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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검사들 국회 겁박은 내란시도 행위”

    李 “검사들 국회 겁박은 내란시도 행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이 권력 자체가 돼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니까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조금이나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게 바로 탄핵”이라며 앞선 ‘검사 4인(강백신·김영철·박상용·엄희준) 탄핵 절차 돌입’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이달 내 검찰청 폐지를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혀 검찰과의 전면전이 확대일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위임받은 권력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임명된 검사들이 자신의 부정·불법 행위를 스스로 밝히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국회를 겁박하는 것은 내란 시도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탄핵소추를 가지고 말이 많은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검사만큼 많은 권력을 가진 공직자는 없다”며 “일제시대 독립군을 때려잡기 위해 검사들에게 온갖 재량 권한을 부여했는데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또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국민동의청원’을 상정한 것에 대한 여당의 비판에 “탄핵에 대한 ‘○, ×’를 질문할 때가 아니다. 국민이 탄핵을 원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게 집권당이 할 일 아니냐”며 “세상의 모든 답이 ‘○, ×’밖에 없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질문의 수준을 좀 높이면 얼마든지 답을 하겠다”고 했다. 이날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인지 ‘○, ×’로 답하라고 요구했다. 여당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한창인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문자 논쟁을 보니 조금 민망하더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내년 1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시행 시기에 대해 검토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내 일각의 종부세 완화론에 대해 “종부세가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 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금투세에 대해서도 “전 세계에서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 이런 상태에서 금투세를 과연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금투세 폐지 주장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했다. 이날 출마 선언문에는 민생을 필두로 기초과학·미래기술 집중 투자, 2035년까지 주4일제 정착 등이 담겼다. 이 전 대표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 수권 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은 중도층을 겨냥한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민생 해결을 강조한 정치 철학)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먹사니즘의 성공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대전환 시대에 빠른 적응을 강조하며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주장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시스템을 갖춰 ‘에너지 고속도로’, 즉 AI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표 기본사회’도 선언문에 등장했다. 일자리가 줄면서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가 드러나는 만큼 “기본적인 삶과 적정 소비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실용 외교,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 도입 등도 주장했다. 그간 강조했던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발전’에 대해선 “민주당의 주인은 250만 당원 동지”라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의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 당원들이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다음 대선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당(지구당) 합법화와 후원제도 도입도 지지했다. 대표직 연임 도전 배경에 대해선 “혼란스럽고 엄중하고 심각한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게 책임의 핵심이고 이를 회피하기 어려워 다시 연임을 시도하게 됐다”고 답했다. 민주당 검찰개혁태스크포스(TF)는 이날 공청회를 열어 이달 중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분리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민형배 의원은 중요 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처)는 총리실 산하에, 공소 제기·유지와 영장 청구를 담당하는 공소청은 법무부 산하에 각각 신설하는 안을 제시했다. 중수처장 임기는 3년으로 하고 교섭단체의 추천을 통해 꾸린 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법조계·수사직 15년 이상 종사자’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 식이다. 또 이성윤 의원은 공소청장을 임기 2년의 차관급으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기존 범죄정보기획부서 폐지, 공소청 감찰을 담당하는 독립감찰기구 설치, 검찰 근무 평정 규정 개정 및 공개 범위 확대, 정부기관 등 외부기관으로의 검사 파견 금지도 담았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검찰청 폐지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돼도) 윤 대통령이 당연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법안을) 하나하나 통과시켜 대체 어디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건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 ‘분당 흉기난동’ 피해자 유가족 “이런 일 또 없도록 사형 선고해달라”

    ‘분당 흉기난동’ 피해자 유가족 “이런 일 또 없도록 사형 선고해달라”

    ‘분당 흉기난동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최원종의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0일 오후 수원고법 형사2-1부(고법판사 김민기 김종우 박광서) 704호 법정 증인석에 백발의 60대 남성이 미리 준비해 온 의견서를 양손에 쥔 채 울분을 토해냈다. 이 남성은 이른바 최원종의 범행으로 숨진 이희남(당시 65세)씨의 남편으로, 이날 최 씨의 살인 등 사건 항소심 변론 종결을 앞두고 피해자 유족 의견을 진술하기 위해 법정에 나왔다. 두 손을 벌벌 떨며 억울하고 원통한 심정을 쏟아낸 그는 “우리 참 열심히 살았는데 인생이 허무하다. 행복한 우리 집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났다”고 했다. 그는 “무고한 사람들이 살해되어도 흉악 살인자는 살아있는 세상이 참 원망스럽다”며 “이런 계획 살인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사형을 선고해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해달라.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울부짖었다. 이어서 또 다른 사망자인 김혜빈(사고 당시 20세)씨의 어머니도 “어제(7월 9일)가 혜빈이 스물한번째 생일이었다. 지난해 8월 3일 이후로 우리와 함께 살지 못했으니 혜빈이는 여전히 스무살”이라며 “혜빈이는 최원종에 의해 비참하게 죽임을 당했다. 최원종은 두 명만 죽인 게 아니라 가족, 친구, 지인 모두의 마음과 영혼을 파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형벌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현병, 심신미약이 아니라 14명의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며 “최원종에게 사형을 선고해달라. 그리고 희생자들을 기억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족 진술을 들은 판사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판사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피해자들의 아픔도 재판 기록에 남겨놓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 이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들의 진술이 이어지는 동안 피고인석에 있던 최원종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거나, 손목시계를 만지고, 안경을 위로 쓸어올리는 등의 태도를 보였다. 이날 검찰은 1심 구형과 동일한 사형을 구형하며 “검찰 최종의견은 오늘 두 유족의 말씀을 한 토시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원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심 재판장도 많이 고민했고,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사와 유족, 사회여론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직접 판결문에 적었다”며 “우리 재판부에서는 그런 유족의 마음을 이해만 하지 말고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최원종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고인과 피고인 가족분들 모두 깊이 반성하고 있다. 사형을 원하는 마음도 이해한다”며 “다만 형사상 처벌은 법률에 따른다는 죄형법정주의는 지켜져야 한다. 법조인이라면 법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심은 심신미약이라고 판결하면서도 감경 사유가 아니라며 감형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은 스스로 밝힌 바처럼 처벌받고자 한다. 다만 법에 정해진 것처럼 형평을 위해 감경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검찰에 최씨에 대한 치료감호 청구를 요청했으나, 검찰은 “정신 질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원종은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분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꾸벅 인사했다. 그는 지난해 8월 3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부근에서 모친의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행인들을 들이받고, 이후 차에서 내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씨 범행으로 차에 치인 김혜빈 씨와 이희남 씨 등 2명은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숨졌으며,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 이재명 연임 출마 선언…“檢, 국회 겁박은 내란 시도”

