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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배인삼공사 金在烘사장 “내년 2,000억 펀드 조성”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담배인삼공사의 주가를 높이기 위해 내년 1월중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펀드를 조성하겠습니다” 직원 3분의 1을 감축하는 모범적인 구조조정으로 민영화의 기반을 확고히다진 한국담배인삼공사 김재홍(金在烘·60)사장.김 사장은 “무차입 경영에3,000억원대의 흑자를 내고서도 떨어지는 주가를 보면 잠을 못이룬다”고 말했다.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은 민영화 이후에는 이익은 주주한테 갈 수밖에없다.내년에는 4,000억원 이상 이익이 날 것이다. 공사는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할 계획이다.저평가도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공사가 추진해온 민영화의 성과는 2년전 공사 사장을 맡았을 때 임직원이7,800여명이었는데 지금은 5,100명 선이다.32%나 줄였다. 감축비율로는 공기업중 가장 높다.기능을 통폐합하고 간부 정년을 61세에서58세로 낮추었다.엄청난 고통이 따랐지만 정부가 지향하는 것을 100% 달성했다고 자부한다. ●민영화 이후의 공사 위상은 세계 담배시장은 규모의 경제와 마케팅이 좌우한다.또 브랜드 로열티로 시장을 석권하는 대표적인 상품이 담배다.민영화가 되면 다국적기업들과 격렬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88년 외국담배 시판 이후경쟁한 경험이 우리에겐 있다.적어도 국내시장에서 만큼은 90%이상 시장을점유할 자신이 있다. ●남북공동브랜드의 담배 개발계획은 담배의 특성은 생활 속의 벗이요,정서와 관련된 제품이라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이 같은 상표의 담배를 판매하고 소비하는 것은 통일사회로 가는 데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된다고 본다. ●유통업 진출 계획에 대해 한국유통시장에서 외국의 대자본이 잠식하면 중소제조업체는 하청공장이 되고 영세 상점은 살아남지 못한다.이를 막아낼 업체는 담배인삼공사밖에 없다. 전국 16만7,000여개의 담배소매점과 물류센터를 활용한다면 별도의 투자없이도 유통업은 성공할 수 있다. ●국산 담배가 수출도 많이 된다는데 다국적 기업과 비교해 규모는 10분의 1에 못미치니 세계시장에서는 고전할 수 밖에는 없다.직접 경쟁하는 것보다는 틈새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우리 담배도 세계 32개국에 수출된다.수출물량은 수입액의 50%에 이른다. ●새 담배는 담배값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는데 전체 담배 판매액의 52%는 1,100원짜리 ‘디스’다. 고급담배를 내는 것은 외산 담배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지,결코 가격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하루 2갑을 피우는 애연가인 김 사장은 “담배가 해롭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선택은 개인에게 맡겨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손성진기자 sonsj@
  • 국산캐릭터 해외시장 본격 공략

    국산 만화영화 캐릭터 ‘마일로’가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니메이션 제작업체 선우엔터테인먼트(대표 姜漢英)가 자체 제작한 TV애니메이션 시리즈 ‘마일로의 대모험’(총26편)의 주인공 캐릭터인 마일로가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 만화영화는 선우측이 3년간 국내 만화영화사상 최대제작비인 650만달러(26편)를 투입해 만들었다.마일로는 지난 97년 LG동아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에서 대상을 차지한 캐릭터로 개미를 형상화한 것이다. 지난달 6일부터 KBS에서 방송된 이후 각종 사업계약이 활발하게 진행중이다.세계 배급망을 갖고 있는 미국의 프리멘틀사와 TV방송권 배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현재 20여개국 방송사 및 프로그램 배급업체와 배급계약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만화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캐릭터 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현재 두산동아,대진섬유 등 국내 45개 신발·인형·완구·액세서리 업체들과 캐릭터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다.또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계약협상을 진행중이다. 회사측은 만화영화 배급과 캐릭터 사업 등으로 총 1,000만달러의 매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작품은 애초부터 세계시장을 겨냥,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 및 캐릭터 업체들의 자문을 얻는가 하면 미국,캐나다의 우수한 만화작가들이 제작에 참여한 게 특징이다. 이 작품의 총감독을 맡은 강 사장은 “국산 캐릭터로는 ‘아기공룡 둘리’가 외국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정도”라고 소개하고 “세계적으로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포켓몬스터’에 버금가는 캐릭터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환용기자 dragonk@
  • [되돌아 본 ‘99재계] 현대自

    지난 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있었던 자동차 ‘블라인드 테스트(차체와 로고를 가리고 하는 성능실험)’는 당초 현대자동차에게 썩 내키지 않는 일이었다.EF쏘나타가 세계 정상급의 일본 도요타 캠리에 맞서는 것 자체가 아직은 무리라는 생각에 회사 안에서조차 ‘공연한 짓’을 한다는 견해가 적지않았다. 그러나 결과는 뜻밖이었다.실험에 참여한 미국 소비자들의 73%가 EF쏘나타의 손을 들어줘 완승을 거둔 것이다. ?창사 이래 첫‘트리플’ 신기록 99년은 현대차에게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한 해였다.또 기아 회생과 현대정공 자동차부문 통합으로 세계적 수준의 대형업체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다졌다.창사 이래 최대 판매대수·매출액·당기 순이익이라는 ‘트리플 신기록’을 세운 것은 올 3월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새롭게 ‘핸들을 잡은’ 현대자동차에게 청신호였다. 지난 7월 독일의 유력 자동차 전문지 모터 스포트지가 현대차에 낭보를 전했다.세계 27개 차종의 출고 3년미만 차량을 대상으로 결함률을 조사한 결과현대차가 벤츠,BMW 등을 누르고 도요타,스즈키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는 기사였다.향상된 기술력은 수출에도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이젠 기술력으로 승부 지난 해 미국시장에선 9만대 수준에 그쳤던 판매대수가 올해는 두배인 18만대에 이를 전망이다.주목할 것은 EF쏘나타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중형차가 수출신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80년대 미국시장에서 싼맛에 잘 나갔던 포니,엑셀 등의 소형차 붐과는 다른 양상이다. 이충구(李忠九)연구개발본부장은 “올 한해 총매출의 7%에 달하는 1조원을연구개발비로 투자했으며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기아 회생은 현대가 세계적 업체로 발돋움하는 초석으로 여겨진다.현대가자체 개발한 경차 비스토,미니밴 카스타를 기아에 넘기는 등 지원을 아끼지않은 덕이 컸다.연구개발센터와 일부 물류,정비부문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기아와의 ‘화학적 결합’ 성공 현대가 최근 최근 기아와 별도 조직으로운영되던 상품기획,정비부품,자재,생산기술,마케팅 등 5개 부문을 통합,총괄본부 체제를 출범시킨 것은 기아와의 ‘화학적 결합’을 이룬 조치였다.부품조달,연구개발에서 엄청난 비용절감 효과가 기대되는 플랫폼 공용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부터 EF쏘나타 플랫폼이 기아 크레도스 후속차량에 들어간다.아직 별도 법인을 유지하고 있으나 현재 현대와 기아의 생산능력을 합치면 연 288만대로 세계 ‘톱10’안에 든다. 연초 현대차가 올해 매출목표를 10조8,000억원,판매목표 108만대로 잡았을때 회사 안팎에서 ‘대외용’이라는 체恬? 받았다.그러나 현대차는 이같은예상을 보기좋게 뒤엎었다.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 추진 올해 매출액 14조원,판매대수 140만대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이는 예상 당기순이익 4,200억원과 함께 모두 창사이후 최고 기록이다.‘트라제 XG’의 경우 미니밴 바람을 타고 출시 첫날인 지난 10월 18일 1만5,342대가 예약돼 하루 계약건수로는 국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계안(李啓安) 사장은 “합병 등을 통한 세계 자동차업계의 초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인터넷업계“손정의 모셔라”

