던 모습은 또 얼마나 예뻤나. 조용히 읽어야 하지만 조용하지 못했던 아이들 모습은 얼마나 사랑스러웠나. 그 속에 우리가 있었다. 아이들 마음과 상관없이 학교에서는 조회와 종례 때마다 만화가게에 가지 말라는 훈화 말씀을 늘어놓았다. 어린이날이면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만화책을 쌓아 놓고 불을 지르는 어른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불량 만화가 어린이들을 타락시킨다고 했다. 그때부터인지 난 쉰이 된 지금도 어른들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만화책을 본다. 하루 치 용돈과 맞바꿔 빌려 읽은 만화 중 대부분은 제목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만화의 장면들은 지금도 가슴속에 분명하게 남아 있다. 무엇이 멋진 건지, 무엇이 옳은 건지, 무엇이 떳떳한 건지…. 세상도 계속 변했고 나 또한 꾸준히 성장했으니 구체적 판단 기준은 때마다 달라졌겠지만 내 생각의 기원, 혹은 원형은 열 살 이전까지 낄낄거리며 넘겼던 어느 만화책 페이지 사이에 담겨 있었을 것 같다. 편리하게 볼 수 있는 웹툰이 있지만, 만화책이 주는 정감과 온기를 전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올여름 휴가 계획에 만화책 몇 권이 담겨 있어도 좋겠다.
  • [기고] 차별금지법 제정, 더이상 미루지 말라/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차별금지법 제정, 더이상 미루지 말라/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나라는 그에 거주하는 모든 이에게 속하며 우리들의 다양성 속에서 통합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헌법 전문은 인간의 존엄과 평등의 실현을 약속하며 이렇게 규정한다. “민주적으로 열린 사회”는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인격을 존중받고 다른 사람과 더불어 자기 나름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사회다. 그리고 그 밑바닥에는 다양성이라는 배려와 공감, 평등과 사회적 진보라는 가치가 자리한다. 우리도 이런 헌법 가치를 꿈꾼 적이 있다. 100년 전 상하이 임시정부는 임시헌장에서 이렇게 선언한다. “대한민국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무하고 일체 평등임.”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어야 하기에 그 주체인 국민들은 일체 평등해야 했다. 당시 서방의 선진국들조차 감히 말하지 못했던 남녀의 평등, 빈부의 계급 철폐를 위해 일제히 일어나 최후의 일인까지 투쟁할 것을 다짐했던 것이다. 차별금지법을 두고 “기다려 달라”는 말이 터무니없음은 이 때문이다. 차별금지는 미래의 약속이 아니라, 이미 100년 전에 상하이 임시정부를 통해, 70년 전에 제헌헌법을 통해, 35년 전에 현행 헌법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굳게 다짐해 둔 헌법명령이었다. “사회적 합의” 운운 역시 거짓말이다. 국민 몇 퍼세트의 동의로 사회적 합의가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는 100년 전에, 70년 전에, 그리고 35년 전에 모든 차별을 없애고 일체 평등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국민적 합의를 해두었다. 간통죄가 위헌이며 낙태죄가 위헌이듯, 이런저런 이유로 가해지는 차별 또한 위헌이 된다. 우리 국민들은 차별금지법을 향한 규범적 합의를 헌법이라는 최고의 법에 명확히 담아 두고 있는 것이다. 46일에 걸친 단식투쟁, 국토를 종단하며 울려 퍼진 목소리들, 10만을 돌파한 입법청원, 그 끝에 국회는 마지못해 차별금지법 공청회를 열었다. 일부 종파의 표 몇 개를 위해 눈치 보았던 대선과 지선도 끝났다. 국회가 차별금지법의 입법을 미루어야 할 그 어떤 핑계도, 장애도 사라졌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 후반기 국회 구성이 끝나는 즉시 국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평등은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이다. 그것은 제헌헌법의 기본 가치였고 현행 헌법을 관통하는 일반 원칙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차별금지법의 제정은 국민의 대표자이기를 갈구하는 국회의원 당신들의 제1차적 소명이 된다. 피하지 말라. 그것은, 당신들의 자리가 있게 한 바로 그 헌법이 당신들에게 내리는 가장 엄숙한 명령이다.
  • [만평] 조기영 세상터치 2022년 6월 16일
  • 찍어내기 바쁜 ‘K팝 시스템’… ‘나’를 찾고 싶은 일곱 청년의 성장통

