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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후 절단된 오른팔…이집트 무덤 속 10대 소녀에 무슨 일이?

    사후 절단된 오른팔…이집트 무덤 속 10대 소녀에 무슨 일이?

    약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수행된 충격적인 매장 의식이 최근 고고학 발굴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영국 더 선 등 외신은 이집트 나일강 서안에 있는 아다이마(Adaiima) 고대 묘지에서 출토된 한 여성 청소년 유골이 사후 도끼로 절단된 뒤 정교하게 재배치된 상태로 확인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절단 부위가 오른팔 팔꿈치 인근이고, 근육 조직은 부싯돌로 제작된 칼날로 자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잘린 팔과 손은 생전과 유사하게 놓여 있었고, 특히 왼팔은 90도 이상 심하게 굽혀 몸에 밀착된 형태였다. 고고학자들은 오른팔 절단이 단순한 훼손이 아니라, 왼팔의 독특한 위치와 조화를 이루도록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유해는 기원전 3300~2700년 사이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 청소년 유골 ‘절단 행위’가 고대 신앙이 반영된 상징적인 의례의 일종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유골은 동지(冬至) 석양 방향과 정렬되게 매장됐고, 관 역시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Sirius)와 일직선상에 배치됐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여신 이시스(Isis)는 질투에 사로잡힌 세트(Set)가 죽인 남편 오시리스(Osiris)의 시신을 조각난 상태로 모아 다시 합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여기서 시리우스는 이시스가 하늘에 나타난 모습으로 여겨져, 별의 출현이 부활과 재생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이번 발굴이 이루어진 아다이마 묘지는 약 74에이커(약 30만㎡) 규모로, 지금까지 900여 개 무덤이 조사됐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다양한 매장 방식과 영적 상징체계 단서에 주목하고 있다. 묘지 내에서는 겨울철 태양광이 비추는 방향이나 여름 낙조를 향해 배치된 유골, 동물 뼈나 상아로 만든 모형 배, 정교한 장신구 및 관이 부장된 사례 등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이는 피장자와 공동체의 영적·사회적 신념을 반영한다. 후대에는 이러한 천문학적 정렬로 꾸며진 고분을 중심으로 추가 매장이 진행됐다. 어린이 골격이 성인 유골 가슴 위에 올려지거나, 여성 손에 팔찌 조각이 쥐어진 사례 등도 발견되어 저승 신앙과 조상 숭배의식의 깊이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고대 이집트 국가의 초기 종교는 새롭고 획기적인 창조물이기보다, 공동체에서 이어진 매장 관습, 신화, 우주 질서에 대한 믿음을 왕실 신앙으로 재해석한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 5000년 전 고대 이집트 무덤서 10대 소녀 ‘절단된 팔’ 발견 [핵잼 사이언스]

    5000년 전 고대 이집트 무덤서 10대 소녀 ‘절단된 팔’ 발견 [핵잼 사이언스]

    약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수행된 충격적인 매장 의식이 최근 고고학 발굴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영국 더 선 등 외신은 이집트 나일강 서안에 있는 아다이마(Adaiima) 고대 묘지에서 출토된 한 여성 청소년 유골이 사후 도끼로 절단된 뒤 정교하게 재배치된 상태로 확인됐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절단 부위가 오른팔 팔꿈치 인근이고, 근육 조직은 부싯돌로 제작된 칼날로 자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잘린 팔과 손은 생전과 유사하게 놓여 있었고, 특히 왼팔은 90도 이상 심하게 굽혀 몸에 밀착된 형태였다. 고고학자들은 오른팔 절단이 단순한 훼손이 아니라, 왼팔의 독특한 위치와 조화를 이루도록 의도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유해는 기원전 3300~2700년 사이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이 여성 청소년 유골 ‘절단 행위’가 고대 신앙이 반영된 상징적인 의례의 일종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유골은 동지(冬至) 석양 방향과 정렬되게 매장됐고, 관 역시 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Sirius)와 일직선상에 배치됐다.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여신 이시스(Isis)는 질투에 사로잡힌 세트(Set)가 죽인 남편 오시리스(Osiris)의 시신을 조각난 상태로 모아 다시 합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여기서 시리우스는 이시스가 하늘에 나타난 모습으로 여겨져, 별의 출현이 부활과 재생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이번 발굴이 이루어진 아다이마 묘지는 약 74에이커(약 30만㎡) 규모로, 지금까지 900여 개 무덤이 조사됐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다양한 매장 방식과 영적 상징체계 단서에 주목하고 있다. 묘지 내에서는 겨울철 태양광이 비추는 방향이나 여름 낙조를 향해 배치된 유골, 동물 뼈나 상아로 만든 모형 배, 정교한 장신구 및 관이 부장된 사례 등이 다수 확인되었으며, 이는 피장자와 공동체의 영적·사회적 신념을 반영한다. 후대에는 이러한 천문학적 정렬로 꾸며진 고분을 중심으로 추가 매장이 진행됐다. 어린이 골격이 성인 유골 가슴 위에 올려지거나, 여성 손에 팔찌 조각이 쥐어진 사례 등도 발견되어 저승 신앙과 조상 숭배의식의 깊이를 보여준다. 연구진은 “고대 이집트 국가의 초기 종교는 새롭고 획기적인 창조물이기보다, 공동체에서 이어진 매장 관습, 신화, 우주 질서에 대한 믿음을 왕실 신앙으로 재해석한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 “사랑한다”는 말 남기고…헐크 호건, 끝내 화해 못 했다

    “사랑한다”는 말 남기고…헐크 호건, 끝내 화해 못 했다

    │건강 악화 속 관계 정리 시도… 향년 71세 미국 프로레슬링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슈퍼스타였던 헐크 호건이 플로리다 자택에서 심장 이상 증세로 사망했다. 향년 71세. 미국 TMZ와 영국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호건의 마지막 몇 주간의 삶과 가족과의 관계, 주변 반응을 상세히 보도했다. “숨 가쁘고 산소호흡기 착용… 건강 빠르게 나빠졌다” 호건과 가까운 지인은 데일리메일에 “마지막에는 숨을 가쁘게 쉬었고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졌으며 체중도 많이 줄었다”면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집 안에서 생활했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심장 질환 진단은 없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전해졌다. 호건은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멀어졌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회복에 힘썼던 모양이다. 지인은 “그는 정리할 게 많았다.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하고 떠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딸 브룩과 2년 전 마지막 통화… “사랑한다” 인사 뒤 연락 끊겨호건은 생전 딸 브룩과 수년간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 두 사람의 마지막 통화는 2023년 9월, 호건이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리기 약 2주 전이었다. 브룩은 당시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건강 악화를 우려해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찾으라고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하지만 호건은 일정과 활동을 이어갔고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통화에서 그는 딸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 후로 다시 연락하지 못했고 관계 회복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TMZ에 따르면 브룩이 출산 중 생명을 잃을 뻔한 상황에서도 호건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그는 손주들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브룩의 남편 등 주변에서 여러 차례 화해를 중재하려 했지만 호건은 자신의 방식에서 벗어난 관계 개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갈등의 시작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두 사람의 갈등이 정확히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호건이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브룩은 실망감을 표한 적이 있고 이후 관계가 점점 소원해졌다는 정황이 있다. 여기에 호건과 린다의 이혼, 연이은 재혼과 가족 내 갈등 폭로 등이 겹치면서 부녀 관계는 수년간 사실상 단절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TMZ는 호건이 자신의 방식대로만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는 주변 증언도 전했다. 911 신고 후 병원 이송… 결국 숨 거둬호건은 24일 오전 9시 51분 플로리다 클리어워터 자택에서 심장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응급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대거 출동했고, 구조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도착 직후 모튼 플랜트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사인은 심정지로 알려졌다. 수술 이후에도 일정 소화… “리그 출범 준비 중이었다”호건은 5월 경추(목등뼈)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었지만 이후에도 자신의 일정과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았다. 당시 그는 새로운 아마추어 레슬링 리그 ‘리얼 아메리칸 프리스타일’(Real American Freestyle)의 출범을 추진 중이었으며 주변에서는 “회복 중이라더니 또다시 무리를 감수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강하고 따뜻한 친구였다” 호건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스포츠계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오늘 훌륭한 친구를 잃었다”며 “호건은 강하고 영리하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애도했다. 이어 “전 세계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고 문화적 영향력도 엄청났다”며 “2024년 전당대회 연설은 전율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레슬링계 “믿기지 않는다”… 전설의 마지막 길 오랜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릭 플레어는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SNS를 통해 “호건은 위대한 운동선수이자 재능 있는 인물, 친구였고 훌륭한 아버지였다”고 남겼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측은 조만간 공식 추모 방송과 헌정 영상을 공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 숨 가쁘게 떠난 헐크 호건… 마지막엔 “갈 시간” 준비했다 [월드피플+]