    ‘손정의를 잡아라’ 전세계 인터넷 업계를 휘어잡고 있는 손정의(孫正義·42·일본명 마사요시손)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이 지난 21일 최소 1억달러의 한국 투자계획을 밝히자 투자유치를 위한 국내 업계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손 사장은 이날 나래이동통신과 합작해 인터넷 투자전문회사인 소프트뱅크홀딩스 코리아(SBHK)를 설립,앞으로 2년동안 100여개 국내 인터넷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인터넷 관련기업들이 소프트뱅크와 나래이동통신쪽에 구체적인 투자조건과 자격을 묻고 있으며,상당수 기업은 손사장이 밝힌 ▲비즈니스 모델 ▲기업인의 열정 ▲기업구성원의 자질 ▲기업의 과거 이력 등 투자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21일 합작계약에 앞서 열린 손사장의 조찬강연회에는 이찬진(李燦振) 드림위즈,전하진(田夏鎭) 한글과컴퓨터,이금용(李今龍) 옥션,김진호(金鎭浩) 골드뱅크 사장,이종만(李鍾晩) 휴먼컴 사장 등 70여 벤처기업 대표들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지역 생활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타운뉴스는 21일자 일부 신문에 ‘손사장님 보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전면광고를 내고 “손사장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최단시간에 세계적인 인터넷 회사로 만들 자신이 있다”면서 “우리사이트를 방문하거나 연락을 달라”고 부탁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 업체들뿐 아니라 대학생들까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를 공개하며 투자유치 가능성을 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손정의 열풍’은 손사장의 투자가 갖는 복합적인 ‘시너지 효과’때문.보유주식의 시가총액만도 800억달러로 세계 4위의 부자인 손사장의 단위투자액수가 클 것이라는 기대감 외에 ‘손정의 브랜드’가 갖는 상징성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손사장의 투자를 받을 경우 국내는 물론,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신용도와 기업가치가 급상승하고 세계 140여개 인터넷 기업의 지분을 소유한 소프트뱅크의 글로벌 네트워크에 편입되면 세계시장에 손쉽게 진출해 제2,제3의 ‘야후!’나 ‘아마존’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 政財界간담 이모저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0일 기업·금융 개혁관련 인사를 초청,오찬 간담회를 가지며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었다.참석자들 역시 환한 표정이었다.모임 성격이 김대통령의 의지였던 구조조정작업을 성실히 추진해온 기업 대표와 금융계 인사들을 칭찬하고 격려하는 자리였기 때문인 것 같다.우수기업대표와 구조조정본부장 등 70명,금융계 인사 30명이 참석한 이날 오찬은 낮12시부터 1시45분까지 계속됐다. ■김대통령은 먼저 구조조정과 개혁작업의 성과를 설명했다. “지난 2년동안 피나는 구조조정으로 금융개혁 등은 목표선까지 했다.지난해 7조원의 적자에서 올해 12조원의 흑자를 냈는데,뼈를 깎는 구조조정의 결과였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금융과 기업에 지속적인 개혁을 강조했다.여기에서 만족하면 세계경쟁에서 낙오한다고 경고했다. “금융기관은 앞으로도 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세계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금융기관이 바로 서야 경제가 바로 선다.모든 은행에 대해일체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은행대출을 청탁하는 것도 없어져야 한다.은행도 일체의 압력을 거절하라.기업은 투명한 경영으로 세계의 경영과 싸워 이겨야 한다.선단식 경영방식은 이제 자랑이 아니다.재벌오너가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다만 경쟁력있는 기업을 만들지 못하면 나라도,기업도 불행이다.돈을 얼마나 버느냐가 중요하다.기업은 이 나라 경제의 대들보다.대들보가 튼튼해야 한다.IMF가 지났다고 방심해서는 안된다” 김대통령은 이와 연관지어 공공부문의 지속적인 개혁을 강조했다.“국영사업을 가급적 민영화하겠다”며 “당장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나 멀리 보면장점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김대통령은 “위기극복에 노동자들의 협력도 컸다”며 이들을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노사문제는 노와 사가 주체인 점을 감안,참석 기업대표들에게도당부를 빠뜨리지 않았다. “기업대표들도 노동자에 대해 공정하게 대해야 한다.비자금을 만들 필요도 없고,정치자금을 줄 필요도 없다.돈이 남으면 노동자들에게 보너스를 줘라. 노동자들에게 기업경영을 투명하게알려줘야 한다” 끝으로 김대통령은 이날 오찬의 의미를 정리했다.“오늘은 우리가 샴페인을 떠뜨리는 날이 아니다”며 “세계시장에서 일류기업,일류경제로 발전하기위한 출정식의 자리”라고 독려했다. ■이에 앞서 강봉균(康奉均) 재경부장관은 “우리가 기업구조개혁과 금융개혁에 성공했다”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시했고,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은 금융개혁의 추진실적을 보고했다. 이어 김상하(金相廈) 삼양사 회장이 “당연한 구조조정작업에 정부가 지원해준데 감사한다”며 “내년에도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선진국 대열에진입하자”고 참석자를 대표해 건배를 제의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손정의사장 일문일답

    손정의(孫正義·42)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은 “한국의 인터넷산업에 1억달러 이상을 지원,국민들이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앞으로투자할 100여개 기업 선정과정은. 100개라는 것은 단지 개념적 차원이다.끊임없이 새로운 인터넷기업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투자액의 20%는 소프트뱅크와 합작한 미국 회사가 한국에 진출할 때 사용되고,창업 초기단계와 정착단계에 있는 한국 인터넷 기업에 각각 40%가 투자된다.기업 선택기준은 순서대로 비즈니스 모델,기업의열정,기업 구성원의 자질,기업의 과거 이력으로 정했다. ●금융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인터넷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금융이다.특히 한국의 증권시장은 일본보다 인터넷쪽에서는 더 발전돼 있다.인터넷 전문성을 살려 한국의 새로운 인터넷 경제에 참여할 계획이다.그러나 우리 회사가 코스닥 운영에 개입한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논의 단계에 있을 뿐이다. ●소프트뱅크홀딩스의 사업목표는. 새로운 인터넷 아이디어의 사업화를지원하는 것이다.인터넷에 열정을 갖고 있는 한국기업들을 지원,한국사람들이 한국내는 물론 전세계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는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기회를 제공하겠다. ●장기 국내 투자계획은. 초기 투자액 1억달러는 최소액수에 불과하다.앞으로 얼마나 더 투자할지는결정된 바 없다.1억달러 가운데 8,000만달러는 직접 투자에,2,000만달러는회사의 자본금으로 쓰일 것이다. ●한국 인터넷산업의 발전방안은. 21세기 한국의 인터넷 경쟁력은 질 좋은 교육에 달려있다.학생 1명이 PC 1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고속인터넷에 무료로 연결해 주어야 한다.이에필요한 투자비는 고속도로나 교량을 짓는 것보다 훨씬 적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외언내언] 독과점과 국가이익

