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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씨름대회 3체급 제패한 그놈은 연쇄살인마가 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전국씨름대회 3체급 제패한 그놈은 연쇄살인마가 됐다[전국부 사건창고]

    최신종(범행 당시 31세)은 초등학교에 다니던 2002년 소년체전 경장급(40㎏ 이하) 금메달 등 전국 씨름대회에서 소장급(45㎏ 이하), 청장급(50㎏ 이하)까지 3체급을 석권했다. 단체전에서도 맹활약해 자기 학교에 우승 깃발을 안겼다. 최신종은 그해 전북체육상을 수상했고, 이듬해 대한체육회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도 씨름선수로 활동했지만 고교 진학 후 선수 생활을 그만뒀다. 어른이 된 그는 연쇄살인범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 씨름선수의 ‘괴력’을 약자인 두 여성을 죽이는데 쓴 것이다. 전국소년체전 등 제패한 씨름 유망주 둘 살해하고 얻은 건 금팔찌, 63만원 최신종은 2020년 4월 14일 밤 자기 아내가 ‘언니’라고 부르는 지인 A(당시 34세)씨를 “부탁할 일이 있다”고 불러냈다. 그는 A씨를 차에 태운 뒤 “빚이 9000만원 있는데 갚아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A씨는 “도박하지 말라”고 했다. 최씨는 화를 내면서 15일 0시쯤 전북 완주군 이서면 한 교량 밑으로 A씨를 데려가 주먹으로 폭행했다. 반항하는 A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계좌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48만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또 금팔찌 1개를 빼앗은 뒤 성폭행하고 목 졸라 살해했다. 그는 같은날 전북 임실군 관촌면의 한 교량 밑에 A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최씨는 같은달 19일 오전 1시쯤 전주시 대성동 한 주유소에 세워놓은 자신의 차 안에서 B(당시 29세·여)씨를 살해했다. A씨 살해 후 나흘 만에 또다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B씨는 랜덤 채팅앱을 통해 최씨를 알았고, 전날 밤 부산에서 전주로 왔다 처음 본 남자에게 변을 당했다. 최씨는 B씨에게 현금 15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B씨의 시신을 완주군 상관면의 한 과수원에 유기했다.19일 서울신문의 취재와 재판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최신종은 전주에서 배달 대행업체를 운영하면서 결혼해 자식까지 낳았으나 고위험 투자로 빚을 지면서 파산상태에 몰리자 이런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가 두 여성을 살해하고 얻은 것은 고작 금팔찌 1개와 현금 63만원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선고 당시 설명자료에서 “A씨는 어릴 때부터 홀아버지 밑에서 오빠·동생과 함께 자랐다. 오빠는 고교 1학년 때 생활비를 버느라 아버지 임종도 지키지 못했다. 오빠에게 어려움을 함께 이겨낸 A씨는 ‘세상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여동생이고, 동생에겐 ‘친엄마와 같은’ 누나였다”고 적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 “6세 때 부모 이혼 후 홀아버지 밑에서 외동딸로 초등 2학년 때부터 아버지를 병간호하며 전단을 뿌리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고등학교도 마치지 못했다. 살해되기 5일 전 아버지에게 울음을 터뜨리며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게 없어’라고 고단한 삶을 호소했다”고 썼다. 재판부는 “A·B씨 모두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착하고 억척스럽게 가족을 지켜왔고, 더 나은 미래와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치열하게 세상과 마주했지만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어려운 형편에도 착하고 억척스레 산 여성들” 최씨가 씨름을 그만둔 것은 난폭한 성격 탓으로 알려졌다. 그의 한 지인은 “10대 때부터 싸움을 잘해 전주에서 ‘짱’으로 불렸다”면서 “사람 때릴 때는 무자비하고 잔인했다. 미친놈처럼 동생, 친구, 선배를 가리지 않았다”고 했다. 최씨는 2012년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협박하고 강간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마트에서 금품을 훔쳐 징역 6개월을 사는 등 끝내 범죄자의 길로 갔다. 결혼한 그는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며 두 개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FX마진거래’(유사해외통화선물)에 빠져들었다. 리스크가 큰 도박 같은 투자로 최씨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본사로 보낼 돈마저 날리자 아내의 지인인 A씨에게까지 버젓이 돈을 요구하고 잇따라 살인까지 저질렀다. 최씨는 승용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두 여성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에게 전주에서 붙잡혔다. 그는 경찰에서 “A씨는 나를 훈계해서, B씨는 ‘이상한 사람’ 취급해 순간적으로 욱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전북경찰청은 ‘국민의 알 권리와 동종 범죄 재발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라며 최신종의 신상을 공개했다. 무기징역재판장 “가석방 없길 바란다” 최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대법원도 2021년 7월 기각해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10년간 신상정보 공개, 30년간 전자발찌 부착 명령도 그대로 유지됐다. 2심을 진행한 광주고법 전주제1-1형사부(당시 재판장 김성주)는 2021년 4월 최씨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A씨 살해 후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처음 만난 B씨를 태연히 살해했다. 두 여성은 죽임을 당한 뒤에도 수풀과 나무 밑에 버려져 최소한의 존중도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최씨는 자신의 억울함만 호소할 뿐 반성문 한 장 제출하지 않았다. 또 형벌을 면하기 위해 진술을 수시로 번복하고 황당한 답변까지 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동안 살인, 강간 등 강력범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가석방돼 다시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사건을 다수 접했다”면서 “최씨에게 가석방이 이뤄지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재판장은 “사실상 사형이 폐지된 상황에서 국민이 흉악한 범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져야 한다”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의 입법을 국회에 촉구하기도 했다. 법무부 등 정부는 최근 ‘묻지마 범죄’가 판치자 결국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사건은 사회의 거울입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 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최신종 “언제 20년 원했냐” 검사 노려봐유족에 욕설 내뱉다 법정서 끌려 나가 최씨는 재판에서 “아내의 우울증 약을 먹고 취해 필름이 끊겼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잡히고 나서야 두 번째 여성을 살해한지 알았다” “살인과 사체 유기는 인정하지만 A씨와 성관계는 합의로 이뤄졌다. 금팔찌도 A씨 스스로 줬다. 강도·강간은 인정할 수 없다” 등 변명과 함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A씨 유족은 “A의 금팔찌는 남자친구와 함께 산 것으로 애지중지해 남에게 줄 리가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1심과 항소심에서 “최씨는 B씨의 몸 위에 올라가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면서 “이때 B씨가 ‘아빠와 단둘이 살고 있어요.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으나 살인을 멈추지 않았다”고 사형을 구형했다. 최씨는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최씨가 첫 조사 때 징역 20년만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자 검사를 노려보며 “내가 언제 20년을 원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에 “신상공개를 막아달라”는 요구도 했다. 그는 “나를 사이코패스, 미친놈처럼 보지 말라”면서 “하지도 않은 A씨 강도·강간 때문에 내 아들과 아내가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죄는 내가 지었지, 가족이 지은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졌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최씨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형에 그치자 유족들은 “사형시켜라. 죽은 애 살려내라”고 울음 섞인 고성을 질렀고, 최씨가 욕설을 내뱉자 법정 경위들이 재판정 밖으로 끌어냈다. 정신과 관련 전문의들은 “방화·절도·폭행 등을 일삼는 ‘품행장애’ 청소년의 20~30%가 성인 때까지 이어진다”면서 “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성장하는 것을 막으려면 조기에 치료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 김대중 14주기 추도식…“화해·통합 정신 계승”

