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서동철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 이슬기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33
  • [길섶에서]청양고추/서동철 문화부 차장

    겨울철 해장에 으뜸으로 치는 굴국에는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야 칼칼하니 제맛이 난다.이 매운 고추의 대명사 청양고추의 고향은 어디일까. 예부터 고추의 고장으로 유명한 경북 청송(靑松)과 영양(英陽)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는 얘기가 맞을 것이다.그런데 젊은 주부들 사이에는 충남 청양산 고추로 아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청양은 한자 표기마저 靑陽(청양)이니,틀린 말도 아니다. 게다가 청양은 요즘 청송·영양 못지않은 고추의 고장으로 떠오르고 있다.산지(山地)가 많은 탓에 기온의 교차가 심한 내륙성 기후라는 특징도 청송·영양과 똑같다. 맛있는 고추를 만들어 내는 결정적인 조건이라고 한다.그러니 충청도 청양도 청양고추의 명예를 드높이는 데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오늘 저녁 포항 과메기에 경상도 청양고추를 곁들여 소주를 한잔하고,내일 아침 충청도 청양고추가 들어간 서산굴국으로 속을 풀어볼까.고향 생각나게 하는 먹거리를 조금 더 즐기면,고향 사람들도 조금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서동철 문화부 차장˝
  • 구석기人 발자국화석 발견

    5만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중기 구석기시대 사람의 발자국 100여개가 제주도 남제주군에서 발견됐다. 또 말·코끼리·사슴·새 발자국과 게·절지동물·나뭇잎 등 수천점의 동식물 화석도 같은 장소에서 확인됐다. 사람의 발자국 화석은 세계적으로 7번째,아시아에서는 처음 확인된 것이며,이처럼 많은 동식물이 한 자리에서 발견된 것도 유례가 드물다. 문화재청은 6일 서울 덕수궁 미술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화석군(群)의 발견 사실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문화재청은 화석이 확인된 제주도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및 안덕면 사계리 일대 16만 5000㎡(4만 9912평)를 5일 천연기념물로 가(假)지정하고 긴급 보존조치를 취했다. 화석군은 김정률 한국교원대 교수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포유류와 조류 발자국 화석에 대한 고생물학적 연구’를 수행하다 지난해 10월 김경수 충북과학고 교사와 발견했다. 화석군이 발견된 곳은 제주 남서쪽 산방산 서쪽 해안으로,약 5만년 전의 신생대 제4기 후기 플라이스토세인 것으로 추정됐다. 구석기시대 사람의 발자국 화석은 그동안 아프리카의 탄자니아,케냐,남아프리카공화국과 유럽의 이탈리아,프랑스,남미의 칠레에서만 확인됐다. 서동철기자 dcsuh@˝
  • 국제교류재단 새 이사장 권인혁씨

    “그동안 한국학 연구지원에 비해 한국문화 소개는 비중이 적었습니다.이 부분을 크게 강화하려고 합니다.” 권인혁(權仁赫·67) 한국국제교류재단 신임 이사장은 5일 “한국의 경제발전이나 정치민주화는 해외에 꽤 알려졌지만 문화는 거의 모르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통(通).국내외 화단의 계보와 작품 이름을 줄줄이 꿸 만큼 문화예술에 대한 식견이 높아 주변에서도 그의 이사장 취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문화한국을 알리기 위해서는 세계 유명 박물관에 한국관을 설치하는 작업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는 권 이사장은 2008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을 비롯해 이스탄불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드리드 등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대형 박물관에 한국관을 설치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미국과 서유럽에 편중된 문화외교도 다변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비미(非美),비기독교권 비중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면서 “중국과 동남아,동유럽과 이슬람권 등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지역의 문화외교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이사장은 특히 “해외문화 교류는 일류와 상대해야 승부가 난다.”고 강조했다.공연단을 파견한다면,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해당 국가의 정상급 공연기획자에게 맡겨 현지의 사회주도층에 제대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으로 아이티·알제리·네덜란드·프랑스 대사를 지냈으며,얼마 전에는 자전적 에세이 ‘코벤트 가든에서 피세문까지’를 냈다. 서동철기자 dcsuh@˝
  • 분황사 정원 추정 신라시대 연못 확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경북 경주시 구황동 분황사 동쪽의 황룡사지전시관 건립부지를 발굴조사하여 정원시설인 못(苑池)의 전모를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일대에서는 지난 2001년 원지로 보이는 유적의 일부가 드러났으며,이번에 추가발굴로 못의 규모와 축조방법,관련 시설 등을 파악했다. 신라왕경에서 확인된 원지 유적은 안압지(雁鴨池)와 용강동 원지(園池)에 이어 구황동 것이 세 번째다.이번에 확인된 원지는 남북 46.3m,동서 26.1m의 장방형으로,안압지의 15분의1 크기다.조사단은 2개의 인공섬을 중심으로 축대,계단,입ㆍ출수구,수로,전각부지,담벼락 등 다양한 원지시설을 확인했다.원지 담벼락 바깥에서 크고 작은 건물터와 우물,보도 등도 발굴했다.이밖에 세련된 솜씨의 기와와 벽돌,중국제 자기,금동판보살좌상,금동신장상,오리 모양의 손잡이 잔 등 1330여점의 유물도 함께 나왔다. 서동철기자 dcsuh@˝
  • ‘오타니 컬렉션’ 한국 연구성과 가장 앞서/국립중앙박물관 서역미술展서 확인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2월16일부터 ‘서역미술’특별전을 열고 있다.중앙아시아의 실크로드 지역에서 가져온 1700여점의 이른바 ‘오타니 컬렉션’가운데 200여점이 나와있다. 이 전시회는 중앙박물관이 용산시대를 앞두고,‘서역전시실’을 미리 꾸며본 것.실제 전시에서 보완해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점검해보겠다는 뜻이었다.전시실 입구에 만들어놓은 중국 신장(新疆)성 일대의 유물출토지 지형도를 두고 “어느 지역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관람객의 불만이 나오자,용산에는 주변의 나라이름과 지명까지 덧붙이기로 한 것은 좋은 예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는 뜻하지 않게 중앙박물관,나아가 우리 미술사학계에 자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오타니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한·중·일 3국 가운데 우리의 연구가 가장 앞서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900년대 3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오타니 원정대의 서역탐험은 전문학자도 참여하지 않은 채 그야말로 보물찾기식으로 이루어졌다.유물 목록은 연구에 혼란만 줄 뿐,차라리 없느니만도 못할만큼 엉터리라고 한다.따라서 오타니 컬렉션 연구는 정확한 유물목록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런데 이번 전시회에 선보인 유물의 상당수는 베일에 가려졌던 출토지와 제작시기를 명쾌하게 밝혀놓았다.민병훈 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 등 한국 미술사학자들이 10여차례 이상 서역을 드나들며 사진 자료 등을 현장에서 비교 확인한 결과이다. 이같은 연구 성과가 반영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일본의 고고미술사학자와 중앙아시아 역사학자들이 줄지어 중앙박물관을 찾았다.도쿄국립박물관 및 오타니 컬렉션,오타니가 제22대 문주(門主)였던 니시홍간지(西本願寺)가 설립한 류코쿠(龍谷)대학 관계자가 찾아온 것을 비롯하여,NHK 등 보도진의 취재도 잇따랐다. 이에 따라 중앙박물관은 당초 지난 1일 막을 내리려던 ‘서역미술’전을 오는 29일까지로 연장했다.해외 미술사학계의 요청을 수용하고,졸업시즌 및 봄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관람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라고 한다. 호탄(和田)지역에서 출토된 2∼3세기 세라피스상 등 11점의 유물도 새로 나온다.세라피스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기원전 304∼30년)가 그리스와 이집트의 신앙통일을 위해 만든 국가신(神)이다.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그리스계인 마케도니아사람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에 세웠다. 서동철기자 dcsuh@
  • 유럽 사로잡은 ‘우리 전통공예품’/11일부터 일주일간 ‘공예진흥원’서