    “이렇게 머리숙여 부탁드립니다.미·일(美日)자동차협상이 결렬되면 양국간 최악의 무역전쟁이 초래됩니다”80년4월,일본 도쿄의 최고급 요정.일본통산성의 아마야 심의관이 다다미 위에 머리를 조아렸다.상대는 일본자동차공업협회의 이시하라(石原俊)회장(닛산자동차 사장)과 도요다(豊田英二)도요타 회장. 일본 자동차회사들이 미국시장을 적극 공략할 때 ‘제발 정부 입장을 봐달라’고 일본 정부가 통사정한 것이다..결국 ‘다다미’사건으로 업계가 마지못해 수용,일본의 대미(對美)자동차수출 ‘자율규제’가 시작된다. 이 사건은 급성장한 일본 자동차의 이익이 국익과 충돌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 11월 초 미국 연방법원은 미국기업으로 세계시장을 제패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행동을 ‘독점’으로 규정,MS신화를 단번에 깨버렸다.‘막강한지배력으로 경쟁자를 눌러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쳤다’는 간단한 논리이다. 독과점 기업은 어떻게 봐주어야 할까.외국업체에 맞서는 ‘잔다르크’형의국내 전사(戰士)인가,아니면 소비자들로부터 독과점이익을 챙기는 ‘불공정사업자’로 봐야 할까.독과점기업인 현대자동차,독과점을 굳히려는 SK텔레콤의 행동을 보면서 떠오르는 의문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58%,밴을 사실상 독점 생산하는 현대(기아 포함)가 세계최대 자동차회사인 GM의 대우자동차 인수에 반대했다.‘GM은 수출도 하지않을 것이고 기술이전도 게을리한다’고 말했지만 실제는 국내시장의 아성을 GM에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깔려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듯 싶다.초거인 GM 매출액의 10%,종업원 13.7%에 불과한 현대자동차가 위기를 느낄만 하다.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신세기통신을 인수,시장점유율을 43.2%에서 57%로 높이는 것을 놓고 공정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나머지 3개 개인휴대통신 사업자의 힘은 빈약하다. 생산 규모를 키워야 가격 인하와 세계 경쟁이 가능하다.다만 국익과 애국심의 눈가리개식 커튼을 친 뒤에서 벌어지는 가격 인상,품질 저하 등의 독과점 폐해도 적지 않게 봐왔다. 거대화,세계화되는 기업의 이익은 일정 단계에이르면 국익이나 국민이익과 충돌하기 마련이다.가치관 혼란을 줄이려면 ‘외국에 적극 수출하는 기업’,‘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기업’이 최고라는 단일 잣대가 바람직할 것같다. 정부도 그러한 기준으로 대우차나 SK텔레콤 문제를 처리하면 별 무리는 없을 것이다. 이상일 논설위원
  • [독자의 소리] 日의 김치연구 대비 우리것 지키기 노력을

    김치는 우리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음식이다.이런 김치가 요즘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그러나 일본인들의 김치에 대한 열성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일본에서는 한국 김치를 그들 손으로직접 만들어내기 위해 비법을 알아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또 방송국에서는 김치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잡지마다 김치연구에 한창이다. 김치의 우수성을 다른 나라에서 인정해주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음식까지 빼앗기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기도 한다.훗날 일본이 우리김치의 비법을 완전히 분석한 후 일본김치를 갖고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면 그때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지금은 세계시장을 무대로 서로 경쟁하며 아이디어 개발로 승부하는 시대이다.이런 점에서 우리의 고유음식인 김치는 세계시장을 공략할 귀중한 상품이다.순수한 우리것을 지키고 지속적 개발과 노력을 통해 김치를 지켜야할 것이다. 노지호[충남 아산시 둔포면]
  • [특별기고] 새 천년 우리민족의 새기회

    우리 민족이 한반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대륙 일부까지를 생활 영역으로 하고 있을 때 민족사회는 열린 사회였고 국민의 힘을 모아 주변 강국과 우열을 겨루는 웅대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었다.그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천여년 전이었다.그러나 지나간 천년 동안 우리 민족 생활 영역은 한반도 안으로 축소되고 폐쇄되었으며 중앙집권의 정치제도가 확립되고 민족 문화의 개화를 본시대도 있었지만 오히려 골육상잔,정파싸움이 불신사회를 초래하여 민족의활력을 소진시킴으로써 급기야 국권을 상실하게까지 되었다.그와 같은 국운에 직면하면서도 나라의 지도자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워 외부대세의 추이에 민감하지 못하였으며 국정문란을 자초하는 민족비극의 원인에 무감각하였다 할 것이다. 20세기 후반에 외부 침략세력으로부터 해방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새로 일어나는 외세의 패권싸움 속에서 분열된 민족은 설상가상으로 국토까지 분단되어 동족상잔의 역사를 남겼으며 정치사상면에서 흑백논리는 민족분열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러나 새 천년새 시대야말로 우리민족에게 새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며 새로운 각오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모든 미래학자들이 강조하듯이 과학기술의 혁명적인 발달은 인류사회 성격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지구 표면 전체가 한 개의 생활권으로 형성되어 가고 있으며 세계시장 기능이 형성되고 NGO 활동의 국제연대 등은 인간생활의 세계화를 시사하게 되었다.더욱이 원자력시대를 맞아 핵으로 무장한 국가간의 전쟁은 공멸을 의미하며 후 산업사회 자연환경의 새로운 도전 앞에 국가간 협력이 불가결한 상황이다.새 천년 새 시대는 구 시대의 약육강식,힘이 정의인 시대에서공생공영 정의가 힘이 되는 시대로 발전하는 국제사회,인류사회 성격의 근본적인 변화를 시사하고 있다. 힘이 정의인 시대에서 정의가 힘이 되는 시대로의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걸릴 것이 예상된다 할지라도 그 방향의 역전은 인류의 공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민족은 새 천년 인류역사의 의의를 정확히 파악하고 민족의 새 도약 발전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새 천년새 시대는 우리민족에게 새로이 열리는 생활영역을 의미한다.새로열린 생활 영역은 무한 경쟁보다는 모든 민족이 더불어 사는 가치관과 공통된 생활 규범을 요청한다.더불어 살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서로 믿을 수있어야 하며 서로 믿을 수 있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정직 성실해야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새 천년의 기회를 바라보며 우리는 우선 현실을 정확히 보고 고쳐야 할 문제들을 고쳐야 한다.과연 우리 사회는 정직 성실하며 상호 신뢰하고 새 천년,새 기회,새 도약을 위해 힘을 합칠 수 있는가.분열되고 분단된 민족의 평화통일도 정직하고 성실하며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우리사회 건설에 달려있다.우리민족이 평화통일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때우리민족은 새 천년,새 시대,새로운 국제사회 인류사회 발전의 모범이 되고주요 역군이 될 것이다.그렇게 생각할 때 과거 천년 동안 민족이 겪은 시련은 새 천년 새 시대의 ‘동양의 등불’ 역할을 할 수 있는 새 천년 준비기간이었다.이 것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민족 주관에서 하는 말이다.주관 없는민족이 새 세계 역사 창조의 주인대열에 참여할 자격이 없는 것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이제 우리는 우리민족 역사를 되돌아보고 인류사회의 새 천년 앞날을 내다보면서 오늘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때이다. 새 천년,새 아침에 우리민족 모두가 새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결의를 할 수있는 지혜를 하느님께서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姜英勳 前 국무총리·세종재단이사장]
