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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 위 능선에서 계단식 논까지…남해 설흘산과 다랭이마을 [두시기행문]

    바다 위 능선에서 계단식 논까지…남해 설흘산과 다랭이마을 [두시기행문]

    경남 남해군 남면 해안은 산과 바다, 그리고 사람의 삶이 가장 극적으로 맞닿는 공간이다. 그 중심에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암릉의 산인 설흘산과 108층의 논이 계단처럼 이어지는 다랭이마을이 나란히 자리한다. 한쪽에서는 바다를 품은 산이 솟아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사람들이 바다를 향해 논을 일궈왔다. 해발 488m의 설흘산은 남면 홍현마을에 자리하며 망산과 이웃한 남해의 대표 조망 산이다. 설흘산은 남면 해안도로와 더불어 일출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깊숙이 들어온 앵강만이 한눈에 펼쳐지고 조선 후기 문인 김만중의 유배지였던 노도가 아늑하게 내려다보인다. 날이 좋은 날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기자기한 섬들과 남해의 망망대해까지 시야에 담긴다. 설흘산은 ‘땅 위의 산’이 아니라 ‘바다 위에 그려진 산’이라 불릴 만큼 독특한 풍경을 지녔다. 사촌마을에서 출발해 응봉산을 거쳐 설흘산 주봉을 지나 가천마을로 이어지는 약 5km의 암릉 능선은 양쪽이 거의 직벽에 가까운 바위벼랑으로 이어진다. 능선 곳곳에서는 푸른 바다가 발아래 펼쳐지고,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작은 배들까지 더해지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바다에서 바로 시작하는 산행이지만 위험한 구간은 많지 않아 사계절 산행지로 사랑받는다. 설흘산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 사람의 손으로 빚어낸 또 하나의 장관인 다랭이마을을 만날 수 있다. 다랭이마을은 선조들이 농토를 한 뼘이라도 더 넓히기 위해 45도에 가까운 산비탈을 깎고 곧추 석축을 쌓아 만든 계단식 논으로 유명하다. 108개 층, 680여 개의 논이 바다를 향해 층층이 이어지며 ‘다랑이’ 또는 남해 사투리로 ‘다랭이’라 불린다. 이 계단식 논은 2005년 국가 명승 제15호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들쭉날쭉 제멋대로 생긴 논 사이에는 산책로와 전망대가 잘 조성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걸으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암수바위, 밥무덤, 구름다리, 몽돌해변 등을 둘러보는 데는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다랭이마을은 지금도 소와 쟁기가 농사의 필수 도구인 삶의 현장이다. 마을 인구의 대부분이 대대로 이곳에서 살아온 주민들로, 식사 시간에 앉은 자리가 곧 밥상이 될 만큼 인정이 남아 있다. 한겨울에도 눈을 보기 힘들 정도로 따뜻한 기후 덕분에 봄이면 쑥과 시금치 같은 봄나물이 가장 먼저 고개를 내밀고, 개울에는 여전히 참게가 살며 가마우지가 날아든다. 여름에는 손 모내기 체험이 이루어지고, 가을에는 감성돔 낚시와 참게 잡이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척박한 땅 위에서 이어져 온 억척스러운 삶의 방식이 지금까지도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이다. 다랭이마을은 도보 여행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근 빛담촌을 거쳐 항촌·사촌·유구·평산 바닷가로 이어지는 다랭이지겟길과, 홍현마을에서 다랭이마을 해안 숲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해바래길의 대표 노선으로 꼽힌다. 바다를 마주 보며 걷는 이 길은 남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 코스 중 하나다. 다랭이마을에서는 대표 토속음식인 멸치쌈밥과 유자막걸리를 한번 맛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근에는 보물섬캠핑장이 있어 하룻밤 캠핑을 즐기며 카약과 바다낚시를 체험할 수도 있고, 남해의 또 다른 명소인 금산 보리암과 연계한 여행도 가능하다.
  • 전남도, ‘인공태양 연구시설’ 나주 유치 환영

    전남도, ‘인공태양 연구시설’ 나주 유치 환영

    전남 나주가 무한에너지 인공태양과 첨단기술 AI의 동반 성장을 이끌 1조 2천억 원 규모의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유치했다. 전라남도는 11일 대변인 명의의 환영문을 통해 핵융합(인공태양) 연구시설 구축 사업지가 전남 나주시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1조 2천억 원 규모의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나주에 구축되면 2천여 명의 국내외 석학들이 전남으로 유입되고, 200여개의 글로벌 기업 투자유치와 1만여 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특히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에는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이 필수라는 점에서 ‘AI 중심도시’를 표방한 전남도가 인공태양까지 유치함으로써 AI 산업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투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남도는 앞으로 정부, 나주시, 켄텍과 손잡고 원팀으로서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차질없이 완공되고, 산업 생태계가 조속히 자리 잡도록 도정 역량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전남도지사가 총괄하고, 나주시장·전남도 경제부지사를 공동 단장으로 하는 추진단도 구성해 대정부 창구를 단일화하고, 연구시설 조기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전남도는 환영문을 통해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연구대학인 한국에너지공대, 한전 등 700여 에너지 기업, 단 한 건의 자연재해도 없는 안전한 부지, 열렬한 시도민 지지까지 준비된 노력과 탁월성이 정부와 과학계에 확고한 믿음을 심어줬다”고 자평했다. 또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나주에 들어서면 세계 최고 과학자와 엔지니어가 모이는 국제 과학도시, 과학기술과 산업혁신이 선순환하는 미래 첨단도시, 일자리를 찾아 청년 인재가 돌아오는 지방소멸위기 극복 선도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웅 전남도 대변인은 “인공태양을 유치한 전남은 에너지와 AI라는 미래 전략산업의 양대 축을 동시에 품고, 전남·광주·전북 3개 시·도가 함께 첨단 과학기술과 에너지 신산업을 선도하는 ‘재생에너지·인공태양·AI의 융합 혁신지대’로 우뚝 설 것”이라며 “앞으로 에너지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성장시켜, 호남이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광주운전면허시험장서 자율주행차 시험·평가 한다

    광주운전면허시험장서 자율주행차 시험·평가 한다

    광주 북구에 건립 중인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이 전국에서 가장 앞선 최첨단 시스템으로 구축된다. 예산 부족으로 시험장 규모가 2급지로 축소될 우려에 처했던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이 총 사업비가 증액되고, ‘AI 모빌리티 인증센터’가 새로 들어서면서 자율주행차까지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광주시는 광주운전면허시험장 조성 총사업비가 기존 370억원에서 82억원 증액된 452억원으로 늘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증액된 82억원에는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물가변동분 79억원(감리비 30억원, 건축공사비 49억원)과 AI센터(모빌리티 인증센터) 설계비 3억원이 반영됐다.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은 대규모 시험장인 1급지로 추진됐으나 공사원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당초 예산으로는 2급지로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정부예산에 82억원이 증액되면서 1급지 규모와 기능을 유지하게 됐다. 광주운전면허시험장은 전액 국비 사업으로, 북구 삼각동 일원에 연면적 4만210㎡ 규모로 건립돼 2027년말 준공 예정이다. 특히 이번 총사업비 증액에 따라 광주운전면허시험장에는 AI 모빌리티 시험·평가·인증이 가능한 ‘AI센터’도 추가 구축된다. ‘AI센터’는 정보기술(IT) 기반 운전면허평가시스템과 가상환경(VR) 평가시험장이 도입되며, 시험장 내 주행시험 코스를 활용한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시험·평가 체계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이곳에는 자율주행차의 주행능력 평가를 위한 가상현실(VR) 시험장, 3만평 규모의 자율주행시험장(PG) 조성,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전문가 양성센터, 미래교통안전시설시험연구센터 등 미래모빌리티 기술인증·시험·평가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AI 모빌리티 인증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자율주행차, 실외 이동로봇 등 차세대 모빌리티뿐 아니라 교통·안전시설 사업자에게 신기술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설향자 교통운영과장은 “운전면허시험장이 개관하면 면허시험과 갱신을 위해 나주까지 이동해야 했던 시민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며 “사업 정상화로 지역경제 회복과 주변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완도 미역 양식어가 91%가 폐사 피해