    이재명 연임 출마 선언…“檢, 국회 겁박은 내란 시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검찰이 권력 자체가 돼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니까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조금이나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게 바로 탄핵”이라며 ‘검사 탄핵’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히고 “위임받은 권력으로부터 간접적으로 임명된 검사들이 자신의 부정·불법 행위를 스스로 밝히고 책임을 지기는커녕 국회를 겁박하는 것은 내란 시도 행위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탄핵소추를 가지고 말이 많은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검사만큼 많은 권력을 가진 공직자는 없다”며 “일제시대 독립군을 때려잡기 위해 검사들에게 온갖 재량 권한을 부여했는데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국민동의청원’을 상정한 것에 대한 여당의 비판에 “탄핵에 대한 ‘O, X’를 질문할 때가 아니다. 국민이 탄핵을 원하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는 게 집권당이 할 일 아니냐”며 “세상의 모든 답이 ‘O, X’ 밖에 없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질문의 수준을 좀 높이면 얼마든지 답을 하겠다”고 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는 것인지 ‘O, X’로 답하라고 요구했다. 여당에서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한창인 데 대해서는 “국민의힘 얘기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문자 논쟁을 보니 조금 민망하더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정부가 추진 중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개편, 내년 1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의 시행 시기에 대해 검토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당내 일각의 종부세 완화론에 대해 “종부세가 불필요하게 과도한 갈등과 저항을 만들어 낸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고, 금투세에 대해서도 “전 세계에서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 이런 상태에서 금투세를 과연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다만 금투세 폐지 주장에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했다. 이날 출마 선언문에는 민생을 필두로 기초과학·미래기술 집중 투자, 2035년까지 주4일제 정착 등이 담겼다. 이 전 대표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 수권 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절망의 오늘을 희망의 내일로 바꿀 수 있다면 제가 가진 무엇이라도 다 내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치권은 중도층을 겨냥한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문’이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먹사니즘’(민생 해결을 강조한 정치 철학)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먹사니즘의 성공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대전환 시대에 빠른 적응을 강조하며 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주장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생산과 공급시스템을 갖춰 ‘에너지 고속도로’, 즉 AI 기반의 지능형 전력망을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표 기본사회’도 선언문에 등장했다. 일자리가 줄면서 기존 복지제도의 한계가 드러나는 만큼 “기본적인 삶과 적정 소비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실용 외교,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 도입 등도 주장했다. 그간 강조했던 ‘당원 중심 정당으로의 발전’에 대해선 “민주당의 주인은 250만 당원 동지”라며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의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 당원들이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다음 대선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당(지구당) 합법화와 후원제도 도입도 지지했다. 대표직 연임 도전 배경에 대해선 “헌정사상 총선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승리를 이뤄내 개인적으로 정치적 평가가 가장 높을 때다. 거의 상종가 상태”라며 “잠시 시선에서 사라졌다가 새로 정비하고 나타나는 것이 정치적으로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혼란스럽고 엄중하고 심각한 위기를 외면할 수 없다는 게 책임의 핵심이고 이를 회피하기 어려워 다시 연임을 시도하게 됐다”고 답했다.
  • [숫자로 읽는 세상] 2020년대 들어 호우 피해 더 심해졌다…제일 취약한 곳은 ‘부산’

    [숫자로 읽는 세상] 2020년대 들어 호우 피해 더 심해졌다…제일 취약한 곳은 ‘부산’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된 지 5일째입니다. 낮에는 맑았다가 밤이 되면 비가 쏟아지는 ‘극한 호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데요. 10일 새벽 2시쯤 충남 서천에는 1시간에 111.5mm의 비가 쏟아지면서 기상청이 “2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의 강수 강도”라고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호우로 인한 피해는 최근 들어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2022년에는 경북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등 호우로 인한 대형 인명 피해도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니 호우는 이제 여름철의 ‘뉴노멀’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지난해 발간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 중 ‘기후변화와 재해취약성’ 보고서를 살펴보면 태풍과 호우, 대설, 가뭄, 지진 등 자연재난 중 호우의 발생 횟수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1987년 10회, 1988년 10회, 1989년 14회 등 두 자릿수였던 호우의 발생 횟수는 1992년 8회를 기록한 이후 약 20년간 한 자릿수를 유지했습니다. 2010년 7회, 2011년 6회 발생했던 호우는 2012년 11회, 2013년 18회로 증가세를 키우더니 해마다 10회 이상의 호우가 이어졌습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10년동안 한해의 호우 발생횟수가 10회 아래로 떨어진 해는 2015년(7회), 2018년(9회) 단 두해 뿐이었고, 2021년에는 22회를 기록해 1985년 이래 처음으로 20회를 넘어섰습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 발간한 ‘2022년 재해연보(자연재난)’ 보고서를 보면 2020년대 들어 호우로 인한 피해액도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2013년 1581억 2900만원, 2014년 1422억 1100만원, 2015년 12억 1300만원이던 호우 피해액은 2020년 1조 951억 7200만원으로 1조원을 넘겼습니다. 2021년 406억 600만원으로 다시 떨어지긴 했지만, 2022년 3325억 5900만원으로 다시 확대됐습니다. 해마다 등락은 있지만 10년 동안의 추이를 살펴보면 피해액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명피해도 덩달아 증가했습니다. 2013년 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4명, 2014년 2명 등 한자릿수에 머물렀지만 2020년 44명, 2021년 3명, 2022년 19명 등 그 피해 규모가 커지는 추세입니다.지역별로는 호우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통계청이 1일 최대 강수량, 과거 침수면적, 저지대 면적, 65세 이상 인구비욜, 노후주택 비율 등의 지표를 취합해 지역별 재해취약성을 수치화한 결과 2021년 기준 호우에 가장 취약한 곳은 부산으로 나타났습니다. 경남 창원·김해·사천·남해, 전남 보성·고흥·장성 등 남해안에 인접한 지역자치단체도 취약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혔습니다.
  • 韓여행 중 쓰러진 태국 여성…‘한국인 5명’ 살리고 떠났다

    韓여행 중 쓰러진 태국 여성…‘한국인 5명’ 살리고 떠났다

    한국 여행 중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태국인 여성이 한국인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1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인제대 해운대백병원에서 태국인 푸리마 렁통쿰쿨(35)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눠 5명을 살렸다. 태국 방콕에 살던 렁통쿰쿨은 친구와 한국을 여행하던 중 지난달 27일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가 끝내 뇌사 상태가 됐다. 렁통쿰쿨이 쓰러졌다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은 태국에서 급히 한국으로 왔다.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한 가족들은 큰 슬픔에 빠졌다. 하지만 가족들은 렁통쿰쿨을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 누군가의 몸에서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이들은 “환생을 믿는 태국에서는 세상을 떠나며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은 가장 큰 선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방콕에서 1남 3녀 중 둘째로 태어난 렁통쿰쿨은 늘 밝고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과 힘을 주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고 한다. 방콕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일한 그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렁통쿰쿨의 어머니는 “너는 우리 삶에서 늘 최고였어. 이제 편히 쉴 시간이니 다른 걱정은 하지 말고 하늘에서 편히 쉬어. 우리는 항상 마음 깊은 곳에서 널 생각하고 사랑할게”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렁통쿰쿨을 포함해 올해 외국 국적 뇌사 장기기증자는 모두 4명으로, 국내 뇌사 장기기증의 약 1.8%다. 앞서 장기기증 외국인은 2019년 7명, 2020년 8명, 2021~2023년 각 7명씩 있었다.
  • 대장암으로 세상 떠난 사범대생, 후배들에 마지막 선물 남겼다