  • “GM, 대우차 일괄인수 추진”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사가 대우자동차의 국내공장 및 해외법인을 일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5일 공식 표명했다. GM차이나의 로렌스 자너(Lawrence Zahner)사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 현지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대우자동차의 해외법인 또는 국내공장 일부만 인수하는 방식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너 사장은 “GM은 대우차의 강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그대로 인수하기를 희망한다”며 “(인수하더라도)대우 브랜드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대우차 인수는 GM의 글로벌전략 핵심인 ‘윈-윈(Win-Win)’ 전략차원에서 봐야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GM은 중국시장을 잠식하기 보다는 현지 업체들이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M과 대우차는 생산차종에서 상호 보완성이 높다”며 “GM이 대우를 인수할 경우 아·태지역 뿐아니라 세계시장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는 GM이 대우의 중·소형차 생산능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앞으로 중국은 물론동남아,남미시장에서 판매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자너 사장은 “GM의 대우차 인수를 위한 물밑협상이 긴박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GM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국은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아·태시장진출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라며 “그러나 대우차 인수에 실패할 경우에대비,또 다른 거점 확보를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혀 대우외에 다른 자동차업체와의 합작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한국의 자동차부품이 가격이나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구매할의사가 있다”며 “만약 대우 인수문제가 잘 해결된다면 한국 부품업계의 중국시장 진출에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환용기자 dragonk@
  • 김대통령, 빈부격차 해소 적극노력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이제 우리는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의 성과에 도취되거나 자만하지 말고 더욱 강력한 개혁을추진해 무한경쟁의 세계시장에서 이겨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저녁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존스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스티글리츠 세계은행 부총재 등 3일 열리는 ‘IMF2년 국제포럼’ 참석자 1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만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21세기 지식기반 경쟁시대에 올바로 대응하고 국민들의 ‘생활의 질’을높이기 위해 금융·기업·공공부문·노동 등 4대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그동안 구조조정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한 빈부격차의 확대와 빈민층 증가에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면서 “그래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이어 생산적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아울러 “캉드쉬 총재는 얼마전 빈곤과의 전쟁은 국제통화금융체제의 개혁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면서 “앞으로 한국정부도 국제사회에서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이러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의 빈부격차 확대가 사회안정을 저해하듯이 국가간의 빈부격차 확대가 국제평화를 위협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한국이 추진하는생산적 복지의 원칙이 국가간의 국제적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기대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캉드쉬 총재는 “최근 한국의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9%의 경제성장이예상돼 IMF가 제시했던 지표를 수정하게 됐다”면서 “한국은 97년 외환위기이전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전체를 보면 올 중반까지 평균 4.1%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한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양승현기자 yangbak@
  • 金대통령 “사이버무역법-인프라 마련 시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일 오후 한국종합전시관(COEX)에서 열린 3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연설을 통해 “21세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정보,문화창조력이 경제와 국운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정덕구(鄭德龜) 산업자원부 장관,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정부 및 재계 주요 인사와 수출유공자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사이버 무역에 대한 철저 대비 ▲21세기 세계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상품수출에 진력 등 3가지 무역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관련,“앞으로 5년안에 세계무역의 30%는 사이버 무역으로 변화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사이버 무역을 위한 법제도 정비,인프라스트럭처 구축,전문인력 육성,사이버 실크로드 개최 등 다각적인 시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식에서 한국타이어 조충환(曺忠煥),한우건설기계 양철우(楊撤宇),한국로보트보쉬기전 디트마르 지거 대표이사가 금탑산업훈장을,씨제이코퍼레이션 천주욱(千宙旭),농협무역 이준원(李濬源),조한물산 서종문(徐宗汶),보영섬유 현무근(玄茂根),한아 안태원(安泰源)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등 849명이 각종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또 LG상사(대표 이수호)가 수출실적 100억달러 이상 기업에 주는 ‘100억불탑’을 받는 등 665개 업체가 100만불 이상의 수출탑을 수상했다. 양승현기자
  • ‘난타 2000’ 재미·볼거리 업그레이드