    ‘한국공예 유럽진출을 위한 특별전’은 이름보다 내용이 더욱 특별하다.‘유럽진출’을 내걸었지만,오히려 유럽에서 이미 호평받고 있는 우리 전통 공예품을 한국땅에서,한국사람에게 ‘사후평가’를 받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특별전은 오는 11∼17일 서울 인사동 한국공예문화진흥원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는 전통공예인들의 모임인 한국공예예술가협회가 주최한다.이들은 22명의 개발요원을 선정하여 그동안 전통적인 기법과 재료를 쓰되,유럽인들의 취향과 생활방식에 맞도록 디자인한 230여종의 공예품을 새로 개발했다.시대적 요구를 작품에 적극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과거의 재현에 머무르는 장인들보다 오히려 창조적이다. 이렇게 개발한 공예품으로 2000년부터 프랑스 파리,벨기에 브뤼셀,네덜란드 호르쿰,이탈리아 밀라노 등지에서 3년 동안 15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시연·전시·체험·판매행사를 가졌다.합죽선과 매듭,나전칠기 등 순수한 전통 공예품 30여점을 비롯한 전시품들은 유럽인들에게 호평을 받았고,자개명함집(사진)과 자개손거울,자수손가방 등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특별전은 ‘전통공예는 디자인이 고루하고,괜찮아 보이는 것은 너무 비싸다.’는 일반인의 인식을 상당 부분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다.주최측은 유럽인들을 사로잡은 우리 전통공예품이 ‘당연히’ 한국사람에게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또 전시품 모두를 팔지는 않지만,판매용으로 내놓을 일부 소품은 큰 부담이 없는 가격표가 붙을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전은 우리 전통공예인들에게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물건’을 보는 안목을 심어주는 것이 목적이다.이를 위해 우리 공예품뿐 아니라 유럽 각국의 공예품 600여점도 함께 전시한다. 나전칠기 장인인 이칠룡 공예예술가협회장은 “해외 박람회에 참가해보면 우리 전시관은 중국은 물론 베트남보다도 초라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러나 우리 공예품은 예술성과 품질이 뛰어난 만큼 정부차원의 지원만 뒷받침되면 조만간 훌륭한 문화상품으로 유럽시장에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달집 태우고 부럼 깨물며 귀밝이 술 한잔 대보름 달맞이공연 풍성

