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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반(문화산업을 키우자:3)

    ◎아시아 3위 세계 18위 ‘눈뜨는 황금알산업’/3,200억시장 3분의 1 잠식 ‘해적음반’ 최대 독버섯/다단계 유통·무자료 거래 주먹구구 기획·제작 초래/日 대중가요 개방 초읽기/외국 메이저들 진출 눈독/관련분야 전문인 양성 등 하루빨리 경쟁력 강화해야 한국의 음반산업은 90년대 들어 비로소 산업으로서 본격적인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반을 필두로 음반분야의 밀리언 셀러 시대가 열리면서 기업들이 유망산업으로 사업성을 평가하게 됐다.한국 음반시장 규모는 IFPI(국제음반산업연맹)에 따르면 3,200억원(97년 기준)으로 추정된다.이는 세계 18위권으로,아시아에서는 일본,대만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음반산업은 크게 국내가요시장과 외국음반시장으로 나눠볼 수 있다.국내가요시장의 경우는 음반기획사가 음반을 기획한 뒤 음반제작사와 계약,음반제작이 이뤄진다,외국음반은 해외에서 제작된 음반이 국내 라이센스 음반사에 의해 제작·발매되거나 직배사를 통해 직수입되는 형태로 유통된다. 우리나라 음반산업의 유통구조는 제작사,도매상,중간도매상,소매상 등을 거치는 다단계구조를 특징으로 한다.국내 음반도매상은 모두 40여개.이 가운데 국내 최대의 음반도매상인 신나라레코드가 전체 유통물량의 40%이상을 차지하며,웅진뮤직과 탑뮤직이 합해서 25%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중간도매상은 우리 음반유통구조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존재로 도도매상 또는 나카마(仲間)라고도 불린다.중간도매상에 의한 거래는 전체 유통물량의 20%선.이같은 복잡하고 전근대적인 유통과정은 우리 음반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복잡한 음반유통 구조로 인한 무자료거래 관행은 음반산업 발전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음반판매량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기 때문에 음반 기획과 제작,마케팅 전략이 주먹구구식이 될 수밖에 없다.이와관련,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김휴종 수석연구원은 “무자료거래관행 근절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행 과세특례자에 대한 기준을 재검토,부가가치세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외국 음반유통체인의 한국진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외국 대형 음반유통업체의 진출은 95년 이후 본격화됐다.미국 최대의 음반유통체인인 타워레코드가 이미 진출했으며 영국의 버진 메가스토어나 미국의 레인보우 등 대형 음반유통업체도 한국진출을 준비중이다.이러한 외국의 전문 유통회사가 본격적으로 진출함에 따라 국내 음반유통시장은 앞으로 더 많은 부분이 잠식당할 것으로 보인다.국내 음반산업의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통주체의 구조조정 △음반유통 전산망 확충 △음반유통단지 조성 등의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음반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적 존재 중의 하나가 불법복제 음반이다.불법음반을 단속하는 한국영상음반협회에 따르면 국내 불법음반시장은 1,000억원 규모(98년 상반기 기준)로,이는 국내 음반시장의 30%에 이르는 수치다.‘리어카 음악’‘길보드’ 등으로 불리는 불법음반,그 중에서도 특히 음반시장 유통구조를 위협하는 것은 정품과 구별하기 힘든 ‘정비품’이다.이 ‘정비품’은 노점상뿐만 아니라정식 음반소매점에서도 버젓이 팔리고 있어 심각성을 더해준다.한편 최근에는 디지털기술의 발달로 음반을 컴퓨터 파일에 압축시킨 뒤 이를 다시 CD롬에 수록해 판매하는 신종 불법음반이 등장,이에 대한 보다 강력한 단속과 규제가 요구된다. 한국영상음반협회 서희덕 이사(뮤직디자인 대표)는 “현재 50여개의 조직이 불법음반을 제작,시중에 유통시키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적 해적행위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교포사회에서도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했다.서씨는 “미국내 불법음반이 근절될 경우 미국에 대한 우리의 음반 수출액은 현재 월 120만 달러에서 260만 달러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한국영상음반협회에서는 최근 미국음반산업협회(RIAA)에 불법음반단속 협조를 요청했으며,지난 10월에는 미주 불법음반단속반도 발족시켰다. 현재 문화관광부에 등록된 음반제작사는 CD제작업체를 포함,140개에 이른다.그러나 단순복제작업 수준의 제작업체가 대부분이며 음반 기획능력까지 갖춘 실질적인 음반제작사는 20여개사에 불과하다.이처럼 취약한 상황에서 외국의 메이저 음반사들은 국내시장을 겨냥,국내 가요음반 제작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현재 국내에는 지난 88년 계몽사와 합자사를 설립한 영국 국적의 EMI를 비롯해 워너뮤직,소니뮤직,폴리그램,BMG 등 외국의 음반직배사들이 진출해있다.이와함께 초읽기에 들어간 일본 대중가요 개방도 또하나의 변수로,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음반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우리 음반사들이 대외경쟁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우리 가요는 있으나 우리 음반제작자는 없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음반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음반기획·제작과 관련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일이다.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녹음의 음악적 완성도를 책임지는 톤 마이스터가 부족해 국내 제작음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또한 클래식 전용 레코딩 스튜디오가 크게 부족하고 스튜디오 사용료와 오케스트라 대여료가 너무 비싼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음반산업 발전 단계/일제태동기→50년대 도입기→60∼70년대 정착·발전기→80년대 이후 본격 성장기로 우리 음반산업은 어떤 역사적 단계를 거쳐 발전해왔을까.그것은 대략 4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번째는 태동기(1895∼1945).일본의 침략기에 일본을 통해 음반을 취입하고 제작에 관한 부분적인 기술을 습득한 시기다. 두번째 단계는 순수 한국음반산업 도입기(1945∼1963)로,해방후 SP에서 LP시대로 이행되던 때다.특히 6.25전쟁후 쇄도하는 팝음악과 우리 가요 그리고 전통음악을 담은 음반 발매를 통해 서서히 산업으로서의 형태가 갖춰지던 시기이기도 하다. 세번째 단계는 정착기(1964∼1970년대 말).지구·오아시스 음반사에 의한 국내 대중가요의 생산과 성음·지구·오아시스레코드에 의한 외국음반 라이센스 생산이라는 양대 구도로 음반산업이 발전한 시기다. 끝으로 성장기(1980년대 이후)는 외국 메이저 음반사의 직배와 외국 음반유통사의 상륙,국내 대기업의 음반산업 진출에 의한 구조적 변화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인터뷰/이태규 신나라레코드 상무/“우리 고유이미지 살린 기획으로 승부” “‘음반산업의 주변국’으로서 우리가 세계시장에서 음반을 판매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우리 음반의 해외진출,즉 완제품 수출이나 라이센스 계약 등은 아주 저조한 실정입니다” 국내 최대 음반유통사인 신나라레코드의 이태규 상무(43)는 “세계시장의 높은 벽을 넘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독특한 음반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음반유통과 관련,이씨는 “신나라레코드는 일본의 ‘NRC’‘JARED’‘JDS’등 3대 음반배송전문회사를 모델로 삼아 대형 음반물류기지 건립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일본은 70년대 말부터 도매상과 지방 소매상을 이어주는 중간도매상들이 없어진 상태.대신 ‘레코드 렌탈점’이라 불리는 도매상 위에 거대한 음반배송전문사들이 생겼다.이같은 일본의 음반유통구조는 외국의 대형 음반유통사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는 우리의 경우 참고할 만한 점이 많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이씨는 또 “우리 음반의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국제음반박람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산업적 시야를 넓히는 것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신나라측은 내년 1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음반박람회인 ‘미뎀(MIDEM)’에 참가,우리 음반을 소개하는 독립 부스를 설치할 계획이다.“기획으로 승부를 걸어야 합니다.자기만의 색깔과 고유 이미지를 살린 전문 레이블이 보다 활성화돼야 해요.우리 국악과 서양음악을 한데 섞은 크로스오버 음반으로 세계시장을 두드려보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 재벌개혁 새 경제도약 계기로(사설)

