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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폭리와 우리 삶의 빈곤(사설)

    국내 유명화장품기업들이 외제화장품을 직접 수입,폭리까지 취하고 있음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이중 한 기업은 수입품으로서도 7천원에 팔면 되는 것을 3만원씩이나 받고 있었다.우리는 놀라기보다 그저 이번엔 화장품이 들통이 나고 있구나 하는 정도의 느낌을 받는다. 제법 세계시장에 얼굴을 내밀수 있게까지 된 피아노기업도 국내 피아노기업보호규정까지 스스로 어기면서 피아노를 사다 파는데 열중한바 있는가 하면,세계최상급의 신발기업들은 또 싸구려 신발을 수입해 국내에서 팔다가 지탄을 받은 것이 엊그제 일이다.그러니 화장품 몇종이 무슨 문제가 될것인가,그렇게 반응하게 되는 감각마저 지금 우리에겐 부지불식간 형성돼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지나도 되는 것인가.때마침 한국인은 너무 일찍 부자가 되었다는 야유조 뉴스위크지 기사로 만일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란할 수 밖에 없는 시점에 화장품 외제폭리기사는 한덩어리 더 우리를 괴롭게 한다. 근본적으로 우리 삶의 양식에 병인이 있다는 생각이 크다.따지고 보면 기업은 어떤 물건이든 그것이 팔리기 때문에 들여 올것이다.그리고 또 고가일수록 더 잘 팔리고 있다는 현실도 있다.뉴스위크가 예시했듯이 1백40만원짜리 어린이 침대와 50만원짜리 팬티는 그것이 비싸다는것 이외에 어떤 의미도 없는 물건이다.때문에 외제로서 비싼 것이라는 이 가치가 오늘 우리의 삶에 있어 자신을 현시하는 상당한 방편이 되고 있음을 우리는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근자에 「삶의 질」이라는 말을 쓰고 있지만 이 마저도 물질적 개념으로만 통용되고 있다는 오류가 있다.보통사람은 제쳐두고 정책적 이해속에서도 「삶의 질」은 어떤 물질들의 소유에 의한 생활수준의 비교개념으로 이 용어를 쓰려고 한다.하지만 그렇지 않다.가장 크게 동의를 얻고 있는 이 개념의 해석은 「인간의 행복감,생활에 대한 만족감 또는 불만에 대한 감정적 느낌의 상태」라고 표현된다.그러니까 무엇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느냐를 사회적으로 자세히 봐야 한다.우리 현실에서 지금 이 해답은 어떤 물건의 실질적 효용과 관계없이 그저외국서 들여온 고가품일 뿐이다. 이런 정황에서 한국기업들은 말초적 저질장사들을 계속하고 있다.지금 있는 반응에 대해 한탕씩 해치우기만 하면 된다는 떠돌이장사가 기업경영의 일반적 태도라는 비난을 받아도 별로 반격하긴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기업이야말로 한 나라를 표현하는 문화의 상징이고 가치이다.기업은 기업만이 할 수 있는 창조를 해야하고,자신의 창조품으로 세계의 창조에 나설수 있어야 한다.더욱이 대기업은 자신의 주머니 돈을 이 주머니에서 저 주머니로 옮기는 일을 하는 곳은 아니다.하긴 기업인도 한국인이고 그 자신이 시정의 평균적 사람이라면 할말이 없다.그러나 그렇다면 그 자신이 일으킨 대기업의 성공은 특별한 능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어쩌다 이룩된 우연의 성취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무엇이 진정한 삶의 향상인가를 좀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에 있다.이 점에서 우리는 너무나 빈곤하다.
  • “남북 휴전선 군사력 대폭 감축돼야”

    ◎소 극동군사령관 세미나 발표 요지/군사훈련때 참관단 교환,신뢰 쌓도록/양측대화에 유엔의 적극적 역할 기대 세계 전역과 아태지역정세는 완만하나 부단히 호전되고 있다. 최근 아태지역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모든 국가들이 세계평화를 위한 실제적이고 획기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시미대통령의 핵무기감축결정과 중국의 핵확산금지조약가입,세계시장에서의 무기판매에 대한 유엔의 통제강화를 일본정부가 제안한데서 찾을수 있다. 소련 역시 평화창조과정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0월초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전략핵무기의 양적인 제한과 부분철폐,전술핵무기감축을 선언했으며 1년동안 일방적으로 핵실험도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즉 공격용전략무기의 근본적 감축에 관해 미국과 협상하기 위한 소련측의 준비가 끝났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소련은 군비축소를 거쳐 핵없는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국가간 분쟁이 군사력에 의해 해결되어서는 안된다. 일국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적수단에 의해 보장되어야 하며 평화상태에서 주변국가들의 타협이 이뤄져야한다. 물론 아태지역에서 집단안전보장체제를 구축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나 유럽에서의 경험에 비춰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소련측도 아태지역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위해 이지역 국가들간의 신뢰회복과 군사적 대결관계완화를 위한 몇가지 제안을 해놓고 있다. 기본적으로 동진정책이었던 소련의 군사독트린은 방어충분조건에서 출발하고 있다.미소조약에 따라 소련은 단거리미사일 폐기에 이어 지난 5월 중거리미사일을 완전폐기시켰다. 태평양함대군함 73척을 감축했으며 핵잠수함의 항해도 소련인접해역으로 제한했고 인도양의 전함도 소련상선의 안전에 필요한 범위에서 제한했다. 동부아시아지역 육군및 함대의 병력을 20만명으로 줄였고 극동군 역시 12만명으로 감축했다.또 쿠릴열도에 배치된 군대도 앞으로 30%감축할 것으로 발표한바 있다. 동부아시아에서 소련이 군사적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잘못 알려진 소문이 난무하고 었지만 소련은 극동군및 태평양함대를 개방하기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이에 서방 군사전문가및 언론인들도 참관할수 있도록 하겠다. 소련의 최근사태등 국내정치상황이 국제환경에도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군에 대한 군사기술및 무기보급량도 감축할 것이다.실제 지난 88년이후 전략미사일 40%,해양기지발사미사일 54%,탱크66%,장갑차 80%,전투기50%가 줄었으며 내년에도 이같은 경향은 지속될 것이다. 4백22개 방위산업체와 1백개 비방위산업부문 기업도 군수산업채권을 이용,생필품생산으로 전환할 것이다. 이같은 소련의 군개혁은 세계무대에서 소련의 이해를 조정시켜줄 수단이 되는 것이다. 소련극동지구주민들도 이같은 측면이 아태및 한반도지역발전에 도움이 될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한반도지역 긴장완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한다. 먼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미소간 교섭으로 미국뿐 아니라 소련도 한국에서의 갈등을 원치 않는다. 또 한국문제에 대해 미국·소련·한국·북한·중국·일본 및 기타 국가들이 참여하는 국제접촉이 활성화돼야 한다.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에 따라 유엔의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개입과 남북한 양측의 군사분계선주변 대치군 감축도 필요하다. 한반도에서의 외국기지와 시설 철폐및 외국군의 철수도 중요하며 남북대화촉진을 위해 제3국에서의 회담도 권하고 싶다. 또 군사차원에서의 남북접촉도 확대돼 군사훈련때 상호 대표단초청 등도 이뤄져야할 것이다. 이같은 제안이 한반도 주변문제해결에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확신하며 행동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한국인임을 밝힌다. 한반도 문제해결을 위한 다른 주변국들의 과제는 남북한이 유익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덧붙이고자 한다.
  • “한국은 세계서 가장 영어를 적게 쓰는 나라”