    5일은 정월 대보름.한 해의 풍요를 기원하는 달맞이 공연이 다채롭다.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4일은 입춘.대지에 봄기운이 꿈틀대기 시작하는 시절,세시풍속과 민속놀이도 즐길 수 있는 대보름 공연을 만나러 가자. ●국립국악원 ‘달굿 다리굿’ 정월 대보름에 다리(橋)를 밟으면 다리(脚)병을 앓지 않는다고 했다.국악원은 5일 오후 7시 예악당에서 전통적인 다리밟기놀이를 재현한다. 1부는 안동 놋다리밟기의 역사적 유래를 춤 이야기로 재구성한다.난을 피하던 고려 공민왕과 노국 공주가 냇물에 가로막혔을 때 어디선가 모여든 아낙들이 허리와 허리를 잡아 다리를 잇는다는 줄거리.2부는 1년 동안 일어나는 일을 경기잡가로 차례로 읊어가는 ‘달거리’와 통영오광대놀이,풍물축원굿으로 이루어진다. 공연이 끝나면,출연진과 관람객은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달집을 돌며 강강술래로 한바탕 어울린 뒤 소원쪽지가 걸린 달집을 불사르며 염원을 빈다.8000∼1만원.청소년 노년층은 50% 할인.(02)580-3300. ●국립극장 ‘남산 위의 둥근달’ 산하 예술단체의작품을 엄선한 하이라이트 공연과 신명난 놀이 한마당을 5일 오후 7시부터 달오름극장과 문화광장에서 즐길 수 있다.공연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축연무’로 시작하여 국립창극단의 남도민요,젊은 풍물꾼 살판의 선반,국립무용단의 진도 강강술래,왕기석 명창의 판소리 ‘흥보가’,국립무용단의 ‘오고무’ 등으로 흥겨운 시간을 갖는다. 풍물꾼 살판이 달오름극장을 나서 문화광장으로 길을 만들어나가면,관객들은 각자의 소원을 쓴 종이를 달집과 함께 불태우며 소원을 빈다.부럼 등 국립극장에서 제공하는 각종 음식을 들면서 질펀한 뒤풀이 시간도 갖는다.무료.(02)2274-1173. ●영암 월출산 정월대보름놀이 서남해안에 있는 월출산은 가장 따뜻한 달을 만날 수 있는 곳.이화여대박물관과 영암군이 마련하는 정월대보름놀이는 5일 오후 7시 영암 도기문화센터 당산나무 아래서 펼쳐진다. 인공 조명의 현란한 무대가 아니라 흙을 디딘 채 달빛을 받으며 자연과 대화하는 시간이다.이 고장 출신의 신영희 명창과 문하생이 판소리 ‘심청가’와 민요 ‘널뛰기’‘까투리타령’ ‘동백타령’ 등을 들려주고,전남도립국악단이 민요와 춤,한울림남도교육원 영암왕인예술단이 앉은반과 판굿을 벌인다. 공연이 끝나고 달집을 태우는 것은 여느 행사와 같지만,이곳에서는 쥐불놀이도 즐길 수 있다.구림마을 청년회는 호박동동주를 비롯한 세시음식도 장만하여 내놓는다.앞서 오후 4시부터는 당산제도 있다.무료.(061)470-2242 영암군. 서동철기자 dcsuh@
  • 새로운 감각의 슈베르트 명곡/바이올리니스트 크레머 내한공연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실내악 앙상블 크레메라타 발티카와 3년만에 한국을 찾는다.16일 울산문화예술회관,1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18일 부산문화회관.연주회의 주제는 ‘애프터 슈베르트’.슈베르트와 친구들이 꾸몄던 살롱음악회 ‘슈베르티아데’의 현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 크레머는 현란한 기교와 뛰어난 해석,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크레메라타 발티카의 역사를 보면 그가 왜 그저 ‘뛰어난’ 데서 그치지 않고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가 됐는지를 알 수 있다. 크레머는 1947년 구소련연방에 속한 라트비아공화국의 리가에서 태어났다.그가 고국 라트비아를 비롯하여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등 이른바 발트해 3국의 젊은 연주자들로 크레메라타 발티카를 창단한 것은 1997년.자신과 세 나라를 통칭하는 표현을 각각 넣어 작명(作名)을 한 셈이다. 크레머는 단순히 음악적이거나 개인적인 이유에서 이 악단을 만들지 않았다.발트해 연안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는 음악적 정체성을 지키고,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세 나라의 음악계를 활성화하고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창단 이후 독특한 레퍼토리와 고전·낭만·현대를 접목한 신선한 도전으로 극찬을 받았다.그동안 비발디와 피아졸라의 ‘4계’를 편곡한 ‘8계’와 아르보 패르트와 마티노프의 작품을 담은 ‘정적(Silencio)’,모차르트와 그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모은 ‘애프터 모차르트’ 등을 펴냈다. 이번 공연은 ‘애프터 슈베르트’에서 컨셉트를 빌려왔다.첫 곡은 바르툴리스의 1997년작 ‘아이 러브 슈베르트’.바르툴리스는 미니멀리즘의 성향을 가진 리투아니아 작곡가다.‘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티네’는 지휘자로도 유명한 데이비드 진먼이 편곡했다.또 연가곡 ‘겨울나그네’의 마지막곡 ‘거리의 악사’를 바탕으로 한 데샤트니코프의 ‘노쇠한 거리의 악사 같이’,리스트가 편곡한 왈츠 카프리스,현악4중주 ‘죽음과 소녀’의 현악합주 버전 등 슈베르트 원작의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보여준다.(02)580-1300. 서동철기자 dcsuh@
  • 책/조선청년 안토니오 코레아, 루벤스를 만나다

    곽차섭 지음 푸른역사 펴냄 지난 1979년 한 국내신문에는 이런 기사가 실렸다.이탈리아 남부 카탄차로의 알비(Albi)라는 작은 마을에는 코레아(Corea)씨가 모여살고 있다.이들의 조상은 임진왜란 때 포로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이탈리아 상인 카를레티에게 노예로 팔려 로마에 정착한 안토니오 코레아라는 것이다. 1983년의 런던발(發) 기사는 바로크 미술의 거장 피터 폴 루벤스(1577∼1640)의 ‘한복 입은 남자’가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비싼 값으로 팔렸다는 내용이었다.새달 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루벤스-반 다이크 드로잉전’에 나와 있는 ‘조선 사람(Korean Man)’이 바로 이 그림이다.당시 언론은 안토니오 코레아가 이 그림의 모델이었을 것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지었다. ‘조선 청년 안토니오 코레아,루벤스를 만나다’(푸른역사 펴냄)는 안토니오와 루벤스의 관계를 추적하고 있다.이 책을 쓴 곽차섭 부산대 교수는 미술사에도 관심이 많은 이탈리아 역사학자.그는 지난 2000년 방문학자로 미국 UCLA에서 1년 동안 머물렀다.‘조선 사람’을 소장한 게티미술관이 이웃에 있기 때문이었다. 결론적으로 곽교수는 ‘조선 남자’의 모델이 안토니오 코레아라고 보고 있다.그렇지만 안토니오를 알비에 사는 코레아씨의 조상으로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하고 있다.절제되지 않은 민족주의가 낳은 신화라는 것이다. 곽교수는 1792년 월리엄 베일리 이후 최근까지 서양 미술사학계가 이 그림을 꾸준히 연구대상으로 삼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이번에 이들의 연구성과를 국내 학계에 제시한 것도 이 책의 또다른 성과다.8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주말매거진We/이 공연 놓치면 후회-쇼팽·비틀스를 좋아하나요