    김대중 14주기 추도식…“화해·통합 정신 계승”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은 18일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리했다. 정세균·문희상 전 국회의장 및 김동연 경기지사 등도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조화를 통해 추모의 뜻을 전했다. 김 의장은 추도사에서 “김대중 시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현대사의 황금기로, 일체의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던 대통령 후보 시절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셨다”면서 “김대중의 정치는 통합과 협력의 정치, 화해와 미래로 가는 정치였다. 김대중식 큰 정치가 한없이 그립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추모사를 통해 “김 전 대통령은 공과 사를 구분하는 모범을 보여 국익과 국민 통합을 위해선 과거의 어떤 악연도 다 초월하는 결단도 보여줬다”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무능·무책임·무법적인 정권의 폭력적 통치가 국민과 나라를 벼랑으로 내몰고 있다. 검찰 정권의 공포 정치에 민주주의와 법치, 정의가 실종됐다”면서 자신의 검찰 수사 상황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혹독한 고난도 인내하며 투쟁하신 강철 같은 의지를 되새기고, 정권 퇴행에 정면으로 맞서겠다”고 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김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삼남 김홍걸 의원 등 유족들이 자리를 지켰고, 박지만·노재헌·김현철·노건호 씨 등 전직 대통령 자제들도 모습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내년은 김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으로, 아버님의 뜻을 이어가려는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남도는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모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영록 전남지사, 김대중 전남교육감, 전경선 전남도의회 부의장, 각급 기관·사회단체장, 도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남긴 관용과 포용, 화해와 통합의 정신을 깊이 되새겨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을 만드는 데 전남도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전남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기리고 발전시키기 위해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 하의도에 ‘한반도 평화의 숲’을 조성 중이다. ‘2023 김대중평화회의’, 2024년 1월 탄생 100주년 기념식 개최 등 다양한 행사도 예정돼있다. 전남 신안 하의도의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린 추도식에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박우량 신안군수, 김혁성 신안군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추모사에서 “대한민국은 대외 관계·청년 꿈·국민통합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 같은 지도자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전남 곳곳에서 추모행사

    김대중 대통령 서거 14주기, 전남 곳곳에서 추모행사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인 18일 전남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다. 전남도는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추모행사를 열고 김대중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김대중 전남교육감 등 각급 기관단체장과 도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추모 행사는 헌화와 추모사 극장 갯돌의 추모극, 추모 영상 편지 순으로 진행됐다. 김 지사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남긴 관용과 포용, 화해와 통합의 정신이 많은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뜻을 깊이 되새겨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을 만드는 데 전남도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 하의도 생가에서도 신안군 주관으로 14주기 추도식이 열렸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같은 당 이상호 의원, 박우량 신안군수 등이 참석한 추도식은 헌화와 참배,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추모 공연, 추모시 낭송 등이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추모사에서 “대한민국은 대외 관계와 청년 꿈, 국민통합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김대중 대통령 같은 지도자가 꼭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박우량 군수는 “세계정세가 불안정한 가운데 세계평화에 앞장서 온 김대중 대통령이 더욱 그립다.”며 “대통령이 남기신 정신과 위상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와 신안군은 김대중 정신 계승을 위해 ‘한반도 평화의 숲’과 ‘대한민국 정치인물사진박물관’,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 부산 동구, 북항 ‘빌딩풍’ 안전 대책 수립 착수

    부산 동구, 북항 ‘빌딩풍’ 안전 대책 수립 착수

    부산 동구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부산항 북항 재개발 일대에서 빌딩풍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 대책 마련에 착수한다. 동구는 이달 중 빌딩풍 영향 진단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북항 재개발 구역 등에 들어서는 초고층 건축물과 고층 아파트가 증가하면서 빌딩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빌딩풍은 도심 고층빌딩에 부딪힌 상공의 강한 바람이 지표면으로 강하게 급강하한 뒤 소용돌이처럼 솟구치거나 빠르게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고층 빌딩이 밀집한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 등에서는 태풍이 불 때 강력한 빌딩풍의 영향으로 건물 창문이 깨지는 등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동구는 용역 결과에 따라 빌딩풍을 줄일 수 있는 방풍막을 설치하거나, 바람이 흐를 수 있는 ‘풍혈’을 만드는 등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용역은 2200만원을 들여 120일 간 진행할 예정이다. 협상 마리나 G7, 협성휴포레, 두산위브포세이돈Ⅱ, 두산위브범일뉴타운, e편한세상 부산항, 두산제니스하버시티 등 동구 6개 고층 아파트에 기상관측 장비를 설치해 에 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하고 빌딩풍 영향을 진단한다. 동구 관계자는 “빌딩풍은 신종 재난으로 이번 영향 진단을 통해 피해를 줄이고, 앞으로 관리에 필요한 사항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 문학-영화 잇는 ‘완독클럽’

    종로구 청운문학도서관, 문학-영화 잇는 ‘완독클럽’

    서울 종로구가 오는 24일부터 12월 21일까지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저녁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청운문학도서관 완독클럽’을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책이 원작인 영화를 선정, 소설과 영화 속 인류애에 대해 생각해보고 서로 깊이 있게 소통하는 시간을 위해 마련됐다. 이에 ‘소설과 영화 속 사람들: 현대 문명과 인간의 상흔’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통해 예술이 삶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강의는 한성훈 연세대 국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가 맡았다. 총 5회차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프로그램은 ▲1강 구스타프 클림트의 걸작에 관한 이야기(책/영화: 우먼 인 골드) ▲2강 수용소를 경계로 만난 두 소년의 우정과 뒤바뀐 운명(책/영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3강 우리 시대의 가장 독창적인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의 대표작(책: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영화: 한나 아렌트) ▲4강 모순이 가득한 세상, 당신이라면 어느 자리에 설 것인가?(책: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영화: 소피 숄의 마지막 날들) ▲5강 파격적인 사랑 속에 나타난 가해자의 윤리에 관한 통찰(책: 책 읽어주는 남자/영화: 더 리더) 순으로 이어진다. 참가비는 무료다. 현장 참여자는 선착순 40명을 모집하며 비대면 참여 또한 가능하다. 신청은 종로문화재단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으로 하거나 청운문학도서관 유선 문의하면 된다. 구 관계짜는 “책을 대하는 태도와 감상법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기획된 프로그램”이라며 “함께 감상을 공유하며 더욱 유의미한 독서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노원구, 고 이우영 작가 추모 특별 기획전 ‘매일, 내 일 검정 고무신’ 개최