    ◎소 바자노프 박사(외교아카데미 부원장) 본지에 체한기 기고/적극적 경쟁이 가능한 민주주의에 깊은 인상/한국노동자들은 동구보다 더 나은 생활 즐겨 지난 8월7일 방한,열흘동안 한국에 머물며 국내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돌아간 소련 외무부산하 외교아카데미부원장 페트로비치 유진 바자노프박사(47·국제정치학)가 최근 서울신문사에 방한기를 보내왔다.바자노프박사는 이 글에서 한국의 놀라운 경제·사회발전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앞으로 한국이 동북아에서 주요국가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러시아 속담에도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다.나는 이말을 얼마전 내생애 첫 한국여행을 통해 몸소 실감했다.꽤 오랫동안 한국을 연구해온 나로서는 이번 한국체류를 통해 책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수많은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지금부터 기술하는 나의 방한기는 그러나 내가 받은 인상과 느낌을 모두 피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몇가지 사항을 중심으로 소감을 밝히려고 한다. 한국을 방문하기 하루전 나는 모스크바에서 소콜로프 주한대사와 만나 한국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소콜로프대사는 그당시 한국인들의 친절에 대해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우호적이며 친절한 국민』이라고 극찬했다.한국체류기간 9일동안 나는 이말이 절대적 사실임을 체험했다.내 친구 김영만씨(서울신문기자)는 방한기간중 매일 상오9시면 나를 찾아와 그날의 일정을 차질없이 준비해 주며 한국체류에 불편이 없도록 섬세하게 배려해줬다.서울신문사 초청으로 이루어진 방한이었기에 서울신문의 각별한 배려가 있었다는 점을 십분 감안한다 할지라도 그것은 대단한 친절이었다.때문에 이 자리를 빌려 무엇보다도 먼저 서울신문사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얼마전 나는 구한말 소련인이 쓴 19세기 조선사를 읽은적이 있다.그 책에서 저자는 『조선인들은 그 어떤 물건도 만들지 못하며 또한 만들 능력도 없다』고 규정했으며 『때문에 그들은 필연적으로 보다 산업화된 나라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고 기술했다. 또 2차대전 직후 미국학자들은 한국의 즉각적인 독립에 대해 『한국인들은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회의론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만일 내가 위에서 언급한 소련인 저자나 미국학자가 오늘의 한국을 보게된다면 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국내에서 디자인되고 조립된 물건이 홍수를 이루고,세계시장에서도 결코 손색이 없는 상품들이 한국인들의 손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자체가 믿기지 않을 것이다. 뉴욕에서 근무하는 한 소련인외교관은 최근 한국의 이같은 경제성장과 관련,『미국에서 사용되는 소비품 가운데 약80%정도가 한국산』이라고 말한바 있다.소련의 기업들은 요즘 경쟁적으로 한국상품과 기술을 얻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한국이 세계최고의 건설·조선·섬유기술을 보유한 나라라고 믿는다.모스크바에서 큰 플랜트사업을 벌이고 있는 나의 한 지우는 방한전 나에게 『서울에 가면 꼭 한국인 기업가를 알아보라』고 부탁하면서 『한국이야말로 가장 최선의 파트너』라고 극찬했다. 나는 한국사회 내부에 소득불균형으로 인한 갈등이 존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그러나 이문제와 관련해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불균형문제는 세계 그 어느곳에서나 존재하는 것이며,심지어 공동분배를 강조하는 공산사회에서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소련·동독·북한등 사회주의국가는 불균형문제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어 자본주의의 중요요소와 긍정적인 측면을 무시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결론부터 말해서 한국의 노동자들은 동유럽의 노동자들보다 더 나은 생활을 즐기고 있다.나는 광양제철소를 둘러보면서 소련의 여느 제철소와 비교하지 않을수 없었다.광양제철소에 근무하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봉급은 소련의 철강노동자들보다 월등히 높았으며 그들이 향유하는 교육,의료시설등은 부끄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또 공해방지시설 때문인지 주변의 대기오염도 소련에 비해 10배정도는 적은 것 같았다. 한국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는 일천하지만 그 짧은 기간에 비해 많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한국의 정치는 매우 적극적인 경쟁이 가능하다.이러한 정치적 조건은 사회의 기본적 틀이 위협받지 않는한 건강하고 생산적인 요소가 된다.한국의 정치형태를 동유럽및 소련의 그것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장기간의 정치적 혼란이나 큰 유혈참극등을 경험하지 않고 비교적 순탄하게 현체제를 구축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아무도 독재로 회귀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한국인들은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기회가 있을 때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적 안정­물론 학생들의 데모는 존재하지만­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한국을 다녀가기전 나는 한국은 과거에는 중국문화의 영향권 아래에,현재는 미국문화의 영향권 아래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이같은 내판단이 전적으로 잘못이었음을 이번 방한을 통해 깨달았다. 한국은 과거 중국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그것을 액면 그대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적으로」변형시켜 소화했다. 한국의 건축·문화·예술등에서는 중국의 그것과는 다른 한국적 취향을 그대로 드러냈다.그리고 음식은 전적으로 한국의 독창성을 반영했다. 한국은 아마도 세계 그 어느나라보다도 영어를 적게 사용하는 나라중의 하나일 것이며 국내상품을외제보다 선호하는 국민들일 것이다.
  • 신발 수출 격감… 올 74개사 연쇄부도/중병앓는 업계 실태·대책

    ◎고유브랜드 없어 주문 줄자 “막막”/자동화등 개술개발 소홀도 원인.산업합리화업종 지정 “응급처방” 시급 국내 신발산업이 중병을 앓고 있다.신발업체들이 몰려있는 부산및 경남 지역에서는 올들어 지금까지 완제품 생산업체 18개,부품업체 56개사등 모두 74개사가 부도를 냈다.가동 중인 업체들도 연쇄부도를 걱정하고 있다.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업계에서는 신발업종을 합리화업종으로 지정하는 한편 8백억원의 운영자금및 1천억원의 설비자금을 긴급대출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올들어 신발업계가 겪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은 그동안 기술개발과 자동화투자를 소홀히 하고 자체 상표는 개발하지 않고 외국의 바이어들이 주문하는대로 남의 상표를 붙여 수출하는 방식(OEM)에만 머물러 있었던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신발업종은 살려야 한다는게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지난해 수출액이 43억7백만달러로 전체 수출에서 6.62%의 비중을 차지하는 우리나라 3위의 수출품목이며 세계시장 점유율도 이탈리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기때문이다.전체 제조업의 생산액·부가가치액·업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4∼2.6%이며 근로자 수가 18만3천명(전체의 6.6%)에 이르는 노동집약산업이다. 신발업계의 어려움은 수출실적으로 쉽게 알 수 있다.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의 수출이 25억9천9백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6.9%가,수량으로는 2억2천6백만켤레로 13.5%가 각각 줄어들었다.우리나라 신발을 사가는 3대 바이어인 LA기어와 리복및 나이키의 주문은 올들어 8월까지 평균 25%가 감소했다.주시장인 미국의 경기침체로 큰손들의 주문이 격감하자 전체 수출량의 95%를 주문에 의해 생산하는 우리 업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가장 큰 수출시장인 미국시장에서 차지하는 국산 가죽운동화의 점유율은 88년 68.8%에서 작년에는 60.3%로 떨어졌다. 인건비 상승으로 제조원가는 크게 오른데 비해 수출가격은 국내·외 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지난 해에 비해 보합 내지 하락세라 채산성도 크게 악화됐다.16.5달러에 수출하는 리복제품의 켤레당 원가는 17.5∼18달러이며 원가가 18.5달러인 나이키제품은 17.7달러에 수출하고 있다. 김한세한국신발산업협회 부산사무소장은 신발업계가 살아남으려면 『지금까지 외국 바이어에만 의존해온 마케팅전략에서 벗어나 고유한 우리 상표를 개발,우리 스스로 우리 상품을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한국신발연구소 김성옥공정연구실장도 『자금난과 임금상승만 탓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자동화투자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전체 원가의 40%까지 높아진 인건비를 줄여야만 동남아국가와의 가격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발업계를 지금의 어려움에서 구출하려면 산업합리화 업종으로 지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업계의 의견이다.
  • 우리 고미술품의 세계화(사설)

    세계미술품시장에서의 최고권위인 소더비 뉴욕경매가 한국고미술품만을 가지고 대성황을 이루었다는 뉴스는 드물게 신선하고 흥겹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미술경매에 있어 쌍벽을 이루는 크리스티가 86년과 88년에 크지 않은 규모로 한국 도자기와 골동품을 경매한 일이 있고 소더비 역시 작년부터 경매품목에 한국회화류들을 넣고는 있었다.그렇다 해도 이번처럼 단독으로 불과 18점에 2백80만달러나 총매매액을 기록했다는 것은 소더비쪽에서 보다 우리가 더 즐거워 할 가치가 있다. 고려불화 「수월관음도」가 내정가를 몇배나 뛰어넘어 1백76만달러(약 13억2천만원)에 팔린 것은 앞으로도 우리 작품들에 대한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언뜻 이 작품들은 어디에 있다가 어디로 빠져나가 국제경매장에 나서게 되었는가 라는 느낌도 받을 수 있다.그러나 우리것은 우리만이 잘 지키자는 국수적 관점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문화재로 지정된 것이 아니라면 우리문화의 정수들이 보다 넓게 세계시장을 돌아다니게 하는 것이 실제로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때마침 최근「사회주의 종말의 여로」라는 저서로 세계적 베스트셀러 저자가 된 프랑스의 기 소르망이 23일 TV에 나와 한 말이 있다.『한국도 이제는 문화를 팔아야 할때이다.이 정도의 발전을 하고서도 경제적 상품만을 판다는 것은 온당치 않다.세계는 아직도 한국을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하다』이점에서 소더비경매는 기억할 만한 출발이 될 수 있다. 좀더 조직적이고 세심히 관심을 가져야 할 부면도 있다.한번 경매에 성공했다 해서 급격히 방매를 하도록 해서도 안되고 작품가치의 평가가 제삼자에 의해서만 결정되도록 해서도 안된다.한국문화의 관점으로 한국작품들에 대한 세계적 가치화작업이 신중하게 첨가돼야 계속해서 돈으로 환산되는 가치도 높아질 것이다. 지난해 한국지사설립을 끝낸 소더비는 그간 한국내의 민화나 도자기들의 가격조사까지 끝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리고 현재 경매에 내놓은 작품이나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은 주로 미국내 소장품과 일본인들의 수장품으로 되어 있다.이번 경매의 성공으로 아마도 국내에서의 수집도 이어질 것이다.이 계기에 우리는 오히려 어떤 경로로든지 국외로 나가 있는 작품들을 우리 손으로 되사오는 전략도 세울 수 있다.세계시장에서의 한국미술품들을 좀 더 활성화 시키면서 우리 문화의 가치를 이미지화하는데 우리가 고가로 재반입하는 것은 의도적으로 해볼만 하다. 1984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우선 일본에 나가 있는 것만이라도 라는 출발점에서 해외반출문화재조사를 한 일이 있다.하지만 예측했던대로 개인소장품 조사에는 접근해 보지도 못했다.미국내의 한국문화재가 1만3천점을 넘는다는 조사도 해 놓은 것이 있다.이 대부분이 지금 사장돼 있다.스미소니언 박물관만 해도 3천점을 소장하고 있지만 진열은 언제나 2∼3점 내외이다. 이 모든 문화재와 작품들을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세계시장의 규칙속에서 활성적인 품목으로 상승시키는 일은 경매자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어야 할 것이다.
  • 「G7프로젝트」 추진/고선명TV등 7개 제품·7개 기술대상/정부

