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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동철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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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홀, 내년 오페라홀로 변신/오페레타 ‘박쥐’ 1월11일까지 공연

    새해에는 대중음악전용 올림픽홀이 오페라 공연장으로 ‘데뷔’한다.운동장과 체육관에 이어 ‘오페라극장 밖 오페라’에 대한 또 하나의 실험이다. 뉴서울오페라단이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를 1월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잠실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하는 것.지난해 8월 완공된 올림픽홀은 고정식과 이동식 수납식 회전식 등 4249석의 다양한 객석을 갖춘 대중음악 전용공연장이다. 올림픽홀의 ‘박쥐’는 음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운동장과 체육관 오페라와는 조금 다르다.일단 음향 의자 난방 화장실 등의 관람편의 시설부터 운동장·체육관보다 뛰어나다. 무엇보다 티켓값 부담을 크게 줄인 ‘한국형 오페라’다.15만원짜리 비싼 좌석이 있지만,2만원,3만원, 4만원,5만원짜리 등 좌석이 다양하다.조금만 부지런을 떨면 더욱 싸게 감상할 수 있다.매일 현장에서는 3만원짜리 300장을 1만원으로 깎아준다. ‘왈츠의 왕’이라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박쥐’는 빈 스타일 오페레타의 선구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음악과 환락의 도시빈에서 벌어지는 귀족사회의 좌충우돌식 로맨스와 코미디를 다룬,즐거움이 가득한 작품이다. ‘작은 오페라’라는 뜻의 ‘오페레타’는 시대적 상황이나 공연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성격에 따라 자연스러운 연출을 허용한다.이번 공연에서도 이런 특징은 잘 나타날 것 같다.무도회 장면에 최근 각광받는 비언어퍼포먼스 ‘난타’를 등장시킨 것.19세기 빈 분위기와 한국적이고 현대적인 ‘난타’를 한 무대에 올리는 모험적 팬 서비스가 성공을 거둘지도 관심거리다. 예술총감독 홍지원,연출 김홍승.신동렬 지휘 프라임 필하모닉.팔케에 바리톤 박제승과 이광희,아이젠슈타인에 테너 황태율,로린린데에 소프라노 김숙은 오은경 이승희,아델레에 소프라노 박상영 김수정 이명규 등이 출연한다. 9일과 10일은 오후 7시30분,11일은 오후 5시에 공연을 시작한다.(02)3461-3460. 서동철기자 dcsuh@
  • 유물속 원숭이와의 만남/국립민속박물관 ‘갑신년 잔나비띠’ 展

    2004년은 갑신년(甲申年) 원숭이의 해.국립민속박물관은 31일부터 내년 2월9일까지 ‘갑신년 잔나비띠’전을 제2기획전시관에서 연다.통일신라시대 ‘청동제십이지추’를 비롯하여 원숭이를 중심으로 한 40여점의 12지(十二支) 유물을 선보인다. 나이드신 어른들이라면 지금도 ‘원숭이’보다 오히려 친숙한 ‘잔나비’는 ‘날쌔다.’를 뜻하는 ‘재다.’와 원숭이를 의미하는 ‘납’이 결합된 말이다.원숭이를 곧잘 덜렁댐이나 어리석음의 상징처럼 보기도 하는 까닭에 잔나비띠는 재주가 많고 영리하지만 진득함이 없는 것으로 규정짓곤 했다. 원숭이 시간인 신시(申時)는 오후 3시에서 5시 사이다.신은 방향으로는 서남서로,원숭이는 이 방향을 지키는 수호신이다.원숭이는 문방사우 등에 사람들의 소망을 담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원숭이 후()자는 왕이나 제후를 뜻하는 ‘후(侯)’와 발음이 같아 높은 벼슬을 얻는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 가운데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조선말 ‘신정심상소학(新訂尋常小學)’은 먹기를탐하다 덫에 걸린 원숭이를 내보이며 탐욕을 경계하는 내용이다. 장서각 소장 ‘시헌서(時憲書)’는 1884년 갑신년(甲申年)에 관상감에서 발간한 책력이다.전통시대 갑신년을 달력으로 되돌아보자는 취지에서 출품된다. 경주의 김유신묘에 있는 12지 동물상은 탁본으로 선보인다.12지 동물이 각각 자신이 맡은 12방향을 수호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민속박물관 소장 원숭이탈은 봉산탈춤에서 신장수를 조롱하는 역할로 나온다.한양대박물관의 조선후기 ‘철제은입사함’은 원숭이가 복숭아를 따 먹는 모습을 담았다. 서동철기자 dcsuh@
  • 어느 오페라단장의 호소/‘이순신’ 해외공연 갈채받고도 정부지원금 안나와 파탄위기

    오페라단장들은 한 차례 실패로 커다란 경제적 손실을 입을 수 있음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공연이 끝난 뒤 화려한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나서 박수를 받는 즐거움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농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여성단장이 아니라,드레스 차림으로 나설 수도 없는 남성단장이라면 ‘즐거움’보다는 ‘손실’의 위기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안타깝게도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불행의 주인공은 지난달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순신’을 공연한 성곡오페라단의 백기현(공주대 교수) 단장이다.그는 24일 “파탄위기에 처해 있다.”며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당부하는 ‘호소문’을 냈다.그는 이번에 러시아 작곡가 블라디미르 아가포니코프에게 위촉한 신작 오페라 ‘이순신’을 공연하면서 모두 12억원을 썼다.국비 3억원과 지방비 3억원은 확보했지만,기업협찬을 목표로 했던 6억원은 구하지 못했다. 백 단장은,충청남도가 정부에 특별교부세를 요청한 데 희망을 걸었다.2000년 로마공연 때도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은 적이 있어 다시 한번 배려를 기대했다고 한다.러시아 연출자에 러시아 성악가 합창단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초연은 다행스럽게 성공적이었고,내년에는 동유럽 공연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나왔지만,정작 정부지원금은 나오지 않았다. 백 단장은 1998년 로마공연 때도 9억원의 빚을 졌다.다음해 ‘두 분의 은인’이 3억원씩을 떠맡았지만,백 단장은 집을 팔아야 했던 것은 물론 지금까지도 역시 교수인 부인의 월급까지 차압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연한 얘기지만,책임은 누구보다도 재원을 전적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만 의존한 백 단장이 져야 한다.그렇지만 실패한 전작에는 거액을 투입하고,다듬으면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는 성공적인 신작은 사장시킨다는 것은,국민의 세금이 들어간 그동안의 ‘투자’를 생각해서도 아까운 일이다. ‘이순신’의 소유권을 백 단장이나 성곡오페라단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갖고,자기 고장의 영웅을 다룬 지역의 대표 오페라,나아가 한국의 대표 오페라로 키워가는 방안을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서동철기자 dcsuh@
  • 책/역사인물 초상화 대사전