    노원구, 고 이우영 작가 추모 특별 기획전 ‘매일, 내 일 검정 고무신’ 개최

    서울 노원구가 만화 ‘검정 고무신’을 그린 고 이우영 작가의 추모 특별 기획전 ‘이우영 1972-2023: 매일, 내 일 검정 고무신’을 연다고 18일 밝혔다. 1992년부터 2006년까지 만화 잡지 ‘소년챔프’에 연재된 ‘검정 고무신’은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기영이, 중학생 기철이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이 작가와 그의 동생인 이우진 작가가 함께 그림을 그렸다. ‘검정 고무신’은 45권짜리 단행본으로 출간됐으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됐다. 그러나 이 작가는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측과 수년간 저작권 소송으로 법정 공방을 벌이다 지난 3월 세상을 떠났다. 구 관계자는 “이 작가의 첫 추모 전시를 통해 예술인의 권리와 저작권에 대해 조명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다음 달 3일까지 열린다. ‘검정 고무신’의 단행본 초판 45권과 원화 총 23점 등을 비롯해 작가가 그린 유화 작품과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전시가 시작되는 18일에는 개막 기념 공연이 준비돼있다.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공연과 유가족이 함께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린다. 23일에는 전시 연계 특별 프로그램인 ‘검정 고무신 이우진 작가와 함께하는 페이퍼 토이 만들기’가 진행된다. 오후 5시와 오후 6시 30분 각각 초등학생 5명씩 10명이 참여할 수 있으며 이우진 작가와 함께 ‘검정 고무신’의 주요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노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하면 된다. 전시는 평일 오후 2~8시, 주말은 오후 12~8시까지 개최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고 이우영 작가를 추억하기 위해 첫 추모 전시를 준비했다”며 “구민들이 검정 고무신을 다시 한번 접하며 문화예술인의 권리와 저작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LG,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한다

    LG, 초거대 AI ‘엑사원’으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한다

    LG가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LG의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은 미국 미시간대, 한국 서울대, 캐나다 토론토대 등과 공동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18일 LG에 따르면 LG AI연구원은 지난달 마곡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을 열고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EXAONE) 2.0’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엑사원 2.0은 파트너십을 통해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 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했다. 엑사원 2.0은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이중 언어(Bilingual) 모델로 개발됐다. 학습 데이터양도 기존 모델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특히 엑사원 2.0의 언어 모델은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추론 처리 시간은 25% 단축하고, 메모리 사용량은 70% 줄여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엑사원 2.0’의 멀티모달 모델은 이미지 생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기존 모델보다 메모리 사용량을 두 배 늘렸지만, 추론 처리 시간은 83% 단축해 비용의 약 66%를 절감했다. 이날 LG AI연구원은 엑사원 3대 플랫폼인 ‘엑사원 유니버스’(언어), ‘엑사원 디스커버리’(난제), ‘엑사원 아틀리에’(창작)도 차례로 공개했다. 먼저 엑사원 유니버스는 전문가용 대화형 AI 플랫폼이다. 다른 대화형 AI들과는 달리 사전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한 답변을 생성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초거대 AI가 인류가 쌓아온 지식을 AI가 스스로 학습해 활용할 수 있다면 질병, 에너지와 같은 세상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플랫폼이다. 엑사원이 논문∙특허 등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수식과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기술을 적용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텍스트와 이미지 간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엑사원만의 멀티모달 특성을 살려, 사람과 AI가 협업해 세상에 없던 창조적 디자인을 생성하는 플랫폼이다. 처음 보는 이미지를 자연어로 설명할 수 있는 ‘캡셔닝 AI’ 기능이 탑재돼 이미지 검색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인 문장이나 키워드 등의 메타 데이터를 생성한다.
  • “독재 영원할 수 없다” 안보리서 北 인권 질타한 탈북 청년 김일혁씨

    “독재 영원할 수 없다” 안보리서 北 인권 질타한 탈북 청년 김일혁씨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기 바랍니다.” 북한이탈주민으로 한국외국어대에 재학 중인 김일혁씨는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 회의에 나와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고발하고 북녘 정권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증언했다.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한 공개 회의가 열린 것은 2017년 이후 약 6년 만이다. 김씨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 주민에겐 인권도, 표현의 자유도, 법치주의도 없다”며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은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가 죽을 때까지 노역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어릴 적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는 그는 어렸을 때부터 농사에 동원됐고, 땀 흘려 기른 작물은 수확 후 대부분 군대로 갔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자신의 가족이 탈북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모가 어린 자녀와 헤어진 채 정치범 수용소에서 몇 달이나 고문과 구타를 당해야 했다고 고발했다. 그는 고모가 체포돼 가족과 헤어질 때 조카들 나이가 고작 3살, 5살이었다며 “나의 행동으로 고모와 두 조카가 왜 그런 운명을 감내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김씨는 2011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며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고발하는 활동 등을 해왔다. 그는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자유를 북한 주민이 모두 누릴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영어 대신 우리말로 북한 정권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독재는 영원할 수 없습니다.더 이상 죄짓지 말고,이제라도 인간다운 행동을 하기 바랍니다”라고 말한 뒤 “우리 북한 사람들도 인간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라고 호소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김씨 발언 후 “오늘 우리는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을 세상에 알린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씨의 용감한 발언에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를 향해 “당신은 북한 주민의 존엄성과 권리를 증진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다른 이사국 대표들도 저마다 자신의 발언 순서에서 용기 있게 증언에 나선 김씨에 감사를 표하면서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에 우려를 나타냈다. 황준국 유엔대사는 탈북 청년들과 만난 경험을 털어놓으며 국제사회가 미래 세대를 위해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황 대사는 “최근 열 명의 탈북 청년을 만난 일이 있었는데 이들 모두 오늘 김씨가 말한 것과 같이 자신이 겪은 특별한 경험을 얘기했다”며 “우리는 외부 세계의 정보와 완전히 차단된 채 무지막지한 세뇌 사회에서 자라고 있는 북한의 젊은이들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을 포함하여 국제사회가 할 일은 이 미래 세대 젊은이들에게 자유와 인간 존엄성의 희망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이 의제가 절차상으로 적절한지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리 대결이 펼쳐졌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적극 옹호해 온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가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발언을 신청해 “유엔 안보리의 주요 책임은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라고 주장했다. 특정 국가의 인권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겅 부대사는 안보리가 북한 인권을 논의하면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등 부정적인 결과만 부를 것이라면서 “진짜 북한 인권 문제에 신경을 쓴다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비슷한 논리를 전개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에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위선”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제재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폴랸스키 차석대사는 “미국과 일본,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발언 순서를 얻은 황준국 대사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안보리의 방치는 궁극적으로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북한 정권이 주민 복지에 써야 할 자원을 핵무기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와 북핵 문제는 불가분의 연계성이 있다”며 “인권 문제를 다루지 못한다면 핵 문제도 해결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이 참혹한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떤 이사국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권 출범 후 중국과 밀접한 관계가 된 브라질 대표부는 인권 문제는 안보리보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브라질도 “시스템적으로 자행되는 북한의 인권탄압에 대해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적극 협력하고 있는 가봉도 안보리 논의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은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보리 공개회의가 끝난 뒤 한미일이 회의장 앞에서 개최한 약식회견에 이름을 올린 국가는 52개국에 달했다.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국가도 이날 회의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절차에 관한 투표를 주장하지 않은 것도 이런 기류를 감지하고 망신살을 자초하지 않으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 [열린세상] ‘가치’가 ‘목표’보다 먼저다/이건호 에이빅파트너스 대표