    재벌개혁의 밑그림이 완성됐다.지금까지의 선단식 경영체제가 막을 내리고 주력업종 중심으로 재편된다.金大中 대통령 주재로 7일 하오 청와대에서 열린 정·재계간담회는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대규모사업교환)을 비롯,5대그룹을 각각 3∼5개 주력업종으로 재편하는등의 획기적인 내용을 담은 구조조정 추진 합의문을 발표했다. 채권은행들은 앞으로 이번 5대그룹 구조조정 합의사항의 철저한 이행을 위해 실천사항을 공시하고 불이행시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간담회 합의내용은 한마디로 5대재벌 업종전문화·특화를 통한 국가경제의 국제경쟁력및 신인도 제고를 지향하는 것으로 사실상 종전의 선단식(船團式)재벌경영의 해체를 의미,우리 경제사에 큰 획을 긋는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다시 말해 경제위기를 심화시켰던 과다차입경영과 문어발식 확장의 폐해에서 벗어나 초일류의 제품개발과 기술혁신노력으로 무한 경쟁의 세계시장에 새로 도전하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재무장하기 위한것이라 할수 있다.역대정부가 시행치 못했던 재벌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할 수 있겠다. 그동안 재벌기업들은 그릇된 정·경유착 관행과 무분별한 과잉중복투자로 손대지 않은 업종이 없을 정도여서 세계시장에 쏟아 붓는 상품은 많아도 거의 모두가 잡제품(雜製品)일뿐 이렇다할 경쟁력있는 간판상품이 별로 없는 부끄러운 실정이었다.때문에 5대 재벌은 과거 잘못에 대한 책임의식의 바탕에서 이번 기회에 상호지급보증 해소등의 방법으로 부실계열사들을 과감히 정리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러한 몸집 줄이기로 업종전문화에 의한 국제경쟁력 비교우위 확보에 온힘을 기울여야 마땅하다.‘재벌공화국’이니 ‘대마불사(大馬不死)’같이 재벌의 왜곡된 경제력집중을 가리키던 말은 더이상 쓰이지 않게 해야한다. 이번 정·재계 합의는 향후 우리 민간경제 운용에 새 패러다임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된다.과거와 같은 의미의 재벌이나 고비용 저효율의 경영방식은 더이상 설 자리가 없다. 이제 앞으로 정부·기업·근로자등 모든 경제주체들은 경제개혁을 완벽하게 마무리함으로써 새로운 국운(國運)개척을 위한 새 도약을 이뤄나가도록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
  • 창립 55돌 맞은 한국도자기 金東洙 회장

    ◎‘신화’를 빚은 ‘흙빚기 3대’/내년 세계 1위 기업 발돋움/한우물만 판 장인정신 결실/IMF후 부채 100억 모두 상환/사재 150억 털어 재무구조개선 “선친이 시작한 도자기사업이 어느새 아들까지 이어지고 있다.3대의 집념을 모아 내년에는 세계 1위의 도자기업체를 만들겠다” 지난 4일로 창립 55돌을 맞은 한국도자기그룹 金東洙 회장(62)의 다짐이다. ‘세계 최고’를 이루기 위한 준비작업으로 지난해 IMF이후 발생한 100억원대의 부채를 올해 모두 갚았다. 金회장은 평소 “튼튼한 재무구조로 내실을 다져놔야 세계시장의 경쟁업체와 싸울 수 있다”며 “빚없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 부동산 등의 사재 150억원을 회사에 내놓았다”고 말했다. 한국도자기는 올해 독일 미국 등 50여개국에 4,000만달러어치를 수출하고 1,000억원의 국내매출을 올릴 전망이다.2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만든 ‘슈퍼스트롱’자기 덕택이다.젖소뼈가루가 20%이상 들어있는 이 제품은 일반도자기보다 3배이상 견고한 고급식기.金회장은 “슈퍼스트롱을 개발하는 데 접시 8만개제조분량의 원료를 투입할 만큼 어려움이 많았지만 지금 가장 효자상품”이라고 자랑했다. 대통령이 쓰는 식기를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은 또다른 자랑.金회장은 지난 73년 고 陸英修 여사으로부터 ‘청와대에서 자신있게 국빈에게 내놓을 본차이나제품을 만들어달라’는 당부를 받고 연구에 착수했다.본차이나는 젖소뼈가루가 50%이상 함유된 도자기로 업계에서는 ‘도자기의 여왕’으로 불리는 제품.당시 전 세계에서 영국과 일본만이 생산하고 있었다.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陸여사의 의뢰를 받은 지 1년만에 청와대에 납품,품질을 인정받았다. 이후 현 金大中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줄곧 지정납품하고 있다. 한국도자기는 요즘 십장생,사군자 등 전통문양을 이용한 신제품으로 큰 인기를 끄는 등 국내업체의 약점으로 지적돼온 디자인개발에도 열심이다.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으로 도자기를 빚으면 당연히 품질이 세계 1등이 될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金회장은 이번 창립기념일에 뜻깊은 선물을 준비했다.부모님들에게 온천욕을 할 수 있도록회사에서 운영하는 수안보파크호텔 숙박권과 현금 20만원을 전 직원에게 지급했다. 金회장은 “20년전 국제도자기쇼에 처녀출품했다.꼴찌했던 기업이 내년이면 세계 1위의 도자기업체가 된다”며 “어떤 분야든 한 우물만 파면 반드시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 新正 하루 쇠기/李慶衡 논설위원(外言內言)