    정부는 오는 2000년까지 과학기술 선진 7개국 진입을 목표로 우리 실정에 맞는 7개의 제품기술과 7개의 기반기술을 선정,개발을 추진키로 했다. 21일 상공부에 따르면 7개 제품기술은 초고집적 반도체,전기자동차,고선명TV,인공지능 컴퓨터,광대역 ISDN(종합서비스 디지틀망),첨단 생산시스템,신의약과 신농약등이다.이 제품들은 오는 2000년대 세계시장을 석권할 유망한 산업제품 가운데 현재 우리의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한 제품들이다. 기반기술 7개 과제는 정보·전자·에너지 분야의 첨단소재기술,차세대 수송기계의 부품기술,감성공학기술,환경공학기술,신에너지기술,신형원자로 설계및 실증 기술,신기능 생물소재 기술등이다. G­7프로젝트로 이름이 붙여진 이사업은 상공부와 과학기술처가 참여를 희망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이달중 설명회를 갖고 이들이 제출한 연구기획서를 종합적으로 심의·조정,오는 11월까지 연구기획 수행기관을 지정할 계획이다. 기업이나 정부출연 연구소 또는 대학등이 맡게 될 연구기획 수행기관은 1억원의자금지원을 받아 내년 2월까지 연구기획서를 작성하게 되며 여기서 도출된 핵심과제를 연구개발할 기관은 공개경쟁을 통해 내년 5월까지 결정된다.
  • 하나라도 합의하는 남북회담(사설)

    우리 해외동포들은 북한의 개방을 위해서는 경제지원과 협력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해외동포들은 또 남북통일의 바람직한 형태로서 상호협상에 의한 합의통일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며 흡수통일에는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결과 나타났다.우리 해외동포들의 통일염원과 현실적 접근자세가 잘 드러나고 있다고 볼수 있다. 며칠전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경제지 비즈니스 위크는 남북한관계와 관련해서 이런 보도를 했다.남한의 우수한 기술과 자본,북한의 풍부한 자원과 양질의 노동력이 결합된다면 비록 통일전이라 해도 남한의 주요산업은 세계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뿐더러 경제란으로 쪼들리는 북한에도 결정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남북경제결합의 가능성을 전제로 한 남북한 경제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요 처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지금 한반도의 남북한관계에 대한 안팎의 관심은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유엔에 동시가입한 후 남북한 양쪽의 통일정책이 유엔연설을 통해 천명된 바도있다.우리쪽의 발전적인 정책내용에 비해 북측의 그것이 아직은 진전이 없다고는 하나 양쪽의 정책과 입장이 세계에 널리 알려져 평가받았다는 한 측면만으로도 괄목할만한 진전이라 할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반도문제해결에 대한 세계적인 기대와 관심속에 22일 평양에서는 제4차 남북한총리회담이 열리게 된다.평양측에 의해 한동안 연기됐던 회담인데다 크게 변화된 안팎의 여건과 시기적인 장황추세에 비추어볼 때 그 어느때보다 큰 기대를 갖게 된다. 남북한 평화정착의 과제,정치군사문제협상,경제협력과 각종교류,대화의 활성화등 여러 의제중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게 없다.더 크게는 한반도의 비핵화문제,불가침협정 또는 선언의 과제,정상회담개최등도 논의될 수 있다.이 몇가지 과제에 대해서는 우리측의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자세에 대해서 북한측이 종래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나간 세차례 회담경험을 되살리면 회담에서 오고간 논의와 그 내용에 비해 가시적인 성과는 별로 없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그 이유는 한마디로 북한측이 아직도 그들 정권의 최고목표인 「우리식의 사회주의건설」을 수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통일접근의 과정에서도 「사회주의승리」를 전제한다면 남북한 당국간 통일논의는 백년하청격일 수 밖에 없다.그런 점에서도 북한측은 이제라도 세계적인 변화의 원리와 과정에 대한 냉엄한 인식을 갖도록 해야한다. 다시 말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소련쿠데타실패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겨보는 일도 중요하고 김일성주석의 중국방문결과에 대한 냉엄한 분석도 필요하다.북한이 대내외 관계에서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간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가 없다. 한반도 비핵화나 불가침선언 논의도 그러하다.세계적인 냉전해소와 미소간 전술핵철거정책의 본질을 파악한다면 무엇보다도 국제적인 핵사찰의 수용이 전제가 돼야하는 것이다. 현실을 현실대로 인정할 때 현실타개를 위한 해결책이 나온다.이런 인식위에서 남북한은 이번 제4차 평양총리회담에서는 최소한 무엇인가 단 하나라도 합의점을 찾아냄으로써 민족적 염원에 보답해야 할 것이다.
  • 재벌 족벌경영 개편 시급/한은 보고

    ◎정치·언론등에 과도한 영향력 행사/부동산등 불로소득 1백조 넘어/89년 1백9조… GNP의 88% 규모 주식및 부동산값 상승으로 형성된 불로소득규모가 연간 1백조원을 넘어섰다. 한은금융경제연구실은 12일 「새로운 경제질서」라는 보고서에서 『우리경제가 건전한 자본주의체제를 유지하려면 불로소득의 근절과 재벌의 경제력 집중해소가 가장 절실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지난 89년 한햇동안 지가와 주식시세의 상승으로 생긴 불로소득규모는 1백9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불로소득은 당시 국민총생산(GNP)의 87.9%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이중 땅값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이 85조원,주식시세차익은 24조원으로 각각 나타났다. 땅값과 주가상승에 따른 불로소득규모는 지난 85년까지만 해도 GNP의 15.4%인 12조원에 그쳤으나 이후 부동산투기와 주가상승으로 86년 16조9천억원(대GNP비율 18.6%),87년 47조1천억원(〃44.6%),88년 98조5천억원(〃79.7%)등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나 지난해에는 GNP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은은 이같은 불로소득의 상당부분이 지하경제로 흘러들어 부의 불균형심화와 자금흐름왜곡등의 부작용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양도세와 재산세의 과세강화를 통해 불로소득규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은의 이근영박사는 지난해 3월 이 보고서에서 『현재 한국의 재벌은 경제 각부문은 물론 언론 문화 정치등 모든 분야에서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일가친족에 의해 소유경영됨으로써 각종 부작용을 가져오고 있다』며 재벌의 기업공개를 촉진,족벌경영체제를 과감히 개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재벌의 경제력집중은 한국경제체제의 비민주성의 상징으로 근로자를 포함한 다수국민에게 사회경제체제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하고 있다』며 독점재벌의 존재는 시장경제를 제약하고 기업경영에서도 문어발식 진출에 안주함으로써 기술혁신에 소극적인 자세를 갖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특히 재벌의 업종전문화를 위해 각 재벌마다 세계시장에서 상대적 우위가 있는 분야의 전문기업을 육성하도록 하고 전문기업을 제외한 여타의 계열기업은 매각,그자금을 전문화기업에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파문의 「문화신문」/외피는 “문화창달” 내면은 “현대보호막”