    [열린세상] ‘가치’가 ‘목표’보다 먼저다/이건호 에이빅파트너스 대표

    잘나갈 때 어려운 시기를 준비하라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잘나갈 때’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속담이 있듯 현재의 일이 잘되면 마냥 거기에 모든 것을 올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대한 바닷물도 언젠가는 빠져나가는 법. 그때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자연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썰물을 막을 수가 없다. 이렇게 물이 빠져나가면서 현실이 궁핍해지고 어려워지면 그때서야 사람들은 다른 대안을 고려하고 시도할 동기를 얻게 된다. 그런데 상황이 어려워질 때 하던 일을 포기하고 다른 대안을 시도해야 할지 아니면 어렵더라도 하던 일을 계속 해야 할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후회하지 않는 판단을 하려면 눈앞의 이익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좀더 멀리 보면서 전략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곳에서 돌아가는 상황의 ‘빅픽처’(big picture)를 조감하고 동시에 과거에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추세를 고려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얘기다. 이 전략적 사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사람들은 자주 빼먹고는 하는데, 그것이 바로 ‘가치’(value)다. 우선 어떤 대안을 선택하든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현실에서는 항상 어느 정도의 리스크는 각오해야 한다. 그 대신 자신에게 의미 있는 대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자신에게 ‘의미 있는 대안’을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가치’다. 가치는 목표와 다른 개념이다. 목표는 달성이 가능하지만 가치는 달성이 불가능하다. 항상 추구할 수 있을 뿐이다. ‘돈’은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원하는 만큼 버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론적으로는 달성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랑’, ‘정의’ 같은 것들은 가치다. 그 어느 누구도 사랑이나 정의 그 자체를 ‘달성’할 수는 없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추구’할 수만 있을 뿐이다. 불황이 닥쳤을 때 생계형 사업이 오래 견디지 못하는 이유도 ‘가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목표만 있다 보니 이것을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사업을 지속해야 할 어떤 동기도 생기지 않는다. 추구하는 ‘가치’가 없기 때문에 돈을 번다는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면 쉽게 사업을 접게 된다. 누군가는 “먹고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가치’가 밥 먹여 주냐”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먹고살기 바빠서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올바른 가치’를 추구한다는 것이야말로 돈보다 인간의 생존력을 더욱 강하게 하는 원천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 원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코로나19의 위세가 많이 꺾였지만 경제는 사람들의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만 견뎌 내면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 기대했던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주변의 많은 스타트업들은 기존 사업을 다른 방향으로 피보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심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일이 어려워지면 반드시 전체 상황을 조감하고 추세를 고려해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반드시 추구하는 ‘가치’가 있어야 한다. ‘가치’가 없다면 어떤 대안을 선택하든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확신이 부족한 선택은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상황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다른 대안을 선택하기 전에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확인하고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모든 선택의 갈림길에서 항상 ‘가치’가 ‘목표’보다 먼저이기 때문이다.
  • 일제강점기 조선인에게 과학은 ‘교양’

    일제강점기 조선인에게 과학은 ‘교양’

    20세기 초반은 ‘물리학의 시대’였다. 1899년 독일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가 ‘플랑크상수’를 발견하면서 견고했던 고전물리학의 세계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1905년에는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 이론, 광전효과, 브라운운동 관련 논문 3편을 내놔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시세계에서 관찰된 특정 현상을 설명할 수 없는 고전물리학을 대체하는 양자역학이 만들어진 때이기도 하다. 인류의 지식 체계를 완전히 바꿔 버린 현대물리학이 등장해 수많은 과학자가 치열한 논쟁을 벌였던 20세기 초 한반도는 일제강점기라는 암흑의 시대였다. 식민지 조선에서는 아인슈타인이나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을 전혀 몰랐을까. 놀랍게도 1921년 아인슈타인이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기 전부터 조선에서는 상대성이론이 화제가 됐고 대중 강연이 신문지상에 연재됐다. 1922년 11월 18일자 ‘동아일보’에는 ‘아인스타인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기획기사가 실렸다. “아인스타인 박사가 독일의 대학교수로 받는 월봉은 독일 지폐가 전쟁 전의 시세이면 일화 일만이천 원에 상당하지마는 작금의 시세로는 삼십삼 원 미만이라 한다. 조선인 순사보다도 더욱이 가련치 아니한가.” 책을 읽다 보면 누가 이런 놀라운 과학사의 뒷얘기를 풀어냈는지 궁금해진다. 저자는 베스트셀러 ‘판타레이’를 쓴 민태기 박사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엔진 개발에 참여했던 공학자로 과학사를 전공하지 않은 비전문가가 사료를 꼼꼼하게 검토해 한국 과학사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아냈다는 점은 놀랍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은 과학에 대해 무지하거나 무기력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시대의 아픔과 비극을 과학 공부로 이겨 내려고 했던 조선인에게 ‘과학’은 ‘자립과 자강’이었다. 100년 전 조선에서 과학 관련 기사가 크게 실리고 교양으로 과학을 공부했다는 사실이 흥미진진하지만 과학기술의 시대라면서도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만 반짝 관심을 갖는 현재 한국 과학계의 현실이 대비돼 씁쓸함이 남는다.
  • “이름도 없이 세상 떠난 아이들을 추모합니다”

    “이름도 없이 세상 떠난 아이들을 추모합니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월드비전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중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앞에서 ‘모든 아동의 출생등록 권리를 보장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투명 아동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악성민원인 응대 중 실신한 국세청 공무원 끝내 사망

    민원인을 상대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경기 동화성세무서 A 민원봉사실장이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지 23일 만이다. 빈소는 경기 오산장례문화원에 차려졌고, 발인은 18일이다. 2만여 국세청 직원들은 A 실장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A 실장은 지난달 24일 부동산 관련 서류를 떼러 온 민원인과 대화하던 도중 실신했다. A 실장은 민원인에게 원칙적으로 서류 발급이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으나 민원인이 계속 서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실장은 평소 성실한 근무 태도를 지닌 모범적인 직원이었고, 심장 질환을 비롯한 지병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세무서 측은 당시 고성이 들렸다는 주변 증언을 토대로 민원인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검토했으나 악성 민원인임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상태다. 사건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은 음성이 담기지 않는 폐쇄회로(CC)TV 영상뿐이었다. 이에 국세청은 지난 3일 전국 133개 세무서 민원봉사실에 근무하는 세무 공무원들에게 민원인 응대 시 사용할 녹음기를 즉각 보급했다.<서울신문 8월 4일 자 5면> 국세청은 A 실장 사건을 계기로 민원 응대 요령 및 직원 보호 조치 매뉴얼도 한층 강화했다.
  • “소중한 간을 줘서 매일 한 번씩 만지고 있어”…애처가와 효자가 만든 기적

