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세계시장
    2025-01-1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27
  • [대체에너지의 표류] 국내 풍력간판 ‘유니슨’ 자금난에 몰락

    정부의 청사진을 믿고 투자를 늘렸던 풍력산업계는 고사 직전에 놓였다. 유망했던 중소 전문기업들은 줄도산 위기를 맞았고, 대기업들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달 30일 국내 1세대 풍력기업인 ‘유니슨’이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일본의 원전기업 ‘도시바’로 넘어갔다. 국산화율 90%를 자랑하던 유니슨은 무리한 공장 증설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주문 감소, 중국과의 경쟁 심화 탓에 지난해 155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이로써 10년간 쌓아 온 소중한 노하우를 고스란히 잃고 말았다. 대우조선해양은 현재까지 170㎿ 규모의 풍력단지 등을 수주했고, 현대중공업은 연산 50㎿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모는 전 세계 풍력시장이 지난해 기준으로 전년보다 1700㎿ 증가한 4만 500㎿인 것과 비교하면 부끄러울 정도다. 삼성중공업은 공장 가동률을 공개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풍력산업의 위기는 세계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것도 있지만, 2008년 이후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에 따른 ‘과잉투자’ 탓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정부는 풍력산업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워 세계시장 점유율을 15%까지 끌어올리겠다며 기염을 토했다. 마침 경기 불황을 겪던 조선업계는 배의 프로펠러와 에너지 생산의 원리가 비슷한 풍력발전기 날개(블레이드)에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거창한 구호를 뒷받침할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지 않자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들은 더 견디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북유럽 등 선진국 기업보다 기술력이나 수주실적 등에서 미약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사업권 획득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임택 한국풍력산업협회장은 “대기업들도 인적 자원을 축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풍력이 조선이나 플랜트에 비해 단기간에 실적을 낼 수 없는 만큼 미래산업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업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중국 관련 다양한 시각의 필요성/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중국 관련 다양한 시각의 필요성/우형진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북한문제, 역사 및 영토문제, 경제문제 등 다양한 이슈로 양국 간에 처리해야 할 내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은 지난 100년을 제외하고 한국에 대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 나라였다. 앞으로 중국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상시적인 정보 제공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3일 자 서울신문은 중국에 대한 세 가지 기사를 게재하였다. ‘천광청 관련 미·중 간 인권외교문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한·중 수교 20주년 세미나’이다. 특이한 점은 세 기사 모두에서 나타나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시각이다. 각 기사에서 기술되는 중국은 인권운동가를 탄압하는 국가, 세계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큰 위협적인 경제 대국, 불신의 벽이 높아 미래관계가 불투명한 외교 대상으로 묘사되고 있다. 물론 세 기사가 중국을 대상으로 취재한 모든 기사를 대표하지 않고, 한쪽으로 편향된 기사도 아닌, 사실에 기초한 내용이지만 부지불식간에 신문에서의 중국은 긍정보다는 부정적 이미지가 많이 있는 국가로 강조되고 있다. 미디어 효과 가운데 ‘뉴스프레임 효과’는 사건의 특정 측면을 강조하거나 배제함으로써 재현되는 현실을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 있고, 호의적으로 보이거나 비호의적으로 보이게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즉, 언론에 의해서 재구성된 뉴스가 정보 취득자에 대한 지침서의 역할을 하여 특정한 현실을 규정함으로써 사건의 원인 규명과 도덕적 판단 및 대안 제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중국의 인권문제, 복잡한 FTA, 양국의 외교문제에 정통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인지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에 관한 뉴스의 정보는 전적으로 구독자의 인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에 대한 기사는 지금보다 더 심층적이고 입체적이어야 한다. 특히, 중국 관련 보도는 팩트에 대한 사실검증을 넘어서는 역사적 흐름과 통찰력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중국이 역사적으로 큰 나라이고 우리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는 20년이라는 짧고 약한 외교관계를 가진 대상 국가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서울신문의 한·중 수교 20주년 관련 기사에서 김흥규 성신여대 교수는 “현재 한·중의 정치적 신뢰도는 최저점으로 평가”되며, “중국의 국내적 어려움이 예상되는 2015년 이후의 양국 관계는 폭발적인 갈등 상황으로 전환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언론은 중국이 대국임에도 왜 인권문제에서 미국의 내정간섭(?)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분명한 이유를 알릴 필요가 있다. 왜 중국은 여러 국가 가운데 한국과 FTA를 체결하려는지 그리고 한·중 관계는 성숙했지만 여전히 모호성과 갈등이 존재하고 있으며, 앞으로 서로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도전을 극복하는 데 어떤 장애가 있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아직도 우리는 중국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20년 세월 동안 중국에 대한 피상적인 이미지 확인과 이데올로기적 관점에만 매몰되어 있지, 중국의 시각에서 중국을 보지 못한 것이다. 지금은 중국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심층적인 분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래의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우리의 언론이 미국에 대해 신경 쓰는 것만큼 중국을 다루어야 한다. 미국적 시각이 아닌 다른 차원의 시각으로 중국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누적된 중국에 대한 정보와 분석 결과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 가진 중립적이지 못한 시각을 바꿔줄 것이고, 냉정하게 중국을 바라보게 하는 힘을 길러줄 것이다. 언론은 중국이 사회주의에 찌들어 있고, 부정부패가 만연하며, 더럽고, 비위생적 음식만을 만들어 내는 나라가 아니라는 것부터 새롭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 윌 스미스 “세계시장 공략하려면 한국서 첫 공개해야”

    윌 스미스 “세계시장 공략하려면 한국서 첫 공개해야”