    내년부터 신정(新正)연휴가 이틀에서 하루로 줄어 든다.1일 국무회의는 2중 과세의 문제점을 집중 논의한 끝에 새해부터는 1월1일 첫날 하루만 쉬도록 방침을 정했다.이같은 신정연휴 축소는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를 하루속히 벗어나려는 국민적 분위기에도 부합되는 결정이다. 신정은 지난 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만들어지면서 3일간의 공휴일로 지정되었고 음력설은 2중 과세라 하여 공휴일로 채택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85년 음력설이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하루를 쉬게됐다.그후 89년 ‘민속의 날’을 ‘설날’로 바꿔 3일 연휴로 하는 대신 신정연휴를 하루 줄여 이틀로 했으며 지금까지 지켜왔다. 이번 결정과 관련,아쉬운 점은 정부가 불과 신정을 한달도 안 남긴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휴무일을 변경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불편과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이미 시중에 나돌고 있는 내년 달력의 1월 2일은 분명 붉은 숫자의 휴무일로 표시되어 있다.아직 배포되지 않은 달력에는 덧씌우기라도 해야 할 판이다.이같은 신정연휴 변경을 보면서 우리의 ‘예약문화’가 체질화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지난 추석때 수많은 사람들이 귀향 항공편을 예약해놓고도 한마디 취소전화도 없이 펑크를 내 항공사는 물론 항공권을 못 사 쩔쩔 매는 다른 승객들까지 골탕을 먹이기도 했다. 미국에선 여름휴가 항공권을 봄에 사면 여름가격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 값으로도 살 수 있다.여름가격도 2주전 예약가격과 휴가 당일 구입가격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한마디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대우도 못 받고 비용면에서 도 크게 손해를 보게 된다.사실 미국만이 아니라 유럽 등 서구 선진사회는 이같은 예약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세계시장을 겨냥하며 개방화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의 사고에는 아직도 “내일 일도 모르는데 한달 앞을 어떻게”라는 예측회피의 습성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앞 일을 예측하여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살림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게 된다.
  • 무역흑자 400억弗 꿈만은 아니다/11월 수출 증가 배경

    우리 수출에 햇살이 들기 시작했다.6개월간의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11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11월 수출증가율 1.5%는 최근의 국내외 시장동향을 감안할 때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출전선에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한때 불가능해 보이던 올해 무역흑자 목표 400억달러 달성도 가시권에 들어서 내년도 경기전망을 한층 밝게 하고 있다. ●수출입 동향 11월 수출입동향은 이전과 비교해 몇가지 뚜렷한 차별성을 지닌다.우선 월별 수출액이 지난 8월 97억달러로 바닥을 친 뒤 꾸진히 증가,4월 이후 처음 12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특히 하루평균 수출액이 5억400만달러로 올해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수출에 뒷심이 붙었다는 얘기다. 수입 감소세가 크게 둔화된 점도 고무적이다.올들어 수입은 -30%대의 행진을 계속해 왔으나 11월 들어 -20%대로 올라섰다.특히 지난 2∼3분기 40%대를 달리던 자본재 수입 감소세가 -23%로 줄어들면서 국내 수출기반이 회복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수출증가 요인 수출액 1,2위를 달리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이 각각 6.2%,10% 늘었다.반도체는 D램의 세계시장 가격이 회복된 점이,자동차는 엔화 강세로 대일(對日)경쟁력이 강화된 점이 수출증대 요인이다. 지역별 품목별로 수출목표를 설정하고 각종 수출입금융을 확대해 온 정부의 지원정책과 내년도에 본격화될 신3저 효과를 겨냥,주요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 수출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도 수출증대에 기여했다. ●향후 전망 이제 초미의 관심은 과연 400억달러의 올 무역흑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에 쏠린다.산업자원부는 지난달 중순만 해도 최대 390억달러를 예상했다.그러나 11월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흑자목표에 41억달러로 근접하자 자신있다는 분위기다.해마다 12월 수출액이 가장 많은데다 국내외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이다.
  • 덜써서 생긴 무역흑자/陳璟鎬(경제 프리즘)

    40년만의 수출 감소와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IMF(국제통화기금)체제 1년이 우리 무역에 드리운 이 짙은 명암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10월 말 기준으로 올해 우리 무역은 ‘수출액 1,085억달러에 319억달러 흑자’라는 성적표를 기록 중이다.지난해보다 수출은 3%가 줄었고,무역흑자는 사상 최대다.이대로 가면 연말까지 수출은 2% 감소,흑자는 400억달러 가까이 이를 전망이다. 수출이 줄었는데 무역흑자가 이처럼 커진 까닭은 물론 수입 감소에 있다. 올해 우리 수입규모는 IMF체제 직전인 지난해 9월이후 13개월째 30%선의 감소세를 이어왔다.덜 벌었지만 보다 덜 써서 생긴 흑자인 셈이다. 연말이 가까와 오면서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 안에선 그동안 눈만 뜨고 입만 열면 외쳐대던 ‘수출’이란 단어가 슬그머니 사라지는 양상이다.대신 ‘무역수지’‘400억’ 등의 구호가 잦아졌다.지난 19일 산자부에 마련된 수출입종합상황실도 ‘400억달러 흑자 달성’이 설치 목적이다. 외환 보유액 30억달러에서 맞이한 IMF체제 첫해에 400억달러 흑자는 틀림없는 경사다.실직과 소득감소로 시름에 잠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그러나 40년만의 수출감소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내년도 우리 수출은 세계시장 침체와 통상마찰 확대 등으로 더욱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대신 수입은 올해 빗장을 건 반동으로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무역흑자 규모도 자연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눈 앞의 흑자도 중요하지만 더 들여오고 더 내다파는 확대균형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 한국 영화 이제 세계로 뜬다/100% 외국어 대사로 진행

    ◎‘가족 시네마’ ‘투 타이어드 투 다이’ 해외배급 겨냥 제작/한국·외국 유명배우 캐스팅/신선한 기획… 각국서 호평 “어,이거 진짜 한국영화 맞아?” 28일 개봉하는 ‘가족시네마’와 ‘투 타이어드 투 다이’는 관객이 한번쯤 이런 의구심을 가질 만한 영화다. 감독,제작자,투자자가 모두 한국인이라는 점에선 분명 한국영화지만,영화 자체로만 보면 국적을 가늠하기 힘들다. 100% 외국어 대사로 진행돼 자막에 의존해야 하고 거의 전부 외국배우가 출연하기 때문. 전세계 배급을 염두에 두고 기획된 이같은 영화는 국내 관객에게는 다소 생경하겠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한국영화의 새로운 시도가 먹혀드는 것이다. 박철수 감독의 ‘가족시네마’는 정부의 일본문화개방 발표가 없었다면 연내 개봉이 어려웠을 작품. 재일교포 작가 유미리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유씨의 친동생 유애리,작가 양석일,이사야마 히로꼬,마츠다 이치호 등이 출연했다. 국내 첫 상영되는 일본어 영화라는 이유로 주목받지만 정작 박감독은 “일본어,일본배우가 출연한다는 것보다 한국자본과 한국감독이 만든 영화라는걸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시류에 영합하는 발빠른 영화가 아니라 일본시장을 개척할 한국영화의 대안으로 보아달라는 주문이다. 그는 “일본은 정말 욕심낼 만한 시장이며 모든 일본인에게 꼭 내 영화를 보게 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소니,닛카츠 등 일본 메이저배급사 4곳과 40만달러선에서 판권 얘기가 오가고,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도 지난주 개인시사후 관심을 표명해 해외시장 전망이 밝다. 진원석 감독의‘투 타이어드 투 다이(Too Tired To Die)’는 국내 개봉에 앞서 해외 판권만으로 130만달러의 순제작비를 모두 회수해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큰 시장을 제외한 판권 판매임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 특히 지난 8월 일본에서는 한 극장에서만 개봉하고도 첫주에 1,000만엔의 수익을 올렸으며,이에 힘입어 내년 1월까지 35군데로 개봉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30만달러의 판권비외에 총수익이 이 액수를 넘을경우 이익을 절반씩 나눠갖는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 ‘투 타이어드 투 다이’는 무엇보다 화려한 캐스팅이 눈길을 끈다. 뉴욕에 거주하는 진감독은 데뷔작에서 김혜수와 홍콩배우 금성무,미국의 미라 소르비노 등 세 나라 스타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저력을 발휘했다. “종래의 감독들처럼 국적과 정체성을 동일시하는 영화를 만드는 풍토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것이 여러나라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다. 신선한 기획과 한발 앞선 제작방식으로 해외진출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두편의 한국영화가 과연 국내에서 어떤 대접을 받을런지 기대된다.
  • 저가형 PC로 불황 뚫는다/가격은 최저 성능은 최고