    숨 가쁘게 떠난 헐크 호건… 마지막엔 “갈 시간” 준비했다 [월드피플+]

    │건강 악화 속 관계 정리 시도… 향년 71세 미국 프로레슬링의 상징이자 세계적인 슈퍼스타였던 헐크 호건이 플로리다 자택에서 심장 이상 증세로 사망했다. 향년 71세. 미국 TMZ와 영국 데일리메일은 24일(현지시간) 호건의 마지막 몇 주간의 삶과 가족과의 관계, 주변 반응을 상세히 보도했다. “숨 가쁘고 산소호흡기 착용… 건강 빠르게 나빠졌다”호건과 가까운 지인은 데일리메일에 “마지막에는 숨을 가쁘게 쉬었고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피로해졌으며 체중도 많이 줄었다”면서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집 안에서 생활했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심장 질환 진단은 없었지만, 최근 몇 주 동안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고 전해졌다. 호건은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멀어졌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회복에 힘썼던 모양이다. 지인은 “그는 정리할 게 많았다. 하고 싶은 말을 다 전하고 떠나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딸 브룩과 2년 전 마지막 통화… “사랑한다” 인사 뒤 연락 끊겨 호건은 생전 딸 브룩과 수년간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 두 사람의 마지막 통화는 2023년 9월, 호건이 세 번째 결혼식을 올리기 약 2주 전이었다. 브룩은 당시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건강 악화를 우려해 무리하지 말고 안정을 찾으라고 조심스럽게 당부했다. 하지만 호건은 일정과 활동을 이어갔고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통화에서 그는 딸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 후로 다시 연락하지 못했고, 관계 회복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TMZ에 따르면 브룩이 출산 중 생명을 잃을 뻔한 상황에서도 호건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그는 손주들을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브룩의 남편 등 주변에서 여러 차례 화해를 중재하려 했지만 호건은 자신의 방식에서 벗어난 관계 개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갈등의 시작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두 사람의 갈등이 정확히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됐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호건이 과거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브룩은 실망감을 표한 적이 있고, 이후 관계가 점점 소원해졌다는 정황이 있다. 여기에 호건과 린다의 이혼, 연이은 재혼과 가족 내 갈등 폭로 등이 겹치면서 부녀 관계는 수년간 사실상 단절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TMZ는 호건이 자신의 방식대로만 관계를 유지하려 했다는 주변 증언도 전했다. 911 신고 후 병원 이송… 결국 숨 거둬호건은 24일 오전 9시 51분 플로리다 클리어워터 자택에서 심장 이상 증세를 보였고 응급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는 경찰차와 구급차가 대거 출동했고 구조대원들이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며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도착 직후 모튼 플랜트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으며 사인은 심정지로 알려졌다. 수술 이후에도 일정 소화… “리그 출범 준비 중이었다”호건은 5월 경추(목등뼈)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었지만 이후에도 자신의 일정과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았다. 당시 그는 새로운 아마추어 레슬링 리그 ‘리얼 아메리칸 프리스타일’(Real American Freestyle)의 출범을 추진 중이었으며 주변에서는 “회복 중이라더니 또다시 무리를 감수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강하고 따뜻한 친구였다” 호건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정치·스포츠계 인사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에 “오늘 훌륭한 친구를 잃었다”며 “호건은 강하고 영리하며, 따뜻한 마음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애도했다. 이어 “전 세계 팬들에게 즐거움을 줬고 문화적 영향력도 엄청났다”며 “2024년 전당대회 연설은 전율 그 자체였다”고 회상했다. 레슬링계 “믿기지 않는다”… 전설의 마지막 길 오랜 라이벌이자 친구였던 릭 플레어는 “믿기지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SNS를 통해 “호건은 위대한 운동선수이자 재능 있는 인물, 친구였고 훌륭한 아버지였다”고 남겼다.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측은 조만간 공식 추모 방송과 헌정 영상을 공개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 뮤지컬 ‘아몬드’ 3년 만에 컴백…무대·음악 새롭게 선보여

    뮤지컬 ‘아몬드’ 3년 만에 컴백…무대·음악 새롭게 선보여

    손원평 작가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아몬드’가 3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온다. 다채로운 영상과 새롭게 편곡한 음악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소설 ‘아몬드’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질병 ‘알렉시티미아’(Alexithymia)를 가진 소년 윤재의 성장기다. 소설은 국내에서 150만 부가 팔렸고,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 수출됐다.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수상, 아마존 베스트도서(Best Book of May 2020) 등 세계 문학계가 주목했다. 제작에 돌입한 지 3년 만에 완성해 2022년 초연한 ‘아마존’은 당시 관객 평점 9.5점을 기록했다. 원작의 서사를 무대에서 탁월하게 구현하며 “문학과 무대가 만난 모범 사례”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재연 공연은 오는 9월 19일부터 12월 14일까지 서울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에 오른다. 제작사 라이브는 이번 재연에서 음악, 대본, 캐스팅 전반에 걸쳐 전면 개편된 새로운 시즌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형 연출, 이성준 작곡가, 서휘원 작가가 다시 뭉쳤다. 여기에 고동욱 영상디자이너가 새롭게 합류해 장면마다 감정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미장센을 펼쳐낸다. 이성준 작곡가는 음악감독을 겸임하며 전체 편곡을 새롭게 했다. 라이브는 25일 초연 당시 12명이었던 배역 구성을 8명으로 변화시킨 출연진을 공개했다. 윤재와 곤이를 제외한 모든 배우가 복수의 역할을 하며 인물 간 관계성과 사건의 흐름을 응축해 전달한다. 윤재 역은 문태유가 초연에 이어 다시 연기하고 윤소호와 김리현이 함께 맡는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곤이 역은 윤승우, 김건우, 조환지가 맡는다. 육상 선수를 꿈꾸는 맑은 감성의 소녀 도라 역할은 김이후, 송영미, 홍산하가 캐스팅됐다.
  • “내가 고자라니” 야인시대 배우, 안타까운 근황 전해졌다