    대장암으로 세상 떠난 사범대생, 후배들에 마지막 선물 남겼다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차수현(22)씨가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10일 대구대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대구대를 찾은 차씨의 아버지 차민수씨는 딸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을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에게 써 달라며 대학 발전기금을 전달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차씨는 교사의 꿈을 안고 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건강 검진을 받던 중 차씨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진단을 받게 됐다. 이 질병은 대장이나 직장에 수백에서 수천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으로 20여년 전 차씨의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해 온 병이다. 차씨의 아버지는 “수현이가 저와 같은 병 진단을 받았을 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며 “딸에게 이런 몹쓸 병을 물려준 게 아닌가 싶어 너무 괴로워서 그 당시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병이었지만 차씨는 수술보다는 자연치유를 택했다. 후유증이 크게 남을 수 있는 수술이라 20살이 된 학생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씨는 성치 않은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 학생과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차씨는 병세가 악화해 지난해 말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차씨의 아버지는 “딸이 4학년 때 하는 교생 실습을 그토록 하고 싶어 했는데 그걸 하지 못해 매우 속상해했다”고 전했다.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차씨는 지난달 초 22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생전 차씨는 병상에서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던 중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차씨는 당시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차씨의 아버지는 딸의 마지막 바람대로 사범대학 학생들을 위해 600만원을 장학금으로 대학에 기탁했다. 차씨의 아버지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 딸처럼 느껴진다”며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작은 응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정호 대구대 부총장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겠지만 같은 학과 교수로서 제자를 잃은 마음 또한 황망하기 그지없다”며 “수현 학생의 못 이룬 꿈이 캠퍼스에 잘 간직되고 후배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차씨가 교사가 되고자 했던 꿈을 캠퍼스에 간직하기 위해 그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차씨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다.
  • 류정남 “가상화폐로 2억 8천만원 잃고…건설 막노동”

    류정남 “가상화폐로 2억 8천만원 잃고…건설 막노동”

    개그맨 류정남이 가상화폐 투자로 전 재산을 잃은 후, 재기를 꿈꾸는 근황을 전했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하이엔드 소금쟁이’에는 류정남이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류정남은 이날 “제가 가상화폐로 한 방에 갔다. 재기를 노리려고 왔다”라고 전했다. 류정남은 “주위의 가상화폐 열풍에 처음엔 100만원 정도의 소액으로 투자하다가 다른 거에 눈을 뜨게 되었고, 그러다가 크게 데였다”라며 “처음에 3분 만에 1300만원을 벌었었다. 그래서 ‘이게 무슨 세상이지?’, ‘내 소질이 여기에 있었나? 제2의 인생이다’라는 생각으로 대박을 꿈꿨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다가 한 달 만에 2억 8700만원을 잃었다. 그 돈은 개그맨 생활하면서 평생 모은 돈이나 다름없다”라고 했다. 그는 “공장에 아는 형님이 있어서 부탁해 건설 현장으로 간 거다. 2022년 12월 23일 신규 교육을 받고 26일에 첫 출근을 하고 27일에 조퇴를 했다. 못 있겠더라. 아파서 다리가 안 움직이더라. 포기할까 생각하다가 이것도 못 버티면 되겠냐는 생각으로 10개월을 일했다”라고 했다. 류정남은 현재 간간이 들어오는 행사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불안정한 상황임을 전했다.
  • 렘브란트의 아들로 산다는 것 [으른들의 미술사]

    렘브란트의 아들로 산다는 것 [으른들의 미술사]

    렘브란트 반 레인(1606~1669)는 바로크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하나다. 렘브란트는 그룹 초상화 장르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선보였다. 렘브란트는 25세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정착해 이듬해부터 암스테르담 제일가는 초상화가가 되었다. 그의 명성은 높아갔고 그의 실력을 알아본 화상 헨드릭 반 유일렌버그의 눈에 띄었다. 헨드릭은 렘브란트에게 자신의 사촌 여동생 사스키아를 소개시켰다. 사스키아는 부유하고 명망있는 가문의 딸로, 아버지는 변호사이자 시장이었다. 치밀하게 설계된 상속1634년 렘브란트는 사스키아와 결혼식을 올렸다. 젊은 부부는 암스테르담 시내로 이사해 알콩달콩 잘 살았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들은 몇 주 만에 모두 사망했다. 1641년 티투스가 태어났다. 아이를 셋 잃은 끝에 얻은 아들이다 보니 부부에게 이보다 더한 보물은 없었다. 그러나 사스키아가 병이 들어 1년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사스키아는 홀로 남겨질 티투스를 걱정해 유언을 남겼다. 사스키아는 티투스를 유일한 상속인으로 정하고 렘브란트는 그 후견인으로서 매년 연금을 받는 것으로 정해 두었다. 또한 티투스가 14세가 되기 전까지 어떤 재산도 함부로 팔면 안되며, 렘브란트가 재혼하는 경우 모든 재산은 티투스에게로 상속되도록 설계되었다. 또 다시 파산한 렘브란트티투스는 15세가 되자 상속인으로 아버지 렘브란트를 지정했다. 이는 렘브란트의 부탁 혹은 설득에 따른 것이다. 렘브란트는 그동안 죽은 사스키아가 자신을 옴짝달싹 못하게 했다고 생각했다. 렘브란트는 유일한 상속인이 되자 사스키아의 그림자를 지웠다. 티투스는 말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나 렘브란트는 골동품 수집욕을 끊지 못하고 1656년 또 파산하고 말았다. 티투스는 다시 아버지를 구하고자 했다. 자신이 1순위 채권자가 되어 아버지의 재산을 지키고자 했다. 티투스는 렘브란트의 연인 헨드릭제 스토펠스와 함께 미술품 대리점을 열어 렘브란트를 전속 화가로 고용했다. 이는 렘브란트를 재정적 위기에서 구하기 위함이었다. 가장 큰 재산을 잃은 렘브란트장성한 티투스는 27세에 은세공인의 딸 막달레나와 결혼했다. 그러나 티투스는 딸이 태어나기 전에 전염병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티투스는 아버지 렘브란트보다 1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아들 몫의 유산을 가로채면서까지 재정 파탄을 해결하고자 했던 렘브란트는 그보다 더 큰 재산을 잃었다.
  • 이홍기, 수술만 8번한 근황…“수술 자국에 죽은 살들”

    이홍기, 수술만 8번한 근황…“수술 자국에 죽은 살들”

    그룹 FT아일랜드 멤버 이홍기가 종기 수술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9일 유튜브 채널 ‘비보티비’에는 ‘원조 아이돌 밴드 이홍기랑 한 차로 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송은이는 이홍기의 엉덩이 상태를 언급했다. 이홍기는 ‘화농성 한선염’을 앓고 있으며 종기 수술만 8번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홍기는 “슬픈 얘기인지 좋은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며 “예방을 잘한 것도 있지만, 남성 호르몬이 떨어질 때쯤 이게 사라진다. 호르몬에 굉장히 민감한 질병”이라고 답했다. 이홍기는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로 ‘새 엉덩이’를 꼽을 정도였다고 했다. 송은이가 “처음에 잘 몰랐을 땐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엄청 고생했다고 들었다”고 걱정하자, 이홍기는 “앉지도 서지도 못한다. 세상의 모든 돌덩이가 제 엉덩이에 있는 것 같다”며 “엉덩이 아직도 상처, 수술 자국밖에 없다. 죽은 살들”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는 “같은 고통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당당하게 의사를 찾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다). 놔두면 더 골치 아파지고 사전에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약도 없다”고 당부했다.
  • [열린세상] 인구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한 제언