    지난 8월 세계 최대규모의 공연예술축제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PMC환퍼포먼스의 ‘난타’가 더많은 볼거리와 재미로 무장하고 다시 무대에 선다.오는 14일부터 서울 정동극장에서 공연되는 ‘난타2000’(연출 최철기)은 2년에 걸쳐 쌓아온 연륜에다 올 한해 국제무대 경험에서 얻은 세련미를 보태 한결 노련하고 풍부해진 모습으로 관객을 맞을 예정. 무엇보다 내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진출을 앞두고 본격적인 해외시장용으로 버전업한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를 갖게하는 공연이다. 여자 요리사를 포함한 4명의 ‘못말리는’요리사가 주어진 한시간안에 결혼피로연 음식을 준비하면서 온갖 주방기구를 악기 삼아 신나게 두들기는 기본포맷은 여전하다. 여기에 이번 공연에서는 각 장면의 디테일한 구성을 한층보강해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일명 ‘칵테일쇼’와 ‘불쇼’는 지금까지공연에서 못보던 장면.‘칵테일쇼’는 요리사들이 칵테일을 만들면서 제대로맛이 나지 않자 칵테일병과 잔을 던지고 받으며 다투는 장면으로이전의 접시날리기 솜씨와 쌍벽을 이룬다.튀김용 기름에 불이 붙어 소동을 피우는 선에서 그쳤던 ‘불쇼’도 이번엔 알코올을 입에 머금고 뿜어내는가 하면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해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한다.자칫 위험할 수 있는 이 장면을 위해 요즘 배우들은 스턴트맨을 방불케하는 맹연습을 하고 있다고. 그러나 무엇보다 제작진이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크게 신경쓴 부분은 실제 요리하는 장면이다.빈대떡 하나였던 메뉴를 철판볶음밥,통돼지구이 등으로 늘려 고기굽는 연기와 냄새를 객석에 그대로 전달할 예정이다.사물놀이의 전통장단이 귀를 즐겁게 하고,아크로바틱을 연상케하는 다양한 쇼가 눈을 시원하게 하면서 이젠 관객의 후각까지 자극하겠다는 심산이다.여기에 무대 가운데 한쌍의 장승을 세우고 전통 결혼식장면을 추가함으로써 한국적 색채를 보다 강조한다. 한편 지난 10월22일부터 11월20일까지 미국 올랜도 디즈니월드에서의 초청공연에서 ‘난타’는 총 3만5,000여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는 성공을 거두었다. 하루에 수십개의 공연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할때 회당 200∼300명의 고정관객은 1,2위를 다투는 좋은 성적이라는게 디즈니월드측의 평가였다고 제작사측은 귀띔했다.‘난타’는 내년 1월 일본 순회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시애틀(5월),영국·유럽투어,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투어를 거쳐 10월 ‘꿈의 브로드웨이’에 입성한다.제작사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위해 ‘블루’‘화이트’‘레드’등 팀을 세개로 늘려 풀가동할 계획이다.‘우리 것’을 철저히 연구하고 개발해 만든 토종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가21세기 세계시장에서 성공한 문화상품의 표본으로 꼽힐지 관심을 모은다. 2000년1월23일까지.(02)773-8960. 이순녀기자 coral@
  • [되돌아 본 ‘99재계] ‘삼성전자 초우량’ 확실한 자리매김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순익,반도체 빅딜,현대의 기아자동차 인수,LG의 데이콤 경영권 장악 등등….재계의 99년은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를 완전히 극복하고 새 천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한해이기도 하다.재계의 자취를 돌아본다. ‘윤종용(尹鍾龍)사장이 파안대소(破顔大笑)하는 사진은 가급적 언론에 싣지마라’ 요즘 삼성전자 홍보실에 새롭게 등장한 내부지침이다.업계가 구조조정의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삼성전자가 지나치게 ‘잔칫집 분위기’를 내면 오해를 살 수 있는 까닭이다. 그만큼 올해는 삼성전자가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해였다. 총매출액 25조원,세전 순이익 4조2,000억원(당기순이익 3조5,000억원)의 성과가 놀랍다.우리나라에서 단일회사 사상 처음으로 ‘순익 4조원’의 신화가 탄생한 것이다. 또 주력상품의 분포가 반도체 일변도에서 휴대폰,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으로 골고루 ‘황금분할’을 이뤘다.국내외에서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편으론 뼈를 깍는 구조조정을 하면서 ‘되겠다 싶은’ 사업에는 시설 및 연구개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도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주력상품의 ‘황금분할’이룩 삼성전자 LCD사업부 이상완(李相浣)부사장은 “2조5,000억원의 흑자를 냈던 지난 95년엔 부실과 거품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하나에만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면 올해는 반도체,LCD,정보통신등이 고르게 주도했다는 점에서 올해 흑자의 구조가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해 삼성전자는 한마디로 안팔리는 품목이 없었다.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던 반도체 비중이 25%로 줄어든 대신 휴대폰 등 통신장비가 25%,LCD가 10%로 늘어났고 정보가전은 40%수준을 유지,선진형 사업구조를 정립했다. 지난 7월 호주 제1이동통신 사업체 텔스트라가 삼성 휴대폰의 구매를 결정한 것은 세계시장에서 삼성의 위상을 확인한 좋은 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맞춰 대대적인 휴대폰 구매에 나선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휴대폰 업체 노키아,모토로라보다 대당 100달러나 비싸게 부른 삼성전자를 당초 후보군에서 탈락시켰다.그러나 막상 소비자 샘플테스트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자 고가를 감수하며 막판에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밑거름은 구조조정과 기술투자 삼성전자는 지난 해부터 국내외 사업장에서 모두 3만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또 34개 사업을 철수하고 분사 등을 통해155개 사업을 정리했다.해외법인도 5개를 철수하고 7개를 통폐합했다.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도 과감했다.지난해 2조 7,000억원에 이어 올해는 5조원을 투입했다. 장일형(張一炯) 상무는 “대규모 구조조정은 원가절감 효과로 이어졌고,적자에 허덕였던 정보가전 부문까지 올해 흑자로 반전돼 회사 전 사업부,전 사업장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또 “‘타이밍의 산업’으로 불리는 전자업계의 특성을 고려한 삼성의 미래대비 전략이었고 이 전략이 맞아떨어졌다”고 분석했다.실제로 국내외 경쟁업체들은 지난 96년 이후 불황으로 신규투자가 크게 위축됐었다. 윤종용 사장은 “디지털 시대의 시장원리는 사업별로 3강(强)만이 살아남는 ‘3강의 법칙’이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어 “올해 성과를 바탕으로 2005년까지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소니,필립스,인텔 등 다른 세계적 업체를 능가하도록 육성하겠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환용기자 dragonk@
  • 康재경장관 특강“삼성차 공장 가동 계속하는 게 바람직”

    강봉균(康奉均) 재정경제부 장관은 26일 “삼성차 부산공장을 자동차 생산기지로 계속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채권단이 내년 1월말까지 한시적으로 부산공장을가동하기로 했지만 향후 삼성차 부산공장의 계속 가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된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연세대 행정대학원 고위정책과정 총동창회 초청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고 “삼성차를 인수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시장을 상대할 수 있는 제품경쟁력을 갖추고세계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무구조가 건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또 삼성차의 부채 2조8,000억원을 삼성 이건희(李健熙) 회장과 삼성이 스스로 해결하기로 한 만큼 인수여건이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채권단으로서도 한번 가동을 시작한 공장을 다시 중단시키겠느냐는 부산 지역의 정서를 염두에 둬야하기 때문에 내년 1월말이나2월초까지는 원매자를 정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균미기자 kmkim@
  • [21세기 초일류 전문기업] LG전자