    “제 에너지의 원천은 건전지를 많이 먹기 때문 아닐까요? 단 어린이들은 따라 하지 마세요(웃음).”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윌 스미스의 유머 감각은 여전했다. 7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영화 ‘맨 인 블랙 3’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윌 스미스는 시종일관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자리를 함께한 베리 소넨필드 감독과 할리우드의 연기파 배우 조시 브롤린도 상기된 표정이었다. ●“원더걸스가 외계인 아닐까 생각” 윌 스미스는 월드 프로모션의 첫 행사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와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소감을 “2002년 월드컵 때 ‘맨 인 블랙 2’로 한국을 찾았는데, 영화 홍보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미국에서 ‘맨 인 블랙 3’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면 최근 급성장한 한국이 첫 번째 해외 프로모션으로 적당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997년 시리즈 1편이 나온 ‘맨 인 블랙’은 5년 만에 2편이, 3편이 나오는 데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소넨필드 감독은 “1편은 ‘맨 인 블랙’의 콘셉트와 요원들을 소개했다면, 2편은 코미디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그런데 관객들이 요원들의 관계 중심적인 것을 많이 기대하는 것 같아서 3편에서는 액션과 외계인이 좀 더 많고 마술적인 요소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스미스는 외계인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말해 달라는 질문에 “딸과 이야기를 해봤는데 원더걸스가 외계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혀 좌중을 폭소케 했다. ●조시 브롤린 “박찬욱은 최고의 감독” ‘올드보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에서 주연을 맡는 배우 조시 브롤린에 대해 관심도 집중됐다. 그는 “박찬욱 감독은 최고의 감독인데 그의 겸손함에 놀랐다.”면서 “오는 10월부터 촬영하는데 긴장과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의 ‘괴물’도 봤는데, 영화 속 괴물은 외계인은 아니지만 저희 작품 속 물고기 외계인과 마치 스승과 제자처럼 닮았더라.”고 말해 한국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한편, 소넨필드 감독은 1969년으로 돌아가는 설정은 스미스의 아이디어라고 밝히면서 “1969년은 인류가 지구를 떠나서 달에 착륙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소넨필드 감독 “액션·마술적 요소 많아” 스미스 역시 “이번 작품은 제이의 성장 스토리로서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감독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한국 영화의 촬영 기술이 뛰어나고 다른 나라와 상당히 차별화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광주, 2013 세계韓商대회 유치 성공

    제12차 2013 세계한상(韓商)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시는 2008년부터 3차례 도전 끝에 대회 유치에 성공했으며, 호남권 개최는 처음이다. 3일 광주시에 따르면 재외동포재단 운영위원회는 지난 2일 서울 코엑스에서 회의를 갖고 내년 한상대회 개최지를 확정했다. 운영위는 유치를 신청한 광주시와 제주특별자치도, 부산시 등을 대상으로 전시·회의시설과 숙박·교통 등 유치 여건, 기대효과 등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들은 뒤 표결했다. 광주시는 23표 가운데 20표를 얻었다. 내년 한상대회는 10월에 40개국 3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 개최로 인한 생산유발효과는 100억원, 장기적으로 지역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14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 해외동포 기업인들과 지역 중소기업 제품의 세계시장 진출은 물론, 700만 해외동포들에게 광주의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2008년과 지난해 두 차례 대회 유치에 나섰지만 특급호텔 부족 등을 이유로 무산됐다. 시가 운영위원 등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등 총력전을 펼쳐 유치에 성공했다. 강운태 시장은 운영위 회의장을 직접 방문해 운영위원을 상대로 광주 유치를 설득했고, 앞서 전체 운영위원들에게 전화통화와 서한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세계한상대회는 2002년부터 700만 재외동포와 국내 기업인들이 네트워크를 구축, 한민족의 경제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재외경제인단체가 주최하고 재외동포재단과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주관해 매년 열린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주택담보대출 구제할 필요 있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주택담보대출 구제할 필요 있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집을 사면 돈을 번다고 오랫동안 가정했다. 경제는 성장했고 인구는 증가했다. 땅은 부족했고 물가는 올랐다. 집을 사서 한껏 누린 다음 이익 보고 팔 수 있었다. 집 살 돈이 부족하면 융자로 보충했다가 분할상환하거나 팔 때 떠넘겼다. 다음 사람도 대략 마찬가지로 생각했기에 집은 언제나 손해 보지 않고 팔 수 있었다. 대출이자는 월세 내고 산 것으로 치면 됐다. 집을 사는 것은 서민이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유효적절한 수단이었다. 집을 사는 것은 국가도 장려했다. 금융상 지원은 물론이고 직접 현금을 주었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의 소득공제가 그것이다. 그럴듯한 이유로 정당화되는 혜택이다. 사람들이 집을 사기 위해 저축을 할 것이니 경제성장에 유익하다. 또 건설투자는 경기를 선도한다. 서민이 집을 사면 세입자들보다는 집에 또 지역사회에 더 투자할 것이다. 집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집값이 계속 오르리라는 가정은 무너졌다. 전체적으로 더 이상 집이 부족하지 않다. 인구가 증가할 전망도 없다. 아이를 가지는 것에 대해 비싼 교육비로 징벌하는 체제에서 말로는 아무리 장려한다고 해도 출산이 늘기 어렵다. 이민을 수용하는 현실적 대안도 추세를 뒤집기에는 부족하다. 경제가 세계시장에 통합돼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도 없다.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깨닫지 못하던 집값이 내린다는 불편한 진실은 우리에게도 현실로 다가왔다. 경기 후퇴와 집값 하락의 피해는 서민들에게 집중된다. 소득은 제자리이거나 줄었다. 비싼 값에 사 줄 사람이 없으니 금융기관은 돈을 더 빌려 주지 않고 오히려 상환을 요구한다. 이자라도 내고 버티려면 이제는 이율이 높은 신용대출을 써야 한다.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은행에서는 거절하니 제2금융권을 찾고 그 다음에는 고금리 사채까지 쓰게 된다. 이것은 다시 담보대출의 상환 능력을 저해하고 결국 가계는 속칭 돌려막기의 악순환을 거쳐 파산에 이르게 되고 집은 경매 처분된다. 은행도 손해를 본다. 도처에서 경매가 진행되면 집값은 더 떨어진다. 개별 은행은 늦기 전에 경쟁적으로 대출 회수에 나서고 이것은 다시 집값을 내린다. 이쯤 되면 재산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해는 담보권자인 은행이 본다. 위험 부담이라는 경제적·실질적 의미에서의 소유가 은행으로 이전된다. 등기부상의 소유자는 실질적 소유자인 은행을 위해 집을 지켜 주는 사람이 된다. 채무자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로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조건을 완화해 주는 것은 쌍방에게 이익을 준다. 채무자는 ‘깡통’에 불과하지만 자기 집을 지킬 수 있다. 반면 은행은 경매에 넘겼을 때보다는 많은 금액을 회수할 수 있다. 서로가 윈윈하는 이러한 거래도 개별 주체의 의사 결정에 맡겨서는 이뤄지기 힘들다. 다중채무자의 특성상 이해관계자가 여럿이고, 이들이 타인을 신뢰하고 배려하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엇인가 해야 할 때다. 공적인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지금이라도 단기 위주인 주택담보대출을 중장기로 바꿔 주는 등 가계대출 문제에 주력해야 한다고 전직 부총리도 며칠 전 말했다. 가계부채가 심각하다는 논의가 이곳저곳에서 나온 지 몇 년인데 거의 처음 들어 보는 옳은 말씀이다. 차제에 미국이나 일본에서처럼 개인회생제도에 주택담보대출의 상환을 포함시켜 중산층과 서민에게 희망을 줄 필요가 있다. 집을 지고 가는 사람들, 그들은 우리 사회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사회보험을 도입한 비스마르크는 연금이 있는 노동자는 다루기 쉽다고 변명했다. 월세 사는 것이나 다름없는 ‘깡통’ 빌라를 열심히 수선하면서 할부 중고차라도 몰고 다니며 1년에 한두 번 휴가를 가는 무늬만 중산층에게도 비슷한 말을 할 수 있다. 열심히 빚 갚고 길거리로 나앉은 사람은 무엇이냐는 비판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강도 피해를 당한 사람이 있으니 모두 평등하게 피해를 당해야 한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미국·일본의 조치와 법제를 모방할 처지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모두 세계시장과의 경쟁을 강요당하고 있지 않은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 [CEO 칼럼] 벽이 허물어져야 하는 시대/장영철 캠코 사장