    완도 미역 양식어가 91%가 폐사 피해

    전국 미역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 완도 일대에서 미역 집단 폐사 사태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주민들은 철저한 원인 조사와 함께 피해 전수조사 및 보상 대책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10일 완도군에 따르면 최근 들어 관내 미역 양식장에서 식용 미역과 전복 먹이용 미역을 가리지 않고 엽체 탈락과 고사 현상이 확산하면서 폐사가 잇따르고 있다. 전체 미역 양식어가 3212곳 가운데 91%인 2931곳이 폐사 피해를 입었다. 일부 양식장은 피해가 9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설량으로는 29만 2575줄 가운데 59%인 17만 3029줄에서 엽체 탈락 피해가 발생했다. 약산도 인근 매생이 양식장에서도 일부 피해가 생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완도 미역 양식어가 3212곳은 지난해에만 35만 4000t을 생산해 479억 원의 소득을 올린 바 있다. 미역 등 해조류가 폐사하면서 완도의 전복 양식어가도 먹이인 미역 등 해조류 수급을 걱정하고 있다. 완도는 국내 최대 전복 생산지이다. 다가오는 설 대목의 본격 출하를 앞두고 해조류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할 경우 전복 양식어가의 연쇄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어민들은 현재 고수온과 해양 환경 변화, 질병 등을 원인으로 거론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한 미역 양식어가 관계자는 “다시 양식을 해도 피해가 반복될까 불안하다”면서 “정확한 원인 규명과 함께 미역을 대체할 수 있는 다시마와 곰피 종자 구입비 지원 등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K팹리스 10배 키워 반도체 ‘투톱’ 도약

    K팹리스 10배 키워 반도체 ‘투톱’ 도약

    남부권에 반도체 혁신벨트… 매년 300명 정예군도 키운다2047년까지 700조 투입 공장 신설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반도체 패권에 미래·경제·안보 달려” 정부가 반도체 관련 기업을 지원해 ‘세계 1위 초격차’를 유지하고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산업 규모를 현재의 10배로 확장하기로 했다. 또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등에 투자를 집중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패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2강’으로 도약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인공지능(AI) 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반도체 패권을 누가 쥐느냐가 AI 시대,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경제·안보를 좌우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 지원 전략을 밝혔다. 정부는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 육성 ▲반도체 대학원대학 신설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 등 4대 목표를 세웠다. 먼저 정부는 2047년까지 모두 700조원 이상을 투입, 팹(반도체 생산 공장) 10기를 신설해 세계 최대·최고 수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미 정부는 지난 2월 용인 일반산단의 1호 팹 착공에 들어간 데 이어 6월에는 용인 국가산단의 토지 보상 공고를 진행한 바 있다.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분야 우위를 지키는 동시에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지능형 메모리(PIM) 등 AI 특화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R&D)에 예산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 전력효율·피지컬 AI(AI를 물리적으로 구체화한 것)의 핵심 부품인 화합물 반도체와 핵심 기술로 부상한 첨단 패키징(후공정) 기술 개발에도 지원을 확대한다.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강화에도 집중하기로 했다. 민관 합동으로 4조 5000억원 규모의 12인치 40나노급 상생 파운드리를 구축해 국내 팹리스 기업에 전용 물량을 할당하고 시제품 제작을 지원한다. 김 장관은 “반도체특별법에 의한 각종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정부가 약속한 전력과 용수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국방 분야 반도체의 국산화도 추진한다. 현재 대통령실이 지난 10월부터 가동한 ‘국방반도체 발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내년 1분기 안에 국방반도체 국산화 전략을 발표할 계획이다. 반도체 산업의 탈수도권화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광주(첨단 패키징), 부산(전력반도체), 경북 구미(소재·부품)를 잇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 고급 인재 확보를 위해 ‘반도체 대학원대학’을 신설하고 기업이 설립·운영에 직접 참여해 연간 300명의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반도체 전쟁에 임하면서 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의 마음으로 반도체 정예군을 양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반도체 산업 육성 전략에 관해 “대한민국은 잠깐의 혼란을 벗어나 새로 도약해야 하는 시기”라며 “산업 경제의 발전이 그 핵심이며 그중에서도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분야”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물을 좁게 파면 빨리 팔 수 있지만 깊게 파기는 어렵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넓게, 더 깊게 파는 길을 갔으면 좋겠다는 게 정책 최고책임자로서의 제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업의 집중적 육성도 중요하지만 이를 통한 성과가 골고루 나뉘어야 한다며 ‘공정 성장’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공정 성장을 위해 기업 지원을 바탕으로 한 지역 균형발전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자본의 논리가 작동하기에 기업이 선의로 경영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 지원 시 세제 등의 혜택을 주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 지방으로 눈을 돌려서 그 지역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 달라”며 “정부 역시 이를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금산분리 원칙이 대규모 초기 자금이 필요한 첨단산업 육성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관해 “금산분리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거의 다 된 것 같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다카이치 고향 나라시

    [씨줄날줄] 다카이치 고향 나라시

    이재명 대통령이 다음달 중순쯤 일본 나라시를 방문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한 뒤 “셔틀외교 정신에 따라 (다음에는) 제가 일본을 방문해야 하는데, 가능하면 나라현으로 가자고 (다카이치 총리에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다. 나라는 우리나라 경주와 같은 고대 도시로 일본 최초의 수도였던 헤이조쿄(平城京)가 자리잡았던 곳. 일본이 율령 국가체계를 완성하고 주변 국가와의 교류로 국제적 문화를 꽃피운 나라 시대(710~784년) 중심지다. 대표적 사찰인 호류지(法隆寺), 도다이지(東大寺), 고후쿠지(興福寺), 야쿠시지(藥師寺) 등에는 고구려와 백제 유민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다. 그래서 나라의 지명 유래에 관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일본서기에는 ‘나라’(奈良)라는 이름이 일본어로 ‘평탄한 땅’(ならした)에서 유래했다고 적고 있다. 하지만 지명의 기원을 일본어로 설명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들어 한글 ‘나라’(국가)에서 기원했다는 설도 제기된다. 한반도에서 넘어온 백제인과 신라인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한 마을이 나라라는 것이다. 일본의 지명 및 고어사전에는 “나라는 국가라는 뜻”이라는 풀이와 함께 “‘야마토’의 옛날 땅 이름이며 상고 시대에 이 고장을 점령해 살고 있던 한국 출신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라는 해설이 전한다. 백제가 멸망한 660년 직후 백제 지배층을 중심으로 한 30만~60만명의 한반도 유민들이 일본으로 건너왔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일본 우익은 한반도 출신 도래인(渡來人)이 사회 지도층을 이뤘다는 역사적 상황을 부정하고 있다. 나라에서의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한반도 문화 일본 전파론’과 다카이치 총리의 ‘일본 중심적 시각’이 맞선다는 점에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이종락 상임고문
  • “더러운 X들” 대통령 영부인의 경멸적 쌍욕…프랑스 여성단체 발칵