    ◎값싼 셀러론칩 장착… 소비자 공략/펜티엄Ⅱ보다 50만원이상 싸/보급형 PC시장 50% 석권 목표 ‘가격은 최저로,성능은 최고로!’ 국내 컴퓨터 제조업계에 저가 PC경쟁이 한창이다. 90년대 이후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던 PC판매량이 올들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자 국내 제조업체들이 100만원 안팎의 저가형 PC들을 대거 출시,불황극복을 꾀하고 있는 것. 초저가 PC열풍은 세계적인 추세. 메모리를 비롯한 주요부품의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다 미국 인텔과 AMD 등 주요 중앙처리장치(CPU) 제조사들이 제품가격을 30∼40% 내리는 것과 함께 인텔 셀러론 등 가격대가 낮은 핵심부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저가형PC들은 펜티엄Ⅱ 칩 대신에 인텔의 셀러론 칩을 장착하거나 인텔사제품보다 가격대가 낮은 AMD,Cyrix사의 CPU를 탑재한 것. 이들 제품은 펜티엄Ⅱ에 비해 속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체별로 올 하반기 중 기존 보급형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를 목표로 할 정도.삼성전자는 셀러론칩을 장착한 매직스테이션 ‘M4500’ 제품군(群)으로 저가시장을 공략 중이다. ‘M4500’은 자동복구,전화·인터넷통신 등의 고급기능을 갖춰 사용만족도를 높이면서 가격은 180만원대로 기존 펜티엄Ⅱ보다 50만원 이상 낮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마더보드에 마이크로ATX보드를 채용한 제품을 선보인 대우통신은 기존 코러스CT6440시리즈를 대체할 ‘코러스CT6470’시리즈를 출시하고 저가 PC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이 모델은 셀러론 300A CPU를 장착한 이모델은 32MB 하드디스크,32배속 CD롬드라이브,64폴리사운드카드,56K 모뎀등을 갖췄다. 소비자가는 175만원. LG­IBM의 경우 상황에 따라 저가의 기획상품 출시를 통해 시장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에 따라 셀러론 CPU를 채용한 99년형 ‘멀티넷 800’시리즈와 가을기획상품 ‘A5923N4SQ’을 출시했다. 특히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PC의 환경을 제공하는 가을맞이 기획상품은 대기업 제품치고는 획기적이라 할 수 있는 가격(114만원)에 출시됐다. 중소업체인 현주컴퓨터는 초저가형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매출이 지난해보다 25%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주컴퓨터의 전략형 상품은 셀러론 CPU를 장착한 77만원짜리 초저가형 ‘8B1030’과 펜티엄Ⅱ칩을 채용한 97만원짜리 ‘8B1031’이다. 그런가하면 삼보컴퓨터는 499달러의 초저가 멀티미디어PC ‘e머신’을 개발,세계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본 사양 및 성능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뛰어나다. 국내에는 연말쯤 컴마을브랜드로 출시될 계획이다.
  • 세계시장 지각변동 조짐/美­디즈니에 신예 드림웍스 도전장

    ◎日­성인층 겨냥한 신조류 열풍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양분하고 있다. 미국이 주로 극장용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TV시리즈물에 강하다. 수십년간 굳건한 위치를 지켜온 월트디즈니가 새로운 도전자를 맞고,일본에는 신애니메이션 조류가 형성되는 등 세계 애니메이션계가 지각변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디즈니는 요즘 70년 역사중 가장 위협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미키마우스’에서 ‘토이스토리’까지 흔들림없는 아성을 자랑해온 ‘골리앗’디즈니에 도전장을 낸 ‘다윗’은 드림웍스. 7,000만달러를 투자해 만든 ‘개미’는 미국에서만 1억달러,전세계적으로는 2억달러가량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역대 애니메이션중 최대흥행작인 디즈니의 ‘라이온 킹’이 3억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공을 거둔 셈이다. 12월중순 디즈니의 ‘벅스라이프’와 드림웍스의 ‘이집트왕자’가 격돌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50년대 중반부터 애니메이션산업에 눈을 돌려 수많은 TV시리즈물을 히트시킨 일본은 90년대 후반들어 신애니메이션열풍에 휩싸여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과 ‘모노노께 히메’로 대표되는 이같은 신조류는 수많은 수수께끼와 복잡다단한 캐릭터,섬세한 심리묘사로 어린이보다는 성인층을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96년 ‘공각기동대’가 비디오 판매분야 전미 1위를 획득하면서 ‘아키라’이후 해외 진출의 새로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도 고조돼 ‘스팀보이’‘청의 6호’등이 제작되고 있다.
  • 산자부 내년 실물경제 전망/중반께 생산·수출·내수 동반 회복세

    ◎밖으론… 新3低·대외신인도 회복 맞물려/안으론… 구조조정 마무리·외환시장 안정 정부가 내년도 실물경제에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하고 나섰다. 산업자원부는 17일 업종별 실물경제동향 분석을 통해 주요 업종 대부분의 경기가 내년 들어 회복될 것으로 점쳤다. 이같은 전망은 각 업종별 단체와 기업들의 전망을 종합 분석한 것으로,일부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비관론과 배치돼 주목된다. ◆경기저점은 언제인가=산업자원부는 빠르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우리 실물경제가 바닥을 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중반부터는 대부분의 업종에 걸쳐 생산·내수·수출 등 실물경제의 3대 축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리라는 분석이다. 산자부는 우선 대외적으로 저(低)달러,저금리,저유가의 신(新)3저의 도래와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 회복을 그 요인으로 꼽았다. 대내적으로는 기업의 구조조정 작업이 연내에 매듭돼 경영안정을 꾀할 수 있는데다 외환·금리시장이 안정세에 접어든 점을 지목했다. ◆업종별 전망=우리 수출의 핵심업종인 자동차와 반도체의 회복세가주목된다. 자동차는 신3저 효과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생산과 수출 모두 큰폭의 신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생산은 올해보다 16.7%가 증가한 245만대,수출은 11.1%가 증가한 150만대에 이르리라는 전망이다. 반도체도 세계시장의 공급물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지난 6월부터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10%정도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기계류와 철강 조선 등의 산업기상도도 ‘맑음’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됐다. 기계류는 자동차와 반도체등 전방(前方)산업의 수출 호조로 내수가 5.5% 증가하고,수출 역시 아시아시장의 점진적 회복으로 1.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극심한 내수침체로 사상 처음 생산감소를 기록한 철강 역시 내년에는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생산과 내수 모두 증가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수출은 주요 수입국과의 통상마찰,주요 경쟁국의 저가수출공세 등에 부닥쳐 4.8% 감소하리라는 분석이다.
  • 총론(문화산업을 키우자:1)