    [CEO 칼럼] 벽이 허물어져야 하는 시대/장영철 캠코 사장

    최근 몇년 새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가 많아 감회가 덜하겠지만, 건국 이래 가장 감동적으로 다가온 국제행사는 뭐니뭐니해도 ‘88서울올림픽’일 것이다. 대회 이념인 ‘화합과 전진’을 잘 표현한 공식 주제가의 후렴구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아마 올림픽 이듬해에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독일이 통일을 이뤄 마치 그 노랫말이 예지력을 발휘한 듯해 가슴에 더 와 닿지 않았나 싶다. 무너진 베를린 장벽은 독일 통일의 표상이기도 하지만, 지난 세기를 지배했던 시대착오적인 유물이 사라지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20세기는 높든 낮든 물리적이고 인위적인 수많은 장벽으로 꽉 막혀 있던 시대였다. 베를린 장벽, 철의 장막, 죽의 장막을 비롯해 우리 국토의 허리를 가르는 휴전선 등 동서냉전을 상징하는 여러 가지 장벽이 개인 간, 나라 간 소통을 불가능하게 했다. 대한민국을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로 만들고 있는 휴전선만 사라지면 세상을 가르는 모든 벽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최근 북한의 로켓 발사로 남북 간 긴장이 여전하지만 언젠가는 올림픽 주제가가 ‘예견’한 것처럼 휴전선이 사라지는 날을 꿈꿔 본다. 물리적 장벽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휴전선만큼 우리를 가르는 높고 두꺼운 벽을 맞닥뜨릴 때가 많다. 출신지역, 학력, 성별, 지위, 신분 등으로 사람과 조직을 구분짓게 만드는 편견들이 여전히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4·11 총선에서도 지역주의의 망령을 제거하지 못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절망스럽지는 않다. 최근 들어 부쩍 우리 주변에서 이러한 벽을 무너뜨릴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출현으로 개인 간 정보 유통량이 증가됨에 따라 사회 구석구석에 존재하고 있는 폐쇄성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경제활동의 영토 또한 정보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전 세계로 넓어지고 있다. 이제 과거처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제주체를 감싸주던 국경, 지역별 관행, 법적 환경 등의 보호막이 지금도 기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기대이다. 정치·경제·사회의 각 부문에서 폐쇄성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러지 않고 오히려 기득권에 의지하고 이를 더 강화하고자 한다면, 국가 발전이 저하됨은 물론 생존마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우리는 대외교역을 통해 여러 국가, 기업과 치열하게 다투며 제조업의 경쟁력을 당당히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유럽연합(EU), 미국 등을 넘어 더욱 확산되면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가 세계와의 직접 경쟁에 노출될 것이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시대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 의료 등 공공서비스, 연구·개발(R&D) 등 일부 부문에서는 여전히 물리적인 개념의 국경이 자신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수용하지 않고 안주한다면 고립을 자초해 결국 경쟁력 상실이라는 쓰라린 결과를 맛보게 될 뿐이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독자적으로 진화한 고유의 생태계를 형성했던 갈라파고스 제도의 여러 생물종들이 외래종의 유입으로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것처럼, 전문가들은 한때 세계를 석권했던 일본의 전자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것 또한 자국 시장에만 안주했던 탓으로 설명한다. 21세기는 모든 벽이 허물어진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리 벽을 높이 쌓는다 해도 변화의 바람을 막지 못한다. 그 흐름을 억지로 방해한다 하더라도 벽은 결국 무너지게 돼 있다. 벽 뒤에 쪼그리고 앉아 ‘설마 그런 일이 있을까.’ 하는 안일한 생각에 젖어 있다면 역사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 기술무역적자 8兆… 실속없는 ‘IT한국’

    기술무역적자 8兆… 실속없는 ‘IT한국’

    기술무역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2010년 기준으로 68억 8900만 달러(약 7조 8445억원)에 달했다. 세계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반도체·휴대전화·디스플레이·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핵심 원천기술 상당 부분이 미국·일본 등 해외기업 소유인 탓에 국내 업체들이 팔면 팔수록 기술 수입 규모도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기술 수출과 수입 모두 대기업이 주도하면서 특정 기업의 실적부진이 곧바로 무역수지 악화와 직결되는 형국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2010년도 국내 기업의 기술무역 거래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 수출은 33억 4500만 달러, 수입은 102억 34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1963년부터 실시된 기술무역 거래현황 조사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사이에서 발생한 특허·상표·실용실안·디자인·기술정보·기술서비스 등의 라이선스 매매 비용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국가의 원천기술 보유 척도로 평가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기술 수출은 2001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조사기법이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기술 수출을 주도하는 정보기술(IT) 기업과 건설사들의 해외진출 부진 등이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국과위 관계자는 “삼성전자 한 곳만 놓고 보더라도 2010년 기술수출 실적이 2009년보다 6억 달러 이상 줄어들었다.”면서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가격인하 등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건설사는 2008년 금융위기 영향으로 해외 수주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기술 수입은 2009년보다 21.3%나 증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001년 이후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휴대전화 칩, 통신기술, 반도체, 자동차 전기장치 등 주력 수출품목의 원천기술 상당수를 해외에서 가져오다 보니 국내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증가할수록 기술 수입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실적과 기술 수입액 추이는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기술 수출은 미국(14억 9570만 달러), 중국(8억 달러), 슬로바키아(1억 4500만 달러), 헝가리(1억 2500만 달러), 태국(7900만 달러) 등 국내 기업의 해외공장 진출에 따라 이뤄졌다. 수입은 전체 수입액의 44.7%를 차지한 미국(58억 7380만 달러)에 이어 일본(12억 5740만 달러), 아일랜드(4억 3270만 달러), 영국(3억 8140만 달러) 등의 순이다. 이창한 국과위 사무처장은 “수지 적자 감소를 위해서는 원천기술 개발·축적 및 해외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호남 광역경제사업권 ‘절반의 성공’