    ◎현대그룹,창간 서두르는 배경/계열사·정 회장 일가 주식 99.8% 소유/기업홍보등 겨냥 종합일간지로 추진/무분별한 스카웃… 언론계 질서 깨뜨려 지난해 초 이어령문화부장관은 사석에서 기업 관계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뒤떨어진 문화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업에서 문화중심의 신문을 창간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대충 이런 취지의 얘기였다. 세간에 문제가 되고 있는 현대그룹의 「문화일보」는 그 출발점을 여기에 두고 있다. 그뒤 많은 기업들이 신문창간을 놓고 검토작업을 벌였다.이런 와중에서 현대그룹이 재빨리 그해 8월28일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으로부터 자본금 3억원으로 신규기업투자 승인을 받아냄으로써 문화신문의 창간은 일단 현대가 하는 것으로 매듭됐다. 현대는 한달뒤인 같은 해 9월26일 공보처에 정식으로 정기간행물등록 신청을 마치고 본격 창간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등록 마쳐 ○…당시 공보처에 제출한 등록서류를 보면 제호는 「현대문화신문」,종별 「일반일간신문」,지면 「타블로이드배판」등으로 기록돼 있다. 발행목적 난에는 「민족의 문화전통및 가치관이 혼란에 처해 전통문화를 되찾고 문화가치창출을 위해…」라고 쓰여 있다. 얼핏보면 여기까지는 『민족문화 창달을 위한 신문도 하나 생기는구나』하는 일반의 기대나 바람과 걸맞는 듯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문화창달」운운은 여론을 의식한 한낱 명분일 뿐 실제는 현대그룹이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을 다룰 수 있는 일간종합신문의 창간의도를 적나라하게 노출시키고 있다.발행목적난 끝부분에 두리뭉실하게 씌인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의 보도 논평」대목이 바로 그것이다. 원래부터 현대는 문화신문이 아니라 그룹홍보와 외압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할 수도 있는 종합일간신문의 소유에 그 뜻이 있었다는 게 현대를 지켜본 많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정 회장 주 27.6% 소유 ○…사실 문화신문이건 일반 일간신문이건 간에 현대그룹의 신문소유 자체도 일반 법정신에 크게 어긋난다. 정기간행물등록에 관한 법률 제3조 3항에는 「대기업 또는 그 계열기업은 일간신문이나 통신을 경영하는 법인이 발행한 주식 또는 지분의 2분의 1이상을 취득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대기업이 신문경영에 참여할 수는 있으나 소유할 수는 결코 없다는 것이 이 법의 기본취지이다.궁극적으로 이 법은 재벌의 언론독점을 막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현대그룹의 문화신문 소유형태는 법정신과 상반된다. 당초 현대는 외환은행에 신규 기업투자승인신청서를 낼때 정주영그룹명예회장 1억원,정세영그룹회장 8천만원,정몽준현대중공업회장 8천만원,현영원현대상선회장 2천만원,홍일해금강기획사장 2천만원등 총 3억원이었다.그뒤 지난해 12월 1,2차증자,올 2월 3차증자를 거쳐 총 자본금은 96억원으로 확대됐다. 현재 지분율을 보면 현대자동차가 12.5%인 12억원,현대정공이 25%인 24억원,대한알미늄이 11.5%인 11억4백만원,정주영명예회장이 27.6%인 26억4천6백만원,정세영회장이 0.8%인 8천만원,정몽준중공업회장이 22.2%인 21억3천만원,현회장과 홍사장은 처음 출자할 때와 같은 0.2%인 2천만원등이다. 물론 현대그룹회사들의 지분율은 모두 49%로 법을 위반하고 있지는 않다.다만 문제는 「현대와 그 일가의 신문」이라는 점이다.정명예회장이 최대주주인 이들 현대와 그 일가의 지분율이 홍사장의 것을 빼고나면 99.8%에 달한다는 점은 이를 잘 증명해주고 있다. ○윤전기 내주 일서 도입 ○…당초 계획대로라면 현대의 문화신문은 내년초쯤 문화전문지로 창간될 계획이었다.그런데 기업관계자들이 최근 연내 창간을 서두르고 있으며 『기필코 연내에 신문을 발행하겠다』는 게 문화신문 관계자들의 얘기다. 다음주 초에는 5백억원상당의 첨단윤전기가 일본으로부터 들어올 예정이다.또 지난달 4일 현대는 신문제호를 「현대문화신문」에서 「문화일보」로 변경,공보처에 제호변경등록을 마쳤다. 신문제작부서인 편집국도 정치부를 제외한 나머지 부서는 모두 진용을 갖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리하게 서두르는 과정에서 많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기업윤리를 무시한 무분별한 전문인력 스카우트로 기존의 언론질서는 물론,기업의 도덕성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최근 S신문사의중견편집부기자를 6명이나 데려갔는가 하면 또다른 S신문사에서는 사회부기자를 절반이상 빼가 신문제작에 차질을 빚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기업이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일은 상식이다.더구나 국내 굴지의 기업인 현대가 그 사실을 모를 턱이 없다. 하지만 현대는 등록신청에서 부터 창간에 이르는 거의 1년6개월을 인력에 대한 아무 준비도 하지않다가 갑자기 월50만∼1백만원의 웃돈을 주고 마구잡이로 스카우트의 손길을 뻗혀 갖가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사회 일각에서는 『기능인력이 없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인력스카우트로 중소기업만 골탕을 먹고있다』는등 비난의 소리가 많은 판에 「돈이면 모든게 해결된다」는 방자함을 공공연히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일반의 시각도 “부정적” ○…현대의 「문화일보」창간을 바라보는 일반의 시각은 곱지않다. 이 신문은 석간으로 우선은 기존특정신문의 판매망을 이용,독자들에게 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독자적인 판매망을구축하고 계획된 서울 서대문 동양극장자리에 신사옥을 세우려면 현재의 98억원을 가지고는 턱도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림잡아 최소 1천억원정도는 더 소요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문은 본질적으로 정보서비스산업이다.고용을 창출하거나 상품을 세계시장에 내다파는 제조업이 아니다.무역적자와 수출부진에 시달리는 우리경제를 놓고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느니,용이 되려다 지렁이가 됐다느니」하는 비아냥이 많은 판이다. 이런 판국에 현대가 굳이 그렇지 않아도 과당경쟁및 과부하에 시달리는 있는 신문사업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면서 뛰어들어 국민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게 일반의 공통된 인식이다. 때문에 창간을 서두르는 그 저의가 무엇인지,혹 「보호막」을 가지려는 것은 아닌지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 유화업계 출혈 경쟁(경제화제)

    ◎에틸렌등 과잉생산에 값 폭락/외상거래도… 미·일선 덤핑 채비 그동안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져왔던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재벌들이 너도 나도 뛰어듦에따라 출혈경쟁이 시작됐다.국내수요를 훨씬 넘는 물량이 공급되면서 지금까지 선금을 주고도 필요한 물량을 구하지못해 쩔쩔매던 수요업체들은 외상으로도 물건을 살수있게돼 좋아졌지만 수요초과분을 처리하지못한 유화업체들은 피나는 경쟁을 치러야할 판이다.수출시장을 확보하기위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등으로 뛰고 있지만 현재로선 국제경쟁력이 약해 어려운 실정이다.설상가상으로 일본 미국등도 국내시장의 혼란을 틈타 덤핑을 할 움직임까지 보이고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전국시대를 맞게된것은 울산석유화학단지의 유공과 여천단지의 대림산업이 사이좋게 양분해왔던 나프타분해사업에 럭키·삼성·현대등 재벌들이 잇따라 참여,에틸렌기준 35만t짜리 공장 3개가 거의 동시에 준공되면서부터이다. 삼성종합화학은 18일 충남 대산단지에서 에틸렌 기준으로 연산 35만t규모의NCC공장을 준공했으며 럭키석유화학의 공장은 지난 주 여천단지에서 준공됐다.시운전 중인 현대석유화학(대산)은 10월초,울산단지의 대한유화(25만t)는 연내 준공된다.이밖에 여천단지에서는 내년에 호남석유와 한양화학이 각각 독자적인 NCC공장 건설을 마무리짓는다. 이에 따라 지난 연말까지 에틸렌 기준으로 연간 1백15만5천t이던 석유화학업계의 공급능력은 올 연말 2백20만5천t,내년 말에는 3백15만5천t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선발업체인 유공의 관계자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전례없이 운송비를 부담해 주거나 어음 결제기간을 연장해 주며 심지어는 제품의 포장을 바꾸는등 서비스를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공부에 따르면 에틸렌 수요는 올들어 지난 8월까지 1백19만t이었으나 공급은 77만t밖에 안 돼 42만t이 모자랐다.그러나 신설공장 가동 이후인 9월부터 연말까지는 수요 59만5천t,공급 67만6천t으로 8만1천t이 남아돈다.내년에는 수요 1백92만6천t,공급 2백63만t으로 공급능력의 27%(과잉률)인 70만4천t이 남아돌고 오는 95년까지 비슷한 수준의 과잉률이 지속된다.수출시장을 찾지 못할 경우 원료업체는 살 길이 없는 셈이다.그러나 세계시장이 불황에 빠져 수출로도 국내 업체들이 재미를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연초 걸프전 당시 t당 1천달러씩 하던 에틸렌 가격은 요즘 절반도 안되는 4백50∼4백40달러로 떨어졌다.이는 정부가 인정해주는 국내 독과점가격인 t당 5백12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다.국내 수요업체는 당연히 국산보다 수입물량을 선호하게 됐고 국내 원료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국내 공급가를 내리지 않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수출에 나선 일부 원료업체들은 수출가가 괜찮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겨우 변동비를 건졌을 것이라며 조만간 출혈수출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때문에 업계에서는 석유화학업종에 대한 지난 90년 1월의 투자자유화 조치가 너무 성급했다는 원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상공부 보고내용/첨단분야 핵심 기술 투자 확대 ▷전자정보산업◁ 핵심기술과 부품의 대부분을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어 신제품개발과 가격경쟁력이 취약하다.수입의존도가 큰 초고성능전지등 68개핵심부품의 개발에 착수한데 이어 90년대 세계시장을 주도할 고화질TV등 5개첨단제품개발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전자정보 관련학과의 92년도 정원을 대폭 증원하고 포항공대에 「정보산업대학원」을 설립하는 문제를 교육부와 협의중이다. ▷자동차산업◁ 독자모델과 공해방지기술의 개발을 위해 완성차업체가 연말까지 매출액대비 4.4%(5천5백억원)수준까지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자동차배기가스 저감기술등 28개핵심기술의 개방에 착수했다. 전문기술인력양성을 위해 한양공대와 울산공대에 자동차공학과(1백명규모)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일반기계산업◁ 교역수지 적자가 55억달러에 이르고 있어 기계류및 부품의 국산화노력이 시급하다.내년부터 시작되는 제2차 국산화5개년계획기간중 4천여개품목을 국산화해 수입대체할 계획이다.개발된 국산기계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국산기계구입자금을 확충하겠다. ▷철강산업◁ 전반적인 수출가격하락과 국내수송사정 악화로 채산성이 떨어져 생산성향상및 고급강 개발이 과제이다.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1천5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올해 투입할 계획이다.자동차·가전제품의 소음과 진동을 줄이는 제진강판등 35개품목을 집중개발하고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융용환원법등 3개 신철강기술개발에 25억원을 추가 지원하겠다. ▷섬유산업◁ 인력난과 염색·디자인기술 부족등으로 수출이 부진하다. 섬유기술진흥원에 야간훈련과정을 마련하고 생산공정의 자동화시스템을 적극 개발해 보급할 계획이다. ▷산업기술력향상◁ 9백19개 생산기술개발에 대한 1천5백50억원의 지원을 금년에 완료하고 이달중 이미 선정된 7백개 과제에 대한 2차연도 지원계획을 마련중이다. 소련첨단기술의 실용화사업으로 다이아몬드 코팅기술등 2개과제의 개발에 착수했으며 내년중 생산기술연구원 소련사무소를 설치하겠다. ◎교육부 보고내용/전문대 16곳에 단기과정 설치▷이공계대학 확충◁ 92학년도에 증원되는 6천명 가운데 4천명을 이공계학과에 할당한다. 서울등 수도권소재 이공계 대학에 2천명,특성화공대와 지방의 공과대학에 2천명씩 늘린다. 증원분야는 전기·전자·기계·재료·금속·화학공학등 첨단산업 관련학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자동차공학과(자동차공업협회),전파공학과(체신부)등 2개학과를 설치하되 학과신설에 따른 비용일부를 관련기업이 부담한다. ▷전문대학 발전 방안◁ 공업계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관련분야에 중점 증원한다. 내년도 증원예정인원 1만5천명중 9천명을 공업계에 배당한다. 16곳의 전문대학에 비진학·비취업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과정을 설치,6개월 내지 1년동안 직업기술교육을 시킨다. 기업이 산업체의 자체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전문대학 설립신청을 해올 경우 우선 고려한다. ▷산업대학 위상 강화◁ 산업체의 산업대학 설립을 적극 권장한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장비를 교육시설로 쓰는 한편 고급연구원을 교수요원으로 겸직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교수를임용할때 산업체 근무경력자를 우선 임용하고 현장 근무실적의 학점인정제도(인턴십제도)를 도입한다. 기존 8개 산업대의 야간학과 학생정원을 늘려 나간다. ▷고교 실업교육 강화◁ 일반계 고등학교 비진학자에 대한 직업교육을 강화한다. 일반계고교 2백46학급을 실업계과로 전환시키고 일반계 고교생 1만1천3백명에게 직업교육을 실시한다. 또 내년에 7개 공고를 설립하고 5개 일반고교를 공고로 개편한다. ▷독학학위제 확대◁ 사내 훈련과정의 교육수준에 따라 그 이수자에 대해서는 독학학위제의 과정별 시험과목을 전부 또는 일부 면제하는 혜택을 부여한다.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자격증 취득자에 대해서도 시험과목을 면제시켜준다.
  • “눈덩이 적자” 원인·실태와 대책 점검