    초상화를 두고 우리나라 옛 사람들은 “털끝 하나라도 다르면 그 사람이 아니다(一毫不似便是他人).”라며 극도의 사실성을 드러내려 했다.한편으로는 정확하게만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주인공이 품었던 뜻을 드러내는 사의(寫意)와 정신세계를 느끼게 하는 전신(傳神)을 강조하기도 했다. ‘역사인물초상화대사전’(현암사 펴냄)은 이런 선인들의 초상화를 한데 모은 자료집이다.신라의 최치원과 고려의 정몽주,조선의 태조 이성계에서 한말 이용익에 이르는 역사인물의 초상 269점을 담았다.맹인재 문화재위원과 유희경 복식문화연구원장,김미자 서울여대 교수 등 전문가들의 해설도 실었다. ‘역사인물…’은 지난 1972년 탐구당에서 나온 ‘한국명인초상대감(韓國名人肖像大鑑)의 증보판에 해당한다.대표집필자인 이강칠 전 군사박물관장은 1968년 일본에서 덴리(天理)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명인초상화첩’을 열람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는 여기에 실린 201점의 초상화 가운데 중복된 것과 제문이나 발문이 없는 것을 뺀 118점을 추렸다.소식이 알려지자추가수록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았고,이 과정에서 70여점의 국보급 초상화가 새로 발굴되어 실렸다. ‘역사인물…’은 탐구당 한정본 이후 발굴된 실학자 다산 정약용과 화가 최북의 초상화 등 60여점을 새로 반영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의 지원군 장수 이여송의 초상화도 새로 수록했는데,우리나라에 귀화한 후손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다고 한다.‘역사인물…’은 그러나 복식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미술사의 관점에서 관심을 갖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방향이 다를 수 있겠다.10만원. 서동철기자 dcsuh@
  • 서울시향 상임지휘자 해임/이대로 주저앉나 재도약 기회인가

    상임지휘자 곽승이 상급기관장인 김신환 세종문화회관 사장과의 불협화음 속에 해임된 서울시교향악단이 이대로 침몰할지 모른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반면 추락할 대로 추락한 지금이 서울시향을 국제 수준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회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세종문화회관을 지휘감독하는 서울시는 국제적인 컨설팅업체를 참여시킨 가운데 서울시향에 대한 경영진단에 나설 것으로 알려진다.“서울시향을 국제 수준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이명박시장의 뜻에 따라,아예 교향악단의 시스템을 바꾸는 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음악인들은 일단 서울시의 경영진단 방침을 환영한다.교향악단 운영에 정통한 한 인사는 “과거 국립교향악단이 KBS교향악단으로 재출범할 때에 이어 한국 교향악단의 구조를 개선할 두번째 기회”라면서 “당시 일본 NHK교향악단의 외형만 ‘벤치마킹’하여 실패했던 사례를 절대로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다른 인사는 “이번 기회에 KBS교향악단이나 서울시향 같은 공공 교향악단의 역할을 근본적으로 다시생각해야 할 것”이라면서 “경영진단은 음악적 수준을 높이는 방안과 더불어 사회교육 및 시민봉사에 역점을 두는 유럽식 공공 교향악단의 체제를 어떻게 우리 실정에 맞게 적용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움직임과 관계없이 세종문화회관은 주말에도 해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보도자료를 다시 내고 ‘감정싸움설(說)’을 불식시키는 데만 급급했다.안팎에서는 김사장 역시 이시장의 기대를 어긋나게 한 장본인인 만큼 입지가 불안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세종문화회관은 곽씨가 지휘하기로 했던 연주일정을 어떻게 꾸려갈지도 대책이 없다.심지어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송년연주회에는 곽씨를 그대로 세우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곽씨는 해임을 인정할 수 없는 만큼 상임지휘자로 ‘당연히’ 지휘대에 오를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차기 상임지휘자 선임문제는 더욱 오리무중이다.그러나 경영진단과 연계하든,바로 선임작업에 들어가든 후보군은 상당히 압축된 상태이다.지난해 곽씨와 복수 추천됐던 정명훈과 요엘 레비가 강력한 후보다.이탈리아의 알도 체카토와 러시아의 알렉산더 드미트리예프 등도 단원들의 평가가 높다. 서동철기자 dcsuh@
  • 열강의 ‘문화재 약탈사’ 생생히/국립중앙박물관 ‘서역미술’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중앙아시아 유물,이른바 ‘오타니 컬렉션’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비슷한 수집품이 독일 베를린민속박물관에 있었지만,제2차 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대부분 손상됐다. 중앙박물관이 지난 16일부터 열고 있는 ‘서역유물’ 특별전은 세계 최고 수준의 중앙아시아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유물도 유물이지만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걸친 열강의 ‘문화재약탈사’를 생생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석굴사원의 벽화를 비롯하여 불화,불상,토용,생활용품 등 176건 462점이 종교문화,일상생활문화,매장문화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다. 오타니 수집품은 보물찾기식 탐험으로 대부분 출토지가 제대로 기록되어 있지 않다.이번 전시회는 민병훈 학예연구관을 중심으로 중앙박물관이 10차례 넘게 현지조사를 벌여 이런 결함을 상당 부분 보완해 세상에 내보인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맨 먼저 만나는 것이 석가 전생의 선행을 묘사한 7세기 무렵의 본생도(本生圖) 4점이다.목록에는투르판에서 가져온 벽화로 기록되어 있었다.그런데 중앙박물관은 프랑스의 폴 펠리오가 1906년 키질의 제206호굴 전실 왼쪽 벽을 찍은 사진(프랑스 기메국립동양미술관 소장)에서 이 벽화를 확인했다.펠리오가 방문한 시점에 남아 있던 벽화를 이후 오타니탐험대가 뜯어온 것이다.펠리오는 둔황 17굴에서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필사본을 빼내간 인물이다. 철저한 보시의 실천을 그린 미란 제5사지의 비슈반타라 왕자상 벽화도 목록에는 투르판 것으로 되어 있다.1911년 제3차 오타니탐험대가 수집했다.그런데 영국의 오렐 스타인이 1907년 이란에서 찍은 사진에 이 부분이 남아 있다.지금까지는 2개의 작은 조각뿐으로 어떤 그림인지 몰랐지만,사진을 대조하여 비슈반타라 본생담의 일부분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스타인은 1914년 같은 장소를 다시 방문했는데,오타니탐험대가 발굴이나 조사에 관한 정확한 기록을 남기지 않은 데다,함부로 뜯어내는 과정에서 주위를 많이 파괴한 모습을 보고 개탄했다고 한다.또 이 곳에서 뜯어낸 왕자상 벽화는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인도 뉴델리국립박물관도 갖고 있는 등 조각조각나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석가가 전생에 부처가 되고자 약속을 하는 내용을 담은 10∼12세기 서원화(誓願畵) 조각도 출품됐다.투르판의 베제클릭 석굴사원 제15굴에는 15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서원화가 석굴회랑의 양벽에 그려져 있으며,중앙박물관 소장품은 제6주제의 일부이다.석굴의 오른쪽 윗부분을 뜯어낸 것인데,이 서원화의 오른쪽 아랫부분은 러시아의 올덴부르크가 절취하여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박물관이 갖고 있다. 승려인 오타니를 제외하고 스타인과 펠리오,독일의 폰 르콕 등은 모두 고고학자나 탐험가이다.그러나 ‘실크로드의 악마들’이라는 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 이들이 ‘문화의 약탈자’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전시회는 보여준다. 서동철기자 dcsuh@
  • ‘오타니 컬렉션’ 은/日 정토진종 승려 오타니 ‘수집’ 1916년 총독부박물관에 기증