    “내가 고자라니” 야인시대 배우, 안타까운 근황 전해졌다

    드라마 ‘야인시대’ 심영 역으로 사랑받은 배우 김영인이 사업 실패 후 아내와 졸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24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김영인이 출연해 그동안의 근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김영인은 현재 혼자 살고 있다며 아내와 졸혼한 사실을 전했다. 그는 “아내와 성격 차이도 있고 서로 실망이 크고, 그러다 보니 졸혼을 하게 됐다”라고 했다. 사업 실패와 사기 등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자주 다퉜고 결국 졸혼까지 이어진 것이었다. 김영인은 “내 잘못으로 인해 이렇게 됐다. 아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도 했고 지금도 속으로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무인 카페를 운영 중이었다. 한쪽 벽에는 그의 배우 생활기를 담은 사진이 한가득 채워져있었다. 김영인은 “팬들이 전부 붙인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3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는 “엑스트라를 할 때 여의도 M 본부에 갔는데, 한 친구가 저를 스카우트를 해서 역할을 줬다”며 “그게 인연이 되어 계속 수사물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쿠웨이트 건설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35세 늦은 나이에 배우의 꿈을 이룬 것이다. 김영인은 “회사 생활을 할 때 봉급을 30만원 받았다”며 “근데 촬영을 하면 한번에 50~60만원을 주니까 눈이 번쩍 떠졌다”라고 말했다. 김영인이 대중에게 강한 존재감을 새긴 건 드라마 ‘야인시대’였다. 그가 남긴 “내가 고자라니”라는 대사는 지금도 여러 커뮤니티 등에서 회자되고 있다. 김영인은 그 덕에 광고 촬영에 이어 팬미팅까지 진행했다. 그는 “특이한 대사 때문에 저를 많이 알아주는 편이다. 광고도 몇천만원짜리 하나 했다”며 “내 얼굴은 기억 못 해도 캐릭터 심영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 걸로 배우 생활에 보람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 ‘프로레슬링 전설’ 헐크 호건 사망…트럼프 “완전한 ‘MAGA’였다”

    ‘프로레슬링 전설’ 헐크 호건 사망…트럼프 “완전한 ‘MAGA’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별세한 ‘프로레슬링계의 전설’ 헐크 호건을 애도하며 “그는 완전한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주로 트럼프 지지층을 의미)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헐크 호건은 강하고, 터프하면서 똑똑하고, 가장 큰 심장(마음)을 가졌었다”면서 이같이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7월) 공화당 전당대회 때 완전히 전율이 흐를 정도의 연설을 했다”고 했다. 호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였다. 지난해 7월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우리는 지도자이자 나의 영웅인 검투사와 함께 미국을 되돌릴 것”이라며 “트럼프 마니아들이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게 하라”라고 말하며 당시 트럼프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그는 당시 시그니처 동작인 셔츠를 찢는 퍼포먼스도 펼쳤는데, 검은색 티셔츠를 두 손으로 찢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가 드러나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건은 전 세계 팬들을 즐겁게 만들었고, 그의 문화적 영향력은 거대했다”며 “헐크 호건이 무척 그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이날 엑스(X)에 전설에게 영면을”이라는 글을 올렸다. 전 세계 팬들에게 ‘헐크’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호건은 이날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51분쯤 플로리다주(州) 클리어워터에 있는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고, 경찰과 구급대원이 출동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 선고를 받았다. 사인은 ‘심장 마비’로 알려졌다. 본명이 ‘테리 볼리아’인 호건은 WWE(세계 레슬링 협회) 역사상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WWE 챔피언십을 최소 6회 우승했으며, 2005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호건은 링 위에서 극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어린이들을 비롯해 가족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으며, 이런 예능에 가까운 경기 문화를 확산하면서 프로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헐크의 인기는 한국에서도 어마어마했다. WWE는 이날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헐크 호건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며 “대중문화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인 호건은 1980년대 WWE가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는 데 기여했다”고 애도했다.
  • 깨지고, 그을리고, 희미해져도… 숲과 계곡은 결국 버텨내리