    피아니스트 강충모는 1999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바흐 전곡 시리즈’에 도전했을 만큼 학구적이다.그런가 하면 음대 재학 시절에는 강의실에서 엘튼 존의 노래를 피아노를 치며 불러서 ‘엘튼 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가 이번에는 ‘강충모의 뮤직 스토리’라는 이름으로 3차례에 걸쳐 팬들과 음악 이야기를 나눈다.31일 첫번째 펼쳐놓을 이야기는 ‘피아노와 나’.그를 피아노 앞에 머물도록 유혹한 쇼팽의 즉흥환상곡과 예원학교 입시곡으로 그를 음악도의 길에 접어들도록 한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그리고 얼마전 바흐 전곡 시리즈에서 선보인 바흐-부조니의 샤콘,또 젊은 시절 음악가가 아닌 보통사람으로 좋아했다는 비틀스를 들려주고,이야기를 나눈다. ‘피아노와 사랑’을 주제로 새달 28일에는 스승 정진우,부인 이혜전이 나서 사랑과 음악을 이야기한다.‘피아노와 친구’라고 제목을 단 3월27일에는 소프라노 김영미,바이올린 김남윤,비올라 오순화,첼로 박상민,클라리넷 오광호,콘트라베이스 이호교 등 음악적 동반자들과의 우정을 과시한다.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02-580-1300. 서동철기자 dcsuh@
  • 김정희 과천시절 탁본전 추사체의 진면목 한눈에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가 제주에서 북청으로 이어진 귀양살이를 마치고 자리잡은 곳은 경기도 과천이다.과지초당(瓜地草堂)이라고 이름붙인 추사의 거처는 그의 아버지 김노경이 한성판윤으로 있던 시절 장만한 별장이었다. 추사는 1852년부터 7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곳에서 무수한 역작을 남겼다.노과(老果),병과(病果),과칠십(果七十),칠십일과(七十一果) 등의 낙관이 찍힌 이 시절의 글씨에는 무르익은 명품이 많다고 한다. ‘추사체의 진수,과천 시절-추사글씨 탁본전’에 나오는 70여점의 탁본은 이 시기의 명작이 중심이다.과천시와 한국미술연구소가 마련한 ‘추사글씨 탁본전’은 새달 4일부터 18일까지 과천시민회관에서 열린다. 출품되는 작품은 전각이나 누각의 현판처럼 전시회에 나오기 어려운 대자(大字)가 적지않다.무엇보다 친필이 남아 있지 않아 전각이나 탁본으로만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서울 봉은사의 현판 ‘板殿’(판전·사진·가로 213㎝,세로 73㎝)도 나온다.‘칠십일과병중작(七十一果 病中作)’이라고 낙관한 이 작품은 세상을 떠나기 사흘 전 쓴 것으로,고졸(古拙)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추사가 쓴 팔공산 은해사의 여러 현판 가운데 하나인 ‘一爐香閣’(일로향각·통도사 소장)과 해남 대흥사에 보낸 현판 ‘小靈隱’(소영은)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 추사의 제자 소치 허련(小癡 許鍊·1808∼1893)이 스승의 글씨를 판각하여 추사 이후 추사체를 공부할 수 있게 한 유일한 ‘교과서’였던 탁본첩도 선을 보인다.서예전문가인 김영복 문우서림 대표는 “우리는 탁본 글씨를 가볍게 보지만,청나라에서 많은 서예가가 나온 것도 탁본에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면서 “추사의 글씨를 친필로 보면 더욱 좋겠지만,이번 전시회에서도 그의 진면목을 찾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미국판 소리꾼 바비 맥퍼린 해금·승무와 협연 ‘Don’t Worry’/새달5·7일 첫 내한공연