    지난 3년간 추진된 호남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이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효과도 크지만 관련 산업 파급 효과는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전북도에 따르면 권역별 전략산업을 공동 발굴, 집중 육성하기 위해 2009년 4월부터 추진된 호남 광역경제권 선도 1단계 사업이 이달 말 마무리된다.  태양광, 풍력, 광융합, 하이브리드카 등 4개 분야에 총 1809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에는 광주·전남·북 지역 자치단체와 대학, 기업 등 239개 산·학·연·관이 공동 참여해 연구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에 주력했다.  그 결과 일자리 창출, 매출 증대 등 높은 성과를 거두어 정부로부터 전국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광역경제권 호남권지원단은 이번 1단계 사업 추진으로 418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분야별로는 광융합 분야가 1700여명으로 가장 많고 태양광, 하이브리드카 분야가 각각 1100명이다.  특히 호남권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매출은 10배가량 늘어난 1조 9118억원으로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하이브리드카 분야가 7884억원으로 가장 많고 광융합과 태양광 분야가 각각 4000억~5000억원이다. 또 수출액은 전체 매출액의 40%인 7억 7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광산업체인 광주 글로벌광통신, 픙력발전기 블레이드 제작사인 군산 케이엠 등 4개사는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연계 산업 파급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권 특화산업인 태양광 분야의 경우 시험인증단지가 천안, 아산, 대구, 구미 등 전국 여러 곳으로 분산됐다. 풍력인증단지도 부산·창원·진주권과 목포·영광 협력사업이 됐다. 이 때문에 관련 산업이 발전된 지역에 인증단지를 배치하는 권역별 특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세계시장의 변화와 민원으로 인한 사업중단도 발생했다. 국내 최대 태양광 업체인 OCI는 새만금에 10조원대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가 태양광 소재 국제가격이 폭락하자 주춤거리고 있다. 태양광 분야에 뛰어든 2개 중견기업도 파산하거나 외국인 자본 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내 동부권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려던 사업도 표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연말까지 5000억원을 들여 동부권 6개 시·군에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예정이었으나 지역 주민들의 민원과 산림청의 국유림 사용 불허처분으로 착공하지 못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LCD분야 세계 1·2위간 갈등 증폭… 산업계 파장은

    LCD분야 세계 1·2위간 갈등 증폭… 산업계 파장은

    경찰 조사에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조모 수석연구원 등이 LG디스플레이(LGD)로 이직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유출한 혐의가 인정되면서 삼성과 LG 간 갈등과 산업계 파장이 커지고 있다. SMD는 ‘대형 아몰레드 TV 제조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 “이번 일로 세계 OLED 시장의 97%를 석권하는 삼성이 시장의 3분의1을 잠식당한다고 추정하면 피해 규모는 5년간 최소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OLED는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에 탑재하며 사용한 ‘아몰레드’(AMOLED)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사실상 삼성이 혼자서 만들어낸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0년대 OLED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고 화질도 뛰어나 업계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를 대체할 기대주로 여겼다. 하지만 수명이 짧고 제조가 어려워 OLED를 개발한 일본 업체들마저 양산을 포기해 시장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OLED의 잠재력을 내다본 김순택(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당시 삼성SDI 사장이 과감하게 사업화를 추진, 10년 가까운 투자 끝에 2010년 스마트폰 ‘갤럭시S’에 패널을 탑재해 빛을 보기 시작했다. SMD는 세계 OLED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기술 또한 경쟁 업체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LGD는 지난해부터 대형 패널용 시험라인을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 및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세계 가전업계는 모바일 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50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TV의 개발 및 양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런던올림픽 이전 출시를 목표로 세계 최초의 55인치 OLED TV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OLED TV 시장은 올해 23만대에서 2020년 68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가전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블루오션’(미개척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때문에 SMD는 LGD가 OLED 개발에 실패해 양산에 어려움을 겪자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경쟁사 기술 훔치기라는 무리수를 뒀다고 보고 있다. LCD 분야에서 삼성과 LG는 근소한 차이로 세계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OLED 분야도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면 이러한 구도가 재현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피해 금액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게 SMD의 설명이다. 때문에 삼성 측은 이번 수사와 별도로 LGD 측에 손해 배상 등 별도의 소송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삼성과 다른 방식의 OLED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경쟁사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며 파장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양산을 앞두고 있는 백색(W)OLED 기술은 경쟁사의 적·녹·청(RGB)OLED 기술과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면서 “LG디스플레이에서도 2000년대 이후 80여명이 삼성으로 이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로의 이동이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조환익 바깥세상] 세계경제는 정말 회복되고 있나

    [조환익 바깥세상] 세계경제는 정말 회복되고 있나

    미국의 경제지표 대부분이 청신호를 보이고 있고 유럽도 한고비를 넘긴 듯 이야기들을 한다. 중국은 지난달 무역적자를 보이면서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지만 ‘설마 중국 정부가 경제의 경착륙을 보고만 있겠느냐.’하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낙관론을 타고 국내·외 주식시장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채권시장에 몰리던 세계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쏠린다는 것은 투자의 리스크를 점차 가볍게 보기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유가가 올라가고 원자재나 농산품 가격이 들먹거리고 있다. 투기 자본인 헤지펀드가 지난 수년간 잠복해 있다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동안 반성 차원에서 연봉 1달러만 받겠다던 월가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시 고액의 연봉을 받기 시작했고 정보기술(IT), 에너지 분야 등 비교적 실적이 좋은 산업분야의 경영진 봉급수준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철강, 석유화학 등에서는 과잉투자의 거품으로 제품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누구나 우려했던 더블딥이란 표현은 언론에서조차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버냉키는 세계를 대공항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던 몇 년 전의 미국발 금융위기 원인이 미국연방준비은행제도(Fed)의 저금리 정책 때문이 아니라고 그린스펀을 옹호하고 있다. 신용불량자까지 포함한 무차별적인 저금리 대출로 생긴 거품 때문에 발생한 인재사고가 아니라 경기하락 정도로 치부하는 것이다. 세계경제는 이와 같이 빨리 복원되고 있는 것일까. 리먼브러더스 쇼크를 일으켰던 과잉유동성의 거품은 이제는 거의 걷힌 것일까. 누구나 불안의 진실을 마음속에 감추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란 말을 안 할 뿐인 것 아닌지. 항상 비관론만 주장해서 보편적인 공감을 얻어내진 못했지만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는 중국발 경제 재앙을 예견하고 있다. 루비니가 아니더라도 수년 전에 비해서 세계경제의 실체가 무엇이 크게 달라졌을까. 애플이나 구글 같은 일부 IT업체들이 새로운 수요를 자극해 투자와 소비를 이끌어 낸 것 외에 실물경제 분야에 큰 수요를 만들어 낼 만한 혁신이 얼마나 이루어졌나. 미국의 근본적인 주택 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는데 주택가격이 다시 오르는 것을 과연 주택경기의 회복 조짐으로 보아야 하는지, 고용지표가 개선됐다는데 이것이 추세적 수치가 될 수 있을지 등등 미국 경기도 아직은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시점이다. 유럽 상황은 아직도 근본적으로 개선된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굵직굵직한 부실은 아직 명확한 답이 없다. 돈을 더 풀어야 할지, 더 허리끈을 졸라매야 할지도 국가별로 입장이 다르다. 재정 통합이 궁극적인 해법이라지만 그 길은 멀다. 그렇다고 제조업이나 어떠한 산업 분야가 탁월한 생산성과 혁신 능력을 보여 세계시장에 바람을 일으킬 것 같지도 않다. 일본은 엔저가 되면서 약간의 희망은 가져 보지만 다시 예전의 활력을 찾으려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고 중국과 신흥개도국들도 부동산 거품, 물가 부담, 외국인 투자의 불안정성 등 내재된 문제가 크게 개선된 것이 없다. 더구나 금년은 대부분의 주요국들이 정권교체 여부를 가름하는 선거의 해이다. 돈을 더 풀어서 현재의 잠복된 문제를 미봉책으로 이월시킬 가능성이 크다. 복지나 고용, 부채 탕감 등 돈을 풀 명분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아직 세계경제는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이럴 때 우리는 긴장해야 한다. 다시 커지는 세계경제의 거품에 대한 착시현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지금의 경기상황이 만일 다행스럽게 실제로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해도 우리는 차분하게 내실을 다져야 한다. 더구나 한국경제는 여러 나라로부터 견제받고 있다. 지난달 우리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마이너스였다. 이럴 때 우리는 스스로를 더 엄격하고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비 오는 날에 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현대차 협력업체 러서 ‘신규 진입상’ 수상