    깨지고, 그을리고, 희미해져도… 숲과 계곡은 결국 버텨내리

    범종은 갈라지고 그을렸다. 아름다웠던 옛 건물은 토대만 남기고 전소됐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은 선 채 숯이 됐다. 경북 의성의 옛 절집 고운사 일대 모습이다. 지난봄 경북 일대를 강타한 산불은 의성을 지나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지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그 흔적이 여태 처연하다. 반면 산불의 아가리에서 앙버틴 곳들도 많다. 이번 여정은 화마가 스친 경북 북부 특별재난지역의 숲과 계곡, 문화유산을 찾아간다. 재난 지역으로의 여행은 곧 기부다. 행동거지 잘 다스리고 쓸 곳에 돈을 쓰는 게 지역 주민들을 돕는 일이다. 의성 고운사는 신라의 문장가 고운(孤雲) 최치원의 호를 딴 절집이다. 들머리에 들자마자 전소된 건물이 객을 맞는다. 최치원문학관이다. 현대식 건물이지만 ‘괴물 산불’ 앞에서는 버틸 재간이 없었던 게다. 바로 옆은 법계도림이다. 의상대사(625~702)가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화엄일승법계도(華巖一乘法界圖)를 토대로 만든 미로다. 화엄사상의 요체를 210개 글자의 간결한 시로 축약한 뒤 이를 54개 굽이(角)의 사각형 미로로 만들었다. ●법계도림에서 고운사까지 천년숲길 해마다 초봄이면 법계도림은 꽃잔디로 장식된다. 지난봄에 이 분홍 꽃길을 찾아 걸을 예정이었다. 화엄에 대해서는 단 ‘1’도 모르지만, 걷다 보면 뭐라도 하나는 건지지 싶었다. 소박한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산불은 참 많은 것을 앗아갔다. 법계도림에서 고운사까지는 ‘천년숲길’이 펼쳐져 있다. 늙은 소나무와 굴참나무 등이 1㎞쯤 어우러진 길이다. 화마에 그을려 산 채 숯이 된 노거수들의 모습이 애처롭다. 숲길 끝에서 고즈넉한 자태로 객을 맞던 가운루, 연수전 등 늙은 건물들도 토대와 기와 몇 장만 남기고 사라졌다. 범종은 깨진 채 서 있다. 법고, 목어, 운판 등 범종각의 법구사물(法具四物)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세상 모든 생명을 소리로 구원한다는 법구사물이 화마에 스러져 갈 때 절집 납자들의 가슴도 덩달아 ‘숯검뎅이’가 됐을 터다. 그나마 일주문과 사천왕문, 대웅전 등이 살아남았으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 해마다 의성 사람들의 천연 물놀이터가 돼 줬던 점곡 사촌빙벽물놀이장도 올해는 열지 않는다. 산불이 절벽을 훑고 간 뒤 낙석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웃한 사촌가로숲(천연기념물)은 온전히 살아남았다. 1390년쯤 기와집들이 숲을 이루던 사촌마을 주변에 조성된 비보림(기가 약한 곳에 조성한 숲)이다. 현지 주민들은 ‘가리쑤’라 부른다. 바람을 가리는 ‘쑤’(숲)라는 뜻이다. 아름드리나무들이 800m가량 밀집돼 있어 찬찬히 둘러보기 좋다. 사촌마을에서는 1582년 지은 만취당(보물) 등의 고택과 만날 수 있다. 의성, 화엄사상 담긴 미로 법계도림내년 봄 분홍 꽃잔디 다시 만나길안동, 병산서원 배롱나무꽃 절정영양, 검마산 자작나무숲 입소문●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더니 의성 남쪽의 빙계(氷溪)계곡은 과장 좀 보태 ‘여름에도 개울에 얼음이 언다’는 계곡이다. 계곡 안쪽의 수심 깊은 곳은 대부분 출입 금지다. 여름철 안전사고를 의식한 탓인지 곳곳에서 안전요원이 눈을 부라리고 서 있다. 그래도 빙계계곡의 대표 스타인 얼음 동굴 빙혈과 바람 풍혈, 빙산사지오층석탑(보물)은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빙혈에 들면 서늘한 기운이 목덜미를 스친다. 땀이 순식간에 마르고 한기마저 느껴진다. 벽에 걸린 온도계는 영상 5도를 가리키고 있다. 에어컨보다 낮은 온도다. 주변의 풍혈들에서도 에어컨 같은 바람이 쉼 없이 나온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더니, 피서지로 딱이다. 풍혈 앞 빙산사지오층석탑은 통일신라 시대 말기부터 고려 초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석탑이다. 빙계계곡의 웅숭깊은 풍경과 퍽 잘 어우러진다. 안동에서는 아슬아슬하게 화마를 피한 문화유산들을 찾는다. 드라마 제작진의 못질로 온 국민을 안타깝게 했던 유네스코 유산 병산서원도, 국내 최고(最古)의 목조 건물인 봉정사 극락전도 굳건히 살아남았다. 특히 병산서원의 경우 요즘 주변의 배롱나무꽃이 절정을 향해 가는 중이어서 방문하기 딱 좋다. 병산서원 만대루에 오르면 굽이치는 낙동강과 병산 앞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덟 기둥 한 칸 한 칸은 그대로 병풍이 되고 풍경화가 된다. 애초 전소가 예상됐던 만휴정도 방염포로 덮는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덕에 살아남았다. 만휴정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유진 초이(이병헌)가 고애신(김태리)에게 “합시다. 러브. 나랑 같이”라고 말한 뒤 악수하는 장면이 촬영됐다. 이 장면 하나로 만휴정이 깃든 ‘조용한 계곡’ 묵계(默溪)는 단박에 소셜미디어(SNS) 성지로 떠올랐다. 다만 지난 산불 이후 기약 없이 출입 통제 중이어서 아쉽다. 안동 선유줄불놀이도 시작됐다. 원래 음력 7월 16일 부용대 절벽 아래로 흐르는 강 위에서 열던 시회 겸 불꽃놀이인데, 요즘은 상설 공연화됐다. 6~11월 사이 한 달에 두 차례 토요일에만 열린다. 공연 일정은 안동시청 누리집 참조. 영양은 경북 오지의 대명사 ‘BYC’(봉화·영양·청송) 중 한 곳이다. 한여름에는 ‘오지의 끝판왕’이라 할 수비면이 방문 0순위다. 6·25전쟁 당시 수비면 끝자락의 오무마을 사람들은 전쟁이 난 줄도 모르고 살았을 정도였다니 말 다 했다. 요즘 자작나무숲으로 ‘핫 플레이스’가 된 죽파리가 바로 그 수비면에 속한 마을 중 하나다. 검마산의 능선 두어개가 온통 자작나무 일색이다. 영양군에 따르면 면적은 약 31㏊다. 산자락에 축구장 40개 크기 정도의 자작나무숲이 펼쳐져 있는 셈이다. 죽파리 자작나무숲은 1993년 조성됐다. 이 일대가 솔잎혹파리 공격을 받아 황폐해지자 대안으로 자작나무를 심었다. 이후 나이(평균 수령 30년)도, 크기(평균 높이 20m)도 비슷한 자작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게 됐다. 들머리에서 자작나무 군락지까지는 2㎞ 정도 숲길이 이어진다. 산책로 수준의 완만한 숲길이다. 길 아래 계곡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시원의 골짜기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기기 좋다. 계곡 끝에 있는 자작나무숲은 차분하면서도 화사하다. ‘자작자작’한 하얀 수피와 ‘초록초록’한 이파리들이 동화 속 세계를 펼쳐 놓았다. 주변에 검마산 자연휴양림이 있다.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숙소도 마련돼 있다. 다만 자연휴양림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조금 더 어렵다는 것은 ‘아는 비밀’이다. 인근에 백암온천도 있다. 온천욕을 즐기는 이라면 부러 찾을 만하다. 자작나무숲에서 수하계곡 쪽으로 가면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이 나온다. 별 관측이 취미인 이들에게 이 일대는 ‘별들의 고향’이다. 오지라서 빛 공해가 거의 없다. 게다가 ‘밤하늘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명이 낮게 땅을 비춘다. 여름철은 은하수의 시간이다. 뜨는 시간이 빨라져 관측하기가 한결 편하다. 밤하늘보호공원 가운데에 반딧불이천문대가 있다. 우리 은하계 행성은 물론 멀리 심연의 ‘딥 스카이’까지 관측할 수 있는 망원경을 갖췄다. 물론 장비 없이 그저 근처 풀밭에 누워 봐도 된다. ●여름밤 또 하나의 선물 ‘반딧불이’ 영양의 밤이 선사하는 또 하나의 선물은 반딧불이다. 소리 없이, 연둣빛 불빛을 반짝이며 제 반쪽을 찾아 혼인 비행하는 녀석들의 모습이 강렬하다. 초여름의 애반딧불이 시즌은 지났다. 8월 중순~9월 중순에 출현하는 늦반딧불이를 기대해야 한다. 천문대 바로 앞의 반딧불이 생태공원 일대가 널리 알려진 반딧불이 관찰 포인트다. 천문대 앞으로는 수하계곡이 흐른다. 수하계곡 끝자락에 전쟁도 모르고 지냈다는 ‘그’ 오무마을이 있다. 고립무원의 마을로 사람도 차도 이 마을에서 발길을 돌려야 한다. 수하계곡 맑은 물은 산자락을 몇 굽이 돌아 울진 땅의 왕피천과 연결된다. 예전에는 사륜구동 지프로 물길을 몇 번 건너야 마을에 이를 수 있었다. 요즘은 오무마을 앞까지 도로가 나 있다. 영양읍에서 가까운 삼지마을은 비단조개를 닮은 독특한 형태가 일품인 마을이다. 옛 삼지마을은 안동 하회마을처럼 물돌이동이었다. 한데 물길이 변경되면서 더이상 물이 돌지 않게 됐고 습지를 거쳐 서서히 육지가 됐다. 이를 ‘우각호’라 부른다. 8월이 되면 삼지마을 연못에 법수홍련이 핀다. 가야 시대부터 전해져 온 토종 연꽃이다. 3㎞ 길이의 탐방로를 따라 연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이웃한 청송도 예전에는 대표적 오지였다. 요즘에는 ‘산소 카페’라는 별칭으로 더 잘 불린다. 청송에서 영덕 방향으로 가다가 부남면에서 남관생활문화센터와 만났다. 청송 출신으로 한국의 1세대 추상화가로 꼽히는 남관(1911~1990)의 이름을 딴 복합문화공간이다. 폐교된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 2020년 문을 열었다. 실감형 미디어 아트홀이 주요 시설이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상상, 그 너머의 세계’ 특별전이 진행된다. 본관 뒤 부속 건물은 카페, 체험장이 됐다. 나무로 장식된 카페에서 커피 한잔 홀짝대는 재미가 각별하다. ●옥 같은 물, 쉼 없이 솟아 흐르다 이제 여정의 하이라이트, 계곡과 만날 차례다. 청송과 영덕 경계 어름에 팔각산(628m)이 솟았다. 뾰족한 8개의 암봉이 이어져 있다는 산이다. 팔각산은 아래로 멋들어진 계곡을 만들어 뒀다. 그게 영덕 옥계계곡이다. 계곡이 많은 경북 북부에서도 옥계계곡은 늘 수위로 꼽히는 곳이다. 옥 같은 물이 흐른다는 이름만큼이나 맑은 물이 쉼 없이 솟아 흐른다. 청송과 영덕, 그리고 포항이 이 물줄기에서 한데 만난다. 청송 주왕산 남쪽 자락에서 발원한 물과 저 유명한 포항의 하옥계곡에서 흘러나온 물이 옥계리 침수정 앞에서 합쳐진 뒤 영덕의 젖줄인 오십천으로 흘러간다. 이처럼 자연은 늘 하나다. 청송 얼음골, 영덕 옥계계곡, 포항 하옥계곡 등 사람이 정한 경계가 있을 뿐이다. 영덕 침수정은 ‘베개 침’(枕)자와 ‘양치질할 수’(漱) 자를 쓴다. ‘흐르는 물을 베개 삼고 돌로 양치질한다’는 뜻의 ‘침류수석’(枕流漱石)에서 따온 이름이다. 시루떡 같은 절벽을 병풍처럼 두르고 너른 너럭바위를 타고 앉아 비췻빛 옥계계곡을 내려다보고 있다. 청송과 영덕 경계 뾰족한 8개 암봉팔각산 ‘옥계계곡’ 물 맑기로 유명지품면 일대 다디단 ‘복숭아’ 산지한여름 다 자란 ‘은어’ 이방인맞이침수정 주변에 옥계 37경이 펼쳐져 있다. 피서철에는 수심이 깊은 일부 명소들의 출입이 통제된다. 침수정에서 포항 하옥계곡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옥녀교가 나온다. 풍경도 좋고 물놀이하기 좋은 공간도 많다. 다만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화장실이 없는 게 흠이다. 1㎞ 정도 떨어진 옥계계곡 야영장에는 주차장, 매점,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스노클링을 즐겨도 좋을 만큼 물이 맑고 절벽과 어우러진 풍경도 빼어나다. ●자연의 시계는 어김이 없다 영덕 지품면 일대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복숭아 산지다. 이른봄, 선남선녀 달뜨게 했던 화사한 복사꽃이 수밀도의 다디단 복숭아가 돼 이방인을 맞고 있다. 복숭아와 함께 자라는 게 오십천 은어다. 살에서 은은한 수박 향이 난다는 녀석. 복사꽃이 필 때쯤 민물에 올라와 치어로 살다 한여름 무렵이면 성어로 자란다. 해마다 8월 초에 은어 축제가 열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화마가 할퀴긴 했어도 자연의 시계는 어김없다.
  • [열린세상] 듬성한 수도권 방공망