    “소중한 간을 줘서 매일 한 번씩 만지고 있어”…애처가와 효자가 만든 기적

    지난 7월 25일 서울 아산병원 수술방에 서규병(68), 서현석(39)씨 부자와 고명자(67)씨까지 일가족 세 명이 함께 모였다. 자가면역성 간경변증을 앓던 고씨는 이날 남편 서씨와 아들 현석씨의 간을 한 쪽씩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10년 전 병환으로 앓아누운 고씨는 오랜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 탓에 더 이상의 치료가 힘든 상황이었다. 남편 서씨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기 간이라도 떼어줘야겠다고 생각했고 수개월 동안 의료진을 설득했다. 의료진은 서씨도 고령이라 수술 중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공여를 말렸다. 아들 현석씨 역시 절제가 가능한 정도가 일반적인 공여자의 수준에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저 역시 고령이라 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이 위험하다며 만류하더라고요. 그래도 아내를 살릴 마지막 방법은 이것뿐이었어요. 간은 재생이 되잖아요. 아내를 그냥 저렇게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아들과 함께 간 이식을 해주기로 마음먹었어요. 이른 시일 내로 건강도, 일상도 회복하길 바라고 있습니다.”남편 서규병씨.하지만 애처가와 효자는 아내이자 엄마인 고씨를 살리기 위해 공여를 결심했다. 대신 두 명의 공여자 간을 이식하는 ‘2:1 이식’ 방식에 따라 각각 한쪽의 간을 떼어 고씨에게 줬다.수술은 만만치 않았다. 고령인 서씨는 아들보다 2시간 30분가량 더 늦게 깨어났다. 고씨도 회복이 늦어져 3주 동안 중환자실 생활을 이어가야 했다. 서씨 부자는 간절한 마음으로 중환자실 밖에서 고씨를 지켜볼 뿐이었다. 특히 가족 중 첫째 아들이 심장판막증으로 수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상처가 있어 더욱 가슴을 졸였다. 뉴시스에 따르면 서씨 부부의 첫째 아들은 치료 약이 없고, 현대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도 기적같이 살아났었다. 이후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까지 다녔다. 하지만 병마는 끝내 그의 목숨을 앗아갔다.고씨는 다행히 점차 건강을 회복해 일반병실로 자리를 옮겼다. 서씨 부자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소중한 간을 줘서 매일 한 번씩 만지고 있어. 아들, 엄마가 미안해. 잘 먹고 우리 가족 행복하게 살자.”아내 고명자씨.아들과 남편의 간으로 생활하게 된 고씨는 아침마다 수술 자국을 매만지곤 한다. 기관절개술을 한 탓에 말을 할 수 없는 그는 화이트보드에 삐뚤빼뚤한 손 글씨로 “소중한 간을 줘서 매일 한 번씩 만지고 있다”, “나는 괜찮아”, “아들, 엄마가 미안해. 잘 먹고 우리 가족 행복하게 살자”라고 적었다. 이런 기적을 만든 서씨 부자는 사실 독립운동과 한국전쟁에서 조국을 지킨 서성섭씨의 후손이다. 고(故) 서성섭씨는 어린 시절 강원도 홍천군 동면 속초국민학교 연못에 친구인 전 미탄고등학교 교장 민모씨와 무궁화를 몰래 심다가 일본 순사들에게 발각돼 고향을 떠나 피신했다. 한국 전쟁 때는 소대장으로 고향인 홍천 삼마치 전투에서 조국을 지키다 전사했다. 지금은 국립묘지에 잠들어 있다. 서성섭씨의 아들 서규병씨 역시 강원경찰청을 비롯해 춘천경찰서, 화천경찰서 등에서 오랜 기간 수사 업무를 해왔다. 퇴직 후에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 밑에서 일하다 아내의 병세가 악화하자 간을 떼주기 위해 직장을 관뒀다. 그래도 이번 수술 과정에 사측의 도움이 있었던 듯하다. 서씨 부부는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의 따뜻한 배려 덕분”이라며 고마워했다.
  • [만평] 조기영의 세상터치 2023년 8월 18일
  • 반려견 품에 안은 채… 3代 4명 같은 차 안에… 노인들 대피 못하고

    반려견 품에 안은 채… 3代 4명 같은 차 안에… 노인들 대피 못하고

    ●110명 숨졌지만 신원확인 단 5명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희생자가 110명으로 불어난 가운데 당국이 화재 발생 여드레 만인 16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사망자 두 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버디 잔톡(79)과 로버트 딕먼(74)이다. 전날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5명에 불과하며, 가족 통보까지 마친 두 사람만 공개했다. 잔톡은 서부 해안 라하이나의 노인 주거 단지인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다가 화를 당했다. 단지 안에는 34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화마를 피한 샌퍼드 힐(72)은 NBC뉴스 인터뷰를 통해 “탈출한 사람은 3명뿐으로 알고 있으며, 전해 들은 소식까지 합해도 행방이 확인된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녀 케샤 알라카이는 잔톡이 기타와 드럼을 연주했으며, 유명 록밴드 산타나와 공연하기도 했다고 전하면서 “연세가 많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빼앗기는 일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언론들은 자체 취재한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풀어놓았다.라하이나 마을에 살던 프랭클린 트레조스(68)는 골든리트리버 반려견 ‘샘’을 구하려다 함께 스러졌다. 코스타리카 출신인 그는 지난 8일 화마가 덮치자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자동차로 탈출하려 했지만 시동이 걸리지 않아 화를 입었다. 유해는 12일 차 안에서 발견됐다. 프랭크보다 샘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 있는 점에 비춰 트레조스가 끝까지 샘을 끌어안아 보호하려다 숨을 거둔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한다. 하와이뉴스 나우 등에 따르면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숨진 사례도 있다. 이들의 유해도 지난 10일 불에 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가족은 성명에서 “부모님인 파소와 말루이 포누아 톤과 여동생 살로테 타카푸아, 그녀 아들 토니 타카푸아에게 ‘알로하’(하와이어로 ‘안녕’)를 전한다”며 “슬픔을 표현할 길이 없으며, 그들의 기억은 마음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마우이섬에서 36년간 거주했던 캐럴 하틀리(60)의 사연도 언니 도나 가드너의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전해졌다. 캐럴과 함께 살던 남자친구 찰스는 8일 화염을 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왔지만 검은 연기에 뒤덮이면서 헤어졌다. 찰스는 “뛰어. 캐럴”이라고 외쳤지만 더이상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겨우 탈출한 찰스가 다음날부터 지인들과 수색 그룹을 조직해 하틀리를 찾아다니다 결국 지난 12일 집터에서 유해를 발견했다. 그녀가 차던 시계와 치열교정 틀이 남아 있었다. ●“1년 뒤 은퇴하려고 했는데…” 도나는 “동생 생일이 오는 28일로 곧 61세를 맞을 참이었다”며 “동생은 최근까지도 한 살만 더 먹으면 은퇴할 것이라고 계속 말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는 앨라배마주 그랜드베이 자택에서 캐럴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항상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고 남들을 도왔다”며 “밝은 성격과 미소, 모험심을 가진 그녀를 모든 사람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8일 오전 5시 30분쯤 업데이트합니다. 당국은 희생자 수를 111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지면 제약 때문에 빠진 조 실링에 관한 내용을 더하고, 영국 BBC가 보도한 멜바 벤자민 등 3명에 관한 정보를 보완합니다.조 실링(67)의 유해는 아직도 못 찾았다. 8일 화마가 덮쳤을 때 불길을 헤쳐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유전자(DNA) 샘플을 당국에 제출하고 기다리고 있다. 노인주택단지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던 그는 그 날 오후 친구 코리 블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건너편 오른쪽 집 몇 채가 불타고 있다. 떠날 수도, 볼 수도 없다. 우리는 갇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숨을 내쉬면 폐가 불타는 것 같다. 해서 젖은 수건으로 겨우 숨쉬고 있다. 우리 여섯 명이 한 방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링은 근처 집이 화염에 휩싸이고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을 전송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는데 “도로에 주차한 자동차들이 지금 폭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5년을 마우이섬에서 산 실링은 ‘조 삼촌’으로 통했다. 블러는 ABC 뉴스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 몇년 전에 함께 일한 실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이 정신질환을 앓았는데 실링이 찾아와 부모나 멘토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의 다섯 자녀를 양육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의 작업장 이름 택이 조 삼촌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모두에게 늘 그곳에 있는 딱 그 남자였기 때문이다.” 실링의 동생 댄은 “조는 옆의 사람들을 혼자 죽게 내버려둘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위대한 제스처를 보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당국이 라하이나 주민 멜바 벤저민(72)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기 전에 친구들과 가족들은 소셜미디어에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 사진을 올렸다. 며느리 자넬 벤자민은 시어머니가 손주들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누군가 나를 이 악몽에서 제발 깨어나게 해줄 수 있겠나…여전히 희망의 끈을 잡고 있다”고 적었다. 멜바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집에서 피신하는 모습이었다. 손녀 투팔레이 마쿠아는 지난 15일 오후 당국으로부터 사망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추모 물결이 일고 있다. 친구인 버나데트 가르체스 카이는 “추억들과 아름다운 마음에 감사”라고 적었다.알프레도 갈리나토(79)는 지난 9일 실종 신고됐다. 역시 화마가 라하이나 역사마을을 덮친 다음날이었다. 아들 조슈아 갈리나토는 아버지에 대한 정보를 갈구하며 온라인에 사진들을 올렸다. “우리는 여전히 아버지를 찾고 있으며 그의 무사 귀환을 바라고 있다,” 아들에 따르면 그의 마지막 위치는 집이었다. 근처에 탈것도 있었는데 화염에 타버렸다. 가족이 만든 고펀드미 페이지에는 “아버지의 유해에 대해 듣게 돼 감사드리지만 우리와 안전한 곳에 함께 하지 못해 슬프다”고 적혀 있다. 다른 아들 존 갈리나토는 17일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이 영감을 선사한 가족을 위해 했던 모든 일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역시 라하이나 주민 버지니아 도파(90)도 희생됐다. 지난 10일 조나 아라파일스는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해 버지니아 도파 할머니를 본 사람이 있다면 연락해달라고 사람들에게 청했다. 마우이 카운티와 경찰서는 산불 희생자 중 한 명이라고 확인했다.
  • 민원인 응대하다 쓰러진 세무서 민원실장 끝내 사망