    [열린세상] 인구 전담 부처 신설에 대한 제언

    대한민국의 저출생·고령화 위기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명 밑으로 처음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유일한 국가다. 저출생 영향으로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늙어 가는 나라가 된다. 주요 외신들도 “한국의 가장 큰 적은 낮은 저출산”, “흑사병 창궐 이후 인구가 급감했던 14세기 중세 유럽보다 더 빠르게 한국 인구가 감소한다”고 보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한민국의 인구 문제는 위기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가 됐다. 최근 정부는 부총리급의 ‘인구전략기획부’(이하 인구부) 신설을 발표했다. 일본은 내각부의 특명담당 대신이 인구정책을 담당하는데, 스페인처럼 제3부총리인 생활·인구대응부 장관이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도 있다. 인구부는 저출생, 고령사회 대응, 인구의 국가 간 이동 등 인구정책 전반을 포괄한다. 과거 경제기획원과 유사하게 인구정책의 강력한 컨트롤타워로서 전략·기획, 조정 기능에 집중하도록 했다. 저출생 사업에 대한 사전 예산 배분·조정 기능이 신설돼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산 편성 시 반영하게 된다. 인구정책 권한을 일원화하도록 기존 대통령 주재 위원회는 인구부 장관 소관 인구위기대응위원회로 개편한다. 이달 중에 관련 내용을 담은 법률을 발의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인구 문제로 중증을 앓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의 인구 문제 전담 부처 신설은 의미가 있다. 인구부가 권한과 책임에 맞는 역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세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저출생 주축 세대인 MZ세대는 개인의 행복과 공정을 중시한다. 권위주의 시대의 경제기획원이 일곱 차례의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통해 중앙집권적 경제발전을 주도하던 때와는 상황이 명확히 다르다. 최근 국책연구원에서 “여아 한 살 일찍 입학시키면 출산율을 높일 것”이라고 발표해 여론의 비난을 받았던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편될 위원회는 MZ세대를 포함한 정책 수요자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상시 소통을 통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 둘째, 인구부의 저출생 사업 예산 배분·조정 기능이 부처의 명운을 좌우할 것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심의 과정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와 기재부는 운영과 역할이 중복된다. 혁신본부에 대해선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있다. 구체적인 정책은 기존 부서가 담당함으로써 선수와 심판의 딜레마에서는 벗어나겠지만, 인구부가 심의한 예산액을 기재부가 편성 예산에 충실히 반영하지 않는다면 관련 집행 부처는 예산 심의 절차만 늘어났다는 볼멘소리를 낼 수 있다. 셋째,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해선 과감하고 추가적인 재정투자가 필수적이다. 새로운 재원 발굴 노력도 필요하지만, 어려운 세수 상황을 고려해 기존 재정의 효율화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내국세의 20.79%를 전국 시도 교육청에 자동 배정하기 때문에 교부금 규모는 매년 커지지만 학생수는 매년 줄어들어 교부금이 남아돈다. 2022년 교부금은 76조원이었고, 불용·이용 예산은 7조 5000억원이었다. 인구특별회계를 신설해 교부금 일부를 전입시키고, 이를 육아휴직 급여, 아동수당 등 자녀가 있는 가정에 대한 ‘현금 지급’ 확대에 쓰자. 대한민국호(號)가 인구 감소의 늪에서 탈출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구부가 인구 문제와 관련된 복지, 교육, 주거, 노동 제도를 혁신할 수 있는 소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정치권·언론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양성일 고려대 특임교수·전 보건복지부 1차관
  •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스타벅스 똑똑하게 이용하는 법

    [김보름의 콘텐츠로 보는 세상] 스타벅스 똑똑하게 이용하는 법

    아샷추. 발음하기도 어려운 이 단어는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는 커스텀 음료 이름이다. 커스텀 음료란 취향에 따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료를 조합해 만드는 음료를 말한다. 아샷추라고 하면 아이스아메리카노에 커피 샷 추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스티에 커피 샷을 추가한 음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주문 실패담이 공유되면서 여름철 꿀조합 음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들리는 실패담들이 재미있다. 아샷추를 주문했는데 샷 추가로 쓴맛이 더해진 아메리카노를 받았다는 해프닝에,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로 생각하고 주문했다가 복숭아향이 나는 커피가 나와 낭패를 봤다는 사람도 있다. 아이스티에 커피를 섞다니 무슨 조합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달콤한 아이스티에 쌉쌀한 커피의 맛이 섞여 식후 입가심으로 이만 한 음료가 없다는 사람도 주변에 많아지고 있다. 이 외에도 레모네이드에 커피 샷을 추가한 ‘레샷추’, 바나나맛 우유에 헤이즐넛 커피를 섞은 편의점 버전의 커스텀 음료 ‘바샷추’도 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외로까지 입소문이 난 덕분에 바샷추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편의점에서 맛봐야 하는 필수 음료가 됐다. 주류 버전의 커스텀 레시피도 있다. 과일맛 얼음 빙과인 고드름에 소주 3분의1 컵과 박카스 2분의1을 섞는 ‘고드름 하이볼’, 토마토 주스와 맥주를 반반 섞는 ‘토맥’, 맥주와 막걸리를 반반 섞는 ‘삐탁주’도 있다. 토맥과 삐탁주의 핵심 비결은 시원하고 탄산감 있는 라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맞춤형 커스터마이징 음료의 시작이 기본 음료에 커피 샷을 추가하거나 생크림, 시럽, 토핑 등을 기호에 따라 가감하는 단순한 형태였다면 이제는 메뉴판에 없는 음료를 취향에 따라 새롭게 만드는 단계로 발전했다. 스타벅스의 커스텀 음료 ‘말차 초코 컵빙수’가 대표적. 우선 제주 말차 크림 프라푸치노를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하고 퍼스널 옵션으로 클래식 시럽 4번에 캐러멜 시럽 1번 추가, 자바칩&토핑(반반) 5번 추가, 휘핑크림은 제외하고 캐러멜 드리즐과 초콜릿 드리즐은 ‘많이’, 기타 옵션에서는 유기농 말차를 5번까지 추가하면 원하는 빙수가 완성된다. 앱을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는 세대는 주문할 수도, 맛볼 수도 없는 음료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보다 아는 만큼 맛본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세태가 됐다.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은 저서 ‘유행의 시대’에서 “사람은 소속되기를 꿈꾸며 독립을 꿈꾸고, 사회적 지지를 바라며 자율성을 원하고, 남들과 같아지기를 바라며 유일무이함을 추구한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남을 따라 하고 싶으면서도 돋보이고 싶은 심리가 있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취향이 있는지 단번에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소셜미디어에서 소개하는 레시피들을 저장해 시도해 보고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반복해 보자. 유일무이한 나만의 레시피에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김보름 한성대 문학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길섶에서] 사전증여