    ◎공동화 위기 제조업 경쟁력 강화 “초비상”/“수직낙하” 생산성/전자부품 제외하면 비교 우위 “제로”/섬유·신발까지 중국등에 추월 당해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기업들이 제조업을 귀찮은 것으로 기피해 제조업 공동화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올들어 무역수지적자가 큰폭으로 늘어나자 정부가 뒤늦게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서두르고 있으나 단기간에 경쟁력을 회복하기는 힘든 일이다.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 실태는 과연 어느 수준에 있을까. 올들어 6월말까지 상반기 중의 국민총생산(GNP) 내역을 보면 전체 성장률이 9.2%를 기록한 가운데 서비스업은 10.5%나 성장했으나 제조업 성장은 7.8%에 그쳤다.제조업의 현실을 총체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88년 이후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연도별 하락율은 88년의 2%포인트를 시작으로 2.1%포인트,0.4%포인트,올 상반기에는 3.3%포인트이다. 임금의 경우 우리나라는 87년 이후 90년까지 명목상승률이 무려 1백.7%를 기록,임금코스트상승률이 50.6%에 이르렀으나 일본은 명목상승률 18.2%에 임금코스트 상승률은 오히려 마이너스 9.4%였으며 대만은 18.5%및 14.5%였다.금융비용과 재료비 부담을 함께 감안한 4년간의 생산비 증가율은 우리의 경우 11.9%인데 비해 일본과 대만은 각각 마이너스 0.2%및 마이너스 0.9%를 기록했다. 이는 수출가격에 반영돼 미국 달러화로 표시한 우리 수출품 가격은 4년간 무려 36.9%가 오른데 비해 대만은 33.8%,일본은 18.3% 상승에 그쳤다. 수입의존도도 높아 전자부품은 57%,기계부품은 44.7%나 된다.특히 부품의 대일의존도는 기술및 자본도입의 대일편중 현상및 일본의 경쟁력이 강한 탓으로 자동차부품의 경우 60%,전자부품 56%,기계요소 부품 55.2%등 높은 수준이다. 설비투자및 자동화율이 낮아 종업원 1인당 노동장비도 역시 1천2백만∼2천5백만원으로 일본의 3분의 1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를 종합,특정상품이 세계시장에서 다른 상품에 비해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지녔느냐를 판별하는 RCA지수(현시비교우위지수)로 따지면 우리는 전자부품을 뺀나머지는 전혀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공부가 지난해 6월및 1년 뒤인 올 6월의 국제시장 가격을 조사한 자료도 가격경쟁력이 어떻게 약화되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섬유제품(30수·4백파운드)의 경우 우리 제품은 6백60달러에서 5백50달러로 내렸으나 일본제품은 7백40달러에서 5백65달러로 내려 가격차이가 거의 없어졌다.1천5백㏄ 현대 엑셀의 경우 7천8백79달러에서 8천2백15달러로 올랐으나 같은 급의 일본 도요타는 9천1백98달러에서 오히려 8천9백98달러로 내렸다.19인치 리모콘형 컬러TV의 값은 일본이 동남아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우리보다 12달러나 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GN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도 88년의 32.5%를 최고로 그 이후 점차 줄어들어 89년 31.2%,90년 29.2%로 낮아졌다. 이런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우리 제품은 세계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노동집약적 상품은 중국과 태국등 값싼 동남아산에,첨단제품은 선진국에 배겨나지 못해 각각 국제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힘들고 위험하고 지저분하다며 제조업을 기피하고 있다.산업현장의 근로자들은 열심히 일해서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기보다는 적당히 시간만 때우고 보자는 나태한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다. 모든 경제주체들이 오늘의 경제현실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지를 반성하고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에 힘써야 할 시점이다. ◎독일이 본 한국산업/경쟁력,16개국중 종합 14위에/노동생산성등 7부문 최하위/「주간경제」지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은 서방선진국 15개국가와 비교할 때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앞질러 14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의 권위있는 경제전문지 「주간경제」 최근호가 서방 15개선진공업국과 신흥공업국인 한국등 16개국을 대상으로 기술등 각분야별로 국제경쟁력을 종합비교한 결과,한국은 총점 7백61점으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제치고 14위를 기록했다. 5개분야 20개항목에 걸쳐 실시한 이번 평가에서 1위는 1천5백61점을 받은 일본이 차지했고 2,3위는 각각 스위스와 독일이 차지,선두그룹을 형성했다.미국은 선두그룹에서 상당히 뒤쳐져네덜란드와 함께 4위로 밀렸으며 그 다음 오스트리아·스웨덴·덴마크·캐나다·벨기에·프랑스가 그 뒤를 잇고있다.한국은 영국·호주에 이어 14위로 평가됐고 선진공업국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한국에 훨씬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경제」가 이번에 평가기준으로 삼은 것은 각종 경제지표와 제네바의 「세계경제포럼」및 IMD연구소가 전세계기업관리자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등을 토대로 했다. 이같은 평가에서 한국은 노동임금비용·세금및 사회보험부담등 2개항목에서 경쟁력 1위를 차지했다.또 전산화·저축률·국가채무부담등 3개항목에선 2위를 마크했다.이밖에 노동력의 질·기업관리계층의 질·연구개발투자등에서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이에반해 상품의 질·환경보호면에선 하위에 머물렀고,국가신용·관료조직·개방성·기술특허보유·노동생산성·이자율·인플레등 7개항목에서는 최열등국으로 평가됐다. 기술면에서는 일본이 1위,독일이 2위를 차지했으며 한국은 9위를 마크하고 있다.한국은 특히 컴퓨터및 관련기자재생산이국민총생산(GN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일본에 이어 2위로 평가돼 미국이나 독일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문의 노동비용부담·생산성·노동력및 관리계층의 질등 4개항목의 비교에서는 일본이 1위,독일이 4위를 차지했다.한국은 5위로 평가됐다.특히 한국은 가장 적은 노동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한국은 노동생산성에서 최하위로 평가됐다.생산성이 가장 높은 나라는 스위스로 나타났고 그다음 일본·네덜란드·미국·독일등의 순이다. 자본 분야에서는 일본 1위,스위스 2위,독일 3위로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고 한국은 이 분야에서 최하위에 처저있다.한국은 저축율률만 독일에 이어 2위일뿐 나머지 항목에선 최하위로 평가됐다.이 주간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국은 16%이상의 이자율과 10%가 넘는 인플레로 경제성장을 하고있어 이것이 불안요소가 되고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이밖에 「관료조직의 장애」항목에서 최하위로 평가돼 관료조직이 국제경쟁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사회정치적 환경을 기준으로한 국가신용도항목과 외국기업및 상품에 대한 개방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주간경제」지는 일본을 제외하고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들의 경쟁력이 서방선진국들에 비해 여러 부문에서 뒤지고 있기 때문에 고통스런 혁신과정을 거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무역적자 80억불 안넘긴다”/“수출사령탑” 이봉서상공 긴급인터뷰