    민원인 응대하다 쓰러진 세무서 민원실장 끝내 사망

    민원인을 상대하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경기 동화성세무서 A 민원봉사실장이 결국 깨어나지 못하고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지 23일 만이다. 빈소는 경기 오산장례문화원에 차려졌고, 발인은 18일이다. 2만여 국세청 직원들은 A 실장의 안타까운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A 실장은 지난달 24일 부동산 관련 서류를 떼러 온 민원인과 대화하던 도중 실신했다. A 실장은 민원인에게 원칙적으로 서류 발급이 어렵다는 점을 설명했으나 민원인이 계속 서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실장은 평소 성실한 근무 태도를 지닌 모범적인 직원이었고, 심장 질환을 비롯한 지병도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세무서 측은 당시 고성이 들렸다는 주변 증언을 토대로 민원인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검토했으나 악성 민원인임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상태다. 사건 당시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은 음성이 담기지 않는 폐쇄회로(CC)TV 영상뿐이었다.이에 국세청은 지난 3일 전국 133개 세무서 민원봉사실에 근무하는 세무 공무원들에게 민원인 응대 시 사용할 녹음기를 즉각 보급했다.<서울신문 8월 4일 자 5면> 국세청 측은 “악성 민원을 일상처럼 접하는 세무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라면서 “민원인에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대화를 녹음하겠다고 고지한 뒤 녹음을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A 실장 사건을 계기로 민원 응대 요령 및 직원 보호 조치 매뉴얼도 한층 강화했다. 대면 응대 시 민원인이 폭언·폭력을 행사하거나 기물을 파손하고 흉기 등 위험물을 소지했을 때 비상대응팀이 ‘타 민원인 대피’, ‘피해 직원 응급조치 및 119 신고’, ‘경찰 신고’ 등의 임무를 나눠 동시에 수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창기 국세청장은 지난 10일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 공무원 한 명 한 명의 납세 서비스와 정당한 법 집행 노력이 뜻하지 않은 상처가 돼 돌아오는 일은 단연코 없어야 한다”면서 “민원 업무 수행과 그 과정에서의 직원 보호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인도 화장실 문제 개선에 앞장 선 빈데슈와르 파탁 [메멘토 모리]

    인도 화장실 문제 개선에 앞장 선 빈데슈와르 파탁 [메멘토 모리]