    [길섶에서] 사전증여

    부모로부터 받는 상속도 그렇지만 자식한테 물려주는 사전증여도 지인들의 화제에 곧잘 오른다. 물려받은 게 별로 없는 처지라 자식한테 생전에 증여하는 일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그런데 ‘선각자’들 말은 그게 아니었다. 법이 허용하는 ‘10년에 5000만원’ 범위에서 자식한테 돈이든 뭐든 넘겨주면 좋을 것이라 조언해 준다. 가장 큰 장점은 부모·자식 간에 사이가 좋아지고 상호 신뢰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물려받을 일보다 물려줄 일이 더 많아진 나이들이라 그런지 선각자의 경험도 귀담아들을 법하다. 자식이 옛날처럼 양손 다 펴서 숫자를 셀 만큼 많지 않고, 하나나 둘인 세상이다. 자식이 하나밖에 없다면 상속을 둘러싼 다툼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재산을 얼마 일구지 못해 입버릇처럼 “나 죽으면 너한테 다 갈 건데”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재벌집도 아니니 당연한 생각이다. 하지만 자식들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100세 시대인 지금 과연 “언제 돌아가시느냐”가 문제인 것이다. 돈이 한참 필요한 30~40대를 지나서 90에 죽어 60 된 자식한테 물려준다 한들 고마움의 정도는 다를 것이라는 게 생전 상속론자들의 얘기다.
  • ‘AI 혁명’ 파운드리 힘 쏟는 삼성…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키운다

    ‘AI 혁명’ 파운드리 힘 쏟는 삼성…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키운다

    AI 시대 국내 팹리스와 협력 강화삼성 생태계 파트너 100여곳 참여EDA 분야 23곳… 1위 TSMC 앞서TSMC 시총 장중 첫 1조 달러 터치 “삼성 파운드리(위탁생산)는 인공지능(AI) 혁명의 최전선에서 고객과 함께하겠습니다.”(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의 키워드는 AI였다. 1년 전 같은 장소에서 같은 행사를 열었던 삼성전자는 “지난 1년 동안 AI가 세상을 많이 바꿔 놓았다”며 AI 시대 급증하는 맞춤형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가 고성능 컴퓨팅, 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게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확장은 물론 TSMC가 독주하고 있는 파운드리쪽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날 포럼도 최 사장의 기조연설 이후 ‘텔레칩스’(차량용 반도체), ‘어보브 반도체’(마이크로컨트롤러), ‘리벨리온’(AI 반도체) 등 팹리스 업체 세 곳이 각각 10분씩 회사 소개와 함께 삼성 파운드리와의 협력 성과를 언급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팹리스 업체 중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는 “350나노부터 5나노 공정에 이르기까지 삼성 파운드리와 함께 만들어 온 칩이 43개에 이른다”고 밝혔다.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에는 100여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설계자동화툴(EDA) 분야 파트너사는 23곳으로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를 앞섰다고 한다. 2017년 파운드리사업부 출범 당시 14곳이던 설계자산(IP) 파트너사는 50곳으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디자인솔루션(DSP) 업체와의 협력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디자인 솔루션 업체는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가 제조할 수 있도록 회로 분석, 설계 오류 수정 등 최적화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국내 디자인 솔루션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해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AI 기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FN)로부터 2나노 기반 AI 가속기를 수주했다. 이 제품에는 삼성전자의 2.5D(차원)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다. 하나의 패키지 안에서 복수의 칩이 동작하도록 해 전송 속도는 높이고 면적은 줄인 게 특징이다. 최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팹리스 업체와의 협력을 위해 선단 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특정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공정)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에코(생태계) 파트너와 함께 맞춤형 고대역폭메모리(HBM) 솔루션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파운드리사업부 주관이지만 메모리사업부 임원도 무대에 올라 삼성의 AI 솔루션을 소개했다. 최장석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상무)은 “맞춤형 HBM은 성능과 효율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16층 HBM4 구현을 계획된 일정에 맞게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3나노 2세대 공정(GAA 기반)이 예정대로 진행 중인 가운데, 경쟁사인 TSMC가 2나노 반도체의 시험 생산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TSMC가 대만 바오산 공장에서 2나노 반도체를 다음주 처음 시험 생산하고 내년 양산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음주 실적 발표를 앞두고 TSMC 시가총액은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장중 한때 사상 첫 1조 달러를 넘었다.
  • [단독] ‘양진호법’ 밖의 양진호 회사… “후배 밑에서 쓰레기 치웁니다” [빌런 오피스]

    [단독] ‘양진호법’ 밖의 양진호 회사… “후배 밑에서 쓰레기 치웁니다” [빌런 오피스]

    “복직 첫날부터 퇴사 압박을 받았어요. 청소, 폐기물 배출, 분리수거, 커피머신 관리와 같은 허드렛일을 시켰고요. 친절하게 대한 것은 전 회장 부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써 줄 수 있을지 물을 때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을 불승인했습니다.” 직원을 폭행하고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나도록 힘쓴 공익신고자 B씨의 말이다. 부당 해고를 두 차례나 당한 뒤 10여 차례의 심판·재판 절차를 거쳐 해고된 지 2년 9개월 여만인 2022년 가을 복직한 회사에서 그가 받은 부당 대우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투명 인간처럼 소외당해노골적 따돌림·퇴사 압박에도 노동청 ‘직장 내 괴롭힘’ 불승인 해고 전 하던 일과 병행해 허드렛일을 하도록 배정받았고 후배 직원이 그 일을 감독했다. 일반 직원들과는 달리 A4용지 이면지를 쓰라는 지시를 받거나 동료들에게서 소외당할 땐 투명 인간이 된 듯 느끼기도 했다. 과거 소속 회사 업무와 관련해 회사로부터 ‘먼지떨이식 고발’을 당하고 있는 공익신고자 A씨처럼 B씨 역시 회사와 여러 분쟁을 벌이는 중이어서 회사를 나가도 또다시 보복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퇴사 결심을 하기도 어려웠다. 고통스러웠던 B씨는 지방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건으로 회사 대표를 신고했는데 ‘위반 없음’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근로복지공단은 B씨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해 적응 장애를 얻었다며 산재 판정을 내렸다. 두 기관의 상반된 결정을 지켜본 노무사들은 고용노동청이 내린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의 한계를 지적했다. 근로감독관 재량으로 판단하고 조사 시간이 부족해 절차상 하자 등에 치중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조사를 못 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양진호법’이 ‘양진호 회사’의 공익신고자조차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다.승승장구 양진호의 사람들양 前회장과 재판서 유죄 받은 직원취업규칙 바꿔서 등기이사로 승진 공익신고자들의 고충과 대비되게 계열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이들도 있다. 이를테면 양 전 회장과 함께 형사재판을 받은 직원은 유죄 선고 뒤 회사로 돌아와 승진을 이어 가다 지금은 등기이사가 되었다. 원래 이 회사 취업 규칙에 있던 ‘취업 기간 중 형사상 유죄 판결을 받은 자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직권면직시킬 수 있다’는 규정은 몇 년 전 삭제됐다. 사회의 법과 상식이 직장 담벼락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장면이다. 직원 갑질 사건 이후 양 전 회장은 아직 재판 중이다. 앞서 직원 폭행 사건에 관한 재판에서 징역 5년형, 사건 이후 회삿돈 9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웹하드를 이용한 음란물 불법 유통 과정에서 파생된 여러 혐의의 유무죄를 다투는 재판은 오는 25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검찰은 1심 때와 마찬가지로 양 전 회장에게 징역 14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512억원 등을 구형했는데 징역 형량과 함께 추징이 이뤄질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1심(또는 원심)에서의 징역 5년형이 항소심에서 유지된다면 양 전 회장의 수감 기간이 늘게 된다. 양 전 회장은 공익신고자들에게 불이익 조치를 가한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진호법 시행 당일인 오는 16일 공익신고자 A씨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이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속행된다.
  • 가해·피해자 100명 삶 추적… 직장인 1400명 조사 [빌런 오피스]