    ‘서역미술’전에서 공개되고 있는 오타니 컬렉션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1954년부터 몇몇 유물을 전시했고,옛 조선총독부 청사로 옮긴 1986년부터는 200여평의 중앙아시아실에서 본격적으로 공개했다.1996년 현재의 임시 건물로 옮기면서 전시면적이 좁아지자 수장고에서 보관해 왔다.이번 전시회는 2005년 개관하는 용산 새 박물관의 ‘중앙아시아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오타니 코즈이(大谷光瑞·1876∼1948)는 일본 정토진종 본원사파의 본산 니시홍간지(西本願寺)의 제22대 문주(門主)였다.영국에 유학하고 있던 오타니는 불교전래의 경로였던 서역으로 독자적인 탐험조사에 나섰다.탐험은 1902년,1906년,1910년 세 차례에 걸쳐 이루어졌다.탐험의 범위는 중앙박물관 유물의 고향인 현재의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일대 뿐 아니라,티베트·네팔·인도 등 거의 동남아시아 전역에 걸쳤다. 오타니는 제3차 탐험이 진행되고 있던 1914년 니시홍간지의 운영에 문제가 생겨 재정책임자가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되자,주지직을 사임하고 중국의 뤼순으로 간다.이후 수집된 유물은 당시 경성의 조선총독부박물관과 뤼순의 관동청박물관 등으로 분산되어 아직도 전모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1916년 총독부박물관에 기증된 오타니 컬렉션은 이해 9월부터 경복궁 수정전에서 1945년 8월15일 일제가 패망할 때까지 일반에 공개됐다.이후에도 유물은 한동안 수정전에서 전시하다가 미전을 위하여 1947년 모두 진열본관의 창고에 넣었다. 한국전쟁 동안 컬렉션은 두차례 공산군에 넘어갔지만 대부분 무사했다.다만 대형폭탄이 투하되는 바람에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했던 금발머리의 여자 미라는 훼손되어 일부분만 남았다. 서동철기자
  • ‘덕수궁터 美대사관’ 결정 보류

    덕수궁 터에 미국 대사관과 직원 숙소의 신축을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새해로 미루어졌다. 문화재위원회 매장문화재분과(위원장 정영화 영남대 교수)는 18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경복궁안에 있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이 문제를 놓고 2시간 이상 격론을 벌였다. 회의가 끝난 뒤 정영화 위원장은 “사안의 중요성과 신중한 검토를 위하여 사적분과와 건조물분과 등 관련 분과와의 합동회의 또는 전체회의에서 심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전체회의 일정에 대해 “한달 뒤 쯤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새해로 넘겨지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이같은 결정은 덕수궁 터에 미국대사관 신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정부의 입장을 배려한 측면이 있다.매장문화재분과에서 ‘신축 불가’ 결론을 내리면 사실상 논의는 종결되기 때문이다. 경기여고 자리는 조선시대 역대 임금의 초상(御眞)을 모신 덕수궁의 선원전과 왕과 왕비의 혼백을 모신 흥덕전 터다.한국문화재보호재단과 중앙문화재연구원은 지난 6월 지표조사에서주춧돌과 석재·기와 등이 발견되자 “궁궐터로 확인된 만큼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매장문화재분과는 11명의 위원 전원이 개발보다는 보존에 무게를 두는 고고학 및 역사학자인 만큼 ‘대사관 신축 허용’이라는 결정을 기대하기는 처음부터 어려운 일이었다. 미국은 최근 “지하 2층,지상 15층의 직원용 아파트는 포기하고 대사관 건물만 짓겠다.”고 수정안을 제시했고,정부도 “유적은 보존하되 대사관 건물은 짓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공감을 표시했다.미국은 건물을 지을 수 없다면 다른 땅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정부는 대체 부지 선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대’가 대세를 이루는 매장문화재분과가 아닌,합동회의나 전체회의에 회부한다는 것은 미국이나 정부 쪽에서 보면 ‘신축 가능성’은 남아 있는 셈이다.그러나 풍납토성이나 경주 경마장 부지 문제는 분과회의에서 논의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전체회의에 넘겨졌으나,‘보존’결정을 내려 결과는 미지수다. 서동철기자 dcsuh@
  • 서울시향 지휘자 해임 논란/상급기관장과 시향운영 갈등說

    세종문화회관이 산하 서울시교향악단의 곽승(사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에게 지난 15일자로 위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김신환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곽씨의 출근일수가 너무 모자라 그동안 세 차례나 경고를 했는데도 개선이 되지 않았다.”면서 “책임감을 저버린 것으로 용납이 되지 않아 위촉해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상근직원은 일년에 180일 이상 근무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곽씨는 18일 현재 61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씨는 “교향악단 지휘자가 출근일수 180일을 채우려고 연습이 없는 날에도 사무실을 지켜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주변에서는 성악가 출신인 김사장이 지난해 10월 취임한 뒤 서울시향 운영을 놓고 곽씨와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는 말들이 흘러나오곤 했다. 곽씨는 “김사장이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내가 지휘하는 연주회에도 오지 않았다.”고 섭섭해하는 반면 김사장은 “관에 소속된 단체로서 사장의 결정을 따라주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서동철기자 dcsuh@
  • “예술원 회원 국가차원 처우 개선 필요”대한민국예술원 회장에 선출된 이준씨

    “예술원 회원들은 사명감을 갖고 예술에 평생을 바친 국보와 같은 존재들입니다.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부당국의 처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서양화가 이준(李俊·사진·84)씨가 오는 19일로 임기를 마치는 차범석(車凡錫) 회장의 뒤를 이을 대한민국예술원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그는 “예술원 회원들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적정 수준의 처우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로 회장 취임을 앞둔 소감을 대신했다. 이씨는 일본 태평양미술학교에서 수학한 뒤 1954년부터 30여년 동안 이화여대에 재직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자신의 미술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1953년 제2회 국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것을 꼽는다. 그는 “전쟁 직후 형편이 어려워 허름한 문짝을 창호지로 배접하여 캔버스 삼아 경복궁 근처에서 그림을 그렸다.”면서 “그 작품이 대통령상을 수상한 만추(晩秋)”라고 회고했다. 이씨는 예술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자기 혁신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쌓아가는 것도 예술원 회원에 대한 처우개선과 함께 시급하다고 설명했다.임기 2년 동안의 당면과제로는 ‘우리 석학의 해외 수출’을 꼽았다.그는 “내년이면 예술원 창립 50주년”이라면서 “우리 문화예술인들이 해외에 나가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요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경기도 일산신도시 자택에서 가까운 정발산을 산책한 뒤 거의 하루 종일 작업에 몰두한다.그는 “199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가졌는데 88세 미수(米壽)전을 열 생각으로 열심히 그리고 있다.”면서 웃었다. 서동철기자 dcsuh@
  • 눈내리는 산속 오페라·양수리 물안개속 음악극/세밑 공연나들이 어떠세요