    현대자동차와 함께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국내 협력업체들이 현지에서 성가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15회 ‘러시아 자동차 포럼’에서 러시아 생산법인(HMMR)의 협력업체 7개사로 이뤄진 부품단지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신규 진입상’을 수상했다.”고 25일 밝혔다. ‘HMMR 협력사 부품단지’에는 성우하이텍과 세종공업, 신영, 동희산업, 두원공조, NVH코리아, 대원산업 등 7개사가 현대차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부품단지는 HMMR과 불과 2㎞ 거리에 위치해 협력업체에 대한 인·허가 지원, 직원 교육 등 측면에서 세계시장 동반 진출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러시아에서 ‘쏠라리스(국내명 엑센트)’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협력업체들도 쑥쑥 커가고 있다.”면서 “수상한 7개 협력업체의 매출은 지난해 3800억원에서 올해에는 최소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성수 성우하이텍 이사는 “다른 협력업체들과 힘을 합쳐 러시아 최고의 부품제조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38) 공무원 민간근무 휴직제 부활

    [테마로 본 공직사회] (38) 공무원 민간근무 휴직제 부활

    공무원이 휴직하고 민간기업 등에서 일정 기간 근무할 수 있는 ‘민간근무 휴직제’가 새롭게 정비돼 부활했다. 민간근무 휴직제는 공무원이 대학이나 연구기관, 민간기업 등에 임시로 근무할 수 있도록 허용한 ‘고용 휴직제’의 한 부류다. 민간기업 근무를 통해 민간의 효율적 업무수행과 경영기법을 배워 정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02년 도입됐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대기업이나 로펌 등에서 지나치게 높은 연봉을 받거나 민관 유착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아 2007년 이후 사실상 폐지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간근무 휴직제가 부활됨에 따라 4월 말까지 희망기업 채용 수요를 파악한 뒤 휴직대상 공무원 추천을 받을 계획이다. 하지만 희망 기업과 공직자들의 무관심으로 유명무실한 제도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상 기업과 휴직 신청 공무원들에 대한 심의·선발을 5월까지 마칠 예정”이라면서 “기업들과의 최종 채용 계약이 끝나는 6월 말쯤이나 돼야 휴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18일 밝혔다. ●5월까지 휴직 대상기업·공무원 선발 하지만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개월간 공고해 마감한 공무원 채용 기업 신청·접수 결과 희망 기업이 10곳도 채 안되는 등 초반부터 삐걱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신청 기업이 저조한 것은 대기업과 금융지주회사를 비롯, 법무(로펌)·회계·세무법인 등은 신청할 수 없도록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신청 대상이 중견·중소기업으로 바뀌고 과거와 달리 공무원을 채용한다고 해도 강화된 복무지침 등으로 손발을 묶어 버려 회사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신청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체들은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오해 때문이기도 하다. 해외 진출에 눈을 돌려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한 환경기술업체 대표는 “세계시장에서 환경신기술 사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데 시장 개척을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도움받을 일이 많다.”면서 “해당 부처 공무원이 일정 기간 함께 일할 수 있다면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공무원을 채용한 대기업으로부터 처우 문제 등을 전해듣고 신청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과거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 관리·감독이 엄격해진 것을 아는 기업들도 관행이 쉽게 바뀔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다. 공무원들 반응 또한 시큰둥하다. 2년 동안 민간근무 휴직으로 대기업에 취업했다는 사회부처 한 과장은 기업에서도 소속 부처에 따라 공무원 선호도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억대 연봉을 받았다거나 휴직기간이 끝나고도 기업에 눌러앉는 등의 부작용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등 이른바 ‘힘있는 부처’ 이야기”라며 “민간기업에서 근무했던 모든 공직자들이 다 극진한 대우를 받은 것처럼 색안경을 쓰고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공무원 ‘고용휴직 제도’에 따라 법무법인, 대학 등에 취업한 사례는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공직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만 비쳐져 지탄을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육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이 휴직 중 대학이나 유관 기관에 취업해 억대 연봉을 챙겨온 사실이 불거져 공직자 고용휴직 제도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비슷한 보수 받는데 누가 가겠는가” 행안부는 문제가 불거지자 각 부처에서 고용 휴직을 승인할 경우 휴직의 타당성, 휴직기간, 보수 수준 등에 대해 사전에 협의하고, 휴직 당사자는 해당 부처에서 정기적으로 성과평가를 실시해 복무실태 등을 점검하도록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중단됐던 민간기업 휴직제에 대해서도 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올해 부활된 민간근무 휴직제는 해당 공직자들이 지켜야 할 행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기업에 대해서도 준수사항을 명문화해 지키도록 하는 등 보완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과거 문제 됐던 행위에 대해 규제를 강화한 반면 해당 공직자에 대한 인센티브는 대폭 줄어들어 관심은 예전만 못하다. 실제로 과천 경제부처 한 과장은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기업에 가서 근무할 때나 복귀 후에도 제약이 많아진 만큼 제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무엇보다 비슷한 보수를 받으면서 손들고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인호 행안부 심사임용과장은 “제도가 보완되고 곧바로 운영계획을 공지하다 보니 희망기업의 신청·접수 시한이 다소 촉박했다.”면서 “신청기간은 지났지만 일부 기업들은 접수 기간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해 왔기 때문에 희망기업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삼성전자 모니터 5년째 세계 시장점유 1위