    가해·피해자 100명 삶 추적… 직장인 1400명 조사 [빌런 오피스]

    어떻게 조사했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5돌을 맞이했습니다. 전국 노동청에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2020년 5823건에서 지난해 1만 960건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 법의 문제 해결 역량을 놓고 냉소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상사의 싸늘한 눈빛’까지 신고하며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투사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는 일이 아직도 일어납니다. ‘갑질’이 줄어드는 속도는 느린데 ‘을질’이란 새로운 행태는 빠르게 늘어 일터에선 경계심이 커지고 지금도 직장 어딘가에선 ‘법과 상식이 회사 담장을 넘지 못하는 세태’에 한숨 쉽니다. 법의 한계와 구조적 허점을 직시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취재했습니다. 괴롭힘 사건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100여명의 삶을 추적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에게 진단과 대안을 들었습니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괴롭힘을 감수한 이들의 마음을 뒤늦게나마 분석했습니다. 또 1400여명의 직장인의 인식을 조사해 성별, 세대별, 직급별로 파편화된 직장 구성원들의 인식을 진단했습니다.
  • [단독] 짓밟힌 삶…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빌런 오피스]

    [단독] 짓밟힌 삶…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 [빌런 오피스]

    먼지떨기식 고발당한 신고자… 두려움에 1~2년마다 주소 옮겨 2018년 늦가을 대한민국을 뒤흔든 한 편의 동영상이 있었다. 웹하드 업체를 운영하던 양진호 당시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을 사무실에서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장면이었다. 대중은 분노했고, 국회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제2의 양진호를 막겠다”는 결의하에 2019년 7월 16일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됐다. 사람들은 이 법을 ‘양진호법’이라고 불렀다. 2013년 이후 장기 계류되던 법안이 양진호 사건을 계기로 빛을 보게 됐기 때문이다.희망은 여기까지였다. 그로부터 5년,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급증했지만 직장 내 인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갑질에 을질이 가세한 세태가 됐고, 괴롭힘 신고를 경계해 업무 소통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겼다. 양진호의 폭행을 고발한 직원들의 삶은 보복의 굴레에 갇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원하는 공익신고자임에도 이들의 삶은 표류했다. 양진호법은 양진호의 피해자조차 보호하지 못했다. “또 왔네요. 이번엔 무슨 죄목을 씌웠을까요. 벌써 몇 번째인지 끝이 없네요.” 2018년 양진호 사건을 세상에 알렸던 공익신고자 A씨의 말끝엔 체념과 분노가 교차했다. 그의 손에는 회사가 보낸 또 하나의 고발장이 들려 있었다. 사기, 공갈미수, 모해위증 등 혐의도 다양하게 잊을 만하면 고발장이 왔다. 회사는 A씨가 재직 기간 맺었던 관계들을 헤집어 여러 행위를 범죄 혐의로 바꿔 부르기를 반복해 왔다. 사기 혐의 2건, 공갈미수 2건, 모해위증 1건, 정보통신망법 위반 1건. 당장 기억나는 혐의만 셈해도 금세 한 손의 손가락이 모두 접힌다. 과거 A씨가 회사에서 돈을 지급받았던 일에는 사기죄, 공익신고 후 양 전 회장과 나눈 마지막 문자에서 A씨가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습니다. 세상이 놀랄 만한 진짜 불법행위를 공개하겠습니다”라고 한 데는 공갈미수죄를 거는 식이다. A씨는 수감 중인 양 전 회장이 수사 과정에서 “공익신고자들을 밟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일상 업무를 모두 ‘범죄 소재’로 둔갑시킨 고발장을 볼 때마다 A씨는 고발장에 밟히는 기분이 든다. 수사기관들은 왜 공익신고자인 직원과 직원 때문에 비리가 드러난 회사 간 관계를 참작하지 않는지 원망스럽기도 하다.업무상 있었던 일이 고발 대상이 될 때 회사와 직원의 전력은 비대칭이다. 회사에선 감사 부서 소속 임직원이 업무의 일환으로 월급을 받아 가며 일과 중 공익신고자 고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 직원이 형사처벌을 받을 위험도 크지 않다. 반면 ‘먼지떨기식 고발’을 당하는 공익신고자 직원은 스스로 ‘혐의없음’ 입증 자료를 찾아내고 자비로 변호사를 선임해 방어해야 한다. 최근에도 A씨는 몇 년 전 녹취를 겨우 찾아내 사측이 지급한 돈이 대여금이 아닌 지원금이었음을 규명, 경찰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야 가슴을 쓸어내렸다. 6번의 심판·재판대법원 판결 후 복직해도 또 징계업무상 고발, 스스로 무혐의 밝혀 주변에선 그 꼴을 당하느니 퇴사하라고 하지만 누명을 쓴 채로 퇴사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부당함에 굴복하면 다른 곳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는 생각에 A씨는 오도 가도 못하게 됐다.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사유라고 판결한 사안인데 왜 같은 행위를 또 징계하겠다는 겁니까.” “사법부는 사법부고, 회사는 회사입니다. 우리는 우리 판단대로 징계하겠습니다.” 회사가 먼지떨기식 고발을 하기 전부터 A씨에게 법원은 익숙한 장소가 된 터였다. 국민권익위와 1·2심 법원이 A씨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연거푸 판정해도 회사는 대법원까지 갔다. 6번의 심판·재판 절차를 거쳐 A씨는 해임 4년여 만인 지난 2월 복직했다. 최종 대법원 판결문을 받고는 ‘그래도 법이 이긴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회사는 복직해 출근한 A씨에게 징계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무단 외근을 징계 사유로 삼았는데 이는 대법원에서 부당 행위가 아니라고 판결할 때 다퉜던 사안과 같은 건이었다. “판결문도 회사 안에선 그저 종이가 됩니다. 