    [열린세상] 듬성한 수도권 방공망

    지난 6월 초 이스라엘의 주요 도시인 텔아비브와 하이파의 하늘을 밤낮으로 뒤덮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한꺼번에 수십발씩 섞여서 날아오는 이란의 각종 미사일을 이스라엘 방공망이 정밀하게 요격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이스라엘의 미사일방어체계가 날아드는 이란의 미사일들을 거의 90% 명중률로 요격했다. 이 와중에도 몇 발의 이란 극초음속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주요 시설물들을 타격하는 장면을 전 세계가 목격할 수 있었다. 다른 나라끼리의 전쟁이니 우리는 양국 무기의 성능이 어떤지를 관전하는 입장에서 편하게 그 장면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다 ‘이 미사일들이 이란제가 아니고 북한제라면 그리고 도시가 서울이나 인천이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자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번 12일간의 전투에서 이란은 약 500발의 미사일과 1100대의 드론으로 공격을 가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이스라엘의 인명 피해는 사망 28명, 부상 3200명인 것으로 보도됐다. 시설 피해는 27억 달러 정도라고 한다. 만약 이스라엘의 정교한 3중 방공망이 없었다면 피해는 천문학적으로 늘어났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언 돔, 데이비드 슬링, 애로 등 3개의 시스템이 각기 저층, 중층, 고층 영역에서 들어오는 적 미사일을 방어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래서 하마스의 다연장 로켓 공격쯤은 100% 요격률을 과시하니 시민들이 불꽃놀이로 생각하고 발코니에서 맥주를 마시며 구경할 정도였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방공망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란과 이스라엘은 1500㎞ 떨어져 있어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표적을 타격하는 데 약 12분이 소요된다. 이스라엘 방공망이 요격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한 것도 방어에 유리했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휴전선에서 서울까지는 45㎞로 북한 미사일이 서울 상공에 도달하는 데 2~3분도 채 걸리지 않아 요격을 제대로 준비할 여유가 없다. 또한 우리의 방공망 체계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는 아직 초기 개발, 배치 단계여서 언제 다 갖춰질지 알 수 없다. 북한은 극초음속을 포함한 1300기의 미사일 외에도 사거리 400㎞짜리를 포함한 약 5500문의 다연장 로켓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막강한 화력으로 섞어 쏘기를 한다면 우리 수도권 상공은 무방비 상태로 뚫릴 수 있다. 1992년 북한이 협박성으로 말한 ‘불바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에 따른 인명과 시설 피해는 셈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심각할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미사일 공격을 하기 전에 먼저 탐지해 북 미사일 포대들을 분쇄하는 킬체인 작전 개념을 가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북한은 많은 미사일을 이동형 차량(TEL)에 탑재한 데다 연료도 고체형을 사용하고 은신처에서 불시에 우리를 타격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본다. 우리도 이스라엘의 사례를 참고해 3중 대공 방어망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이스라엘 방공망 체계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최근 우리는 저층 방어용 미사일 천궁을 배치하기 시작했으나 중층, 고층은 아직 개발 중이다. 한국형 체계가 다 개발되고 배치되기 전에 북한이 도발한다면 우리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그간 우리 군에서는 이스라엘 아이언 돔을 도입하는 데 반대가 많았다. 북한의 싸구려 다연장포에 대응해 비싼 요격미사일을 사용하는 것은 경제성이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불성설이다. 북한의 싼 공격 수단이 우리의 값비싼 인명과 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미사일 한 기는 약 6000만원. 이 미사일 수백발을 도입하는 것은 우리 국방비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군사 장비는 대공 방어망이지 탱크나 항공모함이 아니다. 국방비는 우리의 안보 위협을 줄이고 생명을 살리는 데 최우선 투입돼야 한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환호(공은혜 지음, 마음모자) “우연히 툭, 떨어진 열매 하나. 숲의 보살핌으로 자라나듯 널 위해서도 세상이 움직이고 있어.” 늦가을 우연히 떨어진 씨앗 하나.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거기서 성장이 멈출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세상이라는 거대한 숲은 작은 씨앗의 떨어짐을 잊지 않고 그것의 생명을 틔우기 위해 정성껏 돌본다. 우리는 다 그런 존재다. 얼핏 외로운 것 같지만 세상은 언제나 우리를 향해 있다. 그런 믿음으로 내일을 향한 환호의 소리를 지르자. 그림책 작가 공은혜의 신작이다. 감각적이면서도 활기가 넘치는 그림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독자의 기분을 행복하게 만든다. 48쪽, 1만 9500원. 사랑의 혁명(김영찬 지음, 문학과지성사) “비평가는 비평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평계라는 상징질서 속으로 편입된다. … 따라서 비평가는 비평가로 존재하는 순간부터 이미 타자의 담론과의 전이 관계 속에 있다. 예술가 못지않게 비평가 또한 자유롭지 않은 ‘영향에 대한 불안’이야말로 바로 이 전이가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비평적 글쓰기는 바로 그 타자의 담론과의 대화이자 경쟁이고 투쟁이다.” 문학평론가 김영찬의 네 번째 비평집. 2003년 등단 이후 한국 사회의 여러 징후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담론의 장으로 끌고 온 그는 혁명이 가능하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랑의 시간’이라고 역설한다. 최인훈, 이청준, 김승옥 등 한국문학의 정전부터 나운규의 ‘아리랑’ 등 영화까지 비평한다. 397쪽, 2만 6000원. 순수한 모순(김솔 지음, 문학실험실) “그렇다고 내가 스스로 희망을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설령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뫼비우스 띠를 따라 맴돌면서 저항할 것이다. 부당한 죽음은 불필요한 윤회를 반복시킬 위험이 있다.”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등을 받은 소설가 김솔의 연작소설집. 프란츠 카프카,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니콜라이 고골, 밀란 쿤데라가 등장하는 네 편의 연작소설을 통해 작가는 ‘소설 너머의 소설’, ‘소설 이후의 소설’이 무엇일지 탐구한다. 문학은 ‘쓰기’와 ‘읽기’라는 두 행위로 이뤄진다. 그렇다면 무엇이 먼저인가. 188쪽, 1만 2000원.
  • “유지가 더 어려워”… 연예인도 못 피하는 다이어트 후 ‘요요’ 현상