    ‘미스터 디지털’ ‘디지털 전도사’.LG전자 구자홍(具滋洪)부회장에게 따라다니는 별명이다.구 부회장이 주재하는 회의마다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끝난다’고 해서 이같은 별명이 붙었다. LG전자는 총수의 디지털에 대한 열정때문에 국내 경쟁사를 제치고 ‘선수(先手)’를 치고 있다.지난 6월 국내기업 최초로 ‘디지털 경영 선포식’을가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디지털 시장을 선점한다 구 부회장이 디지털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날로그에서는 영원한 후발주자였지만 디지털만큼은 선진국과 출발선이 같아 일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규모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디지털TV 한 품목만 봐도 오는 2006년 국내 시장이 22조원,세계시장이 3,774억달러(452조원)에 이른다.김영수(金英壽) 홍보담당 상무는 “디지털TV는 초기 세계시장만 선점하면 2010년께는세계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연구개발(R&D)도 디지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이 회사 안승권(安勝權) 기술지원담당 상무보는 “디지털 부문의 R&D비중을 올해약 60%,내년에는 70%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현재 전체 10% 정도인 디지털 가전의 매출을 2005년에는 55%로 높일 계획이다.또 2005년 디지털TV는 세계시장의 20%,PDP(벽걸이)TV는 16%,완전평면 모니터는 25%를 점유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정했다. ■백색가전,수출로 활로 뚫는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이미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만큼 LG전자는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현재 LG전자의전체매출 가운데 수출비중은 75%.앞으로 이를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잠재력이 높은 중국과 인도가 집중공략 대상이다.LG전자는 96년 중국에 7억4,8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나 지난해 13억1,000만달러를 수출했고 올해에는 17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김영수 상무는 “중국 가전시장은 2∼3년안에국내 내수시장과 맞먹을 만큼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95년 인수한 미국 제니스(Zenith)가 최근 정상화의 길을 걸으면서 LG전자는 북미시장 공략의 채비도 갖추고 있다.구 부회장은 “당분간미국내 90% 인지도를 보유한 제니스 브랜드를 활용,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며 “미국현지에서 컨설턴트를 고용,향후 LG와 제니스의 미국시장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멀티미디어사를 지향한다 최근 LG그룹이 데이콤 지분을 매집,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LG전자가 상당한 몫을 했다.이에 대해 구 부회장은 “디지털TV,PDP TV 등 디스플레이와 정보통신 분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있다”고 밝혔다.이 말은 데이콤 인수가 단순히 유선통신사업 진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 사업을 포괄하는 종합통신서비스를 겨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이 회사 정병철(鄭炳哲)사장은 “LG전자=가전회사란 등식은 틀렸다”고 규정했다.정 사장은 “광 저장장치나 디지털 디스플레이,노트북PC를 가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LG는 종합 멀티미디어사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도 ‘디지털’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을 들어온 LG전자에는 지금 도전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이같은 기업문화는 인사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다.구 부회장은 지난 6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스톡옵션(Stock Option)을 도입하고 인재 스카웃을 위해 연봉과 별도로 상한선이 없는 계약금을 주는 ‘사이닝(Signing) 보너스’도 채택하겠다”고 선언했다.이어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앞으로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여성과 해외영업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시대에 ‘국내 챔피언’에 올랐던 LG전자가 디지털 시대를 맞아‘세계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추승호기자 chu@ ■21세기 일류가 되려면 LG전자엔 아직까지 ‘금성사’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30∼40대 이후중장년층에게는 “가전은 역시 금성”이란 인식이 박혀 있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에 소구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LG전자 관계자도 “미니카세트 ‘아하프리’ 외에 신세대 이미지의 제품이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신세대는 미래의 주소비층인만큼 이에 대응할 제품의 개발이 절실하다는지적이다. 또 종합 가전메이커로서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약하다는 점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특히 미국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비해서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이다.때문에 LG전자측은 “미국 제니스사가 적자에 시달리는통에 미국시장 공략이 차질을 빚었다”며 “제니스의 구조조정이 완료된만큼 앞으로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LG브랜드를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푼돈만 버는’ 장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업계 충고다.LG전자의 순이익률은 2%에 채 못미치는 수준.GE(제너럴일렉트릭)의 순이익률 12%수준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절실함을 알수 있다. 추승호기자
  • 개미용사 마일로의 ‘세계 대모험’

    KBS가 세계시장을 본격 겨냥해 제작한 TV만화영화 ‘마일로의 대모험’첫회가 26일 저녁6시15분 2TV를 통해 방영된다. 내년 5월까지 금요일마다 어린이를 찾아가게 될 이 만화는 암흑왕 머독에 맞서 개미왕국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개미용사 마일로와 귀여운 곤충 친구들의 모험을 그렸다.국내 최초의 정통 환타지 애니메이션을 표방한다. 현재 NHK위성으로 방송 중인 ‘레스톨 특수구조대’를 제작해 한국 TV만화영화의 발전을 선도해온 KBS와,디즈니사와의 공동작업으로 명성을 쌓아온 선우엔터테인먼트가 3년에 걸쳐 650만 달러를 투입해 만든 것.이 액수는 국내 만화영화 사상 최대다.특히 제작이 완료되기도 전에 미국의 CBS와 FOX,영국의BBC등과 수출상담을 벌이는 성과를 올렸다. KBS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가격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방송은 확정적”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혔다.세계시장을 미국과 양분한 일본 만화가 최근에야 미국시장에 진출한 점에 비춰볼 때 상당히 빠른 진전이라는 게 KBS측 설명이다. 또한 전세계 배급망을 가진 미국의 유명 배급사 프리멘틀사와 전세계 TV방송권 배급계약을 체결하여 해외배급을 추진하고 있다. 제작전에 만든 데모필름으로 프랑스 칸의 MIP TV와 MIP COM,그리고 미국의 NATPE 등 세계 유명 견본시에서 호평을 받아 작품성과 시장성을 검증받았다. 현재 15개국에서 상담이 진행 중이어서 해외에서의 성공이 예상된다. 이런 성공이 가능했던 것은 다국적 제작을 성사시켰기 때문이었다.지난 97년 LG-동아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차지한 신동민씨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공동 시나리오 집필을 거쳤고 선우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강한영 총감독의 지휘아래 미국과 캐나다의 애니메이터들이 참여했다. 만화영화 해외진출에 한계로 작용한 기획단계의 참여를 이루어냈기 때문에가능해진 것이다.지금까지는 자본과 기술의 부족 탓으로 캐릭터 일부와 후반작업에만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자본참여의 효율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민영문 KBS 편성국PD는 “폭력적인 장면을 배제하고 화려한 마법과 모험이 어우러져 재미와 교훈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꾸몄다”고 밝혔다. 임병선기자 bsnim@