    새달 5일과 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보컬리스트 바비 맥퍼린(사진)과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한국의 전통예술은 무엇일까. 재즈보컬리스트로 출발한 맥퍼린은 ‘Don’t Worry,Be Happy’와 첼리스트 요요마와 녹음한 ‘Hush(허시)’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국판 소리꾼.‘Don’t Worry…’는 발표 당시 세계 모든 나라의 팝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Hush’는 빌보드 클래식음악 차트에 2년 이상 올라있었다.레너드 번스타인과 오자와 세이지에게 지휘레슨을 받은 그는 1990년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를 시작으로 뉴욕필하모닉과 베를린필하모닉을 잇따라 지휘하기도 했다. ‘음악의 경계를 허무는 자유로운 영혼’이라는 수식어가 크게 과장으로 들리지 않을 만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재능을 발휘하는 맥퍼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우리 전통예술로 네티즌이 꼽은 것은 해금과 승무.예술의전당이 지난해 소프라노 제시 노먼의 리사이틀에 이어 두번째로 시도한 ‘피플스 초이스’의 결과이다.맥퍼린의 콘서트를 앞두고 네티즌이 직접협연대상을 고르도록 한 것.해금 승무 전통타악기 대금을 후보에 올리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투표에 부친 결과 해금과 승무가 1·2등을 차지했다.이에 따라 이매방이 전수하고 있는 호남류 승무의 명인 채상묵이 5일,가장 개성적인 해금연주자로 꼽히는 강은일이 7일 맥퍼린 콘서트에 나선다. 최근의 퓨전 국악 붐을 주도하는 해금에 표가 몰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네티즌은 이 악기의 ‘국악 밖의 세계에 대한 적응능력’을 맥퍼린을 통하여 다시 확인해보고 싶었을 것이다.나아가 맥퍼린에게 해금의 매력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뜻도 있을지 모른다.해금이 동서양음악을 가리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개성적인 악기라는 사실을 맥퍼린이 더 넓은 세상에 알려주었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조금은 담겨있지 않을까. 일찍부터 크로스오버 음악에 관심을 가져온 강은일은 이런 기대를 가장 잘 충족시킬 수 있는 해금연주자이다.국악 클래식 재즈 프리뮤직 등 온갖 장르의 음악과 인접예술과의 만남을 통하여 해금의 연주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는 맥퍼린과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승무는 맥퍼린을 당혹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하다.그의 개성은 빠르고 가벼운데 있지,느리고 진지한데 있는 것이 아니다.느리고 유장하기 이를데 없는 채상묵의 춤사위에 맥퍼린이 적응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우리 네티즌이 사물놀이로 대표되는 전통타악기를 버리고 승무를 꼽은 데는 맥퍼린을 테스트해 보겠다는 도도함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즐겁다.맥퍼린의 음악적 능력이 동양 특유의 이른바 ‘느림의 미학’에도 효험이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싶다는 뜻이 읽혀진다. 맥퍼린의 서울 공연에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수원시립합창단이 나선다.그가 지휘하는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서곡에 이어 비발디의 2개의 첼로를 위한 협주곡,맥퍼린의 솔로,그리고 앨범 ‘허시’에 수록된 곡들이다.첼리스트 양성원이 비발디와 ‘허시’에서 맥퍼린과 듀오를 이룬다.(02)580-1300. 서동철기자 dcsuh@
  • 피아노의 지평 넓힌 아믈랭, 그가 온다/30일 첫 내한 독주회

    피아노 음악의 레퍼토리는 무한한 것 같지만,실제 연주회장에서 만날 수 있는 범위는 매우 한정되어 있다.몇몇의 예외를 제외하면,고전에서 낭만에 이르는 수백곡 정도만이 반복 연주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1962년 몬트리올에서 태어난 캐나다 피아니스트 마르크 앙드레 아믈랭(사진)이 특별히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제한적인 피아노 음악의 레퍼토리를 확장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그가 30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첫번째 내한 독주회를 갖는다. 아믈랭은 어떠한 난곡도 기교적인 어려움을 겪지않고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진다.나아가 복잡하고 난해한 곡의 구조를 풀어내는 혜안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단순히 알려지지 않은 레퍼토리를 발굴하는 수준이 아니라,그의 손을 거치면서 작품의 진가를 새삼 확인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믈랭의 레퍼토리는 상당 부분이 자료실에서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19∼20세기 작품들이다.지금까지 낸 20여종의 음반 가운데 상당수가 최초 녹음이거나 생소한 작곡가들을 다루었다.고도프스키·알캉·로슬라베츠·메트네르·볼콤·오른슈타인·그레인저 등 앨범의 표지를 장식한 작곡가 가운데 전문가라도 알만한 이름은 많지않다. 아믈랭은 내한 독주회에서도 특유의 레퍼토리를 펼쳐놓는다.알캉의 ‘이솝의 향연’과 스크리아빈의 소나타 제7번 ‘하얀 미사’,고도프스키의 ‘쇼팽 연습곡에 의한 53개의 연습곡’ 가운데 7곡,슈베르트의 작품을 리스트가 편곡한 ‘세 개의 행진곡’이다. 알캉은 쇼팽과 동 시대를 산 프랑스 작곡가로,그의 작품은 난이도가 높은 테크닉을 요구하여 한동안 거의 연주되지 않았다고 한다.수많은 편곡을 남긴 리스트는,다른 사람의 음악도 자신의 음악세계에 편입시켜 연주했다는 점에서 아믈랭과는 ‘닮은 꼴’이다. ‘슈퍼 비르투오조’같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은 찬사로 포장된 아믈랭.걸맞은 연주실력을 보여주어 국내 음악계에 자극을 줄 수 있을지 기대해보자.(02)780-5054. 서동철기자 dcsuh@
  • 마을숲도 문화재 지정/안동 임하 개호송등 24곳 후보에