    “유지가 더 어려워”… 연예인도 못 피하는 다이어트 후 ‘요요’ 현상

    체중 감량 후 돌아오는 ‘요요 현상’은 다이어트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허탈감과 배신감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갖은 고생을 다 해 감량했는데, 거짓말처럼 몸무게가 노력을 배신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세상의 언어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허무하다. 최근 ‘위고비’를 비롯한 다이어트약을 이용한 체중 감량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다이어트를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연예인들조차 ‘요요 현상’의 두려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결혼한 개그맨 김준호도 위고비 복용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후 찾아온 ‘요요 현상’을 고백했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준호지민’에서 그는 신부 김지민과 함께 피부과를 찾았다. 김지민은 “김준호가 최근 위고비로 살을 뺐는데 끊고 나서부터 다시 턱선이 사라지고 있다”라고 말하며 ‘요요 현상’을 언급했다. 김준호는 지난 4월 위고비 주사로 83㎏에서 77㎏까지 6㎏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계속 맞아야 할지 고민된다. 위고비를 맞은 이후로 예민해졌다”고 말했다. 가수 겸 배우 혜리도 다이어트 고충을 털어놨다. 최근 5㎏ 감량에 성공한 혜리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다이어트 후 관리법과 관련한 경험담을 전했다. 혜리는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빠지긴 빠지는데 다이어트는 유지가 진짜 어렵다”고 말했다. 혜리는 “의지가 강해서 ‘매일 평생 살을 빼듯 먹을 거야’ 하면 계속 유지할 수 있겠지만 여러 상황이 많다”며 “원래 식단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다시 몸무게가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혜리는 체중 유지를 위해 고기보다는 채소 위주의 식단을 애용한다고 밝혔다. 혜리의 경험처럼 다이어트는 감량보다 유지가 곱절 어렵다. 보통 다이어트 시작 때는 채소, 과일, 통곡물 등 섬유질 위주의 식단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감량 이후 체중을 유지할 때는 채소 식단과 함께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호르몬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렇게 해야 근육 손실 방지하는 것과 동시에 체지방도 낮출 수 있고, 특히 다이어트 이후 찾아오는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다.
  • ‘퇴원해도 돌봄 안심’ 서울 금천구,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협약

    ‘퇴원해도 돌봄 안심’ 서울 금천구,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 협약

    서울 금천구는 지난 23일 금천구청에서 관내 의료기관 4곳과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 2023년 시행된 ‘돌봄SOS서비스 협약’을 보완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인 병원과 연계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다. 협약 대상 의료기관은 새움병원, 서울바른세상병원, 실버한방병원, 희명병원이다. 이에 따라 병원에서 퇴원 예정인 65세 이상 어르신 중 돌봄이 필요한 경우, 바로 지역 내 통합돌봄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약 1개월 정도 걸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합판정 절차 없이 금천구 담당자의 방문 상담이나 돌봄 계획 수립 등이 빠르게 가능해진다. 지원 대상은 퇴원 예정 환자로 중위소득 100% 이하인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의료기관이 구에 의뢰서를 제출하면 퇴원 전후 방문 상담을 거쳐 건강 상태나 주거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돌봄 계획을 세우게 된다.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며 3개월 단위로 대상자의 상황을 점검한다. 의료기관이 환자를 의뢰할 경우 1건당 3만원을 지급한다. 향후 사업 활성화를 위해 협약 의료기관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지역 의료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어르신들이 퇴원 후에도 돌봄에 대한 걱정 없이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퇴원환자 지역사회 연계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돌봄이 필요한 모든 구민이 맞춤형 지원을 받도록 돌봄 지원체계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부활 4대 보컬리스트 김재희, 故 김재기를 위한 헌정곡 ‘별’ 발표

    부활 4대 보컬리스트 김재희, 故 김재기를 위한 헌정곡 ‘별’ 발표

    대한민국 락 음악의 정통성을 이어온 가수 김재희가 신곡 ‘별’을 발표했다. 이는 부활의 메가히트곡 ‘사랑할수록’의 감성을 잇는 작품으로, 락 발라드의 진수를 담은 명곡이다. ‘별’은 1993년 8월 11일,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부활 3대 보컬 고(故) 김재기를 기리기 위해 제작된 헌정곡이다. 김재기가 몸담았던 밴드 작은하늘, 그리고 기타리스트 켈리 권과 김재희가 힘을 모아 만든 이번 곡은 단순한 추모를 넘어, 서정성과 폭발적인 감성을 오가는 록 발라드의 정수를 담아냈다. ‘별’은 故 김재기를 기리는 데에서 출발했지만, 그 의미는 더 넓다. 이 곡은 음악적 꿈을 다 피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수많은 미완의 대기들, 그리고 잊혀진 젊은 뮤지션들에 대한 애틋한 헌정이기도 하다. 김재희는 이 곡을 통해 “그들의 이름을 노래로 남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오는 8월 3일, 김재희 밴드는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2회 김재기 록 페스티벌 무대에서 ‘별’을 처음으로 라이브로 선보인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은 고(故) 김재기의 음악 인생을 기리는 무대로, 수많은 팬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몸값만 413억”…日관광지 250㎏ 금괴 “너무 불안하다” 우려에 결국

    “몸값만 413억”…日관광지 250㎏ 금괴 “너무 불안하다” 우려에 결국

    일본 유명 관광지의 250㎏짜리 금괴 전시가 20년 만에 종료된다. 금값 상승으로 인한 관리비와 도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내린 결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아베마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의 도이 광산 내 대표 관광 상품인 250㎏ 금괴가 이달 31일 모습을 감춘다. 도이 광산은 에도 시대 옛 금광이었으나 1970년대부터 관광 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이 금괴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2000년 주조했으며 2005년부터 이곳에서 전시를 시작했다. 애초 200㎏ 규모로 만들어졌지만 대만에서 이 무게를 웃도는 금괴를 제작하자, 250㎏짜리로 다시 제작됐다. 밑면이 세로 45.5㎝, 가로 22.5㎝, 높이 17㎝의 사다리꼴 모양인 금괴는 2006년 ‘세계 최대 금괴’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 있다. 현재 이 타이틀은 지난해 두바이에서 제작된 300㎏ 금괴가 경신했다. 이 금괴의 몸값은 20년 동안 치솟았다. 전시 당시 4억엔(약 37억원)이었던 금괴 가격은 최근 국제 금값이 상승하면서 11배인 44억엔(약 413억원)까지 뛰었다. 아베마 타임스는 “44억엔은 파산한 홋카이도 니세코의 대형 리조트 매각 금액과 맞먹는다”며 “이 모든 가치가 금괴 하나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괴 가격이 오르면서 보험비와 인건비 등 관리 부담이 덩달아 커지자, 운영사 측은 금괴를 모회사인 미쓰비시 머티리얼에 반환하고 복제품으로 전시를 대체하기로 했다. 도이 광산은 홈페이지에 “금값 상승으로 유지비가 급등하고 인건비도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금 시세가 하락할 것으로도 보이지 않아 전시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도이 광산 측 고쿠분 아유무 과장은 “세상이 불안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다”며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을지 매일 가슴 졸이며 지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금 도난 사건이 미제로 남은 사례가 있다. 2007년 지바현의 호텔 미카즈키에서 80㎏짜리 순금 욕조를 도둑 맞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욕조의 가격은 1억 2000만엔(약 11억원)으로 여전히 범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 (영상) 노래 좀 한다면 도전해봐야 할 ‘리프 챌린지’