    ◎21세기 지배 할 최고의 부가가치산업/‘쥬라기공원’ 흥행수입 8억5천만달러/자동차 150만대 수출대금과 같은 액수/영국 문화산업 GDP 8∼16% 차지/외화 벌고 고용문제 해결 ‘일석이조’ ‘21세기의 문화산업 대국’ 우리의 목표는 이것이다. 지금껏 국가의 틀을 짜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면 제2건국의 시대와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문화성국(盛國)건설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문화전쟁의 시대가 다가오기 때문만은 아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환경친화적인 문화산업이야 말로 21세기 정보시대에 걸맞는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우리 문화산업의 현주소와 과제를 시리즈로 엮어본다. 연초 상영된 영국영화 폴 몬티. 300만달러의 제작비로 전세계에서 2억4,000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수년전 미국영화 쥬라기 공원. 8억5,0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150만대를 수출한 대금과 같은 액수이다. 7,500만달러를 투입한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는 15억달러를 벌어들였다. 문화산업의 ‘파괴력’은 이처럼 엄청나다. 산업시대에는철강과 기계가 선진국 여부를 갈랐지만 이제 기준이 문화와 문화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문화는 이미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자리를 잡았다. 영화 음반게임 등이 국내총생산(GDP)의 8∼16%를 차지하고 있다. 이 산업에서 수백만명이 일하고 있다. 외화도 벌고 국내 고용문제도 해결하니 ‘꿩먹고 알먹는’격이다. 프랑스는 영화 패션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루 헤어리기 어려울 정도이다. 미국은 산업순위에서 영화 등 문화산업이 기계공업 부문을 누르고 제1의 산업이 된지 오래다. 반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예산규모를 통해 정부의 우선 순위를 보자. 97년 문화관련 예산 점유율은 정부예산총액의 0.91%에 그쳤다. 문화산업 부문은 더욱 초라하다. 문화관광부 예산 6,351억원 중 2.0%인 132억에 그친다. 현장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영화의 경우 허리우드 영화산업계가 영화 1편에 투입하는 제작비는 평균 179억원이다. 우리나라는 편당 10억∼15억원이다.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96년 서울 개봉관에서 관람객 1∼5위는 미국영화가 차지했다. ‘메이드 인 USA’가 국내 시장을 싹쓸이한 것이다. 우리 문화산업의 취약성은 수출입 현황을 보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제작된 59편의 영화 가운데 37편이 수출된 반면 수입 외국영화는 431편이었다. 음반의 경우 외국에 지불한 로열티가 94년 149억원이었으나 96년에는 20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비디오는 96년 84억원 수출에 387억원 수입을 기록,심각한 역조현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화산업계가 주어진 환경을 탓하면서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력양성과 기술축적을 통해 잠재력을 키우고 있다. 가능성이 이미 엿보이고 있다. 음반의 경우 수출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94년 76억원이던 것이 96년에는 85억원으로 늘었다. 3년전 첫선을 보인 애니메이션 ‘둘리나라’의 경우 최근 독일에 25만달러에 팔렸다. ‘예수’도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방송된다. 문화산업계가 이같이 ‘씨앗’을 심기 시작하는 것과 함께 정부도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문화관광부는 그동안 중점 육성 대상으로 선정한 애니메이션,게임,패션에 캐릭터와 공예산업을 추가해 문화 5대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중이다. 업체에 시드머니를 저리 융자하거나 관련 연구소를 설립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문화산업이 국가 전략산업으로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이같은 하드웨어의 구축과 함께 시스팀의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辛基南 의원(국민회의)에 따르면 예술의전당 대관료(1회 공연시)는 대극장인 콘서트홀(2,600석)이 165만원,오페라극장(2,340석) 150만원 등인데 이는 다른 사설공연장에 비해서도 비싼 값이다. 辛의원은 “정부 유관기관이 사립보다도 대관료를 비싸게 받으면 문화예술 진흥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문화관광부 문화산업총괄과 吳龍雲 서기관은 “문화산업이 꽃피우려면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외국상품 수입에만 급급하다”면서 “대기업이 사후 책임추궁을 걱정해 모험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문화진흥 金俊默이사는 “뛰어난 작가와 제작자가 중요하다”면서 “음악,미술 등 전문가들이 학교나 마을에서 어린이들에게 질높은 문화를 가르치고 대기업이 사업에 참여하면 늦어도 10년안에 문화산업대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화의 세기인 21세기. 이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미국의 허리우드영화나 일본의 게임처럼 우리나라의 대표주자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사업자,교수 예술인 등 전문가가 모두 함께 모여 머리를 짜내야 할 때이다. ◎담당국장 인터뷰/“창작자 창의성 충분히 발휘토록/선진국 수준 작업여건 조성할것”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의지는 확고합니다” 吳志哲 문화관광부 문화산업국장은 “국민의 정부 들어 문화산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장보다 문화산업시설 유치에 더욱 열을 올리는 것이 그 증거”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부산은 제2영화종합촬영소의 건설을 추진 중이며 부천 춘천 등은 영상지원센터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吳국장은 또 “金大中 대통령은 선진국 수준의 작업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에 맞춰 문화산업 지원을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껏 마당이 마련되지 않은 탓에 창작자들이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한 측면이 많다”면서 “당장은 베끼는 수준일지라도 10년만 지나면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문화산업은 각 분야가 서로 연결돼 있어 어느 한 분야가 시장성을 가지면 다른 분야에까지 파급효과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吳국장은 “문화산업은 문화 산업 과학기술의 수준의 총화”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무엇보다 뛰어난 창작자가 나와야 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부의 지원은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정책/佛,영화산업 육성에 연 4,400억 투자/伊,패션산업 간접지원 경쟁력 높여/美·日,정부차원 지원 거의 없어 문화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외국의 정책은 어떤게 있을까. 미국과 일본의 경우 별다른 정책이 없다는 점이 특색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반대로 영화 패션 등의 육성정책을 갖고 있다. 문화산업 선진국들이 정책의 유무로 서로 갈라져 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우선 미국을 보면 자국영화가 세계시장의 80∼90%를 점유하고 있슴에도 마땅히 정책이라고 할 만한게 없다. 일본도 역시 별다른 정책이 없다. 대신 개별 창작자들이 자신의 분야에 최대한의 투자를 한다. 반면 프랑스는 국가적으로 영화를 육성한다.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가 그 것. 지난 45년 문화부 직속으로 설립된 CNC는 요즘 미국의 공략에 무너지고 있는 프랑스영화시장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간 4,400억원을 투입해 영화사를 지원하는 ATR제도를 운영한다. 이탈리아는 패션업계를 간접 지원한다. 이탈리아는 이를 통해 자국 패 션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영국 캐나다 등도 여러가지 진흥정책을 활용한다.
  • 유방확장제 개발/美 다우코닝 파산 직면/32억달러 피해보상키로