    “더러운 X들” 대통령 영부인의 경멸적 쌍욕…프랑스 여성단체 발칵

    에마뉘엘 마크롱(47)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72) 여사가 과거 성범죄 의혹이 제기됐던 남성 코미디언의 공연을 방해한 여성 운동가들을 두고 모욕적 표현을 사용한 사실이 공개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브리지트 여사는 전날 저녁 파리 폴리 베르제르 극장에서 열린 코미디언 아리 아비탕(51)의 공연 전 백스테이지에서 “더러운 X들(Sales Connes)이 있으면 쫓아내 버리자”며 “특히 가면을 쓴 깡패들”이라고 말했다. 6일 아비탕의 공연 도중 항의 시위를 벌인 여성 운동가들을 겨냥한 말이었다. 프랑스 RTL에 따르면 아비탕은 2021년 말 20대 여성 강간 혐의로 고소당했다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후 현지 여성 운동가들은 그의 복귀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6일에도 코미디언의 얼굴이 새겨진 가면을 쓴 활동가 4명이 공연 도중 객석에서 “강간범”이라 외치며 소란을 일으켰다. 브리지트 여사는 이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코미디언에게 “괜찮냐. 기분은 어떠냐”고 물었고, 코미디언은 “모든 게 무섭다”고 답했다. 그러자 브리지트 여사는 “더러운 X들”이라는 원색적 욕설을 내뱉었다. 브리지트 여사의 발언은 즉각 좌파 진영의 비판을 촉발했다. 극좌 정당 굴복하지않는프랑스의 사라 르그랭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브리지트 마크롱이 페미니스트들을 모욕했다”고 비난했다. 공연장에서 시위를 벌인 여성 단체의 한 구성원도 AFP에 “깊이 충격받았으며, 이는 피해자와 페미니스트 단체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했다. 프랑스에서 미투(#MeToo) 운동에 참여해온 배우 쥐디트 고드레슈는 인스타그램에 “나도 더러운 X이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지지한다”고 적어 활동가들에게 연대 메시지를 보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브리지트 여사의 측근은 AFP를 통해 “문제 발언은 예술가의 공연을 방해하려 한 시위대의 극단적 행동을 비판한 것”이라며 “브리지트 여사는 그런 급진적인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 “한때 난리였는데”…0%대 추락에 조기종영설 번진 ‘이 프로그램’

    “한때 난리였는데”…0%대 추락에 조기종영설 번진 ‘이 프로그램’

    JTBC 간판 예능으로 불리던 ‘최강야구’가 시청률 하락을 거듭하면서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조기 종영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최강야구’ 129회는 전국 기준 시청률 0.7%를 기록하며, 5주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시청률이 4.4%까지 오르며 프로야구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폭락’이다. 한때 화제성 1위를 독식하며 스포츠 예능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재는 초라한 성적표만 남은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예전의 쫄깃한 맛이 사라졌다”, “멤버가 싹 바뀌니 몰입이 안 된다”, “이러다 소리소문없이 종영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방송에서는 한양대 야구부를 상대로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는 등 경기력마저 흔들렸다. 야구 승부뿐만 아니라 시청률과의 싸움에서도 벼랑 끝에 몰린 형국이다. 이러한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프로그램의 핵심이었던 장시원 PD와 원년 멤버들의 이탈이 꼽힌다. JTBC와 장 PD는 지난 2월부터 ‘최강야구’ 제작을 두고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JTBC는 장 PD가 이끄는 스튜디오C1이 ‘최강야구’ 제작비를 과다 청구했으며 정당한 이유 없이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갈등은 결국 봉합되지 않았고 스튜디오C1은 박용택, 정근우 등 기존 ‘몬스터즈’ 멤버들을 이끌고 ‘불꽃야구’의 제작과 방송을 강행했다. 이에 JTBC는 ‘최강야구’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을 주장하며 스튜디오C1과 장 PD를 저작권법·상표법 위반, 업무상 배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형사 고소했다. 장 PD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최강야구’ 저작권은 창작자인 C1에 있다”라고 반박했다. 출연진이 대거 하차하고 제작진이 교체되면서 ‘최강야구’ 시즌4는 이종범 감독을 필두로 한 ‘브레이커스’를 출범했다. 그러나 이종범, 오주원 등 일부 출연진이 프로팀 지도자 생활을 시즌 도중에 그만두고 방송에 합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야구팬들로부터 비판받기도 했다. 한편 ‘최강야구’를 떠난 장 PD와 기존 멤버들이 뭉친 ‘불꽃야구’는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불꽃야구’는 JTBC의 저작권 신고로 인해 유튜브 영상이 차단되는 등 위기를 겪었지만, 스튜디오C1은 자체 플랫폼을 구축해 다시보기를 제공하는 강수를 뒀다. 접근성이 낮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 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불꽃야구’ 32화는 공개 17시간 만에 조회수 74만회를 돌파했다. 시청률 0%대의 늪에서 허덕이는 ‘최강야구’와 달리 ‘불꽃야구’는 화제성을 이어가며 두 프로그램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JTBC가 야심 차게 선보인 ‘최강야구’ 시즌4가 이탈한 팬심을 되돌리고 조기 종영설을 잠재울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쓸쓸히 퇴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 박나래 ‘주사이모’ 논란에 함익병 “노벨상 탔어도 한국 의사면허 없으면 불법”

    박나래 ‘주사이모’ 논란에 함익병 “노벨상 탔어도 한국 의사면허 없으면 불법”

    방송인 박나래(40)가 전 매니저들의 ‘갑질’ 폭로로 각종 의혹이 제기돼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불법 의료행위 의혹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인 함익병 ‘함익병 앤 에스터 클리닉’ 원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박나래의 ‘주사 이모’ 문제가 불법 의료행위였을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앞서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박나래가 오피스텔이나 차량 등에서 이른바 ‘주사 이모’로 불리는 지인 A씨로부터 피로 해소용 링거를 맞는 등 불법 의료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나래 측은 이러한 의혹에 대해 “면허가 있는 의사에게서 영양제를 맞은 것”이라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A씨 역시 지난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사 가운을 입은 사진 여러장과 함께 “12~13년 전 내몽고(중국 네이멍구 자치구)라는 곳을 오가면서 힘들게 공부했고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내·외국인 최초로 최연소 교수까지 역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논란이 이어지자 A씨는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모든 게시물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함 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제가 중국 가서 환자를 보면 중국에서 가만두겠느냐. 미국 가서 환자 보면 미국 의료 당국이 가만두겠느냐”면서 “노벨상을 탄 의사가 와도 한국에서 의료행위를 하려면 한국 의사 면허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의사가 한국에 와서 자문할 수는 있다. 의사들끼리 어려운 환자 케이스가 있으면 논의한다”면서 “그런데 이분(한국에 와서 자문하는 미국 의사)이 처방하지는 못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환자에 대해 주치의에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해줄 수 있지만, 판단과 시술은 주치의가 해야 한다”면서 해당 국가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이 직접 의료행위는 하지 못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사 이모’, ‘주사 아주머니’ 등의 행태에 대해 함 원장은 “이런 일들이 박나래씨한테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집에서 주사 놓는 사람이 인터넷에 아예 공개적으로 ‘마늘 주사 얼마, 태반 주사 얼마’ 이런 식으로 광고를 올리더라”라고 지적했다. 설사 면허가 있는 의사에게서 처방이나 진료를 받더라도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주사 등을 맞을 수 있는 조건은 ▲주치의가 늘 보던 환자여야 하고 ▲거동을 못 하는 경우 등 병원에 갈 수 없는 응급 상황일 때 의사의 지시하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함 원장은 박나래와 같은 경우 이런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박나래 측 법률대리인이 “바쁜 촬영 일정 때문에 병원 내원이 어려워 평소 다니던 병원 의사와 간호사에게 왕진을 요청한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주사를 직접 시술한 분이 의사인지 아닌지가 불명확하고 병원인지도 알 수 없다”면서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나래 측이 이같이 주장한 것은 “기본적으로 불법 시술한 사람이 처벌받지, 시술받은 사람이 처벌받은 예가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나래씨가 무면허 의료 시술이라는 걸 알면서도 계속 연락해서 주사를 맞았다면 법률적으로 얽힐 수는 있다”며 그렇기에 박나래 측이 이같은 주장을 계속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강남경찰서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의료법,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박나래와 ‘주사 이모’ 등에 대한 고발이 접수됐다. 관련 부처도 사안을 주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미 수사기관에 고발 및 인지된 사건이므로 수사 경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경우 행정조사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차적으로는 위법 행위를 한 자가 처벌 대상이나, 의료법 위반을 인지하고도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등 가담 여부에 따라 환자 본인도 공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 광주시장 후보들 출판기념회 잇따라…선거 열기 ‘후끈’