  • [20세기 문명기행](8) 제2인간의 모색-컴퓨터

    지난 97년 인류는 한 컴퓨터가 펼쳐보인 위용에 숨을 죽였다.IBM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러시아의 세계 체스챔피언을 굴복시킨 것이다.생각하는능력에 있어서만은 비교를 거부하던 인류는 구겨진 자존심을 안고 다가올 미래의 사이버 세계에 경외감을 느껴야 했다.과연 21세기 컴퓨터가 그려낼 인류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21세기 호모사피엔스’를 쓴 컴퓨터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20년쯤이면PC 1대가 인간의 두뇌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또 2029년에는인공지능을 갖춘 ‘나노로봇’이 보편화 돼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인간의질병을 치료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최근 “미래의 컴퓨터는 인간의 전통적인 의사소통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까지 전망했다. 20세기말 컴퓨터를 갖고 21세기 인류사회를 조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컴퓨터와 인터넷 등 정보통신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간신히 눈앞의 미래만 예측토록 할 뿐 ‘미래의 미래’를 상상밖의 영역으로 내몰고 있다.다만 지금부터한세대 안에 목도할 컴퓨터의 발전만으로도 인류문명은 큰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우선 21세기에 들어서면 개인휴대단말기(PDA)나 핸드헬드(H) PC 등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차세대 이동컴퓨터가 지금의 PC를 대체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컴퓨터와 정보통신분야의 발달속도를 볼 때 2030년이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입는 컴퓨터’도 나온다.신디사이저가 내장된 자켓이나 컴퓨터 통신 기능을 갖춘 손목시계 등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21세기 컴퓨터는 아울러 가상현실세계를 인류에 안겨줄 전망이다.지금처럼수중탐험이나 우주탐험 같은 단순한 시각적 효과를 벗어나 인간의 오감 전체를 자극해 실제 현실세계와 착각할 정도의 대리경험을 안겨주는 수준에까지이르리라는 관측이다.본능적 욕구를 무절제하게 분출시켜 인간을 황폐화시킬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TV도 달라진다.방송국이 내보내는 대로 보던데서 벗어나 전자우편을 보내거나 화면속 등장인물의 프로필을 리모컨 조작만으로 간단히 받아볼 수 있게된다.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을 리모컨 하나로 조작하거나 심지어 밖에서 집안의 모든 사항을 살펴볼 수도 있다.디지털방송을 통해 TV와 PC가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다.이는 벌써 실현과정에 들어와 있기도 하다. 빌 게이츠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99추계컴덱스 행사에서 머지 않아 모든 전자기기와 PDA,PC,핸드폰 등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언제 어디서든 일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재택(在宅)근무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별도의 사무실이 없이 모든 직원이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 일하는 회사도 조만간 등장할 듯 하다. 진경호기자 jade@-세계의 컴퓨터 발달사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6년 2월15일.인류 문명은 지난 수천년에 걸친 발전사를 수십년으로 압축해버릴 전기를 맞는다.최초의 컴퓨터 에니악(ENIAC)의 탄생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 연구실에 설치된 길이 30m,무게 30t의 이 ‘공룡두뇌’는 6,000개의 스위치와 1만8,000개의 진공관을 이용,‘9만7,367의 5,000제곱’을 불과(?) 2시간만에 계산해 냈다.에니악을 개발한 존 모클리와 프레스터 에커트 교수는 물론 이 자리에 참석한 국방부 관계자,보도진 모두가 이기적에 경악했다.그러나 그들 조차도 50년뒤 에니악보다 1만분의 1밖에 안될정도로 가볍고 작은 컴퓨터가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이를 계산해 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컴퓨터는 그만큼 숨가쁜 발전의 역사를 달려왔고,이에 맞춰 인류의 삶도 변화의 급류를 탔다. 컴퓨터는 지난 64년 IBM이 집적회로(IC)를 사용한 ‘시스템 360’을 개발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이어 71년 인텔이 반도체기술을 이용한‘4004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내놓으면서 또 한차례 도약했다.그리고 이는컴퓨터를 마침내 책상위로 끌어 올려 78년 애플사의 ‘애플Ⅱ’와 81년 IBM의 개인용 컴퓨터(PC) 개발로 이어졌다. PC의 개발은 컴퓨터 발달사에 있어서 에니악 탄생에 비견되는 혁명으로 평가된다.가정으로 파고든 컴퓨터는 이후 인터넷과 연결되면서 현대인의 삶을송두리째 뒤바꿔 놓았다. 컴퓨터의 발달은 그러나 이런 하드웨어 못지 않게 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사는 81년 IBM의 PC에 쓰기 위한 ‘MS-DOS 1.0’이라는 PC용 운용체계를 개발하면서 무명업체에서 일약 소프트웨어업계의 기린아로 떠올랐다.이후 MS는 95년 전혀 새로운운용체제인 ‘윈도 95’를 개발, 빌 게이츠 회장을 20세기말 세계 최대의 갑부로 만들었다. 컴퓨터와 더불어 20세기 인류문명을 뒤바꾼 분야는 인터넷이다.대부분의 첨단문명이 그렇듯 인터넷도 컴퓨터처럼 군사적 목적으로 개발됐다.지난 69년미국 국방부 산하 첨단연구계획국(ARPA)에서 시작된 아르파넷(ARPA Net)이시초다.당시 UCLA와 스탠퍼드연구소,UC센터바버라,유타대 등 4곳에 전용선을연결, 손으로 쓴 메모 한장을 UCLA로부터 스탠퍼드연구소로 전송하는데 성공했다.69년 10월25일의 일이다. 국내에서는 82년 서울대와 구미 전자기술연구소의 컴퓨터를 연결한 SDN이구축되면서 인터넷의 효시가 됐다.이어 본격적인 인터넷 시대가 열린 것은 90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하와이대학간에 전용선이 연결되면서다.세계모든 인터넷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 것이다. -한국 컴퓨터산업의 현주소 우리가 컴퓨터를 생산하기 시작한 때는 70년대 말이다.PC 호환기종과 모니터 등 주변기기를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생산하다 82년부터 컴퓨터본체를 만들어 냈다. 풍부한 노동력과 대기업의 자본,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책으로 국내 컴퓨터산업은 90년대 후반까지 성장을 이어왔다. 국내 컴퓨터산업은 PC를 중심으로 조립가공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상대적으로 중대형 컴퓨터 부문이 취약하고 핵심부품은 거의 수입하는상황이다.본체보다 주변기기분야가 발전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CD롬 드라이브나 HDD,모니터,액정화면 등은 세계적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컴퓨터관련 산업의 규모는 생산 7조8,730억원,내수 3조740억원대에 이른다.50억달러어치를 수출했고,17억달러어치를 수입했다.올해는 생산 9조1,880억원,내수 3조6,47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KIET는 오는 2003년까지 9%대의 성장을 이어가며 생산은 13조원,수출은 100억달러선에 이를 것으로내다본다. 하지만 이런 성장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비중은 여전히낮다.지난해 점유율이 2.3%로 싱가포르(7.2%)나 대만(6.7%)에 크게 뒤져있다.더구나 IMF체제를 맞아서는 더욱 어려워졌다.