    마을숲은 보통 풍수지리적으로 모자라거나 지나친 기운을 북돋우거나 억누르도록 힘들여 가꾸었다.토착신앙이나 유교적 배경에서 조성했다고 하더라도 신앙·휴식 공간이 되어,주민들에게 좋은 땅에 살고 있다는 믿음을 갖게 했다는 점에서는 같은 역할이었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의 정신세계가 담겨 있고,마을 주민들을 공동체로 결속케하는 원천이었던 마을숲을 천연기념물 등의 문화재로 지정·보존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경상남·북도와 울산시,강원도의 마을숲 250여개를 답사했다.”면서 “그 중 보존가치가 높은 24개를 2∼3월 문화재위원회에 회부하여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천연기념물 후보가 된 마을숲은 ▲강릉 초당동 송림과 ▲양양 조산리 동해미솔밭 ▲춘천 지내리 송림 ▲군위 대율동 송림 ▲안동 임하 개호송 ▲안동 하회 만송정 ▲울산 태화강죽림 ▲고성 장산리숲 ▲하동송림 ▲함양 도천리 송림 ▲남해 미조 초전수 등이다. 양양 조산리 솔밭은 조산(造山)이라는 마을이름이 보여주듯,설악산에서 뻗어내리다 멈춘 맥(脈)을 잇고자 인공언덕을 만들고,숲을 조성하여 마을의 발전을 염원한 대표적인 엽승림이다. 함양 도천리 송림은 ‘마을 앞이 틔어 함양읍이 보이면 좋지 않다.’는 속설에 따라 계곡 사이를 연결하듯 조성한 비보숲이다.엽승(厭勝)은 불길한 기운을 누르고,비보(裨補)는 모자라는 지세를 인공적으로 채워준다는 뜻의 풍수 용어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쉼없는 연주회… 높은 재정자립도/‘프라임 필’ 눈부신 도약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본거지는 서울도 부산도 아니다.경기도 군포문화예술회관이다.민간 교향악단이 모두 그렇듯 힘겹게 꾸려간다.그런데 최근 이 교향악단의 도약이 놀랍다. 지금 대표적인 공공 교향악단인 서울시교향악단이나 부산시립교향악단은 지휘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주목받지 못한 민간 교향악단의 가파른 상승세는 그래서 더욱 의미있다. 프라임 필하모닉은 새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장윤성 지휘로 올해 첫 정기연주회를 갖는다.협연자는 독일의 오보이스트 알브레히트 마이어와 바이올리니스트 김수연이다.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주자인 마이어는 세계 정상급 오보이스트다.단순히 세계적인 연주자 한 사람을 초청하는 것은 민간 교향악단이라고 해서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그런데 그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연주자가 우리 음악계에서 가장 취약한 목관분야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존재라면 의미는 달라진다. 특별출연하는 김수연도 그렇다.그는 지난해 11월 독일에서 열린 제5회 레오폴트 모차르트 국제 바이올린 경연대회에서 각국 161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마이어 같은 뛰어난 연주자를 초청하여 우리 음악계에 자극을 주는 것 이상으로,김수연 같은 차세대 유망주가 경험을 쌓아 더 큰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무대를 제공하는 것도 교향악단에 주어진 사명의 하나이다. 한 교향악단이 얼마나 짜임새가 있는지는 실제 연주를 듣지 않아도,정기연주회의 프로그램만 보아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는 법이다.이번 연주회는 좋은 협연자를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결과이기도 하지만,프로그램도 의욕적이다.‘코시 판 투테’서곡을 시작으로 바이올린협주곡 4번과 오보에협주곡,교향곡 35번 ‘하프너’다. 모두 모차르트다.독일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두 솔로이스트의 장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선곡이다.여기에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독일에서 공부한 볼프페라리(1876∼1948)의 ‘오보에를 위한 작은 협주곡’이 피날레를 장식한다.한국초연이다. 프라임 필하모닉은 1997년 창단했다.이번 공연은 정기연주회로는 39번째.결코 많지 않은 숫자다.올해도 정기연주회는 6월 러시아 작곡가 글링카의 탄생 200주년 기념 음악회 등 4∼5차례 정도만 계획한다. 그렇지만 반주 전문 교향악단으로는 이미 명성을 쌓았다.지난해 무려 104회의 연주회를 치렀다.절반이 ‘아이다’와 ‘팔리아치’같은 오페라와 ‘돈키호테’와 ‘호두까기인형’같은 발레공연의 반주였다.올해도 이미 오페라 ‘박쥐’를 한 차례 반주했다. 많은 연습을 소화하다 보니 연주력이 좋아졌고,연주회를 쉴 사이없이 치르다 보니 재정자립도도 높아졌다.문예회관을 연습장으로 빌려쓰고 있는 만큼 군포에서는 시민을 위한 연주회 2차례를 비롯하여 한해 10차례 안팎의 공연을 갖는다.시 당국의 지원의지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바순연주자인 김홍기 단장은 “반주 전문 오케스트라로 특화하면서 2∼3년 후부터는 코리안 심포니 수준을 유지하고 싶다.”면서 “그 단계부터는 연주회를 많이 갖는 것보다 질적 수준을 높여 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031)392-6422. 서동철기자 dcsuh@
  • ‘고구려유적 유산지정’ 안팎/한·중 고구려사 갈등 새국면

    고구려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의 역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북한과 중국의 고구려 유적을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토록 권고했기 때문이다. 오는 여름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총회는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쪽에서 보면 일단 다행스럽다.지난해 WHC 총회가 북한의 고구려 유적에 대한 등재 신청을 보류했음에도,지적사항에 대한 북한당국의 보완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은 이른바 동북공정이라는 국가적 사업으로 지안(集安) 일대의 고구려 유적을 완벽하게 정비해 놓아 ICOMOS 조사관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2002년 1월에 등재를 신청한 북한의 유적은 또다시 보류되고,1년 늦은 2003년 1월에 신청한 중국 것만 세계문화유산에 단독등재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동시 개별 등재’로 새로 얻은 것이 없는 반면 중국은 상당히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당초 중국은 북한이 1998년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하면서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할 움직임을 보이자,자국의 고구려 유적과 ‘공동 등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북한이 거절하자 단독 등재를 추진했고,이번 결정은 그 성과라고 할 수 있다.게다가 북한은 평양의 동명왕릉 및 진파리 고분군,황해남도의 안악고분 등 고분 63기만 등재를 신청했다.반면 중국은 국내성과 오녀산성,환도산성,광개토왕비,왕릉 13기,귀족 무덤 26기 등을 포괄하고 있다.중국이 신청한 유적의 범위가 훨씬 넓다. 한국과 중국의 역사 갈등과 고구려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록문제를 직접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ICOMOS가 중국의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것과 고구려 유적을 남긴 주체를 중국 민족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로마제국의 유적 중 상당수는 유럽과 북아프리카에 산재해 있다.독일의 트리어 기념물과 영국의 하드리안 성벽,프랑스의 오랑주 및 아를르 유적,스페인의 루고 성벽과 리비아의 렙티스 마그나 유적과 모로코의 볼루빌리스 유적,튀니지의 엘 젬의 원형극장 등이다.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지만 로마 전성기의 역사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중국에도 이런 사례는 있다.중국령 티베트자치구의 수도인 라싸의 포탈라궁은 1994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티베트가 현실적으로 중국의 영토 안에 있는 만큼 중국의 신청권이 인정된다.그럼에도 세계적으로 포탈라궁을 ‘티베트 문화’가 아닌 ‘중국 문화’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세계에 고구려가 한국사의 일부라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려나가는 정부와 학계의 노력이 중요하다.그렇지만,가능성이 별로 없다고는 해도,오는 여름 중국의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WHC 총회에서,ICOMOS의 공동 등재 권고에도 불구하고 중국 것만 단독 등재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는 노력은 더 중요하다. 서동철기자 dcsuh@
  • 책/몽골 비사