법과 상식이 회사 정문 앞에서 멈추는 것 같습니다.” 사법부 최고 권위의 논리를 쉽게 부정하는 건 회사가 A씨에게 취할 수 있는 여러 조치 중 하나에 불과하다. 양 전 회장이 경영하던 웹하드 업체 2곳에 지금도 여전히 수십 명이 일하고 있지만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예외인 5인 미만 사업장에 배치됐다. 두 웹하드 운영사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로 A씨를 복직시켰기 때문이다. A씨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주사 직원은 양 전 회장과 함께 재판을 받은 전력이 있는 대표와 임원 1명 그리고 A씨까지 단 3명이다. “솔직히 맞을까 봐, 미행당할까 봐, 테러당할까 봐 무섭습니다.” 5년여 전 드러난 직원 폭행 사건과 웹하드 관련 범죄에 더해 수감 중 회삿돈 90억여원을 빼돌린 사건까지 양 전 회장은 회사와 관련해 세 종류의 재판을 받는 중이다. 이 중 확정된 두 종류 재판의 징역 형량을 합산하면 7년으로 내년 11월에 수감 기간이 끝난다. 불안한 일상“맞을까봐 미행당할까봐 무서워”렌터카 타고 생명보험 5개 가입 양 전 회장 혐의의 주를 이뤘던 웹하드를 이용해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은 아직 항소심 계류 중이다. 당초 11일이던 항소심 선고 예정일이 오는 25일로 최근 미뤄졌다. 1심에서 검찰은 징역 14년과 벌금 2억원, 추징금 512억원 등을 구형했는데 지난해 1월 1심 법원이 내린 선고량은 징역 5년이고 추징은 없었다. 양 전 회장의 재산이 추징되지 않았으니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돈의 힘’ 역시 여전하다. 그 힘이 무서워 공익신고자들은 1~2년마다 주소를 옮기고 그 주소지마저 실제 거주지와 다른 곳에 두려고 한다. 차량은 렌터카를 쓴다. A씨는 5개의 생명보험에 가입했다. 자꾸만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하게 된다. “집 앞에 검은 차량이 오래 정차해 있으면 미행당하는 것인지, 그러다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내가 너무 과민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다 숨이 가빠지는 공황장애 증상을 겪을 때도 있어요.” 간혹 불안과 공황 증세가 밀려오면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지만 진료 기록 일수가 늘면 생명보험 가입이 어려워질까 최대한 참아 본다고 했다. “저야 공익신고를 한 죄라도 있지, 가족들은 죄가 없어요. 제가 잘못돼도 가족들이 힘들면 안 돼요.” “양진호 사건은 다 알고 있지만 이후 잘못이 바로잡히는지 지켜본 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양진호법 5년, 현실은…‘그 회사 다녔다’고 말하기 어려워“법이 부당함에 맞설 무기가 되길” 양진호법 시행 5년. 법의 탄생을 이끈 이들의 암울한 현실은 우리의 무관심이 빚은 결과일 수 있다. 정작 A씨는 그 지독한 무관심이 자신이 양 전 회장 회사에서 일한 걸 부역으로 보는 시각 때문은 아닐지 걱정했다. 들어갔더니 그런 회사였고 바꿔 보려고 양 전 회장에게 맞서기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공익신고자가 되는 과정이 있었지만 그 회사에서 일했다는 말을 선뜻 꺼내기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다들 어렵게 노력해 회사에 들어가니까 문제가 있어도 일단 참아 보려 합니다. 참아야 할 다른 이유들이 생기고 그래서 점점 더 참을 각오를 하는 우리 다수의 모습을 누가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만 어쩌다 부당함에 끝내 맞서게 된 직원들이 있다면 그때는 우리의 법이 그들에게 싸울 무기가 돼 주면 좋겠습니다. 다른 법은 몰라도 양진호법은 더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 피해자 100명 삶 추적…직장인 1400명 조사[빌런 오피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 5돌을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당신의 직장은 더 안전해지고 편안해졌나요. 당신의 일, 그리고 당신은 더 존중받고 있나요. 이 법은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전국 노동청에 신고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2020년 5823건에서 지난해 1만 960건으로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1~5월 신고 건수는 3668건에 이릅니다. 그러나 이 법의 문제 해결 역량을 놓고 냉소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한쪽에선 ‘상사의 싸늘한 눈빛’까지 신고하며 세상의 모든 괴로움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투사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목숨을 끊는 일이 아직도 일어납니다. ‘갑질’이 줄어드는 속도는 느린데 ‘을질’이란 새로운 행태는 빠르게 늘어 일터에선 경계심이 커지고 지금도 직장 어딘가에선 ‘법과 상식이 회사 담장을 넘지 못하는 세태’에 한숨을 쉽니다. 법의 한계와 구조적 허점을 직시하고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신문 기획취재부가 취재했습니다. 괴롭힘 사건 이후 가해자와 피해자 100여명의 삶을 추적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에게 진단과 대안을 들었습니다. 죽음에 이를 때까지 괴롭힘을 감수한 이들의 마음을 뒤늦게나마 분석했습니다. “회사는 그래도 돼”라는 잘못된 조직문화 인식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찾았습니다. 또 1400여명의 직장인을 조사해 성별, 세대별, 직급별로 파편화된 직장 구성원들의 인식을 진단하고 어느 지점부터 공감을 키워 나갈지 살펴봤습니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빌런 오피스: 나는 오늘도 출근이 두렵다’와 함께 직업인으로서 우리가 더 안전해지고 편안해지고 존중받을 길을 찾아보시겠습니까. 내가 지금 직장 내 괴롭힘 상태에 있는지 진단할 수 있는 자가진단법, 이 밖에 지면에 담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는 QR코드에 담았습니다.
  • [단독] ‘양진호법’ 밖의 양진호 회사… “후배 밑에서 쓰레기 치웁니다”[빌런 오피스]

    [단독] ‘양진호법’ 밖의 양진호 회사… “후배 밑에서 쓰레기 치웁니다”[빌런 오피스]