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리드 일렉트로닉 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지난 95년 세계 8위의 컴퓨터 생산국이었으나 97년 이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대신 중국(98년 6위)과 아일랜드(98년 10위)가 치고 올라왔다.단순조립형 성장전략과 OEM방식의 수출전략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다만 모니터나 LCD,메모리램,CD롬 드라이브 등 주요 부품에 있어서만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다. 컴퓨터산업과 별개로 우리의 정보화 수준은 얼마나 될까.최근 한국전산원은 ‘국가 정보화 백서’를 통해 우리나라 정보화지수를 세계 23위로 발표했다.주요 선진국은 물론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경쟁국들보다도 뒤진다. 물론 여기엔 PC 보유대수와 인터넷 이용자 및 호스트 수,그리고 일반전화와TV 보급대수까지 포함된 수치다.인터넷 이용자수만 따진다면 약580만명 선으로 세계 10위권을 달리고 있다.인터넷이 일반에 보급된 것이 불과 몇년전인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라는 평가다. 진경호기자
  • MS 국내 인터넷시장 공략 본격화

    미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유·무선 인터넷 시장 진격을 위해 총공세에 나섰다.국내업체와의 기술제휴는 물론,유례없는 대형 투자를 인터넷에 집중하고 있다. ■잇단 한국 투자 MS는 지난 15일 미 퀄컴 등과 함께 한국통신프리텔에 모두 6억달러를 투자키로 했다.투자조건은 무선인터넷 기술의 공동개발 및 공동마케팅 추진.6억달러중 얼마를 투자했는 지는 밝히지 않고 있으나 아시아지역 투자로는 최대규모로 알려져 있다.MS는 또 한솔PCS와도 지난 2월 무선인터넷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한솔PCS에 인터넷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지난 16일에는 한통프리텔 및 한솔PCS와 무선인터넷 개발세미나를 공동으로 열기도 했다.이에 따라 현재 각각 420만명과 250만명인 두회사의 가입자들은 MS의 무선인터넷 기술을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MS는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인 두루넷에도 지난달 초 1,000만달러를 투자했고,도로공사의 통신망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드림라인과도 ‘사이버 아파트’ 건설 등에서 다양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빌 게이츠회장은 지난달 스위스 ‘텔레콤 99’에서 직접 최태원(崔泰源) SK(주)회장을 만나 무선인터넷 분야의 협력을 제안하기도 했다.신세기통신 및LG텔레콤과도 제휴를 추진중이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신천지 MS는 인터넷 인구 세계 10위,이동통신 가입자수 세계 5위권인 한국을 아시아의 황금 인터넷시장으로 보고 있다.피터 크눅 MS 아시아지역 대표는 최근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MS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미국 법원의 ‘독점’판결로 세계시장을 지배해 온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인터넷 부문에 더욱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MS는 자사의 독자적인 무선인터넷 기술인 ‘스팅거’를 한국에 뿌리내리는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동통신회사에 주로 접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현재 MS의 스팅거는 에릭슨,노키아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개발중인 ‘왑’(WAP·무선 인터넷 프로토콜)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 두 기술 모두 아직 완전히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한국시장의 선점이중요하다는 판단이다.이를 통해 자사의 이동컴퓨터용 운용체계인 ‘윈도CE’ 및 휴대폰용 ‘마이크로 브라우저’의 경쟁력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MS의 행보에 대한 국내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조심스럽다.SK텔레콤관계자는 “왑 방식을 사실상 우리 회사의 표준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새로 MS의 기술을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MS의 세계시장 지배력을 무시할 수 없어 빌 게이츠 회장의 제안을 놓고 고심중”이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기고] IMF위기 완전극복 아직 가야할 길 멀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1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우리 경제가 고도성장을 하던 지난 70년대나 80년대에도 성장률이 10%선을 넘어서면 매우 높은 성장률이라 생각했었다.우리경제가 이제는 과열 상태라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외환위기가 터져 나라가 무너질 것 같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지 2년도 채 안돼 우리 실물경제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정말 좋아진 것인가? 더 좁게 이야기해서 우리 국민들의 평균적인 소득이 IMF 위기가 극복되었다 할 정도가된 것인가?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해야 할 것 같다.경제성장률을 가지고 실물경제가 호황이라거나,또는 IMF 위기를 벗어났다고 판단할 정도로 경제가 좋아졌다는 주장을 한다면 이는 수준(level)과 비율(rate)을 혼동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올해의 연간 성장률이 9.0%라 하더라도 97년에 비해 98∼99년 2년동안의 우리 경제는 연평균 1.3% 성장한 것에 불과하다.97년 우리 국민 1인당 소득을100으로 할 때,99년 1인당 소득은 실질 원화 기준으로 100.7(예상성장률 9%가정),달러화 기준으로는 90.2(1인당 8,575달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서의 실질구매력은 기껏 0.7% 증가했고 세계시장에서 우리 국민한사람의 평균적인 구매력은 97년보다 훨씬 못하다는 것이다.올해 예상되는달러화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94년 수준(8,467달러)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우리 경제가 지금 심각한 불황국면에 빠져있다거나 앞날이 암담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다만 금년의 높은 성장률에 현혹되어 지금의 실물경제 움직임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높은 경제성장률의 의미는 IMF의 충격에서 비롯된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불황에서 실물경제가 벗어나는 회복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아직 우리 경제의 많은 부분에서 불황의 그늘이 가시지 않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불황의 골이 매우 깊었기 때문에 그만큼 회복의 길도 멀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경제가 금년에 기대이상의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경기 회복,엔고,반도체 경기 호황 등 대외경제여건이 우리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전개된데 힘입은 바가 크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대외여건은 언제 또 뒤바뀔지 모른다. 우리경제가 IMF 위기로 야기된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당기간 경제 회복세를 지속시켜야 한다.아직은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다. [金柱亨 LG경제연구원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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