    올 연말에는 공연여행을 떠나보자.강원도 산골에서 오페라 아리아와 재즈를 즐길 수도 있고,수도권이라면 드라이브 삼아 북한강변에서 뜻깊은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그런가 하면 러시아로 떠나 세계 최고 수준의 공연을 맛보는 특별한 여행도 준비되어 있다. ●스키장 이웃 폐교에서 오페라를 기원오페라단은 강원도 평창에서 ‘오페라 이야기와 신나는 재즈 페스티벌’ 공연을 갖는다.24일 오후 11시와 26·27일 오후 8시에는 문을 닫은 초등학교 분교를 개조한 메밀꽃오페라학교에서,25일 오후 8시에는 피닉스파크 야외특설무대에서 펼친다. 1부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과 ‘토스카’‘잔니 스키키’등에 나오는 유명 아리아와 영화음악,이탈리아 및 한국 가곡,2부는 신나는 재즈,크리스마스 캐럴 등으로 꾸며진다.소프라노 김기원 이지연,메조소프라노 임미희,테너 이광순,바리톤 변승욱과 금관 및 타악 앙상블인 퍼니밴드가 출연한다. 와인도 무료로 제공한다.피닉스파크 현대성우리조트 용평리조트 등 이웃한 스키장을 잇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가족을 위한 통나무펜션 패키지도 준비해 놓았다.티켓은 어른 2만원,어린이 1만원.(033)332-0058. ●북한강변의 스트라빈스키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양수리에서 청평쪽으로 가는 중간에 있는 두물워크숍은 일요일인 21일 오후 5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극 ‘병사의 이야기’를 공연한다.전쟁의 궁핍함속에 최소한의 악기로 탱고 왈츠 재즈 래그타임 코랄 등을 종횡무진 엮어놓은 일종의 총체극이다.연극적 연출을 줄이고 음악과 낭송,러시아 화가 샤갈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배경미술에 충실했다. 연주는 바이올린 여은정,콘트라베이스 손창우,클라리넷 계희정,바순 김유미,트럼펫 심상찬 등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들이다.일반 2만원,청소년 1만 5000원,예매하면 1만 8000원,1만 3000원으로 깎아준다.(031)592-3336. ●동지맞이 전통춤과 팥죽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서 양평으로 달리다 보면 나타나는 바탕골예술관은 종합 문화예술 체험공간.동지를 이틀 앞둔 20일 오후 3시 승무 살풀이 부채춤 한량무 진도북춤 오고무 등으로 ‘전통 춤이 있는 무대’를 마련한다. 바탕골예술관 입장료(어른 3000원,어린이 2000원)만 내면 공연은 물론 액을 물리치고 복을 주는 동지 팥죽도 맛볼 수 있다.25일 오후 2시에는 가족 뮤지컬 ‘꿈을 찾는 고양이들’을 공연한다.어른 1만원,어린이 8000원.예약하면 2000원씩 깎아준다.(031)774-0745. ●차이코프스키의 고향으로 떠나는 여행 공연정보지를 펴내는 아트폴리오는 러시아 공연예술의 진수를 체험하는 예술기행을 준비한다.볼쇼이극장에서 볼쇼이오페라단의 푸치니 ‘투란도트’와 볼쇼이발레단의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를 보고,상트페테르부르크로 옮겨 필하모닉홀에서 비올리스트 유리 바슈메트가 이끄는 모스크바 솔로이스츠,마린스키극장에서 바가노바 아카데미 발레단의 공연을 보는 7박8일 일정이다.287만원으로 일반 패키지여행보다 조금 비싸지만,개인적으로 떠난다면 짧은 일정에 이런 정도의 프로그램을 관람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02)778-3433. 서동철기자 dcsuh@
  • “주민 자긍심 높여야 원형보존”내일 ‘민속마을 보존 및 주민 삶의 질’ 공청회

    안동 하회마을 같은 ‘민속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시장통 같은 분위기에 발길을 돌리기 일쑤고,주민들은 주민들대로 민속마을 보존정책에 따라 낙후한 생활환경에 고통을 겪고 있다. 문화재청이 16일 대전엑스포 과학공원에서 여는 ‘민속마을 보존 및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공청회는 주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민속마을을 만들기 위하여 실천가능한 방안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미리 공개한 주제발표문에서 정강환 배재대 관광경영대학원장은 민속마을의 ‘보존’만이 아닌 ‘활용’의 개념을 제시했다.주민들의 욕구를 수용치 못하여 전통환경에 대한 인식과 자긍심이 위축되면 민속마을의 보존계획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빈집은 사들여 체험공간이나 소박물관으로 꾸미고,팜스테이(Farm Stay)를 도입하여 관광객들이 머물고 가도록 만들며,전통적인 분위기의 식당에서 농사철 간식상이나 마을 잔칫상 등 지역특성을 보여주는 메뉴를 내놓는 노력이 바람직스럽다고 밝혔다. 이왕기 목원대 건축도시공학부 교수도 ‘마을의 보존’과 ‘주민의 주거생활’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다면서 원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주거환경 개선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나아가 주민들이 마을운영위원회(가칭)를 만들어 가옥의 개수내용과 마을 시설물 디자인 등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박경림 강원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방자치단체가 민속마을을 관광과 연계하려는 시도는 좋은 일이지만,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원형을 변질시켜 결국은 파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그는 “농기계 창고 등 현대화한 농경시설은 마을 밖에 만들고,식당 등 상업시설도 보존지역 밖으로 유도하되 주민들을 참여시켜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공청회에는 하회마을과 제주 성읍민속마을,월성 양동마을,고성 왕곡마을,아산 외암마을,순천 낙안읍성 등 6개 민속마을 주민대표가 모두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얼쑤! 판소리 명창 한자리/14일 세계유산지정 ‘자축무대’

    최고의 판소리 명창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가 14일 오후 5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 마련된다.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는 잔치마당이다. 공연에 앞서 판소리가 한국의 무형문화재를 넘어서,인류전체가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는 다큐멘터리 영상물을 함께 본다.이어 판소리가 세계무형유산으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내용을 시에 담아 부르는 김수연 명창의 축창이 펼쳐진다.본격적인 소리판이 벌어지면,80세로 현역 최고령인 한승호 명창의 ‘적벽가’를 시작으로 박송희 명창의 ‘흥보가’,송순섭 명창의 ‘수궁가’,오정숙 명창의 ‘춘향가’,안숙선 명창의 ‘심청가’가 줄줄이 이어진다. 전래되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한 자리에서 모두 선보이는 셈이다.다섯 명창은 모두 중요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한승호 박송희 송순섭 오정숙 명창은 각각 판소리,안숙선 명창은 가야금병창으로 인간문화재가 됐다.(02)580-3300. 서동철기자 dcsuh@
  • 소외계층 문화혜택 대폭 늘린다