    아무리 돈많은 기업이라도 불량품을 만들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점을 따끔하게 일러주는 사례가 나왔다. 미국 다우코닝사는 9일 회사의 실리콘 겔 제품으로 유방확장 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을 일으킨 여성 17만명에게 32억달러를 손해배상하기 위해 법원에 파산 재조정(파산금지처분 해소) 신청을 냈다. 이로써 다우코닝사는 손해배상을 하다 최악의 경우 파산할 수도 있는 처지가 됐다. 미국 최대 화학기업 다우 케미컬과 코닝이 5대5 지분 합작으로 세운 다우코닝은 64년 신소재 실리콘 겔을 개발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승승장구해온 벤처회사. 특히 실리콘 겔을 유방확장제로 사용한 아이디어가 선풍적 인기를 끌어 미국에서만 확장시술을 받은 여성이 100만명에 달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부작용을 호소하는 시술자들이 앞다퉈 쏟아져나온 것. 이들은 실리콘 주머니가 미끄러지거나 터지는 바람에 피해막심한 것은 물론 루푸스 등 세균감염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아우성쳤다. 실리콘 겔 제거수술 희망자는 5,000달러,실리콘 주머니 파열자에게는 2만달러가 추가된다.
  • 공정위 정책혼선 구조조정 ‘발목’

    ◎타 업종간 채무맞교환 위원장·실무진 이견 여전/재경부·금감위 등 관련 부처와도 사사건건 충돌 재벌정책의 주무 부서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정책혼선 및 무(無)대책이 구조조정 와중에서 가뜩이나 갈 길이 바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재경부,금감위 등 관련 경제부처와도 사사건건 이견을 노출,경제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공정위의 대표적인 정책혼선 사례는 5대 그룹의 다른 업종간 상호 빚보증의 맞교환문제.田允喆 위원장과 실무진과의 이견으로 열흘 가까이 갈팡지팡,기업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게 했다. 지난 달 22일 정·재계간담회에 참석한 田 위원장이 빚보증 맞교환을 李憲宰 금감위원장와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실무진은 “현행 공정거래법은 30대 그룹의 신규채무보증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공정거래법을 고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경부와 금감위,재계의 혼선이 계속된 끝에 가까스로 맞교환을 허용키로 방침이 정해진 뒤에도 실무진들은 “원론적 측면에서 채무보증 맞교환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정책 결정론자가 허용가능한 것으로 최종 판단을 내린 만큼 이에 합당한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장이 실무진과의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독단적으로 중요 정책사안을 결정한 데 따른 심각한 휴유증이다. 빅딜(사업교환)에 대한 역외적용 가능성 여부도 정책결정 과정에서 혼선이 가중됐다. 田 위원장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미국 공정거래법의 역외적용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답변했다.또 빅딜과 관련 외국 경쟁당국이 자료를 요청해 온 사례가 있었느냐는 질의에 “현재까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나 법무부로 부터 공식적인 자료요청이나 문의가 없었고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공정위 내부에서는 역외적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한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빅딜이 성사되면 국내업체가 세계시장의 1,2위를 차지하게 된다”면서 “역외적용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빅딜에대한 세부사항을 문의해 온 적이 있다는 사실이 공정위 내부에서 새 나오기도 했다.
  • 13개 기업대표 청와대만찬 대화록

    ◎DJ “재벌 무의미… 수익기업이 최고”/金相廈 삼양사 회장­구조조정 지속… 신제품 개발에 혼신/兪忠植 동아제약 사장­자금력 열악… 연구개발비 정부지원을 金大中 대통령이 29일 구조조정을 과감히 추진한 기업대표 13명을 초청,청와대에서 만찬을 함께 한 것은 이들에 대한 격려이자,구조조정 노력이 지지부진한 5대그룹을 겨냥한 압박으로 볼 수 있다. 金대통령은 13개 기업대표 전원의 의견을 들었다. ▲金대통령=기업개혁이 잘되어야 합니다. 경쟁력있는 기업으로서 세계시장에서 이기지 못하면 금융개혁은 의미가 없습니다. 여러분 같은 기업인이 있다는 게 우리의 희망이고,잘될 수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정부는 돈벌이를 잘하는 기업은 지지하고 그렇지않는 기업은 지지하지 않습니다. 돈을 못벌면서 양만 늘려 몇대 재벌이라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기업이 모든 자구 노력을 다해 돈버는 기업이 되어달라는 것이 정부의 부탁입니다. 또 수출을 많이 해 외화를 벌어달라는 게 부탁입니다. 여러분들은 우리 국가경제를 다시 세우고 일류국가를 만드는 선봉,나라의 기둥이라고 생각하고 일해주십시오. 정치인에 대해선 반드시 합법적인 범위내에서 정치자금을 주고 여야 공정히 주도록 하십시오. 정부의 최고 관심사는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는 것입니다. 부정부패가 있는 한 경제개혁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金相廈 삼양사 회장=5년에서 10년동안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을 계속해야 투명하고 건강한 기업풍토가 생기지않나 생각합니다. 다들 어렵겠지만 조금 여유가 생기면 신제품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朴容旿 두산회장=구조조정을 끝내고 나니 너무 빨리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이 있습니다. 기업을 정리하면서 눈물나는 적이 많았습니다. ▲趙東晩 한솔부회장=벨카나다를 유치하고 나니 직원들이 아침 저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등 큰 자극이 되고 있습니다. ▲金昇淵 한화회장=한화기계와 한화에너지는 승계를 받은 것이어서 고통스러웠습니다. ▲金鍾成 로케트전기회장=로케트 상품권 매각자금으로 초기 자본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휴대전화기용 전지개발에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高斗模 대상회장=라이신을 팔고나서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첨단기술 분야를 외국에 팔았다고 비판도 많이 받았습니다. 정부 출범초기에 중요한 기업이라도 팔아서 부채비율을 낮추라는 대통령의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孫京植 제일제당회장=주식매각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줄여 이자율을 낮췄습니다. ▲兪忠植 동아제약사장=요즈음은 은행에서 돈을 가져다 쓰라고 합니다. 제약회사는 규모가 적고 자금력도 열악하므로 연구개발비에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白正鎬 동성화학회장=많은 외국회사들이 한국기업을 매수하면서 거저 먹으려고 합니다. ▲金善鎭 유한양행사장=이미 개발한 신약의 부작용 조사 등 거의 완성단계에 있습니다. ▲金弘國 하림사장=농업도 기업화를 해야 경쟁력이 있습니다. 제대로된 농촌기업이 한 지역을 살릴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참석 기업대표는 다음과 같다. ▲한화 金昇淵 회장 ▲두산 朴容旿 회장 ▲한솔 趙東晩 부회장 ▲삼양 金相廈 회장 ▲대상 高斗模회 장 ▲동양화학 李秀永 회장 ▲제일제당孫京植 회장 ▲태평양 徐成煥 회장 ▲동아제약 兪忠植 사장 ▲동성화학 白正鎬 회장 ▲로켓트전지 金鍾成 회장 ▲유한양행 金善鎭 회장 ▲하림 金弘國 회장.
  • 클렙토크라시(張潤煥 칼럼)