    광주시장 후보들 출판기념회 잇따라…선거 열기 ‘후끈’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광주시장 주요 후보들이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개최, 선거 열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선거를 염두에 둔 일부 후보들도 출마 선언과 사퇴 시기를 조율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서고 있다. 9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재선에 도전하는 강기정 광주시장은 오는 1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강 시장은 ‘광주, 처음보다 더 극적인 두 번째 등장’이라는 저서를 통해 민주도시에서 부강한 도시로 향하는 광주의 미래 구상을 밝힌다. 강 시장은 출판기념회를 기점으로 내부 조직을 재편,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정성학 대외협력보좌관, 신정호 시민참여정책보좌관, 박철호 정무특별보좌관 등 핵심 보좌진들도 잇따라 사퇴해 외곽조직 정비와 캠프 구성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민형배(광주 광산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14일로 예정됐던 출판기념회를 내년 1월 18일로 연기,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광주 유일의 재선 의원인 민 의원은 광주 청년창업자들과의 인터뷰를 수록한 ‘길은 있다’라는 제목의 저서를 통해 젊은이들이 떠나는 광주의 현실을 진단하고 청년 일자리 등 미래 먹거리 창출 방안을 제시한다. 민 의원은 최근 광주 군공항 이전, 인공지능 중심도시 조성을 비롯한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토론회와 포럼에도 적극 참여하며 목소리를 키우고 있으며 지역민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등 세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문인 광주 북구청장은 오는 21일 ‘문인, 광주의 삶을 바꾸다’라는 저서를 내고 광주대 호심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문 구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국민주치의’ 시범사업 현판식을 마무리한 뒤 이달 말 또는 내년 1월 초 구청장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위 수석부위원장은 지난 9월 ‘지역이 강해야 대한민국이 산다’를 주제로 출판콘서트를 열었다. 제21대 국회의원(민주당·광주 동구남구을)을 지낸 이 수석부위원장은 이달 중·하순 중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호(민주당·광주 북갑) 의원은 내년 초 출마 선언 후 설 연휴 이후인 2월께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 의원은 호남고속도로, KTX 호남선 증편 등 각종 지역 현안 관련 의정활동을 강화하며 선거전에 대비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군들이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며 “연말·연초 여론조사가 진행되고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면 조금씩 선거판의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철강보국 신화 쓴 포스코… 친환경 미래소재로 재도약[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철강보국 신화 쓴 포스코… 친환경 미래소재로 재도약[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종합제철소 건설 네 차례 좌절 뒤한일 청구권 자금 과감하게 활용박태준 초대회장 日 설득도 주효1973년 6월 포항 1고로서 첫 쇳물조강 자립 이어 글로벌 철강사로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1호 민영화최근 핵심 사업은 이차전지소재 잇단 중대재해·기후리스크 부담 포스코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산업화를 상징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국가 경제의 기반을 세웠고, 조선·자동차·건설·에너지 산업이 세계 무대에 오르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 포스코는 철강 중심의 기업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미래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잇따른 안전사고와 기후 리스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향우 정신’으로 쓴 ‘영일만 신화’ 1960년대 후반 포스코의 출발은 국가 산업화의 운명과 얽혀 있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 달러도 되지 않았고, 국가 총수출은 4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종합제철소 건설에는 약 1억 5000만 달러와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고, “후진국이 감당할 수 없는 무모한 사업”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당시 한국은 종합제철 건설을 네 차례나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했다. 그러나 철강 없이 경제 발전은 없다는 인식은 굳건했고, ‘철강 자립’에 대한 염원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포스코의 첫 출발은 한일 청구권 자금을 활용한 과감한 선택에서 비롯됐다. 제철소 건설 자금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해외 차관을 얻으려 미국·서독·이탈리아·영국의 7개 업체가 참여한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이들은 결국 한국의 종합제철소 건설은 경제성이 낮다며 차관을 거부했다. 이에 미국 하와이에 있던 박태준 초대 포스코 회장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일 청구권 자금의 투입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이 일본 정부 및 철강업계를 상대로 대일 청구권 자금의 철강소 건설 투입을 설득해냈다. 소위 ‘하와이 구상’으로 불리는 박 전 회장의 아이디어로 1968년 포항제철이 공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영일만 대역사’가 열렸다. 포항제철소의 ‘우향우 정신’이라 불린 건설 기풍 또한 박 전 회장 시절 확립됐다. 공정 지연 시 일괄 철야작업을 지시하거나 불량 시공 구조물을 전면 철거하는 등 완공 일정 준수와 품질 강화가 핵심 원칙이었다. 선·후공정을 모두 갖춘 일관제철소 대신 후공정을 먼저 구축하고 해외에서 반제품을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하는 ‘역발상 전략’도 동원됐다. 공사 비용 인하와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한 선택이었다. ●광양에 세계 최대 규모 단일 제철소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쇳물이 쏟아졌다. 포항 1기 준공으로 조강 103만t 체제가 구축되면서 한국 철강 역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준공 후 불과 4개월 만에 정상조업을 달성했고 첫해 흑자를 기록했다. 조강 자급도는 1967년 47%에서 1981년 4기 준공 이후 89%까지 올랐다. ‘제철보국’ 정신은 국내 산업화의 핵심 동력이 돼 자동차·조선·건설·기계 산업 등 한국 대표 산업군의 경쟁력 기반을 형성했다. 포항에서 성공한 포스코는 광양제철소를 건설했다. 13㎞가 넘는 제방 축조, 준설매립 등 바다 위에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공사였다. 1987년 1기 설비가 예정보다 6개월 앞서 준공됐고, 1992년 광양 4기 준공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제철소가 탄생하며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했다. 연간 2100만t의 생산 규모는 당시 세계 3위 규모였다. 외환위기 직후 포스코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민영화가 추진됐다. 2000년 민영화와 함께 글로벌 기업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인수했고 해외 냉연·일관제철소 건설, 글로벌 가공센터 확장 등으로 그룹의 외연을 넓혔다. 뉴욕·런던·도쿄 등 세계 주요 증시에 상장해 신용도를 높이고 자금 조달 역량을 강화했다.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광양제철소를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고도화했고, 전기강판·API강재·스테인리스 등 고부가 제품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베트남·멕시코·인도 등으로 이어진 글로벌 확장 전략은 연간 조강 생산량을 4000만t까지 끌어올리는 기반이 됐다. 그 결과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나믹스(WSD)에서 2010년부터 2024년까지 1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됐다.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 ‘대전환’ 전통 철강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2020년대 초, 포스코는 미래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은 ‘철강 대기업’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그룹’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조치였다. 지주사는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와 청사진을 총괄하고, 철강·이차전지소재·수소·신사업 등 사업회사는 개별 시장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분권형 구조로 변화했다. 특히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광양·포항을 중심으로 양극재·음극재 생산 공장을 늘리고,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사업과 호주 니켈 광산 투자로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는 7억 65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호주의 대표 광산기업인 미네랄 리소스의 중간 지주사 지분을 30% 인수했다. 미네랄 리소스의 광산에서 연 27만t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외 포스코퓨처엠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GM과의 합작사를 통해 캐나다에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도 마련했다. 업계는 포스코그룹이 원료, 전구체, 양·음극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했다고 평가한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업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고 전고체 배터리 개발사(프롤로지움)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차세대 소재 투자도 확대했다. 철강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2022년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로 상향한 뒤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사망 사고 반복에 ‘안전환경본부’ 신설 최근 반복된 중대재해는 현재 포스코그룹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다. 지난 3월 포항제철소 냉연 공장에서 정비 자회사 직원이 사망한 데 이어, 7월 광양제철소에서 배관 철거 중 협력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냐”며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에선 올해에만 4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이 대통령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그룹에는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 그룹은 7월 말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발표하고, 회장 직속 안전특별진단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직접 해외 안전 컨설팅사인 SGS를 찾았고, 그룹 전반의 안전 체계 재정비를 지시했다. 그러나 8월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고, 10월에는 포항제철소 STS 공정에서 포스코DX 하청노동자가 유해물질을 흡입해 사망했다. 불과 보름 뒤 같은 제철소에서 슬러지 청소 작업 중에 근로자 6명이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를 흡입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포항제철소장이 보직 해임됐고, 이희근 포스코 사장이 직접 소장을 겸직하는 등 강수를 두었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그룹은 지난 9월 안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고, 포스코 내부에 ‘안전보건환경본부’를 신설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안전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안전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온실가스 배출 산업… 해결책은 물음표 포스코그룹의 기후 대응 전략은 ‘2050 탄소중립’과 ‘수소환원제철’로 요약되지만, 빠르고 완벽하게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철강업 자체가 국내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 산업인데다, 포항·광양 제철소의 고로(용광로) 체제를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대규모 탄소 배출 감축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기후 리스크는 장기적으로 기업 재무와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철강 수입규제 강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국제 규제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고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스코의 기존 생산 체계가 비용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과 탄소집약적 산업구조는 상존하는 불안 요소다. 이에 포스코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과 탄소중립 핵심 기술인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분야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포항제철소에 미래형 제철공정인 수소환원제철 혁신을 추진 중”이라며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APEC 주목받은 경주, 물 관리 기술 국내외 알린다