    찍어내기 바쁜 ‘K팝 시스템’… ‘나’를 찾고 싶은 일곱 청년의 성장통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다. 방향성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데뷔 9년 만에 그룹으로서의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선언한 방탄소년단(사진·BTS)의 고백은 국내외에 여러모로 큰 충격을 안겼다. 그룹을 아예 해체하는 건 아니지만 현재 세계 최정상급 아티스트로 사랑받고 있는 데다 지난 10일 신보까지 내놓은 상황이라 더 그렇다. 화려한 조명 아래 노래로 춤으로 기쁨을 안기고 말과 행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쳐 온 이들에게, 그동안 고충이 켜켜이 쌓여 왔음이 이번에 드러났다. ●쉴틈 없이 내달린 9년… 정체성 고민 지난 14일 밤늦게 공개된 1시간짜리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리더 RM은 “‘다이너마이트’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인데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부터는 모르겠더라.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살아가는 의미인데 그런 게 없어졌다”며 그룹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지민도 “지금에 와서야 우리가 각자 어떠한 가수로 팬분들에게 남고 싶은지를 알게 돼서 힘든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팀의 급속한 성장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팀에 가려진 개인에 대한 아쉬움이 이번 결정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2013년 데뷔한 BTS는 꽤 오랜 무명 시절을 거쳤는데, 2016년 국내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하고 2020년 코로나19 이후 발표한 영어곡 ‘다이너마이트’, ‘버터’ 등이 폭발적 반응을 얻으며 월드스타로 떠올랐다.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을 잇따라 휩쓸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까지 받았다.●RM “쉬겠다는 말조차 죄책감 느껴” 그러나 ‘영광의 시기’에 정작 멤버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RM은 “최전성기를 맞은 시점에서 세상에 어떤 식으로든 기능해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할 틈이 없었다. 좀 쉬고 생각한 후에 다시 돌아오고 싶은데, 이런 걸 얘기하면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케이팝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성숙하게 두지 않는다. 계속 뭔가를 찍어내야 하니 내가 성장할 시간이 없다”며 “랩 번안하는 기계가 됐고 영어를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은 끝났었다”고 아쉬워했다. ●슈가 “쥐어짜도 이젠 할 말이 없어” 슈가는 “한 번도 작업하며 ‘행복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그래도 7~8년 전엔 하고 싶은 말이 있지만 스킬이 부족해서 나를 쥐어짰다면, 지금은 진짜 할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뷔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10년 동안 항상 위를 보고 나아가다 보니 무서웠고, 팀을 위해 나를 포기했어야 했다”며 “행복 뒤에 오는 지침과 힘듦은 셀 수 없었다”고 썼다. 개별 작업에 대한 갈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케이팝 그룹들이 개인 활동을 곁들이는 것과 달리 BTS는 소속사 정책에 따라 팀 활동에 매진했다. 일부 개인 작업은 정식 음반이 아닌 ‘믹스테이프’(비정규 음반) 형태로만 선보이고 정식 발매되지는 않았다. ●이르면 새달 제이홉 ‘BTS 2막’ 첫 출격 영상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병역 문제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내년 초 입대해야 한다.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체육요원 편입을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지만 통과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결국 막내인 1997년생 정국까지 차례로 군 복무를 마치려면 짧게는 4~5년, 길게는 7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팀 활동을 잠시 멈춘다면, 입대 멤버를 제외한 다른 이들은 활동을 이어 갈 수 있다. 이에 따라 멤버들은 앞으로 솔로 활동을 정식으로 펼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달 ‘첫 타자’가 될 제이홉은 “BTS의 챕터2로 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사전 녹화된 BTS의 신곡 ‘옛 투 컴’ 무대는 16일 엠넷, 17일 KBS2, 19일 SBS를 통해 공개된다.
  • 아이린, 미국 가더니 과감히 납작배 노출 선탠… 완벽한 비율 