    유원수 역주 / 사계절 펴냄 몽골의 신화와 건국 과정을 담은 가장 오래된 사료인 ‘몽골 비사’(유원수 역주,사계절 펴냄)가 나왔다. 한국 학계가 몽골 제국사 원전사료에 직접 접근하게 됐음을 뜻한다.원제는 ‘원조비사(元朝秘史)’.‘집사’ 및 ‘원사’와 함께 몽골 제국의 3대 사서의 하나로 꼽힌다.무엇보다 유일하게 몽골인의 손으로 쓰여졌다. ‘몽골 비사’는 몽골족에게 구전되어 내려오던 내용을 13세기에 궁중시인이나 샤먼이 몽골어로 구술했고,그것을 위구르 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몽골족의 기원에서부터 서술하고 있지만,칭기즈칸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 대부분이다.사실상 그의 일대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몽골 비사’의 최초 원전은 지금 전하지 않는다.남아 있는 것은 원나라 말 명나라 초에 작성된 한자 전사본(轉寫本) 사본들뿐이다.중세 몽골어를 한어 북방 방언의 한자 음을 빌려 적은 것들이다.역주자는 먼저 필사자나 각자공의 실수를 포함한 번역본의 잘못을 바로잡았다.한역본이 성립할 무렵의 한어 방언의 음가를 추적하여 최초 원전에 가까운 위구르식 몽골어로 재구성했고,다시 현대 한국어로 옮겼다.책 말미에는 복원된 몽골어 원문 전체를 라틴어로 읽을 수 있도록 옮겨놓았다. ‘몽골 비사’를 역주한 유원수 서울대 선임연구원은 “1994년에 처음 이 책을 펴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된 곳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면서 “이제야 몽골을 연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자료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3만 2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集安태왕릉은 광개토왕 묘”출토 청동방울서 ‘好太王’ 글자 확인

    고구려의 옛 도읍인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시에 있는 태왕릉(太王陵)이 광개토대왕의 무덤임을 증명하는 결정적 유물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법종(사진·43·사학) 우석대 교수는 “최근 지안 박물관에서 지난해 5월 태왕릉에서 출토됐다는 청동방울에 ‘신묘년호태왕조구십육(辛卯年好太王造九十六)’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관련기사 3면 호태왕은 광개토대왕의 묘호인 국강상광개토경평안호태왕(國岡上廣開土境平安好太王)의 마지막 세 글자다. 조 교수는 “지금까지 태왕(太王)으로 지칭된 고구려 왕은 고국원왕과 고국양왕·광개토대왕 세 사람”이라면서 “그러나 호태왕이라고 불린 왕은 광대토대왕이 유일한 만큼 태왕릉은 곧 광개토대왕릉”이라고 말했다. 고구려의 국내성(國內城) 터인 지안시에는 광개토왕비를 중심으로 태왕릉과 장군총이 자리잡고 있으나,무덤의 주인을 알려주는 자료가 나오지 않아 학계는 단순히 두 무덤 가운데 하나가 광개토왕릉일 것으로 추정해왔다. 이번에 발굴된 청동방울은 높이가 5∼6㎝,위 지름이 2.5㎝,아래 지름이 3㎝인 종모양으로 금동제 장식품 30여점과 함께 나왔다.방울에는 ‘신묘년…’이라는 명문이 세 자씩 사방을 돌아가며 뚜렷이 음각되어 있다. 조 교수는 “청동방울이 신묘년에 광개토왕의 업적을 기리고자 주조된 것이라면 광개토왕비 신묘년조에 나타난 ‘…래도해파(來渡海破)…’의 주어는 왜가 아닌 고구려”라면서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의 허구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자료라는 점에서 학계에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러나 학계에서는 “명문의 호태왕은 존칭을 의미한다고 보면 광개토왕으로 한정할 수 없다.”면서 “아직은 태왕릉을 광개토왕릉이라고 결론내리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태왕릉 청동방울 의미/임나일본부설 근거 ‘신묘년조’ 허구입증 유력 증거