    APEC 주목받은 경주, 물 관리 기술 국내외 알린다

    경북 경주시가 자체 개발한 물 정화 기술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경주시는 환경부 기술인증과 특허를 취득한 물 정화 기술이 APEC 정상회의 개최 전후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외 기관·전문가·시민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시는 2012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수질연구팀을 신설하면서 물 정화 기술 1호인 GJ-R과 GK-SBR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또 연구개발을 지속해가며 국내 특허 13건, 국제특허 3건, 기술인증 1건 등을 취득했다. 해당 기술은 2017년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베트남, 콜롬비아 등 해외에 진출한 상태다. 올해는 APEC을 앞두고 리투아니아와 나이지리아·우간다·페루 등 관계자들이 경주를 찾았다.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영남대 수자원관리 전공 11개국 학생, 양산시, 한국환경공단 등의 방문이 이어졌다. APEC을 계기로 국내외 기술 인지도가 크게 높아져 국내외 견학 문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기관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물 관리 도시로서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다문화 시대, 국민 20명 중 1명은 이주민

    다문화 시대, 국민 20명 중 1명은 이주민

    국내 인구 20명 중 1명은 본인 또는 부모가 외국인인 이주민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인구 증가율보다 50배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한국도 이제 ‘다문화 사회’ 초입에 들어선 만큼 이주민들이 차별당하지 않고 안착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데이터처가 8일 발표한 ‘2024년 이주배경인구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이주배경인구는 271만 5000명으로 전년보다 5.2%(13만 4000명) 늘었다. 총인구 증가율 0.1%의 50배 수준이다. ‘이주배경인구’란 본인 또는 부모 중 적어도 한 명이 해외에서 국내 이주한 사람으로 외국인·귀화자·이민자 2세 등을 통칭한다. 이주민이 총인구 5180만 6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2%로 전년 대비 0.3% 포인트 증가했다. 이주민은 ‘젊은 피’로 구성됐다. 30대가 66만명(24.3%)으로 가장 많았고 20대(21.0%), 40대(15.4%) 순이었다. 20~40대만 60.7%에 이른다. 특히 20대는 1년 새 4만 2000명(8.0%)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김서영 데이터처 인구총조사과장은 “외국인 노동자와 유학생, 결혼 이민자가 늘어나고 이들이 가족을 형성하면서 이주배경인구가 증가했다”며 “최근 고용허가제 확대도 취업 인구 유입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주민의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은 81.9%(222만 3000명)로 집계됐다. 계속 추락 중인 전체 생산연령인구 비중 70%와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이주민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5.5%로 총인구 19.5%의 4분의1 수준이었다.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는 한국에 젊은 이주민이 새로운 노동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주배경인구는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을 막아 내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다만 이들도 수도권 쏠림이 심한 만큼 지방에 정착시키기 위한 일자리 정책과 투자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철강보국 신화 쓴 포스코… 친환경 미래소재로 재도약[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철강보국 신화 쓴 포스코… 친환경 미래소재로 재도약[2025 재계 인맥 대탐구]