    인도를 다녀온 이들이 가장 불쾌한 일로 꼽는 것이 화장실 문제였다. 파리를 비롯한 온갖 벌레가 들끓고, 냄새가 빠지지 않는 것이 첫 손 꼽혔다. 양동이 같은 것을 들고 다니다 길거리에서 볼일을 보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여성들은 특히 공중화장실에 여성 칸이 없어 몇 시간씩 고통스럽게 참기 일쑤였다. 값싼 쌍둥이 피트 화장실(twin-pit toilet) 디자인을 만들어 전국에 보급한 것은 물론, 1루피를 내면 소변을, 2루피를 내면 대변을 보는 유료 화장실 개념을 처음 만들어 보급하는 데 앞장 서 이른바 ‘화장실 남자’로 존경을 받아 온 빈데슈와르 파탁이 80세를 일기로 지난 15일(현지시간) 세상을 떴다고 영국 BBC가 다음날 전했다. 고인은 1970년대 초반 twin-pit toilet 디자인을 만들어 전국에 확산시켰다. 그 전에는 나무 뒤에 구덩이를 파고 일을 보게 하거나, 물을 부어 배변을 내리는 식이었다. 카스트의 맨 밑바닥 달리트(불가촉천민)들이 손으로 청소하고 정리하게 하는 관행이 뿌리깊었는데 엄청난 차별이었다. 고인은 술라브 인터내셔널 사회봉사기구(SISSO)를 만들어 유료 화장실 시스템이 전국 도시들에 자리잡게 만들었다. 배변을 따로 모아 퇴비로 활용하는 것도 그가 맨처음 시작한 일이었다. 생전에 고인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인 상도 여럿 수상했다. 언론은 그에게 ‘Mr 위생’이라거나 ‘인도의 화장실 남자’ 별칭을 선사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캠페인을 “미니 혁명”이라고 표현했다. 2015년 이코노미스트 글로벌 다양성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1989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기사에 따르면 그는 라자스탄주의 거리 청소부로 일하던 100명의 달리트 소녀들을 입장이 불허됐던 사원으로 데려가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함께 식사한 일로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몇년 동안에도 술라브 재단은 인도 정부가 노상 배변(아래 삽화)을 끝장내기 위해 펼치는 스와치 바라트 압히얀(Swachh Bharat Abhiyan, 깨끗한 인도 캠페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생전에 그는 “인생의 목표가 사람들을 위해 위생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나는 우리 아들딸보다 이 일을 더 사랑한다”면서 인도의 독립 영웅 마하트마 간디의 가르침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최상위 카스트인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부터 마을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카스트 제도의 용서받기 어려운 구석들에 혼란을 느끼곤 했다. 그는 2017년 BBC 인터뷰 도중 집에 물품을 배달하던 여성이 다녀간 뒤 할머니가 집을 정화해야 한다며 물을 끼얹곤 했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제가 이유를 궁금해 하니까 사람들은 그 여자가 불가촉 천민이라 그녀가 걸은 땅도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답하곤 했다.” 호기심 많았던 그는 그녀에게 손을 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보려 했다. 그랬더니 할머니가 붙잡고 불같이 화를 냈다. 한 사제가 불려와 파탁이 오염됐으니 집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끼어들어 “그냥 애잖아요. 다른 해결책이 있을 거에요”라고 말렸다. 다른 해결책은 더 나빴다. 할머니는 소의 똥과 오줌을 삼키게 했다. 힌두교에서 신성시하는 소가 배출한 것을 먹으면 정화된다고 믿은 모양이다. 이 일이 큰 전환점이 됐다. “왜 우리가 계급에 따라 다른 규칙이 적용되는 불공정한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묻고 또 물었다. 개는 만져도 되는데 나와 같은 인간을 만지면 집안이 뒤집어지니 말이다.” 뭔가를 해야 한다는 결심에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1968년 여름에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어야 할 그는 달리트 구역에서 석 달을 지냈다. 가족과 동네가 뒤집어졌다. 부친과 장인이 한목소리로 그가 부끄러운 짓을 했다고 힐난했다. 장인은 사위 얼굴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며 그와 같은 사람과 혼인을 허락한 것이 잘못이었다고 자책했다. 그는 슬펐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속으로 내 임무는 이거다, 마누라를 버릴 지언정 이 일을 해내자고 마음먹었다.”그렇게 해서 1969년 그는 twin-pit toilet 디자인 설계를 마치고 이듬해 보급에 나서 일일이 손으로 더러운 것들을 정리해야 했던 수천명의 청소부들을 해방시켰다. 비하르주 정부가 그에게 200개를 짓게 했다. 그의 이름이 알려져 방방곡곡에서 그를 보러 왔고, 조언을 청했다. 이렇게 되자 가족도 그의 노력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아내가 늘 나를 지지해줬다. 하지만 장인 어른은 이제야 내가 뭔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BBC에 털어놓았다. 술라브 재단은 150만개의 화장실을 지어 2000만명 이상의 인도인이 이용하고 있다. 물론 여러 다른 나라들에서도 그의 디자인이 이용되고 있다. 1974년 이후 술라브는 도시 빈민가를 비롯해 버스정류장, 시장, 지하철역처럼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9000개 이상의 ‘선불후용(pay-and-use)’ 화장실을 지었다. BBC 인터뷰 말미에 그는 “위생은 내 종교다. 여러분이 다른 인간을 돕지 않으면 신께 제대로 기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결론 내리듯 말했다.
  • 락앤락, ‘에너지의 날’ 맞아 에너지 절약 사내 캠페인

    락앤락, ‘에너지의 날’ 맞아 에너지 절약 사내 캠페인

    락앤락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락앤락은 지난해 8월 첫 번째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락앤락의 실천’을 발간하며 탄소중립을 향한 에너지경영 실천 의지를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자발적인 탄소 저감 목표를 수립하고 전사적 에너지 절감 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2031년까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재생 에너지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번 락앤락 사내 캠페인은 제20회 에너지의 날(8월 22일)을 기념하는 한편, 서울시가 진행하는 ‘하절기 에너지 절약 제로서울 챌린지’에 동참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한 달간 전사적으로 진행 중이다. 시원한 옷차림으로 출근하기, 사용하지 않는 사무기기 전원 차단 등 여름철 에너지 절약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열효율을 높이고 전력 사용량 절감을 위해 LED 전구 사용, 근무 시간 외 전기 소등, 사무용 기기 자동 절전, 대기전력 차단장치 이용, 여름철 실내 온도 26℃ 준수 등의 에너지 절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내 캠페인에 동참한 락앤락 구성원들은 “매일 사용하는 모니터, 노트북 충전기, 전화 콘센트 3개 외에 사용하지 않는 플러그는 늘 뽑아두고 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버튼식 멀티탭을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땐 항상 꺼놓고 생활한다”, “쿨맵시를 자랑하는 시원한 복장으로 출근하니 업무 효율도 더욱 오르는 것 같다”, “함께할수록 더욱 행복해지는 에너지 절약, 같이 실천해요” 등의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천해우 락앤락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경영 실천, 안전한 제품 생산, 건전한 지배구조 정착 등 핵심 과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지속가능경영 기업으로서 책임과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락앤락은 이외에도 사무실 내 개인 텀블러·머그컵을 사용하는 ‘일회용컵 LOCK(락) 캠페인’, ‘글로벌 플로깅 데이’ 등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다양한 환경 캠페인을 이어오고 있으며, 오래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수거해 공공시설물 등으로 재탄생하는 ‘러브 포 플래닛(Love for Planet) 캠페인’, 친환경 대학생 서포터즈 ‘그린메이트’ 등을 운영하며 자원순환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그린메이트 21기를 모집 중이며, 지원 기한은 오는 20일이다.
  • 레너드 번스타인 영화 ‘마에스트로’ 입길 “크고 멋진 코를 분장하다니”

    레너드 번스타인 영화 ‘마에스트로’ 입길 “크고 멋진 코를 분장하다니”

    1990년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명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의 전기 영화 ‘마에스트로’가 다음달 베니스영화제 공개를 앞두고 이번주 초 예고편이 공개되자 입길에 오르고 있다고 영국 BBC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브래들리 쿠퍼가 연출하고 직접 번스타인을 연기하는데 유대인 배우가 많고 많은데 왜 쿠퍼가 번스타인으로 출연했느냐고 불평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몇몇은 쿠퍼가 유대인의 외모 특징 중 하나인 코를 최대한 번스타인의 것과 비슷하게 보이기 위해 특수분장까지 한 것에 시비를 걸고 있다. 그러나 몇몇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유대인에 관한 고정관념이 공격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번스타인의 자녀들도 쿠퍼가 아버지의 외모와 비슷하게 보이게 하려고 분장한 것에 대해 “완전 괜찮다”고 입을 모았다. 제이미와 알렉산더, 니나 번스타인은 온라인 성명을 통해 “(쿠퍼의) 노력을 오해하거나 곡해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슴 아프다. 레너드 번스타인이 멋지고 큰 코를 가졌다는 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우리 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완전 괜찮아 할 것이란 점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자녀들은 “이 문제를 둘러싼 불평들에 우리가 무엇보다도 충격을 받는 것은 성공한 사람을 한 단계 낮추려는 솔직하지 못한 시도, 우리 아버지에 관해 너무도 자주 목격해 온 관행이 이어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 내내 브래들리가 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중과 긍정, 사랑을 드러낸다고 느꼈다. 우리는 브래들리와 이런 경험을 한 것을 행운이라고 느끼며 세상이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을 마냥 기다리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쿠퍼의 영화 스틸 사진이 공개되자 ‘할리우드 리포터’의 영화평론가 다니엘 파인버그가 그의 외모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인종 코스플레이’가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 발단이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마에스트로’는 12월 2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그런데 이달 말 미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골다’(가이 나티브 연출)도 비슷한 논란을 낳고 있다. 헬렌 미렌이 이스라엘 총리를 지낸 골다 마이어를 연기하는데 지난해 여배우 모린 립먼은 ‘주이시 크로니클’에 “캐릭터의 유대인스러움은 내재적이기 때문에” 헬렌을 캐스팅한 것에 “동의하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영화 ‘마에스트로’는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였던 아내 펠리시아 몬테알레그레와 번스타인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고집’ 했던 번스타인을 ‘이겨먹은’ 펠리시아 캐릭터를 ‘언 에듀케이션’, ‘유망한 젊은 여성’ 등에서 매혹적인 연기를 선보인 캐리 멀리건이 소화한다. 예고편을 보면 주인공이 펠리시아처럼 보인다. 쿠퍼는 ‘아메리칸 스나이퍼’, ‘스타 이즈 본’ 등에서 연기력 못지 않은 연출력을 뽐내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마틴 스콜세지, 스티븐 스필버그, 토드 필립스 등 유명 감독들이 제작에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끈다.
  • 반려견 몸으로 덮은 채…3代 4명 한꺼번에…하와이 산불 희생자들