    ◎수입 급증은 개방 초기의 일시적 현상/1조 들여 기술개발,경쟁력 키울 것/소비절약·임투자제등 범국민적 협조 절실 올들어 지난 달까지의 무역수지 적자가 88억달러(통관기준)에 이르렀다.연말까지의 적자가 80억달러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정부의 예상을 뛰어넘은 것이다.이때문에 순외채도 1백억달러를 넘어섰다.과소비 풍조가 널리 퍼지고 근로의욕도 눈에 띄게 떨어져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가 남미식으로 주저앉지 않겠는가 걱정까지 나오고 있다.이봉서 상공부장관으로부터 최근의 무역적자와 대책,전망등을 들어보았다. ­무역적자가 예상보다 늘어나고 있습니다.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수출은 그래도 당초 계획에 가깝게 늘어나 두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보이는데 수입이 예상보다 훨씬 큰폭으로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덜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임금상승으로 중·저가품 위주의 수출은 개발도상국과 경쟁하기가 어렵고 첨단제품은 그것대로 선진국 제품에 밀려 세계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전반적으로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지요』 ­불요불급한 사치성 호화제품의 수입도 적지 않은데요. 『예컨대 올들어 상반기까지 바나나가 1억5천만달러,그림이 1천8백만달러어치가 들어왔습니다.액수로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7배,3백2배나 되지요.아마 개방초기의 일시적인 현상일 것입니다.전에도 초콜릿 수입을 개방했을 때 물밀듯이 들어왔다가 결국은 안팔려서 폐기처분하는 사태까지 일어나지 않았습니까.또 개방품목의 수입을 다시 금지할 수도 없습니다.특정 품목에 대한 수입규제는 효과도 적을뿐더러 대외적으로 통상마찰만 불러일으킬 우려가 많습니다』 ­적자 추세가 지속되면 외채부담이 커져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더해질텐데요. 『인력난및 사회간접자본 시설 부족등의 구조적 문제와 주시장인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북방수출의 불투명등 여러가지 변수 때문에 수출을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그러나 정부는 전체 경제운용 계획의 범위에서 업계의 애로를 적극 해결,당초 수출목표(7백35억달러)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수입의 경우 건축경기 진정대책·외화대출의 축소·에너지 소비절약 시책 등에 힘입어 증가율이 상반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입니다.그래서 연간 무역수지도 통관기준으로 80억달러,국제수지 기준으로 60억달러의 목표를 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정부의 대처가 너무 안이하고 낙관적이라는 비난도 있지만 사실 정부도 걱정을 많이 합니다.단지 우리 경제나 무역규모로 볼때 요즘의 적자로 우리 경제가 당장 무너질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국제적으로도 무역규모의 5%,국민총생산(GNP)의 2∼3% 수준의 적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게 사실입니다.우리나라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하루빨리 오늘날의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체질로 바꿔야 합니다.단지 당장 효험이 나타나는 방법이 없어서 고민하는 것이지요.정부도 업계도 다 구조조정 작업을 서둘러야 합니다』 ­수출산업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높일 방안은 없습니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우리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길밖에 없어요.80년대 이후 급속히 변모한 대내외 여건,즉 고임금체제·개방화·국제화등을 감안해 새로운 정책으로 대응해야 합니다.국제 무역규범이 과거와 같은 가격보진적인 정부의 지원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불가능합니다.결국은 그 약효가 늦더라도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서 향상된 기술과 품질로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9백여개의 핵심 생산기술 개발과제를 선정해서 95년까지 1조5천억원을 투입해서 개발한다든가,이공계 대학 정원을 1만6천명 증원한다든가,공장용지와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든가 하는 정부의 시책들이 새로운 무역환경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이를테면 보약이라 할수 있습니다.지금은 산업정책이 바로 무역정책인 시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무역적자나 물가불안등 우리 경제의 어려움이 근로윤리의 퇴색·경쟁력의 약화·사치와 낭비등 과소비로부터 비롯 됐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기업가들의 왕성한 기업의욕과 국민 각자의 소비절제등 모든 경제 주체의 협조가 절실합니다.물론 정부의 책임과 역할도 중요하지요.기업은 일본기업이 과거 엔고시절에 각고의 노력으로 경쟁력을 키운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노사안정을 바탕으로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요.우리의 생산성이나 제품의 불량률을 일본과 비교할 때 근로자들의 정성과 노력 역시 절실하다고 봅니다.우리 국민들은 그 어느 민족보다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합하면 오늘의 어려움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장관은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하오에 열리는 국제수지 대책을 위한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다며 바쁘게 장관실을 떠났다.
  • 노 대통령 농협인대회 연설 요지

    ◎“농업경쟁력 배양에 모두 지혜 모을때” 지금 우리 농업은 안팎으로부터 어려움과 거센 도전을 맞고 있습니다.안으로는 농업과 빠른 속도로 발전해 온 다른 산업과의 상대적인 격차가 확대되어 왔습니다.밖으로는 농업에도 다른부문과 마찬가지로 개방과 국제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습니다. 좁은 농토에다 인력에 의존하는 영세한 영농으로는 오늘의 농촌문제를 해결할 수도,잘사는 농촌을 만들수도 없습니다.개방의 문제가 없더라도 우리는 구조조정을 통하여 우리 농업을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키우지 않으면 안됩니다.우루과이라운드는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농업의 발전을 이룩하는 전기가 되어야 합니다. 농산물 개방은 우리 농민만이 맞고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유럽의 모든나라,이웃 일본과 농업의 경쟁력이 약한 모든나라가 함께 겪고있는 문제입니다. 그것은 결코 농업에만 국한된 문제도 아닙니다.모든 제조업과 서비스업,우리산업 전체가 개방에 대비하고 경쟁에서 이겨야합니다.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지 못하면 우리는 농산물 개방을요구하는 나라들과 직접 협상을 해야합니다.그것은 우리농민과 우리경제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 모든 도전을 극복하는데 농민과 정부가 지혜와 힘을 모아 나간다면 우리는 농촌의 밝은 내일을 열수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된다고 하여 모든 농산물의 수입이 당장 개방되는 것은 아닙니다.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하여 우리 농산물의 국제경쟁력을 배양해야 합니다.영농규모를 늘리고,농업의 기계화와 기술혁신을 촉진해야합니다.집단화된 우량농지를 중심으로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주산단지 중심으로 농업의 현대화가 추진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전업농과 영농후계자를 육성하여 이들이 앞선 농촌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합니다.농민은 경제성 높은 작물을 선진기술로 재배하여 질 높은 농산물을 생산해야 합니다.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면 우리 농산물을 팔수 있는 세계의 넓은 시장도 함께 열리게 됩니다.품질 좋은 우리 농산물은 이웃 일본을 비롯한 세계시장에 얼마든지 수출할 수 있게 됩니다. 농산물의 가공산업을 육성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일은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입니다.농협은 특히 농산물 유통구조의 획기적 개선을 위해 주도적 역할을 다해 주어야 합니다. 생활환경이 뒤떨어진 농촌을 쾌적하고 안락한 삶의 터전으로 가꾸는 일도 미룰 수 없습니다.이를 위해 도로·상하수도 등을 확충하고 주택·의료·교육시설을 개선하는데 많은 투자를 해 나가야 합니다. 정부는 이 모든 일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농어촌발전 종합대책」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42조원을 농어촌 개발에 투입할 것입니다.이 종합대책이 마무리 될 2000년대초가 되면 우리 농촌은 전원의 아름다움 속에서 도시 못지않은 높은 소득과 문화생활을 향유하게 될 것입니다. 풍요로운 농촌 없이 나라의 균형된 발전도,국민 모두의 안정된 삶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농촌이 안고 있는 오늘의 도전을 극복하는 것은 이 시대,우리 국민 모두의 과제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 농민의 그을린 얼굴과 거칠어진 손,새벽부터 들에 나가 묵묵히 일하는 모습은 우리국민 모두에게 진정 가치있는 삶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구호나 대안없는 비판으로 현실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지금은 더 나은 내일을 열기 위해 모두가 손잡고 하나하나 실천해 나갈 때입니다. 저도 농촌의 아들로서 여러분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설 것입니다.
  • 캠코더/폭발적 수요/판촉전 치열