    세계은행(IBRD)은 한국 태국 인도네시아등 국제통화기금(IMF) 관리를 받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의 삶의 질이 20년 전으로 후퇴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유엔이나 그 산하 기구들은 뭔가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세계은행의 이번 보고서는 사실 하나마나한 보고서다.8∼10%에 이르는 실직자들이 거리에 넘치는 마당에 삶의 질을 따지는 것은 너무나도 한가로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독일 나우만재단이 후원한 ‘아시아 자유·민주주의자 회의’가 지난 16일 방콕에서에 열렸다.한국 대만 홍콩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자유·민주당 지도자들이 참석한 이 모임의 주제는 ‘아시아의 위기와 정치적 대응’.아시아에 몰아닥친 경제위기를 정치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강요받는 세계화 사흘동안 계속된 이 회의에서는 ‘신자유주의’‘투기자본’‘거품경제’‘부정부패’‘정경유착’‘정치개혁’‘개방’‘투명성’‘시장경제’‘경제발전’‘민주주의’등우리가 눈만 뜨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고 있는 용어들이 주조를 이루었다.한마디로 말해서 우리가 겪고 있는 곤경은 동아시아의 모든 나라들도 공통적으로 겪고 있었다.아시아의 경제위기를 불러온 원인으로는 세계시장화,선진국(미국)기준의 일방적 강요,국제투기자본의 횡포등 외적 요인과 정치권·관료사회·경제계의 부패구조,저수준의 민주발전,거품경제,세계화에 대한 적응미숙등 내적 요인이 지적되었다.외적 요인의 극복과 관련해서는 별 뾰족한 대안이 나오지 않았다.어차피 전지구적 차원의 세계화가 강요되고 있는 마당이고,글로벌화된 환경속에 일종의 세계적 기준이 생성되고 있다.물론 이 기준은 서방 기준이다.동아시아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채 선진국들의 공통기준에 자신을 맞춰갈 수밖에 없다.세계화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면 이에 적극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패가 경제위기 불러 방콕회의는 경제위기를 불러온 내부 요인과 그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부분에서 열기가 높았다.각국 대표들은 자국의 상황을 분석하면서 하나같이 거품과 부패,특히 정경유착을 강조했다.한 발제자는 정경유착을 ‘클렙토크라시(kleptocracy)’로 표현했다.도둑이라는 뜻의 klepto와 지배 또는 통치라는 뜻의 cracy를 합성한 신조어(新造語)다.‘도둑의 지배’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정치인과 관료,경제인들이 도둑패거리가 되어 나라를 거덜내고 경제위기를 불러왔다는 말이다.참석자들은 내부적 요인의 극복방안으로 부패의 척결을 강조했는데,그 첫걸음이 바로 정치개혁이었다.고비용의 정치체제로는 부패의 고리를 끊을 수 없고 정치가 개혁되지 않고는 경제회복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특히 경제회복과 관련해서 민주화가 강조되었다.민주화가 경제발전에 방해가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며,민주화 없이는 경제회복도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경제회복과 민주화와 관련해서 金大中 대통령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발전의 동시 추구’정책이 자연스럽게 거론됐는데,참석자 대부분이 金대통령의 정책을 높이 평가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강요되는 세계화와 경제위기 속에 고통을 감내하며 부패척결을 위한 정치제도 개혁에 몸부림치고 있다.‘고통 없이 소득 없다’(no pain,no gain)는 필리핀 속담이 실감나는 현장이었다.
  • 손안에 든 수출好機 멀거니 바라만 본다(新 3低를 활용하자:Ⅰ)

    ◎“돈줄 꽁꽁 막혀 수출상품 못만든다” 업계 하소연/뾰족한 대책 없으면 뭉툭한 대책이라도 서둘러 마련해야 저(低)달러,저금리,저유가의 ‘신(新)3저’­. 40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성장이 점쳐지는 우리 수출에 더없이 좋은 호기(好機)다. 그러나 지금 이 신3저 효과는 온데 간데 찾을 수가 없다. 수출은 10월 들어서도 거침없이 추락하고 있고,내수도 침체에서 헤어날 줄 모른다. 기회가 왔지만 이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3저 속에 잠자는 수출=뜻하지 않은 신3저 상황을 맞았지만 수출은 전혀 회복 기미가 없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수출은 이달 들어 더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소한 지난해 실적인 1,362억달러를 달성하겠다던 정부 목표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비관론이 지배적이다. 물론 신3저 효과가 가시화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긴 하다. 그러나 정책적 뒷받침이 일절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부의 무대책=신3저 상황이 한달 가까이 돼가고 있지만 정부는 신3저 효과를 극대화할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수출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 조차 이와 관련한 회의를 단 한차례 갖지 않았다. “뽀족한 대책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며 “개별 기업의 애로를 해결해주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대책”이라고만 얘기한다. 개별 기업에 대한 애로 해소 역시 활동이 지지부진하다. 지난달초 金大中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산자부를 방문한 뒤에서야 정부는 재경부와 산자부,금감위,무역협회 등 합동으로 ‘수출비상대책반’을 구성했다. 그러나 당초 매주 한차례씩 갖기로 한 이 회의는 이달 말까지 세차례 열린데 불과하다.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들고 오지 않는다”는 게 대책반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에 대한 수출업계의 불신이 그만큼 깊다는 방증이다. 회의가 열려도 재경부와 산자부가 관치금융 시비로 티격태격하기가 일쑤다. 산자부는 유망 업체에 대한 대출을 적극 주장하고 있지만 재경부는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알선은 관치금융을 없애려는 방침에 어긋난다며 소극적이다. 은행 창구에 대한 대출실태 점검도 소홀하다. 지난 8월20일 수출입금융 활성화대책 발표 이후 대책반이 대출실태 점검에 나선 것은 단 두차례에 불과하다. ■신3저 효과=한국무역협회는 신3저가 4·4분기 우리 경제에 33억달러의 경상수지 개선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분석한다. 유가 등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수입액이 29억달러 줄고,금리 인하로 외채이자가 4억달러 정도 감소하리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엔고(円高)에 따른 반사효과(44억달러)로 78억달러 정도 이익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80년대 중반의 ‘구(舊)3저’에 비하면 그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당시보다 세계 경기가 좋지 않고 우리의 가격경쟁력도 후발개도국의 추격으로 많이 잠식된 상황이다. 금리 인하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평균 5% 정도 가산금리를 적용받고 있어 효과가 적다. 그러나 이런 제한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신3저는 올해 우리 수출에 마지막 기회라는 데 이견이 없다. ■대책이 없나=워낙 세계시장이 침체돼 있어 우리만 신3저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는 데 정부뿐 아니라학계나 업계도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현장 일각에선 신3저 체제를 맞아 “팔 곳은 있는데 팔 물건이 없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자금난 때문에 수출 물량을 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 溫基云 산업동향분석실장은 “비상 상황인 만큼 사후조사 형태인 은행 대출실태 점검 대신 은행에 대출계획서를 제출토록 해 좀더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유도하는 강도 높은 처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텐트제조회사 진웅(경쟁력으로 승부 건다:3)