    “복직 첫날부터 퇴사 압박을 받았어요. 청소, 폐기물 배출, 분리수거, 커피머신 관리와 같은 허드렛일을 시켰고요. 친절하게 대한 것은 전 회장 부인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써 줄 수 있을지 물을 때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노동청은 직장 내 괴롭힘을 불승인했습니다.” 직원을 폭행하고 음란물 유포를 방조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범죄가 세상에 드러나도록 힘쓴 공익신고자 B씨의 말이다. 부당 해고를 두 차례나 당한 뒤 10여 차례의 심판·재판 절차를 거쳐 해고된 지 2년 9개월 여만인 2022년 가을 복직한 회사에서 그가 받은 부당 대우는 셀 수 없을 정도였다. 투명 인간처럼 소외당해노골적 따돌림·퇴사 압박에도 노동청 ‘직장 내 괴롭힘’ 불승인 해고 전 하던 일과 병행해 허드렛일을 하도록 배정받았고 후배 직원이 그 일을 감독했다. 일반 직원들과는 달리 A4용지 이면지를 쓰라는 지시를 받거나 동료들에게서 소외당할 땐 투명 인간이 된 듯 느끼기도 했다. 과거 소속 회사 업무와 관련해 회사로부터 ‘먼지떨이식 고발’을 당하고 있는 공익신고자 A씨처럼 B씨 역시 회사와 여러 분쟁을 벌이는 중이어서 회사를 나가도 또다시 보복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퇴사 결심을 하기도 어려웠다. 고통스러웠던 B씨는 지방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괴롭힘 건으로 회사 대표를 신고했는데 ‘위반 없음’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근로복지공단은 B씨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인해 적응 장애를 얻었다며 산재 판정을 내렸다.두 기관의 상반된 결정을 지켜본 노무사들은 고용노동청이 내린 직장 내 괴롭힘 판단의 한계를 지적했다. 근로감독관 재량으로 판단하고 조사 시간이 부족해 절차상 하자 등에 치중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조사를 못 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양진호법’이 ‘양진호 회사’의 공익신고자조차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다. 승승장구 양진호의 사람들양 前회장과 재판서 유죄 받은 직원취업규칙 바꿔서 등기이사로 승진 공익신고자들의 고충과 대비되게 계열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이들도 있다. 이를테면 양 전 회장과 함께 형사재판을 받은 직원은 유죄 선고 뒤 회사로 돌아와 승진을 이어 가다 지금은 등기이사가 되었다. 원래 이 회사 취업 규칙에 있던 ‘취업 기간 중 형사상 유죄 판결을 받은 자는 인사위원회를 거쳐 직권면직시킬 수 있다’는 규정은 몇 년 전 삭제됐다. 사회의 법과 상식이 직장 담벼락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또 다른 장면이다. 직원 갑질 사건 이후 양 전 회장은 아직 재판 중이다. 앞서 직원 폭행 사건에 관한 재판에서 징역 5년형, 사건 이후 회삿돈 9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양 전 회장은 공익신고자들에게 불이익 조치를 가한 혐의로도 재판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양진호법 시행 당일인 오는 16일 공익신고자 A씨에게 불이익을 준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이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속행된다.
  • 강형욱, ‘개훌륭’ 하차에 “거지들!” 사진 올려

    강형욱, ‘개훌륭’ 하차에 “거지들!” 사진 올려

    최근 ‘직원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반려견 훈련사이자 보듬컴퍼니 대표 강형욱이 KBS2TV ‘개는 훌륭하다’에서 하차하며 소감을 밝혔다. 강형욱은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세나개(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를 할 때는 제가 곧 세나개였고 ‘개훌륭(개는 훌륭하다)’을 할 때는 저는 곧 개훌륭이었다”며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그것이 저이고 또한 최선을 다해서 촬영하겠다. 개훌륭에서 만났던 모두 반가웠고 즐거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개훌륭’의 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는데 강형욱의 모습과 함께 ‘거지들!!’이라는 자막이 삽입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개훌륭’은 강형욱의 갑질 논란 후 잠정 방송을 중단했다. 지난달 17일 5주 만에 방송을 재개했으나 지난 1일 방송을 끝으로 잠정 폐지됐다. ‘개훌륭’ 측은 “잠정 휴식기를 가지면서 프로그램을 리뉴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프로그램에서 강형욱의 출연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형욱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보듬컴퍼니 전 직원들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최근 보듬컴퍼니 전 직원 2명은 강형욱과 부인 수잔 엘더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으며 이들은 이달 중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 [단독] ‘양진호법’ 시행 5주년 되는 날... 양진호는 제보 직원 괴롭힘 재판 받는다 [빌런 오피스]

    [단독] ‘양진호법’ 시행 5주년 되는 날... 양진호는 제보 직원 괴롭힘 재판 받는다 [빌런 오피스]

    오는 7월 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이른바 ‘양진호법’ 시행 5주년을 맞는 날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공익신고자에 대해 불이익조치를 한 혐의로 법정에 서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2018년 양 전 회장이 직원 등을 폭행하고 석궁과 일본도로 닭을 죽이게 하는 영상을 세상에 알린 공익신고자를 직위해제 시키며 불이익조치를 가한데 대한 유무죄를 가리는 형사 재판이다. 양 전 회장의 불법행위 및 직원 폭행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양진호법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고 사내 부정을 알린 직원에 대한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만들어졌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공익신고 이후 양 전 회장이 직원에게 행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법적 조치는 느리게 작동하고 있다. 음란물 유통 등 항소심 선고 25일검찰 징역 14년·512억원 추징 구형 웹하드를 이용한 음란물 불법 유통, 회삿돈 횡령 혐의 등의 행각으로 5년 전 여성계를 비롯해 사회 곳곳에 충격을 던졌던 양 전 회장의 주요 혐의 등에 관한 재판 역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25일 수원고법 항소심 선고가 예정되어 있는 것으로 9일 확인됐다. 당초 11일이 선고 예정이었는데 전날 재판부가 연기 결정을 내렸다. 이 사건 원심을 맡은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는 양 전 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검찰이 구형한 512억원 추징은 인용하지 않았다. 사실심은 2심에서 끝나기 때문에 오는 25일 항소심에서 추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양 전 회장은 막대한 재산을 계속 보유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은 항소심 단계에서 양 전 회장 자산을 찾아 추징보전 신청을 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는 등 양 전 회장에게 구형한 추징금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양 전 회장에 대해 징역 14년과 벌금 2억원, 추징 512억원, 신상정보 공개,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수강이수 명령을 구형했다. 양 전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을 통한 음란물 불법 유통, 직원 폭행, 회삿돈 횡령 등 다양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불법 행위란 비판을 들었다. 특히 웹하드를 통한 음란물 유통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오히려 이를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행각에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검찰은 양 전 회장이 웹하드 사이트 2개를 4년 6개월 동안 운영하면서 음란물 388만여건을 유통해 약 350억원의 수익을 냈다고 밝혔지만 실제 범죄수익 특정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에 대한 벌금 구형은 2억원에 그쳤다. 또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 등에 따라 512억원의 추징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피해 회사들이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를 취하기가 곤란하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고, 이 사건 범행에 관한 피해 중 상당수는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며 기각했다. 재판부가 말한 피해 회사는 최소 2019년까지 양 전 회장이 지분의 99%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는 회사와 이 회사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자회사들을 말한다. 검찰은 지배적 주주를 둔 경우에도 배임·횡령 혐의 적용을 엄격하게 한 판례 등을 존중해 항소심에서 새로운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공익신고자에 불이익 조치 재판후임 경영진들 같은 혐의 실형 양 전 회장 수감 이후 회사를 이끌던 전 사장과 전 부사장은 앞서 공익신고자보호법 위반 혐의로 최근 법정구속 되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단독 임혜원 부장판사는 지난 5월 29일 피고인이 사장과 부사장이 공익신고자 A에 대해 대기발령, 감봉, 강등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해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했다며 징역 1년씩 선고하고, 두 피고인을 법정구속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위반 혐의 법정구속은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양진호법 시행 5년 만에 이와 같은 형사재판 사례가 나온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양진호법 시행 이후 양진호 사건에 연루된 공익신고자에게마저 불이익 조치가 계속된 것은 법 적용 한계와 기업 문화 변화가 더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양 전 회장의 주요 혐의에 대한 항소심 재판, 공익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이어지는 이번 달이 양진호법 이후 우리 직장이 정말 바뀌었는지 가늠할 한 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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