    아이린, 미국 가더니 과감히 납작배 노출 선탠… 완벽한 비율 

    모델 출신 아이린이 15일 군살 없이 완벽한 몸매를 드러내며 선탠하는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아이린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미국에서의 근황을 공개하며 “Sit back & relax”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서 아이린은 테라스에서 선탠을 즐기고 있다. 홀터넥 튜브톱에 반바지를 입은 아이린은 긴 팔다리와 모델다운 완벽한 비율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해 시선을 모은다. 아이린의 신장은 178㎝다.한편 아이린은 SBS 예능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골키퍼로 출연했다. 아이린은 앞서 미국 타임지가 뽑은 ‘세상을 바꿀 차세대 리더 10’, 미국 포스지가 뽑은 ‘미국 포브스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CEO 30인’에 이름을 올렸다.  아이린은 잡지 보그, W, 엘르, 얼루어, 하퍼스바자 등에서 모델로 활동했다.
  • 도둑들이 훔쳐온 불상…“일본이 합법 취득한 증거 있느냐”

    도둑들이 훔쳐온 불상…“일본이 합법 취득한 증거 있느냐”

    10년 전 한국 도둑들이 일본 쓰시마 간논지(觀音寺)에서 훔쳐온 고려 금동관음보살좌상 소유권을 놓고 벌이는 15일 항소심에 간논지 주지가 출석했다. 1심 재판부는 “불상에 ‘고려국 서주(서산)’ 기록은 있으나 이전기록이 없다”며 고려 때 이를 제작한 것으로 전해진 충남 서산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었다.대전고법 민사1부(부장 박선준)가 이날 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간논지 다나카 세스료 주지는 “부석사의 소유권을 입증할 것이 부족하다. 일본·한국민법 시효에 따라 소유권은 간논지에 있다”며 “이 불상은 1953년 종교법인으로 관음사가 설립된 이후 분명히 우리가 소유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관음사가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소중히 지켜왔다”면서 “이 불상은 간논지 뿐 아니라 쓰시마현 나가사키의 재산”이라고 덧붙였다. 다나카 주지는 또 “10년 전 절도단이 불상을 훔쳐 불법적으로 한국에 흘러들어갔을 때 헤아릴 수 없이 슬펐다”면서 “그 세월에 불상 반환을 바라는 간논지 임원 2명이 세상을 떠났다. 하루 속히 우리에게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재판은 일본어 통역사가 배치돼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부석사 측은 “간논지에서 1527년쯤 이 불상을 적법하게 취득했다고 주장하는데, 그 어떤 증거도 없다. 간논지 측에는 있느냐”고 따져물었고, 간논지 측은 “일본으로 돌아가서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사건은 김모(당시 69)씨 등 한국 문화재절도단이 2012년 10월 일본으로 건너가 간논지에서 이 금동불상을 훔쳐오면서 한·일 간 외교마찰로 비화됐다.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1330년 부석사에서 제작됐으나 고려 말이나 조선 초 ‘왜구’의 약탈로 일본에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부석사는 2016년 4월 소유권을 주장하며 우리 정부를 상대로 소송했고, 이듬해 1월 승소했다. 국내 초유의 국외문화재 소송인 재판에서 김씨 등 절도단은 “일본이 약탈해간 문화재를 가져왔으니 우린 애국자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불상은 재판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압수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물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부석사 원우 스님은 이날 재판 직후 취재진과 만나 “간논지 측에서 출석했으니 이제는 소유권 분쟁이 일단락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와 재판을 참관하고 재판이 끝난 뒤 다나카 주지를 인터뷰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다음 항소심 재판은 8월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 ‘온·오프라인 병행’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내달 7일 개막