    고구려의 옛 도읍인 중국 지안(集安)의 태왕릉에서 나온 1600년 전의 청동방울이 학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태왕릉이 광개토왕릉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는데다,일본이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내세우곤 하는 광개토왕비의 ‘신묘년(辛卯年)조’에 대한 해석을 새롭고 명확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안의 고구려 국내성(國內城)터에는 능비(陵碑)인 광개토왕비만 우뚝 솟아있었을 뿐 무덤은 확인되지 않았다.그런데 태왕릉의 청동방울에서 호태왕(好太王)이라는 글자가 발견된 것은 능의 주인이 곧 광개토왕임을 증명한다고 조법종 우석대 교수는 확신한다. 능비 주변에 광개토왕의 무덤으로 손색이 없을 대형고분으로는 태왕릉과 장군총이 있다.태왕릉은 광개토왕비에서 서북쪽 300m 지점에,장군총은 동북으로 1300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학계는 그동안 두 무덤 가운데 하나가 광개토왕의 무덤일 것으로 추정했다. 광개토왕비와의 거리는 태왕릉이 훨씬 가깝다.하지만 태왕릉의 4면 방향은 비의 그것과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연관성이 있는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반면 장군총과 광개토왕비의 방향은 일치한다.사이에 무덤이 없는 만큼 하나의 거대한 묘역으로 볼 수도 있다.하지만 비를 왜 태왕릉 가까이에 세웠는지는 의문이었다.청동방울은 일단 태왕릉의 손을 들어주었다. 일부 일본학자는 광개토왕비의 ‘…래도해파(來渡海破)…’라는 명문을 근거로 왜(倭)가 4세기 후반에 한반도 남부에 진출하여 백제·신라·가야를 6세기 중엽까지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청동방울은 이런 주장도 허구로 만들고 있다. 한국사학계는 ‘래도해파’의 해(海)자의 삼수 변()이 글자 크기가 다른데다,지나치게 왼쪽으로 밀려나갔다는 점에서 비문이 조작된 것이 분명하다고 본다.한편에서는 해(海)를 ‘매(每)’‘사(泗)’‘패(浿)’로 해독하고,문맥에 따라 글자를 고치거나,빈칸을 채워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조 교수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청동방울이 신묘년에 광개토대왕이 세운 커다란 업적을 기념하는 것이라면 ‘…래도해파…’의 주어는 왜가 아닌 고구려가될 수밖에 없다.바다를 건너 (적을) 격파한 것은 왜가 아니라 고구려라는 뜻이다. 이런 해석은 일찍이 위당 정인보 선생이 1930년말에 제시하여 1955년 발표한 내용과 일치한다.위당은 신묘년조를 “왜가 신묘년에 오니,(고구려가)바다를 건너가 (왜를) 격파하였다.…”고 해석했다. 이런 조 교수의 주장에 학계에서는 “청동방울만 갖고 태왕릉을 광개토왕릉으로 확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여호규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청동방울의 명문 가운데 호태왕은 존칭을 의미한다고 보면 광개토왕으로 한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또 “명문의 신묘년은 광개토대왕의 즉위년”이라면서 “청동방울은 광개토왕이 바로 선대인 고국양왕을 위하여 만든 것일 수도 있고,광개토대왕 때 만들어 진 것을 광개토대왕 사후에 부장품으로 쓴 것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임기환 한신대 교수는 “태왕릉이라는 이름은 이미 광개토대왕을 지칭한다는 ‘태왕’ 명문이 들어있는 벽돌이 이곳에서 출토되어 붙여진 것”이라면서 태왕릉이 광개토왕릉이라고 결론짓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지안 박물관은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지난해 10월1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오는 4월말까지는 관광객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다.재개관 이후 지안 박물관에는 새로 발굴되거나 보고서에만 나와 있던 비공개 유물이 전체 전시물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서동철기자 dcsuh@
  • 서울시향 - 해촉된 곽승 상임지휘자 相生 필요

    서울시교향악단의 음악감독에서 해촉된 곽승씨가 세종문화회관(사장 김신환)을 상대로 ‘음악감독 및 지휘자 지위보전 등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지휘자와 성악가 출신 사장이 음악을 놓고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세종문회회관 주변이 아무리 시끄럽다고 해도,음악팬쪽에서 보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서울시향은 ‘대타’를 내세워 지난 8일의 신년음악회를 여느 정기연주회 처럼 무덤덤하게 치렀다.곽씨가 지휘대에 올랐다면 훨씬 열기를 내뿜는 연주회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할 음악팬은 별로 없다. 세종문화회관쪽도 마찬가지다.김 사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곽씨의 ‘불성실’에 초점을 맞추고 해촉의 정당성을 부각시키려 애쓴다.법원의 판단에 상당한 작용을 할 계약내용은 실제로 세종문화회관쪽에 유리한 것 처럼 보인다.하지만 관행에 익숙한 음악인들을 완전히 설득하지는 못하고 있다. 곽씨는 오는 16일 부산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를 예정대로 지휘한다.그러나 1996년 이후 지켜온 수석지휘자 자리는 최근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심기일전한다면 잃어버린 명예는 언제든 회복할 수 있다. 반면 서울시향은 올 한해 객원 지휘자 체제로 운영한다.헝가리의 지외르지 라트를 연습 지휘자로 다시 초빙하고,한국인 부지휘자의 영입도 검토하지만,유능한 상임 지휘자의 초빙은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는 것이다. 가처분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곽씨는 매우 실망할 것이다.그렇지만 부산시향을 전보다 더욱 갈고다듬어 서울시향에 버금가는,나아가 뛰어넘는 교향악단으로 만들어 놓는다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법원이 가처분신청을 반려했다고 해서 세종문화회관이 이기는 것도 아니다.곽씨의 뜻을 꺾어 하루이틀은 기분이 좋을지 몰라도,서울시향에는 ‘객원 지휘자를 땜질식으로 투입하는 비상체제’말고는 남는 것이 없다. 세종문화회관은 ‘곽승을 내보내 서울시향의 발전을 앞당기게 됐다.’고 자신할 수 있을 만한 청사진을 제시하지 않으면 안된다.이제 ‘서울시향을 발전시키려면 세종문화회관 밖에 새로운 서울시향을 하나 더 만드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시중의 농담 아닌 농담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가 됐다. 서동철기자 dcsuh@
위로