    ◎끝없는 연구개발… 텐트 수출 세계 1위/아이디어 상품화­전문가·고객 연계 개발.계획된 시간내 제품화.고유모델 2,000개 보유/글로벌 경영­생산여건 꼼꼼히 따져 해외 곳곳에 공장 세워.세계시장 35%나 석권 지난 4월 미국의 경영잡지 ‘Inc.’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대표적 기업으로 한국의 텐트회사 진웅을 소개했다.2,000개가 넘는 텐트 모델을 보유하고 있지만 제품개발 과정에서 ‘새 피’를 수혈하는데 적극적이라는 것이다.두 개의 텐트를 하나의 터널로 연결한 커넥션 텐트나 활동성을 강화시킨 슬리핑백을 개발해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는 외부 전문가나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얻는다.아이디어를 제품화하는 과정도 특이하다.PD(Product Development) 시스템이라고 부르는 독특한 캘린더를 사용하여 계획된 시간내에 반드시 신상품을 만들어낸다. 텐트회사 진웅(대표 李胤宰·50)은 지난 79년 창립 이래 수출에 주력,현재 세계 텐트시장의 35%를 차지하며 ‘세계 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지난해 2,055억원의 매출액중 수출 비중은 99%. 이 회사가 10여년 전부터 시작한 ‘세계 어느 곳에서든지 가장 유리한 곳에서 생산하여 세계시장에 공급한다’는 글로벌 경영운동은 IMF시대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같은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해외에 생산기지와 마케팅 기지를 운영한다.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시설투자비용 등 생산여건이 유리한 도미니카,중국, 스리랑카에 현지공장을 세웠다.미국,홍콩,일본에 세운 마케팅 기지에서는 시장조사와 정보수집을 통해 경쟁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텐트분야에서 얻어진 세계 최고의 노하우는 가방부문으로 옮겨져 2010년까지 세계최대 여행용 가방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93년 첫선을 보인 ‘Rome’,‘Echobay’ 등은 올해 7,500만달러의 매출을 장담한다. 93년 미국 포천지의 아시아 10대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李회장은 “고객과의 약속은 하늘이 무너져도 지키는 게 창업 14년만에 세계 1등에 오른 비결인 것 같다”고 말하며 수출 초기의 일화를 소개했다. 83년 막대한 오더를 수주하고 난 뒤 원자재인 나일론의 값이 갑절이나 뛰어 거래약속을 지키려면 수백만달러의 적자가 예상됐다.손해를 감수하고 제때에 제품을 공급했지만 부도위기에 몰렸다.진웅의 신용을 확인한 바이어는 더 큰 물량을 주문하고 이번엔 거꾸로 원자재값이 폭락,한숨을 돌렸다. 李회장은 “우리도 선진국처럼 세계 1,2등을 할수 있는 품목을 집중 육성, 경쟁력있는 수출업체의 기를 살리면 조만간 IMF체제를 벗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 金 대통령 訪日 성과를 보고/池明觀(기고)

    ◎한·일 관계 새로운 전기 마련 金大中 대통령의 3박4일간 방일 일정이 끝났다.대일 관계에 있어서는 언제나 그런 것처럼 이번 방일에 있어서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나 과거 청산에 대한 의지가 아직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해야 할지 모른다.그것은 일본의 지배가 우리에게 남긴 상처가 그렇게도 크고 그것을 위해 일본이 해야 할 일이 국제적인 관례에 따라 본다고 해도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게다가 그러한 사실을 부인하는 발언이 일본의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되풀이돼 우리의 분노를 사곤 했다.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해보면 이러한 문제도 시간과 더불어 많은 진전을 보여 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해방후 20년이란 세월이 흘러서야 타결됐던 1965년의 한·일협정 때만 해도 그들은 식민지 지배를 뉘우친다는 말에는 매우 인색해서 이 협정에는 그런 어구를 삽입하려고 하지 않았다.그러나 33년이 지나서 이번에는 식민지 지배로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데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하고 이것을 문서화하기에 이르렀다. ○풀뿌리까지 교류·협력 확대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 65년의 한·일협정에 대한 수정의 뜻을 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그렇다면 이런 정신에 서서 일본정부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는가를 우리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한·일 양국의 정상이나 각료 등이 정기적으로 만나 이번에 서명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있는가를 점검한다는 데는, 과거청산을 위한 일본의 노력을 검토하는 일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고 싶다.거기에다 5개 분야에 걸친 48개항의 선언을 실천에 옮길 행동계획까지 문서로 제시했으니 한·일 관계는 커다란 전기를 마련했다고 해야 하겠다.이렇게 본다면 金대통령의 대일 외교는 그 1단계에 있어서 크게 성공을 거뒀다고 해도 될 것 같다.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일관계를 설정하고 그 실현여부를 검토하며 더욱 협력을 증진할 수 있는 기구를 두고 풀뿌리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협력을 크게 확대했다.경제적으로도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저리로 30억달러를 융자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터놓은 것도 물론 큰 성과다. ○19세기적 분립 청산 사실 오늘 아시아의 경제적 위기를 앞에 놓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라볼 때 우리는 깊은 우려를 품지 않을 수 없다.달러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유러화(貨)가 세계시장을 지배하려고 할 때 아시아는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있는가. 유럽은 하나의 경제권,하나의 정치권을 지향하는데 아시아는 19세기적인 분립을 계속하려는 것인가.일본은 19세기에 서구세력이 밀려왔을 때 아시아의 운명에 등을 돌렸을 뿐 아니라 도리어 아시아를 침략하고 그야말로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는데 이번에는 어떤 길을 택하려고 하는 것인가.여기에서 이번 金대통령이 채택한 대일외교란 21세기를 바라보는 중대한 시점에서 ‘한·일 파트너십’을 확립하고 그것을 다져가는 커다란 출발을 재촉한 것이다. 한·일 양국민이 시민적인 교류와 연대를 강화하면서 이 역사에 참여해 협력을 다짐하기도 하고 감시하기도 하는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무엇보다도 성숙한 국민으로서 때로는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차원을 넘어서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商議,‘관련 제도개선’ 보고서/벤처기업 ‘살리기’

    ◎개인투자자 세제 혜택/연구개발 투자 늘리고 주식분산 이익공유를 두인 가산전자 등 국내 유망 벤처기업들이 잇따라 쓰러지면서 벤처기업의 장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대한상의가 조사 발표한 ‘벤처기업의 경영특성 분석’과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벤처기업이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개인투자자 유치=개인투자자들이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세제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즉 개인투자자가 벤처기업에 투자할 때 예상되는 위험부담을 최소화,투자를 유도한다. 일본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세제혜택 등 각종 위험 경감장치를 마련,벤처기업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연구개발비 투자=벤처기업은 기술력이 높아 선진기술을 단시간에 습득,양산체제로 전환하는 등 수입대체 효과는 있으나 아직 기술선도 대열에는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적기 때문이다. 미국 벤처기업은 종업원 1인당 1만 6,000달러(89∼93년 평균)였으나 국내 벤처기업은 5,000달러(96∼97년)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는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것으로 장기적으로 세계시장 선도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식분산=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벤처기업의 대주주 평균 지분률은 5∼6%인데 비해 97년말 현재 국내 벤처기업은 53%를 차지한다. 주식분산을 통한 이익공유로 공동체 의식을 강화해 애사심을 높여야 한다.
  • 엔貨 3일째 초강세/도쿄서 117.20엔 마감

    ◎주가는 146엔 폭락 【도쿄=黃性淇 특파원】 일본 주가와 미 달러화에 대한 엔 가치가 연일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엔 가치는 사흘새 무려 20엔 가까이 올랐다. 9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대 달러당 엔 가치는 뉴욕과 런던 시장에서의 ‘달러 팔아 엔 사기’에 영향을 받아 전날보다 무려 6엔 가까이 높은 116엔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에 앞서 8일 뉴욕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한때 111.58엔까지 치솟았았다가 119.05로 마감하는 등 엔가치는 연일 기록을 경신하며 세계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9일 도쿄 증시는 이틀째 폭락,닛케이 평균주가가 85년 12월 이후 최저치인 1만2,879.97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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