    삼성전자 모니터가 5년 연속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켰다. 4일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 모니터는 지난해 연간 판매수량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15.1%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점유율도 15.5%로 2006년 3분기 이후 22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12년째 정상을 유지했다. 특히 발광다이오드(LED) 모니터는 처음으로 1200만대가 판매되면서 2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4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 시장에서도 연간 수량 기준 27.5%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2위와의 격차를 크게 늘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24인치 이상 대형 제품 판매에 주력하며 주요 전시회와 광고 등의 마케팅 활동에 27인치를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정보기술(IT) 경기의 침체 속에서도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모니터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 등 ‘선진시장’뿐만 아니라 ‘성장시장’에서도 성과를 올렸다.”면서 “쉽고 편리하게 모바일 기기와 연결을 할 수 있는 모니터, 전문가를 위한 초고화질의 모니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자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

    [김문이 만난사람] 한국 최초 비언어극 ‘난타’ 제작자 송승환 뮤지컬협회 이사장

    두드리면 열린다. 그래서 온몸으로 힘차게 두드렸다. 결국에는 열렸다. 말 그대로 난타(打)로 세계의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이다. ‘난타’는 한국 전통 가락인 사물놀이 리듬을 소재로 주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코믹하게 표현한 한국 최초의 비언어극(Non-verbal performance)이다. 칼과 도마 등 주방기구로 무대에서 신명난 예술로 승화시켜 세계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해외 첫 데뷔 무대인 1999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평점을 받았으며 이후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호주 등으로 이어지는 해외 공연의 성공을 발판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2004년 3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장기 공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기록을 되짚어 보면 더욱 흥미롭다. 1997년 10월 첫 공연 이후 지금까지 무려 700만명(외국인 80%)이 관람했다. 초연 당시 1개였던 공연팀이 10개로 늘어났고 출연 배우는 5명에서 현재 50명에 이른다. 그동안 2만 1000여회(세계 270개 도시) 공연하는 동안 야채 소모량을 따져 보니 대략 오이가 19만여개, 양파가 6만여개, 당근이 19만여개, 양배추가 10만여개나 된다. 또한 칼이 약 1만 6000자루, 도마가 1만 7000개 소모됐다. 전용관만 해도 국내 4곳(서울 3, 제주 1), 국외 1곳(방콕) 등 모두 다섯 곳에 이른다. 지금도 이 전용관에서는 연중 상설 공연 중이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에도 전용관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처럼 50년 장기 공연하고파 이런 ‘난타’를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난타’를 기획하고 만들어 낸 송승환씨다. 그는 현재 공연기획사 PMC 프러덕션 대표이사,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 대학장, 한국 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카드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PMC프러덕션 사무실에서 송 대표를 만났다. 15년을 맞는 소감이 어떤지 묻자 “아직 15살이다. 영국에서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연극이 50년 넘게 공연되고 있다.”면서 “우리의 ‘난타’도 그 이상으로 공연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의욕을 밝혔다. ‘난타’는 초연 때부터 화제가 됐다. 비언어극이라는 생소하고 실험적인 ‘난타’가 작품 선정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호암아트홀에서 초연 무대를 올렸던 것이 우선 그랬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원래는 대학로 소극장 무대에 올리기로 했는데 바로 직전의 다른 작품이 흥행에 실패하는 바람에 호암아트홀을 생각했다.”면서 “처음에는 대관 담당이 반대했지만 연습실로 데리고 와 직접 작품을 보여 주면서 꾸준히 설득했다.”고 당시를 술회했다. 이렇게 해서 어렵게 호암아트홀에서 초연이 성사됐고 언론의 관심에 힘입어 곧바로 동숭아트센터로 무대를 옮겨 바람몰이를 시작했다. 관객들의 발길이 계속되면서 자신감을 얻은 송 대표는 2년 뒤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도전했고 기대와 달리 최고의 찬사를 받으면서 단숨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난타’가 됐다. “사실 처음 난타를 만들 때부터 세계 시장을 노렸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언어의 장벽이 문제였고 고민 끝에 언어가 없는 공연을 만들게 됐지요. 외국에서 이 작품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우선 언어가 없기 때문에 스토리를 다 이해할 수 있고 한국적인 사물놀이 리듬을 사용한 것이 외국인들에게 독특하게 다가갔습니다. 또 주방이라는 공간, 요리사의 등장은 아주 자연스럽고 글로벌한 보편성입니다. 게다가 한국적인 특성이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세계시장 노려 비언어극 만든 것 주방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공간이고, 그 공간에서 음식을 만들고 나누어 먹는 과정에서 관객들을 참여시키기 쉽다는 것이 ‘난타’의 특징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비트와 리듬, 신명이 곁들여지기에 더욱 흥미롭다. 그렇다면 송 대표는 어떻게 해서 ‘난타’와 인연을 맺었을까. “1989년 극단 ‘환퍼포먼스’를 만들어 공연 제작을 쭉 해 왔지요. 그런데 하는 것마다 빚을 지게 됐습니다. 고심 끝에 1996년 친구와 함께 ‘극단 PMC’를 만들면서 넓은 시장을 노크할 비언어극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결국 사물놀이와 주방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어 갔고 그 과정에서 하루는 스태프 중 한 사람이 ‘이건 정말 매일 난타다, 난타!’라고 푸념 비슷하게 툭 말을 던지더군요. 그래서 제목을 어지럽게 두드린다는 뜻의 ‘난타’로 바로 정하게 됐습니다.” 초연 이후 ‘난타’는 꾸준히 진화를 거듭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리는 더욱 화려하고 다양해졌다. 철판요리, 국수, 통돼지 요리에 칵테일 쇼까지 등장했다. 주방에서 빠질 수 없는 불을 이용한 쇼까지 생겨났다. 다시 말해 ‘난타’의 퍼포먼스는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더욱 극대화하면서 볼거리와 웃음을 생산해 냈다. 이는 창작 뮤지컬 중 마케팅 면에서 아주 흥미로운 접근 방식을 보여 준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결국 사물놀이와 비언어극의 절묘한 접목이라는 힘이 세계 시장에서 먹혀들어 갔다. “초기에는 스토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에든버러 축제에 참가하면서 스토리를 만들었고 그 이듬해 스토리 면에서 완벽할 정도로 달라지게 됩니다. 이후에도 부분적으로 수정하면서 템포를 더욱 빠르게 업그레이드를 시켰지요. 난타의 특징은 드라마틱한 코미디라는 겁니다. 또 대중적인 면에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패밀리 쇼’인 셈이지요. 그것이 아마 성공 비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외국 공연을 갈 때마다 송 대표는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만난다. 그러면 “아주 재미있다.”, “시원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파워풀하고 에너제틱하다.”, “마음에 움직임을 준다” 등등의 얘기를 자주 듣는다. 언론의 반응도 이와 비슷하다. ‘난타’ 15년을 얘기하던 송 대표에게 초연 당시 배우가 아직까지 있느냐고 하자 “김문수라는 배우가 있는데 처음에는 주방장 역할이었으나 지금은 지배인이 됐다. 그 친구는 기네스북감이며 곧 등재시킬 예정”이라며 웃는다. 15년 동안 한 작품을 계속해 온 배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외국 관객들 “스트레스 확 풀린다” 칭찬 ‘난타’의 후속작은 없을까. “올해 비언어극 두 편을 무대에 올릴 예정입니다. 하나는 ‘난타2’ 격인 ‘드림’이고 다른 하나는 결혼식장을 무대로 한 ‘웨딩’이라는 작품입니다. 둘 다 현재 연습 중이며 ‘웨딩’은 오는 6월, ‘드림’은 10월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웨딩’은 결혼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모아 춤과 노래를 곁들인 작품이어서 아마 또 다른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난타’는 상업적으로 성공하면서 한류의 원조가 됐다. 이에 대해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드라마나 K팝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인기를 유지하면 한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1년에 100편 창작뮤지컬… 지원 절실 화제를 바꿔 우리나라 뮤지컬의 위상에 대해 물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시장이 굉장히 커졌지요. 그런데 대부분 외국 작품, 다시 말해 라이선스를 통해 수입하는 뮤지컬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150편의 뮤지컬이 공연되는데 그중 100편이 창작 뮤지컬입니다. 큰 극장에서는 주로 수입 뮤지컬들이 공연되고 언론을 통해서도 그런 작품만 소개하다 보니 소극장 뮤지컬은 잘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는 창작 뮤지컬에도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그는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발전하고 있지만 스토리를 창조해 낼 인력이 부족해 사실상 뿌리가 약하다. 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 우리 창작 뮤지컬이 활성화되면 외국의 비싼 작품을 들여올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드라마와 영화가 제자리를 찾고 있듯 뮤지컬도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역 배우를 한 것이 계기가 돼 일찍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 나갔다. 상급 학교에 진학하면서 대사 외우고 방송국 분장실에서 시험공부하는 일들이 많아졌다. 대학에 진학할 때는 주위의 권고로 아랍어과를 선택했으나 끼를 버리지 못해 연극반에 가담했다. 그러다 신촌에서 76소극장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기성 연극에 뛰어들었다. 송 대표는 지금도 영화와 드라마, 연극 등에 가끔 출연한다. 앞으로의 꿈에 대해 “난타를 들고 세계 무대를 누볐듯이 우리 창작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 가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에도 계속 출연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다 나이에 맞는 배역이 있게 마련이며 그쪽의 끼는 접을 수 없을 것”이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송승환 이사장은 초등3년 아역배우 → 대학2년 연극무대 → 1996년 공연제작자로 1957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 아역 배우로 일찌감치 연예의 길에 들어섰다. 학창 시절에도 방송반과 연극반 등에서 활동했다. 1976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외국어대 아랍어과를 다니면서도 연극을 했고 대학 2학년 때 신촌에서 76소극장을 만들어 기성연극 무대에 뛰어들었다. 1989년부터 1995년까지 극단 ‘환퍼포먼스’ 대표로 일했으며 1996년 ‘PMC프로덕션 대표이사’를 맡아 ‘난타’를 제작했다. 현재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장과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 작품으로는 1968년 동아연극상특별상 ‘학마을 사람들’을 비롯, 백상연기대상 남자연기상 ‘에쿠우스’(1982),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영원한 제국’(1994), 동아연극상작품상 ‘남자충동’(1998) 등이다. 이 밖에 2007년 제13회 한국뮤지컬대상 프로듀서상과 제56회 서울시 문화상을 수상했다.
  • 日 D램 반도체社 ‘엘피다’ 법정관리 신청