    (영상) 노래 좀 한다면 도전해봐야 할 ‘리프 챌린지’

    노래의 고난도 멜로디 구간을 2~4소절 따라 부르는 ‘리프 챌린지’. 이 챌린지는 음색과 고음, 기교를 뽐내는 것이 핵심인데요. 최근에는 지난 16일 세상을 떠난 전설적인 가수 카니 프랜시스(Connie Francis)를 추모하며, 그녀의 곡 ‘Pretty Little Baby’를 기반으로 한 리프 챌린지가 확산 중입니다. 원곡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각자의 색깔을 더한 기교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리프 챌린지 Pretty Little Baby ver. 케찹이 도전자 중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는 영상들을 모아왔습니다. 여러분의 귀를 사로잡은 1픽은 누구인가요? ️카니 프랜시스는 누구? ️카니 프랜시스는 1950~60년대를 대표하는 미국 팝 가수로, ‘Who’s Sorry Now’, ‘Where the Boys Are’ 등 히트곡으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감미로운 음색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죠. 그녀를 기리는 이 챌린지를 통해, 우리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이슈&트렌드 | 케찹(@ccatch_upp)님의 공유 게시물
  • 이홍근 경기도의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토론회 개최

    이홍근 경기도의원,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토론회 개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이홍근 의원(더불어민주당, 화성1)은 23일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의 시선으로 본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2025 경기도 정책토론회’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토론회는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과정에서의 공공성, 환경, 노동권, 주민 참여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는 홍석만 참세상연구소 연구실장의 주제발표 ‘반도체 성장·지원 전략의 함정’을 시작으로 총 4인의 전문가와 시민 대표의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급속한 확장과 국가산단 조성이 기후위기, 에너지·용수 과잉 수요, 공공재정 투입의 정당성, 시민 참여의 결여 등 근본적인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김현정 경기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삼성·SK 중심의 용인 클러스터는 연간 3,000만 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배출해 경기도 감축 목표를 무력화한다”며 “국가전략이라는 이름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 정의가 후퇴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2.5조 원 이상의 국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임에도 노동자와 시민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입지 선정부터 환경영향평가, 운영 구조에 이르기까지 공공성과 사회적 책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대표로 나선 김춘식 씨는 “정작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주민들은 사전 설명이나 참여 기회를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며 “누구를 위한 국가전략인지 되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혁진 금속노조 정책부장은 “반도체 산업은 대량 에너지·자원 소비 산업이자, 고위험 노동 구조를 내포한 산업”이라며 “재벌기업에 대한 무제한 지원이 아닌, 산업 전환과 노동권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장을 맡은 이홍근 의원은 마무리 발언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단순한 성장 지표를 넘어,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속도보다 숙의를 우선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와 주민 참여 보장, 환경·건강영향평가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경기도의회 김진경 의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최종현 대표의원, 허 원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장이 축사를 보내주었다.
  • 한수원, 체코서 ‘100년 동반자’ 봉사활동

    한수원, 체코서 ‘100년 동반자’ 봉사활동

    한국수력원자력(사장 황주호)은 최근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확정한 체코에 글로벌 봉사단을 파견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원전 수주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앞으로 100년을 함께할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봉사단을 파견한 것이다. 봉사단은 한수원 임직원과 대학생 봉사단, 체코 현지 대학생, 한수원 본사가 있는 경주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팀 및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 등 70여명으로 구성됐다. 봉사단은 원전 건설 예정지인 두코바니 인근 트레비치 요양원, 초등학교 등에서 전통부채 만들기, 젓가락 사용법, 딱지치기 등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K-POP 커버 댄스, 사물놀이, 태권도 퍼포먼스와 청소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선보였다. ‘한·체코 우정의 날’ 행사에서는 한수원과 경주시, 체코 트레비치시, 예술학교 간 문화예술 교류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파벨 파칼 트레비치 시장은 한수원의 원전 수주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양국 문화 교류가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수원은 2014년부터 전국의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해 주는 ‘안심가로등’ 사업 등 미래세대를 위한 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안심가로등은 낮에 충전한 태양광으로 밤에 불을 밝혀 일반 가로등보다 1.5배 밝지만 자정 이후 밝기가 조절돼 동식물들의 성장을 방해하지 않는다. 한수원은 올해까지 11년 동안 전국 84개 지역에 총 3420본의 안심가로등을 설치했다. 아동복지지설 퇴소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열여덟 혼자서기’와 교육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아이행복발전소’ 사업도 시행하고 있다. 황주호 사장은 “한수원은 세상에 빛을 밝히는 기업으로서 앞으로도 필요한 곳에 희망의 빛을 선물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기겠다”라고 밝혔다.
  • 어린이집 건립·다자녀 행복상자… 저출산 극복 돕는 하나금융

    어린이집 건립·다자녀 행복상자… 저출산 극복 돕는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이 사회적 숙제로 떠오른 저출생 문제 해소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어린이집 건립 사업에 이어 다자녀 가구를 위한 지원사업까지 추진하면서다. 하나금융그룹은 저출생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다자녀 출산에 친화적인 환경 조성에 앞장서기 위해 ‘다자녀 출산 축하 행복상자’ 지원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지원사업은 하나금융그룹이 앞서 진행한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다자녀 출산 장려 문화를 확산하고 육아 가정에 꼭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 대상은 하나금융그룹이 추진한 100개의 하나어린이집을 이용 중인 가정이다. 각 가정에서 둘째 자녀부터 이후 자녀들까지 출산 때마다 30만원 상당의 행복상자를 제공한다. 행복상자는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는 바우처가 담긴 ‘바우처형’, 그리고 신생아 육아용품으로 구성된 ‘육아용품형’ 두 종류로 구성됐다. 한국은 2002년부터 합계출산율이 1.3명 미만으로 떨어지며 초저출산국가로 진입했다.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24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전년 대비 0.03명 증가한 0.75명으로 2015년 이래 처음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다자녀 가정의 비중은 여전히 줄어드는 추세로 저출생 극복을 위해 다자녀 출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실정이다. 앞서 하나금융그룹은 2018년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시작해 지난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전국 각지에 국공립 어린이집 90개와 직장 어린이집 10개를 건립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과 장애아동을 위한 어린이집 건립 등 보육 소외 지역에 대한 지원을 우선적으로 실시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보육 인프라를 구성하는 데 기여했다. 장애아 전문 어린이집에선 양질의 보육서비스는 물론 언어·행동 치료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100곳의 어린이집 건립을 통해 이날 기준 총 7519명의 영유아가 보살핌을 받고 있다. 또 보육교사와 영양사, 조리사, 간호사, 아동심리상당사 등 총 1510명에게는 다양한 직간접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나금융그룹 측은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통해서만 연간 2800억원에 달하는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31일 경북 봉화군에 100번째로 문을 연 석포하나어린이집 개소식에서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의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가 오늘 결실을 보게 돼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앞으로도 육아 부담이 출산의 기쁨을 막지 않고 지역 문제와 직장 환경이 보육의 한계가 되지 않도록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에는 전국의 어린이집 50곳에서 정규 보육시간 외 긴급 자녀 돌봄을 지원하는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 돌봄어린이집’ 사업도 추진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 가능한 환경 조성을 통해 저출생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였다. 2029년까지 총 300억원을 들여 ‘주말·공휴일형’ 어린이집 47곳과 ‘365일형’ 3곳을 운영해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ESG상생금융팀 관계자는 “출산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응원해야 할 사회적 가치로 이번 지원을 계기로 다자녀 출산 장려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며 “다양한 보육 지원 사업을 통해 합계출산율 0.75명이라는 초저출산 문제 극복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中企 금리우대·돌봄 체계 개선… KB금융 ‘세상을 바꾸는’ 실천