    장애인,노인,저소득층,외국인 노동자,농어촌 지역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문화정책이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된다. 문화관광부 문화행정혁신위원회(위원장 배종신 차관보)는 10일 “그동안 ‘사회보장 및 고용창출’의 차원에서 진행해온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을 ‘문화정책’의 차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화부 관계자는 “내년에 ‘소외계층의 문화권 증진에 관한 법률’의 제정을 추진하고,소외계층 권익증진 전문가로 구성된 ‘문화다양성추진반’을 운영하겠다.”면서 “소외계층 지원 예산 비중도 올해 문화부 전체 예산 중 1.5%에 불과한 것을 2007년까지 1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설명했다.장애인 등 특수소외계층의 문화향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모셔오는 문화활동’,노인 동아리 활동 지원,저소득층 밀집지역 대상 문화·교육·복지투자 우선지역 선정,탈북가족 청소년 사회적응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에 문화교류의 집 운영 등 실천방안도 마련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백제유적 종합전시장”수촌리유적 발굴지도위원회 열려 1호분서 금동허리띠 등 추가 발굴

    무령왕릉 이후 최대의 백제무덤 발굴이라는 충남 공주시 의당면 수촌리 유적의 발굴성과와 앞으로의 조사방향을 점검하는 지도위원회가 10일 현장에서 열렸다.참석자들은 현장과 출토유물을 둘러보고는 “백제유적의 종합전시장”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언론에 보도된 것 이상으로 많은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표시했다. 지도위원회에는 유적의 중요성을 보여주듯 이강승 충남대 교수 등 지도위원과 이남석 공주대 교수 등 자문위원을 비롯한 고고학 및 역사학자들, 노태섭 문화재청장 등 정부관계자와 보도진 등 200여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는 충남역사문화연구소의 강종원 연구위원은 현장설명에 나서 “1호분에서 금동허리띠 한점이 추가로 나오는 등 발굴이 진척됨에 따라 유물이 계속 나오고 있다.”면서 “일단 본격적인 추위가 닥치기 전에 기존에 확인된 유물의 수습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책임자인 이훈 문화재연구부장은 “2호분에서는 굽은옥(곡옥)이 달린 목걸이와귀걸이 등 백제시대 귀부인이 어떻게 치장했는지를 알 수 있는 유물이 나왔다.”면서 “특히 피장자의 머리쪽에서 나온 붉은색 구슬들은 고구려 고분벽화의 하나인 동수묘의 여인 모습에서도 확인되고 있어 주목된다.”고 말했다. 지도위원인 최병현 숭실대 교수는 “이 유적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엇보다 백제왕실이 의탁하여 웅진으로 천도할 만한 세력이 이곳에 존재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 일본에서는 다수 나왔지만 국내에서는 출토지가 확실치 않아 일본에서 역수입됐다는 설까지 나왔던 호등(등자)이 나온 것도 큰 성과”라고 밝혔다.들떠있는 분위기를 경계하는 지적도 있었다.이건무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분석하는 작업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이 관장은 “고고학자는 고고학적으로 판단해야지 역사와 연결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면서 “수촌리에서 나온 유물이 중앙의 사여품이니 하는 것은 고고학자가 할 만한 얘기가 아닐 것”이라며 섣부르게 유적의 성격을 판단하려는 분위기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현장에는 주민들도 나와 관심있게 지도위원회를 지켜봤다.한 주민은 “이번에 유물이 나온 문둘기산에는 옛날부터 왕의 무덤이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면서 “40여년 전 이웃한 수촌초등학교를 지을 때도 백제토기가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한편 공주시청 관계자는 이날 “의당농공단지를 조성하려고 이미 50억원을 들였는데 유적이 발견됐다.”면서 “어려운 지방자치단체의 사정을 감안하여 정부가 이 부지를 매입, 공주시가 농공단지를 다른 곳에 조성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참석자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공주 서동철기자 dcsuh@
  • 고구려역사 지키기 학술대회/고구려史 뺏기면 고조선도 뺏긴다 학계 공동대응 방안 모색