    일본의 최대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메모리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때문에 법정관리를 선택했다. 엘피다메모리는 D램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12.2%로 삼성전자(45.1%)와 하이닉스반도체(21.6%)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져 결국 파산을 선택했다. 부채 총액은 4480억엔(약 6조 2500억원)으로 일본 내 제조업체 파산 규모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엘피다메모리가 법정관리를 선택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의 D램 시장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엘피다메모리는 27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지방재판소(지방법원)에 회사갱생법(법정관리) 적용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도쿄증권거래소는 다음 달 28일 엘피다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엘피다는 그동안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에 공적자금 지원을 요청하는 한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타이완의 난야 등에 자본 참여를 요청했지만 교섭에 난항이 계속됐다. 엘피다는 오는 4월까지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 예정금액이 1700억엔에 달하지만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엘피다가 보유한 현금은 970억엔에 불과했다. 차입금을 갚을 자금 조달 방안이 보이지 않자 자력에 의한 경영정상화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엘피다는 채무가 동결되는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자산 매각과 경비 절감, 공적자금 지원 등을 통해 재기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국산 LTE폰 세계시장서 ‘팡팡’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롱텀에볼루션(LTE)폰 시장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하며 차세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5일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시장에서 170만대(41%)를 판매해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LG전자도 80만대 판매해 LTE폰 시장 점유율 20%를 기록했다. HTC는 70만대(17%) 판매에 그쳐 3위로 밀려났다. 그 뒤를 모토로라(40만대·10%), 팬택(30만대·7%), 후지쓰(20만대·5%)가 이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LG전자, 팬택 등 국내 제조사가 세계 LTE폰 시장의 68%를 점유하며 ‘LTE폰 최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한편, 지난해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삼성전자가 260만대를 팔아 선두 기업 자리를 차지했고, 이어 HTC(200만대)와 LG전자(110만대), 모토로라(60만대), 팬택(40만대), 후지쓰(20만대) 순이었다.지난해 전체의 LTE폰 시장 규모는 680만대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KAIST, 의약품 원료 ‘인공항체’ 개발 성공