    ◎가전사,신제품 잇따라 출고/특소세 인하 힘입어 값 20%선 내려/상반기 생산량 작년 총량과 맞먹어 카메라와 VTR의 기능을 동시에 갖는 캠코더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국내 가전3사들의 국산캠코더 개발경쟁이 치열하다.특히 지난달부터 특소세가 인하됨에 따라 캠코더 1대의 가격이 종전의 1백만원대에서 80만원대로 20%가량 낮아지자 금성사,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업체들은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는 등 내수시장 확보 경쟁에 들어갔다. 캠코더(CAMCORDER)는 카메라와 VTR(비디오테이프레코더)의 합성어로 영상신호를 녹음,재생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사용하는 테이프에 따라 일반가정용 VTR테이프와 같은 크기의 VHS형과 일본소니사의 특허규격인 8㎜형으로 구별된다. 지난 89년 일소니사가 7백90g짜리 소형캠코더를 개발,시판후 8㎜형 캠코더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52.0%로 늘어나 VHS형 캠코더를 앞지르고 있다. 지난 87년부터 조립생산을 시작한 우리나라의 캠코더생산량은 올 상반기중 5만9천5백44대(3백7억원)로 작년 한햇동안의 생산량 6만3천4백39대(2백85억원)에 근접하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총생산량의 60%를 수출하고 있지만 내수시장규모도 점차 늘어 89년 8천2백대(58억원)에서 올상반기에는 2만1천8백대(1백24억원)로 급증했다. 국내 가전3사는 기존의 VHS형대신 최근 세계시장에서 주종품으로 떠오른 8㎜형 캠코더를 위주로 개발에 나서 올해안에 2∼3개 신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금성사는 인공지능으로 초점을 자동조절하는 8㎜신제품을 개발,시판에 들어간데 이어 캠코더의 화질을 좌우하는 CCD(촬상소자)등의 핵심부품을 올해안에 개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내수용 캠코더의 모델을 현재의 3개에서 올하반기중 8㎜및 VHS형 1개씩을 새로 개발,모두 5개로 늘릴 계획이다. 대우전자도 캠코더의 무게를 1.1㎏으로 경량화한 8㎜캠코더를 선보였으며 하반기중 1∼2개의 모델을 더 개발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캠코더업계의 기술수준은 일본에 비해 3∼5년 정도의 격차가 있고 핵심부품의 개발이나 설계기술면에서는 7∼9년정도나 뒤진 상태다. 촬상소자·줌렌즈·브라운관·소형모터·핵심반도체 등 주요 부품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다 쓰고 있는 실정이다.캠코더의 무게도 일본이 89년에 이미 7백90g의 경량화를 달성한 반면 우리는 올해 현재 1.2㎏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캠코더의 국산화율도 아직 30∼43%에 불과하다. 캠코더의 세계시장규모는 올해 약 1천만대로 일본제품이 이 가운데 95%를 차지하고 있다.일본외에 네덜란드의 필립스사가 일본에서 부품을 공급받아 일부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으나 세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국산화를 추진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에따라 상공부는 자동초점조절장치 등 6개 핵심부품 국산화과제에 대해 공업기반 기술개발자금에서 6억2천3백만원을 지원,수출상품으로 유도하는 한편 가전업체들도 각각 30억∼50억원을 들여 오는 92년까지 국산화율을 70%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 미·소 정상회담 이후의 소련/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고르비의 개혁」 가속화 된다/최혜국지위등 확보로 경제회복 기대/당 쇄신·새 연방조약 합의… 정쟁도 진정/식량난 탈피등 성과 가시화 더딜땐 개혁좌초 위험 모스크바 정상회담을 계기로 소련은 정치·경제면에서 한층 더 분명한 개혁노선을 추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은 소련이 페레스트로이카(개혁)추진 6년여만에 처음으로 미국으로부터 공식적인 지지를 얻어낸 자리였다. 지난달 런던에서 열렸던 G­7(서방선진7개국)정상회담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은 소련의 개혁의지와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었다.그러나 이번 모스크바에서 부시대통령은 미소 두나라가 『파시즘을 몰아내기 위해 싸운 전우』로 양국사이에 극복치 못할 장애는 없다며 소련의 민주화와 세계시장 편입 노력을 돕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르바초프대통령도 자신의 개혁의지와 소련이 안고 있는 경제문제를 솔직히 털어놓고 도움을 호소했다. 구체적인 회담결과에 관계없이 소련으로서는 대단한 원군을 얻은 셈이 됐다.이에따라 소련은 일차적으로 미국측에 제시한 본격적인 경제개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당장 필요한 식량원조와 군수산업의 민수로의 전환 등 경제구조조정에 필요한 각종 기술과 전문가는 미국이 지원키로 약속했다. 소련의 세계시장편입 지원의 일환으로 IMF(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의 준회원 가입이 확정됨에 따라 이들 국제경제기구를 통한 자금지원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또한 미국이 최혜국대우 부여를 약속함에 따라 대미 원자재 수출 등을 통한 자금확보의 길이 넓어지게 됐다. 보다 중요한 것은 소련이 제시한 경제개혁 프로그램이 부시대통령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음으로써 서방국들의 대소투자분위기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점이다.고르바초프가 제시한 경제개혁안에 따르면 6개년동안 시장경제 체제를 정착시키며 이 기간중 매년 2백억∼3백50억달러씩 모두 1천4백억달러의 원조도입을 전제로 하고있다. 이 개혁안은 제1단계인 92년초까지 전면 가격자유화를 실시하고 기업의 단계적인 민영화와 함께 루블화의 환율을 시장변동제에 의해 조정되도록 하고있다.2단계에서는 주요기간산업만 제외한 모든 기업의 90%를 민영화시키고 루블화를 완전히 국제금융시장기능에 맡기는등 시장화계획을 마무리짓는다는 것이다. ○서방자본 유입 늘듯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인 현금지원액수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대소투자환경개선으로 서방기업의 투자진출이 본격화될 경우 시장경제화 작업은 상당한 도움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면에서의 개혁작업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지난 4월 크렘린과 연방9개 공화국사이에 체결된 소위 「1+9」연방조약안합의 이래 소련은 현재 정치적으로 눈에 띄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하지만 신련방조약 체결을 앞두고 조약거부의사를 굽히지 않는 발트해 3개 공화국등과의 갈등이 언제 재연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 부시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발트해3국의 지난 1940년 소련방강제편입은 인정할수 없지만 대화에 바탕을 두지 않은 무리한 독립도 원치 않는다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했다.연방공화국들에 대한 고르바초프의 입장을 강화시켜준 것이다.다만 소련정부에 대해 반드시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다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발트해 3국에 대한 크렘린의 태도가 상당히 유연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한 공산당의 새강령안이 당중앙위총회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제기된 당쇄신문제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같다.30일 만찬사에서도 고르바초프대통령은 민주주의,쇼비니즘을 반대하고 「인간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되는」사회건설을 재천명,민주화 개혁의지를 분명히 했다. 주요변수로 등장한 것은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신당 창당작업.신당파들은 오는 9월 창당을 목표로 현재 공화국과 각급 기관에서 지구당조직과 인선작업에 이미 착수했다.신당이 생길 경우 현재 공산당원중 약30% 정도가 옮겨갈 것으로 알려져 공산당의 세약화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공산당에는 아직 사유화·자유시장·민영화·민주화 등의 용어에 거부감을 갖고 이를 『자본주의자들에게 조국을 팔아먹는 짓』이라고 비난하는 세력들이 있다.하지만 이들이어떤 변수역할을 할 단계는 지난 것 같다.부시대통령도 이점에 대해 고르바초프로부터 분명한 다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START(전략무기감축협정)에서 큰 양보를 하고 개혁으로의 방향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회복을 못하고 소비재 품귀현상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개혁노선은 언제든 다시 위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역시 문제는 경제에 있는 것 같다.시장경제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개혁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지난 6년동안 증명됐다.대부분의 소련국민들에게 있어 「자유시장」「루블 태환화」「민영화」등은 아직도 어딘지 낯설고 불안한 느낌을 주는 말들이다. 본격적인 개혁실험으로 모스크바의 여름은 전례없이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다만 소국민들의 이러한 불안을 씻어줄 수 있는 결과가 조기에 나타날지의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유통시장의 불안한 조짐들(사설)