    中企 금리우대·돌봄 체계 개선… KB금융 ‘세상을 바꾸는’ 실천

    KB금융그룹은 그룹 미션인 ‘세상을 바꾸는 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적극적인 포용금융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 경제에 버팀목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해 다양한 금융·비금융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소상공인을 위한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에도 적극적이다. 23일 KB금융에 따르면 금융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금리 우대 프로그램은 8조원 규모로 커졌다. 영업점 전결 금리우대 프로그램‘은 기존 1조 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국가 주력 전략산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대상 ‘한시 특별 금리우대’는 3조원에서 5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KB금융은 저출생·고령화 시대를 맞아 돌봄 체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9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서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부터 저출생 극복 지원과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받았다. 또한 같은 달 11일 양 회장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제14회 인구의날 기념행사에서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 위기 극복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인 모란장을 받았다. 지난해 KB금융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 저출생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소상공인을 지원하고자 서울시 등 전국 주요 지방자치단체와 소상공인의 출산·육아 환경 개선을 위해 총사업비 135억원을 지원하는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를 통해 출산휴가·육아휴직 대체인력 인건비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제공, 출산·육아 응원금 지급 등 소상공인 맞춤형 저출생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KB금융은 주요 사업인 ‘거점형 돌봄기관’ 확대에 역량을 집중, 오는 2027년까지 거점형 센터를 전국 73곳에 열 계획이다. 거점형 돌봄기관은 지역 단위 돌봄 수요 해소를 위한 새로운 모델로 돌봄과 방과후학교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평일은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문을 연다. 방학 기간에도 운영해 맞벌이 가정 학부모가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KB금융은 소상공인의 출산·양육 지원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8월부터 전국 지자체와 ‘저출생 위기극복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잇따라 체결하고 저출생 대책에서 소외된 소상공인을 위한 ‘민관 공동 맞춤형 저출생 정책’을 최초로 시작했다. KB금융은 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시 등 전국 주요 지자체와 손잡고 소상공인 돌봄 공백 해결을 위해 총 135억원을 지원했다.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일·가정의 양립,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임직원 복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23년 말 금융권 최초로 도입한 ‘재채용 조건부 퇴직제도’는 2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모두 사용한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시 3년 후 재채용 기회를 제공해 총 5년의 육아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이다. 재채용 시 별도 채용 절차 없이 퇴직 전 직급이 유지돼 경력 단절 또한 해소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육아휴직 기간도 2년에서 2년 6개월로 확대하고 초등학교 입학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개선하는 등 꾸준히 양육친화적인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 직원의 수도 2022년 85명에서 2024년 152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출생 장려금’의 경우 자녀 1명당 최대 2000만원을 지원한다. 첫째 1000만원, 둘째 1500만원, 셋째 이후 2000만원을 지급한다. 양 회장은 “KB금융그룹은 국민과 함께 성장하고 공존하는 금융을 실천하며 다음 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과 기회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미래 없는 정치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미래 없는 정치

    “국정 발목 잡기다.” “대선 불복 아니냐.” 과거 여당 원내대표(권성동)의 말을 지금 여당 원내대표(김병기)에게서 똑같이 듣는다. 그간에는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윤핵관’이 일을 망쳤다고 말해 온 사람들이 이제는 자신이 더 “대통령 호위무사”를 잘할 수 있다며 당대표 선거를 한다. 한국의 거대 양당은 겉으로 보기엔 서로 적대적일 만큼 다른 듯 싸우지만, 사실 여당이 되면 ‘여당스럽기만’ 하고 야당이 되면 ‘야당스럽기만’ 한, 일종의 법칙에 가까운 특징을 반복한다. 그러니 어제의 ‘윤핵관’이 오늘의 ‘이핵관’으로 이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건지 모른다.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려고 상대가 더 잘못하기를 바라는 악습이 지금의 양당 독과점 구조 속에서 달라지길 바란다면, 그것도 망상일 수 있다. 노르베르토 보비오라고 있다. 좌우를 넘나들어 존경받았던 이탈리아의 지식인이다. 1909년에 태어나 파시즘과 공산주의를 둘러싼 갈등의 20세기를 살아낸 뒤 2004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대학에서 법철학을 가르치며 중요한 시기마다 민주주의와 관련된 주제로 발언하고 책을 썼다. 정치학자들은 그를 민주주의 사상가로 존중한다. 그에 따르면 한 사회의 발전 수준은 “누가 투표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에 투표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참정권이 확대돼도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의 범위가 빈약”하면 민주주의로도 사회를 좋게 만들지 못한다. 선거 연령을 낮춰 청소년들도 투표할 수 있게 한들 그들이 기성의 낡은 대안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면, “한 사회의 미래는 과거가 결정”하는 것이 된다. 민주주의는 ‘1인 1표’라 불리는 ‘정치적 평등’의 원리에 기초를 둔다. 부자 시민도 가난한 시민도 평등한 참여의 권리를 갖는다. 하지만 그때의 평등은 소득, 학력, 지위의 불평등을 ‘익명’으로 취급해야 가능하다. 부자의 표나 빈자의 요구로 호명되는 것이 아니라 익명의 숫자로 집계되고 공포돼야 한다. 참여의 확대만으로 민주 정치가 갖는 평등의 효과가 사회적으로 넘쳐흐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참여도 중요하지만, 참여자들의 요구를 경쟁적으로 조직하고 대변하는 ‘대표’의 범위가 더 중요하다. 익명의 평등이 다원적 주체의 사회적 요구로 해석되려면 유권자들이 다양한 선택 대안을 두고 투표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장자크 루소는 문명화된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을 유보 없이 비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책 ‘사회계약론’은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나 어디서나 쇠사슬에 묶여 있다”로 시작하는데, 그런 사회에서 공동체에 대한 사랑이나 평등한 삶의 가치가 중시될 리는 없다. 그래서 루소는 18세기 말 당시의 정치가들이 ‘공화적 덕성’을 버리고 “돈과 장사 이야기만 한다”고 힐난했다. 보비오는 그런 루소의 문제의식을 좋아했고 또 이어받았다. 익명화된 다수의 목소리가 지배하는 민주주의는 사회적 불평등이나 부조리를 은폐하거나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러면 민주주의는 좌절과 분노, 적대와 혐오를 제어하기보다 오히려 대중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공분과 혐오에 의존하는 민주주의는 다원화된 대안의 부재가 낳는 전형적인 질병이다. 많은 이들이 ‘영끌’로 집 사는 젊은 세대를 개탄한다. ‘이대남’을 청년의 극우화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루소 이전에 몽테스키외가 말했듯 부모가 타락하기 이전에 아이들이 먼저 타락하지는 않는다. 팬덤 정치와 같이 사납고 무례한 정치를 만들어 놓고, 학벌과 돈의 힘에 더해 욕심도 가진 이들이 권력을 갖고 장관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젊은 미래 시민이 다른 어떤 선택을 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 지금의 거대 양당은 적대적일 만큼 다른 듯 말하지만, 사실 냉정하게 보면 너무 닮았다. 서로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 같다. 마치 과거 냉전시대의 미·소처럼 적대적 공생 관계를 보는 듯하다. 조롱과 냉소 없이는 말도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망해도 싼’ 한 정당과, 그런 정당을 빌미로 독주하는 ‘얄미운’ 또 다른 정당으로 이루어진 기이한 양당제다. 그런 오늘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데 내일이 어떻게 달라질까. 다른 정치를 말하는 정당의 출현 없이 미래는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박상훈 정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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