    종합제철소 건설 네 차례 좌절 뒤한일 청구권 자금 과감하게 활용박태준 초대회장 日 설득도 주효1973년 6월 포항 1고로서 첫 쇳물조강 자립 이어 글로벌 철강사로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1호 민영화최근 핵심 사업은 이차전지소재 잇단 중대재해·기후리스크 부담 포스코는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산업화를 상징했다.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철강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국가 경제의 기반을 세웠고, 조선·자동차·건설·에너지 산업이 세계 무대에 오르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제 포스코는 철강 중심의 기업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 에너지까지 아우르는 ‘미래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잇따른 안전사고와 기후 리스크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향우 정신’으로 쓴 ‘영일만 신화’ 1960년대 후반 포스코의 출발은 국가 산업화의 운명과 얽혀 있었다. 당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 달러도 되지 않았고, 국가 총수출은 42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종합제철소 건설에는 약 1억 5000만 달러와 고도의 기술이 필요했고, “후진국이 감당할 수 없는 무모한 사업”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당시 한국은 종합제철 건설을 네 차례나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했다. 그러나 철강 없이 경제 발전은 없다는 인식은 굳건했고, ‘철강 자립’에 대한 염원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포스코의 첫 출발은 한일 청구권 자금을 활용한 과감한 선택에서 비롯됐다. 제철소 건설 자금이 없었던 우리나라는 해외 차관을 얻으려 미국·서독·이탈리아·영국의 7개 업체가 참여한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이들은 결국 한국의 종합제철소 건설은 경제성이 낮다며 차관을 거부했다. 이에 미국 하와이에 있던 박태준 초대 포스코 회장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대일 청구권 자금의 투입을 건의했고 박 대통령은 흔쾌히 동의했다. 이에 박 전 회장이 일본 정부 및 철강업계를 상대로 대일 청구권 자금의 철강소 건설 투입을 설득해냈다. 소위 ‘하와이 구상’으로 불리는 박 전 회장의 아이디어로 1968년 포항제철이 공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영일만 대역사’가 열렸다. 포항제철소의 ‘우향우 정신’이라 불린 건설 기풍 또한 박 전 회장 시절 확립됐다. 공정 지연 시 일괄 철야작업을 지시하거나 불량 시공 구조물을 전면 철거하는 등 완공 일정 준수와 품질 강화가 핵심 원칙이었다. 선·후공정을 모두 갖춘 일관제철소 대신 후공정을 먼저 구축하고 해외에서 반제품을 들여와 완제품을 생산하는 ‘역발상 전략’도 동원됐다. 공사 비용 인하와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한 선택이었다. ●광양에 세계 최대 규모 단일 제철소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포항제철소 1고로에서 첫 쇳물이 쏟아졌다. 포항 1기 준공으로 조강 103만t 체제가 구축되면서 한국 철강 역사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준공 후 불과 4개월 만에 정상조업을 달성했고 첫해 흑자를 기록했다. 조강 자급도는 1967년 47%에서 1981년 4기 준공 이후 89%까지 올랐다. ‘제철보국’ 정신은 국내 산업화의 핵심 동력이 돼 자동차·조선·건설·기계 산업 등 한국 대표 산업군의 경쟁력 기반을 형성했다. 포항에서 성공한 포스코는 광양제철소를 건설했다. 13㎞가 넘는 제방 축조, 준설매립 등 바다 위에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공사였다. 1987년 1기 설비가 예정보다 6개월 앞서 준공됐고, 1992년 광양 4기 준공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제철소가 탄생하며 글로벌 철강사로 도약했다. 연간 2100만t의 생산 규모는 당시 세계 3위 규모였다. 외환위기 직후 포스코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민영화가 추진됐다. 2000년 민영화와 함께 글로벌 기업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는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인수했고 해외 냉연·일관제철소 건설, 글로벌 가공센터 확장 등으로 그룹의 외연을 넓혔다. 뉴욕·런던·도쿄 등 세계 주요 증시에 상장해 신용도를 높이고 자금 조달 역량을 강화했다. 철강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광양제철소를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고도화했고, 전기강판·API강재·스테인리스 등 고부가 제품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베트남·멕시코·인도 등으로 이어진 글로벌 확장 전략은 연간 조강 생산량을 4000만t까지 끌어올리는 기반이 됐다. 그 결과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월드스틸다이나믹스(WSD)에서 2010년부터 2024년까지 15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로 선정됐다.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 ‘대전환’ 전통 철강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한2020년대 초, 포스코는 미래 사업으로 방향을 틀었다.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은 ‘철강 대기업’에서 ‘친환경 미래소재 그룹’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조치였다. 지주사는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와 청사진을 총괄하고, 철강·이차전지소재·수소·신사업 등 사업회사는 개별 시장에서 전문성을 강화하는 분권형 구조로 변화했다. 특히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포스코그룹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광양·포항을 중심으로 양극재·음극재 생산 공장을 늘리고,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사업과 호주 니켈 광산 투자로 핵심 광물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포스코홀딩스는 7억 6500만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호주의 대표 광산기업인 미네랄 리소스의 중간 지주사 지분을 30% 인수했다. 미네랄 리소스의 광산에서 연 27만t의 리튬 정광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외 포스코는 글로벌 완성차 기업인 GM과의 합작사를 통해 캐나다에 하이니켈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등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거점도 마련했다. 업계는 포스코가 원료, 전구체, 양·음극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완성했다고 평가한다. 실리콘 음극재 생산기업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하고 전고체 배터리 개발사(프롤로지움)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차세대 소재 투자도 확대했다. 철강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이에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2022년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로 상향한 뒤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사망 사고 반복에 ‘안전환경본부’ 신설 최근 반복된 중대재해는 현재 포스코그룹이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다. 지난 3월 포항제철소 냉연 공장에서 정비 자회사 직원이 사망한 데 이어, 7월 광양제철소에서 배관 철거 중 협력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아직도 이런 사고가 발생하냐”며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건설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에선 올해에만 5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이 대통령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그룹에는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 그룹은 7월 말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발표하고, 회장 직속 안전특별진단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직접 해외 안전 컨설팅사인 SGS를 찾았고, 그룹 전반의 안전 체계 재정비를 지시했다. 그러나 8월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고, 10월에는 포항제철소 STS 공정에서 포스코DX 하청노동자가 유해물질을 흡입해 사망했다. 불과 보름 뒤 같은 제철소에서 슬러지 청소 작업 중에 근로자 6명이 일산화탄소로 추정되는 가스를 흡입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포항제철소장이 보직 해임됐고, 이희근 포스코 사장이 직접 소장을 겸직하는 등 강수를 두었다. 안전관리 강화를 위해 그룹은 지난 9월 안전 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을 설립했고, 포스코 내부에 ‘안전보건환경본부’를 신설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안전기획실’을 신설하는 등 안전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온실가스 배출 산업… 해결책은 물음표 포스코그룹의 기후 대응 전략은 ‘2050 탄소중립’과 ‘수소환원제철’로 요약되지만, 빠르고 완벽하게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철강업 자체가 국내 최대의 온실가스 배출 산업인데다, 포항·광양 제철소의 고로(용광로) 체제를 당분간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대규모 탄소 배출 감축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기후 리스크는 장기적으로 기업 재무와 경쟁력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철강 수입규제 강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국제 규제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고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포스코의 기존 생산 체계가 비용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과 탄소집약적 산업구조는 상존하는 불안 요소다. 이에 포스코는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사업과 탄소중립 핵심 기술인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분야에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10월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서 “포항제철소에 미래형 제철공정인 수소환원제철 혁신을 추진 중”이라며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손질한 차고지증명제, 5점 만점에 3.61점 ‘긍정 평가’ 받았지만…

    손질한 차고지증명제, 5점 만점에 3.61점 ‘긍정 평가’ 받았지만…

    올해 개선된 차고지증명제가 도민들로부터 5점 만점에 3.61점을 받으며 대체로 긍정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공영주차장 확충과 행정 효율성 개선 등 제도 보완 요구도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3월 제도 개선 이후 도민 인식과 체감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월 27일부터 10월 25일까지 실시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차고지증명 신청 경험이 2회 이상인 도민 1148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 설문은 총 31개 문항으로 구성됐으며, ▲제도 인식 및 수용성 ▲주차여건 및 불법주정차 변화 ▲세부 개선사항 인식 ▲제도 전반 평가와 향후 방향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세부 개선사항 인식’(3.87점)이었다. 차고지증명제 제외 차량 확대, 불편 해소 등 구체적 개선 효과가 체감됐다는 의미다. 이어 ‘제도 인식 및 수용성’(3.79점), ‘제도 전반 평가’(3.63점) 순이었다. 반면 ‘주차여건 및 불법주정차 변화’ 항목은 3.14점에 그쳐 상대적으로 개선 체감도가 낮았다. 응답자 중에는 제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보다는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두드러졌다. 전체 의견 208건 가운데 제도 폐지·전면 재검토 의견은 5.3%에 불과했지만, 행정절차 복잡(22.6%), 실효성 부족(16.8%) 등 운영상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다. 특히 공영주차장 확충 등 인프라 확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영길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조사 결과는 도민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문제를 정확히 드러내고 있다”며 “이면도로와 주택가 주차난 완화를 위한 현실적 대책을 찾아 제도 수용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차고지증명제는 심각한 주차난 해소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제주특별법에 근거해 2007년 전국 최초로 도입됐다. 이 제도는 자동차 신규·변경·이전 등록 시 차량 소유자에게 보관 장소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차장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사도 맘대로 갈 수 없어 주소지 위장전입 등 편법이 기승을 부렸다. 도는 2022년 차고지증명 대상이 모든 차종으로 확대된 이후 제도의 실효성과 도민 부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18년 만에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차고지증명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으로 경형자동차, 1t 이하 화물차를 포함한 소형자동차, 제1종 저공해자동차(전기차, 수소차), 중형자동차 중 배기량 1600cc미만 자동차가 차고지증명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다자녀가정 소유 자동차 중 1대,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소유 자동차 1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소유(보호자와 공동소유 포함) 또는 보호자 소유 자동차 중 1대도 추가로 제외대상에 포함됐다.
  • 중랑구, 겨울철 대비 한파쉼터 19곳 확대…총 87곳 운영