    KAIST, 의약품 원료 ‘인공항체’ 개발 성공

    국내 연구진이 고가의 의약품 원료로 사용되는 인간 유래 항체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항체를 개발했다. 가격이 100분의1 수준에 불과하고 만들기도 쉬워 의약품 개발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김학성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는 “김동섭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항체 대신 단백질을 재설계해 대장균에서 인공 항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 호에 실렸다. 면역 기능을 하는 항체는 치료제뿐 아니라 분석·진단 등 생명공학 및 의료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그러나 동물세포 배양 등 복잡한 생산 공정을 통해 제조되기 때문에 1㎎에 100만원에 이를 정도로 가격이 비싸다. 또 대부분의 항체가 해외 선진국의 특허로 등록돼 있어 사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연구진은 먹장어나 칠성장어 등 무악류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항체는 아니지만 항체처럼 면역 작용을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항체에 비해 조작이 쉬운 단백질을 연구 소재로 삼은 것이다. 이는 항원과의 결합력, 생산성, 면역원성, 구조 설계성 등이 높아 이상적인 인공 항체로 평가된다. 현재 의약계에서 사용 중인 항체를 그대로 대체할 수 있으며 대장균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도 현재의 100분의1에 불과하다. 특히 목적에 따라 자유롭게 구조 설계가 가능해 현재 항체를 이용한 신약 개발이 10년 이상 소요되는 데 비해 5년 정도면 단백질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항체의 세계시장 규모는 연간 192조원에 이른다.”면서 “로열티 없는 국내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식용색소의 세계시장 규모는 1조 4000억원. 이 중 60%를 차지하는 것이 화학색소다. 어린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달콤한 화학색소의 유혹. 화려함 뒤에 숨은 화학색소의 위험한 진실을 추적해 본다. 또 프로그램 ‘과학카페’에서는 화학색소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녹색 생활의 중심, 천연색소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월화 드라마 드림하이2(KBS2 밤 9시 55분) 아이돌들이 기숙사에 들어오면서 한방에 살게 된 리안과 해성은 사사건건 티격태격한다. 해성의 주도로 아이들은 강철을 찾아가 부당한 방 배정에 항의하고, 강철은 듀엣곡 미션으로 월말 평가를 해 다시 방 배정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한편 유진과 JB는 시우를 구하려다 폭행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소라가 자신의 행적을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도희. 자신에게 숨기는 게 있느냐고 묻는 소라에게 자신은 비밀 같은 건 없다고 말한다. 한편 유라와 동민은 최 이사가 지원의 일이 담긴 보고서를 강 회장에게 전달하지 않는 것에 의아해한다. 동민은 모든 일이 오해일 수 있으니 지원에 대한 믿음을 깨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아침연속극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강로는 효원에게 새로운 연담 문화 재단 이사장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지시한다. 바로 이사장으로 취임한 효원은 테마파크와 관련된 서류들을 검토하고 경영권 방어를 위해 몰두한다. 한편 진혁은 이사장이 된 효원을 보며 자신이 계획한 일들로 인해 효원과 적대적인 관계가 되진 않을까 걱정스러운데…. ●동물일기(EBS 밤 8시) 언제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주는 애완견 장군이는 외동 딸 보아의 하나밖에 없는 친구다. 하지만 보아네 집이 재개발 지역으로 확정되면서 헤어지게 되자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보아와 장군이가 위대한 도전을 준비한다. 바로 최고 속력 45㎞ 개썰매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것. 난생 처음 도전한 개썰매. 이들은 무사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을까. ●명불허전(OBS 밤 10시) 매일 아침 285만명의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는 고도원 아침문화재단 이사장. 아버지에게 매를 맞으며 책을 읽었던 어린 시절부터 글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대학 때 필화사건에 연루돼 수배, 구속, 강제 징집당한 얘기부터 자신을 믿어준 부인과 결혼한 이야기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굴곡 많았던 삶을 유쾌하게 풀어본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메디컬 팁]

    ●서울아산병원 신장이식 3000건 달성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팀장 한덕종 교수)은 1990년 6월 첫 수술 이후 21년 7개월 만에 신장이식 3000건을 달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의료팀은 당뇨합병증으로 투석까지 받던 옥모(33)씨에게 지난 6일 신장 한쪽과 뇌사자의 췌장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이식함으로써 3000건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의료진은 그동안 다양한 기록을 새로 썼다. 아시아권 장기이식센터 중 유일하게 4년 연속 연간 200건 이상의 신장이식을 시행했으며, 장기이식 후 생존율도 미국 스탠퍼드대·미네소타대 등과 대등한 1년 98%, 5년 95%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또 뇌사자 신장·췌장 동시 이식 성공(1992), 생체 신장·췌장 동시이식 성공(2006) 등도 의미 있는 기록으로 꼽힌다. 한 교수는 “현재 연간 200건 이상의 신장이식수술을 하는 병원은 세계적으로 10곳에 불과하다.”면서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근 가천의대길병원장 취임 가천의대길병원 이근 신임 병원장이 최근 취임했다. 이 병원장은 취임식에서 “각종 경제지표들이 의료 환경의 위축을 예고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힘을 모아 낭비적 요소를 줄이기 위한 선진형 토털케어시스템을 완성하자.”고 당부했다. 외과 및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이 원장은 철원 길병원장과 서해권역응급의료센터 소장 및 진료부원장, 기획부원장을 지냈으며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의무분과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BK동양성형→BK성형외과 개명 BK동양성형외과가 ‘BK성형외과’로 병원 명칭을 바꿨다. 병원 측은 “의료 관광 활성화로 ‘성형 한류’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세계시장에서 보다 글로벌한 브랜드를 정착시키기 위해 ‘아름다움은 곧 한국’(Beauty Korea)이라는 의미의 BK성형외과로 개명했다.”면서 “한층 향상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홈페이지(http://www.bkhospital.com/)도 단장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몽골 제약사와 수출계약 한미약품(대표 이관순)은 몽골 최대 제약회사인 MEIC사와 일반의약품 13종에 대한 수출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대상 품목은 정장제 메디락과 임산부 종합영양제 프리비, 빈혈치료제 훼로맥스 등이다. MEIC는 허가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부터 현지 시판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향후 전문의약품으로 협력 관계를 확대하는 방안을 MEIC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 노트북 ‘뉴 시리즈 9’ 해외언론 호평

    지난 13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 2012’에서 처음 공개된 삼성전자의 노트북PC ‘뉴 시리즈 9’이 해외 언론으로부터 잇따라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이 제품에 대해 최고급 성능과 유려한 디자인을 갖추고도 휴대성을 개선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타임’지 온라인판은 뉴 시리즈 9의 성능과 휴대성에 대해 ‘기존 15인치 랩톱에서는 전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시넷은 “CES 행사에 공개된 노트북 PC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으로 꼽았고, 노트북PC 전문매체 노트북닷컴은 뉴 시리즈 9을 ‘새해 가장 기대되는 노트북’으로 꼽았다. 실제 뉴 시리즈 9은 올해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으며 IT 전문 매체인 지디넷·데일리테크·더버지·고터비모바일의 부문별 올해 최고 제품으로도 선정됐다. 신제품은 다음 달 국내 시장을 시작으로 세계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