    ‘정치적 목적에 이끌리는 불순한 중국학계의 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고구려를 넘어 고조선까지 자국 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를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고구려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국책사업,이른바 ‘동북공정’에 한국 학자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고 나섰다.9일 오후 서울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 학술발표회’.한국고대사학회,한국사연구회를 중심으로 한 역사관련 17개 학회가 모여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시도를 한목소리로 성토하는 한편 거국적인 공동대응과 남북공조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날 모임은 그동안 학회 혹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동북공정’ 프로젝트의 문제점과 심각성을 주장해온 것과는 달리 학자들이 실천적인 대응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첫 공식모임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정부에 대해 고구려사 왜곡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뒤 심포지엄에 들어간 학자들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의 허구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참석자들은 일단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에 바탕을 둔 중국의 ‘동북공정’이 한족을 중심으로 57개의 소수민족을 같은 테두리에 넣으려는 큰 목적아래 남북통일 후 불거질 영토문제에 쐐기를 박으려는 사전조치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우리 학계는 중국 ‘동북공정’의 요체를 ▲고구려인의 뿌리는 고대 중국의 소수민족이며 ▲고구려 건국지역 및 기본 관할범위가 중국 경내이고 ▲고구려는 중원 왕조의 책봉을 받은 종속관계로 정리했다.따라서 ▲수·당의 고구려 원정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변방 할거세력 통제이며 ▲고구려 멸망 이후 대다수 유민이 한족(漢族)으로 편입했으며 ▲고려는 고구려의 계승자가 아니며 역사적 연속성·상관성이 전무하다는 것이다.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우리민족은 만주와 한반도 일대에서 농경을 영위하던 예맥족과 한족을 근간으로 형성되었고,이들은 고조선 멸망 이후 만주와 한반도 각지에서 다양한 정치체제를 이루다가 고구려 백제 신라 등 삼국으로 정립되었고,통일신라와 발해를 거쳐 고려로 통합되었다.”며 중국의 논리를 정면 반박했다. 참석자들은 학술발표회를 마친 뒤 기존 한국고대사학회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대책위원회’를 모든 학회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대책위로 확대 개편해 정부 차원의 공식 대책기구가 마련될 때까지 중국 정부에 대한 대응과 여론 확산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기로 했다. 김성호기자 kimus@ ■“北 고분군 세계유산 등록 적극 지원을” 학술대회에서 가장 첨예한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역시 북한 고구려 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내년 6월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릴 유네스코 문화유산위원회에 북한이 제출한 평양의 고구려 고분군과 중국의 지안(集安)지역 고구려 유적이 함께 등록신청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북한 고분군이 열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이날 참석자들은 중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에 있는 북한 고분군의 등록을 위해 남한측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들을 내놓았다.무엇보다 남한측이 기술 및 재정 지원과 함께 문화유산위원회에 고구려 고분군의 정체성과 고유 문화성을 적극 알려야 하는 것으로 집약했다. 북한 고분군이 배제된 채 중국의 고구려 유적만 등록될 경우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목표가 그대로 달성되는 셈.고구려 역사의 중국사 편입에 지금보다 훨씬 힘이 실리게 된다. 우선 중국이 지안 일대의 유적을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것과 달리 북한은 여건상 손을 못대고 있는 실정.따라서 고분군,특히 벽화고분에 대한 항온·항습 처리 등을 위해 북한에 전문가를 파견해야 하며 아울러 주변 정리사업을 북한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호기자 ■주요 발제 요약 ●최광식 고려대 교수 중국은 1980년대 개혁·개방정책을 추진하면서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워 소수민족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더구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탈북자들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동북지방의 정체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2001년 한국 국회에서 재중동포의 법적지위에 대한 특별법이 상정되자 중국당국은 조선족 문제와 한반도 통일과 관련된 문제 등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특히 2001년 북한이 고구려의 고분군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신청하자 국가적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을 기획해 추진한 것이다.동북공정의 고구려사 왜곡은 고구려사뿐만 아니라 발해사와 고조선사까지 왜곡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역사는 시간적으로 2000년밖에 되지 않으며 공간적으로 한강 이남에 국한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만주지역에 대한 관심이 저조하였으며 그에 대한 연구는 일천하다.따라서 연구센터를 설립하여 고대 동북아시아에 관한 역사와 지리 및 민족문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구려의 역사는 남과 북 어느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역사이므로 남북공조를 통해 고구려의 역사를 지켜낸다면 남북공조의 모범적 사례가 될 것이다. ●공석구 한밭대 교수 중국학계가 고구려사를 파악하는 기본적인 논리는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이다.그런데 중국,북한에 각기 나뉘어져 있는 고구려사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중국학계는 논리적 문제점을 드러냈다.중국학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또 다른방안을 제시하였다.이러한 방안도 고위금용(古爲今用·옛것을 왜곡해 오늘에 활용한다는 뜻)의 시각 하에서 당시의 고구려사를 편입하려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만주지방의 고구려사는 중국의 영토 안에서 건국하였기 때문에 중국의 지방할거정권이 세운 지방사로서 파악하고 있다(통일적다민족국가론).따라서 현재 북한 영토 안에 있었던 고구려사,즉 평양천도 이후의 고구려사는 과거 고대중국의 영역 안에 있었기 때문에 중국사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논리이다.결국 중국학계는 역사인식의 근본적인 바탕으로 내세운 ‘통일적다민족국가론’의 논리적 근거를 스스로 폐기하는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이는 현재를 위하여 과거의 역사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이라 평할 수 있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현 중국 영토 안에 존재하였던 고구려사를 인식하는 시각마저도 사료의 자의적인 해석과 무리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가 있다.이 부분은 앞으로 구체적인 연구를 통하여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박경철 강남대 교수 고구려는 국가형성기 이래 환경적 여건의 취약성을 군사적 팽창정책으로 상쇄하면서 전형적인 ‘전제적 군사국가’를 지향했다. AD 4세기 말 이래 하나의 왕국의 단계로 넘어서서,동북아시아의 패권을 장악한 제국적 지배구조에 입각한 다종족국가로 웅비하였다. 고구려는 국초 이래 지속적으로 추진한 군사적 팽창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천하지뇌(天下之腦)’에 해당하는 동몽고 문제에 접근하여 독자적 생존권과 패권의 보존 및 확산을 위한 대륙정책을 관철해나가고자 했다.그러나 수·당제국은 중국 중심의 일원적 지배질서에 입각하여 안보를 보장하려는 세계정책을 강행하려 했다.곧 고구려와 수·당의 70년 전쟁은 고구려의 대륙정책과 수·당의 세계정책이 정면충돌하면서 빚어낸 동아시아 국제전쟁이었다. 그럼에도 중국학자들은 수·당이 고구려에 보낸 조서(詔書)를 근거로 고구려와 수·당의 전쟁을 내전으로 규정하고 있다.조서의 상투성과 수사성을 감안하지 않은 즉흥적인 정책적 역사인식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모든 자료들은 고구려의 수·당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서조차 책봉·조공제도가 가동되고 있었음을 적시하고 있다.화이론과 책봉·조공론이 갖는 허구성의 일단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임기환 한신대 학술원 연구원 중국 역사학계는 고구려가 시종일관 중원 왕조와 종속 관계를 유지하였다고 주장하면서,그 근거로 조공·책봉 관계를 들고 있다.고구려왕이 책봉을 받았다는 것은 곧 중원 정권의 관리임을 뜻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책봉의 형식만 글자 그대로 해석할 뿐이지,책봉의 역사적 성격은 간과하고 있다. 사실 조공·책봉 관계는 중외(中外)관계의 한 유형이며,중국적 세계질서를 규정하는 양식의 하나이다.특히 남북조시대 중국세력이 분열되어 주변국가에 대한 규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책봉·조공은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외교관계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책봉·조공제는 당시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서 적용된 외교형식이기 때문에,유독 고구려만 이를 근거로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하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기도 하다.중국이 백제나 신라,왜 등과 맺은 책봉·조공 관계와 하등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고구려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피책봉국이지만,독자적으로 자신의 세력권 안에 여러 국가나 세력 집단을 포함하고 있으며,독자적인 천하관을 갖고 있다.중국학계와 같이 중원 왕조의 신속국(臣屬國)이란 해석에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는 관념이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KBS·서울·부산·부천·대전·유라시안 교향악단 “우리는 ‘합창’ 한다”