    ‘온·오프라인 병행’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내달 7일 개막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내달 7일 개막한다. BIFAN 집행위원회는 14일 부천시청에서 제26회 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상영작과 주요 행사 계획을 발표했다. 49개국 장·단편 영화 268편이 상영되는 영화제는 오는 7월 7일∼17일 부천 일대에서 온·오프라인을 병행한 하이브리드(hybrid) 방식으로 열린다. 15일 집행위에 따르면 슬로건 ‘이상해도 괜찮아’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용하기로 했다. BIFAN을 일관성 있게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로 집행위는 향후 여러 해 동안 이 슬로건을 유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년간 대폭 축소했던 개·폐막식은 각각 내달 7일과 17일에 각각 열리며, 레드카펫 행사도 진행한다. 영화제의 핵심인 상영회는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오프라인 상영은 영화제 기간 CGV소풍, 메가박스 부천스타필드시티점, 부천시청 어울마당, 판타스틱큐브, 만화박물관 등 5곳 14개 상영관에서 치러진다. 온라인 상영은 개막일을 제외한 영화제 동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웨이브(wavve)’를 통해 이뤄진다. 감독과의 만남 등 관객을 직접 만나는 대면 행사들도 2년 만에 재개한다. 국제 경쟁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에서는 10편이 상영된다. 민간 신앙과 저주를 소재로 한 ‘어미’가 관객을 만나며 ‘외계인 아티스트’, ‘SLR’, ‘사회적 거리두기’, ‘스픽 노이블’, ‘납골당’, ‘씨씨’, ‘혼자가 아닌’, ‘베스퍼’ 등도 소개된다. 부천 초이스 단편 부문에서는 ‘버드 우먼’, ‘당신이 자는 동안’, ‘혼자가 아닌 세상의 루시엔’, ‘인형놀이’ 등 10편이 경쟁을 펼친다. 올해 부활하는 ‘배우 특별전’에서는 설경구 배우가 조명된다. ‘박하사탕’,‘공공의 적’, ‘오아시스’, ‘실미도’, ‘감시자들’,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 ‘자산어보’ 등 주연작 7편이 상영되며 배우와 관객이 만나는 ‘메가 토크’ 행사도 열린다. 또한 영화계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매드 맥스’, 장르 영화를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엑스라지(XL)’ 등도 놓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출품작 중 한국 영화 상영 전에는 지난달 타계한 고 강수연 배우를 추모하는 시간이 마련된다. 개막작에는 인공지능(AI)을 다룬 스릴러 영화 ‘엑스 마키나’를 연출한 알렉스 가랜드 감독의 ‘맨(MEN)’이, 폐막작에는 영화 ‘곤지암’ 등 공포영화 연출자로 유명한 정범식 감독의 ‘뉴노멀’이 선정됐다. 신철 BIFAN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진화를 위한,진화한 영화제를 선보이는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제를) 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자유와 개성의 발현을 꿈꾸는 이들에게 당당하게 일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주는 신나는 거리축제 ‘7월의 할로윈’을 개최한다. 또 도심 속 대규모 기획 공연 ‘스트레인지 스테이지’(Strange Stage)도 마련돼 있다. 시민과 관객의 자발적인 참여 아래 코스튬부터 퍼레이드, 댄싱 나이트, 물총 싸움, 정크아트 가든, 미션 수행 등을 즐기는 난장파티를 마련한다. 주변 상점들과 연계한 이벤트를 갖고, 축제 콘셉트에 맞춰 단장한 숙박 시설을 통해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해 참여자와 지역 상권 모두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상생의 장을 펼친다.
  • 윤 일병 유족 “아들 사인 축소·은폐한 국가 책임 인정해야”

    윤 일병 유족 “아들 사인 축소·은폐한 국가 책임 인정해야”

    군인권센터는 2014년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가혹 행위로 숨진 윤승주 일병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센터는 1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윤 일병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일병의 사인을 ‘기도폐쇄에 의한 질식사’로 둔갑시킨 국가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윤 일병 유족 측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은 오는 22일 열린다. 센터는 “윤 일병이 세상을 떠난 지 8년이 지났지만 사건 은폐 조작에 관여한 이들은 한 사람도 처벌받지 않았다”면서 “국가가 실체를 규명하고 유족의 한을 풀어주는 것이 당연한데도 1심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국가배상 청구를 기각했다”고 주장했다. 경기 연천 28사단 예하 포병대대 소속 윤 일병은 2013년 말부터 4개월가량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2014년 4월 숨졌다. 센터는 “유족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인 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하는 군 관계자들을 고소·고발했으나 군검찰은 모두 무혐의 처리했다”면서 “이 때문에 사인을 은폐하고 조작한 시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방법은 민사소송뿐”이라고 설명했다. 유족은 2017년 4월 주범 이모 병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이 병장에게 4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면서도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윤 일병 어머니 안미자씨는 이날 회견에서 “온몸이 상처와 멍투성이인 아들을 앞에 두고 심폐소생 훈련을 하다 생긴 멍이라고 큰소리치던 대대장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국가가 승주의 죽음을 두고 장난치려 한 사실을 사과받고자 이 소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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