    유통시장이 개방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여러가지 범상치 않은 조짐이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가전업계의 경우 일본 유명 가전 양판점들이 국내에 자체매장 설치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전제품 수입상들도 외국 전자제품 전시장과 판매장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심지어 국내 가전메이커들까지 가전제품 수입을 늘리고 있고 의류제품의 경우도 국내 재벌급 업체들이 외국제 고급의류 판매점을 경쟁적으로 개설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뿐만이 아니다.백화점등 국내 유통업계들이 외국의 대형유통업계와 합작을 추진하고 있고 중견 유통업계는 아예 외국업계와 제휴,수입상품 판매장으로 전락하려 하고 있다. 특히 가전 제품의 경우 수입다변화 품목으로 묶여 수입이 규제되고 있는 일본제 컬러TV·녹화기·캠코더등이 유통시장 개방에 편승,정상수입품목으로 둔갑해 흘러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용산 가전상가의 경우 일제 가전제품의 60%가 불법적으로 반입된 제품이라는 보도마저 있다. 국내메이커와 유통업계가 자충수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 가전메이커들이 국내 오디오메이커들에게 부품공급을 제한,일부 업체가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일본업계의 부품공급중단 내지 축소는 국내시장 잠식을 위한 전략이라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일본 가전메이커의 경우 전세계 가전제품의 70%를 공급하고 있다.이들이 지난 86년 대만에 진출한지 3년만에 대만전자업계를 완전 도태시킨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우리와 함께 일본을 뒤따라가던 대만이 국제시장에서 도태되자 일본은 우리를 다음 공격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국가전업계의 내수시장만 와해시키면 일본이 전세계 시장에 대한 가격과 물량면에서 독점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국내업계의 내수시장 기반이 붕괴되면 현재 15%까지 쌓아 올린 국내 가전업계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하루 아침에 무너진다.섬유나 다른 품목도 마찬가지이다.유통시장 개방이후 문제의 심각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그러므로 우리업계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단기이익을 위해 또는 혼자만 살아남기 위해 수입대이점화하는 것은 결국 생존을 포기하는 일임을 자각해야 한다. 국내 동종업계끼리 상호협력하여 외국제품의 수입을 자제하고 아프터서비스망을 확충하는 것을 서둘러야 한다. 또 국내 메이커들이 대리점과 합작하여 대리점을 대형화해야 할 것이다.일본등 외국의 대형 양판업체와 경쟁에서 이기려면 자체내 조직을 보강하는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국내 수입상 또한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수입해야 할 것과 안할 것을 가릴줄 알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국내 메이커들은 소매 유통업자의 경영을 지원하는 한편 물류배송체제를 당일 배송체제로 개선하여 대리점의 재고부담을 줄여주어야 마땅하다.정부 역시 93년 시한인 수입선 다변화정책을 최대한 연장하고 특별소비세의 인하 및 과세기준조정을 통해서 국산품이 외국상품보다 과세면에서 불이익을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 외언내언

    「나이키」「리복」「아디다스」「LA기어」가 무엇인지를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신발의 세계적 상표들.우리 TV화면에까지 이들 광고는 요란하다.그러나 이 신발의 대부분은 우리가 만들어 주는 것이다.이것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그래서 물건은 우리가 만들면서 왜 우리상표는 세계화가 안되는가를 아쉬워 한다.◆특히 스포츠용 신발에서는 세계 최첨단기술과 생산라인까지 우리가 갖고 있다.이는 또 세계시장이 알고 있다.세계에서 드문 신발연구소도 한국에 있다.재정보조를 조금만 더해주면 문자 그대로 세계최고 연구소가 된다는 장담을 하고 있다.이것도 국내에서보다는 세계가 인정한다.부산에 있는 불과 종업원 90명의 한 영세신발회사는 또 최근 사이클화업계에서 빛나고 있다.생산라인 단 1개로 세계사이클화시장 10%를 점유했기 때문이다.◆이게 바로 우리 신발업이다.아마도 국제시장에서 부가가치가 있는 상표로 등장할 가장 확실한 품목이 신발이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지금 싸구려 신발까지 수입을 하고 있다.알려진 바 우리가 만들어 내보냈다가 상표만 붙여 비싸게 들여오는 신발만이 아니라,아예 무명신발까지 사들여 오고 있다.그것도 싸구려 업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으젓한 대무역상사나 바로 유수한 신발제조업자들이 하는 일이다.◆지난 상반기 34억원어치쯤 들여왔다 하니까 언듯 얼마안되네 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고가사치품도 정신없이 들여다 쓰고 이제는 싸구려도 몽땅 가져다 쓰자고 한다면 우리 소비양식은 과연 어떻게 되는걸까.이점을 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국산품 애용」이라는 국가적 캐치프레이즈는 이제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어중간한 것들의 몫이 되는가.그런 어중간한 제품이란 과연 어떤 상품가치를 갖는 것인가.◆이런 질문들이 있을 수 있다.한국기업의 체면과 입지도 마찬가지다.도대체 지금 만드는게 무엇인가.그리고 파는 것은 더욱 무엇인가.
  • 반도체/“불티 수출”/올해 실적 50억달러 예상

    ◎일본의 증산억제등 영향/1메가 D램시장 휩쓸어 TV·냉장고등 가전제품은 물론 컴퓨터·항공기·각종 통신기기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수출실적은 지난 88년 31억7천9백만달러를 기록,전년대비 61.6%가 늘어난 것을 비롯,86년이래 5년동안 연평균 35.3% 늘어났다.지난 5월에는 5억4천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올들어 월별 최대수출실적을 나타냈다.이대로 가면 올해 예상수출실적은 50억달러로 연증가율은 10.2%에 그치지만 금액기준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미국에 이어 세계3위의 반도체생산국이다. 지난 한햇동안 52억달러어치를 생산,세계 반도체생산량가운데 10.9%를 차지했으며 정보를 수시로 지우고 쓸 수 있는 D램분야는 일본에 이어 세계2위로 부상했다. 한국산 반도체의 수출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재 국제반도체시장이 상승국면에 있는데다 삼성전자·현대전자·금성일렉트론등 국내업체들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급속히 단축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64KD램의 경우 선진국과 5년의 격차를,4메가 D램은 6개월이내로 단축했고 16메가 D램은 거의 동시에 개발했다. 특히 D램분야는 이제 세계 최첨단 수준에 육박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16메가 D램의 샘플을 출하,미국TI사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샘플을 선보였다. 이처럼 「반도체한국」이 성가를 높이게 된 데는 미일반도체협정에 따른 반사적인 이득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미일반도체협정으로 일본은 그동안 일본반도체업체의 생산증대를 자제하도록 억제해왔다.따라서 최근 수년동안 반도체시장의 주력상품인 1메가D램 부문에서 삼성반도체를 비롯한 한국의 수출기회가 크게 늘어났다. 지나친 경쟁과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일본정부가 자국업체들의 설비투자를 억제하는 대신 차세대 메모리의 연구·개발에 뛰어들도록 유도하는 사이 한국이 1메가D램분야에 집중투자해 상대적으로 「어보지리」를 얻게 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 미일반도체협정이 앞으로 5년동안 연장됨으로써 당분간 한국의 반사적 이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산업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과 EC(유럽공동체)는 반도체의 경쟁력회복을 위해 정부와 산·학·연이 공동참여하는 기술개발에 필사적이다.60년대까지는 미국이 세계반도체시장을 주도했으나 70,80년대에 일본업체가 급추격,86년에는 일본이 미국을 앞서 미국업체들의 도산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시장의 점유율이 62.4%를 차지하는 여세를 몰아 차세대반도체시장의 선점을 위해 세계 반도체 3대업체인 NEC와 도시바(동지),히타치(일립)등이 반도체장비 및 소재의 무기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는 아직까지 기술개발이 뒤떨어져 매출액대비 특허료의 비중이 8.3%(90년기준)나 된다.
  • 생물산업단지 내년중 조성/차세대 주도산업으로 중점 육성

    ◎상공부,전담연구소도 설립키로 상공부는 선진국에서 차세대 주도산업으로 중점 육성중인 생물산업육성 장기계획을 마련,내년 부터 생물산업 단지의 조성 및 전담연구소의 설립 등에 착수키로 했다. 29일 상공부에 따르면 미국,일본 등이 의약·식품·화학 분야에서 거국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생물산업을 육성키 위해 우선 내년 중 생산기술연구원 내에 전담부서를 신설한 후 이를 독립연구소로 확대시켜 나가는 한편 관련업계의 상호 협조를 위해 생물산업협회도 설립할 계획이다. 생물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면 업계와 함께 생물산업 단지 조성에 착수하는 계획도 마련됐다. 생물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 88년의 2백50억달러에서 94년까지 연평균 30%씩 신장해 94년에 약 1천억달러에 이르고 오는 2000년에는 4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생물체이용 유용한 물질 생산/의약·식품등 응용분야 광범위 ○생물산업이란 생물산업(Bioindustry)은 생물체가 지닌 기능을 이용하거나 미이용상태에 있는 생물체 등을 활용해 유용한 물질을생산하는 산업을 말한다. 시설이 비교적 소규모이고 실험실에서 개발된 기술을 생산과 연계시킬 수 있다.응용분야는 의약품·농업·식품·환경·에너지·광업등 광범위하다. 생물산업제품으로는 인슐린,인체성장호르몬,간염백신,인터페론,혈전용해제,빈혈치료제,감미제,화장품원료 등이 개발 시판되고 있다. 지난 73년 미국이 세계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확립한 이래 생물산업은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지닌 산업으로 인식돼 미·일등 선진 각국은 이를 차세대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미국은 76년 국립보건원주관으로 정부기관과 민간기업의 생물공학연구개발을 지원해오고 있으며 생물산업관련기업체는 외국의 자회사를 포함해 1천1백50개사에 이른다. 일본은 올해 생물공학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21.4%이상 늘어난 9백억엔으로 책정,정부와 3백여개 관련기업들이 혼연일체가 돼 생물산업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련기업은 1백10여개로 추정되나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한국유전공학연구조합회원 18개사를 비롯,약35개사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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