    ‘합창’은 아무나 하나. 유행가 가사가 아니다.연말이면 베토벤의 ‘합창’교향곡 연주회가 줄지어 열리지만,누구나 이 대열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합창’은 4명의 독창자와 대규모 합창단,2관 편성 오케스트라라면 콘트라바순과 트럼본 등이 추가되어야 한다.기본적으로 연주능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실제로 전국에 많은 교향악단이 있지만 12월 연주계획을 보면 지방자치단체나 기업 등의 지원을 받아 꾸준히 실력을 쌓은 단체만이 ‘합창’을 연주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꾸준히 실력 쌓아야 연주 가능 KBS교향악단(02-781-2242)은 드미트리 키타옌코의 지휘로 11일 KBS홀과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합창’을 공연한다.소프라노 김인혜,메조소프라노 서윤진,테너 신동호,바리톤 최현수가 나선다.맞수인 서울시교향악단은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무대를 마련한다.곽승의 지휘로 솔로이스트는 소프라노 서경숙,메조소프라노 장현주,테너 곽성섭,바리톤 최현수다. 부산시향(051-607-6101)도 ‘제2의 도시’라는 자존심을 걸고 23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연주한다.서울시향 음악감독인 곽승은 1996년 이후 부산시향의 수석지휘자.박정원과 장현주,곽성섭,최현수 등 솔로이스트 대부분이 겹치는 것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최현수가 세 연주회에 모두 출연하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말러의 교향곡 전곡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쳐 성가가 더 높아진 부천필하모닉(032-320-3481)의 ‘합창’은 31일 오후 10시부터 열리는 글자 그대로 송년음악회.올 한해 부천시민회관에서 이어온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회의 피날레를 상임지휘자 임헌정이 장식한다. 대전시립교향악단(042-610-2266)은 12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이다.함신익을 상임지휘자로 초빙하는 등 투자를 늘린 데다,든든한 민간 후원조직까지 갖춘 교향악계의 다크호스답게 ‘합창’대열에 뛰어들었다.가장 인기있는 지휘자의 한 사람인 금난새의 유라시안필하모닉(02-533-8744)은 13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다.대기업의 후원으로 올 한해 지역을 순회하며 펼치고 있는 ‘베토벤 교향곡 페스티벌’의 마지막연주회다. ●지자체·기업 지원 크게 늘려야 금노상이 이끄는 인천시립교향악단(032-438-7772)은 10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송년음악회를 갖는다.그러나 인천시향의 ‘합창’은 전곡이 아니라 유명한 4악장만이다.박은성을 상임지휘자로 영입한 뒤 실력이 크게 좋아졌다고 평가받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은 31일 ‘합창’으로 송년음악회를 연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지역에서 변변한 ‘합창’연주회가 없는 대구·광주·인천시립합창단은 각각 KBS교향악단·대전시향·부산시향 연주회에 찬조출연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지역주민이 송년음악회에서 자기 지역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합창’을 듣기란 쉽지 않다.지방자치단체나 대기업이 투자를 결심할 만큼 내고장 교향악단을 성원하지 않는다면 수준급 ‘합창’을 ‘우리 동네’에서 들을 수 있는 날은 그리 빨리오지 않을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크리스마스 가족 친구 연인과 공연 한편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이나 직장 동료와 송년회 모임삼아 공연을 함께 관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올 연말에는 술자리를 한두 차례 줄이고 문화의 향기에 흠뻑 취해보는 건 어떨까.연말 분위기에 딱 맞는 공연들을 소개한다. ●가족 공연 3선 찰스 디킨스의 고전으로 유명한 ‘크리스마스 캐럴’을 서울예술단이 뮤지컬로 무대에 올린다.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크리스마스 전날밤 꿈속에서 자신의 과거,현재,미래를 돌아보고 잘못을 뉘우친다는 줄거리로 해마다 이맘때면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고정 레퍼토리이다. 서울예술단이 체코의 작곡가와 의상 디자이너를 영입해 합작으로 만들었다.19세기 영국 거리를 재현한 화려한 무대와 체코 현지에서 공수한 전통 유럽풍 의상,소품 등이 볼거리.‘태풍’‘로미오와 줄리엣’의 작곡을 맡았던 데니악 바르탁의 서정적인 음악들도 기대해볼만하다.송용태,박석용 등 출연.12∼28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2만∼7만원 (02)523-0986. 현대인형극회가 정동극장에서 공연중인 ‘2003 크리스마스의 꿈’은 인형극으로는 드물게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공연이다.크리스마스에 새 인형을 갖고 싶어 하는 주인들에게 버림받은 낡은 인형들이 음악축제를 연다는 내용.갖가지 인형들이 라이브 밴드에 맞춰 노래 부르고,악기를 연주하는가 하면 성대모사까지 다양한 솜씨를 뽐낸다.현대인형극회는 1970년대 ‘부리부리박사’‘짱구박사’등으로 명성을 날린 극단.30여년간 인형극 외길을 걸어온 조용석 대표의 뒤를 이어 딸 윤진씨가 이번 작품을 연출했다.31일까지,2만∼2만 5000원 (02)751-1500. 미국 피닉스프로덕션이 제작한 ‘싱어 롱 산타’는 단지 보는 공연에서 벗어나 함께 노래부르고 즐기는 공연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빨간색 옷에 싫증난 산타가 변신을 시도하는 과정을 ‘징글벨’‘루돌프 사슴코’등 귀에 익은 캐럴을 곁들여 재미있게 엮었다.28일까지,3만∼5만원(02)599-5743. ●3색 ‘호두까기 인형’ 연말무대에 빠질 수 없는 공연중 하나가 바로 발레 ‘호두까기인형’.매년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맞대결을 벌여온 데 이어 올해는 서울발레씨어터까지 가세해 3파전을 벌인다.‘호두까기인형’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인형과 생쥐왕’을 원전으로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으로 1892년 초연됐다. 18일 리틀엔젤스회관에서 먼저 막올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의 공연은 섬세한 춤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는 키로프발레단의 버전으로 아기자기한 작품구성이 돋보인다.수석무용수 5쌍이 펼치는 화려한 2인무와 오디션으로 선발한 어린이 50명의 군무도 볼거리.2만∼7만원(02)2204-1041. 20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국립발레단의 무대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이다.러시아에서 직접 제작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와 역동적이고 짜임새 있는 안무가 특징.2만∼5만원(02)587-6181. 두 단체와 달리 서울발레시어터가 선보이는 ‘호두까기인형’은 100% 창작공연이다.안무가 제임스 전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은 그대로 두고 장소와 배경,줄거리를 모두 바꿔 한국적인 작품으로 재창조했다.클래식 발레가 아닌 모던 발레로 안무해 어른과 아이,모두 쉽게 즐기도록 꾸몄다.19∼24일 과천시민회관대극장.2만∼4만원 (02)3442-2637. ●국내 최초의 원형무대 오페라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은 18일부터 24일까지(22일 제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공연된다.1만여명이 관람할 수 있는 대형 공연이지만 맨 끝 객석에서 무대까지의 거리가 30m 정도.가장 먼 곳이 140m에 이르러 망원경이 필요한 ‘운동장 오페라’보다는 훨씬 실감난다. 베르나르 슈미트가 연출을 맡아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내리는 샹젤리제 거리를 거니는 행복한 착각을 선사한다.출연진은 전원이 유럽의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성악가들.수많은 오페라 경력을 갖고 있는 이탈리아의 마우리치오 아레나가 서울시교향악단과 수원시립합창단을 지휘한다.3만∼30만원 (02)521-2716. ●조수미의 브로드웨이 뮤지컬 하이라이트 조수미의 크리스마스 공연은 21일 오후 7시와 24일 오후 8시 경희대 평화의전당,27일 오후 7시30분 인천 주안장로교회 부평성전이다.이탈리아 파페라가수 알레산드로 사피나가 초청됐고,최선용이 지휘하는 우크라이나 팝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호흡을 맞춘다.서울은 5만∼16만원,인천은 8만∼12만원 1588-7890. ●아이들도 좋아할 음악회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전국을 순회한다.9일 울산문예회관,10일 거제문예회관,11일 진주문예회관,13일 대구 학생문화회관,14일 부산문예회관,15일 제주 한라아트홀,17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18일 원주 치악예술관,19일 수원 권선동 성당,20·21일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맑고 순수하면서도 개성있는 음색으로 귀에 익은 캐럴과 성가,각국의 민요,한국 가곡과 동요 등을 선사한다.(02)582-0970. 예술의전당이 주최하는 성탄음악회 ‘김대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23일 오후 7시30분 콘서트홀.피아니스트 김대진은 이날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도 직접 지휘한다.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노래패 ‘예쁜 아이들’이 정겨운 크리스마스 음악을 들려준다.1만∼4만원 (02)580-1300. 서동철 이순녀기자 dcsuh@
  • 의당 발굴 싸고 학계 논쟁/‘강력한 한성백제’ 드러나나