    반려견 몸으로 덮은 채…3代 4명 한꺼번에…하와이 산불 희생자들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 라하이나에 살던 프랭클린 트레조스(68)는 골든리트리버종 반려견 ‘샘’을 구하려다 함께 화마에 스러졌다. 친구 섀넌 웨버보가르가 NBC 방송에 털어놓은 안타까운 사연이 눈길을 끈다. 코스타리카 출신인 트레조스는 30년 전 웨버보가르의 남편 제프와 함께 일하며 인연을 맺어 부부의 집에서 더불어 지냈는데, 특히 세 살인 샘을 무척 사랑했다고 했다. 웨버보가르의 전언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화마가 덮쳤을 때 트레조스와 제프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대피시킨 뒤 각자 다른 자동차로 탈출을 시도하게 됐다. 제프는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아 창문을 깨고 나와 가까스로 몸을 피하면서 불길에 화상을 입었다. 따로 사는 어머니를 보러 갔다가 화재를 피한 웨버보가르가 나중에 돌아와 살펴보니 차 안에 트레조스의 유해가 있었다. 그는 함께 숨진 반려견을 몸으로 덮고 있었다. 웨버보가르는 “프랭크보다 샘의 유해가 더 많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며 트레조스가 개를 보호하려다 숨진 것으로 추측했다. 웨버보가르는 자신의 두 자녀가 트레조스를 ‘프랭크 삼촌’이라고 부르며 자랄 정도로 가족 같은 사이였다며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와이 당국은 지난 15일까지 파악한 사망자 106명 가운데 신원 확인 후 가족에게 통보한 2명에 대해서만 이름과 나이를 공개했다. 여기에 더해 자체적으로 시신이나 유해를 발견한 가족과 친지들이 언론 인터뷰에서 전한 희생자들의 사연도 공개돼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CNN 방송과 지역 매체 하와이뉴스 나우 등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3대에 걸친 일가족 4명이 불길을 피하려다 숨진 사례도 있었다. 이들의 유해는 지난 10일 집 근처에 있는 불에 탄 차 안에서 발견됐다. 이들의 가족은 성명에서 “우리 가족을 대표해 사랑하는 부모님인 파소말루이 포누아 톤과 사랑하는 여동생 살로테 타카푸아, 그녀의 아들 토니 타카푸아에게 ‘알로하’(하와이어로 ‘안녕’)를 보낸다”며 “슬픔의 크기는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그들에 대한 기억은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고 밝혔다.마우이섬에서 36년 거주했던 캐럴 하틀리(60)의 사연도 언니인 도나 가드너 하틀리의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전해졌다. 글에 따르면 캐럴과 함께 살던 남자친구 찰스는 8일 화염을 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왔지만, 검은 연기가 뒤덮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서 헤어졌다. 남자친구는 “뛰어, 뛰어, 뛰어. 캐럴!”이라고 외쳤지만, 더 이상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고 한다. 간신히 탈출한 찰스가 다음날부터 지인들과 함께 수색 그룹을 조직해 하틀리를 찾아다니다 결국 지난 12일 집터에서 하틀리의 유해를 발견했다. 그녀가 차던 시계와 치열교정 틀을 찾아냈다. 도나는 “동생의 생일은 오는 28일이었고, 곧 61세가 될 예정이었다”며 “동생은 최근까지도 한 살만 더 먹으면 일에서 은퇴할 거라고 계속 말했다”고 AP 통신에 전했다. 그는 앨라배마주 그랜드베이에 있는 자택에서 캐럴을 기리는 추모식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동생은 항상 사람들의 좋은 점을 찾고 다른 사람들을 도왔다”며 “늘 밝은 성격과 미소, 모험심을 가진 그녀를 모든 사람이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조 실링(67)의 유해는 아직도 못 찾았다. 8일 화마가 덮쳤을 때 불길을 헤쳐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족들은 유전자(DNA) 샘플을 당국에 제출하고 기다리고 있다. 노인주택단지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던 그는 그 날 오후 친구 코리 블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건너편 오른쪽 집 몇 채가 불타고 있다. 떠날 수도, 볼 수도 없다. 우리는 갇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숨을 내쉬면 폐가 불타는 것 같다. 해서 젖은 수건으로 겨우 숨쉬고 있다. 우리 여섯 명이 한 방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실링은 근처 집이 화염에 휩싸이고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사진을 전송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는데 “도로에 주차한 자동차들이 지금 폭발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25년을 마우이섬에서 산 실링은 ‘조 삼촌’으로 통했다. 블러는 ABC 뉴스에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과 몇년 전에 함께 일한 실링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이 정신질환을 앓았는데 실링이 찾아와 부모나 멘토 역할을 하면서 자신들의 다섯 자녀를 양육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했다. “그의 작업장 이름 택이 조 삼촌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모두에게 늘 그곳에 있는 딱 그 남자였기 때문이다.” 실링의 동생 댄은 “조는 옆의 사람들을 혼자 죽게 내버려둘 사람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위대한 제스처를 보낸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당국이 신원을 공개한 희생자 중 한 명인 버디 잔톡(79)은 음악에 대한 열정이 크고 가족을 사랑한 할아버지였다고 그의 손녀가 전했다. 손녀 케시아 알라카이는 지역 방송 KITV 인터뷰에서 잔톡이 기타와 드럼을 연주하고 노래를 불렀으며, 한때 유명 록밴드 산타나와 공연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알라카이는 할아버지에 대해 “연세가 많으셨지만,우리 가족이 이런 식으로 할아버지를 빼앗기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며 슬퍼했다. 잔톡은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 살다가 화를 당했다고 알라카이는 전했다. 조카 카웨히 파이오는 “삼촌은 30년 이상 마우이섬과 전 세계를 다니며 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했다”며 “미소가 돋보이는 행복한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할레 마하올루 에오노에’는 34세대가 살고 있었는데 생존한 거주자 샌포드 힐(72)은 NBC 뉴스 인터뷰를 통해 “이웃 중 누가 살아남았는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탈출한 사람은 단 3명만 알고 있으며, 다른 생존자의 소식을 전해 들은 것까지 합쳐도 행방이 확인된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는 이 주거단지를 소유한 회사에도 전화를 걸어봤지만, 직원들로부터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했다. 당국이 신원을 공개한 다른 한 명은 로버트 딕먼(74)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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