    중랑구, 겨울철 대비 한파쉼터 19곳 확대…총 87곳 운영

    서울 중랑구는 겨울철 한파로 인한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68곳이었던 한파쉼터를 올해 87곳으로 확대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기온 급강하와 체감온도 하강 등으로 한파 위험이 커짐에 따라, 어르신·노숙인·주거취약계층 등 한파 취약 주민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다. 구는 올해 도서관·복지관·체육센터·마을활력소·청년청 등 19곳을 추가 지정해 총 87곳의 한파쉼터를 운영 중이다. 구 전역에 분산 배치돼 있어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기존에는 구청사 및 동 주민센터, 경로당 등에 마련됐다. 특히 한파특보 발령 시에는 동 주민센터 한파쉼터의 운영시간을 평일 오후 9시까지 연장하며, 별도 절차 없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는 대중교통 이용 주민의 편의를 위해 버스정류장에 추위쉼터 40곳, 스마트쉼터 9곳, 온열의자 185곳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만성질환자와 허약 어르신 등 약 4000명의 건강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유선 모니터링과 방문 점검을 병행해 현장 대응도 강화했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기온 변동이 잦고 체감 추위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민 여러분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한파쉼터 운영을 강화하고, 취약계층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K-디저트’ 흥행작…호빵과 찐빵에 담긴 의외의 이야기 [한ZOOM]

    ‘K-디저트’ 흥행작…호빵과 찐빵에 담긴 의외의 이야기 [한ZOOM]

    ‘찬 바람이 싸늘하게 뺨을 스치면…’이라는 노래 구절을 들으면 보통은 춥고 삭막한 겨울 거리를 떠올리겠지만, 이 마법의 주문을 듣는 순간 김을 모락모락 내뿜는 투명하고 빨간 ‘호빵 찜통’의 실루엣을 먼저 떠올리는 세대가 많다. 호빵은 수십 년 동안 단순한 간식을 넘어 한국인의 겨울 정서를 대변하는 문화적 아이콘이자, 따뜻한 추억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초 삼립식품에 의해 전통 찐빵에 현대적 감각이 더해져 탄생한 이 국민 간식은, 코흘리개 아이들이 ‘호호 불어먹던’ 뜨거운 겨울 간식에서 시작해 이제는 K-디저트의 선봉장이 되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나가고 있다. ●단팥빵맨이 ‘호빵맨’이 된 기막힌 사연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호빵맨’을 처음 봤을 때, 그의 얼굴이 실제로는 호빵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호빵맨의 원작인 일본의 ‘앙팡맨’의 얼굴은 ‘앙팡’(Anpan), 즉 일본식 단팥빵이다. 1875년에 탄생한 앙팡은 떡처럼 찌지 않고 오븐에 구워 갈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갈색 얼굴을 가진 단팥빵 캐릭터가 한국에 와서 하얀 ‘호빵맨’이 된 데는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이는 시장 인지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문화적 번역 과정 때문이었다. 한국 시장에서 캐릭터의 친숙도와 상품성을 높이기 위해, 원작의 ‘단팥빵’ 대신 당시 한국의 대표적인 겨울 간식인 ‘호빵’을 가져와 이름으로 붙인 것이다. 그 결과, 캐릭터의 얼굴이 실제로는 구운 갈색 단팥빵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를 흔히 아는 하얀 찐 호빵으로 오해하는 문화적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식품이 문화적 아이콘이 되었을 때, 사람들의 인지 속 정체성까지도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유쾌하고 대표적인 사례로 남았다. ●혁신의 증기, ‘빨간 찜통’ 마케팅의 전설<b/> 호빵의 탄생 비화는 다소 의외다. 1971년 삼립식품이 호빵을 개발한 목적은 새로운 간식을 만들려는 의도보다는, 오히려 제조업의 비효율성을 해소하려는 데 있었다. 당시 찐빵 공장은 겨울철 비수기가 되면 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창업자는 일본에서 본 길거리 찐빵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가정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포장된 호빵을 만들어 겨울철에도 공장 가동률과 판매를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야심 차게 시장에 나온 호빵은 초반에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집에서 찐빵을 쪄야 하는 혁신적인 방식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불편함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전략이 바로 전설적인 ‘빨간색 호빵 찜통’이었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 호빵이 김을 모락모락 내는 모습이 소비자에게 훤히 보이도록 설계된 이 찜통은, 호빵을 따뜻하게 보관하며 시각적인 ‘따뜻함’과 ‘신선함’을 제공했다. 이 찜통이 전국 소매점에 무상으로 배포되자, 호빵은 다른 빵에 비해 가격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이는 대한민국 식품 역사에서 유통 채널의 환경 조성이라는 혁신적인 마케팅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K-호빵, 세계를 찜하다! 혁신적인 유통 전략에 더해 “찬바람이 싸늘하게 뺨을 스치면, 따뜻한 호빵 몹시도 그리웁구나”라는 상징적인 포지셔닝은 호빵을 단순한 겨울 먹거리를 넘어, 겨울 정서를 연상시키는 한국인의 문화적 상징으로 만들었다. 호빵은 어느덧 음식이 아닌 추억을 매개하는 인격을 가진 존재가 된 것이다. 호빵은 추억에만 머무르지 않고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진화했다. 전자레인지에 바로 데워먹을 수 있는 ‘스팀 팩’과 1인 가구 증가에 맞춘 ‘한 개 포장 호빵’을 도입하여 편의성을 높였다. 또한, 간편식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추어 식사 대용으로 손색없는 매콤김치호빵, 춘천식 닭갈비볶음밥호빵 등 이색 호빵들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흥미를 자극하고 있다. 우리나라 겨울 간식의 상징인 호빵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등 25개국에 수출되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수출 확대에 힘입어 2024년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해 6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최고 등급인 3스타를 수상하며 세계적인 미식가들로부터 맛과 품질을 인정받았다. 한편, 강원도 횡성군의 ‘안흥찐빵마을’은 호빵과는 또 다른, 전통 찐빵 문화의 명맥을 굳건히 잇는 중심지다. 이곳의 찐빵은 호빵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일 수 있지만,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자연 발효시키는 전통 방식으로 만든 수제 찐빵으로 깊은 맛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1960년대, 한 어머니가 다섯 남매를 굶기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시작한 작은 찐빵 장사가 그 출발점이었다. 당시 귀한 밀가루와 마을에서 흔히 재배하던 팥을 이용해 만든 찐빵은 입소문을 타고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긴 여정에 사람들은 따뜻한 찐빵 하나로 허기를 달랬다. 예로부터 안흥은 도깨비가 자주 출몰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이유가 사실은 맛있는 찐빵 냄새 때문이라는 유쾌한 설화 마케팅은 지금도 관광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찐빵 마을 곳곳에 있는 도깨비 캐릭터는 이곳을 단순히 찐빵을 파는 마을이 아닌, 스토리텔링이 살아있는 관광지로 자리 잡게 했다. 어머니의 사랑, 길 위의 추억, 그리고 도깨비 전설이 어우러진 안흥찐빵마을은 겨울 강원도 여행의 낭만을 완성하는 필수 코스이며, 매년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 찐빵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맛보고 있다. ●호빵과 찐빵, K-디저트의 쌍두마차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호빵과 손으로 직접 만들어내는 우리의 찐빵. 모두 K-콘텐츠와 함께 국내외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더 큰 시장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처럼 시대를 관통하며 유쾌한 혁신을 거듭하는 K-디저트의 상징으로서, 호빵과 찐빵은 앞으로도 국내외 시장에서 그 가치를 확대해 나갈 것이다.
  • 이준석, ‘소년범 논란’ 조진웅에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하는 모순”