    공주 의당 수촌리 백제무덤에서 금동관모와 신발,환두대도,중국 도자기 등이 쏟아져 나오자 학계에서는 ‘백제사를 다시 써야할 발굴’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그러나 백제의 ‘어떤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지에 이르면 첨예한 시각차이가 드러난다. 한성백제(BC18∼AD475)가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기원을 전후한 시기 한성지역에서부터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다는 사실이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발굴로 증명됐다고 보는 학자들과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삼국사기 기록을 긍정하는 학자들은 이번 발굴이 백제가 3세기에나 국가체제를 갖추었다는 학계의 기존 주장을 뒤엎고 있다는 점에서 풍납토성 발굴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라고 환영한다.유물이 증명하는 대로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초반에 이르는 시기에 이런 정도의 문화를 공주지역에 남겼다면 한성백제의 세력과 역사는 당연히 이에 걸맞은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풍납토성 발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학자들은 의당발굴을 역사해석을 위한 재료로 삼기보다는 대거 출토된 화려한 유물과 유례가 드물게 시대적 변천을 보여주는 무덤군(群)을 통하여 당시 사회를 재구성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듯한 인상이다. 발굴작업을 진두지휘한 이훈 충남역사문화연구소 문화재연구부장은 “이번 발굴은 웅진 천도 이전에 백제의 세력이 공주지역에 미치고 있었다는 고고학적 증거”라는 역사적 해석을 배제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순발 충남대 교수도 “수촌리 발굴로 이 무렵 백제가 금강유역 지역에 대한 영역적 지배를 달성하고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이훈 부장의 의견과 비슷한 것 같지만,한성백제가 이 시기에 근접해서야 공주지역을 장악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는 점이 다르다. 반면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공주지역에서 이렇듯 훌륭한 선진유물이 나왔다는 것은 한성백제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그는 닭머리 모양의 장식이 달린 4세기 중국 동진(東晋)시대의 계수호(鷄首壺) 등도 “금강수계를 장악하고 중국과 직접 교역하면서 한성백제의 외곽세력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권력집단이 공주지역에 있었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이형구 선문대 교수는 “이번 발굴이 ‘1971년 무령왕릉 이후 최대’라는 신문 및 방송 등 보도기사의 ‘헤드라인’부터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뛰어난 유물이 쏟아진 결과를 축하하는 의미의 단순한 수사이거나,‘충남지역’이라는 단서를 달았다면 그럴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런 표현은 1996년 이후 이루어지고 있는 풍납토성의 발굴 결과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삼국사기에는 공주에서 가까운 지금의 아산 탕정면에 온조가 탕정성을 쌓았고,25년에도 아산원에 사냥을 갔다는 기록이 있다.”면서 “당시의 수렵이란 영토확장을 위한 무혈 순무(巡撫)라는 점에서 한성백제는 이미 1∼2세기 당시에 이 지역을 장악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 사진 공주 서동철기자 dcsuh@ ■의당 발굴 ‘이제부터 시작' 학계는 박물관을 하나 새로 세워야 할 만큼 많은 유물을 쏟아낸 공주 의당 백제고분발굴을 놓고 “이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의당은 그동안 금강 북쪽으로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이 밀집해 있는 강 남쪽보다 눈길을 끌지 못했다.그러나 이번에 위기에 처한 한성백제의 수도를 옮겨왔을 만큼 강력한 토착 세력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남석 공주대박물관장은 “이번 발굴은 300평 정도에서 불과 6개의 무덤을 파낸 것”이라면서 “백제무덤은 넓은 지역에 40∼50개가 모여 있는 것이 보통이므로 주변에 훨씬 더 많은 유적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이 곳에서 무령왕릉만큼 화려한 유물은 나오지 않을지 모르지만,역사적인 가치는 더 클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사적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발굴조사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이훈 충남역사문화연구소 문화재연구부장도 “농공단지로 지정되는 바람에 이번에 발굴이 이루어진 곳보다 오히려 이웃한 사유지가 더욱 지형적으로는 무덤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땅주인과 협의를 거쳐 추가발굴조사를 벌이는 것이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시유적’이 존재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의당면 일대에 대한 종합적인 지표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훈 부장은 “그동안 의당면 일대는 문화유적지도를 만들기 위한 간단한 조사만 이루어졌을 뿐 제대로 된 지표조사는 없었다.”면서 “당연히 의당면 전역에 걸쳐 정밀 지표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넓게 펼쳐진 의당벌을 백제산성인 율정리산성과 오인리산성,그리고 통일신라 것으로 그동안 알려졌으나 재조사가 불가피한 수촌리토성이 감싸고 있다는 것도 내부에 상당한 크기의 ‘도시’가 있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한편 충남역사문화연구소는 10일 현장에서 지도위원회를 갖는데 이어 11일 오전 10시부터는 지역주민은 물론 관심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발굴 현장과 출토유물들을 공개한다. 공주 서동철기자
  • 드라마·오페라·애니·게임…소설의 화려한 변신/새 이정표 여는 김탁환의 ‘불멸’

    전통적으로 영화와 드라마의 스토리 공급원이었던 소설이 오페라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폭을 크게 넓혀가고 있다.김탁환(사진·35)의 역사소설 ‘불멸’은 문학이 본격적인 ‘문화산업의 재료’로 기능하는 시대를 선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탁환은 지난 8월 KBS와 ‘불멸’의 드라마 원작계약을 맺었다.방송작가들과 시놉시스 작업도 마쳤다.KBS가 역시 이순신을 다룬 김훈의 장편소설 ‘칼의 노래’까지 사들여 ‘공동원작’으로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진통을 겪고는 있다.하지만 이 드라마를 내년 6월부터 방송한다는 KBS의 계획에는 변화가 없다.‘불멸’은 성곡오페라단이 기획한 오페라 ‘이순신’으로 다시 태어났다.김탁환이 쓴 대본은 지난 봄 러시아 작곡가 브라디슬라바 아가포니코프에게 넘겨졌고,오페라 ‘이순신’은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초연됐다. ‘불멸’은 만화로도 만들어진다.김탁환은 최근 한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다.30∼50권의 만화로 만들어 내년 여름부터 출간한다는 계획이다.그는 ‘불멸’을 애니메이션 시리즈나 게임으로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그러나 영화는 “(해전 장면 등)돈이 많이 드는 큰 이야기라서,본전을 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놓았다.그는 또 드라마 방영에 맞추어 기존의 4권짜리 ‘불멸’을 10권으로 다시 쓰는 작업을 하고 있다.소설의 문화산업화가 성공을 거두면,다시 소설의 정련(精鍊)이나 ‘소설가의 성공’에 도움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김탁환은 “내가 쓴 소설대로 대하드라마나 영화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습작 시절부터 했고,‘불멸’은 처음부터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면서 “(문화산업의 재료로 기능하는 것은 문학의)새로운 돌파구 중 중요한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여름에 펴낸 ‘방각본 살인사건’은 영화를 위하여 캐릭터 설정과 장면 전환까지 고려하고 소설을 썼다.”면서 “그래선지 책이 나오자마자 여러 영화사에서 곧바로 시나리오 작업을 해도 좋겠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동철기자 dcsu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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