    이준석, ‘소년범 논란’ 조진웅에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하는 모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과거 소년범 전력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언한 배우 조진웅을 언급하며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하는 모순”이라고 일침했다. 이 대표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이 되는 데 음주운전, 공무원 자격사칭, 폭행과 집기파손(특수공무집행방해)쯤은 문제없다는 것을 지난 6월 민주적 투표가 보여줬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투표 결과는 국민의 가장 선명한 의사표시이기에 존중한다”면서도 “조진웅씨는 강간 등 혐의는 부인하고 있고, 결국 폭행을 시인한 배우가 소년범 전력으로 은퇴하게 되었으니 대통령은 괜찮고 배우는 은퇴해야 되는 모순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언제부터 배우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했냐’며 진영논리를 끌어와 조진웅씨를 ‘상대 진영의 음모’에서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급기야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에 대해 인신공격까지 해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저는 연기자에게 절대적 도덕 기준을 높게 두지 않아서 조진웅씨 건에 특별한 생각이 없다”면서도 “다만 국가의 영수가 그다지 도덕적이지 않으면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항상 상대적으로 찝찝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조진웅은 학창시절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에 간 전력이 알려지자 지난 과오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고교 시절 소년보호처분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이었다. 그의 과거가 알려지면서 여론이 싸늘한 가운데, 일각에선 소년법 목적이 반사회성을 교정하고 건전한 성장을 돕는 것임을 고려할 때 과거 소년보호처분 이력을 문제 삼아 비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그 소년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라며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년 전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가를 생매장시키려 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다”라고 지적했다. 과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도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성행을 교정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는 소년법 제1조 ‘목적’ 조항과 ‘그리하여 소년법에 따라 조사,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 소년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보도할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소년법 제68조 ‘보도금지’ 조항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소년법의 목적에 비추어보면 현재 성인이 되기는 했으나 ‘모 배우’의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면서 “사회 도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온통 너덜너덜하다”고 개탄했다.
  • 조진웅 은퇴 속 “소년범 전력 보도 지나쳐”…법조계 일각 옹호론

    조진웅 은퇴 속 “소년범 전력 보도 지나쳐”…법조계 일각 옹호론

    배우 조진웅이 과거 소년범 전력이 드러나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법조계 일각에서 그에 대한 보도와 대중의 시선이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명예교수는 조진웅의 은퇴 선언 소식이 알려진 이후 7일 자정쯤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을 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면서 “청소년 범죄에 대해서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여서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한다. 이게 소년사법의 특징이다. 소년원이라 하지 않고, 학교란 이름을 쓰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소년(조진웅)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수십년간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수준까지 이른 것은 상찬받을 것이다. 지금도 어둠 속에 헤매는 청소년에게도 지극히 좋은 길잡이고 모델일 수 있다”고 했다. 조진웅이 그간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살았다는 논란과 관련해, 한 명예교수는 “자신의 과거 잘못을 내내 알리고 다닐 이유도 없다. 누구나 이력서, 이마빡에 주홍글씨 새기고 살지 않도록 만들어낸 체제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고 했다. 한 명예교수는 조진웅의 소년범 전력을 드러낸 언론을 문제 삼았다. 그는 “누군가 어떤 공격을 위해, 개인적 동기든 정치적 동기든 선정적 동기든, 수십년 전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현재의 성가를 생매장시키려 든다면, 사회적으로 준엄한 비난을 받아야 할 대상은 그 연예인이 아니라 그 언론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생매장 시도에 조진웅이 일체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건 아주 잘못된 해결책이다. 그런 시도에는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우뚝 서야 한다”면서 “그(조진웅)가 좋아했던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일제는 어떤 개인적 약점을 잡아 대의를 비틀고 생매장시키는 책략을 구사했다”고 적었다. 한 명예교수는 “연예인은 대중 인기를 의식해야 하기에 어쩌면 가장 취약한 존재”라면서 “남따라 돌 던지는 우매함에 가세 말고, 현명하게 시시비비를 가리자. 도전과 좌절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인간상을 그에게서 보고 싶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과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도 조진웅 관련 보도가 처음 나왔던 5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언론 보도를 지적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성행을 교정하여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는 소년법 제1조 ‘목적’ 조항과 ‘그리하여 소년법에 따라 조사, 심리 중인 사건에 대해 소년이 누구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정도의 사실이나 사진을 보도할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소년법 제68조 ‘보도금지’ 조항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소년법의 목적에 비추어보면 현재 성인이 되기는 했으나 ‘모 배우’의 실명을 찍어 보도하는 것은 소년법 취지에 반하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히며 “사회 도처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온통 너덜너덜하다”고 적었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계에 입문해 여러 영화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주·조연으로 활발히 활동해온 조진웅은 6일 자신의 소년범 전력이 보도되고 논란이 커지자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저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밝혔다. 조진웅은 은퇴 결정에 대해 “이것이 저의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제보를 바탕으로 조진웅이 고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 생활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배우 데뷔 후 폭행과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다는 내용도 전했다.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다만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소속사 측은 제기된 의혹 중 어떤 부분이 사실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으며 “30년도 더 지난 시점에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어렵다”고 언급을 피했다. 조진웅이 활발히 활동을 하던 중 범죄 전력으로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하며 그가 출연했거나 방송 예정이었던 프로그램이나 작품도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2016년 큰 인기를 끈 tvN 드라마 ‘시그널’은 10년 만에 조진웅을 비롯한 주요 출연진이 다시 호흡을 맞춰 후속작 ‘두번째 시그널’ 촬영을 마치고 내년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조진웅은 주연급이기에 편집으로 그의 출연분을 덜어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재촬영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조진웅이 내레이션(해설)을 맡은 SBS 스페셜 다큐 ‘범죄와의 전쟁’은 오는 7일 방송 예정분부터 해설자를 교체해 재녹음했고, 이미 방송된 1부도 수정될 예정이다. KBS는 조진웅이 출연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영상을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비공개 처리했다.
  • ‘소년범 논란’ 조진웅 은퇴 선언…“모든 질책 겸허히 수용”

    ‘소년범 논란’ 조진웅 은퇴 선언…“모든 질책 겸허히 수용”

    미성년자 시절의 범죄 행위를 숨기고 활동해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배우 조진웅이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조진웅은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저의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실망하게 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이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밝혔다. 조진웅은 은퇴 결정에 대해 “이것이 저의 지난 잘못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한 인간으로서 스스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성찰하겠다”고 했다. 전날 연예매체 디스패치는 제보를 바탕으로 조진웅이 고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소년원 생활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디스패치는 배우 데뷔 후 폭행과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에 소속사는 “배우에게 확인한 결과 미성년 시절 잘못했던 행동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성폭행 관련한 행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소속사 측은 제기된 의혹 가운데 어떤 부분이 사실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로 영화계에 입문한 조진웅은 이후 ‘비열한 거리’(2006)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명량’(2014), ‘독전’(2018) 등에 주·조연으로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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